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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본 블랙홀 |⑦인도 전진기지 싱가포르를 가다

[이코노믹리뷰 2006-05-30 20:39] 한미FTA체결로 나라가 온통 시끄럽습니다. 언론에서는 구국의 결단이라고 칭송하는가하면, 다른 쪽에서는 자칫하면 나라를 결딴낼수 있는 매국의 행위로 폄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이번주 우리나라를 방문한 닉 라일리 GM대우 이사회장도 감지했기 때문일까요.

자신의 저서인 <닉라일리, 열정> 기자 간담회에서 국회가 이 협정을 비준할 지 여부를 오히려 기자들에게 물어보더군요. 농민들을 비롯한 이해 계층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던거지요. 물론 그는 한미FTA가 양국을 번영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양국의  교역규모를 늘리고, 양국민도 혜택을 볼 것이라는 논립니다.

제 2의 히딩크 소리를 듣는 닉 라일리지만, 그의 목소리가 먹혀들기에는  한국내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한미FTA를 반대하는 분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습니다. 또 격렬합니다. 무엇보다,  양국의 분업 구조를 고착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두나라의 기술격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제조업 부문에서 미국이 알짜배기 고부가가치 부문에, 국내 제조업체들은 중국과 경합을 벌여야 할 이윤폭이 작은 영역을 각각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입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나름대로 기술수준을 인정받고 있는 제조업이 이 지경이니, 이 논리대로라면 금융을 비롯한 서비스 부문은 파장이 더욱 크겠죠.

미래에셋 싱가포르법인의 도전
저는 작년에 싱가포르를 다녀왔습니다. 이 나라에 법인을 신설한 미래에셋의 현지 운영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미래에셋이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금융강자들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이 나라에 직접 진출한 배경은 명확합니다.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지 않고서는
슈로더를 비롯한 세계금융시장의 강자들에 영원히 종속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 탓입니다.

이들은 세계 각국의 사정을 자신의 손금 보듯이 들여다보며 펀드 상품을 설계하고, 또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국내 금융기관들은 이들이 설계한 펀드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이른바 OEM상품을 내는 데 만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래에셋은 이러한 구도에 도전장을 낸 셈입니다. 미래에셋 싱가포르 법인의 한국인 직원은 글로벌 무대를 상대로 펀드를 운용해본 경험이 일천한 것이 유일한 한계라며, 이곳에서 인도, 싱가포르 출신 펀드 전문가들과 부딪기다 보면  자신도 더 강해질 수 있지 않겠냐고  기자에게 털어놓더군요.

진취적이고, 도전적이죠. 도전이 실패할 경우 물론 상당한 출혈을 감내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그 과실은 매우 달콤할 것입니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분들은 자꾸 부정적인 면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우리가 뭐 개네들하고 맞짱을 뜨는 게 가능하겠어. 뒤치닥거리나 하다 마는거지뭐.'

과장을 좀 섞자면 이런식입니다. 하지만 꼭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바라 볼 필요가 있을까요. 미국 기업들과 머리 터지게 싸우다 보면 우리도 얻는 것이 있겠죠.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탈와박사는 지난 일요일 인천공항에서 기자에게 "한국사람들은 지금까지 여러 기적을 통해 자신들의 역량을 세계에 입증하고도 여전히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미래학자 탈와, 한국인들 자신감 가져라
인천공항의 뛰어난 서비스, 그리고 아시아나 항공의 훌륭한 기내 서비스를 예로 들면서 한국인의 우수성을 칭찬했습니다. 탈와박사를 들먹일 것도 없이, 중국이 우리의 턱밑까지 추격해 들어왔으며(라일리도 이때문에 고민이 많은 듯 했습니다),  선진국들은 저만치 도망가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의 힘을 키우지 않고서는 생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광요 멘토 미니스터가 이끄는 싱가포르가 국가로서 첫발을 내디뎠을 때 이 나라는 먹을 물조차 부족했으며, 주변의 이슬람 국가들로 둘러싸인 섬과 같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지도자들의 리더십으로 이 모든 난관을 헤치고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히 자국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협정 타결로 변화에 따른 고통이 따를 것이며,  이 때마다 반대론자들은 이러한  폐해들을 물고 늘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고통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물론 나라 전체의 부가 늘어나도 이 혜택이 골고루 전 계층에  돌아갈지는 불명확합니다.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여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호에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다고 봅니다. 설사 양국의 분업구조가 강화되더라도  이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배우는 바가 있을 겁니다. 떠오르고 있는 신흥시장에서  슈로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금융기업들, 그리고 GE와 일합을 겨루는 제조업체들이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누가 예단할 수 있겠습니까.

탈와박사도 이러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FTA협정을 체결하되, 떠오르는 신흥시장을 무시하지 말라. 미국은 점차 가난해 지고 있으며, 이곳에 올인을 해서는 안된다. 기업들은 FTA로 체질을 강화해 나가되 한국인 특유의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을 비롯한 신흥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여라. 먼저 깃발을 꽂아라"

탈와박사의 조언인데요. 저는 그의 말이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대통령은 이번 결단으로  한국경제 번영의 길을 닦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탈와의 말은 아닙니다. )저도 이러한 평가에 동의합니다. 개혁과 개방으로 번영의 길을 걷는 싱가포르 현지 르포를 한번 읽어보시죠.




아시아 펀드시장 도전하는 미래에셋 자산운용
한 해 벌어들이는 돈 4000억…
상품 8조원 수출하는 기업과 맞먹어

지난달 (5월) 10일 오전 10시, 싱가포르 신(新) 금융가에 위치한 ‘센테니얼’ 타워. 미래에셋 싱가포르 자산운용이 입주해 있는 이 건물로 통하는 도심 곳곳에서는 건물 보수·신축공사가 한창이다. 당시 신 고점을 향해 치닫는 이 나라 증시의 들뜬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택시 창 밖을 통해 바라본 도심은 아스팔트가 녹아 내릴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활력이 넘쳤다. 리콴유 전 총리의 아들(리센룽)과 며느리가 각각 총리와 국영 투자사인 테마섹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작은 도시국가. 중국에 다국적기업 아시아 본부를 대거 빼앗기며 비상벨을 울리는 섬나라를 떠올리던 기자의 선입견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인도·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인들이 중국계보다 숫적으로 더 많아 보이는 점도 이채로웠다. 30도를 훌쩍 웃도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안전모를 쓴 채 공사 현장에서 측량을 하거나 드릴을 다루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현장 직원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중국계가 아니었다.

“근무여건이 열악한 야외 업무는 거의 말레이시아나 인도 출신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중국계의 경우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이어서 집안일을 돌보는 인도인 하녀들도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택시 기사인 중국계 리궈룽씨의 친절한 설명이다. 코손킹 호텔에서 택시로 20여 분 거리인 센테니얼 타워의 1층 안내원 역시 인도인이다.

붉은 장신구를 이마 한복판에 단 그녀는, 여권 대신 ‘주민 등록증’을 건네는 기자에게 방문 목적을 묻는 간단한 질문과 함께 보안 카드를 건네준다.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풍부한 인력, 뛰어난 금융 인프라, 세계 유명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인도 출신의 금융 전문 인력들….”

싱가포르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물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건물 23층에서 기자를 반기는 미래에셋 싱가포르 자산운용의 이현복 펀드 매니저는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날씨가 무더운 데다, 담배가 지나치게 비싼 것(한 갑에 우리돈으로 8000원 정도)이 유일한 흠이라면 흠일까.

무엇보다, 비행기로 4시간30분 가량 소요되는 인도와의 지리적 근접성은 이 지역의 큰 강점이다. 건설 현장에서 일반 가정, 그리고 금융 부문까지, 인도인들이 대거 근무하고 있는 데는 이처럼 양국의 가까운 거리도 한몫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세계 투자의 블랙홀 중국에 맞서 물류나 금융부문에서 여전히 아시아의 허브로 군림하고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아시아 제일의 자산운용사로 성장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있는 미래에셋이 싱가포르에 진출한 것도 이러한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적립식 펀드 상품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바람몰이를 한 이 회사는,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의 스타급 펀드 매니저를 잇달아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현주회장 세계시장 공략 고삐
연중 6개월 해외에서 보내

“미래에셋이 작년에 인도·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이 4000억원 정도에 달합니다. 수출 기업의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5%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8조원 규모의 상품을 수출하는 기업과 비슷한 이익을 낸 셈입니다.” 김미섭 미래에셋 싱가포르 자산운용 이사의 설명이다.

컴퓨터·반도체 등 제조업은 물론 금융 부문에서도 수출 효자 기업의 등장 을 선언한 셈이다. 아시아의 금융허브인 싱가포르의 강점은 명확하다. 무엇보다, 떠오르는 유망 시장인 인도를 코앞에 두고 있는 데다, 국제 금융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 인력을 비교적 유리한 조건으로 구할 수 있는 최적의 지역이다. (박스기사 참조)

“슈로더 출신에서 헤지펀드 근무자까지, 좀 실력이 있는 친구다 싶으면 이 곳 금융가에 소문이 순식간에 쫙 퍼집니다.” 200억원 규모의 퀀트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이현복 펀드 매니저는, 싱가포르 헤드헌팅 업계에는 내로라하는 펀드 매니저 풀(pool)이 이처럼 풍부하다고 귀띔한다.

인도에 투자하는 인디아 솔로몬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디피시 펜데이’ 미래에셋 싱가포르 자산운용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이러한 경로를 통해 이 회사에서 근무하게 됐다.

그는 ‘스테이트 뱅크 오브 인디아’ ‘프랭클린 템플턴 자산운용’ ‘푸르덴셜 ICIC자산운용’ 등에서 10여 년 간 펀드 매니저로 일한 전문가.

물론 이들에게 지급하는 연봉은 적지 않다. 인도인 매니저들의 몸값은 국내의 스타급 펀드 운용자들을 훌쩍 뛰어 넘는 수준이지만 유럽이나 미국의 전문 인력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게 미래에셋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들은 미래에셋이 인도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금융시장을 공략하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성장 가능성이 큰 아시아 지역 배후 국가가 지척인 점도 매력적이다. 미래에셋 싱가포르 자산운용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인도·말레이시아·태국 등에 대한 투자를 총괄하는 본부로 활동하는 배경이다.

미래에셋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놓고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불거지고 있다. 전 세계에 걸쳐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으며, 리서치 능력 등에서 상당한 우위에 있는 내로라하는 시장 강자들에 맞서 진검승부를 벌이기에는 아직 위험 부담이 적지않다는 것.

피델리티나 슈로더를 비롯한 세계적인 자산 운용사들이 설계한 OEM펀드를 들여오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환은행 인수·매각을 둘러싼 논란은 한국 경제를 이끄는 전문가들이 일개 사모 펀드보다 시장을 읽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OEM펀드를 국내 시장에 들여와 팔아서는 이들을 영원히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회사가 재작년 이후 공격적으로 해외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한편, 리서치 센터의 대폭적인 역량 강화에 나선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응수남 미래에셋 싱가포르 자산운용이사는 “싱가포르 자산운용은 적극적인 인력 수혈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기자가) 다음번에 방문할 때쯤이면 아마도 몰라보게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급등장에서 고수익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에게 한국시장은 물론 세계의 유망시장을 겨냥한 펀드 상품을 공급하기 위한 역량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이러한 미래에셋의 세계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다. 그는 일년 중 6개월 이상을 홍콩·싱가포르·중국·인도 등 해외시장에서 보내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해외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응수남 싱가포르 자산운용 이사는 “박 회장이 거의 2주에 한 번 꼴로 싱가포르 법인을 방문하는 것 같다”고 귀띔한다.

미래에셋은 특히 올해 중으로 인도와 중국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인도 법인은 현지인들로부터 자금을 끌어 모아 세계의 유망 증시에 직접 투자하게 된다.

인도인을 상대로 ‘미래에셋펀드’를 팔겠다는 얘기다. 인도 시장에 진출한 내로라하는 금융회사들과 바야흐로 진검 승부를 벌여나가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장흥준 미래에셋 운용그룹 홍보팀장은 “싱가포르자산운용은 올해 안으로 중국과 인도 등에 현지 운용사를 만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장기적으로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도 마음에 두고 있다. 아시아에서 미래에셋의 명성을 쌓게 되면 선진 금융권에 뛰어드는 것이 결코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 이 때가 오면, 보수적인 국내 기관들도 해외의 유명 자산운용사 대신, 미래에셋에 자금을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측 관계자는 덧붙였다.

싱가포르에서 보는 인도금융시장

성장 빠르고 잠재력은 풍부

미국의 세계적인 투자 은행 ‘제이피 모건(JP Morgan)’. 유대계인 모건이 설립했으며, SK증권(구 선경증권)과 한차례 송사를 치르며 국내에도 뜨거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이 회사가, 최근 인도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여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 말, 외환 업무와 파생상품(credit derivative) 거래의 30% 가량을 인도로 옮긴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오는 2007년까지 4000명 가량을 새로 고용할 방침을 발표하는 등 시장 공략의 기치를 높이고 있는 것. 《세계는 평평하다》의 저자인 프리드먼은 인도로 이전하는 미국 다국적 기업의 콜센터를 대표적인 세계화 사례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나라로 옮겨가는 것은 비단 콜센터만은 아니다. UBS·도이치뱅크(Deutsche Bank)를 비롯한 세계적인 금융기관들도 인도 공략의 수위를 높이면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이들이 인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인도 민간 금융 시장의 빠른 성장을 꼽을 수 있다. 인도는 지난 1990∼1991년 금융위기 이후 이 부문의 규제를 꾸준히 완화해왔다. 지난 1992년 정부가 금융시장 독점을 단계적으로 해제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러한 탈규제와 자유화의 바람 속에 인도 금융부문은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예컨대, 인도의 가계 대출(consumer lending)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총생산에서 가계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10%)이 여전히 중국(13%) 등에 비해서도 낮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오는 2009년부터 은행의 민영화가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인 점도 세계적 기업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고 있다. 물론 금융부문의 빠른 성장은, 일반 산업 부문의 폭발적인 성장에도 힘입은 바 크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고령자의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25세 이하 젊은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싱가포르 =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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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한미 FTA, 중산층 붕괴 초래”

[이코노믹리뷰 2006-06-16 08:36]지난해 이해영 한신대국제관계학부 교수가쓴 책입니다. 이교수는 한미FTA에 대해 늘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해 왔는데요. 협상이 막바지 고비를 향해 달리고 있는 지금 그의 목소리를 다시 한번 들어보시죠)


● Book

낯선 식민지, 한미 FTA | 이해영/ 메이데이

한미 FTA 옹호논리를 반박한 학술서. 저자는 FTA가 대미종속 심화, 성장 잠재력 약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목부터가 도발적이다. 1980년대 사회구성체 논쟁에서나 등장할 법한 ‘식민지’라는 단어가 눈길을 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다.

FTA야말로 두 나라가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상생(相生)의 길이라고들 하는 데, 저자는 왜 ‘삐딱한’ 시선을 보내는 것일까.

저자인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의 주장은 크게 세 갈래다. 우선 한미 FTA가 우리 경제를 미국의 초국적 자본에 예속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

그는 빗장을 대거 풀게 되는 국내 서비스나 농업 부문이 세계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 기업의 공세를 견뎌낼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특히 외환 위기 이후 규제 장벽을 낮춘 국내 금융시장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개방은 국민 경제의 성장 잠재력 약화, 국부 유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 교수가 이번 자유무역협정을 사실상 한미 두 나라의 수직적 경제 통합 협정이 될 것으로 단언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협정이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저자가 보기에는 논리의 비약이다. FTA 체결이 수출과 고용 증가라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정부 주장은 검증을 거치지 않은 가설에 불과하다.

수년째 한국경제를 괴롭히는 고용 없는 성장의 추세가 FTA 협정 체결로 바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 특히 법률·회계 등 세계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의 서비스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져도 전체적인 고용증대가 아니라, 소수의 국내 고급 인력들의 고용을 늘리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양국간 교역량 및 수출 증가 등 가시적 성과를 배제할 수는 없다지만,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는 것.

이 교수는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의 후생 수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중요한 협정이 충분한 사전 논의 과정을 생략하고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다. 그가 이번 ‘자유무역 협정’의 성격을 고도로 정치적이라고 보는 배경이기도 하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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