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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

[이코노믹리뷰 2006-06-23 05:24](권춘오 네오넷 코리아 편집장의  서평입니다. 교육학과 범죄 심리학을 강의하고 있는 저자는 ‘지나친 공격성’못지 않게 ‘부족한 공격성’도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한다고 주장합니다. )


페페로니 전략
옌스 바이트너 지음/배진아 옮김/더난출판/2006년 6월/247쪽/9,000원


한 형제가 있었다. 동생은 약골이고 나이도 어리지만 대신 똘똘하다. 형은 튼튼한 근육질의 몸이지만 약간 어벙하다. 이 형제가 사는 동네에는 형과 비슷한 또래의 불량배들이 있다. 동생은 형의 몸 상태(?)만 믿고 이 불량배들에게 '우리 “형이 혼내 줄거야”라고 큰 소리를 치는데…. 결과가 어떠하였을까?

아쉽게도 엄청난 근육질의 형은 비쩍 마른 불량배에게 상대도 되지 않았다. 형편없이 얻어터져 눈과 얼굴에 시커먼 멍이 들고 풀이 죽어 뒤돌아 앉은 형이 동생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분명 힘으로 따지면 상대도 되지 않는 이에게 어떻게 저렇게 얻어터질 수 있을까. 답은 불량배의 입에서 나온다.

“너네 형은 타고난 겁쟁이야.”

제목도 기억 안 나는 아주 오래된 기억의 영화 속 한 장면이다. 필자는 당시 어린 나이였지만, 그 불량배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도 그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강렬한 메시지는 함부르크 응용과학대학 교수인 옌스 바이트너가 그의 책 《페페로니 전략》에서 소개하는 매운 맛, 즉 공격성과 깊게 연관된다.

옌스 바이트너 교수는 원래 교육학과 범죄심리학을 강의해왔고, ‘공격성’ 전문가로 20여 년 동안 인간 안에 내재된 공격성을 규명해왔으며, 많은 문제 청소년들의 교화 프로그램에 참여해 온 사람이다.

실제로 독일과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그가 개발한 ‘공격성 완화 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한 프로젝트가 90여 건 이상 진행 중이기도 하다. 그런데 공격성을 완화시키는 연구를 해 온 사람이 이 책에서는 공격성을 키우라니 이 무슨 말인가. 여기에는 계기가 있다.

어느 날 옌스 바이트너에게 독일의 유수 기업들의 요청이 왔다.

‘최고의 실력과 자질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살아가기엔 너무나 착해빠진 직장인들에게 투지와 의사관철 능력을 키워줄 수 없겠는가?’

저자는 이러한 요청이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공격성을 오랫동안 연구해 온 경험을 통해, ‘지나친 공격성’ 못지 않게 ‘부족한 공격성’ 또한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들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러한 계기와 깨우침이 바로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이유가 됐다.

결국 이 글의 처음에 말했던 ‘근육질 형의 이야기’와 ‘부족한 공격성’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아무리 힘이 좋으면 뭐 하는가. 아무리 실력과 자질이 출중하면 뭐 하는가. 그 힘과 실력·자질을 제대로 써먹지 못하는 이상에야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한데 말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부족한 공격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적은 수의 부하직원조차 제대로 통솔하지 못하고, 자신의 옳은 의견과 관점을 제대로 관철시키지도 못하고, 항상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모호한 위치에서 ‘허허’ 거리며 세상을 살아간다. 소위 ‘맹물’이라는 거다.

하지만 성공이라는 산에 오르려면 우수한 지적 능력과 성실함만으로는 부족하다. 저자는 달작지근한 파프리카는 80%면 충분하며, 나머지 20%는 매운 것으로 채워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 20%의 매운 맛이 없는 사람들은 ‘경쟁’보다 ‘관용’과 ‘배려’를 강조하고 ‘선한 척’ 한다.

문제는 이러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고 주눅들어 있으며, 심하면 우울증에 빠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다른 사람들을 매우 피곤하게 하고 그들의 직장 생활까지 망쳐버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는 패배자가 되느니 차라리 공격자가 될 것을, 그러기 위해 페페로니 지수를 높일 것을 권한다.

“당신이 마음만 먹으면 매서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결코 당신의 친절함을 유약함과 혼동하지 않는다. … 공격성을 키워 당신의 의사를 관철시켜라! 그리고 이를 통해 선한 일을 하라!”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현대적 기준의 윤리며 도덕이다.

물론 이것은 건강한 공격성을 건설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지, 악의적이고 비열한 출세지향주의자가 되자는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책의 서두에 ‘페페로니 지수 테스트’를 통해 현재 자신이 어느 정도 매운지를 자가 진단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다음과 같이 8가지 페페로니 전략의 원칙을 강조한다.

① 목표를 위해 힘 있게 밀어붙여라!
② 가망 없는 힘 겨루기는 포기하라!
③ 입장 표명을 분명히 하라!
④ 불평꾼·패배자·회의주의자를 멀리 하라!
⑤ 맷집을 길러라!
⑥ 방어용 화법을 익혀라!
⑦ 나쁜 소문에 즉각 대응하라!
⑧ 정기적으로 적을 분석하라!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에야 어느 누구도 타인에게 상처나 위압감을 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너무나 좋은 사람이자 훌륭한 성품의 소유자로만 지낸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오히려 더 큰 상처와 패배감을 안겨줄 수 있는 것이 오늘날의 사회 생활이다. 실제로 중간관리자 혹은 팀장 역할을 해 본 사람들은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로 판명되는 순간, 조직은 와해되기 시작한다.

100% 매운 맛이 되라는 것이 아니니 ‘나 너무 매몰찬 인간이 되는 거 아냐’ 하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필요한 것은 단 20%뿐. 그리고 그 20%로 인해 자신이 편하고, 타인이 편하고, 조직이 편하다면, 이건 독배도 아니니 해볼 만 하지 않은가?

20%의 매운 맛이 없는 사람들은 ‘경쟁’ 보다 ‘관용’과 ‘배려’를 강조한다. 문제는 이러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받고, 주눅들어 있고 심하면 우울증에 빠진다는 것이다.

권춘오 네오넷 코리아 편집장(www.summ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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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노는 만큼 성공한다>

[이코노믹리뷰 2006-07-31 00:03] 제가 수년전 모시던 편집국장님 한 분은 사람을 판단할 때 술집이나, 사내 행사 등에서 노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본다고 하더군요. 경험에 비추어 볼때 잘 노는 사람이 취재도 잘하고, 취재원들과의 관계도 잘 유지한다는 게 그분의 지론이었는데요.

권춘오 편집장이 이코노믹리뷰에 기고한 서평글도 비슷한 내용입니다.

이 책은 잘 노는 사람이 창의적이고, 21세기에는 창의적인 사람이 성공한다는 일반 상식이
심리학적으로 어떻게 가능한지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김정운 지음/21세기북스/298쪽/12,000원

“소풍은 수업의 연장이다.”

어릴 적 학교 소풍 하루 전날, 선생님은 종례 시간에 항상 이렇게 말했다. 중학교·고등학교에 와서도 항상 선생님들은 똑같은 말을 했다. “수업의 연장이다!”하지만 우리는 지겨운 수업과 교실을 떠나 탁 트인 곳에서 휴식한다는 설레이는 마음, ‘그 날 하루 종일 친구들과 맛난 것 먹고 논다’는 생각만 했기에, 선생님의 그 당부의 말은 귓등으로 흘려듣고, 괜한 노파심에 하는 말, 뻔한 말, 그냥 하는 말로 받아들였다. 쉽게 말해 무시해도 좋을 ‘꼰대의 말’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금에 와 생각하면, 그 말은 자못 심오한 말이었다. 맞다, 소풍은 수업의 연장이었다. 단순히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업에 지친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고, 앞으로의 수업에 대한 에너지를 쌓고 긍정적이고 건강한 생활 태도를 만들어주는 ‘생산적인 휴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하루조차 아까워 수업하고, 노는 것 한 번 없이 학교 생활을 해야 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은가. 끔찍한 건 둘째치고 오히려 ‘역주행’을 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고 본다. 쉬는 시간 10분 동안에도 자리에 앉아 공부하고, 수학여행 버스에서 영어 단어 외우던 강박형 친구치고 공부 잘하던 이가 있던가.

이렇듯 ‘휴식’ 혹은 ‘쉼’ ‘놀이’는 우리 생활의 활력소이자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서 그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직장 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잘 노는 친구’가 강박형 일중독자보다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주5일제를 도입한 지 수 년이 지난 지금, 갑자기 늘어난 여가 시간을 우리는 일상에서 잘 소화해내고 있는가. 그리고 기업들은 진정한 주5일제를 실행하여 직원들의 창의력과 생산성을 더 높이고 있는가.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나 기업이 과연 몇이나 될까.

《노는 만큼 성공한다》(21세기북스)는 잘 노는 사람이 창의적이고, 21세기에는 창의적인 사람이 성공한다는 일반 상식이 심리학적으로 어떻게 가능한지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책으로, 말로만 주5일제를 부르짖고, 실제로는 주7일 근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일 중독자들과 기업들에 ‘일 중독의 덫’과 선진사회형 놀이문화의 대조적인 결과를 비교 분석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일하는 것’은 세계 최고이나 ‘노는 것’은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여가 문화나 놀이 문화가 상당히 왜곡되어 있는 것이다. 저자는 경제적 발전에 상응하여 금융 시스템이 변하지 못해 IMF 위기가 닥친 것처럼 여가 문화의 근본이 변하지 못하면 도덕적·문화적 IMF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 경고한다. 그리고 생산적 여가 문화의 부재가 ‘1만 달러의 덫’에 걸리게 된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한다. 제대로 놀지 못하기 때문에, 즉 놀면 불안해 지는 병 때문에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진입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21세기 사회·문화적 변화를 따라갈 수 있는 창의적 마인드의 부족이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창의적 마인드는 생산적 여가 문화와 직접적인 연관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잘 놀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일에 반대되는 말을 여기나 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가는 일의 반대말이 결코 아니다. 일의 반대말은 여가가 아니라 나태다. 나태는 어디서 발생하는가? 여가 없이 일만 할 때 발생한다.

조사에 따르면, 일주일에 70시간을 일한다고 생각하는 일 중독자가 40시간 일하는 여가 활용자보다 생산성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 중독자는 수많은 걱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시간적으로는 더 많이 일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보면 사정이 다르다. 일요일 저녁이 되면 새로 시작되는 한 주가 불안한 일 중독자는 수많은 걱정으로 실제 일하는 시간은 30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생각이 많아 부질없는 걱정이 떠나지 않는 현상을 미시간 대학교 심리학과 놀렌 획스마 교수는 ‘오버싱킹’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오버싱킹이란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는 현상을 뜻한다.

선진사회의 경우, 이러한 일 중독의 비생산성이 기업 경영의 실패로 이어지고, 금전적 인센티브 또한 사람을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음을 알고, 새롭게 채택한 제도가 있다. 바로 ‘Work-Life Balance Program(WLB 프로그램)’이다. 직원들의 일과 개인적 삶의 조화를 배려하려는 새로운 인재 관리 전략 WLB 프로그램은 일과 개인적 삶의 불균형으로 야기되는 갖가지 문제를 유연근무제, 육아 휴가, 변동 휴가제 등을 통해 해결하려 시도한다. 또한 개인의 경력 관리와 회사의 업무가 일치하도록 배려하는 갖가지 제도, 가족주의형 인간들을 위한 갖가지 복리후생 정책 또한 치밀하게 계획한다. 개인의 여가와 가족과의 삶에서 즐거움을 상실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이렇게 배려 받는 느낌을 받아야 직원들은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배려하지, 개인의 관심과 회사의 업무가 제대로 일치하지 않으면 떠나버린다. 더군다나 회사에서 꼭 필요한 능력이 있는 인재일수록 미련 없이 떠난다.

더군다나 놀이는 창의성과 동의어이자 최고의 의사소통 훈련 방법이기도 하다. 21세기는 지식과 정보가 합쳐진 사회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육체적 노동이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새로운 네트워킹을 찾아내는 인간의 지적 창의력이 이윤을 창출한다. 그런데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창의력은 ‘재미’를 적극적으로 추구할 때 개발된다. 이 ‘재미’가 근면·성실을 뛰어 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노동과 자본이 없는 나라가 망했다. 그러나 21세기에는 새로운 지식이 지속적으로 창출되지 않는 나라가 망한다.

의사 소통에 있어서도 놀이의 효과는 탁월하다. 잘 노는 사람은 타인의 마음을 잘 헤아려 읽고, 가상의 상황에 익숙하다. 놀이는 항상 가상의 상황에 대한 상상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잘 노는 사람은 자신을 돌이켜 보는 데도 매우 능숙하다. 나를 객관화시켜 바라보는 능력은 또 하나의 가상 상황에 나를 세워놓는 일이기 때문이다. 결국 잘 노는 사람이 행복하고, 잘 살게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린 잘 놀아야 한다. 놀이의 본질은 상상력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놀이는 개인의 성공에서 기업의 성공, 한 나라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놀이’에 대한 생각의 운신의 폭이 좁고 제대로 된 놀이 문화 또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소위 ‘2만달러 시대’ ‘선진 문화 사회’ ‘강소국’ 등의 미래 전략이 과연 성공할 수 있겠는가. 저자는 늘어난 여가 시간을 즐기지 못하기 때문에 놀면서도 여전히 불행한 이 뿌리 깊은 우리의 집단심리학적 질병을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선진사회형 놀이문화의 가능성과 적용성을 탐구하는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잘 놀고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일 중독으로 오히려 역주행 할 것인가.

권춘오 네오넷 코리아 편집장(www.summ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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