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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06 천재 바둑기사가 바라본 '주역'의 허구
 
People |주역책 낸 프로바둑기사 문용직

[이코노믹리뷰 2007-04-27 06:54]


“이창호와 맞장 뜬 실력으로
주역의 허구 파헤쳤습니다”

위편삼절(韋編三絶)’. 공자가 주역을 탐독하다 보니 이 책을 묶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중국의 고사다.

인류의 스승인 공자뿐일까. 요즘도 주역 한 권을 달랑 들고 지리산 계곡이나 고수들을 찾아 나서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자신의 운명이나, 진리의 궁극을 보고 싶다는 욕망 탓이다.

반상의 자유인으로 널리 알려진 프로바둑기사 문용직 씨.

그도 한때는 이들과 비슷한 생각을 했다고 한다.

마흔을 갓 넘긴 나이였다. 동양학의 대가로 통하는 남회근 선생의 가르침에 따라 주역서 한 권을 달랑 들고 무작정 지리산행을 결행했다. 그리고 그 어렵다는 주역을 통째로 외웠다.

‘책을 암기하라’는 그의 조언을 받아들인 결과다. 공자가 젊은 시절 읽지 않은 것을 통렬히 후회했다던 동양의 고전. 드디어 비밀의 문에 들어섰다는 자부심은 오롯이 그의 몫이었다. 뿌듯함이 가슴 한구석을 채웠다고 그는 회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취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가슴이 허전했습니다. 주역의 복잡한 궤들, 그리고 이러한 궤와 효가 빚어내는 은유에 과연 논리적 허점은 없는 것일까. 이런 의혹들을 좀처럼 지울 수 없었습니다.”

지난 3000년 동안 사람들은 주역에 대해 좀처럼 의심을 품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바둑돌 하나를 옮기면서도 치열한 ‘수 싸움’을 하는 프로 바둑기사다.

맹목적인 믿음은 그의 사전에 없었고, 두 달 간 경기도 일산의 한 중국집에서 점심 식사와 더불어 이런 생각을 냅킨에 하나씩 옮겼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주역의 논리적 허점을 치밀하게 파고든 노작인 《주역의 발견》을 발표했다. 수학자인 괴델의 불완전성 원리를 적용하는 등 폭넓은 지적 편력으로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설명에도 불구, 한 가지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주역은 과연 말장난에 불과한 것일까. 삼국지에는 한 역술가가 조조 휘하 장수의 횡액을 예언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가깝게는 우리나라에서 6·25전쟁 발발을 내다보고 제자들을 고향에 돌려보냈다는 동양학자에 얽힌 일화도 회자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일화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집밖에서 보아야 집의 구조를 제대로 알 수 있듯이 주역도 맹목적인 믿음보다는 따져보고 회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 특히 출구 없는 미로에 빠져 젊음을 낭비할 수 있다며 주역에 탐닉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경고의 말도 잊지 않았다.

서울대 정치학 박사이기도 한 그는 몇몇 일간지의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재다능하다는 표현이 결코 지나치지 않은데, 다음에는 종교를 주제로 한 책을 저술할 계획이다.

조훈현, 이창호와 여러 차례 맞장을 떴으나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은 없다며 너털웃음을 터트리기도.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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