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Statistics Graph

Book Review |위인에게 배우는 인재활용 기술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6-29 10:15 (권춘오 네오넷 코리아 편집장이 이코노믹리뷰에기고한 글입니다. )

수완
세가오더 지음 / 류방승 옮김 /아라크네 / 2007년 6월 / 365쪽 / 1만5000원

이 책은 중국의 고전에 등장하는 수많은 위인들의
사례를 통해 인재기용과 활용에 관한 기술을 소개하고,
시공간을 넘어 역사에 길이 남을 수완가들의 족적을 따라간다.

로마가 작은 국가에서 강력한 국가로, 그리고 제국으로 번성해가는 과정에서 최대의 위기와 절망감을 안겨준 국가로 카르타고가 있다.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코끼리 부대를 이끌고 알프스 산맥을 넘어 쳐들어왔을 때 수많은 로마인들은 그때 로마가 패망할 것으로 알고 절망에 빠졌다. 하지만 로마는 살아남았고 전쟁에서 이겼으며 결국 카르타고도 멸망시켰다. 그리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국 중 하나를 완성했고 수많은 문화와 유적을 우리에게 남겼다.

모든 성공의 역사에는 사람의 힘이 가장 큰 원동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로마가 탁월한 인재를 보유할 수 있었던 강점이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실패를 받아들이는 문화에 있었다. 로마는 전쟁에 패배한 장수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문화를 가졌다. 반면 카르타고는 그러지 않았다. 카르타고는 전쟁에 패배한 장수에게 사형 등 강력한 처벌을 내렸다.

비슷한 사례를 삼국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치열한 전쟁 끝에 결국 삼국을 통일한 위나라. 비록 조조가 생전에는 이룩하지 못했지만 위나라가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던 힘은 조조 대에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조조는 절대 부하를 버리지 않았다. 로마와 마찬가지로, 조조 또한 실패한 부하에게 실패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렇듯, 위대한 성공의 역사에는 상벌 관행에 있어 공통점이 있다. 국가나 사회 수준에서도 오래도록 강성한 나라는 예외 없이 패자 부활의 기회가 있었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이다.

《수완》(아라크네)은 인재관리가 바로 성패관리라 할 수 있는 오늘날, 중국 천하를 다스렸던 수완가(手腕家)들의 인재기용과 활용을 소개한 책이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가? 어떻게 조직에 맞는 인재를 기용할 수 있는가? 그리고 뽑은 인재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고 어떻게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가?

이 책은 중국의 고전에 등장하는 수많은 위인들의 사례를 통해 인재기용과 활용에 관한 기술을 소개하고, 시공간을 넘어 역사에 길이 남을 수완가들의 족적을 따라가면서 인재를 알아보고 기용하는 법, 융통성 있게 관리하는 법, 신상필벌 요령, 권위를 보호하는 법 등을 가르쳐 준다.

앞서 말한 조조를 보자. 그의 용인술은 타의추종을 불허할 만큼 탁월했다. 조조는 심지어 자신을 욕하거나 배신한 인재조차 과감히 등용했다. 투항한 사람들에 대해서 과거를 전혀 묻지 않고 능력에 따라 똑같이 대우했다. 또한 항복했다가 배반한 자나 적에게 투항했다가 사로잡힌 자들도 능력만 뛰어나다면 다시 중용했다.

위종이란 사람은 조조와 죽마고우였다. 연주 전투에서 조조가 대패하자 많은 사람이 적에게 투항했다. 이때 조조는 “위종만은 절대 나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위종 역시 조조를 버리고 달아나자 조조는 크게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얼마 후 위종이 잡혀오자 사람들은 그를 죽이라고 권유했다. 조조는 곰곰이 생각해본 후, “그는 재능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하고는 다시 그를 기용했다. 더군다나 위종을 파격적으로 재기용함으로써 배반했던 자들이 조조의 관대함을 믿고 잇달아 다시 돌아왔다. 결과적으로 조조는 패배를 하고도 인재를 잃지 않았으며, 오히려 부하들의 신뢰를 더 굳건히 할 수 있었다.

실제로 조조가 큰 세력을 형성할 수 있었던 데는 처음부터 인재를 아끼고 인재를 위해서라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직접 찾아갈 만큼 인재에 대한 믿음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관도대전 중에 허유가 투항해오자 조조는 신발을 신지도 않고 맨발로 급히 뛰어나가 그를 맞이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조조가 처음 기병했을 때 주위의 사람이라곤 고작 친인척들뿐이었고 끌어모은 병사도 채 4000명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수한 인재를 등용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던 그에게 불과 수년 만에 모사들과 장수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큰 세력을 형성했던 것이다. 이러한 조조를 두고 적으로 싸웠던 제갈량도 “조조가 원소보다 명성이 낮고 군사도 적었지만 원소를 무찌를 수 있었던 이유는 하늘의 도움 때문이 아니라 지혜를 잘 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탁월한 인재 활용에 대한 솔직한 인정이었던 셈이다.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의 인재기용에도 이와 비슷한 원칙이 있다고 한다.

의인불용 용인불의(疑人不用 用人不疑)

‘믿지 못하면 맡기지 말고, 일단 맡겼으면 끝까지 믿는다’는 의미다. 이 원칙은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에서 현재의 이건희 회장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건희 회장은 실패했다고 무조건 사람을 버리면 인재를 잃는다고 생각할 정도로 ‘믿고 맡기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이러한 원칙으로 인해 다른 사업부로 옮기면 더 큰 성공으로 지난번의 실패를 만회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물론 이 책에 나온 모든 수완가들이 모든 사람에게 그냥 무조건 믿고 맡기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비장의 카드로 적을 단숨에 제압할 필요도 있고, 하찮은 인정을 베풀지 않아야 할 때도 있으며 엄정한 기준을 세워 부하를 평가해야 할 때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전술과 전략이든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사람으로 인해 생겨나고 사람으로 인해 사라진다는 진리를 수완가들은 꿰뚫어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리더가 된다는 것은 그 스스로 잘나 모든 업무에 정통한 올 라운드 플레이어라기보다는 구성원들 각자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그리고 그 역량들이 유기적으로 모여 조직에 최대한의 시너지가 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의미이다.

저명한 경영컨설턴트 존 맥스웰은 “리더로서의 능력은 개인적으로 이뤄낸 성과나 재직하고 있는 동안에 그 팀이 이뤄낸 것으로 판단 받지 않고 당신의 사람들과 그 조직이 당신이 없어진 후에도 잘 해내고 있는가에 의해 측정된다”고 말했다. 이는 리더가 인재를 채용하는 데 있어 얼마나 신중하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난 이렇게 많이 알고 잘났는데 왜 결과는 이 모양인가’라고 회의하는 리더가 있다면 존 맥스웰의 말을 곱씹어 생각해보고 이 책의 수완가들이 보여주는 ‘인재를 활용한 원칙과 전략’을 고민해 보라. 아마 ‘왜 이 모양인가?’라는 궁금증에 대한 훌륭한 해답이 되어줄 것이다.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www.summary.co.kr)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