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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삼성도 배워야 할 GE 新성장전략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6-07 09       :39


에코메지네이션(ecology+imagination)을 잡아라

“한국 기업인들은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게을리 해온 면이 있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4월 한 모임에서 털어놓은 고해성사다. 황수 GE코리아 사장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요즘 국내 재계에는 이러한 자성론이 팽배해 있다. 글로벌 기업 배우기 열풍이 부는 배경이다. 초우량 기업 GE의 신성장 전략인 에코메지네이션을 분석해 보았다.

<편집자주>

위기감은 깊어져만 갔다. 세계 경제를 일순간에 얼어붙게 만든 2001년 9·11 테러 사태는 치명적이었다. 비행기 엔진부터 발전설비까지, 굴뚝 경제를 상징하는 수많은 효자 사업부문을 유지하고 있는 초우량 기업.

하지만 핵심 부문의 경쟁은 치열해지는데, 그룹의 차세대 성장 전략은 오리무중이었다. 당시 먹을 거리를 발굴하는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고 있던 경영자가 바로 제프리 이멜트(Jeff Immelt) GE 회장이다. 부임 초만 해도 모든 것은 순조로워 보였다.

“잭 웰치가 구축한 네 가지 이니셔티브(세계화, 정보화, 서비스, 6시그마)를 확산시켜 나가겠다.” 잭 웰치 정신의 계승을 공언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됐다. 잭 웰치는 재임 중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무려 60배 이상 올려놓은 경영의 ‘신’이었다. 신상필벌의 원칙, 과감한 인수합병의 양 날개로 GE를 가장 경쟁력이 뛰어난 기업으로 바꾸어 놓았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다. 미국 경제는 장기 호황의 막을 서서히 내리고 있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퇴장은 경제의 경착륙을 알리는 전주곡과도 같았다. IT버블 붕괴는 치명타였다. 하지만 잭 웰치가 남긴 유산만으로 거센 격랑을 헤쳐 가기에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랐다. 지난 2001년 회사의 이익증가율이 10년 만에 한자릿수로 하락했다.

지난 2003년에도 이익률이 불과 6% 상승하는 데 그쳤다.‘에코메지네이션(ecomagination)’은 뜻밖의 카드였다. 생태계를 뜻하는 이콜러지(ecology)와 상상력(imagination)이라는 단어를 결합한 신성장 전략으로, 이 거대 그룹의 이질적인 사업 분야를 아우를 야심찬 비전이었다.

핵심은 환경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 지구촌의 위기에서 성장의 기회를 간파했다. 발상의 전환이었다. 17개 청정에너지 사업의 매출을 두 배로 늘리는 야심찬 내용이었다. 재생에너지, 수소 연료전지, 정수 시스템, 그리고 환경친화적인 항공기 엔진 등이 주요 성장 동력이다.

목표는 명확했다. 첫 단계로 지난 2004년 기준 100억달러 정도였던 환경 부문 매출 규모를 오는 2010년까지 200억달러로 끌어올린다는 복안. 이 분야 연구개발비 또한 7억달러에서 15억달러 수준으로 대폭 증액하기로 했다.

또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평가받아온 오존가스의 배출량을 오는 2012년까지 2004년 대비 1% 이상 낮추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억제 수단을 동원하지 않을 경우 지난 2004년에 비해 무려 40% 이상 많은 오존가스를 배출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선제적 조치이다.

이멜트가 당시 내건 모토는 ‘환경이 곧 돈이다(Green is green).’ 올들어서도 자국은 물론 인도항공, 영국의 BP사, 인도의 IT공원인 하야나 기술공원(Haryana Technology Park)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또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인 프록터앤갬블(P&G)과 제휴를 하며 환경경영에 대한 공감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당시만 해도 GE의 신성장전략은 논란은 적지 않았다. 환경론자들은 이러한 발표가 환경오염을 불러오는 사업 구조를 호도하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하다며 비판의 칼날을 바짝 세웠다. 화석연료를 태워서 공장을 가동하는 에너지 다소비형 기업들이 상당수인 주요 고객사들도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기는 마찬가지였다.

단순히 기업 이미지 홍보 차원에서 이런 전략을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꼬리를 물었다. 성장성이 뚜렷이 입증되지 않은 분야에 뛰어들었다가 자칫하다 구럭도 게도 모두 놓치고 마는 낭패를 겪을 수 있다는 사내의 반발도 일부 있었다. 재계도, 시민단체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깜짝 카드였던 셈이다.

환경 산업, 天時 무르익었다

GE는 전통적으로 화석 연료를 대량 소비하는 발전설비, 항공기 엔진, 그리고 잭웰치 시대를 이끄는 주춧돌로 평가받던 금융 부문 등이 사업의 주축을 이루어 왔다. 그가 환경을 신성장 동력으로 지정한 배경은 무엇일까.

중국 랴오닝성의 ‘황베이유’ 마을. 이 작은 지역은 중국 정부의 환경중시 정책이 외국 기업들에게 가져올 수 있는 막대한 사업 기회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 지역으로 재개발하고 있는 이 마을은, 주택의 외장재 등을 바스프나, 버미어(Vermeer), 그리고 BP 등에서 구입하고 있다.


more..잠깐 상식


 

특히 중국이 태양열 에너지 발전 부문에 본격 진출할 경우, 세계의 태양열 발전 관련 장비 시장은 급속히 커질 것으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관측하고 있다. 지속가능 성장을 추구하는 중국 지도부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환경 보전과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고 있는 중국 지도자들의 원대한 구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후웨이 교수가 주창한 녹색고양이론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정부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중시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시민환경단체들이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

GE는 이 회사의 전체 매출 성장치의 60% 정도가 앞으로 10년 동안 신흥시장에서 발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이른바 환경 관련 기술장비의 판매에서 발생할 전망이다.

특히 관련 시설의 유지보수 서비스 분야는 판매 시장의 수 배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단 신흥시장 뿐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친환경 관련 기술을 적용한 관련 장비, 시설의 판매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이 부시 행정부에 적극적 규제 강화를 요청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느슨한 환경 관련 규제가 환경관련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부르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태도가 미국의 이해에 부합하는지를 묻는 목소리가 커지며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고유가 추세에 더해 사회공헌의 도도한 물결도 규제 강화의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쉐브론, 쉘을 비롯한 다국적 기업들이 환경 보전 캠페인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환경 부문이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공화당의 중간선거 참패, 민주당의 득세는 이러한 기류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환경 분야에 공을 들여온 기업입장에서는 동양에서 전통적으로 중시해온 천시(天時)가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통찰력 있는 리더가 산업지도 바꿔

지난해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40여 개가 미 연방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리먼 브러더스(Lehman Brothers), 알코아(Alcoa) 등은 연방정부의 온실가스 배출제한 강제 규정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환경 문제에 유보적이던 미국 재계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제프리 이멜트라는 한 사람의 리더가 환경 문제에 보수적이던 미국 사회 여론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한몫을 한 것. 특히 미국 기업들의 미래를 인도하는 향도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는 격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에코메지네이션은 제프리 이멜트라는 뛰어난 경영자의 이른바 직관의 산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년 전(2004년)부터 자신이 직접 참석하는 전략 회의(S1)에서 안건을 확정하고, 주도면밀한 검토를 거쳤다. 이후 그룹의 서로 다른 부문의 경영 좌표가 될 수 있는 신성장 전략을 발표한 것.

여론 수렴 과정도 주목할 만하다. 시민사회단체, 정부 관계자, 그리고 고객사들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폭넓게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또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를 비롯한 유명 학자들까지 동원해 청정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여론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전략의 입안부터 설득작업까지, 얼마나 용의주도한지를 가늠하게 한다. GE는 6시그마를 비롯한 경영관리기법에서는 탁월하지만, 기업 혁신 역량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 닦고 조이는 데는 탁월하지만, 튀는 상품이나 아이디어를 계발하는 역량은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으나, 이러한 이미지도 상당부분 불식했다.

무엇보다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로만 여겨지던 환경위기에서 블루오션을 발견한 독창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국내기업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익명을 요구한 한 컨설팅업계의 관계자는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 회장,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비롯한 재계 1세대 기업인들은 동료 기업인들에게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향도 역할을 했다”며 “통찰력을 지닌 리더의 부재가 아쉬운 때”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관리형 리더가 아니라 성장형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미다.

에코메지네이션 발상전환법 5가지

1 사업 여건 최악이다/위기가 곧 대박의 기회

2 통찰력은 고독한 결단/조직의 체계적 지원이 필수

3 관리형 리더가 필요/지금은 성장형 리더의 시대

4 사회 기류 면밀히 주시/여론을 유리하게 바꾸어라

5 기업은 환경의 파괴자/환경보전도 기업이 주도해야


GE 에코메지네이션 활동사항

“인도, 영국 기업에 기술 전수”

GE와 BP는 2007년 4월 기술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BP 정유공장에 GE의 가스화 기술 및 가스터빈 기술을 이용하여 작업장 건설 추진을 합의하였다. 건설될 작업장은 청정 연소 수소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를 분리하여 처리하게 된다. 양사는 또한 NBC유니버셜 산하의 iVillage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환경관련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에너지 절약 및 연료 절감을 위한 방법을 알릴 예정이다.

2007년 2월 론칭한 인도 에코메지네이션의 성과에 힘입어 GE는 Air India 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Air India가 친환경적이며 지속가능한 항공사가 되도록 일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GE는 GE90-115B 및 GEnx를 포함하여 약 22억원의 에코메지네이션 포트폴리오 제품을 제공하게 된다.

GE는 2007년 2월 그린 빌딩 프로젝트(Green Building Project)를 위하여 인도의 IT 공원인 하야나 기술공원(Haryana Technology Park)과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GE는 발전, 조명, 수처리, 보안, 센싱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그린 빌딩 프로젝트 달성을 목표로 하야나 기술 공원과 협력할 것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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