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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한국은행, 기준금리 석달째 동결…연 3.25%
    기사등록 일시 [2011-09-08 11:22:57]    최종수정 일시 [2011-09-08 20:10:55]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한국은행 김중수 호(號)의 금리정상화 의지가 이번 달에도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유럽의 부채 위기, 미국의 부진한 경제 지표, 스위스가 쏘아 올린 환율 전쟁의 망령이 이번에도 그의 손발을 묶었다. 한은의 금리 정상화 의지는 팍팍한 현실 속에서 표류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8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9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25%로 동결했다. 기준 금리는 작년 11월부터 격월로 0.25%씩 인상돼 오다, 올해 6월 0.25% 인상을 마지막으로 석 달 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정상화 의지를 무색하게 하는 대목이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동결 결정은 이번에도 '물가'보다는 '경기'에 창끝을 겨눴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고공비행을 거듭하며 지난 8월 5%를 훌쩍 뛰어넘은 소비자 물가나, 지난달 2조 5000억원이 급증한 가계부채 보다, 살얼음판을 걷듯 위태로워 보이는 '유럽·미국'에 시선을 고정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배포한 9월중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세계 경제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유럽 지역의 국가채무 문제, 국제금융 시장의 불안, (미국.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의 경기 부진 등이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번 기준 금리 동결의 배경을 설명했다. 

'통화정책방향'에서 알수 있듯이, 김중수 호가 9월까지 기준 금리를 석 달 연속 동결한 배경으로는, 잊을만하면 다시 고개를 드는 유럽의 채무위기를 비롯한 '글로벌 리스크'를 꼽을 수 있다. 두 차례 세계 대전의 무대로, 전세계를 뒤흔든 유럽은 이번에도 각국에 위기를 실어 나르는 위기의 진앙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포르투갈, 그리스 등 피그스(PIGGS) 국가들에서 비롯된 재정위기는 이탈리아아일랜드를 거쳐 '마지노선'격인 프랑스마저 위협하고 있다. 유럽대륙의 변방인 스위스는 환율 전쟁의 깃발을 들어올렸다. 금융위기의 와중에 명품통화로 부상한 프랑화의 평가절상을 막기 위해 유로화를 무제한으로 사들일 의지를 천명하며, 통화전쟁의 서막을 올렸다. 

인구 770만 명에 불과한 소국으로 제조업, 서비스업, 금융업 등이 골고루 분포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스위스가 자국 화폐의 평가절상을 견디지 못하고, 사실상 고정환율제를 시행하기로 한 것은 스위스발 환율 전쟁의 파고가 예상보다 더 거칠어질 가능성을 예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홍춘욱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통화전쟁의 전운까지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소비자 물가가 치솟고,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한은이 석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김 총재가 금리인상의 적기를 놓쳤다는 실기론이 다시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로, 브라질 중앙은행은 이달 1일 기준 금리를 인하하면서, 글로벌 경기 위축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은법 개정 문제에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여온 한국은행이 정작 '물가 안정'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8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3% 상승하며 전월 4.7%에 비해 오름폭을 확대했다. 석유류와 농산물 등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같은 기간 4.0%로 상승폭이 한달전에 비해 0.2%포인트 커지는 등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말 경 근원물가와 소비자 물가 역전현상마저 빚어질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 올린 뒤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일단 금리인상의 효과를 저울질해보겠다는 것이 한은의 기본 입장이었다. 지난 8월에도 기준 금리 인상의 8부 능선을 넘었으나, 금통위를 불과 일 주일 가량 앞두고 터진 미국의 소버린 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다. 한은의 기준금리 정상화 의지는 강력하지만, 손발이 묶인 형국이다. 

홍춘욱 이코노미스트는 "물가만 보면 기준금리를 올려는 게 맞지만, 스위스를 필두로 각국에서 환율전쟁의 전운이 고조되고 금융시장의 혼란마저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1/09/08 - [한은(BOK) VIEW/기준금리 VIEW] - (9월) 김중수 총재 "물가 4% 달성 어려울 수 있다"

2011/08/18 - [한은(BOK) VIEW/커런시 VIEW] - [초점]스위스 프랑화, '명품 통화'로 떠오른 비결

 
참조기사: "물가 예의주시만 하다가...4%묶기 힘들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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