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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erview |명문가 자녀교육 시리즈 저자 최효찬

[이코노믹리뷰 2006-09-14 09:30](작년 9월에 이코노믹리뷰에 실린 인터뷰 기사입니다. 당시 연세대 교정에서 최효찬씨를 만나 한시간 가량 인터뷰를 했는데요. 500년 명문가의 자녀교육비법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저자인 그에게도 자녀교육이 가장 어려운 문제중 하나라고 기자에게 토로하더군요. )

(오늘 다시 보니 최효찬씨는 타계한 남자 배우 임성민씨와 비슷하네요 :)


“논술공부, 저녁식탁에서 끝내라”

자녀교육 베스트셀러 저자가 말하는 내 아이 바로 키우는 5가지 노하우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명문가 프로젝트 5
-채소밭을 일구더라도 서울을 떠나지 말라
-큰 소리를 내며 매일 책을 읽게 유도하라
-삼대에 걸친 명문가 프로젝트를 가동하라
-식사시간에 자녀의 토론 능력을 키워줘라
-시민사회단체 캠프에 적극 참여하게 하라

“잠시도 방안에 붙어 있으려 하나요. 아이들 교육이라는 게 정말 마음같지 않습니다.”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으로 장안의 지가를 높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전하는 자녀교육 방법은 무엇일까? 경향신문 취재기자로 일하다 전업 작가로 나선 최효찬씨를 지난 6일 오후 연세대에서 만났다.

초등학생 아들이 있는 그는 자녀교육의 어려움을 기자에게 토로하면서도 명문가를 직접 돌아보며 터득한 자녀교육 비결을 꼭꼭 집어 주었다.

- 서애 유성룡, 다산 정약용, 그리고 미국의 케네디까지 동서고금의 내로라하는 가문의 교육비결을 두루 살폈다. 명문가의 힘은 어디에 있는가.

《징비록》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서애 유성룡을 보자. 임진왜란 극복의 일등공신이기도 한 그는 영의정까지 오른 당대의 석학이었지만, 스승(퇴계 이황)의 시까지 인용해가며 자녀들의 학문 탐구를 독려했다. 더 열심히 하라는 정도가 아니라, 학습의 순서까지 조언했다. 케네디 가문도 자녀들의 독서록을 일일이 작성했다.

- 영의정이면 지금의 국무총리인데, 자녀의 공부 순서까지 일일이 규율했다니 놀랍지 않은가.

그는 논어, 맹자, 중용, 대학 등 경서의 원리를 깨치우고 나서, 역사서나 문장공부를 하라고 조언했다. 또 책을 읽고도 질문하지 않는 자녀를 호되게 나무랐다. 요즘 아버지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자녀교육을 아내에게 일임하고 있지만, 조선시대 영의정보다 더 바쁘겠는가. 다산 정약용도 자녀들의 공부방에 ‘서향묵미각(책의 향기와 먹의 맛이 있는 방) ’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학습을 독려했다.

- 퇴계 이황이나 다산 정약용이 자녀에게 공부를 독려하는 편지를 자주 쓴 배경이 궁금하다.

다산은 유배 생활 탓에 주로 편지글을 통해 자녀를 훈육했다. 서신 교육은 격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한 걸음 물러나 상황을 바라보며 조언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학문수련에 나태한 자식에게 실망한 퇴계 이황도 손자에게 편지를 보내 학업을 권했다.

- 편지를 보내려고 해도 왠지 쑥스러워서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았는가.

다산 정약용을 보자. 그는 자녀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야 좋은 가문의 규수와 가례를 올릴 수 있다고 했다.(웃음) 비천한 집안과 결혼해 물고기의 입술이나 강아지의 이마 몰골을 한 자녀를 출산할 수도 있다며 자녀들에게 은근히 겁을 주기도 했다. (아직까지 세상을 폭넓게 이해할 수 없는 ) 어린 자녀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려는 시도가 아니었겠는가. 당대의 학자들이 자녀의 눈높이에 맞춘 훈육을 시도한 점이 특징이다.

- 채소밭을 일궈도 한양에서 살라는 다산의 조언도 눈에 띈다. 역시 사람은 서울로 가야 하는 것인가.

정약용은 39세에 귀양길에 올라 무려 18년 간을 전라남도 강진 땅에서 유배생활을 했다. 그는 출사길이 막힌 자녀들에게 한양을 떠나지 말 것을 누누이 강조했다. 정보가 모이는 곳이 수도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것이다. 벼슬길에 나선 손자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가세가 기울기 시작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 명문가에서 배워 초등학생 자녀에게 가르쳐준 독특한 학습방법이 있다고 들었다.

사극을 보면 낭랑한 목소리로 책을 낭독하면서 어깨를 좌우로 흔드는 선비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몸짓의 효과가 후세에 과학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는 점이다. 두뇌에 활력을 부여해 독서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에게 매일 아침 책을 큰 소리로 낭독하게 하고 있다.

- 조선시대 아버지들은 요즘 대치동 엄마들 못지 않게 극성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서애나 다산의 교육 방법이 아직도 유효한가

논어나 맹자, 중용, 대학을 선조들이 하듯이 자구 하나하나 음미하며 배우게 할 수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고전이 지니는 의미는 여전히 과소평가 할 수 없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인 아이를 집에서 ‘로마’라고 부른다. ‘그리스로마신화’에서 따온 이름인데,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한 성인으로 성장하라는 바람에서다.

- 서양에서는 케네디가가 관심을 끈다. 평범한 집안이었으나, 최고의 명문가로 부상한 배경은.

케네디의 부계는 아일랜드 출신이다. 아일랜드가 영국에서 얼마나 천대받는 지역인가. 오죽하면 피부색이 하얀 흑인이라는 뜻을 지닌 ‘화이트 블랙’이라고 부르겠는가. 가난이 싫어 아일랜드에서 미 보스턴으로 옮겨온 케네디의 선조들은 처음에는 비루한 집안이었으나, 수대에 걸쳐 이른바 명문가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마침내 성공했다.

- 케네디가가 실천했던 자녀 교육 방안 중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을 알려 달라.

케네디가는 식사시간을 자녀들과의 대화시간으로 활용했다. 케네디 대통령의 어머니 로즈는 식사시간에 자녀들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 훈련을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한 것이다.

- 율곡 선생은 뜻을 세우는 일이 우선이라고 했다. 자녀들의 지학을 이끌어내는 방법은 없는가.

춘추시대 노나라의 공자는 불과 15세의 나이에 학문에 뜻을 세웠다고 하지만, 모두가 공자가 될 수야 있겠는가. 올 여름방학 때 아이를 흥사단 국토순례 프로그램에 참석하게 했다. 비가 내려 참가자수가 크게 줄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보냈다. 공자가 제자들과 더불어 춘추시대 각 국에 대한 유세에 나선 때가 55세였다.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하다 보면 문리가 툭 트이지 않겠는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팀워크도 배우고, 의지도 굳게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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