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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글로벌(Global)'에 해당되는 글 241

  1. 2010.06.02 신흥시장 공략, 적과 동침하라
  2. 2010.06.02 GE 그린전략 담당자가 말하는 '그린 경영' (1)
  3. 2010.06.02 BT, Beyond Telecom에서 길을 찾다
  4. 2010.05.27 (2006년)美 네오콘 3인방이 보는 북 미사일 사태
  5. 2010.05.25 전쟁사에서 미래예측의 노하우 익힌 '바톤 빅스' 투자전략가
  6. 2010.05.19 2008년 4월, 뉴욕에서 만나 토마스 벤츠 '그의 유가예측법'
  7. 2010.05.19 2008년 3월, 뉴욕 위기의 현장을 가다
  8. 2010.05.18 볼커룰, 찻잔속의 태풍인가 '카트리나일까'?
  9. 2010.05.18 폴 볼커, 오바마號 금융 개혁의 선봉에 서다 (1)
  10. 2010.05.18 식자재 업체들이 미래의 동서식품이죠
  11. 2009.08.15 유라시아그룹 컨설턴트 '아브라함김' 론스타와 팻테일을 말하다
  12. 2008.11.10 (에코뷰)아르노프,오바마표 환경정책을 말하다
  13. 2008.11.06 (인더스트리뷰) 미 투자고수들의 정보창고 BEst5
  14. 2008.10.29 (리더스 코멘트)마이클 판즈너
  15. 2008.10.23 (엑스퍼트 뷰)英경제학자 '균형발전'을 말하다
  16. 2008.10.22 (리더스 코멘트)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17. 2008.10.21 (글로벌 에코뷰)韓기업 주목할 '그린 벤처' 리스트
  18. 2008.10.17 (리더스 코멘트)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고문
  19. 2008.10.16 (리더스 코멘트)찰스 킨들버거
  20. 2008.10.14 코다제노믹(CODA Genomics)과 에어바이오에 투자하고 있다
  21. 2008.10.13 (엑스퍼트 뷰)월가 위기 예고한 전문가들
  22. 2008.10.02 (리더스 코멘트)게리 하스트
  23. 2008.09.24 (레저널뷰)자원부국 동티모르 현장 르포
  24. 2008.09.17 (리더스 코멘트)라젠드라 시소디아
  25. 2008.09.13 (리더스 코멘트) 제프리 삭스(Jeffrey D. Sachs)
  26. 2008.09.12 미 대선 카운트다운, 미국판 한명외는 누가될까
  27. 2008.09.10 글로벌 CEO가 추천하는 경제.경영 원서 Best7
  28. 2008.09.09 <반지의 제왕>의 나라 뉴질랜드 영화전문가 5人 난상토론
  29. 2008.09.08 (리더스 코멘트)워런 버핏
  30. 2008.09.07 (리더스 코멘트)라플리 P&G 회장 어록
 

Management |“신흥시장 공략, 적과 동침하라”



경영학 계 예언자 프라할라드 교수, 기업-시민단체 오월동주 제언

적과의 동침.’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바클레이, 그리고 네슬레까지, 글로벌 기업들이 평소 견원지간이나 다름없는 시민 단체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화제다. 신흥 시장을 공략하거나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현지사정에 밝은 시민단체들의 도움을 구하고 있는 것.

대표적인 업체가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절대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 이 회사는 인도의 시민단체인 ‘프라담(Pratham)’과 공동으로 이 나라의 저소득층을 상대로 개인용 컴퓨터(PC)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인텔도 비슷한 사례다.

인도의 정보통신 기업인 위프로(Wipro)와 저가의 지역공동체(community) 컴퓨터를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하며 오월동주(吳越同舟)의 대열에 전격 합류했다.

인텔의 인도시장 공략에는 한 시민단체가 자문 역할을 맡고 있다고 프라할라드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밝히고 있다.

시 민단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 비단 이들 업체만은 아니다. 통신업체인 텔레노(Telenor)는 방글라데시의‘그라민 은행(Grameen Bank)’과 제휴를 맺고 휴대폰을 시골지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 은행은 노벨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의 활동으로 널리 알려진 소액대출업체.

이밖에 유가공업체인 프랑스의 다농(Danone)이 그라민 은행과 유가공 합작업체를 설립하고, 저소득층을 공략하고 있으며,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식품 업체인 네슬레도 콜럼비아와 페루, 필리핀 등에서 빈민들을 상대로 한 커리큘럼을 지역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글로벌 금융 기업인 암로(ABN AMRO), 바클레이(Barclay),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피큰페이(Pick’n Pay)’등 시민단체와 손을 잡은 글로벌 기업은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이다.

지난 1999년 미 시애틀에서 열린 격렬한 반세계화 집회를 떠올리는 이들에게 시민단체와 글로벌 기업의 이러한 밀월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지구촌의 빈부격차를 확산시키고, 환경파괴, 자원고갈을 불러오는 주범이라는 달갑지 않던 꼬리표가 따라다니던 글로벌 기업들이 시민단체와 동반자 관계 구축에 나서는 배경은 무엇일까.

시민단체, 신흥시장 소비자 정서에 정통

코카콜라는 지난해 한바탕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인도의 한 시민단체가 화근이었다. 이 회사는 인도 케랄라 주에 위치한 플라치마다(Plachimada)에서 판매되는 콜라내 농약성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발견되자 인터넷을 중심으로 논쟁이 불붙기 시작하며 낭패를 본 것.

코카콜라는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르며 수백만달러의 매출 감소와 더불어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이름 한번 들어보지 못한 시민단체라고 해도 그 파괴력은 무시할 수 없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한 사람의 운동가라도 인터넷 공간에서 적절한 이슈제기로 수많은 대중을 움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사회공헌활동에 과거에 비해 적극적이지만, 종종 미숙한 대처로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받는 일이 적지 않다. 각국의 시민단체에 ‘러브콜’을 보내는 배경을 가늠하게 한다. 시민단체보다 현지인들의 정서를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는 곳도 드물기 때문이다.

시민단체의 상종가를 불러온 또 다른 배경은, 신흥시장 저소득층의 부상이다. 글로벌 기업은 신흥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지만 이 지역 소비자들의 소비 습관, 기호, 특히 이들을 파고 들 유통 방식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한계다. 프랑스 가정용품 업체 테팔이 인도시장 공략에 소극적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인도만 하더라도 문화, 계층에 따라 조리습관이나 식습관이 다른 소비자들이 적지 않아 글로벌 기업들은 시장 공략에 상당히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난달 기자와 만난 이 회사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의 설명이다. 반면 신흥시장의 시민단체들은 현지사정에 정통하다.

빈민 구호활동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저소득 계층의 바닥 정서는 물론 구호물자의 공급 방식 등을 비교적 상세히 파악하고 있다. 지역민들과 인간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한 것도 또 다른 강점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사정에 정통한 시민단체들을 적극 공략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경영자들은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데, 시민사회운동가들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 이미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다.” 프라할라드 교수의 말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사회공헌의 효율성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전략적 사회공헌이 부상하면서 양자의 동맹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박스기사 참조) 흥미로운 점은 시민단체와 글로벌 기업의 공조가, 신흥시장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공동 개발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글로벌 기업, 디자인·전략도 공조

사 막에 난로를 파는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우리나라의 중견기업 파세코. 중동 진출 초기에만 해도 이 기업은 상당한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했다. 무엇보다, 사막을 오고가는 유목민들의 소비 습관을 파악하기가 수월하지가 않았다. 시장을 파고들 노하우가 절대 부족했다.

하 지만 파세코가 이 지역 사정에 정통한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았더라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국제 석유시장의 큰손인 영국의 비피(BP, British Petroleum)가 인도의 한 시민단체와 조리용 스토브(stove)를 공동으로 개발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석유 업체인 비피는 주머니가 가벼운 시골 지역 소비자들을 겨냥해 에너지 효율적인 조리용 스토브의 개발에 나섰다.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호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연료를 두 가지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요구했다. 인도의 복잡한 문화를 가늠하게 하는 까다로운 요구사항도 적지 않았다.

비피는 시장 조사기관에 의뢰해 이러한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시장조사를 마친 회사 측은 방갈로르에 있는 한 연구기관과 협조해 화석연료나 액체 연료를 바꿔 쓸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오염 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장치도 부착했다. 문제는 유통이었다.

인도에는 구멍가게 수준의 소규모 매장들이 대거 영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규모 가게를 통해 대량으로 스토브를 보급하기에는 여러모로 역부족이었다. 이 지역에 유통 채널을 직접 구축하려고 하니 소비자들의 호주머니 사정에 합당한 가격 수준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었다.

광활한 지역에 흩어져 있으며, 언어도 서로 다르며 문화적 배경도 상이한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것은 이 세계적 석유 기업의 입장에서도 현저히 힘이 부치는 일이었다. 당시 이 회사가 도움의 손길을 구한 곳이 바로 스와얌 식산(Swayam Shiksan)을 비롯한 이 지역의 시민단체였다.

이 회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이 지역에서 소규모 대출 사업을 하고 있는 시민단체 관계자 3명과 전격 회동을 가졌다. 이후 시장 조사부터 전략 입안, 제품 디자인까지 공동 작업을 수행해 나가면서 서로간의 신뢰를 구축했다. 또 정보를 공유하고 사업 모델을 정교하게 만들어나갔다.

특히 새로운 시장을 공동 발굴해 나가는 한편 윤리강령이나 근무 지침 등도 머리를 맞대고 만들었다. 이를 통해 시장 개척에 따르는 시행착오를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비피의 사례를 민간기업과 시민단체의 대표적 협력 모델로 평가한다.

물론 이 제품이 시장의 냉혹한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시민단체와 민간기업 간의 협조 방식, 또 그 성공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비피는 저소득층을 위한 스토브를 판매해 자사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또 시민단체의 입장에서도 스토브를 구입할 여유가 없는 가난한 계층에 양질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첨단 마케팅 기업으로 무장한 글로벌 기업, 그리고 현지 사정에 밝은 시민단체의 오월동주 덕분이었다. 글로벌 기업과 시민단체, 양측의 이러한 전략적 제휴는 장기간 지속될까 아니면 일시적 유행에 그칠까.

프 라할라드 교수는 시민단체와 민간기업 양자의 이해가 상당부분 일치하는 대목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민간기업은 경쟁우위 확보차원에서, 시민단체들도 생존을 위해 양자간 협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 각국의 정부가 자유주위 원칙에 입각한 작은 정부를 표방하면서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도 줄어들고 있기 때문.

민간기업과 시민단체의 통합(convergence) 추세는 앞으로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프라할라드 교수는 전망하고 있다.

양자간의 이러한 통합 추세는 글로벌 기업이라도 한때 견원지간이나 다름없던 시민사회단체와 협조하지 않으면 시장 경쟁을 이겨내기 어려운 냉혹한 시장 질서를 맞고 있음을 가늠하게도 한다. (박스기사 참조)

마 이클 포터

“환경 보호나 빈자 구휼 등에 대한 시민사회의 압력을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아라”

프라할라드

“경영자들은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데, 시민사회운동가들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상당한 노하우를 이미 보유하고 있다”


포터가 말하는 전략적 사회공헌

“사회공헌을 서비스·제품에 반영시켜라”

“전략은 선택을 뜻한다(Strategy is always about making choices).”

마이클 포터 교수는 사회공헌활동도 이슈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른바 전략적 사회책임론이다. 전략적 사회책임은 무엇일까. 기업이 당대인들이 지향하는 가치 체계를 한 걸음 앞서 파악하고, 이를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 과정에 반영하는 과정이다. 사회공헌활동은 결코‘비용’이 아니다.

포 터 교수는 무엇보다 도요타자동차의 세계적인 히트 차량인 ‘프리우스(Prius)’를 보라고 조언한다. 이 친환경 차량은 가솔린 자동차의 10%에 불과한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미국 시장 진출 초기 손실도 적지 않게 났지만, 결국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 기업 이익과 사회공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홀 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도 비슷한 사례다. 무공해 유기농 채소를 판매해 온 이 회사는 소비자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100가지 성분을 철저히 점검해서 구매 과정에서 모두 제외한다. 건강에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성분이 들어간 밀가루는 쓰지 않고 있다.

제 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오염 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정을 채택하고 있다. 판매 매장 건설에도 환경 친화적인 건자재를 사용했다. 이 회사의 자동차는 바이오 퓨얼 엔진으로 움직이고 있다. 모든 가게와 생산설비를 풍력 에너지만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환경 보호나 빈자 구휼 등에 대한 시민사회의 압력을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았다. 포터 교수는 “사회적 이슈의 선택은 기업의 장기 경쟁우위를 강화할 연구개발 활동과 같은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책임이라는 용어부터 바꾸라고 강조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아니라, 사회적 통합(Corporate Social Intergration)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는 것. 사회적 책임은 기업과 소속 사회의 분열과 대립을 전제로 한 표현인데, 이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지난 1990년대 엑슨보빌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국민들을 상대로 모기장을 배포한 바 있다. 적어도 그가 보기에는 이러한 활동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은 되겠지만, 최소한 전략적 사회공헌은 아닌 셈이다.


신흥시장 공략 성공 방정식은

시 민단체 외면하면 시장도 없다

지난 1999년 미국의 시애틀에서 열린 반세계화 집회. 당시 회의장 진입을 가로막는 경찰에 격렬히 저항하던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은 전파를 타고 각국에 생생하게 방영되면서 빈부격차 확대를 비롯한 세계화의 폐해에 대한 세계의 여론을 환기시키는 데 톡톡히 한몫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비롯한 거부들이 사회공헌활동의 박차를 가하며 소외계층 보듬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당시의 충격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폭주기관차처럼 질주하던 글로벌 기업들의 기세를 한풀 꺾어 놓았다.

사회공 헌활동(CSR)이 대세가 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올 2월호에 따르면 비도덕적이거나 투명하지 못한 기업의 제품 구매를 중단할 준비가 돼 있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았다. 바로 ‘보이지 않는(stealth)’ 시장영역의 소비자들이다.

기업인들은 이러한 반기업 정서의 확산에 위기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기업의 도덕적 책무를 강조하는 흐름을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프라할라드는 신흥시장 공략에 성공한 기업들의 특징을 두 가지 꼽는다.

시장공략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거나 이미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온 경험이 있는 기업들이 그 주인공이다. 신흥시장 공략에서 글로벌 기업들에 한 걸음 뒤처지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조언이다.


프 라할라드 교수는 누구

글로벌 기업 전략 바꾼 경영대가

세계 경영학계의 스타 경영 학자 중의 하나이다. 톰 피터스나 마이클 포터 등에 비해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영향력은 결코 덜하지 않다. 지난 2005년 타계한 수만트라 고샬과 더불어 인도 출신의 대표적 경영구루이다. 전세계 빈민 시장의 파괴력을 일찌감치 내다봄으로써 예언자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얻었다.

그의 이러한 통찰력이 빛을 발한 대표적인 분야가 휴대폰이다. 노키아와 모토롤라는 신흥시장 저소득계층의 잠재력을 간파하고, 수만원대 벌크제품으로 이시장을 공략해 세계 휴대폰 시장의 강자 자리를 굳힐 수 있었다.

베 트남에서 슬로바키아까지, 여러 신흥시장이 글로벌 경제에 속속 빠른 속도로 통합되고 있어 앞으로도 그의 통찰력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나 인도의 타타자동차가 불과 수백만원대의 자동차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Brain Interview |로레인 볼싱어 GE 에코마지네이션 총괄 부사장





◇“지구촌 위기요? 우리에겐 다 돈이지요”◇

●“대한항공이 보잉사에서 항공기 30대 가량을 들여오면서 모두 GE의 엔진을 장착했습니다. 이 엔진의 장착으로 연간 에너지 비용을 1억 3000만 달러 가량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발 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세계 최고의 기업.’ 미 제너럴일렉트릭(GE)을 늘 따라다니는 ‘‘꼬리표’이다. 경영자의 감(感)보다는 냉철한 전략과 데이터를 중시하는 이 회사 시스템 경영의 강점을 콕 집어낸 표현이다. 늘 사유하던 위대한 발명가의 DNA를 빗댔다. 기업가 정신은 오랫동안 한국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에콜로지(ecology)에 상상력을 결합한 성장전략인 GE의 에코매지내이션(ecomagination)은 이러한 과거와의 ‘결별’을 뜻한다. 위험을 과감히 수용하는 ‘기업가 정신’은 이 회사 두자릿수 성장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아시아와 유럽연합을 비롯한 타 지역 매출이 자국시장을 뛰어넘었다. 환경분야의 시장성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며 관망하던 기업들은 앞다퉈 이 분야에 진출하며 이 회사에 선전포고를 하고 있다.

로레인 볼싱어 GE에코매지네이션 총괄 부사장은 ‘에코매지네이션’의 돌격 대장격이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독려하는 제프리 이멜트 회장의 ‘장자방’이기도 하다.

지난 27일 서울 소공동에 있는 웨스틴 조선에서 그녀를 만났다. 송도 신도시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한 게일인터내셔널과의 전략적 협력의 배경, 그리고 신성장 전략인 에코매지네이션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Q 송도 신도시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그린 시티’로 조성되고 있습니다. 어떤 노하우를 줄 수 있나요.

신도시는 병원이나 학교, 호텔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 배출량을 제로 베이스에서 대폭 줄일 예정입니다. GE는 친환경 장비, 서비스 등을 제공하게 됩니다. 송도 신도시의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가스나, 바이오 매스를 활용하는 장비, 백열등에 비해 에너지 소비량을 90%가까이 줄인 LED 등도 공급할 예정입니다.

Q 도시 조성에 수조원이 투입되는 매머드급 역사인데, 친환경 상품이나 솔루션 공급 규모가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회 사 규정상 정확한 액수를 공개하기는 어렵습니다. 상당한 액수가 될 것이라는 정도로 표현해 두죠. 신흥시장을 공략할 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패키지로 묶어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요.

Q 중국 베이징 올림픽의 글로벌 파트너사로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도 버금가는 주요 행사들이 잡혀 있지요.

GE는 중국 베이징 올림픽의 글로벌 파트너입니다. 이 올림픽이 역사상 가장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친환경 올림픽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중국정부를 돕고 있습니다. 한국정부도 굵직굵직한 국제행사들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수 엑스포나 인천 아시안 게임 등이 대표적인 실례입니다.

Q 신성장 전략인 ‘에코매지네이션’은 신흥시장 공략의 선봉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결실을 맺고 있는건가요.

당장 한국시장을 돌아볼까요. 대한항공이 보잉사에서 항공기 30대 가량을 들여오면서 모두 GE의 엔진을 장착했습니다. 이 엔진의 장착으로 연간 에너지 비용을 1억 3000만 달러 가량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항공사들은 보잉이나 유로버스에서 항공기를 들여오면서 항공기 엔진을 따로 주문한다.)

Q 식수부족 사태를 해결한 아프리카 알제리의 사례도 흥미롭습니다. 무엇을 도왔습니까.

알제리 수도 알제는 급격한 인구증가, 가뭄, 관리 누수의 삼중고에 시달리던 도시입니다. 물부족 사태가 늘 골칫거리였죠. 하지만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담수화 플랜트’가 이 고민을 일거에 씻어주었습니다. 지금은 이 도시의 200만 시민들이 깨끗한 물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Q 신흥시장은 아직 환경이 첨예한 현안은 아니지 않습니까. 반짝 열기에 그칠 가능성은 없을까요.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통신 인프라 구축을 돌아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알 수 있어요. 이들이 유선망을 깔지 않고 직접 무선망을 통신 인프라로 구축하고 있지 않습니까. 환경문제에도 비슷한 접근을 할 수 있겠죠.

Q GE는 전통적으로 인수합병을 성장의 주요 축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바이오 에너지는 투자 리스크가 매우 큰 영역입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풀고 있나요.

이 분야에서 중소기업과 협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기술력을 지니고 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돼버리는 기술이 너무 많습니다. 중소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해도 상용화는 매우 지난한 과제입니다. GE는 강력한 브랜드입니다.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분야가 있게 마련입니다.

Q 코오롱을 비롯한 한국기업들도 앞다퉈 물산업을 비롯한 환경분야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습니다. 환경관련 시장의 잠재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탄소배출권 시장규모만 해도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Q 탄소배출권의 가격등락폭이 지나치게 커서 안정적인 거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탄소배출권의 가격등락폭이 큰 점을 지적하시는 것 같습니다. 35유로에 거래되다 어느날 갑자기 3유로로 급락하기도 하죠. 하지만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떨어지고,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은 상승합니다.

그것이 바로 수요공급의 원리가 아니겠습니다.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겠죠. 물론 등락폭이 지나치게 큰 편입니다. 지금은 수업료를 치르고 있다고 봐야겠죠. 앞으로 더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Q 가전분야는 왜 매각하기로 했습니까. 기업 고객은 물론, 소비자들도 친환경 상품을 선호하지 않나요.

골드만삭스를 주간사로 선정해 전략적으로 결정을 해 나갈 예정입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점검하고 고성장, 고수익 사업 위주로 바꾸는 일은 고속 성장을 위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지난해 (사우디의 화학회사에) 매각한 플라스틱 사업부가 대표적인 실례입니다.

Q 제프리 이멜트 회장의 이번 방한이 가전 부문 매각과 관련이 있나요.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관심을 피력했지요.

이멜트 회장은 ‘GE Day’ 행사 참석차 우리나라에 온 것입니다. 이미 6개월 전에 잡혀 있던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 분야는 제가 담당하고 있지 않아 뭐라 말하기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멜트 회장은 이미 지난 2006년 글로벌리스트(Globalist)와 인터뷰에서 가전 분야의 인력을 최고 90%까지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Q 피터 슈워츠는 환경산업의 리스크를 ‘소비자의 망각’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에코매지네이션이 앞으로도 계속 먹힐 수 있을까요.

169 개 나라가 이미 교토의정서를 비준했습니다. 미국도 내년 아니면 2010년까지는 그렇게 갈 것입니다. 모두 친환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호주도 의정서 비준을 거부하다 정부가 바뀌면서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지요 호주는 탄소배출 거래권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고유가로 상징되는 자원고갈 문제나 이상기후로 대변되는 지구온난화는 앞으로 계속될 문제입니다.

Q 정치권이 환경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부시 행정부만 하더라도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해오지 않았습니까.

(공화당의 맥케인, 민주당의 오바마, 힐러리 후보를 비롯한) 세명의 대선 후보가 모두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 기조도 바뀌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듀폰 그룹의 최고경영자인 채드 할러데이는 탄소 배출 규제의 향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주주들을 상대로 환경분야에 대한 천문학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Q 대체에너지 개발 붐이 아이티를 비롯한 일부 빈국들의 정치적 안정을 뒤흔들고 있어요. 다국적 기업이 곡물을 대거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대체에너지도 대체에너지 나름입니다. ‘스마트(smart)’ 한 대체에너지를 중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옥수수로 만드는 에탄올은 스마트하지 않아요. 썩 합리적인 접근은 아니라고 봅니다. 풍력도 아직은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대체할) 유력한 대안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Q 환경관련 산업의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너무 느리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민간 기업이 인류가 처한 환경 문제를 과연 해결할 수 있을까요.

GE 의 창립자이자 발명왕인 토머스 에디슨은 ‘나는 우선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려 했고, 일단 알아내고서는 그것을 발명해냈다’고 말했습니다. 환경관련 이슈가 기업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겠지만 우리는 기술개발을 통해 그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Q 월마트나 알코어 등이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생산방식을 대폭 바꾸고 있지 않습니까. GE에서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어떤 변화를 꾀하고 있나요.

‘1·30·30’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제품 한 단위를 생산할 때 필요한 전력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각각 30%씩 줄이자는 운동입니다.

박 영환 기자(blade@ermedia.net)

■美 기업, 환경에 사활거는 이유는■

“미래의 구글, 환경분야서 나온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이 환경시장 공략에 사활을 거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 분야를 소홀히 하다 자국 경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거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세계 환경 분야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영영 놓칠 우려가 있다는 우려가 한몫을 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해 온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태도가 장기적으로 미국의 이해에 부합하는지를 묻는 목소리가 커지며 찬반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자국 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해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것.

지난 2006년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40여 개가 미 연방 정부에 탄원서를 낸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리만 브러더스(Lehman Brothers), 알코아(Alcoa) 등 다국적 기업들은 대거 연방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강제 규정을 만들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에서 향후 15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이상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기업이 정부에 규제완화가 아니라 규제강화를 요청한 것은 분명 이례적이다. 이 에피소드는 온난화 이슈의 메가톤급 위력을 가늠하게 한다.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절묘하게 바꾼 대표적 기업이 제너럴일렉트릭이다.

가장 공세적이며 원대한 접근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스털링 에너지 시스템(Stirling Energy System)’·미 피닉스에 본사가 위치한 이 회사는 태양열 에너지 발전 부문에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모하비(Mojave) 사막 프로젝트는 이 회사의 원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모하비 사막에 대규모 태양열 발전 설비를 설치, 오는 2010년까지 한 도시 전체를 가동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골자다. 작동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사막에 대형 트럭 크기와 맞먹는 거울을 수천여 장 장착한 설비로 열을 모으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해 내는 것.


●“서비스 형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성 부재 정면 돌파”

국 내 통신기업들의 고민이 깊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데, 소비자들의 요금인하 압박은 거세다. 영국의 통신 기업들은 통신시장 자유화의 파고를 먼저 경험했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을 비롯한 국내 통신기업들의 훌륭한 반면교사이자 귀감이다. BT는 이 중에서도 단연 관심을 끄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음성 통신 사업비중을 대폭 줄이고, 커뮤니케이션 장비 구축 서비스를 앞세워 위기를 정면돌파한 발상의 전환이 주목대상이다. 한때 40조원에 달하는 눈덩이 같은 부채로 파산을 눈앞에 두었던 이 글로벌 기업 한국자회사의 김홍진 사장을 지난 26일 오전에 만났다. 그리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부심중인 SK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에 대한 그의 견해에 귀를 귀울여 보았다.

                                                                    
▶SKT 를 비롯한 국내 통신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BT도 불과 수년전만 해도 통신 회사였습니다만, 이제는 통신사업에서 손을 떼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주로 기업 고객을 상대로 커뮤니케이션 인프라 구축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한 음성통신 서비스의 매출비중은 30% 이하로 줄었습니다.

▶ 철혈 재상으로 통하는 대처 총리의 집권이 통신 사업 포기의 단초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만.

대처 총리 집권후 탈 규제 바람이 영국에서 불기 시작합니다. 망이 개방되고,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음성통화요금이 지속적인 하향추세를 보입니다.

수익 기반이 허물어지다 보니 당시 국영기업이던 BT는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었습니다.

이 후 수익성 악화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무려 40조원에 달하게 됩니다. 한계 상황을 맞게 된거죠.

▶하지만 지금은 170개 나라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가장 혁신적인 기업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지요.

개방형 혁신모델은 이 그룹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소속 자회사가 있는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글로벌 무대 어느 곳에서나 본사와 다름없는 환경 속에서 업무를 돌볼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매년 세계 경제포럼측과 손을 잡고 가장 혁신적인 기업 리스트를 발표하고 있기도 하다.)

▶SK 텔레콤을 비롯한 국내 통신사들도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많습니다. 6년 여만에 이처럼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 낸 원동력이 어디에 있습니까.

물론 ‘위기’입니다. 혁신의 원천은, 바로 위기라는 점을 다시한번 보여준 셈입니다. 절박함이 변화의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평소 생각지도 못했던 수위의 개혁을 단행할 수 있던 거지요. 시장 자체가 사라져버리는 고통이 없었다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해 나갈 수는 없지 않았겠습니다.

▶어떤 점이 바뀌었습니까.

전통적인 통신사업을 포기했습니다. BT를 (장난삼아) ‘Beyond Telecom’으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기업들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장비 업체들이 만든 제품을 고객사에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구축하는 노하우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업부문이 지금은 3개로 정리되지 않았습니까.

BT의 상전벽해식 변화의 상징인 BTGS를 비롯한 세 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BTGS는 매출 40조의 절반 가까이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벤 버바이벤 최고 경영자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한 주역이 아닌가요. 그는 네덜란드 사람이죠.

그 렇습니다.

▶네덜란드 인을 영입하는 데 따른 거부감은 없었습니까.

영국사람들은 꽤 보수적인 편입니다. 네덜란드 사람 영입에 왜 거부감이 없겠습니다. 위기의식이 절실했다고 봐야겠죠.

또 발상이 다른 인재가 왜 필요한 지를 그는 보여주었습니다. 적자가 당시 20조원에 달하던 기업이 적자의 두배 규모인 40조의 인프라를 투자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는 발상이 다른 인재 영입을 주도하며 이 기업의 보수적인 DNA를 송두리째 바꾸어 나갔죠.

예, 그렇습니다. 벤 버바이벤 회장이 바로 루슨트 출신이었거든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변화 최고경영자(Chief Transformation Officer)를 두고 전략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 지를 철저히 파악했습니다. 변화경영자는 직원들을 상대로 회사의 전략을 설명하며 실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도 담당했습니다. 그는 해외시장 공략의 고삐도 바짝 조였습니다. BT가 영국 기업이라는 국적을 떼어내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화하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 기업 인수합병에도 적극 나섰다고 하죠.

(장기성장전략에 부합하는) 27~30개 정도의 기업들을 꾸준히 사들였습니다.

▶외국인 CEO가 주도하는 ‘환골탈퇴’의 과정을 거치며 지금은 서비스 기업으로 바뀌었지요.

대 동강물을 판 봉이 김선달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장비를 개발하거나 제조하지 않고, 모두 루슨트 같은 회사에서 사다 고객사에 가장 적합한 맞춤형 커뮤니케이션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1만5000여명의 연구 인력들이 서비스 방식을 놓고 늘 고민합니다.

▶ 외국인에게 거대 통신회사 개혁의 지휘봉을 맡긴 것은 당시로서 도박이 아니었을까요.

땅덩이가 좁은 영국에서만 인재를 구한다면 바람직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겠습니까.

▶정부 정책의 변화가 급진적인 변화를 불러 온 것으로 볼 수 있겠군요. 대처의 개혁이 촉발한 위기가 혁신의 방아쇠 역할을 한 셈이죠.

유럽(영국)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이러한 요금인하 압박을 명문화했습니다. 이노베이션 역량, 그리고 물가 상승률 등을 두루 감안해 매년 4~7%정도의 가격인하를 법에 못밖아 두는 곳이 유럽입니다. 유럽은 소비자들의 이해를 앞세우는 경향이 강합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고전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유럽의 경우 브로드밴드 상품의 종류만 해도 훨씬 다양하다고 들었습니다. 대역폭별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하죠.

스웨덴의 사례를 볼까요. 브로드밴드 서비스도 광대역폭등을 자신의 용도에 맞춰 쓸 수 있습니다.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아무래도 대역폭이 넓어야 영화 감상이 수월할 겁니다. 이때만 따로 광대역폭이 충분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별도로 비용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망이 개방돼 있어야 이러한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만, 한국에서는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대목입니다.

▶한국 정부의 정책과 유럽 연합을 가르는 가장 뚜렷한 차이는 무엇인가요.

한국은 이른바 통신 3강 정책으로 소비자보다는 통신 사업자들을 염두에 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물론 영국과 한국의 사업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이 낫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SK 텔레콤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은 BT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BT는 연매출이 40조원에 달하는 덩지가 큰 공룡 기업입니다. 하지만 벤처 기업의 기민함을 지니고 있어요. 수평적인 조직이 이 글로벌 기업의 특징입니다. 그리고 아웃소싱도 빼놀 수 없네요. 핵심 역량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외부에 맡겨야 합니다. 비용 구조를 줄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섭니다.

▶ 한국의 대기업들 사이에서 불고있는 인수합병 바람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내 기업들의 병폐중의 하나가 바로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하려는 태도입니다. 자신이 완벽하다고 볼 때 굳이 외부에 도움의 손길을 구할 필요가 없어지겠죠.

2007/09/08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도널슨 그룹 '데이비드 팀' 부회장의 '한우물론'


박 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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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Point| 美 네오콘 3인방이 보는 북 미사일 사태



“외교 적 노력은 그만

봉쇄와 고립만이 해결책”




미 사일 발사를 둘러싸고 북한과 첨예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미국 부시 행정부. 선제공격과 예방전쟁을 국가 안보 전략에 포함시킨 최초의 정권인 부시 행정부의 집권은 물론 공격적인 대외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집단이 바로 신보수주의자를 일컫는 네오콘이다.

미국 기업연구소(AEI)는 이들 신보수주의자의 총 본산이다. 이곳 연구원들의 언론 기고문이나 발표문은 갈수록 위세를 더하고 있는 미 보수 세력의 정서를 반영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AEI 선임연구원인 에버슈타트, 댄 브루멘털, 마이클 루빈 등 연구원 3인방의 기고문을 분석해 보았다.


북 한이 미사일 도발을 통해 이득을 얻는 공식을 직시해야 한다.

외교적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마이클 루빈)


북 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정부의 대외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싱크 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가 일제히 강경 대응을 촉구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니콜라스 에버슈타트(Nicholas Everstadt), 댄 브루멘털(Dan Brumental), 마이클 루빈(Michael Rubin) 등 이른바 네오콘 3인방이 미 언론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성토하는 글을 일제히 발표하며 부시행정부 대북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다시 한 번 촉구하고 나선 것.

작년 초 참여정부를 ‘탈레반 정권’이라고 부르며 차기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잇단 막말로 끊임없이 물의를 빚어온 에버슈타트가 이번에도 총대를 메고 나섰다. 지난 6일자〈월스트리트 저널〉 기고문에서 지난 2000년 클린턴 행정부의 북한 핵무기 폐기 프로그램의 실패를 다시 거론하고 나선 것.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당시 (평양을 방문한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에게) 98년 대포동 미사일의 시험 발사가 최초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말의 성찬(wordplay)이 더 이상 엄중한 현실을 가릴 수는 없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그는“부시 정부의 화려한 수사(rhethoric)가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 상황을 맞고 있다. 북한의 전략은 클린턴 행정부보다 부시 행정부에서 더욱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대북전략의 궤도 수정을 촉구했다.

에버슈타트는 지난 2004년에도 ‘북한, 그 악몽의 실체(North Korea Nightmare)’라는 제목의 글에서 역사가인 E·H. 카의 말을 인용해 “유럽이 두 차례 전화에 휩싸인 것은 결코 급작스러운 사태가 아니며, 꾸준한 사태 진전의 결과”라며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외교적 해결 중시를 강조하는 미국 내 일부 비둘기파를 정면 겨냥해 상당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또 다른 연구원인 댄 브루멘털(Dan Blumenthal)도 네오콘들의 바이블로 통하는 <위클리 스탠더드>에 기고한 글(‘김정일, 로킷 맨에서 “이제는 뇌관을 제거해야 할 때(time to defuse him)”라며 강경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브루멘털은 특히 외교적 대타협을 지지하는 일부 세력을 비판하면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프로이드의 임상 사례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정신병자에 비유하기도. 아울러 한 중국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번 미사일 사태의 뇌관을 살려둠으로써 향후 대만과의 분쟁에서 미국을 향해 꺼내들 수 있는 ‘꽃놀이 패’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중국의 의도라며 중국에 대해서도 비판의 칼날을 들이됐다.

그는 국제 사회를 어르고 달래면서 이득을 챙겨온 김 위원장이 앞으로도 이러한 전략을 결코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루멘털은 이번 미사일 발사가 부시 행정부가 북한 정부의 금융 계좌(Banco Delta Asia)에 부과한 금융제재를 풀기 위한 시도라는 시각이 있다며 한 발 물러서는 자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백 번을 양보해도 북한이 군사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으며, 미국의 안보에 위협을 안겨주고 있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정권 그 자체며 미국의 문제는 이 정권을 바꾸기 위한 능력이 부족한 것”이라는 그는 하지만 전쟁 가능성은 배제했다.

북한군이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대포를 일제히 서울에 쏟아 부을 경우 씻기 어려운 파국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 따라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정책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북한 정권을 붕괴시킬 수 있는 봉쇄와 고립(containment and isolation)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6자 회담은 (미사일 사태 해결에 관한 한) 이미 그 수명을 다했으며, 북한이 만약 핵무기 확산을 방조할 경우 일본과 한국 정부와 함께 미사일 방어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 선박에 대한 감시와 더불어 위폐사용을 철저히 조사, 북한 정권을 경제적으로 서서히 고사시키는 전략을 취해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연구원인 마이클 루빈(Michael Rubin)도 ‘위험한 사이클(dangerous cycle)’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통해 이득을 얻는 공식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든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998년 8월 31일 대포동 미사일 발사. 북한은 대포동 미사일을 일본을 향해 발사했으며, 석달 후 미국 관리가 평양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어 핵무기 개발 포기를 약속한 김정일 위원장에게 상당한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었는 데, 이러한 공식은 지금까지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약속을 번복하면서 실리를 취해왔으며,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는 외교노력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란 정권이 북한의 이러한 전략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INTERVIEW| 마쓰다 도시오 日 전략연구소 소장의 관전 포인트

“방위비를 노린 고도의 전략?”

이번 연속 미사일 발사의 진위는 북한이 1994년 북미제네바합의 이후 일관되게 주장해 온 핵 폐기와 교환조건으로 북한체제 유지 보장과 경제원조의 조기 실현이다. 북한에 있어 가장 큰 위협은 선제공격으로 이라크를 공격하고 아시아를 군사패권 하에 둔 미국뿐이다. 따라서 무슨 일이 있어도 북한에 설득력이 있는 곳은 미국뿐인 것이다.

6개국 회담 참가국의 상임이사국도 미국을 제외하면 북한에 있어서의 위협은 없으므로 발언력도 없어진다. 북한이 추구하는 체제유지와 경제원조를 보장할 수 있는 곳은 미국뿐이라는 소리다. 따라서 부시가 말하는 “미국과 북한 2개국간의 문제가 아니다”는 말은 바꾸어 말하면 “북한의 핵폐기를 희망하지 않는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인 셈이다.

만일 북한의 위협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미국의 군사 재편성도 TMD(전략미사일방위)도 중국과 북한을 가상적국으로 하고 있다. 고가의 미사일 요격용 이지스함을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구입하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 때문이다. 미일군사지침상, 공통의 가상적국은 북한이라고 일본자위대 신방위망에 명기되어 있다.

북한의 핵폐기에 의한 위협의 소멸은 미국의 극동아시아 군사전략상 중요한 가상적국의 소멸을 의미한다. 그뿐인가? 미일 안보 불필요론까지 발전할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은 북한의 핵폐기 합의의 추구를 말하면서도 지연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연속 발사는 언제까지나 북한의 핵폐기 합의와 안전보장을 지연시키는 미국에 대한 재촉인 셈이다. 북한은 미국이 2개국 간 협의에 응할 때까지 데모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미국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공격에 무방비하다는 위기감을 국민들에게 인지시키고 미군 주둔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각인해 27조원에 달하는 미군재편성비용의 전액부담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스커드 미사일 방위 예산과 더불어 앞으로 제출할 47조원의 TMD(전략미사일방위기지) 비용 전액을 받아낼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전쟁사에서 금융 위기의 본질 보다

미래 예측의 고수 ‘바톤 빅스’의 노하우 분석



2010년 04월 20일 11시 29분조회수:544
“미국 경제 조기 회복” 적중…비관론 전파한 루비니 압도한 ‘선견지명’ 발휘



2008~2009년에 걸쳐 투자은행에서 해고된 전직 금융가들은 하릴없이 뉴욕의 센트럴 파크를 배회했다.

한때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던 그들은 금융 위기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 더 이상 자신들을 반기는 화려한 회사는 없었다.

투자은행의 부서 일부가 통째로 사라지던 시절이었다. 그들은 고통스러운 세월을 절감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는 투자 은행가들의 호시절에 마침표를 찍었다.

위기의 발단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였다. 투자은행 직원들이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전역을 다니며 판매한 파생금융상품은 마치 째깍거리는 ‘시한폭탄’을 떠올리게 했다.

미국 집값의 하락세가 위기의 첫 단추였다. 2004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올리자 이 시한폭탄의 안전 장치도 풀렸다. 모기지 상환을 감당하지 못해 도피하는 이들이 속출했다.

한때 연 10%에 달하는 고수익의 파생금융상품을 사들인 금융기관들은 잇달아 파산 상태로 내몰렸다.

지난 1929년, 세계를 뒤흔들던 대공황의 악몽을 떠올리는 이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투자전략가인 ‘바톤 빅스(Barton Bigg)’는 그 순간 빛을 발했다.


작년 초 미국 시장 호조세 예측
2009년 초, 이 투자 전문가는 미국 경제가 바닥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한 경제주간지에 실린 독점 인터뷰 기사는 루비니 뉴욕대 교수를 비롯한 경제 전문가들의 견해와는 한참 동떨어진 내용이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풍경은 여전히 잿빛이었다.
실업자들은 뉴욕의 센터럴 파크를 배회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재생 에너지 개발 바람은 에탄올의 연료인 옥수수를 비롯한 주요 곡물의 품귀 현상을 불러왔다.

값싸게 먹을 수 있는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미국에는 배를 곯는 ‘신 빈민층’이 급증했다.

바톤 빅스는 모건스탠리 시절 ‘군계일학(群鷄一鶴)’이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리서치 관련 부서를 만든 주인공인 그는 월가에서 30여 년 간 근무하며 미국은 물론 글로벌 증시의 부침을 경험한 전문가였다.

그에게는 미국 제일의 투자 전략가라는 호칭이 늘 따라다녔다. 하지만 지난 2003년 모건스탠리를 떠난 뒤 투자자문사를 창업한 이 전문가도 이번만큼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게 세간의 평이었다.

바톤 빅스의 예측에서 20세기 초 미국 최고의 경제학자이던 ‘어빙 피셔’의 그림자를 떠올리는 이들도 늘어났다.

영국의 케인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당대의 경제학자는 단 한 번의 예측 실수로 패가망신한 불운의 인물이었다. 지난 1929년, 그는 미국 경제의 추세적인 상승세를 예상했다. 대공황을 불과 한 달 앞둔 시기였다.


역사에서 금융 위기의 본질 파악
1920년대, 미국 전역에는 고속도로가 깔리고 자동차와 전기가 대랑 보급되었다. ‘포효하는 20년대(roaring twenties)’로 불리던 초고속 성장이 서서히 종착역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사실을 피셔는 알지 못했다.

텔레비전에 등장해 미국 경제 조기 회복론을 설파하던 이 천재 경제학자가 자식들에게 물려준 것은 천문학적인 빚더미였다.

거시경제의 흐름을 잘못 예측한 대가는 이처럼 컸다. 바톤 빅스는 선배 경제학자의 실수를 반면교사의 사례로 삼았다. 올 들어 미국 경제는 봄 기운이 완연하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주요 경제 지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암울했던 분위기들이 조금씩 걷히고, 해빙 무드가 확산되고 있다.

인텔(Intel)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양상이다. 비관론자들도 그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호재는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흥청망청 소비에 탐닉하며 부의 효과를 즐기던 미국 국민들은 저축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빚을 조금씩 털어내면서 가계 재정의 건전성도 호전되고 있다.

바톤 빅스는 이러한 변화를 누구보다 일찍, 비교적 정확히 예측했다. 그가 미국 경제의 흐름을 정확히 내다본 배경에는 ‘폭넓은 지식’을 빼놓을 수 없다.

바톤 빅스는 역사, 전쟁사, 금융사를 두루 공부하며 전쟁과 금융 위기의 함수관계를 통찰한 ‘르네상스형’ 투자 전략가다.

그는 금융 위기의 프레임으로 1, 2차 세계대전을 분석해온 ‘하이브리드(Hybrid)형’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정확한 경제 예측을 하는 배경은 지난 30년 간의 실전투자경험도 빼놓을 수 없다.

금융 분야 한 우물을 파온 이 투자 전략가는 레이건 시대의 신자유주의, 클린턴 행정부의 등장,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부상과 몰락, 러시아의 채무 불이행 선언과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파산, 기술주의 광풍과 거품의 붕괴 등을 두루 경험한 백전노장이다.

그는 역사는 주식. 채권을 비롯한 주요 재테크 수단을 맹신한 부자들의 수난사였으며, 군중 심리가 적나라하게 분출되는 광기와 비이성의 장이었다고 지적한다.

두 차례 세계 대전이 선진국에서 발발한 뒤 주변 국가로 급속히 전염돼 나갔으며, 부의 지도를 일거에 재편했다.

독일의 전격전에 우왕좌왕하며 패닉 상태로 빠져들던 프랑스 국민들, 그들을 사로잡던 비이성적인 군중 심리 등은 모두 재작년 금융 위기의 데자뷔이다. 위기는 바람처럼 퍼져나가며 부의 지도를 재편한다.


20세기를 되돌아보면 주식이나 채권은 대체적으로 부의 유지에 유용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패전국의 국민들은 자신들의 선택에 고통스러운 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부동산이나 금을 비롯한 현물의 보유는 때로는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나은 점이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았어요. 투자자들이 역사를 더 잘 알수록, 그들의 선택도 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프랑스 국민·리더들의 패착이 반면교사
바톤 빅스는 2차 세계 대전의 당사국인 프랑스를 자주 인용한다. 당시 유럽에는 불온한 기운이 떠돌았고, 프랑스는 철의 요새인 마지노선을 구축했다.

독일군은 마지노선을 우회했다. 구데리안, 롬멜 등 뛰어난 장군들이 프랑스를 점령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한 달여.

프랑스 정부가 발행한 국채는 곧 휴지가 돼버렸다. 전쟁은 이 나라 부자들이 평생 땀 흘리며 구축한 부를 한순간에 지워버렸다. 바톤 빅스는 그 결과가 재앙에 가까웠다고 강조한다. 이 나라 기업들의 주식과 정부가 발행한 채권은 ‘휴지 취급’을 받았다.

전쟁은 유럽 대륙 부의 지도를 다시 그렸다. 2차 세계대전은 평생 땀 흘리며 모은 막대한 부가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을 지켜본 투자자들의 수난사다. 독일군에 장비를 공급한 르노 등이 수혜 기업이었을 뿐이다.

동쪽으로 총부리를 돌린 히틀러의 제국군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슬라브 민족 거주 지역을 순식간에 휩쓸었다. 그들은 전차와 보병, 항공기의 유기적인 협조를 특징으로 하는 기동전을 전술 운용의 핵으로 활용했다.

프랑스의 패배는 대안상품의 득세를 부른다. 금이나 은을 비롯한 귀금속, 시골의 농장을 보유한 이들이 신 부유층으로 부상했다. 바톤 빅스는 전쟁이나 금융 위기는 주식이나 채권 등의 폭락을 부른다고 지적한다.

전쟁은 예측을 비웃는 위기의 본질도 가늠하게 한다. 나폴레옹이 엘바 섬을 탈출할 것으로 내다본 이들은 거의 없었다. 부동산발 금융 위기나, 롱텀캐티펄 매니지먼트의 붕괴, 러시아 정부의 채무불이행선언을 내다본 금융 전문가들도 드물었다.

나폴레옹은 유럽의 왕정복고 체제를 다시 혼란 속으로 밀어 넣었고, 영국은 다시 전화에 휩싸였다. 웰링턴의 전쟁 승리는 영국의 국채를 사들인 로스차일드 가문에게 막대한 이득을 안겨준다. 엘바 섬을 탈출한 전쟁 영웅에 고무된 이들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노무라, 게이샤에 집착하다
“전문가들은 늘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화제로 삼습니다. 그들은 벤처 버블이나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고통을 겪고 나서야 이러한 생각이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점을 깨닫곤 합니다.”

16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열풍, 20세기 초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 밀레니엄 시대의 정보통신 기술주들은 이러한 점을 일깨워주는 반면교사의 사례다.

행간을 읽어야 진실이 보인다는 바톤 빅스는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에 직면한 일본의 현실을 실례로 든다.

일본은 미드웨이 해전의 패배로 태평양의 제해권을 상실하며 몰락의 길로 접어들지만 군부가 통제하는 언론은 연일 승전보를 울려댄다.

일본 정부가 발행한 국채가 여전히 팔려나간 배경이다. 하지만 전투에 나선 장군들이 사라져버린 사실을 파악한 회사가 있었다.

바로 지난 1997년 한국 경제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는 보고서로 금융 위기의 도래를 알린 노무라증권이 그 주인공이다. 노무라증권은 당시 미드웨이 해전에 참전한 장군들의 단골 기생인 ‘게이샤’들로부터 이 정보를 파악해 발 빠르게 대응한다.

이 금융회사는 일본 정부가 발행한 국채는 모두 팔아버리고 미 맥아더 전시사령부가 패전국 일본에서 육성하게 될 민간 기업 투자 지분을 늘렸다.

바톤 빅스는 행간에 감추어진 진실을 파악하고, 대중에 부화뇌동하지 않는 것이 투자의 요체라고 강조한다.

정부는 늘 전쟁이나, 금융 위기 관련 정보를 통제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군부 또한 2차 세계대전 중 작은 승리를 부풀렸고, 패배는 가급적 감추었다.

지난해 대한민국 정부가 금융가의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입단속에 나선 배경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바톤 빅스는 증시에서 앞으로 닥쳐올 변화의 조짐을 읽고, 자신의 주변에서 증시의 향후 움직임을 읽으라고 조언한다. 금융 위기는 10년 주기로 되풀이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 위기는 동시대의 가장 인기있는 투자 수단을 망가뜨린다.

그가 모건 스탠리의 아시아 투자 펀드 청산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도 이러한 원칙에 충실한 결과였다.

지난 2003년, 모건스탠리는 투자 손실을 기록 중인 ‘아시아 펀드’ 운용을 중단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일본 시장에 주로 투자하던 이 펀드의 원금이 형편없이 쪼그라들자 회사 측은 이 펀드를 청산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바톤 빅스는 당시 이 결정에 반대한다.


시류에 부화뇌동하는 것은 금물
“아시아에는 여전히 내재가치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산이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저는 펀드를 굳이 청산하지 않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바꿔 투자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고 보았어요.

아시아 시장에 공포심을 느끼는 때가 바로 투자에 나설 적기였어요(Hedge Hogging 중에서)“

모건스탠리는 바톤 빅스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고, 그는 딘 위터스(Dean Witters)와 합병 직후 회사를 떠났다. 경제 사가이자, 투자전략가의 혜안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그가 작년 1월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예견한 것도 이러한 통찰력을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 바톤 빅스의 예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는 미국 경제와 증시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라고 진단한다. 앞으로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는 게 이 투자전문가의 예측이다.

중국 증시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편다. 그는 자신의 투자 성공 노하우로 역사 공부를 강조했다.

“20세기를 되돌아보면 주식이나 채권은 대체적으로 부의 유지에 유용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패전국의 국민들은 자신들의 선택에 고통스러운 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부동산이나 금을 비롯한 현물의 보유는 때로는 주식이나 채권에 비해 나은 점이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았어요. 투자자들이 역사를 더 잘 알수록, 그들의 선택도 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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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토마스 벤츠 애널리스트 인터뷰 - 오펙 증산 능력 한계… 유가 150달러 넘어갈 듯 -

 
취 재 =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토마스 벤츠의 고유가 코멘트   

                                                             
■ 중국은 석유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요. 국제 유가가 고공비행을 해도 소비가 줄지 않는 것은 바로 이때문이지요.

 

■ 국제사회의 친환경 편집증이 현재로서는 오히려 유가를 지속적으로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유가가 춤을 추고 있다. 지칠 줄 모르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달러 약세는 유가 상승의 자양분이다. 수급 불안은 상승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저가 항공사들은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아시아나 항공은 적자 노선의 폐쇄를 고려하고 있다. ‘유가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유가 분석, 한 우물을 판지 올해로 꼭 30년. 이 정도면 눈을 감고도 유가 흐름을 내다볼 수 있지 않을까. 지난달 17일 오후 3시(현지 시각), 뉴욕 월스트리트 7번가. 프랑스에 본사를 둔 세계 5대 투자 은행인 BNP파리바 뉴욕 지점의 토마스 벤츠(Thomas Bentz)는 예리했다.


월스트리트 저널,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미국과 영국의 유력 언론에 단골로 등장하는 그는 한국전에 참전한 아버지를 둔 베테랑 애널리스트이다. ‘세븐 시스터즈’로 불리는 세계 정유산업의 큰 손들을 대리해 유가 전망과 더불어 원유 옵션(option)이나 선물(future) 상품을 거래한다.


토마스 벤츠는 이날 손수 직접 그린 차트를 짚어가며 유가 흐름과 동향, 그리고 변수 등을 설명해 나갔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유가와 관련해선 “국제유가의 상승세는 근본적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데 따른 문제”라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수준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정제시설(refinery) 사고로 칠레에 디젤 물량을 공급하지 못한 에쓰오일의 사례는, 리스크 관리가 얼마나 중요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한국기업들은 옵션이나 선물을 통한 위험 분산 역량을 지금보다 더욱 키워 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토마스 벤츠’라는 이름이 한국의 주요 언론에 요즘 자주 등장하고 있는 걸 알고 있습니까.


Ans) 지난 15~16년 동안 세계 주요 신문, 뉴스 채널에 출연하고 글도 기고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해왔어요. 아시아 권에서 발행되는 언론도 예외는 아닙니다. 제 예측이 자주 실리다 보니 이름이 많이 알려지게 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온 기자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뉴욕 밖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니 정말 즐겁습니다.


▶ 이 분야에서 근무한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유가 예측과 더불어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Ans) 한 우물만을 판지도 벌써 30년이 훌쩍 지났네요. 제 청춘이 다 지나버렸어요.(웃음) 제 고객사들이 주로 석유 회사들입니다. 이들을 상대로 유가 흐름을 분석하는 업무를 하죠. 그리고 유가 급등락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옵션이나 선물 상품을 거래하는 일도 담당하고 있어요.


▶ 블룸버그나, 월스트리트저널이 요즘 당신에게 던지는 질문은 어떤 내용인가요. 유가의 향방을 묻습니까.


Ans) 당신이 궁금해 하는 내용과 똑같습니다. (웃음)


▶ 유가가 고공비행을 거듭하면서 120달러 선을 위협하고 있어요. 왜 이렇게 오르는 거죠.


Ans) 유가가 왜 이렇게 오르는 지 그 원인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는 없습니다. 아마도 신만이 그 배경을 알고 있지 않을까요. 전문가들은 몇 가지 유가 급등 요인을 다만 추정해 볼뿐입니다.


▶ 뉴욕 상품거래소의 트레이더인 ‘레이몬드 카본’은 수급불균형을 유가 급등의 원인으로 꼽더군요.


Ans) 혹시 조지 소로스와 더불어 퀀텀 펀드를 창업한 ‘짐 로저스’를 알고 있나요? 그가 이른바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흥 시장의 가파른 성장으로 에너지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른바 상품(commodity) 시장이 호황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 수년전이었어요. 그가 왜 이런 예측을 했다고 보나요?


▶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아랍지역의 공급물량이 줄 것으로 내다보았기 때문인가요.


Ans) 3~4년쯤 전입니다. 당시 석유수출국기구가 생산 물량을 감산했습니다. 수요는 가파른 속도로 늘고 있었지만, 오펙은 과거와 달리 수급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더는 보여주지 못했어요. 두려움(fear)이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빠른 속도로 전염돼 나가는 계기가 됐죠.


▶ 이런 불안감이 옵션이나 선물거래의 급증과 더불어 국제 유가 상승을 주도했다는 건가요.


Ans) 오펙(OPEC)은 지금까지 유가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처해왔어요. 완충 작용을 해왔지만, 앞으로 이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빠른 속도로 확산된거죠. 당시 시장 참가자들의 대응은 명확했습니다. 에너지 선물(future)이나 옵션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는 일이었습니다.


수급 불균형에 대한 불안감이 선물이나 옵션 거래를 늘렸고, 이는 다시 유가를 밀어 올렸습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렇게 생각한 거죠. 당시에도 오펙이 수요를 따라가기가 급급한 상황인데, 만약 정유관(pipeline)이 터지거나, 중동지역에서 소요(disruption)라도 일어날 경우 어떻게 되겠는가는 우려를 한 겁니다.


▶ 뉴욕에는 유로화 강세로 구매력이 커진 유럽인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달러 약세도 유가 급등에 한몫을 하고 있죠


Ans) 더욱 우려할만한 점은 달러화가 어느 선까지 추락할지를 모른다는 것이죠. 유로화는 하루가 다르게 세를 넓혀가고 있지 않습니까. 달러 약세는 유가 급등의 방아쇠 역할을 하고 있어요. 달러가 떨어지니 상품 선물을 구입해 위험을 회피하는 거죠.


(차트를 기자에게 보여주며) 이 차트를 한번 보세요. 달러와 유로화의 움직임이, 달러와 국제 유가의 움직임과 매우 닮아 있지 않습니까.


▶ 중국 증시가 요즘 썩 좋은 상황은 아니지 않나요. 유류 소비가 감소할 가능성은 없나요.


Ans) 중국은 석유에 보조금(subsidy)을 지급하고 있어요. 국제유가가 고공비행을 해도 소비가 줄지 않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입니다. 이들 국가에서는 가격 기구가 제대로 작동을 못하고 있는 겁니다. 보조금을 줄여야 사람들이 가격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될텐데 말이죠.


▶ 지난 2003년 걸프 전쟁이 국제 유가의 흐름을 상승세로 돌려놓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Ans) 그럴듯한 설명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아니라고 봅니다. 전쟁이 터진 후에도 200만 배럴 가량의 이라크산 석유가 꾸준히 시장에 풀리고 있었거든요. 전쟁 발발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이라크전이 국제유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는 목소리가 타당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 미국의 대대적인 폭격으로 오일 송유관이 파괴되면서 공급이 감소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Ans) 이라크 쪽에서 나오는 정보들은 신빙성이 매우 떨어지는 편입니다. 공급 문제에 관한 한 (as long as supply go), 이라크는 (위에서 지적한대로) 지금까지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 아랍계 분석 기관이 최근 국제 유가가 15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어요. 동의하시나요.


Ans) 유가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트렌드는 분명 수급부족에 따른 유가상승입니다. 가격이 오른 다는 점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price could go) 중요한 것은 인상 폭이겠지요. 100달러를 돌파한 지는 상당히 지났으며, 더는 100달러 돌파 여부를 묻는 이들은 없습니다.(100dollar is not the part of the ▶ uestion)


저는 유가가 장기적으로(longer-term) 150달러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지점을 통과한 뒤 단기적으로 조정 과정을 거치며 90달러 선으로 다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 근거가 무엇인가요.


Ans) 3~4년 전 시장 참가자들은 오펙의 무력함에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원유 수요가 가파른 속도로 늘어났지만, 오펙이 공급을 늘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상황은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에너지 선물(future)이나 옵션 중계회사들이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호황을 맞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 아니겠습니까.


▶ 유가가 150달러로 치닫고 있는 이런 상황을 ‘위기(crisis)’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Ans) 20년 전에 같은 질문을 던졌으면 답변은 물론 ‘그렇다’가 되겠죠. 기업들은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유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세계경제는 여전히 팽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달할 경우 소비자들이 여전히 대형차를 선호하고, 외식을 하게 될지 그 정확한 파급 효과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미국 경제의 침체가 변수가 되지는 않을까요. 뉴욕에서도 이른바 리세션 논쟁이 치열하지 않습니까.


Ans) 북경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뉴욕에 허리케인이 닥칠 수 있다고 하죠. 거꾸로 미국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면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작지 않겠죠. 미국의 가솔린 소비량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징후로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Demand for gasole start to decline.)


트럭회사, 항공사 등이 이미 영향을 받고 있어요. 하지만 중국이나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요. 미국의 부진을 신흥시장이 채우고 있는 셈입니다.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입니다. 세계 경제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징후를 어디에서도 엿보기 어렵습니다.


▶ 글로벌 기업들은 대체에너지 산업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습니다. 유가 흐름에 변수가 되지는 않을까요.


Ans) 환경은 요즘 사람들을 지배하는 도그마가 되고 있어요. 모든 사람들이 사로잡혀 있습니다.(Everyone is tryng to be green.) 하지만 국제 사회의 친환경 편집증이 현재로서는 오히려 유가를 지속적으로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에탄올의 원료로 쓰이는 옥수수나, 콩, 밀가격 등이 큰 폭으로 뛰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비슷한 사례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디젤 수요가 커지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요.


▶ 유럽이나 미국은 물론, 한국과 FTA를 체결한 칠레에서도 디젤 수요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하죠.


Ans) 디젤을 수출하고 있는 한국의 에쓰오일을 볼까요. 이 회사 정제시설(refinery)에서 몇 주 전에 사고(mishap)가 있었죠. (In Korea, s-oil, one of their refinery had a mishap few week ago)


칠레에 디젤을 수출할 예정이었습니다만, 이 사고로 이 물량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칠레는 여전히 이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유럽이나 미국에서 대체품을 찾았어요. 한국에서 발생한 사고가 칠레, 그리고 미국에 영향을 준 셈이죠.


▶ 한국의 한 군사전문가는 이미 3년 전에 100달러 돌파를 예측해 화제를 불러모은 적이 있어요.


Ans) 3년 전 유가 움직임을 다룬 차트를 한번 보세요. 당시 굉장히 강한 가격 상승세(strong uptrend)를 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 이러한 가격 상승세를 추동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일은 어렵습니다.(It is hard to say what cause it.) 하지만 당시 오펙이 생산량을 감산하고 있었고, 원유 소비는 큰 폭으로 늘고 있었어요.


▶ 유가를 결정짓는 변수들이 적지 않습니다. 유가 동향을 예측할 때 주로 어떤 점들을 감안합니까.


Ans) 에너지 회사들이 제 주요 고객입니다. 수급 현황을 비롯한 업계 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습니다. 차트를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입니다. 큰 트렌드를 파악하고, 여기에 맞서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I have reason not to stay from away trend) 단순해 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원칙입니다.


▶ 한국에도 석유 메이저 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는데요. 혹시 고객사가 있나요.


Ans) 아직까지는 고객사가 없어 한국에 가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 팬들이 많다고 하니, 기회가 오면 꼭 가보고 싶습니다. 한국은 제게는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나라입니다. 제가 사춘기일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한국 전쟁에 참전하신 퇴역 군인이셨거든요. 당시 경험을 제게 많이 얘기해주셨습니다.


▶ 한국 기업들의 활동 무대가 아시아는 물론 유럽, 남미 등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고유가시대에 특히 어떤 점을 조심해야 할까요.


Ans) 아시아에서 일어난 사건이 바로 북미나 유럽에 영향을 미치고, 거꾸로 미국이나 북유럽의 사건이 아시아를 뒤흔드는 변수가 되기도 합니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수단을 적절히 운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통화(currency)나 상품(commodity) 등의 급등락에 따른 위험을 ‘헤지’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에쓰오일 사태는 세계가 하나로 연결돼 있음을 무엇보다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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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백인 거지 팻말 들고 한 푼 호소 - 자원전쟁에 신음하는 뉴욕 -
 

취재 =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1. 지난달 15일 오후 6시, 뉴욕 맨하튼 32번가에 위치한 한인 타운 초입에 위치한 감미옥. 설렁탕, 육개장을 비롯한 한국 전통 음식으로 뉴요커들은 물론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인 타운의 대표선수 격이다. 국적이 궁금해서였을까. 일본인 여성 관광객 두 명이 기자의 대화에 귀를 기울인다. 식사 초기 빈자리가 숭숭 눈에 띄었지만, 30분 가량이 지나자 카메라와 캠코더를 든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식당 안으로 우르르 몰려왔다 나가기를 반복한다. 아시아인들이 주로 앉아있는 매장의 분위기가 맘에 안 들었는지 다시 밖으로 나가는 이들도 눈에 띈다. 뉴욕 맨하탄의 한인 타운은 요즘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색적인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포장마차형 주점이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고 있는 이곳에서 밀, 쌀, 옥수수를 비롯한 곡물이나 기름값 인상의 후폭풍을 여간해서는 피부로 느끼기는 어려웠다.


#2. 같은 날 오후 3시, 뉴욕 맨하튼 브로드웨이에 있는 ‘갭’의 중저가 브랜드인 ‘올드 네이비(old navy)’ 매장. 창고형 매장인 이곳은 아동복을 비롯한 의류 제품을 층마다 가득 쌓아놓은 채 판매하고 있었다. 월마트나 코스트코를 비롯한 대형할인점의 매장 구성 방식을 떠올리게 하는 내부 전경이 눈길을 끈다. 매장에 비치된 ‘대형 카트’를 밀고 다니며 물건을 고를 수 있으며, 각층마다 카운터에 열명 가까운 직원들이 고객들의 계산을 돕는다. 대형 매장은 피부 색깔이 제각각인 관광객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이 매장에서 불과 5분 거리에 한국인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포레버21’이 있다. 독특한 디자인에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에 대한 입소문이 나서인지 이 매장 역시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아메리칸 걸스’의 쇼핑 봉투를 들고 막 들어선 벽안의 모녀 역시 뉴욕스타일의 쉬크(sheek. 세련된)한 의류를 쳐다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미디어에서는 경기 침체 논쟁이 넘쳤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고문이기도 한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를 비롯한 오피니언 리더들이 CNN을 비롯한 뉴스 채널에 등장해 경기 진단과 더불어 부시 행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으며, 지난 1분기 천문학적인 적자를 입은 씨티그룹의 대규모 감원소식도 전파를 탔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불리는 뉴욕 맨하튼의 중심가는 여전히 활력이 넘쳤다. 유가, 곡물가가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쓰나미’처럼 월가를 덮쳤지만 리세션(recession. 경기 침체)의 징후를 포착하기는 어려웠다.

 

□ 몰려드는 관광객이 경기 지탱


백화점인 ‘메이시(Macy)’ ‘스테이플스(Staples)’ ‘갭(Gap)’ ‘빅토리아시크릿(Victoria Secret)’은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명품 할인 매장인 ‘센츄리 21(Century 21)’도 마치 ‘도때기 시장’을 방불케 했다. 전철역에서 ‘베사메 무초’를 열창하는 히스패닉의 노랫 가락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는 젊은 여성들, 그리고 뉴욕의 명물인 말탄 경찰관의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로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유가 급등이나, 곡물가 상승이 심각하긴 하죠. 하지만 뉴욕 맨하튼은 사실 경기 침체의 징후를 파악하기에 적절한 장소는 아닙니다. 요즘 달러 약세로 유럽, 아시아의 관광객들이 밀려들고 있거든요.” 세계 5대 은행인 BNP파리바 뉴욕 지점의 유일한 한국인 직원인 옥큰별(35) 씨.


“경기 침체라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너털 웃음을 짓는다. 초등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이 프랑스계 은행에 입사한 애널리스트인 그는 유로화 강세로 구매력이 높아진 유럽인들로 요즘 “뉴욕은 만원”이라고 귀띔한다.


지난 80년대 미국의 자존심인 록펠러 센터를 매입하며 “욱일승천(旭日昇天)”의 기세를 자랑하던 일본 기업의 빈자리를 유럽 기업들이 채우고 있다고. 다만, 금융권은 찬바람이 쌩쌩 도는 편이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계 은행들이 직원들을 대규모로 자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곡물 가격 인상의 여파로 아이티를 비롯한 빈국에서 폭동이 발발하고, 태국이 쌀 수입을 잠정 중단했다는 보도가 잇달았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오전, 뉴욕의 일상은 분주했고, ‘리세션’의 징후를 엿보기는 어려웠다.


국제 유가의 고공비행, 그리고 금이나 백금, 곡물의 가파른 가격상승을 ‘호재’로 여기는 전문직들도 적지 않았다. 패러마운트 옵션(Paramount Option)에서 근무하고 있는 ‘레이몬드 카본(Raymond Carbone)’ 트레이더가 대표적인 실례이다.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고객사들을 상대로 유가 선물을 거래하는 그는 요즘 이 시장이 매우 뜨겁다고 전한다. “유가 선물이나 옵션의 변동 폭이 높아 리스크는 과거보다 치솟았지만, 큰 돈을 손에 쥘 수 있는 기회 또한 비례해서 커지고 있다”고 기자에게 털어놓았다.


흥미로운 점은 월스트리트에서도 빈익빈 부익부가 두드러진 것. 씨티그룹을 비롯한 미국계 금융회사들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직원들을 대량 해고한 반면, 보수적인 운용원칙으로 유명한 BNP파리바 등 프랑스계 금융회사들은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


“미국계 금융기관에서 해고된 인력들을 프랑스계 금융기관들이 다시 채용하고 있다”는 게 옥큰별 씨의 전언이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의 브론즈 황소 상 앞에서 자신의 사진 촬영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아시아와 유럽의 관광객들, 그리고 갭이나, 바나나 리퍼블릭, 메이시 매장은 뉴욕 경기 상황의 ‘바로미터’였다.


잘 빠진 몸에 핫팬티 한 장을 달랑 걸친 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한 남자는 캠코더를 대자 더욱 목청을 높인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운영하는 ‘뉴스코퍼레이션’ 건물 1층에는 좌우로 헤드라인이 흐르는 가운데 계열 언론사인 폭스채널의 한 여기자가 리포트를 준비하고 있다.


“일자리를 잃어 오랫동안 먹지를 못했습니다” 뉴욕 속에는 또 다른 뉴욕이 있다. 오후 2시, 맨하튼의 24번가. 한 백인 남자가 도움을 호소하는 팻말을 들고 애처롭게 앉아 있다. 40대 정도로 보이는 이 남자는 카메라를 들이대니, 수치심을 느끼는 지 바로 팻말을 내린다.

 


□ 대체에너지 개발에 옥수수 농지값 급등


그리고 기자 일행을 휑한 시선으로 노려본다. 상가 뒤로 돌아가 다시 접근해 촬영을 시도해 봐도 반응은 매번 같았다. 뉴욕에는 이른바 ‘워킹 푸어(Working Poor)’ 계층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 도시 거주민들 중 55만 명이 바로 이러한 워킹 푸어 계층이다.(출처: Schuyler Center)


치솟는 식료품 가격은 이들에게는 치명적이다. CNN에 따르면 이 남자처럼 구걸을 하거나, 아니면 보호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뉴요커들 사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어느 때보다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 뉴욕에 본사가 있는 ‘슐러 센터(Schuyler Center)’ 측의 설명이다.


이들 계층은 어린 자녀를 돌보고 임대료를 내기에 역부족이다. 장시간을 높은 노동 강도로 일을 하고 있지만, 현 소득만으로는 각종 공과금, 식료품, 임대료를 내기에도 빠듯하다는 것. 요즘 큰 폭으로 뛰고 있는 생필품 값은 이들의 주름살을 더하고 있다.


체감 물가가 치솟고 있는 것이 부담거리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40달러 정도를 들고 나가면 그럭저럭 장을 볼만했는데요. 요즘은 원자재 가격이 치솟다 보니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식료품이 많지가 않습니다.” 중학교 3학년을 마치고 구소련의 키르기스스탄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지금은 미국의 한 신학 대학을 다니고 있는 유학생 배인구(28)씨의 전언이다.


옥수수나 밀 가격의 상승은 가계의 살림살이에 주름살을 드리는 골칫거리다. 뉴욕 도심에서 지하철로 30분 정도 거리인 퀸즈나, 한인들이 주로 몰려 사는 플러싱에만 가도 유가 급등이나, 곡물가 상승의 여파를 감지할 수 있다. 퀸즈의 우드사이드에는 아침부터 하염없이 자신들을 채용해 줄 고용주를 기다리는 히스패닉들을 볼 수 있다.


곡물가 급등에 따른 웃지 못할 진풍경도 펼쳐지고 있다. 뉴욕 교외의 옥수수 재배 농지가 최근 20% 이상 큰 폭으로 치솟았다는 것이 현지 부동산 업자들의 전언이다. 한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땅이었으나, 대체 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에탄올의 원료인 옥수수를 사들이면서 덩달아 농지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


비영리단체인 EDF(Environmental Defense Fund)의 마샤 아르노프 박사는 “미 정부의 대체에너지 업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옥수수 특수는 물론 아마존의 황폐화까지 불러왔다 ”고 지적한다.
 

맨하튼의 차이나 타운이 빠른 속도로 뉴욕에서 세를 넓혀가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이 진기한 물건을 찾기 위해 이곳에 몰리는 데다, 생필품값 인상으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는 뉴요커들이 알뜰 쇼핑 차원에서 이 지역을 자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오전, 뉴욕 맨하튼의 차이나타운에서는 심지어 라면도 한인타운보다 더욱 싼 값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대단한 위세를 자랑하던 ‘이탈리아타운’을 이제는 한구석으로 완전히 밀어냈다. 뉴욕의 중국인들은 유가·곡물가 급등의 호기를 뉴욕상권에 대한 영향력을 넓히는 호기로 활용하고 있었다.

한국금융산업에 후유증 낳아…외환은행 매각 등 제약요인으로 작용

금융사 회장들 ‘볼커룰’에 촉각

2010년 04월 27일 09시 50분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금융 산업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민주당 정부가 내세운 선봉장은 폴 볼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전 의장. 그가 들고 나온 ‘볼커룰(Volcker Rule)’이 요즘 미 정가는 물론 우리나라 금융가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볼커룰’은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은행규제방안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1970년대, 미국을 태워버릴 기세였던 인플레이션의 불길을 끈 경제 소방수인 폴 볼커는 자타가 공인하는 노련한 경제전문가이다.

존 F. 케네디와 린든 존슨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행정부의 온정주의적 복지노선이 초래한 스태그플레이션의 망령을 잠재운 승부사이다.

레이건 행정부와 알력을 빚다가 결국 공화당 소속의 ‘그린스펀’에게 연준의 의장직을 물려준 뒤 잊혀져가던 이 거물 정책 전문가가 금융시스템 개혁에 팔을 걷어 부치며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 금융산업 지도를 뒤흔들 수 있는 강력한 규제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볼커룰은 정치적 타협을 배격하고 늘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해 온 이 원칙주의자의 작품답게 파격적 내용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시장점유율 10%를 넘기는 매머드급 인수합병(M&A)을 불허한 대목이 눈에 띈다. 은행 지주회사 내 모든 계열사의 트레이딩 계정 거래와 더불어 헤지·사모펀드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고객의 예금을 투자 위험이 높은 금융 상품에 투입하는 것도 불허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이 금융 규제안의 두 가지 큰 축은 바로 ‘은행 개혁’과 ‘투기 규제’다.
재작년 금융 위기를 부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고질적 병폐에 대한 반성이 그 출발점이다.

성장 지상주의에 사로잡힌 주요 은행들은 ‘대규모 차입(leverage)’을 일으켜 투자 위험이 높은 금융 상품을 사들였으며, 개인들도 집을 담보로 대출 받아 흥청망청 돈을 쓰는 등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 행태로 ‘부의 효과’를 한껏 즐겼다.

금융 회사의 매머드급 인수합병(M&A) 붐은 위기를 인접 분야로 실어 날랐다.
과잉 유동성도 도마에 올랐다. 금융권은 대출 채권을 ‘페니메’나 모기지 회사들에 매각해 회수한 유동성을 밑천으로 다시 담보 대출을 하며 위기를 부채질했다.

볼커룰은 미 금융시스템에 내재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1929년 대공황 직후 피폐해진 미국 사회의 금융시스템을 닦고 조인 ‘글래스 스티걸’ 법안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한국정부 각국에 미칠 파급 효과에 주목
국내 금융회사의 최고 경영자들은 ‘볼커안’의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수장들이 내달 초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재무장관 회담도 볼커룰을 비롯한 미 오바마 행정부 금융규제안의 파고를 저울질할 치열한 정보전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볼커룰은 금융회사의 시장성 수신에 세금을 부과하는 오바마 택스(Obama Tax)와 더불어 대한민국을 비롯한 국내 금융사 최고경영자들의 전략적 행동 반경을 위축시킬 개연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해외 자본의 흐름이라는 것이 해외에 기반을 둔 다국적 은행들의 신용을 공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금융규제안이 미국에만 발효된다면 그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김경수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장은 볼커룰로 대표되는 금융규제안이 미국은 물론 대한민국을 비롯한 각국에 미칠 파급 효과에 주목한다.

서 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도 “미국 정부는 볼커룰의 국제적 도입을 주장하고 있으며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은 이러한 주장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지난 1990년대 이후 밀접하게 맞물리며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어서, 한 국가의 금융시스템을 뜯어고치는 것만으로 뿌리 깊은 문제를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 측의 논리다.

유럽의 변방 국가인 아일랜드에서 터진 화산 사태가 유럽 전역의 항공 운항을 얼어붙게 만든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것이다. 물론 볼커룰이 미 의회를 원안대로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그 후폭풍은 매우 클 것으로 관측된다.

‘볼커룰의 인수합병(M&A) 10%규정’은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외환은행, 산업은행을 비롯한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들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한 ‘메가뱅크’시나리오도 뒤흔들 잠재력이 있다.

더 큰 문제는 볼커룰이 미국, 유럽의 금융회사들이 헤게모니를 쥔 국제 금융시장의 질서를 영속화하는 ‘트로이의 목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주요 금융 회사의 수장들이 미국에서 불어오는 규제 강화 움직임에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아 직 덩지도 키우고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해야 하는 후발주자들의 손발을 결과적으로 묶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대 한민국 금융권의 대표주자들은 글로벌 금융사들에 비해 규모의 경제를 꾀하기에 덩치가 아직 작다. 소비자 리서치 역량도 한수 아래다.

지역별 시장 포트폴리오도 일부 국가에 치우쳐 있다. 유럽의 은행들은 유럽연합은 물론 식민지이던 아프리카에 탄탄한 거점을 확보하고 있으며, 산탄데르를 비롯한 스페인 국적의 은행 또한 타깃 고객인 ‘히스패닉’들을 꿰뚫고 있다.

최 근 수장들이 일제히 연임에 성공하며 글로벌 금융회사 도약의 깃발을 내건 국내 금융회사들로서는 위기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미 국·유럽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이 지구촌의 온난화 현상에 제동을 걸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 의무를 강제하자, 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 등 후발 주자들이 ‘불공정성’을 이유로 강력히 반발해온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김경수 한국은행 금융연구원장은 “우리(금융회사들)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단계다. 위험을 줄이겠다는 것이 (특정국가) 금융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며 최근 규제 강화의 흐름을 경계했다.


G20, 볼커룰 파장 가늠할 주요 무대
폴 볼커는 레이건 행정부에서 중앙은행 총재직을 수행하며 숱한 갈등을 겪었다. 전방위적인 금리 인하 압박을 물리치는 일은 그로서도 버거웠다.

소속 정당인 민주당의 의원들도 그를 혐오하기는 매 한가지였다. 같은 민주당원인 그가 고금리 정책을 줄기차게 고수하며 결국 카터 당시 대통령의 재집권 시나리오를 허물어뜨렸다는 비판도 늘 따라다녔다.

절치부심의 세월을 보낸 폴 볼커가 다시 시장의 전면으로 부상하는 데는 오랜 세월이 소요됐다. 그린스펀이 미국 거품경제의 주범으로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이 경제학자에게는 1990년대 미국 경제 호황의 터전을 닦은 ‘마에스트로라’는 상찬도 따라다닌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이번 금융개혁안은 이처럼 소신이 뚜렷하며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경제 전문가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결코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도 꼬리를 문다.

이 런 점에서 이번 G20 정상회담은 미국의 금융규제안을 둘러싸고 국가 간 첨예한 이해가 부딪치는 주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산 업은행은 지난 2월 태국 7위권 은행인 시암시티은행(SGIB) 인수를 추진했다가 볼커룰 문제가 제기되면서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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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號 금융 개혁의 선봉에 서다



2010년 05월 04일 0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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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커룰’에 금융계 수장들 바짝 긴장…금융산업 재편 시나리오 무성


1980년 미국 남부 조지아주 플레인스. 4년 간의 워싱턴 정가 생활을 끝내고 고향집으로 돌아온 지미 카터는 침대에 그대로 쓰러져 잠을 청했다.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조약인 캠프데이비드협정을 이끌어낸 주인공. 탈규제를 주도한 그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가였다. 무명 영화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은 이 모든 것을 순식간에 허물어뜨렸다.

그는 선거에서 패해 고향으로 돌아온 뒤 느낀 절망감을 훗날 회고한 바 있다. “마치 인생이 끝나버린 것 같았다”는 것. 워싱턴 정가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던 ‘카터’의 뇌리에서는 한 인물의 모습이 떠나지 않았다.

바로 그가 직접 발탁한 폴 볼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었다. 이 고집 센 인물은 카터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원들의 애증의 대상이었다.

카터의 재선 가도에 먹구름을 몰고 온 인물이 바로 이 경제전문가였다. 그가 줄기차게 추진한 ‘고금리 정책’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이반시켰다. 지미 카터 대통령이 폴 볼커를 미국 중앙은행인 FRB의 수장에 선임한 때가 바로 미국 대선 한 해 전인 1979년이었다.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은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미국의 선거는 전통적으로 ‘경제 이슈’가 표심의 향방을 좌우하는 심판의 무대였기 때문이다. 카터 대통령은 캠프데이비드 협정을 비롯한 외교안보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뒀지만, 경제 성적표는 낙제점이었다.

미국은 여전히 막대한 전쟁 비용이 투입된 베트남전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중동 국가들의 자원 민족주의는 카터 행정부의 위기를 부른 판도라의 상자였다.

주요 산유국들은 석유 값을 하루 아침에 3배씩 인상했고, 미 정부가 찍어낸 달러는 중동 국가들로 흘러들었다. 산유국들은 다시 이 달러를 유럽이나 자국에 위치한 미국 은행의 지점에 예치했다. 이 돈은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으로 풀려나갔다.

이 돈은 다시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으로 유입됐다. 풍부한 유동성은 고삐 풀린 말처럼 미국 전역을 훑고 다니며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 1979년 미국의 물가는 한 해에 두 자리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에서는 미국인들의 곡소리가 울려 퍼졌다.

고삐 풀린 달러는 화마와 같이 미 유권자들의 분노에 불을 붙였다. 미국을 태워버릴 듯 한 기세의 인플레이션을 진압할 경제 소방수로 발탁된 인물이 폴 볼커 뉴욕 FRB 의장이었다.


카터의 재선을 좌절시키다
케인즈학파 소속의 경제학자들은 ‘경기 침체’와 ‘물가 인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무력했다. 그들은 새로운 경제 현상 앞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밀턴 프리드먼을 대표로 하는 통화주의학파도 대공황의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카터 대통령이 폴 볼커를 FRB의 신임 의장으로 인선한 배경으로 다음해 대통령 선거를 감안한 참모들의 심모원려(深謀遠慮)가 한몫을 했다.


민주당의 선거 참모들은 이 경제 전문가가 물가 인상의 불길을 진화하고, 경기 침체의 악순환도 끊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론’과 ‘실무’ 양쪽을 두루 경험한 드문 경제 전문가인 폴 볼커에게 주어진 과제는 ‘명약관화’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리면 실업률이 상승한다는 점이 딜레마였다.

실업률 상승은 미국 국내 총생산(GDP)의 하락을 부를 개연성이 컸다. 경제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필립스 곡선’은 시대의 산물이었다.

카터 대통령의 선거 참모들은 민주당원인 폴 볼커가 양 극단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로 고통을 겪는 유권자들의 고민을 덜어줄 절묘한 정책의 조합을 선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재선을 앞둔 카터 대통령으로서는 실업률 상승이나 국내 총생산 하락은 용인하기 힘든 ‘금기’였다. 하지만 FRB의 수장에 오른 이 경제 전문가는 잇달아 금리를 올리며 카터 캠프의 분노를 산다.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이란의 회교 혁명은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로널드 레이건은 다음 해 ‘중요한 것은 경제’라는 선거 슬로건으로 대선 경쟁에서 카터를 제압한다. 폴 볼커가 민주당 의원들의 공격 타깃이 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였다. 고금리 정책을 고수하며 카터 대통령의 재집권 시나리오를 허물어뜨렸다는 비판이었다.

그런 폴 볼커는 재작년 민주당의 선거승리와 더불어 화려하게 정치 무대에 컴백한다.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위원장이 그의 공식 직함이다. 폴 볼커는 87년 퇴임 후에도 ‘미스터 클린’으로 불리며 국제 금융가의 신망을 한 몸에 받아왔다.

대통령에 맞서서도 원칙과 소신을 저버리지 않은 중앙은행장을 향한 존경의 표시였다. 그런 그가 오바마의 지원 속에 전격 제시한 금융개혁안이 바로 자신의 이름을 딴 ‘볼커룰’ 이다.


미스턴 클린, 월가와 전쟁에 나서다
오바마 대통령이 ‘폴 볼커’라는 강력한 금융 개혁의 전도사를 앞세운 이면에는 ‘위기감’이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재작년 월가의 금융 위기를 발판으로 선거에서 승리한 오바마 행정부는 투자은행을 비롯한 월가의 강력한 저항에 가로막혀, 지금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 실패했다.

개혁 의지가 아예 없다는 비판도 꼬리를 물었다. 지난 30년대, 루즈벨트(FDR) 대통령이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쥔 이면에는 미국 사회를 뒤흔든 대공황의 충격이 있었다. 그는 10년 가까이 지속된 이 전대미문의 금융 위기에서 대선 승리와 미국 사회 개혁의 기회를 엿보았다.

상업은행·투자은행의 분리를 골자로 한 ‘글래스·스티걸 법’ ‘뉴딜정책’은 미국 사회를 휩쓴 위기감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2008년 금융 위기를 부른 미국의 상업, 투자은행들은 불과 1년여 만에 위기의 후폭풍에서 벗어나며 오바마호 개혁의 명분을 뒤흔들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청문회에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 위기는 불가항력의 사태였을 뿐이라고 강변하는 등 과거로 신속히 회귀하고 있는 모습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월가의 노련한 최고경영자(CEO)들을 상대할 거물급 인사의 부재도 오바마호의 위기감을 부추겼다.

클린턴 행정부에 입각해 활동하던 제임스 루빈 전 재무장관은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공교롭게도 2008년 금융 위기를 잉태한 장본인의 하나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도덕성을 갖춘 인물을 인선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적임자를 찾기 힘든 배경이었다.

정치권과 힘겨루기 경험이 풍부한데다, 금융이란 한 우물만 파온 폴 볼커는 FRB 의장직을 사퇴한 후 투자은행에서 근무하며 2008년 미국 금융 위기를 부른 위기의 메커니즘을 꿰뚫고 있는 드문 전문가였다.

글로벌 금융산업 지도를 뒤흔들 수 있는 강력한 규제 내용을 골자로 하는 볼커룰은 정치적 타협을 배격하고 늘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해 온 이 원칙주의자의 작품답게 파격적 내용을 담고 있다.


투자은행·상업은행 반드시 분리하자
볼커룰의 주요 내용을 보면 시장점유율 10%를 넘기는 매머드급 인수 합병(M&A)을 불허한 대목이 눈에 띈다.

은행 지주회사 내 모든 계열사의 트레이딩 계정 거래와 더불어 헤지·사모펀드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업무를 분리하는 것이 그 골자다.

지난 1929년 대공황 직후 피폐해진 미국 사회의 금융 시스템을 닦고 조인 ‘글래스 스티걸’ 법안의 부활이다. 2008년 금융 위기를 부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고질적 병폐에 대한 반성이 그 출발점이다. 성장 지상주의에 사로잡힌 주요 은행들은 ‘대규모 차입(leverage)’을 일으켜 투자 위험이 높은 금융 상품을 사들였다.

볼커룰은 미 금융 시스템에 내재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이번 금융개혁안은 이처럼 소신이 뚜렷하며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경제 전문가가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국제 금융산업에 미칠 후폭풍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도 꼬리를 문다.

정치적 타협을 배격하고 늘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해 온 이 원칙주의자가 독일계라는 점도 흥미를 끈다. 역사상 가장 유능했던 재무장관으로 꼽히는 제임스 루빈은 유태계로 골드만삭스 회장 출신이며 클린턴 행정부 시절 관계에 진출했다.

부시 행정부의 경제수장이던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도 역시 유태계로 골드만삭스 회장 출신이다. 조지 소로스도 헝가리에서 탈출한 이민 2세이며,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투자은행의 창업주들도 유태인들이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독일계 미국인을 앞세워 유태인들이 주도하는 월가를 상대로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볼커를 월가와의 전면전의 수장으로 내세운 이면에는 폴 볼커의 강한 뚝심이 있다.

지난 1980년, 레이건 행정부가 집권에 성공한 뒤에도 그는 이런 소신을 꺾어본 적이 없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미국은 영원하다’는 신념이 바로 그것이다. 레이건 시절 미국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 사태는 그의 이러한 소신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일화다.


투자은행에서 월가 생리 체득
지난 1981년, 미국의 농민들이 대거 ‘워싱턴’으로 상경했다. 이들은 트랙터를 몰고 도심 한복판을 행진하며 볼커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 뿐만이 아니었다. 사상 초유의 고금리 직격탄을 맞고 소속 회사가 문을 닫자 앙심을 품은 한 남자는 FRB 건물에 무기를 들고 난입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자율이 20%선으로 치솟으며 미국인 수백 만 명이 일자리를 대거 잃었고, 소비는 급락했다. 자동차 회사들이나 건설회사 등은 파산 상태로 내몰렸다. 대공황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는 이들도 하나 둘씩 늘었다. 워싱턴 정가의 정치인들은 직장을 잃은 유권자들의 눈물겨운 호소가 꼬리를 물자 볼커를 의회로 불러냈다.

“민간 기업들이 고금리정책의 여파로 파산하고,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이제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폴 볼커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공세에 자신은 미국의 먼 미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인들은 폴 볼커의 고금리 정책이 미국 중산층의 미래를 질식시키고 있다고 가시돋친 발언을 쏟아냈다. 그런 그가 지난 1987년 FRB 의장직 사퇴 의사를 밝히자, 레이건 행정부의 경제 수장인 제임스 베이커 재무장관은 ‘육두문자’까지 써가며 이 다루기 힘든 경제 전문가의 퇴진을 반색했다.

지난 1987년 두 번째 임기를 끝으로 FRB 의장직에서 물러난 폴 볼커는 세계은행 총재인 ‘짐 울펜슨(Jim D. Wolfensohn)’이 운영하던 월가의 소규모 투자은행에 둥지를 튼다.

투자은행 근무 시절은 미 행정부에서 주로 거시 정책을 담당하던 이 경제 전문가가 월가의 생리를 파악하게 된 호기였다.

폴 볼커는 민간 분야에서 근무하던 시절에도 자신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기념비적인 업적을 남긴다. 지난 2001년 엔론 회계 부정의 여파로 문을 닫은 컨설팅사 ‘아서앤더슨’ 사태는 그의 뛰어난 역량을 가늠하는 무대였다. 그는 당시 회계와 컨설팅 업무의 분리를 제안했고, 이 의견은 개혁안에 그대로 반영된다.


금융산업 수장들, 볼커안에 촉각
그는 이해 당사자들의 원망, 감정, 기대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에서 핵심을 추려내 대안을 제시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왔다. 유태인 홀로코스트 희생자들과 스위스 은행 간의 분쟁을 중재한 것이 대표적 실례다.

그는 특히 민간기업 규제 방안을 만드는 데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를 골자로 한 이번 볼커룰도 그의 이러한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평이다.

시장이 항상 완벽하게 작동하는 것은 아니며, 정부의 적절한 개입은 불안전한 시장을 보완하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볼커룰’에는 벌써부터 반시장적이라는 비판도 꼬리를 물고 있다. 폴 볼커의 정책은 항상 숱한 논란을 빚어온 뜨거운 감자였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이 규제안이 대한민국을 비롯한 금융 산업 후발 주자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 역할을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그가 주도한 지난 1970~80년대 미국의 고금리 정책, 아서 앤더슨을 비롯한 민간 기업의 규제 방안 등은 불안전한 금융 시장의 본질을 꿰뚫은 경제 전문가의 통찰력의 산물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번 금융개혁안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는 아직 미지수다.

각국의 금융정책 담당자들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분리를 골자로 한 볼커룰을 주시하고 있는 것도 평생을 원칙에 충실한 삶을 살아온 이 노 경제 전문가의 집념 어린 행보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경수 한국은행 금융연구원장은 “우리(금융회사들)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단계다. 위험을 줄이겠다는 것이 (특정국가) 금융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며 미국발 규제 강화의 흐름을 경계했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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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가치투자 전문가 브이아이피 투자자문 최준철·김민국 공동 대표

“식자재 업체들이 미래의 동서식품이죠”

2010년 05월 04일 13시 37분조회수:403

일본 오사카 성은 천혜의 난공불락이었다. 성의 사방을 휘감아 도는 넓고도 깊은 ‘해자(垓字)’는 공성전(攻城戰)을 불허했다. 일당 백의 무용을 자랑하던 적군은 해자에 빠져 죽거나, 천신만고 끝에 성벽에 접근해도 성 위에서 쏟아지는 화살이나 돌에 맞아 사망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구축한 이 성은 당대의 마지노 요새였다. 가치 투자자들은 ‘중세’의 웅장한 성에서 현대의 기업을 떠올렸다. 이 성을 방어하는 해자는 그들에게 현대 기업의 경쟁 우위 요소였다.

이러한 비유는 절묘하다. 코카콜라는 오묘한 맛을 앞세워 후발 주자들의 추적을 불허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이질적 사업을 관리하는 노하우가 발군이었고, 스타벅스는 소비자들의 숨은 욕구를 간파하는 ‘프레이밍(framing)의 고수’였다. 최준철·김민국 브이아이피(VIP)투자자문 대표이사는 가치투자의 정석에 정통한 이 분야의 고수들로, 서울대 재학시절 당시로서는 생소하던 가치 투자 확산에 크게 기여한 주인공들이다.

두 사람은 가치 투자의 정석에 충실하면서도, 매크로 변수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금리, 환율 등 기업의 실적을 좌우하는 변수가 분석 대상이다. 메가트렌드에도 늘 주목한다. 요즘 식자재 부문 기업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식생활 문화도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것이 최 대표의 진단이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이 가치 투자 전문가들을 비추는 등대다. 강력한 ‘해자’를 구축한 기업이 그들의 이상적 투자 대상이다. 종합 엔지니어링 분야의 강자인 미국의 ‘벡텔사’는 무엇보다 거대 프로젝트 관리 역량이 발군이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라크의 재건 사업을 주도한 것도 바로 이 업체였다.

재무제표, 현금흐름, 공시 등은 강력한 해자의 존재를 가늠하게 하는 창(窓)이다. 물론 두 사람이 워런 버핏의 투자 노하우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것은 아니다. 버핏 관련 저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코카콜라는 영화산업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체면을 구겼다.

강자들의 신사업 진출 수난사는 꼬리를 문다. 디즈니도 ‘MVNO(가상사설망)’시장에 진출했다가 참담한 실패를 맛보았다. 맥도널드는 수년 전 아동복 시장에 진입했다가 결국 두 손을 들었다. 잭 웰치 시절 쾌속 순항을 하던 GE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후폭풍에 한동안 휘청거렸다.

일등상품이나 서비스의 유효기간이 하루가 다르게 짧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강력한 해자를 허무는 신기술은 꼬리를 문다.

두 사람이 주목하는 기업들은 바로 유효기간이 다한 해자를 끊임없이 허물고 새로 짓는 ‘리노베이션의 달인’들이다. 혼다를 비롯한 일본의 경쟁사들, 미국 업체들의 맹추격에 쫓기던 할리데이비슨은 마니아들의 의식을 끊임없이 파고드는 ‘심학(心學)’의 고수다.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히트작을 줄줄이 내놓는 스티브 잡스의 애플컴퓨터도 그렇다. 두 사람의 이러한 가치투자의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기업이 바로 동서식품이다.


맞춤형 상품으로 정밀하게 소비자 공략
이 회사가 작년 한 해 쏟아 부은 마케팅 비용만 무려 1500억 원. 같은 해 이익도 비슷한 규모였다. 맞춤형 상품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마케팅 역량이 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다.

수많은 제품이 쏟아져나오는 커피 음료 시장에서 흔들리지 않는 시장 우위를 점유하는 원동력이다.

두 사람은 이 회사 특유의 부지런함에도 주목한다. 주말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공공장소에 나가보면 이 회사 제품을 홍보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것. 지난 10년 간 주가가 10배 정도 상승한 이 기업의 주식을 지금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특정 분야에서 아직 할 일이 너무 많은 기업들이 투자 대상이에요. 기업들이 본업보다 다른 영역을 기웃거리는 것도 경쟁사들을 따돌릴 주특기가 희미하기 때문이거든요.”

유럽의 피터 드러커로 통하는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은 틈새 분야에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기업을 ‘히든 챔피언’이라고 불렀다. 이들은 이쑤시개, 가죽신발, 볼펜, 등산용 칼 등 부문별 틈새시장을 거점으로 해외무대로 진출하며 자국 시장의 영세함을 극복한다. 투자 매력이 높은 기업들도 시대에 따라, 프레임에 따라 끊임없이 달라진다.


인도, 중국의 가치투자주에도 눈길
브이아이피 투자자문을 이끄는 최준철·김민국 공동대표는 지난 2001년 서울대 주식동아리에서 만났다. 서울대 경영학과, 경제학과를 각각 나온 두 사람이 가치 투자의 깃발을 치켜들 때만 해도 아직 국내에 워런 버핏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하던 시절이었다.

대학생 시절 가치 투자 펀드를 출범한 것은 두 사람이 유일하다. 이들의 도전을 종이 위에서 병법을 논하는 백면서생들의 치기 정도로 폄하하는 이들이 많았다. 주식 투자가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며 점잖은 충고를 하는 지인들도 적지 않았다.

지난 2005년 브이아이피 투자자문을 창업한 두 사람이 현재 운용하는 자금 규모만 3000억 원. 최소 투자 금액은 2억 원이다. 두 사람은 가치 투자의 정석에 충실하면서도, 매크로 변수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금리, 환율 등 기업의 실적을 좌우하는 변수들이 분석 대상이다.

메가트렌드에도 늘 주목한다. 요즘 식자재 부문 기업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식생활 문화도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것이 두 사람의 진단이다. 아침에 간단한 식사를 배달시켜 끼니를 해결하는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아직도 영세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식자재 분야에도 대기업들이 진출해 게임의 규칙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두 사람의 분석이다. 유통 대기업들이 동네 상권에 진출한 것과 비슷한 이치다.

두 사람은 CJ푸드, 롯데삼강 등을 이 분야의 유망기업으로 꼽는다. 두 사람의 투자 무대는 지금까지는 국내시장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5년 안에 투자 대상을 인도,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 시장, 그리고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도 확대해 나가고 싶다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다.
대한민국의 고객들에게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 흩어져 있는 가치 투자주를 콕 짚어 제공하고 싶다는 것. 지금도 틈만 나면 리서치 역량 강화에 시간을 쏟아 붓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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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 김’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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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가 한국서 고전한 건 정치 리스크 무시했기 때문”

2009년 07월 27일 19시 25분
‘정치는 늘 경제를 압도한다.’ 유라시아그룹(Eurasia group)의 한국담당 애널리스트인 ‘아브라함 김(Abraham Kim)’박사의 진단이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러시아 등 신흥시장뿐만이 아니다. 독일,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도 정치논리로 해외 자본을 차별하는 것이 현실이다.

아시아·중남미에서 유럽·아프리카까지, 해외시장 공략의 깃발을 높이 치켜든 한국 기업들은 정치 리스크를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처방전이다.

세계적인 정치컨설팅 그룹인 유라시아그룹의 한국 담당 애널리스트인 아브라함 김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Q. ‘마이클 포터’는 경영환경을 분석할 수 있는 유용한 잣대를 제시했어요. 그의 이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까.

포터의 이론에는 정치적 변수에 대한 고려는 빠져 있습니다. 대채제의 존재, 잠재적인 시장 진입자, 공급자나 수요자의 협상력 등이 기업 경쟁력 판단의 준거입니다.

그의 이론은 특정 기업이나 산업의 경쟁력을 평가할 수는 있어도 한 나라의 정치 리스크를 분석할 수는 없어요.


Q. 영국 정치인들은 늘 유럽 대륙의 정치 향배에 부심하지 않았습니까. 영국인들은 정치 리스크에 무척 민감한 듯합니다.

영국은 유럽 대륙에 패자가 등장해 교역을 봉쇄할 리스크에 늘 주목했습니다. 나폴레옹이 등장하자 스페인에 군대를 파견해 반군들을 지원한 것도 프랑스의 대륙지배를 뒤흔들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정치는 때로 경제를 압도합니다. 유라시아 그룹은 정치 리스크에 늘 주목합니다.


Q. 경영학을 전공했습니까.

정치학(Political science)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Q. 지금은 경제가 정치를 선도하는 시대가 아닌가요. 한국에서도 재벌기업의 힘은 무척 셉니다.

지난 1998년 러시아의 채무불이행(Default) 사태는 전통적인 접근 방식으로는 더 이상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의사결정자들, 투자자들, 리스크 매니저들은 정치 변수를 늘 간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은 대개 경제학이나 금융(Finance) 분야 전공자들입니다.


Q. 정치권의 작동 방식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리스크도 정교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건가요.

미국과 유럽의 경제학자들은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을 낮게 봤어요. 러시아 정부가 루블화 폭락, 신인도 하락을 무릅쓰고 채무불이행을선언할 수 없을 것으로 본 거죠. 하지만 러시아는 과감히 ‘디폴트’를 선언했습니다. 경제학자들의 러시아 경제 분석이 유효하지않았습니다.


Q. ‘메리웨더’가 설립한 헤지펀드도 러시아 디폴트의 후폭풍으로 파산하지 않았습니까. 전설적 트레이더의 예상은 왜 적중하지 못했습니까.

경제 전문가들은 한 가지를 놓쳤습니다. 러시아 정치 엘리트들이 이 나라 화폐 루블화의 가치하락(Devaluation)에서 막대한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던 겁니다.

경제학자들은 수요·공급의 원리, 산업분석 등은 정통했지만, 러시아 정치의 복잡한 작동 방식을 몰랐습니다.


독일은 해외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s, SWFs)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막는 법안을 통과시켰어요. 선진국들조차 정치적 고려에 따라 교묘히 규제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Q. 경제 전문가들이 러시아 정치 엘리트들의 복잡한 전략을 정확히 간파하지 못한다는 겁니까.

정치 엘리트들은 경제 전문가들과는 셈법이 다르지요. 지난 1998년 러시아의 정치 엘리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표(Politiclal goal)를 시장보다 더 중시했습니다.

루블화 가치가 하락하면 (부패한) 러시아 관료들이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죠.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Tango Sepia
Tango Sepia by Pedro J Pacheco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Q.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들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는 정치 리스크를 파악하는 일이 과연 가능한 건가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역사를 되돌아보면 정치위기가 어떤 식으로 다른 분야로 전이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정치 리스크가 비록 한층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지만 펠리페 2세의 디폴트 선언과 20세기 러시아 혁명은 놀랍도록 닮아 있습니다.


Q. 역사에 정치 리스크 관리의 해답이 있다는 건가요.
국가의 채무불이행 선언이 근대 이후의 현상은 아닙니다. 세계 최강의 아마다(Armada) 함대를 이끌던 스페인의 펠리페 2세 또한 디폴트를 선언한 적이 있습니다.

16세기의 월스트리트 격인 제노아의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군대를 운용하던 그는 부채를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했어요. 이 시기를 전후해 크고 작은 일련의 사건들이 발발했죠. 10년 전 러시아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입니다.

Lone Star State

Q. 유라시아그룹 이안 브레머 회장은 이러한 정치적 사건들을 ‘팻 테일(Fat Tail)’이라고 명명하지 않았습니까.
일단 발발하면 재앙에 가까운 피해를 불러오지만, 예측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사건이 팻 테일입니다.

러시아의 채무디폴트가 대표적 실례입니다. 지난 16세기 현재의 멕시코인 아즈텍을 침입한 스페인의 군인 코르테즈 또한 당시 아즈텍인들에게는 ‘팻 테일’을 불러일으킨 ‘흉수’였죠.


Q. 정치가 경제를 압도하는 나라는 대개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후진국들이 아닌가요.

미국이나 일본, EU 등은 (아프리카나 아시아 등에 비해) 정치적으로 안정된 지역입니다. 하지만 이들 나라의 정치 부문 역시 때로는 경제를 좌우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중국의 석유회사인 시눅(CNOOC)은 미국의 유노컬(Unocal)을 인수하려다 실패했습니다.


Q. 독일이 최근 전략적 중요성이 큰 일부 기업들에 대한 해외 투자를 막고 나선 것도 대표적이지요.

독일은 해외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s, SWFs)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막는 법안을 통과시켰어요. 선진국들조차 정치적 고려에 따라 교묘히 규제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Q. 한반도는 정치가 경제를 압도하는 대표적인 지역이 아닐까요. 남북관계 경색으로 개성공단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다시 무력시위에 나섰고, 개성공단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국에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합니다(Pyongyang wants to be recognized as a nuclear power).

하지만 미국은 북한을 비핵지대로 만드는 과업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Q. 한국 기업들은 최악의 사태에도 대비해야 하는 걸까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개연성은 극히 낮다고 봅니다. 하지만 북한과 국제사회의 긴장 국면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겠죠.

북한은 후계체제를 준비하는 민감한 시기입니다. 미국의 선박 나포 등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도 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북한과 국제사회의 갈등이 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습니다.


Q. 개성공단에 입주한 민간기업 경영자들은 지금 공단을 떠나야 할 때인가요.

개성공단은 현재로서는 그 상징성이 경제적 가치를 앞섭니다. 만약 개성공단이 폐쇄된다면 북한은 ‘경화(Hard currency)’의 보급원을 하나 잃겠죠.

긴장 국면이 지속된다면 개성의 매력은 더욱더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개성으로들어가는길
개성으로들어가는길 by pcamp 저작자 표시



Q. 북한 미사일 실험의 후폭풍을 잘 파악하고 있는데, 한반도 관련 정보를 어디에서 얻습니까.

한국의 미디어 관련 보도를 다 챙깁니다. 그리고 국제 금융기관 보고서, 투자은행 보고서, 싱크탱크 보고서도 빼놓지 않죠.

그리고 생생한 정보와 더불어 통찰력을 제시하는 한국 내 네트워크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정보소스를 통해 한국의 정치, 그리고 경제 상황에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Q. 이안 브레머는 자신의 신저에서 한국의 외환은행 매각건을 또 다른 팻 테일의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이 은행 매각이 정치행위에 해당한다는 뜻인가요.

‘거리에 피가 흥건할 때 (주식을) 사라’고 하지 않습니까. 투자 대가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으는 대목입니다. 2003년 8월, 미 댈러스에 있는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믿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인 투자 대상을 한국에서 포착했습니다.

바로 외환은행입니다. 론스타 인수 후 외환은행은 다시 수익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좋아지자 이 사모펀드를 바라보는 한국인들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론스타가 벨기에에 있는 자회사를 통해 세금을 합법적으로 내지 않자 한국 내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론스타 건은 외국 기업이 해외에서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을 잘 보여 줍니다. 이러한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Q. 론스타의 국민은행 매각 시도가 세금 문제로 무산된 사태를 지적하는 건가요.

론스타가 벨기에에 있는 자회사를 통해 세금을 합법적으로 내지 않자 한국 내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론스타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합리적인 행동이었지만 정부와 규제당국은 전방위적으로 이 거래를 조사했고, 결국 매각은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론스타 건은 외국 기업이 해외에서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을 잘 보여줍니다. 이러한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TX Rest Area Information Desk detail
TX Rest Area Information Desk detail by Norby 저작자 표시비영리




Q. 글로벌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정치 리스크에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할까요.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국면에서 투자은행들은 무력하기만 했습니다. 그들은 아주 정교한 리스크 평가 시스템을 운용했습니다만, 문제는 이 시스템을 지나치게 과신했다는 점입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의 표현대로, 테러리스트의 공격이나 유가 상승 등에 주목한 투자은행들이 금융시스템 내부의 문제로 무기력하게 무너졌습니다.


Q. 유라시아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컨설팅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민간기업은 물론 미국 정부를 상대로 글로벌 트렌드의 이면을 분석하고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조언하고 있습니다.


Q. 시나리오 플래닝의 대가인 피터 슈워츠가 이끄는 모니터 그룹이 이 분야 선도기업이 아닌가요.

모니터 그룹 소속 컨설턴트들은 주로 ‘프로세스(Process)’에 주목합니다. 하지만 특정 분야의 주제(Subject matter)를 깊숙이 이해하는 전문성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반면 유라시아그룹의 컨설턴트들은 특정 지역이나 역학에 대한 전문지식이 풍부합니다. 오랜 경험의 산물이죠. 프로세스는 물론 콘텐츠를 꿰고 있습니다.


Q. 유라시아그룹 회장인 이안 브레머는 맥킨지 쿼터리에 자주 글을 기고하는 이 분야 권위자입니다. 그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이안 브레머는 최근 《Fat Tail》을 발표했습니다. 전작인 《제이커브(J-Curve)》도 일독을 추천합니다. 프란시스 베이컨은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습니다.

“매사에 집요하게 의심하는 태도를 유지하면 마지막에는 미혹이 사라질 것이다.” 한국 경영자들이 이 말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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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전쟁 현장 뉴욕을 가다] 자원전쟁, 정치지형 바꾼다


기사입력
2008-05-09 00:39


◇대선 가도는 녹색물결…

◇환경공약이 승부 가르나

●마샤 아르노프 EDF 부회장-EDF는 공화당의 맥 캐인 대통령 후보, 그리고 민주당 경선을 치르고 있는 오바마와 힐러리 후보를 상대로 모두 환경 관련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나타니엘 코헨 교수-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미국에서 최초로 탄소배출상한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한몫을 단단히 했다.

                                                                   
미 국 정치권은 온통 녹색 물결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맥 캐인, 그리고 힐러리와 오바마 등 민주당의 대선 후보들은 자신이 가장 친환경적인 후보임을 강조하며 표심(標心)을 공략하고 있다. 민주당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인 낸시 페로시는,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다.

지난 1990년대 상하 양원을 장악한 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공화당의 전 하원의장 뉴트 깅그리치와 뉴스채널(CNN)에 함께 등장해 환경 문제에 대한 초당적 대처를 약속한 것.

환경 이슈는 미국에서 정치인의 상품성은 물론, 대선 판세를 좌우할 핵심 어젠더로 부상했다.

환 경 관련 비영리단체인 ‘EDF(Environmental Defense Fund)’의 부회장 ‘마샤 아르노프(Marcia Aronoff)’ 박사. 지난달 17일 뉴욕 맨하탄의 ‘파크 애비뉴’에 위치한 이 단체의 본부서 만난 그녀는 미 정치권의 이러한 변화를 ‘상전벽해(桑田碧海)’에 비유하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그리고 쓰나미 등 자연 재해를 목도한 미국인들의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으며, 정치인들은 이러한 정서를 파고들고 있다는 것. 또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변화는 온난화 문제에 대한 EDF의 시장 중심주의적(market-based) 접근법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진단도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상당수는, 오염 물질 발생에 따른 비용을 회사 손익 계산에 시범적으로 반영하는 등 캘리포니아에서 제한적으로 시행 중인 탄소배출상한제의 미국 전역 확대를 염두고 두고 선제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DF는 지난 1967년 미국 남부 해안의 동식물 일부가 환경 오염으로 점차 사라지는 이상 현상을 목도한 과학자들이, 환경 문제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이다. 캘리포니아주의 탄소배출상한제를 이끌어내는 등 가장 성공적인 비영리 환경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Q‘페로시’와 ‘뉴트 깅그리치’가 CNN에 함께 등장해 대기 오염 방지에 초당적 대처를 강조했어요. 이례적인 일이 아닙니까.

정 치권에서도 환경오염의 폐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온실 가스 배출양이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과학자들이 대기를 조사한 뒤 내린 결론입니다. 지구가 감내할 수 있는 오염의 수준도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낮아졌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50년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합니다. 지속가능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요청되는 때라는 점을 정치 지도자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Q오마바와 힐러리 등 대선 후보들도 이른바 ‘그린’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환경 이슈가 후보자들의 주요 어젠더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제 가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드릴까요. EDF는 공화당의 맥 캐인 대통령 후보, 그리고 민주당 경선을 치르고 있는 오바마와 힐리러 후보를 상대로 모두 환경 관련 공약을 제시했습니다. 각자의 색깔이나 정체성에 따라 공약의 일부 내용에 변화를 주어 건네주었습니다. (웃음)

▶Q미국의 대선 후보들이 지구 온난화 이슈에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거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은 무엇인가요.

쓰 나미를 비롯한 자연 재해들이 빈발하면서 피부로 이 문제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지구 온난화가 비단 텔레비전에서나 등장하는 이슈가 아니라는 점을 일상생활에서 점차 깨닫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앨 고어의 저서 <불편한 진실>도 한몫을 했습니다. 지난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도 빼놓을 수 없네요.

뉴 올리안즈를 강타해 천문학적인 재산, 인명피해를 초래하자 온난화 문제를 바라보는 미국 유권자들의 시선도 바뀐 겁니다. (이 부분은 인터뷰에 배석한 나타니엘 코헨(Nathaniel Keohane) 경제정책 담당관이 대신 설명했다.)

▶Q미 정치권의 풍향계가 달라지고 있다는 징후는 뚜렷합니다. 획기적인 돌파구가 나올 수 있을까요.

문 제는 이러한 운동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여부입니다. 풍력이나 태양열 에너지 개발 움직임이 활발해졌다가도 고유가가 해소되고 나면 다시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췄습니다. 모두들 잊고 있다 유가가 급등하면 다시 주요 어젠더에 올랐다 또 잊혀지는 악순환을 반복해 왔습니다. 워싱턴(정치)이 이 문제를 주도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EDF가 시장 주도의 접근 방식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Q미래학자인 피터 슈워츠도 비슷한 우려를 피력한 바 있습니다. EDF가 제시하는 대안은 무엇인가요.

워싱턴(정치)이 아니라 시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합니다. 탄소배출에 상한을 두는 제도(cap on carbon emission)가 대안입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주지사로 있는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일찌감치 이 정책을 채택해 시행하며 다른 주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Q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미국에서 최초로 탄소배출상한법안을 통과시키는 데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고 들었습니다.

EDF의 자매 단체격인 EDAF(Environmental Defense Action Fund)가 이 법안의 통과에 톡톡히 한몫을 했습니다. 소속 회원들은 주지사를 만나 끊임없이 그 당위성을 설명했습니다.

▶Q유럽에서는 이미 탄소배출권거래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의 비효율성을 꼬집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탄소배출권거래제(cap and trade regime)를 둘러싼 대표적 편견입니다. 지난 2006년 발표된 MIT의 자료를 인용해 볼까요. 유럽은 같은 해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입니다.

▶Q탄소배출량을 제한할 경우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입니다.

탄 소배출권제도에 찬성하는 이들은 생각이 다릅니다. 이 제도가 새로운 일자리를 대거 창출할 수 있으며, 미국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도 큰 폭으로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기술 진보의 주춧돌은 바로 혁신이며, 미국 경제 성장에서 기술이 공헌하는 비중이 거의 절반에 달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습니다.

▶Q탄소배출권상한제도가 기업들의 체질을 바꿀 혁신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요.

법 으로 탄소배출량 상한을 두어야, 관련 공정이나 기술 개발에 나서는 것이 인지상정이 아니겠습니까. 인센티브라는 게 바로 이런 것입니다. 이 분야 벤처기업들이 대체 에너지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는 유인책도 될 수 있겠지요. 또 이들을 인수하거나, 교류하면서 대기업들도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세계 각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는 미국 산업에 새로운 혁신과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어줄 원천이기도 합니다. 미국 기업들이 이 분야를 소홀히 한다면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경제 강국의 대열에서 영영 뒤쳐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Q캘리포니아가 이 제도를 시행중입니다만, 이 문제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반응은 어떤 편인가요.

벌써 작년 봄이군요. 제너럴일렉트릭(GE), 알코아, 캐터필러, 듀크 에너지 등은 탄소배출 규제를 전국단위로 확산할 것을 미 연방정부에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불과 수개월 후 포천 500대 기업들 상당수가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했습니다.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빅3, 쉘이 모두 포함됐습니다.

▶Q미국을 휩쓸고 있는 친환경 바람이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개연성은 없을까요. 피터 슈워츠의 말대로 여론은 언제라도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닌가요.

구 글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이미 탄소배출권 한도를 염두에 두고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어요. 구글은 이른바 ‘쉐도우 프라이스(shadow price)’를 통해 탄소배출을 비용 항목으로 잡고 있어요. 미국의 가장 혁신적인 기업들은 이미 ‘탄소배출상한(carbon cap)’ 제도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Q혁신적인 기업들이 탄소배출상한제도를 염두에 두고 움직인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데 이터 센터의 입지를 선정할 때도 탄소배출 비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비용 항목에 빠져 있던 부분입니다.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관련 법규를 통해 모든 기업들이 부담하게 될 개연성이 크다는 방증입니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입니다.

▶Q지구 온난화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글로벌 기업으로는 또 어떤 곳이 있읍니까.

제 너럴일렉트릭 같은 기업이 아닐까요. 지구촌의 위기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하는 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상상력(imagination)’과 ‘생태(ecology)’라는 두 단어를 결합한 에코메지네이션이라는 신성장전략이 바로 이러한 움직임을 잘 보여주는 단어입니다.

이 회사의 에너지 파이낸셜 서비스 사업 부문도 풍력, 태양열, 바이오매스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지난 2004년 6억 3000만 달러 정도에 그쳤으나, 작년 현재 20억달러로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Q오스트리아의 ‘보이스 지멘스 하이드로’도 대체 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 아닌가요. 우리나라에서 실험을 하고 있어 높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밀 물과 썰물 때 바닷물의 흐름을 활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한국의 완도에 600메가와트급의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컴퓨터 기술이 괄목상대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바닷속 해류에 따라 터빈을 각각 맞춤 제작하면서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렸습니다. 완도지역의 조수 간만의 차이를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안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Q에너지 절감이나, 대체에너지 개발 분야의 벤처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에 혁신과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는 전진 기지 역할도 하고 있죠.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대체에너지, 에너지 절감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블룸 에너지(Bloom Energy), 그리드 포인트(Grid-Point), 이노바라이트(Innovalight) 등이 대표적인 실례입니다.

▶Q이 분야에서도 아마존이나 구글, 혹은 옥션같은 글로벌 기업이 등장할 수 있을까요.

경쟁의 문법이 정보통신 분야와는 여러모로 다릅니다. 초우량 기업 구글이 초창기에 2500만 달러에 달하는 투자 자금을 벤처 캐피털에서 수혈받았습니다. 양호한 현금 흐름을 창출하기 까지 투자시점부터 2년 정도가 소요됐습니다.

하지만 대체에너지나 에너지 절감 분야는 구글의 10배에 달하는 투자자금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양호한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는 데 5~7년 정도가 걸리며, 인재풀도 훨씬 협소한 편입니다.

▶Q.EDF는 ‘인센티브’를 통한 환경문제 해결을 주창해 왔습니다만, 시장 중심적 접근방식이 아마존의 난개발을 초래하는 등 충격을 안겨 주고 있지 않나요.

대 체 에너지 연료인 옥수수나 콩 값이 큰 폭으로 오르자, 농부들이 아마존에 농지를 닦아 이 작물들을 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도 역시 인센티브로 풀어야 한다고 봅니다. 시장 중심적(market-based) 접근 방식의 한계를 입증하는 사례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Q대안이 무엇인가요.

국제 사회가 브라질 정부를 상대로 아마존을 유지하는 대가로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이 문제도 인센티브로 풀어갈 수밖에는 없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방안을 EDF가 참석하는 국제 회의에서 조만간 논의할 예정입니다.

▶Q유럽연합은 물론 개별 기업들도 온난화 저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구촌의 온난화 저지 움직임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는 무엇일까요.

지 난해 7월자 이코노미스트의 내용을 소개해 드릴까요. 아직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가야할 길이 멀며, 그 성패를 좌우할 변수는 바로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초기에 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정부 정책입니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하루빨리 이 도전에 응전해야 합니다. 그 첫걸음은 바로 연방정부가 탄소배출의 상한선을 두는 것입니다.

▶Q미국 정부가 나서 탄소배출에 상한을 두어야만 그 파급효과가 일파만파 커질 수 있다는 뜻인가요

대체 에너지 개발에 나서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불안감은 이렇습니다. 세계 최고의 화학기업인 듀폰 그룹의 사례를 돌아볼까요.

최 고경영자인 채드 할리데이(Chad Holliday)는 미국의 많은 경영자들과 비슷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는 대체 연료인 합성 섬유소 에탄올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과학자들의 수를 두 배로 늘릴 계획입니다. 하지만 탄소배출 규제의 향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주주들을 상대로 연구개발 투자 증대를 설득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체 에너지 개발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데 정부 정책의 흐름을 정확히 알아야만 투자관련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얘깁니다.

▶Q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탄소배출 국가로 부상했습니다. 중국을 제쳐두고 미국의 리더십만 촉구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중 국은 이미 10여 년 전 산성비의 원인인 다이옥사이드를 줄이기 위해 EDF소속인 경제학자 다니엘 두덱(Daniel Dudek)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과의 이러한 인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경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EDF가 탄소배출권거래제도를 최초로 제안하지 않았습니다. 환경정책의 그랜드 디자인만 담당하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맥도널드가 대표적인 실례입니다. 치킨이나 햄버거 포장용지나 용기의 소재, 디자인을 친환경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의 조언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美투자고수들의 정보창고 Best 5

미 국발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전 세계 실물부문을 휩쓸고 있다. 벨로루시와 파키스탄이 구제금융을 전격 신청했으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파열음을 내고 있다. 주택 버블의 씨앗을 뿌린 장본인으로 난타당하고 있는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전 의장은 고해성사를 했다.

자신이 평생에 걸쳐 구축한 시장경제 이론의 허점을 인정했다. 혼돈의 연속이다. 지난 24일 우리나라의 ‘코스피’는 1000선이 붕괴됐다. 주식 시장은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랠리는 언제 다시 시작될 것인가. <이코노믹 리뷰>는 미국에서 명성이 높은 투자 전문가·학자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아고라 파이낸스

(www.agorafinancial.com)


유료보다 더 뛰어난 보고서 ‘가득’

‘ 애디슨 위긴스(Addison Wiggin)’는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투자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의 저서인 《달러의 몰락》은 수작이다. 20세기 이후 미국 경제의 영고성쇠를 사회, 정치, 경제를 아우르는 풍부한 지식으로 분석해 화제를 모았다.

이런 그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가 바로 ‘아고라 파이낸스’이다. 두바이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 전문가 풀을 운용하고 있는 전문 연구기관인 아고라 파이낸스는 정보의 보고이다.

지난 24일 이 회사 홈페이지는 무료보고서가 넘쳤다.

위 기투자법(Crisis Investing), 투자자산 고르기(what to buy), 물산업 투자 보고서(investing in water report) 등 폭넓은 주제의 보고서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에릭 프라이(Eric Fry) 연구원의 위기투자법을 보자.

이 보고서의 부제는 ‘워렌 버펫이 사들일 때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What to do when Warren Buffett buys)’이다.

투 자시기를 결정하지 못해 부심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만한 보고서이다. 영화 대본을 떠올리게 하는 부담감 없는 문체가 독해의 어려움을 덜어준다. 애디슨 위긴스가 만드는 ‘데일리 레코닝(The Daily Reckoning)’이라는 뉴스레터도 깊이 있는 정보를 자랑한다. 프랑스, 독일, 미국, 스페인 등에 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이 뉴스레터는 지난 22일자 최신호에서 ‘아르헨티나의 위기’를 심층 분석하고 있다.

실물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국의 금융위기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미국 기업 대부분이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형편없이 하락하고 있는 현실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그 리고 실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업종은 ‘전당포(pawnshop)’와, 아이폰 판매가 급증한 애플밖에 없다는 위트도 곁들인다. 금융시장 동향도 관심사이다. 만약 지금 미국 정부에 석 달 동안 돈을 빌려준다면 연 이자율이 1%에 불과하지만, 채권 수요가 넘치고 있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한다. 머니마켓펀드(MMF)가 부상하고 있는 금융시장 동향도 스케치한다. 미국 현지 분위기를 부담감 없이 파악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주식 시장에 언제 진입해야 할까. “다시 주가가 급등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1929년 대공황 때도 그랬다. 주가 폭락 이후 랠리가 다시 찾아와 6개월 정도 지속됐다. 하지만 바로 다음해 주가는 다시 폭락했다. 그리고 경제는 바닥으로 곤두박질했다.” 22일에 발송된 뉴스레터 내용의 일부이다.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홈페이지

(www.rgemonitor.com)


정책 효과 정밀분석

미 행정부가 하루가 멀다 하고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과연 시장의 위기를 진정시키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혹시 혼란을 일시적으로 잠재우는 대증요법에 그치는 것은 아닐까. 미국 정재계에서 진행되는 숨가쁜 변화를 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의문이다.

7000억달러 규모의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월가에 단계적으로 투입하고 있지만, 이 조치가 금융 불안의 뇌관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국내 총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이다. 한치 앞도 제대로 내다보기 힘들 때 방문해야 할 사이트 중 하나가 바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홈페이지이다.

지난 2006년 당시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들을 상대로 서브프라임의 해일이 다시 미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그가 운영하는 홈페이지(www.rgemonitor.com)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추이를 궁금해하는 전 세계 전문가와 네티즌들의 방문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국제 통화기금, 백악관 등 큰물에서 활동한 경험이 풍부해 시야가 넓으며, 세계 경제를 시스템적인 시각에서 통찰하는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4일자 홈페이지에서는 이번 금융위기가 ‘전 세계 곡물가 상승을 불러올 가능성은 없는지 분석하고 있어 이채롭다.

전 문가들 대부분이 실물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금융위기에 시선이 붙잡혀 있는 상황이기 때문. ‘글로벌 금융위기는 심각한 곡물위기로 확산될 것인가’라는 제하의 글(Will The Global Financial Meltdown Lead To A Severe Food Crisis)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의 또 다른 홈페이지(www.finalternatives.com)도 주목대상이다. 이번 사태가 헤지펀드에 재앙이 될 것이며, 더욱 강력해질 규제가 새로운 헤지펀드의 출범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헤지펀드의 30%가량이 사라질 운명에 처할 것으로 관측해 주목을 끈다.

루비니 교수의 홈페이지에서 뉴스레터를 신청하면 메일로 주요 경제 현안분석 내용들을 받아볼 수 있다.

■빅픽쳐 닷컴

(www.bigpicture.typepad.com)


일러스트, 표 일목요연

금 융전문가들이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도 이번 금융위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빅픽처 닷컴(www.bigpicture.typepad.com)이 대표적이다. 이번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 각국의 경제상황을 일기 예보 형식으로 분석한 24일자 《포스트》 내용이 흥미를 끈다.

실업률과 국내 총생산을 기초로 유럽연합 국가들의 성장치를 전망하고 있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표와 일러스트가 강점이다. 서브 프라임 대출 규모가 가장 많은 15개 금융기관을 순서대로 일목요연하게 표로 정리했다. 금융부문에 문외한이어도 이 표를 보면 미국 금융기관의 부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HSBC,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AIG, 씨티그룹, 바클레이, GMAC 등 내로라하는 금융회사들이 모기지 자회사를 통해 돈놀이를 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전체 자료를 경제(economy), 주택(housing), 에너지(energy), 마켓(Market), 연방정부(Federal Reserve) 등 5개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차 트로 산업별 주가 동향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CNBC, CNN 등 미국의 주요 방송에 출연한 전문가들은 물론, 유튜브 등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 그리고 경제전문가들의 매체 기고문 등도 미국 경제 현황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운영자인 배리 리톨츠(Barry L. Ritholtz)는 블룸버그, 폭스, CNBC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경제전문가이다. 《포브스》, 《포춘》, 그리고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에서도 그의 발언을 인용한다. 베스트셀러 《파이낸셜 아마겟돈 (Financial Armageddon)》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마이클 판즈너가 이 사이트를 추천했다.

“미 정부는 여전히 이른바 경기침체(recession)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각종 통계지표는 경기침체가 이미 작년 말, 아무리 양보해도 올해 1월부터 시작됐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역시 블로그 사이트에서 뉴스레터를 신청할 수 있다. 금융위기의 근본원인을 분석한 단행본들을 수십여 권 추천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다.

■글로벌애널리시스

(globaleconomicanalysis.blogspot.com)


경제지표 쉬운 해설

신 흥시장에 돈을 묻고 전전긍긍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맞춤형 블로그. 미국, 유럽, 일본은 물론, 브라질, 러시아, 콜롬비아 등 신흥 시장 정보를 제공한다. 전 세계 경제의 기관차인 미국의 경기동향과 유럽이나 신흥시장의 상관관계를 예리하게 풀어내고 있는 것이 뚜렷한 강점이다.

금융위기가 실물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국 경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들을 분석하고, 이러한 변화가 유럽이나 일본, 중국, 한국 등 각국의 경제에 몰고 올 파장을 갑남을녀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평이하게 해설한다. 평이함 속에 번득이는 통찰력이 글로벌 애널리시스의 강점이다.

주요 판단 지표는 신규 주택 착공 건수, 실업보험 신청건수, 실업률, 소비자 신뢰지수 지표 등이다. 지난 24일자 블로그는 국가 부도사태가 우려되는 아르헨티나의 경제 동향,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아시아 증시의 움직임을 다뤘다.

또 미국 채권시장의 혼란스러운 움직임과 더불어 경기침체의 심화에 따른 미국 실업률의 증가를 분석했다. 전주에 비해 1만 5000여명이 늘어난 47만8000명이 실업 급여를 신규 신청했으나 4주 평균치는 다소 떨어졌다는 게 주요내용이다. 미국의 제록스가 3000명을 감원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그린스펀이 미 의회에서 자신이 평생에 걸쳐 구축한 시장 경제 이론의 허점을 시인했다는 내용도 눈길을 끈다. 역시 미국 금융 전문가들이 자주 방문하는 대표적인 블로그 사이트이다.

블 로거인 ‘마이크 쉐드록(Mike Sedlock)’은 자산운용사인 시트카퍼시픽(SitkaPacific Capital Management)을 운영하고 있는 투자 전문가이다. 고객들을 상대로 발송하는 투자정보지를 일반 독자들에게도 발송한다. 홈페이지에서 뉴스레터를 신청하면 된다. 국제 정보가 풍부한 것이 특징.

■커크 리포트

(www.kirkreport.com)


프로들이 보는 아마추어 블로그

‘ 프로를 압도하는 아마추어.’ 금융기관 소속의 전문가들을 앞서는 투자수익률을 올려 주목받고 있는 ‘찰스 커크(Charles E. Kirk)’를 일컫는 호칭이다.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이 투자 전문가는 꾸준히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제 도권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이른바 재야의 고수인 셈이다. 블로그를 통해 지난 2004년 이후 자신의 주식 운용 포트폴리오를 공개하고 있다. 1999~2003년 323%에 달하는 누적투자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또 지난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무려 262%에 달하는 누적수익률을 달성했다.

미국의 제도권 언론이 잇달아 이 블로그를 추천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지 난 2004년과 2005년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놓치지 말아야 할 블로그’에 뽑혔다. 또 지난 2006년에는 《배런스》에 인터뷰 기사가 실리기도 했으며, MSN머니에 베스트 블로그로 선정되며 진면목을 재확인했다.

JP모건 출신의 투자 전문가 마이클 판즈너 역시 이 블로그를 추천했다. 주요 경제 이슈들을 블로그 전면에 배치했다.

미 국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 예상치를 초월하는 금융권의 CDO 상각, 미 행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안의 불투명성 등 이슈별로 주요 권위자들의 글을 실었다. 투자 대가인 벤자민 그라함이나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부터, 금융위기에 판별의 노하우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글이 관심을 끈다.

정작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그의 목소리가 두드러지지 않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리포트 검색창에서 적절한 키워드를 조합하면 미국 경제의 위기를 조명한 그의 보고서를 입수할 수 있다.

찰스 커크는 코넬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으며 법률대학원을 졸업했다. 투자 전문 뉴스레터 발송회사를 창업해 운영하다 지금은 전업 투자가로 활동하고 있다. 뉴스레터를 신청자들에게 발송한다.

박영환 기자 (blade@ermedia.net)

경영영어 |마이클 판즈너(Michael J. Panzner) 어록

기사입력 2008-10-26 13:36
●“Our world is a riskier place than it used to be.”

●Modern financial engineering had also altered the prudent lending relationships that were a hallmark of days gone by.

현대의 금융공학은 과거의 엄격하던 대출 관행을 바꾸어놓았다.

●Our world is a riskier place than it used to be.

세상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위험한 장소가 됐다.

●The upbeat mood of the 1980s and the go-go days of the 1990s convinced many Americans that circumstances would invariably get better, no matter what hiccups came up along the way.

1980년대, 그리고 1990년대의 흥청망청한 분위기가 결국 화를 불렀다. ‘종종 문제가 터질 수는 있겠지만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재앙의 씨앗을 뿌렸다.

●History suggests that emotion and psychology indeed play an important role in matters of money.

역사는 돈 문제가 종종 감정이나 심리에 적지 않게 좌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Commercial banks will have their own problems, no matter how fast they raise fees, restructure balance sheets.

상업은행은 그들 고유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자율을 올리고, 재무제표를 재구축하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추세를 되돌리기는 힘들 것이다.

●Many (commercial banks) will be seriously caught out by years of complacency.

많은 상업은행이 지난 수년간 지속된 자기만족의 결과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The most appropriate investment strategy will take into account potentially fast-changing economic and financial circumstances.

가장 적절한 투자 전략은 빠른 속도로 변하는 경제, 그리고 금융 환경을 감안하게 마련이다.

■마이클 판즈너(Michael J. Panzner) 소로스 펀드 전 매니저 마이클 판즈너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투자 전문가이다. 소로스 펀드, 홍콩 상하이 은행, JP모건, 그리고 드레스너 은행 등을 두루 거친 그는 지난해 미국 사회에 내재한 위기 요인을 금융·정치·투자 등 분야별로 정밀 분석하고, 점증하는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Interview |英정부 경제학자가 말하는 韓 균형발전정책
기사입력 2007-10-03 00:42 |최종수정2007-10-03 00:54


“공무원이 국가균형발전 주도해선 안 돼”

유럽대륙 끄트머리의 섬나라에서 온 푸른 눈의 경제학자. 퉁명스러운 느낌의 영국식 영어를 구사하는 ‘마이클 쿄오간(Michael Keoghan)’영국 기업 및 규제위원회(BERR) 국장은 다소 피곤해 보였다. “아홉 시간의 시차 탓”이라며 양해를 구하는 그는 지난 1997년 토니 블레어 총리 집권 후 균형발전정책을 주도해왔다. 그래서일까. 지난 18일 오후, 그는 기자가 들고 있는 책 한 권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안소니 기든스의 《미스터 브라운, 이제 당신 차례요》가 그것이다. 저자는 영국 보수당의 17년 통치를 종식하고 지난 97년 노동당 재집권을 이끌어낸 토니 블레어의 ‘장자방’격인 인물. 토니 블레어의 뒤를 잇는 고든 브라운 총리에게 노동당 집권을 연장하기 위한 고언을 직언했다. 경제 번영과 사회적 가치의 추구가 정치적 수사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물어본 배경이다. 기든스는 늘 두 가지 목표의 달성을 노동당 정강정책의 핵심으로 강조해 왔다.

“저 같은 말단 공무원이요 뭐…” 그는 농담을 던지며 직답을 비켜가면서도, 한 가지 점만큼은 분명히 했다. 정부는 그 역할을 민간 부문의 측면 지원에 한정해야 한다는 것. 전 국토에 3∼4개의 거대 성장축을 ‘육성’해 나간다는 참여정부의 균형발전정책의 한계를 꼬집는 말로도 읽혔다. 이날 인터뷰는 참여정부 주최 균형발전 국제 콘퍼런스가 열린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회의장에서 한 시간 동안 진행됐다.




▶많이 피곤해 보이시네요. 오늘(18일) 오전 영국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을 주제로 한 연설이 힘에 부치셨나 봅니다.

제가 그렇게 피곤해 보이나요. 아마도 영국과 한국의 시차 탓인 것 같습니다. 한 9시간 정도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웃음) 안소니 기든스의 책을 읽고 있나 봅니다. 사진이 잘 나왔네요.


▶안소니 기든스는 경제성장이 사회적 가치와 양립할 수 있다고 늘 강조했습니다. 균형발전정책도 이러한 철학의 산물인가요.

토니 블레어의 정책 보좌관인 그 기든스 말인가요.(웃음) 제3의 길로 널리 알려진 토니 블레어 국정운영 철학의 주춧돌을 놓은 거물입니다. 저는 말단 공무원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경제학자입니다. 국정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인물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질문지를 훑어보면서) 정치적이거나,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당신이 영국 노동당 소속인지 아니면 보수당 소속인지를 묻는 질문을 지적하시는 건가요.

우선, 제가 소속된 기관(BERR)은 어떤 정당에도 소속돼 있지 않습니다(We don't belong to the party). 그리고 영국 정부 정책을 평가하는 내용은 가급적 빼주셨으면 하네요. 토니 블레어나 고든 브라운의 정책 운용 방향의 차이를 묻는 질문 등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의 차이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공무원들 중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미안합니다(sorry).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노동당이 집권한 지난 97년 정부에 들어갔는데 주로 어떤 일을 하십니까.

기업 및 규제개혁국(BERR)의 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기업 활동에 이상적인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 주요 업무입니다. 영국 경제 전반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경쟁 상태, 그 지역의 규제 현황, 또 고용 상황 등을 주로 확인합니다. 하부기관으로 지역발전청(RDA)과 선별적 금융투자기구(SFI)가 있습니다.

물론 이 모든 활동의 목표는 지역민들의 생활수준을 끌어올리는 일입니다.


▶지난 97년 영국 정권 교체기에 등장해 영국 대중을 사로잡은 ‘풀 몬티’라는 영화를 보신 적이 있나요.

풀몬티(FulMonty)요? 잘 알고 있지요. 보수당의 메이저 총리 때 제작된 영화가 아닌가요.(97년은 토니 블레어가 집권한 해이다.) (이 영화는 영국 요크셔 지방을 무대로 하고 있으며, 철강산업 침체로 일자리를 잃은 중년 가장들이 고달픈 돈벌이에 나서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


▶RDA는 굴뚝산업 쇠퇴로 실업자가 된 지역민들의 직업교육도 담당하고 있죠.

근로자들의 전직 교육도 물론 돕고 있습니다. 규제 완화 방안과 더불어 숙련 노동자의 지식을 심화하고, 산학협동을 증진하는 방안 등도 꾸준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오해가 있는데, 풀 몬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아닙니다(It is phoney). (그는 풀몬티에 대해 묻자, 빙글 빙글 웃었는데, 아마도 실직한 중년 가장들이 스트리퍼로 나서는 ‘민망한’ 장면을 떠올렸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당시 영국 사회가 직면해 있던 시대적 상황을 날카롭게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았습니다.

물론입니다. 영국 북부 도시의 쇠퇴가 그 배경입니다. 풀몬티의 배경이 된 요크셔 타운은 지난 70~90년대 쇠퇴일로를 걷습니다. 철강, 탄광 등 제조업이 지역 경제의 주춧돌을 형성했는데,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이 지역의 노동자들이 대거 실업 상태에 놓이게 된 거죠.

이 영화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과거 노동당 정부의 지나친 보호가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것이 아닐까요. 경제 번영과 사회적 정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 일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기든스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경제학자입니다. 주로 실업 해소나 규제 혁파를 비롯한 경제 이슈들을 주로 고민할 뿐입니다.

철학과 사회복지 등의 분야는 제 지식의 범위를 훨씬 벗어납니다.

그리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책의 한 대목을 인용하며 특정한 답변을 끌어내려고 해서는 곤란합니다. (웃음)


▶애덤스미스를 배출한 영국이, 정부 주도의 균형발전정책을 장기간 추진하는 이유가 있나요.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영국 정부는 기업들의 활동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을 뿐이지, 주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간 기업들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돕는 역할에 그친다고 할까요. 지역 사회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의 목소리를 경청합니다.

그리고 각종 규제를 혁파하지요. 정부가 주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근로자 교육 기관이야 민간에도 많고, 산학 협력도 기업들이 알아서 접근할 문제가 아닌가요.

좋은 질문입니다. 영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때는 극히 제한적입니다. 경제학 교과서에 등장하는 시장의 실패가 그 경우입니다.

스필오버(spill-over)의 사례도 있습니다. 민간 기업에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는 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입니다. 물론 예외없는 법칙은 없다고 하죠.(웃음)

민간이 담당할 수 있는 분야이긴 하지만, 정부 수준의 업무나 서비스를 생산하지 못할 때도 개입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정부는 단지 지원 업무만을 처리할 뿐입니다.


▶국민을 보호하는 정부의 전통적 역할마저 시장이 담당하는 추세입니다. 정부가 어떤 일을 더 잘할 수 있습니까.

지역 내 유망 기업이 특정 기술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RDA가 이때 지역 대학과의 산학 협동을 주선할 수 있습니다. 또 특정 섹터에 소속된 기업들이 공유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겠죠. 영국 진출을 추진 중인 한국 기업들도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면 다음 단계로 나갑니다. 혁신 거점 도시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고 다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치며 기업생태계를 끊임없이 업그레이드 해나가는 역할은 특정 민간기업이 담당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는 것을 매우 중시합니다.


▶케임브리지는 하이테크 클러스터, 런던은 금융 클러스터로 유명합니다. 영국 정부가 만든 작품이 아닌가요.

정부가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부 역할은 지역 내에서 클러스터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는 ‘유인(incentive)’을 제공하는 일이죠. 런던과 케임브리지를 예로 들어 볼까요. 런던은 금융, 케임브리지는 하이테크분야의 대표적인 클러스터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시시콜콜 이 과정을 주도한 것은 아닙니다.

케임브리지는 케임브리지 대학이라는 천년의 명성을 자랑하는 교육 기관이 이미 있었습니다.

정부는 이 명문대학, 그리고 지역 기업의 산학협동을 유도하는 등 하이테크 클러스터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 주었을 뿐입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정부는 측면지원에 그칠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혹시 신규 사업 진출과 관련한 컨설팅도 하나요. 한국에서는 정부출연 기관(뉴패러다임센터)이 민간 기업 컨설팅을 성공적으로 수행, 화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돈이 될 만한 분야는 기업들이 더 잘 알지 않겠어요. 특정 산업이나 섹터 진입을 권하는 일은 우리의 업무영역이 아닙니다. 그랜드 플랜을 짜고,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하기보다 현장에서 부대끼면서 정책이 제대로 먹히는지 판단합니다.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는 정책은 미세조정하거나, 폐기하지요.


▶글로벌 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영국 공무원 조직에서 대거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국장으로 있는 ‘버(BERR)’를 보세요. 이 조직이 속해 있는 정부 부처의 장관이 이사회 멤버를 선정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글로벌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민간 기업인 출신들입니다. 이스트미들턴의 RDA청장은 도요타의 전 매니징 디렉터였습니다. 이사회 멤버들은 수준이 매우 높습니다.

지역에서 발로 뛰는 실무진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섞여 있습니다. 프로젝트 매니저, 자금관리자, 맥킨지 등 컨설팅 기업 출신들이 조화를 이루며 주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매진합니다. 때로는 공무원들, 그리고 행정 전문가들도 같이 일을 합니다.


▶참여정부는 전국에 3∼4개의 거대 성장축을 ‘육성’해나간다는 방침입니다. 공공기관의 이전도 진행 중인데, 영국 정부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혁신 거점이나 혁신 도시가 영국에도 있는지를 묻는 건가요. 영국 정부도 최근 몇 년간 공공기관 이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1만8000개 정도의 공직이 이때 같이 움직입니다. 물론 혁신도시 등을 염두에 두고 조직적으로 움직인 것은 아닙니다.

한국과 비교해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저희는 상황이 좀 다르거든요. 어떤 경우든 혁신 거점을 구축하는 데 정부가 직접적으로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랜드 플랜을 세워놓고 정책을 실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경영 영어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어록
기사입력 2008-10-19 12:09 |최종수정2008-10-19 12:12


◇The shutdown of financing for the corporate system is particularly scary◇

●The Fed wasted an entire weekend announcing nothing and then announced this morning a set of modest steps that does nothing to address the ongoing silent run on banks.

연준위는 지난 주말 거의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했다. 그리고 나서야 은행권의 자금 이탈을 막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온건한 정책들을 발표했다.

●It is time for the Fed to stop wasting time and start the actions that will make a difference.

연준위는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큰 국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할 때이다.

●We are now at risk of a systemic financial meltdown of the financial system and the corporate sector too.

금융 시스템, 그리고 민간기업 부문이 모두 재정적으로 붕괴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

●Any further delay may lead to an implosion of the financial system and serious damage to the corporate system tilting a severe economic recession.

더 이상 적절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금융 시스템은 붕괴될 것이다. 그리고 심각한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게 될 민간기업의 위기도 불러올 것이다.

●So no wonder that Asian and European equity markets collapsed at their Monday opening and no wonder that US equity markets are down 5-6% today (as of mid-day).

아시아와 유럽의 주식시장이 월요일 개장 직후 급락한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미국 증권시장이 5~6% 하락한 것도 역시 정해진 수순이었다.

●The shutdown of financing for the corporate system is particularly scary.

민간기업의 자금 조달 시스템의 붕괴는 특히 두려움을 자극한다.

●After all Bernanke stated on Friday that the Fed would do whatever was necessary to deal with the liquidity crisis.

버냉키 연준위 의장은 유동성 위기를 다루는 데 필요한 조치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지난주 금요일 공표했다.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 뉴욕대 교수는 이번 미국 발 금융위기로 뜬 경제학자이다. 지난 2006년 이번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불러모은 그는,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연준위의 정책을 맹렬히 공격하며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자원전쟁 현장 뉴욕을 가다]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할 유망 벤처

기사입력 2008-05-09 09:51 |최종수정2008-05-09 09:57


●자원 위기는 사업 기회… 튀는 아이디어로 돈맥 찾는다

‘숲속에 있다 보면 숲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80년대 미국 기업들의 리엔지니어링 열풍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던 미시간 경영대학원의 석학 프라 할라드 교수의 핵심 아이디어가 바로 이것이 아니었을까.

기 업의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요체다. 수년 뒤를 내다보며 신(新)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핵심 경쟁력을 담금질하는 한편, 덩치를 키워 이종 부문간의 융합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문이었다.

하지만 매 분기별 실적에 일희일비해야 하는 기업의 수장들이, 과연 이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좇는 일이 가능하기나 할까. 지난달 14일 미국 뉴욕 본사에서 인터뷰를 한 캐서린 프레이즈 IBM 부회장의 처방전은 인수합병이었다.

소규모 기업에 대한 인수 합병이나 지분 투자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더불어 기업 내부에 변화와 혁신이 바람을 불어넣는 전기로 삼으라는 주문이다.

지난해 본지와 인터뷰한 미래학자 로히트 탈와도 같은 제언을 한 바 있다.

선마이크로 시스템즈를 공동창업한 쿄슬라, 그리고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될성부른 벤처’에 대한 후각이 예민하기로 소문난 투자사들이 주목하는 대체 에너지 분야의 벤처기업을 정리했다.


                                                                   
●유망 벤처 1 태양열 (Solar Energy) : 선에디슨

대체 에너지 분야가 유망 신종 사업으로 부상하면서 LG CNS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태양광 발전 부문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사업성이 불투명한데다 장비, 설비 제작을 본업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 또한 비교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맹점이 있다.

미 래학자인 피터 슈워츠는 “태양열 발전 부문도 발전 속도가 더딘 대표적 분야”라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의 선에디슨(www.sunedison.com)이 내로라 하는 투자회사들의 주목을 받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설비(installation)와 시스템 통합(system intergration)이 대체 에너지 사업의 양대 축이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금융권에서 이미 6000만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다. 벤처기업이지만 인수합병을 성장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는 점이 특징. 이 회사에 대한 폭넓은 관심사를 가늠할 수 있다.

리뉴어블 벤처(www.mmarenewableventures.com)도 선에디슨과 더불어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로 조명을 받고 있다.

중 국의 선텍파워(www.suntech-power.com), 미국의 나노솔라(www.nanosolar.com), 독일의 큐셀(www.q-cells.com), 노르웨이의 REC(www.scanwafer.com)도 앞선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태양열 에너지 분야의 대표적 벤처기업들이다.

●유망 벤처 2 바이오 퓨얼(BioFuel) : 실리온

선마이크로 시스템즈의 공동 창업자인 쿄슬라(Kyosla).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따서 쿄슬라 벤처 캐피털을 창업했는데, 이 벤처기업이 투자한 가장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실리온(www.cilion.com)이다.

미국에서 최초로 탄소 배출 상한선을 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에 위치해 있다.

실리온은 쿄슬라 벤처를 비롯해 투자자들로부터 20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받아 화제를 모았다. 생산량이 연간 5500만 갤런에 달하며, 가격도 더욱 저렴하며 친환경적인 에탄올 공장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세 계적인 곡물회사인 카길의 자회사인 네이처웍스(www.nature-worksllc.com), 덴마크의 노보자임스(www.Novozymes.com), 미국의 베라선 에너지(www.verasun.com) 등도 이 분야의 떠오르는 바이오 퓨얼 벤처기업들이다. LS9도 초미의 관심을 얻고 있다.

창업한 지 불과 2년이 지난 이 회사는 2000만 달러를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창업자와 경영자가 모두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들이다. 하버드와 스탠퍼드 출신의 연구자 두 명이 지난 2005년 설립했다. 석유회사 쉘에서 27년간을 근무한 로버트 월시(Robert Walsh)를 올해 초 최고경영자로 영입했다.

●유망 벤처 3 정수(Water Purification) : 워터헬쓰 인터내셔널

미시간 경영대학원의 프라 할라드 교수는 예언자로 불린다. 지난 80년대 미국 기업들의 리엔지니어링 붐에 제동을 건 주역이다.

효율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처할 수 없다는 그의 이론에 글로벌 기업들은 귀를 기울였다. 21세기 들어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는 신흥 시장 공략의 이론적 틀을 놓은 석학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전 세계의 저소득층을 겨냥한 서비스나 제품 출시를 강조한 바 있다. 워터헬쓰 인터내셔널(www.waterhealth.com)은 프라 할라드 교수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는 기업이다.

혁신적인 정수 방식으로 뜨거운 조명을 받고 있다. 저전압의 전기 조작으로 인도인들을 괴롭히는 병원균을 제거할 수 있는 정수 시스템을 개발했다.

정수 과정을 거친 12리터의 물을 불과 2센트에 인도인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억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게 세계 보건기구의 추산.

이 회사의 정수 시스템은 막강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스라엘의 아쿠와이즈(www.aquwise.com), 싱가포르의 하이플럭스(www.hyflux.com), 미국의 에너지 리코버리(www.energy-recovery.com) 등도 주목대상이다.

●유망 벤처 4 풍력(Water Filtration) : 아시오나

스페인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스페인의 아시오나(www.acciona.com)는 바이오 퓨얼, 태양열, 그리고 풍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대체 에너지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풍력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여주며 이 분야 최고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의 자회사인 EHN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큰 풍력-터빈 공장을 중국에 열어 화제를 모았다. 가메사(www.gamesa.es)도 투자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스페인의 풍력회사이다. 제너럴일렉트릭, 그리고 독일의 에너콘(Enercon)과 2위 자리를 다투는 풍력 터빈 제조업체이다.

골드만삭스가 소유한 호라이즌 풍력 에너지(Horizon Wind Energy)와 7억 달러 짜리 터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스페인의 이버드롤라(www.iberdrola.com)도 역시 풍력 터빈 회사이다.

유럽과 미국의 풍력 터빈 제조 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이 분야의 강자로 떠올랐다.

대체 에너지 분야에서도 인수합병(M&A)이 성장의 유력한 수단이라는 점을 입증했다. 인도의 수즈론 에너지(www.suzlon.

com), 덴마크의 베스타스 시스템(www.vestas.com) 등도 주목받는 기업들이다.

●유망 벤처 5 그린 빌딩(Green Building) : 파나홈

일본 기업들이 강세다. 파나홈(www.panahome.jp)은 에너지 절약형 그린 빌딩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굴지의 대기업인 마쓰시다의 계열사들이 이 업체의 주요 주주로 활동하고 있다. 시가총액 23억 달러에 달하는 ‘파나홈’은 독일 다음으로 태양열 에너지 시장이 가장 큰 일본시장의 터줏 대감이다.

이 회사의 주력 상품인 ‘에코 라이프 홈(Eco-Life Home)’은 이 회사 매출의 35%가량을 차지한다. 역시 일본 나고야에 위치해 있으며, 가정용 주방기기로 널리 알려진 린나이(www.Rinnai.co.jp)도 에너지 절감형 주방 기기, 그리고 홈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크리(www.cree.com), 클래룸 홈(www.clarum.com), 더스트 오거니제이션(www.durst.org), 인터페이스 엔지니어링(www.interfaceengineering.com), 오스트리아의 오테크(www.ortech.com.au) 등도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GS건설경제연구소가 한국형 그린 빌딩 모델을 연구 중이다.

●유망 벤처 6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 그리드 포인트

‘티보(Tivot)’는 미국인들의 고민거리를 단숨에 해소한 제품이었다. 업무에 바쁜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편한 시간대에 녹화해 뒀다 광고를 제외한 채 다시 시청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그리드 포인트(www.gridpoint’)는 전력 부문의 티보로 불리는 회사이다.

투자은행, 벤처 캐피털의 투자 일 순위이다. 성공의 보증 수표로 통하는 골드만삭스에서 투자를 받았다. 냉장고 크기의 장비를 집의 지하실에 설치해 온라인으로 에너지 소비를 관리할 수 있다.

저장 기능도 흥미롭다.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는 이 장비는 전기를 저장해 둘 수 있다.

그리고 여름철 폭염 때와 같이, 전기 공급이 전기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울 때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지능형 에너지 관리 시스템의 선두 주자이다.

이 밖에 헌트 테크놀로지(www.hunttechnologies.com),이트론(www.itron.com), 스마트 싱크(www.smartsynch.com), 일렉트릭파워 리서치 인스티튜트(www.epri.com)도 투자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업체들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경영영어 |로버트 루빈(Robert E. Rubin) 어록

기사입력 2008-10-05 12:12
●“Investors should recognize the risks they are taking.”

●I am reminded how commonly markets fail to behave the way you expect.

당신이 예상한 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드문 곳 - 그것이 시장이다.

●The only way to navigate the twin hazards of complacency and panic was by choosing my words very, very carefully, softening concerns and using calculated ambiguity.

자기만족과 공포. 이 두 가지 감정은 늘 함께 따라다녔다. 마치 쌍생아와 같다고 할까. 말을 좀 더 신중히 하고, 의도적으로 근심을 누그러뜨리며, 계산된 모호함을 유지하는 일이 나의 과업이었다.

●The first lesson is that our ability to address economic crisis beyond our borders is limited.

첫 번째 교훈은 명확했다. 국경 밖에서 전개되는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우리의 역량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In 1995, I referred to the Mexican crisis as a very low-probability event.

지난 1995년을 다시 떠올려 보자. 나는 멕시코가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적다고 봤다.

●Stocks outperformed bonds for every decade of the twentieth centry, except for the 1930s.

주식은 20세기 들어 채권의 수익률을 늘 앞섰다. 예외라고 한다면 1930년대 뿐이었다.

●Investors should recognize the risks they are taking.

투자자들은 자신이 떠안고 있는 리스크를 인식해야만 한다.

●The most obvious change was the growth of international trade with developing countries.

가장 뚜렷한 변화는 (미국이) 개도국과 더 많은 무역을 하게 됐다는 점이다.

■로버트 루빈(Robert E. Rubin)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고문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으로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거물급 기업인이다. 클린턴 행정부 재직 시절 멕시코 금융위기, 러시아 채무 불이행,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위기 사태를 경험한 노련한 금융전문가인 그는 헨리 폴슨 현 재무장관을 상대로 금융위기 타개책과 관련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코노믹리뷰

경영 영어 |찰스 킨들버거 어록

기사입력 2008-10-12 14:27
●Investors seem not to have learned from experience

●For historians each event is unique. In contrast, economists maintain that there are patterns in the data.

역사가들에겐 모든 사건이 일회적이지만, 경제학자들은 시장에 일정한 ‘규칙이 있다’고 주장한다.

●The shock in the Asian countries in the 1990s was the implosion of the asset price bubble in Japan.

지난 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는 일본의 자산버블 붕괴에서 촉발됐다.

●Bubble foreshadows that some values will eventually burst.

거품은 무엇을 예고하는가. (투자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던)일단의 가치들이 반드시 붕괴한다는 것이다.

●Chairman Greenspan discovered a surge in U.S. productivity about a year after he first became concerned about the high level of U.S. stock prices in 1996.

그린스펀 의장이 미국의 생산성 향상을 강조한 시점을 보라. 지난 96년 높은 주가에 우려를 피력한 지 불과 일 년 만이다.

●In the late 1990s Wall Street security analysts projected that U.S. corporate profits would increase at the rate of 15 percent a year for five years.

월스트리트 주식 전문가들의 지난 90년대 성적표는 어떨까. 그들은 대부분 미국 기업의 이윤이 향후 5년간 매년 1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The current U.S. international position in some ways parallels that of Mexico, Brazil, and Argentina in the 1970s.

(쌍둥이 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의 현 위치는 지난 70년대 멕시코, 브라질, 그리고 아르헨티나와 유사하다.

●Investors seem not to have learned from experience.

투자자들은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는 족속들이다.

■찰스 킨들버거(Charles P. Kindleberger) MIT 교수를 지낸 ‘찰스 킨들버거’는 ‘버블 발생과 붕괴의 메커니즘을 파헤친 경제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그의 저서 《MANIAS, PANICS, AND CRASHES》는 그가 남긴 역작이다. 미국 금융위기의 이면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역사적 사례가 풍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근 다시 조명받고 있다.


[자원전쟁 현장 뉴욕을 가다] 미래학자가 본 자원의 미래
기사입력 2008-05-09 01:45


●미래학자 피터 슈워츠 GBN회장●

“통합생물학이 에너지 산업 미래 좌우”

‘ 구소련은 붕괴 과정을 거쳐 작은 나라들로 분화되고 말 것이다.’ 지난 1980년대 후반 미국의 한 미래 학자는 구소련의 붕괴를 예고해 화제를 불러모은 바 있다. 당시 미국 정보기관은 이 학자의 예측을 소련의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며 비웃었지만, 그의 예언은 불과 수년 후 정확히 실현된다.

‘시나리오 플래닝’이라는 기법을 통해 구소련의 붕괴를 내다본 미래학자. 그가 바로 피터 슈워츠(Peter Schwarts) GBN회장이다. 지난 70년대 이른바 ‘세븐 시스터즈’의 일원인 쉐브론에서 근무하며 이 회사의 장기 경영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기와 기회 요인들을 분석해온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늘 뜨거운 조명을 받고 있다.

미래학자에서 컨설팅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그리고 다시 대체 에너지 산업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리스트로 활동 반경을 활발히 넓혀가고 있는 피터 슈워츠를 만났다.


                                                                   
●“통합생물학이란 ‘공학 기술을 적용해 자연을 인간의 구미에 맞게 바꾸어 내는 영역의 학문’입니다. 이 분야는 19세기 산업 혁명에 비견할 수 있는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도심 디자인 분야에서 엄청난 기회가 열릴 수 있습니다. ”

●“인류가 겪게 될 최악의 시나리오가 방글라데시에서 펼쳐질 수 있다고 봅니다. 메가-몬순의 영향으로 해수면이 약간 상승할 경우 방글라데시인들 1억 명이 난민이 될 수 있습니다.”

                                                                   
▶Q글로벌 기업들의 환경 분야 진출 러시는 90년대 말 IT 기업 붐을 떠올리게 합니다. 환경 트렌드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까요.

이 분야는 매우 떠들썩합니다. 신기루와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환경 분야의 득세는) 엄연한 현실이라고 봅니다. (I think it is both hype and real.)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지난 수년간 이 분야가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를 겪었다는 점입니다. 느리긴 하지만 꾸준히 성취를 이뤄냈습니다.

Tribute to Don Quijote
Tribute to Don Quijote by lapidim 저작자 표시비영리



▶Q이 분야가 과연 돈이 될까 하는 점에 고개를 가로젓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태 양열 에너지 관련 기술을 떠올려 볼까요. 벌써 30여 년 이상 이 기술을 개발해 왔고, 조금씩 그 수준이 나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획기적인 진전을 이뤄내고 있지는 못합니다. (We have not made any breakthrough.) 가장 큰 관건은 앞으로 얼마나 나아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Photovoltaic
Photovoltaic by Schwarzerkater 저작자 표시



▶Q지난 90년대 IT 붐은 결국 꺼지고 말았지만, 아마존이나 옥션, 구글 등은 살아남아 산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태양열이나 풍력 분야에서 아직까지 이렇다 할 기업이 등장하지 않는 건 왜 일까요.

저 는 이렇게 반문해보고 싶습니다. 벤처 캐피털이 정보통신 분야의 발전을 주도할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투자 대상 분야의 생리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는 인사들이 풍부했기 때문입니다. 성공의 보증 수표로 통하는 이들은 투자자들의 돈을 쉽게 끌어 모을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벤처 캐피털에 투신하기 전 정보통신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CEO출신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몸담았던 정보통신 기업은 물론 기술, 시장을 형성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공헌을 했어요.

Sergey Brin and Larry Page talking to reporters
Sergey Brin and Larry Page talking to reporters by Steve Rhodes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Q이들이 벤처기업 붐에 어떤 역할을 담당했나요.

이 분야에서 수십 년간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보니, 해당 분야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나 시장 등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선마이크로 시스템즈의 공동 창업자인 ‘비노드 쿄슬라(Vinod Kyosla)’같은 인물이 대표적인 실례입니다. 이들이 이 산업을 이끌어가는 대표 기업들의 태동에 적지 않은 공헌을 했습니다.



▶Q환경 분야의 될성부른 떡잎을 콕 짚어낼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현재 많지 않은 이유가 있을까요.

에 너지나 물, 그리고 환경 분야 등은 지금까지 투자의 사각지대였습니다. 역사적으로 벤처 캐피털(VC)의 지원을 받은 경험이 일천한 분야입니다. 에너지 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력들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정보통신 분야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벤처 캐피털리스트들은 선마이크로 시스템즈이나, 인텔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여겼지만 엑손모빌이나 쉘은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다시 정보 통신 기업으로 옮겨가고, 또 이 기업 출신들이 다시 벤처 캐피털로 가면서 변화와 혁신에 불을 댕겼습니다. 하지만 환경이나 에너지 쪽은 이러한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labyrinthine circuit board lines
labyrinthine circuit board lines by quapan 저작자 표시



▶Q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기업인들이 당면하고 있는 딜레마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이 분야에 투자를 하려는 기업가들은 많지만, 정작 환경, 에너지 분야를 꿰뚫고 있는 이들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투자 성적표가 신통치 않을 수 있는 여건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Q피터 슈워츠 당신은 에너지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고, 미래학의 대가입니다. 이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것은 미래를 낙관하기 때문이 아닌가요.

이 분야의 변화가 지금처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때는 없었습니다. 매년 환경 분야에 대한 벤처 캐피털의 투자 규모가 두 배 이상 확대되고 있습니다. 환경산업은 신생기업(start-up)에 도약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는 물론, 아예 새로운 산업이 태동할 수도 있는 토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다만, 클린 기술(clean technology)을 둘러싼 불투명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은 부담거리입니다. 엄청난 돈과 시간, 그리고 인재들을 태양열 에너지 분야에 투입했지만, 성과는 아직까지 썩 만족할 만하지 못합니다.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친환경 상품을 선호할지도 미지수입니다.

Capri sun handmade dress & bag | recycled fashion portrait
Capri sun handmade dress & bag | recycled fashion portrait by Adam Foster | Codefor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Q획기적인 신소재나, 컴퓨팅 기술을 통해 에너지 절감을 주도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지요.

진 실은 이렇습니다. 아직까지 획기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성취들을 이 분야에서 이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The truth is, there are not many surprises here.)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오히려 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southern califonia Edison)은 컴퓨터를 일반 가정의 전기를 제어하는 용도로 개발하고 있어요. 이 지역의 80만 가구를 상대로 이미 이런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The cycle of energy
The cycle of energy by MissusK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Q어떤 기술이 앞으로 또 주목을 받을 수 있을까요.

가 상 회의 기술(virtual meeting and better communication)이 대표적인 실례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원거리를 굳이 여행하지 않고도 회의를 차질없이 할 수 있는 기술을 떠올려 보세요. 가상 회의 기술은 에너지 절감 분야의 대표적인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cat and mouse
cat and mouse by damclea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Q많은 기업들이 태양광이나 풍력 터빈, 바이오 에너지 개발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당신이라면 어느 분야에 돈을 걸겠습니까.

물 쪽에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핵 분야도 새로 조명을 받을 수 있겠죠. 원전을 소규모로, 더 효율적으로, 그리고 안전하게 운용할 수 있다면 게임의 룰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겁니다. (game changer) 연료 전지 분야에 큰 기대를 걸었습니다만, 아직까지 뚜렷한 진전을 이뤄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GM Hydrogen 3
GM Hydrogen 3 by gmeurop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Q에너지, 환경 분야를 뒤흔들 잠재력이 있는 기술 얘기를 해볼까요. 필름 산업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디지털 카메라 기술처럼 말입니다.

저는 ‘통합생물학(synthetic bio)’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 분야는 지난 19세기 산업혁명에 비견할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봅니다. 게임의 룰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Q통합생물학이란 어떤 분야를 지칭하는 건가요. 학문영역에 불고 있는 통섭 바람을 일컫는 말인가요.

통합생물학이란 ‘공학 기술(engineering technology)’을 적용해 자연을 인간의 구미에 맞게 바꾸어 내는 영역의 학문입니다. 이미 많은 수의 벤처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태동하고 있습니다.

▶Q걸음마 단계인 통합생물학 분야에서 조금씩 명성을 날리고 있는 벤처기업의 사례를 들어주실 수 있나요

‘ 코다 제노믹(CODA Genomics)’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제가 직접 투자를 한 기업이기도 합니다. ‘에어 바이오테크놀로지(Ayres Biotechnology)’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모니터 그룹이 운용하는 모니터 벤처그룹에서 이 벤처기업에 지난 2002년부터 투자를 하고 있다.)

▶Q희대의 사기극으로 끝난 ‘줄기세포’처럼 용두사미(龍頭蛇尾)로 그칠 공산은 없을까요.

랩 톱 컴퓨터 배터리 얘기를 좀 하고 싶군요. 지난 2000년경에 인터뷰를 했더라면 저는 배터리의 미래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으로 얘기를 했을 겁니다. 지금쯤이면 이 분야에서 벌써 성공을 거두어야 했겠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문제가 더 복잡했던 거지요.

태양열이나 풍력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분야(통합생물학)에 관한한 상당한 기대를 지니고 있습니다. 통합생물학 분야의 벤처기업들은 이미 외부의 펀딩을 받고 있습니다.


▶Q앞으로 5~10년 뒤 가장 유망한 분야로 부상할 영역은 무엇일까요? 태양열인가요, 아니면 바이오 에너지입니까.

저 는 도시 설계(urban design)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장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도시 전체를 그랜드 디자인하는 일입니다. 브라질의 생태도시인 쿠리치바나 캘리포니아의 실험에 각국의 지도자들은 주목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시 설계의 거장인 피터 캘도프(Peter Calthorpe)와 도시주의자(urbanists)들의 비전에 감화를 받아 왔습니다.

ZUBIZURI
ZUBIZURI by PIKAPL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Q당신은 구소련의 붕괴를 예측했던 미래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2025년 인류는 지금보다 더 깨끗한 공기와 물을 소비할 수 있을까요.

과 거의 사례로 눈을 돌려 보세요. 무대는 25년 전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Bay Area)입니다. 대기 상태는 지금보다 훨씬 안 좋았어요. 낚시대를 드리워서 월척을 잡았다 해도 이 물고기를 도저히 먹을 수는 없었을 겁니다.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대기와 강의 상태가 대폭 개선이 됐어요.

자동차, 공장의 오폐물 처리 시스템이 한결 더 나아진 덕분입니다. 자, 이제는 눈을 2025년으로 돌려 볼까요. 물과 대기는 지금보다 훨씬 깨끗해질 겁니다. 클린 기술에 대한 투자 역시 괄목상대의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성과들이 정수, 오염 절감 등에서 나오겠지요.

Urmia Salt Lake / دریاچه ی نمک ارومیه
Urmia Salt Lake / دریاچه ی نمک ارومیه by Mehrad.HM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Q이러한 시나리오를 뒤흔들 변수는 없을까요.

역 설적이지만, 수년간 환경 재해들이 꼬리를 감추게 된다면 이 분야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홍수나 가뭄, 그리고 카트리나급의 태풍은 환경문제에 등을 돌려온 각국의 시민들의 경각심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 문제들이 수면 밑으로 잠복한다면?

급속도로 흥미를 잃어버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상품에 기꺼이 더 많은 비용을 치르려고 할지도 미지수입니다. 유럽이라고 해서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King Neptune is Not Happy With New Jersey!
King Neptune is Not Happy With New Jersey! by Sister72 저작자 표시



▶Q하지만 프리우스나 렉서스 하이브리드 차량이 미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지 않습니까.

캘 리포니아의 버클리에서는 프리우스(Prius)나 렉서스 하이브리드가 대세를 이루고 있어요. 버클리만 놓고 본다면 시장이 분명히 존재하는 셈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특정 계층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시장이 전국 단위 규모로 확대될 수 있을지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Toyota Prius
Toyota Prius by jason.hoang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Q역설적이긴 하지만 쓰나미나 카트리나와 같은 재해가 자주 발생할수록 친환경 제품은 더 빠른 속도로 정착하게 되겠군요.

자 연재해가 비단 개도국에 국한된 현상은 아닙니다. 뉴욕 지하철과 영국의 시골이 폭우로 물에 잠긴 사례도 있습니다. 인류가 겪게 될 최악의 시나리오가 방글라데시에서 펼쳐질 수 있다고 봅니다. 메가-몬순과 결합해 해수면이 약간 상승할 경우 방글라데시인들 1억 명이 난민이 될 개연성이 있어요.

해수면이 변하지 않아도 몬순만으로 1500만 명의 방글라데이인들이 역시 수해로 집을 잃을 수 있습니다.

Hat Rai Lay Beach Revisited
Hat Rai Lay Beach Revisited by fboosma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Q고어가 불편한 진실에서 강력한 허리케인이 더욱 자주 미국의 해안을 강타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카트리나급의 태풍은 더 이상 발생하고 있지 않습니다.

카트리나급의 허리케인이 더 이상 미국 남부 해안을 강타하지 않으면서 국민들의 경각심을 다시 누그러뜨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무관심은) 정책 당국자들의 대응에도 변화를 불러 올 수도 있겠죠.

▶Q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이 분야에 미칠 파급효과가 적지 않다는 말씀을 늘 해주셨습니다.

캘 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놀드 슈월츠제네거를 배우라는 말을 하고 싶군요. 더는 환경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할 여유가 없습니다. 대처가 늦어질수록 더 높은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지난 2005년 미국의 남부 해안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몰고 온 폐해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Terminator
Terminator by Dunechaser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피터 슈워츠는 누구◇

소련 붕괴 예측, 미 CIA도 놀라게 해

앨 빈 토플러, 페이스 팝콘, 존 나이스비트, 호머 리. 미래학의 계보를 파악할 때 빼놓기 어려운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다. 특히 호머 리는 일반인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탁월한 예측력으로 학자들 사이에서 전설이 된 군사 전략가다. 중국 해방 운동을 주도한 쑨원의 군사(軍師) 역할을 하며 의화단 운동에도 참여한 이색경력을 지닌 그는, 지난 1909년 일본군의 진주만 공격과 2차 세계대전 발발을 정확히 예상해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특히 지난 1980년 구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사실을 무려 70여 년 전에 예견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호머 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또 다른 미래학자가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셀 런던사무소에서 근무하던 피에르 왁(Pierre Wack)이다. 로열더치셀의 런던지부 기획 부서에서 시나리오 기획자로 근무하던 그는, 지난 1973년 ‘욤-키푸르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오일쇼크를 정확히 예측해 관심을 끌었다.

피터 슈워츠는, 시나리오 기법을 활용해 고르바초프가 이끄는 구소련 내 개혁세력의 등장과 소련의 붕괴를 정확히 맞춰 그의 예측을 비웃은 미 정보기관 CIA의 코를 납작케 한 인물.

내로라하는 미래학자들이 대개 석유 메이저에서 근무했듯이, 피터 슈워츠도 쉘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미래학자들 중 석유 메이저 출신이 많은 것은 에너지 분야만큼 메이저 업체들의 패권을 위태롭게 만드는 변수들이 도처에 산재한 곳도 드물기 때문이다.

석 유자원의 보고인 중동이나 아프리카의 정치 불안, 미·중 패권 전쟁, 각국의 대체에너지 개발 등이 모두 기존 산업지도를 뒤바꿀 수 있는 주요 요인들이라는 것. 이는 미래학이 기업들의 불안감을 자양분으로 번창하는 학문이라는 점을 반증한다. 지난 2001년 9·11 사태 직후에 열린 피터 슈워츠 주최 미래학 세미나는 몰려드는 명사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고 한다.

유가가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가운데 쌀, 밀 등 곡물가격마저 급등하는 등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도 하루가 다르게 불투명해지고 있다. GBN소속의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들이 올들어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돌아갔는데, 요즘 국내 대기업들의 컨설팅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모니터코리아 측의 전언이다.

 
     Issue |진작 그들의 말을 들었으면…월가 위기 예언한 현인들
기사입력 2008-10-01 23:12


●미국의 주요은행들은 주택가격이 20~25%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하락폭이 최대 40%선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오는 12월 발효되는 회계기준도 은행간 인수합병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 메레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


●“‘U자형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 경기 침체 기간을 18개월 정도로 내다본다.”

- 누리엘 루비니 교수 -


●“지금 투자하지 않는 것은 노년을 위해 성욕을 아끼는 꼴이다.”

- 워런 버핏 -


“ 그들은 돈벌이가 쏠쏠하다 보니 옷도 한번 입으면 바로 세탁소에 맡기는 초우량 고객들 이었어요. 하지만 소식이 끊겨 집에 찾아가 보면 실업자로 빈둥빈둥 놀고 있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미국 뉴욕의 한인 세탁소 업자들은 요즘 울상이다. 미국 투자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발 신용위기로 줄줄이 무너지며 돈 씀씀이가 큰 월가 금융 전문가들 상당수가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BNP파리바 뉴욕지점의 한국인 직원 옥큰별씨도 자고 일어나면 해고가 줄을 잇는 월가의 흉흉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낀다. 사태의 심각성을 포착한 미국 정부가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7000억 달러 규모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기로 전격 결정한 배경도 불안이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이번 대책의 약발은 과연 얼마나 갈 것인가.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 금융 공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과연 없는 것일까. 지난 2005년부터 이번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미국의 ‘메레디스 휘트니’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그리고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전망을 싣는다.

                                                            
●루비니 교수는 일반 가계의 모기지 대출을 탕감해주는 방안을 동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요 순 임금이 울고 갈 정도의 태평성대였다. 미국 경제는 쑥쑥 성장했지만, 물가는 바닥이었다. 클린턴 행정부 치세 말기였다. 경제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으며, 시장 전문가들은 대부분 ‘신경제’의 도래를 확신했다. 하지만 시장은 ‘비이성적 과열’을 보이고 있었다.

“기업들의 주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는 전문가들도 이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상한 맹신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이러한 상승 흐름을 되돌릴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신경제는 붕괴되지 않고, 영원하리라고 보았던 거죠”

신경제 불패신화 비판한 루빈

로 버트 루빈(Robert Rubin) 씨티그룹 고문이 회고집《In an uncertain world》에서 밝힌 대목이다. 그의 예상대로 시장은 파열음을 냈고, 버블은 이번에도 꺼졌다. 줄줄이 문을 닫은 정보통신기업들을 대체한 것은 첨단 금융공학으로 무장한 미국 월스트리트였다.

지난 2000년 닷컴 버블이 터진 이후 금융권의 모기지 대출붐은 ‘내집 장만’이라는 미국인들의 아메리칸 드림에 불을 붙였다. 부동산은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신성장 동력으로 화려하게 부상했다.

부동산 담보 대출 비용은 90%대로 치솟았다. 그리고 지난 2005년, 한 여성 애널리스트는 또 다시 ‘비이성적 과열’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 주인공이 바로 메레디스 휘트니(Meredith Whitney)로 투자 은행인 오펜하이머 소속 애널리스트다. 그녀는 미 증권가의 떠오르는 신데렐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유수의 경제주간지, 방송은 물론 인터넷에 단골로 등장하는 유명 인사로 부상했다.

“ 채무 변제능력이 없는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이 집값 하락으로 상환을 포기하면서, 은행들이 사상 유례가 없는 부실을 떠안게 됐습니다.” 그녀는 작년 7월에는 씨티그룹의 주택담보 대출 부실화에 깊은 우려를 피력하며 경영진을 상대로 연간 배당금 지급을 줄일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대차대조표상 자산을 늘리기 위한 자구책인데, 이 은행의 최고경영자는 석달 후 그녀의 제언을 실행에 옮겨 다시 한번 그녀의 선견지명을 가늠하게 했다. 은행과 신용평가 기관의 야합을 거세게 비판해 투자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투자은행 소속의 애널리스트가 고객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줄곧 팔자 주문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있을 때마다 메리디스와 같은 비관론자는 항상 있었지만 은행권이 부실을 털어내게 되면 주가가 곧 반등했다는 것이 이러한 비판의 핵심이다.

메 리디스의 반론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우선, 오는 12월부터 발효되는 미국의 회계기준(FAS 141 R)을 근거로 든다. 이번 금융위기의 해법은 우량은행이 부실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풀어낼 수밖에 없지만,새로운 규정이 활발한 은행간 인수합병 움직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도 집값 하락에 따른 금융위기로 냉각될 소지가 큰 것도 부담거리이다.

악 순환의 고리를 끊기가 어려운 구도이다. 미국의 주요은행들은 주택가격이 20~25%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하락폭이 최대 40%선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그녀는 전망한다. 자산 담보부 증권시장이 붕괴된 데다, 신용경색으로 은행들의 모기지 담보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은행권의 비우량 자산 규모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미 행정부가 7000억 달러를 투입해 부실을 털어내도 집값이 하락하면 추가 부실이 발생하게 된다.

지난 2월 월가 위기 예언한 루비니

미국의 유명 프로레슬러인 레이필드가 남편인것도 또 다른 화제거리다.

‘ 누리엘 루비니 (Nouriel Roubini)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도 이번 월가 금융위기를 예고했다. 지난 1997년 아시아를 휩쓸었던 외환위기를 예견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루비니 교수는 지난 2006년 당시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며 서브프라임의 해일이 다시 미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을 예고한 시나리오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클 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의 경제 정책 자문관, 예일대 교수, IMF 컨설턴트를 지내는 등 관계와 학계를 두루 경험한 루비니 교수는 올해 2월에도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예고하는 글을 게재해 예언자라는 자신의 명성을 입증했다.

금융 재앙의 12단계라는 글에서 불과 7개월 뒤 월가를 휩쓸게 될 투자은행들의 수난시대를 족집게 같이 집어냈던 것.

요즘 그가 운영하는 홈페이지(www.r-emonitor.com)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추이를 궁금해하는 전 세계 전문가와 네티즌들의 방문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상아탑의 학자로 머무르지 않고, 여러 분야를 두루 거치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그는 세계 경제를 시스템적인 시각에서 통찰하는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4년 발간한 《BAILOUT BA-ILIN》은 국제 금융시스템의 작동원리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의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그런 그는 미행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후의 사태 전개를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루비니 교수는 ‘U자형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경기 침체 기간이 18개월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라는 길고 긴 터널에 막 진입했다고 경고한다.

그가 바라보는 미국경제는 여전히 어둡다. 미국이 공적자금을 투입해 부실을 털어낸다고 해도 이러한 상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경기침체는 올해 1월 이미 시작됐으며, 이번 구제 금융 조치는 미국 경제가 장기불황으로 고통을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는 일을 막아주는 버팀목 정도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그는 평가한다.

그가 제시하는 위기 타개책은 무엇일까. 루비니 교수는 이번 구제 금융안과 관련해서, 부실 금융기관의 비건전 자산을 털어내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가계의 모기지 부채를 탕감해주는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자본 부족 사태에 내몰린 금융권에 대해서도 부실자산을 털어내는 동시에 우선주 인수방식으로 공적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는 처방전을 제시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계 부실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들지 않고서는 이번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미국의 집값이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메리디스 휘트니도 최대 40% 집값 하락을 예상한 바 있다.

루 비니 교수는 이 두 가지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공적기관인 ‘홈(HOME. Home Owners Mortgage Enterprise)’의 설립을 제안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그의 처방전이 대부분 지난 1929년 미국의 대공황 직후 미 행정부가 실시한 위기타개책의 상당 부분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금융위기를 얼마나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금융주 철저히 외면한 버핏

오 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세 번째 주인공이다. 지난 90년대에도 닷컴 주식을 철저히 외면해 새로운 흐름에 둔감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그는 2000년대 들어서도 금융주 매수에 소극적이어서 역시 워런 버핏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에 회의적이다.

“(금융권에서는) 파생상품이 위험을 분산해 세상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그런 메커니즘은 결코 작동하지 않았다. 당신은 위험을 월가의 다섯 개 은행이 아니라, 지구촌 전역으로 분산하는 편이 더 나을 뻔했다는 견해를 피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시도는 모든 지역이 동시에 위험에 휩싸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

일찌감치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깊이 인지하고 있던 그가 자신의 자서전인 《Snowball》에서 한 발언이다.

메레디스 휘트니나 누리엘 루비니와 달리, 명시적으로 금융위기 가능성을 피력하지는 않았지만 일찌감치 신용위기 발발의 위험을 각인하고 있었음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 당신이 싫어하는 많은 일들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경제는 확실히 가라앉고 있다. 내가 결코 좋아하는 게임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침체가 단기간에 그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으나 나는 경기침체가 더 길어지고 그 파급효과도 더 깊어질 것으로 내다본다(The economy is definitely tanking).”

그는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가 몰고올 경기 침체 심화에 대해서도 같은 책에서 상당한 우려를 피력했다. 하지만 워런 버핏은 미 행정부의 공적 자금 투입결정 이후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지 난달 23일 골드만삭스에 50억 달러 투자 결정을 내렸으며, 한 방송사에 출연해 지금이 투자 적기임을 강조했다. 메레디스 휘트니나 누리엘 루비니와는 명확히 엇갈리는 대목이다. 그는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이미 투입된 AIG 지분인수에도 상당한 관심을 피력한 바 있다.

“지금 투자하지 않는 건 노년을 위해 성욕을 아끼는 꼴”이라고 발언으로 화제를 불러모았다.

미국 경제의 장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피력하고도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의 지분 인수에 나선 것은 큰 경기 흐름보다는 개별 종목의 가치를 더욱 중시하는 그의 투자 성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영환 기자 (blade@ermedia.net)

경영영어 |게리 하스트(Gary Harpst) 어록

기사입력 2008-09-28 07:21
●Excellence is a jouney that never ends.

●Excellence is the enduring pursuit of balanced strategy and execution.

실행과 전략. 어느 한쪽으로 중심추가 기울어져서는 결코(경쟁사에 비해) 뛰어날 수 없다.

●Failing to solve the problem destines your organization to a reactive, fire-fighting future.

이 문제를 풀어내는 데 실패한다면 당신의 조직은 늘 수동적이고, 문제가 터져서야 대응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다.

●There is one business problem that, if solved, makes solving all other problems easier.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이 문제만 풀면 다른 것들은 절로 해결된다.

●Execution is far more difficult to achieve, but is fruitless without solid strategy.

실행 역량을 달성하기는 더욱 어렵다. 하지만 탄탄한 전략 없이 실행은 아무런 결실을 내지 못할 것이다.

●Excellence is a journey that never ends.

우수함을 달성하는 일은 결코 끝나지 않는 긴 여행에 비유할 수 있다.

●Most leaders of small and midsized organizations do not have a clear understanding of the relationship between strategy and execution, and excellence.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전략과 실행, 그리고 이들과 핵심경쟁력의 관계를 잘 알지 못한다.

●Strong strategy usually leads to a growth in sales.

강력한 전략은 대개 판매 증대로 이어진다.

■게리 하스트(Gary Harpst) 게리 하스트는 소프트웨어 회사인 솔로몬소프트웨어(Solomon Software)에서 20년간 근무한 최고경영자 출신이자, 베스트셀러인 《실행의 여섯 가지 원칙》의 저자이다. 최고경영자는 전략과 실행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아야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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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자원의 보고 ‘동티모르’를 가다] 동티모르 현장르포

기사입력 2008-07-30 01:00 |최종수정2008-07-30 01:09


●“닭 울음소리에 눈 뜨면 사방이 천연자원 寶庫”

●도요타 자동차는 동티모르 거리를 석권하고 있다. 주행중인 프라도(PRADO), 캄리, 심지어는 도요타 마크가 찍혀 있는 유엔군 차량과 마주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딜리 중심가로 통하는 도로 주변은 시골 장터를 떠올리게 했다. 저마다 리어카를 끌고 나와 옷가지에서 닭, 그리고 민속주, 과일, 스낵류까지 온갖 ‘잡동사니’들을 판매했다.

동남 아시아와 호주대륙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 그리고 천연가스, 원유를 비롯한 풍부한 에너지 자원. 동티모르 사람들은 결코 평온한 삶을 즐길 수 없는 운명을 타고 났는지 모른다. 370여 년간 이 땅을 지배하던 포르투갈은 지난 1976년 식민지 경영 포기를 선언하고 일방적으로 철수했다. 

포르투갈의 공백을 파고 든 인물이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전 대통령이다. 공산주의의 복음에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일부 국가들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던 국제 사회는 점령군을 방조했다. 수하르토는 자국민들을 단계적으로 이주시켜 아예 이 나라를 지도에서 지워버리려고 했다. 

구스마오(현 총리)는 이 독재자의 전략을 무너뜨렸다. 고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한 그는 이 나라 국민들을 격동시켰다. 다들 떠났지만 그는 남아서 싸웠다. 독립의 기틀을 다진 기념비적 해가 바로 지난 1999년이다. 그리고 유엔의 감시 속에 선거를 치르고 2002년 정부를 출범시켰다. 

신생 국가의 초대 대통령이 바로 구스마오 현 총리다. 지난달(7월) 16일, 오전 11시 동티모르의 관문인 ‘딜리’ 공항. 휴양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 시간 반 가량을 날아온 비행기는 동남아 특유의 비취 빛 바다 위를 미끄러져 움직이는 듯했다. 하강하고 있는 기체의 왼쪽 창밖으로 꽉 찬 푸른색 바다가 ‘착시 현상’을 일으킨다. 

비행기는 ‘활주로’를 내달리다 공항의 마지막까지 가서야 비로소 멈췄다. 활주로의 길이는 불과 1.8km. 박경진 우주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인천 공항 활주로가 4km 정도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국제 기준에 턱없이 못 미친다”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딜리 중심가로 통하는 도로 주변은 시골 장터를 떠올리게 했다. 저마다 리어카를 끌고 나와 옷가지에서 닭, 민속주, 과일, 스낵류까지, 온갖 ‘잡동사니’들을 판매했다. 긴 막대기를 걸터 맨 어린 아이들이 차량에 접근해 과일값을 흥정했다. 한국의 겨울에 해당한다는 7월의 햇볕은 매우 따가웠다.

동티모르의 일인당 국민소득은 우리 돈으로 어림잡아 50만여 원 정도. 그나마 해외 원조금액 등을 모두 합친 수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토종 기업 간판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발견하기 어렵다. 노점상은 국민의 대다수가 실업자 신세인 이 나라의 자화상이다. 

사회 인프라는 더욱 열악하다. 딜리 시내에 은행이 고작 4개에 불과하며, 특히 해외에 ‘송금’을 할 수 있는 은행은 단 한 곳이라는 게 안대수 로고스 리소시스 과장의 전언이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딜리 대학은 우리나라의 웬만한 고등학교에 비해서도 규모가 훨씬 더 작다. 

고등학문기관이라기보다 기술 전문학교의 성격이 강하다. 오후 3시, 일행이 숙박한 ‘디스커버리 인(Discovery Inn)’호텔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닭이 울어댔다. “많은 나라를 가보았지만, 한국 식당이 단 한 곳도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여기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송기동 동일기술공사 사장은 적막한 거리 풍경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식당을 차려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고 농담을 건넨다. 3층 이상 건물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길거리를 다니는 외제차들이다. 도요타 자동차는 동티모르 거리를 석권하고 있다. 도로에서도 주행 중인 프라도(PRADO), 캄리, 심지어는 도요타 마크가 찍혀 있는 유엔군 차량과 마주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노키아를 비롯한 다국적 기업들이 저마다 자사 제품을 선전하는 광고펜스를 세워두었다. “아무리 가난한 나라라도 상위 3% 정도는 상당한 구매력을 지니고 있게 마련이다.” 

박경진 우주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 활동 배경을 이 같이 진단한다. 지정학적인 배경도 빼놓을 수 없다. 동티모르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지척이다. 비행기로 한 시간 반 거리에 불과하다. 현지 진출 기업들의 입장에서 동티모르는 동남 아시아 현지시장 공략의 ‘교두보’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시장에 거점을 일단 확보하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으로 이어지는 더 큰 시장을 파고들 수 있다는 얘기다. 남쪽으로 눈을 돌리면 ‘호주’라는 광활한 아대륙 또한 지척이다. 2차 대전당시, 일본군은 동티모르를 연합군의 동남아시아 진공을 저지할 보루로 여겼다. 

또 형세에 따라 연합군 측의 뒷마당 격인 ‘호주’를 타격할 수 있는 ‘최전선’으로 높이 평가했다. 일본군은 2차 대전중 동티모르 사람 수만 명을 학살했다.

대통령궁도 중국이 지어줘

지난 18일 오전 11시,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딜리(Dili’) 시내. 이 곳은 청나라 말엽의 ‘동교민항’을 떠올리게 한다. 동교민항은 북경 천안문 광장 옆으로 펼쳐져 있는 당시의 외교타운. 20세기초, 구미 열강의 대사관이 집결해 있던 동교민항은 강대국들의 중국 경영의 전진기지였다. 딜리도 요즘 브라질, 호주, 미국을 비롯한 각국 이해 다툼의 각축장으로 바뀌고 있다. 브라질, 태국, 베트남, 중국, 호주를 비롯한 각국 대사관이 도로를 끼고 좌우로 나란히 도열해 있다. 호주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총을 한편에 늘어뜨리고 해안가를 순시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동교민항에서 8개 연합군에 자국의 수도를 내주며 치욕을 맛보았던 중국은 요즘 이곳에서 단연 ‘태풍의 눈’이다. 동티모르 정부를 상대로 엄청난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다. 동티모르 대통령의 공관을 단돈 한 푼 받지 않고 짓고 있다. 

시내에서 가장 화려한 축에 속하는 외교부 건물도 중국측 작품이다. “공짜로 건물을 지어주는 것은 사실 손해 볼 것이 없는 카드입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건설업체에 일감을 맡기면, 이 건설업체는 임금이 싼 중국 근로자들을 대거 현지에 불러 공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현지 근로자들로 일정 부분 채용해야 하니 고용 유발 효과도 있다. 더욱이 자재도 대부분 본국에서 가져온다. 사실상 자국 건설업체에 보조금을 지불하는 셈이다. 동티모르 정부에 생색은 생색대로 낼 수 있고, 실속도 차릴 수 있는 ‘양수겸장(兩手兼掌)’의 카드이기도 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딜리 시내의 번화가에는 한자 간판을 내건 중국인 운영 ‘점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딜리 시내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식당도 홍콩에 거주하는 중국인 소유라고 하니, 일찌감치 동티모르를 성공적으로 파고든 중국인들의 발빠른 대응이, 그저 놀라움을 불러일으킬 따름이다. 

한국 정부도 물론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기증한 앰뷸런스도 이곳에서 환자들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시내 병원에서 한차례 이 앰뷸런스를 본 적이 있어요.” 

로고스의 현지법인 ‘EPC’ 소속의 외국인 여직원은 시내를 안내하던 중 이 같이 귀띔을 했다.

또 다른 한국인 직원은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올해 초 이 나라를 방문한 김병준 청와대 전 수석이 다리를 놓아 제공한 차량입니다. 당시에 유엔군 차량이 그가 탄 차를 좌우에서 호위하고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번에 동티모르를 방문한 기업인들은 이 나라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한국 대사관에서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주었다면 주무 장관을 비롯한 정책 결정권자들을 만나고 돌아갈 수도 있지 않았겠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기와집 모양의 한국 대사관은 ‘망치질’이 한창이다. 입구와 지붕 쪽에서 동티모르 현지 근로자들이 부산스럽게 무언가를 고치고 있다.

구스마오 리더십 반전계기 될까

딜리 공항 출국장 면세점은 늘 휑하다. 하루에 한차례 운행하는 인도네시아 항공편이 전부인 이 공항을 이용하는 유동 인구가 워낙 적다보니 빈 점포들이 좀처럼 주인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공항 이용객들이 몰리는 곳은 유기농 티모르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유일하다. 

공항에는 본국으로 떠나는 유엔군들이 늘 북적거린다. 아직도 시내에는 유엔군 차량이 순찰을 돌고 있는데, 유엔군과 그 군속을 비롯해 약 3000명 가량이 현지에 남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티모르 현지 진출에는 아직도 여러 리스크가 적지 않다. 천혜의 자원이 풍부하다지만, 이권은 호주나 인도네시아 업체들이 대부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송기동 동일기술공사 사장은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갈을 내밀기는 어려운 것이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박경진 우주엔지니어링 부사장도 비슷한 견해다. 이제 첫걸음을 떼어 놓았으니 기회가 많지 않겠냐는 것. 

“구스마오 총리가 하루는 저를 불러 한국에 동티모르산 유기농 소를 판매하면 어떻겠냐고 물어보아 놀란 적이 있습니다. (토마스 계 로고스 회장)” 인도네시아의 폭정에 항거해 눈물을 흘리며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던 구스마오 총리가 소고기 수출 아이디어를 짜내는 모습은 신선하다. 

지도층 인사들의 ‘눈높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도네시아와의 뿌리깊은 은원(恩怨)을 훌훌 털어버리고 일보 전진할 수 있는 여유를 찾게 된 것도 호재이다. 

실권이 없고 허울뿐인 대통령 임기 만료 후 탈당을 한 뒤 야당을 단합시켜 총리가 되는 데 성공한 구스마오 리더십에 기대를 거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박영환 기자 (blade@ermedia.net)

■인터뷰 | 박경진 우주엔지니어링 부사장■

“국제 공항 공사 한국이 수주할 겁니다”

박경진 우주엔지니어링 부사장은 공군 출신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공항 전문가이다. 이번 동티모르 방문길에도 그는 세계 각국의 공항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속사포처럼 쏘아대며 시종일관 전문가의 면모를 과시했다. 박 부사장의 이번 동티모르 외유는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직면해 있는 현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내 시장은 공항, 항만을 비롯한 굵직굵직한 국내 프로젝트들이 일단락되면서 신규 발주가 한계 상황을 맞고 있다. 반면 아프리카,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은 인프라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박 부사장은 진단했다. 그는 이번 동티모르 방문길에 공항 부문을 담당하는 담당 국장을 만나 딜리 시내의 티모르 호텔에서 브리핑을 실시했다. 한 나라의 얼굴격인 공항이 국제 기준에 비춰 턱없이 비좁고 시설도 낙후돼 있어 확장 공사가 시급하다는 점을 지적해 그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고 귀띔한다. 

박 부사장은 동 티모르 측의 반응이 꽤 좋은 편이었다고 자평했다. 문제는 700억원대에 공사비를 동티모르 정부가 감당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 박 부사장은 아프리카 앙골라 공항 수주에도 나선 적이 있지만 막판에 물량공세를 펼친 중국에 고배를 마신 아쉬운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중국 정부가 앙골라 공항을 지어주고 20년 운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을 제시하자 앙골라 정부는 중국의 손을 들어주었다. 동티모르 정부가 같은 결정을 내린다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동티모르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지금까지 닦아 놓은 기반 시설이 거의 없는 점이 호재다. 한국 건설업체가 일본의 90%에 달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공사비는 더 낮고 중국에 비해서는 압도적으로 공사 품질이 뛰어나다는 점을 알리는 데 최대한 초점을 맞추었다.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거나,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데도 국제규격에 맞는 공항이 중요하다는 점을 집중 설득했다”는 박 부사장은 담장 국장에게 대안은 당신들밖에 없다는 식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동티모르 방문에 대해 한 가지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담당 장관을 비롯한 결정 권한이 있는 인사들을 만나지 못해, 결국 가시적인 결과물을 들고 귀국하지 못한 것. “첫술부터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꾸준히 이 나라를 방문해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해 볼 밖에요. ”

이코노믹리뷰

경영영어 |라젠드라 시소디아(Rajendara Sisodia) 어록

기사입력 2008-09-15 15:12
●“Market leaders should have no sacred cows.”

●Every market will be dominated by three major players, with small specialty players filling niche markets.

모든 시장은 세 개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이끌어간다. 그리고 작지만 전문성 있는 기업들이 니치마켓을 채운다.

●Any company caught in the middle swallowed up or destroyed. 

어정쩡한 기업들은 다른 기업에 인수되거나, 간판을 내렸다.

●The market leader should adopt a D&R approach-rather than an R&D one. 

일등 기업은 연구보다는 개발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연구개발이 아니라, 개발연구여야 한다.

●Be a fast follower in innovations.

경쟁회사들의 혁신을 재빠르게 따라하라.

●Market leaders should have no sacred cows. 

시장 선도 업체들이여. 성역을 허물어라.

●Globalization is by no means a new or recent phenomenon.

세계화가 최근의 현상은 아니다.

●The quickest way to lose market leadership is for a company to pursue strategies that are inappropriate to its industry position. 

시장의 주변부로 밀려나고 싶은가. 방법은 간단하다. 특정 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포지셔닝’에 걸맞지 않는 전략을 추진하라.

■라젠드라 시소디아(Rajendara Sisodia)‘라젠드라 시소디아’ 교수는 보스톤대와 조지 메이슨대에서 경영학과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다. 정보통신, 헬스케어, 부동산, 금융을 비롯한 폭넓은 분야의 기업들을 상대로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산업별로 3개의 기업만이 주도권을 다투고, 나머지는 니치마켓에서 경쟁한다는 제3의 법칙으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유수의 언론매체에 활발한 기고활동을 하고 있다.


경영영어 |제프리 삭스(Jeffrey D. Sachs) 어록

기사입력 2008-05-04 12:45
제프리 삭스(Jeffrey D. Sachs) 컬럼비아 대학 교수. 일찌감치 지구라는 한정된 자원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주창해온 그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 자문위원이자, 한때 미국에서 대선 후보 출마 가능성까지 점쳐지던 거물 경제학자이다. 최근 출간한 《공동의 부(Common Wealth)》에 실린 그의 발언을 정리했다. 

◇"The twenty-first century will see the end of American dominance."

●The world has become much too crowded and dangerous for more great games in the Middle East or anywhere else. 

중동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모험을 감수하기엔 세계는 너무 비좁고 위험하다. 

●Our social philosophies, as a result, consistently lag behind present realities.

우리의 사회 철학이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The twenty-first century will see the end of American dominance. 

21세기는 미국의 지배가 종식되는 시기가 될 것이다. 

●The basic idea was that if a country would put its economy as an integrated piece of the world system, that it would benefit from that with economic growth.

한 국가가 세계 경제 시스템의 일부분이 될 때, 그 나라는 경제성장이라는 혜택을 받게 된다. 

●The challenges of sustainable development will take center stage. 

지속성장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We need to redesign our social and economic policies before we wreck this planet.

우리는 사회, 경제 정책을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 지구가 파산하기 전에 말이다. 

●New powers, including China, India, and Brazil, will continue to grow and will make their voices heard on the world stage. 

중국,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 강대국들이 점점 영향력을 키우며 발언권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코노믹리뷰

Topic |미 대선, 제 2의 ‘칼 로브’ 나요 나!

기사입력 2008-09-11 07:00


◇민주당 악셀로드-공화당 슈미트 물밑 대결◇

●“민주당 대선 후보인 오바마와 그의 선거 참모인 데이비드 악셀로드는 그들의 아버지가 모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공통점이 있다.”

                                                            
선거 승리나 성공한 마케팅에는 항상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다. 소비자, 그리고 유권자들의 감성을 파고드는 정교한 이야기는 캠페인의 성패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이다. 지난 1992년 11월, 미국인들은 저녁 시간대에 방송 전파를 탄 한 정치 광고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옆집 청년을 떠올리게 하는 수더분한 이미지의 40대 백인 남성은 자신을 아칸소의 시골 마을 ‘홉(Hope. 희망)’에서 온 평범한 미국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불우했던 자신의 가족사와 더불어 결손가정에서 자란 유년기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배경’을 담담히 털어놓았다. 

“(미국은) 돈도 없고 배경도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기회의 땅이었습니다. 가난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도 보이스카우트의 일원으로 워싱턴에 가서 케네디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고, 파트타임을 통해 법률 대학원에도 진학했습니다.” 

당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주도하는 이라크 전쟁에 회의적인 시선을 던지던 미국인들은 참신한 이미지의 빌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서 한때 자신들을 벅차게 했으나 지금은 희미해진 꿈을 보았다. 

물론 빌 클린턴이라는 정치 신인을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 자리에 등극시킨 것은 바로 딕 모리스를 비롯한 그의 참모들이었다. 텔레비전 광고는 물론 공적인 발언 하나하나를 가다듬어 미국인의 가슴속에 그를 케네디와 같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정치 지도자로 각인시키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16여 년 후, 40대의 한 ‘흑인’ 남성이 ‘아메리칸 드림’을 강조하며 또 다시 미국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는 미 정가에 신선한 바람몰이를 하며 매케인 후보와 치열한 대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양 턱에 (펀치가 작렬하는)강력한 충격을 느꼈어요. 그리고 (땅바닥에 쓰러져서는) 소에토로(양아버지)의 땀에 젖은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뉴스위크 인터뷰 中) 인도네시아인 의붓아버지와 사이에 있었던 일화는 그의 평범하지 않은 성장배경을 짐작하게 한다. 

하버드대 입학허가가 나오자 그의 케냐인 아버지는, 장학금이 보장되는 다른 대학을 마다하고 하버드로 떠났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이 나라로 갔던 오바마는 어머니의 결혼생활이 파경을 맞자 다시 미국 하와이로 돌아와 할아버지의 품에서 자라게 된다.

민주당의 선거 참모들은 이번에도 돌풍의 숨은 주역이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뒤흔들 수 있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양산하며 선거 초반의 분위기를 단연 오바마 후보에게 유리하게 가져가고 있는 일등공신이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모두 군장성 출신인 매케인 후보와 달리, 자신의 힘만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버락 오바마의 눈물겨운 휴먼 스토리는 미국 유수의 미디어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그의 지지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유권자의 정서를 예리하게 파고들며 선거전을 주도하는 인물이 신문 기자 출신의 ‘데이비드 악셀로드(David Axelrod)’이다. 그는 역대 최악의 정부로 통하는 부시행정부에 대한 미국인들의 ‘실망감’을 파고들면서 선거 초기 판세를 유리하게 이끌어 가고 있는 일등공신이다. 

악셀로드는 조지 부시의 장자방이었던 ‘칼 로브’에 비견되곤 하는데, 후보자의 성장 배경, 품성을 비롯한 개인적인 특성에 기초한 선거 캠페인을 조직하는 데 무엇보다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신의 불우한 성장 배경을 늘 강조하며 ‘기회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의 재건을 호소하는 오바마 선거 전략은 그의 이러한 특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카코 트리뷴’지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 지난 80년대 말 정치 컨설팅 회사를 차렸다. 

자신이 파트너로 있는 ‘AKP&D’에서 AT&T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을 담당하며 민간의 첨단 마케팅 기법을 몸에 익힌것이 그의 강점이다.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스토리 마케팅’을 앞세워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계층인 흑인과 블루칼라는 물론 공화당의 텃밭인 화이트 칼라 계층의 일부까지 포섭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미디어는 메시지’라는 마셜 맥루한의 테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선거 전략에 실천하고 있는 인물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데이비드 악셀로드는 항상 자신이 주도하는 선거 캠페인을 이슈가 아니라, 인물 구도 중심으로 끌고 가는 경향이 강하다, 그에게는 ‘후보가 곧 메시지’인 셈이다.” 

하버드대 출신의 ‘제롬 코시’가 자신의 저서 에서 밝힌 대목이다.악셀로드는 자신이 직접 선거운동을 펼친 지난 2006년 메사추세츠주 데발 패트릭(Deval Patrick)의 선거전에서 오바마 필승 전략의 영감을 얻고 있다고 코시는 강조한다.

세세한 통계 수치를 중시하는 공화당 부시대통령의 선거 참모 ‘칼 로브’와는 달리, 유권자의 감성을 파고드는 인물 마케팅에 주력하는 편이다.일각에서 그를 선거의 큰 국면을 결정하는 전략가라기 보다 이미지 메이커에 불과하다고 폄하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유복한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심리학자인 아버지가 자살을 한 아픈 기억을 지닌 그는, 역시 자살로 생을 마감한 아버지가 있으며 흑인 케네디를 자처하는 오바마와 가족사부터 정치성향까지, 적지 않은 공통점이 있다. 오마바 바람이 불면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의 하나로 부상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강력한 경쟁자의 반격에 직면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부통령 지명을 신호탄으로 공화당 진영이 실지 회복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기 때문이다. 악셀로드와 치열한 지략 싸움을 펼치고 있는 매케인 진영의 선거 참모가 바로 ‘스티브 슈미트(Steve Schmidt)’이다. 

미국에서 가장 환경 규제가 강력한 캘리포니아 지역의 주지사인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의 선거 운동 참모로 활약한 바 있는 그는 골수 공화당원으로 지난 2006년 매케인 진영에 합류했다. ‘슈미트 병장’이 그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별명이다. 

대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둔 가운데 지지율 격차를 빠른 속도로 좁힐 수 있는 데는 그의 활약상을 빼놓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올해 37세인 그는 매케인의 연설문 작성자인 ‘마크 살터(Mark Salter)’와 막판 뒤집기 전략에 골몰하고 있다. 

부통령인 페일린 카드는 슈미트를 비롯한 매케인의 선거 캠프에서 제시한 회심의 카드다. “버락 오바마는 실질보다는 말이 앞서는(Bundle of Hype) 인물이다. 그가 힐러리 로담 클린턴에 비해 상대하기가 더욱 수월한 후보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스티브 슈미트가 타임지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내용인데, 알래스카 주지사 출신의 페일린을 영입한 배경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페일린은 오바마에 태생적인 거부감을 지닌 백인 블루 칼라 계층, 그리고 오바마에 호감을 느끼는 공화당 지지 계층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양수겸장의 묘수라는 분석이다. 민주당과 정책적인 공통분모가 적지 않았던 매케인이 최근 강성 기조로 돌아선 데는,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 기반을 장악하기 위한 참모들의 조언이 한몫을 했다는 평가이다. 

미국 대선은 앞으로 텔레비전 토론 등 후보의 인물 검증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본격적인 정책 대결 국면 양상으로 전환되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매케인 측이 외교 분야에 문외한으로 평가받는 오바마 측의 약점을 집중 파고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악셀로드와 슈미트등 포스트 칼 로브를 꿈꾸는 두 책사의 물밑대결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박영환 기자 (blade@ermedia.net)

[스페셜 리포트] 글로벌 CEO가 추천하는 경제·경영 원서 Best 7

기사입력 2008-08-22 06:09 |최종수정2008-08-22 06:15


국내기업들은 요즘 분주하다. 글로벌기업 도약의 깃발을 높이 들고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시장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삼극 체제에서 신흥국가들이 속속 가세하는 다극 체제로 바뀌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지각 변동은 변화를 강제한다.

좁은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매출비중을 높이는 뾰족한 묘수는 없을까.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제너럴일렉트릭(GE)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시장 매출이 미국시장을 넘어섰다. 상전벽해식 변화다.

입추가 지났으니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처서도 머지 않았다. 미 IBM의 팔미사노 회장부터,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까지, 내로라하는 글로벌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추천하는 경제경영원서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면 어떨까.


                                                             
●한 줄로 읽은 베스트 경제·경영서

1. 소비자를 온라인활동에 따라 구분하라(Groundswell)

2. 해외시장 진출, 스타벅스서 배워라(Built for Growth)

3. 혁신은 선택과 집중의 예술이다(The Innovator’s Guide to Growth)

4. 美시장 트렌드 고교신문서 파악하라(Peripherial Vision)

5. 도요타의 교육시스템을 이식하라(Extreme Toyota)

6. 메가 트렌드 빅3를 정확히 포착하라(Futurecast)

7. 쓴 소리할 전문가를 모셔라(Judgement)


■소비자를 온라인 활동성에 따라 구분하라- Groundswell_ Josh Bernoff

●추천자- 존 테리 포레스터리서치 부회장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아고라 광장’은 광우병 정국을 주도한 촛불 집회의 민의 집결지였다. 정부 방침의 빈구석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논객부터 초보적인 수준의 누리꾼까지, 저마다 무수한 견해들을 쏟아내며 현 정부의 정국 주도권을 박탈하고, 대통령의 사과까지 불러오는 괴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공론장을 중심으로 세를 결집하고 있는 네티즌들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가 비단 우리나라의 정치가들만은 아니다.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의 연구원 두 명이 저술한 《Groundswell》은 일본의 소니에서 근무하는 홍보담당자의 사례를 서두에서 제시한다.

홍보 분야에서 수십 년간 잔뼈가 굵은 이 홍보담당 임원도 블로거나, 인터넷의 토론 그룹, 그리고 유튜브를 어떤 방식으로 다뤄야 할지 잘 모르는 곤혹스런 상황에 빠져 있다는 내용이다. 네티즌들은 오랜 세월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구축한 브랜드에 흠집을 내거나, 특정 모델의 장단점을 순식간에 퍼뜨린다.

이들의 속성과 더불어 그 대응 방법을 간파하지 않고서는 기업 시민의 역할이 중시되는 현 흐름에 역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발적으로 상품평을 만들어 올리며, 자신의 경험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이들의 아이디어를 구하고 지원을 이끌어내는 뾰족한 묘수는 무엇일까.

포레스터리서치의 연구원들을 사로잡은 주제이다. 두 사람은 휴렛팩커드, 프록터앤갬블부터 BMW의 미니, 델몬트, 그리고 세일즈포스닷컴까지, 자신들이 직접 분석한 사례들을 인용해가며 새로운 흐름을 파고들 수 있는 성공 전략을 하나하나 풀어낸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손에 쥐어진 막강한 도구가 위협을 줌과 동시에 엄청난 기회의 장이라는 점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소비자들을 온라인 활동 정도에 따라 여섯 단계로 자세히 나누고, 각 단계별 소비자의 특성과 대응법도 제시했다. 지난 7일본지와 이메일 인터뷰를 한 ‘포레서터리서치’의 존 테리(John Terry) 부회장은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통찰력을 줄 수 있다며 이 책의 일독을 권유했다.

아고라와 같은 온라인 포럼에 참가하거나, 리뷰를 올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비율을 조사한 테크노그래픽스(Technographics)를 비롯한 시장 조사기관들의 생생한 자료도 강점이다. 미국의 델 컴퓨터를 비롯한 글로벌기업들의 사례 분석 코너가 흥미롭다.


■해외 진출전략 스타벅스서 배워라- Built for Growth _ Arthur Rubinfeld

●추천자-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스타벅스’는 해외진출 전략의 전범이다.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맥도널드나 KFC 등과는 달리, 87년 창업을 한 뒤 단기간에 미국은 물론 아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미국의 동부와 남부를 종횡하며 4000여 개의 매장을 오픈한 이 업체는 자국시장에 결코 안주하지 않았다.

‘기존 매장의 화장실을 빼고는 점포를 낼 곳이 없다’는 우스갯 소리가 돌 정도로 시장이 포화 상태를 맞게 되자 해외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찾았다.

하지만 첫 해외 진출지를 어디로 할지,이 매장을 어떤 방식으로 꾸밀지 등이 골칫거리였다. 아시아의 소비자들이 생소한 제품에 지갑을 열지도 의문이었다.

SK텔레콤, KTF를 비롯한 국내 통신업체들, 한화그룹, 그리고 국내 중견 건설업체 등이 당면하고 있는 성장의 딜레마를 고스란히 안고 있었던 것. 당시 하워드 슐츠의 고민거리를 씻어버린 ‘장자방’이 바로 ‘아서 루빈펠드(Arthur Rubinfeld)’이다.

그는 이 회사의 부회장으로 근무하면서 스타벅스의 숨가쁜 해외시장 진출을 뒷받침할 전략을 디자인했다. 급작스런 해외시장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전사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리고 급속한 사업 팽창이 불러올 수도 있는 브랜드 가치의 하락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무엇보다, 매장은 브랜드의 핵심 콘셉트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꾸몄다. 웰스 파고, 반스앤 노블스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동 마케팅에 나선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유럽의 고품격 카페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미국시장에 도입한 것은 슐츠의 공이지만, 그의 비전에 날개를 달아준 주인공은 바로 루빈펠드였다.

《Built For Growth》는 스타벅스의 눈부신 성장사를 내부자의 시각으로 조명한 수작이다. 루빈펠드는 브랜딩, 입지 선택, 그리고 브랜드의 핵심 콘센트를 한눈에 알 수 있는 매장의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 리더십을 유지하는 방법 등을 4개의 장에서 자세히 기술했다.

진출 후보지에서 매장 임대인과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을 하는 방법, 임차 계약의 최적시기를 조율하는 방법 등 세부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이 일독을 권했다.

루빈 펠트는 지난 2002년 스타벅스를 떠나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 브랜드 포지셔닝 등을 돕는 에어비전(AIRVISION)을 설립했다.


■혁신은 선택과 집중의 예술이다- The Innovator’s Guide to Growth _ Scott D. Anthony

●추천자- 빅터 풍 리앤풍 회장

‘유기적인 성장(Organic growth)’ 제프리 이멜트(Jeff Immelt) GE 회장이 강조하는 성장의 원칙이다. 활발한 인수 합병을 통해 성장 동력을 외부에서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마케팅, 영업, 물류, 그리고 연구개발까지, 기업 내부의 역량을 강화해 자생할 수 있는 핵심경쟁력을 담금질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뜻이다.

식물이 자연상태에서 햇볕과 수분만으로 튼튼하게 자라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업의 유기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핵심적인 내부 역량이 바로 ‘혁신’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량을 구축하는 길은 멀고 험하기만 하다.

공기업 수장에서 민간기업의 최고경영자, 그리고 공무원 조직까지, 부문을 가리지 않고 혁신을 입에 담지만, 정작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이도 매우 드물다. 컨설팅 업체 이노사이트(Innosight)에서 근무하고 있는 4명의 저자들은 독자들을 상대로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내로라하는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은 미디어 벤처 기업들은 왜 실패하는 가’, ‘전담부서까지 만들어 혁신을 부르짖는 기업들이 왜 뚜렷한 성과를 창조하지 못하는가’, ‘핵심 사업 강화와 혁신 역량의 담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좇는 일은 가능한가’ 등이 바로 그것이다.

《Innovator’s Guide to Growth》는 이러한 의문점들에 대한 속시원한 참고서이다. ‘유기적인 성장’을 평소 실천할 수 있는 ‘매뉴얼’을 제시했다. 자칫 추상적인 설명으로 흐를 수 있는 이 분야의 저서들과 달리, 저자들이 직접 컨설팅을 담당한 민간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제시한 것이 강점이다.

비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사례를 보자. 지난 1980년대, 이 회사는 메모리 반도체(DRAM)에 연간 수십억 달러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입했다. 앤디 그로브와 고든 무어는 하지만 이 사업을 포기하고, 컴퓨터의 두뇌격인 중앙처리장치에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적인 결단을 내렸다.

인텔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들을 이끌고 가되, 시장 평균 이하의 매출이나 이익 성장률에 그치는 회사는 처분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일이 혁신역량 제고에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빅터 풍(Victor Fung) 리앤풍 회장이 추천했다.


■美시장 트렌드 ‘고교 신문’서 파악하라- Peripheral Vision _ George S. Day

●추천자- 장피에르 가니- 그락소스미스클라인 사장

지난 1980년 지미 카터를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된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대통령. 레이거노믹스로 불리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앞세워 집권에 성공한 그는 부임 직후 에너지 정책의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조치를 취한다. 전임 대통령이 백악관에 설치한 태양열 집열 장치를 뜯어 낸 것.

팔레비 왕조를 전복한 이란 혁명의 여파로 혹독한 석유 파동을 겪은 지미 카터 대통령은, 이 사태를 미국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내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자 했다. 하지만 조지아주 출신의 비주류 대통령의 원대한 비전은 레이건의 당선으로 좌초하고 만다. 정부 정책의 큰 줄기는 기업의 외부 환경을 좌우한다.

부시행정부가 교토 협약 비준을 거부하자 일부 굴뚝 기업들이 ‘쾌재’를 부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과도한 환경 규제가 세계 각지에서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기업들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논리가 먹혀들었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 알코어 등은 독자적 행보를 취했다.

정부 정책을 주시하며 신중한 행보를 취하던 기업 대부분과 달리, 이 분야를 기존 사업의 고부가가치화를 꾀하고 인접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성장의 원동력으로 파악했다. 그리고 일찌감치 기업 활동의 가치 사슬을 바꾸어나가는 등 적극적인 변화를 주도해 나갔다.

지구촌의 위기에서 성장의 기회를 포착한 이 기업들은 어떤 강점이 있는 것일까. 《페리퍼럴 비전 Peripheral Vision》은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 경쟁사들이 흔히 무시하기 쉬운 미묘한 변화를 읽어내는 역량이 뛰어나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들의 달라진 가치관, 습관, 소비행태를 놓치지 않는다.

동화 속 공주나 왕자보다, 연예인들에 열광하는 미국 소녀들의 변화를 포착한 미국의 한 인형업체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연예인들을 닮은 정교한 상품을 앞세워 시장 지배 업체의 아성을 뒤흔드는 데 성공했다. 산업 간 경계가 희미해지며, 무수한 변화가 양산되는 위기의 시대.

변화를 포착하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업들의 인사, 보상시스템, 그리고 조직구성의 특징을 생생한 실례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실용적인 정보가 많은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앞으로 부상할 트렌드는 고등학교 온라인 신문 사이트에서 포착하라는 조언이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그락소스미스클라인의 장피에르 가니가 추천했다.


■도요타의 교육시스템을 이식하라- Extreme Toyota_ Takeuchi

●추천자- 팔미사노 IBM회장

도요타 자동차는 한때 미국의 경영학자들에게 폄하의 대상이었다. ‘가이젠(改善)’으로 불리는 꾸준한 작업 공정 개선을 통해 생산 활동의 효율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나, 상상력이 빈곤한 일본 업체들의 한계를 이 회사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는 것이 이러한 비판의 요지였다.

작업 공정을 닦고 조여 비용을 줄이는 데는 ‘일류’였지만, 자동차 산업의 판세를 뒤흔들 발상의 전환이나, 혁신의 노하우는 결코 엿볼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프리우스를 일찌감치 선보이며 이러한 편견을 부쉈다. 전기와 가솔린을 연료로 사용한 것이 주효했다.

독일이나 미국업체들과 달리, 이상적인 수소 자동차 개발에 집착하다 목전의 시장 수요를 흘려보내는 ‘실기’를 피했다. 지구 온난화라는 환경 위기에서 성장의 기회를 포착하는 발상의 전환이 돋보였다.

일본군이 창의적이며 담대한 전략을 펼칠 역량이 없다며 2차대전당시 진주만 공습 경고를 무시하던 미 군사전문가들의 실수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937만 대의 자동차를 미국시장에서 판매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량을 생산하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업체에 등극했다.

《Extreme Toyota》는 도요타 성공의 비결을 파고든다. 그리고 서로 상충되는 요소들을 수용해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기업 문화에 주목한다. 이 회사는 근면과 절약을 강조하면서도 인적 자원 개발에 돈을 아끼지 않으며, 위계질서가 엄격하지만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발상을 억압하지 않는다.

또 가이젠을 중시하지만, 프리우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때로는 눈에 띄는 대도약을 이뤄내기도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분석이다. 공저자인 다케우치(Takeuchi) 히토츠바 대학 교수는 전략 분야의 대가인 미국의 마이클 포터와

지난 2000년 일본의 경쟁력을 전면 분석한 《Can Japan Compete》를 발표한 바 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 경영대학원교수,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후 처음 만난 글로벌기업인인 IBM의 팔미사노 회장이 이 책을 추천했다.


■메가트렌드 ‘빅3’를 포착하라- Futurecast _ Robert Shapiro

●추천자- 로버트 호맷 골드만삭스 부회장

오는 2020년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은 어떤 상태에 놓이게 될까.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욱일승천하는 중국의 기세를 보며 자연스레 떠오르는 질문이다. 《Futurecast》는 세가지 변수를 감안하라고 조언한다. 글로벌라이제이션, 노령화 사회, 그리고 유일한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지위가 바로 그것이다.

이 세 가지 퍼즐을 제대로 맞춰야 미래 세계의 전체상을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얘기다. 가장 강력한 변수는, 초강대국 미국의 지위다. 저자인 로버트 샤피로의 전망은 이렇다. 중국이 가파른 속도로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미국은 유일한 초강대국의 위치를 유지한다.

중국 공산당이 패권국인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를 뒤흔들 것이라는 일부의 예측과는 차이가 있다. 미국이 적어도 한 세기동안 유일한 초강대국으로서 국제 질서를 규율하는 가운데 중국은 경제 성장에 ‘방점’을 두며 세계경제 질서를 주도해 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과 일본은 어떨까. 샤피로는 중국이나 미국과는 달리, 유럽과 일본은 세계경제의 주변부로 서서히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연금 시스템의 한계, 노령화에 따른 경제 활력의 상실이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걸림돌이다.

고부가가치 일자리의 급속한 신흥시장 이전도 이러한 쇠퇴에 한몫을 하게 될 것이다. 이밖에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현안인 지구 온난화 추세와 관련해서도, 그는 전 세계가 에너지와 기후 변화 위기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로버트 샤피로(Robert J. Shapiro)는 앨 고어, 존 캐리 등 민주당 대선 출마자들의 경제담당 자문관 출신이다.


■쓴 소리할 전문가를 모셔라- Judgement_ Noel Tichy

●추천자- 디터 제체 다임러 그룹 회장

잭 웰치는 에디슨이 창업한 미 제너럴일렉트릭의 전설적 경영자이다. 경영의 신으로 통하던 그도 재임 중 세 명의 조력자를 곁에 두고 늘 조언을 구했는데, 지금은 타계한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 인도 출신의 램 차란, 그리고 리더십 전문가인 노엘 티치가 바로 그들이다.

잭 웰치는 이들의 도움을 통해 그룹의 체질을 강화했다.

중성자 탄 잭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그에게 안겨준 계열사 매각조치는 피터 드러커의 조언이 한몫을 했다. 그리고 노엘 티치(Noel Tichy)는 잭 웰치를 상대로 리더십의 요체를 강의했다.

잭 웰치가 20여 년에 달하는 재임기간 중 GE의 기업 가치를 수십여 배 끌어올린 데는 이들 3인방의 공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Judgement》는 리더십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인들을 분석한다. 그리고 위대한 경영자와 실패한 경영자를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변수가 ‘판단력’이라고 강조한다.

노엘 티치는 잭 웰치, 그리고 후임자인 제프리 이멜트 GE회장 등의 실례를 통해 전략적 판단을 요하는 주요 시기에 글로벌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분석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공통적인 특성을 추출해 제시한다. 디터 제체 다임러 그룹 회장이 일독을 권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기사입력 2007-10-10 16:21 |최종수정2007-10-10 16:39


“뉴질랜드 영화산업에 글로벌 기업 생존법 있어”

아 시아 영화계에 합종연횡의 바람이 거세다. 세계 영화 배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절대 반지’ 할리우드에 맞서 아시아인의 교류와 협력을 강조하며 ‘공동전선’ 구축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그 첫 번째 결실이 바로 아시아영화인공동협력기구(APN: Asia Producer Network).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뉴질랜드, 태국, 싱가포르 등 영화 강국들이 대거 가입한 이 영화인 단체에서 단연주목을 받고 있는 국가가, 바로 피터 잭슨의 킹콩, 반지의 제왕 두 편으로 단숨에 세계 영화계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뉴질랜드다. 국내 영화시장의 15%에 불과한 작은 시장.

우리나라의 10%에 불과한 인구… 숱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일찌감치 대외 지향적인 시장중시 정책으로 영화 강국의 반열에 오른 뉴질랜드 영화계는, 자국의 뛰어난 인력은 물론 활발한 해외 아웃소싱으로 전성기를 이끌며 아시아 각국의 영화계는 물론 정부에도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또 다른 싱가포르식 모델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우리나라를 방문한 뉴질랜드 영화인들을 지난 4일 광화문 뉴질랜드 대사관에서 만나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이 나라 영화 산업의 강점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앤 드루 프렌치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 상무관, 텔레비전 뉴질랜드의 아시아 다운언더 앵커·프로듀서인 멜리사 리 , 폴 캐런 게플(GEFL)그룹 대표이사, 피이트 리이브 오클랜드 영화인 협회 대표이사, 수전 오드 필름 뉴질랜드 프로젝트 매니저 그리고 장동준 한국영화제작자협회 국장 등이 이날 대담에 참석했다.

●亞 영화인 단결 할리우드 독점 허물어야

●실미도·JSA, 세계서 통할 잠재력 갖춰

●한국 배급사, 마케팅능력은 크게 떨어져

뉴질랜드 영화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킹콩은 뉴질랜드의 이미지를 싹 바꾸었습니다.

(멜 리사 리) 요즘 들어 대학마다 영화 관련 학과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젊은이들 중에서도 영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피터 잭슨, 러셀 크로 등이 눈에 띄는 활동을 하다 보니, 선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죠. 사실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기란 과거에 뉴질랜드에서는 불가능했거든요.

정부가 영화산업의 파괴력에 눈을 뜬 덕분이겠죠.

어린 나이에 영화를 제작해 공모전에 제출하는 ‘신동(神童)’들도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피 이트 리이브) 최근에 제가 지켜본 11세 소년 얘기를 좀 하고 싶어요. 요즘 뉴질랜드에는 여러 영화 작품 공모제가 활발합니다. 특정 주제를 주고 두 시간 여동안 필름을 찍어 제출하면 이를 평가해 시상을 하는 대회였는데, 이 소년이 자신이 찍은 필름을 제출했어요.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천혜의 자연환경, 그리고 마오리족으로 이름이 알려진 나라가 영화 강국으로 부상한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피 이트 리이브) 뉴질랜드 영화 산업은 그 저변이 매우 두텁습니다. 이미 100 여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최근 들어 르네상스를 맞고 있기는 하지만 역사 자체는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경쟁력이 강한 배경은 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영화 시장 규모가 한국의 7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영화 산업의 역사가 깊은데다 특히 늘 해외 시장 개척을 염두에 두다보니 눈높이도 높아졌고 인재풀도 상당히 폭넓은 편입니다.

작은 시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더 놀랍습니다. 아시아의 싱가포르와 비슷합니다.

(멜리사 리) 연간 2600억원 규모이니, 한국의 1조2000억원에 비하면 작은 시장이긴 합니다, 하지만 인구 차이도 감안해야겠죠. 뉴질랜드 인구는 한국의 10%에 불과합니다. 영화시장이 결코 작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관광과 영화 촬영지 등을 연계한 클러스터도 경쟁력 강화에 한몫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장 동찬)클러스터가 뉴질랜드 영화 산업 경쟁력의 근간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도움은 되겠지요. 하지만 영화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창의적인 발상이 작품성과 흥행을 좌우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사고가 유연한 인재들, 그리고 마케팅 노하우의 소유자들은 세계 전역에 있습니다.

영화 클러스터가 중요하긴 하지만 뛰어난 작품의 필요충분 조건은 아닙니다. 반지의 제왕, 그리고 킹콩을 만든 피터 잭슨을 볼까요. 뉴질랜드인인 그는 영화 킹콩을 만들면서 음향 작업은 미국에서, 촬영은 뉴질랜드에서 각각 담당했습니다. 영화처럼 세계화된 활동분야가 있겠습니까.

‘수전 오드’ 프로젝트 매니저는 나이가 지긋한 편인데요, 老전문가들이 영화산업 부흥의 원동력은 아닌가요.

(수전 오드) 영화제작자가 되려면, 나이가 이 정도는 돼야 합니다. 제가 그렇게 나이가 많이 들어보이나요. 이거 섭섭한데요. (웃음) 영화판에 몰려드는 젊은이들은 뉴질랜드에도 꽤 많은 편입니다.

할리우드는 전 세계 영화업자들의 ‘꿈’이자, 공적(公敵)이기도 한데요. 제작자 연합 결성에 나선 것도 할리우드를 의식한 때문인가요.

(폴 캐런) 할리우드가 전 세계 영화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원동력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전 세계 배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영화제작사들, 그리고 문화적 헤게모니가 주효한 덕분입니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 작가들은 독창적인 영화 시나리오의 보고이기도 합니다. 할리우드와 경쟁할 수 있는 유력한 자산인 셈이죠.

배우가 아무리 뛰어나도 스토리가 약하면 영화가 힘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자국 고유의 문화에 바탕을 둔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작가들의 스타일이 시너지를 일으킬 경우, 할리우드 영화를 누를 수 있는 스토리의 비교 우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봅니다.

문화적 배경이 서로 다른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스토리가 할리우드에 맞서는 강력한 무기인 셈이군요.

(폴 캐런) 그렇습니다. 배우가 뛰어나도 스토리가 엉망이라면 영화가 빛을 볼 수는 없습니다. 영화는 곧 ‘스토리텔링’입니다.

멜리사 리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소재로 다룬 시나리오 집필을 준비 중인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나요.

(멜 리사 리) 한국을 떠난 지 30년 이상이 지났습니다. 솔직히,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 또 정체성은 무엇인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타임지에 실린 위안부 할머니의 사진 한 장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타임의 표제는 그들이 내 몸을 더럽히더니, 이제 내 영혼까지 짓밟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국 영화 중 지금까지 몇 편의 영화를 보았습니까. 세계 시장에서 먹힐 만한 작품이 있습니까.

(피 이트 리이브) 3~4편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 중 ‘공동경비구역 JSA’, ‘태극기 휘날리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실미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영어 더빙을 비롯해 후반 작업만 좀 더 잘 했으면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몰이를 할 잠재력이 충분한 작품들이었습니다.

한국 영화 중 해외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는 영화는, 전쟁 영화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건가요.

(멜리사 리) 아닙니다. ‘밀양’같이 이산의 아픔을 지닌 보편적 영화도 충분히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닐 수 있다고 봅니다. 보편적 메시지야말로 흥행의 기본 요소가 아니겠습니까.

CJ를 비롯한 대규모 제작사들의 해외 시장 마케팅 역량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까.

(멜리사 리) 해외 시장에서조차 영화 소개를 영어로 하는 작품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습니다. 번역 내용도 부실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어렵거나, 외국인들이 보기에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습니다.

뉴질랜드 영화계가 한국 영화의 해외 시장 개척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장 동찬) 한국 영화는 세계인에게 먹힐만한 코드를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한 가지 부족한 점은 마케팅 능력입니다. 좋은 상품을 만들어놓고도 해외에 이를 알릴 수 있는 노하우가 떨어지는 편입니다. 뉴질랜드는 일찌감치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으며, 마케팅 역량 또한 매우 뛰어납니다.

그들이 이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양국의 영화 편당 제작비, 그리고 마케팅 비용 등이 비슷한 것도 두 나라의 합종 움직임을 불러온 주요 배경으로 볼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의 웨타 프로덕션에서 이미 한국영화 공동제작을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영화인가요.

(피이트 리이브) 영화 한 편은 지금 제작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한 편은 제작 대기 중입니다. 제작비 규모가 각각 300억원, 그리고 100억원 정도입니다.

뉴질랜드는 총리가 문화부 장관을 겸임할 정도로 영화 산업에 상당한 애정을 보여주고 있지요. 정부가 영화 산업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나요.

(앤 드루 프렌치) 뉴질랜드 정부의 영화산업 육성 열의는 대단합니다. 총리가 문화부 장관을 겸임하는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영화산업이 뉴질랜드 경제에 주는 파급 효과를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영화 산업이 뉴질랜드 경제에 미치는 승수 효과(multiply effect)가 2.3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영화 제작자들을 상대로 제작비의 상당부분을 지원하는 파격적 정부 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까.

(앤 드루 프렌치) 뉴질랜드 정부는 영화가 ‘뉴질랜드적 콘텐츠’를 담고 있다고 판단되면 제작비 전액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또 심사를 통과한 제작자에게 뉴질랜드 내 영화제작 비용의 15%를 보조금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APN 결성에는 한국이나 뉴질랜드 정부가 혹시,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습니까.

(장동찬)아닙니다. 민간의 움직임입니다. 한국 영화의 침체로 더욱 절실해진 해외시장 확대 요구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 외국 영화 국내 촬영 유치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수전 오드, 필름 뉴질랜드 프로젝트 매니저

국제적인 로케이션 자문 관리, 뉴질랜드 스크린 프로덕션 인프라스트럭처 및 역량 조사, 공동의 사안에 대한 현지 업계와의 교류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필름 뉴질랜드 대표로 현재 두편의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멜리사 리, 텔레비전 뉴질랜드의 아시아 다운언더 앵커·프로듀서

텔 레비전 뉴질랜드 아시아 다운언더의 인기시리즈 앵커이자 프로듀서. 오클랜드공대에서 스크린 라이팅(Screen writing)을 전공했다. 선데이뉴스, 뉴질랜드헤럴드 등을 거쳐 1994년 텔레비전 뉴질랜드에 기자 및 뉴스캐스터로 입사했다. 아시아비전의 창설자이자 사장이기도 하다.

●피이트 리이브 오클랜드 영화인회의 대표이사

오클랜드 대학에서 영문학과 정치학을 복수전공했다. 뉴질랜드의 영화, 텔레비전 산업에서 프로듀서와 포스트 프로덕션 감독으로 지난 20년간 활동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산 증인이다.

●앤드루 프렌치 뉴질랜드 무역 산업 진흥청 참사관 겸 상무관

뉴질랜드 무역산업진흥청 서울 사무소에서 3년간 근무했다. 한국-뉴질랜드 무역 및 투자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폴 캐런 게플(GEFL)엔터테인먼트 그룹 대표이사

지 난 2005년 미 아카데미 영화상 후보작에 지명된 영화 ‘아이크’를 제작한 유명 프로듀서로, 지금까지 50여 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아이크는 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영국의 처칠 총리간의 우정을 그린 영화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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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워런 버핏(Warren Buffet) 어록

기사입력 2008-05-12 00:51 |최종수정2008-05-12 00:54


워런 버핏(Warren Buffet) 버크셔 헤더웨이 CEO. 그는 마젤란 펀드로 기록적인 수익을 남긴 피터 린치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투자의 귀재이다. 매년 5월 열리는 버크셔 헤더웨이의 연차 모임은 ‘자본주의의 우드스탁’에 비유될 정도. <포천> 최근호에 실린 그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I do not invest a dime based on macro forecasts.”◇

● I read all day. I mean, we put 500million dollars in Petro China. All I did was read the annual report. 

하루종일 읽는 편이다. 페트로 차이나에 5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내가 하는 모든 일은 연차 보고서를 분석하는 일이다. 

● I do not invest a dime based on macro forecasts.

거시경제 전망에 따라 단 한 푼도 투자해본 적이 없다. 

● Finances has gotten so complex, with so much interdependency. 

금융은 하루가 다르게 복잡해지고 있다. 상호 의존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 If Bearstearns had not had a derivative books, my guess is the Fed would not have had to do what it did. 

베어스턴스가 파생상품을 운용하지 않았다면,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지금 같은 수고를 덜 수 있지 않았을까. 

● The American economy is going to do fine. 

미국경제는 더욱 좋아질 것이다. 

● The only way an investor can get killed is by high fees or by trying to outsmart the market. 

투자자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두 갈래다.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거나, 시장을 이겨보려고 하는 것이다. 

● Big financial institutions got to, in effect, try to read the DNA of the people running the companies. 

거대 금융기관들은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유전자를 제대로 파악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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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영어 |프록터앤갬블(P&G)의 라플리(A.G. Lafley) 회장 어록

기사입력 2008-05-25 17:45 |최종수정2008-05-25 18:21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인 프록터앤갬블(P&G)의 라플리(A.G. Lafley) 회장. 지난 2001년 부임한 그는 부단 없는 경영혁신을 통해 적자에 허덕이던 이 병든 거인의 재활을 주도한 경영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기존의 경영 원칙에 얽매이지 않는 가장 포스트모던한 CEO라는 평이다. 최근 세계적인 컨설턴트인 램 차란과 공저를 냈다.

■"Become a leader of innovation.” ■

●Innovation is the key idea that is shaping corporate life, helping leaders conceive previously unimagined strategic option. 

혁신은 기업을 지배하는 담론이 됐다. 최고경영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전략을 들고 나올 수 있도록 돕는다. 

●Become a leader of innovation. 

혁신을 이끄는 리더가 되라. 

●To succeed, companies need to see innovation not as something special that only special people can do. 

기업 성공의 요건은 혁신을 특별한 소수가 하는 일로 여기지 않는 일이다. 

●Innovation is an integrated management process.

혁신을 프로세스의 일부로 만들라. 

●Innovation also provides an edge in being able to enter news markets faster and deeper. 

혁신은 신시장 창출의 자양분이다. 

●Innovation enables you to see potential acquisitions through a different lens, not just from a cost perspective. 

혁신을 늘 염두에 두라. 기업인수합병도 비용의 관점이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The company that builds a culture of innovation is on the path to growth.

혁신에 목을 매는 문화를 지닌 기업. 이 회사는 성장하게 될 것이다. 

●True innovation matters for the present, not for centuries hence.

혁신은 현 시점에 중요한 것이다. 수세기 후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