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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글로벌(Global)'에 해당되는 글 241

  1. 2007.10.09 골드먼삭스, 그 성공문화를 해부한다
  2. 2007.10.02 BMW그룹, 장기전략 발표...신모델에 모듈 사용
  3. 2007.09.17 도요타 컨설턴트에게 듣는 '현대차 이래야 산다'
  4. 2007.09.16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경영영어)
  5. 2007.09.08 도널슨 그룹 '데이비드 팀' 부회장의 '한우물론'
  6. 2007.09.07 밀턴 프리드먼 (경영영어)
  7. 2007.09.05 하버드경영대학원이 가르치는 새로운 중국-서평
  8. 2007.09.04 세계적 브랜드 컨설턴트 마틴 롤에게 듣는다
  9. 2007.09.02 프리드리히 본 하이에크 어록(경영영어)
  10. 2007.08.29 제프리 페퍼, 평택 굿모닝 병원에‘通’하다
  11. 2007.08.28 알프레드 슬론 GM 전 사장(경영영어)
  12. 2007.08.25 "Google is mathmatics"
  13. 2007.08.19 GMO의 공동창업자 제러미 그랜담(경영영어)
  14. 2007.08.18 미래학자 로히트 탈와 "삼성의 미래를 말하다"
  15. 2007.08.15 닉슨-키신저, 애증의 파트너십-외서 서평
  16. 2007.08.14 앤디 그로브 인텔 전 회장(경영영어)
  17. 2007.08.12 글로벌 기업, 통합모델 바람
  18. 2007.08.12 대기업 전문가 로스차일드-김병윤, 격변의 삼성 그룹을 진단하다
  19. 2007.08.03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경영 영어)
  20. 2007.07.30 맥 휘트먼 이베이 CEO(경영 영어)
  21. 2007.07.27 휴가철 읽을만한 전략경영서 베스트7
  22. 2007.07.26 "삼성, LG에 지속가능경영 한수 지도"-인터뷰
  23. 2007.07.22 경영학자 '램 차란' (경영 영어)
  24. 2007.07.21 현대.GE, 퓨전경영으로 상생의 길 열다
  25. 2007.07.14 힐러리 클린턴 미 상원의원(경영영어)
  26. 2007.07.11 사무엘 팔미사노 IBM회장(경영 영어)
  27. 2007.06.30 제리 양 야후 창업자 어록(경영 영어)
  28. 2007.06.28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경영 영어)
  29. 2007.06.23 한국기업 사회공헌 'PR'에 불과-레이 호튼
  30. 2007.06.20 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장관 어록(경영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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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골드먼삭스의 ‘성공 문화’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10-06 23:30 | 최종수정 2007-10-06 23:36

《Goldman Sachs Lisa Endlich》 Touchstone / March 2000 / $26.95

골드먼삭스 전(前) 부사장 출신인 리사 엔들리크가 쓴 이 책은
저자가 내부자였을 때 보고 듣고 느꼈던 지식과 정보, 접근성을 무기로
골드먼삭스가 현대 미 금융 산업의 스타(Star)가 될 수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뜨거웠던 먹튀 논란의 주인공 론스타. 론스타에 대한 국민적 악감정은 외환위기 이후, 나라 살림의 반을 외국 자본에 잠식당하고, 모두가 힘든 상황을 겪어야 했던 기억도 한몫 했을 것이다.

한국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분명 유쾌하지 않은 일인 것은 맞다. 하지만 감정을 자제하고 좀더 글로벌한 시각으로 이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수없이 많은 기업들이 태동하고 수없이 많은 기업들이 명멸해가는 냉혹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들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지, 이들이 가진 진정한 힘의 근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살펴보는 일은 우리에게 매우 절실하기 때문이다.

골드먼삭스 전(前) 부사장 출신인 리사 엔들리크가 쓴 《Goldman Sachs - The Culture of Success 골드먼삭스 - 그 성공의 문화》(Touchstone)는 월스트리트의 마지막 파트너십 체제였던 골드먼삭스를 1869년부터 1998년까지 각 시기별로 소개하면서, 저자가 내부자였을 때 보고 듣고 느꼈던 지식과 정보, 접근성을 무기로 골드먼삭스가 현대 미 금융산업의 스타(Star)가 될 수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골드먼삭스의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다. 1869년 미 맨해튼의 한 낡은 건물 지하에서 가족이 운영하는 ‘차용증 거래 가게’가 이 회사의 모태다. 초창기 회사 이름은 창업주 마커스 골드먼의 이름을 딴 마커스 골드먼(Marcus Goldman & Co.). 그리고 13년 후인 1882년 골드먼의 사위 샘 삭스가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골드먼삭스로 사명이 변경되었다.

가족이라는 단단한 결속력을 가진 이 파트너십은 이후 골드먼삭스가 주식관련주간업무와 M&A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로 투자은행 부문 세계 최고의 지위를 유지하는 토대가 되었다. 오늘날 골드먼삭스의 성공을 받치는 세 가지의 기둥이 바로 이 파트너십이라는 토대에 굳건하게 박혀 있기 때문이다. 세 가지 기둥이란 리더십, 문화, 인재다.

첫째 기둥인 리더십을 보자. 역사적으로 골드먼삭스에 큰 전기를 마련한 최고경영자는 총 13명으로, 이들의 평균재직기간은 10년 이상이었다. 이들은 재임기간동안 골드먼삭스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변화를 주도했고, 오늘날 골드먼삭스를 만든 인물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초기 기업어음 거래 분야에서 탈피해 빅3로 성장한 투자은행 업무를 시작한 최고경영자는 마커스 골드먼의 아들 헨리 골드먼이었다. 당시 투자은행 업무는 J.P. 모건이 장악하고 있었지만, 헨리 골드먼은 파트너였던 리만 브라더스와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투자은행의 토대를 단단하게 닦는 역할을 했다. 샘 삭스는 골드먼삭스의 국제화에 큰 기여를 했다. 샘 삭스는 영국의 최대 종합금융사 클라인워트 선스와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영국과 유럽에서 큰 자금을 유치하여 미국에 끌어들였다.

이 밖에도 청소부 조수로 골드먼삭스에 취업한 후 39년 동안 선임 파트너로 회사를 운영하여 현대 골드먼삭스의 아버지라 불리는 시드니 와인버그, 그의 뒤를 이어 증권거래 업무에 집중하여 1980년대 이후 월스트리트를 휩쓴 다양한 금융상품 거래 사업에서 골드먼삭스의 입지를 확립한 거스타브 레비, 경영시스템·예산·조직구조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공동경영체제로 전환하여 파트너들에게 권한을 이양하고 책임을 부여하는 등 조직의 효율성을 증대시킨 존 화이트헤드와 존 웨인버그, M&A 사업부를 골드먼삭스 최대 핵심 사업부로 성장시킨 프리드먼 등이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 중 무려 5명이 워싱턴에 입성, 워싱턴 커넥션을 형성하여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중심에 포진했다는 점이다. 리더십과 파트너십의 앙상블이 가져온 결과다.

둘째 기둥은 골드먼삭스의 독특한 문화다. 어느 회사든 슈퍼스타를 중요시하고 슈퍼스타를 키우거나 채용하려 한다. 하지만 골드먼삭스에는 슈퍼스타가 없다. 오히려 장려하지 않는다. 대신 이들은 팀워크를 강조한다. 특정 개인이 우대 받는 스타 애널리스나 트레이더를 골드먼삭스를 과감히 거부한다. 개인적 영광을 추구하는 직원에게는 다른 직장을 권할 정도다. 골드먼삭스에서는 절대 나라고 하지 않는다. 우리라고 말한다.

1980년대 존 화이트헤드 회장이 골드먼삭스 시니어 파트너로 일할 때, 한 주식 중개인이 거래 내역서를 보고하면서 말하자, 화이트헤드가 전화로 전달한 말이다. 저자는 골드먼삭스의 팀워크를 이렇게 말한다.

“회사의 큰 장점 가운데 하나인 동료애는 파트너들 사이에 너무 지나칠 정도로 강조되곤 했다. 골드먼삭스의 면접은 복제품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머리가 좋고 적응 잘하는 똑똑하고 충성스러운 보병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골드먼삭스에는 스타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골드먼삭스는 채용단계부터 팀워크를 강조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의 성공을 위해 열정적으로 돕는 것이 골드먼삭스가 말하는 팀워크의 핵심이다. 그래서 골드먼삭스는 자신들의 문화에 적합하고 동의하는 인재만 채용한다.

이것이 바로 골드먼삭스의 셋째 기둥 ‘인재’이다. 이렇게 채용한 인재에게 회사는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여 완성형 ‘골드먼삭스형 인재’를 양성한다. 골드먼삭스형 인재가 되려면 지루하고 인내심을 요구하는 복잡하고 오랜 채용단계를 통과해야 한다. 2000가지 이상의 내부 교육훈련 프로그램도 있다. 그러나 아무나 교육받는 게 아니다. 본인의 의사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도 없다. 인재교육에 있어서도 엄격한 자격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세 가지 기둥이 회사의 최상층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파트너십이라는 가치와 결합되어, 골드먼삭스는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 등이 추진할 수 없었던 장기적 전략을 추진해올 수 있었다. 뛰어난 인재로 구성된 팀과 높은 팀워크, 낮은 이직률, 가족적인 분위기가 그 추진력이 된 것이다.

한 기업이 130여 년의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골드먼삭스는 130여 년 동안 꾸준히 성장하여 오늘날 투자은행 분야의 1위 기업이 되었다. 물론 이 긴 세월 안에는 성공도 있지만 영광의 상처도 있다. 골드먼삭스 또한 어려웠던 시가가 여러 차례 있었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독특하고 강력한 기업 문화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고통을 이겨내어 더 강력하게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골드먼과 삭스 가문의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강력한 파트너십 구축, 조직력, 그리고 인재 양성이라는 골드먼삭스의 ‘문화’에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이 책은 골드먼삭스가 강조하는 ‘인재들 간의 자연스러운 팀워크’는 정보가 공유되고 다양한 협업을 통해 창의력이 발휘되어야 하는 오늘날 기업 성패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골드먼삭스는 기업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문화가 무엇인지, 그 문화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 기업이라 할 수 있다.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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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그룹, 미래 장기 전략 발표


- 기업 가치 증진을 위한 장기 전략 발표, 새로운 수익과 성장 목표 수립

- 2012년까지 60 유로 절감효과 달성 위한 효율적 프로그램 가동

- 새로운 두개의 사업부문 신설 보드멤버 선임

 

BMW 그룹은 27 뮌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성공적인 미래를 위한 그룹 재정비 전략 발표했다. BMW 그룹의 노버트 라이트호퍼 회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과 가치 증진을 위해 BMW 그룹을 지속적으로 정비할 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프리미엄 자동차업체인 BMW 그룹의 2020년까지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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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문 매출 대비 이익률 8~10% 달성

새롭게 발표된 BMW 그룹의 미래 전략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성공과 독자성을 확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BMW 그룹은 2012년까지 자동차 판매를 180만대로 끌어올리고, 같은 기간 동안 모터사이클 판매는 50% 증가한 연간 15만대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버트 라이트호퍼 회장은 단순히 판매 대수를 늘리는 것보다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자기 자본 이익률 향상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이라고 말했다.

BMW 그룹은 자동차분문에서만 2012년까지 자본이익률 26%, 매출 대비 이익률 8~10% 달성할 계획이며, 2020년까지 20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60 유로 절감효과 달성 위한 효율성 제고 프로그램 가동

BMW 그룹은 성과 향상과 원가 절감을 위해 전사적 차원의 효율성 제고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이를 통해 “2012년까지 60 유로 비용절감 효과를 달성할 이라고 강조했다. 효율성 제고 프로그램은최소의 투입으로 최대의 결과 창출(More output for less input)이라는효율적 역동성(EfficientDynamics)’원칙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미 BMW 자동차 개발에 성공적으로 적용된 있다.

 또한 BMW 그룹은 신모델 개발과 새로운 시장 개척뿐 아니라, 제품 수명 주기 연구와 자동차 산업내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프리미엄 자동차 분야 집중 전략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BMW 그룹은 모든 비용 구조를 점검, 지속적인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자동차 대당 들어가는 개발, 생산, 판매 관리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생산성을 연간 5% 이상 높인다는 계획이다.

 

자연적 헤지(Natural Hedging) US달러 보유량 확대

BMW 그룹은 환율 변동에 대비해 US달러 보유량을 늘리는 한편,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의 연간 생산량을 현재 14만대 수준에서 24만대로 늘리고, 옥스포드 MINI 공장 생산규모를 26만대, 중국 공장을 3만대에서 44천대로 증대시키는 등의 자연적 헤지(Natural Hedging) 방어 정책을 전략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까지 X1, Gran Turismo, MINI SAV, Rolls-Royce Coupe 출시 예정

BMW 그룹은 제품의 독창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모든 신모델에 모듈 시스템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까지 새롭게 선보일 BMW 모델은 최근 프랑크프루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X6 함께 BMW SAV(Sports Activity Vehicle) 라인업을 완성시킬 X1, CS 컨셉카에 기반한 4도어 그란 투리스모 등이다. 또한 기존의 공간 기능성 컨셉을 벗어난 매우 독창적인 세단인 PAS(Progressive Activity Sedan)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단의 기준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밖에도 MINI SAV 모델과 롤스로이스의 새로운 쿠페도 소개될 계획이다. 또한 BMW 모터라드와 허스키바나 모터사이클 브랜드 모델 라인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라이트호퍼 회장, “인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BMW 그룹은 기업의 성장을 위해 기업을 인수하거나 4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BMW 비전과 가치에 상응하고 수익성을 보장하는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자동차 브랜드를 찾기가 쉽진 않으나, 그러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

라이트호프 회장은원칙적으로 인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전략적 관점에서 잠재적 인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워놓고 언제든 필요할 빠르게 움직일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덧붙였다.

 

주주배당금 지급 비율 확대

BMW 그룹은 기업 전략 재정비에 따른 장기적 성공을 확신하며 주주들의 배당금 지급 비율을 확대할 것이며 자사주 매입 실행 옵션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개의 사업부문 신설

한편, BMW 그룹은 기업 전략 재정비의 일환으로, 2007 10 1일부로 기업과 브랜드 개발(Corporate and Brand Development) 부문과 구매 협력업체 네트워크(Purchasing and Supplier Network) 부문에 보드멤버를 새롭게 선임한다. 사업 부문은 기존 기업 전략 수립 책임자인 프리드리히 아이히너(Dr. Friedrich Eichiner) 현재 BMW 모터라드를 이끄는 헤르베르트 디에스(Dr. Herbert Diess) 각각 총괄하게 된다. 아울러 기존에 BMW 그룹의 마케팅과 세일즈를 총괄했던 마이클 가날(Dr. Michael Ganal) 재무 부문을, 재무 부문을 담당했던 슈테판 크라우제(Stefan Krause) 세일즈 마케팅 부문을 각각 바꿔서 총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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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도요타 리엔지니어링 주도한 日 컨설턴트에게 듣는다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9-11 19:42 | 최종수정 2007-09-11 19:54


“현대차 勞使, 도요타 다쿠미(장인(たくみ))정신 배워라”
다카야마 야스오 컨설턴트는 마치 사무라이를 떠올리게 한다. 짙은 눈썹에 또박또박 끊어 말하는 어투가 영화속에서나 볼 법한 영락없는 일본 무사에 가깝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오마에 겐이치’일본 맥킨지 전 사장을 ‘스타 컨설턴트’일지는 모르지만 팀워크를 모르는 ‘2류’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한다. 이러한 자신감의 원천은 바로 도요타다. 그는 지난 1990년대 일본 도요타자동차 위기극복의 현장을 속속들이 지켜본 당사자다. 당시 도요타자동차의 오쿠다 신임 회장은 “변하지 않는 것은 악”이라고 선언한뒤, 그를 비롯한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한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도요타로서는 파격적인 변화의 서곡이었는데, 그는 일본 각 지역을 도요타 영업사원들과 함께 발로 뛰며 판매 조직의 재편을 주도했다. 지난 2일 광화문에 위치한 이 회사 회의실에서 다카야마 비콘코리아 부사장을 만났다. 현대차 임단협 관련 질문은 서면으로 대체했다.

“임단협 타결은 현대차 노사가 대립적 노사관계를 극복하고,
상생의 문화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현대차 노동조합은 스스로 변화에 적응해 나갈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이번에 입증했습니다.”

다카야마 야스오라는 이름이 아직 국내에는 생소합니다. 오마에 겐이치와 스스로를 견주면 어떻습니까.

한국에서도 그가 널리 알려져 있나보죠. 오마에 겐이치는 일본에서도 개인 컨설턴트로 높은 명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의 강의를 한두 차례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강의를 많이 하기로 유명합니다.(웃음) 하지만 같은 컨설턴트로서 그를 일류라고 평가하기는 솔직히 어렵습니다. 스타 못지않게 팀워크 또한 중요합니다.

그는 한국 정부 정책에도 서슬 퍼런 비판을 하는 독설가인데요. 자신을 2류라고 한 걸 알면 화를 내지 않을까요.

그는 일본 맥킨지를 이끌면서 명성과는 달리, 이렇다 할 매출 증가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습니다. 20억엔 정도를 했었나요. 맥킨지를 비롯한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서는 고전을 하고 있는데, 그는 스타 컨설턴트이기는 했지만 이러한 상황을 되돌리는 데 실패했습니다. 고객사 컨설팅 사례를 저서를 통해 낱낱이 공개하는 것도 저로서는 솔직히 잘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경영 컨설턴트로서, 당신은 어떤 업적을 남겼습니까. 주로 자동차 업체들을 지도해 오셨죠.

도요타자동차는 올들어 세계 최대의 자동차업체에 등극했습니다. 미국의 GM을 드디어 따돌렸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도 지난 90년대 위기감이 팽배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 오쿠다 회장은 변하지 않는 것은 악이라고 선언하고,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었습니다.

그 자존심 강하던 도요타가 제게 도움을 요청했지요. 오쿠다 회장은 이때를 전후해 좋은 것이면 무엇이든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지요. 제가 운이 좋았던 셈이죠. 회사 직원들의 직무, 정신 교육과 더불어 판매 거점 전략을 다시 설계했습니다. 도요타가 최대 자동차업체로 등극한 데는 제 공도 조금 있지 않겠습니까.(웃음)

인터뷰와 관찰, 서면조사 등을 통해 도요타의 문제를 철저히 파헤쳤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계시는군요. 무엇보다 이 회사 영업조직이 문제였어요. 같은 지역에서 두 개 이상의 도요타 영업조직이 이전투구식 경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혼다, 닛산을 비롯한 경쟁사들과 판매경쟁을 해야 하는데 엉뚱하게도 우군과 소모전을 벌이고 있었죠. 고객을 대하는 일선 영업사원들의 태도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는 고정관념이 그들의 뇌리 속에 꽉 박혀 있었습니다.

도요타자동차는 당시 ‘대기업병’에 빠져 있다는 자성이 높았다고 하죠.

당시 컨설턴트라는 계급장을 떼어버리고, 현장에서 영업사원과 동일한 방식으로 고객을 대하며 그들의 문제점을 분석했습니다. 아주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웃음) 하루는 남성 고객이 영업장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영업사원이 그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고객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이는 일본식 인사를 하고 난 후였습니다. 영업사원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며, 볼멘 소리를 했습니다. 저는 항상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주문을 했습니다. 컨설턴트들이 고상한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를 현장에서 포착하는 일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이 일본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도요타만의 경쟁우위 요소라고 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혹자는 유연생산시스템을 꼽기도 합니다만.

린(Lynn) 시스템이요? 한 개의 조립라인에서 여러 모델을 제조하는 역량에 관한한, 이 회사 근로자들은 분명 탁월합니다. 하지만 서점에 한번 가보세요. 도요타자동차의 경쟁력을 분석한 간행물 출간이 지금 이 순간에도 봇물을 이룹니다. 도요타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도 얼마나 많습니까.

이러한 생산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기업들은 많습니다만, 이 모든 기업이 세계 1위가 될 수는 없습니다. 복제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것을 도요타만의 기업 문화라고 봅니다. DNA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좀 진부한가요.(웃음)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도요타 직원은 종종 사무라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 회사 DNA의 핵심은 일본 정신인가요.

글쎄요. 도요타 직원들이 자신들을 조립라인에 선 사무라이로 보는 시각에 동의할지는 의문입니다. (웃음) 그들은 스스로를 ‘촌놈’에 비유합니다. 본거지인 나고야에서, 마치 농부가 밭을 매듯, 요령을 피우지 않고 묵묵하게 일을 하는 바로 이 뚝배기 같은 태도가 오늘의 도요타자동차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그들에겐 매우 강하죠. 그들은 스스로를 장인을 뜻하는 ‘다쿠미’로 부릅니다. 애사심도 매우 강합니다. 노사가 상생(相生)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현대차도 10년 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습니다. 도요타와 같은 상생의 노사문화가 정착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이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그는 ‘고레와 이포크(epoch)다’라고 표현했다. ) 노사 양측이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극복하고, 상생의 문화로 나아가는 시대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현대차 노동조합은 스스로 변화에 적응해 나갈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이번에 입증했습니다.

(정몽구 회장의 공판 등)이런저런 변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타결안을 결코 폄하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내년에 다시 파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작은 변화의 조짐을 흘려보낼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매년 분규를 겪다 올해 노사가 전면충돌을 피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줬습니다. 봄이 온 것은 아닐지 몰라도 봄기운이 무르익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번 합의안에 비판도 많습니다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일본자동차 업계는 기본급을 가급적 현 상태로 유지하고, 성과급을 탄력적으로 올리거나 내리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현대차 노동조합이 이번에 임단협에 전격 동의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파업이 연례행사가 되다시피 했는데요.

일본자동차 업계도 지난 90년대 강성 노조로 바람잘 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짓말처럼 잠잠해졌습니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겪으면서 자칫하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노사 양측이 뼛속 깊이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다투기보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지 고민했습니다. 미 디트로이트의 ‘빅3’가 위기를 겪고 있고, 일본 업계는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도 일말의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았겠습니까.

혼다, 렉서스가 한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도, 무분규 타결에일조를 한 셈이 됐습니다.

그런가요.(웃음) 최근 혼다 본사의 중역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는 한국시장에서 혼다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한국 내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한국시장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판매가 부진한 편인데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인가요.

일본에서 현대차가 팔리지 않는다고 해도 현대 경영진이 그다지 상심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웃음)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아무래도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 보니, 일본 소비자들을 사로잡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일본의 경우 도요타, 혼다, 그리고 닛산 순으로 브랜드가 강력한 편입니다.

일본 소비자들은 싸다고 해서 차를 구입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싼 제품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지만 주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판매망이나 서비스망, 그리고 환경 변화에 대처해나가는 역량이 아직까지 일본 업체들에 비해서는 한수 아래라고 봅니다.

렉서스가 도요타의 브랜드 제고에 한몫을 하지 않았습니까. 현대차도 제너시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무엇을 해야 할까요.

도요타의 오쿠다 전 회장 얘기를 잠시 하지 않을 수 없군요. (제가) 판매 거점 재편성과 더불어 이 회사 직원들 교육을 담당했는데, 당시 경영진이 요구한 바는 명확했습니다. 위기의식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라는 주문이었습니다. 모든 교육프로그램이 이런 방향으로 운영됐습니다.

잃어버린 10년 동안 일본 내수시장은 얼어붙어 있었고 도요타의 판매실적도 정체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당시 렉서스 프로젝트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자칫하면 회사가 흔들리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주지시켰습니다. 오쿠다 전 회장은 바로 이 점을 제게 요구했습니다.

제너시스가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끝장이라는 위기의식을 최고경영자가 고취해야 합니다.

도요타의 종신고용제를 노사 간 평화의 주춧돌로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글쎄요. 일본도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종신고용제도가 많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도요타나 캐논 같은 기업들은 여전히 이 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종신고용 관행이 노사 간 분쟁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지는 좀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 기업인들은 도요타로부터 또 어떤 점을 배워야 할까요.

최고경영자가 전사적인 문제의 이니셔티브를 움켜쥐고 있되 권한은 실무자들에게 대폭 이양해야 합니다. 경영자는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실무 권한은 과감하게 이양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에는 과장급 이사, 때로는 대리급 이사가 너무 많습니다.

기업의 별이라는 이사 직함을 달고서도 아무런 권한이 없습니다. 항상 최고경영자의 재가를 얻어야 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합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의 권력이 막강하기로는 일본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상황이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의 회사원들에게서 주군의 명령에 생명마저 돌보지 않는 사무라이들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만,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의 긴 터널을 거치면서 많이 변했습니다.

임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시스템이 정착되가고 있습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데빈 네들러 교수가 이러한 내용을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미국은 이러한 시스템을 거의 20년 전에 정착시켰으며,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거치면서 서서히 변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앞으로 바뀌어 나가겠지요.

도요타는 올해 초 속도 조절론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호시절에 위기를 말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지금으로부터 13~14년 전이었죠. 도요타의 오쿠다 전 회장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10%를 점유하겠다고 선언하자 모두들 실현가능성을 믿지 않았습니다. 저 같은 컨설턴트들조차 회장이 농담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도요타의 덩치는 GM의 3분의 1 수준이었습니다.

변화의 자양분이 바로 위기입니다. 올해 초 위기를 강조한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너무 빨리 가다보면 탈이 날 수 있으니, 속도를 늦추고 스스로를 되돌아보자는 뜻입니다. 양보다 질을 중시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도요타가 자칫하다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컨설턴트들의 경고를 귀담아 들은 결과입니다.

최고경영자는 매사에 시시콜콜 개입하지 말고, 바로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역시 도요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터뷰ㅣ박상기 BNE컨설팅 대표

“현대차 노사 상생하려면 포스터링 전략으로 선회해야”

“협상은 경영진이 평소 노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입니다. 소가 닭 쳐다보듯 노조원들을 바라보다, 협상장에서 갑자기 살갑게 대한다고 해서 결코 결과가 더 나아질 수는 없겠죠.” 협상 전문가인 박상기 BNE컨설팅 사장.

그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대립의 시대를 청산하고, 상생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조건을 묻는 질문에 사측 책임론을 강조한다. ‘위협’을 협상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꾸준한 회유와 설득을 중시해야 하는데, 협상학 용어로는 이러한 전략을‘포스터링(fostering)’이라고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벽안의 외국계 기업 사장들이 노조원들과 어울려 막걸리를 마시고, 개인 기념일을 챙기는 것도 포스터링 전략의 일환이다. 그는 한국 기업의 경우 오너가 전문 경영인에게 노사문제 협상에 관한 전권을 위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닉 라일리 GM대우 전 사장이 재계의 히딩크로 불리며 성공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성공할 수 있던 이유도 바로 노사문제를 재량껏 다룰 수 있는 권한 덕분이었다는 것.

“협상장에서 윗선의 뜻에 따라 사측 대표가 수시로 바뀌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노동조합도 이러한 약점을 효율적으로 파고듭니다. 내 패를 상대방(노조)이 훤하게 파악하고 있는데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박 사장이 보기에 올해 현대차 노사 양측이 분규 없이 임단협을 타결하게 된 배경은 두 갈래다.

무엇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최근 공판이 이번 협상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했다. 판결을 앞두고 임금단체 협상을 타결지어야 한다는 사측의 절박함을 노조가 한눈에 파악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공판이 사측의 입지를 제한했다면, 세계자동차 업체의 재편 등 시장 상황은 노조에 불리했다.

이번 노사협상이, 만성적인 노사분규를 근절하는 계기가 될까. 박 사장은 상황이 노조에 썩 유리하지 않다고 진단한다. 도요타, 닛산을 비롯한 일본 업체들과의 생산성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염려에서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과거 유연생산 시스템을 도입한 초기, 숱한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생산방식이다 보니, 현장 근로자들이 작업 지침서를 붙여놓고 참조해가며 조립을 해야 했습니다만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매뉴얼을 보지 않고도 능숙하게 여러 모델을 한 라인에서 척척 만들어냅니다.”

불리한 환경이 노조의 입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조립라인에서 여러 모델을 조립하는 유연생산 시스템을 아직 국내에서는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일본 업체들이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으며, 중국 업체들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빅3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감이 고조될때가‘포스터링 전략’을 실천해나갈 적기라고 그는 강조했다. “단시 성과를 위해 노무사나 변호사 등을 동원해 근로자들에 대한 ‘위협’을 협상 전략으로 채택했다 파업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현대차도 이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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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 어록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9-13 20:51

“Nothing is so admirable in politics as a short memory.”

지난해 타계한‘존 케네스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는 노벨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당대의 경제학자였다. 하버드대에서 수년간 교편을 잡기도 했으나 상아탑에만 머물기를 거부한 사회참여형 지식인이었다. 정치권에서도 활발히 활동했으며 케네디 행정부에서는 인도 대사를 지냈다.




●The conventional view serves to protect us from the painful job of thinking.

세상을 바라보는 기존의 방식에 의존할 때 사람들은 사고(思考)의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Economics is extremely useful as a form of employment for economists.

경제학자들의 밥벌이 수단 말고 경제학이란 학문이 유용할 때는 도대체 언제일까.

●Nothing is so admirable in politics as a short memory.

정치에서 망각보다 더 소중한 것도 없다.

●Politics is not the art of the possible. It consists in choosing between the disastrous and the unpalatable.

정치학은 가능성의 예술이 아니다. 재난에 가까운 선택, 그리고 그 정도는 아니지만 수용하기 어려운 선택. 둘 사이에서 양자택일하는 행위에 비유할 수 있다.

●The happiest time of anyone's life is just after the first divorce.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는 언제일까. 바로 첫 번째 이혼 직후다.

●The only function of economic forecasting is to make astrology look respectable.

경제학이란 학문의 예측 능력은 실로 형편없다. 점성술을 더욱 대단해 보이게 만들 뿐이다.

●Under capitalism, man exploits man. Under communism, it's just the opposite.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서는 인간이 인간을 착취한다. 공산주의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착취 계층이 다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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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도널슨그룹 데이비드 팀 아·태지역 부회장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9-06 21:15

“머리 희끗희끗한 직원들이 자산입니다”

“한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97년 8월이었지만, 최소 4년간 사전준비 단계를 거쳤습니다. 한국 자회사를 설립하고 나서 금융위기가 터졌지만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미국의 도널슨(Donaldson) 그룹. 아직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이름의 이 글로벌 기업은 이물질 유입을 차단하는 필터솔루션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자랑한다. 10여 개 이상의 사업 부문을 운용하고 있으며 매년 10% 이상의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주당 순이익이 지난 18년 연속 두자릿수 이상 증가한 유일한 뉴욕증시 상장 업체이기도 하다.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에 비견되는 인간 중시 경영이 핵심 경쟁력의 주춧돌이라는데, 한국자회사 창립 10주년 행사 참석차 우리나라를 방문한 이 회사 아·태지역 데이비드 팀(David W. Timm) 부회장을 지난달 21일 오전 인터뷰했다.


연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가 매년 10~12%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부러워할 만한 수치인데요.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GDP의 두 배 정도의 성장률을 요구하고 있지요. 성장률만 보면 저희가 더 나은 편이네요. (웃음) 도널슨은 한국에는 아직 생소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분야의 기술흐름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본사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 있습니다. 엔진이나 가스터빈 등을 보호하는 필터장비의 제조사입니다.

미국의 골드러시 시절에도 청바지 업자들이 돈을 벌었다고 하죠. 주요 고객인 반도체산업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나요.

반도체 회사에 장비를 공급하는 것은 맞습니다. 반도체 칩에 먼지라도 들어가면 큰일이 나지 않겠어요. 하지만 반도체 업체에만 장비를 판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도체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편입니다. 트럭, 자동차, 반도체, 가스터빈 회사들이 모두 고객사입니다.

두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경쟁 기업이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텐데요.

일단 좋은 산업(good industry)에 속해 있습니다. 이 분야(filter solution)는 성장산업입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최고경영자가 지금도 성장의 여지가 크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입니다. 물론 글로벌 기업이며, 기술지향적이고, 직원들을 비용이 아니라 자산으로 보는 특유의 휴먼 경영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도 매우 독특합니다. 위험을 적절히 분산하고 있습니다. 고객사가 문을 닫는다고 해서 큰 타격을 받지는 않겠군요.

고객사가 문을 닫는 일 따위는 없어야 겠죠.(웃음) 하지만 방금 지적하신 그 대로입니다. 고객사가 여러 분야에 걸쳐서 폭넓게 포진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회사들이 부진하면 자동차에서, 자동차가 부진하면 가스터빈 쪽에서 매출 하락을 만회할 수 있는 사업구조입니다.

한국법인의 경우 첫해는 손실을 면치 못했습니다만 지금은 다른 지역 자회사들을 압도하고 있지요.

지난 10년간 매출이 매년 평균 39%, 이익은 매년 50% 성장했습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요.(웃음)

한국 진출 당시 원-달러 환율은 치솟고 글로벌 기업들은 서둘러 빠져나가는 상황이었는데요. 후회하지는 않으셨나요.

글로벌 기업들은 투자결정을 할 때 수년간 현지상황을 분석합니다. 한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97년 8월이었지만 최소 4년간 사전 준비 단계를 거쳤습니다. 한국 자회사를 설립하고 나서 금융 위기가 터졌지만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환율이 800원대에서 2300원대로 수직상승했고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부서장들에게 높은 목표치를 제시하고 몰아붙이기로 유명합니다. 혹시 당신도 그런 편인가요.

발령받은 지 한 달밖에 안 됐어요. 너무 어려운 질문은 하지 말아주세요.(웃음) 미니애폴리스 본사를 걷다 보면 머리가 희끗희끗한 직원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한번 다가가서 근무연한을 물어보시죠.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이 대거 활동하고 있는 게 우리 회사입니다. 저도 24년을 이 회사에서 일했어요.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와 같은 기업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로열티를 강화하는 쪽인가요.

도요타자동차에 비유해 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중시합니다. 숫자놀음에 치우쳐서 일을 처리하지는 않습니다. 직원들에 대한 헌신을 중시합니다.(We does not move in or move out based upon number. we value our contribution to our people.)

신수종 사업에 진출할 계획은 없습니까. 요즘 한국 기업들은 차세대 먹을거리 발굴에 분주하거든요.

차세대 먹을거리에 누가 무관심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본사에서는 주력 부문이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여지가 크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말했으니 믿어도 됩니다. 그래서 다른 분야는 당분간 쳐다보지 않을 방침입니다.(웃음) 인수합병을 꾸준히 진행해 왔지만 대상은 필터 분야입니다.

지금처럼 수익을 많이 낸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영화사 인수에 나서는 일 따위는 없겠군요.

물론입니다.

호적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요즘 이 분야에서 강력하게 부상하는 한국 기업은 없나요

하도 많아서 일일이 지목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분야별로 5~6개 정도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회사 내에 10여 개 사업부가 있는데 상품별로 경쟁자가 다 다릅니다. 경쟁자들이 너무 많습니다.(웃음) 회사 이름을 콕 짚어 말해 줄 수 없는 점을 이해해 주세요.

아시아는 글로벌 기업의 미래라고들 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궁금합니다.

90년대 초반 고객사들은 대부분 북미에 포진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지 아세요. 북미를 제외한 아시아와 유럽이 전체 매출의 49~51%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요. 실적만 봐도 아시아의 부상은 뚜렷합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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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어록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9-06 21:15


“There'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20세기를 대표하는 자유시장주의자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케인즈와 더불어 지난 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로 꼽히는 그의 작은 정부론은, 서구유럽사회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주요 정치인들의 공약의 가장 윗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Concentrated power is not rendered harmless by the good intentions of those who create it.

권력의 집중은 항상 악하다. 권력자들이 아무리 좋은 의도를 지녔다고 해도 그렇다.

●Governments never learn. Only people learn.

정부는 결코 교훈을 얻지 못한다. 다만 사람들이 이런저런 교훈을 배울 뿐이다.

●History suggests that capitalism is a necessary condition for political freedom.

역사로 눈을 돌려보라. 정치적 자유의 주춧돌은 바로 자본주의이다.

●If you put the federal government in charge of the Sahara Desert, in 5 years there'd be a shortage of sand.

사하라 사막을 관리하는 업무를 연방정부에 맡겨보라. 아마도 5년 안에 모래가 바닥이 날 것이다.

●Inflation is the one form of taxation that can be imposed without legislation.

인플레이션은 국회를 거치지 않고 국민에게 부과하는 세금의 한 형태이다.

●There'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공짜 점심 따위는 잊어라. 세상 일은 모두 대가가 있게 마련이다.

●Nothing is so permanent as a temporary government program.

임시로 운용하는 정부 프로그램이라? 절대로 믿지 말라. 이보다 더 질긴 생명력을 지닌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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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8-26 00:33


Dragons at Your Door
(Ming Zeng, Peter J. Williamson / Harvard Business School Press /June 2007 / $29.95)

“베이징의 천공(Cheung Kong) 경영대학원 교수인 밍 젠(Ming Zeng) 교수와 싱가포르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피터 J. 윌리엄슨(Peter J. Williamson) 교수가 공동 저술한 이 책은 중국이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 생활 현장에서 중국산 제품이 모두 사라진다면? 싸구려, 저질, 모방, 짝퉁 등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 붙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생활에 직·간접적인 큰 불편이 따를 것이다. 시장에서 상당한 수의 상품군이 종적을 감출 것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국산 상품은 우리 삶에 넓게 그리고 깊숙이 포진한지 오래되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다.

그럼에도 글로벌 기업들은 아직까지 중국산 제품에 위기 의식을 느끼지 않는 측면이 있다. 중국이 만드는 제품과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차별화가 되어있다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 수 있을까? 중국산은 영구불변 싸구려의 대명사로 남을까?

베이징의 천공(Cheung Kong) 경영대학원 교수인 밍 젠(Ming Zeng) 교수와 싱가포르 인시아드 (INSEAD) 경영대학원 피터 J. 윌리엄슨(Peter J. Williamson) 교수가 공동 저술한 《DRAGONS AT YOUR DOOR(문 앞에 다다른 용)》(하버드 비즈니스 스쿨)는 이제 중국에 대한 이러한 인식을 버리고 새로운 태도로 중국을 바라봐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05년부터 3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 10.1%, 향후 15년 동안 평균 경제성장률 8.1%로 예측되는 중국은 향후 글로벌 기업 환경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최대 핵심변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성장률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질(質)의 변화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근본적인 질의 변화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중국 기업들이 낮은 가격으로 첨단 기술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중 국 서버업체인 다우닝(Dawning) 사는 슈퍼컴퓨터 테크놀러지를 세계 IT 네트워크의 평범한 저가 서버에 도입함으로써, 첨단 기술이 고가의 상품과 세그멘트에 국한된다는 일반 비즈니스 상식을 파괴시켰다. 다우닝 사의 전략은 새로운 첨단 기술을 ‘고가의 세그멘트 영역’에서 ‘대중 시장’으로 천천히 이동시킴으로써 기존 시장 경쟁자들이 제품 생명 주기에 따라 수익을 극대화했던 게임의 룰을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둘째, 중국 기업들이 규격화(혹은 표준화)에 따라 대중 시장 세그멘트에나 적합하다고 생각되던 분야에서 상품에 대한 무한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중 국기업 굿베이비(Goodbaby) 사는 소매 시장 가격으로 600종 이상의 일반 유모차, 아기 좌석, 포장 유모차, 아기 놀이터 제품을 판매한다. 그나마 이 회사와 가장 경쟁적이라고 판단되는 회사보다 4배가 더 큰 규모다. 고객이 다양성과 커스터마이제이션(Customization)을 원하면 그에 합당하는 프리미엄 가격을 부담해야 한다는 일반 비즈니스 상식에 중국의 신흥 기업들이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중국 기업들이 낮은 비용 체계를 전문 제품 영역까지 확대 도입하면서 극단적으로 싼 가격의 전문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러한 제품들이 규모의 비즈니스로 변모하고 있다.

중 국 기업 하이얼을 보자. 이 기업은 절반 가격에 와인 전용 냉장고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이 제품을 소수 와인 전문가만 소장하는 개념에서 미국의 샘스 클럽(Sam's Club)을 통해 대중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으로 판도를 바꿔버렸다. 그 결과 이 시장 분야에서 60%의 점유율을 차지하여 어제의 틈새시장 선두주자들을 허우적거리게 만들었다. 이 새로운 중국발 경쟁자는 전문 제품이 영원히 소규모의 고가(高價)로 남아있을 것이란 개념을 무너뜨린 것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질의 변화를 가져온 비밀 무기는 단연 혁명적인 비용 혁신(Cost Innovation)이다. 비용 혁신은 단순히 저렴한 노동력뿐만 아니라 중국 내 이용할 수 있는 경쟁우위의 종합예술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첨단 기술과 규모의 경제가 결합되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게 되었다. 첨단 기술을 가격경쟁의 대중 시장에 도입하면서도 낮은 비용은 그대로 유지하고,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면서도 무한한 다양성과 보다 정밀해진 커스터마이제이션을 제공하게 됐다는 의미다.

이러한 중국의 무서운 경쟁력에 기존 글로벌 기업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 것인가? 저자의 주문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글로벌 기업들이 자신들의 역량(strengths)을 비용 혁신과 연계하는 것이다. 첨단 기술을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하는 것은 중국 내에서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도입하고 저렴한 중국 엔지니어 풀(pool)을 지렛대로 활용하는 능력에 달려있다. 중국의 대중 시장으로부터 이용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 혜택을 이용한다면 중국의 전략 - 낮은 비용으로 첨단기술 활용·다양성 확보·전문 상품 생산 - 을 모방하는 능력이 향상될 것이다. 이것은 생산 기지를 반드시 중국으로 이전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성의 확보와 전문 상품 생산은 시장과 세그먼트에 대한 전략 수정으로 중국식 모방이 가능하다. 오늘날의 틈새 시장에 대한 기존 인식, 즉 소규모에 고가라는 인식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비용과 가격을 낮추고 유통을 넓혀 대중 시장에 호소하는 전략이 동반되어야 한다.

두 번째 열쇠는 제조, 커스터마이제이션, 서비스뿐만 아니라 R&D, 디자인, 엔지니어링에 있어서 비용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이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변형시키라는 것이다.

중 국 기업이 누리는 경쟁우위가 중국 내부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중국은 이미 자신들 쪽으로 기울어진 이러한 우위를 적극 활용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가져온 파괴력에 맞서려면, 글로벌 기업과 자국내 1등 기업들은 중국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100% 이용해야 한다.

로지텍 사는 이 방법을 선택했다. 로지텍 사는 2001년 당시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았고 고속도로도 없던 중국 쑤저우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여 공장을 설립했다. 중국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한 결과였다. 현재 쑤저우는 중국 경제를 대표하는 지역이 됐고, 로지텍 사는 중국을 단순히 상품을 파는 시장이 아니라 경쟁우위를 적극 활용하는 방향을 결정함으로써, 세계 시장에서 여전히 큰 점유율을 유지하고 수익성 높은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세 번째는 중국 기업들과 글로벌 연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기존 글로벌 기업이 가진 힘, 즉 기술력, 시스템, 브랜드 파워, 경험, 기존 자회사의 활동 범위와 중국 기업의 장점인 비용 혁신을 합치는 것이다. 이러한 연대는 글로벌 경쟁 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2003년에 중국의 화웨이(Huawei) 사와 3Com 사는 커뮤니케이션 장비 생산을 위한 합작 벤처 회사를 설립했고, 그들의 경쟁사는 해당 분야의 독점적 지위를 자랑하는 시스코 사였다. 2006년을 기준으로 이 벤처 회사는 큰 성공을 거두어 시스코 사와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회사로 고도 성장했다.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www.summ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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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8-30 01:06


“브랜딩 작업은 군사작전… 최고경영자가 진두지휘해야 성공”

“저는 아시아 기업인들을 만날 때마다 아쉬움을 느끼곤 합니다. 왠지 그들이 주눅이 들어있다는 느낌이 들지요.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유럽이나 미주에 비해 뒤떨어진 것으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아시아 고유의 가치야말로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아시아적 가치의 회복’ 싱가포르의 이광요 전 수상,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전 수상이 아시아 국가들의 대동단결(大同團結)을 주창할 때 늘 전면에 내세우던 발언이다. 민주주의·인권을 비롯한 서구의 가치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패권 국가들의 오만한 태도를 질타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21일 오전 남산자락에 위치한 그랜드 하야트 호텔 접견실. 기자는 유럽 출신의 한 브랜드 전문가로부터 이 말을 들으리라고는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 마틴 롤(Martin Roll)’ 벤처 리퍼블릭(Venture Republic) 대표는 한 시간 남짓한 인터뷰 내내 아시아적 가치 회복을 강조했다. 자국의 정취를 살린 브랜드를 선보여야만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먹힐 수 있다고 이 거구의 컨설턴트는 주장했다. 요즘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브랜드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가 지난 2003년 아시아 지역 최고의 경영대학원으로 꼽은 중국 유럽 국제공상학원(CEIBS)에서 ‘브랜드 전략경영론’을 강의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브랜딩 컨설팅도 담당하고 있다. <편집자 주>

요즘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컨설턴트들의 방한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이 매력적이라는 방증인가요.

제가 처음 한국 땅을 밟은 것이 5년 전이었습니다. 실무 부서에 있는 한국 기업 직원들은 당시에도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를 만나는 일은 불가능했지요. 수년만에 이러한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최고 정책 결정자를 더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강의를 하면 ‘마틴, 우리 보스에게도 브랜딩의 중요성을 좀 설명해주세요’라며 다가오는 젊은 마케팅 담당자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경영진들이 무엇보다 강한 의욕을 보이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웃나라인 중국이 글로벌 브랜드 구축에 상당한 공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굳이 한국시장에 관심을 둘 이유가 있나요

상하이와 북경을 올 들어서만 5∼6차례 방문했습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방문한 셈이지요. 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요구하는 변화의 이행을 아직은 꺼립니다. 물론 그들도 브랜드가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루이 뷔통이나 나이키, 코카콜라 브랜드에 관심은 많습니다. 제 책을 사서 읽기도 합니다.(웃음) 하지만 브랜드를 바라보는 태도만 봐도, 아직까지 한국 기업인들 만큼 절박하지는 않습니다.

이번 방한 길에 혹시 삼성이나 현대를 비롯한 한국 재벌기업 경영자들을 만났습니까.

확인해 줄 수 없어서 유감입니다. 고객사를 공개할 수 없는 점을 이해해 주십시오. 브랜드 컨설팅은 미인대회(Beauty Contest)가 아닙니다. 브랜드 구축은 신뢰 확보가 첫걸음입니다. 경영진에서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전략의 차원에서 구축해 나갈 때 브랜드는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가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았듯이, 브랜드도 하루아침에 구축되는 것은 아닙니다. 매우 용의주도한 접근이 필요하며, 신뢰가 그 생명입니다. 브랜딩은 전략입니다. 회사의 기밀에 속하는 전략을 떠벌리고 다니는 컨설턴트를 어느 누구도 좋아하지는 않을 겁니다.(웃음)

당신은 브랜딩 분야의 ‘램 차란(Ram Charan)’같은 인물이군요. 쉬운 말로 정곡을 짚는 편인가요.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은 매우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지엽적인 문제에 매달려 있습니다. 캠페인, 광고, 이벤트를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할지, 또 광고모델은 누구를 써야할지 조언하는 데 그친다고 할까요. 저는 최고경영자들을 상대로 전략 포지션을 설파합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제 몸값의 원천인 셈이죠. 아시아 경영자들은 대부분 브랜딩을 광고나 로고 디자인 정도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영자들은 주로 어떤 고민을 토로하던가요. 아무래도 중국 기업들의 거센 추격이 불안감의 원천이 되고 있지는 않나요.

새로운 정보에 상당히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포지셔닝’을 어떻게 해야 할지, 서로 다른 문화권의 소비자를 어떤 식으로 파악할 지 등이 고민거리입니다. 하나같이 간단한 문제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분야에 관한한 한국 기업이 중국보다 한 걸음 앞서가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 정체성이 글로벌 기업에 비해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죠.

브랜드 ‘정체성(identity)’이란 무엇입니까. 볼보차에서 안전을, 재규어에서 영국 신사를 떠올리는 것과 같습니까.

자동차를 구입할 때 어떤 점들을 고려할까요. 차체가 튼튼해야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부상을 줄일 수 있겠죠. 또 첨단 에어백부터 항법 장치까지, 얼마나 혁신적 기술을 반영하고 있는지도 감안하겠죠. 하지만 이러한 요소 들만으로는 결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핵심가치가 바로 브랜드 정체성입니다.

소비자들이 렉서스나 벤츠, 혹은 아우디를 구매하는 이유가 뭘까요. 내구성이 뛰어나고, 코너링이 안정돼 있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결국‘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점을 과시하고 싶은 거 아니겠어요. 현대차는 아직까지 브랜드가 명확하게 정의돼 있지 않습니다.

브랜드를 바라보는 소비자 시선이 뒤죽박죽 섞여 있습니다. 중국의 체리(Cherry)처럼 엔트리 레벨의 차도 아니고, 렉서스나 BMW와 어깨를 견줄만한 프리미엄급은 더욱 아닙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Prius)처럼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는 친환경 차량의 이미지를 주지도 못합니다.

당신이 현대차 최고경영자라면 당장 무엇을 하시겠어요. 프리미엄모델 제너시스를 출시할 예정인데요.

브랜드가 품질의 열세를 만회할 수는 없습니다. 품질이 뒷받침을 해줘야 브랜드도 먹혀들 수 있습니다. 첨단 에어백, 에어컨디션, 브레이크, 첨단 길 안내 시스템…프리미엄 시장을 파고들려면 최소한 이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과감히 승부수를 걸 수 있겠죠. 기본에 충실했길 바랄밖에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명확해요. 저라면 브랜딩 작업을 직접 진두지휘하겠습니다. 브랜딩 작업은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것입니다. 군사 작전에 비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중해를 제패한 로마의 ‘팔랑크스’ 부대처럼 물샐 틈 없는 팀웍이 필요하다는 뜻인가요.

이런 상상을 한번 해보죠. 당신이 어렵사리 돈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벤츠나, 렉서스 구입을 결정했다고 가정해보죠. 딜러의 판매장을 방문했을 때 이 회사 직원들이 당신을 대하는 태도가 영 미적지근하다면 어떤 인상을 받겠어요. 깔끔한 옷차림, 프로페셔널한 말투는 기본입니다.

제품에 대한 전문 식견도 중요하겠죠. 고가 제품에 고장이 생겼을 때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정비를 해주는지도 관건입니다. 하지만 당연하게 보이는 이 모든 일들이 결코 간단하지 않습니다.

자동차 제조업체의 마케팅 부서, 연구개발 부서, 생산관련 부서가 제각각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각자의 경험에 따라 초점을 맞추는 분야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강력한 브랜드 리더십이 필요한 배경입니다.

휴대폰 업체인 팬택은 글로벌 브랜드 구축에 돈을 너무 많이 썼다 워크아웃에 들어갔습니다. 브랜딩이 다는 아니지 않습니까.

이 회사의 실패는 글로벌 브랜드 구축에 지름길이란 없다는 점을 일깨워줍니다. (There is no shortcut to global market). 생각해 보세요. 글로벌 무대는 로컬 시장과는 여러모로 다릅니다. 콜럼비아, 베트남, 브라질, 그리고 인도의 소비자는 서로 다른 문화권이며, 기후도 차이가 있습니다.

이들을 파고들 처방전도 달리 해야 합니다. IBM이나 시스코(CISCO)가 왜 글로벌 브랜드인줄 아십니까. 글로벌 무대 공략을 위한 정교한 시스템을 탄탄히 구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팬택은 이걸 제대로 하지 못한 겁니다.

IBM이나 시스코는 미국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기업입니다. 하지만 아시아 기업들은 사정이 다르지 않나요.

규모가 모든 것을 좌우하지는 않습니다. 싱가포르 에어라인을 보세요. 이 회사는 공룡 항공사에 비교할 때 덩치가 무척 왜소합니다. 하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브랜드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미국이나 유럽 항공사들과 훌륭히 경쟁하고 있지 않습니다. 삼성이나, 구글도 한 때는 작은 기업에 불과했습니다.

뛰어난 브랜딩 전략으로 회사 규모나 자금력의 열세 등을 일거에 뒤집은 사례가 있나요.

태국의 실크 브랜드인 ‘짐 톰슨(Jim Thompson)’이 있습니다. 이 회사의 창업자는 미국의 퇴역군인 출신입니다. 그는 원래 아시아에서 노년을 보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태국에서 현지 비단 제품의 잠재력을 한눈에 꿰뚫어 보았습니다. 당시 이 나라의 실크업자들은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값싼 인조 섬유가 유럽에서 물밀 듯이 밀려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는 ‘반 크루아’ 공동체(Ban Krua community)의 실크 제품을 모국인 미국과 다른 여러 나라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널리 알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미국의 유명 패션지인 보그에 이 제품에 대한 소개가 실렸습니다.

지금은 미국의 에드 터틀(Ed Tuttle),태국의 바호로딘(Baholyodhin)을 비롯한 세계의 유명 디자이너들과 손을 잡고 세계 각지의 실크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카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저는 아시아 기업인들을 만날 때마다 한 가지 아쉬움을 느끼곤 합니다. 왠지 그들이 주눅이 들어있다는 느낌이 들지요.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유럽이나 미주에 비해 뒤떨어진 것으로 폄하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아시아 고유의 가치야말로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아시아적 가치에 눈을 돌릴 때라고 봅니다.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한국기업들이 있을까요.

호텔 신라입니다.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먹힐만한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글로벌 호텔 체인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그 잠재력을 이미 충분히 입증해 왔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러한 잠재력을 아직까지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호텔 신라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역량은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국시장에 머물러 있습니다. 글로벌 인재들을 상대로 문호를 활짝 개방해야 합니다. 성공의 열쇠는 문호개방, 그리고 한국적인 색채의 강화입니다.

두산이 최근 잉거솔랜드의 건설장비부문을 인수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 도약을 노리는 한국기업들은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할까요.

성공한 글로벌 브랜드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대부분 해외의 인재들에게 문호를 활짝 개방했다는 점입니다. 한국적인 것에만 얽매여서는 결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없다고 봅니다. 브랜딩의 경우 아시아 혹은 한국 고유의 색깔을 입히는 것이 때로는 유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무대의 변화를 재빨리 포착,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영시스템이 더 유연해져야 합니다.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줄 아는 해외 인재들의 영입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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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프리드리히 본 하이에크 어록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9-01 13:51

“History is largely a history of inflation”

프리드리히 본 하이에크는 현대 자본주의의 이념적 주춧돌을 놓은 경제학자이자 사회철학자이다. 사회주의의 이론적 허구를 맹렬히 비판해온 그의 이론은 레이건과 대처 개혁의 모태가 되었다. 존 메이나드 케인즈, 밀턴 프리드먼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주류 경제학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의 발언을 정리했다.


●Emergencies have always been the pretext on which the safeguards of individual liberty have been eroded.

‘비상상황’이야말로 언제나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구실을 제공했다.

●I do not think it is an exaggeration to say history is largely a history of inflation, usually inflations engineered by governments for the gain of governments.

인류의 역사는 인플레이션의 역사였다.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정부는 항상 이런저런 이득을 위해 인플레이션을 조장해왔다.

●Intellects whose desires have outstripped their understanding.

지식인들은 욕망이 강렬하다보니 때로 현실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

쪾Our moral traditions developed concurrently with our reason, not as its product.

우리의 도덕적 전통은 이성과 동시에 한걸음씩 전진해 왔다. 결코 이성의 산물이 아니다.

●Perhaps the fact that we have seen millions voting themselves into complete dependence on a tyrant has made our generation understand that to choose one's government is not necessarily to secure freedom.

보라! 수많은 유권자들이 선거를 통해 독재자들에게 정당성을 부여해 주는 행태를. 정부를 선택하는 행위가 때로 우리의 자유를 해치는 아이러니를.

●There is, in a competitive society, nobody who can exercise even a fraction of the power which a socialist planning board would possess.

자유민주주의 사회를 떠올려 보라. 사회주의 국가의 계획위원회가 지닌 권한의 일부만이라도 소유한 이는 아무도 없다.

●We must face the fact that the preservation of individual freedom is incompatible with a full satisfaction of our views of distributive justice.

개인의 자유, 그리고 분배의 형평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 한쪽을 중시하다 보면 다른 한쪽이 훼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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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c |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8-24 13:06 | 최종수정 2007-08-24 13:15


〈비즈니스 2.0〉 혁신적 아이디어 29가지 사례 소개

조직론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미국인 경영학자가 우리나라 정부출연기관을 극찬하고 나서 화제다. 주인공은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 교수. 지난 2003년 참여정부가 출연한 뉴패러다임센터(NPC)를 세계화 시대 정부정책의 방향전환을 보여주는 모범적 사례로 꼽은 것. 경영난에 봉착한 기업들을 상대로 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처방전을 제시, 위기탈출과 고용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점을 중시했다.

삼성그룹이 해외의 경제 매체에 실리는 일은 종종 있었으나 참여정부의 혁신사례가 조명을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비즈니스 2.0〉은 최근호에서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 29가지를 꼽았는데, 뉴패러다임센터의 사례가 19위에 선정됐다. <편집자주>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독특한 인물이다. 그는 미국의 유명 경영대학원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조직론 부문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하지만 주류 학자들과는 달리 노동조합 예찬론자이다. 조합은 안정적인 일터를 제공해 직원들의 이직률을 줄인다는 논리다.

노동조합은 뛰어난 인재들을 불러들이고 또 현 직장에 묶어두며 생산성을 높이는 즉효약이다. 그가 ‘스칸디나비안 모델’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스웨덴· 노르웨이·핀란드를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기업들은 경영 환경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근로자들의 임금도 높고, 노동조합 활동도 활발하다.

각국의 법인세 인하 경쟁에서도 한걸음 비껴서 있다. 하지만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며 이러한 열세를 단숨에 넘어섰다. 노키아, 에릭슨, 볼보 등은 하나같이 세계적인 기업들이다. 경쟁 우위를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결국 인적 자본의 질이라는 게 제프리 페퍼의 판단이다.

물론 어느 나라건 조합 지도부는 때론 정치적이며, 근로자들에게 일자리를 판매하는 부도덕한 행태도 서슴지 않는 최악의 사례도 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이러한 폐해 못지않게 사측의 전횡을 방지하고, 근로자들의 직업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며, 그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가 지난 2003년 설립된 우리나라의 뉴패러다임센터(NPC:New Paradime Center)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페퍼 교수는 미국식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비판한다. 미국도 클린턴 행정부 이후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신흥시장으로 대거 옮기면서 실업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으나, 전직 교육이라는 처방만으로는 효율적인 대처를 할 수 없었다고 그는 지적한다.

새로운 직장을 구한 근로자들이 전 직장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경우도 드물었다. 참여정부의 뉴패러다임센터 설립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한국노동연구원과 손잡고 이 센터를 열었다. 주로 중국기업들의 저가 제품 공세에 밀려 설자리를 잃고 있던 중소기업들이 주요 고객이었다.

인간경영의 노하우와 더불어 경영 진단, 그리고 직원 교육, 신뢰구축의 노하우를 전수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 센터는 현재까지 170여 개 기업들을 상대로 이러한 컨설팅을 제공했는데, 대부분 재정난에 봉착한 업체들이다.

제프리 페퍼 교수는 이 센터의 컨설팅 결과에 주목한다.

직원을 자산으로 봐야 생산성 쑥쑥

고객사들은 매출이 평균 7% 정도, 이윤율은 무려 26% 가량이 증가했다.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이 60% 이상 대폭 개선됐다. 작업 공정의 개선을 통해 현장사고 발생률도 현저하게 줄었다. 경영난에 봉착했던 기업들이 회생한 비결은 무엇일까. 혁신센터 측은 컨설팅을 신청한 기업들에게 직원 교육 시간을 두 배로 늘리고, 특히 학습 프로그램을 강화하라는 처방전을 제시했다. 이후 노사간에 신뢰가 강해졌으며, 업무 만족도도 과거에 비해 더욱 높아졌다. 노사관계 개선은 고객의 만족도 증가라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냈다.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400병상 규모의 굿모닝병원이 대표적 실례이다. 혁신센터는 병원 직원들을 상대로 간호기술, 스트레스 다스리는 법, 외국어·컴퓨터 교육을 늘리라는 처방을 제시했다. 근무 시간도 줄였다. 이 병원은 더 이상 빈 병상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경영 여건이 호전됐다.

직원들의 생산성도 높아졌으며, 병원 고객들을 대하는 태도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페퍼 교수는 굿모닝병원의 사례를 들며 미국의 노동 정책이 중요한 점을 잊고 있다고 일침을 가한다. 무엇보다 직원들을 비용이 아니라 자산으로 바라볼 때 생산성도 높아지고, 고객과의 관계도 개선된다는 점이다.

국가 주도의 산업정책이 불러올 수 있는 부작용도 염려할 필요가 없다. 한국 정부의 정책은 기업들을 상대로 특정 산업 진출을 독려하거나 자본을 특정 분야에 몰아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분쟁의 빌미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물론 미국의 클린턴 행정부도 지난 1990년대 혁신센터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로버트 라이시 노동부 장관은 조야의 반발에 부딪쳐 결국 이 프로그램 운영을 중간에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근로자 교육은 정부의 몫이 아니라 기업들이 담당해야 할 책임이라는 미국 정치 지도자들의 통념도 이 프로그램의 실패에 한몫을 했다. 예산 삭감은 치명타였다.

그는 현재 미국을 이끌어 가는 정치 지도자들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경영자들이 인적자원을 중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은 여전히 근로자 교육은 기업의 책임일 뿐이라는 선입견이 있다는 것. 이러한 접근방식은 한계를 노출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주장한다.

제프리 페퍼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해 혁신센터담당자들과 인터뷰를 한 뒤 이러한 사례를 미국에서 발표했다.

《혁신적 아이디어 살펴보니》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도 실렸네!”

무엇보다 나이지리아에서 모기장을 보급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경영대학원생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한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의 인턴으로 근무하며 말라리아로 한 해 백만여 명이 사망하면서도 모기장 사용을 꺼리는 이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돌린 노하우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나이지리아 사람들의 기호를 파악해 지역별로 색깔이 다른 모기장을 보급했으며, 또 주요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에 모기장을 협찬해 모기장을 꺼리던 사람들의 취향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

또 다른 사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와인 업체인 스톰호엑(Stormhoek)이다. 이 회사는 블로그로 자사의 와인을 홍보하고, 100여명의 유명 블로거들을 상대로 와인을 무료로 나누어주는 등 이른바 블로그 마케팅을 통해 판매를 불과 1년 만에 5만 병에서 30만 병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 전기 자동차 더시티(The City)를 개발한 노르웨이의 싱크(Think), 지난 90년대 최악의 내전을 겪었으나 지금은 아프리카의 비즈니스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르완다의 사례도 주목을 끈다. 소비자와의 정서적인 교감을 중시하는 삼성전자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부문 사장의 사례도 실렸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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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 알프레드 슬론(Alfred Sloan) GM 전 사장의 어록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8-25 11:06 | 최종수정 2007-08-25 11:15


“There is no resting place for an enterprise in a competitive economy.”

알프레드 슬론(Alfred Sloan) GM 전 사장. 지난 1923년 경영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윌 듀란트에 이어 이 회사의 수장으로 부임한 그는, 무려 34년간 재직하며 포드를 제치고 GM을 세계 최고의 자동차 업체로 이끈 전설적인 경영자이다. 윌 듀란트가 공격적인 인수·합병으로 이 회사 도약의 주춧돌을 놓았다면 그는 현대적인 경영기법으로 이 회사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If we are all in agreement on the decision - then I propose we postpone further discussion of this matter until our next meeting to give ourselves time to develop disagreement.

모두가 만장일치로 특정 사안에 합의했다고 가정해보자. 나는 이 문제를 다음번 회의로 한 차례 더 연기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각자가 이 문제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까지 말이다.

◇In any organization men would move up from the bottom to the top. That develops loyalty, ambition and talent, because there is a chance for promotion.

모든 조직이 다 그렇다. 구성원들은 말단에서 최상층부로 진급하면서 서서히 충성심, 야망, 그리고 능력치를 키워가게 된다. 진급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There is no resting place for an enterprise in a competitive economy.

기업이 쉴 곳이란 없다. 우리는 얼마나 치열한 경쟁에 노출돼 있는가.

◇If you do it right 51 percent of the time you will end up a hero.

업무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면서도 성공적으로 처리한다면 당신은 영웅이 될 것이다.

◇The reason we have so much is simply because we discard things so readily. We replace the old in return for something that will serve us better.

우리가 지금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것은 많은 것을 손쉽게 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래된 것을 좀 더 유익한 새로운 무언가로 바꾸었다.

◇Too often we fail to recognize and pay tribute to the creative spirit. It is that spirit that creates our jobs.

창조적인 영혼을 인정하라. 그리고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라. 우리는 종종 이를 잊고 만다.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창의적인 사고의 소유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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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옥스퍼드대 수학석학 경영을 말하다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8-23 16:36 | 최종수정 2007-08-23 17:00

“Google is Mathematics”





마커스 드 사토이(Marcus Du Sautoy) 옥스퍼드대 수학과 교수. 지난 13일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킨텍스 강연장에서 그를 만나기 전 기자는 내내‘킹스필드’ 교수를 떠올렸다. 창백한 얼굴에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소크라테스식 질문으로 학생들을 몰아붙이는 ‘하버드대의 공부벌레들’에 등장하는 노교수 말이다. 하지만 그는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나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에 가까웠다. 초등학생들과 어울리며 무대에서 활발하게 뛰어다니고, 학생들이 골문 안으로 차 넣는 공을 몸을 던지며 막는다. 객석 사이를 누비며 건장한 20대 남자의 손을 잡고 무대로 다시 내려오며 학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지적 엔터테이너(intellectual entertainer)라고 할까. 하지만 그가 한 시간 남짓기자에게 쏟아낸 메시지들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수학은 미래를 예측하는 유용한 도구이자 헤지펀드나 구글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천문학적인 이익을 가능하게 하는 인류 최대의 지적 성과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해 일산 킨텍스에서 12~13일 양일간 ‘세상을 움직이는 수의 신비’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21일 영국으로 돌아갔다. <편집자주>




수학자라면 창백한 얼굴의 연구자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당신은 좀 달라 보입니다.

저는 대학에 다닐 때부터 연극 활동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수학이라고 하면 손사래부터 치다보니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연극적인 요소를 강의에 반영하게 됐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축구 지식을 수업에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브라질의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인 호베트로 카를로스가 과거 프랑스 전에서 터뜨린 이른바 UFO슛의 한 장면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공이 크게 곡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한 실례입니다. 그래서 청중들에게 전통적인 수학자와는 다른 독특한 인상을 주나 봅니다.

이번 강의에 참석한 한국 학생들의 수준은 어떻습니까. 다들 수업에 상당히 적극적인데요.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이곳에 모인 학생들이 제 설명을 쏙쏙 잘 알아듣는 데다 질문 내용도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습니다. 한 학생은 정말 어려운(sophisticated) 문제를 물어봐 저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그 학생이 몇 살인지 혹시 아십니까. 불과 10세에 불과했습니다. 이 어린 소년이 양자 컴퓨터와 암호 해독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린 학생들이 매우 적극적인 게 인상적입니다. 수학은 창의적인 발상을 돕습니다. 물론 기업인들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주요 도구라는 점에서도 중요한 학문입니다.

수학이 기업의 이윤창출 수단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교재를 만들어 돈을 번다는 뜻인가요

헤지펀드(Hedge Fund)가 놀라운 수익률을 올리는 비결이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그들은 수학자를 고용해 상황별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정교한 모델을 개발, 운용합니다. 이윤 창출의 든든한 원군이지요. 헤지펀드에는 수학자들이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 물론 때로는 손실을 보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금융기관들도 펀드, 파생금융상품 등 금융 상품을 설계하고, 운용하는 데 모두 수학적인 지식을 동원하지 않습니까. 변동성이 강한 주식 시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예측하고, 또 이 경우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를 결정하는 일이 모두 수학의 몫입니다.

상아탑에 머물던 수학자들이 ‘시류 변화’에 따라 대거 민간기업으로 나아가는 셈이군요.

수학자들의 역량이 꼭 기업 부문에서만 중시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치인들도 그들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책 결정의 파급효과를 미리, 좀 더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차 방정식을 푸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세상의 각 부문이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다 보니 수학자들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헤지펀드로 직장을 옮겨 천문학적인 돈을 버는 동료들에게 부러움을 느낀 적은 없었나요.

저요? (손사래를 치면서) 돈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Money does not motivate me). 학생들을 가르치는 편이 제 적성에 더 잘 맞습니다.(웃음) 수학 문제를 푸는 일을 한 10년 정도 하다 보니 어느 날 문득 이게 내가 갈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학은 마치 마약(drug)과도 같습니다.

골치 아픈 수학 문제를 푸는 일이 그토록 즐거운 걸 보면 이 일이 분명 천직인가 봅니다.

문제를 풀면서 해결 방안을 발견하는 일의 즐거움을 경험해보지 못한 이들은 좀처럼 깨닫지 못하지요. 좀 더 영속적이고 변하지 않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무척 강한 편입니다. 돈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 법이지요.

금융권이 주로 수학을 이윤창출의 수단으로 활용해왔는데요. 다른 분야 기업들은 어떤 편인가요.

구글(Google)을 보세요. 이 세계 최고의 검색 기업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명사를 하나만 꼽는다면 저는 단연 수학(mathematics)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회사는 순수한 수학적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입니다(Google is paying close attention to very pure mathematics).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검색의 정확성은 정교한 알고리즘에 달려 있습니다.

경쟁 검색엔진을 압도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이 알고리즘이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알고리즘은 수학입니다. 구글이 곧 수학인 셈이죠(Goole is mathematics). 정보통신업계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휴대폰 요금 상품의 설계도 본질적으로는 금융 상품과 비슷한 면이 있다는 말씀인가요.

물론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간과하고 있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렇게 설명해 볼까요. 휴대폰 사용자들이 평소 통화를 하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는데도 항상 기술이 작동합니다. 수학은 이용자들이 전화로 대화를 나눌 때 음성의 왜곡현상을 바로잡을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됩니다. 이때 쓰이는 분야가 바로 ‘시머트리(symmerty)’입니다.

이러한 기술의 이면에는 수학이 있습니다. 인터넷도 비슷합니다. 훗날 인터넷 상거래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암호체계를 고민한 선각자들이 벌써 지난 17세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의 출현을 가능하게 한 수학 천재들이 17세기에 이미 등장했다니 매우 놀랍습니다.

물론 그들은 당시에는 인터넷의 출현을 꿈에도 상상하지는 못했겠지만 말입니다. 그들은 순수한 수학적 형태로 이 문제를 고민했으며, 이러한 연구가 훗날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주춧돌이 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겠죠. 하지만 그들의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아마존도, 구글도 없었겠죠.

수학이 배고픈 학문이라는 얘기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겠군요. 하지만 아직도 한국에서는 찬밥 대우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어디 한국뿐이겠습니까. 유럽과 미국에서도 수학을 비롯한 기초학문의 전공자들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아마도 (한국인들과)비슷한 생각들을 하기 때문이겠죠. 돈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들이겠죠. 영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국은 고든 브라운 총리가 취임한 이후 사정이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학이 창의력을 강화하는 수단은 아니지 않습니까. 요즘 한국에서는 창조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저를 한번 보시죠. 런던 수학회가 40세 이하의 소장 학자 중 가장 뛰어난 업적을 보인 인물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베릭상을 2001년에 받았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접근하는 창의성이 주요 평가요소입니다. 창의적인 접근방식이야말로 수학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봅니다.

수학자 입장에서 볼 때 창조적인 발상은 어떤 환경에서 가능하다고 보시는지요.

서로 이질적인 요소들의 교류입니다.

영국은 토니블레어가 물러가고 고든 브라운 총리가 부임한 후 야심 찬 수학 부흥 계획을 세웠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수학을 비롯한 기초학문이 세를 잃고 있는 것은 비단 한국뿐이 아닙니다. 영국,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다만 영국의 경우 고든 브라운 총리가 부임한 이후 이 문제를 풀어내지 않고서는 영국 경제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고, 대중교육의 강화를 주요 어젠다에 올려놓고 있습니다.

만병통치약은 없습니다. 수학은 결코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는 점을 대중에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학에 좀 더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알려주시죠. 자녀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교육하고 있습니까.

제 아이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방법이요? 글쎄요.(웃음) 어린 아이들이 처음 수학을 배울 때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때 흥미를 잃어버리면 수학책을 다시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저는 수식이 아니라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합니다. 프랑스 혁명을 예로 들어 볼까요.

프랑스 혁명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으며, 흥미로운 수학 지식도 대거 태동했습니다. 무미건조해 보이는 수식에 가려져 있던 역사, 그리고 그속의 사람들을 되살려 내려고 노력합니다. 왜 이런 상황에서 이러한 공식이 태동하게 됐는지 옛날이야기를 하듯이 조근조근 풀어놓습니다.


캐피털원 인재 채용방식 엿보니

수학시험 못 보면 CEO 못 된다

Q. What was the ratio of sales revenue to distribution costs for science books in 2002?(Round to nearest whole number)

미국의 캐피털원(Capital One)은 인재를 선발하는 데도 수학을 적극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원자들의 수학적 분석 능력을 판별할 수 있는 다양한 시험 방식을 도입, 활용하고 있다. 시험은 수차례의 인터뷰에서 수학테스트까지, 여러 형태로 치러지며, 입사희망자들은 이 시험에서 자신의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회사의 고위 경영진을 뽑는 데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시험문제는 그들의 분석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문제들이 주종을 이룬다. 도입부에 제시된 문제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2년 과학분야 서적의 매출액 대비 유통비용을 물어보는 실제 질문이다.

이 회사는 미국 내에서도 시험에 집착하기로 유명하다. 버지니아에 위치한 이 회사는 은행이라기보다는 컨설팅 회사에 가깝다. 최첨단 통계기법으로 무장한 이곳 직원들은 자유분방하며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5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불과 10년 만에 미국 신용카드 시장의 ‘빅4’로 부상했다.

카드 시장을 정교하게 분할(segmentation)해 공략한 전략이 제대로 먹힌 덕분이다. 회사 창업 초기 스카우트된 내로라하는 컨설팅 회사 출신들은 경쟁 업체들은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착상으로 회사의 약진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커스 드 사토이 교수는 인디펜던트지 선정 최고 과학자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수학과 교수이다. 현재 영국의 BBC에서 ‘마인드 게임즈’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1년에는 런던 수학회가 40세 이하의 젊은 수학자에게 주는 베릭상을 받았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연승행진의 비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탐구, 교묘한 모양들의 이야기 등을 강의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The Times)와 더 가디언(The Guardina)에 과학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그의 저서인 《소수의 음악》은 국내에도 번역 출간됐다. 영국의 인디펜던트지가 꼽은 최고의 과학자로 선정된 바 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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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8-18 18:33 | 최종수정 2007-08-18 18:36

“Private equity is a major component”
사모펀드야말로 거품의 주범이다

미 보스턴에 본사가 있는 투자회사 GMO의 공동창업자 제러미 그랜담(Jeremy Grantham). 투자하는 분야마다 높은 수익을 올려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그는 주식에서 부동산, 심지어는 골동품에 이르기까지 버블이 분야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잔뜩 끼어 있다며 버블 붕괴의 고통이 격렬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비즈니스 위크>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We are taking as little risk as we have ever taken in our 30-year history and clutching more cash and bonds than we normally hold.

우리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있다. 지난 30년 사이 가장 보수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현금과 채권 비중을 더욱 높이고 있다.

●The economy is like the Golden Gate Bridge. You've got a series of bolts that are very

sensitive and flaky and one or two look like they are failing. It does not mean the bridge is going to come down.

미국 경제를 금문교에 비유할 수 있다. 매우 민감하고 부서지기 쉬운 일련의 볼트를 지니고 있는데, 한두 개의 볼트가 위태위태해 보이는 그런 상태 말이다. 분명한 점은 볼트 한두 개에 이상이 있다고 해서 다리가 붕괴되지는 않는다.

●Ten year bonds look pretty good now, government bonds look good, junky bonds look terrible.

10년 만기 채권의 전망은 꽤 괜찮아 보인다. 국채 투자는 권할 만하지만 정크보드는 피하라.

●Private equity is a major component.

사모펀드야말로 거품의 주범이다. (거품을 불러온 요인을 묻는 질문에 대해)

●Over two or three years, the bubble bursting might knock a point or two off economic growth.

향후 2~3년을 주시하라. 버블의 붕괴가 경제성장에 한두 차례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

●If you have to own equities, make sure they are blue chips.

주식을 소유하려거든 지금은 우량주에만 관심을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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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미래학자 로히트 탈와, 삼성의 미래를 말하다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8-15 11:15

“‘윈도XP’수준의 경영시스템 ‘비스타’로 업그레이드해야”




삼성그룹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가 싶더니, 탄력시간 근무제를 연구 부서에서 다른 부서로 대폭 확대하는 등 전방위적인 변화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후계구도 구축부터 지주회사 워밍업 설까지, 숱한 풍문의 원천이 되고 있다. 반도체사업의 부진이 이러한 변화의 기폭제가 되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지만 영국의 미래학자인 로히트 탈와 박사는 이러한 시각을 거부한다. 변화의 조짐은 올해 초 우리나라를 방문해 이 기업의 미래전략 담당자들을 만났을 때 이미 가늠할 수 있었으며, 일련의 변화는 이러한 고민의 후속조치라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세계적인 미래전략그룹 패스트퓨처의 최고경영자인 탈와 박사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그는 삼성그룹이 더 유연해져야하며, 미 소비재 기업인 프록터앤갬블(Proctor&Gamble)의 ‘개방형 혁신 시스템’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의 강점을 적극 수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은 뛰어난 리더와 우수한 인력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이 좀더 단호한 결정(tough decision)을 내려야 하는 시점을 맞고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

올해 초 한국을 방문해 삼성의 미래전략 부서 담당자들을 만나보셨는데, 어떤 인상을 받으셨습니까.

삼성은 우수한 글로벌 브랜드, 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국은 물론 글로벌 무대에서도 가장 우수한 인력들을 선발할 수 있겠죠. 지난번에 삼성직원들을 만났을 때 비슷한 인상을 느꼈습니다. 그들은 통찰력이 있으며, 능력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내면 깊숙한 곳의 욕구라고 할까요.

삼성을 지금보다 더 뛰어난, GE 같은 기업에 견줄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삼성그룹의 전략가들이 푸른 눈의 미래학자를 만나 털어놓은 마음속 고민이 궁금합니다.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많이 놀랐습니다. 그들과 나는 서로 지구 반대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만, 생각은 놀랍도록 닮아 있었습니다.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들은 삼성그룹이 좀 더 빨라져야 하며, 지금보다 더 글로벌화돼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또 더 창의적으로 바뀌어야 하며,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습니다.하지만 수직적인 경영 시스템(hierarchial internal management sytem), 의사결정시스템의 한계도 분명 인식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삼성은 요즘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부진이 기폭제가 되었다는 분석인데, 이 사실은 알고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하지만 올해 초 내가 만난 삼성의 전략 담당자들은 당시에도 이미 여러 고민의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던 삼성이 고난의 행군에 나서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복잡해 보이는 현상도 때로는 단순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조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두 가지입니다. 대량 생산을 통해 제품 생산비를 낮추는 규모의 경제를 선택할지 아니면 가격은 비싸지만 특출한 제품을 만들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삼성은 반도체에 관한 한 전자의 길을 걸어왔다고 해야겠죠.

하지만 이 전략은 위험합니다. 후발주자들이 상황을 역전시키고 가격 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삼성의 반도체 부문 수익률 하락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핵심 제품의 경쟁력은 흔들리고 있는데, 신수종 사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 아닐까요.

핵심 제품의 경쟁력 쇠퇴라. 그것 참 심각한 문제군요. 하지만 세계 산업의 역사를 되돌아보세요. 모든 기업이 비슷한 상황을 끊임없이 겪습니다. 미국의 IBM이나 GE, 그리고 시스코는 이런 위기를 한 차례 극복한 경험이 있으며, 포드와 GM은 지금 겪고 있는 것이지요.

관건은 이러한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내부 시스템에 달려 있습니다. 삼성은 뛰어난 리더와 우수한 인력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이 좀더 단호한 결정(tough decision)을 내려야 하는 시점을 맞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삼성의 위기를 언론에서 부풀린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도체만 해도 하반기 실적 호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위기를 겪는 기업의 담당자들이 흔히 겪는 오류가 있습니다. 마케팅을 제대로 하면 상황이 좀 더 호전된다거나, 새로운 제품을 도입하면 현 위기를 쉽게 타개할 수 있을 거라는 식의 사고방식입니다. 물론 그들이 옳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경영 시스템(Management system)입니다. 위기의 징후를 체질 개선의 절호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핵심부문의 경쟁력 쇠퇴,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은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듯이 항상 그렇게 찾아온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미래학자다운 해결책을 하나 제시해 주시죠. 가까운 장래에 블루오션으로 부상할 시장이 있을까요.

그런 분야가 있다면 제게 좀 알려주시겠습니까. 위기탈출의 방정식은 두 가지 정도로 요약됩니다. 하나는 기존 분야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내일의 시장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후자의 경우 옷이나, 인간의 몸에 부착하는 칩이 실례가 될 수 있겠죠.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개념을 바탕으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높은 이윤의 원천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빨리 흡수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입니다.

루 거스너 IBM 전 회장은 부임 후 사내경영위원회를 해산했는데, 바로 이런 조치가 필요한 걸까요.

동맥경화 증세를 보이던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를 날렵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였지요. 이렇게 비유해보죠. 친구의 얼굴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려면 휴대폰을 바꾸어야 합니다. 우리가 개인용 컴퓨터를 비스타를 장착한 기종으로 바꾸듯이, 위기를 겪으며 기업 시스템을 한 단계 강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삼성은 내부의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를 윈도XP에서 비스타로 바꾸어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세계, 변화하는 경쟁 구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운영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운영시스템을 ‘윈도XP’에서 ‘비스타’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말은 어떤 뜻입니까.

설마 이 회사의 컴퓨터 운영체제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말로 받아들이는 건 아니겠죠?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여야 합니다. 외부에서 아이디어를 수혈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절차를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실행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얻었다고 합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이디어를 빨리 ‘프로토타이프’하고, 제품이나 서비스 혁신에 반영해나가는 속도가 중요한 것이겠죠.

프리미엄 항공서비스를 불과 9개월 만에 선보인 친구 분의 사례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종 속도와 품질은 반비례하지 않습니까.

한 기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삼성이든, LG든, 아니면 현대자동차든 상관없습니다. 만약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새 전략을 만들어내는 데 수년이 걸린다면 어떨까요. 생존할 수가 없을 겁니다. 신속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아이디어를 확보하고, 제품을 출시하는 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방법은 무엇일까요. 핵심 사업 부문의 매니저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구성원들이 자유로운 발상과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시장은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으며, 결코 기다려 주지도 않습니다.

이 글로벌 기업이 인수합병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시스코, 노키아, GE는 모두 기업 인수합병의 선두주자들입니다. 싹수가 엿보이는 기업들을 인수해 규모를 키우는 역량에 관한 한 초일류 선수들입니다. 삼성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을 보유한 작은 기업들의 지분을 늘려나가야 합니다. 기업의 체질을 확 바꾸는 데도 이만한 것도 없습니다.

발상이 자유로운 외부 기업들과 교류와 협력의 폭을 넓혀가다 보면 사내 벤처 운용의 노하우도 자연스레 터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확보한 기술과 상품을 흡수하거나 매각하는 건 삼성의 선택이겠죠. 인수합병에 좀 더 공격적일 필요가 분명 있습니다. 혁신의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루 거스너 전 IBM 회장 같은 거물급 기업인을 영입해 보는 방안은 어떨까요. 가까운 일본만 해도 소니 회장이 외국인이지 않습니까.

루 거스너요? 그가 오려고 할까요. 매혹적이긴 하지만 반드시 적절한 대안인 것 같지도 않습니다. 무엇보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아무도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루 거스너가 90년대 IBM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지금 삼성이 겪는 위기의 처방전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조직을 바꾸기 위해서 리더는 인내심이 있어야 합니다. 조직전반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고 구성원들이 스스로의 능력을 확신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는 리더가 꼭 외국인일 필요는 없겠죠.

만약 당신이 이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당장 부임한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어려운 질문이네요. 나라면 외부 아이디어수혈만을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아주 엄격한 기준을 세우겠습니다. 이 중 몇 % 정도가 상품화되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정하겠습니다. 또 특허 가운데 3년 내에 제품화되지 않는 것은 과감히 폐기처분하겠습니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러한 개방형 혁신 모델(open innovation approach)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건은 경쟁의 심화입니다. 사내 연구조직을 외부의 두뇌들과 과감히 경쟁하도록 유도하세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요즘 인터넷 공간에는 많은 연구개발 관련 웹사이트들이 있습니다.

이곳에 사내 연구 개발 조직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과제를 올려 놓으세요. 그리고 이 둘 중 해결책을 좀 더 빨리 제시한 쪽에 지원을 몰아주세요. 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신상품 성공률을 끌어올리며, 이윤을 높이는 일석삼조의 방안입니다.

개방형 혁신 모델을 도입해서 성공한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하나만 들어주시겠습니까.

꼭 한 기업의 사례만 들어야 하나요. 단연코 P&G입니다. 이 소비재 기업은 지난 90년대 말 심각한 위기를 겪습니다. 스스로를 개방형 혁신 기업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습니다. 전화위복이었던 셈이지요. 신제품 아이디어의 절반을 회사 밖에서 수혈한다는 방침을 정했습니다.

바로 C&D(Connect & Development)로 불리는 모델입니다. 그리고 ‘유즈 잇, 루즈 잇(use it or lose it model)’으로 불리는 특허 처리 시스템도 운용하는데, 보유 중인 특허로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과감히 외부에 매각했죠.

잭 웰치는 부임 중 주가를 40배 가까이 끌어올렸는데요. P&G의 시도가 성장률이나 주가에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제품 개발 시간은 절반으로 줄이고, 제품 성공률과 주가는 각각 두 배로 끌어올렸습니다. 연구개발의 생산성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물론 뛰어난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수혈하는 데 공을 세운 직원들을 상대로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주었습니다.

삼성을 필두로 한 한국 기업들이 다시 한번 체질개선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습니다.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 한 가지만 지적해주시죠.

숲속에 있다보면 숲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기업가 정신을 잊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현실이 중요하다고 해서 현실에 매몰돼서는 미래가 없습니다. 지금 당장 가장 큰 시장의 경계 너머를 쳐다봐야 합니다. 앞으로 20년 안에 떠오를 50여 개의 시장을 끊임없이 떠올려 봐야 합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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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애증의 파트너십, 닉슨-키신저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8-12 11:33


Nixon and Kissinger: Partners in Power
(Robert Dallek / HarperCollins / April 2007 / 757 Pages / $32.50)


(권춘오 네오넷 코리아 편집장의 서평입니다. 이번 주부터 국내 시장에 아직 번역되지 않은 원서를 대상으로 서평을 진행합니다. 최신 정보를 더 빠르게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


“여전히 비열하구만?” “…….”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안보보좌관이자 국무장관인 키신저에게 내뱉은 분노에 찬 독설이다. 키신저는 당황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내막은 이렇다. 닉슨이 백악관 집무실을 나간 직후, 키신저가 사람들에게 닉슨에 대해 부정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그런데 하필 이 말이 마이크로폰을 통해 닉슨의 귀에 들어간 것이다.

키신저에 따르면 (닉슨은) ‘흐리멍텅하고’ ‘심술궂고’‘신경질적이며’ ‘가식적인’ 인간이었다. 더군다나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으며 인간적인 자연스러움이 부족하다는 것까지 언급됐다. 키신저는 닉슨에게 곧바로 사과했지만 그 사과로 닉슨의 분노를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닉슨의 마음 속에는 아주 오래 전부터 키신저에 대한 불만과 증오가 쌓여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키신저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닉슨과 키신저는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그들의 주요 업적이 미국 외교사의 랜드마크로 인정될 만큼 미국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외교적 업적을 남겼다. 상식적으로 위대한 업적의 이면에는 비전의 공유, 리더와 추종자, 존경과 신뢰 등의 값지고 아름다운 요소가 존재하는데, 독설과 증오가 묻어나는 이들의 대화에서는 그것을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어떻게 상징적이고 도드라지는 업적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일까.

우리는 기록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기억과 달리 기록은 왜곡되거나 쉽게 사라지지 않기에, 그 남겨진 기록을 통해 우리는 많은 숨겨진 사실과 교훈을 얻는다.

동굴 벽에 그려진 벽화가 그러했고, 파피루스에 적힌 고대 상형 문자가 그러했다. 현대사의 수많은 의문과 비리도 기억에 의해서가 아니라 기록에 의해 폭로되고 세상에 그 실체를 드러낸다.

역사학자 로버트 달렉의 《닉슨과 키신저: 권력의 파트너, Nixon and Kissinger: Partners in Power》는 바로 그 기록이 전하는 사실과 교훈을 다룬 책으로, 닉슨과 키신저 파트너십의 이면에 숨겨진 둘 사이의 애증의 역사, 그리고 미국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닉슨과 키신저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외모는 물론 성격도 지향하는 목표도 달랐다. 그렇다면 이 둘이 힘을 합칠 수 있도록 연결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수단이었다. 같은 수단으로 다른 목적을 추구했기에 증오와 불만에도 불구하고 씨줄과 날줄로서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닉슨의 목적은 재선이었다. 닉슨에게 있어 재선은 자신이 ‘위대한 대통령이었음’을 증명하는 보증수표였다.

키신저는 야망이 있는 남자였다. 역사상 가장 탁월하고 가장 기록에 남는 국가안보보좌관이자 국무장관이 되고자 했다.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닉슨과 키신저는 외교 문제를 선택했다. 외교 문제가 부각되면 국내의 비판이나 문제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키신저는 그 점에 있어 탁월한 능력으로 닉슨을 도왔다. 매일 키신저를 내치는 즐거운 공상을 할 만큼 증오하고 혐오하면서도 닉슨은 키신저에게 의탁했고, 지적으로 열등한 사람을 멸시하는 키신저에게 닉슨은 기회를 주는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셈이다.

닉슨 정부의 특징은 미국내 정치적 목표를 위해 국제 관계를 폭넓게 활용했다는 점이다. 즉 닉슨 정부의 역사는 국내의 비난과 위협을 외교 사안으로 물타기를 시도한 역사였다.

닉슨은 스스로를 속이고 의회, 법원, 언론, 대중도 속였다. 키신저는 대통령의 이러한 속임수 행위를 뒤에서 적극 돕거나 아니면 묵인했다. 이들의 행위는 저자의 표현대로 목적을 위해서라면 악마와 거래를 맺는 것도 거리낌이 없을 정도였다.

윌리엄 사피어는 이렇게 말했다. “이 두 남자는 확신했다. 끊임없는 거짓말이 국가를 위한 옳은 일일 수 있다고.”

그렇다면, 이들이 쌓은 업적이 단지 수단이라면 이들의 업적도 기형적인 업적이 아닐까. 실제로 저자는 의문을 던진다.

베트남 전쟁의 종식. 하지만 왜 4년 반의 시간이 필요했을까? 그 전쟁은 더 빨리 끝날 수 없었던 걸까? 사이공 정부가 공산 정권으로부터 보호될 수는 없었는가? 더군다나 베트남 전쟁 종결 이후 1973년 키신저가 수상한 노벨평화상은 과연 정당한가?

닉슨과 키신저가 이룩한 가장 찬란한 업적이라는 ‘중국과의 국교수립’도 그렇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실제로 그 일을 해낸 사람은 누구였는가? 모스코바를 겨냥해 북경의 초거대 공산 정권과 균형을 이뤄낸 것이 과연 유용한 것이었는가?

소비에트 연합과의 긴장완화(데탕트)는 과연 지혜롭고 가치가 있는 것이었나? 미소전략무기제한회담(SALT)과 무역 협정이 닉슨과 키신저가 믿었던 대로 과연 국제 안정과 평화를 이룩했는가?

중동문제도 마찬가지다. 닉슨 정부가 그 문제를 너무 느리게 처리한 것은 아닌가? 제4차 중동 전쟁(Yom Kippur War)을 막을 수는 없었는가? 시나이 반도에 대한 소련의 공수부대 파견에 대응하여 미국의 방위 수준인 데프콘을 상향한 것이 문제였던 것은 아닌가?

저자는 이들이 아이러니 하다고 말한다. 비밀주의자였지만 오히려 이들이 남긴 기록은 그 어떤 대통령들보다 그들 스스로를 더 발가벗길 만큼 방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남긴 기록을 통해 이들의 업적에 대해 고개를 젓는다.

결과적으로, 닉슨과 키신저의 파트너십이 미국 역사상 가장 주목할만한 협력 중의 하나였고 그들 상호간에 통하는 관심과 세계에 대한 지식이 몇 가지 도드라진 업적으로 나타났지만, 외교 정책에 대한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통제가 베트남, 캄보디아, 칠레, 동아시아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합쳐졌을 때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저자는 닉슨과 키신저의 파트너십을 통해 교훈을 제시한다. 능력, 지식, 경험이 반드시 외교 정책에 있어 성공적 결과를 내놓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능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보다는 능력을 갖춘 리더를 지니는 것이 확실히 낫다. 하지만 지혜의 독점이란 없다는 점 또한 명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마스 제퍼슨이 조언했듯, 민주주의 시스템의 본질 요소는 ‘끊임없는 경계(각성)’다. 리더의 판단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회는 좌절과 실패에 너무나 쉽게 부서진다고 저자는 충고한다.

이러한 충고와 조언에서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을까. 지금 우리는 서로가 옳다고 여기고 서로가 애국을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니다. 지혜의 독점이란 없다. 지금 우리는 각자의 다른 목적을 위해 같은 수단을 공유하는 모습을 본다. 하지만 아니다. 기형적인 것만 양산할 뿐이기 때문이다.

닉슨과 키신저의 애증의 파트너십 속에 우리의 모습이 자꾸 오버랩 되어 착찹한 느낌이 든다.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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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Success breeds complacency”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8-11 12:42 | 최종수정 2007-08-11 12:48


비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절대 강자인 인텔. 이 회사는 컴퓨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칩(CPU) 메이커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메인보드를 비롯한 컴퓨터 관련 분야에도 꾸준히 명함을 내밀어 왔다. 하지만 딱히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는 못해왔는데, 칩에만 주력하다 보니 미래의 신수종 사업 발굴을 게을리 해왔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배경이기도 하다. 앤디 그로브 전 인텔 회장의 발언을 정리했다.

●A corporation is a living organism; it has to continue to shed its skin. Methods have to change. Focus has to change. Values have to change. The sum total of those changes is transformation.

기업이란 살아있는 생명체와도 같다. 지속적으로 허물을 벗어던져야 하며, 생존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사업의 초점도 변해야 하며, 가치도 바뀌어야 한다. 이러한 모든 변화의 합이 바로 변용이다.

●In the future, all companies will be Internet companies. I still believe that. More than ever, really.

미래에 모든 기업은 인터넷 기업이 될 것이다. 나는 여전히 이렇게 믿는다. 더욱 강렬하게, 그리고 더욱 현실적으로.

●If the world operates as one big market, every employee will compete with every person anywhere in the world who is capable of doing the same job.

세계가 하나의 단일시장으로 통합된다면? 근로자들은 같은 일을 하는 지구 반대편의 인력들과 경쟁해야만 할 것이다.

●Leaders have to act more quickly today. The pressure comes much faster.

리더라면 좀 더 빨리 움직여야만 한다. 외부의 압력이 더욱 빠른 속도로 발생하고 있다.

●There is at least one point in the history of any company when you have to change dramatically to rise to the next level of performance. Miss that moment - and you start to decline.

어떤 기업이든 중요한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스스로를 대폭 바꾸어야 하는 때이다. 그 순간을 놓쳐버린다면 당신은 쇠퇴하기 시작한다.

●Success breeds complacency. Complacency breeds failure. Only the paranoid survive.

성공은 자기만족의 자양분이다. 자기만족은 실패를 불러오게 마련이다. 편집광만이 생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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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글로벌 통합기업으로 간다”


루 거스너 IBM회장이 지난 93년 부임해 처음으로 한 조치는 무엇일까. 바로 사내 경영위원회(MC)를 해체한 조치였다. 분야별 최고 실권자들이 머리를 맞대 의사 결정의 리스크를 줄이자는 창설 의도는 훌륭했으나, 늘 그렇듯 기구 성격의 변화가 문제였다. 실력자들이 물밑 조율을 끝내고 합의만 하는 기구로 전락했던 것.

그는 회사 분할방안을 그럴듯하게 포장해온 투자은행 직원들도 모두 회사에서 내보낸다. 자사의 가장 큰 강점은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회사의 규모와 더불어, 서로 이질적인 분야를 조율해 고객사들에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흔들리지 않은 믿음을 반영한 조치였다.

제프리 이멜트 GE회장도 비슷하다. 그는 잭 웰치 시절 비대해진 GE파이낸스를 분할했다. 평소 규모야말로 성장의 주춧돌이라는 자신의 지론을 뒤엎는 조치로 해석됐다. 파이낸스가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다보니 통제가 어렵다는 현실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로스차일드는 설명한다.

두 사람 모두 겉으로는 분권을 강조했으나, 실상 권력 누수를 막고 개혁의 고삐를 죄는 수순을 밟아나갔던 것. 권한의 집중은 이들 회사의 근간을 흔드는 위기상황 덕분에 가능했다. IBM은 그룹의 캐시카우이던 메인 프레임의 수익이 뚝뚝 떨어져 가던 상황이었으며, 제프리 이멜트는 취임한 지 불과 나흘만에 9.11사태가 터져 전세계경제가 급랭했다. 삼성그룹도 비슷한 맥락이다.


반도체 부문의 수익률 급락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고나면 발표되는 인사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 1일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박종우 사장을 삼성테크윈의 디지털 카메라 사업부문장으로 겸직 발령했다. 삼성테크윈은 조직을 주력인 카메라 사업부문과 정밀기계로 나눴다.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기도 성남에 있는 개발부문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 옮겼다.

또 이에 앞서 삼성SDI의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장에 삼성전자 기술총괄인 김재욱 사장을 임명했다. 삼성전자 사장들이 삼성테크윈과 삼성SDI의 핵심 사업을 총괄 지휘하게 된 것. 황창규 반도체 총괄사장이 담당해왔던 메모리 사업부장직도 조수인 부사장에게 일임한 바 있다.

삼성이 지향해나갈 지점은 어디일까. IBM의 샘 팔미사노 회장은 자사를 세계 유일의 GIC로 부른다. 전 세계적으로 통합된 기업(Globally Intergrated Company)의 약자이다. 각 지역 거점별로 가장 잘하는 분야를 담당하게 하겠다는 뜻이다. 지역별 자회사들이 마케팅부터 판매, 생산 등을 담당하던 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company)은 역사의 유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제프리 이멜트 GE회장도 11개 사업부문간의 긴밀한 협조를 강조하고 있다. 양쪽 모두 강력한 통제가 조직운영에 필수적인 구도인 셈이다. 박재흥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는 “조직 전체를 통합의 시스템으로 보는 동양적 사고방식이야말로 경쟁우위의 원천”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의 통합바람의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의 움직임도 이와 다르지 않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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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8-09 06:54



“관리의 삼성 버리고 GE·IBM방식으로 이동중”

엠넷(M-net).’ 삼성그룹이 운용하고 있는 글로벌 마케팅 프로그램이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의미를 해독하는 툴을 제공한다. 최근에 이뤄진 지역별 투자 결과는 물론 가상(what-if) 시나리오별로 편익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도 모니터상에서 돌려볼 수 있다.

효율적 마케팅을 위한 주춧돌이다. 이 회사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세계 각지의 상황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본다. 경쟁사와 진검승부를 벌이기 전 가상의 공간에서 예산을 집행해보고 시행착오를 줄여나간다. 심시티 이용자들이 도시를 운용해보며 정책 노하우를 터득하는 이치에 비유할 수 있다.

삼성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다. 활동 범위도, 사고 영역도 전 지구적이다. 이런 삼성그룹이 최근 다시 한번 변화의 고삐를 바싹 죄고 있어 화제다. 변화의 진원지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 캐시카우(cash-cow. 화수분) 역할을 해온 반도체 사업부문의 수익률 급락이 변화의 방아쇠를 당겼다.

변화의 폭과 방향을 가늠하기는 결코 간단치 않다. 반도체 사업부문 운영을 이원화하는가 싶더니, 삼성전자의 총괄사장을 다른 전자 계열사의 사업부문장으로 겸임 발령하는 등 방향을 종잡기 어렵다. 글로벌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도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위기의식의 정도를 가늠케 한다.

무수한 뒷말이 오가는 배경이다. 하지만 무질서해 보이는 이러한 변화에도 규칙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일부 언론의 지적과 달리, ‘충격 요법’은 결코 아니며, 정밀한 프로그램에 따라 주도면밀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변화의 종착역은 90년대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었던 IBM 혹은 초우량기업 GE다.

경영 위기를 발상의 전환으로 극복한 기업들이다. 이질적 사업 영역을 서로 분할해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라는 일각의 주장을 거부하고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합의 이념으로 비교 우위를 창출해 낸 기업들이다. GE에서 지난 30년간 그룹 전략을 담당한 로스차일드 로스차일드 그룹 회장을 인터뷰했다.

GE의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전략가이다. 또 최근 삼성전자를 향해 독설을 쏟아부은 김병윤 두레컨설팅 컨설턴트도 만나보았다. 최근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라는 제목의 삼성전자 비판서를 낸 그는 닦고 조이는 문화가 부메랑이 되어 삼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 양국 전문가의 이원분석에 귀를 기울여 보자.

“적극적인 인수 합병이 드문 이유는 관리전문가들의 통제지향적 사고 탓이다.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탈출구는 보일 것이다.”

김병윤 두레스경영연구소장
“닦고 조이는 문화가 결국 발목 잡아”

귀밑머리를 짧게 치켜 깎았다. 둥근 안경테에 작은 체구.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는 둥글둥글한 인상이다. 김병윤 두레스경영 연구소장. 삼성전자에서만 20년 이상 근무했다. 한 시간 남짓 한 인터뷰 내내 그의 입에서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그가 바라보는 삼성그룹 위기의 배경은 이렇다.

조직문화가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최첨단 글로벌기업에 걸맞게 인적구성이나 기업문화가 탈바꿈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요인들이 능력있는 전문경영인들의 입지를 위축시키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방해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기업인 삼성이 신수종 사업 발굴에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란 게 그의 지적이다.

김씨는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했다. 그는“오직 급했으면 상반기 그룹 전체의 실적을 같이 발표했겠냐”고 기자에게 반문한다. 반도체 부문의 수익률 급락으로 불거진 위기론을 잠재우기 위한 ‘물타기’라는 시각이다. 창조경영은 결코 말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구성원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기풍이 정착될 때만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 적극적인 인수 합병이 드문 이유도 매사 닦고 조이는 관리전문가들의 입김이 강하기 때문이란 게 그의 주장이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입사한 삼성맨들이 꿔다 놓은 보릿자루 취급을 받는 점도 아쉽다고 한다.

해외 유명 MBA출신 등 배경 좋은 인재들을 선호하다 보니,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자신도 가방끈이 짧다는 자괴감 탓에 결국 퍼듀대 경영대학원에서 학위를 딸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한다. 고객들을 직접 대하는 현업 부서조차 동맥경화에 빠져 있는 점도 위기의 징표이다.

노트북 컴퓨터 수리를 직접 맡겼으나, 고장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수 십여만원에 달하는 부품교체 비용만 물었다는 경험담도 털어놓았다. 삼성그룹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하지만 의사소통의 병목현상에 시달리는 조직치고는 최근 삼성그룹의 움직임이 신속하다. 변화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 것일까.

로스차일드 로스차일드그룹회장
“GE식 통합모델이 위기탈출 해법”

삼성그룹이 최근 GE에서 새로운 피를 수혈하기로 해 화제다. 최치훈 GE에너지 아시아태평양총괄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요즘 GE는 삼성은 물론 내로라 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로망’이다. 매년 8%에 달하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니, 성장전략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더욱이 삼성과 GE는 폭넓은 사업 군을 이끌어가고 있는 복합기업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로스차일드 로스차일드그룹 회장은 GE에서 지난 30년간 전략을 담당했던 전략통이다. 경영의 신으로 통하는 잭 웰치는 물론 보치(Borch)를 비롯한 전임 회장들의 경영 스타일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았다.

지난 2001년 GE를 그만두고 자신의 이름을 딴 컨설팅 그룹을 창업한 그는 삼성의 최근 변화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다만 지난 2001년 제프리 이멜트 현 회장 부임 초를 떠올려보라고 조언했다. 신임 회장이 새로운 비전에 따라 조직을 활발히 개편해 나가던 때이다.

삼성그룹과 GE의 상황은 비슷한 면이 적지 않다. 삼성은 화수분이던 반도체 사업 부문의 수익성 저하로, GE는 9.11사태 발발로 그룹 전체에 위기감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당시 “한 언론사에 신임 회장이 참조해야 할 전략방향을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이질적 사업을 한 우산 아래 끌고 가기보다 그룹을 금융·기술, 그리고 나머지 부문으로 분할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멜트 회장은 기업의 규모가 경쟁 우위의 원천이라는 소신의 소유자였다. 지역별 연구개발 조직조차 경쟁보다는 공통 목표를 향한 교류와 협력이 더 바람직하다고 봤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경영 전략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소는 가차없이 바꾸었는데, 바로 ‘GE캐피탈’이 대표적 실례이다.

잭 웰치 시절 그룹 전체 매출의 40%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던 이 회사를, 그는 2개로 분할했다. 소비자 금융을 전담하는 ‘GE머니’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것. “잭 웰치 시절, 권한이 커지면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던 이 자회사의 통제권을 다시 가져간 셈입니다.”

조직(GE캐피털)을 둘로 나누기도, 또 통폐합하기도 했지만 그 요체는 통제의 강화였다.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하는 조직의 힘은 약화시키는 한편, 11개 사업부의 교류와 협력을 미세 조정했다. (박스기사 참조)

이질적인 사업부들을 마치 한 몸처럼 운용해 나가며 기술개발, 혁신과 더불어 글로벌 시장의 요구에 공동으로 주도면밀하게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던 셈이다. 그가 바라보기에 신수종 사업 선정의 노하우는 무엇일까. 이 노련한 전략가는 즉답을 피한다. GE도 새로운 진출 분야에서 항상 성공했던 것은 아니라는 것. IBM이 장악하고 있던 기업용 컴퓨터 분야에 진출했다 실패한 사례를 제시했다. 다만 정치적·사회적 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하며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용의주도함을 슬쩍 언급했다.

이 회사는 물 정수 사업 분야에 일찌감치 뛰어들었으며, 알제리 정부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직(GE캐피털)을 둘로 나누기도, 또 통폐합하기도 했지만 그 요체는 통제의 강화였다. 힘을 행사하는 조직의 힘은 약화시키는 한편, 11개 사업부의 교류와 협력을 미세 조율했다.”

글로벌 기업, 통합모델 바람

“우리는 글로벌 통합기업으로 간다”

루 거스너 IBM회장이 지난 93년 부임해 처음으로 한 조치는 무엇일까. 바로 사내 경영위원회(MC)를 해체한 조치였다. 분야별 최고 실권자들이 머리를 맞대 의사 결정의 리스크를 줄이자는 창설 의도는 훌륭했으나, 늘 그렇듯 기구 성격의 변화가 문제였다. 실력자들이 물밑 조율을 끝내고 합의만 하는 기구로 전락했던 것.

그는 회사 분할방안을 그럴듯하게 포장해온 투자은행 직원들도 모두 회사에서 내보낸다. 자사의 가장 큰 강점은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회사의 규모와 더불어, 서로 이질적인 분야를 조율해 고객사들에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흔들리지 않은 믿음을 반영한 조치였다.

제프리 이멜트 GE회장도 비슷하다. 그는 잭 웰치 시절 비대해진 GE파이낸스를 분할했다. 평소 규모야말로 성장의 주춧돌이라는 자신의 지론을 뒤엎는 조치로 해석됐다. 파이낸스가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다보니 통제가 어렵다는 현실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로스차일드는 설명한다.

두 사람 모두 겉으로는 분권을 강조했으나, 실상 권력 누수를 막고 개혁의 고삐를 죄는 수순을 밟아나갔던 것. 권한의 집중은 이들 회사의 근간을 흔드는 위기상황 덕분에 가능했다. IBM은 그룹의 캐시카우이던 메인 프레임의 수익이 뚝뚝 떨어져 가던 상황이었으며, 제프리 이멜트는 취임한 지 불과 나흘만에 9.11사태가 터져 전세계경제가 급랭했다. 삼성그룹도 비슷한 맥락이다.

반도체 부문의 수익률 급락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고나면 발표되는 인사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 1일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박종우 사장을 삼성테크윈의 디지털 카메라 사업부문장으로 겸직 발령했다. 삼성테크윈은 조직을 주력인 카메라 사업부문과 정밀기계로 나눴다.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기도 성남에 있는 개발부문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 옮겼다.

또 이에 앞서 삼성SDI의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장에 삼성전자 기술총괄인 김재욱 사장을 임명했다. 삼성전자 사장들이 삼성테크윈과 삼성SDI의 핵심 사업을 총괄 지휘하게 된 것. 황창규 반도체 총괄사장이 담당해왔던 메모리 사업부장직도 조수인 부사장에게 일임한 바 있다.

삼성이 지향해나갈 지점은 어디일까. IBM의 샘 팔미사노 회장은 자사를 세계 유일의 GIC로 부른다. 전 세계적으로 통합된 기업(Globally Intergrated Company)의 약자이다. 각 지역 거점별로 가장 잘하는 분야를 담당하게 하겠다는 뜻이다. 지역별 자회사들이 마케팅부터 판매, 생산 등을 담당하던 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company)은 역사의 유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제프리 이멜트 GE회장도 11개 사업부문간의 긴밀한 협조를 강조하고 있다. 양쪽 모두 강력한 통제가 조직운영에 필수적인 구도인 셈이다. 박재흥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는 “조직 전체를 통합의 시스템으로 보는 동양적 사고방식이야말로 경쟁우위의 원천”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의 통합바람의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의 움직임도 이와 다르지 않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2011/06/16 - [로컬(Local) VIEW/로컬 엑스퍼트 VIEW] - “방심하는 삼성전자, 구글(GOOGLE)의 하청 업체 전락한다" 

2007/08/12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인더스트리 VIEW] - 글로벌 기업, 통합모델 바람
 

2007/05/08 - [마이(My) VIEW] - 한국IBM, 컨버전스, 그리고 SI시장


2011/08/03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트렌드 VIEW] - 구글, 페이스북의 핵카톤, 그 비밀의 문을 열다 


2007/08/18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미래학자 로히트 탈와 "삼성의 미래를 말하다" 


2007/05/21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미래학자 로히트 탈와 단독 인터뷰 


2007/04/21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미래학자 로히트 탈와 독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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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영어 |헨리 키신저 어록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8-03 01:42 | 최종수정 2007-08-03 01:51


“In crises the most daring course is often safest.”

지난 1970년대 동서간의 데탕트를 이끈 리처드 닉슨 대통령. 그에게는 한고조 유방을 도와 중국대륙을 통일한 명참모 장량에 비견되는 전략가가 있었으니, 바로 유대 출신의 헨리 키신저이다.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으로 대표되는 네오콘의 퇴조, 그리고 북핵 사태의 타결국면과 더불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 탁월한 노 전략가의 발언에 귀를 기울여보자.

●Every civilization that has ever existed has ultimately collapsed.

붕괴하지 않은 문명은 인류 역사상 단 한 차례도 없었다.

●The absence of alternatives clears the mind marvelously.

대안의 부재가 때로는 평정심을 찾게 만든다. 놀랍지 않은가.

●In crises the most daring course is often safest.

위기를 떠올려 보라. 가장 과감한 길이 종종 가장 안전한 길이기도 하다.

●The nice thing about being a celebrity is that when you bore people, they think it's their fault.

명사가 된다는 것의 장점은 무엇일까. 당신이 주변 사람들을 지루하게 해도, 그들은 당신 탓을 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실수라고 생각할 따름이다.

●There cannot be a crisis next week. My schedule is already full.

다음주에 발발하는 위기란 (적어도 내게는) 의미가 없다. 내 스케줄은 이미 꽉 차 있다.

●A leader who confines his role to his people's experience dooms himself to

stagnation.

보좌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지도자는 필연적으로 정체할 수밖에 없다.

●Each success only buys an admission ticket to a more difficult problem.

문제 해결에 성공할수록 더 어려운 문제에 휩쓸려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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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영어 |맥 휘트먼 이베이 CEO 어록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7-29 11:27


“You can kill a man but you can't kill an idea.”

칼리 피오리나 전 휼렛패커드 회장이 떠나고 공석이 된 여제(女帝)의 빈자리를 채울 여(女) 경영자는 누구일까. 인드라 누이 펩시콜라 CEO부터 다우코닝의 스테파니 번스 회장까지 무수한 이름들이 후보 목록에 오르지만 아직까지 맥 휘트먼 이베이 CEO에 견줄 수 있는 인물은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 98년 무명이나 다름없던 경매업체 이베이에 부임해 자본주의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이 회사의 폭발적인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그녀는 최근 웹 사이트를 전면 개편, 구글·야후를 비롯한 글로벌 인터넷 강자들과 한바탕 대회전의 태세를 갖추며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A business leader has to keep their organization focused on the mission.

기업가가 무엇보다 유념해야 할 첫 번째 원칙은 무엇일까. 미션 중심의 조직을 만들라는 것이다.

●Most of us can't even begin to imagine.

사람들 대부분은 상상하는 법 자체를 알지 못한다.

●You can kill a man but you can't kill an idea.

당신이 한 사람을 죽일 수 있을지 몰라도 그의 아이디어까지 사장시킬 수는 없다.

●Communications is at the heart of e-commerce and community.

소통은 전자상거래, 그리고 커뮤니티의 핵심이다.

●We feel we are at just the beginning of what could be an enormous business for us.

우리는 잠재력의 일부만을 발휘해왔을 뿐이다.

●Sometimes it's a little bit like being a politician, We have work to do in understanding our users' sentiments.

때때로 전자상거래는 정치 행위에 비유할 수 있다. 정치가가 유권자를 파악하듯 우리는 이용자들의 감성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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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글로벌 CEO 추천, 휴가철 읽을만한 경제경영 원서 Best 7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7-27 09:18 | 최종수정 2007-07-27 09:21


“삼성전자 위기 타개책 궁금하면…”

1. 저가 전략으로 시장 뒤흔들어라(Discount Business Strategy)
Flemming Poulfelt 지음

2. 기책 보다는 숨어있는 강점 찾아라(Unstoppable)
Chris Zook 지음

3. 데이터를 분석하고 또 분석하라 (Competing on Analytics)
Thomas H. Davenport 지음

4. 음유시인 밥 딜런의 실행전략 배워라(Breakout Strategy)
Sydney Finkelstein 지음

5. 항상 2∼3개 전략을 동시에 준비하라(The Strategy Paradox)
Michael E. Raynor 지음

6. GE 시스템 경영을 이식하라(The Secret of GE's Success)
William E. Rothschild 지음

7.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하라 (Upside)
Adrian J. Slywotzky 지음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의 부진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차세대 먹을거리 논쟁에 불이 붙었다. 환경, 바이오, 에너지부터 로봇사업까지, 신(新)성장 동력에 대해 각계의 훈수가 요란하지만, 딱히 정답이 있을 수 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 난국을 타개할 묘수는 없을까.

요즘 기업인들이라면 한번쯤은 떠올려봤을 법한 고민인데, 숲 속에서는 숲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들이 추천하는 성장 전략 관련 경제경영서 일곱 권을 추려 보았다. 바다로 산으로, 혹은 해외로 휴가를 떠날 때 가방 속에 한 권쯤 넣어 떠나보면 어떨까.


저가 전략으로 시장 뒤흔들어라Discount Business Strategy / Flemming Poulfelt

중저가 상품·서비스가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휴대폰, 자동차부터 항공 서비스까지, 분야별 후발주자들이 공세의 수위를 높이며 강자들의 텃밭을 위협하고 있다. 저가 경쟁의 깃발을 높이 쳐든 대표적인 업종이 항공분야이다. 진입장벽이 높으며 기존 업체들의 텃세가 강하기로 유명하다.

라이언에어(Ryanair) 항공을 보자.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하다 저가 전략을 채택한 뒤 파산의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이 항공사를 필두로 이지젯(easyjet) 등 저가 항공사들이 유럽 시장의 강자들을 상대로 융단 폭격을 퍼부으며 약진했다.

플레밍 포펠트 교수는 저가 항공사들의 득세는 달라진 경쟁 환경을 반영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마이클 포터의 차별화 전략은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단언한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항공사들의 핵심 경쟁력은 승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81년 스칸디나비안 항공(SAS)은 이러한 문법을 바꾸었다. 비즈니스 클래스에 해당하는 서비스(유로 클래스)를 선보이며 치열한 시장 경쟁을 주도해 나가는 데 성공했다. 후발주자들이 비슷한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는 등 프리미엄 상품이 꼬리를 물게 된다.

차별화 전략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상황이 도래한 것. 저가 항공사들은 이러한 틈새를 과감히 파고들어 성공한 사례다. 기내식이나, 좌석예약 서비스 등을 없앴다. 그리고 고객을 목적지까지 실어다주는 핵심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었다. 라이언에어에서 독일의 곡물업체인 리들(Lidl)까지, 풍부한 성공사례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저가 전략을 경쟁론의 대가 마이클 포터의 차별화 전략 등 기존 이론의 틀로 정교하게 분석했다. 저자는 덴마크 코펜하겐 경영대학원의 교수. 피터 로레인(Peter Loraine) 스위스 IMD 학장이 추천했다.

기책보다는 숨어있는 강점 찾아라
Unstoppable / Chris Zook

루 거스너 IBM전 회장, 크리스 주크 베인앤컴퍼니 파트너의 공통점은? 모두 보수적이다.

보수적이라는 평가에 손사래를 칠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신규사업 발굴에 관한 한 이들은 매우 신중한 편이다. 지난 90년대 루 거스너의 IBM 리모델링은 그의 성향을 가늠하게 한다.

본업과 동떨어진 분야보다는 기왕에 강점을 지닌 분야에서 승부를 내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베인앤컴퍼니의 파트너인 크리스 주크(Chris Zook)는 이러한 주장에 동의한다. 바슈롬의 사례를 인용한다. 한때 콘택트 렌즈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자랑한 기업.

하지만 보청기, 실험용 쥐 등의 분야에 진출했다 실패하고, 급기야는 안방격인 콘텍트 렌즈시장마저 내주고 만 비운의 업체이다. 신규 사업을 대거 포기하고, 렌즈시장 재탈환의 고삐를 죄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하지만 핵심 경쟁력이 약회되는 징후가 뚜렷할 때 어쩌란 말인가.

기존 사업에 집착한다고 해서 딱히 묘수가 나오라는 법은 없다. 만병통치약이야 없지만, 그는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던 자산에서 경쟁 우위의 실마리를 포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GE의 파이낸스 부문은 전임 경영자인 잭 웰치 시절 핵심 사업부로 화려하게 부상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드비어스, 미국의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가 실례로 등장해 관심을 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삼성전자가 기왕의 강점을 서로 조합할 수 있는 프린터 부문을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배경을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존 도나호(John Donahe) 이베이 마켓플레이스 회장이 추천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또 분석하라
Competing on Analytics / Thomas H. Davenport

지난 1924년 설립된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Tesco)’. 이 업체가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10여년 전이다. 업계에서 최초로 구매 금액의 일정량(1%)을 적립해주는 ‘포인트제’를 도입, 시장 판도를 뒤흔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당시 이 회사의 회원카드가 지닌 파괴력에 주목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카드는 ‘데이터 경영’의 강력한 원군이었다. 고객들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컴퓨터에 차곡차곡 정보가 쌓였으며, 회사 측은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구매자들을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분류, 더욱 정확한 맞춤 마케팅을 펼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지역별 매장 설계에도 고객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월마트도 미 전역에 걸쳐 600테라바이트급의 자료 저장소를 무려 200여 개나 운영하고 있다. 이 할인점은 위성까지 동원해 재고 현황을 추적하는 등 과학적 관리기법을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DVD 대여업체인 ‘넷픽스(Netfix)’도 데이터 경영의 대표적 실례다.

비디오 ‘아폴로13’을 뒤늦게 반납했다 연체료로 40달러를 지불한 경험이 있던 30대 남자가 연체료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온라인 대여점을 창업했는데, 바로 넷픽스이다. 온라인 서점 아마존에 필적하는 세밀한 고객관리 기법으로 미국시장에서 돌풍을 이어나가고 있다.

멕시코의 시멘트 업체인 세멕스(Cemex), 캐피털원, 미 프로야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 프록터앤갬블 등이 대표적인 데이터 경영의 실례이다. 공저자인 토마스 다벤포트는 밥슨(Bobson) 대학의 정보기술경영 교수이다. 마이클 포크(Michael Polk) 미 유니레버 회장이 추천했다.

음유시인 밥 딜런의 실행전략 배워라Breakout Strategy / Sydney Finkelstein

밥 딜런(Bob Dylan)은 지금은 전설이 된 포크송 가수다. 그는 가수 초년기에 포크송 클럽과 술집에서 다른 가수들의 곡을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부르며 주목을 받았다. 이른바 리메이크 가수였던 셈. 훗날의 화려한 비상(飛上)을 꿈꾸면서 배고픔을 참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불과 수년 뒤 메이저 음악사인 콜럼비아와 계약을 체결하며 출세의 급행열차를 타게 된다. 그가 불과 수년 새 무명 가수에서 슈퍼스타로 떠오르게 된 저력은 무엇일까. 미국의 젊은이들이 딜런의 천재성을 간파한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 설명이지만, 저자의 시각은 다소 다르다.

딜런은 자유로운 영혼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에 비유됐으나, 결코 몽상가로 머물지 않았다.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들을 차근차근 밟아갔다. 당대의 유명 가수들을 삼고초려, 가르침을 구하는 등 교분의 폭을 넓혀가며 저잣거리 선술집에서 도심의 메이저 무대로 옮겨가는 발판을 확보한다.

뉴욕타임스의 호평을 바탕으로 콜럼비아 음반과 계약한 것도 이 덕분이었다. 세계적인 배급망을 지니고 있으며, 마케팅 능력이 뛰어난 이 음반사는 그의 음악적 성공에 필수적이었으며, 그는 이러한 룰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던 인물이다. 전략가의 면모가 두드러지는 대목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비전과 더불어 명확한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 입으로는 화려한 언설을 쏟아내면서도 정작 실행방안을 내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공저자인 핑켈슈타인은 다트머스 경영 대학원(Dartmouth’s Tuck School of Business)에서 ‘전략론’을 강의하고 있다. 폴 베이트만(Paul Bateman) JP모건 CEO가 추천했다.

항상 2∼3개 전략을 동시에 준비하라
The Strategy Paradox/Michael E. Raynor/

소니는 지난 80년대 VCR 표준 전쟁에서 VHS 진영의 마츠시다에 패배하고 만다. 전문가들은 당시 미국의 영화 배급 사업자들을 움직이지 못한 점을 주요 패인으로 분석한다. 또 과거의 성공에 도취된 소니가 상황을 오판한 것이 실패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은 얼마나 타당한 것일까.

저자는 표준전쟁의 패배가 소니의 전략 탓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소니는 과거 미국 시장에서 놀라운 성공을 가져다준 전략을 표준 전쟁에서도 그대로 적용했다. 워크맨을 비롯해 소니의 숱한 히트 상품들의 성공 요소들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었다 .

전략은 적어도 당시에는 완벽해 보였다. 예기치 않은 변수만 발생하지 않았다면 ‘베타멕스’가 VHS 진영을 누르고 최후의 승자로 낙점됐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마츠시다측에 유리하게 작용한 영화대여 사업의 득세를 비롯해 예기치 않은 변수가 불거진 것이 화근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전략가라도 미래를 미리 내다볼 수는 없다.

전략가는 항상 실패의 가능성을 안고 사는 사람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무엇일까. 한 가지 완벽한 전략에 집착하지 말고, 시나리오별로 여러 가지 대응 전략을 만들어 불확실성을 줄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저자인 마이클 레이노어는 딜로이트 컨설팅의 컨설턴트로 재직 중이다.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았다. 짐 바실리에 RIM

(Research In Motion) CEO가 추천했다.

GE 시스템 경영을 이식하라
The Secret of GE’s Success / William E. Rothschild

‘GM에 이로운 것이 미국에도 이롭다.’ 해가 지지 않는 제국 GM의 황금기에 만들어진 이 문구는 다음과 같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GE에 이로운 것이 미국에도 이롭다.’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이 글로벌 기업은 포천 500대 기업 리스트에 가장 오랫동안 이름을 올려놓은 기업이다.

이 회사의 성공 유전자를 속속들이 배울 수 있다면 외풍에도 끄떡없는 회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GE에서 20여 년 간 전략 담당 컨설턴트로 근무한 윌리엄 로스차일드가 GE의 성공 DNA를 분석했다. 다섯 가지 성공 유전자를 내부자 출신답게 항목별로 자세하게 밝히고 있다.

최고경영자의 승계 시스템, 전문성과 헌신성을 두루 갖춘 인력의 양성 시스템, 그리고 시스템의 중시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이러한 요소들을 ‘라틴(Latin)’이라고 부른다. 리더십(Leadership), 적응성(Adaptability), 인재(Talent), 영향력(Influence), 그리고 네트워크(Networks)를 각각 조합한 것이다.

잭 웰치는 물론 제프리 이멜트 현 회장, 창업자인 토머스 에디슨, 랄프 코디너 전 CEO의 리더십을 종횡으로 분석한 것도 또 다른 장점. 기업 환경 변화에 따른 고비가 닥쳐왔을 때 이들이 내린 전략적인 결정을 생생하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 전략 컨설팅 그룹 로스차일드(LLC)를 이끌고 있다. 리치 스프리글(Rich Spriggle) 다나코퍼레이션 최고경영자가 추천했다.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하라
Upside / Adrian J. Slywotzky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이기도 하다. 위대한 기업들은 대부분 위기에서 성장의 기회를 포착했다. 지구 온난화라는 지구촌의 환경 위기에서 신성장동력인 에코메지네이션을 이끌어낸 GE가 대표적 실례이다. 하지만 위기의 징후를 경쟁사에 비해 먼저 파악할 수 있어야 제대로 된 처방도 나올 수 있다.

위기의 징후는 여러 갈래다. 브랜드 파워의 하락, 소속 산업 전체의 이윤율 급락, 적대하기 불가능한 경쟁기업의 출현, 성장의 정체, 시장 판도를 뒤흔드는 기술의 등장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시차를 두고 따로 고개를 들기도 하며, 때로는 동시다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위기감을 부채질한다.

저자는 이러한 위기의 징후들을 포착하는 노하우부터 제시한다. 그리고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바꾸어내는 일곱 가지 법칙을 명료하게 풀어낸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컴퓨터, 코닥, 홈데포 등 풍부한 사례들이 읽는 맛을 더한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인터뷰 내용이 눈길을 끈다.

남북전쟁 당시, 숱한 위기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은 전쟁영웅의 무용담도 흥미롭다. 저자의 풍부한 식견을 가늠하게 한다. 미국계 컨설팅 업체 ‘올리버 와이만’의 디렉터인 저자는, 다보스 포럼의 단골 연사이자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월스트리트 저널에 자주 등장하는 경영 구루이다.

필립 로리(Philip E. Rowley) AOL 유럽 최고경영자가 이 책을 추천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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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SD3글로벌’제이슨 퍽스 사장에게 듣는다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7-26 00:48


“온난화 대응에서 지배구조까지
한국기업에 경영비법 전수하겠다”

‘간축객서’ 진시황이 자국의 부국강병에 기여한 외국 출신 인재들의 추방을 명하자 훗날 재상의 반열에 오르는 이사가 강력 만류하며 왕에게 올린 표문의 제목이다. 발상이 다른 해외 인재를 받아들여 위기극복의 원군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기업들이 요즘 딱 이런 심정이 아닐까. 일부 핵심 사업의 쇠퇴 징후는 뚜렷한데 이렇다할 차세대 먹을거리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기업 활동의 무대가 넓어지면서 위기관리전략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푸른 눈의 전략가들이 각광받을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고 있는 셈이다.

방한 중인 영국의 전략 컨설팅 그룹(지속가능경영) ‘SD3글로벌’의 제이슨 퍽스(Jason, Perks) 사장을 지난 19일 오후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났다. 지속가능경영의 최근 흐름과 더불어 한국 기업의 동향 등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편집자 주>


지난 90년대 말에 컨설팅 기업을 설립했다고 들었습니다. 지속가능경영이 주목받는 시기가 아니었는데, 앞날을 보는 눈이 있나봅니다.

선견지명이 있다고요. 감사합니다.(웃음) 지난 90년대 프리랜서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환경 부문 컨설팅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다 이 분야의 가능성에 새삼 눈을 뜨게 된 것입니다. 당시 영국에서는 지속가능경영의 부상을 내다본 이들이 소수지만 있었습니다.

당시 컨설팅 업체를 창업했으니, 저와 제 동료를 일종의 ‘비저너리(Visionary)’라고 불러도 지나치지는 않겠죠.

글로벌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에 눈을 돌리게 된 사건이 있었나요. 세르비아 청년의 총성 한방이 유럽 대륙을 참화에 휩쓸리게 한 것처럼 말입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비즈니스위크의 광고 면을 한번 유심히 들여다 보세요. 석유회사이면서도 석유의 고갈을 경고하는 기업 광고가 눈에 뜨일 겁니다. 바로 ‘셸’입니다. 영국의 다국적 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 50년대 북해에 시추선을 수장하려다 집중포화를 맞게 됩니다.

당시 환경운동 단체인 그린피스(Greenpeace)가 이를 성토하면서 이 사건이 전 세계 주요 언론의 전파를 탔고, 셸은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발생한 사건이지만, 석유사를 중심으로 평판 관리 노력이 조금씩 확산돼나가기 시작합니다.

영국은 컨설팅을 비롯한 정보 산업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앞장서서 이러한 환경을 조성해 왔습니다.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을 유도해 왔습니다. 물론 정부가 앞장서 온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영국 기업들이 일찌감치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해온 것도 한몫을 했습니다. 통신사업자인 ‘보다폰’이나 석유업체인 ‘셸(Shell)’이 대표적 실례입니다.

영국 정부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자국 기업들의 기업윤리를 강조하고 있는데 지속가능경영이 한 방편이 될 수 있겠죠. 이제 영국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의 큰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도 글로벌 시장으로 활발히 활동 무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당신의 노하우를 필요로하는 기업이 있습니까.

두 회사를 이미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삼성(삼성SDI)과 LG(LG전자)입니다. 삼성은 벌써 지난 7년 동안 우리의 고객사였고, LG전자는 비교적 최근에 합류했습니다. 이번 방한길에 서울에 지난 3월 문을 연 사무소의 충원 작업과 더불어 잠재 고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음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신세계·금호관계자들과 미팅을 가졌는데, 고객들이 더욱 늘어날 수도 있겠죠. 남은 기간동안 다른 기업들도 만나볼 예정입니다.

아시아 지역 중 한국에 처음으로 사무소를 열지 않았습니다. 왜 일본이나, 중국이 아니었나요.

한국 기업들을 한번 돌아볼까요. 무엇보다 중국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일본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여기에 지배구조·기후변화·원자재 수급을 비롯한 숱한 문제에 노출돼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즈니스 모델의 확보에도 부심하고 있습니다.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치열한 고민이 수반돼야 변화도 따르는 법이지요. 글로벌 기업들의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한국 기업에 전수하고자 합니다. 한국 시장을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지속가능경영 컨설팅을 주요 서비스로 제공하는 기업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이들과의 경쟁을 이겨낼 자신이 있습니까.

영국의 컨설팅 기업들은 무엇보다 경험이 풍부합니다. (저희만 해도) 글로벌 기업 GM을 상대로 7년 간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글로벌 맥주업체인 인벡을 비롯한 많은 다국적 업체들이 우리와 거래하고 있습니다. 영국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 부문의 세계적인 담론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영국과 한국은 여러모로 닮아 있습니다. 자원 빈국이며, 물가가 높습니다. 영국은 지난 60년대부터 노동당 정권하에서 오랜 경기 침체를 겪어야 했습니다. 금융 위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국 기업인들 사이에 여전히 반(反)사회공헌 기류 또한 강한 편입니다. 사회공헌을 강조하다 보니 기업가 정신이 위축된다는 반발도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로 눈을 돌려 보세요. 지구 온난화 문제에 적극 대처해 나가고 있습니다. 평소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 활동의 파급 효과 등을 정교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Prius)는 이윤과 사회공헌을 접목한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 친환경 차량은 도요타의 이미지를 고양시켜 제품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평판이 나쁜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사려고 하지 않습니다. 제 말이 믿기지 않는다면 경영월간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를 보세요. 신뢰할 만한 데이터가 실려 있습니다.

레이 호튼 컬럼비아대 교수는 일부 한국 기업들의 임직원 봉사 활동이 PR에 불과하다고 꼬집은 바 있습니다.

봉사활동은 지속가능경영이라는 큰 퍼즐 그림을 맞추는 작은 조각정도가 될 수 있겠죠. PR활동도 전체적인 조율 속에 큰 전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단발성 행사라고 해서 예외는 될 수 없습니다.

유럽에서 활동하시는 분이 한국 기업인들의 당면 문제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연락 사무소를 열어 직원을 뽑았습니다. 그를 통해 현지 사정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저도)거의 한달에 한번꼴로 한국을 방문해 기업인들을 만나고 고객사 관계자들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조만간 한국에서 지속가능경영 관련 포럼도 설립하려고 합니다. 한국을 자주 찾는 이유는 고객사와의 꾸준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포터는 이윤과 사회공헌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적 사회경영을 강조했는데요. 고객사인 삼성SDI는 요즘 상황이 썩 좋지 않습니다.

저희가 (판매 부진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경영난으로 공장의 문을 닫거나, 작업 라인을 축소할 경우 일자리를 잃는 인력을 상대로 전업 교육을 어떤 방식으로 실시할지 등을 조언할 수는 있겠죠.

코카콜라는 지난 2005년 인도에서 기준치 이상의 농약 성분 검출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고객사였다면 이러한 사태 발발을 미리 막을 수 있었다고 자신하나요.

우리가 그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지는 않습니다.(웃음) 사태 발생 자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사건이 터졌을 때 신속하게 대응해 리스크를 줄일 수는 있었겠죠.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는 있지 않았을까요.

영국의 글로벌 기업 중 가장 성공적인 지속가능경영 사례를 한 곳 선정해주시죠.

‘막스 앤 스펜서’라는 소매 할인점입니다. 300개 매장과 6만 여 명의 임직원이 활동하는 유통업체입니다. 이 회사는 ‘A계획’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무엇보다 매장을 친환경 매장으로 바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또 매장에서 사용되는 봉투나 포장재 등 폐기물도 대폭 줄였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초 기업 이미지 실추와 사업 침체의 이중고에 시달리며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80∼90년대 미국에서는 기업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강했죠. 지속가능경영이 혹시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 가능성은 없다고 보시는지요.

기업들의 활동무대가 넓어지면서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아웃소싱이 늘어나면서 아시아, 유럽,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최적의 자원을 들여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업에서 관리해야 할 변수가 어느 때보다 많아지고 있는 배경입니다.

여기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대에 따른 지구촌의 기후 변화도 기업들로서는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되고 있습니다. 혹시 한국이 전 세계 9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라는 점을 알고 계십니까.



요즘 글로벌 기업들의 주의를 끌고 있는, 가장 첨예한 이슈는 무엇입니까.

지구 온난화입니다. 유럽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기후 변화 관련 활동을 공시하는 것이 필수사항이 되고 있습니다. 의무 사항은 아닙니다만,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업활동에도 어려움이 따르게 됩니다. 명성은 물론 투자 유치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정도입니다.

지구 온난화 문제는 국내에도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또 어떤 변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까요.

한국기업들이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제라면 아무래도 ‘기업 지배구조(Governance)’와 관련된 부분이겠죠.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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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 램 차란 어록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7-21 15:06 | 최종수정 2007-07-21 15:12

“Seek good growth and avoid bad growth”

램 차란, 프라할라드. 두 사람의 공통점은? 모두 인도 출신이며, 미국 경영자들 사이에서 남다른 통찰력으로 명성이 높은 경영자들이라는 점이다. 램 차란(Ram Charan)은 특히 잭 웰치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경영자들을 상대로 경영 현안, 그리고 해결책을 콕 찍어주는 족집게 강사로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홈페이지(www.ram-charan.com)에서 발췌한 발언을 정리했다.

●People can be more productive in the workplace if they have better control of their free time.

여가시간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면 업무 생산성은 한결 더 높아질 것이다.

●My dedication is going to take me where I am going to be.

헌신이야말로 내 목표를 이루는 원동력이다.

●Just as everyone participates in cost reduction, so must everyone be engaged in the growth agenda of the business.

비용 절감 캠페인은 익숙한 풍경이 됐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구성원들이 성장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독려하라.

●Seek good growth and avoid bad growth.

성장도 성장 나름이다. 좋은 성장을 추구하라.

●Hit many singles and doubles, not just home runs.

한방을 노리기보다 꾸준히 단타를 칠 수 있도록 노력하라.

●What's important is to pick the initiative that's right for your business.

중요한 것은 당신의 사업에 딱 맞는 이니셔티브를 찾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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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현대카드에서 배우는 동·서양 퓨전경영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7-19 14:15 | 최종수정 2007-07-19 14:48


버나드 반 버닉 현대캐피탈 부사장의 ‘동·서양 퓨전경영’
스피드의 현대+시스템 GE
퓨전경영으로 상생의 길 열었다

“현대 경영자들의 의사 결정이나 실행의 속도는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바 닷물을 폐유조선으로 가로막아 간척지를 조성하던 불굴의 경영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타고난 직관의 소유자이자, 야성적 리더십의 화신이었다. 요즘 말로 하면 ‘성장형 리더’라고 할까. 그는 닦고 조이기보다 새로운 사업기회를 적극 찾아 나섰으며, 난관은 기책으로 돌파했다.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글로벌 기업 GE. 포천 500대 기업 리스트에 가장 오랫동안 남아 있는 초우량 기업이다. 경영자의 감(感)보다는 냉철한 분석과 데이터를 중시하는 시스템 경영의 선봉장이기도 하다. 합리성을 중시하는 가장 미국적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창업자의 유전자부터 상이한 한미 대표 기업의 상생(相生) 실험이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다. 과학적 관리기법, 톡톡 튀는 마케팅, 그리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삼중주로 시장 판도를 뒤흔들며 퓨전 경영의 깃발을 힘차게 흔들고 있다.

현대카드와 현대 캐피탈을 주요 무대로 시스템과 속도경영의 화려한 이중주를 변주하고 있다.

버나드 반 버닉 현대캐피탈 부사장을 지난 11일 오후 이 회사 여의도 본사에서 만났다. GE측 영입인사인 그는 맥킨지를 거쳐 지난 97년 이 글로벌 기업에 입사했으며, 2004년부터 현대캐피탈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은 현대·기아차 그룹의 계열사로, GE가 각각 4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이름에는 반(VAN)이라는 단어가 유독 많이 눈에 띕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영어단어 ‘프롬(From)’에 해당합니다. 이 단어 뒤에는 대개 지명이 따라옵니다. 제 이름을 예로 들자면 버닉 지방에서 온 버나드라는 것이지요. 버닉은 네덜란드의 한 지명입니다. 제 선조들의 출신지를 알 수 있지요.

3년 전 한국에 처음 오게 됐을 때 어떤 생각을 했습니까. 맥킨지 출신인 루 거스너 같은 경영자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닌가요.

루 거스너(Louis Gerstner)라니요. IBM의 전 회장 말입니까. 그렇게 유명한 경영자와 저를 비교해주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웃음 ), 부임 사실을 알게 된 뒤 느낀 생각이라… 글쎄요. 가슴이 뛰었다고 할까요. 또 세상에 이런 인연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맥킨지 서울 사무소에서 지난 96년 근무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97년 GE로 옮긴 뒤 다시 한국을 찾게 됐으니 인연은 인연인가 봅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의 강점으로 흔히 톡톡 튀는 마케팅을 꼽습니다. 당신이 보는 양사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세계적인 브랜드 마케팅(global top-level brand marketing), 그리고 정보를 기반으로 한 과학적인 경영이 성공의 두 수레바퀴입니다. 너무 추상적인가요.(웃음) 신용카드 발급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인 린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린 시스템은 도요타의 유연 생산 시스템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발급시간을 얼마나 줄였나요.

30% 이상 단축시켰습니다. 고객이 카드를 신청하는 순간부터 받을 때까지, 약 9일이 걸렸지만 지금은 6일로 줄였습니다.

카드 심사를 엄격히 하면서도 불필요한 절차를 간소화 했습니다. 심사를 일단 통과 하면 카드를 반나절 안에 발급하고 있습니다.

GE는 포천 500대 기업 목록에 한 차례도 빠지지 않은 거의 유일한 기업입니다. 현대카드에 무엇을 전수했습니까?

소비자 분석능력입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접근방식입니다. 신상품을 발굴,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조달과 재무분야에서도 비용절감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습니다. 재무제표상의 자산도 늘려 나가려고 합니다. 양사의 강점이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는 셈입니다. 강점의 융합이라고 할까요( blending of several strengths).

GE가 지난 2005년 도입한 정교한 시장조사 기법도 성공의 주춧돌이 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마케팅이 효율적이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고객들의 속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겠죠.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을 알 수 없다고 했지만,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바로 여기에 (GE의)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

소비자의 속마음을 어떻게 해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까요.

소비자들은 그들의 바람이나 원망을 좀처럼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GE가 시장 조사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꾼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방식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고객들을 상대로 한 조사요원들의 질문 방식을 바꾸었습니다. 지금 사용 중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친구나 동료 등에게 추천할 것인지를 묻습니다.

또 개선점에 대한 의견도 구합니다. 고객들의 답변을 통해 ‘NPS(순추천 고객지수 : Net Promoter Score )’라는 객관적인 평가 지표를 이끌어 내고, 이를 기업 활동에 활용합니다.

조사 방식의 일대 전환을 꾀했다는 말이군요. 현대카드도 이 기법을 사용하고 있나요.

물론입니다. 현대카드도 NPS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6개월에 한 번씩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GE도 1∼2년전부터 기존 소비자 조사 방식의 한계를 절감하고 전 계열사에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시장 조사기법인 노벡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제일 먼저 적용한 상품이 개인금융 상품입니다. (GE는 최고정보책임자인 게리 라이너를 NPS지표관리의 책임자로 임명, 고객과의 관계를 측정하고 있다. 고객 관계의 식스 시그마로 불린다. )

GE 출신들은 아무래도 경영자의 직관보다는 분석이나 데이터를 더욱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데이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는 않습니다.(Analytics helps tremendously) 의사 결정의 기본이지요. 소비자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면 브랜드에 새로운 가치를 더할 수 있겠습니까? 브랜드가 구축되어 있어도 데이터가 없다면 꾸준히 개선해 나갈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헨리 포드에서 정주영 명예회장까지, 타고 난 통찰력으로 거대 기업을 일으킨 경영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직관 또한 의사 결정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겠죠. 중요한 것은 양자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일입니다. 리더십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도전 과제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직관이라는 것도 시간을 두고 정보습득과 더불어 천천히 더 나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현대는 가장 한국적인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혹시 불합리한 관행은 없던가요.

무슨 말씀을요.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경영자들의 의사 결정이나 실행의 속도(speed of decison making and execution)는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GE의 경우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다 보면 실행의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속도를 위해 문제를 덮어두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이런 저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감추기보다는 서로 공유하고 논의해, 해결책을 찾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회사가 한국 시장에서 공조하며 좋은 성과를 내는 점이 이채롭습니다. 역할 분담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까.

내 임무는 회사의 성장을 돕는 것입니다. 성장은 주주 모두에게 이로운 일입니다. 양사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으며, 출신이 어느 쪽이든 이 회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대 경영자들도 비슷한 입장이 아니겠습니까.

시장 강자들의 견제가 매우 거셉니다. 어떤 전략으로 뿌리칠 계획입니까.

신규 추진 과제를 다섯 개 준비해 놓고 있습니다. 모두 3∼5년 간 상당한 고객 성장을 불러올 잠재력이 있는 과제들입니다.

다섯 가지 이니셔티브를 통해 현 위치를 고수하는 동시에 앞으로도 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그는 다섯 가지 이니셔티브를 밝혀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대해서는 아직 공표된 사안이 아니라며 답변을 슬쩍 비켜갔다. )

한국 시장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한국GE도 든든한 원군이 아닌가요.

물론입니다. 실은 오늘 (11일) 오후에 황수 한국 GE 사장과 만날 예정입니다.(웃음) 한국뿐만이 아닙니다. 현대카드의 성공사례는 GE머니는 물론 전 세계 계열사들이 공유하고 있으며, 현대카드에도 GE의 성공사례를 접목하고 있습니다. 변화는 폭넓은 경험, 지식에서 싹이 트는 법이지요.

일을 하다보면 잘 풀리지 않는 시기가 있습니다. 이럴 때면 어디에서 영감을 얻는 편인가요.

독서를 합니다.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의 《불확실성의 시대》, 그리고 레바논인인 탈렙(taleb)이 저술한 《검은 백조(black swan)》는 뛰어난 책들입니다. 탈렙은 9,11사태, 쓰나미를 비롯한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인류사에 결정적변화를 불러온다는 점을 강조하죠.

우리는 정교한 모델을 통해 세상을 읽어내려고 하지만, 정작 세상의 주요 변화는 우연에 지배된다는 점을 설파합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 장관을 지낸 루빈의 책도 꼭 일독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소설책도 좋아합니다. 윌리엄 보잇이나 존 어빙 등이 저술한 소설을 한번 읽어보세요.

훗날 한국을 떠날 때 꼭 가져가고 싶은 것이 혹시 있습니까. 세 가지를 꼽아주시죠.

무엇보다 가족은 꼭 데려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웃음) 그리고 현대카드의 블랙카드도 가져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좀 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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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영어 |힐러리 클린턴 어록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7-13 10:57


“I am trying to figure out how we can have shared prosperity.”

‘딸이라면 좋겠지만, 아내로는 너무 버거운 여자.’미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힐러리 로담 클린턴에 대한 미국 보통 남자들의 솔직한 속내라고 한다.

미 상원의원으로 정력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녀는, 요즘 미 재계에서도 가장 많은 지지자를 거느리고 있다는 게 포천지 최근호 보도이다.

● The American people are tired of liars and people who pretend to be something they're not.

미국인들은 이제 거짓말쟁이, 위선자들에 지쳐 있다.

● The challenge is to practice politics as the art of making what appears to be impossible, possible.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것을 이뤄내는 것. 바로 그것이 정치이고, 내가 이뤄야 할 과제이다.

● Research shows the presence of women raises the standards of ethical behavior and lowers corruption.

여성들은 도덕적 행동의 기준을 높이고, 부패 발생을 막는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

● I believe in a zone of privacy.

(정치인에게도) 사적인 영역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 I am trying to figure out how we can have shared prosperity.

번영을 서로 나누는 방법, 나는 요즘 그것을 연구하고 있다.

● We must stop thinking of the individual and start thinking about what is best for society.

개인을 앞세우기보다 한 사회에 가장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 이제는 한번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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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사무엘 팔미사노(Samuel Palmisano) IBM회장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7-08 23:45


“Think again!”

빅블루 IBM은 지난 90년대 혹독한 재활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방만한 경영에 더해 후발 주자들의 급성장으로 존폐의 위기에 내몰렸던 것. 사무엘 팔미사노(Samuel Palmisano) IBM회장은 이 공룡기업 재활의 주춧돌을 놓은 전임자 루 거스너의 후계자이다.

맥킨지 출신인 전임 회장과는 달리 IBM에서 영업 사원으로 잔뼈가 굵은 그는 지난 2002년 부임 후 HP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컨설팅 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를 인수하며 다시 한번 변화 경영의 시동을 걸고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와의 인터뷰 일부를 발췌했다.

● People on the senior team who lived through IBM's near-death experience will do anything not to go back to that.

IBM이 거의 파산직전까지 내몰렸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이 엄혹한 시기를 경험한 간부 사원들은 비슷한 일을 겪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라도 감수할 것이다.

● Think again.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

● The IT industry has continued to shift toward reintegration.

정보통신 산업은 재통합의 길로 가고 있다.

● Now customers are demanding a package of computer products and services from a single company.

신규 고객들은 묶음 상품을 원한다. 컴퓨터 하드웨어, 서비스를 한 회사에서 일괄 구매하고자 한다.

● Once things got better, though, there was another kind of danger: that we would slip back into complacency.

호사다마라 했다. 사정이 좀 나아지는가 싶으면 새로운 어려움이 발생한다. 우리는 또 다시 자기만족이라는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 We are just starting down the road on what is probably a ten-to 15-year process.

우리는 새로운 변화에 막 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이 흐름은 앞으로 10~15년 정도 지속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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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영어 |제리 양(Jerry Yang) 어록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6-29 10:15


“The relevance of search is still the Holy Grail for any search application.”

제리 양(Jerry Yang)이 돌아왔다. 스탠퍼드 재학 시절 야후를 창립해 수백억달러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킨 1세대 인터넷 기업가로 널리 알려진 그가 지난 수년 간의 침묵을 깨고 경영 일선으로 전면 복귀한 것. 할리우드 출신의 테리시멜을 이선 후퇴시키고 직접 지휘봉을 움켜쥔 그가 경쟁업체인 구글에 속절없이 밀리고 있는 시장 상황을 되돌릴 반전의 카드를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It's always possible to have a great company if you have great ideas.

위대한 기업을 창업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랴! 위대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말이다.

●It also takes some good financial resources to build a great business, but as I always say, you have to have the idea first.

위대한 기업을 세우는 데는 분명 막대한 자본이 소요된다. 하지만 항상 말하듯이, 먼저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China is a key market for any Internet company. We think (the deal) will allow us to grow from a strong position to a dominant one.

중국은 인터넷 기업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핵심 시장이다. 우리는 이번 거래가 중국 내 입지를 지배적인 위치로 끌어올리는 데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다.

●Certainly Yahoo! wouldn't exist without the sort of environment that Stanford gave us to allow us to create it.

스탠퍼드가 없었다면 야후 창립이 가능했을까. 스탠퍼드의 환경 덕에 야후를 창립할 수 있었다.

●The relevance of search is still the Holy Grail for any search application.

원하는 정보를 정확히 찾아내는 것. 검색의 적절성이야말로 검색엔진의 핵심이다.

●We are all here in China that represents quite a lot of opportunities, not only on the business side, but also on the social side.

중국 시장의 무한한 잠재력이 사업 부문에 그칠까. 사회적인 분야에서도 기회는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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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영어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어록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6-25 07:18


“I am showing solidarity while being different.”

지난달 6일 대선에서 승리한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i) 대통령. 그가 최근 총선 승리로 날개를 달았다. 그가 이끄는 대중운동연합이 지난 10일 실시된 총선 1차 투표에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어내면서 좌파의 반대를 뚫고 우파 개혁을 단행할 든든한 물적 기반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 We no longer want an immigration that is inflicted (on us) but an immigration that is chosen, this is the founding principle of the new immigration policy I advocate.

이민정책을 주도해야 한다. 끌려 다니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그것이 바로 내가 지지하는 새로운 원칙이다.

● If a wife is kept hostage at home without learning French, the whole family will be asked to leave (the country).

프랑스어라고는 한마디도 배우지 못하고, 가정 일에만 매달려 있는 이민 가정의 주부들. 우리는 그들에게 프랑스를 떠나도록 요구할 것이다.

● We want to allow families to return to football stadiums and feel safe. It was about time.

우리는 (보통)가정이 축구 경기장으로 돌아갈 수 있기 바란다. 그들이 스스로를 안전하다고 느끼길 원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이다.

● We must create conditions for dialogue. All this must end as soon as possible,

우리는 대화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이 모든 악폐들은 하루빨리 종식돼야 한다.

● Each day that goes by strengthens conditions for confrontations, for problems, and maybe even for tragedy.

하루하루 대립의 기운이 강해지고 있다. 문제가 발발할 공산이, 또 이러한 문제가 비극의 방아쇠를 당길 개연성이 커지고 있다.

● I am showing solidarity while being different. Or if you prefer, I am being different while being in solidarity.

나는 다른 방식의 연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연대의 대오에서 이탈하지 않았지만, (그들과는)다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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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레이 호튼 석좌교수에게 사회책임 경영을 묻다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6-21 11:27


“한국기업 사회공헌은 PR에 불과
도요타·GE 발상 전환 본받아야”

‘전략과 사회(Strategy & Society)’. 다이아몬드 이론으로 널리 알려진 마이클 포터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가 올해 초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글의 제목이다. 이윤추구와 사회공헌활동을 무 자르듯이 둘로 나누는 기업들의 관성에 경종을 울린 노작이다.

레이 호튼(Ray Horton)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포터교수의 이러한 전략적 사회공헌론의 지적재산권자 격이다. 한국 기업들의 사회공헌이 이미지 개선을 노리는 홍보 활동에 그쳐 왔다는 박한 평가를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연세대 소셜엔터프라이즈센터 개원 행사 참석차 우리나라를 방문한 레이 호튼 교수를 지난 14일 오전 이 대학 상남경영원에서 만나보았다. 그는 기업의 사회책임(CSR), 사회책임투자(SR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편집자 주>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은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생소한 감이 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는 공익재단을 뜻하는 것인가요.

자선단체든 아니면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기업이든, 정교한 비즈니스 노하우를 통해 이윤추구와 사회공헌활동을 동시에 수행하는 조직들은 모두 사회적 기업의 범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체의 성격에 따라 이 두 가지 활동을 따로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민간기업은 영리 추구를, 자선단체는 사회적 공익의 추구를 각각 담당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두 부문이 하나로 융합되고 있는 것이 일반적 추세입니다.

요즘 한국 대기업들 사이에서도 사회공헌활동이 유행입니다. 임직원들이 불우이웃 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대기업을 사회적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까.

한국 기업들의 활동은 사회공헌활동이라기보다는 ‘홍보(PR)활동’에 가깝다고 봅니다. (이윤추구와 사회공헌활동을 이분법적으로 파악하는 국내 기업들의 한계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회적 기업의 사례를 좀 들어 주시겠습니까. 매우 독특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한 제자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초콜릿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제자가 있는데, 그는 감옥에서 출소한 재소자 출신들을 기용해 재활을 돕고 있습니다. 물론 돈도 벌고 있습니다. (웃음) 또 경영대학원 출신의 또 다른 제자는 필라델피아, 그리고 펜실베이니아에서 환경 폐기물 재생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들이 지금 이 사업을 통해 얼마나 큰돈을 벌고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웃음) 회사명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주세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의 본질은 이윤추구라는 발언을 남겼습니다. 돈을 벌면서 좋은 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밀턴 프리드먼은 기업의 본질이 돈을 버는 쪽에 더 가깝다고 보았습니다.(그는 ‘기업의 활동은 이윤추구(Business of business is business)’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하지만 시대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가 활동하던 때와 지금은 여러 모로 정황이 다르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명한 학자들이 아직도 밀턴 프리드먼의 견해를 지지할지는 의문입니다. 사회공헌활동은 되돌릴 수도, 거스를 수도 없는 대세입니다.

사회적 기업들이 실제로 세를 불리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학계에서 주로 논의되고 있는 단계는 아닌가요.

이렇게 설명을 해보면 어떨까요. 유명 경영 월간지인 〈패스트컴퍼니〉는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상을 주고 있지 않습니까. 비슷한 성격의 상만 미국 전역에서 수백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의 관련 활동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입니다.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성장동력 확보에 부심 중인 글로벌 기업인에도 통찰력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공익재단, 혹은 민간기업을 막론하고 정교한 비즈니스 툴을 도입해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기업들이 미국에서는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상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의 정신은 물론 이들의 독특한 비즈니스 기법, 비즈니스 모델을 널리 전파하는 데도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가르치고 있는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학생들의 호응은 어떤 편입니까. 미국 경제계를 이끌어나갈 주역들인데요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생들의 30% 이상이 사회공헌 관련 클럽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관련 기업에서 인턴십을 거치기도 합니다. 학교에서도 이들의 요구사항을 커리큘럼에 즉각 반영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효율을 중시하는 세계화의 맹주격인 나라입니다. 사회기류가 공공선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배경이 궁금합니다.

두 가지를 들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2001년 미국은 물론 전 세계를 강타한 에너지 기업 엔론의 회계 부정 사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미국의 에너지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 장부를 조작한 사실을 알게 된 미국인들이 받게 된 충격을 떠올려보세요. 미국 사회 변화의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또 다른 주요 변수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지구 온난화입니다. (제프리 가튼 예일경영대 교수는 9·11사태, 엔론의 회계 부정이 기업 만능 풍조를 바꾸어 놓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여론의 물줄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 계기를 전략적 변곡점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사회적 기업들은 과거와는 달라진 환경속에서 사회공헌과 이윤창출을 동일선상에서 바라보게 됐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위기에서 새로운 이윤창출 기회를 엿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서울의 대기 오염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기업을 상상해보세요. 그야말로 많은 돈을 벌 수 있지 않겠습니까.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지구촌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사업 기회를 포착한다는 것은 이러한 뜻입니다. ‘발상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환경위기를 성장동력 확보라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활용한 글로벌 기업들, 어떤 곳들이 있을까요.

에코메지네이션이라는 신성장전략을 가동 중인 GE를 보세요.

에코메지네이션은 환경 분야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지난 2005년 발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전략이었습니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은 제프리 이멜트 회장의 업적을 높이 평가해 내년 중 상을 시상할 계획입니다.

도요타의 친환경 하이브리드 제품인 프리우스(Prius)도 물론 훌륭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구촌 위기의 또 다른 축은 빈곤의 확산입니다. 빈곤 해소에서 뛰어난 성과를 자랑하는 기업의 사례도 궁금합니다.

통신 회사인 ‘로샨 텔레콤(Roshan Telecom)’의 사례를 들고 싶습니다. 중동 지역의 자선사업재단인 ‘아가칸’ 이 회사 지분 51%를 소유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민의 가난을 구제하는 데 혁혁한 업적을 자랑하고 있습니다.(무하마드 유누스가 운영하는 파키스탄의 그라민은행도 비슷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한국의 사업 환경은 미국과는 여러모로 다릅니다. 과연 한국에서도 사회적 기업들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을까요.

한미 양국의 기업인들은 서로 다를 수도 있습니다. 사업 환경도 차이가 있겠지요.

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지구촌의 위기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성장 기반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서라도 이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한국 기업인들도 장기적으로 미국과 비슷한 길을 가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기업의 장기적 이익추구와 사회공헌활동이 결코 서로 배치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되겠죠.(우리나라에서는 아크투자자문의 이철영 회장이 사회적 기업이라는 신조류를 국내에 앞장서서 소개해온 주인공입니다. )

사회공헌활동이나, 사회적 기업이라는 새로운 조류가 결국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날 공산은 없을까요.

한 가지 분명히 해두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은 결코 상아탑에서 기업으로 전파된 이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기업인들이 먼저 그 변화를 깨닫고 실천에 앞장서 왔습니다. 이들의 움직임이 이후 다른 기업에도 빠른 속도로 확산돼 나갔습니다.

경영대학원을 비롯한 학계는 현장에서 불고 있는 기업인들의 이러한 자생적인 움직임을 교과서에 담아낸 것입니다. 사회적 기업은 결코 공허한 이론이 아닙니다.

국내에서도 주요 대학에 사회적 기업 센터가 최근 설립됐습니다.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할까요.

제가 담당하고 있는 주요 업무 중의 하나가 바로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펀딩을 받는 일입니다. 그들을 상대로 이 돈을 결코 헛되이 쓰지 않겠다는 점을 늘 강조합니다. 사회공헌활동이 바로 돈을 버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영향력이 크고, 앞선 경영기법을 지닌 기업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사회적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주요 변수라고 봅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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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영어 |로버트 루빈 전 미 재무장관 어록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6-18 09:27


“I do not think a tax cut contributes to our economic well-being”

로 버트 루빈 미 전 재무장관. 클린턴 행정부의 10년 경제호황을 이끈 주역이기도 한 그는 가난한 러시아 이민 출신으로, 주경야독으로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골드먼삭스를 비롯한 월스트리트의 금융가에서 잔뼈가 굵은 금융전문가인 그는 퇴임후 씨티그룹 회장을 맡고 있으며, 오바마, 힐러리 등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약진과 더불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 We all shared a belief in market-based economics though we had somewhat different views as to the appropriate role of government in our society

우리는 모두 시장 경제를 신뢰한다. 정부 역할에 대한 의견 차이가 이러한 믿음을 흔들지는 않는다.

● I do not think a tax cut contributes to our economic well-being

세금 감면이라.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변수는 아니다.

● All of us as consumers have gotten spoiled, We expect customized goods and services at commodity prices.

소비자들은 심성이 고약해졌다. 맞춤형 서비스와 상품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범용제품의 가격에 구입하려고 한다.

● We simply cannot afford any further delay in providing the IMF with the resources it requires to help contain the threat of further financial and political instability around the world.

국제통화기금에 금융, 그리고 정치적 불안의 확산을 억제할 자원을 신속히 제공해야 한다.

● The longer we don’t face them, the harder they get.

문제를 오랫동안 피할수록 더욱 풀기 어려워지는 게 세상사이다.

● We would say again now that China could be the largest economy in the world within the next few decades -- though accomplishing that will be no easy task.

중국은 앞으로 수십년안에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가 될 것이다. 물론 험난한 길을 거쳐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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