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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in Interview |“GE 차세대 성장동력 남북화해에서 찾는다”
기사입력 2008-03-12 23:21 |최종수정2008-03-12 23:30


페르디난도 나니 베칼리-팔코 GE인터내셔널 회장. 흰머리에 날카로운 눈빛이 인상적인 그는 성장 동력 발굴의‘달인’이다. 두자릿수 성장으로 매년 나이키 정도 규모의 회사를 새로 만들어낸다는 GE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성장의 전도사이다. 그런 그에게 2007년은 평생 잊기 어려운 기념비적인 한 해다.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의 매출액이 사상처음 미국 시장을 앞섰다.

중동,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이 눈부신 성장세를 유지한 덕분인데, 모두 그가 담당하고 있는 지역들이다. 지난 2002년 16억달러 규모에 불과하던 중동 지역은 그의 리더십 아래 지난해 연매출 95억달러의 시장으로 훌쩍 성장했다. 복합기업 GE의 ‘외무장관’이자 ‘성장 전도사’로 통하는 베칼리-팔코 회장을 지난달 말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나 성장 동력 발굴의 비결을 물어보았다.

▶ IBM의 팔미사노 회장이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갔습니다. 이번 방한 길에 대통령을 접견할 예정인가요.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매우 바쁘더군요.(웃음) 오늘 체류한 뒤 내일 오후에 바로 한국을 떠나야 합니다. 오는 5월 한국을 다시 방문할 예정인데요. 이때 이명박 대통령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I will be looking forward to meeting president)

▶ 사공일 국가경쟁력 강화 위원장이 글로벌 기업들과 놀랄 만한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혹시 오는 5월 발표할 투자 계획이 있습니까.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부적인 사항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우리 회사의 방침입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다국적 기업인들의 기대치가 큰 것 같습니다. 그를 만난다면 어떤 요청을 하실 계획인가요.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시면 어떡합니까.(웃음) 남북한 관계를 좀 더 부드럽게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화합의 물꼬를 터 주셨으면 합니다. 남북의 관계 정상화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궁극적으로 남북한의 통일에 적극적으로 나셔주셨으면 합니다. 미래의 성장 기회는 남북한 통일에서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 노사 관계를 안정시키거나, 법인세를 대폭 낮춰 달라는 제언을 하실 줄 알았는데요. 뜻밖이군요.

남북 관계가 한 단계 더 진전되면 대북 투자 여건도 호전되지 않겠습니까. 해빙무드는 곧 새로운 투자 기회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물론 GE에도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북한의 각종 사회 인프라 수요가 높지 않겠습니까. 아직까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지요.

▶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GE 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북한이 다크호스라면 브라질, 러시아, 중국 등은 이미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죠.

2007년은 말 그대로 기념비적인 터닝 포인트였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의 매출이 미국을 앞섰습니다. 회사 창립 이후 타 지역 매출이 미국을 앞선 것은 이번이 최초입니다. 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성장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방증입니다.

▶ GE가 이란을 비롯해 이른바 불량국가들과도 거래를 한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만.

우리는 3개 나라와는 거래를 하지 않습니다. 바로 북한, 이란, 그리고 수단입니다. 다만, 이란에 대해서는 인도적인(humanitarian) 지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발생하는 수요를 미국 의회의 비준을 거쳐 그리고 유엔이 규정한 지원 범주 내에서 수용한 적이 있을 뿐입니다. 북한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이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한다면 사정은 달라질 수는 있겠죠.

▶ 가장 유망한 신흥시장은 어느 곳입니까. 작년에 어느 지역을 가장 많이 방문했습니까.

중동(Middle East)입니다. 두바이로 널리 알려진 아랍에미리트는 물론 사우디, 쿠웨이트,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을 두루 방문했습니다.

▶ 중국이나 인도가 아니라 중동이라는 점이 예상 밖이군요. 이 지역을 자주 찾는 이유라도 있나요.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2년만 해도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를 비롯한 중동 지역의 매출 규모는 16억달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무려 95억달러에 달했습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GE코리아의 매출은 16억달러이다. )

원유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합니다. 일찌감치 석유산업 이외 다른 분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어요. (Most of them have already diversified from an oil economy)

▶ 두바이의 눈부신 발전상은 국내에도 여러 차례 소개되긴 했습니다만, 중동은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지역입니다. 갑자기 거품이 터져 버릴 개연성은 없다고 보십니까.

아랍에미리트의 수도인 아부다비의 사례를 들어볼까요.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이었을 때를 되돌아보죠. 당시에도 이미 원유로 인해 발생하는 수입이 기타 부문에서 발생하는 수입보다 작아졌습니다. 중동에서의 경기 호황은 앞으로도 어느 정도 지속력이 있다고 봅니다.

고유가가 경기부양에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거죠. (바클레이 은행은 중동지역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인구층이 젊은 데다 석유산업 의존도도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 근거다)

▶ 아랍 지역의 매출이 한국 시장을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한국은 GE의 지역별 포트폴리오에서 어떤 위상을 차지하고 있나요.

지난해 한국시장 매출은 16억달러였습니다. 그리고 중동이 95억달러 정도, 미국을 제외한 지역의 매출이 각각 870억 달러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매출이 시장의 중요도를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한국은 기술적 관점에서 (from a sourcing point of views)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GE서비스나 제품의 부품, 완제품의 주요 공급처입니다.

이런 점은 인적자원 부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1000명 정도입니다. GE 전체로는 32만5000명이 근무하고 있어요. 수적인 면에서는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만, 한국은 인적자원의 ‘퀄리티’가 높기로 유명합니다.

▶ 어떤 점이 뛰어나다는 말씀인가요.

GE의 인재들은 이른바 ‘글로벌 싱커(Global Thinker)’들입니다. 로컬한 사고에 매몰되지 않고, 현상을 넓은 시야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역량의 보유자들입니다. 대개의 경우 눈앞의 환경에 집착하다 보니 외부 세계에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인재들도 사고의 폭이 글로벌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 이질적인 사업 분야를 이끌어가면서도 ‘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 몸처럼 일사불란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비결이 있나요.

매년 여러 행사들이 톱니바퀴처럼 물려 돌아갑니다. (각 사업부의 임직원들이 참가하는)행사들이 일정한 사이클을 이루면서 진행됩니다. 석 달마다 35명 정도의 최상위급 임원들이 모이는 회의(Executive Commitee)가 열리고, 이곳에서 이틀간 전략을 논의합니다. 그리고 1월에는 전세계에서 600명이 모여 어떠한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할지 고민합니다.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공유합니다. 또 10월에는 3~5년 단위의 장기 전략을 고민하는 세션을 엽니다.

▶ 그룹의 성장 전략인 에코메지네이션도 이런 과정을 통해서 공표가 됐다고 들었습니다.

에코메지네이션이 태동하는 과정을 설명해 드릴까요. 지난 2003년에 장기계획 구상 세션 당시였습니다. 최고경영자들의 목소리에는 상당한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환경을 생각하면서 기술을 개발할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났죠.

본사 차원에서 유능한 마케팅 인재들이, 개별 사업부들의 목소리를 에코메지네이션이라는 제품군으로 명명하게 된 배경입니다. 새로운 사업 분야라고 볼 수는 없고, 회사 내에서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를 하나로 통합한 것입니다.(Ecomagination is not a new field or industy. It is the consolidation of many projects already in the company)

▶ 제품이나 서비스 성격이 다른 분야에 근무하면서도, 상호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회사를 이끌어 가는 인물들 대부분 공통점이 있습니다. 여러 분야를 경험해 보았다는 것이죠.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베스트 프랙티스’를 공유해 각자의 분야를 살 찌우는 회사 특유의 강점도 이러한 토양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크로스-퍼틸라이제이션(Cross fertilization)’입니다.

저만 해도 에너지 분야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항공(aviation), 그리고 (지금은 매각된) 플래스틱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GE캐피탈에서도 있었고요. 지금은 GE인터내셔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 작년에 당신이 담당하고 있는 분야의 매출이 미국시장을 뛰어 넘었습니다. 요즘 당신을 사로잡는 ‘화두’를 딱 한 단어로 표현해 주신다면.

성장(Growth)입니다. 한 단어로 표현해 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웃음) (한 단어를 더 보태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이윤이 나는 성장(profitable growth)입니다.

▶ 한국 기업들은 요즘 저마다 환경산업을 차세대 수종사업으로 키우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무엇을 염두에 두어야 할까요.

에코메지네이션은 단순한 마케팅 구호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2010년께면 GE의 환경친화적인 상품(eco-protecting products)매출이 2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단순한 제스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업성과를 공시할 예정입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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