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막내딸을 먼저 보낸 아픔을 블로그를 통해 절절히 털어놓는다면.... 아마도 이 공룡그룹을 향한 사회 일부의 적대감을 씻어내는 데 큰 기여를 하지 않았을까하고 말입니다. 이런 장면은 또 어떨까요. 강신호 회장이나 강문석 대표가 부자간 경영권 분쟁에 대한 회한을 블로그에 올려 세상의 용서를 구한다면 말입니다. '기자가 원 말야...' 세상물정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며 손가락질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꼭 그렇기만 한 걸까요. 사회 공헌이 대세가 되면서 각 기업들은 엄청난 돈을 기업 이미지 개선에 쏟아붇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는 의문입니다. 사회공헌활동에서 표출되는 것과 달리, 세상을 여전히 공학적으로 보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혹도 여전합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절절한 회한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자식을 먼저 보낸 아픔은 가슴에 묻어두는 편이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세상돌아가는 일들에 대해, 멋대로 글을 쓰는 기자들에 대한 따끔한 일침을 잔잔하게, 때로는 천둥이 치듯 그렇게 풀어낼 수는 있지 않을까요. 바쁘신 분들이니, 매일 글을 쓰는 것은 언감생심일테고, 다만 한달에 한편 정도 글을 올려도 세상의 쓸데없는 오해를 불식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지요. 사회공헌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면, 그리고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기 위한 생존요건중 하나라면, 좀 더 진지한 접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글로벌 리더들 가운데는 이런 노력을 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님, 아드님과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마음고생이 심하셨을겁니다. 부쩍 많이 늙으셨다고 한 행사에 참석했던 선배가 전하는데요. 블로그에 이러한 소회를 올려보면 어떠실까요. 강문석 사장님께서 해보시면 어떨까요. UCC Management ④ UCC와 글로벌 기업 | |||
[이코노믹리뷰 2007-04-12 13:36] | |||
장 면 1. 닉 라일리(Nick Reilly) GM 아-태지역본부 사장. 그는 밥 루츠 GM그룹 부회장 얘기를 꺼내자 고개부터 가로젓는다. “밥 루츠는 정말 열정적(energetic)입니다….” 자동차 마니아이자, 여행가로 널리 알려진 밥 루츠는 올해 나이가 무려 75세. 귀가 부드러워진다는 이순(耳順)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지금도 제네바, 서울을 비롯한 세계 각지를 다니는 정력가이다. 하지만 라일리가 정작 두 손을 들고 만 것은 밥 루츠의 UCC(블로그) 때문이다. “저라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을 겁니다. 수많은 질문에 일일이 댓글을 달 시간이 없거든요.” 밥 루츠는 자신의 블로그를 악의적인 보도를 하는 기자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거나, 자사의 정책을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밥 루츠의 경우 글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는 일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며, 접속자들이 폭주하다 보니 지금은 그를 도와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확인하는 인력들도 생겼다고 라일리 사장은 귀띔한다. 장면 2. 데비 와일(Debbie Weil) 컨설턴트. 그녀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들을 상대로 블로그 구축과 운영을 자문해주고 있다. 얼마 전에는 슈워츠 선마이크로시스템스 CEO의 커뮤니케이션 담당 임원을 만났다. 슈워츠는 포천 500대 기업 CEO 가운데 처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한 경영자. 그의 블로그가 인기를 끄는 데는 데비 와일도 한몫을 하고 있음을 가늠하게 한다. 그녀는 지난 1월에는 중국인들의 블로깅 습관을 다룬 신저를 출간하기도 했다. 공식 직함은 CEO 전문 블로그 컨설턴트. 그녀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배포하는 블로그 구축법이라는 소책자는 경영자들을 비롯한 블로거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다. 최고경영자들을 상대로 블로깅 컨설팅을 해주고 있는데, 불과 10년여 전만 해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그녀의 직업은 미국 사회에 불고 있는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CEO 명성 관리에서 제품 홍보까지 지난 2001년 9·11사태, 그리고 엔론 회계부정 사태는 미국 사회 변화의 기폭제가 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전대미문의 사건의 후폭풍에 전전긍긍해야 했고, 규제강화 속에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나섰다. 경영자들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소비자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고, 회사 정책을 적극 해명하는 등 과거에 비해 적극적인 태도다. 특히 블로그를 자사의 대외적 이미지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방안 직원들에게 요청 “저는 고객의 취향이 다양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특정 제품에 대한 간접 광고를 대체로 자제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새로 구입한 블랙베리 펄(Blackberry Pearl) 모바일 단말기에서 구글맵(Google Maps)을 방금 사용(설치한 것이 아니라 사용했다고 분명히 말씀드리죠)해 보니 이것 한 가지는 꼭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 놀라운 작동 방식에 일종의 성스러운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갓 구입한 정보통신 기기사용 감상문부터 자신의 강연 내용, 그리고 증권거래위원회 콕스(COX) 의장에게 보낸 서한까지, 자신이 쓴 글을 블로그에 올린다. 한국어(blogs.sun.com/jonathan_ko/)를 비롯해 무려 10개 나라말로 번역된다. 그의 글에서는 위압감이나 권위의식을 엿보기 힘들다. 세계적인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호텔의 최고경영자인 빌 메리어트(Bill Marriott)도 대표적인 파워 블로거(http://www.blogs.marriott.com)에 속한다. 그의 블로그는 슈워츠에는 못 미치지만 진솔하다는 최대의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데비 와일 CEO 블로그 컨설턴트는 말한다. 지난 5일 그가 블로그에 올린 글의 제목은 ‘메리어트의 환경보호 활동’이다. 직원들, 그리고 네티즌을 상대로 이 회사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기울여 왔는지를 묻고 있다. “소비자들은 올바른 일을 하는 기업과 거래를 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거대한 트렌드이며, 메리어트는 환경오염을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으며,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센 최고경영자는 블로그 개설의 배경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글로벌 홍보대행사인 에델만유럽(Edelman Europe)의 최고경영자인 데이비드 브레인(David Brain)의 블로그(http://www.sixtysecondview.com)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올려놓고 있다. 활동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블로깅의 목적은 비슷하다. 사회공헌활동, 브랜드 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다. 물론 닉 라일리 GM대우 아-태지역본부 사장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경영자들이 직접 블로깅에 나서는 사례가 보편적이라고 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여전히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블로그를 직접 관리하는 곳이 절대다수다. 하지만 블로깅을 이른바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도우미로 파악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 기업들이 여전히 블로그를 주로 제품이나 서비스 홍보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과는 여러모로 차이가 있다. 블로그를 전략적 사회공헌 수단으로 활용하는 유가공 업체 스토니필드팜을 보자. 이 회사의 창업자인 CEO 게리 허시버그는 1983년에 스토니필드팜을 창립했는데, 일곱 마리 젖소를 주요 자산으로 시골인 뉴햄프셔의 윌튼이라는 곳에서 유기농 농장학교로 시작했다. 무공해 요구르트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 매출액이 2억달러에 달하는 이 기업은 블로그 5개를 운영중이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지는 않지만, 온실가스 감축 의지와 더불어 활동내역을 담은 동영상을 방문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이슈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좌우하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블로그를 핵심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데비 와일 CEO전문 블로그 컨설턴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UCC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 최고경영자의 명성 등을 관리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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