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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11 <러브스토리>서 배우는 경제의 법칙
 
삶 속 경제지식 영화 속에 다 있네!

[이코노믹리뷰 2005-04-01 07:00](영화에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마력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여러 도표와 수치를 동원해 주저리주저리 풀어놓는 난해한 설명 보다 한편의 영화가 때론 더욱 강렬한 설득력을 지니고, 사람들의 변화도 이끌어 냅니다. 기자들이 영화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런 맥락일겁니다. 박일한 기자가 저술한 경제 IN 시네마를 통해 영화와 경제의 행복한 만남을 한번 느껴보시죠.)



《경제 in 시네마》
박일한 지음/창해/294쪽/12000원

“사랑한다는 것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 이 주옥같은 명 대사를 기억하는 중장년층이 많을 것이다.

하버드대에서 만난 상류층 출신의 올리버와 가난한 빵집 딸인 제니의 운명적 사랑과 비극을 그린 영화 〈러브 스토리〉는 외형적인 신분의 벽을 뛰어넘은 순수한 사랑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영화 속 신분의 벽을 ‘재력’의 차이로만 인식하곤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보다 약간 더 복잡하다. 〈러브 스토리〉는 1960∼70년대 미국 사회의 문제를 사랑이란 외피로 포장한 당의정(糖衣錠 : 쓴 약의 겉에 당 제품을 입힌 정제나 환약)이다.

올리버는 미국의 주류층인 와스프(WASP ; White Anglo-Saxon Protestant, 영국의 앵글로 색슨 계열 백인 신교도), 제니는 와스프보다 미국 사회에 편입이 늦은 이탈리아 이민 가정 출신이다.

이 둘의 차이를 한국 사회에 비교하면 한국인과 화교의 차이로 보면 된다. 즉 한국적 시각에서 제니는 소위 가난한 ‘짱깨집’ 딸이다(필자 - 화교를 비하하려는 뜻이 아니다).

미국 사회는 아메리카 대륙을 밟은 순서대로 계급이 형성되어 있다. 가장 먼저 밟은 와스프는 오늘날까지도 미국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한 사회학자는 〈러브 스토리〉를 올리버 집안과 제니의 계급 갈등, 올리버 부친과 올리버의 세대 갈등 등이 절묘하게 녹아든 플롯으로 구성된 ‘미국 사회의 계급 투쟁 영화’라고 평하기도 한다.

이처럼 영화 속에는 보는 이의 지식과 관점에 따라 다양한 ‘이면 보기’가 가능하다. 영화 그 자체가 정치, 경제, 문화, 패션 등 한 사회의 모든 요소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 in 시네마》(박일한 지음/창해)는 경제지 기자인 저자가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복수는 나의 것〉, 〈아트 오브 워〉 〈제리 맥과이어〉 등 총 57편의 영화 속에 녹아 있는 경제 요소를 찾아 이를 대중들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쓴 경제 이야기책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매개로 경제 개념과 용어를 쉽게 풀어 설명함으로써, 가장 기초적으로 알아야 할 경제 개념들과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꼭 필요한 내용들을 잘 전달해 준다.

‘영화’를 통해 ‘경제’를 말하는 이런 방식은 일종의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은 어떤 사안이나 계획, 목표, 프로젝트 등을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동원해서 술술 풀어 말해 주는 것을 뜻하는데, 스토리텔링에 능한 사람은 듣는 사람에게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고, 이를 통한 상호 커뮤니케이션도 수월하게 이뤄진다. 이것은 비단 경제 영역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는 방법이다.

어린 자녀에게 저축에 대한 개념과 방법, 그 이익과 의의 등을 설명해야 할 때, 복리나 국가경제 등을 동원하기보다는 ‘옛날 옛날 한 옛날에 베짱이와 개미가 살았는데…’ 식으로 재미나게 들려 주는 방법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스토리텔링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감성 경영’을 한번 보자. 감성 경영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감성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조직을 화합으로 이끌고 그와 같은 마인드를 갖고 고객들과 시장에 파고드는 경영’이다. 어째 좀 딱딱하지 않은가? 이 책에 나온 〈제리 맥과이어〉를 보자.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그는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낀다. 목뼈가 부러져 입원한 선수 앞에서 “이번 주 토요일 게임에 출장해 65%를 뛰지 못하면 보너스를 받지 못한다”며 조언이랍시고 건네고는 뭔가 찝찝함을 느낀다.

그리고 자신에게 질문한다. ‘나는 누군가? 양의 탈을 쓴 늑대?’ 자신의 존재에 대해 가증스럽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그날 밤, 제리는 갑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따라 신들린 사람처럼 25페이지짜리 '스포츠에이전트의 미래‘’라는 제안서를 쓴다. “선수들의 보호도 우리의 역할입니다. 진실은 인간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고객을 대폭 줄이고, 돈보다 인간에 관심을 두고, 좋은 게임에 신경을 쓰는 에이전시로 우리 회사가 거듭나야 합니다.…”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감성 경영의 핵심이다. 이 책은 또한 주인공 제리 맥과이어를 좋아하는 도로시(르네 젤위거)를 통해 진정한 리더십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도로시에게 보이는 제리는 멋진 외모뿐만 아니라 직원 바로 곁에서 수시로 감정을 교류하고, 소통하는 든든한 리더인 것이다. 이는 《진실의 리더십》에서 빌 조지가 말하는 ‘돈이 아니라 경영이념이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저자는 밝힌다.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영화의 사건들에 재미를 느끼면서, 동시에 경제지식을 얻을 수 있는 이 책은 〈선택〉〈트레인스포팅〉〈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등을 통한 경제학의 기본 개념에서 〈바람난 가족〉〈싱글즈〉〈얼굴없는 미녀〉를 통한 가계 경제의 변화, 〈공각기동대〉〈이퀼리브리엄〉〈롤러 볼〉 등을 통한 신경제학, 국가보다 커버린 기업, 사이버 인류의 활약상, 바이오 경제 등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경제학적 현상과 용어, 개념을 거부감 없이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경제학 지식을 모두 습득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책은 일상 생활에 꼭 필요한 경제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을 익히고 좀더 열의를 갖고 더 구체적인 경제 지식으로 나아가도록 밀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한 영화를 볼 때 경제적 시각으로 감상하는 색다른 재미는 이 책이 주는 또 하나의 보너스일 터이다.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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