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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글로벌(Global)'에 해당되는 글 241

  1. 2007.03.08 게리 하멜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어록(경영영어)
  2. 2007.03.07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어록(경영영어)
  3. 2007.03.06 존 코터 하버드경영대 교수 어록(경영영어)
  4. 2007.03.06 사우스웨스트 허브 캘러허 어록(경영영어)
  5. 2007.03.06 테팔 부사장 "인도시장 맹목적 동경은 금물"
  6. 2007.03.05 <포지셔닝>의 잭 트라우트 어록(경영영어)
  7. 2007.03.01 윌리엄 보몰 프린스턴대 교수 어록(경영영어)
  8. 2007.02.28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어록(경영영어)
  9. 2007.02.27 행크 폴슨 미재무장관 어록(경영영어)
  10. 2007.02.27 벤 버냉키 FRB의장 어록 (경영 영어)
  11. 2007.02.26 페이스 팝콘, "외로움 파고들어라"
  12. 2007.02.24 글로벌 리더십 분석-제프리 이멜트 GE회장
  13. 2007.02.23 베조스, '온라인의 월마트'에서 '킨들', 그리고 '우주관광사업'까지
  14. 2007.02.22 CEO, 잘 나가는 영업사원과 친해져라!
  15. 2007.02.22 글로벌 경제 "올해는 무슨일이"
  16. 2007.02.22 P&G, 장삼이사의 아이디어를 구하다
  17. 2007.02.22 폭스바겐, 한국서 잘나가는 이유
  18. 2007.02.22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4가지 전략
  19. 2007.02.22 글로벌 소비자 이렇게 공략하라
  20. 2007.02.22 2007 세계 경제 키워드 일곱가지
  21. 2007.02.21 호랑이는 병이 든 것처럼 걷는다
  22. 2007.02.21 글로벌 리더십 분석-맥 휘트먼 이베이 회장
  23. 2007.02.21 하버드비즈니스가 추천하는 경영서 10선
  24. 2007.02.21 스티브잡스, 그리고 재기의 법칙
  25. 2007.02.21 다시보는 현대차 위기의 뿌리
  26. 2007.02.21 조시 소로스는 그때 북핵 위기를 어떻게 평가했을까-2006년 10월
  27. 2007.02.21 중국 시장 新트렌드 Best 10!
  28. 2007.02.21 글로벌 기업의 인재관리 노하우
  29. 2007.02.21 직장상사 공략 노하우 Best 7
  30. 2007.02.21 IBM의 글로벌 전략가들을 만나다
 
경영영어| 게리 하멜 런던 비즈니스 스쿨 교수

[이코노믹리뷰 2006-07-07 09:21]

“Industry revolution is the product of strategy innovation?

게리 하멜(Gary Hamel) 런던 비즈니스 스쿨 교수. 전략 연구기관인 스트래터조스(Strategos)와 우드사이드 연구원의 창립자이기도 한 그는 전략 부문의 세계적인 대가로 꼽힌다. 경영 구루로 통하는 피터 셍게 MIT 교수가 그를 서구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전략 연구가로 꼽았을 정도. 그의 주요 저작에 실린 발언을 발췌해 실었다.

We have reached the end of progress. Incrementalism is no longer enough. In the new economy, the companies that create new wealth are truly revolutionaries.
우리는 마침내 종착역에 도달했다. 이제 지식을 축적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신경제 하에서는 새로운 부를 만들어내는 기업들이야말로 진정으로 혁명가들이다.

They fearlessly challenge the old guard, and they amaze their customers with products and services that could scarcely have been imagined a few years earlier.
그들은 시장의 강자들에게 겁 없이 도전한다 그리고 자신의 고객들을 불과 수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제품이나 서비스로 놀라게 만든다.

Company that is not an industry revolutionary is already on the road to insignificance.
혁신적인 변화를 꾀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곧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질 것이다.

Industry revolution is the product of strategy innovation.
산업 혁명은 전략적 혁신의 산물이다.

In an increasingly non-linear world, only non-linear strategies will create new wealth.
세계는 점차 비선형 구조로 바뀌어 가고 있다. 비선형 전략만이 새로운 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Strategy innovation is the only way for a company to renew its lease on success.
전략 혁신은 한 기업이 성공의 역사를 계속 써내려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Building a deep capacity for strategy innovation requires a company to imbue its employees with new passions.
전략적 혁신 역량을 키우기 위한 방식은 간단하다. 피고용자들에게 새로운 열정을 불어넣는 것이다.

박영환 기자(yunghwan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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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하워드 슐츠(Hoaward Schultz) 스타벅스 사장

[이코노믹리뷰 2006-10-16 00:06]

"Stay humble. There is no room for arrogance. "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 스타벅스 회장. 브룩클린 빈민가에서 태어나 임대주택에서 성장하고 청년기 내내 영업사원으로 잔뼈가 굵은 그는 자신의 고객사이던 이 회사를 인수해 독창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오늘날의 커피 제국으로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그의 주요 발언을 발췌해 실었다.

●Great brands are not built on ads or promotions.

위대한 브랜드는 광고나 프로모션으로 형성되지는 않는다.

●A lot of what we ascribe to luck is not luck at all. It’s seeing what other people don’t see And pursuing that vision.

우리는 운이 많은 것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공은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파악하고, 비전을 추구한 결과이다.

●Stay humble. There is no room for arrogance.

겸손한 태도를 잃어버리지 말아라. 다른 사람을 무시해서 득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Customer must recognize that you stand for something.

당신이 특정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고객들이 알게 하라.

●China’s emerging as one of the centers of the world. If my kids were of very young ages today, I would be asking them, and encouraging them, to learn Chinese.

중국은 세계 중심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만약 내 아이들이 오늘날 젊은이들과 동년배였다면, 그들에게 중국을 배우도록 독려했을 것이다.

●Dream more than others think practical.

다른 사람들이 실용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이상 꿈을 꾸어라.

●I believe life is a series of near misses.

인생이란 아쉽게 놓쳐버린 기회들로 점철돼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박영환 기자(yunghwan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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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존 코터 하버드 경영대학 교수

[이코노믹리뷰 2006-07-23 20:21]

"Management is about coping with complexity"

존 코터(John Kotter)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세계적인 리더십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그는 지난 1980년 불과 33세의 나이에 이 대학원의 정교수로 부임할 만큼 천재성을 인정받고 있는 석학이다. 지난 2002년 액센추어에 의해 50명의 경영구루에 선정되기도 했다. 《변화의 핵심 (Heart of Change)》, 《변화 이끌기 (Leading Change)》 등 그의 주요 저작에 실린 발언을 발췌해 실었다.

●Leaders establish the vision for the future and set the strategy for getting there; they cause change.

지도자는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그들은 변화를 불러온다.

●We know that leadership is very much related to change. As the pace of change accelerates, there is naturally a greater need for effective leadership.

리더십은 변화와 관련돼 있다.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질수록, 효율적인 리더십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게 마련이다.

●Effective leaders help others to understand the necessity of change and to accept a common vision of the desired outcome.

효율적인 리더는 구성원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도록 돕는다. 어찌 리더가 제시한 비전을 수용하지 않겠는가.

●They motivate and inspire others to go in the right direction and they, along with everyone else, sacrifice to get there

그들(리더)은 구성원들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한다. 물론 다른 조직원들처럼 스스로도 헌신과 희생을 감내한다.

●Good communication does not mean that you have to speak in perfectly formed sentences and paragraphs. It isn't about slickness. Simple and clear go a long way.

이상적인 대화란 완벽한 문장 형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형식의 완벽함은 오히려 부차적이다. 메시지를 단순하고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물론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Management is about coping with complexity.

경영이란 실타래처럼 꼬여있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A leader needs enough understanding to fashion an intelligent strategy.

지도자란 많은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효율적인 전략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그래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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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저가항공사 사우스웨스트의 전 회장 허브 캘러허

[이코노믹리뷰 2007-02-02 06:12]

“There are many different paths, not one right path.”

저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의 전 회장 허브 캘러허(Herb Kelleher). 저렴한 비행기 요금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저가항공특수를 불러온 주인공인 그는 젊은 시절 법원에 근무하며 나름의 성공방정식을 파악했다고 한다. 스타일이 극과극인 변호사 두 명을 지켜보며, 성공에도 제 3의 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

●A motivated employee treats the customer well. The customer is happy so they keep coming back, which pleases the shareholders.

성취동기가 높은 근로자들은 고객들을 가족처럼 대한다.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들이 다시 올 것이고, 주주들은 기뻐할 것이다.

●A company is stronger if it is bound by love rather than by fear.

회사는 무엇으로 움직이는가. 그것은 바로 사랑이다. 공포 따위는 설 자리가 없다.

●Most people think of us as this flamboyant airline, but we’re really very conservative from the fiscal standpoint.

사람들은 사우스웨스트를 튀고 싶어 안달이 난 항공사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매우 보수적인 회사이다. 적어도 자금운용에 관한 한 그렇다.

●We never got dangerously in debt and never let costs get out of hand.

우리는 과도한 부채를 지거나, 비용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치솟는 것을 허용한 바 없다.

●Succession planning has been a major priority at Southwest for quite some time. We have come up with a winning combination of talent for our company reorganization.

조직의 물갈이가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첫 번째 과제였다. 우리는 조직 재편을 담당할 훌륭한 인재풀을 확보하고 있다.

●When you and your organization are true to yourselves -when you deliver results and a singular experience -customers can spot it from 30,000 feet.

스스로에게 충실해보라. 고객들에게 훌륭한 경험을 제공해 보라. 그들은 3만피트 밖에서도 당신을 찾아낼 것이다.

●There are many different paths, not one right path. That’s true of leadership as well.

길이 하나인 것은 아니다. 올바른 리더십에도 정답은 없다. 여러 가지 형태를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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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세계적 가정용품 업체 테팔은 왜 인도를 외면할까

[이코노믹리뷰 2007-02-27 21:03] (지난달인가요. 이휘성 IBM사장이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었습니다.이 자리에서 그는 자사가 컨설팅을 하고 있는 한 은행의 고객사를 상대로 인도 진출 관련 컨설팅을 해주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인도진출에 관심은 많지만, 정작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고객사들이 많아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고민중이라는 이 은행측의 설명을 듣고 난후였습니다.

사실, 인도는 여러 장점이 있는 나랍니다. 영어를 구사할수 있는 풍부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분야별로는 이미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시장규모도 큽니다. 하지만 인도에 진출해 모든 기업이 이러한 과실을따 먹을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은 크지만, 소비의 질이 기대에 못미쳐 아직 인도진출이 시기상조인 분야도 적지 않습니다. 막연한 환상은 금물입니다. 세계적인 가정용품 업체 테팔의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도 인도시장의 한계를 절감했다고 하는 데요. 제라르 부사장이  지적하는 인도시장의 한계를 들어보시죠. )


“종교·신분 따라 조리법 천차만별…
이질적 소비자 파고들 전략이 없다”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약속의 땅으로 생각하는 인도.
그러나 세계적 가정용품 업체인 테팔은 인도를 중시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파헤쳐 보니 국내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데…

요즘 인도는 글로벌 기업인들의 ‘성지(聖地)’다. 마치 약속의 땅 가나안을 떠올리게 한다. 국내에서도 유통· 제조업체, 심지어는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기업 지원센터까지, 현지 활동에 적극적이다. 소규모 연락 사무소를 운영하거나, 현대자동차처럼 배후 시장을 겨냥해 대형 공장을 가동하는 곳도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IBM은 지난해 인도 현지의 컨설턴트를 초빙해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실시했다. 인도 현지 사정을 몰라 애를 태우는 중소기업들을 고객사로 둔 한 금융기관에서 한국 IBM 측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

인도행 열차에 오르지 않고서는‘왕따’가 되는 듯한 분위기다. 지난달 초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와 만난 프랑스의 가정용품 업체 ‘테팔’의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은 하지만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진출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

그의 설명은 이렇다. 테팔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주방 가전 분야는 경쟁의 구도가 다른 부문과는 여러 모로 다르다. 세계 자동차 업계의 강자인 도요타의 렉서스나 폭스바겐의 페이톤 등은 한국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가정용품은 철저한 현지화가 성패를 좌우한다.

한국 시장에서 인기를 끈 제품도 인도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프랑스에서 성공한 제품이라도 한국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할 여지가 크다는 것. 현지사정에 적합한 상품의 출시가 성공의 관건이라는 얘기인데, 문제는 인도 시장이 간단치 않다는 점이다. 종교·계급·계층에 따라 조리법, 식습관도 천차만별이다.

시장규모는 크지만 이질적인 소비자층이 대거 존재하다 보니 시장 공략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더욱이 자국민의 식습관을 한눈에 꿰고 있는 인도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들도 강력한 적수다.(박스기사 참조)

인도 소비자들의 소비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점도 부담거리다. 애써 현지사정에 적합한 상품을 출시, 시장을 파고들어도 다른 나라에 이 제품을 다시 수출하거나, 아니면 일부 기능을 다른 상품에 이식하기도 여의치 않다.

인도는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이노베이션의 전진기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적어도 가정용품 부문에서는 이러한 평가가 무색하다. 저가 제품으로 인도 휴대폰 시장을 석권한 노키아식 접근은 이 부문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적어도 ‘로컬’제품의 경우 시장 접근이 달라야 함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테팔이 한국 시장을 중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 홍콩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바비큐 그릴 ‘엑셀리오’의 사례를 들었다. 이 제품은 고기를 야외에서 조리해먹던 유럽인, 미국인들의 식습관마저 바꾸어 놓았다는 게 그의 설명.

연기가 나지 않는 제품을 찾는 한국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테팔의 사례가 인도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업체에 시사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소비의 질과 시장의 규모가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라는 점이다. 마이클 포터가 경쟁론에서 언급한 대목 그대로다.

특히 시장 규모가 커도 이질적인 소비자 집단이 다수 존재할 경우 시장성은 크게 떨어진다. 인도는 주방기기 시장 규모는 크지만, 해외업체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 물론 주방기기는 대표적 로컬 상품이어서, 자동차, 휴대폰, 에어컨 등 다른 부문으로 이러한 논리를 확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인도 시장을 세밀하게 바라볼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는 적지 않다.

시장동향 파악이 정착하기로 널리 알려진 테팔이 소비자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조사 기관의 하나가 바로 ‘입소스(ipsos)’다. 프랑스 주요 언론사들의 정치인 지지율 조사에 단골로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세계적 여론조사 업체다.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던 미국 민주당의 오바마 의원이 흑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곳도 바로 입소스이다. 이밖에도 경영진들은 내로라하는 시장 조사기관들의 세계 시장 동향 관련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받아보며 시장에 대한 감을 키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에게 가정용품 시장에 영향을 미칠 5년 후 트렌드를 물어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다시 한번 ‘건강’을 키워드로 꼽은 그는, 노령화 추세와 맞물려 소비자들의 관심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정용품 개발도 이 부문에 더욱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요즘‘아시아’와 ‘창의적 전략(Creative Strategy)’이라는 키워드를 입에 달고 산다. 아시아 시장에서 이 회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상품이나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것이 업무의 일부라는 데, 아시아가 요즘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얼마나 뜨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GE의 잭 웰치부터 IBM의 팔미사노, 그리고 지멘스의 클라인 펠드까지, 내로라하는 글로벌 경영자를 사로잡고 있는 주제는 단연 아시아이다. 무려 20년 만에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의 직업운도 이 지역에서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시장 이렇게 파고 들어라

“글로컬 시장 집중 공략해야”

신흥시장은 보통 4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피라미드에 비유하자면, 시장의 최상부는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통용되는 자사의 제품을 앞세워 주로 고소득 계층을 공략하는 글로벌 영역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동일한 품질을 지닌 제품이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는 시장이다.

피라미드 최상부의 바로 아랫부분은 이 제품에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한 제품으로 주머니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신흥시장의 중산층을 공략하는 ‘글로컬(glocal) 시장’영역이다. 신흥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과 현지 기업들이 존망을 건 한판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하는 영역이자, 현지의 토종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격전지이다.

피라미드의 세 번째 영역은, 토종 기업들이 현지 소비자들의 독특한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승부를 겨루는 ‘로컬(local) 시장’이다. 해당 시장 소비자들의 독특한 문화를 반영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지 기업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며, 글로벌 기업들과 부딪칠 일이 거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피라미드의 최하단부는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계층들로 구성된 시장이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현지의 중소기업들이 공략하는 틈새시장으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다 미시간 경영대학원의 프라할라드 교수의 조명 이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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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영어 |마케팅 전문가 잭 트라우트 어록

[이코노믹리뷰 2007-03-02 10:03]

“All’s fair in love and marketing.”

잭 트라우트(Jack Trout)는 마케팅 전문가이다. 마케팅 부문의 필독서로 꼽히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 《단순함의 원리》 《마케팅 전쟁》 《포지셔닝》의 저자이다.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 컨설팅업체 트라우트&파트너즈 컨설팅 CEO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발언을 발췌했다.

● Maybe if people think they have this terrific quality, then they'll forget about the calories and the fat.

‘나는 엄청난 사람이야.’ 누군가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하자. 그들은 아마도 칼로리나 지방 따위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다.

● All’s fair in love and marketing.

사랑과 마케팅만큼 공정한 것이 또 어디 있는가.

● People like to bring back the old stuff. These are all classic brands so they have a history. It is sort of reintroducing the brand to a new generation, using the old symbols.

사람들은 옛 물건을 가져오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이 소유한 클래식 브랜드에는 역사가 숨쉰다. 낡은 상징물은 신세대에게 새로운 브랜드로 화려하게 되살아난다.

● What Kmart is saying is that we have a few things on sale and Wal-Mart is saying we have a lot of things on sale.

‘세일중인 물건이 별로 없다.’그것이 바로 케이마트가 강조하는 대목이다. 반면 월마트는 많은 물건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있다.

● These things stick in people’s minds. Heritage in a category is a very powerful differentiator.

이것은 사람들의 마음에 껌처럼 달라붙는다. 유산은 상속을 받는 이나 사회를 달라보이게 만든다.

● It’s an idea whose time has come and gone, ... Wal-Mart’s ‘Everyday prices’ trump blue-light specials. Why they want to try this one again, I have no idea.

이 공룡기업의 가격 할인이벤트를 보라. 월마트의 시대가 갔음을 가늠할 수 있다. 그들이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 You have to be willing to attack yourself, making your own technology obsolete with new products.

스스로를 과감히 공격할 수 있어야 한다. 항상 신제품으로 기술을 구식으로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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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 교수 윌리엄 보몰

[이코노믹리뷰 2006-07-31 00:03]

Funding for innovation has been supplied by oligopolistic enterprises?

미 국의 양대 사학인 프린스턴대의 경제학 교수 윌리엄 보몰 (William Baumol). 기업의 규모가 혁신(innovation)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연구해 온 그는,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세계 유수 언론에 단골로 등장하는 필자다. 그가 발표한 학술 논문에서 주요 발언을 발췌했다.

●The type of innovation in which the giant enterprises tend to specialize is primarily devoted to product improvement.

거대 기업들은 주로 제품의 개선에 주력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에게 혁신이란 이 정도다.

●The universities and the pertinent government agencies have also made major contributions to technological progress.

대학과 정부기관들은 기술 발전에 상당한 공헌을 해왔다.

●The bureaucratic control typical of innovative activity in the large firm serves to ensure that the resulting will be modest, predictable.

대기업 내 관료적 통제는 혁신의 추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결과물이 예상할 수 있으며, 온건해 지는 것이다.

●These firms are not predisposed to welcome the romantic flights of the imagination, the entrepreneurial leaps of faith and plunges into the unknown that ofter lead to disaster.

거대 기업들은 로맨틱한 상상력을 발휘하거나, 상식을 무시하고 종종 재난으로 치닫는 엉뚱한 시도를 하지 않는다.

●One should not go to the other extreme and undervalue the incremental contribution of the routine activity that at least sometimes adds even more to growth.

또 다른 극단으로 가서는 안된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상의 활동을 결코 폄하하지 말아라.

●Increasingly, at least in the United States, the funding for innovation has been supplied by large oligopolistic enterprises .

혁신적 아이디어의 소유자에게 돈을 대주는 것은 주로 과점 상태에 있는 기업들이다. 최소한 미국에서 이런 경향은 뚜렷하다.

●Many new products and processes fall into neither extreme category , but are somewhere in -between

새로운 상품과 절차를 극단적인 한쪽으로 분류하기란 쉽지 않다. 그들은 두 분류 중간지점 어딘가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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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버진그룹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의 명언

[이코노믹리뷰 2006-06-30 08:54]

“Business opportunities are like buses,
there's always another one coming”

영 국의 세계적 복합기업인 버진그룹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dson). 미디어 노출을 즐기고,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궤도에 올려놓는 탁월한 사업 감각 덕분에 ‘히피 기업가’로 불리는 그는 지난 2002년 세계적 경영컨설팅 그룹 액센추어에 의해 50명의 경영 구루의 하나로 선정된 바 있다. IT전문지 <와이어드> 등에 실린 그의 발언을 발췌해 실었다.

A business has to be involving, it has to be fun, and it has to exercise your creative instincts.
사업은 무엇보다 재미있어야만 한다. 특히 성공을 위해 기업가는 창조적인 본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Business opportunities are like buses, there's always another one coming.
사업 기회란 마치 버스와 같다. 하나가 떠나버리면 또 다른 버스가 오게 마련이다.

Even the smallest, youngest companies should not be frightened to go overseas. The opportunities in the world are immense.
규모가 아주 작고, 역사가 일천한 기업도 해외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기회란 무궁무진하다.

I wanted to be an editor or a journalist, I wasn't really interested in being an entrepreneur, but I soon found I had to become an entrepreneur in order to keep my magazine going.
나는 편집자나 기자가 되기를 원했을 뿐이다. 기업가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하지만 내 잡지를 굴러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가적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Ridiculous yachts and private planes and big limousines won't make people enjoy life more, and it sends out terrible messages to the people who work for them.
요트나 자가용 비행기, 그리고 큰 리무진 자동차가 사람들의 삶을 더욱 즐겁게 만들지는 못한다. 이러한 평범한 사실이 종종 그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게 만든다.

Give people a second chance if they screw up. Even people who have stolen from us have become, when given a second chance, incredibly loyal and valued employees.
업무를 망쳐버린 사람들일지라도 두 번째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 회사의 소중한 성장기회를 박탈한 사람들도 두 번째 기회를 부여받을 때 누구보다 충성스러워진다. 소중한 인적자산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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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영어 |행크 폴슨 미 재무장관 어록

[이코노믹리뷰 2007-01-07 17:18]

"The capital markets are cornerstone of our economic success in this country"

행 크 폴슨(Hank Paulson) 미 재무장관. 골드먼삭스 출신의 이 노련한 경제 전문가는 지난해(2006) 말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천(Fortune)’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 경제의 올해 향방을 가늠하게 하는 발언을 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의 발언을 발췌해 실었다.

●I feel much better about economy today than I did when I was in the private sector.

미국 경제는 내가 민간 부문에 있을 때 느꼈던 것보다 훨씬 더 낫다. 적어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It is in China’s best interest to speed up the pace of their reforms and move ahead more quickly.

개혁의 속도를 높이고, 좀더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중국의 이해에 부합하는 일이다.

●Average Americans are feeling an uplift from the appreciation of the equity market that would be very offsetting to any potential decline in housing.

평범한 미국인들도 주식시장 호황의 혜택을 느끼고 있다.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심리적 박탈감을 어느 정도 만회하고 있다.

●The capital markets are a cornerstone of our economic success in this country.

자본시장은 미국 경제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주춧돌이다.

●I've stopped counting now but it is well over 60, probably over 70 by now.

방문 횟수를 세는 것을 이미 중단했다. 아마 지금쯤이면 70차례 정도가 되지 않을까.(중국 방문 횟수를 묻는 질문에)

●There have been a number of years where our economy was growing and employment growth was strong, but the average worker did not feel the benefit.

지난 수년간 미국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고용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평범한 근로자들이 그 혜택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There are some very good signs that we are making the transition from an unsustainable level of growth to a sustainable level of growth.

미국 경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언제 이별을 고할지 모르는 성장이 아니다. 이러한 조짐들이 분명하다.

박영환 기자(furture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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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영어|버냉키(Bernanke)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이코노믹리뷰 2007-02-09 00:09]

“I see inflation as remaining well-contained going forward.”

벤 버냉키(Bernanke)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지난 1일 취임 1주년을 맞은 그는, 투명성을 중시하는 전임자 앨런 그린스펀의 정책 방향을 유지하며 비교적 무난한 1년을 보냈다는 평가다.

취임 초 CNBC 기자와의 대화내용이 그대로 방송을 타며 한바탕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학자 출신다운 솔직함으로 그린스펀과는 다른 자신만의 리더십을 구축해가고 있다.

●There is enormous demand for dollar denominated assets so I don’t expect that this demand would drop precipitously.

달러화 자산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엄청나다. 이러한 수요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The greatest single cause of the fiscal surplus of the 1990s was the stock market bubble, which led to an unsustainably high level of economic activity and tax revenues.

지난 1990년대 재정흑자의 주춧돌은 주식시장의 거품이었다. 높은 수준의 경제 활동, 그리고 세수증대는 모두 이 덕분이었다.

●I see inflation as remaining well-contained going forward.

인플레이션은 지금까지 잘 억제돼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Those high oil prices are a burden on U.S. families, on firms’ production costs. But the good news is that at least so far the U.S. economy has not been slowed by the high energy prices.

유가가 고공비행을 하며 미국 가계, 그리고 기업의 생산비에도 주름살을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미국경제는 고유가로 성장세가 꺾이고 있지는 않다.

●My first priority will be to maintain continuing with the policy and policy strategies under the Greenspan era.

내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점은, 그린스펀 시절에 입안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일이다.

●Under Chairman Greenspan, monetary policy has become increasingly transparent to the public and the financial markets, a trend that I strongly support.

그린스펀 의장은 통화 정책의 투명성을 꾸준히 높여왔다. 나는 이러한 흐름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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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팝콘이 제시하는 9가지 키워드

[이코노믹리뷰 2006-03-04 09:57](요즘 국내의 한 케이블채널에서는 남녀간의 불륜을 다룬 미국의 리얼리티 쇼를 국내 상황에 맞게 바꾼 한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고 합니다.이 프로그램은 배우자의 불륜 소식을 알게 된 나머지 한 명이 배신감에 치를 떨거나, 바람피는 현장을 급습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뉴스를 처음 들었을때 적지 않게 놀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류의 방송이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리얼리티 프로그램뿐일까요.
대학시절, 일본산 포르노 테이프를 보면서  다른 것은 모두 일제가 풍미를 해도, 이 산업은 국내에서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햇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미 일일이 손가락으로 세기도 어려운 성인 방송사들이 영업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회변화를 반영하기도 하는  데요. 지난 60년대 미국의 플레이보이가 청교도적인 미국 사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본 인물도 거의 찾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미래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용케도 한걸음 앞서 알아봅니다. 그리고 현대판 신탁을 하지요. 이미 오래전에 '리얼리티류'의 프로그램이 풍미할 것으로 내다본 페이스 팝콘도 비슷한 인물입니다. 특이한 이름이지요. 그녀가 지난해 예측한 트렌드를  음미해 보시죠.)




| 마케팅 |
“첨단기업도 고객 외로움 읽어야 생존”

▶항공사들, 고객 환영 전담 직원 배치해
▶과거에서 위안 찾는 복고 바람 거세져
▶생명담보로 한 리얼리티 쇼 인기끌 것
▶짧은 분량의 필름이나 소설책 대거 등장
▶고객결정 돕는 크리에이션 컨설턴트 뜬다
▶복잡함 배격한 모임, 상품, 서비스 부상
▶주인 성품, 생활습관 닮은 애완견 등장
▶노년층 지적 건강이 젊음의 척도로 부상
▶기분 바꿔주는 바이오 의복도 인기끌 것

톰 피터스(Tom Peters)와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세계적인 경영학 구루로 널리 알려진 이들은 한 여성 전문가의 팬을 자처한다. 주인공은‘페이스 팝콘(Faith Popcorn)’브레인 러저브(Brain Reserve) 사장이다.

학문의 길에는 끝이 없다고 하지만, 60세를 훌쩍 넘긴 석학들이 그녀를 공통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은 적어도 우리의 기준에서 보면 분명 이례적이다. 사실, 지난 1999년 트렌드 분석서인 《클릭 ! 미래 속으로》로 화제를 모은 이 여성 전문가의 트렌드 예측은 정확하기로 정평(定評)이 나 있다.

특히 수 천여 명 규모의 전문가 집단을 상대로 각국의 풍습·동향 등을 취합한 뒤 이끌어낸 분석이어서 트렌드 분석의 신빙성에 무게를 더한다는 평가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을 미래 전망으로 포장해 발표하는 일부 학자들과 달리, 실증과 직관을 시장분석에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팝콘이 《클릭! 미래속으로》에서 예고한‘선택적 사치’나 ‘은둔 경향’은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인용하는 주요 메가 트렌드로 인정받고 있다. 그녀가 미국의 <애리조나 리포터(Arizona Reporter)>에 발표한 2005~2006년 사회 트렌드가 관심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녀가 꼽는 올해 주요 트렌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메가 트렌드로 은둔 경향(코쿠닝. Cocooning)의 확산이 눈에 띈다. 지난 1999년 이미 발표한 바 있는 코쿠닝을 또 다시 키워드로 제시한 이유는 간단하다. 직장·가정, 그리고 가족 내부에 이르기까지, 삶의 불확실성이 당시에 비해 더욱 커지고 있다는 판단때문으로 풀이된다.

사건사고와 더불어 인터넷을 매개로 한 산업간 경계의 붕괴가 불러온 경쟁의 격화, 불안한 국제 정세는 미국은 물론 세계 각 국민의 삶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추세는 서비스나 제품의 소비 행태, 문화상품 개발 방향 등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팝콘은 우선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평안을 희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복고풍(復古風) 애호가들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불확실성이 더해 가는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하고 행복한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구입을 늘리게 된다는 것.

미국에서 지난 1950년대의 슬랭이 다시 유행을 타는 것도 이 때문으로 팝콘은 분석하고 있다. 물론 복고 상품이 과거를 단순 복제해 내는 데서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가족 사진을 화사하게 바꾸거나, 복고풍의 롤러스케이트장에서 과거에는 없던 음식을 맛보며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올 들어 복고풍의 득세가 우리나라에서도 목격되고 있다는 점이다. 복고 댄스부터 검은색의 뿔테 안경까지, 오래 전 유행하던 상품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박스기사 참조)

팬터지도 고단한 현실을 잊게 하는 또 다른 기제다. 지난해 해리포터 시리즈, 나니아 연대기를 비롯한 팬터지 문화 상품의 인기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임을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팝콘은 특히 생명의 위험을 수반하는 장기 이식이나, 얼굴 성형 등을 소재로 한 리얼리티 쇼도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관측한다.

과거나 팬터지에서 위안을 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러한 트렌드를 팬터지 어드벤처(Fantasy Adventure)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갈등 회피 성향도 더 커져

복고·팬터지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복잡함을 가급적 배격하고 단순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커질 가능성도 크다. 팝콘은 자동차 튜닝법, 영어나 프랑스어 회화 등을 알려주는 이어폰, 우울한 기분을 전환시키는 신경화학(Neuro-Chemical) 의복이나, 파티에서 기분을 띄워 주는 아로마 향수(deodorant), 란제리나 저녁 가운 등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복잡한 기능을 줄이고, 사용법을 단순하게 만든 휴대폰 등 정보통신 기기들이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는 일각의 분석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문화 상품도 이러한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하철로 이동하거나, 혹은 회의 중간에 잠시 즐길 수 있는 영화나 비디오게임, 그리고 단편소설 등이 인기를 얻는 한편, 미디어도 짧은 분량의 문화 상품을 전달하는 매체들이 한 축을 이룰 것으로 팝콘은 전망하고 있다.

이 밖에 사람들의 갈등 회피 경향도 더욱 커질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적 성향이나 취향이 유사한 동료들과 주로 어울리거나, 자신의 견해나 성향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받아들여 애초부터 갈등의 소지를 배격하려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가벼움을 추구하는 한편에서 깊은 소통의 욕구도 커질 것이라는 게 팝콘의 예측이다. 뉴욕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커들 파티(Cuddle Party)’는 이러한 욕구를 반영한다. 커들 파티란 참가자들이 파자마를 입고 간단한 음료수와 과자 등을 들며 담소를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파티문화를 말한다.

그녀는 이러한 트렌드를 ‘스킨 딥(Skin-Deep)’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작년부터 불고 있는 닷컴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은 이러한 욕구를 적절히 이용했다. 마이스페이스 닷컴(www.myspace.com), 트라이브 닷컴(www.tribe.com), 클래스페이스닷컴({www.classface.com), 포토버킷닷컴(www.photobucket.com) 등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대표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기술 관련 뉴스를 다루는 테크놀로지 사이트도 회원들의 투표로 인기 회원이나 게시물 순위를 정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의 장점을 받아들이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이트가 ‘제이 아델슨(Jay Adelson)’이 창업한 딕(www.digg.com)이다.

최첨단 기업들의 동향과 더불어 기술개발 흐름을 전하는 회사들도 소비자들의 감성을 서비스 개발에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는 넷스케이프(Netscape)의 공동 창업자인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en)과 이베이의 창업자 오미디에르(Pirre Omidyar)로부터 거액을 유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기술 관련 회사도 고객 정서 이해해야
美 딕사, 마이스페이스 장점 흡수해

팝콘은 특히 이러한 정서를 겨냥한 다른 분야의 마케팅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대표적인 곳들이 항공사들이다. 그녀는 비행기에서 내리는 승객들에게 따뜻한 포옹과 더불어 환영인사를 건네는 배우들을 고용하는 항공사 서비스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그녀는 이 밖에 금융 전문가들도 고객들을 상대로 전문적인 조언과 더불어 가벼운 스킨십 등 교감을 키울 수 있는 방식들을 적절히 활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팝콘은 이밖에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지적 건강이 젊음의 척도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베이비 부머 세대로 대변되는 노인층 인구 사이에서 지적 능력을 닦고 조이려는 욕구도 더욱 커질 것이다. 탁월한 유머감각도 젊음을 과시하는 한 방안이 될 것이다.

크리에이션 컨설턴트(Creation Consultant)도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바쁜 현대인들을 겨냥해 여가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식·비공식 행사에 입고 갈 의상에 대한 조언, 인맥 구축법, 작게는 음악선택까지 사회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조언을 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날 것이다.

그녀는 이 밖에 애완동물의 변형 복제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개나 고양이를 자식이나 다름없이 아끼는 이들을 상대로 동물 주인의 특성을 고스란히 닮은 복제 동물을 만들어내는 서비스도 가까운 장래에 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韓-美 트렌드도 동조화

이상화된 과거로 도피하자…
미국서 부는 復古 열풍 국내도 솔솔

사각 뿔테 안경, 복고 댄스, 사극의 인기….

페이스 팝콘이 지적한 복고 열풍은 국내에서도 이미 진행형이다. 특히 한물간 것으로 취급받던 일부 씨름 선수들의 폭발적인 인기는 예상 밖의 현상이다. 한림대학의 하봉수 선수는 팬 카페 회원만도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 터넷 다음 카페의 복고 나이트클럽의 회원수도 무려 3만여 명을 훌쩍 넘어섰다. 영화 <왕의 남자>의 인기와 더불어 고구려 시대를 주요 무대로 한 드라마의 제작 등 사극 열풍이 부는 것도 이러한 복고의 득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팝 콘의 분석을 적용하자면 소비자들이 불안한 현실의 도피처를 이상화된 과거에서 찾으면서 한민족의 전성시대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 등이 각광을 받고 있는 셈이다. 급속한 빈부 격차 확대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사회주의 중국 정부가 자국의 역사를 미화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전문 격투기 선수들을 등장시킨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팬터지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왕년의 천재 권투선수인 슈거레이 레너드가 등장하는 미국의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모방한 혐의가 짙지만, 국내에서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꾸준히 방영되는 것은 수요층이 떠받쳐 주지 않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팝콘이 지난 1999년 예고한 바 있는 이른바 선택적 사치 경향도 두드러진다. 명동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피트니스 클럽 등에는 개인 트레이너들로부터 강습을 받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지불하는 강습료만 시간당 4만∼7만원에 달한다.

일주일에 두 번씩 석 달 동안 개인 트레이닝을 받을 경우 총 수강료 부담이 100만여 원을 호가하지만, 건강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팝콘이 언급한 크리에이션 컨설턴트의 등장도 이러한 맥락으로도 볼 수 있다.


인텔 트렌드 분석 기법 살펴보니

트렌드 분석에 사회학자까지 동원
亞 지역 PC사용 습관 손금 보듯 읽어내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인텔사. 컴퓨터나 게임기를 비롯한 각종 가전 제품에 들어가는 칩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시장 조사에 사회과학자들을 적극 활용한다. 사회과학자·엔지니어 등으로 구성된 피피알(People and Practices Research. PPR)팀을 전 세계 각지로 보내 심층 인터뷰와 더불어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세밀한 관찰 등을 실시하고 있는 것.

동 시에 사회과학 조사기법도 충분히 활용하는 데, 이는 서로 다른 문화에 속한 사람들의 기술 활용방식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는 게 인텔 코리아측의 설명이다. 인텔이 사회과학자들을 연구에 동참시키는 이유는 간단하다. 문화권역별로 소비자들과 기술 사용간의 관계를 문화적 맥락 속에서 명확히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인텔코리아측에 따르면 전통적인 시장 조사 기법은 트렌드를 파악하고 사람들의 현재 행위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에 대한 원인까지 밝혀줄 수 있던 것은 아니었다. 서구와 달리 아시아의 여러 문화에서는 그 중심을 개인이 아닌 공동체에 두며, 기술의 공유 또한 일반적이다.

아시아의 많은 가정에서 연구자들은 또 다른 컴퓨터를 살 충분한 여력이 있는 가족이더라도 여러 사람이 한 대의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한다. 따라서 공유를 중시하는 문화에서는 동시에 여러 사용자들을 편리하게 해줄 수 있는 멀티코어 구조를 가진 PC가 유용한 기술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인텔코리아측은 설명했다.

이렇게 구성된 구체적인 지식은 향후 사람들이 구매하고 이용할 제품을 디자인하는데 필수적인 것이 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피피알 팀은 현지조사를 통해 수집된 분석자료를 인텔의 사업부, 상품개발 그룹, 전략가들과 공유하게 된다.

이 자료가 기술 개발 방향은 물론 전략 입안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됨은 물론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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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이멜트, 미재계의 클린턴

Global Leadership| ④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이코노믹리뷰 2006-04-12 08:36] (이 기사를 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멜트 회장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돌아갔지요. 수행비서도 없이 혼자 방한했으며, 우리나라에서 행한 연설문도 모두 스스로 작성했다는 게 이 회사 조병렬 상무의 설명이었습니다. GE정도되는 글로벌 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은 여러모르 특출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치열한 경쟁의 최전선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데다, 최고권력자로부터 매끄럽게 권력을 승계한 인물들이니 분명 남다른 데가 있겠죠. 실무지식은 물론 큰 흐름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에 더해 정치력도 갖추고 있으니 대단하다고 할밖에요. 이 회사는 이멜트 부임후 연간 평균 8%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2001년 9.11테러 나흘 뒤 부임했죠 :).
 
참고로 글로벌 IBM의 지난해 성장률은 4%였습니다. 성장을 중시하는 이멜트가 한국에서 승승장구하던 이채욱 GE코리아 회장을 싱가포르로 데려간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죠. 이멜트의 활약은 기자에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국내 기업인들, 그리고 많은 학자들은 툭하면 기업인들의 의욕을 꺽는다며 정부를 탓하지요.

참여정부의 좌파 정책이 기업가 정신을 앗아가 버렸다며 자꾸 책임을 외부에만 전가합니다 . 도무지 반성이라고는 이들의 사전에는 없는 듯 합니다. 이들의 말에도 물론 일부 타당한 면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잭웰치도, 제프리 이멜트도 기업환경이 최악인 상황에서도 남다른 혜안과 추진력으로 회사를 반석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지멘스는 규제가 강한 자국보다 해외에서의 매출비중이 더 높습니다. 밖에 나가서 놀기는 무섭고, 집안에 있자니 왠지 불안하고....저는 볼멘소리만 하는 경제단체 수장들, 그리고 몇몇 기업인들을  지켜보면 자꾸 투정을 부리는 부잣집 도련님들을 떠올리곤 합니다.

: 이멜트는 여로 모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도 비교되는 데, 공교롭게도 클린턴 재단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멜트는 별다른 일이 없는 한 잭 웰치처럼 20년은 이 거대기업을 이끌어 갈겁니다. 참 부럽지 않습니까)  

 

“닷컴에서 성장동력 배우는 풋볼선수 출신의 경영자 ”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128년 전통의 이 굴뚝기업은
이멜트의 지휘 아래 급진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문화혁명’이라고까지 표현한다.”

이멜트가 제시하는 경영원칙

◇ 지속적으로 절차를 단순화하라
◇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파악하라
◇ 끊임없이 배우되 교수법도 학습하라
◇ 자기만의 스타일을 개발하라
◇ 직원들에 관심을 표시하라
◇ 세부적인 사안 파악에도 노력하라
◇ 침묵도 때로는 조직운영에 필요하다


권력자의 얼굴은 온화한 듯하면서도 냉혹하다. 한없이 다정하다가도 어느 순간 돌변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다. 지난 1994년 여름, 미국의 휴양지 ‘보카 라톤(Boca Raton)’의 한 연회장. 미국 최고 굴뚝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 플라스틱 사업 부문장의 얼굴은 이날 따라 잔뜩 찌푸려 있었다.

전날의 불쾌한 기억 탓이었다. 그가 이끄는 플라스틱 사업부는 연초에 정한 경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무려 5000만달러 이상 당초 목표치보다 적었다. 치솟는 원료 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보스인 잭 웰치는 부하직원들을 일일이 배려하는 인물은 아니었다. 이멜트는 행사 내내 잭 웰치의 눈길을 애써 피했다.

‘중성자탄 잭’'이라는 섬뜩한 별명을 지닌 이 최고 경영자는 집요했다. “당신의 열렬한 팬이다. 하지만 올해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더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내년에도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이멜트를 조용히 연회장 밖으로 불러 낸 잭 웰치가 던진 경고성 발언이었다.

동부의 명문인 다트머스 대학, 하버드 경영대학원,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인 프록터앤갬블, 그리고 제너럴 일렉트릭…. 명문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성공적인 직장 경력을 차근차근 밟아가던 그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곤혹스러운 순간이었다.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스스로 그만두겠다는 약속을 한 배경이기도 했다.

쓰라린 경험이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가 되었을까. 이멜트는 이후 승승장구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놓는다. 특히 지난 2000년은 최고의 해였다. 이사회는 3명의 내로라하는 후보자 중 가장 젊은 그를 잭 웰치의 뒤를 이을 최고 경영자로 지명했다. 미인대회를 떠올리게 하는 엄격한 후계자 평가 과정은 숱한 화제를 뿌렸다.(또 다른 후보자 제임스 맥너니는 3M 회장을 거쳐 보잉사 회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로버트 나델리는 미국 최대 주택용품 전문회사인 홈데포 회장으로 옮겼다)

당시 40대 중반의 이 젊은 경영자의 일거수일투족은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었다. 영화배우 존 트래볼타의 영화 대사를 즐겨 인용할 정도로 대중 문화에 관심이 높던 그는, 운동선수(미식축구) 출신이며, 골프가 취미였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그의 기질상의 공통점을 거론하는 내용도 간혹 지면을 장식했다.

모든 것은 순조로워보였다. 특히 초우량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을 경영하는 일은, 경기에 민감한 플라스틱 사업부를 안정 궤도에 올려놓는 일보다 오히려 더 수월해 보였다. “잭 웰치가 구축한 네가지 이니셔티브(세계화·정보화·서비스·식스 시그마)를 확산시켜 나가겠다.”그가 잭 웰치 정신의 계승을 공언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실상은 결코 간단치 않았다. 클린턴 행정부가 이끌던 미국의 10년 장기 호황이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었고, 특히 9·11 테러 사태로 전 세계의 경기는 빠른 속도로 냉각돼 갔다.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지난 2001년 제너럴 일렉트릭의 이익증가율이 10년만에 한자릿수로 하락했다. 모든 비판은 그의 몫이었다. 잭 웰치가 가장 적절한 시기에 물러났다는 평가도 일각에서 나왔다. 지난 2003년에도 이익률이 불과 6% 상승하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재임 중 회사의 주식 가치를 무려 60배 이상 올려놓으며 경영의 신이라는 명예로운 호칭을 부여받은 잭 웰치의 존재는 부담거리였다.

▷ 이멜트가 강조한 리더십, 침묵의 미를 살려라

“침묵의 미를 살려라(Leave a few things unsaid).” 이멜트가 당부하는 리더십 10계명 중 하나다. 구성원들을 일일이 규율하기보다 스스로 해답을 찾도록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가 요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바로 ‘혁신’과 ‘기술’, 그리고 ‘마케팅’이다.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128년 전통의 이 굴뚝기업은 이멜트의 지휘 아래 급진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문화혁명’이라고까지 부른다. 틈만 나면 기술의 미래를 강조하는 그는, 유서 깊은 굴뚝기업의 경영자가 아니라 실리콘 밸리닷컴 기업의 최고 경영자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다.

사내 문화도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계열사 마케팅 담당자의 아이디어 회의가 대표적인 사례. 그는 이들이 제출한 아이디어를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데, 회의 참석자들은 다섯건 이상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 이들이 계열사로 돌아가 직원들을 독려할 것임은 자명하다.

성과도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연비가 뛰어난 반면 크기는 대폭 줄인 에어택시용 제트엔진도 이러한 기획회의의 산물이다. 인사 부문에서도 과감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내부 인사가 선임되던 고위 직급에 외부 인사 영입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 윌리엄 카스텔(William M. Castell)을 GE 헬스케어사의 부회장에 영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안정 추구 성향의 관리자형 임직원이 적지 않은 이 회사의 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친 환경기술 중시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작년 9월 그룹의 신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환경시장 공략 방침을 발표한 제너럴 일렉트릭은, 중국의 환경 시장을 활발히 파고 들면서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올 2월호에서 중국의 환경시장에 주목하라며, 친환경 시범마을에 관련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 GE의 사례를 다룬 바 있다.

변화와 혁신은 그를 이해하는 주요 코드인 데, 사실 취임 당시만 해도 잭 웰치의 아류 정도로 폄하되던 그가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나선 배경은 크게 두 갈래다. 무엇보다 제너럴 일렉트릭이 경쟁력을 상실한 굴뚝기업들로 구성된 거대 그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절박함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80~1990년대의 효자부문이던 가전 부문은 저가상품을 앞세운 중국, 그리고 프리미엄 가전 제품을 앞세운 한국 업체의 공세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멜트도 올해 초 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가전부문 인력의 90% 가량의 은퇴를 유도해 나간다는 방침을 내비친 바 있다. 후발업체들의 공세가 얼마나 거센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잭 웰치식 경영으로는 더 이상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박스기사 참조) 잭 웰치는 주로 활발한 기업인수합병, 대규모 정리해고, 앞선 기법의 자금 운용 방식을 앞세워 기업 성장을 주도해왔다. 그의 노력을 폄하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기업의 핵심 경쟁력 제고보다 외형 성장에 주력했다는 것.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이 회사 연금 기금의 운용 수익 이익률이 잭 웰치의 치세를 뒷받침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멜트가 제시하는 제너럴 일렉트릭의 미래는 무엇일까? 유망 기업의 인수 합병에 의존하지 않고도 연간 90억달러의 수입을 더 벌어들일 수 있는 역량 갖추기이다.

이베이와 스타벅스 등의 연 매출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치다.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의 구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미 잭 웰치가 전격 폐지했던 마케팅 최고 경영자직을 다시 부활시켰으며, 지난 1990년대 회사 성장을 이끌던 인수합병팀의 규모도 축소했다. 반면 영업직·기술직 인력들을 큰 폭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잭 웰치의 후광 속에서 성장했지만, 그는 위대한 전임자가 남긴 유산을 없애가고 있는 것이다.

달라진 직원 평가 기준

지식경영에 걸림돌…
잭 웰치式 상벌주의 용도폐기

GE의 엄격한 상벌주의 평가 시스템은 시대의 산물이었다. 인수합병으로 하루가 다르게 회사의 규모는 커졌으며, 비용 절감을 위해 하위 10%의 인력을 정리해고 해야 했다. 우량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간 잭 웰치가 임직원들을 세 등급(A·B·C)으로 구분해 평가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동시킨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인사관리는 임직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을 높이는 부작용을 불러왔다는 평가다. 방식은 비교적 단순했다. 임직원들을 A·B·C 세 부류로 구분하고, 소수의 뛰어난 직원들(A등급)에게 포상을,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들에 대해서는 전직(轉職)을 강요했다. 비판은 명확하다. 엄격한 상벌(賞罰)을 골간으로 하는 잭 웰치식 경영 시스템이 조직원들의 과감한 실험 정신을 위축시켜 지식 경영을 위태롭게 한다는 게 골자다.

<비즈니스 위크>는 지난해 3월 28일자에서 제너럴 일렉트릭 내부 직원의 말을 인용해 하위 10% 인력의 해고원칙도 과거에 비해 좀 더 유연하게 운용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잭 웰치도 자신의 저서에서 (이러한 평가시스템의 폐해를 반영하는)금융계열사의 한 여자 관리자의 사례를 인용하고 있다는 것.

그녀는 투자수익률을 앞세워 소속 펀드 매니저들을 무섭게 압박하는 관리자였다. 펀드매니저들은 리스크가 높은 기술주에 대거 투자를 한 배경이었다. 하지만 훗날 버블이 붕괴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실상을 파악한 회사측이 그녀를 해고한다. 실적 지상주의가 때로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 대표적인 사례다.


제프리 이멜트 인터뷰(글로벌리스트)

“중국과 인도는 차원이 다른 경쟁상대”

제프리 이멜트가 지난달 <글로벌리스트>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세계 최우량 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최고 경영자의 고민의 일단을 읽을 수 있다. 중국이나 인도에 대한 두려움, 공대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미국의 교육시장에 대한 염려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 경제에서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무엇인가.

1990년대는 호황기였다. 전반적으로 성공하는 기업이 많았다. 지금도 경제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당시와 비교할 때 큰 차이는 존재한다. 기업의 성공은 더 이상 보편적인 현상이 아니다. 미래에 어떤 식으로 경쟁을 해 나갈지 항상 고민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공장 폐쇄 등 어려울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지 않나.

상황이 녹록치 않다. 미국에서 가전 기기를 생산해 돈을 벌기란 결코 쉽지 않다. 장기적으로 이 분야에 근무하는 인력의 90% 가량의 퇴직을 유도할 계획이다.

하루 일과는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가.

매일 매일 터빈, 비행기 제트엔진, 그리고 자기공명장치를 판매한다. 최고 경영자가 하는 일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업조직이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그는 스스로를 영업맨이라고 소개한다)

■ 세계 각국은 어떤 식으로 세계화에 대응하고 있는가.

(세계인들에게 )세계화는 기피의 대상이 되었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세계 전역의 상황이 비슷하다. 배경은 명확하다. 전혀 다른 차원의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그들이다.

그들은 엄청난 인적 자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엔지니어가 이들에게 인기 직종인 점이 인상적이다. 두 나라의 등장이 각국의 국민들을 두렵게 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의 경쟁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느낀 때는 언제인가.

제너럴일렉트릭에서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낀 존재는 일본이다. 처음에 한 일이 일본에 간 것이다. 그들은 상당히 세련된 업무 절차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제한된 인구를 지니고 있는 점이 한계다.

유럽은 어떠한 편인가.

영국이 (유럽에서) 아마도 가장 성공한 국가다. 제조업에서 서비스 부문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이러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혁신을 중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 특히 기술교육을 중시해야 한다. 하지만 스포츠 마사지 전공자들이 전기공학 전공자들보다 더 늘어나는 것은 우려할 만한 현상이다. (미국이) 전 세계의 마사지 서비스 산업의 중심지가 되려고 한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미국 경제를 위해 가장 필요한 일자리(시간당 20~30달러)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교육시스템은 이러한 일자리를 창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또 없는가.

이 밖에 에너지와 건강보험 부문에 대해서도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 투입과 산출을 곰곰이 따져보아야 한다.

산업정책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아마도 최고 경영자 클럽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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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베조스, 변화무쌍한 천재경영자

Global Leadership|③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이코노믹리뷰 2006-04-06 03:45] (영화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헤리 코닉 주니어가 출연했고,나머지 배우들은 제가 영화에 문외한인 탓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당시 지역사회를 깜짝 놀라게 하던 천재 소년이 등장하는 데, 이 소년은 천재성을 인정받아 한 대학에서 운영하는 영재교육센터에서 다른 천재들과 함께 교육을 받았지요.

미국이란 나라는 얼마나 넓습니까. 이 소년은 자신을 압도하는 다른 천재들을 지켜보며 좌절하고, 결국 이 센터에서 탈락하고 마는 뭐 그런 스토리였던 것 같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당시 이 영화가 제프 베조스에게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제프 베조스로 어릴 때 살던 동네를 떠들석하게 만들 정도로 천재 소년이었다고 하죠.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베조스의 리더십을
한번 분석해보죠)

온라인의 월마트 꿈꾸는
변화무쌍한 천재 경영자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들에게 마치 스포츠 게임을 보는 듯한 즐거움이나,
일대일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어야 생존할 수 있다.”

젊은 아버지를 유난히 따르던 야윈 몸집의 천재 소년. 자신에게 아낌없이 애정을 주던 그가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 것은 불과 10세 때의 일이었다. 가족들은 담담하게 그에게 이를 알려주었다. 이민자 출신의 아버지가 어머니와 결혼할 무렵, 17세이던 그녀는 이미 그를 임신하고 있었다.

친아버지를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는 손자에 대한 연민의 정이 유독 깊어서였을까. 미 정부기관인 원자력 에너지 위원회(Atomic Energy Commision)에서 고위 공직자로 근무하던 외할아버지는 유독 그를 사랑했다. 할아버지는 든든한 후원자였다.

과학 분야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과시한 아들을, 부모는 텍사스(Texas) 지역의 과학 영재 학교(Miami Palmetto Science School)에 보냈다. 당시, 이 소년의 놀라운 능력을 상세히 분석한 책(Turning on Bright Minds)까지 발매됐을 정도이니 그는 말 그대로 장안의 화제였던 셈이다.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이나 스티븐 호킹을 꿈꾸던 이 소년이 바로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Amazon)’의 창립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다.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인 브라질의 아마존 강에서 영감을 얻어 이름을 지은 이 회사의 지난 2004년 실적은 눈부셨다. 69억달러 매출에 5억8800만달러 순이익을 올렸다.

회사 가치만 해도 무려 180억달러(올 1월말 기준)다. 지난 2003년 아마존은 처음으로 연간 기준 순이익을 냈으며, 이후 매년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매출 규모도 오프라인 최대 서점인 ‘반스앤노블’을 압도하며 닷컴 종말론을 예고하던 세간의 예측을 비웃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는 것. 매출 규모에서 가늠할 수 있듯이, 아마존은 더 이상 책만 파는 온라인 서점이 아니다. 티파니의 보석 상품에서 모토롤라의 레이저(Razr) 휴대폰, 그리고 구치 명품 가방까지, 여러 영역을 활발히 파고들며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는 물론 오프라인의 절대강자인 월마트를 위협하는 공룡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회사인 ‘블루 오리진’을 통해 어린 시절의 꿈인 우주 여행을 추진하고 나서며 화제를 불러모은 베조스는 2003, 2004년 경제주간지 <포천>이 선정하는 올해의 기업인으로 선정됐다. 개인 재산만 아프가니스탄의 연간 국내 총생산을 웃도는 45억달러.

하지만 베조스의 리더십은 다른 경영자들에 비해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가려져 왔다. 대중적인 이미지가 그의 이해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독특한 웃음소리로 외부에 괴짜 경영자로 더 많이 알려져 온 베조스 리더십의 특징은 합리성·치밀함, 그리고 융통성 등으로 요약된다.

“매사에 고집을 피우는 한편 때로는 융통성도 발휘해야 한다. 언제 어느 쪽을 선택할 지가 관건일 뿐이다. ” 베조스의 말이다. 그는 원칙을 고수하되, 이에 얽매여 더 큰 이익을 방기하는 경영자는 아니다. 지난 2003년 대외 광고 중단 선언은 그의 지향성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다.

광고 중단 결정, 시장에 충격파
세스 고딘이 아마존 사례 다뤄

《보랏빛 소가 간다》. 지난 2003년. 세계적인 경영학자 세스 고딘(Seth Gordin)이 발표한 베스트셀러의 제목이다. 그는 이 저서에서 광고가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는데, 당시 그에게 영향을 준 기업이 바로 베조스가 이끌고 있는 아마존(Amazon)이었다.

고딘에게 영감을 준 것은, 같은 해 베조스의 ‘광고 중단 선언’이었다. 광고비를 대폭 줄이고, 이를 제품 배송 비용을 줄이는 데 활용하겠다는 내용이었는데, 브랜드 가치가 무엇보다 중시되는 닷컴 기업의 광고 중단 선언은 미디어 기업은 물론 학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을 던져주었다.

브랜드는 소비자들을 묶어두는 효율적인 수단이라는 것은 당시로서는 상식이었다. 이베이가 지난 1998년 거액을 들여 전문 경영인인 맥 휘트먼(Meg Whitman)을 전격 영입한 것도,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인 프록터앤갬블, 장난감 기업인 하스브로스 등을 거친 그녀의 브랜드 관리 능력을 무엇보다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구글에서 검색을, 이베이에서 온라인 경매를 자연스럽게 떠올렸다.

베조스가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광고 집행을 과감히 중단한 배경은, 그의 의사결정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자료에 입각해 모든 것을 측정하고, 판단이나 본능을 철저히 배격한다는 것.

평소 광고의 효용성에 심각한 의문을 품고 있던 그는, 미국의 두 도시를 지정해 일정 기간 광고를 집행한 반면, 나머지 도시에서는 광고 집행을 중단했다. 그리고 나서 매출을 서로 비교했는데, 결과는 명확했다.

브랜드 가치 하락은 일정 부분 불가피하지만, 배송 비용 인하는 고객 로열티를 높여 장기적으로 회사에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게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베조스를 이해하는 첫 번째 키워드는 합리성이다. ‘측정할 수 있는가’. 그가 아이디어를 들고 찾아오는 팀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으며, 어렸을 때부터 과학 영재 스쿨에 다닌 그는, 의사 결정시 수치를 중시한다. 그리고 항상 꼼꼼하고 치밀한 접근으로 지속적으로 비교 우위를 창출해 왔다. 아마존이 인터넷 도서 시장의 후발 주자였지만, 단기간에 놀라운 성공을 거둔 배경이기도 하다.

우수한 인력에 대한 편집광적인 집착도 그를 이해하는 또 다른 코드다. 피 면접자의 논리상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소크라테스식 질의응답 방법은 그의 전매특허다. 베조스는 화이트보드에 차트를 그려놓고 후보자들의 강점과 약점을 면밀하게 비교했으며, 후보자의 자격요건이나 능력에 대한 단 한 가지의 의문이라도 남아 있을 경우 결코 그를 채용하지 않았다.

다른 면접관들은 엄격한 기준을 유지하라는 그의 등쌀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특히 직원을 선발할 때마다 채용 기준을 한 단계씩 더 높여 나갔는 데, 물론 전체 인력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직원들의 능력을 판별하는 잣대도 독특했다.

애플의 자회사에서 근무하다 아마존으로 옮겨온 쉘카판(Shel Kaphan)이 대표적인 사례. 회사를 열두 번이나 옮겼으며, 매사에 불평불만이 많던 그를 베조스는 첫 번째 직원으로 선발했다. 컴퓨터 시스템의 허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그의 역량을 높이 평가한 데 따른 것이었다.

창의력도 인재 선발의 주요 기준이었다. “창의적이지 못한 이들과 함께 보내기에 인생은 지나치게 짧다.” 아내를 구할 때조차 그는, 창의력이 풍부한 배우자를 원했다고 <와이어드(Wired)>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원칙에 얽매여 소탐대실하는 경영자는 아니다. 혁신을 중시했지만, 경쟁자의 기술을 재빨리 들여오는 데도 거침이 없었다. 유명 테니스 스타와 자선 테니스 경기를 하고, 속없어 보이는 웃음을 터뜨리는 그의 이면에는 이처럼 집요하고 끈질긴 면이 자리잡고 있다. 그가 반스앤노블의 역공, 헬기 사고 등 절체절명의 위기를 수차례 극복한 배경이기도 하다.

헬기사고에서 구사일생
지난 2003년 3월, 그는 헬리콥터 사고로 머리에 부상을 당했다. 베조스가 타고 있던 헬리콥터가 강풍에 휘말려 갑자기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목장을 매입하기 위해 텍사스 외곽 지대의 후보지를 돌아보던 중이었다. 이 사고로 생과 사를 오가는 아찔한 순간을 겪어야 했던 그는 사고의 순간을 이렇게 회고한다.

“사고는 영화 속 슬로비디오처럼 천천히 진행됐습니다. 헬기가 추락하는 순간, 심오한 인생의 진리 따위가 떠오르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이렇게 바보같이 죽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 뿐이었습니다. ”그는 회사로 곧 돌아왔는 데, 헬리콥터를 다시는 타지 않겠다는 게 복귀의 일성이었다.

지난 1997년 반스앤노블스의 역공도 위기감을 높였다. 아마존이 맹렬한 공세로 시장을 잠식하자, 이 공룡기업은 역으로 온라인 도서 판매사이트를 개설하며 반격에 나섰다.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포레스트 리서치(Forest Research)는 이 거대 오프라인 기업의 역공이 아마존 몰락의 서곡이 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 주가는 100달러에서 6달러로 폭락했다. 하지만 그는 투자자들을 초청해 기업설명회를 여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며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베조스는 당시 투자자들에게 지금은 아마존 주식을 구입해야 할 때가 아니지만, 조만간 주가상승과 더불어 실적향상을 이뤄내겠다는 약속을 했다. 불과 3 년뒤 그는 사상 최초로 연간 수익을 내면서 이를 입증해냈다.

그의 뛰어난 상황대처 능력을 가늠하게 하는 부분이지만, 베조스에게도 최근 경영환경의 빠른 변화는 상당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온라인 업체와 오프라인 업체, 그리고 온라인과 온라인 업체간의 맞대결이 더욱 치열한 양상을 띠고 있다.

저가 할인매장인 월마트는 이제 아마존이나, 이베이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의 입지를 위협할 더 강력한 적은 오프라인 기업인 월마트나 시어스 백화점이 아니라 구글이나 이베이, 그리고 야후를 비롯한 온라인 업체들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들은 활발한 인수 합병을 통해 상대방의 강점을 빠른 속도로 흡수하며 온라인 세상의 패권을 꿈꾸고 있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 싶다”는 베조스는 자신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우선 가장 강력한 적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해야 하는 지상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베조스가 밝히는 나의 경영철학

▷ 인사가 만사…채용을 신중히 하라

▷원칙을 지키되 융통성도 발휘하라

▷ 쉬운 돈벌이 방안이 항상 선은 아니다

▷ 의사결정시 직감보다 데이터를 중시하라

작은 사항들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라


온라인 서점 창업 배경은

“헤지펀드서 온라인서점 성공예감”

첫 출발부터 범상치 않았다. 프린스턴대 졸업반이던 그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었다. 앤더슨컨설팅 인텔을 비롯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채용을 제안했기 때문. 하지만 그는 신생 기업인 피텔에 입사했다. 컬럼비아 대학 교수 출신들이 세운 벤처 회사였는데, 시스템 구축이 그의 주요 업무였다.

하지만 회사 사정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그는 월스트리트의 금융회사인 뱅커스 트러스트로 이직했다. 안정적인 직장보다 자신의 꿈을 펼칠 곳을 찾던 그는 이곳에서도 오래 머물지 못한다.

그가 비로소 자신의 능력을 입증한 곳은 세 번째 직장인 헤지펀드 ‘디이 쇼(DE Shaw)’에서였다. 창업자 데이비드 쇼(David Shaw)는 예술적인 재능과 더불어 직관력, 그리고 분석 능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었고, 제프 베조스와 호흡이 잘 맞았다. 고객사를 상대로 금융부문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게 그의 담당업무였다.

그는 이 곳에서 승승장구하며 불과 입사 1년여 만에 수석 부사장의 자리에 오른다. 당시 빠른 속도로 성장하던 인터넷 분야에서 유망 사업을 찾는 중책을 맡은 베조스가 데이비드 쇼에게 제시한 신사업 아이템은 인터넷 도서 판매.

난상토론 끝에 얻은 결론이었지만 회사측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그는 아내와 더불어 창업 준비에 나선다. 프린스턴 대학의 동기생들을 비롯한 15명의 투자자들에게 200만달러 가량 종잣돈을 확보했다. 회사 이름은 처음에는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로 지었지만, 곧 아마존으로 바꾼다.

홈페이지는 고객들이 매장을 직접 방문할 때 느끼는 편리함을 그대로 맛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도서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경보가 울리도록 해두었는 데, 사업시작 2~3달 만에 경보를 해제하지 않고서는 시끄러워 일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론 물리학자를 꿈꾸던 그가 진로를 바꾸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프린스턴대 재학 시절, 이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던 동급생 3명은 그의 좌절과 더불어 진로 변경을 불러왔다. 이들은 마치 뇌구조 자체가 다른 것 같았다고 그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다. 유년시절부터 천재소년으로 통하던 그에게는 최초의 지적 좌절이었던 셈이다.


온·오프라인 유통전쟁 결과는

“온라인 업체가 최후의 승자”

“오프라인 점포 중 소비자들에게 즉각적인 편리함을 주거나,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제공하는 업체들만이 살아남는다.”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제프 베조스의 예측이다. 백화점 노르드스톰과, 캐주얼 브랜드 갭이 대표적이다. 노르드스톰은 일대일 고객응대서비스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갭은 젊은이들의 취향을 매장 설계 등에 적극 반영하며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다.

궁극적으로 쇼핑을 마치 흥미로운 스포츠 게임을 보는 듯 만들 수 있어야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설명.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올해 2월호에서 오프라인 매장도 온라인 매장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흡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장래에도 인터넷이 대세라는 베조스의 생각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베조스는 앞으로 온라인 기업들의 비교 우위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한다. 예컨대, 인터넷과 더불어 개인용 컴퓨터의 부팅 속도가 빨라지면 5분 길이의 작은 비디오 클립을 상품 설명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에서 가수나 작가, 저자 등이 자기의 음반이나, 도서 등을 직접 홍보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온라인 매장들의 강점인 정보 활용이 한 차원 더 높아질 것임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가 오프라인 서점이 경쟁상대는 아닐 것으로 관측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 밖에 생필품 대부분도 앞으로 인터넷에서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대부분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온라인 매장들의 기동성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학자인 슈워르츠가 이끄는 GBN도 비슷한 예측을 하고 있다. 대형 밴 차량이 주택가를 항상 돌면서, 온라인에서 주문받은 생필품을 거의 실시간으로 배달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2011/10/03 - [분류 전체보기] - 킨들 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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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잘 나가는 영업사원과 친해져라

Management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말하는 CEO와 Salesman

[이코노믹리뷰 2006-07-19 20:33](기자가 근무하고 있는 경제주간지에도 광고영업 사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오직 한가지. 뭔가 믿음이 가지않고,좀 다른 부류의 사람들인 것 같다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낮추는데 익숙한 영업사원들은 자존심 하나로 먹고사는 기자들(정확한 표현인 지 모르겠습니다만)과는 여러모로 다른 존재들입니다.

이들과 얽힌 씁쓸한 기억도 적지 않습니다. 한 2년쯤 됐나요. 기자가 준비하고 있던 모 그룹 관련 기사를 한 광고 영업사원이 이 회사 홍보 담당자에게 알려줘 한바탕 소동을 치른적이 있습니다. 이 회사 홍보 담당자가, 기자가 한차례도 얘기한적이 없는 기사 내용을 이미 파악하고 있어 몹시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가급적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기자의 솔직한 속내입니다.

하 지만 큰 흐름은 이들의 편인 것 같습니다. 업체간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비슷비슷한 서비스나 상품들이 각축을 벌이면서 마케팅, 그리고 영업 부문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GE의 제프리이멜트가 강조하는 두 단어도 마케팅과 영업입니다. 이들은 더욱이 세상을 살아가는 큰 지혜, 즉 스스로를 낮추는 방법을 이미 터득하고 있는 두려운 존재들이기도 합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제시하는 영업사원 활용법, 그 비밀을 들여다 보시죠.


“유능한 경영자는 왜 그가 일찍 퇴근하는지 안다”

영업직원들의 정보 독점도 예방해야 한다.
시장정보의 공유를 위해서는‘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카 를로스 곤(Carlos Ghosen) 르노-닛산 회장. 최근 제너럴모터스와의 전략적 제휴 협상으로 다시 한 번 세계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한 그는, ‘코스트 커터’라는 별명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무자비한 인력 감축과 공장 폐쇄로 부임한 지 불과 1년 만에 일본 닛산을 흑자로 돌려놓은 그에 대한 일부 비아냥 섞인 칭찬이다.

하지만 비용절감만으로 과연 기업 회생을 이룰 수 있을까. 기업 회생 전문가이자 세계적인 제약사 쉐링-플로의 프레드 하산 회장은 성공적인 구조조정도 판매조직의 뒷받침이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세계적 경영 월간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제시하는 영업(sales), 그 성공의 노하우를 정리했다. (편집자 주)

제언 1 | 영업사원 역할‘편견을 버려야’

굴뚝 기업이라고 해서 상품만 팔던 시대는 지났다. 품질 높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서는 제품을 판매하기 힘들다. 고객들이 상품과 서비스, 심지어 이 상품에 반영돼 있는 전략까지 구입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게 경영월간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전망이다.

소비자들을 늘 만나는 영업 사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시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영업 부문 직원들은 소속 회사가 달라도 상호 간 교류가 활발한 편이어서 관련 업계 동향 파악에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들을 제도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상품에 대한 고객의 불만, 바람 등 요구사항을 회사 내 마케팅이나 연구개발 부서 등에 지속적으로 전달, 공유할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제품 가격, 디자인, 개발 방향을 둘러싸고 주도권 다툼이 빈번해 ‘견원지간’에 비유되곤 하는 마케팅과 판매 부서의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조언하고 있다.

제언 2 | 채용 규모 정답은 없지만…

기 업의 판매 인력 고용규모의 적정성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적정 수준보다 적은 인력들을 운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지적이다. 물론 비용 절감을 위해서인데,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회사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허물어뜨릴 수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제이에스 어소시에이트(ZS Associate)’가 지난 2003년 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3년 간의 평균 수익을 극대화하는 영업 부문의 인력 규모는 기업의 연간 수요에 비해 18% 정도가 더 많았다. 단기 실적에 연연하다 보니 판매 부문의 인력 규모를 적정 수준 이하로 묶어두려고 하지만, 더 많은 판매 인력을 고용해야 매출은 물론 수익규모도 늘어난다는 점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경기 전망이 밝은 데도 단기 수익 목표 달성에 집착해 영업 분야의 인력을 최소로 운용할 경우 장기적으로 성장 기반을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지적하고 있다.

제언 3 | 인력구성 끊임없이 고민하라

지 난 1997년 외환위기 사태는 수많은 가장들의 실직 도미노를 불러왔다. 해고 1순위에는 관리직이나 영업 부문 사원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국내 기업들은 대개 경쟁사의 전략 변화, 혹은 경기 상황을 지켜보며 인력운용 방식을 결정한다. 미국의 기업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운용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꾀해야 할 때라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지적하고 있다.

제품을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초창기, 성장 단계, 성숙기, 그리고 쇠퇴기별로 인력 구성을 달리 하며 시장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야 냉혹한 시장경쟁을 이겨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5년 간 2500여 개 기업의 판매 실적과 상관관계를 연구해 온 ‘제이에스 어소시에이트’의 연구 결과를 보자.

제품의 사이클별로 판매 인력의 구성을 달리 한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훨씬 성공적이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예컨대, 제품을 출시하고 갓 영업을 시작하는 초창기 기업의 경우, 판매 부문을 직접 운용할지 아니면 건물 임대비용 등을 아끼기 위해 외주를 주게 될지 대부분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판매 업무를 외부 업체에 위탁할 경우 이들의 활동을 통제할 수 없어 장기적으로 판매 분야를 직접 운용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것. 외주를 주는 경우에도 타깃 시장을 여러 층위별로 나누고, 성격에 따라 다른 접근 방식을 적용해야 하며, 인센티브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고, 외주회사들을 강력히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제언 4 | 영업 부문과 비전을 공유해야

영 업 부문 직원들은 업무 특성상 주로 고객들을 상대하다 보니, 자칫하면 소속 회사의 주요 정책이나 기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겉돌 수 있다. 특히 사내 근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직업상 특징 탓에 스스로 도덕적 해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영업사원들을 걸어 다니는 제품 광고 수단 정도로 폄하하는 사내 시각도 이러한 일탈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것. 마케팅 부문 종사자들이 특히 이러한 경향이 강한데, 일선에서 회사를 대표하고 시장 동향에도 민감한 영업부문 직원들의 역할을 중시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의 첫걸음이라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지적한다.

이들의 소속감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적인 회사 회생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프레드 하산(Fred Hassan) 쉐링-플로(Schering-Plough) 회장은 영업사원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열고, 회사 정책이나 철학 등을 공유하고 있다. 주요 임원진은 물론 영업 인력들에게도 회사 경영현안 등을 공개하고 있는 것.

정보 공유는 영업 사원들의 시야를 넓히는 장점도 있다. 고객 응대, 현장 방문 등 일상적인 업무 처리에 매여 있다보니 평상시에는 관심조차 기울이기 어려운 회사의 비전을 공유한 이들이, 자신들의 업무를 큰 전략 구도의 틀 속에서 바라 볼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제언 5 | 인맥 구축엔 인센티브가 ‘약’

계 약이 막바지 단계일 때는 백짓장도 맞들어야 한다. 부서간의 유기적인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일상적 업무 처리에 매여 있는 상황에서 영업사원에게 도움의 손길을 흔쾌히 내미는 마케팅이나 연구개발 부문 인력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적절한 인센티브 운용을 조언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계약 성사에 도움이 된 전문적인 조언이나 자료를 제공한 마케팅이나 연구개발 부문 인력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일부 실적이 뛰어난 영업 사원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몰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평가 기준을 사전에 정립하는 것도 필요하다.

계약 성사 못지 않게 조언의 적극성, 횟수 등도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맥을 중시하는 사내 문화를 꾸준히 조성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영업부문 직원들이, 자신들이 평소 잘 알고 있는 각 분야의 지인들을 데리고 참여하는 행사를 열어주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사적 친교의 장을 앞장서서 마련해 주라는 의미다.

제언 6 | 온라인은 인력 관리의 보고

인 터넷은 정보의 보고다. 발품을 팔지 않고도 업계 동향을 비롯한 관련 정보를 파악하는 데 이만한 도구도 사실 찾기 어렵다. 하지만 정작 잊기 쉬운 점은 인터넷이 정보 입수는 물론 인맥 네트워크 관리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것. 예컨대, 프렌드스터(www.friendster.com)는 숫기가 다소 부족한 영업 사원들의 이른바 킬러본능을 키워줄 수 있는 대표적 사이트 중 하나.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인력들의 연락처를 몇 가지 기준별로 콕 집어 제시하는 것이 특징. 영업 사원들이 인맥을 확대·관리하기 위한 여러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 사이트는 인맥의 범위가 광범위한 방사형 네트워크의 보고여서 인맥관리의 효율성이 높다는 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설명.

제언 7 영업 부문 정보 독점 막아야

영업 직원들의 정보 독점도 예방해야 한다. 이들이 시장에서 건져 올린 생생한 정보를 자신들만 알고 있다면 이 또한 상당한 손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업 직원들은 대개 사내 근무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 다른 부서의 직원들이 이들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영업 직원들의 얼굴을 볼 기회가 없다’는 불평이 일각에서 불거져 나오기도 하지만, 실적으로 평가받는 이들의 사정을 감안해 보면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 따라서 이들이 마케팅 부문 직원들과 시장이나 고객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도 효율적이다.

매달 혹은 분기별로 영업부문이 시장 동향을 마케팅에 전달하는 회의를 정례화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사내 통신망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양 부문의 고객 평가, 직원 평가 시스템 등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지적하고 있다.

인맥 이렇게 활용하라

“기업운명, 4가지 인맥 네트워크가 좌우”

영 업사원들이 갖춰야 할 지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무엇보다 제품 정보를 숙지하는 것은 기본이며, 상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컨설팅 능력도 갖춰야 한다. 때로는 무작정 상대방을 방문해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를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직도 고객을 움직이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은 얼굴을 맞대고 설득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할 고객사의 의사결정자를 알고 있어야 하며, 상대방이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 지도 파악해야 한다. 폭넓은 인맥 확보가 여전히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알고 있다고 해서 항상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단계별로 네 가지 인맥 네트워크를 적절히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영업 사원들로 구성된 마켓 네트워크, 이미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한 적이 있는 고객들로 구성된 고객 네트워크, 타사의 정책결정권자들로 구성된 의사 결정자 네트워크, 같은 회사 구성원들의 사내 네트워크 등이 그것이다.

첫 단계는 동종업계의 판매 부문 종사자들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품이나 서비스 판매 기회를 인지하는 것이다. 다음은 의사 결정권자로 구성된 고객 네트워크를 앞세워 상대방을 설득해야 한다.

계 약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상대방 회사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는 데, 이 때 필요한 것이 사내 다른 부서의 도움이다. 그리고 계약을 타결하기 위해서는 이미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한 고객들의 도움을 통해 판매 후 서비스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어야 한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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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세계 경제는...

Special Report |세계적 경제 주간지들이 꼽는 2007 꼭 알아야 할 경제흐름 8가지

[이코노믹리뷰 2006-12-28 09:39](요즘 유럽쪽 펀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하죠. 인도, 중국, 베트남 시장을 비롯한 신흥시장 투자리스크가 부각되자, 유럽이 새삼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독일이 과감한 개혁정책으로 부활의 날개를 펼치고 있고, 글로벌 경제에 빠른 속도로 통합되고 있는 동구권 국가들도 유럽대륙의 활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신흥시장에 비해 안정적인 유럽이 주목을 받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비즈니스위크를 비롯한 세계적인 경제주간지들이 올해 신년호에서 유럽의 부활을  다루는 경제 전망 기사와 더불어 투자처로서의 매력도 비교적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신흥시장은 다소 불안하고, 미국은 경기가 한꺼풀 꺽일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유럽이 떠오르고 있는 것이죠.  세계적 경제주간지들은 정보의 보고이기도 한데요. 작년말 발행된 경제주간지들의 올해 경제전망. 부동산 투자, 미술품, 거시경제, 지역별 전망까지 다소 늦기는 했지만 다시 한번 읽어보시지 않겠습니까.


“대체 에너지 기업 뜨고
신흥시장 소비재 기업 각광”

【 2007 세계 경제 트렌드 8선 】
□ 미 경제 숨고르기, 하지만 급랭은 없다
□ 미 주택가 평균 3∼10%정도 하락한다
□ 미 집 값 떨어져도 글로벌경제 상승세 지속
□ FRB, 금리인하 단행 가능성 높다
□ 신흥시장 소비재 기업에 관심 기울여야
□ 인도·러시아·중국 미술품 시장 뜬다
□ 대체 에너지 관련기업, 탄력 받는다
□ 달러 약세, 올해도 지속된다

올 한 해 세계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던 미국 경제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이 진행되면서, 세계 경기의 급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신년호에 실린 2007 경제 전망을 분석해 보았다.

분석 1. 美 경제 숨고르기…경착륙은 없다
미 국 경제는 지난해 고속 질주를 했다. 다우존스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가뿐히 경신했으며, 기업들의 세후 수익도 작년 9월까지 국내 총생산 대비 최고치 (10.1%)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경기 지표들이 서서히 나빠지는 등 미국 경제가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자, 급격한 경착륙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 상승세가 꺾이고 있는 점이 부담거리.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올해(2007년) 신년호에서 미국의 주택 가격이 올해 지역별로 3~10% 정도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D)가 지난 2년 간 이자율을 꾸준히 올려온 것도 또 다른 부담거리. 일부 한계 소비자들의 급격한 소비 위축을 불러올 수 있는 여건들이 조성되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부동산 급락, 소비 냉각, 세계경제 급랭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미국 경제가 올해 성장속도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견실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도 세계경제가 미국발 악재로 경착륙(crash)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았다.

분석 2. 미 주택價 하락 폭은 ‘ 3~10%’
부 동산 광풍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도 플로리다, 네바다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거리면서 졸부가 된 사람들이 속출했다. 또 이들을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늘어나며 지역 경기가 흥청거렸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자 하락폭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포천〉은 골드먼 삭스 등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올해 전국의 집값이 3~10% 정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실제로 일부 대도시(Metropolitan)를 중심으로 집값이 빠지고 있는 데, 지역별로는 지난 1990년대 주택 대부 조합의 잇단 파산으로, 미국 전역을 유동성 위기로 몰아넣었던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네바다, 텍사스 등이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집값 상승 도미노에서 지금까지 한걸음 비껴서 있던 댈러스나 휴스톤 등은 올해 집값이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인상폭은 한자릿수에 그칠 것이라고 〈비즈니스 위크〉는 덧붙였다. 일자리가 꾸준히 늘고 있는 시애틀도 집값 상승 후보지이다.

〈비즈니스 위크〉는 미국경제의 펀더멘털이 어느 때보다 좋고, 근로자들의 실질소득 또한 최고 수준이어서, 집값 하락이 일각의 우려와 달리 심각한 경기침체(recession)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분석 3. 집값 하락해도 소비급랭 없다
미 국 경제가 급랭할 경우, 세계경제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소비 시장 동향은 초미의 관심사이다. 특히 올해는 주택 가격 하락의 여파가 시차를 두고, 소비자들의 씀씀이에도 서서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돼 파급 효과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집값 하락이 소비심리의 급속한 위축을 부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포천> 신년호의 분석. 무엇보다 미국 기업의 세후 수익이 사상 최대 규모다. 세후 기업이익은 국내 총생산의 10.1%에 달했다. 이 수치는 지난 2005년 이전 9%를 넘은 적이 없다.여기에 소비자들도 지난해 가장 높은 실질 소득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기초 체력이 어느 때보다 뛰어나다는 지적이다.

〈비즈니스 위크〉는 이와 관련해 미국 기업들이 지난 20년 간 군살을 빼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경영에 접목하면서 유럽이나 일본기업에 비해 더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높은 이익률이 올해 다시 재연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또 저축이 적고, 부채 비중이 높은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

따라서 이들을 상대로 한 업종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부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지난 2년 간 꾸준한 금리인상으로 소비자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부 경제학자들이 경기침체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있다는 〈이코노미스트〉의 보도도 눈에 띈다.

분석 4. 경기하락 선제적 대응…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
버 냉키는 과연 금리를 인상할까, 아니면 내릴까. 경제주간지인 <비즈니스 위크>는 58명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자 가운데 무려 49명이 금리인하를, 9명은 금리상승에 무게를 실었다고 밝혔다.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업들의 재고가 증가하고,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등 미국 경제가 ‘숨고르기’ 양상에 들어서는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지난 2년간 금리인상 행진을 벌여온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소폭 내려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

〈비즈니스 위크〉는 경기 둔화가 일정한 시차를 두고 고용 시장이나, 인플레이션 지표 등에 영향을 준다는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앞으로 각 부문에서 경기 하강의 조짐이 점차 뚜렷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학자들도 소수이긴 하지만 그 세가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임금 비용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 여전하다. 특히 올해도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추세가 결코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도 비슷한 견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앞으로 강력한 금리인하 압박을 받게 되겠지만, 가격 지표(price signal)들이 여전히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엇갈린 신호를 보내는 경기지표가 혼재해 있어 경기진단의 혼선을 초래한 것.

분석 5. 달러 약세 지속…유럽중앙은행 금리인상
달 러화 하락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대외무역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며, 재정적자 규모도 커지고 있기 때문. 지난해 1~9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무려 5860억달러에 달했다고 〈비즈니스 위크〉는 보도했다. 쌍둥이 적자가 달러 하락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이 이자율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것도 부담거리. 유럽중앙은행은 꾸준히 이자율을 인상하고 있으며, 일본 은행도 최근 이자율 인상 대열에 막 합류했다. 미국의 금리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의 여파가 해외 투자의 물꼬를 이들 나라로 돌려 달러가치 하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비즈니스 위크〉는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이 외환보유액 가운데 유로화, 엔화 등 달러 이외의 통화 비율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어 올해 달러화가 급락을 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는 것. 〈비즈니스 위크〉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달러의 급격한 가치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또 유로화가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투자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한편, 중국, 사우디 등이 자국의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유로화의 비중을 서서히 늘려나가면서, 기축 통화로서 유로화의 위상도 올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분석 6. 신흥시장 소비재 기업, 새로운 스타부상
<비지니스위크>는 미국 경제의 활력은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따라 베트남, 브라질 등 떠오르는 신흥시장은 물론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의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 보았다.

중국이 국제 에너지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국제 유가가 고공비행을 하면서, 원자재를 생산하는 브라질, 베네수엘라, 러시아를 비롯한 자원 대국들의 무역흑자가 큰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만성 무역적자국이던 브라질은 지난해 380억달러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했다.

브라질은 특히 소득보전 정책의 일환으로 취학 아동을 두고 있는 1100만 빈민가정에 매달 60달러 정도를 보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의 저소득층이 새로운 소비집단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들을 겨냥한 기업들이 에너지 관련 기업에 이어 올 들어 각광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즈니스 위크〉는 보도했다.

분석 7. 인도·러시아· 중국 미술품 시장 공략해야
신 흥시장은 예술품 투자처로도 각광받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는 10여 년 전부터 중국의 미술품을 수집해 대박을 터뜨린 한 외국인 투자자의 사례를 제시했다. 주인공은 하워드 파버. 당시만 해도, 이 나라의 미술품이 그에게 이처럼 엄청난 행운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 본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3년 전부터 미술품 값은 치솟기 시작했는 데, 올해 64세인 이 투자자는, 그의 성공 사례에 자극을 받은 다른 투자자들이 중국 미술시장으로 몰려들자 이번에는 쿠바의 미술품을 사들였다고.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 러시아, 체코 등이 글로벌 경쟁의 무대에 가세하며,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하는 이 나라 국민들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자국의 부동산, 주식은 물론 미술품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미술품의 가격도 치솟고 있는 것.

분석 8. 그린 에너지 관련 기업에 주목하라
엘 고어 미 전 부통령과 니콜러스 스턴 영국 재무성 소속 경제학자. 지구 온난화를 앞장서서 경고해온 이들을 미국의 <타임스>는 모두 올해에 주목을 해야 할 인물들로 꼽아, 온난화 문제가 올해의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것임을 가늠하게 했다. 특히 앨 고어 전 부통령의 목소리는 중간선거로 촉발된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와 맞물려 올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의 친환경 행보는, 공화당 부시행정부의 집권으로 지금까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민주당이 지난해 11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에 압승하면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대체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포천>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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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 C&D로 승부하다

세계적 기업들은 왜 'P&G'에 주목할까

[이코노믹리뷰 2006-04-26 07:48] (지난해 4월에 쓴 기사이니, 이 글을 쓴 지도 벌써 7개월 가까이가 지났네요. 피앤지는 마케팅 사관학교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기업이기도 하죠. 제너럴일렉트릭의 제프리 이멜트, 이베이의 맥 휘트먼 등이 모두 이 회사를 거쳐갔지요. 수년전 이 회사의 수장으로 부임한 라플리는 제프리 이멜트와 막역한 사이이기도 하구요. 과연 이 마케팅 사관학교는 다른 회사들과 어떤 점이 다른 걸까요. C&D의 실체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과학자 8000명 있지만 문제해결 실마리는 작은 빵집서

인터넷 네트워크 활용
지구촌을 회사 연구실로 만들었다

지난 2000년 6월, 미국 신시내티에 위치한 세계적 소비재 기업‘프록터앤갬블(Proctor&Gamble)’의 기자회견장. 앨런 라플리(A.G. Lafley) 신임 회장은 단연 이날 행사의 주인공이었다.

이베이의 맥 휘트먼 사장과 제너럴 일렉트릭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을 배출한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의 신임 회장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세계 언론은 물론 로레알을 비롯한 경쟁 기업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라플리 신임 회장은 추진력이 강한 전임 회장 더크 야거(Durk Jager)와 여러모로 대비되는 경영자였다. 이 회사의 일본 내 향장부문 계열사에서 4년 간 근무하며 여성들의 섬세한 감수성을 파악하는 습관이 몸에 배인 탓일까.

햇볕이 잘 드는 한적한 오후, 자신의 사무실에서 디자인이 뛰어난 상품을 감상하는 모습은 마치 교향악단을 이끄는 지휘자를 떠올리게 했다. 예술학교인 해밀턴 대학(Hamilton College) 출신인 그는 살벌한 기업 전쟁의 현장에서 소대원들을 이끌고 가야 할 강단 있는 지도자로 비춰지지는 않았다.

치열한 가격 경쟁, 그리고 자체 상표를 출시하고 있는 강력한 할인점과 경쟁 기업들의 공세…. 부임 초 그를 기다리는 숱한 난제들은 하나같이 녹록치 않았다. 인력 감축과 연구 개발 투자 강화를 골자로 한 처방전을 제시했던 야거 전임 회장은 불과 취임 1년5개월 만에 백기를 들어야 했다.

그의 ‘2005 구조개선 계획(restructuring plan)’은 말 그대로 구두선에 그치고 말았다. 라플리가 새로 제시할 처방전에 관심이 쏠린 배경이기도 하다.

‘포스트 모던(Postmodern)’한 경영자.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그를 평가한 대목이다. 마치 노련한 지휘자가 연주자들을 이끌어가듯이, 구성원들의 이해를 조율하며 이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그에 대한 헌사이자 독특한 경영 스타일을 표현한 대목이다.

이 잡지의 평가는 지난 5년 간 그의 원대한 실험이 제대로 먹혀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프록터앤갬블은 올해 2월 경제 주간지 <포천(Fortune)>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특히 그가 취임 초 자신에게 쏟아진 숱한 회의론을 불식시키고, 이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혁신 위해 적과의 동침도 불사
연구개발에서 접속 후 개발로

‘씨앤디(C&D·Connect and Development)’전략. 그가 늘 강조하는 용어의 하나다. 씨앤디란 말 그대로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인들로부터 아이디어를 구하고, 이를 활용해 비교 우위를 끊임없이 만들어 가는 새로운 연구개발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 회사의 과자 상품인 ‘프링글스(Pringles)’신제품은 이러한 전략의 성과물이다.

지난 2004년 북미 시장에 출시된 이 스낵류는, 독특한 컨셉트로 미국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효자 상품. 지난 2년 간 북미 시장에서 두 자릿수의 기록적인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발상의 전환이 인기의 배경이었다. 기존 상품의 먹는 즐거움에 보는 기쁨을 더해 새로운 경쟁 우위를 만들어낸 것. 칩 위에 새긴 간단한 동물 관련 문양이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불러왔다. 하지만 이 제품을 출시하기까지는 결코 간단치 않은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사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나, 막상 감자 칩에 간단한 그림을 새기는 작업이 기술적으로 결코 수월하지 않았던 것. 식용 잉크의 개발도 풀어야 할 난제였다.

문제 해결에 부심하던 회사 담당자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한 작은 빵집이었다. (박스기사 참조) 8000여 명에 달하는 뛰어난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가 외부에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내 연구개발 인력만으로는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을 이겨낼 만한 연구개발 성과물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자성(自省)을 반영한 것이다. 연구개발비의 한계 효용이 점차 하락하는 반면, 개발 리스크는 커지는 상황도 감안했다.

기업 규모가 지금보다 작고, 기업 경쟁이 덜 치열했던 지난 1950∼1980년대에는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고용하고, 관련 설비를 증설하는 것만으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러한 공식도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 특유의 가족주의 문화가 혁신적인 아이디어 창출의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제기됐다. 연간 직원 이직률이 불과 2%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사는 외부 경력사원을 고용하기보다 가급적 내부 인사를 요직에 발탁할 정도로 미국 기업 중에서는 보수적인 사내 문화를 지니고 있다.

회사 직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상대적으로 큰 배경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외부에서 아이디어를 구하면서도 정작 다른 기업 출신의 인력 고용을 꺼리는 그의 행태에 대한 비판을 부르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라플리가 이른바 ‘적과의 동침’을 마다 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 2001년 청소기 분야의 경쟁 기업인 일본의 ‘유니참(Unicharm)’과 먼지 제거 기술인 ‘스위퍼(Swiffer)’개발을 공동추진하고, 정수 분야 등에서 자사와 경쟁하고 있는 클로록스(Clorox)와는 ‘조인트 벤처’를 형성한 것도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반발도 적지 않았다.

사내에서조차 동요가 적지 않았다. 특히 연구개발 부문에서염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이러한 염려를 불식시켰다. 제품에 활용되는 아이디어의 35% 정도가 외부의 과학자나 연구자 등이 제시한 것이라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밝히고 있다.

그는 이러한 특유의 전략을 앞세워 ‘밑빠진 독에 물 붓기’ 라는 혹평을 받던 연구개발의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임자의 발목을 잡았던 수익성 부재와 낮은 연구개발 생산성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한 것. C&D 전략은 이제 프록터앤갬블의 성장 전략의 핵심축이 되었다.

디자인은 성장전략의 또 다른 축
소비자들 만나는 시간 늘려가야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디자인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하라.”“프록터앤갬블의 제품은 이미 소비자들의 욕구를 대부분 충족시키고 있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욕구를 찾아내야 한다.”

그의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라플리가 추구하는 성장 전략의 또 다른 축은 디자인이다. 지난해 6월 세계적인 경영월간지인 <패스트컴퍼니>와 가진 인터뷰(www.fastcompany.com/ magazine/95/design-ga.html)는 그의 디자인 중시 성향을 가늠하게 한다.

사용가치뿐만 아니라 보고, 듣고, 만지는 총체적인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디자이너들에게 더욱 많은 권한을 부여한 배경이기도 하다. 일본 근무 경험은 그에게 디자인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디자인 부문의 상을 무엇보다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그는, 특히 중요한 것은 제품의 가격이 아니라 가치라고 줄곧 강조해 관심을 끌었다.

‘가격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월마트의 슬로건을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는 데, 디자인을 앞세워 할인점의 가격 하락 압박을 비켜가겠다는 속내를 비친 셈이다. 디자인은 이 회사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자, 성장 전략의 한 축이다.

그가 전통적인 소비자 조사 방식을 바꾼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표본집단 검사 방식을 과감히 줄이고, 소비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 표본 집단 검사만으로는 소비자의 습성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디자인과 C&D 전략은 이 회사의 비상을 뒷받침하는 양 날개이자, 경영진의 현실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2월 2일자에서 라플리의 이러한 개혁을, 활력을 잃은 중년의 남자가 무수한 장애물을 돌파하는 과정에 비유하기도 했다.

양초업자인 윌리엄 프록터와 비누 제작업자인 제임스 갬블이 회사를 설립하던 지난 1837년과 달리 성숙기를 맞은 소비재 분야 업체의 수장인 그가, 앞으로도 돌파해야 할 난관과 더불어 지난 수년 간의 업적을 평가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경쟁력은 고객은 물론 근로자들의 사소한 성향 하나까지 모두 파악하는 세심함에 있다는 평가다.

그는 부임 초 자신의 경영 철학을 효율적으로 퍼뜨리기 위해 간단한 영어 문구를 만들어 보급했는 데, 전체 직원 11만 여 명의 절반에 달하는 비영어권 직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였다.

“전임자의 발목을 잡았던 수익성 부재와 낮은 연구개발 생산성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했다.”

- 앨런 라플리(A.G. Lafley) -

라플리가 전하는 6가지 혁신 지침

◈ 적과의 동침 결코 피하지 말아라
◈ 가격이 아니라 디자인이 우선이다
◈ 내부 직원들에게 우선권을 주어라
◈ 오프라인 연구조직에 대한 집착 피하라
◈ 연구개발이 아니라, C&D가 핵심이다
◈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가치사슬이다


인도경영구루를 배워라

프라할라드에서 수만트라 고샬까지
인도학자들 다국적 기업에 한 수 지도

인도인들은 전통적으로 수학이나 기하학을 비롯해 고도의 추상적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인류역사에 기여해 왔다. 이러한 능력이 수천여 년의 세월을 건너뛰어 그 후손들의 피에 흐르고 있기 때문일까.

인도 출신 경영학자들은 특유의 통찰력을 발휘하며 자본주의의 최전선인 미국의 경영자들에게도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대표적인 학자가 수만트라 고샬(Sumantra ghoshall) 전 런던비즈니스 스쿨 교수와 프라할라드(C.K. Prahalad) 미시간대 교수다.

수만트라 고샬은 자신의 저서인 《국경을 넘어서 Managing Across Borders》에서 협력의 경영학적 의의를 중시하며 프록터앤갬블 C&D 전략에도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한 바 있다. 지난해 암으로 타개한 그는 스스로도 다른 연구기관·대학, 그리고 언론사 기자들과도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인도의 캘커타에서 태어난 그는 델리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인디아 석유에서 경영자로 활동했다. 인도 비즈니스 스쿨의 초대학장으로도 선임되며 숱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03년에는 서울대 박철순 경영대학 교수와 한국과 인도기업의 경영전략을 분석하고, 구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 《세계 수준의 한국기업에 도전한다》를 출간한 바 있다. 협력의 중요성은 그가 남긴 가장 소중한 유산이다.

프라할라드 미시간대 교수도 비슷한 사례. 그는 이른바 소득피라미드에서 가장 아래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빈곤층의 구매력에 관심을 환기시키며 세계 다국적 기업들의 중저가 제품 출시붐에 불을 댕긴 바 있다.

수만트라 고샬·프라할라드 등 인도 출신 경영구루들이 세계 경영자들의 스승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연구개발도 인터넷이 대세

빵집 운영하는 이탈리아 교수가
P&G히트상품 핵심기술 건네

시계바늘을 한일 월드컵이 개최된 지난 2002년으로 돌려보자. 프록터앤갬블 마케팅 담당 직원들은 난상토론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회사의 히트 상품인 프링글스의 감자칩에 간단한 그림을 새겨 넣자는 내용이었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아이디어였지만,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문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감자가 마르기 전 일정한 양의 식용 잉크를 짧은 시간 내에 분무할 수 있는 기계를 우선 확보해야 했다. 식용 잉크 확보도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였다. 이를 구하지 못해 상당한 애를 먹던 이 회사 담당자는 해결책을 이 회사의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구할 수 있었다.

전 세계 네티즌과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글로벌 네트워크에 이러한 고충을 널리 알렸고,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한 빵집이 이미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

이 가게는 이 지역의 한 대학 교수가 운영하고 있었는 데, 그는 수년 전부터 자신이 개발한 식용 잉크 분무기기를 빵을 만드는 데 활용하고 있었던 것.

이 회사 담당자들은 이 교수에게 자사 제품에 활용할 수 있는 잉크젯 분무기의 제작을 의뢰했고, 지난 2004년 미국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 프링글스 신제품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C&D 전략의 또 다른 장점은 제품 출시 시간과 더불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 해당 기술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와 협상을 거쳐 제품을 출시하기까지는 길게는 3년 이상이 소요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전세계 각지의 전문가 도움을 얻어 이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프록터앤갬블측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다.


중소기업의 C&D(Connect and Development) 전략 엿보기

“해외 유명 디자이너 활용해 아이팟 아성 허물어뜨린다”

맥 휘트먼 이베이 사장은 최고 경영자 사관학교로 널리 알려진 프록터앤갬블 출신이다. 제너럴 일렉트릭의 제프리 이멜트, 보잉의 마이크 맥닐리를 비롯한 세계적 경영자를 배출한 이 기업에서 근무한 그녀는, 요즘 들어 더욱 각광받고 있는 자신의 첫 직장을 어떻게 평가할까?

그녀는 뜻밖에 속도가 느린 게 단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완벽함을 꾀하는 것이 때로는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 고객 요구에 발빠르게 대처하면서 사소한 문제를 꾸준히 개선해나가는 편이 비교우위 원천이라는 얘기다.

그녀의 평가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기업들은 변화 대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단점이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프록터앤갬블의 C&D 경영혁신을 다룬 4월호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여전히 전통적인 연구개발 방식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국내 PMP 제조업체인 뉴미디어라이프의 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연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데이비드 정 사장은 지난해 말 미국과 우리나라에 PMP 제조업체인 뉴미디어라이프를 설립한 뒤 뛰어난 디자인과 화면 재생력, 그리고 음질을 앞세워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 디자이너, 프리랜서 일본인 디자이너 등의 지원을 받아 중소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미 양국에 먹힐 수 있는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지난 21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정사장에 따르면 미국의 <포브스>는 지난달 16일자(www. forbes.com/fyi/2006/0313/057.html)에서 이 제품을 애플의 아이팟과 비교하면서 타비를 차세대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로 선정한 바 있다. 올해 세계 정보 가전 대회(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미국의 <와이어드 매거진>이 실시한 평가에서 디자인·음질 분야 등에서 만점을 받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내 PMP 기업 최초로 동영상·인터넷 방송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인 〈마이 타비〉를 개설한 그는, KBS는 물론 미국의 한 업체와 콘텐츠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는 이 회사의 미국 본사 직원은 불과 6명. 한국 자회사의 직원수는 30여 명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 본사에서 제품 디자인과 튜닝작업 등 핵심적인 업무를 돌보는 한편, 한국에서는 제품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정 사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애플의 아이팟을 누르고 PMP의 세계 표준 기업이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한국 기업들이 컨버전스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고, 소비자들의 감성을 파고들어야 명품을 낼 수 있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유명 가수나 성악가를 초청해 네티즌들을 상대로 꾸준히 음악 초청회를 열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이 회사의 첫 작품인 타비는 정 사장 이웃에 살던 2세짜리 소녀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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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한국서 잘나가는 배경은

ER Lounge]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이코노믹리뷰 2005-03-14 07:00] (폭스바겐코리아의 박동훈 사장. 그가 지난 2005년 이 회사에 부임할 당시만해도 전망은 썩 낙관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폭스바겐에서는 한국에 직접 자회사를 만들고,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할 수장의 대임을 그에게 맡겼습니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났습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승승장구를 거듭하면서 본사 경영진을 놀라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이 회사의 프리미엄 자동차인 페이톤의 선전도 놀랍습니다.( 저는 아직도 벤츠나 아우디 대신 페이톤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속내를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폭스바겐 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실질 성장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는 한국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위상을 재정립한 인물입니다. 최고 경영자 한사람은 때로는 이토록 많은 변화를 몰고 옵니다.  박 사장은 어떤 점이 다를까요. 2년전 박동훈 사장과 이 회사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시죠. 당시와 상황은 많이 달라졌지만, 그의 철학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

:도미니끄 보쉬 아우디코리아 사장도 탁월한 실적을 인정받아 아우디 저팬으로 옮겨갔으니, 폭스바겐가가 우리나라에서 실로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뉴비틀·페이톤으로 쌩쌩 달려 수입차 5만대 시대 앞당기겠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아시아 시장공략의 전선을 넓히고 있는 폭스바겐 한국법인의 박동훈(52) 초대 사장.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등과 더불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연륜이 깊은 1세대 전문가이자 국제 감각이 뛰어난 경영자로 꼽히는 그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외조카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87년 국내 수입차 시장 개방과 동시에 업계에 뛰어든 그는, 이 분야에서 자신의 진면목을 늘 입증해 온 전략가이다. 지난 94년 볼보자동차의 국내 수입차 시장 수위 등극도 그의 작품.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독일의 폭스바겐그룹이 낭인 생활을 하던 그에게 지난해 아시아 자동차시장 분석을 의뢰한 데 이어, 한국 법인장의 중책을 맡긴 것은 이러한 능력을 높이 평가한 데 따른 것이라는 후문이다.

지난달 24일 강남구 청담동 폭스바겐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박동훈 사장은 〈이코노믹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으로 할부금융을 담당할 금융 서비스 부문이 한국시장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이 금융서비스 부문 설립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사장은 또 다음 달 선을 보일 예정인 “‘페이톤’은 최상위 프리미엄카 시장 공략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올해 목표 판매량으로 150∼200대를 제시했다. 그는 BMW그룹 미니의 한국내 시판과 관련해서는 ‘뉴비틀’이 선도하던 국내 니치 마켓의 규모를 키우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미니가 뉴비틀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했다.

또 최상위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중소형차 부문도 적극 공략해 국내에 수입차 5만대 시대를 앞당기는 첨병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밖에 유로화 가치 상승에도 불구, 올해 중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아우디코리아와는 정비·금융 ·행정 분야에서 협력하되, 마케팅·판매 분야는 선의의 경쟁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시장 공략의 중책을 맡았다. 근황을 알려달라.
현장 감각을 잃어 버리지 않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주로 자동차 전시장을 방문, 영업 사원들과 대화를 나눈다. 또 영업사원들과 고객들의 상담 진행 과정을 경청하면서 고객들의 니즈(needs)를 파악하려고 애쓰고 있다.

- 캐나다로 떠날 당시와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떤 점을 꼽을 수 있는가.
혼다·렉서스 등 일본차들이 국내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또 파이낸싱(금융) 쪽 연구가 과거에 비해 많이 이뤄지고, 활성화된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하지만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상전벽해(桑田碧海)식의 변화를 꼽기는 어렵다. 고향집에 돌아온 것처럼 푸근한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 보수적인 독일기업의 현지법인 사장으로 부임한 배경은.
지난 해 폭스바겐 본사에서 스페셜 프로젝트(그는 한국시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를 의뢰했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아시아 시장의 특성을 분석해 달라는 요구였다. 싱가포르에 가서 3∼4개월 정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다시 가족들이 있는 캐나다로 돌아갔다. 그런데 본사에서 작년 5월경 한국 현지법인 설립 준비작업에 들어간다는 얘기를 전해왔고, 곧 싱가포르에 들어가서 준비작업을 도와준 게 인연이 됐다.

- 올해 판매목표(1500대)는 아직도 유효한가. 최근에 2000대를 거론했는데.
2000대를 팔고 싶다는 게 개인적인 욕심이다. 목표라는 것은 좀 높게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솔직히 올해 중 2000대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공식 목표는 여전히 1500대다. 열심히 하다보면 1800대까지는 가지 않겠나.

- 오는 4월 기함인 페이톤을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 첫해 예상 판매량은.
150∼200대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기종별 가격차이는 있겠지만 1억7000만∼1억80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본다. 물론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페이톤’에 폭스바겐 역량의 상당 부분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페이톤을 제작하는 현지 공장을 직접 둘러보고 왔다.

- 페이톤의 한국 시장 진입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폭스바겐은 대중지향 브랜드의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중국 시장 등에서 오랫동안 이러한 이미지를 굳혔다. 중국 시장의 현대자동차인 셈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유럽에서는 고급차에 속한다. 한국의 수입차들이 워낙 고가인 나머지 대중브랜드로 받아들여져 온 것이다. 유럽에서는 오펠이나, 포드 등이 대중차이다.

페이톤은 폭스바겐이 한국 내 최상위 고급차 시장에 진출하는 신호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폭스바겐은 하나의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두 개의 브랜드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 지난 1월 제휴를 맺은 대우자판이 페이톤도 보급하게 되는가.
그렇지 않다. 대우자동차판매의 자회사인 메트로모터스는 폭스바겐을 (한국인들에게) 친숙하게 하는 데 한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모델들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다. 4000명에 달하는 대우자판 직원들이 차량을 소개해 주고, 계약이 이뤄지면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폭스바겐 대중화에 한몫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 하지만 아우디와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지 않겠는가.
아우디의 고객을 빼앗겠다는 의도는 ‘절대로’ 없다.(아우디는 폭스바겐그룹의 자회사이다) 지금은 사촌 땅에 욕심을 낼 시기가 아니다.(웃음) 아우디 A8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의 동급차종에 비해서 국내 판매수량이 적다.

페이톤은 한국 시장에서 아직 정해진 컬러가 있는 게 아니다. 지금부터 우리가 칠해 나가야 하는 제품이다. 공략 세그먼트 자체도 아우디 A8과는 다른 쪽으로 유도를 하려고 한다.

- 아우디코리아와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협력해 나갈 것인가.
판매·마케팅 부문에 관한 한, 아우디와 선의의 경쟁 체제까지 가져가야 한다는 게 그룹의 입장이다. 하지만 정비 쪽과 관리(금융·행정)분야는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도미니끄 보쉬 아우디 사장도 <이코노믹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이러한 방침을 밝힌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쉬 사장과는 지금도 매주 회의를 하며 이견을 조율한다.(아우디와 폭스바겐은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다)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크게 위험하게’ 부딪칠 가능성은 없다.

- BMW코리아가 미니 시판에 들어갔다. 뉴비틀 판매에 타격을 주지 않겠는가
그 동안 ‘뉴비틀’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시장에 미니가 나타나서 전체적인 마켓을 키워줄 수 있다고 본다. 오히려 반갑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뉴비틀이나 미니 모두 패션 감각이 있는 차들이다. 다시 말해, 니치 마켓 개척에 필요한 차들이라는 얘기다.

- BMW의 한국 내 소형차 부문 진출을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가.
일본 시장을 놓고 봐도 5∼6%, 5만∼6만대 정도는 외산차가 차지해야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 5만대까지 가려면 국내 수입차 시장의 주종을 이뤄온 대형차 위주로는 어렵다. (후하게 봐도) 3만대까지 가면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결국 나머지 2만대 정도는 중소형 외산차가 개척해야 5만대 시대가 가능하다. (미니 진출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수입차 5만대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폭스바겐이 담당할 역할은 무엇인가.
폭스바겐이 어떻게 해 주느냐에 따라서 수입차 5만대 시대가 앞으로 5년 후 도래할 수도 있고, 10년 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대형차 시장(3만대)을 제외한 나머지 2만대 규모의 시장 부문에서 가장 주요한 플레이어는 폭스바겐일 수밖에 없다.

- 금융서비스 부문이 취약하다는 평가다. 복안을 가지고 있는가.
폭스바겐그룹도 파이낸셜 서비스 부문이 따로 있다.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라는 회사가 그것이다. 지금 한국에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으로 한국에 들어올 것이다. 이 회사는 폭스바겐은 물론 아우디 고객들을 담당하게 된다.

- 지난 해 한국 시장에서는 일본차들의 돌풍이 거셌다. 한국 시장 강세의 원인은.
렉서스나 혼다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지명도가 도움이 많이 됐다. 특히 유명 브랜드인 데도 국산차와 가격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상당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예컨대 렉서스(ESS 330)는 5300만원 대이다. 국산 승용차 에쿠스 가격 정도이다.

하지만 (일본차들은) 유럽차에는 아직 못 미친다고 본다. 서양 속담 가운데 ‘애플 투 애플(apple to apple)’이라는 말이 있다. ‘애플 투 오렌지(apple to orange)’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사실 (일본차는) 가격면에서 동급의 유럽차와 많은 차이가 있다.

- 현대·기아차가 유럽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한국차가 이처럼 약진하고 있는 배경은.
최근 폭스바겐 본사 관계자는 (나에게) 현대자동차에 놀라움을 표시한 적이 있다. “그 가격에 그런 품질의 차를 만들 수 있느냐. 도저히 상상을 못하는 가격”이라는 고백이었다. 솔직히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실제로 차를 타보면, 현대·기아차가 일을 열심히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술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 물론 유로화 가치가 뛰는 바람에 가격 경쟁력이 좋아진 점도 감안해야 한다. 현대·기아차가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가져가고 있는 점도 또 다른 배경이다.

- 유로화 가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은 있는가.
올려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이제 막 한국법인을 세우고 시작하는 입장이어서) 올해 중으로 판매가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수입차 판매 후 서비스 품질이 아직도 많이 뒤처진다. 어떻게 극복해 나갈 계획인가.
폭스바겐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비공장에서 초등대응을 잘못 하는 바람에 고객에게 나쁜 인상을 주는 경우가 꽤 있었다. 시설만 잘해 놨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 동안 손을 대지 못한 여러 부분을 개혁해 나갈 것이다. 우선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폭스바겐 정비 매뉴얼은 독일어나 영어로 돼 있다. 한국어로 다 번역을 해서, 보급해 나가겠다.

■ 1952년 생 / 중앙고등학교 졸업/ 인하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1978년~1986년 한진건설 유럽주재원/ 1989년~1994년 한진건설 볼보 사업부장/ 1994~1996년 한진 건설 기획실장/1997~1999년 데코 전망좋은방 본부장 /2001년~2003년 고진모터임포트 부사장/ 2005년 1월~현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

페이톤 어떤 차인가

“아우디·BMW ·벤츠 물렀거라 ”

BMW코리아가 지난 2월 25일 럭셔리 소형차 미니를 출시하고 국내 소형차 시장 공략에 나서 화제다.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을 지향한다는 BMW의 소형차시장 진출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중저가 시장 진출을 겨냥한 것이라는 오보까지 나왔을 정도.

이런 와중에 폭스바겐코리아가 오는 4월 국내에서 BMW나 아우디의 전유물이던 국내 고급차 시장에 전격 진출하기로 해 화제다. 최상위 시장 공략을 내세운 페이톤은 12기통 48실린더6.0리터 엔진을 달아 동급 최강의 엔진파워를 자랑한다. 가격대만 1억7000만~1억8000만원. 겨울철에도 앞뒤 유리창에 김이 서리지 않을 만큼 세심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 미니가 뉴비틀을 사정권에 넣을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어서 폭스바겐과 BMW는 소형차 부문에서 대형차까지 전·후방이 따로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벤츠, 아우디, 그리고 렉서스까지 어울려 한바탕 어지러운 난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의 고급시장 진출과 관련해, 전 회장인 페르디난드 피에히는 자서전 《폴크스바겐 스토리》에서 자동차 메이커라면 당연히 고가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표현한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페이톤이 폭스바겐의 자회사인 아우디의 A8과도 한판 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것이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아우디 A8과 다른 섹터를 공략할 것이라면서도, 양사간 마케팅 판매분야의 선의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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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제시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 4가지 전략

[이코노믹리뷰 2006-10-18 21:30]


신흥시장 기업이 따라야 할 4가지 전략
-대만 업체들의 도광양회 전략 배워라
-주변부 시장부터 단계적으로 공략하라
-열악한 인프라도 경쟁우위요소로 활용하라
-말보다 실행 중시하고 지배구조 바꿔라

“필리핀의 졸리비푸드, 중국의 하이얼 등은 가까운 곳을 공격하고 멀리 떨어진 곳과 사귀는 이른바 ‘원교근공’의 원칙을 고수했다”

“대만의 인벤텍은 중국현지의 저임 생산직 근로자,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도 몸값이 저렴한 고급 인력을 양 날개로 자사만의 비교우위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필 리핀의 식품판매 회사인 ‘졸리비 푸드(Jollibee Foods)’. 이 회사는 마늘 맛과 더불어 독특한 향취가 나는 햄버거로 필리핀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파고들며, 맥도널드, KFC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세계시장의 강자들이 경쟁하고 있는 자국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특히 자국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홍콩, 중동,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도 전격 진출해 주로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필리핀인들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면서 해외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닭고기 요리로 유명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난도스(Nandos)도 비슷한 사례.

자국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뒤 자국민이 많이 살고 있는 영국, 말레이시아 시장 공략의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는 것.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들을 겨냥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해외시장 공략의 페달을 밟고 있다.

인도의 자동차 업체인‘마힌드라&마힌드라(mahindra&mahindra)’도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업체. 이 회사는 지난 2003년 뛰어난 제품으로 세계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했다.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스콜피오(Scorpio)’가 같은 해 영국 BBC와 미국 CNBC의 SUV부문 최우수상을 받으며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무색하게 한 것.

신흥 시장 기업들이 빠른 성장을 유지하면서 글로벌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등장하고 있다.

아짐 프렘지가 이끄는 인도의 위프로, 인포시스(Infosys), 중국의 하이얼, 레노보, 브라질의 암베브(Amvev), 멕시코의 시멕스(Cemex) 등은 자국 시장에 대한 탄탄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며 세계 경제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필리핀의 졸리비 푸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난도, 그리고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의 사례는 신흥 시장에서 터를 닦고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들 기업들이 더 이상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약자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해외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력도 떨어지는 이들이 악조건을 극복하고 선전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최신호(10월)에서 ‘이들이 구사하고 있는 4가지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흥시장의 기업들이 세계적인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따라야 할 4가지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전략 1.
주변부 시장부터 차근차근 공략해야

‘국 내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해외에 진출할 때는 자국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근 시장부터 공략해 들어가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제시하는 첫 번째 전략이다. 가까운 곳을 공격하고 멀리 떨어진 곳과는 사귀며 역량을 비축하는 이른바 ‘원교근공(遠郊勤功)’의 원칙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각국의 소비자들은 저마다 다른 고유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현지 기업들은 이를 가장 먼저 간파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현지 소비자들의 독특한 기호가 중시되는 로컬, 글로컬 시장 영역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고, 글로벌 기업 도약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박스 기사 참조)

또 해외에 진출할 때도 자국 시장과 소비자 취향이 비슷한 인근 국가부터 공략해 이러한 우위를 살려나가며 힘을 비축하고,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은 가장 마지막에 공략하라는 것. 세계 최대의 백색가전 업체로 국내시장에도 진출해 있는 중국의 ‘하이얼(Haier)’을 보자.

장루이민이 이끌고 있는 이 회사는, 중국은 물론 미국, 유럽 시장의 소형 냉장고나 에어컨을 비롯한 백색가전 부문에서 업계 수위를 자랑하고 있다. 하이얼은 원교근공의 원칙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우선 중국 소비자들의 독특한 기호를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며 자국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유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감자를 씻는 데 세탁기를 많이 활용한다는 점을 파악하고, 감자 씻는 기능을 더한 제품을 선보여 높은 호응을 이끌어낸 것. 또 상하이나 선전의 기후가 습해 이 지역 주민들이 옷을 자주 갈아입는 점에 착안해 적은 분량의 옷을 자주 빨 수 있는 세탁기를 개발하는 등 발빠른 대응으로 GE와 일렉트로룩스 등을 제치고 자국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해외 시장도 가까운 곳부터 공략해 들어갔다. 화교들이 많이 진출해 있어 상대적으로 시장 흐름에 밝은 아시아 주변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유럽·미국 시장의 경우 동향 파악에 주력했다. 자국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다진 4년 후인 지난 1995년이 돼서야 인도네시아로 눈을 돌린 것.

그리고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유고를 거쳐 지난 1997년에 독일, 1999년에 미국에 각각 진출한 이 회사는 지난해 현재 미국 소형 냉장고 시장의 26%를, 저가형 와인바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미국 시장에서도 주로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이나 신혼부부 등을 겨냥한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자국 시장에서 배우고 익힌 전략을 미국에서도 그대로 성공적으로 써먹고 있는 셈이다.

전략 2.
대만 업체 도광양회(韜光養晦) 배워야

‘세 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경쟁 기업에 비해 더 유리한 조건으로 생산 요소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두 번째 성공 전략으로 인재(talent), 자본(capital)을 비롯한 생산 요소에서 경쟁 업체를 누를 비결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자국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더 나아가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제품·서비스의 가격,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신흥시장은 인재풀이 상대적으로 협소하고, 금융비용도 높아 저임 노동력을 제외하고는 경쟁 우위 요소를 발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통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선진 시장중심의 구도도 서서히 바뀌어 나가고 있으며, 이 지형 변화를 적극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 예컨대,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몸값이 미국,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급 인력이 중국이나 인도, 그리고 필리핀, 체코 등 신흥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경쟁 우위 창출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흐름을 잘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 대만의 인벤텍(inventec)이다. 개인용 컴퓨터, 휴대폰, MP3 플레이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이 기업은 전자 부품을 공급받아 인건비가 싼 중국 시장에서 조립한다.

그리고 고객사의 주문에 따라 최신 유행을 반영한 제품을 적기에 공급한다. 중국 현지의 저임 생산직 근로자,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도 몸값이 저렴한 고급 인력을 양 날개로 자사만의 비교 우위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고객사인 도시바나 휼렛패커드 입장에서는 중국에 별도의 투자를 하지 않고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중국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전문가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니, 말 그대로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

이들은 제품 사이클이 짧은 이 분야에서 시장의 트렌드에 따라 제품을 신속하게 만들어내는 데 탁월한 역량을 지니고 있어, 외주를 주는 글로벌 기업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언제까지나 외주 기업으로만 남아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인벤텍은 최근 대만과 중국에서 자사의 컴퓨터 브랜드 제품의 판매에 직접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고객사의 컴퓨터 제품과는 운영 체제가 서로 달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여 있지 않은 제품이라는 것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설명이지만, 글로벌 기업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주요시장에서 독자 브랜드로 이들과 자웅을 겨룰 시기를 엿보고 있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조용히 내실을 다지면서 치고나갈 때를 기다리는, 중국 외교의 원칙인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은밀히 실력을 기른다)’의 자세를 경영 현장에 접목시킨 격이다.

전략 3.
열악한 인프라도 경쟁우위 요소다.

세 번째 전략은 신흥시장의 부실한 인프라나 법적, 제도적 정비의 미비를 새로운 사업기회로 만들라는 것. 유럽이나 미국 시장에 비해 신흥시장은 시장 조사기관, 언론사, 물류회사 등 기업들의 영리 추구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관들이 현저히 부족하다.

하지만 부실한 인프라는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주장이다.

자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서비스를 앞세워, 자국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물류회사인 ‘이머지 로지스틱스(Emerge Logistics)’가 대표적인 사례. 이 회사는, 전국 각지에 물건을 실어나를 수 있는 트럭 회사조차 변변히 없는 자국의 열악한 물류시스템에 주목했다.

중국은 8차선 도로를 전국 각지에 대거 건설했지만, 교통운용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 물류 효율성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자동차 배송 회사라고 해봤자 대부분 평균 한두 대의 트럭을 운용하는 영세한 규모의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이머지 로지스틱스’는 이러한 물류 시스템의 약점을 기업 성장의 기회로 활용했다. 우선, 트럭, 항공기를 비롯한 서로 다른 지역별 운송 수단을 효율적으로 결합해 운송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줄였다.

수입 관련 서류작성에서 배달 후 물품 대금 수령까지, 글로벌 기업들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적어도 중국시장에서는 글로벌 물류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물류 강자로 부상했던 것. 글로벌 기업들을 대거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신흥시장 기업들 일부가 자국의 까다로운 소비자, 열악한 인프라를 비롯한 사업 생태계(business ecosystem)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면서 다국적 기업의 경쟁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략 4.
말보다 실행 중시, 지배구조 바꿔야

세 계 수준의 기업을 만드는 데는 올바른 성장 전략을 채택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것은 실행 능력과 지배구조(governance)이며, 이들 요소는 신흥시장 기업의 글로벌 기업 도약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변수라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조언했다.

신흥시장 기업들은 인적 자본이 상대적으로 빈약하고, 금융 비용도 더 높아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하지만, 실행에 뛰어난 기업은 같은 자원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 선진국 수준의 지배 구조는 특히 해외 투자가들이나 고객들, 종업원, 주주, 그리고 사업 파트너들의 신뢰를 얻는 첩경이다.

높은 신뢰를 얻어야 국내외에서 회사 성장을 위한 자원을 조달하는 데도 유리하다.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신뢰 수준이 높아야 회사 성장을 위한 자원에 가장 비용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특히 우수한 지배구조와 뛰어난 실행 능력이 신흥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소중한 자원이라고 덧붙였다.

개발도상국의 시장구조

4개 영역으로 구분…최하단부 틈새시장 부상

개도국의 시장은 보통 4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피라미드에 비유하자면, 시장의 최상부는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무대에서 통용되는 자사의 제품을 앞세워 주로 고소득 계층을 공략하는 ‘글로벌 영역’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이 시장에서 활동해 왔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동일한 품질을 지닌 제품이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는 시장이다. 피라미드 최상부의 바로 아랫부분은 이 제품에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한 제품으로 주머니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신흥시장의 중산층을 공략하는 ‘글로컬(glocal) 시장’영역이다.

신흥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과 현지 기업들이 존망을 건 한판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하는 영역이자, 현지의 토종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격전지이다.

피 라미드의 세 번째 영역은, 토종 기업들이 현지 소비자들의 독특한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승부를 겨루는 ‘로컬(local) 시장’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으며, 해당 시장 소비자들의 독특한 문화를 반영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것이 특징이다. 감자 씻는 기능이 첨부된 하이얼의 세탁기가 대표적이다.

현지 기업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며, 글로벌 기업들과 부딪칠 일이 거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피라미드의 최하단부는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계층들로 구성된 시장이다. 인도 출신의 세계적 경영학자인 프라할라드 미시간대 교수가 기업들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시장으로 분류한 영역이기도 하다.

기 술력이 떨어지는 현지의 중소기업들이 공략하는 틈새시장으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다 프라할라드의 조명 이후 각 기업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모토롤라, 노키아 등이 불과 수만원대의 제품으로 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놀라운 성공을 거두면서, 글로벌 기업들과 현지 기업들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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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디지털 소비자, 이렇게 공략하라

[이코노믹리뷰 2006-11-01 20:15]


세계적 통신 시장 조사 업체인 'Strategy Analytics'가 공개한 디지털 세그멘테이션 전략


<이코노믹 리뷰>는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인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 Strategy Analytics)와 공동으로 10월 19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후원하는 디지털 소비자 세그멘테이션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장면 #1. 게임분야의 잘나 가는 벤처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김형욱 씨(35세 가명). 부모님의 결혼 독촉에 시달리던 그는 드디어 이번 주말을 어머니의 소원을 풀어줄 ‘디데이’로 잡았다. 선배 소개로 만나 3개월 간 교제해온 여자친구에게 분위기 좋은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청혼을 하기로 한 것.

하지만 심호흡을 하며 거울 속 얼굴을 살피던 그는, 왼쪽 턱밑에 있는 큰 생채기에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지난 주말 덥수룩하게 자란 턱수염을 깎기 위해 일회용 면도기를 사용하다 깊은 상처를 내고 말았다. 가뜩이나 자신에게 시큰둥한 여자 친구를 생각하니, 싸구려 면도기가 원망스러울 수밖에.

그는 이 참에 면도기부터 바꾸기로 결심했다. 상처가 자주 나고, 가뜩이나 거친 피부 상태도 더 악화되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던 차였는데, 자칫하면 대사(大事)까지 그르치게 생겼으니 고급제품을 사용하기로 한 것. 소비자들은 대개 저가나 고가형을 가리지 않고, 손에 익숙한 면도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김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때론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 선호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욕구를 효과적으로 파고들어 놀라운 성과를 내는 기업은 한결같이 시장 분할(segmentation) 전략의 달인들이다. 한 세계적인 면도기 제조업체는 연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20∼30대 남성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저가 면도기 부문으로 시장 영역을 확대할 수 있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월호. 시장 세분화 재발견 기사 참조).

고가 면도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이 회사는, 손에 익은 제품을 고집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성격이 다른 제품도 사용하는 젊은 남성 고객 층의 속성에 주목했다. 해결책은 명확했다. 일회용 면도기보다 좀더 비싸고, 고급형 면도기에 비해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을 출시한 것.

고급 면도기 이용자들은 그대로 잡아두며 저가 면도기 소비자들을 공략할 상품이 필요했는데, 저가 시장에 또 다른 부문(segment)을 새로 만들어내 이를 해결한 것. 이 회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시장 분할 전략은 상품의 성패를 좌우한다. 노키아나 모토롤라가 신흥시장 저소득층의 구매력에 주목하고, 저가 상품을 출시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는 것도 정교한 시장 분할 전략이 주효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사례는 극히 드물다. 기존의 전략으로는 소비자들의 빠른 변화 속도를 감당하기에는 여러모로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코노믹 리뷰>는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인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 Strategy Analytics)와 공동으로 10월 19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리츠칼튼호텔에서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후원하는 디지털 소비자 세그멘테이션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연사로 나선 하비 코헨, 피터 킹, 조지 부머 연구원 등은 모두 자동차, 모바일, 무선, 인터넷 부문 등에서 최소 10여 년 이상 잔뼈가 굵은 시장 분석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유럽과 미국, 그리고 아시아 시장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으로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세미나에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굴지의 전자, 통신 분야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이 대거 참석해 시장 분할 전략에 대한 이들 연구원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황선중 LG전자 마케팅 전략지원실 과장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들 연구원들과 교류하며 전략 수립에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하비 코헨(Harvey Cohen)연구원

“스마트폰 컴퓨터라 부르는
노키아 마케팅感 배워야”

“어허~ 휴대폰이 아니라, 컴퓨터라니까요. 언제까지 휴대폰이라 부르실래요.” 세계적인 시장 조사업체인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의 애널리스트인 하비 코헨. 모바일, 자동차, 휴대폰 산업 전문가인 그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수위 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에서 겪은 에피소드의 한 자락을 털어 놓았다.

노키아가 출시한 스마트폰을 그가 휴대폰이라고 부르자, 노키아 담당자가 고집스레 컴퓨터라고 정정해 주었다는 것. 메모리 용량은 물론 여러 가지 기능면에서 스마트폰이 컴퓨터에 더 가까운 것이 사실이지만, 휴대폰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인 데도 애써 컴퓨터라는 용어를 고집했다는 얘기다.

휴대폰 이용자들과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과시하고 싶은 사용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되는데, 이 에피소드는 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하는 이 회사의 경쟁 우위 요소의 한 단면을 가늠하게 한다. 바로 시장 수요를 한걸음 앞서 파악해 내는 마케팅의 힘이다.

“노키아 휴대폰에 장착되는 카메라의 성능이 삼성전자의 제품보다 더 나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 회사가 세계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할 수 있는 데는 이러한 마케팅 중시 전략이 한몫 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MP3플레이어인‘아이포드(ipod)’가 세계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것도 유사한 사례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아직까지 마케팅보다는 제품에 좀더 무게 중심을 싣는 경향이 있다. 특히 1000만화소짜리 카메라폰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들은 여러 첨단 기능을 한 기기에 경쟁사보다 앞서 장착하는 데 비중을 두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하비 코헨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삼성전자도 마케팅을 중시하는 세계 시장의 추세를 비교적 잘 따라가고 있는 편”이라고 평가하기도. 제품의 기능 못지않게 마케팅을 중시하는 부드러운 조직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는 ‘시장 분할(segmentation)’ 전략을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정교한 시장 분할 전략은 비교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첩경이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를 보자.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지난 1997년 미국에서 첫선을 보일 때만 해도 성공 여부는 극히 불투명했다. 미 소비자들이 같은 가격대의 다른 제품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이 차량을 구입할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당시만 해도 환경 문제가 미국 사회의 주요 어젠다가 아니었던 점도 부담거리다. 하지만 도요타는 환경 보호에 높은 가치를 두는 자동차 소비자들이 조사 대상자의 10%에 달한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이들을 집중공략해 출시 첫해 수익을 올리는 데 성공,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정교한 시장분석은 상품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는 하지만 “현재의 시장 분류 방식은 대부분 지나치게 ‘도식적(stereotype)’이라고 비판했다. 소비자의 연령이나, 성별 등을 기준으로 한 전통적인 시장 분할방식으로는,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더 이상 제공하기 어렵다고 조언하기도. (박스기사 참조).

또 젊은 소비자 중 고가의 첨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이들의 비율이 상당히 낮은 데도 불구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전략을 만드는 것도, 시장 분석자들이 흔히 범하는 대표적 오류라고 지적했다.

하비 코헨 연구원은 이어 “연비나 자동차 가격, 첨단 기술 선호 정도 등도 자동차의 선택에 영향을 주지만, 옵션 품목에 대한 태도도 차량 구매에 한몫을 할 수 있다”며 “오디오나 최첨단 내비게이션 등을 모두 장착하려고 하는 소비자들은 차를 한 단계 낮춰서도 풀옵션을 구매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밖에 “시장 분할 전략이 먹혀 들기 위해서는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합리적인 처방전과 더불어 이러한 전략이 기업을 더욱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구성원들의 믿음 또한 상당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지 부머(George Boomer) 연구원

“시장 분할 전략 성공하려면
So What을 입에 달고 살아라”

밀워키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인 맥주회사 밀러맥주. 이 회사는 최근 ‘캣파이트(catfight)’ 캠페인으로 불리는 ‘뜨거운’ 광고 한편으로 화제를 불러 모은 바 있다. 유명 슈퍼 모델들이 진흙탕에서 뒹굴며 이른바 ‘머드 레슬링’을 하는 광고가 전역에 전파를 타면서 남성 고객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던 것.

숱한 화제를 뿌린 이 광고는, 하지만 결국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면치 못했다.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목표를 달성했을지 모르지만, 정작 맥주 매출이 기대와 달리 늘어나지 않았던 것. 제품을 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맥주구입을 유도하는 데 실패했다는 얘기다.

밀러의 시장 접근 방식이 실패한 배경은 무엇일까. 조지 부머 연구원은 시장을 분할하는 방식에도 법칙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를 6가지로 분류해 설명했는 데 수익성, 안정성, 접근성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소비자들에게 먹혀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론을 적용하자면 밀러맥주의 경우 이러한 여건들을 충족하지 못했다. 예컨대, 당시 소비자들은 맥주의 ‘탄수화물(carbohydrates)’이 경쟁제품인 ‘버드 라이트(Bud Light)’보다 적은 제품을 원했는데, 엉뚱하게도 몸매가 좋은 슈퍼 모델들을 광고에 눈요깃 거리로 내세웠던 것.

탄수화물이 적은 제품을 콘셉트로 내세운 또 다른 밀러 광고가 매출 증대라는 목표를 달성하면서 이러한 점은 입증되었다(하버드비즈니스리뷰 2월호). 그는 특히 화려한 수사가 동원되는 시장 조사기법에 현혹됐다 수익이나 매출 증대라는 세그멘테이션의 목적을 망각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터 킹 연구원은 따라서 시장 분할 기법을 마케팅 현장에 적용하면서 “그래서 어떻다는 거지(So what?)”라는 질문을 스스로 지칠 때까지(to exhaustion) 반복해서 던져보라고 조언했다. 예컨대, 조사 대상자의 20%가 자신은 가격에 민감하다고 응답했다면, 이러한 조사결과가 무엇을 함의하는지를 파고들라는 것.

무엇보다 가격 할인폭, 광고 메시지, 제품 기능, 이미지 등 저마다 다른 변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군을 특성별로 분류하고, 이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그는 이를 위해 가장 정교한 시장 분석 도구인 ‘잠재 분류(Latent Class)’법을 활용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객관적인 정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이들은 남들보다 두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다’는 철학자 조지 산타냐(George Santayana)의 발언을 인용했는데, 세그멘테이션은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피터 킹(Peter King)연구원

“콘텐츠 제공자 시장 더욱 커진다”

세계 통신업계는 인터넷과 텔레비전, 그리고 전화가 결합된 패키지 상품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컨버전스 추세가 맞물리면서 업종 간 벽이 무너지자 가격을 크게 낮춘 이들 상품으로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여나가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는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화면 한구석에서 전화수신을 알리는 메시지를 볼 수 있게 될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 3G 열풍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추세도 거품에 그칠 것으로 관측하는 시각도 있다. 관건은 소비자들의 기호이다. 세 개 서비스로 묶인 패키지 상품을 선호할지, 아니면 개별 상품을 이용할지, 어떤 상품의 조합을 택할지 누구도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피터 킹 연구원은 디지털 산업 부문의 전문가이다.

유럽과 미국 시장을 10년 이상 분석해온 그는 이날 세미나에서 소비자들의 디지털 제품 취향, 인터넷 사용 정도 등을 기준으로 유럽과 미국의 가구를 실질적 주류, 접속 지향자, 신중한 소비자, 스타일 중시 그룹, 부유한 기술마니아, 기술 소비자 그룹 등 6가지 부류로 구분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를 ‘DCP 세그멘테이션 기법’으로 명명했다. (박스 기사 참조) 우선 실직적 주류(Practical Mainstreamer)는 이메일과 웹서핑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그룹(27%)으로, 고령이자 기혼이며, 소득이 떨어지는 편이다. 또 다른 그룹에 비해 인터넷을 적게 사용하는 편이며, 이동통신 요금에도 적은 돈을 지출한다.

따라서 기업체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계층이다. 두 번째로 높은 비중(25%)을 차지하는 접속 지향자 (Connected Aspirers)그룹은 주로 소득이 낮은 미혼 남성들로 구성돼 있으며, 인터넷 사용률과 웹 접속률이 평균 이상이다. 케이블·위성 요금은 평균 이상을 지출하지만 이동통신 요금은 평균보다 적게 쓴다.

세번째 그룹은 신중한 소비자(Prudent Nesters)그룹이다. 이들 가운데는 여성의 비율이 높으며 소득이 적고, 디지털 제품도 상대적으로 덜 사용한다. 네번째는 스타일을 중시하는 그룹(Stylish Laggard)으로, 소득은 평균을 상회하지만 디지털 제품은 평균 이하로 사용한다. 케이블과 위성요금, 이동통신 요금은 평균 이상을 지출한다.

다섯번째는 부유한 기술 마니아 계층(Affluent Technostyles)이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 정도에 불과하지만 브랜드 선호도가 강하고, 엔터테인먼트, 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용도로 인터넷을 활발하게 사용해 웹 접속률이 가장 높다. 구매 결정도 신속한 편이다. 여섯번째는 기술 소비자 그룹(Technosumers)이다. 이들은 남성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스타일과 디자인을 위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계층이다. 이들에 대한 효율적인 공략이 기업의 성패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피터 킹 연구원은 “앞으로는 텔레비전도 맞춤형 서비스가 주종을 이뤄갈 것”이라며 “콘텐츠 공급자들에게 새로운 시장 기회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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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세계적 경제 주간지들이 꼽는 2007 꼭 알아야 할 경제흐름 8가지
[이코노믹리뷰 2006-12-28 09:39] (요즘 유럽펀드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인도와 중국에 가려져 있던 유럽 투자의 진가가 주목을 받고 있는 배경은 여러 갈래입니다.
과감한 개혁으로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독일, 그리고 글로벌 경제에 빠른 속도로 통합되며 성장의 과실을 맛보고 있는 동구 국가들은 유럽이 더이상 '병자'만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저는)매년 초 경제주간지들의 한해 세계 경제 전망을 숙독해보는데요. 작년말 발행된 신년호들은 이미 올해 투자의 키워드가 유럽이 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정보력 면에서 세계적 주간지들은 국내 매체들을 압도하고도 남는다는 점을 절감합니다. 이밖에도 쓸만한 정보는 많습니다.
경착륙에 대한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강력한 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 기업들은 이 나라의 경제호황이 결코 잠시 불다마는 미풍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주요 경제주간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흥시장 투자가 영 불안하다면, 유럽이나 일본, 그리고 미국쪽 투자를 염두에  두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음을 가늠하게 합니다. )

“대체 에너지 기업 뜨고
신흥시장 소비재 기업 각광”

【 2007 세계 경제 트렌드 8선 】
□ 미 경제 숨고르기, 하지만 급랭은 없다
□ 미 주택가 평균 3∼10%정도 하락한다
□ 미 집 값 떨어져도 글로벌경제 상승세 지속
□ FRB, 금리인하 단행 가능성 높다
□ 신흥시장 소비재 기업에 관심 기울여야
□ 인도·러시아·중국 미술품 시장 뜬다
□ 대체 에너지 관련기업, 탄력 받는다
□ 달러 약세, 올해도 지속된다


올 한 해 세계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던 미국 경제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이 진행되면서, 세계 경기의 급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신년호에 실린 2007 경제 전망을 분석해 보았다.


분석 1.
美 경제 숨고르기…경착륙은 없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고속 질주를 했다. 다우존스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가뿐히 경신했으며, 기업들의 세후 수익도 작년 9월까지 국내 총생산 대비 최고치 (10.1%)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 경기 지표들이 서서히 나빠지는 등 미국 경제가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자, 급격한 경착륙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부동산 상승세가 꺾이고 있는 점이 부담거리.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올해(2007년) 신년호에서 미국의 주택 가격이 올해 지역별로 3~10% 정도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D)가 지난 2년 간 이자율을 꾸준히 올려온 것도 또 다른 부담거리. 일부 한계 소비자들의 급격한 소비 위축을 불러올 수 있는 여건들이 조성되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부동산 급락, 소비 냉각, 세계경제 급랭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조심스럽게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미국 경제가 올해 성장속도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견실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도 세계경제가 미국발 악재로 경착륙(crash)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내다보았다.


분석 2.
미 주택價 하락 폭은 ‘ 3~10%’

부동산 광풍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도 플로리다, 네바다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거리면서 졸부가 된 사람들이 속출했다. 또 이들을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늘어나며 지역 경기가 흥청거렸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자 하락폭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포천〉은 골드먼 삭스 등의 보고서를 인용하며 올해 전국의 집값이 3~10% 정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실제로 일부 대도시(Metropolitan)를 중심으로 집값이 빠지고 있는 데, 지역별로는 지난 1990년대 주택 대부 조합의 잇단 파산으로, 미국 전역을 유동성 위기로 몰아넣었던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네바다, 텍사스 등이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집값 상승 도미노에서 지금까지 한걸음 비껴서 있던 댈러스나 휴스톤 등은 올해 집값이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인상폭은 한자릿수에 그칠 것이라고 〈비즈니스 위크〉는 덧붙였다. 일자리가 꾸준히 늘고 있는 시애틀도 집값 상승 후보지이다.


〈비즈니스 위크〉는 미국경제의 펀더멘털이 어느 때보다 좋고, 근로자들의 실질소득 또한 최고 수준이어서, 집값 하락이 일각의 우려와 달리 심각한 경기침체(recession)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분석 3.
집값 하락해도 소비급랭 없다

미국 경제가 급랭할 경우, 세계경제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소비 시장 동향은 초미의 관심사이다. 특히 올해는 주택 가격 하락의 여파가 시차를 두고, 소비자들의 씀씀이에도 서서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돼 파급 효과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집값 하락이 소비심리의 급속한 위축을 부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포천> 신년호의 분석. 무엇보다 미국 기업의 세후 수익이 사상 최대 규모다. 세후 기업이익은 국내 총생산의 10.1%에 달했다. 이 수치는 지난 2005년 이전 9%를 넘은 적이 없다.여기에 소비자들도 지난해 가장 높은 실질 소득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기초 체력이 어느 때보다 뛰어나다는 지적이다.


〈비즈니스 위크〉는 이와 관련해 미국 기업들이 지난 20년 간 군살을 빼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경영에 접목하면서 유럽이나 일본기업에 비해 더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높은 이익률이 올해 다시 재연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또 저축이 적고, 부채 비중이 높은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


따라서 이들을 상대로 한 업종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부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지난 2년 간 꾸준한 금리인상으로 소비자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부 경제학자들이 경기침체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하고 있다는 〈이코노미스트〉의 보도도 눈에 띈다.


분석 4.
경기하락 선제적 대응…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

버냉키는 과연 금리를 인상할까, 아니면 내릴까. 경제주간지인 <비즈니스 위크>는 58명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자 가운데 무려 49명이 금리인하를, 9명은 금리상승에 무게를 실었다고 밝혔다.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업들의 재고가 증가하고,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등 미국 경제가 ‘숨고르기’ 양상에 들어서는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지난 2년간 금리인상 행진을 벌여온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소폭 내려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


〈비즈니스 위크〉는 경기 둔화가 일정한 시차를 두고 고용 시장이나, 인플레이션 지표 등에 영향을 준다는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며, 앞으로 각 부문에서 경기 하강의 조짐이 점차 뚜렷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학자들도 소수이긴 하지만 그 세가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임금 비용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이 여전하다. 특히 올해도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추세가 결코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도 비슷한 견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앞으로 강력한 금리인하 압박을 받게 되겠지만, 가격 지표(price signal)들이 여전히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엇갈린 신호를 보내는 경기지표가 혼재해 있어 경기진단의 혼선을 초래한 것.


분석 5.
달러 약세 지속…유럽중앙은행 금리인상

달러화 하락세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대외무역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며, 재정적자 규모도 커지고 있기 때문. 지난해 1~9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무려 5860억달러에 달했다고 〈비즈니스 위크〉는 보도했다. 쌍둥이 적자가 달러 하락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이 이자율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것도 부담거리. 유럽중앙은행은 꾸준히 이자율을 인상하고 있으며, 일본 은행도 최근 이자율 인상 대열에 막 합류했다. 미국의 금리가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의 여파가 해외 투자의 물꼬를 이들 나라로 돌려 달러가치 하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비즈니스 위크〉는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이 외환보유액 가운데 유로화, 엔화 등 달러 이외의 통화 비율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어 올해 달러화가 급락을 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는 것. 〈비즈니스 위크〉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달러의 급격한 가치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또 유로화가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투자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한편, 중국, 사우디 등이 자국의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유로화의 비중을 서서히 늘려나가면서, 기축 통화로서 유로화의 위상도 올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분석 6.
신흥시장 소비재 기업, 새로운 스타부상

<비지니스위크>는 미국 경제의 활력은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따라 베트남, 브라질 등 떠오르는 신흥시장은 물론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의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 보았다.


중국이 국제 에너지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국제 유가가 고공비행을 하면서, 원자재를 생산하는 브라질, 베네수엘라, 러시아를 비롯한 자원 대국들의 무역흑자가 큰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만성 무역적자국이던 브라질은 지난해 380억달러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했다.


브라질은 특히 소득보전 정책의 일환으로 취학 아동을 두고 있는 1100만 빈민가정에 매달 60달러 정도를 보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의 저소득층이 새로운 소비집단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들을 겨냥한 기업들이 에너지 관련 기업에 이어 올 들어 각광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즈니스 위크〉는 보도했다.


분석 7.
인도·러시아· 중국 미술품 시장 공략해야

신흥시장은 예술품 투자처로도 각광받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는 10여 년 전부터 중국의 미술품을 수집해 대박을 터뜨린 한 외국인 투자자의 사례를 제시했다. 주인공은 하워드 파버. 당시만 해도, 이 나라의 미술품이 그에게 이처럼 엄청난 행운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 본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3년 전부터 미술품 값은 치솟기 시작했는 데, 올해 64세인 이 투자자는, 그의 성공 사례에 자극을 받은 다른 투자자들이 중국 미술시장으로 몰려들자 이번에는 쿠바의 미술품을 사들였다고.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 러시아, 체코 등이 글로벌 경쟁의 무대에 가세하며,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하는 이 나라 국민들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자국의 부동산, 주식은 물론 미술품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미술품의 가격도 치솟고 있는 것.


분석 8.
그린 에너지 관련 기업에 주목하라

엘 고어 미 전 부통령과 니콜러스 스턴 영국 재무성 소속 경제학자. 지구 온난화를 앞장서서 경고해온 이들을 미국의 <타임스>는 모두 올해에 주목을 해야 할 인물들로 꼽아, 온난화 문제가 올해의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것임을 가늠하게 했다. 특히 앨 고어 전 부통령의 목소리는 중간선거로 촉발된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와 맞물려 올해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의 친환경 행보는, 공화당 부시행정부의 집권으로 지금까지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민주당이 지난해 11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에 압승하면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대체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포천>은 전망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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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은 병든 것처럼 걷는다

Management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도 배우는 고전경영

[이코노믹리뷰 2006-06-20 17:24] (하버드비즈니스 리뷰를 읽다보면 놀라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내로라하는 경영 구루들이 꾸준히 글을 기고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신들의 명성에 비춰볼 때 보잘것 없어 보이는 소재의 글들을 쓸 때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국내 처세 서적에서나 등장할 법한 낙오한 경영자의 재기 노하우를 다루거나, 상사와 잘 지내는 법을 제시한 글들이 대표적입니다. 이번 글도 크게 다르지느 않습니다.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신경을 써야 하는 걸까요. 하버드비즈니스 리뷰는 최고경영자의 비전에 스스로를 동화시키라고 말하는군요. 아마도 진리라는 것이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은 아닌가봅니다.)



“채근담에서 修身 비결을
정관정요서 人事 배웠다”

믿지 못하면 쓰지를 말고, 일단 쓰면 의심하지 말라(疑人不用 用而不疑·정관정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범은 병든 것처럼 걷는다
(鷹立如睡 虎行似病·채근담 )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욕망을 안고 걸음을 걸으면 눈앞은 모두 가시덤불 뿐이다
(人欲路上甚窄 眼前俱是荊棘 塗·채근담)
이승보팬택씨엔아이 사장

지난 2000년, 세계적 데이터베이스 기업인 미국 오라클(Oracle)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괴팍하기로 소문난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래리 앨리슨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고 있던 2인자 ‘레이 래인(Ray Lane)’ 최고운영책임자(COO)의 급작스러운 사퇴가 빌미가 됐다.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던 그가 회사를 떠나자 자발적인 사퇴인지, 아니면 해고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것.전제군주 래리 앨리슨이 컨설팅 기업 부즈 앨런 해밀턴에서 영입한 그는 8년간의 재임기간에 매출은 무려 10배, 순이익은 3배를 각각 올려놓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며 창업자와 밀월관계를 유지해 온 터였다.

동양의 정신세계 탐구에만 몰두하고 있는 듯한 ‘보스’에게 전권을 위임받고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 온 그는, 하지만 최고경영자의 비전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이른바 역린(逆鱗)을 건드리는 실수를 범하며 분노를 산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 래인의 낙마는 뛰어난 능력이 꼭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최고경영자의 비전에 스스로를 동화시켜야 한다(You have to get in sync with the CEO). ”경영자들의 바이블이자, 첨단 경영 이론의 보고로 유명한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가 최신호에서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꼽은 2인자의 사내 생존 비결의 하나다.

이 경영 월간지는 올해 5월호 표지글(2인자.Second In Command)에서 2인자(COO)의 성공과 실패의 방정식을 분석하며 오라클의 사례를 다시 끄집어 내 관심을 불러일으켰는 데, 이 기사는 자본주의의 최전선인 미국에서도 이른바 인간관계 맺기의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를 가늠할 수 있게 했다.

온정주의적 정서가 여전히 강하고, 기업 오너들의 영향력 또한 절대적인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가신을 키우지 않는 특유의 인사 스타일로 역풍을 맞은 현대자동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사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래서일까. 국내에서는 오너 혹은 전문경영인을 막론하고 최첨단의 경영 이론 못지 않게 동양의 오랜 고전에서 가르침을 구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그룹도 동양고전의 백미(白眉)로 불리는 《정관정요》에서 지혜를 빌린 대표적인 사례.


정관정요, 채근담 인기 얻어

‘정관의 치’를 활짝 열며 중국 역사 최대의 성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당 태종의 수성의 노하우를 다룬 이 책은 인재 활용의 보고(寶庫)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창업군주에게 나라를 물려받은 후계자가 수성에 참조해야 할 부국강병의 묘를 제시하고 있어 중국·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폭넓은 인기를 얻어왔다.

‘믿지 못하면 쓰지를 말고, 일단 쓰면 의심하지 말라(疑人不用 用而不疑)’는 삼성그룹 이병철 선대 회장의 인사원칙도 《정관정요》에 실려 있는 한 대목.

당 태종 이세민과 명재상인 위징이 나눈 이 대화에 등장하는 용인의 법칙이 무려 1000여 년이 넘는 세월을 훌쩍 건너 뛰어 국내 기업의 인사 원칙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것.

‘아시아 제일의 자산운용사 도약’이라는 기치를 걸고 인도와 중국을 비롯한 떠오르는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미래에셋그룹의 박현주 회장도 ‘동양의 탈무드’로 불리는 《채근담(採根談)》을 자신의 좌우명(座右銘)으로 삼고 현장 경영에 접목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영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채근담》은 조일전쟁 당시 20만명에 가까운 군대를 조선에 파견했던 명나라 신종 대의 홍자성이라는 인물이 저술한 동양 고전. 인생 수양서의 백미로 꼽히는 이 책에서 박 회장이 즐겨 인용하는 문구가 바로 ‘매는 조는 듯이 앉아 있고 범은 병든 것처럼 걷는다(鷹立如睡 虎行似病)’는 대목.

매가 평소 앉아 있는 모습은 마치 조는 듯 하고, 범의 걸음은 힘이 없어 보인다는 의미인 데, 사람을 겉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인사의 원칙이자, 함부로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처세술로도 풀이할 수 있다. 물론 허허실실의 묘를 중시하는 대목으로도 읽힌다.

국내에서 돈이 오가는 길목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올해 국가 예산의 20%가 넘는 돈(45조원)을 굴리는 그의 경영 철학을 가늠하게 하는 부분이다. ‘홍초도사’로 불리던 홍자성이 저술한 이 책도 《정관정요》와 더불어 국내 경영자들 사이에서 자주 인용되는 고전이다.

모토로라 코리아·팬택·큐리텔 등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팬택씨앤아이 대표에 오른 이승보 사장도 《채근담》을 늘 가까이 두고 즐겨 읽는 대표적인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그가 선호하는 대목은 《채근담》의 여러 경구들 중 주로 ‘욕심과 집착을 줄이라’는 메시지들이다.

‘욕망을 안고 걸음을 걸으면 눈앞은 모두 가시덤불뿐이다(人欲路上甚窄 眼前俱是荊棘 塗)’ 등이 대표적인 문구.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송인회 사장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고전 마니아.

송 사장은 분열과 혼란을 거듭하던 춘추 전국시대를 비롯해 수·당· 송. 그리고 명·청대 중국인들의 삶의 지혜를 모아놓은 《지전(智典)》을 선호한다.지전은 국내에서 모두 20만여 권이 팔려나간 이 부문 최고의 베스트셀러(박스기사 참조).

범양상선에 근무하다 정치권을 거쳐 이 회사 사장으로 부임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인 그는 특히 자신의 취임에 반대하는 노조를 설득하고, 사내에 정도경영을 뿌리내리는 데 고전의 지혜를 빌렸다고 <이코노믹리뷰>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선인자동차의 배기영 사장도 평소 《책략》 등을 비롯한 고전을 즐겨 인용하는 대표적인 경영자다. 이 밖에 기업 경영자는 아니지만, CEO를 자처하는 손학규 경기도지사도 당나라대의 문헌인 《임제록》에 실린 수처작주(隋處作主)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고전 독법 지나치게 실용적 비판도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고, 서 있는 곳이 진리가 된다’는 의미. 그는 집무실에 이 사자성어를 걸어놓고 매사에 소극적이던 공무원들이 주인의식을 지니고 업무를 처리할 것을 독려했다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수처작주는 재임시절, 경기도의 변화를 이끌어낸 도정운영의 핵심 철학이었던 셈이다.

고전이 꾸준히 인기를 얻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사례는 아니다. 일본에서도 도요토미 히데시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삶을 다룬 처세서나 경영서, 그리고 중국의 《사기》 등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사기혐의로 수감중인 호리에 전 라이브 도어 사장도 감옥에서 한나라의 사가인 사마천의 《사기》를 숙독하고 있다고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중국 춘추 전국시대의 천재 전략가 손자의 병법은 미 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의 군사학 참고 교재로 사용되며 지금도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권에서 특히 고전물이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물론‘유교문화권’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시아권의 독자들은, 화장실과 곡식창고에 기거하는 쥐들을 비교하며 사람의 잘나고 못난 처지가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비롯된다고 독백하는 통일제국 진나라 건국의 일등공신‘이사’의 목소리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정서상의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경영 이론을 일방적으로 수입해 오던 국내에서 동양의 고전으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면이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고전 텍스트에 자의적으로 의미를 부여해 고전이 지닌 더 큰 가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일각에서 있는 것도 사실. 한정주 고전 연구회장은 “여불위는 자신의 자식을 중국 최초의 통일 제국의 왕으로 만들었지만, 정작 자신은 목숨을 잃는 우를 범했다”며 “국내 경영자들은 장사꾼 여불위의 상술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정작 이러한 교훈은 놓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고전 독법도 이제 좀 더 치밀해져야 한다는 의미다.

동양 고전서 왜 인기 있나

“책 읽는 CEO, 주 고객층 정착”

국내에서 이른바 고전물 바람이 불기 시작한 때는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영웅들의 인재 활용술을 소개한 《변경》은 고전서를 출판부문의 효자부문으로 자리잡게 했다. 발행 첫달에 팔린 3만부를 포함해 지금까지 10만여 권 정도가 판매된 《변경》은 치인의 노하우를 담고 있다.

같은 해 선을 보인 《지전》도 지금까지 20만여 권 정도가 판매되면서 고전 열풍의 명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책. 이달 초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 도서전에서도 8만원을 훌쩍 넘는 4권짜리 세트를 찾는 방문객들이 적지 않았다는 게 이 회사 이은정 편집자의 설명이다.

동양 고전서들은 올 들어서는 샤무엘슨의 《자조론》 등 서양의 처세서 등에 밀리며 인기가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 특히 경영자들 사이에서 동양 고전물의 인기가 적지 않다 보니, 매년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이들을 타깃으로 한 고전서 발행이 트렌드로 정착해 나가고 있을 정도라는 게 박정하 더난출판 편집주간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올 여름 휴가시즌을 겨냥해 인간이 살면서 꼭 지켜야 할 28가지 규칙을 담고 있는 동양고전서 《천규》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김영사에서도 올 가을 출판을 목표로 동양고전서를 준비하고 있다.


고전 연구가가 추천하는 동양 고전

“안씨 가훈, 채근담 놓치지 말아라”

한정주 고전연구회장은 《채근담》과 더불어 법가사상가인 한비자의 사상을 다룬《한비자》, 그리고 마키아벨리의 《로마사 논고》, 그리고 중국 육조 말기 명문가의 가훈인 《안씨 가훈》 등을 추천도서로 꼽았다.

그는 특히 한비자는 읽기에 따라서 독이 될 수도, 득이 될 수도 있는 책이라며 주의깊은 독법을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채근담에 실려 있는 몇몇 경구들을 발췌해 실었다. (편집자 주)

풀밭을 맨발로 거닐면 들새도 경계심을 풀고 다가온다
(철리간행 야조망기시작반. 撤履間行 野鳥忘機時作泮)

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말며, 어두운 곳에서도 속이지 말라
(소처불삼루 암중불기은. 小處不渗漏 中不欺隱)

남에게 베푼 일은 잊어버리고, 신세진 일은 잊지 말라
(아유공어인불가념 이과즉불가불념. 我有攻於人不可念 而過則不可不念)

큰 공을 세웠을지라도 자랑을 하면 허사가 된다
(개세공로 당부득일개긍자. 蓋世攻勞 當不得一個矜字)

악행을 너무 엄하게 책망하지 말고, 선행을 지나치게 권하지 말라
(공인지악 무태엄 요사기감수. 攻人之惡 毋太儼 要使基堪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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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Leadership| ② 이베이 맥 휘트먼 사장 (그녀는 저니맨에 가깝습니다. 저니맨이란 한 팀에 오래 있지 못하고, 여러 팀을 전전하는 운동선수를 의미합니다. 그녀는 프록터앤갬블, 디즈니, 이베이, 하스브로스 등 여러 회사를 거쳤습니다. 전직이 흔한 미국이라고 해서 모든 직장인들이 회사를 자주 옮겨다니는 건 아니죠. 프록터앤갬블은 도요타 못지 않게 직원들이 장기 근속하기로 유명한 회사죠. 하지만 이 때의 경험이 그녀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된 듯 합니다. 전문가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이를 경영에 반영하는 습관이 몸에 배였기 때문입니다. 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전제적인 유형의 보스를 우리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요. 맥휘트먼의 겸양의 리더십을 한번 배워보시죠.  )

[이코노믹리뷰 2006-03-30 06:45]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
결단력은 있지만 지배욕은 없다”

‘미국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기업’.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의 이베이(ebay)를 지칭하는 말이다. 창업자인 피에르 오미디어(Pier Omydir)가 여자 친구에게 줄 ‘캔디박스’를 구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 기업의 성장 속도는 실로 현기증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작년 말 현재 전 세계적으로 등록된 회원 수만 무려 1억 5000만여 명.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스페인의 인구를 합친 것과 거의 비슷한 규모다. 이 회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13억2900만달러. 순이익은 36.1% 늘어난 2억 7900만달러였다.

창립 이후 매 분기 40% 이상의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 기업인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해외 진출 실적도 괄목할 만하다. 지난 2001년에는 우리나라의 전자 상거래 업체인 옥션(auction)을 인수했으며, 프랑스·영국, 그리고 최후의 격전지 중국 등 해외 시장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간간이 거래 수수료 인상을 둘러싼 잡음이 들려오기는 하지만, 이베이는 이제 구글·야후·아마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인터넷 기업의 명실상부한 최강자 대열에 합류했다.

‘떠들썩한 시골 장터의 정겨움과 초현대식 쇼핑몰의 편리함’. 이베이의 성공 비결은 명확하다. 시골 장터나, 지역 바자회의 흥겨움, 정겨움과 쇼핑의 편리함을 결합시킨 것이 상당 부분 주효했다는 평가다.‘친구들과 디즈니랜드에 가는 데 돈이 필요하다. 직접 그린 그림을 2달러에 팔고 싶다’는 한 어린이의 상품 설명은 보는 이들의 미소를 흘리게 한다.

두 살짜리 어린이가 초콜릿 푸딩을 재료로 직접 찍어낸 ‘손가락 프린팅’, 15만달러짜리 스포츠카 페라리와 더불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친필 서명이 첨부돼 있는 편지…. 오프라인 매장에서라면 동시에 선보이기 힘든 이질적인 상품에 대한 원스톱 쇼핑을 제공하는 온라인 경매는, 이제 포털이나 인터넷 기업들이 탐을 내는 대표적인 수익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이베이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맥 휘트먼(Meg Whitman) 이베이 사장이다. 래리 페이지(구글 창업자)·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경영자의 반열에 오른 그녀는 이베이 약진을 이끌어낸 일등공신이다.

지난 1998년 3월, 휘트먼이 이 회사에 합류한 이후 회원수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으며, 매 분기 수입은 40% 이상 폭증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지난 1999년 당시 미국 온라인 경매시장의 6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이베이의 독주를 경고하고 나설 정도였다. 그녀가 이베이 운영의 중임(重任)을 맡은 지 불과 1년여 만이었다.

물론 상황이 썩 우호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포털 업체 등 이 분야의 잠재력에 뒤늦게 눈을 뜬 기업들이 이베이의 행보를 주시하며 유사 서비스를 신설해 강력한 위협을 던져 주었다. 가격비교 사이트는 수익 기반을 일거에 흔들 수 있는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잠재력이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신기술은 시장 강자의 비교우위를 순식간에 뒤집어놓을 가능성도 적지 않았다.

‘붉은 꽃이 열흘을 가지 못한다’는 속담은 이베이에게 딱 들어맞는 표현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은 그녀의 편이었다. 지난 2001년 닷컴 버블 붕괴의 후폭풍도 장애가 되지 않았다. 이베이가 온라인 결제 서비스사인 ‘페이팔(PayPal)’을 인수하는 등 승승장구하자, 그녀에 대해 다소 인색하던 시장의 평가도 완전히 달라졌다.

휘트먼식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배경이기도 하다. 온화한 미소가 돋보이는 휘트먼식 리더십의 요체는 무엇일까. ‘강한 결단력의 소유자이지만, 타인을 지배하고자 하는 성향이 없는 경영자’. 지난 1998년 휘트먼과 면접을 치르고 난 뒤 창업자인 오미디어가 내린 그녀에 대한 평가는 정곡을 정확히 찌른 말이었다.

개방성, 유연함으로 튀지 않은 리더십 발휘

휘트먼식 리더십의 요체는 개방성·유연함 등으로 요약된다. “휘트먼은 결코 튀지 않는 리더다. 결코 보스처럼 굴지 않지만, 임직원들을 훌륭하게 이끈다. 그녀는 다스리지 않는 경영자며, 경영하지 않는 경영자다.” <유에스뉴스 앤 월드 리포트>의 윌리엄 메이어 기자의 평가다

사실, 이 말 만큼 휘트먼식 리더십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평가도 없다. 휘트먼 자신도 ‘민주적 리더십’이야말로 이베이 성공의 비결(秘結)이라고 <유에스뉴스 앤 월드 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회사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그들의 제언을 정책에 반영하는 한편, 새로운 정보를 끊임없이 받아들여 사고의 폭을 확대해 나가는 그녀의 신중한 행보는 휘트먼식 리더십의 첫 번째 특징이다.

그녀가‘자아없는 경영(selfless management)’의 전범(典範)으로 불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회의 주재에서도 그녀의 이러한 특징은 확인된다. 장기 전략 수립에 수일 간을 매달리기보다 아이디어를 직접 실천해 보고 잘못된 점을 개선해 반영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게 그녀의 지론.
 
물론 이러한 아이디어의 근원은 ‘온라인 커뮤니티’다. 온라인 장터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판매자와 구매자들, 그리고 이베이의 9300여 명의 직원들은 그녀의 경영 전략의 큰 줄기를 결정하는 핵심 참모인 셈이다. 사실, “고객의 아이디어를 서비스나 제품 기획에 반영하라”는 프라할라다(C.K. Prahalad) 미시간대 교수의 가르침은 이베이에서는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다.

특히 그녀에게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전기는 중고 자동차 매매분야 진출을 둘러싼 회사 내부의 논란이었다. 일부 회원들이 장난감 자동차 카테고리에 중고 자동차 판매 공고를 올려놓으면서 회사측의 고민은 깊어져 갔다. 당시 이베이 내부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훨씬 더 컸다. 반대 이유는 거래의 안전 확보의 어려움이었다.

중고차 매물 거래에 나서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제대로 계약을 이행할 것이라는 신뢰의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이베이는 중고 자동차 판매업에 진출했고, 이제는 대표적인 효자 품목이 됐다.

그녀가 군림하고 통제하는 전통적인 리더십을 포기하고, 민주적인 리더십을 결정적으로 중시하게 된 배경이다. “시장을 이기려고 하지 마라.” 휘트먼의 이러한 사고에 영향을 미친 인물은 고 프랭크 웰스(Frank Wells) 디즈니 전 회장이었다. 그는 경영자가 지녀야 할 겸손의 미덕을 온몸으로 가르쳐주던 인물이었다고 그녀는 회상한다.

흥미로운 점은 다양한 이직 경험도 유연한 사고방식의 형성에 한몫 했다는 것이다. <유에스뉴스앤 월드리포트>는 그녀의 민주적인 리더십 형성에는 잦은 전직의 영향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과거의 지식이 더 이상 나침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새로운 분야로 이직한 그녀가, 주변의 전문가 집단에게 꾸준히 귀를 기울이면서 자신만의 아집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컨설턴트부터 장난감 회사의 최고경영자, 그리고 소비재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까지, 그녀는 과거의 경험을 금과옥조로 삼기 어려운 새로운 분야로 이직을 했고, 이러한 경험은 이베이 운영방식에도 일정부분 기여한 셈이다.

특히 소비재 분야의 세계적 기업인 프록터앤갬블의 브랜드 마케팅 분야에서 직장경력을 시작한 것도 고객 중시 성향에 한몫 했다. 민주적인 리더십의 소유주인 휘트먼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대단하다. 인터넷 전화업체인 스카이프 인수건을 둘러싼 에피소드는 휘트먼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가늠하게 한다.

이베이가 지난해 인터넷 전화업체 스카이프를 26억달러에 인수하자 시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고, 회사 주가는 하락을 면치 못했다. 상품의 구매자와 판매자가 온라인 전화 서비스를 통해 더 정확하게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하자는 의도였지만, 당시 이윤을 내지 못하고 있는 기업을 지나치게 비싸게 사들였다는 게 비판을 면치 못했던 것.

하지만 이베이의 주가는 곧 원상회복됐는데, 미국 언론은 이를 ‘맥 휘트먼 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았다. 언제나 신중한 행보로 시장의 믿음을 결코 배신한 적이 없는 그녀의 과거 업적을 신뢰했다는 의미다. 디즈니는 지난해 그녀를 영입하려고 했으며, 야후는 이베이와 전략적 제휴 협상을 추진하기도 했다.

지식경영시대에 이상적인 경영자 모델

지난 2002년 이금룡 당시 옥션 사장을 물러나게 한 것은 그녀의 또 다른 면을 가늠하게 한다. 당시 옥션의 지분 50%를 인수한 이베이의 휘트먼은, 대외 활동에 치중하는 이금룡 사장과 갈등을 빚다가 결국 그를 물러나게 했다.

“당시 (그녀가) 한국적인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일정 부분 오해가 있었다. 하지만 대외지향적 관리자보다 사업을 꼼꼼히 챙길 관리형 경영자를 선호한 것도 사실이다. ”홍보라인에 근무하던 이 회사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신의 경영 방침과 부합하지 않는 경영자를 축출하는 단호한 면모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물론 휘트먼이 항상 승리의 보증수표가 돼 온 것은 아니다. 지난 2002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터줏대감인 야후에 밀려 사업을 접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 그녀의 리더십을 폄하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들려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인터넷 기업에서나 통할 스타일이며, 거대 굴뚝 기업 경영자에게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적지 않다는 것. 특히 소비자들을 추수하기보다 일정한 흐름을 선도해 온 경영자의 존재는 휘트먼식 리더십이 절대선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군림하지 않고, 소비자와 끊임없이 소통을 시도하는 그녀의 리더십 스타일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변덕스러운 기호가 상품이나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최고경영자의 독선은 실패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올해 2월호에서 자신의 주장을 앞세우기 좋아하는 경영자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한다. 모든 것을 이미 다 알고 있는 경영자에게 지식경영이란 거추장스러운 장식물일 뿐이라는 얘기다.
휘트먼식 리더십은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장 적절한 선택일 수 있다.

그녀에게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우선, 지난 1999년 이베이의 시장 지배력을 위협하던 요인들은 지금도 여전히 잠재해 있다. 예컨대, 미국 인터넷 산업의 역사를 새로 써내려가고 있는 구글의 가격 비교 서비스인 프루걸(froogal) 은 이베이의 입지에 상당한 위협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전망.

구글뿐만이 아니다. 야후를 비롯한 포털들도 가격 비교 서비스를 앞세워 이베이의 성장기반을 적극적으로 파고 들고 있으며, 아마존은 책은 물론 자동차·보석 등 상품을 판매하며 이베이의 입지를 강력히 위협하고 있다.
“ 나는 이베이가 그 잠재력의 일부만을 현실로 옮겼다고 판단하고 있다.” 휘트먼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베이가 경쟁자들을 누르고 전자상거래는 물론 전 세계 네티즌들을 끌어들이는 포털이 되든, 아니면 욱일승천의 기세를 잃어버리고 고만고만한 사업자로 전락하는 지 여부는 온전히 그녀의 몫이다. 주요 승부처의 하나는 중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베이 입성 비하인드 스토리

급여 수준 알고 머뭇…
스톡옵션 720만주에 OK

휘트먼이 당시로서는 이름도 생소한 이베이에 합류한 것은 지난 1998년 초.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인 프록터앤갬블·베인앤컴퍼니 등을 거쳐 장난감 업체이던 하스브로스의 최고 경영자로 근무하던 때였다.

이베이의 창업자인 오미디어는 브랜드 관리 부문에서 역량이 탁월한 최고 경영자를 수소문하고 있었고, 그녀는 6명의 후보군에 속해있었다. 공대 출신들이 주도하던 회사 입장에서 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전문가의 영입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베이는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었다.

“헤드헌터가 실리콘밸리에 있는 신생 인터넷 회사인 이베이에 관심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나는 전혀 없다고 솔직히 대답했습니다. 남편은 신경정신 외과의사로 뇌종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고, 두 아이도 학교에서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하스브로스를 나와 5000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으로 옮겨갈 마음은 전혀 없었습니다. ”

《이베이의 거대한 실험》에 실린 맥 휘트먼의 말이다. 당시 그녀에게 제시된 급여 조건은 연봉 14만5000달러에 보너스 10만달러. 썩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으나, 파격적인 스톡옵션 조건이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 회사 주식의 6%에 달하는 720만주를 주당 0.022달러에 살 수 있다는 옵션이었다. 당시 미국을 강타한 닷컴 열풍을 감안해 볼 때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이었던 셈이다. 휘트먼이 이베이의 약진에 단단히 한몫 한 것은 명확하다.
 
윤리경영이 부상하면서 최고경영자에게 지나친 보상을 주는 스톡옵션의 폐해를 지적하는 염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휘트먼은 스톡옵션의 장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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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가 추천하는 경영서 10선

하버드 비즈니스 추천 경영서 10권 분석해보니

CEO 고민은 국경이 없네!

[이코노믹리뷰 2006-03-23 10:00] (하버드비즈니 스리뷰.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경영월간지입니다. 마케팅, 전략 등 분야별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석학들이 이 책에 기고를 하는 데, 면면을 보면 참 화려하기 그지없습니다. 마이클 포터, 프라할라다가 대표적이죠. 이 두사람은 최근호에도 기고문을 싣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CEO들의 대담 기사도 곧잘 실리곤 하는 데요. 제프리 이멜트도 작년 6월호에 인터뷰 기사가 실렸습니다. Growth as a process였나요. 이 책에서는 미국 경영계의 최신흐름을 쉽게 가늠할 수 있는 데요. 작년 3월에 실린 추천 도서는 지금 보아도 여전히 음미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이 적지 않습니다. )


국 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경영학자 말콤 글래드웰. 기자 출신으로 경영자의 의사결정 방식과 관련한 특유의 통찰력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그가 최근 한 유명 인터넷 블로그 사이트(www.800ceoread.com/blog/)에 자신의 글을 올리기 시작해 화제다.

유명 경영자들이나 기업인들의 언론 인터뷰나 연설문 등이 날짜별로 매일 올라오는 이 블로그 사이트는 정보의 보고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사이트에 매년 초 빠지지 않고 실리는 정보 중 하나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추천하는 올해의 서적 20권이다. 전 세계 경영자들의 바이블로 통하는 이 잡지가 소개하는 책들은 자본주의 최전선인 미 경영계의 최신 동향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중 10권의 내용을 분석해 보았다.

‘저가 상품 시장에 눈을 돌려라’. 다국적 기업들 사이에서 저소득층의 구매력이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히트 상품 ‘레이저(razr)’를 앞세워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도 대거 약진한 모토롤라.

이 회사는 인도를 비롯한 신흥 시장의 통신 업자들과 손을 잡고, 불과 3만원대의 저가 휴대폰을 대량 공급하며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프리미엄·저가 제품을 양 날개로 선진국·개도국 시장 모두를 효율적으로 파고들고 있는 것. 저가시장 공략에 나선 업체는 비단 모토롤라뿐만이 아니다.

미국 인터넷 산업의 지도를 바꾸어놓은 검색기업 구글(Google)도 저가의 랩톱 컴퓨터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을 정도니, 각국의 기업이 저가 상품과 ‘바람이 났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저가 시장은 새로운 금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중국 등 아시아의 개도국 시장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개발되지 않은 시장, Untapped》 의 공저자인 존 와이저(John Weiser)는 그러나 (아시아는 물론) 북미 지역의 저소득층에도 주목할 것을 요구한다.

인도 출신의 프라할라드(C.K Prahalad) 미시간대 교수가 개도국 빈민 계층의 구매력에 초점을 맞춘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 와이저는 특히 저소득층의 구매력을 새롭게 조명한 일단의 경영학자들, 그들의 사상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저가 시장 공략의 장애물, 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 등을 광범위하게 제시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보물 사냥, Treasure Hunt》 은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 변화와 더불어 파급 효과, 그리고 공략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컨설턴트인 마이클 실버스타인(Michael. Sylverstein).

그가 묘사하는 미 소비자의 소비 행태는 우리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다. 할인점에서 최대한 저렴한 가격에 생필품을 구입하고, 아낀 돈으로 프리미엄 상품에 거리낌 없이 투자하는 제한적 사치의 선호자들. 페이스 팝콘이 지난 1999년 예견한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들이기도 하다.

IBM컨설팅 그룹이 지난 2004년 〈2010 소비자 보고서〉를 통해 이중적 소비행태의 등장을 예고한 바 있으니, 이 책도 이러한 논리의 연장선상에 서있는 셈이다.

소비자들의 새로운 소비 성향은 가격이나 품질에서 비교 우위를 지니지 못한 기업들이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울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레드 오션에서 저가 경쟁을 벌이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배경이기도 하다. 브랜드 파워를 확보하거나, 신시장을 개척하기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케이트 뉴린이 저술한 《쇼핑의 기회, Shopportunity》 는 마케팅 지침서. 할인 경쟁이 몰고 온 여러 부작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유통업체들이 할인 경쟁에만 치중하다 보니, 소비자로부터 쇼핑의 즐거움을 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브랜드 파워를 약화시키는 것도 문제다.

‘소매혁명의 선언(Manifesto for Retail Revolution)’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케이트 뉴린(Kate Newrin)’ 컨설팅 그룹을 운영중인 저자는,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트렌드 전문가 페이스 팝콘이 운영하는 브레인 러저브(Brainreserve) 출신이다.

美, 장기 가치 중시 기업이 뜬다

국내에서도 윤리경영을 둘러싼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지난해 삼성그룹의 X-파일 사태, 두산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기폭제가 됐다. 지난 학기 일부 경영대학원의 윤리경영 강좌는 넘쳐나는 유명 기업인들로 정원을 늘려야 했을 정도.

흥미로운 점은 윤리경영의 대두는 국내에서도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1929년 대공황으로 빈부 격차가 커지며 록펠러 등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전략적 고려가 확산된 점을 감안하면 양극화는 윤리경영의 탄생을 예비하는 토양인 셈이다.

윤리경영의 역사가 상당히 긴 미국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여전히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다. 《이상이 높은 기업, High-purpose company》 는 윤리경영을 추구하는 여러 기업들을 분석했다.

저자인 크리스틴 아레나(Christine Arena)는 윤리경영 실천 기업 중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곳들과 더불어 윤리경영의 작동방식,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 등을 예리하게 분석했다.

전략적 윤리경영의 의의를 분석한 지침서. 윤리경영의 확산은 경영자에 대한 보상 시스템의 재평가를 불러왔다. 《경영자 급여 어떻게 할 것인가, CEO Pay and What to do About it》 가 스톡옵션 운용 방식의 개선을 요구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스톡옵션 제도가 경영자에게 지나치게 후한 보상을 주고 있다는 것. 단기 실적에 집착하게 만들어 여러 부작용을 불러오는 배경이라는 얘기다.

칼 아이칸(Carl C. Icahn)도 미국 경영자들에 대한 보상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스톡옵션 제도는 기업의 장기 가치 제고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운용되어야 한다는 게 저자인 마이클 젠슨(Michael C. Jensen)과 케빈 머피(Kevin J. Murphy)의 지적이다.

미국 기업들을 사로잡고 있는 주제는 장기 전략. 장기 가치 제고 등이다. 제약업체 화이자가 최근 분기실적을 발표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제2의 닷컴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Google)’도 장기 가치를 중시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분류된다.

하버드 대학교의 현직 교수인 저자는 한때 스톡옵션의 장점을 주창한 당사자였으니, 미국 사회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가늠하게 한다. 가족경영의 재조명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단기 실적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운용할 수 있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

특히 놀라운 실적을 올리고 있는 유럽의 일부 가족 기업 사례는, 오너의 독선을 비롯한 가족경영의 한계를 꼬집는 세간의 통념을 비웃고 있다. 《가족자본주의. Family Capitalism》 는 이러한 사례를 생생히 보여준다. 분석 대상은 유럽의 웬델(Wendels)·하니엘(Haniels)·플랙스(Falcks) 등 대표적인 가족 기업.

미국의 명문사학 프린스턴대 역사학과 교수인 해럴드 제임스(Harold James)는 이들 기업의 오너들이, 유럽의 정치적인 격변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회사를 반석위에 올려놓는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유럽의 정치·사회적 격변이 유럽에 미국과는 다른 관계 자본주의(relationship management)를 형성하는 과정을 특유의 통찰력으로 생생하게 제시하고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유럽의 가족경영 기업들의 성공 뒤편에는 소속 사회에 대한 헌신이 자리잡고 있음을 가늠하게 한다.

《애플비의 미국. Applebee's America》 은 인본주의적 경영 방식을 재조명하고 있다. 애플비는 미국의 레스토랑 체인점. 저자는 공동체적 가치와 더불어 직원들의 가정 생활을 배려하는 이 회사의 운용 방식을 심층 분석하고 있다. 인본주의적 경영방식을 고수하는 기업들이 선전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근로자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골자로 하는 프레드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 장점에도 불구, 근로자들의 도전정신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불러오는 한계가 있다. 인본주의 경영의 부상은, 지식 근로자의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중시되는 지식 경제 시대의 도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구글이나 샘코는 인본주의적 경영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중국식 인맥네트워크 관시를 공략하라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올해 신년호에서 미국에서 불고 있는 중국어 학습 열풍을 다룬 바 있다. 한때 종이호랑이 취급을 받던 중국이 숱한 회의론을 불식하고 고속 질주를 지속하자, 이제는 아시아 국가는 물론 유럽연합·미국 등 선진국들도 승천하는 용의 재평가에 적극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독특한 중국식 인맥 네트워크를 뜻하는 《관시. Guanxi》 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추천도서 목록에 오른 배경이기도 하다.

컨설턴트인 이안 브레머(Ian Bremmer)가 저술한 《제이 커브(J-Curve)》 는 개발도상국에 투자하는 선진국 기업들이 파악해야 하는 경영 지식의 허와 실을 다루고 있다. 이 밖에 직장인들의 사내 관계 개선책을 다룬 처세 관련 서적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추천 도서 목록에 올랐다.

▷개도국·선진국 저소득층 지갑 열어라
▷제한적 사치에 나선 소비자 공략해야
▷전략적 윤리경영 기업 돈도 잘 벌어
▷유럽의 오너경영, 첫걸음은 근로자중시
▷인본주의 경영이 다시 떠오른다
▷중국시장 공략, ‘관시’부터 파악하라
▷쇼핑의 기쁨 소비자에게 되돌려줘야
▷스톡옵션 운용 방향 제고해야 할 때
▷사내 분쟁, 소모적 감정싸움 극복해야
▷선진경영, 개도국서 혼란 초래할 수 있어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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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이 말하는 재기의 법칙

“‘눈물의 여왕’ 칼리 피오리나 잊고
자전거 여행 떠난 스티브 잡스 배워라”

'항룡유회(亢龍有悔)’. 높이 날아오른 용에게는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온다는 뜻이다. 동양의 《주역》이 전하는 인생살이의 법칙이다. 멀게는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진시황제부터 가까이는 고 박정희 대통령까지, 정상에 오른 자는 항상 하산과정이 고통스러웠다.

벽안의 외국인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지난 1980년, 남부 조지아 주의 플레인스(Plains). 4년 간의 워싱턴 정가 생활을 끝내고 고향집으로 돌아온 지미 카터는 침대에 그대로 쓰러져 하루 종일 잠을 잤다.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조약인 캠프데이비드협정을 이끌어낸 주인공.

민주당 소속이면서도 탈규제를 주도한 그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가였다. 하지만 3류 영화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은 그에게서 이 모든 것을 순식간에 앗아가 버렸다. 그는 훗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선거에 패했을 때 “마치 인생이 끝나버린 것과 같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지난 2003년, 미국 시티그룹의 ‘제이미 디몬(Jamie Dimon)’ 사장. 그는 이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다. 모든 것이 마치 악몽과도 같았다. 무려 16년 간 동고동락하던 샌디 웨일(Sandy Weil)은 그에게 회사를 떠나 줄 것을 요구했다. 샌디의 요구를 거절할 명분도, 힘도 그에게는 없었다.

이사회는 이미 그의 사퇴에 동의한 상태였다. 사내에서 퇴진 소식을 모르고 있는 것은 자신밖에 없는 듯했다. 디몬은 기자회견장으로 발걸음을 무겁게 옮겼고, 준비된 원고를 천천히 읽었다.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한다는 내용이었다.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고육책이었을까.

그는 복싱 클럽에 나가 샌드백을 두들겼으며, 자신처럼 고난을 겪은 위대한 지도자들의 전기를 읽었다. 시티그룹의 사장이자, 미국 금융가의 거물 기업인으로 화려한 조명을 늘 받던 그는 1년 6개월 정도를 집에서 이런 식으로 소일해야 했다. 대중의 뇌리에서도 곧 잊혀졌다.

지난 2001년 포드자동차에서 축출된 자크 내서부터 휼렛패커드의 여제 칼리 피오리나, 그리고 IBM의 존 에이커스(John Akers)까지, 사내의 파워게임에서 밀려난 경영자들은 치욕의 순간을 곱씹으며 훗날을 도모한다. 지미 카터나 제이미 디몬도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세월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현업에 복귀하는 이는 드물다. 제프리 소넨펠드(Jeffrey A. Sonnenfeld) 예일 비즈니스 스쿨 교수의 한 조사에서도 이러한 점은 확인된다. 그는 지난 1988~92년 교체된 상장기업 최고경영자들의 현업 복귀율을 조사했다. 조사대상자의 43%는 아예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또 22% 가량은 실권이 없는 고문직을 구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회사를 떠나기 전과 같은 중량의 직위로 화려하게 복귀한 사례는 전체의 35%에 불과했다. 이들의 운명을 가르는 요인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경영월간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무엇보다, 차가운 이성에 기반한 적절한 대응을 첫 번째 요건으로 꼽는다. 정교한 재기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10명중 3명만이 성공적인 복귀

‘눈물의 얼음 여왕.’ 지난해 휼렛패커드의 전 CEO인 칼리 피오리나와 인터뷰를 한 국내 한 일간지가 그녀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2005년 휼렛패커드에서 축출되던 때를 떠올리며 여러 차례 눈물을 내비쳤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서구의 경영자들에게도 간단치 않은 과제이다.

무엇보다, 성공에 대한 기억은 스스로를 과거에 붙들어 맨다. 재기에 성공하는 경영자들이 많지 않은 배경을 가늠하게 한다. 피오리나도 아직 휼렛패커드 CEO직과 견줄 수 있는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재기에 성공한 세계적 기업인들은 어떤 방식으로 마음을 다스릴까.

또 어떻게 역경을 극복하고 화려한 조명을 다시 받게 되는 것일까. 세계 정보통신업계의 스타경영자인 애플컴퓨터의 스티브 잡스를 보자. 지난 1985년 그는 자신이 창업한 애플컴퓨터에서 쫓겨났다. 친구인 마이크 머레이(Mike Murray)는 그가 권총 자살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잡스는 성정이 불같은 데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그는 유럽 여행길에 올랐다. 자신의 집에서 두문불출한 지 딱 일주일 만이었다. 첫 기착지는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에서 자전거 한 대와 두툼한 침낭을 구입해 유럽을 떠돌며 노숙 생활을 한다.

훗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데는 이러한 유럽에서의 낭인 생활이 한몫을 했다. 분노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합리적 판단도 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인맥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지인들을 고난의 행군에 동참시키라는 것.(박스기사 참조) 잡스에게도 친구의 안위가 걱정돼 한달음에 집에 달려온 마이크 머레이가 있었다. 이들은 당사자가 흘려보내기 쉬운 점을 짚어줄 수 있다.

일자리를 구하고, 현업에 복귀하는 데도 이러한 인맥은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된다. 이밖에 헤드헌터들을 만나 실무적인 조언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조언이다. 탁월한 판단력으로 승승장구하던 때의 기억은 잊어버리는 편이 낫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가치를 다시 입증하는 것(prove your mettle)이다. 마지막 단계이다. 실패한 기업인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는 일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미국인의 삶에는 두 번째 기회 따위는 없다(There are no second acts in American lives)’는 피츠 제럴드의 발언은 미국 사회의 냉혹한 현실의 벽을 상징한다. 하지만 예외는 있기 마련. 괄목할 만한 업적에도 재선에 실패하며 자신의 불운에 울었던 지미 카터는 지난 2002년 노벨 평화상을 받는다.

아이티, 보스니아, 베네수엘라, 그리고 한반도 핵분쟁 등을 성공적으로 중재하면서 자신이 결코 한물간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시티그룹의 제이미 디몬 전 회장은 더욱 극적이다. 복싱 체육관에서 샌드백을 두들겨대던 그는 자신을 쫓아낸 샌디 웨일을 찾아간다.

그리고 식사를 하며 자신에게도 여러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한다. 우연이었을까. 그는 이날 모임 이후 6개월 만에 시카고에 위치한 대형은행인 뱅크원(Bank One)의 최고경영자로 선임됐다. 지난 2003년 이 은행은 35억달러 규모의 막대한 수익을 낸다. 주가는 무려 85%가 껑충 뛰었다.



뱅크원은 제이미 디몬 회장의 주도하에 제이피모건(JP Morgan Chase)과 합병을 했으며, 그는 합병 회사의 사장으로 선임됐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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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현대차 위기의 뿌리

Industry |韓·美 자동차 애널리스트 이원 분석

[이코노믹리뷰 2006-09-06 09:09]

(현대차가 요즘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몽구 회장은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대외적으로는 원고에 노사분규 등으로 바람잘날이 없습니다. 여기에 일본과 인도의 자동차 업체들이 불과 500만원대의 저가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어, 자칫하다간 현대차가 넛크래커에 끼인 호두 신세가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감마저 듭니다. 저는 현대차 오너가 물러나고, 통찰력을 지닌 전문경영인이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현대차가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정 회장의 구속사태는 이 오랜 숙원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였는 데, 현대차가 그만 이 좋은 기회를 그만 놓쳐버리고 말았죠. 막강한 금력으로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려놓은 업보를 어이할까 두렵습니다. 작 년 9월에 서울증권 조원갑 연구원, 그리고 피츠 제럴드  SA연구원과 함께 분석해본 현대자동차 진단 기사네요. 글로벌 경쟁의 격화, 일본 업체들의 분전 등 현대차의 고전을 불러온 원인들을 폭넓게 분석하고 있어 여전히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


PK&WISE ·이코노믹리뷰 공동기획
합종연횡 세계 자동차 업계
현대차가 넘어야할 장애물은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올 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올해 초 10만원부근까지 올랐던 주가가 7만원대로 하락하자 시장에서는 공격적인 해외 투자, 최고경영자의 독선적인 경영 스타일 등을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적하며 위기라는 단어를 다시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정몽구 회장의 구속사태는 위기론에 기름을 부었다.

주가가 두달만에 8만원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31일이었다. 이번에는 현대자동차가 악재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마침내 재도약의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각에서는 10만원선 회복을 점쳤다.

“멀리보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업황을 보고 기업 변화를 예측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조선분야 최고의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리던 이종승 NH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넓게 보아야 현상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세계 자동차업계에는 합종연횡의 바람이 거세다. 제너럴모터스에 이어 포드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제휴를 요청했다.

미 부동산 시장의 버블을 알리는 경보음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 시장의 강자들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앞세워 현대자동차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제너럴모터스가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몸집을 줄이며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중국 내 영업이익률도 부당거리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이자 미국시장에 정통 하다는 평가를 받는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 Strategy Analytics)의 피츠 제럴드(Fitz Gerald)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 그리고 서울증권의 조인갑 자동차 담당 연구원과 함께 세계 자동차 업계에 부는 합종연횡의 바람과 더불어 현대자동차에 대한 이원적 분석을 했다.

기자 : 디트로이트가 총체적 위기를 겪자, 현대차의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제너럴모터스가 올 상반기 흑자를 냈다. 풍전등화에 비유되던 처지를 감안해 볼 때 납득하기 어려운데, 그 배경이 궁금하다.

피츠 제럴드 : 효자상품인 GMT900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SUV모델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이다. 그리고 이 자동차에 기반을 둔 신 모델도 조만간 선을 보이게 될 것이다.

GM has had success with the launch of its new GMT900 based full-sized SUVs and will be launching a fully redesigned version of its full-sized pickup trucks, also based on GMT900 architecture.

기자 : 이 회사가 그동안의 부진을 훌훌 털고 다시 살아나는 징후로 볼 수 있는가.

피츠 제럴드 : 상반기에 흑자를 낸 것이 좋은 조짐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윤을 지속적으로 내기 위해서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길을 가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시장을 파고들 만한) 새로운 모델을 출시해야 하고, 근로자들을 대폭 줄여야 한다. 가시밭길을 가야 하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는 화석연료시대의 강자였지만, 앞으로는 상당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GM's profitable first half may be a sign of good things to come but GM has a long way to go to remain profitable. Continued workforce cuts, managing its retired workforce, sales of business units, successful launches of new products and negotiating a favorable contract with the UAW Union are all hurdles that GM faces.

기자 : 주요 주주인 커코리언이 르노-닛산과의 제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데, 제휴가 성사될 것으로 보는가.

피츠 제럴드 : 당초 제너럴모터스의 재활 프로그램에는 르노-닛산과의 제휴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더욱이 상반기에 흑자를 냈으니, 구태여 다른 기업과 제휴를 추진할 필요가 있겠는가. 르노-닛산 북미법인의 실적이 썩 신통치 않았던 것도 상당한 부담거리다.

The two companies may continue to have talks but GM's turnaround plan does not rely on a strategic alliance with NissanRen-ault. But talks have seemed to stall with GM's recent profit reports as well as poor results of the Nissan unit in North America.

특히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제휴를 체결할 경우 카를로스 곤이라는 강력한 인물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데, 왜고너 회장의 입장에서 옥상옥이 될 수 있는 그의 존재를 반기지는 않을 것이다.

기자 : 포드가 제휴 상대로 부상하는 배경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합종연횡이 성사될 경우 세계 자동차 업계에 지각 변동이 생기지 않겠는가.

피츠 제럴드 : 우선, 미국 업체들의 경우 (손실을 보고 있는) 여러 브랜드가 다른 회사로 매각되거나, 아예 폐기처분될 가능성이 있다. 포드의 랜드로버나 재규어도 후보군에 속한다. 제너럴모터스의 폰티악이나 뷰익도 오랫동안 이러한 루머에 시달려 왔다.

Brands may be sold or dropped from an automaker's lineup such as Ford's Land Rover and Jaguar divisions. Pontiac and Buick divisions have long been rumored to be in danger as well.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은 미국업체들의 위기를 일거에 해소할 구원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99년 닛산의 사장으로 부임해 불과 2년 만에 회사를 회생시켰으며, 이에 앞서 미쉐린에서도 탁월한 실적을 올린 주인공이니, 이러한 평가는 결코 지나치지 않다. 미국 업체들이 제휴를 통해 일본 업체의 고객지향 마인드를 수용하고, 철저한 군살빼기를 단행된다면? 또 르노-닛산이 북미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면? 현대자동차를 화제에 올려보았다.

기자 : 미국 업체들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제휴가 성사된다면 국내 자동차 업체들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피츠 제럴드 : (당장의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제너럴모터스는 도요타와 더불어 시장 지배자로 남을 것으로 예상한다. 더욱 날렵하고 특정 부문에 집중하는 자동차 메이커로 거듭나지 않겠는가.

GM and Toyota will remain dominant OEMs as Toyota continues its success and GM becomes a more lean, focused automaker.

미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지금보다 더 강화된다면 현대자동차 입장에서야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조인갑 : 미제 승용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음료수를 마실 때 불편을 겪어야 한다. 음료수 받침대가 없기 때문이다. 덩치는 크고 모양은 나는 데 정작 실용적인 면이 떨어지는 게 미국차의 특징이다. 경기가 위축되고, 유가는 올라가면서 주머니는 얇아지는 데, 캐딜락, 링컨은 여전히 덩지가 크다.

소비자들이 도요타의 캠리로 돌아서는 데도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비자 기호 파악에 둔감하던 미국 업체들이 이번 경영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몸집을 대폭 줄이고, 소비자들의 기호를 세밀히 파악하는 마케팅 능력을 강화한다면 새로운 반전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기자 : 당장 미국 업체들이 차량 판매에 엄청난 인센티브를 걸며 출혈 경쟁을 하는 것도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지 않은가. 미국 시장 상황이 썩 좋지 않은 것도 부담거리다.

조인갑 : 현대차의 경우 미국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작년 점유율이 2.6%. 올해 7월 현재 3.1%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1∼7% 누적 점유율도 2.9%에 달한다. 하지만 시장 전체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점유율이 높아져도 수요가 뒷걸음질치고 있어서 효과가 반감하고 있다.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이 중요한 데, 좀처럼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대차에 위협을 주고 있는 업체는 비단 미국의 전통 강자들뿐만이 아니다. 상하이자동차, 난징자동차 등 중국의 국영자동차 업체들은 영국의 MG로버, 한국의 쌍용차를 매입하며 타도 한국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시장 규모 면에서도 중국은 현재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이다.

기자 :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고 들었다. 미국시장의 침체를 만회하고도 남는 수준이 아닌가.

조인갑 : 하지만 중국의 시장 상황이 더 걱정이다. 중국은 무한경쟁 시장이다. 완성차 업체의 수익률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률은 작년에 13%대에서 올해는 6%대까지 떨어졌다. 물론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가격 인하폭이 크기 때문이다.

기자 : 상하이, 난징자동차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피츠 제럴드 : 중국 업체들이 아직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현대차는 중국 경쟁자들로부터 밸류 세그먼트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Hyundai will face competition in the value segment from Chinese competitors that are looking to expand into world markets.

지금 당장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라면 중국제 승용차를 타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정부는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해외 자동차 업체들에 중국 업체와의 합작을 요구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일부 모델을 중국 업체들이 조립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유명 업체들이 정작 기술 이전을 꺼리자, 해외 업체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 상하이자동차가 인수한 우리나라의 쌍용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세계적 자동차 업체들의 합종연횡 바람, 중국 업체들의 추격, 미국 시장의 위축, 경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중국 시장, 연례행사가 된 노조 파업 등은 현대자동차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다. 이러한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묘수는 없을까.

기자 : 현대차는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공언하고 있는데, (당신이) 최고경영자라면 같은 결정을 내렸겠는가.

피츠 제럴드 : 현대차가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성능대비 가격이 저렴한 중저가 차량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점이 문제다. 현재의 고객을 유지하면서 자동차 브랜드를 프리미엄 영역으로 끌고 가기는 극히 어렵다.

Hyundai must continue to make strides in quality to overcome the consumer's perception of Hyundai as a "value" or "economy" car. It can be difficult to take move a brand into the premium segment while retaining current customers.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는 후륜, 혹은 4륜 구동이어야 하고, V8파워여야 한다. 또 프리미엄 SUV차량도 갖춰야 BMW나 캐딜락, 그리고 메르세데스와 경쟁해 나갈 수 있다.

For the US market, a premium brand needs to be V8 powered with rear or all wheel drive to compete with Audi, BMW, Cadillac and Mercedes. Luxury SUV's are also needed to compete in today's luxury market.

기자 : 재규어를 비롯해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를 사들이는 편이 더 현실적이라는 지적을 하는데. 포드가 재규어나 볼보를 곧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피츠 제럴드 : 재규어는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영국 회사로 받아들여진다. (포드에 매각됐음). 현대자동차로서야 이미 미운 오리 취급을 받고 있는 재규어 브랜드를 되살리기보다는 한국의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는 편을 선호하지 않겠는가.

Jaguar has instant name recognition worldwide but is thought of as a British company. Hyundai may wish to build its own brand and tout Asian engineering instead of reviving the troubled Jaguar brand.

조인갑 : 해외 공장의 투자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재규어까지 인수하면 잘못하면 동반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해외 현지 공장을 안착시켜야 할 때이다. 그리고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는 편이 낫다고 본다. (참고로, 포드는 재규어를 지난 1989년 인수한 이후 100억 달러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 그리고 영국의 JCB그룹 등이 재규어에 여전히 관심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자 : 철강 부문 계열화 문제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싶다. 자동차 100년 역사상 철강 부문을 수직 계열화한 전례가 없다. 잘 나가던 때의 제너럴모터스도 시도한 적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인갑 : 꼭 그렇지 만은 않다고 본다. 우선, 포스코가 미래에 대한 두려움 탓에 공격적인 투자를 못했다. 현대차의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단독으로 가겠다는 결정을 내린 배경의 하나이다. 철강 수요는 단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현대 기아차가 2008년까지 연간 600만대를 생산해 자동차 업계 세계 5강의 반열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 않은가. 문제는 경기가 꺾이고 위축이 될 때이다. 특히 해외 경기가 둔화되면 자동차와 철강 부문이 모두 어려워져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피츠 제럴드 :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바가 없다.

기자 :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전제적이라는 게 비판의 핵심인데, 어떻게 보는가.

피츠 제럴드 : 그는 현대자동차에서 주요 의사 결정을 하는 인물이다. 그가 구속됐을 때, 제품 개발 등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이 전면 중단된 것은 그 영향력을 가늠하게 한다.

He is know for keeping tight controls over Hyundai. Product development decisions were stalled while he was jailed and has put many projects behind schedule.

하지만 세계 자동차 업계에는 유독 전제적인 스타일의 최고경영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전제적이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다. 포드의 창업자 가문은 미 자동차 업계의 영웅인 아이아코카를 해고할 때, 난 당신이 싫다는 단 한마디 말만 던졌다.

기자 : 정몽구 회장을 직접 만난다면 무엇을 물어 보고 싶은가.

피츠 제럴드 : 포뮬러원 경주에 들어갈 계획이 없는지 궁금하다.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 대해 묻고 싶다.

I would ask him about global marketing strategies such as entering Formula 1 racing or other racing series.

기자 : 국내외 여건이 쉽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8만원선(8월 31일 기준)을 회복하면서 본격적인 회복의 기지개를 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인갑 :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3~4%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더욱이 내년에는 현대차가 제시할 수 있는 신차 카드가 없다. TG, 쏘나타, 산타페, 아반떼 등을 다 선보였다. 외국기업은 물밀듯이 밀려들어오고 있다. 7월 파업 탓에 3분기 실적도 안 좋을 것이다. 8만원 중반 대까지 오르면 포지션을 줄일 것을 권하고 싶다.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

기자 : 끝으로 5년 이상 현대자동차 주식을 보유할 의사가 있는가.

피츠 제럴드 : 답변하기 어렵다. 다만 현대자동차는 향후 5년 동안 지금과 같은 수준의 기술 개발을 꾸준해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조인갑 : 물론이다. 도요타가 캠리나 렉서스를 선보이고, 시장에 정착하기까지 10∼15년 정도가 소요됐다. 하지만 현대차가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 것은 왕자의 난 이후 정몽구 회장이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이후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앨러배마에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시련이 적지 않겠지만, 앞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켜봐야 할 때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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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조지 소로스, 북핵과 한국경제를 말하다

[이코노믹리뷰 2006-10-25 21:48]


“대 국으로서 소국을 존중하는 나라는 하늘의 이법을 즐기는 자로, 천하를 보존할 수 있으며, 소국으로 대국을 섬기는 자는 하늘의 이법을 두려워하는 자로, 그 나라를 능히 보존할 수 있다” (이대사소자以大事小者, 낙천자야樂天者也. 이소사대자以小事大者, 외천자야畏天者也, 낙천자樂天者, 보기천하保其天下 외천자畏天者 보기국保其國)

외교 정책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전국시대 위나라 양혜왕의 질문에 대한 맹자의 답변이다. 강국이라고 해서 교만하지 않고, 소국을 존중하면 그 위세를 사해에 떨칠 수 있으며, 작은 나라로 큰 나라의 심중을 깊이 헤아리면 국민이 나라를 잃고 각지를 떠도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상호존중의 정신을 강조한 대목인데, 동서고금을 뛰어넘어 현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경구이다. 하지만 작은 나라를 존중하고 떠받들면서 천하를 보존한 나라가 과연 얼마나 될까. 고대 로마부터 구(舊)소련에 이르기까지, 강대국들의 패도정치는 주변국에 고통을 안겨줌과 동시에 자국의 몰락을 재촉했다.

성인들은 항상 교만을 경계했다. 지난 17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세계 헤지펀드계의 제왕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소로스매니지먼트 회장은 미국 또한 이러한 패도의 길을 가고 있다고 경고해 온 대표적 인물. 미국에 대항하는 국가의 국민을 모욕하고, 무시하는 행태가 결국,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

지난 2004년에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낙선 운동을 벌여 관심을 모은 바 있는 그는, 특히 북핵 사태로 위기가 고조된 이번 방문길에서 “북한이 다시 핵실험에 나선다고 해도 한국경제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며, 북미 대립이 해결의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해 주목을 받았다.

북핵 사태로 햇볕 정책의 폐기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세지는 등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린 참여 정부에는 말 그대로 천군만마나 다름없는 발언인데, 칼 포퍼의 열린사회론을 계승한 조지 소로스 회장의 사상, 그리고 이 노회한 투자가가 북핵 사태를 낙관하는 배경 등을 심층 분석해 보았다.

햇볕정책 유효…정부, 당근 남겨둬야
6자 회담국 현상유지책이 핵실험 불러
경협 중단은 상대방 막다른 골목 몰아

2차 북핵실험 투자기회 될 수 있어
미·일 대북 경제제재 원칙적 찬성
미국, 힘 앞세운 패도외교 중단해야

소로스 인터뷰
“2차 핵실험 배제 못해…
투자자에겐 또 다른 기회”

“미국과 일본이 대북제재에 나선 배경을 이해한다. 경제제제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는 효과적 압박수단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해 당근(carrot)을 한 두 가지 남겨 놓아야 하지 않겠나” 세계 헤지펀드계의 제왕으로 알려진 조지 소로스(76. George soros) 소로스 매니지먼트 회장.

지난 1992년 파운드화의 집중 매도로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을 굴복시켰으며, 2004년에는 부시의 낙선 운동을 벌이며 세계적 석학 촘스키와 더불어 반(反)부시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부상한 그는, 팔순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세계각지를 다니며 ‘열린사회’의 벽돌을 하나씩 쌓아올리는 인물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호를 이끌게 된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화상 대화로 국내에도 이름을 알린 그가 지난 17일 다시 우리나라를 찾았다. 팬 사인회와 기자회견으로 이어지는 빽빽한 일정 탓이었을까. 다음날 오후 5시 광화문 교보빌딩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인터뷰 내내 그는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요카이(妖怪)’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소로스도 세월을 비껴가지는 못하는 듯 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책을 읽어 보라”며 심드렁한 얼굴로 답변을 피하거나, 지루한 듯 책상 위에 놓인 안경테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하지만 북핵 사태를 둘러싼 위기 국면에 대해서는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는 국제 사회의 대북 경제제재에 대해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데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한국 정부도 대북 경제제재에 동참해야 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경협 중단 여부는 전적으로 한국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당근을 몇 개 남겨두는 편이 더 낫다”고 말해, 사실상 경협중단을 반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국의 경제협력 중단은 자칫하면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으로 궁지에 몰린 상대방(북한)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북 경협 중단을 요구하는 보수진영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나름의 해법인 셈인데, 정부는 지난 18일 경협의 큰 줄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공표한 상태다.

소로스는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의 ‘속내’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북한의 경제는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으며, 다시 혹독한 겨울을 앞두고 있다. 특히 6자 회담 참가국들이 현상유지(status quo)를 원했기 때문에(핵실험이라는) 수단을 동원한 것을 헤아려야 한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특히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 반발해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나선다 해도 국내 금융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첫 번째 핵실험이 실패로 끝났으며, 당연히 2차 실험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하기도. 모든 일이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소로스는 2차 핵실험으로 일부 외국인이 한국내 운용자금을 홍콩이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면 “(오히려) 새로운 투자 기회가 펼쳐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또 다른 당근을 제공해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 북한 핵실험이 일각의 우려와 달리, 한국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배경이 궁금하다.

북한의 핵카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결코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시장은 이를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 국제 사회가 2차 핵실험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다시 나선다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전세계에 알리려는 욕구가 강하다. 하지만 첫 번째 핵실험이 실패로 끝났다. 당연히 2차 실험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모든 일이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아니다. (Not very much. I think that they are definitely excited to demonstrate that they have a nuclear weapon. The test was a failure. and so they will definitely try second time. so it is natural they are being warned against it. it is nothing unexpected.)

- 상황을 장밋빛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가. 한국이나 일본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중국이나 홍콩으로 자금을 옮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분명 있다.

아마도, (그들이 옮겨간다면)또 다른 구매(투자) 기회가 될 것이다. (Maybe, that provides effective buying opportunity.)

북한을 압박하고 나서면 전쟁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일까.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는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인다고 해서 전쟁이 발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한미공조 못지않게 민족공조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참여정부 입장에서야 이방인들의 말을 그대로 들을 수는 없지 않을까.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대북경제협력의 큰 줄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물론 국내 보수진영에서는 금강산 관광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이 핵개발에 전용될 수 있다며 이러한 방침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조지 소로스는 참여정부의 대북경협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 부시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 비판적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번 경제 제재조치도 부적절하다고 보는가.

일본과 미국이 제재에 나선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돈줄을 차단하는 일본의 정책도 지지한다. 양국의 제재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I think that the UN resolution and the actions taken by Japan in cutting off money to North Korea is other right response. )

- 참여정부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사업을 중단하라는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동의하는가.

한국정부가 판단할 문제이다. 하지만 당근 몇 개 정도는 남겨두는 편이 더 낫다고 본다.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직접적으로 험한 행동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아직도 잃어버릴 것이 더 있어야 행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It is a matter of judgement whether South Korea should take away those two carrots which are out there. I think it is good to have some carrots left. So North Korea can not do something nasty directly to South Korea. Then it still has something to lose.)

- 방한중인 미 라이스 국무장관이 한국정부에 북한의 화물선 수색에 동참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칫하다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겠는가.

일본이 취하고 있는 조치들이 이와 비슷하다. 화물을 수색하는 것도 적절한 대응이다. (I think what Japan has done. Searching cargo is just the right response.)

- 원론적인 논의를 해보자. 국민의 정부, 그리고 햇볕정책을 계승한 참여정부는 북한에 아낌없이 많은 것을 베풀어왔다. 햇볕에도 옷을 벗지 않는 상대에 계속 러브콜을 보내야 하는가

나는 계속해서 햇볕정책을 지지해 왔다. 물론 햇볕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이 불가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서울은 휴전선에서 매우 가깝다. 북한을 제재할 수단을 지니고 있지 않다. 유일한 제제 수단은 당근을 다시 빼앗는 일이다. 일본이 취하고 있는 조치가 바로 이것이다. (I have continued to support the sunshine police in principle, not necessarily in details because there may have been some mistake in execution. It is very important to realize that we have no military option against North Korea because Seoul is too close to the border. So we have no sticks. The only stick we have is by taking away carrots. and that is what Japan has done. )

“진정으로 전쟁을 원하는 자는 미리 전의를 밝히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한 군사전문가의 말이다. 역사를 돌아봐도, 전쟁 승리를 원하는 국가는 대부분 상대방을 안심시켜 높고 기습을 단행했다. 일본의 진주만 기습, 북한의 남침으로 촉발된 한국전 등이 대표적이다. 북한이 떠들썩하게 핵개발 사실을 알리는 속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배경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실제 핵무장을 위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절박함의 표현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북한 경제는 극도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또 다시 겨울이 오고 있다. (The testing of nuclear weapon was the act of desperation on the part of North Korea. North Korea can not afford to stand still. The economy is in big trouble. and winter is coming.)

- 한국에서는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미국의 책임론이 불거져 나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6자 회담 참가국들은 현상 유지를 원했다. (The other party of six party talks basically wanted to keep everything unchanged.) 북한은 이러한 상태를 감당할 여유가 없었다. (they did not want to move too much. but North Korea can not afford to stand still.)

- 당신은 지난 2004년 부시 대통령 낙선 운동을 펼친 바 있다. 부시에 대해 특히 모질게 행동하는 배경이 무엇인가.

세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9·11테러에 대한 잘못된 대응이 모든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 테러 이후 1년6개월 동안 미 행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이 사라져 버렸다. 행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은 곧 비애국적인 사람으로 취급받았다, 이라크 침공이라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배경이기도 하다.

힘의 적절한 분배가 사라지게 됐으며, 부시 대통령에게만 어마어마한 권력이 집중되었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 )무고한 희생자를 양산했으며, (이 때문에 )테리리스트들의 입지를 강화했다.

“물극필반(勿克必反).” ‘사물이 극에 달하면 처음으로 되돌아온다’는 의미이다(주역). 극한 대립을 빚고 있는 북한의 핵실험 사태를 지켜보며 이번 위기가 사태해결의 전조가 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미약하게나마 들려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면 미-북간의 오랜 갈등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인가.

-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낙관하는가.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북한 정부는 핵무기 보유를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나는) 그들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 (After they succeed in showing that they actually have detonating bomb, they will go back to negotiating table. )

미국은 6자 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과 일대 일로 대화를 나누겠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대목이 나를 낙관적으로 만드는 배경이다. 6자 회담은 한미일의 공조를 이끌어내는 데 매우 유용한 틀이다. (My understanding is that the United States has said it is willing to talk with North Korea one on one within the frame of the six party talks. That makes me optimistic. That is peaceful solution. And I think having a six party framework is very useful in keeping South Korea Japan, China, United States in coordination.)

- 당신말대로 북한이 회담에 돌아오면 미국은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는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면 미국이 안전보장을 하고, 다른 유인책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6자 회담의 틀내에서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평화적인 해결 방안이다. (I think that they should help to bring North Korea back to the negotiating table. At that time, it is very important that the United States should be willing to provide some security guarantees. and other inducement, other carrots.)

근본적으로 네오콘처럼 자신들의 뜻을 전세계에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과거 미국은 마샬플랜 등을 통해 자국은 물론 인류를 위해 노력해왔다. 문제는 과거처럼 세계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소로스는 ‘칼 포퍼’의 열린사회론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사회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칼포퍼의 가르침에서 형성된 자신의 철학이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발휘했다고 고백했다. 어떤 내용인지 물어보았다.

- 투자를 하는 데도 심오한 철학이 필요한 것인가. 칼포퍼의 철학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해 달라.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철학이 필요하다. 내 책에서는 철학적 틀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서 역사를 이해하고 있다. 이 틀을 적용해서 현대사회를 진단하고 있는데, 그만큼 현실을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식이 아니라, 현실의 해석을 통해서 의사결정을 한다.

- 끝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을 해달라. 최근 미국과의 FTA협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적지 않은데, 한미 FTA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그런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해줄 수 없다.

조지 소로스는 누구인가

외환위기 장본인 지목에 억울함 토로
“그 당시 외환 거래 손놓고 있었다”

“저는 유대인입니다. 나치독일이 가족이 살던 헝가리를 점령한 것이 1944년이었으며, 아버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저는 이미 죽었을 겁니다. 나치 패전후 소련이 다시 헝가리를 점령했는데, 정부가 국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소로스는 단연 중량감이 느껴지는 거물급 인사다. 지난 1997년 대선에서 승리한 김대중 대통령이 그를 위성으로 연결해 외환위기 극복 방안에 관련된 대화를 나누던 장면을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모 경제지 미국 특파원은 그의 단독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 2년 동안 공을 들여야 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젊은 시절 폭압적인 정권 탓에 사선을 넘나들며 혹독한 경험을 했기 때문일까. 소수자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늘 따뜻하다.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의 입장에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내재적 접근 방식’의 분석을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소로스는 아시아 외환위기를 불러온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수많은 사람들을 거리로 내모는 데 한몫을 한 그가 다른 사람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물론 소로스는 아시아 외환 위기를 6개월 정도 앞두고 자신은 외환거래를 하지 않았다며 연루설을 강력히 부인해 왔다.

한편 그는 이번 방문길에 교보문고에서 팬 사인회를 열어 이채를 띠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서인지, 반응은 썩 신통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국내 외국인 소로스에 동의

“한국에 오래 산 사람일수록 불안감 적어”

외국인들은 대체적으로 북핵 사태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19일 오후, 기자는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인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 Strategy Analytics)’가 주최하는 한 세미나 현장(리츠칼튼)을 찾아 스스로를 유태인이라고 밝힌 피터 킹(Peter King)연구원을 만났다.

기자는 홈네트워킹 부문의 내로라하는 전문가인 그를 통해 외국인들이 한반도 핵사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었다. 두 아이를 두고 있다는 피터 킹 연구원은 우선, 북한이 처한 어려움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사태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우회적 답변이었다.

그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입에 올리며 자신의 논지를 펼쳐나갔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이름을 ‘김일정’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굉장히 불안정한 여건에 있다는 점을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남북한의 군사 대치상황을 지적하며 대북 제재에 조심스러운 접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지 소로스의 방문 사실을 알려주자, 그야말로 한반도 전문가라며 추켜세우기도.

향후 시나리오를 묻자, 적어도 북한에 관한 한 전문가들의 예측은 늘 빗나간다며 말을 꺼린 그는, 다만 “핵은 상당히 비싼 무기”라며 핵무기 개발로 북한 사람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SC제일은행의 크리스 홀란즈 부행장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지난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사태후 외국인 투자 건수가 오히려 더 늘어났다는 자료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홀란즈 부행장은 “한국에 오래 산 사람일수록 불안감이 적다”며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당장 북핵 사태가 투자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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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中시장 新트렌드10'

Special Report |강추! 맥킨지 리포트 '中시장 新트렌드10' (맥킨지에서 지난해 발표한 중국시장 트렌드 동향 보고서입니다. 책 한권짜리 리포트였는 데요, 전부 읽고서 기사로 풀어쓰려니까 영 수월하지 않더군요. 맥킨지가 컨설팅 부문의 독보적인 기업이라는 것은 일찌감치 알고 있었지만, 중국 현지에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트렌드를 꾸준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맥킨지의 중국시장 보고서, 한번 읽어보시죠)
 
“GM이 아닌 도요타의 사회적 자본을 배워야 한다.” ‘한국의 피터 드러커’로 통하는 윤석철 명예교수의 말이다.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2차 대전 이후 강력한 경쟁우위를 자랑해오던 미국 기업들은 자동차·가전 등 굴뚝 산업 부문에서 경쟁 기업들에 속속 패권을 내주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 산업과 달리, 여전히 강력한 패권을 행사하고 있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미국의 컨설팅 기업들이다. 보스턴 컨설팅·모니터 그룹·맥킨지·IBM글로벌 서비스 등은 전 세계에 걸쳐 구축한 정보 네트워크를 앞세워 세계 지식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이 매년 혹은 분기별로 발표하는 세계 시장 분석 리포트는, 이들 지식기업의 탁월한 역량을 가늠하게 한다. 맥킨지가 지난 8일 발표한 중국 시장 분석 리포트 (Serving the new Chinese consumer)를 기자가 직접 분석해 보았다.



진단 1. 중국 내륙 지방은 미래의 블루오션

중 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은 주로 베이징·상하이, 그리고 광저우 등 대도시 공략에 주력해 왔다. 이들 지역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중국 전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기본 인프라 또한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제3의 지역이 중국의 성장엔진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맥킨지의 분석이다.

중국 내륙 지방에 위치한 가오춘(Gaochun)을 보자. 이 곳은 상하이·베이징·광저우 등에 가려 거의 주목받지 못한 지역이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소비재 부문의 다국적 기업 중역들도 가오춘의 위치를 중국 지도에서 정확하게 찾아내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맥킨지는 전한다.

하지만 불과 인구 10만명 정도의 이 지역은 요즘 들어 잠재력있는 소비 시장으로 서서히 조명받고 있다. 중국 전역에 걸쳐 가오춘과 같은 소비시장이 무려 1만2000여 개에 달한다는 게 맥킨지의 분석이다. 일부 소비재 기업이나 유통업체가 이들 지역 공략의 득실을 저울질하는 배경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해결해야 할 난제도 적지 않다. 바로 광활한 지역에 분포해 있는 이들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들 외곽지역은 유통·물류망이 아직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으며, 적어도 수 년 간 상황이 바뀔 가능성도 그리 크지 않다.

특히 일부 지역의 경우 성향이 서로 다른 소수 민족이 많다 보니, 마케팅 전략을 짜기도 수월하지 않다. 하지만 이들 지역 공략에 소극적인 기업들은 장래의 유망 시장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맥킨지는 강조했다.



진단 2. 대도시 근로자는 내일의 중산층

다 국적 기업들은 지금까지 대도시에 거주하는 부유층 공략에 주력해 왔다. 맥킨지는 그러나, 이들 부유층에 비해 훨씬 광범위하고 복잡한 새로운 소비 계층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는 데, 바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중산층이다. 이들의 구매력은 중국 시장을 근본적으로 다시 규정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흥미로운 점은 중산층은, 오늘날 대도시 공장에서 근무하는 수많은 근로자들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맥킨지는 도심 저소득층을 형성하고 있는 공장 근로자들이 앞으로 20여 년에 걸쳐 중산층 대열에 합류해 나갈 것으로 관측했다. 일부 발 빠른 기업들이, 이들에 주목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미 국의 코카콜라나 프록터앤갬블은 이미 중국의 신흥 중산층을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쏟고 있다. 반면 상당수 기업들은 아직까지 이러한 추세를 파악하지 못하고 여전히 대도시의 부유층만 주요 타깃층으로 설정하고 있다.

맥킨지는 하지만 다국적 기업들이 점차 두터워지고 있는 중산층의 잠재력을 간파하지 못한다면, 시장 선점 기회를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진단 3. 기술력 뛰어난 중국 기업 사들여라

중 국 정부는 이미 기업 부문의 혁신을 주요 아젠더로 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해외 기술 의존도를 현재의 50%에서 30%로 줄이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연구개발 지출을 국내총생산의 1.2%에서 2.5%로 높여 나가기로 했다.

중 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전략이 먹혀들고 있음일까. 중국 기업들 가운데는 미국이나 유럽 기업의 아이디어를 모방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주목할 만한 성과물을 내는 곳들이 등장하고 있다. 통신장비 회사인 후웨이(Huway Technologies)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상당히 공격적인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는 데, 3만여 명의 근로자의 절반 가량이 연구개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시스코 등과 특허권 분쟁을 빚기도 했지만, 현재 이 회사는 중국 토종 기업 중 가장 많은 180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지난해 중국 기업들이 세계지적재산권협회(WIPO)에 신청한 특허 건수는 2452건으로, 아시아에서 일본과 한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특히 네덜란드의 전자회사인 필립스가 신청한 2492건보다 적어 아직까지 격차가 적지 않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기도 했다.

하 지만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기업에 상당한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도 사실. 맥킨지는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을 다국적기업이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술력이 뛰어난 중국 기업들을 통째로 사들이거나, 지분 일부를 매입한 뒤 좀 더 가다듬어 새로운 상품 출시에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 실제로 중국에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하는 곳들도 늘어나고 있다.



진단 4. 관시도 업그레이드 하라

관 시란 중국 특유의 인맥을 일컫는 말이다. 중국 내 사업 성공을 좌우하는 열쇠로 평가받아 왔다. 서양의 합리주의 문화에 익숙한 미국이나 유럽인들로서는 공무원의 지시 한 마디에 막혔던 현안이 한순간에 해결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른바 관시의 위력을 절감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시장경제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관시는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맥킨지는 다국적 기업들이 인맥관리에 좀 더 체계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 선, 중앙 정부의 권한 이양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중앙의 관료만 상대하면 됐으나, 이제는 대상이 더욱 확산된 셈이다. 더욱이 인맥의 성격이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는 점도 부담거리다.

다국적 기업들의 진출 초기와 달리 고위 공무원과의 친교만으로 선례를 무시하고 원하는 바를 얻어내기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고전적인 의미에서 관시가 점차 퇴색하고 서서히 공적인 관계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권한 이양으로 규제권을 쥔 공무원들이 더욱 늘어나면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맥킨지는 지방분권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다국적 기업들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고위 공무원들과 꾸준히 교유하면서 자사와 중국정부의 이해가 서로 일치할 수 있는 지점을 끊임없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진단 5. 중국 소비자, 브랜드 로열티 떨어져

중 국은 브랜드의 천국이다. 맥킨지는 이번 리포트 설문 조사에 참가한 응답자의 80% 가량이 종종 브랜드 상품을 구입한다는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응답자의 69%는 자금 사정에 좀 더 여유가 있다면 브랜드 상품을 더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는 데, 이는 영국이나 미국보다 더 많은 수치였다.

중국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현상은 다국적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브랜드에 대한 이들의 로열티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은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예컨대, 일본 소니의 가전제품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은 열 명 중 세 명꼴로 소니 제품 가격이 자국의 창훙 브랜드보다 10% 이상 비쌀 경우 자국 제품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특히 매장에서 영업 사원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최종 구매 단계에서 다른 브랜드를 구입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의 65% 가량이 그들이 애초 구입하기로 한 브랜드가 아닌 다른 브랜드 상품을 종종 사는 경우가 있다고 응답했다. 한 브랜드 상품을 꾸준히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면서도, 특정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는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중국 소비자들의 특징인 셈이다.

맥킨지는 이에 따라 잘 훈련된 영업 사원들을 매장에 배치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진열대의 상태 등을 철저히 관리 감독하고 소비자들을 상대로 자사 상품의 특징을 설명하도록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미국의 암웨이가 방문판매를 통해 중국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진단 6. 텔레비전 광고 효과 현저히 떨어져

중 국 국영 텔레비전인 CCTV는 다국적 기업들에 가장 인기가 높은 광고 매체의 하나다. 이 방송국의 광고 수입은 지난 2000년 이후 5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텔레비전 광고 효과가 높지 않다는 점이라고 맥킨지는 강조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광고 메시지를 쉽게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텔레비전 시청자들은 광고가 방영되는 도중 아예 다른 곳으로 잠시 이동하거나,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시간이 유럽이나 미국의 시청자들보다 훨씬 더 많았다. 중국 내 방송 광고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음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중국에서 잘 먹혀드는 현장 판매에 좀 더 주력할 필요가 있다.

맥킨지는 영업사원들을(할인점이나 백화점을 비롯한) 판매 현장에 파견해 판촉활동을 전개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맥킨지는 특히 중국 소비자들이 아직도 상품의 기능을 중시하는 점을 감안해 판촉 활동도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단 7. 감성 중시 마케팅도 관심을 기울여야

중 국 소비자들은 제품의 기능을 중시한다. 소비자들이 제품의 기능보다 이미지를 더 중시하는 유럽이나 미국과는 다르다. 맥킨지에 따르면 “브랜드를 왜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83% 가량의 소비자가 품질이 더 낫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65%는 브랜드 제품이 그들의 가치를 더 높여주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은 이러한 점을 마케팅에 활용한다.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은 탐폰 브랜드의 광고를 내보내면서 기능상의 장점을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저명한 의사를 광고에 등장시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 상품을 활용해야 할 지를 설명하도록 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이러한 공식도 빠르게 바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소비재 시장이 지금보다 더 성숙하고, 브랜드 간 품질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게 되면,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제품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벌써 소비자들의 감성을 파고 드는 다국적 기업들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소비재 회사인 프록터앤갬블(Proctor&Gamble)도 샴프 브랜드 헤드앤숄더(Head &Shoulder) 마케팅의 초점을 비듬방지(fighting dandruff)에서 모발을 위한 새로운 삶(new life for hair)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고 맥킨지는 전했다.



진단 8. 中청소년, 부모세대보다 민족주의 정서 강해

중 국 청소년들 또한 부모 세대에 비해 브랜드 상품을 선호하고, 패션 흐름에 대해서도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65% 가량의 응답자가 최신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성인들(47%)에 비해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휴대폰의 경우 80%가 브랜드 제품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중국 청소년들은 미국이나 유럽과 뚜렷이 다른 특성을 보여주었는 데, 그들은 무엇보다 민족적 자부심이 무척 강했으며, 부모 세대에 비해 전통적 가치를 더 중시하는 성향을 보여주었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88% 가량이 중국 브랜드를, 65%는 외국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부모세대에 비해 훨씬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성장한 중국 청소년들은, 부모 세대에 비해 더 근대적이면서도 전통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편이라고 맥킨지는 분석했다. 휴대폰이나 MP3플레이어 등을 선호하면서도 부모 봉양 등 전통적인 가치와 더불어 민족주의적 정서를 중시하는 양태를 보인 것.

따라서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은 이러한 정서를 거스르는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것은 금기다. IBM의 개인용 컴퓨터 사업 부문을 인수한 레노보나,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유가공업체인‘맹뉴(Mengniu Dairy)’는 청소년들의 민족주의 정서를 잘 파고드는 마케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슈퍼걸·super girl) 제작을 지원하고 있는 데, 중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이 프로그램 방영에 힘입어 판매량이 방영전에 비해 세 배 가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낫다.

이 밖에 레노보는 회사 홈페이지에 자사 건물이 프랑스의 에펠탑·호주의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그리고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을 내려보고 있는 사진을 싣고 있다. 중국 청소년들이 서유럽이나 북미 지역 청소년들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을 책·신문, 그리고 잡지를 읽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진단 9. 유연 생산체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중 국 경제가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면서, 그동안 가려져 온 여러 부작용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기반시설 확충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교통 정체, 잦은 정전이 발생하고 있으며, 임금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중국 현지 공장의 생산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점이다.

우선, 중국인 중간 관리자들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근로자 관리나 문제해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특히 현장에서 불거지는 문제를 진단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생산 공정이 서로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아 일부 공장의 경우 전체 근무 시간의 40% 가량을 놀면서 보내는 근로자들이 적지 않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매니저들의 역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맥 킨지는 중국 근로자들의 낮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유연생산 시스템(lean manufacturing system)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시스템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들을 대만이나 일본, 그리고 한국에서 영입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렴한 인건비만을 좇아 중국에 진출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으며, 각국의 기업들은 인건비 못지않게 효율성을 추구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이겨내기 어렵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고 맥킨지는 진단했다.



진단 10. 중국 인수합병 시장에도 관심 기울여야

지 난해 중국 내 인수합병(M&A)은 1800여건에 달했다. 지난 1998년에 비해 무려 9배 이상 증가한 수치긴 하지만, 거대한 중국 시장의 크기를 감안할 때 그다지 많은 인수합병 건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중국 정부의 규제 등으로 중국 내 인수합병 활동은 상대적으로 침체된 상태를 면치 못했다.

지난 2004년 현재, 외국인 직접 투자에서 인수합병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으로 사정은 바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산업이 속속 외국 자본에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를 비롯한 일부 산업의 경우 과잉 생산이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어, 인수합병대상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국영 기업이나 일부 민간 부문의 기업들 중에서도 매물로 나오는 곳들이 증가할 전망이다. 물론 중국의 인수합병 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고 맥킨지는 조언했다. 우선, 기업 가치 산정 방식이 낙후돼 있는 데다 정보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독자적인 평가 시스템을 개발해야 하는 데, 평가 항목으로 미래의 현금 흐름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합자회사 대부분이 ‘누적 투표제(accumulative voting)’를 도입하고 있지 않아 다국적 기업들의 이사회 장악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사회를 직접 장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최고재정책임자나 최고 기술책임자를 선임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맥킨지는 전했다.





맥킨지가 제시하는 中 공장 생산성 끌어올리는 법



“생산 현장 위계질서 허물어 뜨려라”



시 스템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중국의 유교문화는 종종 유연생산 시스템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유교문화권의 근로자들은 상급자들에게 이의를 좀처럼 제기하지 않으며, 관리자들도 생산현장의 잡다한 일에 지나치게 신경쓰는 것을 그들의 위신을 깎아 먹는 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유연생산 시스템의 효율적 운용에 상당한 장애로 작용한다는 것이 맥킨지의 진단이다. 따라서 팀제를 도입하되, 근로자들의 급여를 소속팀의 성과에 연동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중국 근로자들의 정서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맥킨지는 지적했다.

맥킨지는 구체적인 처방전도 제시했다. 노련한 전문가(savvy instructor)를 생산 현장에 파견해 중국 근로자들 사이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위계 의식을 허물어 나가라고 조언했다. 물론 부서별 장벽을 허물고, 상호협력의 분위기를 고취시킴으로써 생산성을 한 단계 높여가기 위한 것이다.

특 히 한국이나 일본·대만 등에서 전문가를 고용해 이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권고하기도 했다. 중국 근로자들의 학습 속도가 매우 빠른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중국인들이 특별히 명석하다기 보다 기술을 배워야 좀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맥킨지는 중국 내 30개 공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 공장들이 높은 제품 결함률과 비효율적인 공장 운영 탓에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공장에 비해 이윤이 20~40%가 적었다는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만약 조사대상 중 평균적인 수준의 공장이 운영 효율이 가장 높은 공장 수준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렸다면, 연간 2500만달러 가량의 이윤을 더 창출할 수 있었을 것으로 맥킨지는 분석했다.


프라할라드와 맥킨지 리포트

“저소득층 시장 공략” 한목소리

“빈 민층 시장을 잡아라.” 인도의 세계적인 경영 석학인 프라할라드 미시간 경영대학원 교수가 지난 2004년 자신의 저서에서 제시한 이 한 줄의 아이디어가 지금 세계적인 기업들을 뒤흔들고 있다. 유명 기업인들이 경영 현장에 그의 이론을 접목시키며 신흥 시장 공략의 수위를 바짝 죄고 있는 것.

프라할라드의 이론을 경영현장에 적극 접목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 노키아와 모토롤라다. 지난 2004년 세계 시장 점유율이 30% 이하로 하락하는 등 일시적인 부진을 겪었던 노키아가 인도·중국 등 신흥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모토롤라도 불과 수만 원대의 휴대폰을 앞세워 아프리카·인도·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저소득층을 적극 공략하며 지난 2분기에도 3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데 성공했다. 흥미로운 점은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도 비슷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맥킨지는 2006년 분기 리포트(The Mckinsey Quarterly)에서 소득 수준이 낮아 지금까지 다국적 기업들의 공략대상에서 제외돼 온 중국의 내륙 지방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들 지역이 가까운 장래에 중국의 신 성장 엔진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논리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중국의 중산층에 주목하라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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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에 과장업무를 맡겨라

스코브가드 한국 P&G 본부장
“과감한 권한이양이 성장동력…
신입사원에 홍보 의사결정 맡겨”

“입사 3개월차 신입사원에 언론 홍보 책임을 맡겼다.
과감한 권한 부여야말로 한국 P&G성장의 원동력이다.”

한국 P&G에서 대언론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원중(27) 씨. 까다롭기로 소문난 이 글로벌 소비재 기업의 입사 시험에서 내로라하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지난 9월 입사한 그는, 8세에 필리핀으로 건너갔다 대입을 앞두고 다시 국내로 유턴했다. 한국말은 물론 영어 구사능력이 뛰어나다.

형과 단둘이 서울서 생활하고 있다는 그는, 요즘 친구들의 부러움 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공채에 지원서를 낸 대졸자만 무려 3000여명. 신입사원 14명을 뽑았으니 경쟁률만 무려 200대1을 훌쩍 넘었다.

근무여건이 뛰어난 데다 ‘인재 양성소’로 불릴 정도로 직원 교육시스템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회사니, 지원자들이 대거 몰린 것도 납득할 만하다. 이베이(ebay)의 맥 휘트먼 사장, 제너럴일렉트릭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 등은 모두 이 회사 출신이다. “운이 좋았다”고 활짝 웃는 김씨가 입사 후 첫 발령을 받은 부서는 대외업무총괄본부(홍보).

입사지원서에 근무 희망 부서로 기재한 곳이다. 그가 국내 기업에 들어갔다면 직장 상사나 선배들을 위해 복사나 커피 심부름 등 ‘허드렛일’을 해야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김씨는 한국 P&G의 대언론 홍보업무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직접 내린다.

부서에 첫배치된 신입사원에게 대언론 홍보 업무를 바로 맡기는 회사. 바로 한국 P&G만의 독특한 직원 양성 시스템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직원들에 대한 신뢰와 더불어 권한에 따른 책임 부과는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사측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경력직 사원을 뽑지 않는 배경도 가늠하게 한다.

우수한 자질을 지닌 신입사원을 선발해 엄격한 훈련을 거쳐 자사의 경영 철학에 맞는 인재로 키워낸다는 것. “한국 기업들이 보고 따라했으면 하는 사내 제도를 한 가지만 꼽아 달라”. 지난 23일 도곡동에 위치한 이 회사 본사에서 만난 스티브 스코브가드 인력개발본부장은 기자의 질문에 ‘조기책임제’를 꼽았다.

이 회사 직원들은 입사하자마자, 국내 회사 중견 기업들의 고참급 직원들이 담당해야 하는 업무를 처리한다. 김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P&G는 여러모로 독특하다.

신입사원 채용을 고수하는 걸 보면 영락없이 순혈주의를 고집하던 지난 1980년대의 국내 기업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P&G는 도요타에 가까운 회사입니까, 아니면 미국의 GE에 가까운 회사입니까”. 스코브가드 본부장에게 두번째 질문을 던져본 배경이기도 하다.

“제너럴일렉트릭(GE)에 가깝습니다. 직원들을 성과에 따라 구분하고, 최하 등급을 받은 직원들에 대해서는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각종 교육을 실시합니다. 하지만 (GE와는 달리) 사실상 퇴사를 요청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 회사의 실적은 어떤 편일까? 지난해 P&G의 글로벌 계열사들은 평균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였다. 사실, 경력 대신 신입사원선발을 고수하는 시스템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장점도 있지만, 순혈주의를 고집한다는 일각의 비판을 사기도 한다. 하지만 실적이 좋으니 모든 비판은 잠잠해지기 마련.

이 회사 직원들이 일년에 받는 사내 트레이닝 시간만 무려 200시간. 최근들어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고, 전략적인 사고를 도와주며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는 임직원들과의 대화스킬을 다루는 프로그램(Global Communica-tion Skill)이 더욱 중시되고 있다고 스코브가드 본부장은 덧붙였다.

홍영대 GE코리아 상무
“될성부른 떡잎 조기확보
미래의 잭 웰치 육성한다”

“FMP는 제너럴일렉트릭이 10년을 내다보며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그룹의 핵심 인력들이다. 미래의 잭웰치 혹은 제프리 이멜트인 셈이다.”

‘제프리 이멜트와 라플리’ 미제너럴일렉트릭과 피앤지(P&G)를 이끌어 가는 두 사람은 절친한 친구 사이다. 라플리가 제너럴일렉트릭의 사외이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두 사람이 최소한 분기별로 한번씩 만나 경영 현안을 놓고 깊숙한 대화를 나눌 정도로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는 게 GE코리아의 설명.

그래서일까. 두 회사에는 비슷한 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두 사령탑의 취임 초 경영 사정이 최악이었다. 제프리 이멜트는 미국 본토를 강타한 9·11 테러 발생직전 부임했으며, 라플리도 한해 전 전임 회장 더프 야거로부터 형편없는 경영 성적표를 물려받고 고심해야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제 글로벌 무대에서 손꼽히는 스타 경영자들이다. 라플리에게는 ‘포스트모던’한 경영자라는 별칭이 따라다니며, 이멜트도 문화혁명에 비견되는 사내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이다. 두 사람은 어떻게 성장의 정체라는 거대기업의 고질적인 병을 해결해 나갔을까.

지난 6월 이화여대에 위치한 포스코관의 한 강의장. GE-맥킨지 글로벌 리더십 강좌의 분임별 토론이 한창 진행중인데, 대학생들이 참가한 토론을 주재하고 있는 GE코리아 직원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아직 신입사원 티를 벗지 못했다.

이들이 바로 GE코리아의 직원인 FMP(Financial Management Planner)들이다. 이날 기자에게 리더십 강좌에 대해 설명한 백주현 씨도 그 중의 한 명. FMP는 제너럴일렉트릭이 10년을 내다보며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그룹의 핵심 인력들이다. 미래의 잭 웰치 혹은 제프리 이멜트인 셈이다. 한국P&G 직원들이 입사하자마자 중책을 떠맡듯이, 이들도 주요 현장에 바로 투입된다.

리더십교육의 주요 프로그램들도 모두 이들 FMP들이 직접 기획해낸 작품들이다. 이들은 2년 동안 6개월 단위로 주요 계열사의 재무 부문으로 보직을 옮겨 다니며 매번 새로운 과제를 부여받는다.

“잠자는 시간을 빼놓고는 모두 업무에만 매달린다고 보면 정확합니다. 일상적인 업무를 처리하고, 빡빡한 교육 스케줄에도 참가해야 하다 보니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지경일 겁니다. ”홍영대 GE코리아 상무의 설명이다.

대부분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지원했거나, 2년 미만의 직장생활 경험을 지닌 이들은 초고속 승진을 보장받는다. 일반 직원들이 매니저가 되는데 20년 정도가 걸린다면, 이들은 같은 직위에 오르는 데 불과 10년 정도가 소요된다는 게 홍 상무의 설명이다. 육사나 해사, 공사의 사관후보생들인 셈이다.

물론 엄격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대부분 영어 능력이 뛰어나고 명문 대학을 졸업한 재원들입니다.

특히 다른 직원들에 비해 한 가지 더 뛰어난 자질을 지니고 있는 데, 바로 리더십입니다.” GE코리아가 리더십을 중시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 5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제프리 이멜트 회장에게 다시 눈을 돌려보자.

당시 그는 수행원을 단 한명도 대동하지 않았으며, 한국에서 행한 연설문도 직접 작성했다.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 불필요한 경비를 초래할 필요가 없다는 회장 본인의 판단에서라고. ‘에코마지네이션’이라는 신성장 전략을 앞세워 저성장의 악순환을 부순 것도 이멜트의 힘이라는 게 중론.

창의적인 아이디어,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함, 그리고 열정을 갖춘 리더는 조직의 운명을 가름하는 핵심 자원이다. “GE는 연 8%에 달하는 빠른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매년 나이키 정도 규모의 회사를 새로 만들어내는 것과 다름없습니다.”인재확보와 교육에 이 회사가 왜 매년 10억달러를 쏟아 붓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제프리 이멜트는 성장 중시 전략을 감안해 직원 평가시스템에도 다섯 가지 요소를 새로 반영했다. 외부 지향성(external focus), 명확한 사고(clear thinking), 상상력(imagination), 포용력(inclusiveness), 그리고 전문성(expertise)이다. 이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를 엿보게 하는 항목들이다.

INTERVIEW| 세계적인 인재전략 전문가 조세미 컨설턴트

“인재전쟁서 승리하려면 ‘인사가 만사’ 실천에 옮겨라”

조세미 컨설턴트는 인재전략 부문의 세계적인 전문가이다.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와 부즈앨런해밀턴을 거쳤으며, 지금은 독립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작년 11월 국내에서 발표한 저서 《세계는 지금 이런 인재를 원한다》는 국내에서 6만여 권이 팔리는 등 높은 인기를 끌었다. 영국 런던에서 체류중인 그녀와 지난 23일 전화 인터뷰를 했다.

- 세계적 CEO들과 폭넓게 교류하고 있다고 들었다. 요즘 어떤 문의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인도와 중국이 세계 경제의 신성장 엔진으로 부상하면서 이 지역 인재들의 주가도 많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에서 사업을 이끌어나갈 현지의 인재(local talent)들에 대한 문의가 많은 편이다. 또 과거 서구우위의 일방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 아시아인들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 아시아를 이해하려는 시도, 어떤 것들이 있는가. 구체적인 사례를 공개할 수 있는가.

스위스 UBS의 아시아 퍼시픽 체어맨인 로리 탭너(Rory Tapner)를 보자. 그는 얼마 전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털어놓은 적이 있다. 아시아 근로자들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위해 사내에서 역할 바꾸기극을 도입했다는 얘기였다. 입장을 바꾸어 롤 플레이를 했다는 것이다.

부서장이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아시아 자회사 여직원의 역할을, 이 여직원이 부서장의 역할을 각각 담당하게 된다.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나가는 계기가 된다. 중국,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시니어 매니저들은 대부분 서양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자신들의 입장에서 아시아적 가치를 재단하는 경향이 강한데, 중요한 것은 이미 이러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치열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가 이들의 사업전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가늠하게 한다.

-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계 인재 찾기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내용인가.

한 글로벌 컨설팅 기업의 중국 사무소의 채용 전략을 도와주고 있다. 이 고객사는 향후 4∼5년간 지금까지의 추세보다 훨씬 많은 수의 다양한 글로벌 경험을 갖춘 중국계 인재들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중국계 인재들을 찾고 계발하는 프로젝트다.

- 인도나 중국은 인재들이 넘쳐나는 나라들이다. 다른 나라에서 중국계 인재를 찾는 배경이 궁금하다.

글로벌 기업들의 눈높이에 맞는 인재들은 이 지역에도 여전히 적다. 아직까지 이러한 격차(Gap)가 생각보다 상당히 크다.

-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인재경영을 주창하는 경영자들이 많다. 이러한 분위기를 런던 현지에서도 느끼는가.

요즘 학계, 정부, 그리고 기업에서 칼럼이나 강의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최근에는 중앙인사위원장을 지낸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자신의 수업에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 국내에서 인재경영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으로 보통 삼성을 꼽는다. 동의하는가.

삼성이 얼마나 치열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고 있는 분들이 많지 않다. 삼성의 인재전쟁 전략은 가히 007 작전을 방불케 한다. 친분이 있는 한 한국계 미국인 학생이 내게 털어놓은 이야기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서 첨단 과학 분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가 삼성 TV를 장만했다.

그런데 어느 날, 삼성전자가 만든 인사과에서 인터뷰를 하자는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력서도 내지 않은 그가 회사에서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TV구입 때 무심코 적어 넣은 학교 및 전공, 주소 전화번호를 비롯한 인적사항을 무심히 넘기지 않은 것이었다. 삼성의 치밀한 소싱전략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말하는 CEO는 많다. 하지만,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기업만이 인재전쟁의 승자가 될 수 있다.

-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볼 때, 인재 양성 측면에서 아쉬운 대목은 없는가.

삼성이나 LG에 입사하면 한국은 물론 해외의 자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눈에는 여전히 한국에서 활동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무척 강하다. 삼성에 입사한다고 하면 “한국에 가서 무엇을 할래”라는 식의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뿌리를 내리고 근무하기보다는 잠시 스쳐지나가는 회사라는 생각이 강하다. 한국의 대기업들은 가족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많이 바뀌어 나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기업들의 경우 나이나 성별이나 인종, 그리고 학연, 지연을 떠나서 성과로만 평가하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선입견이 강한 것 같다.

- 맥킨지와 부즈앨런에서 근무했으니, 이 컨설팅 회사들의 교육 시스템에 정통하지 않겠나. 한국기업과 어떤 점이 다른가.

맥킨지나 골드먼삭스는 자체 교육 프로그램이 뛰어나다. 맥킨지에 입사했을 때 경영대학원에 다시 입학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떠올렸을 정도다. 이 회사에는 이공계나 인문계 출신자들도 적지 않은데, 모두 사내 경영대학원 코스를 거쳐야 한다. 세계적인 투자 회사인 골드먼삭스는 아예 자체 대학을 세우기도 했다.

- 이베이의 인사부문 담당자가 맥킨지 시절의 동료라고 들었다. 직함이 독특하다고 들었다.

글로벌인재 전략의 트렌드 중 하나가 ‘HR’이라는 말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맥킨지 동료이던 액셀로드가 이베이의 인재관리 담당이(Chief Talent Officer)로 이동했다. 인사 부서는 행정적인 기능보다는, 탤런트 매니지먼트 이런 쪽으로 바뀌고 있다. 전략적인 역할 수행이 중시되고 있다.

지금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인재전쟁중이다. 지식경제(Knowledge Economy)에서 어느 기업이 더 많은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있는가는 바로 전쟁 중 어느 나라가 더 많은 최신무기를 갖추고 있는가와 마찬가지다. 글로벌 기업들은 앞장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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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상사 공략 노하우 베스트 7

상사의 잔소리까지도
대학 노트에 정리해 봐라”
 

(하버드 비즈니스리뷰는 세계 경영자들의 바이블입니다. 마이클포터부터 프라할라드까지, 내로라하는 경영학자들이 이 월간지에다 자신의 글을 기고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경영자들이 놓쳐서는 안될 메가 트렌드나 인재 전쟁서 승리하기 위한 노하우 등 첨단 동향이 기고문의 주종을 이루고 있지 않을까는 선입견을 지니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월간지에는 실용적인 팁들이 많이 실려 있습니다. 때로는 국내 처세 서적에 실릴 법한 류의 글들도 적지 않아 기자를 당황하게 만듭니다. 이 글도 이러한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는데요,  사실 직장상사 경영노하우야말로 무엇보다 먼저 익혀야할 지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군대가서도 고참을 제대로 구슬려야 몸과 마음이 편한 것 아니겠습니까 )


직장 상사는 늘 애증의 대상이다. 툭하면 경영자에게 불려가 터지고, 후배 사원들에게 치받친다. 말 그대로 ‘넛 크래커’에 끼인 호두 신세다. 애꿎은 부인에게 화풀이도 해보지만, 가슴 한 구석은 늘 서늘하다. 그런데‘동네북’ 취급을 받던 그가 요즘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당신의 상사를 관리하라(Managing Your Boss).’세계적 경영월간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겨울 호의 제목이 눈길을 끈다. 직장 상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직장 상사가 경제전쟁 시대의 중추로 부상하고 있다는데,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소개하는 상사경영법 일곱 가지를 정리했다. (편집자주)

【직장 상사 관리 노하우 7가지】
-상사 업무 스타일 대학노트에 정리하라
-시시콜콜한 정보가지 패키지로 제공하라
-상사의 전략적 목표에 '눈높이를 맞추라'
-장·단점 분석하고 맞춤형 정보 제공하라
-자신의 강점과 약점, 기질을 분석하라
-평정심을 유지하는 노하우를 길러라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말라

●제언 1. 직장 상사의 업무 스타일을 분석하라

소비재 분야의 한 다국적 기업에 근무하는 P상무는 요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지난해 초 부임한 벽안(碧眼)의 신임 사장이 ‘골칫거리’다. 그는 전임자와는 업무 스타일부터 판이하게 다르다. 전 사장은 궁금한 점이 있을 때마다 P상무를 불러 자문을 구했다. 하지만 이번 사장은 구두 보고를 선호하지 않는다.

시장 점유율, 소비자 기호, 업계 현황 등을 수집하는 일은 이제 온전히 그의 몫이 됐다. 한 걸음이라도 더 영업 현장을 뛰어야 한다는 지론의 그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실적 하락도 하락이지만 신입사원시절로 돌아간 듯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느라 이중고(二重苦)를 치르고 있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에서 기업의 별이라는 임원까지, 직장 상사는 늘 애증의 대상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겨울호는 하지만 ‘상사를 경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직장 상사는 전략적 동반자이자, 고급인맥·정보의 수원지이다. 그의 업무 스타일을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업무 스타일이란 무엇일까. 기준은 다양하지만, 피터 드러커는 일찍이 경영자를 ‘듣는 이(Listener)’와, ‘읽는 이(Reader)’로 구분한 바 있다. 이러한 차이에 따라 보고방식도 달리해야 상사공략이 효율적일 수 있다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조언한다. 전자에게는 현안을 구두로 설명하고, 메모나 약식 보고서를 나중에 제시하는 편이 더 나은 반면, 후자에게는 보고서를 먼저 올리고, 간단히 배경을 덧붙이는 쪽이 유리하다. 유능한 직장인은 이러한 차이를 간파하고 상사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이 월간지는 분석했다.

●제언 2. 정보는 多多益善…상사를 유식하게 만들어라

미 크라이슬러 부활의 주역인 아이아코카. 그도 포드가문과 마찰을 빚다 첫 직장인 포드자동차에서 쫓겨나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말단 사원에서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상사와 한두 차례 신경전을 벌여보지 않은 이들은 없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회사를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부분은 이러한 불화를 서로 다른 ‘품성(personality conflict)’이나 기질, 가치관의 차이 탓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생김새가 다르듯이 타고난 품성이나 기질 등에도 차이가 있으니 이러한 갈등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시각은 다르다.

업무처리 방식이나, 서로에 대한 기대치, 무엇보다 우선순위(priority)에 대한 몰이해가 갈등의 골을 깊게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조직 구성원들이 정작 이러한 핵심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고 할까.

같은 사무실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하다 보니, 취미에서 경조사까지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시시콜콜 얘기하지 않아도, 상사가 부하직원이 원하는 바를 대부분 알고 있으리라 오해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부하직원의 기대치나, 로드맵, 업무 만족도, 불만사항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상사는 드물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의 단절이 업무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는 어느 정도까지 공유해야 할까’ 직장인들이라면 한번쯤 갖게 되는 의문이다. 하지만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업무 절차별로 상사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라(keep the boss informed through processes)’고 강력히 권고한다. 성공적인 직장 경력을 지닌 직원들은 상사와 부하직원이 전략적 동반자가 돼야 한다는 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제언 3. 상사의 목표(goal)를 정확히 파악하라

이희성 인텔 사장은 작년 말 한 컴퓨터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모 홈쇼핑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해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직접 출연한 것은 아니었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가 홈쇼핑에서 자사 제품의 강점을 설명하는 모습은 매우 신선했다는 평가다.

그의 등장이 시사하는 바는 두 가지다. 무엇보다, CPU 제조업체인 인텔이 요즘 마케팅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지난 2005년 미국 본사의 최고경영자가 부임한 후 탄력을 받고 있는 쪽이 마케팅 부문이다. AMD가 맹추격을 하자, 기술의 인텔이 마케팅 활동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

직장 상사의 전략 목표, 수단 등을 파악하는 일은 업무 스타일 파악 못지않게 중요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흥미로운 사례를 제시한다.

전략 목표가 상급자와 달라 서로 알력을 빚다 물러난 외국계 기업의 부회장이다. 그는 가격 인하를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구하다, 이윤을 더욱 중시하던 상급자의 심기를 건드려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시장 점유율 증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파악했으나, 상사의 생각은 달랐던 것. 두 사람은 가격 책정 권한을 놓고 알력을 빚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모두 물러나야 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이 부회장이 상사와 자신의 전략 목표가 같다고 착각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한다.

‘정보 부재는 마치 눈가리개를 한 채 나는 것과 같다(fly blind)’.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비유다. 상사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되,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제언 4. SWOT분석으로 장단점을 분석하라

스티브 잡스 애플 컴퓨터 CEO는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는 사람들의 기호를 한발 앞서 내다보는 직관의 힘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전통적인 여론 조사를 미덥지 않게 보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시장 조사를 거쳐 제품을 출시할 때쯤이면, 소비자들의 기호는 이미 바뀌어 있을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그는 직원들에게 까다롭기로도 정평이 나있다. 괴팍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강점과 약점은 동전의 양면이다. 자신이 창립한 애플에서 한때 쫓겨나는 등 모진 세월의 풍파를 겪으면서 칼날 같은 성품도 무뎌지기는 했지만, 이 슈퍼스타에게는 이러한 꼬리표가 아직도 따라다닌다.

슈퍼스타는 물론 상급자들은 자신의 단점을 채워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상사의 강점과 약점, 업무 스타일, 니즈 등을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배경이기도 하다. 회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직원들은 자신의 상사가 강점을 발휘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데 앞장섰다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제시했다. 조직 내, 혹은 사적인 고민거리는 무엇인 지, 또 다른 부서장들과의 관계는 어떤지를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가 요즘 회사에서 어떤 압박을 받고 있는 지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상사에게, 의지할 수 없는 부하 직원보다 더 당혹스러운 존재는 없다(Few things are more disabling to a boss than a subordinate on whom he cannot depend)고 조언한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때 지속할 수 있다.

●제언 5. 신뢰가 보약…맹목적 분노는 毒藥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가장 잘나가는 스타경영자인 그도 GE의 플라스틱 사업 부문장 시절에 한바탕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지난 1994년 대표적 휴양지인 보카라톤에서였다. “내년에도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회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당시 잭 웰치는 해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스타경영자들도 눈물 젖은 빵을 먹고 성장한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처방식의 차이가 직장 생활의 성패를 상당부분 좌우한다. 무엇보다, 직장 상사에 대한 맹목적 불신은 문제를 꼬이게 만든다.

최악의 사례가 상사를 ‘공공의 적’정도로 취급하며 그의 권위에 공개적으로 도전하는 직장인들이다. 이들은 부서장이 내린 결정에 대해서도 사사건건 물고 늘어진다. 일시적인 카타르시스는 느낄 수 있겠으나, 결과는 재앙에 가깝다. 무엇보다 건설적인 비판은 불가능해진다.

회의는 생산적인 토론장이 아니라, 싸움터로 비화되곤 한다. 상사의 입장에서도 자신에게 적의를 느끼는 부하 직원의 판단을 신뢰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 인간적으로도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을 하는 직장인들은 적지 않다. 물론 상사와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구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자각에 이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지적했다.

●제언 6.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자신의 장단점 분석하라

손자는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고 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무엇보다, 자신의 타고난 기질(predisposition)이나 품성을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타고난 기질은 전문적인 심리치료를 받지 않는 한 쉽게 바꿀 수 없다. 따라서 ‘욱’하는 성질 탓에 숱한 문제를 양산하는 이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방안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해결방안은 명확하다. 과거의 경험을 반추해보고, 자신의 반응을 미리 내다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구체적인 대처 방안을 이끌어내면 된다. 직장인 대부분은 회의에서 이견이 노출될 때, 아니면 사소한 말다툼을 벌일 때, 자신이 어디로 튀었는지 과거의 경험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자신의 경력 관리를 위해서라도 스스로의 기질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제언 7. 갈등해소 테크닉을 익혀라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한 젊은 중간관리자의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자신이 여러 사람이 얽힌, 감정적 문제에 대한 대응이 서투르다고 판단했다. 직장 내 호칭부터, 타부서 직원들의 전횡까지, 그는 비슷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상사에게 도움을 청해, 혼자서는 생각해내기 어려웠을 법한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었다.

자신의 공격 본능을 누그러뜨릴 방안에 부심하던 또 다른 직장인은 회의 중 감정이 상할 때 즉각적인 대응을 자제했다. 그리고 회의가 끝나고, 자신의 엉크러진 심기를 추스른 뒤 상사를 찾아갔다. 그가 더 정돈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상사와 갈등을 빚는 이들 가운데 자신의 후배 직원들에게 관대한 민주적 성향의 직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이 이러한 가치를 중시하다 보니, 비민주적이고 전제적인 상사에게 더욱 비판적이기 쉽다는 의미다. 이들은 업무능력이나 대인관계 등에서 평판이 좋다.

하지만 ‘사내 갈등으로 정작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았다’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전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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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의 전략가들을 만나다

인도 전략가들이 한국기업에 던지는 조언
“인도서 이노베이션 역량 키워라”

(인도 뱅갈로르를 방문하고 돌아온 지도 벌써 두달 가량이 지났네요. 작년 12월 글로벌 IBM의 초청으로 인도 IBM을 둘러볼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25개 나라 기자들이 뱅갈로르로 집결했지요. 인도 방문은 처음이었습니다. 이 나라에 대한 악명(?) 탓에 걱정이 적지 않았습니다만,  뱅갈로르는 고원지대에 위치해 있어 선선하고, 호텔 시설도 상당히 수준급이더군요. MS, IBM 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단지는 국내 대학 캠퍼스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전체적인 인상은 깔끔했습니다.  리셉션을 담당하고 있는 인도 여자들도 매우 예쁘고요. :) 이 곳에서 글로벌 IBM의 대인도전략을 총괄하는 영국인 캐논-브룩스(IBM의 부회장입니다)와, IBM인도의 쉥커 아나스와미 사장을 만났습니다. 흔치 않은 기회였지요. 무엇보다, 이노베이션과 인벤션의 차이를 설명하는 캐논-브룩스의 설명이 인상적이더군요.  맘씨좋게 생긴 캐논-브룩스에게는 퇴임후 구도를 묻는 무례한 질문도 던져보았습니다. 자 그들의 말에 귀를 한번 기울여보시죠)

마이클 캐논-브룩스와 쉔커 아나스와미. 중국과 더불어 IBM의 양대 성장 엔진인 인도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전략가들이다. 지난 5∼6일 두 사람을 뱅갈로르에서 각각 만나 인도시장 현황, 한국 기업들을 위한 조언 등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두 사람은 각각 IBM 부사장과 IBM인도 사장직을 맡고 있다.(편집자 주)

인도 시장에서 IBM의 성장속도가 무척 빠르다. 샘 팰미사노(Sam Palmisano) 회장이 요즘 당신에게 가장 강조하는 사안은 무엇인가.

아나스와미 모든 부문에서 2등과의 격차를 확실히 벌릴 것을 요구한다. (IBM은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50% 이상 성장했다. )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시장, 어느 쪽이 더 유망하다고 보는가.

아나스와미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두 시장은 매우 다르다(They are very different mareket). 다만 인도는 값싼 노동력을 보고 많이 오는데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Many companies come to realize there is much more in India). 인도인들은 사업가적 기질이 있다.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도 적지 않다. 품질이 뒷받침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인도는 혁신의 전진기지이다(We can become global delivery of innovation).

캐논-브룩스 인도 시장은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금융, 소매(retail) 부문이 강하다. 반면 중국은 생산, 물류, 자재, 구매를 비롯한 공급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에 경험이 풍부하고, 이 부문에서 기술력을 갖춘 인력들이 많다. (남상긍 팀장은 중국은 땅이 워낙 넓어 항공, 선박, 트럭 등을 결합시켜 물품이나 서비스를 유통시키는 노하우가 발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

베트남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IBM의 세 번째 성장 엔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캐논-브룩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We are certainly optimistic). (하지만) 고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양질의 인력이 필요한데, 베트남은 아직 이러한 인적 자원을 길러내기 위한 초기단계에 있다. 잠재력만큼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베트남은 물론 폴란드, 남미 여러 나라가 잠재력이 있다.

아시아의 부상은 한국 기업의 기회이자 위기이기도 하다. 한국기업들의 전략에 아쉬운 점은 없는가

캐논-브룩스 한국 대기업들은 (무엇보다 ) 인도나 중국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아직도 값싼 인력을 공급하는 나라 정도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제조업 부문에서는 숙련된 기술을 지닌 고급 인력들을 잘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연구개발(R&D) 부문을 한국에 묶어 두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연구개발센터를 세우고, 현지 인력의 경험과 통찰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Korea is specific. They need to start looking India as a pools of high value of skill).

우리는 정보의 시대에서 인재 시대로의 이행을 목도하고 있다(We are moving from information age to talent age). IBM이 인도를 혁신 허브(innovation hub)로 여기는 배경을 잘 생각해야 한다.

아나스와미 한국 기업들은 스스로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또 인도에서 어떤 부문을 레버리지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인도에서 소형차들을 생산해서 다른 지역에 수출을 한다. 소형차 세그먼트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인도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금융을 비롯한 일부 영역은 아직도 지분 제한 등 여러 규제가 있지 않은가.

아나스와미 20년전 전이라면 허가를 받아야 할 일이 많았다. 하지만 현 총리가 재무장관으로 있을 때 규제를 대거 폐지했다. 규제를 없애고 투자 유치를 활발히 해서 외국기업들이 일할 수 있는 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물론 아직까지 소매(retail)이나 텔레콤 사업 등에는 정부규제가 남아 있다.

바티같은 통신 회사도 지금 주식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 월마트가 마이너리티 주주로서 참가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대세는 개방이다. 인도는 글로벌 경제로 빠른 속도로 통합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도 아직도 매우 열약하다는 평가다.

아나스와미 바꾸어 생각하면, 한국 기업들이 두드려볼 수 있는 영역이 많다는 얘기도 되지 않겠는가. 최근에 인도 정부는 공항이라든지, 항만 공사 등에 관심이 많다. 해외 업체들이 많은 인도 기업과 조인트 벤처를 하는 경우가 많다. 건설 부문 말고도 같이 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 같다.

인도 시장 진출을 고려중인 한국 기업들이 IBM이 오랜 세월 이 나라에서 형성한 경험이나, 통찰력을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캐논-브룩스 IBM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혁신(innovation)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시티은행 출신으로 IBM의 양대 성장 엔진인 인도와 중국시장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전략가인 그가 이해하는 ‘혁신’이란 과연 무엇일까. 브룩스 부사장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요즘 당신을 사로잡고 있는 단어는 무엇인가. 모토롤라의 에드 전더 CEO는 부임 후 혁신이라는 한 단어에 집착했다고 말한 바 있다.

캐논-브룩스 이노베이션이다. 하지만 이노베이션이라는 단어는 쓰는 사람마다 정의가 각각 다르다. 대부분 인벤션(invention)을 이노베이션과 혼용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노베이션은 인벤션과 다르다.

인벤션에 통찰력(insight)이 결합된 것이다. 에드전더가 말하는 이노베이션은 인벤션에 가깝다고 본다. 혁신은 중요하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말했듯이, 혁신하지 않으면 상품화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인도 시장에서 IBM만 혁신의 주체는 아니다. 인포시스나 위프로가 장래에 IBM의 입지를 뒤흔들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가.

캐논-브룩스 이들은 분명 강력한 경쟁자들이다(We certainly have strong competitor). 하지만 우리는 (인프로나 인포시스에 없는) 핵심 역량을 갖추고 있다(We can differentiate ourselves).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디자인이나, 설계는 우리만이 할 수 있다.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다.

위프로나 인포시스가 특정 부문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시장 리서치, 컨설팅 전 부문에 걸쳐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지는 못하다.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를 기업들이 찾는 추세인 점도 우리에게 유리하다.

중국과 인도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혹시 당신의 은퇴에 대비해 IBM이 어떤 대책을 지니고 있는지 궁금하다.

캐논-브룩스 승계플랜에 대해 묻는 것이라면 답변하기 어렵다. IBM에는 인재가 넘친다.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를 넘고, 특히 유럽이나 북미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높은 35%에 달할 것으로 IBM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는 분석한 바 있다. 베이비 붐 세대의 대량 은퇴를 앞두고 있는 미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한 편이다. )

“컨설팅 펌을 인수함으로써 비로소 통찰력(insight)을 얻게 됐다”고 브룩스는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IBM이 중국의 광둥은행 지분 인수에 참가한 배경은 무엇일까. 은행업 진출 가능성을 물어 보았다.

광둥은행 투자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억측이 구구하다. IBM이 은행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가.

캐논-브룩스 아니다(we are not getting into banking industy). 금융비즈니스가 중요하지만, 금융업을 직접 하려는 의사는 없다. 광둥은행이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에 투자를 하기는 했지만, 경영이나 이사진에 포진하고 있지는 않다. 중국 전체 은행사업의 혁신(innovation)을 돕기 위한 것이다.

차이나 펀드(China Fund)를 만든 배경도 궁금하다.

캐논-브룩스 차이나 펀드는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중국의 많은 기업들을 돕기 위해 만들었다. 혁신적인 접근이라고 본다. 사업을 시작해 일정 기간이 지난 신생 업체가 투자 대상이다. 금융 및 기술 전문적인 지식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중국기업들이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기금이다.

사실, IBM과 중국정부가 협력한 지는 꽤 됐다. 지난 1991년에 중국에 진출한 최초의 다국적 기업이었다. 중국정부는 이미 12년 전에 아이티 산업을 부흥시키고자 하는 비전이 있었으며, 우리는 전략을 함께 디자인했다. 최근 들어서는 해외 기업의 아웃소싱 비즈니스 유치전략을 중국정부와 함께 만들었다.

글로벌 기업 발상 전환의 현장

“빵집 주인에게도 배울 건 배워야…”

글로벌 기업들은 제품이나 서비스 상품 개발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쏟아붓지만 과거에 비해 연구 개발의 한계 효용은 떨어지고 있다. 기업 규모가 지금보다 작고, 기업 경쟁이 덜 치열했던 지난 1950∼1980년대에는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고용하고, 관련 설비를 증설하는 것만으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며 이러한 공식도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다. 경쟁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상대 기업의 비교우위를 잠식해 들어간다. 산업 간 경계가 흐릿해지며 예상치 못한 기업이 강력한 적수로 등장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기업들이 직원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우선 IBM은 잼이라는 불리는 브레인스토밍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간의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하나’, ‘이노베이션’등 과제가 주어지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 세계의 이 회사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게시판에 올린다. ‘텍스트 애널라이저’라는 툴을 통해 주요 키워드를 뽑아낸다.

각계의 의견을 분석하고, 직원들의 아이디어나 메시지를 명확히 해 내는 것이다. 외부에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회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대표적 회사가, 이른바 C&D(Connect and Develop)전략으로 널리 알려진 프록터앤갬블.

‘C&D’란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인의 아이디어를 구하고, 이를 통해 비교우위를 만들어 가는 연구개발 시스템. 북미시장의 히트상품인 프링글스 프린트는 C&D전략의 산물이다. 이 회사는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한 작은 빵집을 운영하는 대학교수의 도움으로 동물 문양이 새겨진 감자 칩을 선보일 수 있었다.

BMW는 텔레매틱스 관련 의견을 고객들에게 직접 받고, 우수 의견을 제출한 이들을 본사에 초청해 엔지니어를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 지역의 플루보그(www.fluevog.com)사도 고객들에게 직접 신발 디자인을 받는다. 스웨덴의 가구업체인 이케아도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디자인 공모전을 열어 당선작을 가구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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