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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Leadership | ⑤ 야후 창업자 제리 양
[이코노믹리뷰 2006-04-19 12:15] 야후는 한때 검색의 대명사였습니다. 책이나 신문을 읽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자연스레 이 사이트 주소를 쳐넣었지요. 제 머리가 아니라 손 끝이 이 회사의  웹주소를 기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은 강산도 바꾼다고 하죠.

'검색 머신'으로 불리는 구글이 검색 시장에서 야후를 밀어내고 있습니다. 진행형이라기 보다는 이미 밀어냈다고 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한국시장에서는 더더욱 맥을 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사장 자리에 앉혀도 턱턱 나가 떨어집니다. 야후에  미래는 있는 지 의문이 생기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이 회사의 설립자인 제리양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그는 여전히 아시아 이민자들의 우상과도 같은 인물입니다. 경영 일선에서 한걸음 물러나 큰 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수년전 그가 제시한 처방은 명확했습니다.인간의 얼굴을 한 야후를 만들겠다는 복안이었습니다.

누리꾼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로 리노베이션을 하겠다는 거지요. 플릭커를 비롯해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를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겠죠. 꽤 오래전부터 이런 작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요즘 미국 본사에서도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을 설득하는 게 간부사원들의 주요 업무중 하나가 됐다고 한 외신은 보도합니다.

제리양이 제시한 처방, 그리고 테리 시멜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원대한 구상도 시효를 다한것은 아닐까는 생각이 듭니다. 구글의 공세를 과연 견뎌낼 수 있을 지 회사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선이 강해지고 있는 건 아닐까요. 대학교 서클 선배같은 푸근한 외양을 지닌 제리양. 아시아 이민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던 그가 이번에도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아날로그 감성 리더십으로 디지털 세계 장악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 기술은 그 다음이다”

<이코노믹 리뷰>는 인터넷 혁명의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세계적 경영자 5명의 리더십을 심층 분석해보는 코너를 마련하고, 이를 5회에 걸쳐 집중 연재하고 있다. 연재 대상은 인터넷 산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구글(Google)의 창업자 래리 페이지, 조용한 리더십의 대명사 맥 휘트먼 이베이(ebay) 사장, 아마존의 (Amazon)의 제프 베조스 회장, 제너럴 일렉트릭의 제프리 이멜트, 그리고 야후(Yahoo)의 제리 양이다.

“(나는)10년 전 만큼 기술지향적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검색의 미래를 찾는 작업을 하겠습니다.”

큰 부자는 하늘이 낸다고 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여불위에서 미국의 카네기에 이르기까지, 빈손으로 시작해 가난한 나라의 연간 국내총생산 규모를 뛰어넘는 부를 일궈낸 인물들의 성공은 뛰어난 능력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운명은 이들의 삶을 엿보는 또 다른 키워드다.

미국과 중국의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던 지난 1978년, 대만의 타이베이. 영어 교사이던 젊은 어머니 릴리(Lily)는 어린 두 아들의 손을 잡고 미국 캘리포니아의 새너제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훗날 야후를 설립하는 제리 양(39)이 불과 10세 때의 일이다. 남편과 일찍 사별한 그녀의 희망은, 아들의 성공이었다.

자녀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이야 여느 부모들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은 열악했다. 아시아계 이민자가 미국 사회에서 할 일이라고는 허드렛일 밖에는 없었고, 그녀는 자존심을 접고 청소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 장남인 제리 양은 공부를 썩 잘했다. 아들이 들고 오는 성적표는 미국 생활의 유일한 낙이었다.

화룡정점(畵龍頂點). 명문 사학이자, 벤처 기업인들의 요람 스탠퍼드대(전기공학) 입학은 집안의 경사였다.

이 학교는 높은 연봉과 안정된 직장의 보증 수표나 다름없었다. 중국 과거 시험의 예비 시험격인 동생시 합격에 비유할 수 있을까. 하지만 대학원에 진학한 제리 양의 꿈은 더 원대했다.

인터넷은 그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대학원 조교 생활을 하던 그는, 늘어나는 인터넷 사이트의 주제별 안내 가이드(Jerry Yang's WWW guide)를 짬짬이 정리했다.

당시 스탠퍼드 대학원생들에게 이메일과 더불어 인터넷(고퍼) 서핑은 일상 생활의 일부분이었는 데, 그는 동료 학생들에게 도움을 자청했던 것.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가이드가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학생들은 물론 전세계 네티즌들의 접속으로 컴퓨터가 과도한 부하를 감당하지 못하자 서버 컴퓨터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했을 정도.

그가 벤처기업 창업에 나선 배경이었다.

회사 이름은 야후(yahoo).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파일로(David Filo)의 어린 시절 애칭이었다. 모든 것은 순풍에 돛을 단 격이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투자사 ‘세쿼이어 캐피털(Sequoia Capital)’에서 100만달러를 투자 받는 데 성공했으며, 창업 2년 만에 직원은 100여 명으로 늘어났다.

당시만 해도 그는 인터넷의 폭발력을 충분히 깨닫지 못했다. 지난 1997년 <머니>와의 인터뷰 내용에서도 이러한 점은 확인된다. “우리가 만든 웹 사이트의 명단이 그렇게 가치가 있는 것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우린 단지 취미 삼아 (사이트 정리를 )했을 뿐이다.” 제리 양의 말이다.

하지만 야후는 인터넷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지난 1996년 4월 11일, 주당 13달러에 260만주를 공개한 이 회사의 현재 인터넷 이용자 수만 25개국, 3억5000만여 명. 경제주간지 <포브스(Forbes)>에 단골로 등장하는 거물 기업인으로 성장한 제리 양의 재산만 무려 수십억달러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기업간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닷컴을 10억달러에 전격 인수, 중국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식지 않는 열정과 인간중시 철학
첨단시대에 아날로그 감성 통한다는 것 입증

지난 세기말의 인터넷 혁명은, 독창적인 아디이어를 지닌 소수의 선각자들이 거대한 부를 창출할 수 있는 토양이 되었다.

제리 양은 행운아였다. 당시 스탠퍼드는 벤처 창업의 젖줄이자 인터넷 혁명의 근거지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 대만에서 건너와 인터넷이 태동하던 시기에 스탠퍼드를 다닌 것은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아니었다.

하지만 수성은 창업보다 어렵다고 했다. 특히 지난 2000년 벤처 거품 붕괴의 후폭풍을 극복하고, 다시 닷컴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나름의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라이코스·알타비스타·익사이트·고닷컴·스냅…. 한때 검색 분야의 총아로 각광받다 사라져간 비운의 업체들과 달리 야후가 10년 이상 최정상 기업으로 군림할 수 있는 것은, 그의 경영자적 자질을 가늠하게 한다. “사람을 언제나 먼저 생각하라. 기술은 그 다음이다.” 제리 양을 이해하는 첫 번째 코드는 식지 않는 열정과 더불어, 고유의 인간 중시 철학이다.

그의 경영 철학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니,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그 진가(眞價)를 발휘하고 있다. 닷컴 부활을 선도하고 있는 마이스페이스닷컴이나 트라이브 닷컴·클래스페이스 닷컴·포토버킷닷컴의 성공은 첨단의 시대에도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먹혀들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재확인한 대표적인 사례다.

“네티즌이 다시 찾아오도록 많은 음식을 준비하라.” 그의 또 다른 강점은 지속적인 서비스 기반 확충에 성공한 것이다. 전자여행 상품 거래의 선두기업인 세이버 그룹과 제휴를 맺어 야후 회원들이 여행 상품 예약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비디오 판매회사인 비디오서브 닷컴과도 제휴를 체결, 네티즌들의 발길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내 것이 대표적 사례다.

부단한 기업 인수합병도 비슷한 맥락이다. 《보랏빛 황소》의 저자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경영구루 ‘세스 고딘(Seth Gordin)’이 창립한 다이렉트 마케팅 서비스 기업인 ‘요요다인’, 전자상점 운영기업인 ‘바이어웹’ 등을 지속적으로 인수하며, 야후를 네티즌을 위한 거대한 가상 사회로 조성해 나갔다.

검색과 커뮤니티의 결합도, 야후의 성공시대를 불러온 비장의 카드. 사진과 음악, 블로그, 그리고 식당 리뷰 등을 실을 수 있는 블로그에 지인들을 초대하고, 메신저로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야후 360(Yahoo! 360)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커뮤니티, 블로그, 그리고 사진 서비스 등을 적절히 융합하면서 새로운 경쟁우위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 환경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도 주효했다. 지난 2000년 닷컴 버블이 터지며 우려가 높아지자 할리우드 출신의 최고 경영자인 ‘테리 시멜(Terry Semel)’을 전격 영입해 지휘봉을 맡기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하며 위기의 조기 진압에 성공한 것.

워너브러더스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다소 운영이 방만하다는 지적을 받던 야후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왔다. (박스기사 참조)

야후는 제리 양과 테리 시멜의 조율을 거치며 검색·사진·음악 등 여러 분야에 두루 강점을 지닌 미디어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다른 닷컴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 구글, 인터넷 업체 경쟁구도 변화 불러
야후, 신 서비스 개발 失地 회복 적극 나서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구글은 닷컴의 경쟁 구도에 일대 변화를 불러왔다. 스탠퍼드 동문인 ‘래리 페이지(Larry Page)’가 설립한 이 회사는 정교한 알고리즘을 앞세워 검색 분야의 명실상부한 최강자로 부상했다. 인터넷 기업의 경쟁 구도를 포털에서 검색으로 바꾸어 놓았으며, 검색 광고 시장의 급성장을 불러온 주역이기도 하다.

야후가 구절 단위로 검색을 수행하는 ‘와이앤큐(Y!Q)’ 서비스 등을 앞세워 실지(失地) 회복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 2003년 또 다른 검색기업인 오버추어(Overture)를 사들인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검색광고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이 분야 공략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 (박스기사 참조)

검색 시장 3위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의 MSN도 여전히 껄끄러운 상대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점이 상당한 부담거리다. 넷스케이프가 이 회사 익스플로러의 공세에 밀려 브라우저 시장의 패권을 넘겨주어야 했던 것은 반면교사다.

지난 2004년 기업 설명회에 클린턴 전 대통령을 초빙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는 검색 전문기업 아큐나(www.accoona.com)를 비롯한 후발 주자들도 주목 대상이다. “(나는) 10년 전 만큼 기술 지향적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검색의 미래를 찾는 작업의 한복판에 있을 것입니다.”

아시아계 미국인 중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 지난해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아 검색전문가 포럼에서 행한 제리 양의 연설의 한 대목은 야후가 처해있는 나름의 고민을 엿보게 한다.

제리 양이 전하는 야후 성공 방식

▷미디어와 미디어의 메시지를 이해하라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 기술은 그 다음이다

▷광대한 지구촌에 친밀하고 작은 동네를 만들어라

▷편집광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최고의 상대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라

▷기막힌 이벤트로 생동감을 유지하라

▷최고의 수준을 지닌 파트너와 협력하라

▷생동감 넘치는 기업 문화를 창출하라

▷네티즌이 찾아오도록 많은 음식을 제공하라


미 온라인 광고 시장 쟁탈전

검색광고 시장이 닷컴 성장동력…
아마존까지 검색 서비스 출사표

야후·구글·MSN 등이 검색시장 공략의 수위를 한 단계 높이고 있는 배경은 물론 상대적으로 밝은 시장 전망 때문이다. 온라인 광고시장이 오프라인 광고시장에 비해 여전히 턱없이 적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미국의 온라인 광고시장은 오프라인 광고 시장의 3% 규모로, 전화번호부 광고시장에도 못 미치고 있다.

검색 광고시장이 달아오르는 배경이기도 하다.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이 검색 서비스인 A9(www.a9.com)을 앞세워 이 대열에 합류한 것은 미국 시장에서 불고 있는 검색광고 시장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다.

온라인 광고 시장을 외면하던 굴뚝기업들이 광고비를 늘려가고 있는 배경은 명확하다. 비용 대비 효율성을 서서히 파악하면서부터. 인터넷 환경 변화와도 깊이 맞물려 있다. 초고속 인터넷 사용자 증가로 미국인들의 웹 서핑 시간이 늘어나면서 광고 노출시간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 크라이슬러는 온라인 광고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플래시 등 다양한 효과를 통해 메시지를 좀 더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된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 클릭수나 이용자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광고는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다. 광고 효과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 광고비도 오프라인에 비해 더 저렴하다.


야후-구글, 어떤 차이 있나

“테리 시멜과 에릭 슈미트보면
창업자 철학 한눈에 들어와”

테리 시멜 야후 회장은 구글의 에릭 슈미트와 종종 비교대상이 된다. 그는 워너브러더스에서 20년간 근무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생리를 깊이 터득하고 있는 인물이다. 또 영화에서 음악까지 여러 분야를 두루 경험했다. 장기적인 비전을 지닌 전략가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달리, 대중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경영자는 아니지만, 야후를 21세기 미디어 분야의 강자로 탈바꿈시킬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영임은 야후가 검색과 콘텐츠를 결합시킨 미디어 그룹을 지향하고 있다는 평가를 불러온 배경으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장기적으로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야후에 부임한 그는 닷컴 버블 붕괴 후 야후에 합류해 이 회사의 재활에 기여했으며, 특히 미디어 사업 분야의 교통정리에 나서 콘텐츠 중복 등 문제를 대폭 줄였다는 평가다.

반면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루슨트 테크놀로지,·노벨 등을 거친 전형적인 엔지니어 출신이다. 제리 양과 래리 페이지의 회사 운영 방향의 차이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구글은 공대 출신의 기술자들이 알고리즘 개발에 몰두하는 기술회사인 데 비해, 야후는 엔터테인먼트 쪽에 가깝다는 평가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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