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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소로스는 세계 금융계의 예언자로 통한다.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의 성격을 분석한 신저를 출간한 그는 이번 위기가 최악의 국면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측한다. 중국·인도·중동의 산유국 등이 미국과 더불어 글로벌 경제를 떠받치는 이른바 ‘디커플링’의 확산 덕분이다.

◇"The current crisis is the culmination of a super-boom"

●The current financial crisis was precipitated by a bubble in the US housing market.

현재의 금융위기는 미국 주택 시장에 잔뜩 낀 거품으로 촉발됐다.

●In some ways it resembles other crises that have occurred since the end of the second world war at intervals ranging from four to 10 years.

금융위기는 2차 세계 대전 이래 4~10년 주기로 되풀이되곤 하던 다른 위기들과 많이 닮아 있다.

●The current crisis is the culmination of a super-boom that has lasted for more than 60 years.

현 위기는 지난 60년 이상 지속된 이른바 수퍼붐의 절정이다.

●The financial markets encouraged consumers to borrow by introducing ever more sophisticated instruments and more generous terms.

금융시장은 소비자들의 과도한 소비를 이끌었다. 더욱 정교해진 도구, 그리고 후한 조건이 소비 증대의 쌍두마차였다.

●The super-boom got out of hand when the new products became so complicated that the authorities could no longer calculate the risks.

수퍼붐이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치달은 배경은 명확하다. 새로운 상품이 너무 복잡해져서 당국이 더 이상 그 리스크를 계산할 역량이 없기 때문이다.

●China, India and some of the oil-producing countries are in a very strong countertrend.

중국과 인도 그리고 다른 산유국들은 금융위기의 확산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The danger is that the resulting political tensions, including US protectionism, may disrupt the global economy and plunge the world into recession or worse.

정작 우리를 우려하게 하는 점은 다음과 같다. 금융위기가 불러올 정치적 긴장의 고조가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경기침체로 몰고 갈 가능성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의 심화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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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in Interview |짐 로저스 퀀텀펀드 설립자

이코노믹리뷰|기사입력 2007-12-12 00:33 |최종수정2007-12-12 00:39


◇“성공 투자 비법 중국발 치즈파동에 있어”◇

‘당 랑거철(螳螂拒轍).’맹렬하게 돌진해오는 수레를 온 몸으로 막아서는 사마귀의 무모함을 뜻하는 고사성어로, 대세를 읽지 못하고 무모한 행동을 일삼는‘필부지용(匹夫之勇)’을 꼬집는 말이다. 짐 로저스(Jim Rogers)는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는 중국 회의론을 이러한 시각에서 바라본다. 조지 소로스와 더불어 왕년에 이름을 날리던 헤지펀드 운용자이던 그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때마침 중국 정부가 내년도 긴축 기조로 선회, 투자자들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짐 로저스 퀀텀펀드 창업자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편집자주)

                                                                  
●“우 유,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소비는 소득의 증대와 비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중국 토종업체인 ‘아메리칸 데어리(American Dairy)’,‘차이나 멩니우 데어리(China Mengniu Dairy)’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중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전문가가 적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은 물론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하지만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투자를 위축시켜서는 안 되지요.”

그 는 유학자가 다 된 듯했다. 논어나 예기, 혹은 사기 등 유가 경전이나 역사서에나 등장할 법한 잠언들을 줄줄 읊는다. 국제 금융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와 퀀텀펀드를 공동 창업해 불과 30대의 젊은 나이에 수천만 달러를 챙겨 현업에서 은퇴한 월가의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바로 금융 분야의 인디아나 존스로 통하는 짐 로저스(Jim Rogers)다. 청바지에 배낭을 하나 달랑 둘러메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노마드(nomad. 유목민). 조지 소로스 사단을 떠받치던 핵심 두뇌로, 한고조 유방의 중국 통일을 뛰어난 전략으로 뒷받침하던 장자방에 비유되던 그의 이력에 최근 한 줄이 더 해졌다.

바로 ‘중국통’이다. “중국 전역을 여행하다 보면 낭패를 겪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때로는 도로가 끊기기도 하고, 때로는 홍수로 아예 쓸려 내려간 도로를 보며 아득해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큰 소득도 있었죠. 맨해튼의 사무실에 앉아 머릿속으로 그리던 세상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발견한 거죠.”

원제국의 수도이던 카라코룸의 고속도로, 상하이, 그리고 파키스탄과의 국경지대까지, 지난 70년대 말부터 그는 줄곧 중국의 도시와 농촌을 주유했다. 그리고 공산주의의 망령에 짓눌려 있던 아시아의 잠자는 거인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라는 단비를 맞아 ‘비룡(飛龍)’으로 바뀌는 과정을 목도했다.

‘상전벽 해(桑田碧海)’다. 오토바이, 그리고 메르세데스-벤츠를 타고 돌아본 이 지역들은 시장 상황을 꿰뚫어 보는 그의 통찰력의 자양분이 되었다. “요즘 중국은 미국이 지난 1890년대 이후 디트로이트 등 공업 도시를 중심으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던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시계 바늘을 19세기 말로 돌려보자. 스탠더드오일을 비롯한 거대 기업들이 미국의 경제 발전을 견인했으며, 전기를 비롯한 획기적인 발명품들이 이러한 성장의 자양분 역할을 했다. 중국도 이에 못지 않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10년마다 경제 규모가 두 배로 커지고 있다. 저축률도 무려 35%에 달한다.

전체 생산량의 40%가량을 수출하고 있으며, 외환보유고는 1조 달러를 상회,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달러 보유 국가로 부상했다. 항만, 도로는 1년 반마다 두 배로 늘어나고 있다. 하이얼, 후웨이, 레노보 등 글로벌 무대에 명함을 내미는 기업들도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짐 로저스는 중국이 산업혁명시기의 영국, 그리고 19세기말 욱일승천하던 미국을 떠올리게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추세라면 30년 정도후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지금은 중국행 급행열차에 하루빨리 몸을 실어야 할 때라고 강조하는 배경이다. 100여 년 전,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신흥강국으로 부상 중이던 미국의 역동적인 변화를 둘러보고 깊은 감명을 받는다.

명저 《미국의 민주주의》는 이러한 경험의 산물이다. 로저스는 또 다른 알렉시스 토크빌이다. 하지만 고속 성장의 이면에는 불안의 그림자도 어른거린다. 중국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 운용 기조에 10년 만에 긴축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가파른 상승세가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든다.

중국 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 운용자들, 펀드상품 가입자들은 좌불안석이다. 정치적인 불안 요소들도 여전하다. 중국과 대만 양국의 해묵은 갈등은 빙산의 일각이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티베트의 분리운동 등 변수도 적지 않다. 로저스는 이러한 우려를 일축한다.

토크빌을 매혹시킨 미국의 이면에도 감추고 싶은 치부가 적지 않았다. 범죄율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았고, 흑백 간의 인종 갈등은 위험 수위를 넘었다. “정치인들의 부정부패가 만연했으며, 노사 분규, 인권 시비도 툭하면 불거졌습니다. 높은 경제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보기에는 극히 불안한 나라가 바로 미국이었어요.”

로저스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수들은 팍스 아메리카의 도래라는 대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거품 논란에 대해서도 좀 더 큰 시야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거품이 잔뜩 끼어 있으며, 베이징 올림픽 이후 이러한 거품이 본격적인 붕괴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 역시 미국의 과거 경험에 비춰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1908년 잘나가던 미국 경제가 휘청거립니다. 당시 막 투자에 뛰어든 시장 참가자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상투를 잡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 탓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경제는 이후에도 초고속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돌려주었습니다.”

팍스 차이나의 도래라는 대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결론이다. 중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기업들의 기본기가 튼튼한 점도 주요 근거다. IBM의 PC사업 부문을 인수한 레노보, 백색가전 분야의 강자 하이얼, 그리고 영국 MG로버의 프리미엄 스포츠카를 중국에서 조립하고 있는 난징자동차….

이들 중국 시장의 강자들은 말 그대로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꾸준히 체질을 개선하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 또한 빠른 속도로 향상시키며 대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멀리 내다 보는 중국 공산당 정부의 심모원려도 빼놓을 수 없다.

그 가 네 살배기 어린 딸에게 중국어를 꾸준히 가르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단다. 그는 4년 전 중국인 가정부를 고용했다. 그리고 집 안 청소와 음식준비는 물론 만다린어를 어린 딸에게 가르쳐 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 딸은 이제 중국 말을 곧잘 구사한다고.

“장래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후회할 날이 곧 닥칠 것이다.(If a man takes no thought about what is distant, he will find sorrow near at hand)”그는 중국의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중국의 세기를 준비하라고 강조한다. 달러화에 대한 미련도 그만 접으라고 조언한다.

미국 인구보다 많은 중국 중산층

국 내 피자 가게들은 최근 중국발(發) 치즈파동에 휘청거렸다. 치즈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몸살을 앓는 곳이 늘어났다. 중국 소비자들의 치즈 소비가 급증하면서 품귀 현상이 발생했고, 그 여파가 국내 시장에도 미친 것이다. 치즈 파동이 투자가들에게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중국의 소비자들이 삶의 질을 중시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눈을 뜨고 있습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구매력 기준으로 연소득 1200달러 이상의 중산층만 미국 인구보다 더 많은 4억7000만 명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물론 중산층 숫자를 둘러싼 이견은 있다.

중국의 중산층을 7000만 명 정도로 추산하는 보수적인 추계도 상존한다. 하지만 그 수가 추세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지금까지는 수출이 경제성장의 주춧돌이었으나, 앞으로는 수출과 더불어 소비가 또 다른 축을 형성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유 제품 생산업체는 이 과정에서 대표적인 수혜업체로 부상할 잠재력이 있다. “생활수준이 개선되면 치즈,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에 대한 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중국 소비자들의 일인당 유제품 소비량은 대만이나, 일본, 그리고 한국 소비자들에 비해 턱없이 못 미칩니다.”

지난 2002년 기준으로 중국에는 1600여개의 낙농 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우유,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소비는 소득의 증대와 비례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가 중국 토종업체인 ‘아메리칸 데어리(American Dairy)’, ‘차이나 멩니우 데어리(China Mengniu Dairy)’등을 유망업체로 꼽는 배경이다.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돼지 사육 마릿수를 자랑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닭이 2위, 그리고 소가 3위이다. 생활 수준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면서 쌀 소비는 줄고 육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세계 우유 생산량의 13%가량을 소비했다.

관광, 에너지, 교육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제너럴모터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잠재력 있는 중국 기업들이 부상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영역이다. 남들보다 한걸음 앞서 그 경쟁우위를 간파하는 투자자들은, 막대한 부를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이러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이 가장 강점이 있는 분야의 지식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헤어 드레서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화장품 브랜드, 그리고 패션 브랜드에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겠습니까. 이 분야의 중국 업체들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지식을 충분히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트렌드는 투자기회의 바로미터

시 장에 접근하는 자세는 바로 이런 식이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자동차 수리공은 난징자동차, 상하이자동차를 비롯한 중국의 자동차업체들의 성장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이는 편이 합리적이다. 짐 로저스는 멀리 내다보는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당장 내년이 궁금한 것이 투자자들의 속성이 아닐까.

그는 중국 정부가 버블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정부 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이 과정에서 주가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이러한 연착륙은 또 다른 투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바이두(Baidu), 알리바바그룹(Alibaba Group), 선테크 파워 홀딩스(Suntech Power Holdings), 페트로차이나(Petron China), 안후이 고속도로(Anhui Expressway), 중국 남부 항공(China Southern Airlines) 등을 유망기업으로 추천한 그는 일부 전문가들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전문가들 중에는 아직도 중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며 먹고사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은 물론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하지만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투자를 위축시켜서는 안 됩니다. ”

◇짐 로저스는 누구◇

팍스 차이나 예견한 소로스 장자방

금 융시장의 인디아나 존스로 불린다. 27세의 나이에 조지 소로스와 퀀텀펀드를 창설해 12년간 누적수익률 3365%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뒤 1700만 달러를 움켜쥐고 은퇴했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 한때 교편을 잡기도 했으며, 지금은 방송 해설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아시아, 특히 중국의 세기를 줄곧 역설해온 그는 최근 자신의 아내, 그리고 어린 딸과 함께 아예 싱가포르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전부터 현물(commidity) 분야 투자를 강력히 권고해 왔다. 중국의 에너지 수요를 일찍부터 예측,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자원의 고공비행을 감안한 것이다.

지난해 독일의 세계적인 주간지 <슈피겔>이 그의 중국인 가정부 채용을 보도, 화제를 불러모은 적이 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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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미국은 열린 사회의 적”

[이코노믹리뷰 2006-10-20 11:12] 조지 소로스라는 인물을 혹시 기억하시는지요. 그는
헝가리 태생의 유대인으로 아시아권에서는 지난 97년 외환위기의 원흉으로 지목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물론 그는 외환위기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합니다. 작년  말에도 마찬가지더군요.

저는 작년에 헤지펀드계의 제왕으로 불리는 이 거물을 만나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매경에서 주최한 지식포럼 참석차 우리나라를 방문했고, 때마침 오류의 시대라는 자신의 저서 한국판을  발표하면서 기자들을 불렀습니다. 현장에서 대면한 그의 인상은 사실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 일부가 좀 자세한 내용을 질의하면 책을 읽어보라며 면박을 주더군요.  안경을 자꾸 만지작 거려  간담회에 응하면서도 마치 마음은 다른 곳에 가있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받았죠. 훗날 알게 됐습니다만,  그는 당시 우리나라 방문길에 여자친구인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의 부모를 비롯한 집안 어른들을 만났다고 합니다.

국제 금융계의 이 거물급 인사도 아마 마음이 콩밭에 가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당시 소로스가 방문한 시기가 북핵 사태가 터진 직후여서 북핵 사태의 향방을  묻는 질문이 꽤 많았습니다.

당시 소로소는 인민이 굶주리는 북한의 상황을 이해해야 하며, 북핵문제가 곧 타결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는데, 아니나다를까 그의 예측대로 상황은 풀려나갔습니다.  썩어도 준치라고, 세상의 온갖 정보가 모여드는 세계 금융계를 주름잡던 솜씨가 어디 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자, 권춘오 네오넷 코리아 편집장이 쓴 '리뷰'를 읽어보시죠. 세상사를 명철하게 바라보는 소로스만의 비법에 귀를 기울여 보시죠.









오류의 시대 - 테러와 전쟁이 남긴 것들
조지 소로스 지음/전병준 옮김/네모북스
2006년 10월/296쪽/1만3000원

소로스는 미국이 당면한 문제, 유럽연합의 실패, 민주주의 확산 과정의 어려움, 지구 에너지 위기, 그리고 핵 확산 등 현 시점에서 가장 절박한 문제들을 논한다.

과 제를 하나 내줄까 한다. 자, 이제부터 ‘코끼리’에 대해 절대 생각하지 말자. 머릿속에 코끼리란 생각 자체를 아예 하지 말 것! 10초 동안 그렇게 해보자. 시계를 10초 동안 보면서, 자 시작~ 10, 9, 8, 7, 6, 5, 4, 3, 2, 1!

어떤가? 과제에 성공했는가? 성공했다면 당신은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거나 거짓말쟁이다. 조지 레이코프라는 저명한 언어학자가 인지과학 입문에서 학생들에게 내는 첫 과제가 바로 이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과제에 성공한 학생은 한 명도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려면 코끼리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지과학에서 중요한 개념인 프레임(frame)을 설명하기 위한 테스트이다. 프레임(frame)이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따라서 어떤 세력이 프레임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미는 그 세력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것과 같다.

조지 레이코프 교수는 왜 미국의 진보주의가 보수주의에 연패하고 있는지를 진보주의가 보수주의가 만든 튼튼한 프레임의 덫에 걸렸고, 거기서 빠져나올 노력도 의식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조지 소로스가 최근 저술한 《오류의 시대》(네모북스)는 이런 관점에서 위의 레이코프 교수가 쓴 《코끼리는 생각하지마》(삼인)와 일맥상통한다. 우리에게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으로서 헤지펀드의 귀재, 그 이미지가 ‘외환 위기를 뒤에서 조종한 환투기꾼’이자, 탐욕스러운 유대인이라는 딱지가 붙은 소로스와 미국 진보주의의 대표주자격인 레이코프 교수가 일맥상통한다니, 의외이기는 하지만 ‘프레임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미국이 오류에서 벗어나 열린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은 이론과 그 이론의 실천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소로스는 미국의 어떤 프레임을 (프레임이라는 용어를 그가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변화시키려는 것일까? 그것은 칼 포퍼가 말한 ‘열린 사회’로의 전향이다. 여기서도 탐욕스러운(?) 소로스와 포퍼가 잘 매치되진 않지만, 소로스는 포퍼의 수제자이다.

소로스는 헝가리에서 태어나 유대인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동시대의 모든 유대인과 마찬가지로 나치의 온갖 박해를 받았고 신분을 위장하여 단신으로 영국으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소로스는 외로움과 배고픔의 고통으로 살았다. 그렇게 항상 억압적인 상황에서 성장한 소로스가 어렵게 대학에 진학해 그곳에서 접한 포퍼 교수의 ‘열린 사회’는 그의 이상향과도 같은 것이었다.

열린 사회란 전체주의 정치체제의 이념적 허구성과 비도덕성, 사회 전체의 급진적 개혁보다는 점차적이고 부분적인 개혁을 시도하는 점진주의적 사회로 전체주의와 반대되는 개인주의 사회이다.

포퍼는 열린 사회만이 우리가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사회라고 정의하면서 열린 사회의 최대의 적으로 역사주의라 불리는 전체론, 역사적 법칙론, 유토피아주의를 꼽았다.

즉 열린 사회는 개인이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자유를 누리며, 이분법이 아닌 다양한 의견과 제안이 존재하는 사회다. 그리고 사회는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하고 여기에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러한 포퍼의 영향을 받은 소로스에게 있어 열린 사회로 나아가는 데 오늘날 가장 큰 장애물이 바로 미국이다. 소로스조차 ‘미국이 어쩌다 이 지경이…’라고 말할 정도다. 열린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공정한 세계 질서가 필요하다. 그런데 미국이 바로 그것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 소로스의 생각이다.

소로스는 9·11 사태 이후 이라크 침공에 이르기까지 부시 정부는 잘못된 어젠다를 설정, 무력 사용을 강조하되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협력이 필요한 문제는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더군다나 세계의 나머지는 미국의 장단에 맞춰 춤추고 있다. 이러한 소로스가 군사력에 기반한 패권주의로 국제사회질서를 엉망으로 만든 부시 대통령을 싫어하는 건 자명한 일. 부시의 재선을 막기 위해 2004년 대선 당시 2500만달러를 재선 반대운동에 쏟아부었던 일화는 바로 이러한 반 부시 운동의 일환이었다.

부시의 당선을 두고 그가 이 책에서 말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벌어졌다. 그가 재선한 것이다. 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 사회에 무엇이 잘못됐나?”는 말은 미국 사회에 변화의 필요성이 이제 거의 벼랑 끝에 왔다는 것을 시사한다. 소로스는 미국이 변화하려면, 우선 오해에서 비롯된 무의미한 테러와의 전쟁을 끝내는 데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심지어 소로스는 오늘날의 미국과 히틀러의 나치가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 스스로도 불쾌한 비유라고 하는 그 첫 번째 공통점은 나치의 민족사회주의와 미국의 종교적 근본주의가 라이프스타일에서 비슷하다는 것이다.

또한 부시행정부와 나치는 모두 두려움의 정치에 몰두했으며, 나치의 독일이나 지금의 미국에서의 정치적 생명은 의회 밖에서 시작됐고 국가에 의해 주도됐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총2부로 구성된 이 책에서 소로스는 그가 바라보는 보편적인 문제점들을 논하고, 역사상 현 시점에서 가장 절박한 문제들을 제시한다. 즉, 열린 사회로서 미국이 당면한 문제, 열린 사회로서 유럽연합의 실패, 민주주의 확산 과정의 어려움, 보호의 책임을 시행할 수 있는 법적 국제공동체의 부재, 지구 에너지 위기, 그리고 핵 확산 등이다.

‘환투기꾼’과 ‘자선가’란 상충되는 수식어가 공존하는 조지 소로스. 이 책은 이제 76세의 나이가 되어 그 스스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로스가 지금까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어떤 활동을 펼쳐왔는지를 상세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소로스에 대한 우리 사회가 가진 단편적인 뉴스와 이미지, 그리고 편견을 넘어,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돌파하는 한 방편의 제안으로서 눈여겨 볼 만한 책이다.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www.summ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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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조지 소로스, 북핵과 한국경제를 말하다

[이코노믹리뷰 2006-10-25 21:48]


“대 국으로서 소국을 존중하는 나라는 하늘의 이법을 즐기는 자로, 천하를 보존할 수 있으며, 소국으로 대국을 섬기는 자는 하늘의 이법을 두려워하는 자로, 그 나라를 능히 보존할 수 있다” (이대사소자以大事小者, 낙천자야樂天者也. 이소사대자以小事大者, 외천자야畏天者也, 낙천자樂天者, 보기천하保其天下 외천자畏天者 보기국保其國)

외교 정책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전국시대 위나라 양혜왕의 질문에 대한 맹자의 답변이다. 강국이라고 해서 교만하지 않고, 소국을 존중하면 그 위세를 사해에 떨칠 수 있으며, 작은 나라로 큰 나라의 심중을 깊이 헤아리면 국민이 나라를 잃고 각지를 떠도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상호존중의 정신을 강조한 대목인데, 동서고금을 뛰어넘어 현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경구이다. 하지만 작은 나라를 존중하고 떠받들면서 천하를 보존한 나라가 과연 얼마나 될까. 고대 로마부터 구(舊)소련에 이르기까지, 강대국들의 패도정치는 주변국에 고통을 안겨줌과 동시에 자국의 몰락을 재촉했다.

성인들은 항상 교만을 경계했다. 지난 17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세계 헤지펀드계의 제왕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소로스매니지먼트 회장은 미국 또한 이러한 패도의 길을 가고 있다고 경고해 온 대표적 인물. 미국에 대항하는 국가의 국민을 모욕하고, 무시하는 행태가 결국,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

지난 2004년에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낙선 운동을 벌여 관심을 모은 바 있는 그는, 특히 북핵 사태로 위기가 고조된 이번 방문길에서 “북한이 다시 핵실험에 나선다고 해도 한국경제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며, 북미 대립이 해결의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해 주목을 받았다.

북핵 사태로 햇볕 정책의 폐기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세지는 등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린 참여 정부에는 말 그대로 천군만마나 다름없는 발언인데, 칼 포퍼의 열린사회론을 계승한 조지 소로스 회장의 사상, 그리고 이 노회한 투자가가 북핵 사태를 낙관하는 배경 등을 심층 분석해 보았다.

햇볕정책 유효…정부, 당근 남겨둬야
6자 회담국 현상유지책이 핵실험 불러
경협 중단은 상대방 막다른 골목 몰아

2차 북핵실험 투자기회 될 수 있어
미·일 대북 경제제재 원칙적 찬성
미국, 힘 앞세운 패도외교 중단해야

소로스 인터뷰
“2차 핵실험 배제 못해…
투자자에겐 또 다른 기회”

“미국과 일본이 대북제재에 나선 배경을 이해한다. 경제제제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는 효과적 압박수단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해 당근(carrot)을 한 두 가지 남겨 놓아야 하지 않겠나” 세계 헤지펀드계의 제왕으로 알려진 조지 소로스(76. George soros) 소로스 매니지먼트 회장.

지난 1992년 파운드화의 집중 매도로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을 굴복시켰으며, 2004년에는 부시의 낙선 운동을 벌이며 세계적 석학 촘스키와 더불어 반(反)부시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부상한 그는, 팔순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세계각지를 다니며 ‘열린사회’의 벽돌을 하나씩 쌓아올리는 인물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호를 이끌게 된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화상 대화로 국내에도 이름을 알린 그가 지난 17일 다시 우리나라를 찾았다. 팬 사인회와 기자회견으로 이어지는 빽빽한 일정 탓이었을까. 다음날 오후 5시 광화문 교보빌딩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인터뷰 내내 그는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요카이(妖怪)’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소로스도 세월을 비껴가지는 못하는 듯 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책을 읽어 보라”며 심드렁한 얼굴로 답변을 피하거나, 지루한 듯 책상 위에 놓인 안경테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하지만 북핵 사태를 둘러싼 위기 국면에 대해서는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는 국제 사회의 대북 경제제재에 대해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데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한국 정부도 대북 경제제재에 동참해야 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경협 중단 여부는 전적으로 한국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당근을 몇 개 남겨두는 편이 더 낫다”고 말해, 사실상 경협중단을 반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국의 경제협력 중단은 자칫하면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으로 궁지에 몰린 상대방(북한)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북 경협 중단을 요구하는 보수진영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나름의 해법인 셈인데, 정부는 지난 18일 경협의 큰 줄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공표한 상태다.

소로스는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의 ‘속내’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북한의 경제는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으며, 다시 혹독한 겨울을 앞두고 있다. 특히 6자 회담 참가국들이 현상유지(status quo)를 원했기 때문에(핵실험이라는) 수단을 동원한 것을 헤아려야 한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특히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 반발해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나선다 해도 국내 금융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첫 번째 핵실험이 실패로 끝났으며, 당연히 2차 실험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하기도. 모든 일이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소로스는 2차 핵실험으로 일부 외국인이 한국내 운용자금을 홍콩이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면 “(오히려) 새로운 투자 기회가 펼쳐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또 다른 당근을 제공해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 북한 핵실험이 일각의 우려와 달리, 한국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배경이 궁금하다.

북한의 핵카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결코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시장은 이를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 국제 사회가 2차 핵실험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다시 나선다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전세계에 알리려는 욕구가 강하다. 하지만 첫 번째 핵실험이 실패로 끝났다. 당연히 2차 실험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모든 일이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아니다. (Not very much. I think that they are definitely excited to demonstrate that they have a nuclear weapon. The test was a failure. and so they will definitely try second time. so it is natural they are being warned against it. it is nothing unexpected.)

- 상황을 장밋빛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가. 한국이나 일본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중국이나 홍콩으로 자금을 옮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분명 있다.

아마도, (그들이 옮겨간다면)또 다른 구매(투자) 기회가 될 것이다. (Maybe, that provides effective buying opportunity.)

북한을 압박하고 나서면 전쟁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일까.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는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인다고 해서 전쟁이 발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한미공조 못지않게 민족공조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참여정부 입장에서야 이방인들의 말을 그대로 들을 수는 없지 않을까.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대북경제협력의 큰 줄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물론 국내 보수진영에서는 금강산 관광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이 핵개발에 전용될 수 있다며 이러한 방침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조지 소로스는 참여정부의 대북경협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 부시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 비판적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번 경제 제재조치도 부적절하다고 보는가.

일본과 미국이 제재에 나선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돈줄을 차단하는 일본의 정책도 지지한다. 양국의 제재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I think that the UN resolution and the actions taken by Japan in cutting off money to North Korea is other right response. )

- 참여정부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사업을 중단하라는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동의하는가.

한국정부가 판단할 문제이다. 하지만 당근 몇 개 정도는 남겨두는 편이 더 낫다고 본다.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직접적으로 험한 행동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아직도 잃어버릴 것이 더 있어야 행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It is a matter of judgement whether South Korea should take away those two carrots which are out there. I think it is good to have some carrots left. So North Korea can not do something nasty directly to South Korea. Then it still has something to lose.)

- 방한중인 미 라이스 국무장관이 한국정부에 북한의 화물선 수색에 동참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칫하다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겠는가.

일본이 취하고 있는 조치들이 이와 비슷하다. 화물을 수색하는 것도 적절한 대응이다. (I think what Japan has done. Searching cargo is just the right response.)

- 원론적인 논의를 해보자. 국민의 정부, 그리고 햇볕정책을 계승한 참여정부는 북한에 아낌없이 많은 것을 베풀어왔다. 햇볕에도 옷을 벗지 않는 상대에 계속 러브콜을 보내야 하는가

나는 계속해서 햇볕정책을 지지해 왔다. 물론 햇볕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이 불가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서울은 휴전선에서 매우 가깝다. 북한을 제재할 수단을 지니고 있지 않다. 유일한 제제 수단은 당근을 다시 빼앗는 일이다. 일본이 취하고 있는 조치가 바로 이것이다. (I have continued to support the sunshine police in principle, not necessarily in details because there may have been some mistake in execution. It is very important to realize that we have no military option against North Korea because Seoul is too close to the border. So we have no sticks. The only stick we have is by taking away carrots. and that is what Japan has done. )

“진정으로 전쟁을 원하는 자는 미리 전의를 밝히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한 군사전문가의 말이다. 역사를 돌아봐도, 전쟁 승리를 원하는 국가는 대부분 상대방을 안심시켜 높고 기습을 단행했다. 일본의 진주만 기습, 북한의 남침으로 촉발된 한국전 등이 대표적이다. 북한이 떠들썩하게 핵개발 사실을 알리는 속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배경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실제 핵무장을 위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절박함의 표현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북한 경제는 극도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또 다시 겨울이 오고 있다. (The testing of nuclear weapon was the act of desperation on the part of North Korea. North Korea can not afford to stand still. The economy is in big trouble. and winter is coming.)

- 한국에서는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미국의 책임론이 불거져 나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6자 회담 참가국들은 현상 유지를 원했다. (The other party of six party talks basically wanted to keep everything unchanged.) 북한은 이러한 상태를 감당할 여유가 없었다. (they did not want to move too much. but North Korea can not afford to stand still.)

- 당신은 지난 2004년 부시 대통령 낙선 운동을 펼친 바 있다. 부시에 대해 특히 모질게 행동하는 배경이 무엇인가.

세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9·11테러에 대한 잘못된 대응이 모든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 테러 이후 1년6개월 동안 미 행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이 사라져 버렸다. 행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은 곧 비애국적인 사람으로 취급받았다, 이라크 침공이라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배경이기도 하다.

힘의 적절한 분배가 사라지게 됐으며, 부시 대통령에게만 어마어마한 권력이 집중되었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 )무고한 희생자를 양산했으며, (이 때문에 )테리리스트들의 입지를 강화했다.

“물극필반(勿克必反).” ‘사물이 극에 달하면 처음으로 되돌아온다’는 의미이다(주역). 극한 대립을 빚고 있는 북한의 핵실험 사태를 지켜보며 이번 위기가 사태해결의 전조가 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미약하게나마 들려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면 미-북간의 오랜 갈등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인가.

-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낙관하는가.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북한 정부는 핵무기 보유를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나는) 그들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 (After they succeed in showing that they actually have detonating bomb, they will go back to negotiating table. )

미국은 6자 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과 일대 일로 대화를 나누겠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대목이 나를 낙관적으로 만드는 배경이다. 6자 회담은 한미일의 공조를 이끌어내는 데 매우 유용한 틀이다. (My understanding is that the United States has said it is willing to talk with North Korea one on one within the frame of the six party talks. That makes me optimistic. That is peaceful solution. And I think having a six party framework is very useful in keeping South Korea Japan, China, United States in coordination.)

- 당신말대로 북한이 회담에 돌아오면 미국은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는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면 미국이 안전보장을 하고, 다른 유인책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6자 회담의 틀내에서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평화적인 해결 방안이다. (I think that they should help to bring North Korea back to the negotiating table. At that time, it is very important that the United States should be willing to provide some security guarantees. and other inducement, other carrots.)

근본적으로 네오콘처럼 자신들의 뜻을 전세계에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과거 미국은 마샬플랜 등을 통해 자국은 물론 인류를 위해 노력해왔다. 문제는 과거처럼 세계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소로스는 ‘칼 포퍼’의 열린사회론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사회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칼포퍼의 가르침에서 형성된 자신의 철학이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발휘했다고 고백했다. 어떤 내용인지 물어보았다.

- 투자를 하는 데도 심오한 철학이 필요한 것인가. 칼포퍼의 철학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해 달라.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철학이 필요하다. 내 책에서는 철학적 틀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서 역사를 이해하고 있다. 이 틀을 적용해서 현대사회를 진단하고 있는데, 그만큼 현실을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식이 아니라, 현실의 해석을 통해서 의사결정을 한다.

- 끝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을 해달라. 최근 미국과의 FTA협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적지 않은데, 한미 FTA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그런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해줄 수 없다.

조지 소로스는 누구인가

외환위기 장본인 지목에 억울함 토로
“그 당시 외환 거래 손놓고 있었다”

“저는 유대인입니다. 나치독일이 가족이 살던 헝가리를 점령한 것이 1944년이었으며, 아버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저는 이미 죽었을 겁니다. 나치 패전후 소련이 다시 헝가리를 점령했는데, 정부가 국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소로스는 단연 중량감이 느껴지는 거물급 인사다. 지난 1997년 대선에서 승리한 김대중 대통령이 그를 위성으로 연결해 외환위기 극복 방안에 관련된 대화를 나누던 장면을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모 경제지 미국 특파원은 그의 단독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 2년 동안 공을 들여야 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젊은 시절 폭압적인 정권 탓에 사선을 넘나들며 혹독한 경험을 했기 때문일까. 소수자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늘 따뜻하다.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의 입장에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내재적 접근 방식’의 분석을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소로스는 아시아 외환위기를 불러온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수많은 사람들을 거리로 내모는 데 한몫을 한 그가 다른 사람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물론 소로스는 아시아 외환 위기를 6개월 정도 앞두고 자신은 외환거래를 하지 않았다며 연루설을 강력히 부인해 왔다.

한편 그는 이번 방문길에 교보문고에서 팬 사인회를 열어 이채를 띠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서인지, 반응은 썩 신통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국내 외국인 소로스에 동의

“한국에 오래 산 사람일수록 불안감 적어”

외국인들은 대체적으로 북핵 사태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19일 오후, 기자는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인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 Strategy Analytics)’가 주최하는 한 세미나 현장(리츠칼튼)을 찾아 스스로를 유태인이라고 밝힌 피터 킹(Peter King)연구원을 만났다.

기자는 홈네트워킹 부문의 내로라하는 전문가인 그를 통해 외국인들이 한반도 핵사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었다. 두 아이를 두고 있다는 피터 킹 연구원은 우선, 북한이 처한 어려움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사태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우회적 답변이었다.

그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입에 올리며 자신의 논지를 펼쳐나갔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이름을 ‘김일정’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굉장히 불안정한 여건에 있다는 점을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남북한의 군사 대치상황을 지적하며 대북 제재에 조심스러운 접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지 소로스의 방문 사실을 알려주자, 그야말로 한반도 전문가라며 추켜세우기도.

향후 시나리오를 묻자, 적어도 북한에 관한 한 전문가들의 예측은 늘 빗나간다며 말을 꺼린 그는, 다만 “핵은 상당히 비싼 무기”라며 핵무기 개발로 북한 사람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SC제일은행의 크리스 홀란즈 부행장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지난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사태후 외국인 투자 건수가 오히려 더 늘어났다는 자료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홀란즈 부행장은 “한국에 오래 산 사람일수록 불안감이 적다”며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당장 북핵 사태가 투자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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