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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26 현대차, 美서 '색'다른 광고 선보인다
 
Company |현대차가 ‘굿바이’를 美 광고대행사로 선정한 까닭은

[이코노믹리뷰 2007-05-24 10:54]


낮은 브랜드 이미지 Good bye?

‘신은 세밀한 부분에 깃들어 있다. (God is in the details).’ 세계적인 건축가인 독일의 ‘미스 판 더 로에’가 남긴 유명한 경구이다. 섬세함이 조형물의 예술성을 좌우한다는 뜻인데,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 만회에 여념이 없는 현대자동차가 유념해야 할 경구가 아닐까.

현대자동차는 최근 미 자동차 시장판도를 뒤흔들 대대적 공세를 준비 중이다. 이 회사 미국 판매 법인(Hyundai Motor America)은 다음달부터 미 소비자들을 상대로 공세적인 ‘이미지 광고’에 나설 예정이다.(비즈니스위크) 품질은 호평받고 있지만, 정작 판매는 제자리 걸음인 딜레마를 극복할 비장의 무기이다.

현대차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제너시스’ 출시를 앞둔 지반 다지기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 회사의 대대적 반격을 주도할 용병은 광고 제작업체인 ‘굿바이(Goodby)’. 현대차 미 판매법인의 최고운영책임자인 스티브 윌화이트(Steve Wilwhite)가 위기탈출의 동반자로 낙점한 업체다.

다음달부터 미국 전역에서 방송을 타게 될 이 광고의 메시지는 비교적 명확하다. 현대차야말로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비용 대비 효율을 따질 줄 아는 현명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자동차라는 것. 안전도, 품질평가 등 객관적인 비교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브랜드 이미지의 제고와 더불어 합리적 소비를 유도한다는 포석이다. 타깃은 렉서스나 BMW를 비롯한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들. 고급차 시장의 강자들이다. 현대차가 전방위적 공세에 나서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러한 시도는 또 성공할 수 있을까. 공세 시기는 비교적 적절하다는 평가다.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고유가와 더불어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재앙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미 소비자들이 어느 때보다 ‘가격’에 민감할 시기라는 얘기다. 품질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진면목을 널리 알리는 한편,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앞당기는 양수겸장의 카드이다. 구원투수인 스티브 윌화이트도 강력하다.

폭스바겐, 애플컴퓨터, 닛산자동차를 거친 마케팅 분야의 백전노장이다. 폭스바겐에 근무하던 당시, ‘현란한’ 광고 공세로 이 회사의 미국 시장 공략을 성공적으로 뒷받침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자, 미국시장에서‘그루(guru)’라는 호칭이 따라다니는 마케팅 부문의 대가이다.

사실, 이러한 대대적인 공세의 이면에는 현대차의 고민이 엿보인다. 현대자동차는 품질 면에서 불과 5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렵던 놀라운 성취를 이뤄냈다는 평이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공신력이 높기로 유명한 ‘컨슈머 리포트’는 올해 발표된 자동차 제품 중 가장 인상적인 5개 모델에 이 회사의 승용차를 포함시켰다.

현대차는 내구성을 제외한 디자인, 성능, 소비자 만족도 등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미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주부들이나, 대학생들이 생애 처음으로 구입하는 엔트리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여전하다. 도요타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강조해봐야 소비자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박스기사 참조).

이른바 ‘브랜드의 덫’에 걸려 있는 것. 현대차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재고가 급증하며 부진했던 것도 이러한 브랜드 파워의 현저한 열세가 결국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화 강세로 자동차 가격이 오르자, 미국 소비자들이 바로 대체품을 구입했다는 얘기다.

<비즈니스 위크>는 앨라배마 공장 야적장에 늘어만 가는 쏘나타 제품의 재고를 지적하며, 현대차가 당초 오는 2010년으로 잡았던 미국시장에서의 연간 100만대 판매목표를 70만대 수준으로 낮추었으나,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불투명하다고 분석한다. 현대자동차의 입장에서는 결코 간단치 않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

제너시스 성패가 미래 좌우한다
지난 1980년대 일본 차들이 미국 시장에서 처한 딜레마가 꼭 이와 같았다. 하지만 당시 일본 업체들은 아큐라(혼다), 렉서스(도요타), 인피니티(닛산)를 비롯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잇달아 출시하며, 독일 업체들의 텃밭이던 고급 자동차 시장의 일부를 빼앗는 등 위기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천우신조(天佑神助)이자 뼈를 깎는 노력의 결과이기도 했다. 특히 85년 미국과 일본, 독일 3개 나라의 플라자 합의로 엔화가치가 하루 아침에 두 배 이상 치솟았던 점을 감안할 때, 고급차 시장 진출의 성패는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현대차도 20여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제너시스 출시, 그리고 윌화이트의 영입, 그리고 광고 공세도 일본 업체들의 대응과 닮아 있다. 문제는 당시에 비해 변수가 더욱 많아졌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국 업체들이 맹렬한 속도로 추격을 하고 있다.

상하이 모터쇼에 첫선을 보인 상하이자동차(SAIC)의 로위(Rowe)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이 회사는 품질 제고를 위해 최근 생산량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는데다, 특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영 기업이라는 강점도 있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독일업체들이 대중차 시장을 겨냥해 가격을 대폭 낮춘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점도 부담거리다.

이밖에 동구권 생산기지를 활용한 발빠른 ‘비용절감’면에서는 프랑스 르노 그룹에, 또 환경 친화 차량 부문에서는 경쟁사인 도요타에 밀리는 등 사업 환경 변화에도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고급차 시장에 좀처럼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의 터줏대감격인 독일 업체들, 그리고 무섭게 부상하는 중국 업체들이 날카로운 창끝을 현대차의 텃밭으로 돌리며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것. 현대차가 왜 하루 빨리 브랜드가 중시되는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윌화이트가 이끄는 광고 공세는 현대자동차가 중시하는 전략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풍향계 이자 위기감의 방증이다.

국내 한 완성차 업체의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체코 공장 등 해외 현지 생산으로 낮은 국내 생산성을 상쇄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냉혹한 글로벌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언제까지 이런 방식이 먹혀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현대차에 올해가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조사 결과 살펴보니

“자동차 브랜드가 소비 좌우”

‘토이 오토(Toy Auto)’ 장난감 자동차라는 뜻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를 한때 일컫던 비아냥 섞인 표현이다. 도요타에도 이처럼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은 있었다. 물론 지금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도요타는 올해 1분기 세계 제1의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를 생산 규모 면에서 따돌렸다. 지난 1980년대, 도요타와 비슷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업체가 바로 현대차다. 실질가치와 브랜드의 괴리는 광고업체인‘굿바이’의 실험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이 회사는 자동차 소비자 100여 명에 대한 이른바 블라인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도요타와 현대차가 비교대상이었다.

우 선, 현대차 로고를 떼어낸 채 실험 참가자들에게 차량 구입 의사를 물어보았다. 10명 중 7명꼴로 이 자동차 구매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로고를 차체에 붙이고 같은 질문을 던지자 실험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다섯 명만이 이 차를 구입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

반면 도요타 브랜드로 같은 실험을 한 결과, 현대차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 처음에는 50%만이 구입의사를 밝혔지만, 브랜드를 알려준 뒤 이 비율은 70%로 높아졌다. 브랜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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