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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23 떡장수 출신 카페 재벌 '지승룡' 민토사장
 
[People]“양복 입고 떡 팔던 노점상이 카페 재벌 됐습니다”
[이코노믹리뷰 2004-11-08 12:51] 지승룡 사장을 만난지도 벌써 2년 6개월 가량이 지났네요.
세월은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화제의 인물입니다. 무엇보다, 민들레영토를 썩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그는 반짝 스타는 아닌 듯 합니다. 2004년말, 기자는 민토 본관에서 마치 무속인의 눈초리를 떠올리게 하는 날카로운 눈매의 지사장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무수한 말의 향연을 들었는데요. 그의 말은 화려했고, 힘이 넘쳤습니다. 한때 목사를 했던 그의 내공이 결코 녹록치 않음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민토가 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 그리고 카페의 공세속에서도 선전을 하는 배경이 아닐까 합니다. 이 기사에서 그의 성공 배경을 한번 가늠해 보시죠.  




토종카페 민들레영토 지승룡 사장

사모님~ 가래떡 좀 사시죠!” 지난 93년 강남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촌. 단정히 빗어 넘긴 머리에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 입은 30대 후반의 남자가 좌판을 펼치자 주부들이 호기심어린 얼굴로 하나둘씩 모여든다.

그는 목사가 설교하듯, 유려한 말솜씨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수십만원 어치의 매상을 올린다. ‘양복 차림의 말 잘하는 젊은 남자가 떡을 판다’는 입소문을 타고 그의 노점을 찾는 주부 고객들이 늘어나며 그는 장사 6개월여 만에 2,000만원의 사업 밑천을 마련하는 수완을 발휘한다.

마르쉐, 아웃백 등 유명 외식 업체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토종 브랜드 전성시대를 활짝 연‘민들레영토(이하 민토)’의 창업자 지승룡 사장(48). 그는 생애 첫 사업에서 이처럼 남다른 사업수완을 발휘하면서 훗날 대사업가로서의 성공을 예감케 했다.

떡장사를 하면서 마련한 종잣돈을 밑천으로 양장점을 인수해 지난 94년 탁자 여섯 개로 문을 연 민토는, 이제 직영점만 전국적으로 10개에 ‘디아스포라’로 불리는 가맹점을 포함하면 매장이 20개에 달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영화 관람시설, 세미나실, 레스토랑, 찻집까지 갖춘 복합 문화공간인 민토는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새로운 문화 아이콘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28일 정오, 대학로 파랑새극장 뒷편에 위치한 민토 직영점 별관에서 만난 지승룡 사장은 신중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민토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꿈을 만들어 가는 ‘사랑방’입니다. 민토만의 서비스, 독창적인 인테리어 등은 자유로움을 중시하는 민토 경영의 산물입니다.”

그가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정장 대신 캐주얼한 복장을 고집하는 이유도 ‘사고의 유연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경영자가 나이를 한두살 먹어 가면서 직원들과 멀어지다 보면, 조직이 정체하고 소비자들의 요구에도 둔감해지기 쉽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민토 가맹점들은 지역별 특색을 고스란히 반영, 가맹점간에도 서비스와 인테리어 등에서 저마다 다른 특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민토의 성공을 가져온 데는 그의 치밀한 기업가 정신도 한몫을 했다. 특히 민토를 찾는 고객들을 반기는 애완견들은 고객감동을 최우선시하는 그의 자세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애완견은 고객과 민토 간의 마음의 벽을 허무는 역할을 합니다. 처음 민토를 방문하는 고객들도 이들을 보는 순간, 서먹서먹함을 극복하고 쉽게 분위기에 동화됩니다. 민토 대학로점의 애완견 여름이와 초롱이는 고객들의 로열티를 높이는 훌륭한 마케팅 도구인 셈입니다.”

그가 노점상 시절 보여준 톡톡튀는 아이디어는 이처럼 민토 운영에서도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컵라면과 커피를 마음껏 먹게 하고, 세미나를 위한 작은 방을 제공하는 이색적인 운영법으로 민토를 찾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도, 카페를 나서는 손님들에게 시와 명상법 등을 다룬 책을 공짜로 나눠 주는 것도, 10년전 노점상을 하면서 그가 보여준 노하우를 고스란히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그는 타고난 경영의 천재일까? “중학교 때 측정한 아이큐가 86에 불과할 정도로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스스로 천재라고 생각합니다. 고객과 직원을 감동시킬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감성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전국의 직영점을 다니면서 직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메신저를 활용해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이들의 제안을 경청한다고 한다. 젊은이들의 취향을 이해하기 위해 직원들과 어울려 대형 의류 상가에 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동대문 시장에서 종종 직원들과 오프라인 모임을 갖습니다. 직원들에게 돈을 줘 원하는 옷을 사게 한 뒤, 이들이 구입한 옷을 보며 색상, 디자인 등 젊은이들의 취향을 파악해 민토 내부의 인테리어나 조명을 개선하는 자료로 활용합니다.”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 목회자 활동을 한 그가 외식업소 운영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목사를 하면서 허전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일상속에서 하느님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찾던 중 어느 날 인사동의 한 전통차집에서 카페를 운영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노점에서 떡을 판 것은 창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다산 정약용 선생을 존경했다는 그는 목사보다는 ‘다방 마담’으로 불려지기를 원한다.“정약용 선생이 유배지에서 당시 조선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뜻있는 젊은이들과 나눈 의견들이 나중에 실학으로 발전합니다. 그의 호인 다산도 그가 유배지에서 500여 가지의 차를 개발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방은 일제시대 이전만 해도 생산적인 토론과 논의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다방 본래의 의미를 복원해 나가고 싶습니다.”

그는 현재 미국과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북경에서 시장조사를 거쳐, 현지 직원이 토지 매입 등 관련 준비작업을 하고 있어 내년 중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승산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민토 고객 가운데는 외국인들도 많은데, 이들은 한결같이 민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해외에서도 보지 못했다고 얘기합니다. 민토가 외국에서 스타벅스 등 유명업체들과 겨루는 날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목사에서 노점상으로, 그리고 이제는 스타벅스와 겨루는 대형 외식 업체의 사장이 된 그가 그리는 비전은 무엇일까. “그는 2008년경, 전문 경영자에게 경영을 맡기고 일선에서 물러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후 대학을 설립해 민토에서 익힌 서비스 정신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습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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