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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09 버시바우, 웨인첨리, 그리고 도우미 아가씨
 
News Focus |車 세일즈맨 변신한 버시바우 대사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 그를 지난달 신차 발표행사장에서 뜻하지 않게 만났습니다. 요즘 각국의 대사중  세일즈 맨을 자처하는 양반들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버시바우가 신차 발표장에 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그가 자국의 자동차 행사장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행사들은 대부분 미 대사관저에서 치러진 반면, 이 이벤트에는 대사가 직접 행차(?)를 했지요. 차이점이 좀 있습니다. 지난 2005년 국내에 입성하자마자 대북 강성 발언을 쏟아낸 데다, 러시아 대사를 지낸 거물급 인사여서일까요. 저는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의깊게 살펴보았습니다.

취재 분야가 달라 쉽게 볼 수 있는 인물도 아니죠. 뭐 거물답게 행동이 절도가 있고,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도 여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도우미 아가씨들을 대하는 자세였습니다. 웨인 첨리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도우미 아가씨 옆에 바짝 붙어서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했는데요.

버시바우는 외교관다운 조심스러운 몸가짐이 배어 있어서인지, 반걸음 정도 간격을 유지한 채 포즈를 취하더군요. 뭐 그런것으로 호들갑을 떠느냐. 뭐 이런 말씀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하지만 저는 나름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버시바우를 가늠할 작은 퍼즐 조각 하나를  우연히 발견했다고 할까요.  :)

주간지 기자에게는 떄로는 이런 작은 일이 기삿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거대 담론보다 더 본질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아 그리고 이 기사는 지난번 신차 발표행사장에 다녀온 뒤 제 블로그에 바로 올렸던 행사 스케치의 후속편이기도 합니다. 보통 기사가 나간 뒤 블로그를 씁니다만 이번은 좀 달랐습니다. :)


[이코노믹리뷰 2007-03-21 00:18]


“美 자동차 업체에 동등한 기회 달라 ”

“이달 말을 시한으로 진행중인 한미자유무역협정이 타결돼 한국소비자들도 관세나 세금부담을 덜고 미국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고대 세계의 천년왕국 로마. 당시 지중해는 물론 아프리카, 유럽, 그리고 시리아를 비롯한 소아시아의 일부를 다스렸던 로마는 동아시아를 지배하던 중국의 한나라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질서를 구축했던 패권 국가였다. 당시 유럽의 갈리아, 히스파냐는 이 나라의 가장 중요한 속주 이기도 했다.

이 지역은 훗날 로마 멸망의 도화선이 되는 게르만족들과의 접경이자, 본국을 효율적으로 다스릴 물자의 공급처이기도 했다. 자신이 히스파냐 총독을 지내기도한 폼페이우스를 비롯한 권력의 핵심 인사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실세’들을 이 지역에 파견했던 배경이기도 하다.

오늘날 고대세계의 패자인 로마에 비견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지난 2005년 10월 부임한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는 각각 지금의 프랑스와 스페인 지역인 갈리아나, 히스파냐 못지않은 전략적 요충지로 통하는 ‘러시아’ 대사를 지낸 거물급 인사다.

그가 주한 미 대사로 부임했을 때 뜨거운 화제와 더불어 그 배경을 둘러싸고 구구한 억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부시행정부가 북한과 이란에 강성 기조를 유지하던 때였고, 버시바우 대사도 취임 이후 북한을 ‘범죄 정권’으로 지칭하는 등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이러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수상한 행보를 보여온 그에게 요즘 상황은 마치 풀기 어려운 고차 방정식과 같지 않을까. 무엇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황이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6자회담 합의로 북핵 사태가 타결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민족사관고 방문 드럼연주 하기도
이달을 협상 시한으로 진행중인 한미 FTA도 부담거리이다. 본국의 사정도 결코 간단치 않다. 힐러리, 오버마 상원의원을 비롯한 민주당의 유력 주자들이 저마다 반부시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권 재탈환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다.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의 변신이 새삼 관심을 끄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는 올 들어 자동차 세일즈맨으로 전격 ‘변신’하는 등 잇단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가 지난 14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W호텔에서 ‘뉴 세브링(sebling)’을 출시했는데, 손경식 대한상의 의장, 윌리엄 오벌린 암참 회장 등과 더불어 게스트로 행사장에 등장했다.

또 지난달 GM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투어에 나섰으며,이달 7일 포드자동차가 미 대사관에서 주최한 링컨 MKX 발표회 행사에도 참가했다. 또 민족사관고를 방문해 드럼연주 실력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대사가 직접 신차 발표회장에 등장한 데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부진이 한몫을 하고 있다.

대북강경 발언 강성 이미지 씻어내
미 디트로이트 ‘빅3’는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다임러크라이슬러는 크라이슬러 부문 매각설이 나돌면서 한층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독일의 다임러벤츠는 미국의 대중차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기 위해 지난 1998년 동등한 합병임을 강조하며 크라이슬러를‘사실상’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BMW나 아우디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이 회사는 크라이슬러 부문의 실적 악화로 지난해 위르겐 슈렘프 회장까지 사퇴하는 등 한바탕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이에 따라 유력 자동차 업체들을 상대로 크라이슬러의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도 이 후보목록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강자들은 인원 감축을 비롯한 자구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제너럴모터스를 제외하곤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미FTA 자동차 부문 타결은 미국 자동차 업체들에 한줄기 단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시장 공략에 날개를 달아줄 강력한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8%에 달하는 자동차 관세가 대폭 낮춰지거나 폐지될 경우 한층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 한미FTA협상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으며 자동차, 농업, 섬유 등 핵심 분야의 협상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

그는 실제로 이날 발표회장에서 이달 말을 협상시한으로 진행되고 있는 두 나라의 FTA 협상 타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이 타결돼 한국 소비자들도 관세나 세금 부담을 덜고 미국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바란다는 것.

특히 한국 업체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 제한 없이 접근하고 있다며 양국간 형평성을 강조하기도. 자국의 자동차를 홍보하는 일이 직업 외교관의 전통적인 업무는 아니지만,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잇단 행사 참석은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내던 자신의 강성 이미지를 씻어내는 한편, 한국시장에서 부진한 자국 업체들을 측면 지원할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하지만 그것 뿐일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 이미 외교가를 여러 차례 놀라게 한 전력이 있다.

이태원의 한 재즈바에서 현란한 드럼 솜씨를 과시하면서 전임자들과는 뚜렷이 다른 면모를 선보인 바 있다. ‘새티스팩션(satisfaction)’, ‘아이 갓 유(I got you)’. 당시 그가 연주한 곡명이다.

미 행정부의 네오콘들이 강성발언을 서슴지 않던 시기여서 참여정부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구구한 억측을 낳았다. 민간 업체의 행사장에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는 버시바우 미 대사. 작년 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파격적인 행보는 그의 깊은 속내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행사장에서 본 버시바우 대사

“도우미 아가씨와 반보 유지”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웨인 첨리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과는 다른 독특한 스타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우선, 인사법부터 독특했다. 웨임 첨리 사장이 자신의 이름을 호명하자 연단에 오른 그는 오른 손을 배에 대고 다른 한손은 허리 뒤로 돌린 채 참석자들에게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

마치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기사가 숙녀에게 춤을 청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 외교관 특유의 엄숙주의가 발동한 탓일까. 뉴 세블링이 연단에 등장하고 도우미 아가씨 두 명이 차 주위에서 포즈를 취하자 웨인 첨리와 버시바우 두 사람의 스타일의 차이는 더욱 명확해 졌다.

웨인 첨리 사장이 자연스럽게 도우미 아가씨 한 명의 옆에 바짝 붙어 포즈를 취한 반면, 버시바우 대사는 또 다른 도우미 아가씨로부터 한 걸음 정도 떨어져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한 것. 미국의 국익을 대변하는 두 사람이지만, 자신이 걸어온 분야에 따라 스타일도 달랐던 것.

한편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공식 행사가 끝나자마자, 몇몇 기자들과 약식 인터뷰를 한 뒤 식사도 하지 않고 바로 행사장을 떠나 바쁜 일정을 가늠하게 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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