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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20세기를 만든 200명의 얼굴

[이코노믹리뷰 2006-07-17 00:45]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이 이코노믹리뷰에 기고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세상을 무섭게 진화시킨 사건과 발견, 한 차원 높은
과학기술과 예술 분야에서의 업적, 정치적 음모,
무수한 전쟁 등을 토대로 우리 시대를 만든 사람들을 보여줍니다.

역사는 사건보다 사람을 통해 더 가치 있는 교훈을 제공해주며,
이 책이 주는 선물이 바로 그것이라는 게 권편집장의 말이네요.



《아이콘》

바버라 캐디 지음/ 박인희 옮김/ 거름/ 2006년 6월/ 421·419쪽/각 14,900원

사람은 절대 혼자 성장할 수 없다. 젖먹이 시절에는 부모 혹은 부모 역할을 해주는 존재가 필수이고, 유아기·소년기·청년기 때마다 수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체 과정 중 유독 오늘의 자신을 형성하는 데 가장 기여도가 높은 사람들을 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위인전기에서 읽은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일 수도 있고, 부모일 수도 있고, 은사일 수도 있으며, 친구일 수도 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이었을 수도 있고 나쁜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사람과 같이 한 시대 또한 그렇다. 한 시대를 형성하는 데 가장 기여도가 높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 기여도는 좋은 것일 수도, 나쁜 것일 수도 있지만, 이들의 행동과 발언·업적 등이 현재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오늘날, 20세기를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들은 누구일까?

얼핏 생각하면 히틀러·마르크스·스탈린· 처칠·루스벨트 등 전쟁이나 이념 등과 관련된 인물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인류가 지금까지 전쟁만 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현재 보는 것, 듣는 것,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것, 생각하는 것 등 모든 면을 고려해보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을 생각해야 한다.

《아이콘》(거름)은 세상을 무섭게 진화시킨 사건과 발견, 한 차원 높은 과학기술과 예술 분야에서의 업적, 정치적 음모, 인간성의 쇠퇴를 보여 주는 무수한 전쟁 등을 토대로 우리 시대를 만든 사람들을 보여준다.

아이콘(icon)이란 ‘이미지’ 혹은 ‘표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에이콘(eikon)’에서 나온 말로, 일반적으로 인물이나 사람의 형상을 나타낼 때 많이 쓰며, 오늘날에 와서는 ‘대표’ ‘중요’ ‘지존’의 뉘앙스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책은 아이콘의 개념을 ‘이름과 얼굴이 널리 알려져 있고, 좋든 나쁘든 현대 역사의 흐름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정의하고, 이 정의에 따라 예술·과학·정치·스포츠,·출판·패션·교육·엔터테인먼트,·기술 분야에서 활동했던 혹은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수천 명의 인사들 중 1000명을 우선 선발한 후 이들을 2년 동안의 투표와 통계 작업을 거쳐 200명으로 추려 이 시대의 아이콘으로 선정한 책이다.

편집자이자 작가인 저자는 방대한 양의 자료를 꼼꼼히 조사한 뒤 생생한 필치로 200명의 전기를 그리고 있으며, 한정된 지면이지만 각 인물의 삶과 업적을 요약하고 고달픈 어린 시절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까지 전해준다.

자, 어떤 사람들이 우리 시대의 아이콘일까.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인물 말고 색다른 인물을 몇몇 소개해 보자.

한국 선수들의 활발한 진출로 우리 국민들도 관심 깊게 지켜보는 미국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는 거의 대부분 흑인 선수들이다. 스포츠계에서 이제 흑인은 탁월한 신체적 조건으로 어느 분야든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흑인들이 스포츠에 진출하는 것, 특히 백인들의 전유물이었던 야구에 진출하는 것은 한때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이 금기의 벽을 깨뜨린 최초의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재키 로빈슨이라는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이었다. 하지만 시작은 수월하지 않았다. 적의에 가득 찬 편협한 행위와 투수가 던진 빈볼, 그의 작은 실수 하나도 용납하지 않고 과장시키는 언론 등…. 하지만 이러한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승리를 일궈낸 그가 있었기에 오늘날 메이저리그에는 제2, 제3의 로빈슨이 등장할 수 있었다.

로빈슨을 포함하여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200명의 공통점은 ‘잠잠한 연못에 돌멩이를 던졌다’는 점이다. 그 돌멩이로 인해 명성을 얻기도 했지만, 비난 또한 많았다.

한 사례로 크리스티안 바너드 박사가 있다. 오늘날 심장이식 수술은 도덕적 비난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렇지는 않았다. 1967년 12월 3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그루테슈르병원 수술실, 사고로 죽은 대니얼 볼즈라는 25세 여성의 심장이 55세의 잡화상 루이스 워시칸스키에게 이식되었다.

이 혁신적인 수술법은 환자의 생명을 구했지만 시술자인 바너드 박사는 비평가들에게 자연의 법칙을 무시한 자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세계는 죽은 사람의 심장 적출이라는 윤리적 문제에 직면해야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오늘날 수많은 생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된 기념비적인 업적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이 밖에도 이 책은 인간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음을 주장한 ‘죽음의 의사’ 잭 키보키언 박사, 여성으로서 태평양과 대서양을 최초로 횡단한 비행사 아멜리아 이어하트, 거의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두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운동선수로 불린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 등 200명의 인물이 낡은 흑백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이들 중 어떤 이들은 레닌·아인슈타인·월트 디즈니 등과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 번 정도 이름을 들어 본 것 같은 사람, 이름도 얼굴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에 상관없이 이들이 오늘날 우리의 삶·생활·문화 등에 녹아있는 존재들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역사는 사건보다 사람을 통해 더 가치 있는 교훈을 제공해준다. 모든 역사의 가장 밑바닥에는 바로 사람이 서 있고 역사가 움직이는 동력이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주는 선물 역시 그와 마찬가지다.

즉 오늘날의 세계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사건보다는 동력원이 된 인물들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살펴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생활 속에서 우리가 그들의 존재를 느끼게 되면, 지금까지 밋밋했던 것이 가치 있는 것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한다지 않는가.

권춘오 네오넷 코리아 편집장(www.summ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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