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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6 교육(敎育)의 목적은 목수를 사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Management |워싱턴大 CEO 총장 마크 라이튼

이코노믹리뷰|기사입력 2007-11-07 17:06 |최종수정2007-11-07 17:18


◇그는 무엇을 믿고 하버드·예일과 맞짱 뜨나◇

●아시아 시장을 가장 잘 아는 이 지역 출신들로 구성된 국제아시아자문위원회(IACA:International Advisory Council of Asia)를 결성했습니다. 이들은 아시아 시장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깊게 합니다.

●로렌 서머스도 여성들의 지능이 선천적으로 떨어진다는 말실수만 하지 않았더라도 하버드를 오래 이끌지 않았겠습니까. 대학 총장이 이런 식으로 낙마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올 해 초 세계 최고의 대학 하버드대의 수장 자리를 놓고 파우스트 교수(현 하버드대 총장)와 경합을 벌이던 노(老)교수.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에스콰이어〉에 미국을 이끄는 리더로 선정된 바 있는‘마크 라이튼(Mark, S. Wrighton)’ 워싱턴대 총장의 첫인상은 전형적인 학자풍이다.

꼬장꼬장한 조선시대 유학자를 떠올리게 한다. 대학은 영리 추구 기관이 아니라고 잘라 말하는 그는 하지만 고담준론을 즐기는 몽상가는 아니었다. 지난 95년 이 대학 총장 부임 후 지금까지 모금한 기부액수만 무려 15억달러. 이 대학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불철주야 고민하는 CEO 총장이다.

지난달 25일 삼성동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만난 그는 ‘모금의 귀재’로 유명하다. 화학과 교수 시절부터 기업 담당자들을 만나 기금을 잘 끌어오기로 ‘정평’이 나있다. 올해 《유에스 앤 뉴스리포트》가 실시한 대학평가에서도 워싱턴대는 존스홉킨스 등을 제치고 11위를 차지했으니 그는 이 대학 고속성장의 일등공신이다. 이 대학의 연간 예산규모는 19억달러, 학생수는 1만3000여 명에 달한다. 예일이나 하버드·프린스턴 등에 비해 지명도는 떨어지지만 실수요자인 미국의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그 명성은 결코 이들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올해도 2만3000여 명이 지원해 1330명만이 입학했다. “워싱턴대학에는 있는데 하버드에는 없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에게 유서 깊은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비결에 대한 질문을 던진 배경이다. 그의 설명은 이렇다. 성적 우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메일 발송은 워싱턴대 특유의 밀착형 마케팅의 첫 단추다.

수입자동차 판매원들이 고객관리 차원에서 적극 활용하는 DM발송을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의 속내를 간파하기 위한 첫 단계이다. 정원이 불과 10여 명에 불과한 패션 디자인학과를 유지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학부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것도 이채롭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대는 학부에 경영학 과정이 없으며 경영대학원에 입학해야 경영학을 전공할 수 있다.

그가 자랑하는 또 다른 강점은 교수-학생의 공동 리서치 프로젝트 수행 프로그램. 교수·대학원생들과 한 팀을 꾸려 민간 분야, 정부에서 수주한 심도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학부 학생들에 부여한다는 것. 물론 연간 1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장학금도 우수학생 모집의 촉매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강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너털웃음을 짓는 그는 ‘입소문 마케팅(word of mouth)’의 위력은 미국에서도 대단하다고 너스레를 떤다. 조선건국의 주역 정도전은 눈 오는 겨울날 말 위에 올라 해동청 보라매를 날리며 사냥에 나서는 즐거움보다 더한 즐거움은 없다고 했다.

마크 라이튼 총장이 인생의 삼락(三樂) 가운데 첫손가락에 꼽는 것이 바로 ‘인재양성’이다. 발상이 독특한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교수 인선에도 다른 사람의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는 역량의 소유자를 중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 대학이 지금까지 배출한 유명 인사로는 어떤 인물들이 있을까.

여성들이 대부분인 의류업계에서 남성 경영자로는 드물게 주목받고 있는 탈보트사의 최고경영자 아널드 제처가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미국에서 가장 큰 주식 중개 회사의 하나인 에드워드 존슨을 운영 중인 스타경영자 ‘에드워드 존슨’도 이 대학 졸업생이라고 그는 귀띔한다.

아시아人 앞세워 아시아 시장 공략

요즘 그를 사로잡고 있는 단어는 아시아이다. ‘맥도널드’ 프로그램에 따라 한국에서 유학 온 학생 세 명의 전공과 소속 학부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정치학을 전공하는 서울대 출신 남학생과 공학 전공의 연세대 출신 남학생, 그리고 예술분야를 전공하는 고려대에서 온 여학생이 그들이다.

이 대학 전체 학생의 10% 정도가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 출신들이며, 다시 이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아시아 출신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아시아는 글로벌 기업들이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자, 장래에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토종 기업들이 쑥쑥 성장하는 위험 지역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양날의 칼인 셈인데, 대학이라고 해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인도 공과대학, 중국 칭화대. 베이징대 등은 가까운 미래에 우수 학생 유치를 놓고 미국의 대학들과 일합을 겨루는 강력한 경쟁 대학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고백한다.

인도 공과대학에서 낙방한 학생들이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유학을 온다거나, 중국 공상학원 등 독특한 커리큘럼으로 미국의 명문 경영대학원의 입지를 위협하는 신흥 강자들이 하나둘씩 등장하며, 미국 교육산업과의 치열한 백병전을 예감케 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런 위협에 어떤 식으로 대응하고 있을까. 대응 방향은 크게 두 갈래이다. 무엇보다 현지 대학들과 적극적인 교류 협력의 수위를 높여 잠재적 경쟁자를 상생의 대상으로 바꾸는 것이 그 하나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푸단 대학(Pudan University)’과의 파트너십이 대표적인 실례.

이 대학에서는 워싱턴대의 교육프로그램을 중국어로 옮겨 강의하고 있는데, 이 과정은 파이낸셜타임스에 세계 7위의 교육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바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퇴(白戰不退)라고 했다. 이 대학에서 수학한 아시아인들로 구성된 국제아시아 자문위원회도 또 다른 회심의 카드다.

아시아 시장을 가장 잘 아는 이 지역 출신들로 구성된 국제아시아자문위원회(IACA:International Advisory Council of Asia)를 결성해 아시아 시장 공략의 첨병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우리나라에서도 송자 대교 회장, 변호기 비원인터네셔널 대표 등이 위원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신원그룹 박성철 회장 겸 CEO, 한국 도자기 김영목 상무이사 등이 위원회 임원인데, 아시아 25∼30개 나라의 임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기 위해서라는 게 그의 완곡한 표현이다. 아시아 학생들에게 이 대학의 문호를 대폭 개방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아직까지 아시아 시장에서 손실을 보고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블루오션’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그는, 리더는 멀리 내다보고,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학 측이 총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임 총장은 무려 24년간 이 대학을 이끌었다고.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부 장관을 지낸 로렌 서머스 하버드대 전 총장은 여성들의 지능이 타고날 때부터 남성에 비해 떨어진다는 식의 말 실수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물러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사례입니다. 대부분 임기를 보장받습니다.” (박스기사 참조)

공동체 미래 고민하는 인재 배출해야

“교 육의 목적은 사람을 목수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목수를 사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전인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 파우스트 하버드대 신임 총장의 취임 일성이라고 하는데, 그녀와 올해 초 하버드대 수장을 다투던 마크 라이튼 총장의 견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아 보였다.

하버드나 예일 등에는 없는 사회복지학과를 운영하고 있는데, 파키스탄 그라민 은행의 무하마드 유누스와 같은 인재들을 양성하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한다. 뜻밖에도 한국에서 온 많은 학생들이 이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파키스탄 오지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기자 출신의 자선사업가가 저술한 《Three Cups of Tea》를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꼽는다.

한시간 남짓한 인터뷰 동안, 그는 CEO 총장의 면모를 십분 과시했다. 듀폰 상을 수상한 저명한 화학자라기보다 시장 공략의 묘책을 고민하는 지장이라는 인상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국제 아시아 자문위원회를 앞세워 이 지역을 파고든다는 그의 발언에선 전략가의 기질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 말미 다시 학자로 되돌아와 있었다. 기업인들을 찾아다니며 기부를 호소하는 것도 교육의 품질을 높여 궁극적으로 따뜻한 감성과 전문 지식을 두루 갖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라고. 새벽 5시께 일어나 밤 11시쯤이면 취침한다는 그는 요즘도 기부금 모금 활동을 정력적으로 펼치며 일과의 대부분을 보낸다.

■로렌 서머스 vs마크 라이튼■

서머스 낙마로 하버드 총장 후보 올라

로 렌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은 타고난 천재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집안 자체가 미국사회를 이끌어가는 내로라하는 인물들을 대거 배출한 명문가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인물들도 포진해 있다. 물론 서머스도 이러한 혈통을 그대로 물려받아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교수로도 임용됐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정부에 입성했다. 재무장관을 지내며 미국 금융자본주의 시대를 활짝 연 주역이다. 지난 97년 아시아 외환위기 극복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하지만 덕과 재주는 좀처럼 양립할 수 없는 것일까.

하 버드대 총장에 부임한 그는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유전적으로 열등하다는 취지의 실언을 했다, 대학사회의 격렬한 분노를 사며 낙마했다. 이전에도 파격적인 강의방식을 채택한 흑인 교수와의 설전 등으로 바람잘 날이 없었으나, 막강한 배경으로 꿋꿋이 자리를 지키던 서머스도 이번에는 버틸 도리가 없었던 것.

파우스트 교수가 이 유서 깊은 대학의 총장이 된 것은 서머스 효과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공석이 된 하버드대 교수 자리를 놓고 파우스트 현 총장과 올해 초 경합을 벌인 후보군 중 하나가 바로 마크 라이튼 워싱턴대 총장이다.

그 는 지난 1995년에 부임해 12년째 이 대학의 수장을 맡고 있다. 미국 화학회에서 무기화학 및 순수화학 분야 상을 수상했다. 에스콰이어(Esquire), 사이언스 다이제스트(Science Digest), 비즈니스위크(Business Week) 등에 그를 조명한 기사가 실렸다. 태양에너지의 화학연료나 전기 변환이 주요 연구분야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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