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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이멜트 인터뷰(글로벌리스트)

“중국과 인도는 차원이 다른 경쟁상대”

제프리 이멜트가 지난해(2006년) <글로벌리스트>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합니다. 세계 최우량 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최고 경영자의 고민의 일단을 읽을 수 있습니다다. 중국이나 인도에 대한 두려움, 공대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미국의 교육시장에 대한 염려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세계 경제에서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무엇인가.

1990년대는 호황기였다. 전반적으로 성공하는 기업이 많았다. 지금도 경제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당시와 비교할 때 큰 차이는 존재한다. 기업의 성공은 더 이상 보편적인 현상이 아니다. 미래에 어떤 식으로 경쟁을 해 나갈지 항상 고민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공장 폐쇄 등 어려울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지 않나.

상황이 녹록치 않다. 미국에서 가전 기기를 생산해 돈을 벌기란 결코 쉽지 않다. 장기적으로 이 분야에 근무하는 인력의 90% 가량의 퇴직을 유도할 계획이다.

하루 일과는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가.

매일 매일 터빈, 비행기 제트엔진, 그리고 자기공명장치를 판매한다. 최고 경영자가 하는 일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업조직이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그는 스스로를 영업맨이라고 소개한다)

■ 세계 각국은 어떤 식으로 세계화에 대응하고 있는가.

(세계인들에게 )세계화는 기피의 대상이 되었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세계 전역의 상황이 비슷하다. 배경은 명확하다. 전혀 다른 차원의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그들이다.

그들은 엄청난 인적 자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엔지니어가 이들에게 인기 직종인 점이 인상적이다. 두 나라의 등장이 각국의 국민들을 두렵게 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의 경쟁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느낀 때는 언제인가.

제너럴일렉트릭에서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낀 존재는 일본이다. 처음에 한 일이 일본에 간 것이다. 그들은 상당히 세련된 업무 절차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제한된 인구를 지니고 있는 점이 한계다.

유럽은 어떠한 편인가.

영국이 (유럽에서) 아마도 가장 성공한 국가다. 제조업에서 서비스 부문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이러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혁신을 중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 특히 기술교육을 중시해야 한다. 하지만 스포츠 마사지 전공자들이 전기공학 전공자들보다 더 늘어나는 것은 우려할 만한 현상이다. (미국이) 전 세계의 마사지 서비스 산업의 중심지가 되려고 한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미국 경제를 위해 가장 필요한 일자리(시간당 20~30달러)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교육시스템은 이러한 일자리를 창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또 없는가.

이 밖에 에너지와 건강보험 부문에 대해서도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 투입과 산출을 곰곰이 따져보아야 한다.

산업정책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아마도 최고 경영자 클럽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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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 Lounge |레지날드 랜달 한국코카콜라 보틀링 사장

[이코노믹리뷰 2006-06-07 06:27](코카콜라는 안팎으로 악재가 끊이질 않습니다. 인도의 한 지역에서 판매한 코카콜라에서 기준치 이상의 농약성분이 검출돼 한바탕 곤욕을 치르기고 했습니다. 이들 지역의 한 시민단체가 이 사건을 집요하게 이슈화하면서 전세계로 급속히 이 뉴스가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브랜드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사람으로 친다면 삼재를 만난 격이라고 할까요. 지난 2005년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매각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중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레지렌달과 이 회사 본사에서 인터뷰를 했는데요. 매각 얘기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습니다.

실적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회사를 매각하는 일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이른바 오랜지 음료를 비롯한 건강 음료를 출시하면서 수익원 다변화에도 적극 나선 결과라고 하는데요.  매각 노이로제에 걸린 듯, 가급적 매각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당시 이 회사 관계자들의 전언이었습니다.  :)

(외국인들은 양복이 참 잘 어울립니다. 랜달 사장은 거의 영화배우 뺨치게 생겼습니다. 타고난 스포츠맨이라고 합니다 :)


한국코카콜라보틀링 레지날드 엠마뉴엘 랜달 사장

“올 들어 성장률 두 자릿수 껑충…
배울점 많은 한국시장 왜 떠나나…”

“지난달 세무 조사를 모두 마쳤으며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후진적인 유통관행을 바로잡고자 땀을 흘려온 우리의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고 있다.”

“비만이나 당뇨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바람직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콜라 탓이 아니다.”


오마하의 현자(Sage of Omha)’로 불리는 미국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의 최고 경영자이자, 가치투자의 신봉자인 이 위대한 투자자가 돈을 묻어두고 있는 초우량 기업 중 하나가 바로‘코카콜라’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생산한 콜라를 나이애가라에 흘려 보내면 폭포수가 하루 반나절(38시간46분) 동안 흐르게 될 정도라니 엄청난 생산 규모를 가늠하게 한다.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는 이 회사는 하지만 지난해 경쟁사인 펩시에 총자산 규모에서 역전을 허용하는 등 비상등이 켜졌다. 전 세계적인 웰빙 바람이 콜라의 인기 하락을 불러온 것. ‘손자와 동네 피자가게에 갔다가 메뉴판에 경쟁사의 제품만 있어 노발대발했다’는 버핏에 얽힌 일화는 펩시의 거센 공세의 수위를 가늠하게 한다.

비단 미국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경쟁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며 탄산음료 업계의 위기감을 깊게 했다. 하지만 ‘한국코카콜라 보틀링(CCKBC)’은 올 들어 두 자릿수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등 힘찬 날개짓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내 음료 업계를 강타한 세무조사의 파고(波高)를 너끈히 극복하며 음료 시장 제패의 시동을 다시 걸고 나섰다.

생수에서 주스, 그리고 저칼로리 콜라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앞세워 이 회사의 한국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주인공이 올해 2월 부임한 레지날드 엠마뉴엘 랜달(Reginald Emauel Randal·41) 사장이다. 지난달 29일 중구에 위치한 연세 세브란스 빌딩 본사에서 만난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올 들어 두자리 수의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마이너스 성장을 감수하며 유통관행을 바로잡고자 땀을 흘려온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회사를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올 들어 한국 시장서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고 들었다. 실적을 공개할 수 있는가.

올해 1분기 실적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두 자리 수 이상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일부 경쟁 업체가 유독 부진한 가운데 (한국 코카콜라 보틀링이)실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구체적인 실적을 공개하고 싶지만 내규 탓에 공식 발표에 앞서 경영 지표를 공개할 수 없어 매우 안타깝다. (웃음). 양해해 달라. 작년 9월이 부진을 탈출하는 전환점(turning point)이 됐다.

- 국내 업체들의 유통 시장 장악력은 대단하다. 위기를 극복한 뾰족한 묘수라도 있었는가.

‘종합음료 회사(total beverage company)’ 도약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다양한 음료 상품을 앞세워 시장을 파고든 것이 주효했다. 입맛이 까다롭고,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공략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한때 ‘코카콜라’라는 사명에서 청량음료인 콜라만을 떠올렸다.

하지만 코카콜라의 제품군은 이제 콜라뿐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영양분이 풍부한 음료를 원하면 과일 주스인 ‘미니메이드(Minimade)’를, 운동 후 상쾌함과 더불어 빠른 수분 보충을 원한다면 ‘파워 에이드(Powerade)’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밖에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는 여성은 코카콜라제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 현재 진행 중인 국세청 세무조사도 매출에 또 다른 변수가 될 듯 하다.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모 방송사에서 일부 기업의 탈세 의혹을 제기한 이후 국세청 조사가 시작됐다. 음료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달(4월) 세무 조사를 모두 마쳤으며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후진적인 유통관행을 바로잡고자 땀을 흘려온 우리의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세금 탈루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몇몇 회사들은 자료 미비로 수사 기간이 상당기간 연장된 것으로 알고 있다.(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곳은 동아오츠카·롯데삼강·롯데칠성음료·오리온·해태음료 등 8개로 이달 하순까지 유통과정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다른 업체들과 달리 국세청 세무 조사를 조기에 끝낼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인가.

그 동안 자료 분산, 세금 탈루 등 한국 시장의 왜곡된 사업관행 탓에 상당히 고전했다. 고객들이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특히 특정 유통 채널의 경우 50% 이상 매출 감소가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마이너스 성장을 감수하면서 적법한 영업 정책을 일관되게 실시했다. 물론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 국내 시장에서 가장 두려운(formidable) 경쟁사는 어는 곳인가.

두려운(formidable) 상대는 없지만 어려운(difficult) 경쟁사는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경쟁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특히 한국 내 경쟁 기업들은 실로 대단한 일을 해왔다.

우리는 한때 웰빙 트렌드를 중시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경쟁사들을 따라가고 있으며, 따라잡을 것(overtake)이다. 경쟁에서 배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매일 제대로 운행하고 있다.

- 하지만 정작 콜라를 멀리 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콜라가 건강에 좋다고 보는가.

(내가) 의사는 아니지만, 콜라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는 않는다. 하루에 콜라를 세 병 이상 마실 때가 적지 않지만, 건강상 문제를 느껴본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비만이나 당뇨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바람직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 대부분이 너무 많이 먹고, 생활도 상당히 불규칙하다. 하지만 이들은 비만이나 건강악화의 원인을 다른 무엇인가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콜라도 그대상 중 하나다. 중요한 것은 균형잡힌 생활습관(balanced lifestyle)이다. 오렌지 주스를 지나치게 많이 마셔도 칼로리 과다 섭취로 살이 찔 수 있다.

- 국내에서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지난해 펩시에 사상 처음으로 추월을 허용했다.

코카콜라의 브랜드 로열티가 과거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콜라 소비가 과거에 비해 줄어 들었다. 하지만 상황은 빠른 속도로 나아지고 있다. (미국 코카콜라는 지난 1분기 순익이 11억달러(주당 47센트)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 까르푸와 월마트가 올 들어 철수결정을 내렸다. 한국 시장이 유명기업의 무덤이 되는 이유가 어디 있다고 보는가

까다로운 소비자 탓이 아니겠는가. 한국 소비자들은 버릇이 나쁘게 든 아이들(spoiled children) 같은 면이 있다(웃음). 오해하지 말라. 무척 까다롭다는 의미다. 하지만 까다로운 소비자는 한국 시장이 지닌 가장 큰 강점의 하나이기도 하다. 단적인 예로, 레스토랑에 가서 스테이크를 주문해 보라.

불과 5분여 만에 원하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유럽에 가서 같은 음식을 주문해도 20여 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경쟁은 기업을 강하게 만든다. (우리도 )경쟁기업,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 독일 월드컵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브랜드 로열티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코카콜라에서 999명의 한국 소비자들과 독일로 건너가 응원전을 하기로 한 배경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색다른 경험을 주는 게 우리의 목표다. 한국의 축구 팬들이 코카콜라의 이번 이벤트를 통해 월드컵이 주는 환희와 감동의 순간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될 것이다.

- 원래는 열차를 타고 독일 월드컵 응원을 떠나는 철의 실크로드 응원열차 여행을 추진하지 않았는가.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과 러시아를 거쳐 독일까지 왕복하는 응원열차 운행을 추진했으나, 포기했다. 돌발 변수들을 감안해야 했다. 조류 독감을 비롯해 뜻하지 않은 재난에 얼마나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지, 특히 북한의 정치 상황이 상당히 유동적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야 했다. (그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다고 표현했다. we were too worried about Kim Jeong Il)

- 끝으로 대규모의 환경 캠페인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간단히 소개해 달라.

물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물을 소중하게 여기고 깨끗하게 지켜나가는 활동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다시 만날 물 깨끗하게’ 라는 슬로건 하에 회사 전 직원이 참여하는 환경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환경단체 및 대학들과 함께 기획·진행하게 되며, 내년부터는 일반 대중에게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갈 예정이다.

■ 레지날드 랜달 사장은?
1964 년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났다. 내이틀(Univ. of Natal)대학에서 건축학사를, 바로우 랜드 대학(Univ. of Barlow Rand)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지난 1993년 골든레이사의 남아공 총지배인, 1997년 리처드베이사의 총지배인을 지냈다. 1999년 한국에 건너와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의 판매담당전무를 맡았으며, 지난해 7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2월 사장에 취임했다.

코카콜라 사장이 직접 밝히는 상식 5가지

“콜라 마시기 전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 상식 1. 콜라맛 국별로 다른 이유는 물맛 탓
콜 라는 각 나라의 규정에 따라 원액과 물에 이산화탄소, 감미료, 톡쏘는 맛을 위한 소량의 인산, 콜라 색깔을 내기 위한 캐러멜로 만들어진다. 제조방법은 전 세계가 엄격하고 통일된 절차를 따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맛이 같다. 하지만 다른 맛을 느끼게 되는 것은 각 나라마다 물맛이 다르기 때문.

●●● 상식 2. 콜라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는 아이슬란드
콜라는 전세계인의 입맛을 통일한 음료지만 마시는 양은 각 나라의 문화나 자연환경에 따라 다르다. 전 세계적으로 콜라를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는 아이슬란드(1인당 366잔/1년)·멕시코(1인당 354잔/1년),·북아일랜드(1인당 309잔/1년)·룩셈부르크(1인당 295잔/1년)·칠레(1인당 240잔/1년)·미국(1인당 239잔/1년) 순이다. 우리나라는 평균 1년 동안 32잔 정도 마신다.

●●● 상식 3. 콜라 2차대전 중 전 세계인의 음료로 성장
코카콜라가 전세계적 음료가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스트레스가 만연한 군인들 사이에서 상쾌함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재고가 없자 공장의 뚜껑도 없는 콜라를 사갈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 상식 4. 코카콜라병 연결하면 달 1057번 왕복
코 카콜라를 병(236㎖)에 담아 연결하면 달을 1057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가 되고, 상하좌우 빽빽하게 붙여 4차선 고속도로에 늘어놓으면 지구를 82번 휘감을 수 있다. 또 나이애가라 폭포로 흘려 내리면 폭포수는 하루 반나절(38시간46분) 동안 흐르게 될 정도다.

●●● 상식 5. 콜라 병은 코코넛 열매 모양 본따
알려진 것과 달리, 컨투어병 이라고 불리는 콜라 병은 1915년 인디애나 루트 유리공장의 알렉산더 사무엘슨과 얼알 딘이 코코넛 열매를 본따 고안한 것. 코카콜라는 어둠 속에서도 모양이 느껴질 뿐 아니라 깨지더라도 원형을 쉽게 가늠할 수 있어 상품 포장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특허청에 상표등록 됐다.


He is…

“몽골 푸른 호수로 달려가
스트레스 날리는 자유분방한 CEO”

“안녕히 계세요. 또 만나길 바랍니다.” 그는 이날 인터뷰를 마치자 한국어 강사에게 바로 달려갔다. 사내에서 수업중인 그에게 작별 인사를 하자 유창한 한국말로 이같이 답변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인 그가 한국 생활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이면에는 상당한 노력이 자리 잡고 있는 셈.

직원들과 처음으로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도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는 후문. 취미도 오지 여행이라고. “몽골의 광활한 평야에 위치한 호수에서 하는 낚시의 묘미가 그만”이라는 그는 10년 전에 코카콜라 남아프리카 공화국 판매법인에 처음으로 합류했다고 한다.

그가 한국에 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내 친구 하나가 귀에 대고 ‘한국에 가보라. 정말 좋은 곳이다’고 조그맣게 속삭였어요. 두 달 후에 배낭 하나 달랑 들고서 한국에 왔습니다.” 그의 자유분방한 기질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국내 대형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유통시장을 뚫지 못해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던 탓일까? 스트레스 관리 비법을 묻자 “때로는 잊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끊임없이 걱정한다면 견뎌낼 재간이 없으며, 잊어버리는 것도 약이라는 것. 그러면서도 한국에서 일하는 것은 도전 과제와 더불어 짜릿한 자극을 안겨 준다. (challenging and stimulating)고 덧붙인다.

평일에는 수영을, 주말에는 테니스를 하며 꾸준히 건강 관리를 한다는 그는 톰 피터스를 가장 좋아하는 경영학자로 꼽았다. 가장 좋아하는 책도 그가 저술한 《경영혁명. Thriving on Chaos》라고.

대담 : 김경한 편집국장(justin-747@hanmail.net)
정리 :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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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세계적 가정용품 업체 테팔은 왜 인도를 외면할까

[이코노믹리뷰 2007-02-27 21:03] (지난달인가요. 이휘성 IBM사장이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었습니다.이 자리에서 그는 자사가 컨설팅을 하고 있는 한 은행의 고객사를 상대로 인도 진출 관련 컨설팅을 해주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인도진출에 관심은 많지만, 정작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고객사들이 많아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고민중이라는 이 은행측의 설명을 듣고 난후였습니다.

사실, 인도는 여러 장점이 있는 나랍니다. 영어를 구사할수 있는 풍부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분야별로는 이미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시장규모도 큽니다. 하지만 인도에 진출해 모든 기업이 이러한 과실을따 먹을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은 크지만, 소비의 질이 기대에 못미쳐 아직 인도진출이 시기상조인 분야도 적지 않습니다. 막연한 환상은 금물입니다. 세계적인 가정용품 업체 테팔의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도 인도시장의 한계를 절감했다고 하는 데요. 제라르 부사장이  지적하는 인도시장의 한계를 들어보시죠. )


“종교·신분 따라 조리법 천차만별…
이질적 소비자 파고들 전략이 없다”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약속의 땅으로 생각하는 인도.
그러나 세계적 가정용품 업체인 테팔은 인도를 중시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파헤쳐 보니 국내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데…

요즘 인도는 글로벌 기업인들의 ‘성지(聖地)’다. 마치 약속의 땅 가나안을 떠올리게 한다. 국내에서도 유통· 제조업체, 심지어는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기업 지원센터까지, 현지 활동에 적극적이다. 소규모 연락 사무소를 운영하거나, 현대자동차처럼 배후 시장을 겨냥해 대형 공장을 가동하는 곳도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IBM은 지난해 인도 현지의 컨설턴트를 초빙해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실시했다. 인도 현지 사정을 몰라 애를 태우는 중소기업들을 고객사로 둔 한 금융기관에서 한국 IBM 측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

인도행 열차에 오르지 않고서는‘왕따’가 되는 듯한 분위기다. 지난달 초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와 만난 프랑스의 가정용품 업체 ‘테팔’의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은 하지만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진출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

그의 설명은 이렇다. 테팔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주방 가전 분야는 경쟁의 구도가 다른 부문과는 여러 모로 다르다. 세계 자동차 업계의 강자인 도요타의 렉서스나 폭스바겐의 페이톤 등은 한국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가정용품은 철저한 현지화가 성패를 좌우한다.

한국 시장에서 인기를 끈 제품도 인도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프랑스에서 성공한 제품이라도 한국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할 여지가 크다는 것. 현지사정에 적합한 상품의 출시가 성공의 관건이라는 얘기인데, 문제는 인도 시장이 간단치 않다는 점이다. 종교·계급·계층에 따라 조리법, 식습관도 천차만별이다.

시장규모는 크지만 이질적인 소비자층이 대거 존재하다 보니 시장 공략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더욱이 자국민의 식습관을 한눈에 꿰고 있는 인도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들도 강력한 적수다.(박스기사 참조)

인도 소비자들의 소비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점도 부담거리다. 애써 현지사정에 적합한 상품을 출시, 시장을 파고들어도 다른 나라에 이 제품을 다시 수출하거나, 아니면 일부 기능을 다른 상품에 이식하기도 여의치 않다.

인도는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이노베이션의 전진기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적어도 가정용품 부문에서는 이러한 평가가 무색하다. 저가 제품으로 인도 휴대폰 시장을 석권한 노키아식 접근은 이 부문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적어도 ‘로컬’제품의 경우 시장 접근이 달라야 함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테팔이 한국 시장을 중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 홍콩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바비큐 그릴 ‘엑셀리오’의 사례를 들었다. 이 제품은 고기를 야외에서 조리해먹던 유럽인, 미국인들의 식습관마저 바꾸어 놓았다는 게 그의 설명.

연기가 나지 않는 제품을 찾는 한국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테팔의 사례가 인도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업체에 시사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소비의 질과 시장의 규모가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라는 점이다. 마이클 포터가 경쟁론에서 언급한 대목 그대로다.

특히 시장 규모가 커도 이질적인 소비자 집단이 다수 존재할 경우 시장성은 크게 떨어진다. 인도는 주방기기 시장 규모는 크지만, 해외업체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 물론 주방기기는 대표적 로컬 상품이어서, 자동차, 휴대폰, 에어컨 등 다른 부문으로 이러한 논리를 확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인도 시장을 세밀하게 바라볼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는 적지 않다.

시장동향 파악이 정착하기로 널리 알려진 테팔이 소비자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조사 기관의 하나가 바로 ‘입소스(ipsos)’다. 프랑스 주요 언론사들의 정치인 지지율 조사에 단골로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세계적 여론조사 업체다.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던 미국 민주당의 오바마 의원이 흑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곳도 바로 입소스이다. 이밖에도 경영진들은 내로라하는 시장 조사기관들의 세계 시장 동향 관련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받아보며 시장에 대한 감을 키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에게 가정용품 시장에 영향을 미칠 5년 후 트렌드를 물어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다시 한번 ‘건강’을 키워드로 꼽은 그는, 노령화 추세와 맞물려 소비자들의 관심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정용품 개발도 이 부문에 더욱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요즘‘아시아’와 ‘창의적 전략(Creative Strategy)’이라는 키워드를 입에 달고 산다. 아시아 시장에서 이 회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상품이나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것이 업무의 일부라는 데, 아시아가 요즘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얼마나 뜨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GE의 잭 웰치부터 IBM의 팔미사노, 그리고 지멘스의 클라인 펠드까지, 내로라하는 글로벌 경영자를 사로잡고 있는 주제는 단연 아시아이다. 무려 20년 만에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의 직업운도 이 지역에서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시장 이렇게 파고 들어라

“글로컬 시장 집중 공략해야”

신흥시장은 보통 4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피라미드에 비유하자면, 시장의 최상부는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통용되는 자사의 제품을 앞세워 주로 고소득 계층을 공략하는 글로벌 영역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동일한 품질을 지닌 제품이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는 시장이다.

피라미드 최상부의 바로 아랫부분은 이 제품에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한 제품으로 주머니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신흥시장의 중산층을 공략하는 ‘글로컬(glocal) 시장’영역이다. 신흥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과 현지 기업들이 존망을 건 한판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하는 영역이자, 현지의 토종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격전지이다.

피라미드의 세 번째 영역은, 토종 기업들이 현지 소비자들의 독특한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승부를 겨루는 ‘로컬(local) 시장’이다. 해당 시장 소비자들의 독특한 문화를 반영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지 기업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며, 글로벌 기업들과 부딪칠 일이 거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피라미드의 최하단부는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계층들로 구성된 시장이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현지의 중소기업들이 공략하는 틈새시장으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다 미시간 경영대학원의 프라할라드 교수의 조명 이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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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의 전략가들을 만나다

인도 전략가들이 한국기업에 던지는 조언
“인도서 이노베이션 역량 키워라”

(인도 뱅갈로르를 방문하고 돌아온 지도 벌써 두달 가량이 지났네요. 작년 12월 글로벌 IBM의 초청으로 인도 IBM을 둘러볼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25개 나라 기자들이 뱅갈로르로 집결했지요. 인도 방문은 처음이었습니다. 이 나라에 대한 악명(?) 탓에 걱정이 적지 않았습니다만,  뱅갈로르는 고원지대에 위치해 있어 선선하고, 호텔 시설도 상당히 수준급이더군요. MS, IBM 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단지는 국내 대학 캠퍼스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전체적인 인상은 깔끔했습니다.  리셉션을 담당하고 있는 인도 여자들도 매우 예쁘고요. :) 이 곳에서 글로벌 IBM의 대인도전략을 총괄하는 영국인 캐논-브룩스(IBM의 부회장입니다)와, IBM인도의 쉥커 아나스와미 사장을 만났습니다. 흔치 않은 기회였지요. 무엇보다, 이노베이션과 인벤션의 차이를 설명하는 캐논-브룩스의 설명이 인상적이더군요.  맘씨좋게 생긴 캐논-브룩스에게는 퇴임후 구도를 묻는 무례한 질문도 던져보았습니다. 자 그들의 말에 귀를 한번 기울여보시죠)

마이클 캐논-브룩스와 쉔커 아나스와미. 중국과 더불어 IBM의 양대 성장 엔진인 인도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전략가들이다. 지난 5∼6일 두 사람을 뱅갈로르에서 각각 만나 인도시장 현황, 한국 기업들을 위한 조언 등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두 사람은 각각 IBM 부사장과 IBM인도 사장직을 맡고 있다.(편집자 주)

인도 시장에서 IBM의 성장속도가 무척 빠르다. 샘 팰미사노(Sam Palmisano) 회장이 요즘 당신에게 가장 강조하는 사안은 무엇인가.

아나스와미 모든 부문에서 2등과의 격차를 확실히 벌릴 것을 요구한다. (IBM은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50% 이상 성장했다. )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시장, 어느 쪽이 더 유망하다고 보는가.

아나스와미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두 시장은 매우 다르다(They are very different mareket). 다만 인도는 값싼 노동력을 보고 많이 오는데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Many companies come to realize there is much more in India). 인도인들은 사업가적 기질이 있다.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도 적지 않다. 품질이 뒷받침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인도는 혁신의 전진기지이다(We can become global delivery of innovation).

캐논-브룩스 인도 시장은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금융, 소매(retail) 부문이 강하다. 반면 중국은 생산, 물류, 자재, 구매를 비롯한 공급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에 경험이 풍부하고, 이 부문에서 기술력을 갖춘 인력들이 많다. (남상긍 팀장은 중국은 땅이 워낙 넓어 항공, 선박, 트럭 등을 결합시켜 물품이나 서비스를 유통시키는 노하우가 발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

베트남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IBM의 세 번째 성장 엔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캐논-브룩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We are certainly optimistic). (하지만) 고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양질의 인력이 필요한데, 베트남은 아직 이러한 인적 자원을 길러내기 위한 초기단계에 있다. 잠재력만큼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베트남은 물론 폴란드, 남미 여러 나라가 잠재력이 있다.

아시아의 부상은 한국 기업의 기회이자 위기이기도 하다. 한국기업들의 전략에 아쉬운 점은 없는가

캐논-브룩스 한국 대기업들은 (무엇보다 ) 인도나 중국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아직도 값싼 인력을 공급하는 나라 정도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제조업 부문에서는 숙련된 기술을 지닌 고급 인력들을 잘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연구개발(R&D) 부문을 한국에 묶어 두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연구개발센터를 세우고, 현지 인력의 경험과 통찰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Korea is specific. They need to start looking India as a pools of high value of skill).

우리는 정보의 시대에서 인재 시대로의 이행을 목도하고 있다(We are moving from information age to talent age). IBM이 인도를 혁신 허브(innovation hub)로 여기는 배경을 잘 생각해야 한다.

아나스와미 한국 기업들은 스스로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또 인도에서 어떤 부문을 레버리지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인도에서 소형차들을 생산해서 다른 지역에 수출을 한다. 소형차 세그먼트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인도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금융을 비롯한 일부 영역은 아직도 지분 제한 등 여러 규제가 있지 않은가.

아나스와미 20년전 전이라면 허가를 받아야 할 일이 많았다. 하지만 현 총리가 재무장관으로 있을 때 규제를 대거 폐지했다. 규제를 없애고 투자 유치를 활발히 해서 외국기업들이 일할 수 있는 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물론 아직까지 소매(retail)이나 텔레콤 사업 등에는 정부규제가 남아 있다.

바티같은 통신 회사도 지금 주식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 월마트가 마이너리티 주주로서 참가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대세는 개방이다. 인도는 글로벌 경제로 빠른 속도로 통합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도 아직도 매우 열약하다는 평가다.

아나스와미 바꾸어 생각하면, 한국 기업들이 두드려볼 수 있는 영역이 많다는 얘기도 되지 않겠는가. 최근에 인도 정부는 공항이라든지, 항만 공사 등에 관심이 많다. 해외 업체들이 많은 인도 기업과 조인트 벤처를 하는 경우가 많다. 건설 부문 말고도 같이 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 같다.

인도 시장 진출을 고려중인 한국 기업들이 IBM이 오랜 세월 이 나라에서 형성한 경험이나, 통찰력을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캐논-브룩스 IBM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혁신(innovation)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시티은행 출신으로 IBM의 양대 성장 엔진인 인도와 중국시장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전략가인 그가 이해하는 ‘혁신’이란 과연 무엇일까. 브룩스 부사장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요즘 당신을 사로잡고 있는 단어는 무엇인가. 모토롤라의 에드 전더 CEO는 부임 후 혁신이라는 한 단어에 집착했다고 말한 바 있다.

캐논-브룩스 이노베이션이다. 하지만 이노베이션이라는 단어는 쓰는 사람마다 정의가 각각 다르다. 대부분 인벤션(invention)을 이노베이션과 혼용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노베이션은 인벤션과 다르다.

인벤션에 통찰력(insight)이 결합된 것이다. 에드전더가 말하는 이노베이션은 인벤션에 가깝다고 본다. 혁신은 중요하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말했듯이, 혁신하지 않으면 상품화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인도 시장에서 IBM만 혁신의 주체는 아니다. 인포시스나 위프로가 장래에 IBM의 입지를 뒤흔들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가.

캐논-브룩스 이들은 분명 강력한 경쟁자들이다(We certainly have strong competitor). 하지만 우리는 (인프로나 인포시스에 없는) 핵심 역량을 갖추고 있다(We can differentiate ourselves).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디자인이나, 설계는 우리만이 할 수 있다.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다.

위프로나 인포시스가 특정 부문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시장 리서치, 컨설팅 전 부문에 걸쳐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지는 못하다.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를 기업들이 찾는 추세인 점도 우리에게 유리하다.

중국과 인도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혹시 당신의 은퇴에 대비해 IBM이 어떤 대책을 지니고 있는지 궁금하다.

캐논-브룩스 승계플랜에 대해 묻는 것이라면 답변하기 어렵다. IBM에는 인재가 넘친다.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를 넘고, 특히 유럽이나 북미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높은 35%에 달할 것으로 IBM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는 분석한 바 있다. 베이비 붐 세대의 대량 은퇴를 앞두고 있는 미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한 편이다. )

“컨설팅 펌을 인수함으로써 비로소 통찰력(insight)을 얻게 됐다”고 브룩스는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IBM이 중국의 광둥은행 지분 인수에 참가한 배경은 무엇일까. 은행업 진출 가능성을 물어 보았다.

광둥은행 투자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억측이 구구하다. IBM이 은행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가.

캐논-브룩스 아니다(we are not getting into banking industy). 금융비즈니스가 중요하지만, 금융업을 직접 하려는 의사는 없다. 광둥은행이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에 투자를 하기는 했지만, 경영이나 이사진에 포진하고 있지는 않다. 중국 전체 은행사업의 혁신(innovation)을 돕기 위한 것이다.

차이나 펀드(China Fund)를 만든 배경도 궁금하다.

캐논-브룩스 차이나 펀드는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중국의 많은 기업들을 돕기 위해 만들었다. 혁신적인 접근이라고 본다. 사업을 시작해 일정 기간이 지난 신생 업체가 투자 대상이다. 금융 및 기술 전문적인 지식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중국기업들이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기금이다.

사실, IBM과 중국정부가 협력한 지는 꽤 됐다. 지난 1991년에 중국에 진출한 최초의 다국적 기업이었다. 중국정부는 이미 12년 전에 아이티 산업을 부흥시키고자 하는 비전이 있었으며, 우리는 전략을 함께 디자인했다. 최근 들어서는 해외 기업의 아웃소싱 비즈니스 유치전략을 중국정부와 함께 만들었다.

글로벌 기업 발상 전환의 현장

“빵집 주인에게도 배울 건 배워야…”

글로벌 기업들은 제품이나 서비스 상품 개발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쏟아붓지만 과거에 비해 연구 개발의 한계 효용은 떨어지고 있다. 기업 규모가 지금보다 작고, 기업 경쟁이 덜 치열했던 지난 1950∼1980년대에는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고용하고, 관련 설비를 증설하는 것만으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며 이러한 공식도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다. 경쟁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상대 기업의 비교우위를 잠식해 들어간다. 산업 간 경계가 흐릿해지며 예상치 못한 기업이 강력한 적수로 등장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기업들이 직원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우선 IBM은 잼이라는 불리는 브레인스토밍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간의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하나’, ‘이노베이션’등 과제가 주어지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 세계의 이 회사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게시판에 올린다. ‘텍스트 애널라이저’라는 툴을 통해 주요 키워드를 뽑아낸다.

각계의 의견을 분석하고, 직원들의 아이디어나 메시지를 명확히 해 내는 것이다. 외부에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회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대표적 회사가, 이른바 C&D(Connect and Develop)전략으로 널리 알려진 프록터앤갬블.

‘C&D’란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인의 아이디어를 구하고, 이를 통해 비교우위를 만들어 가는 연구개발 시스템. 북미시장의 히트상품인 프링글스 프린트는 C&D전략의 산물이다. 이 회사는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한 작은 빵집을 운영하는 대학교수의 도움으로 동물 문양이 새겨진 감자 칩을 선보일 수 있었다.

BMW는 텔레매틱스 관련 의견을 고객들에게 직접 받고, 우수 의견을 제출한 이들을 본사에 초청해 엔지니어를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 지역의 플루보그(www.fluevog.com)사도 고객들에게 직접 신발 디자인을 받는다. 스웨덴의 가구업체인 이케아도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디자인 공모전을 열어 당선작을 가구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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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뱅갈로르를 가다

Special ReportⅠ大변신! 이노베이션 허브 인도 뱅갈로르를 가다

[이코노믹리뷰 2006-12-20 23:24]


“아시아 영토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그 지역에서 해마다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오랜 기간 어둠과 악, 그리고 고통에 잠겨 있는 그곳의 원주민들에게 빛과 진리의 은혜를 퍼뜨리기 위해서가 아닐까”
-찰스 그랜트, <역사서 제국(EMPIRE)> 중에서

대영 제국의 식민지 경영 기구인 동인도 회사에서 근무하던 찰스 그랜트. 그에게 인도는 영 가망이 없어 보이는 야만의 땅에 불과했다. 만약 그가 다시 태어나, 오늘날 이 나라의 눈부신 변화를 본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눈부신 속도로 성장하는 인도 현지의 콜센터는 세계화의 상징이 되었다.

미국의 한 패스트 푸드 업체는, 드라이브인 매장의 업무를 인도 콜센터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운전자가 햄버거를 주문하면, 인도 콜센터의 직원이 이를 접수한다. 그리고 다시 미국에 주문 내역을 빛의 속도로 전송한다. 콜센터도 진화한다.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는 평평하다》에서 인도의 부상을 예리하게 보여준 바 있지만 인도는 또 다른 혁명을 준비중이다. 세계 산업지도를 뒤흔들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경합을 벌이는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12월 3∼8일 한국IBM의 초청으로 인도의 첨단 정보통신 집적지인 뱅갈로르의 IT산업 단지를 돌아보고, 전문가들과 만나 내린 결론이다.

바티에서 셀코인디아, 피노까지
혁신적 비즈니스모델 각축장

인도 전통 복장을 한 아가씨들, 터번을 머리에 둘러쓴 각국의 기자들, 새(鳥)점을 통해 운수를 예고해주는 점술가… 행사장의 흥겨운 분위기 탓이었을까. “영국인들은 인도를 미국의 기업가들이 하듯, 편하게 바라보지는 못하는 면이 있어요. 아무래도 미국과는 상황이 조금은 다른 것 같습니다.”

지난 13일 빅블루 IBM의 초청으로 인도 뱅갈로르(Bangalore)로 몰려든 25개 나라 기자들의 환영 리셉션 행사장. IBM의 인도·중국 시장 전략 담당자인 ‘마이클 캐논-브룩스(Michael J Cannon-Brookes)’부사장은 영국 출신의 한 기자에게 비교적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애증(愛憎)의 감정이 교차한다고 할까. 인도는, 유럽인 특히 영국인들에게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제국의 영광을 상징하는 아시아의 구 식민지, 하지만 지금은 중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의 떠오르는 신흥강자…. 캐논-브룩스도 영국인이다. 하지만 인도를 방문해 당혹감을 느끼는 게 어디 유럽인뿐일까.

지난 5일 오전, 뱅갈로르의 IBM글로벌 딜리버리 센터로 통하는 혼잡한 도로. 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삼륜 자동차인 ‘오토리샤’가 굉음과 더불어 곡예 질주를 하는 가운데 한국 기자 세 명이 타고 있는 차량 뒤로 소 두 마리가 따라 붙는다. 인도인들은 신호를 아랑곳하지 않고 수십명씩 도로를 건넌다.

앰버시 골프링크(Embassy Golf Links) 바로 옆에 위치한 IBM 글로벌 딜리버리 센터는, 잘 정돈이 돼 있었으며 웅장했다. 깔끔한 대학 캠퍼스를 거닐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이 건물을 배경으로 공중에서 원을 그리며 날고 있는 십여 마리의 새떼는 이곳이 인도라는 점을 다시 일깨워준다.

“수네트라 바네르지(인도IBM 홍보담당자), 소 한마리만 끌어다 IBM 건물 앞에 세우면 정말 완벽한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유럽에서 온 한 컴퓨터 월간지 기자는 여러 시간대가 공존하는 인도의 본질을 꼭 집어냈다. 아마도 더 정확하게 표현한 이도 없을 듯하다.

저임 인력시장 이노베이션 허브 진화

다른 시간대가 존재하는 곳은, 비단 인도 뱅갈로르의 도로나 IBM 글로벌 딜리버리 센터만은 아니다. 기자가 묶었던 이스타(ista)호텔 옆의 신축 건물 공사현장.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인도인들은 인도 경제의 한 단면을 상징한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아웃소싱을 검토하고 있는 미국의 한 패스트푸드 업체(M사)를 보자.

햄버거와 음료 등을 판매하는 이 회사는 요즘 차를 탄 고객들의 주문을 받는 ‘드라이브인(drive-in)’ 매장 직원들의 업무 일부를 인도의 ‘콜센터’에 위탁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지금까지는 매장 직원이 주문을 받고, 햄버거나 음료 등을 직접 고객에게 전달해 주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인도에 있는 콜센터 직원들이 전화 주문을 받고, 이 주문 내역을 미국에 있는 매장의 단말기에 바로 띄우게 된다. 미 드라이브인 매장의 직원들은 이 정보를 확인하고 고객에게 음식을 전달하는 업무만 담당하게 된다. 업무를 주문 수령과 배달로 나누고, 첫 번째 일을 인도에 아웃소싱한 것이다.

이 패스트푸드 업체가 누릴 장점은 명확하다. 무엇보다, 인도 현지 콜센터 직원들의 인건비가 매우 낮다. 노사분규 등에 대한 부담도 떨쳐 버릴 수 있다. 가격 경쟁력과 업무 효율성 등 양수겸장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패스트푸드 업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인도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인도 시장에 아웃소싱을 하거나, 진출하던 기존 구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인도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실험장이자, 각축장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남상긍 한국IBM 글로벌 비지니스 서비스 전략기획 팀장은 인도가 글로벌 기업의 ‘혁신 허브(innovation hub)’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업무 프로세스 변화, 그리고 신기술의 아이디어는 이들 기업의 네트워크를 통해 순식간에 전파되면서 각 부문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바티(Bharti)나 셀코인디아(Selco India), 피노(Fino), 그리고 정보통신 업체인 인포시스, 위프로 등은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선도적인 업체들이다. 낙후돼 보이는 인도 경제의 또 다른 단면이다.

통신회사 바티 “핵심역량 빼고 모두 아웃소싱”

인도의 민영 통신업체‘바티’는 마케팅과 고객관리(customer management)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모두 외주를 주었다. 회사의 업무를 여러 부분으로 쪼개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문만 남겨둔 것. 노키아, 에릭슨, IBM 등에 연구개발을 비롯한 대부분의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이 회사의 성적표는 어떨까? 지난해 수익은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으며, 가입 고객도 지난 2년 동안 700만명에서 1800만명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바티의 비즈니스 모델은 인도 투자를 원하는 세계 각국의 통신 회사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바티는 무엇보다 아웃소싱의 강점을 보여준다.

뱅갈로르에 위치한 ‘셀코인디아’는 저소득층을 겨냥한 헤드램프(headlamp. 머리에 다는 램프)로 대박을 터뜨렸다. 셀코인디아와 제휴 관계에 있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이 회사의 램프를 구입한 꽃 판매업자들의 생산성이 크게 높아지자, 이 회사의 매출도 덩달아 높아진 것.

동이 트기 전 들판에 나가 꽃을 바구니에 담아 시장에 판매하던 업자들은 지금까지는 한손에 양동이를, 나머지 한손에는 랜턴을 들고 작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머리에 태양열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램프를 쓰고 작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양손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돼 더 많은 꽃을 판매할 수 있게 된 것.

저소득층을 겨냥한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는 회사는 비단 셀코인디아뿐만이 아니다.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와 모토롤라는 일찌감치 수만원대의 벌크형 저가 단말기를 앞세워 인도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IBM도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 중이다.

지난 6일 IBM인도 딜리버리 센터에서 기자와 만난 ‘구루두스 버너버(Guruduth Banavar)’ 인도 서비스 혁신 리서치 센터장(SIRC, Services Innovation & Research Center). 그는 인도 어부들이, 잡은 물고기를 가장 유리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경매 서비스’의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박스기사 참조)

바티도, 건강관리에서 교육, 그리고 소비부문에 이르기까지 저소득층을 겨냥한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를 비롯한 지구촌의 광범위한 저소득 계층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속속 선을 보이고 있는 것.

이밖에 정보통신 기업인 인포시스나 위프로도 부가가치가 높은 컨설팅 시장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나가며 글로벌 강자들에게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인도 시장은 분명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세계 산업지도를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이노베이션의 전진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IBM을 비롯한 글로벌 무대의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인도 투자를 늘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韓기업, 인도 시장서 통찰력 배워라

현대자동차는 인도 시장에 진출한 가장 성공적인 한국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 13일 인도 뱅갈로르에서 만난 쉔커 아나스와미 (Shanker Annaswamy) IBM인도 사장도 한국 기업들은, 소형차 부문이라는 타깃 시장을 명확히 정하고,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막연한 환상을 지니고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경향이 있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처음부터 인도와 이웃나라의 소형자동차 시장을 타깃으로 정하고, 값싼 저임 노동력과 기술력을 결합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는 이 회사의 ‘맞춤 전략’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강점과 약점은 항상 동전의 양면이기도 하다. 지난 13일 광진구에 위치한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 JD파워의 제임스 파워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삼성과 달리, 현대자동차는 글로벌 브랜드라기보다는 한국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매우 강한 편이다”고 지적했다.

경쟁업체인 도요타와 달리, 현대차의 해외 진출은 관세·비관세 장벽 우회나, 저렴한 노동력 확보가 주종을 이뤄 왔는데, 삼성과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이나 디자인 등 핵심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을 해외의 최적지에서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

인도 진출도 비슷한 사례. 저임 근로자나 수출 전진 기지 확보 차원에서 접근했지, 현지의 고급 인력들을 충분히 활용하려는 노력이 미흡했다. 예컨대, 인도에는 자동차의 핵심 경쟁력을 좌우할 임베디드(내장)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 또한 풍부하지만, 국내업체들은 아직까지 이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 연구개발(R&D)센터가 없기 때문이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자동차에 설치돼 있는 내장 운용 프로그램. 운전자 졸음을 감지하거나 기후에 따라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하는 전조등, 그리고 텔레매틱스를 비롯한 지능형 시스템 등에 내장된 프로그램이 모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다.

충돌을 막아주거나, 목적지를 스스로 찾아가며, 차선이탈을 경고하는 똑똑한 미래형 E카(E-Car)의 주춧돌이다. 인도 엔지니어들은 프로그램 알고리즘을 짜는 데 탁월한 역량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아직까지 이러한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인도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캐논-브룩스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은 R&D 활동을 한국에 묶어 두려는 경향이 있다”며“연구개발 센터를 해외에 세우고, 현지 인력이나 업체의 경험, 통찰력(insight)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NTERVIEW버너버 IBM 서비스 혁신 연구센터 소장

“하루 1000원 버는 어부 주머니 노린다”

소득수준이 낮은 인도의 어부들을 겨냥한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부들을 비롯해 불과 1∼2달러를 가지고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을 디자인하려 하고 있다. 관련 프로젝트를 연구개발센터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서버 컴퓨터를 이용한 경매 시스템을 통해 어부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과연 어부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지 궁금하다.
우선 어부들은 자신이 잡은 어종과 수량, 그리고 희망 가격 등을 문자 메시지로 보낸다. 서비스 사업자가 어부들이 보낸 정보를 수집해 유통 업자들에게 넘겨준다. 유통업자와 어부들이 서로 거래할 수 있는 가상의 경매시장을 통해 최적의 조건으로 판매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는 것이다.
어부들은 지금까지는 대개 지리적으로 가깝거나, 자신에게 익숙한 시장에서만 거래했다. 더 높은 호가를 부를 수 있는 원거리의 유통업자들을 파악할 수 없어 손해를 봐야 했다. 하지만 이제 기술의 힘을 빌려 여러 시장에다 내다 팔 수 있는 것이다. 훨씬 큰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수익성이 있겠는가. 이들이 불과 하루 1∼2달러 소득으로 생활한다는 점을 잊은 것은 아닌가.
저 소득층을 겨냥한 서비스의 수익성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마이크로파이낸스(microfinance)를 보라. 유세프 교수는 이러한 모델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이미 보여 주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먹혀들 수 있는 이유는 물론 엄청난 규모의 저소득층 인구 덕분이다.

유통 업자와 어부들을 연결하는 경매 서비스 요금은 어느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가. 하루에 1달러 버는 이들한테 50센트를 요구할 수 없다. 그 사람들이 가입할 수 있는 요금 체계를 고려하고 있다. 개개인을 고객으로 보면 작은 수익이지만, 저소득층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충분히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인도 현지 기업 가운데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앞세워 성공한 사례가 있는가.
인도의 은행인 피노(Fino)가 IBM과 함께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인도의 시골 지역에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소액 예금을 받고, 또 소액의 돈을 빌려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IBM과 더불어 개발하고 있다. (아직 이 업체의 성공여부를 단정할 수 없지만 )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은 이미 방글라데시에서 입증이 됐다.
하지만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도 기술적인 뒷받침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막대한 양의 정보를 다룰 수 있는 대용량의 서버, 관리자, 정교한 애플리케이션 등이 필요하다. 현재 그 서버, 서버 호스팅, 애플리케이션 디자인 개발, 데이터 센터 운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모토롤라나 노키아가 이미 저가 휴대폰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어떤 점이 다른가.
(내 입장에서는) 모토롤라나 노키아의 성공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관심사이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겨냥한 비즈니스 모델은 인도에서만 먹힐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인도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저소득층이 20억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성공 여부를 떠나 대단히 독특한 발상이다. 당신은 어디에서 이러한 영감을 얻는가.
인도 출신의 경영학자 프라할라다가 통찰력을 던져주었다. 피노(Fino), 어부들의 사례는 모두 프라할라다에게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물론 비즈니스 모델로 구체화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을 한두 가지 더 소개해 달라.
UIMA의 사례를 제시하고 싶다. (텍스트 사이의 관련성을 찾아내는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이다. 지난 2003년 발표한 이 기술을 응용하면, 운전하는 차나, 앞을 달리는 차의 속도, 교통정체 패턴 등 실시간 데이터를 호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지능형 시스템 구축에 활용할 수 있다.)

끝으로 한국 업체들은 인도의 고급 두뇌로부터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는가. 당신은 지식경영을 위한 툴을 설계할 수 있는가.
사실, 지식경영이라는 용어는 무척 많은 것을 포괄하고 있다. 따라서 지식경영 툴의 용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예컨대, 한국도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더라도 회사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지식경영 툴이 필요하다면 이를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 전략가들이 한국기업에 던지는 조언
“인도서 이노베이션 역량 키워라”

마이클 캐논-브룩스와 쉔커 아나스와미. 중국과 더불어 IBM의 양대 성장 엔진인 인도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전략가들이다. 지난 5∼6일 두 사람을 뱅갈로르에서 각각 만나 인도시장 현황, 한국 기업들을 위한 조언 등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두 사람은 각각 IBM 부사장과 IBM인도 사장직을 맡고 있다.(편집자 주)

인도 시장에서 IBM의 성장속도가 무척 빠르다. 샘 팰미사노(Sam Palmisano) 회장이 요즘 당신에게 가장 강조하는 사안은 무엇인가.

아나스와미 모든 부문에서 2등과의 격차를 확실히 벌릴 것을 요구한다. (IBM은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50% 이상 성장했다. )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시장, 어느 쪽이 더 유망하다고 보는가.

아나스와미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두 시장은 매우 다르다(They are very different mareket). 다만 인도는 값싼 노동력을 보고 많이 오는데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Many companies come to realize there is much more in India). 인도인들은 사업가적 기질이 있다.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도 적지 않다. 품질이 뒷받침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인도는 혁신의 전진기지이다(We can become global delivery of innovation).

캐논-브룩스 인도 시장은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금융, 소매(retail) 부문이 강하다. 반면 중국은 생산, 물류, 자재, 구매를 비롯한 공급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에 경험이 풍부하고, 이 부문에서 기술력을 갖춘 인력들이 많다. (남상긍 팀장은 중국은 땅이 워낙 넓어 항공, 선박, 트럭 등을 결합시켜 물품이나 서비스를 유통시키는 노하우가 발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

베트남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IBM의 세 번째 성장 엔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캐논-브룩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We are certainly optimistic). (하지만) 고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양질의 인력이 필요한데, 베트남은 아직 이러한 인적 자원을 길러내기 위한 초기단계에 있다. 잠재력만큼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베트남은 물론 폴란드, 남미 여러 나라가 잠재력이 있다.

아시아의 부상은 한국 기업의 기회이자 위기이기도 하다. 한국기업들의 전략에 아쉬운 점은 없는가

캐논-브룩스 한국 대기업들은 (무엇보다 ) 인도나 중국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아직도 값싼 인력을 공급하는 나라 정도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제조업 부문에서는 숙련된 기술을 지닌 고급 인력들을 잘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연구개발(R&D) 부문을 한국에 묶어 두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연구개발센터를 세우고, 현지 인력의 경험과 통찰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Korea is specific. They need to start looking India as a pools of high value of skill).

우리는 정보의 시대에서 인재 시대로의 이행을 목도하고 있다(We are moving from information age to talent age). IBM이 인도를 혁신 허브(innovation hub)로 여기는 배경을 잘 생각해야 한다.

아나스와미 한국 기업들은 스스로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또 인도에서 어떤 부문을 레버리지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인도에서 소형차들을 생산해서 다른 지역에 수출을 한다. 소형차 세그먼트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인도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금융을 비롯한 일부 영역은 아직도 지분 제한 등 여러 규제가 있지 않은가.

아나스와미 20년전 전이라면 허가를 받아야 할 일이 많았다. 하지만 현 총리가 재무장관으로 있을 때 규제를 대거 폐지했다. 규제를 없애고 투자 유치를 활발히 해서 외국기업들이 일할 수 있는 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물론 아직까지 소매(retail)이나 텔레콤 사업 등에는 정부규제가 남아 있다.

바티같은 통신 회사도 지금 주식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 월마트가 마이너리티 주주로서 참가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대세는 개방이다. 인도는 글로벌 경제로 빠른 속도로 통합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도 아직도 매우 열약하다는 평가다.

아나스와미 바꾸어 생각하면, 한국 기업들이 두드려볼 수 있는 영역이 많다는 얘기도 되지 않겠는가. 최근에 인도 정부는 공항이라든지, 항만 공사 등에 관심이 많다. 해외 업체들이 많은 인도 기업과 조인트 벤처를 하는 경우가 많다. 건설 부문 말고도 같이 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 같다.

인도 시장 진출을 고려중인 한국 기업들이 IBM이 오랜 세월 이 나라에서 형성한 경험이나, 통찰력을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캐논-브룩스 IBM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혁신(innovation)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시티은행 출신으로 IBM의 양대 성장 엔진인 인도와 중국시장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전략가인 그가 이해하는 ‘혁신’이란 과연 무엇일까. 브룩스 부사장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요즘 당신을 사로잡고 있는 단어는 무엇인가. 모토롤라의 에드 전더 CEO는 부임 후 혁신이라는 한 단어에 집착했다고 말한 바 있다.

캐논-브룩스 이노베이션이다. 하지만 이노베이션이라는 단어는 쓰는 사람마다 정의가 각각 다르다. 대부분 인벤션(invention)을 이노베이션과 혼용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노베이션은 인벤션과 다르다.

인벤션에 통찰력(insight)이 결합된 것이다. 에드전더가 말하는 이노베이션은 인벤션에 가깝다고 본다. 혁신은 중요하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말했듯이, 혁신하지 않으면 상품화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인도 시장에서 IBM만 혁신의 주체는 아니다. 인포시스나 위프로가 장래에 IBM의 입지를 뒤흔들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가.

캐논-브룩스 이들은 분명 강력한 경쟁자들이다(We certainly have strong competitor). 하지만 우리는 (인프로나 인포시스에 없는) 핵심 역량을 갖추고 있다(We can differentiate ourselves).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디자인이나, 설계는 우리만이 할 수 있다.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다.

위프로나 인포시스가 특정 부문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시장 리서치, 컨설팅 전 부문에 걸쳐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지는 못하다.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를 기업들이 찾는 추세인 점도 우리에게 유리하다.

중국과 인도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혹시 당신의 은퇴에 대비해 IBM이 어떤 대책을 지니고 있는지 궁금하다.

캐논-브룩스 승계플랜에 대해 묻는 것이라면 답변하기 어렵다. IBM에는 인재가 넘친다.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를 넘고, 특히 유럽이나 북미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높은 35%에 달할 것으로 IBM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는 분석한 바 있다. 베이비 붐 세대의 대량 은퇴를 앞두고 있는 미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한 편이다. )

“컨설팅 펌을 인수함으로써 비로소 통찰력(insight)을 얻게 됐다”고 브룩스는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IBM이 중국의 광둥은행 지분 인수에 참가한 배경은 무엇일까. 은행업 진출 가능성을 물어 보았다.

광둥은행 투자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억측이 구구하다. IBM이 은행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가.

캐논-브룩스 아니다(we are not getting into banking industy). 금융비즈니스가 중요하지만, 금융업을 직접 하려는 의사는 없다. 광둥은행이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에 투자를 하기는 했지만, 경영이나 이사진에 포진하고 있지는 않다. 중국 전체 은행사업의 혁신(innovation)을 돕기 위한 것이다.

차이나 펀드(China Fund)를 만든 배경도 궁금하다.

캐논-브룩스 차이나 펀드는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중국의 많은 기업들을 돕기 위해 만들었다. 혁신적인 접근이라고 본다. 사업을 시작해 일정 기간이 지난 신생 업체가 투자 대상이다. 금융 및 기술 전문적인 지식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중국기업들이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기금이다.

사실, IBM과 중국정부가 협력한 지는 꽤 됐다. 지난 1991년에 중국에 진출한 최초의 다국적 기업이었다. 중국정부는 이미 12년 전에 아이티 산업을 부흥시키고자 하는 비전이 있었으며, 우리는 전략을 함께 디자인했다. 최근 들어서는 해외 기업의 아웃소싱 비즈니스 유치전략을 중국정부와 함께 만들었다.

글로벌 기업 발상 전환의 현장

“빵집 주인에게도 배울 건 배워야…”

글로벌 기업들은 제품이나 서비스 상품 개발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쏟아붓지만 과거에 비해 연구 개발의 한계 효용은 떨어지고 있다. 기업 규모가 지금보다 작고, 기업 경쟁이 덜 치열했던 지난 1950∼1980년대에는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고용하고, 관련 설비를 증설하는 것만으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며 이러한 공식도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다. 경쟁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상대 기업의 비교우위를 잠식해 들어간다. 산업 간 경계가 흐릿해지며 예상치 못한 기업이 강력한 적수로 등장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기업들이 직원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우선 IBM은 잼이라는 불리는 브레인스토밍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간의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하나’, ‘이노베이션’등 과제가 주어지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 세계의 이 회사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게시판에 올린다. ‘텍스트 애널라이저’라는 툴을 통해 주요 키워드를 뽑아낸다.

각계의 의견을 분석하고, 직원들의 아이디어나 메시지를 명확히 해 내는 것이다. 외부에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회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대표적 회사가, 이른바 C&D(Connect and Develop)전략으로 널리 알려진 프록터앤갬블.

‘C&D’란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인의 아이디어를 구하고, 이를 통해 비교우위를 만들어 가는 연구개발 시스템. 북미시장의 히트상품인 프링글스 프린트는 C&D전략의 산물이다. 이 회사는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한 작은 빵집을 운영하는 대학교수의 도움으로 동물 문양이 새겨진 감자 칩을 선보일 수 있었다.

BMW는 텔레매틱스 관련 의견을 고객들에게 직접 받고, 우수 의견을 제출한 이들을 본사에 초청해 엔지니어를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 지역의 플루보그(www.fluevog.com)사도 고객들에게 직접 신발 디자인을 받는다. 스웨덴의 가구업체인 이케아도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디자인 공모전을 열어 당선작을 가구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다.

뱅갈로르=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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