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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도요타 리엔지니어링 주도한 日 컨설턴트에게 듣는다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9-11 19:42 | 최종수정 2007-09-11 19:54


“현대차 勞使, 도요타 다쿠미(장인(たくみ))정신 배워라”
다카야마 야스오 컨설턴트는 마치 사무라이를 떠올리게 한다. 짙은 눈썹에 또박또박 끊어 말하는 어투가 영화속에서나 볼 법한 영락없는 일본 무사에 가깝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오마에 겐이치’일본 맥킨지 전 사장을 ‘스타 컨설턴트’일지는 모르지만 팀워크를 모르는 ‘2류’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한다. 이러한 자신감의 원천은 바로 도요타다. 그는 지난 1990년대 일본 도요타자동차 위기극복의 현장을 속속들이 지켜본 당사자다. 당시 도요타자동차의 오쿠다 신임 회장은 “변하지 않는 것은 악”이라고 선언한뒤, 그를 비롯한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한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도요타로서는 파격적인 변화의 서곡이었는데, 그는 일본 각 지역을 도요타 영업사원들과 함께 발로 뛰며 판매 조직의 재편을 주도했다. 지난 2일 광화문에 위치한 이 회사 회의실에서 다카야마 비콘코리아 부사장을 만났다. 현대차 임단협 관련 질문은 서면으로 대체했다.

“임단협 타결은 현대차 노사가 대립적 노사관계를 극복하고,
상생의 문화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현대차 노동조합은 스스로 변화에 적응해 나갈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이번에 입증했습니다.”

다카야마 야스오라는 이름이 아직 국내에는 생소합니다. 오마에 겐이치와 스스로를 견주면 어떻습니까.

한국에서도 그가 널리 알려져 있나보죠. 오마에 겐이치는 일본에서도 개인 컨설턴트로 높은 명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의 강의를 한두 차례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강의를 많이 하기로 유명합니다.(웃음) 하지만 같은 컨설턴트로서 그를 일류라고 평가하기는 솔직히 어렵습니다. 스타 못지않게 팀워크 또한 중요합니다.

그는 한국 정부 정책에도 서슬 퍼런 비판을 하는 독설가인데요. 자신을 2류라고 한 걸 알면 화를 내지 않을까요.

그는 일본 맥킨지를 이끌면서 명성과는 달리, 이렇다 할 매출 증가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습니다. 20억엔 정도를 했었나요. 맥킨지를 비롯한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서는 고전을 하고 있는데, 그는 스타 컨설턴트이기는 했지만 이러한 상황을 되돌리는 데 실패했습니다. 고객사 컨설팅 사례를 저서를 통해 낱낱이 공개하는 것도 저로서는 솔직히 잘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경영 컨설턴트로서, 당신은 어떤 업적을 남겼습니까. 주로 자동차 업체들을 지도해 오셨죠.

도요타자동차는 올들어 세계 최대의 자동차업체에 등극했습니다. 미국의 GM을 드디어 따돌렸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도 지난 90년대 위기감이 팽배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 오쿠다 회장은 변하지 않는 것은 악이라고 선언하고,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었습니다.

그 자존심 강하던 도요타가 제게 도움을 요청했지요. 오쿠다 회장은 이때를 전후해 좋은 것이면 무엇이든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지요. 제가 운이 좋았던 셈이죠. 회사 직원들의 직무, 정신 교육과 더불어 판매 거점 전략을 다시 설계했습니다. 도요타가 최대 자동차업체로 등극한 데는 제 공도 조금 있지 않겠습니까.(웃음)

인터뷰와 관찰, 서면조사 등을 통해 도요타의 문제를 철저히 파헤쳤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계시는군요. 무엇보다 이 회사 영업조직이 문제였어요. 같은 지역에서 두 개 이상의 도요타 영업조직이 이전투구식 경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혼다, 닛산을 비롯한 경쟁사들과 판매경쟁을 해야 하는데 엉뚱하게도 우군과 소모전을 벌이고 있었죠. 고객을 대하는 일선 영업사원들의 태도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는 고정관념이 그들의 뇌리 속에 꽉 박혀 있었습니다.

도요타자동차는 당시 ‘대기업병’에 빠져 있다는 자성이 높았다고 하죠.

당시 컨설턴트라는 계급장을 떼어버리고, 현장에서 영업사원과 동일한 방식으로 고객을 대하며 그들의 문제점을 분석했습니다. 아주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웃음) 하루는 남성 고객이 영업장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영업사원이 그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고객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이는 일본식 인사를 하고 난 후였습니다. 영업사원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며, 볼멘 소리를 했습니다. 저는 항상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주문을 했습니다. 컨설턴트들이 고상한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를 현장에서 포착하는 일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이 일본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도요타만의 경쟁우위 요소라고 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혹자는 유연생산시스템을 꼽기도 합니다만.

린(Lynn) 시스템이요? 한 개의 조립라인에서 여러 모델을 제조하는 역량에 관한한, 이 회사 근로자들은 분명 탁월합니다. 하지만 서점에 한번 가보세요. 도요타자동차의 경쟁력을 분석한 간행물 출간이 지금 이 순간에도 봇물을 이룹니다. 도요타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도 얼마나 많습니까.

이러한 생산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기업들은 많습니다만, 이 모든 기업이 세계 1위가 될 수는 없습니다. 복제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것을 도요타만의 기업 문화라고 봅니다. DNA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좀 진부한가요.(웃음)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도요타 직원은 종종 사무라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 회사 DNA의 핵심은 일본 정신인가요.

글쎄요. 도요타 직원들이 자신들을 조립라인에 선 사무라이로 보는 시각에 동의할지는 의문입니다. (웃음) 그들은 스스로를 ‘촌놈’에 비유합니다. 본거지인 나고야에서, 마치 농부가 밭을 매듯, 요령을 피우지 않고 묵묵하게 일을 하는 바로 이 뚝배기 같은 태도가 오늘의 도요타자동차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그들에겐 매우 강하죠. 그들은 스스로를 장인을 뜻하는 ‘다쿠미’로 부릅니다. 애사심도 매우 강합니다. 노사가 상생(相生)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현대차도 10년 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습니다. 도요타와 같은 상생의 노사문화가 정착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이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그는 ‘고레와 이포크(epoch)다’라고 표현했다. ) 노사 양측이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극복하고, 상생의 문화로 나아가는 시대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현대차 노동조합은 스스로 변화에 적응해 나갈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이번에 입증했습니다.

(정몽구 회장의 공판 등)이런저런 변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타결안을 결코 폄하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내년에 다시 파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작은 변화의 조짐을 흘려보낼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매년 분규를 겪다 올해 노사가 전면충돌을 피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줬습니다. 봄이 온 것은 아닐지 몰라도 봄기운이 무르익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번 합의안에 비판도 많습니다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일본자동차 업계는 기본급을 가급적 현 상태로 유지하고, 성과급을 탄력적으로 올리거나 내리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현대차 노동조합이 이번에 임단협에 전격 동의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파업이 연례행사가 되다시피 했는데요.

일본자동차 업계도 지난 90년대 강성 노조로 바람잘 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짓말처럼 잠잠해졌습니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겪으면서 자칫하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노사 양측이 뼛속 깊이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다투기보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지 고민했습니다. 미 디트로이트의 ‘빅3’가 위기를 겪고 있고, 일본 업계는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도 일말의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았겠습니까.

혼다, 렉서스가 한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도, 무분규 타결에일조를 한 셈이 됐습니다.

그런가요.(웃음) 최근 혼다 본사의 중역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는 한국시장에서 혼다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한국 내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한국시장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판매가 부진한 편인데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인가요.

일본에서 현대차가 팔리지 않는다고 해도 현대 경영진이 그다지 상심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웃음)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아무래도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 보니, 일본 소비자들을 사로잡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일본의 경우 도요타, 혼다, 그리고 닛산 순으로 브랜드가 강력한 편입니다.

일본 소비자들은 싸다고 해서 차를 구입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싼 제품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지만 주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판매망이나 서비스망, 그리고 환경 변화에 대처해나가는 역량이 아직까지 일본 업체들에 비해서는 한수 아래라고 봅니다.

렉서스가 도요타의 브랜드 제고에 한몫을 하지 않았습니까. 현대차도 제너시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무엇을 해야 할까요.

도요타의 오쿠다 전 회장 얘기를 잠시 하지 않을 수 없군요. (제가) 판매 거점 재편성과 더불어 이 회사 직원들 교육을 담당했는데, 당시 경영진이 요구한 바는 명확했습니다. 위기의식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라는 주문이었습니다. 모든 교육프로그램이 이런 방향으로 운영됐습니다.

잃어버린 10년 동안 일본 내수시장은 얼어붙어 있었고 도요타의 판매실적도 정체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당시 렉서스 프로젝트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자칫하면 회사가 흔들리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주지시켰습니다. 오쿠다 전 회장은 바로 이 점을 제게 요구했습니다.

제너시스가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끝장이라는 위기의식을 최고경영자가 고취해야 합니다.

도요타의 종신고용제를 노사 간 평화의 주춧돌로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글쎄요. 일본도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종신고용제도가 많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도요타나 캐논 같은 기업들은 여전히 이 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종신고용 관행이 노사 간 분쟁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지는 좀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 기업인들은 도요타로부터 또 어떤 점을 배워야 할까요.

최고경영자가 전사적인 문제의 이니셔티브를 움켜쥐고 있되 권한은 실무자들에게 대폭 이양해야 합니다. 경영자는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실무 권한은 과감하게 이양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에는 과장급 이사, 때로는 대리급 이사가 너무 많습니다.

기업의 별이라는 이사 직함을 달고서도 아무런 권한이 없습니다. 항상 최고경영자의 재가를 얻어야 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합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의 권력이 막강하기로는 일본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상황이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의 회사원들에게서 주군의 명령에 생명마저 돌보지 않는 사무라이들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만,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의 긴 터널을 거치면서 많이 변했습니다.

임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시스템이 정착되가고 있습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데빈 네들러 교수가 이러한 내용을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미국은 이러한 시스템을 거의 20년 전에 정착시켰으며,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거치면서 서서히 변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앞으로 바뀌어 나가겠지요.

도요타는 올해 초 속도 조절론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호시절에 위기를 말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지금으로부터 13~14년 전이었죠. 도요타의 오쿠다 전 회장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10%를 점유하겠다고 선언하자 모두들 실현가능성을 믿지 않았습니다. 저 같은 컨설턴트들조차 회장이 농담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도요타의 덩치는 GM의 3분의 1 수준이었습니다.

변화의 자양분이 바로 위기입니다. 올해 초 위기를 강조한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너무 빨리 가다보면 탈이 날 수 있으니, 속도를 늦추고 스스로를 되돌아보자는 뜻입니다. 양보다 질을 중시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도요타가 자칫하다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컨설턴트들의 경고를 귀담아 들은 결과입니다.

최고경영자는 매사에 시시콜콜 개입하지 말고, 바로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역시 도요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터뷰ㅣ박상기 BNE컨설팅 대표

“현대차 노사 상생하려면 포스터링 전략으로 선회해야”

“협상은 경영진이 평소 노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입니다. 소가 닭 쳐다보듯 노조원들을 바라보다, 협상장에서 갑자기 살갑게 대한다고 해서 결코 결과가 더 나아질 수는 없겠죠.” 협상 전문가인 박상기 BNE컨설팅 사장.

그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대립의 시대를 청산하고, 상생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조건을 묻는 질문에 사측 책임론을 강조한다. ‘위협’을 협상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꾸준한 회유와 설득을 중시해야 하는데, 협상학 용어로는 이러한 전략을‘포스터링(fostering)’이라고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벽안의 외국계 기업 사장들이 노조원들과 어울려 막걸리를 마시고, 개인 기념일을 챙기는 것도 포스터링 전략의 일환이다. 그는 한국 기업의 경우 오너가 전문 경영인에게 노사문제 협상에 관한 전권을 위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닉 라일리 GM대우 전 사장이 재계의 히딩크로 불리며 성공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성공할 수 있던 이유도 바로 노사문제를 재량껏 다룰 수 있는 권한 덕분이었다는 것.

“협상장에서 윗선의 뜻에 따라 사측 대표가 수시로 바뀌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노동조합도 이러한 약점을 효율적으로 파고듭니다. 내 패를 상대방(노조)이 훤하게 파악하고 있는데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박 사장이 보기에 올해 현대차 노사 양측이 분규 없이 임단협을 타결하게 된 배경은 두 갈래다.

무엇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최근 공판이 이번 협상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했다. 판결을 앞두고 임금단체 협상을 타결지어야 한다는 사측의 절박함을 노조가 한눈에 파악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공판이 사측의 입지를 제한했다면, 세계자동차 업체의 재편 등 시장 상황은 노조에 불리했다.

이번 노사협상이, 만성적인 노사분규를 근절하는 계기가 될까. 박 사장은 상황이 노조에 썩 유리하지 않다고 진단한다. 도요타, 닛산을 비롯한 일본 업체들과의 생산성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염려에서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과거 유연생산 시스템을 도입한 초기, 숱한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생산방식이다 보니, 현장 근로자들이 작업 지침서를 붙여놓고 참조해가며 조립을 해야 했습니다만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매뉴얼을 보지 않고도 능숙하게 여러 모델을 한 라인에서 척척 만들어냅니다.”

불리한 환경이 노조의 입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조립라인에서 여러 모델을 조립하는 유연생산 시스템을 아직 국내에서는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일본 업체들이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으며, 중국 업체들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빅3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감이 고조될때가‘포스터링 전략’을 실천해나갈 적기라고 그는 강조했다. “단시 성과를 위해 노무사나 변호사 등을 동원해 근로자들에 대한 ‘위협’을 협상 전략으로 채택했다 파업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현대차도 이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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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현대차가 ‘굿바이’를 美 광고대행사로 선정한 까닭은

[이코노믹리뷰 2007-05-24 10:54]


낮은 브랜드 이미지 Good bye?

‘신은 세밀한 부분에 깃들어 있다. (God is in the details).’ 세계적인 건축가인 독일의 ‘미스 판 더 로에’가 남긴 유명한 경구이다. 섬세함이 조형물의 예술성을 좌우한다는 뜻인데,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 만회에 여념이 없는 현대자동차가 유념해야 할 경구가 아닐까.

현대자동차는 최근 미 자동차 시장판도를 뒤흔들 대대적 공세를 준비 중이다. 이 회사 미국 판매 법인(Hyundai Motor America)은 다음달부터 미 소비자들을 상대로 공세적인 ‘이미지 광고’에 나설 예정이다.(비즈니스위크) 품질은 호평받고 있지만, 정작 판매는 제자리 걸음인 딜레마를 극복할 비장의 무기이다.

현대차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제너시스’ 출시를 앞둔 지반 다지기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 회사의 대대적 반격을 주도할 용병은 광고 제작업체인 ‘굿바이(Goodby)’. 현대차 미 판매법인의 최고운영책임자인 스티브 윌화이트(Steve Wilwhite)가 위기탈출의 동반자로 낙점한 업체다.

다음달부터 미국 전역에서 방송을 타게 될 이 광고의 메시지는 비교적 명확하다. 현대차야말로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비용 대비 효율을 따질 줄 아는 현명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자동차라는 것. 안전도, 품질평가 등 객관적인 비교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브랜드 이미지의 제고와 더불어 합리적 소비를 유도한다는 포석이다. 타깃은 렉서스나 BMW를 비롯한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들. 고급차 시장의 강자들이다. 현대차가 전방위적 공세에 나서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러한 시도는 또 성공할 수 있을까. 공세 시기는 비교적 적절하다는 평가다.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고유가와 더불어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재앙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미 소비자들이 어느 때보다 ‘가격’에 민감할 시기라는 얘기다. 품질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진면목을 널리 알리는 한편,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앞당기는 양수겸장의 카드이다. 구원투수인 스티브 윌화이트도 강력하다.

폭스바겐, 애플컴퓨터, 닛산자동차를 거친 마케팅 분야의 백전노장이다. 폭스바겐에 근무하던 당시, ‘현란한’ 광고 공세로 이 회사의 미국 시장 공략을 성공적으로 뒷받침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자, 미국시장에서‘그루(guru)’라는 호칭이 따라다니는 마케팅 부문의 대가이다.

사실, 이러한 대대적인 공세의 이면에는 현대차의 고민이 엿보인다. 현대자동차는 품질 면에서 불과 5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렵던 놀라운 성취를 이뤄냈다는 평이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공신력이 높기로 유명한 ‘컨슈머 리포트’는 올해 발표된 자동차 제품 중 가장 인상적인 5개 모델에 이 회사의 승용차를 포함시켰다.

현대차는 내구성을 제외한 디자인, 성능, 소비자 만족도 등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미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주부들이나, 대학생들이 생애 처음으로 구입하는 엔트리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여전하다. 도요타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강조해봐야 소비자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박스기사 참조).

이른바 ‘브랜드의 덫’에 걸려 있는 것. 현대차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재고가 급증하며 부진했던 것도 이러한 브랜드 파워의 현저한 열세가 결국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화 강세로 자동차 가격이 오르자, 미국 소비자들이 바로 대체품을 구입했다는 얘기다.

<비즈니스 위크>는 앨라배마 공장 야적장에 늘어만 가는 쏘나타 제품의 재고를 지적하며, 현대차가 당초 오는 2010년으로 잡았던 미국시장에서의 연간 100만대 판매목표를 70만대 수준으로 낮추었으나,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불투명하다고 분석한다. 현대자동차의 입장에서는 결코 간단치 않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

제너시스 성패가 미래 좌우한다
지난 1980년대 일본 차들이 미국 시장에서 처한 딜레마가 꼭 이와 같았다. 하지만 당시 일본 업체들은 아큐라(혼다), 렉서스(도요타), 인피니티(닛산)를 비롯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잇달아 출시하며, 독일 업체들의 텃밭이던 고급 자동차 시장의 일부를 빼앗는 등 위기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천우신조(天佑神助)이자 뼈를 깎는 노력의 결과이기도 했다. 특히 85년 미국과 일본, 독일 3개 나라의 플라자 합의로 엔화가치가 하루 아침에 두 배 이상 치솟았던 점을 감안할 때, 고급차 시장 진출의 성패는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현대차도 20여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제너시스 출시, 그리고 윌화이트의 영입, 그리고 광고 공세도 일본 업체들의 대응과 닮아 있다. 문제는 당시에 비해 변수가 더욱 많아졌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국 업체들이 맹렬한 속도로 추격을 하고 있다.

상하이 모터쇼에 첫선을 보인 상하이자동차(SAIC)의 로위(Rowe)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이 회사는 품질 제고를 위해 최근 생산량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는데다, 특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영 기업이라는 강점도 있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독일업체들이 대중차 시장을 겨냥해 가격을 대폭 낮춘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점도 부담거리다.

이밖에 동구권 생산기지를 활용한 발빠른 ‘비용절감’면에서는 프랑스 르노 그룹에, 또 환경 친화 차량 부문에서는 경쟁사인 도요타에 밀리는 등 사업 환경 변화에도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고급차 시장에 좀처럼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의 터줏대감격인 독일 업체들, 그리고 무섭게 부상하는 중국 업체들이 날카로운 창끝을 현대차의 텃밭으로 돌리며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것. 현대차가 왜 하루 빨리 브랜드가 중시되는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윌화이트가 이끄는 광고 공세는 현대자동차가 중시하는 전략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풍향계 이자 위기감의 방증이다.

국내 한 완성차 업체의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체코 공장 등 해외 현지 생산으로 낮은 국내 생산성을 상쇄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냉혹한 글로벌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언제까지 이런 방식이 먹혀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현대차에 올해가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조사 결과 살펴보니

“자동차 브랜드가 소비 좌우”

‘토이 오토(Toy Auto)’ 장난감 자동차라는 뜻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를 한때 일컫던 비아냥 섞인 표현이다. 도요타에도 이처럼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은 있었다. 물론 지금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도요타는 올해 1분기 세계 제1의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를 생산 규모 면에서 따돌렸다. 지난 1980년대, 도요타와 비슷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업체가 바로 현대차다. 실질가치와 브랜드의 괴리는 광고업체인‘굿바이’의 실험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이 회사는 자동차 소비자 100여 명에 대한 이른바 블라인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도요타와 현대차가 비교대상이었다.

우 선, 현대차 로고를 떼어낸 채 실험 참가자들에게 차량 구입 의사를 물어보았다. 10명 중 7명꼴로 이 자동차 구매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로고를 차체에 붙이고 같은 질문을 던지자 실험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다섯 명만이 이 차를 구입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

반면 도요타 브랜드로 같은 실험을 한 결과, 현대차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 처음에는 50%만이 구입의사를 밝혔지만, 브랜드를 알려준 뒤 이 비율은 70%로 높아졌다. 브랜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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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현대차 위기의 뿌리

Industry |韓·美 자동차 애널리스트 이원 분석

[이코노믹리뷰 2006-09-06 09:09]

(현대차가 요즘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몽구 회장은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대외적으로는 원고에 노사분규 등으로 바람잘날이 없습니다. 여기에 일본과 인도의 자동차 업체들이 불과 500만원대의 저가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어, 자칫하다간 현대차가 넛크래커에 끼인 호두 신세가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감마저 듭니다. 저는 현대차 오너가 물러나고, 통찰력을 지닌 전문경영인이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현대차가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정 회장의 구속사태는 이 오랜 숙원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였는 데, 현대차가 그만 이 좋은 기회를 그만 놓쳐버리고 말았죠. 막강한 금력으로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려놓은 업보를 어이할까 두렵습니다. 작 년 9월에 서울증권 조원갑 연구원, 그리고 피츠 제럴드  SA연구원과 함께 분석해본 현대자동차 진단 기사네요. 글로벌 경쟁의 격화, 일본 업체들의 분전 등 현대차의 고전을 불러온 원인들을 폭넓게 분석하고 있어 여전히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


PK&WISE ·이코노믹리뷰 공동기획
합종연횡 세계 자동차 업계
현대차가 넘어야할 장애물은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올 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올해 초 10만원부근까지 올랐던 주가가 7만원대로 하락하자 시장에서는 공격적인 해외 투자, 최고경영자의 독선적인 경영 스타일 등을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적하며 위기라는 단어를 다시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정몽구 회장의 구속사태는 위기론에 기름을 부었다.

주가가 두달만에 8만원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31일이었다. 이번에는 현대자동차가 악재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마침내 재도약의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각에서는 10만원선 회복을 점쳤다.

“멀리보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업황을 보고 기업 변화를 예측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조선분야 최고의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리던 이종승 NH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넓게 보아야 현상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세계 자동차업계에는 합종연횡의 바람이 거세다. 제너럴모터스에 이어 포드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제휴를 요청했다.

미 부동산 시장의 버블을 알리는 경보음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 시장의 강자들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앞세워 현대자동차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제너럴모터스가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몸집을 줄이며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중국 내 영업이익률도 부당거리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이자 미국시장에 정통 하다는 평가를 받는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 Strategy Analytics)의 피츠 제럴드(Fitz Gerald)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 그리고 서울증권의 조인갑 자동차 담당 연구원과 함께 세계 자동차 업계에 부는 합종연횡의 바람과 더불어 현대자동차에 대한 이원적 분석을 했다.

기자 : 디트로이트가 총체적 위기를 겪자, 현대차의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제너럴모터스가 올 상반기 흑자를 냈다. 풍전등화에 비유되던 처지를 감안해 볼 때 납득하기 어려운데, 그 배경이 궁금하다.

피츠 제럴드 : 효자상품인 GMT900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SUV모델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이다. 그리고 이 자동차에 기반을 둔 신 모델도 조만간 선을 보이게 될 것이다.

GM has had success with the launch of its new GMT900 based full-sized SUVs and will be launching a fully redesigned version of its full-sized pickup trucks, also based on GMT900 architecture.

기자 : 이 회사가 그동안의 부진을 훌훌 털고 다시 살아나는 징후로 볼 수 있는가.

피츠 제럴드 : 상반기에 흑자를 낸 것이 좋은 조짐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윤을 지속적으로 내기 위해서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길을 가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시장을 파고들 만한) 새로운 모델을 출시해야 하고, 근로자들을 대폭 줄여야 한다. 가시밭길을 가야 하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는 화석연료시대의 강자였지만, 앞으로는 상당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GM's profitable first half may be a sign of good things to come but GM has a long way to go to remain profitable. Continued workforce cuts, managing its retired workforce, sales of business units, successful launches of new products and negotiating a favorable contract with the UAW Union are all hurdles that GM faces.

기자 : 주요 주주인 커코리언이 르노-닛산과의 제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데, 제휴가 성사될 것으로 보는가.

피츠 제럴드 : 당초 제너럴모터스의 재활 프로그램에는 르노-닛산과의 제휴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더욱이 상반기에 흑자를 냈으니, 구태여 다른 기업과 제휴를 추진할 필요가 있겠는가. 르노-닛산 북미법인의 실적이 썩 신통치 않았던 것도 상당한 부담거리다.

The two companies may continue to have talks but GM's turnaround plan does not rely on a strategic alliance with NissanRen-ault. But talks have seemed to stall with GM's recent profit reports as well as poor results of the Nissan unit in North America.

특히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제휴를 체결할 경우 카를로스 곤이라는 강력한 인물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데, 왜고너 회장의 입장에서 옥상옥이 될 수 있는 그의 존재를 반기지는 않을 것이다.

기자 : 포드가 제휴 상대로 부상하는 배경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합종연횡이 성사될 경우 세계 자동차 업계에 지각 변동이 생기지 않겠는가.

피츠 제럴드 : 우선, 미국 업체들의 경우 (손실을 보고 있는) 여러 브랜드가 다른 회사로 매각되거나, 아예 폐기처분될 가능성이 있다. 포드의 랜드로버나 재규어도 후보군에 속한다. 제너럴모터스의 폰티악이나 뷰익도 오랫동안 이러한 루머에 시달려 왔다.

Brands may be sold or dropped from an automaker's lineup such as Ford's Land Rover and Jaguar divisions. Pontiac and Buick divisions have long been rumored to be in danger as well.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은 미국업체들의 위기를 일거에 해소할 구원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99년 닛산의 사장으로 부임해 불과 2년 만에 회사를 회생시켰으며, 이에 앞서 미쉐린에서도 탁월한 실적을 올린 주인공이니, 이러한 평가는 결코 지나치지 않다. 미국 업체들이 제휴를 통해 일본 업체의 고객지향 마인드를 수용하고, 철저한 군살빼기를 단행된다면? 또 르노-닛산이 북미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면? 현대자동차를 화제에 올려보았다.

기자 : 미국 업체들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제휴가 성사된다면 국내 자동차 업체들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피츠 제럴드 : (당장의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제너럴모터스는 도요타와 더불어 시장 지배자로 남을 것으로 예상한다. 더욱 날렵하고 특정 부문에 집중하는 자동차 메이커로 거듭나지 않겠는가.

GM and Toyota will remain dominant OEMs as Toyota continues its success and GM becomes a more lean, focused automaker.

미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지금보다 더 강화된다면 현대자동차 입장에서야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조인갑 : 미제 승용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음료수를 마실 때 불편을 겪어야 한다. 음료수 받침대가 없기 때문이다. 덩치는 크고 모양은 나는 데 정작 실용적인 면이 떨어지는 게 미국차의 특징이다. 경기가 위축되고, 유가는 올라가면서 주머니는 얇아지는 데, 캐딜락, 링컨은 여전히 덩지가 크다.

소비자들이 도요타의 캠리로 돌아서는 데도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비자 기호 파악에 둔감하던 미국 업체들이 이번 경영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몸집을 대폭 줄이고, 소비자들의 기호를 세밀히 파악하는 마케팅 능력을 강화한다면 새로운 반전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기자 : 당장 미국 업체들이 차량 판매에 엄청난 인센티브를 걸며 출혈 경쟁을 하는 것도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지 않은가. 미국 시장 상황이 썩 좋지 않은 것도 부담거리다.

조인갑 : 현대차의 경우 미국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작년 점유율이 2.6%. 올해 7월 현재 3.1%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1∼7% 누적 점유율도 2.9%에 달한다. 하지만 시장 전체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점유율이 높아져도 수요가 뒷걸음질치고 있어서 효과가 반감하고 있다.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이 중요한 데, 좀처럼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대차에 위협을 주고 있는 업체는 비단 미국의 전통 강자들뿐만이 아니다. 상하이자동차, 난징자동차 등 중국의 국영자동차 업체들은 영국의 MG로버, 한국의 쌍용차를 매입하며 타도 한국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시장 규모 면에서도 중국은 현재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이다.

기자 :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고 들었다. 미국시장의 침체를 만회하고도 남는 수준이 아닌가.

조인갑 : 하지만 중국의 시장 상황이 더 걱정이다. 중국은 무한경쟁 시장이다. 완성차 업체의 수익률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률은 작년에 13%대에서 올해는 6%대까지 떨어졌다. 물론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가격 인하폭이 크기 때문이다.

기자 : 상하이, 난징자동차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피츠 제럴드 : 중국 업체들이 아직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현대차는 중국 경쟁자들로부터 밸류 세그먼트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Hyundai will face competition in the value segment from Chinese competitors that are looking to expand into world markets.

지금 당장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라면 중국제 승용차를 타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정부는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해외 자동차 업체들에 중국 업체와의 합작을 요구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일부 모델을 중국 업체들이 조립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유명 업체들이 정작 기술 이전을 꺼리자, 해외 업체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 상하이자동차가 인수한 우리나라의 쌍용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세계적 자동차 업체들의 합종연횡 바람, 중국 업체들의 추격, 미국 시장의 위축, 경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중국 시장, 연례행사가 된 노조 파업 등은 현대자동차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다. 이러한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묘수는 없을까.

기자 : 현대차는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공언하고 있는데, (당신이) 최고경영자라면 같은 결정을 내렸겠는가.

피츠 제럴드 : 현대차가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성능대비 가격이 저렴한 중저가 차량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점이 문제다. 현재의 고객을 유지하면서 자동차 브랜드를 프리미엄 영역으로 끌고 가기는 극히 어렵다.

Hyundai must continue to make strides in quality to overcome the consumer's perception of Hyundai as a "value" or "economy" car. It can be difficult to take move a brand into the premium segment while retaining current customers.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는 후륜, 혹은 4륜 구동이어야 하고, V8파워여야 한다. 또 프리미엄 SUV차량도 갖춰야 BMW나 캐딜락, 그리고 메르세데스와 경쟁해 나갈 수 있다.

For the US market, a premium brand needs to be V8 powered with rear or all wheel drive to compete with Audi, BMW, Cadillac and Mercedes. Luxury SUV's are also needed to compete in today's luxury market.

기자 : 재규어를 비롯해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를 사들이는 편이 더 현실적이라는 지적을 하는데. 포드가 재규어나 볼보를 곧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피츠 제럴드 : 재규어는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영국 회사로 받아들여진다. (포드에 매각됐음). 현대자동차로서야 이미 미운 오리 취급을 받고 있는 재규어 브랜드를 되살리기보다는 한국의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는 편을 선호하지 않겠는가.

Jaguar has instant name recognition worldwide but is thought of as a British company. Hyundai may wish to build its own brand and tout Asian engineering instead of reviving the troubled Jaguar brand.

조인갑 : 해외 공장의 투자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재규어까지 인수하면 잘못하면 동반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해외 현지 공장을 안착시켜야 할 때이다. 그리고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는 편이 낫다고 본다. (참고로, 포드는 재규어를 지난 1989년 인수한 이후 100억 달러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 그리고 영국의 JCB그룹 등이 재규어에 여전히 관심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자 : 철강 부문 계열화 문제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싶다. 자동차 100년 역사상 철강 부문을 수직 계열화한 전례가 없다. 잘 나가던 때의 제너럴모터스도 시도한 적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인갑 : 꼭 그렇지 만은 않다고 본다. 우선, 포스코가 미래에 대한 두려움 탓에 공격적인 투자를 못했다. 현대차의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단독으로 가겠다는 결정을 내린 배경의 하나이다. 철강 수요는 단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현대 기아차가 2008년까지 연간 600만대를 생산해 자동차 업계 세계 5강의 반열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 않은가. 문제는 경기가 꺾이고 위축이 될 때이다. 특히 해외 경기가 둔화되면 자동차와 철강 부문이 모두 어려워져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피츠 제럴드 :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바가 없다.

기자 :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전제적이라는 게 비판의 핵심인데, 어떻게 보는가.

피츠 제럴드 : 그는 현대자동차에서 주요 의사 결정을 하는 인물이다. 그가 구속됐을 때, 제품 개발 등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이 전면 중단된 것은 그 영향력을 가늠하게 한다.

He is know for keeping tight controls over Hyundai. Product development decisions were stalled while he was jailed and has put many projects behind schedule.

하지만 세계 자동차 업계에는 유독 전제적인 스타일의 최고경영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전제적이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다. 포드의 창업자 가문은 미 자동차 업계의 영웅인 아이아코카를 해고할 때, 난 당신이 싫다는 단 한마디 말만 던졌다.

기자 : 정몽구 회장을 직접 만난다면 무엇을 물어 보고 싶은가.

피츠 제럴드 : 포뮬러원 경주에 들어갈 계획이 없는지 궁금하다.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 대해 묻고 싶다.

I would ask him about global marketing strategies such as entering Formula 1 racing or other racing series.

기자 : 국내외 여건이 쉽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8만원선(8월 31일 기준)을 회복하면서 본격적인 회복의 기지개를 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인갑 :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3~4%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더욱이 내년에는 현대차가 제시할 수 있는 신차 카드가 없다. TG, 쏘나타, 산타페, 아반떼 등을 다 선보였다. 외국기업은 물밀듯이 밀려들어오고 있다. 7월 파업 탓에 3분기 실적도 안 좋을 것이다. 8만원 중반 대까지 오르면 포지션을 줄일 것을 권하고 싶다.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

기자 : 끝으로 5년 이상 현대자동차 주식을 보유할 의사가 있는가.

피츠 제럴드 : 답변하기 어렵다. 다만 현대자동차는 향후 5년 동안 지금과 같은 수준의 기술 개발을 꾸준해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조인갑 : 물론이다. 도요타가 캠리나 렉서스를 선보이고, 시장에 정착하기까지 10∼15년 정도가 소요됐다. 하지만 현대차가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 것은 왕자의 난 이후 정몽구 회장이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이후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앨러배마에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시련이 적지 않겠지만, 앞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켜봐야 할 때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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