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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1 글로벌리조트 남해를 바꾸다
 

힐튼리조트, 포터이론으로 분석해보니

Topic |국내 진출한 힐튼 글로벌리조트 돌아보니

[이코노믹리뷰 2007-02-15 23:00] (힐튼 리조트의 초청으로 지난주 남해에 위치한 이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서울에서 여수공항까지 딱 45분 정도가 걸리더군요. 이곳에서 다시 한시간 정도를 달리니 힐튼 리조트의 정경이 나타났는데요. 첫인상은 겨울철이고, 나무가 모두 헐벗어서인지 좀 을씨년스럽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월요일이어서 내방객도 많지 않구요. 하지만 메인 식당과 숙소, 그리고 글프장 등을 돌아보면서 이러한 생각이 싹 바뀌고 말았죠. 뭐라고 할까요. 리조트 전체가 바다위에 둥둥 떠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잠을 청하든, 식사를 하든, 아니면 골프를 치든 바다가 항상 주위에 있었죠. 매우 인상적이었지만, 기사를 쓸때는 한 가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자칫하다간 힐튼쪽의 입장만을 대변해줄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그래서 마이클 포터의 다이아몬드 이론을 적용해 이 리조트의 경쟁력을 분석해보았습니다만, 여러분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과유불급인가요? 마이클포터가 한국땅에서 너무 고생을 하나요. 아 참 그리고, 기사에 등장하는 재즈가수 린 힐튼은 힐튼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리조트의 메인 식당에서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부릅니다. :)


리조트와 마이클 포터 만나니
남해가 몰디브로 바뀌었네

‘투명한 쪽빛 바다.’ 탄성이 절로 난다. 상큼한 공기, 스쳐 가는 바람에 수면위에서 수천 수만개의 빛의 조각들이 명멸을 한다. 바다를 따라 흐르듯 이어져 있는 도로변의 벚나무, 올망졸망 늘어서 있는 작은 민가들. 지난 5일 차창 밖으로 바라본 경상남도 남해의 첫인상이다.

봄이 성큼 다가온 주변의 풍광은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자랑거리는 비단 볼거리가 다는 아니다. 이 곳에서 잡히는 횟감은 육질이 좋기로도 유명하단다. 이날 가이드 역할을 자청한 택시 기사의 자랑이 대단하다. “씹히는 맛이 그만입니더. 타지 사람들은 한번 혀끝에 배인 그 맛을 영 잊지 못합니더.”

현대하이스코 공장, 광양 등을 지나 남해대교를 건너자, 이순신 장군의 전몰 유적지를 알리는 팻말이 시선을 끈다. 나지막한 산, 바다, 그리고 역사적인 유적도 이곳에는 풍부하다.

하지만 낮에는 화려하던 남해는 밤만 되면 또 다른 ‘속살’을 드러낸다. 밤 10시, 여느 도시 같으면 불야성을 이뤘을 시간이지만 시내 전체는 벌써 어둠 속에 깊숙이 잠겨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거제도와 생활수준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조선업체들이 입주해 있는 거제도는 요즘 분위기가 썩 좋고, 땅값도 많이 올랐습니다. 남해는…”기자를 남해 시내로 안내하던 택시 운전기사는 말끝을 흐린다.

“김두관 군수, 참 열심히 일했는데, 타지에 가서 고생만 하고 있지 뭐…” 이 섬 출신의 인사를 맥없이 화제에 올리기도 한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 자원 말고는 딱히 자랑할 거리가 없는 것이 이곳의 딜레마다.

낮과 밤은 이러한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군민수도 불과 5만여 명. 남해군이 오죽하면 군민 1% 늘리기 운동에 나섰을까.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훌쩍 떠나버린 남해 군민들의 평균 연령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

지역 출신 군수들이 나서보지만 역부족이다. 그런데 작년말부터 이 소도시에 조그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젊은이들이 하나둘씩 다시 늘어나고 있다. 또 이들을 겨냥한 생맥주집, 치킨집도 점점 늘어 활력을 더하고 있다.

남해에는 요즘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 것일까.

“번영은 유산이 아닌 창조하는 것”
“번영이란 창조되는 것이지 유산으로 물려받는 것은 아니다.(Prosperity is created, not inherited)”다이아몬드 이론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경영 전략의 대가 마이클 포터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교수의 말이다.

작년 10월 남해에 문을 연 한 글로벌 리조트는 이 지역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고 있다. 불과 석 달 가량이 지났지만 리조트 분양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추가 분양을 위해 리조트 세 동을 추가로 건설 중이다. 젊은이들도 늘었다.

주인공은 힐튼 남해 골프&리조트다. 아직 갈길은 멀지만,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던 남해를 바꾸어 놓고 있는 이 글로벌 기업의 저력은 무엇일까.

마이클 포터의 다이아몬드 이론은 이 지역의 경쟁력을 분석하기 위한 유용한 분석틀이다. 다이아몬드의 첫 번째 꼭지점이 바로 생산 조건인데, 무엇보다 남해는 이 점에서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다. 날씨가 따뜻하고,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도 바다 한복판에 덩그러니 떠 있는 섬 주위로 순식간에 안개가 피고 사라지며 이국적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회사 측이 조성한 나무 목책 산책로도 눈에 띈다. 골프장 주변의 야산 주변을 감아 돌며 관광객들을 전망이 탁 트인 장소로 이끈다. 겨울철에 골프를 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장점. 제주도와 달리, 겨울철에 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눈이 내리지 않는다.

갯벌을 막아 만든 매립지 위에 리조트를 세워서일까. 바다에서는 섬을 배경으로 안개가 순식간에 피어났다 사라지며, 무수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골프를 칠 때도, 식사를 할 때도, 리조트에서 잠을 청할 때도 바다는 늘 함께 있다.

포터가 말한 생산조건을 관통하는 핵심 요소는 탁트인 풍광, 다시 말해 ‘뷰(View)’이다. 생산 조건의 또 다른 구성 요소는 바로‘종업원들의 경쟁력’이다. 무엇보다 검은색 두건 형태의 모자에, 같은 색의 깔끔한 캐주얼 복장으로 통일했다.

이들에게는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기 진작을 위해 정기적으로 총지배인이 시내에서 볼링 대회를 개최한다. 평균연령이 30대 초반인데, 이들이 바로 요즘 남해 시내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힐튼 측은 리조트 오픈과 더불어 160명 가량을 고용했으며, 앞으로도 채용 규모를 꾸준히 늘려나갈 계획이다.

올해 6월께면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오픈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더 많은 젊은이들을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글로벌 기업은 이들을 서비스정신이 투철한 인력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 리조트의 ‘수요 조건(Demand Condition)’은 어떤 편일까. 마이클 포터가 제시한 다이아몬드의 두 번째 꼭지점이다.

시장의 크기도 크기지만, 소비의 질이 중요하다는 게 포터의 지적이다.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 비해 시장 규모가 열세이지만,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기호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진출했다 토종 기업들에 밀려 턱턱 나가떨어지는 곳이 바로 한국 시장이다.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힐튼도 국내에서는 유독 신라호텔 등 토종브랜드들에 맥을 못추고 있다. 리조트 내 목욕탕에도 버튼하나만으로 데스크를 부를 수 있는 호출 장치를 설치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다이아몬드의 세 번째 꼭지점은 바로‘관련 및 지원분야 (Related & Suppor-ting Industry)’다. 스웨덴의 울루 클러스터(cluster)나, 미국의 실리콘 밸리 등 관련 산업이 한 곳에 모여 있어 정보와 지식을 나눌 수 있는 단지를 뜻한다.

여기에는 물류나 정부의 지원 등도 포함된다. 생산조건이나, 수요조건과는 달리 관련 및 지원분야는 뛰어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서울에서 여수까지는 불과 45분 정도가 걸리지만, 여수에서 이곳까지 한 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또 리조트로 통하는 도로는 폭이 비좁고, 중앙선도 없다. 이에따라 리조트측은 올 여름에는 여수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도로를 이용하지 않고도 바다를 경유해 리조트에 올 수 있는 쾌속선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남해군이 ‘보물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호재이다. 생태공원, 원예 예술촌 등 지역 특성을 활용한 관광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힐튼 측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배경이다. 남해군은 힐튼 리조트로 통하는 좁은 2차선 도로의 확장 공사를 하고 있다.

다이아몬드의 마지막 항목인 이 기업의 전략적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전략과 경쟁이 사업성패 좌우
‘린 힐튼(Lynn Hilton)’을 보자. 넉넉한 체구의 흑인 여자 가수다. 이 리조트에서 활동 중인 그녀는 흑인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고음의 보컬을 자랑한다. 닐스 총지배인은 뉴욕 맨해튼에서 활동하던 그녀를 영입했다.

그녀를 불러온 것은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다. 본관 건물도, 마치 독일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떠올리게 한다. 다이아몬드의 네 번째 꼭지점은 전략과 경쟁(Strategy & Rivalry)이다.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는 게 포터의 지적이다.

생산조건, 수요조건, 관련 분야 지원분야 등을 파악하고, 약점을 보완하며, 강점은 강화하는 것이 바로 전략가의 몫이다. 닐스 총지배인은, 힐튼 인터내셔널이 무려 2년 간을 관광지로서 남해 지역의 지정학적 가치를 면밀히 분석하며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고 전한다.

J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전라남도가 갯벌에 조성하는 토지의 분양가 수준을 놓고 농림부와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지리한 대치를 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모두들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고개를 가로젓던 아프리카의 몰디브를 세계적인 명소로 키워낸 역량은 바로 이 회사 성공의 자양분이기도 하다. 힐튼이 떠오르는 아시아 시장의 공략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싱가포르에 있던 아시아 태평양 지역본부의 기능 일부를 별도로 떼어냈다.

또 이 기능을 담당할 지역 본부를 일본에 세우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공략의 수위를 높여나가고 있다. 용의주도한 접근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경쟁요소는 어떨까. 제주도에 있는 리조트는 물론 일본, 중국의 글로벌 리조트들도 모두 잠재적 경쟁상대다.

해외 리조트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남해리조트가 이들 경쟁사들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음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남겨놓고 있다. 하지만 마이클 포터는 “경쟁이 있어야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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