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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저벅저벅 다가오는 中 위안화 파워
    기사등록 일시 [2011-09-13 16:57:09]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한국은행은 오는 10월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해에 현지 사무소를 오픈할 예정이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가운데 중국 상해에 사무소를 여는 것은 한국은행이 처음이다. 북경에 사무소를 연 한은은 '북경, 홍콩, 상해'를 연결하는 중국내 ‘트라이앵글 거점’을 구축하는 유일한 중앙은행이 됐다. 

 한국은행이 상해에 사무소를 열기로 한 것은 다목적 포석이다. 중국의 서북부에서 발원한 양자강이 바다로 흘러 나가는 이 금융 중심지에 정보의 안테나를 높이 세우는 한편, 장기적으로 달러·유로화 일변도의 투자를 다변화하기 위해서이다. 한은이 위안화 표시 채권·주식에 곁눈질하는 것은 다가오는 위안화의 세기를 절감하게 하는 변화다.

 #하나, 신한, 국민, 우리를 비롯한 주요 은행들은 중국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위안화 표시 여행자 수표를 판매하고 있다.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의 고도(古都)를 방문하는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연 300만명 수준으로 급증하면서, 신용카드에 비해 장점이 많은 결제수단인 여행자 수표 서비스를 개시한 지도 벌써 1년여가 흘렀다. 

 국내 주요 은행들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손잡고 발행한 위안화 표시 여행자 수표는 중국 전역(중국 공상은행 2200개 지점)에서 현금화할 수 있으며, 현지에서 분실해도 바로 다시 발행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환전 때 적용하는 환율도 여행자에게 유리하다. 위안화는 한국인들의 삶속에도 성큼 다가와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휘청거리는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장을 던진 중국의 위안화가 국내 시장에서도 조금씩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의 25%, 수입의 1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무역 거래가 매년 가파른 속도로 급증하면서 달러가 아닌, 위안화 결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 위안화 결제 확대의 선두주자는 대중국 거래 비중이 높은 '대우인터내셔널.' 이 회사는 최근 HSBC은행과 위안화 무역금융 결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종합상사는 매월 1억 달러 이상의 위안화 표시 수출 채권(6~12개월물)을 이 은행과 거래한다는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위안화 표시 신용장도 받기로 했다. 

 중국과 이 회사의 이러한 신 밀월시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한국 경제의 대표 주자격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도 위안화 결제를 곁눈질하고 있다. 중국과 교역이 급증하는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주요 기업들도 위안화 결제 방안을 ‘스터디’하고 있다”는 게 손현숙 HSBC은행 수출입부 부대표의 전언이다.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하는 국내 수입업자들도 위안화 결제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장점은 두 갈래다. 수입업자들의 입장에서 중국 수출상의 환위험 비용을 덜어줌으로써 환헤지 비용에 해당하는 물건 값을 깎을 수 있다. 위안화 결제로 양자 간 유대 관계도 더 돈독히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위안화 결제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은 '욱일승천(旭日昇天)'하는 위안화의 오늘을 가늠하게 한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에 따르면, 지난해 위안화 무역 결제 규모는 5060억 위안에 달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1분기에만 벌써 3600억 위안이 결제됐다는 게 금융관리국의 발표다. 이중 86%가 홍콩을 통해 결제됐다. 

 위안화 결제가 늘어나고 있는 이면에는 위안화 패권의 시동을 걸고 있는 중국 정부의 야심이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달 22일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내 위안화 직접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내 위안화의 무역 결제 허용 지역도 20개 성(省)에서 전국적으로 확대했다. 

 재작년 7월 광주 ·심천 ·주하이 ·둥관을 비롯한 광동성의 4개시, 상하이에 제한됐던 위안화 무역결제 지역은 작년 6월 중국내 20개 성(省)급 지역에 이어, 지난달 23일 중국 전국으로 다시 확대됐다. 중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신호탄으로 위안화 패권의 시동을 본격적으로 걸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의 위안화 결제 시장을 주로 공략하고 있는 '첨병'은 주로 중국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영국계 은행들이다. 글로벌 금융사로는 드물게 아시아의 귀퉁이인 홍콩과 상해에서 창업한 HSBC은행은 중국 위안화의 한국 시장 공략을 이끄는 선두주자다. 역시 영국계인 스탠다드차타드 등과 위안화 결제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영국인 토마스 서덜랜드(Thomas Sutherland)가 창업한 HSBC은행은 탄탄한 중국내 네트워크를 앞세워 ‘포페이팅(Forfaiting) 상품' 등을 국내시장에 선보이며 위안화 결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위안화 결제시장은 19세기 말 상하이, 홍콩 등 중국에 진출해 부침을 함께해 온 이 은행의 블루오션인 셈이다. 

 중국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영국계 은행들이 국내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시장성’이 한몫을 하고 있다. 중국·우리나라 기업들간 교역규모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중국은 국내 기업들이 사활을 거는 시장으로 부상했다. 미국과 유럽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고, 포트폴리오를 담금질하는 핵심 시장으로 우뚝 섰다. 

 중국에 시선을 고정한 곳들이 비단 국내 회사뿐만이 아니다. HSBC은행이 최근 발표한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및 무역거래의 효과>에 따르면, 오는 2015년까지는 중국과 신흥 시장 교역의 절반에 해당하는 2조 달러 정도가 ‘위안화’로 결제될 전망이다. 또 오는 2020년까지는 위안화가 ‘환전’이 자유화된 통화가 될 것으로 이 은행은 전망하고 있다. 

 물론 중국 위안화가 달러나 유로화와 어깨를 나란히 할 주요 통화의 반열에 오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본도 지난 1980년대 천문학적인 무역 흑자를 밑천 삼아 미국의 주요 자산을 싹쓸이 하면서 한때 엔화 대망론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엔화는 아직도 달러나 유로화와 겨루기에는 역부족이다. 

 위안화도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회의론도 고개를 든다. 경쟁 통화에 비해 유동성이나 환전의 편이성 등에서 여전히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규제 수위도 여전히 높은 편이다. 홍춘욱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 면에서 위안화는 결정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며 “위안화가 가까운 장래에 기축통화의 지위로 부상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과 교역규모가 매년 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선택의 기로에 직면할 전망이다. HSBC측은 “위안화의 국제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적어도 무역결제에서는 달러와 대등한 관계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yunghp@newsis.com

*홍콩내 위안화 예금: 2010년 1월말 640억 위안  -> 2011년 1월말 3707억 위안
           위안화 채권발행: 2009년말 160억 위안 -> 2010년말 357억 위안

*전세계 외환시장에서 차지하는 통화별 비중: 미국 달러화 42%, 유로화 20%, 엔화 10%, 위안화 0.2%

*중국은 2009년 3월에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할 것을 공식화했다. 2조8000억달러라는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운용하고 있는 중국은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앉은 자리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

위안화 기축통화 부상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두가지다. 하나는 태환성이다. 중국 금융자본시장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개방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낮고 규제가 많아 위안화 태환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걸림돌은 위안화가 여전히 관리변동환율제 아래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책 당국의 의도에 따라 금리와 환율이 좌우되는데, 위안화 결제범위가 늘어날 경우 중국의 입김이 커질 리스크가 점증하는 셈이다. 우리나라 관료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점도 이 대목이다.                   

환율을 통제하고 외환을 규제하는 등 자본시장의 문을 걸어잠그고 있는 것.

중국 당국이 무역결제수단으로 위안화의 사용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으나, 사용국 또한 아직은 아시아 역내국가들에 머물러 있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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