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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03 "비만은 부모 탓이 아니다"
 
Book Review |“의학 지식이 당신의 건강을 해친다”

[이코노믹리뷰 2006-12-15 05:30]저는 목요일에 커피를 많이 마시는 편입니다. 다음날이 원고 마감이어서 잠을좀 억제해야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적게는 3잔에서 많게는 대여섯잔까지 마시는 데요, 커피라는게 달작지근하기도 하고 먹을만하기는 하지만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건강에 썩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탓입니다. 하지만 방송이나 신문 한 귀퉁이에 조그맣게 실리는 외국의 유명 연구자들은 커피가 심장병을 예방하는 데 좋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합니다. 솔직히 잘 납득이 가지않는 내용인데요. 카페인이 몸에 해롭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이 맞는 것일까요. 한 귀로 흘려보내지만 마냥 무시하기만도 찜찜한 건강상식의 허실을 한번 들여다보시죠.



《불량의학》
크리스토퍼 완제크 지음, 박은영 옮김
열대림/ 2006년 12월/ 391쪽/ 15,000원)

과학과 의학의 이름 아래 대중을 현혹하는 불량 의학의 실체를 고발한 책이다. 저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의학적 몰이해를 정면에서 파헤친다.

일찍이 소크라테스가 말했다. ‘너 자신을 알라.’ 우리는 이 말을 ‘잘난 척 하지 마라’는 의미로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잘난 척 하지 마라’는 뜻이 아니며 소크라테스가 창조한 말도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이 말을 평소에 잘 음미하고 다녔는데, 이는 사실 델포이 신전의 기둥에 적힌 문구로, 본 의미를 보면 ‘당신은 영혼(혹은 이성)을 지닌 존귀한 존재임을 아십시오’라는 뜻이다.

이렇듯 확실하다고 생각한 것이 실제로는 사실이 아닌 경우가 너무 많다. 이러한 부정확한, 혹은 잘못된 정보들이 양산되면, 피해자가 발생한다. 결론인즉, 우리가 뭔가를 제대로 알고 이야기하여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려면 그만큼 시간과 노력, 즉 심사숙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디서 귀동냥으로 들은 이야기, 자신도 확신치 못하는 이야기, 설익게 이해한 이야기는 자기 자신뿐 아니라 남에게도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특히, 이 이야기들이 건강과 의학에 관련된 것이라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불량의학》(열대림)은 공중보건학과 저널리즘을 전공한 저자가 과학과 의학의 이름 아래 대중을 현혹하는 불량 의학의 실체를 고발한 책이다.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과 웰빙에 관심을 쏟고 있는 오늘날, 수많은 의학 정보와 건강 상식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기서 그 정보와 상식 중에 진위를 가려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에 저자는 비만에서 감기 치료, 세균에 대한 몰이해, 방사선의 위험도, 맹장 무용설, 자석과 건강, 산소 요법, 백신의 위험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의학과 건강에 관한 주제를 대상으로, 그 의학적 속신과 몰이해를 정면에서 파헤친다.

비만을 보자. 오늘날처럼 인류가 잘 먹고 잘 산 적이 없다. 1920년대 세워진 양키스타디움은 9000석의 좌석을 없애고 현대 미국인들의 덩치에 맞춰 좌석 크기를 15인치에서 19인치로 늘렸다. 현대인의 체중이 이렇게 늘어난 원인은 식품 공급은 늘어난 반면 생활은 편리해졌기 때문이다.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고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계단도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현대인들의 체중이 불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럼에도 인터넷을 들어가 ‘살찌는 체질’을 검색해 보라. 소위 비만 클리닉을 운영하는 곳에서조차 ‘살찌는 체질’을 언급하고 돈을 들여 자기 클리닉에서 체질 개선을 해볼 것을 권한다. 정말 그럴까? 정말 살찌는 체질이 있을까?

저자는 단호하다. 살찌는 체질은 없다. 비만 유전자는 없다는 것이다. 원래부터 살찌는 체질이 있다면, 왜 100년 전의 낡은 흑백 사진에는 오늘날과 같은 비만이 많이 보이지 않는 걸까.

천연 제품이라고 안심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불량 의학에 대한 맹신이다. 허브(Herb), 즉 약용식물에 대해 우리는 매우 관대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정말 천연은 안전한 것일까? 약초의 문제는 ‘우리가 어떤 것이 어느 상황에 좋은지, 더 정확하게는 적절한 양이 어느 정도인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허브 제제에는 쓸 수 없는 재료, 아무런 약효가 들어 있지 않은 식물의 부위, 오염된 재료가 들어 있거나 심지어 약초라고는 전혀 들어 있지 않은 것들이 허다하다. 더군다나 허브도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어떤 화학물질은 인간에게 매우 안전하고, 어떤 것들은 매우 위험하다. 자연이 만든 화학물질이라고 해서 제약회사 연구실에서 만들어진 것보다 안전하다는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맹장 무용설은 어떨까? 우리는 아주 예전부터 맹장은 우리 몸에 필요하지 않은 퇴화된 장기이기 때문에 없애도 아무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열성적인 의사들은 다른 수술을 하는 도중에 툭하면 맹장을 제거해 버리곤 했는데, 그 이유라는 것이 언젠가 감염될 수도 있기 때문에 미연에 싹을 자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맹장은 필요가 없는 기관일까? 그렇지 않다. 맹장은 음식물이 들락날락하는 오래된 창자로서, 백혈구 세포를 위장 기관에 있는 무수한 세균과 바이러스, 약물, 나쁜 음식 앞에 노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백혈구는 대장균과 같은 치명적인 잠재성을 지닌 세균과 싸우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저자는 의학 연구라는 미명 하에 진행되는 각종 실험 결과들도 과연 믿을 만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 우리는 TV나 신문을 통해, ‘무엇 무엇이 인체에 무슨 무슨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라는 류의 의학 정보를 종종 보곤 하는데, 이도 사실 엉터리가 많다는 것이다. 오늘은 ‘커피가 심장발작의 원인’이었는데, 내일은 ‘커피가 심장에 좋다’는 연구 발표가 그 한 사례일 것이다. 왜 이런 상반된 연구가 나오는 것일까? 이것은 연구의 깊이가 얕고, 연구에 과학자들의 선입견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업계에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연구에만 자금 지원이 동원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저자는 ‘늙으면 아픈 것이 당연하다’거나 ‘인간은 뇌의 10%밖에 못쓰고 죽는다’ ‘암에는 상어 연골이 특효다’ ‘백신은 위험하다’ ‘TV를 가까이 보면 눈이 나빠진다’ ‘당근을 많이 먹으면 눈이 좋아진다’ ‘모든 심장마비는 가슴을 뜯을 정도로 날카로운 고통을 일으킨다’ 등이 모두 불량 의학임을 밝히고, 영화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등에 나오는 불량 의학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치명적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믿고 따라야 건강하게 살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답은 간단하다. 바로 중용이다.

2150년의 우리 후손들은 2006년 우리의 의학 기술을 비웃을 수 있다. 적당한 운동과 절제된 식사 방법만 빼놓고 말이다. 왜냐하면 이 방법이야말로 바로 수천 년 동안 증명되어온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법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이 방법을 제쳐놓고 다른 방법을 찾느라 혈안이 되어왔을 뿐이다.

과학에 대한 맹신, 보다 나아진 삶의 질, 그리고 무차별적인 모든 정보가 퍼질 수 있는 환경으로 인해, 오늘날 불량의학과 우량의학이 그 어느 시대보다 더 혼돈스럽게 공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럴 때일수록 몸에 좋다는 것을 무작정 찾아 섭취하거나 적용하기보다는, 불량의학 정보나 상식을 구별해내는 능력이 바로 진정한 웰빙과 건강 추구가 아닐까 싶다.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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