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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06 테팔 부사장 "인도시장 맹목적 동경은 금물"
 
Management |세계적 가정용품 업체 테팔은 왜 인도를 외면할까

[이코노믹리뷰 2007-02-27 21:03] (지난달인가요. 이휘성 IBM사장이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었습니다.이 자리에서 그는 자사가 컨설팅을 하고 있는 한 은행의 고객사를 상대로 인도 진출 관련 컨설팅을 해주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인도진출에 관심은 많지만, 정작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고객사들이 많아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고민중이라는 이 은행측의 설명을 듣고 난후였습니다.

사실, 인도는 여러 장점이 있는 나랍니다. 영어를 구사할수 있는 풍부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분야별로는 이미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시장규모도 큽니다. 하지만 인도에 진출해 모든 기업이 이러한 과실을따 먹을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은 크지만, 소비의 질이 기대에 못미쳐 아직 인도진출이 시기상조인 분야도 적지 않습니다. 막연한 환상은 금물입니다. 세계적인 가정용품 업체 테팔의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도 인도시장의 한계를 절감했다고 하는 데요. 제라르 부사장이  지적하는 인도시장의 한계를 들어보시죠. )


“종교·신분 따라 조리법 천차만별…
이질적 소비자 파고들 전략이 없다”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약속의 땅으로 생각하는 인도.
그러나 세계적 가정용품 업체인 테팔은 인도를 중시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파헤쳐 보니 국내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데…

요즘 인도는 글로벌 기업인들의 ‘성지(聖地)’다. 마치 약속의 땅 가나안을 떠올리게 한다. 국내에서도 유통· 제조업체, 심지어는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기업 지원센터까지, 현지 활동에 적극적이다. 소규모 연락 사무소를 운영하거나, 현대자동차처럼 배후 시장을 겨냥해 대형 공장을 가동하는 곳도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IBM은 지난해 인도 현지의 컨설턴트를 초빙해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실시했다. 인도 현지 사정을 몰라 애를 태우는 중소기업들을 고객사로 둔 한 금융기관에서 한국 IBM 측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

인도행 열차에 오르지 않고서는‘왕따’가 되는 듯한 분위기다. 지난달 초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와 만난 프랑스의 가정용품 업체 ‘테팔’의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은 하지만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진출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

그의 설명은 이렇다. 테팔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주방 가전 분야는 경쟁의 구도가 다른 부문과는 여러 모로 다르다. 세계 자동차 업계의 강자인 도요타의 렉서스나 폭스바겐의 페이톤 등은 한국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가정용품은 철저한 현지화가 성패를 좌우한다.

한국 시장에서 인기를 끈 제품도 인도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프랑스에서 성공한 제품이라도 한국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할 여지가 크다는 것. 현지사정에 적합한 상품의 출시가 성공의 관건이라는 얘기인데, 문제는 인도 시장이 간단치 않다는 점이다. 종교·계급·계층에 따라 조리법, 식습관도 천차만별이다.

시장규모는 크지만 이질적인 소비자층이 대거 존재하다 보니 시장 공략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더욱이 자국민의 식습관을 한눈에 꿰고 있는 인도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들도 강력한 적수다.(박스기사 참조)

인도 소비자들의 소비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점도 부담거리다. 애써 현지사정에 적합한 상품을 출시, 시장을 파고들어도 다른 나라에 이 제품을 다시 수출하거나, 아니면 일부 기능을 다른 상품에 이식하기도 여의치 않다.

인도는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이노베이션의 전진기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적어도 가정용품 부문에서는 이러한 평가가 무색하다. 저가 제품으로 인도 휴대폰 시장을 석권한 노키아식 접근은 이 부문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적어도 ‘로컬’제품의 경우 시장 접근이 달라야 함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테팔이 한국 시장을 중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 홍콩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바비큐 그릴 ‘엑셀리오’의 사례를 들었다. 이 제품은 고기를 야외에서 조리해먹던 유럽인, 미국인들의 식습관마저 바꾸어 놓았다는 게 그의 설명.

연기가 나지 않는 제품을 찾는 한국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테팔의 사례가 인도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업체에 시사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소비의 질과 시장의 규모가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라는 점이다. 마이클 포터가 경쟁론에서 언급한 대목 그대로다.

특히 시장 규모가 커도 이질적인 소비자 집단이 다수 존재할 경우 시장성은 크게 떨어진다. 인도는 주방기기 시장 규모는 크지만, 해외업체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 물론 주방기기는 대표적 로컬 상품이어서, 자동차, 휴대폰, 에어컨 등 다른 부문으로 이러한 논리를 확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인도 시장을 세밀하게 바라볼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는 적지 않다.

시장동향 파악이 정착하기로 널리 알려진 테팔이 소비자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조사 기관의 하나가 바로 ‘입소스(ipsos)’다. 프랑스 주요 언론사들의 정치인 지지율 조사에 단골로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세계적 여론조사 업체다.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던 미국 민주당의 오바마 의원이 흑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곳도 바로 입소스이다. 이밖에도 경영진들은 내로라하는 시장 조사기관들의 세계 시장 동향 관련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받아보며 시장에 대한 감을 키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에게 가정용품 시장에 영향을 미칠 5년 후 트렌드를 물어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다시 한번 ‘건강’을 키워드로 꼽은 그는, 노령화 추세와 맞물려 소비자들의 관심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정용품 개발도 이 부문에 더욱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요즘‘아시아’와 ‘창의적 전략(Creative Strategy)’이라는 키워드를 입에 달고 산다. 아시아 시장에서 이 회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상품이나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것이 업무의 일부라는 데, 아시아가 요즘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얼마나 뜨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GE의 잭 웰치부터 IBM의 팔미사노, 그리고 지멘스의 클라인 펠드까지, 내로라하는 글로벌 경영자를 사로잡고 있는 주제는 단연 아시아이다. 무려 20년 만에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의 직업운도 이 지역에서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시장 이렇게 파고 들어라

“글로컬 시장 집중 공략해야”

신흥시장은 보통 4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피라미드에 비유하자면, 시장의 최상부는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통용되는 자사의 제품을 앞세워 주로 고소득 계층을 공략하는 글로벌 영역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동일한 품질을 지닌 제품이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는 시장이다.

피라미드 최상부의 바로 아랫부분은 이 제품에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한 제품으로 주머니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신흥시장의 중산층을 공략하는 ‘글로컬(glocal) 시장’영역이다. 신흥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과 현지 기업들이 존망을 건 한판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하는 영역이자, 현지의 토종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격전지이다.

피라미드의 세 번째 영역은, 토종 기업들이 현지 소비자들의 독특한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승부를 겨루는 ‘로컬(local) 시장’이다. 해당 시장 소비자들의 독특한 문화를 반영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지 기업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며, 글로벌 기업들과 부딪칠 일이 거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피라미드의 최하단부는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계층들로 구성된 시장이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현지의 중소기업들이 공략하는 틈새시장으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다 미시간 경영대학원의 프라할라드 교수의 조명 이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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