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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08 부시, 여동생, 그리고 이라크 전쟁
 
[BOOK] “부시는 자기분열 환자”

[이코노믹리뷰 2005-09-29 09:36](노무현대통령을 일컬어 자기분열증환자라고 몰아붙이는
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미쳤다는 주장인데요, 이쯤되면 정말 막나가자는 것이지요 :) 월간조선에서도 간혹 이런 접근을 시도합니다만, 그래도 되는 건지 참 아득해집니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은 어떨까요. 국가 원수에 막말을 퍼붓는 이들은 물론 이 나라에도 있습니다. <부시의 정신분석>의 저자는 여동생의 사망으로 상처를 받은 유년기 경험이 부시 대통령의 정신 세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규정합니다. 또 그의 허장성세를 내면의 불안을 감추기 위한 광대짓에 비유합니다.

그의 일탈도 이런 맥락에서 볼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젊은 시절 술에 취해 아버지에게 “한 판 붙자”고 대든 적도 있다고 합니다(저는 그런적이 없습니다.) 월간조선보다는 이 책의 분석에 공감이 가기는 합니다만, 이들의 주장대로  한미 양국의 대통령이 모두 미쳤다면 정말 큰일이네요:)

각설하고, 이라크전을 도발해 많은 사람을 고통에 빠뜨린 미국의 대통령이야 이런 대접을 받아도 합당하지만, 노 대통령에게 이런 비판의 칼을 겨누는 것은 지나친 처사가 아닐까요?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두 나라 모두 적어도 표현의 자유에 관한한  최선진국이라는 점일겁니다.


《부시의 정신분석》
저스틴 A. 프랭크 지음/한승동 옮김/교양인/338쪽/13,000원

일 곱 살 때 여동생이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고 며칠 뒤 돌아온 것은 부모뿐, 동생은 어디로 간 걸까? 꼬마는 동생이 죽었다는 것을 눈치로 감지했다. 꼬마의 눈에 비친 아버지는 항상 바빠 보기 힘든 존재, 어머니는 자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슬픔을 이기지 못해 젊은 나이에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변해버린 존재가 되었다.

부모는 이 외로운 꼬마에게 동생의 죽음에 대해 아무 것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죽음이 무엇인지, 어제까지 같이 지냈던 가족 구성원이 상실됐을 때 받게 될 충격과 슬픔, 그리고 그것을 이겨내는 방법 그 무엇도 없었다.

꼬마는 눈치를 보며 분위기를 바꾸려고 어리광을 부려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어리광은 점점 더 도를 더해 발달과잉과 학습장애를 낳았고, 이것은 다시 성인이 되어 과잉행동으로 발전했다.

누구나 유년 시절의 삶이 평생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소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동생의 죽음으로 충격이 가해졌지만, 어떤 대화나 치유 시도조차 없었던 이 꼬마는 이후 어떻게 됐을까? 학교에 들어가고 성인이 되고 가정을 꾸리고 사회 구성원이 되었을 텐데 제대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미 조지 워싱턴대학 의과대학 정신과 임상교수 저스틴 A. 프랭크는 “상담 경험이 풍부한 가족 치료 전문가라면 이 꼬마는 이후의 삶에 계속 영향을 끼칠 발달장애에 이미 직면해 있음을 알 것”이라고 밝힌다. 일곱 살의 그 꼬마, 누굴까? 현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다.

저스틴 A. 프랭크 박사가 저술한 ≪부시의 정신분석≫(교양인)은 부시의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가 의식·무의식적으로 취하는 행동과 말, 그리고 가족들의 행동과 말, 가족사, 친구, 측근들의 사적인 기록, 증언, 인터뷰 등의 광범위한 자료를 종합하여 부시라는 한 인간의 정신 세계가 어떻게 구축되었는지를 파헤친 책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부시는 치료를 받아야 할 자기분열 환자다. 그리고 그 자기분열은 그의 유아기·유년기 시절에 형성되었다.

분석은 그의 어머니 바버라 부시에게서 시작된다. 어린 부시에게 어머니 바버라는 무서운 존재였다. 바버라가 글을 통해 밝혔듯, 그녀는 거의 모든 면에서 냉정한 훈육자, 망설임없이 아이들에게 매를 든 ‘공포를 주입하는 사람’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바버라의 냉담함과 파괴적 모성이 어린 부시의 정서 발달 과정에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엄마와 아이의 관계는 역동적이다. 즉 동일한 엄마는 좋은 엄마와 나쁜 엄마가 섞여 있다. 아기가 그것을 인식할 때, 운다든지 고함을 지른다든지 등 바깥 세계로 투사했던 자신의 파괴성(두려움의 표출)을 내면화할 수 있다. 이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으면 아기의 두려움은 지속되며, 선과 악으로 분열된 이분법적 세계관이 치유되지 못한 상태로 남게 된다. 그리고 일생 동안 이것은 삶 곳곳에 투영된다.

저자는 부시의 ‘이분법적 흑백 세계’를 바로 이 지점에서 찾아낸다. 즉 성인이 되어서도 통합하지 못한 파괴적 충동을 계속 외부로 투사할 수밖에 없고, 결국 자신이 현재 사는 세상도 선과 악, 이상적인 것과 박해하는 것으로 나누는 원시적 세계관에 갇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다시 큰 영향을 준 것은 동생의 죽음이다. 비극을 당한 가족의 태도가 아이의 심리 발달에 큰 충격을 안겼으나, 아이는 여기에서 배워야 할 슬픔을 받아들이고 견뎌내는 법, 애도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마크 크리스핀 밀러의 ≪독서장애자 부시≫에서는 이 흔적이 현재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부시는 9·11 사태 이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9·11 사태에 대해 농담을 하고 “이것 저것 다 생각해 봐도, 로라와 나에게 올해는 정말 멋진 해였다”고 선언까지 했다.

어린 시절의 결핍은 곧 학습장애로 나타났다. 저자는 부시의 겉모습이 상냥하고 활달해도 그것은 불안을 감추는 과잉행동이며 이는 난독증, 언어장애, 그리고 충동성의 표출로 나타났다고 밝힌다. 앤도고등학교 시절 작문 과제물을 두고 교사가 0점 등급을 매기고 거기에 ‘남부끄럽다’는 논평까지 덧붙인 전례도 있다.

학습장애로 인한 무능력을 감추기 위해 부시가 취한 태도는 경박감 불어넣기였다. 이것은 학창시절부터 광대짓을 하고 남의 별명을 부르고, 자신을 과대하게 선전하는 등의 태도로 나타났는데, 오늘날 대중이 바라보는 부시의 서민적이고 겸손하고 붙임성 있어 보이는 이미지는 여기서 형성된 것이다.

저자는 부시의 불안한 정신세계는 20년 동안 술을 마시는 것으로 (부시는 알코올 중독이 아니었다고 주장하지만, 술에 취해 아버지에게 “한 판 붙자”고 한 적도 있다) 나타났고, 술을 끊고 종교에 귀의한 뒤에도 종교의 건강성을 해치고 독단주의로 흐르는 등 현재까지도 그 영향력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가장 큰 문제는 유아기 때 습득한 분열된 세계관이 외부에, 즉 오늘날의 세계에 투사될 때다. “문명 세계를 위한 이번 싸움에 회색 지대는 없다. 미국 편이든, 반대편이든 둘 중 하나다”는 그의 흑백 논리는 바로 그 분열된 세계관의 정점이기도 하다.

저자는 부시는 겉모습으로 볼 때 많은 점에서 강하진 하지만, 본바탕은 취약하며 그의 취약성은 겁먹은 눈 속에서, 무대 위의 연출된 겉모습 속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음을 꼬집는다. 저자가 부시에게 내린 결론은 역시 ‘치유’이다. 분열된 세계관을 치유하지 않는 이상 부시는 변하지 않으며, 부시가 이끄는 미국도 그의 집권기 동안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관심과 무능력, 끝없이 외부에 적을 만들어서 불안을 투사하는 파괴적 환상, 종교 과대망상증….

현재 세계 정치의 운명을 틀어쥔 권력자의 내면이 그렇다니, 참 불안하기만 하다. 이 책의 1등 독자는 아마도 조지 부시가 되어야 할 것 같다.

권춘오
네오넷 코리아 편집장(www.summ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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