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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에서 IT세상을 논하다



[이코노믹리뷰 2006-07-05 07:12]
nterview |달리는 기차에서 만난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일간지와 주간지 기자들의 취재 스타일은 상당히 다릅니다. 일간지 기자들이 새로운 팩트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면, 주간지는 사람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지요. 텔레비전으로 치자면 뉴스와 인간세상의 차이라고 할까요.
물론 어느 매체에 근무하더라도 팩트 확보는 중요하겠죠. 다만 업태의 차이탓에 서로 주력하는 부문이 서로 차이가 납니다. 기자간담회에 가보면 짧은 시간동안 팩트를 이끌어내려는 일간지 기자들의 노력이 매우 치열합니다. 때로는 유도질문도 던집니다. "기업인에게 야수의 열정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까(기자)" "예....뭐..(CEO).."

들은 건 여기까진데 다음날 신문에는 "기업인은 야수의 열정 지녀야 한다"는 식의 헤드라인이 올라옵니다. 꼭 아니라고 하기도 뭐합니다만, 기업인들 입장에서는 기자들 만나기가 부담스러운 거죠. 아마도 이희성 사장도 기자들을 썩 내켜하는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작년말 인텔코리아 주최 송년회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안에 일간지 기자 두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저와는 모르는 사이였습니다. 

"이희성 사장은   별로 말수가 없는 것 같아, 작년에 어디 주간지랑 인터뷰했는 데, 그것말고는 다른 매체는 거의 만나지 않은 것 같지: 이 사장이 지난해 '어디 주간지'랑만 인터뷰를 했는 지는 확인할 수는 없는데요. 이 어디 주간지가 바로 제가 근무하고 있는 '이코노믹리뷰'입니다.

이 사장은 작년 인터뷰에서 비록 10여분에 불과했지만, 비교적 성실하게 답변을 해주었습니다. 일간지쪽이야 새로운 팩트가 없다고 꼬집을 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나름대로 내실있는 내용이라고 판단합니다. 아마도 두  매체간의 생각의 차이겠지요. 그건 그렇고,  세계 CPU시장의 절대강자 인텔은 왜 자꾸 마케팅을 강조하는걸까요. 판단해보시죠


“KTX보다 빠른 비메모리 칩 속도
경쟁기업은 결코 따라올 수 없어”

“서브 미니 노트북. 울트라 모바일 피시(ultra mobile pc),
핸드 헬드 피시가 시장의 한 영역을 확고하게 차지하게 될 것”

레 스터 서로(Lester Thurow) 미 MIT대 교수. 세계적인 경영 석학인 그는 이른바 ‘지식경영’의 신봉자다. 특히 다가오는 위기의 징후를 미리 읽고,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기업 내 최고지식책임자(CKO·Chief Knowledge Officer)의 운용을 제안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서로 교수가 내세운 논리는 명확하다. 눈부신 기술 발전 속도 덕분에 산업간 경계가 모호해지며 잠재 경쟁 기업이 증가하고 있어, 경쟁 기업은 물론 다른 분야의 동향을 주시하며 최고 경영자의 의사 판단을 돕는 전문가가 요청된다는 것. 기업 경영에서도 이른바 조기경보기가 요구된다는 의미다.

그가 제시한 사례가 인텔. 예컨대, 인텔의 마이크로프로세서보다 수백 배 이상 연산 속도가 빠른 칩 개발의 기술적 돌파구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아니라, 생물학 분야에서도 이뤄질 수 있다는 것. 이 경우 이 회사의 시장 지배력이 일거에 뒤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물론 이 노학자의 예측은 아직까지는 이른 감이 있다. 다른 분야의 잠재 경쟁 기업 중 인텔의 강고한 시장 지배력을 무너뜨릴 기업이 아직까지 등장하고 있지 않기 때문. 서로 교수가 인텔의 사례를 예로 든 것은, 이 회사의 시장 독점력이 크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이 절대 강자도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방아쇠를 당긴 업체는 AMD(Advanced Micro Device). 이 회사가 세계 데스크톱 부문 공세의 수위를 높이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자, 인텔은 지난해 최고 경영자를 교체하는 등 초강수를 두며 분위기 쇄신과 더불어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다.

특히 신임 회장 부임 이후 기술 중시 일변도에서 탈피해 마케팅 부문을 과거에 비해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게 세계적인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5월 25일자의 분석이다. 이러한 기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일까. 국내에서도 최근 인텔 코리아의 움직임이 과거와 비교해 부쩍 달라졌다는 평가다.

지난 6월 27일 오후, 동대구행 KTX 열차에서 열린 이 회사 주최 온라인 게임 대회가 대표적이다. 이날 행사에는 예선을 통과한 프로게이머 16여 명이 참석했는데, 군복을 입은 채 작전 논의를 하거나, 노트북을 앞에 두고 온라인 축구 대결을 치열하게 펼치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게임 해설을 수도 없이 해봤으며, 심지어 신문선씨와도 공동해설을 했지만 달리는 KTX 기차내에서 중계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이날 게임 해설을 담당한 전용준씨의 설명이다.

특히 열차 두 칸을 통째로 빌려 행사를 연 인텔코리아의 이희성 사장은 이날 사진 기자들을 위해 도우미들과 과감히 포즈를 취하고, 온라인 축구 게임을 지켜보며 박장대소를 터뜨리거나 손뼉을 치는 등 시종일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인텔은 과연 변한 것일까.

또 앞으로 얼마나 달라질 것인가. 한국시장 상황은 어떻게 보고 있는 것일까. 지난달 27일 오후, 시속 300km 속도로 달리는 동대구행 KTX 열차에서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인텔코리아가 주최하고, 한국HP·루이까또즈 등이 후원했다.

- 달리는 KTX 열차에서 온라인 게임 대회를 연 것이 이채롭다. 배경부터 설명해 달라.

센트리노 듀오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화면 구현이 가능하다. 중간 중간에 끊기는 현상을 찾아 볼 수 없다. 이 게임(니드 포 스피드·Need for Speed)의 배경 화면을 보라.

화면이 일그러지지 않고 매우 뚜렷하다. 특히 칩을 구동하는 데도 전력이 덜 들어간다. 전력을 덜 소모하니 배터리도 오래 간다.

전원이 차단된 장소에서 무선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시속 300KM로 달리는) KTX 열차보다 더 이상적인 장소가 있겠는가.

- 평소 고등학생 아들과 게임을 자주 한다고 들었다. 아들과의 대결에서도 승부욕을 발휘하는가.

게임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과 간혹 하는 정도다. 하지만 현저히 열세여서 가급적 피한다. 상대가 안되다 보니, 때로는 신경질이 날 정도다. (웃음). 에이지 오프 엠파이어·레드 얼러트를 주로 한다.

커맨드 앤 퀀커, 그리고 스타크래프트에도 도전해 봤는 데, 너무 어려워서 중간에 그만두었다. 요새 나오는 게임들 가운데는 국민 게임으로 불리는 맥슨의 ‘카트라이더’를 많이 한다.

- 게임 부문을 많이 강조하고 있어 마치 게임회사 사장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시장을 지금 봐도 PMP를 비롯한 핸드 디바이스(hand devide)에서 MP3나 비디오 시청이 가능해지고 있다. 고사양 노트북에서나 즐길 수 있던 기능들이 크기가 작은 핸드디바이스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따라서) 노트북 시장에서는 기존의 데스크톱에서 구현하던 고성능 사양의 PC 게임이 중요해진다. 프로세서가 두개로 구성된 센트리노 듀오도 대표적이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고성능게임부터 음악, 그리고 영화감상까지 모바일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 하지만 국내외에서 AMD의 추격이 거세다. 특히 이 칩을 장착한 일부 외산 노트북의 인기도 상당히 높다.

데 스크톱 분야에서 AMD가 상당한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노트북에서는 우리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고 본다. 인텔 제품은 발열 문제나 전략 소비량 등에서 경쟁사에 비해 확실한 비교우위를 지니고 있다.

AMD가 데스크톱 시장에서 유독 64비트에 초점을 두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노트북 시장에서의 열세 탓이다.

특히 노트북 시장에서는 인텔의 리더십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인텔의 수준에 도달하는 데 한참이 걸릴 것이다.

- 상황을 너무 낙관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닌가. 기술 추격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은가.

현재 모바일 플랫폼 핸드셋시장 규모가 전 세계적으로 9억 ∼9억5000만대 규모다. 개인용 컴퓨터(PC)시장은 2억5000만대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 규모가 거의 4배 정도다.

시장이 거의 4배 정도로 확대가 되면서 앞으로 (노트북이나 개인용 컴퓨터는 물론) 거의 모든 세그먼트에 인텔의 아키텍처가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그런 게 5년 내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자체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 첨단 제품의 발표 주기가 더욱 짧아지고 있는 데, 지금처럼 발전 속도가 눈부실 것으로 예상했는가.

물 론이다.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반도체 집적도는 18개월 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 집적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성능이 두 배 정도 향상된다는 얘기다. 지금 무어가 예상한 추세대로 진행돼 가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 발전 속도가 빠르다 보니, 변화상을 그리기가 쉽지 않다. 5년 후에는 모든 사람이 컴퓨터를 입고 다니게 되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될 것이다. ‘올웨이스 온(always-on)’의 기능이 집에서 구현될 것이다. 일부 기능만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완벽히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그먼트도 더 여러 분야로 나뉘어질 것이다. 서브 미니 노트북·울트라 모바일 피시(ultra mobile pc)·핸드 헬드 피시가 시장의 한 영역을 확고하게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모니터 사이즈별로도 20인치에서 스크린 사이즈에서 3인치까지 다양한 모바일 세그먼트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다양하게 유저의 욕구를 반영해 나가게 될 것으로 본다.

- 인텔은 항상 관심 대상이다. 서로 교수는 첨단기업일수록 CKO를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 CKO를 운용하고 있는가.

운 용하고 있지 않지만 CIO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 CIO는 정보통신 인프라스트럭처를 활용해 경영자가 최적의 결정을 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한 자료를 기업경영에 핵심적인 정보로 가공하는 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CIO가 이를 주요 어젠다(agenda)로 삼고 있다. 특히 지식경영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이른바 암묵지를 꾸준히 형식지로 바꾸어 나가는 등 기업 구성원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 있다.

- 인텔 전 회장인 앤디 그로브는 편집광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 사장도 스스로를 편집광이라고 평가하는가.

편집광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편집광적인 면은 있다고 본다. 특정하게 주어진 목표가 있으면 편집광처럼 달려드는 성격이다. 다국적 기업 최고경영자에게는 매출 목표 달성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열차 이벤트도 센트리노 듀오를 효율적으로 널리 알려 더 많은 소비자들이 인텔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인텔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 피터 드러커의 저작을 일선 경영현장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소개해 줄 수 있는가.

피터 드러커는 정신적인 멘토이기도 하다. 피터 드러커의 책 6권을 차례로 숙독하고 있다. 드러커의 책을 읽으며 리더의 조건, 지적 근로자의 역할, 그리고 기업가의 정신을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현장에서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다보니 성찰을 할 시간이 부족한데, 드러커는 이러한 부분을 채워준다. (스스로를) 새롭게 하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

- 인텔 모바일 기술이 앞으로도 국내외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물론이다. 사람은 선천적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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