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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25 대선주자 리더십 분석-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다시 리더를 말한다⑨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6-07 09:39

요즘 문국현씨를 입에 올리는 이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선거 결과를 정확히 짚기로 유명한 김헌태 전 사회여론연구소장이 문씨 캠프로 옮겨갔으며,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도 역시 그를 지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정치인들 가운데에도 은근히 유한킴벌리 출신의 '상인'을 입에 담는 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고 하죠.  
경제 리더십이 올해 선거 구도를 좌우하는 핵심 어젠더로 맹위를 떨치면서 가장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이명박씨의 대항마로 문씨가 높은 주목을 받기 때문인데요. 특히 이른바 교육리더십으로 주목받던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낙마하면서 , 글로벌 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에 익숙한 문씨가 이명박 후보의 비교우위를 뒤흔들  역량의 소유자로 부쩍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고전 전문가인 신동준 정치연구소장은 문씨의 경쟁력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을까요. 자 그의 리더십 분석에 귀를 기울여 보시죠.
 


진보 옷 입은‘SW리더십’…
대권레이스 참가는 아직 불투명

이명박 전 시장의‘경제 리더십’을‘시멘트 리더십’으로 폄하하며 정치에 뛰어들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문국현 사장. 현재 단 한 사람의 대선 주자도 국민과 올바른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문 사장, 그가 갖고 있는,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리더십은 과연 무엇일까.

모수(毛遂)가 스스로 자신을 천거해 생겨난 고사성어 모수자천(毛遂自薦). 이 고사는 ‘경제 리더십’이 대선 정국의 화두로 등장해 있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 비춰볼 때 기업 CEO인 문 사장이 스스로 ‘진정한 경제전문가’를 자처하는 논리와 사뭇 닮아 있다.

서울에서 태어나 외국어대를 졸업한 문국현 사장은 지난 1974년에 유한킴벌리에 평사원으로 들어간 뒤 입사 20년 만인 지난 1995년에 사장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최근 유한킴벌리의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다시 선출되었다. 5회째 연임하는 셈이다. 고사하지 않는 한 횟수에 제한받지 않고 연임할 공산이 크다. 이는 한나라당의 이명박 전 서울 시장이 평사원으로 입사해 현대건설 사장이 된 후 정계에 입문해 유력한 대선주자로 변신한 것에 비유할 만하다.

그러나 그는 20여 년 동안 경실련 환경정의시민연대 이사와 생명의 숲 공동대표, 아름다운 재단 이사, 내셔널트러스트 공동대표 등 각종 시민사회단체의 대표로 활약해 왔다. 이 전시장이 정계에 투신한 뒤 승승장구해 마침내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한 것과 사뭇 대조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장수 CEO… 이명박 전 시장과 닮은꼴

그렇다면 진보적 시민단체들로부터 소위 ‘범여권’의 대선주자로 나설 것을 종용받고 있는 그 또한 과연 뒤늦게 정치권에 뛰어들어 이 전 시장과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현재 그는 시민단체를 비롯한 진보진영 내에서 대권주자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인물로 통하고 있다. 서울대 경영대학의 조동성 교수는 지난 2005년에 그와 함께 펴낸 책에서 그를 이같이 칭송한 바 있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한없는 긍휼(矜恤)을 느끼는 박애주의자를 본 적이 있는가? 맑은 얼굴과 단정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진 인격자를 본 적이 있는가? 인생과 사회에 대한 모든 질문에 현명함과 용기에 기초해 미래를 제시해 주는 스승을 본 적이 있는가?”

이런 칭송이 과연 얼마나 객관성을 띠고 있는 것인지는 분별하기 쉽지 않으나 그가 결코 간단한 인물이 아닌 것만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작 그의 속셈은 과연 어떤 것일까? 그의 발언 중에는 국민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 전 시장을 겨냥한 언급이 적지 않다. 이는 선두주자를 타격대상으로 삼아 자신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고단수의 책략일 수도 있다. 실제로 그는 21세기의 비전과 관련해 이같이 언급한 바 있다.

“과거는 개발독재와 시멘트, 부동산 거품, 양극화로 정의된다. 이는 자산축적을 소수에게 집중시킬 뿐이고,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환경을 파괴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사람의 창조력과 소프트웨어가 중시되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이름만 거론하지 않았을 뿐 그는 이 전 시장의‘경제리더십’을 일종의 ‘시멘트리더십’으로 규정한 셈이다. 같은 기업CEO 출신으로서 이 전 시장의 ‘경제리더십’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짙게 배어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로 미뤄 그 또한 이 전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적절한 시점이 찾아오면 정치에 뛰어들 공산이 크다. 실제로 그는 대선 출마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향후 정국과 관련해서는 많은 말을 하고 있다.

“현재 단 한 사람의 대선 주자도 정책을 갖고 국민과 올바른 대화를 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사람일지라도 당선이 안 된다. 진정한 ‘경제전문가’들이 정책을 터놓고 논의할 장(場)이 없다. 그런 장이 생기면 나도 참여할 생각이다.”

이는 은연 중 이 전 시장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같은 ‘진정한 경제전문가’가 나서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의 ‘경제리더십’은 그가 자주 인용하는 소위 ‘통상문화(通商文化) 국가’라는 말 속에 융해돼 있다. 그의 주장인 즉 단순한 통상이 아닌 문화가 접목된 통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리안 브랜드가 세계인들로부터 기술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높이 존경받고, 친환경적이면서 인권 침해가 없는 제품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화가 뒤따라가야 한다. 세계 시민으로서의 위치를 갖춰가면서 통상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명박의 ‘경제리더십’은 ‘시멘트리더십’”

경제를 환경 및 문화와 접목시킨 그의 독특한 ‘경제리더십’을 엿보게 해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미FTA협상에 대한 그의 비판적인 시각도 동일한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다. 그의 견해는 외견상 한미FTA협상을 극력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입장과 유사하나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적잖은 차이가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농업은 특수성과 지역성이 있다. 그 나라만의 문화적 가치와 생태적, 환경적 가치가 높은 부문으로 우리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다. 농촌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분열로 가는 길이다.”

정치 차원에서 접근하는 사람들과 달리 순수 경제 차원에 입각한 날카로운 지적이 아닐 수 없다. 그는 현재 국민들이 정작 필요로 하는 것은 ‘식상한 정치’가 아니라 ‘발전하는 경제’라고 단언하고 있다. 국민들은 21세기의 시대적 조류를 좇아 훨씬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는데도 유독 정치지도자들만이 구태의연하게 20세기형 성장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통렬한 지적이다.

현재 그는 시종 ‘정책제안자’로서의 역할에 만족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이번 대선에서는 ‘혼이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혼이 있는 창조경제’는 그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빼 놓지 않고 언급하는 그의 화두이다. 그 내용을 보면 사실 자신을 ‘경제리더십’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나 다름없다.

진정한 경제전문가 자처는 모수자천(毛遂自薦)?

이는 역사적인 사례에 비춰볼 때 일종의 ‘모수자천(毛遂自薦)’의 화법에 해당한다. 이번 대선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원래 ‘모수자천’은 전국시대 말기에 나온 일화이다. 사마광의 《자치통감》 ‘주난왕 57년’조에 따르면 기원전 258년 정월에 진시황의 조부인 진소양왕(秦昭陽王)은 대군을 보내 조(趙)나라의 수도 한단(邯鄲)을 치게 했다. 이에 놀란 조효성왕(趙孝成王)은 평원군(平原君) 조승(趙勝)에게 명하여 급히 초나라로 가 구원을 청하게 했다.

이때 평원군은 문하의 식객 중 문무를 겸비한 20명의 인재를 선발해 함께 가기로 했다. 그러나 19명의 인재를 얻었으나 나머지 한 사람은 당장 찾을 길이 없었다. 마침 식객으로 있던 모수(毛遂)가 스스로를 천거하고 나섰다. 그러자 평원군이 힐난했다.

“무릇 현사(賢士)의 처세를 보면 마치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는 것과 같아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이오. 지금 선생은 나의 문하에 있은 지 이미 3년이나 되었으나 주위에서 선생을 칭송하는 사람이 없소. 이는 선생이 별로 칭찬할 만한 점이 없다는 것이나 다름없소.”

모수가 반박했다.

“저는 오늘에야 비로소 주머니 속에 넣어 주기를 청한 것입니다. 저를 일찍이 주머니에 넣었다면 벌써 탈영(脫穎: 뾰쪽한 끝이 밖으로 튀어나옴)했을 것입니다.”

이 고사에서 바로 스스로를 천거한다는 뜻을 지닌 ‘모수자천’을 비롯해 뛰어난 재주를 뜻하는 ‘탈영지재(脫穎之材)’와 ‘영탈(穎脫)’‘탈영이출(脫穎而出)’ 등의 고사성어가 나왔다. 모수는 난세지략(亂世之略)을 흉중에 담고 있는 천하의 인재를 상징한다. ‘모수자천’의 이 고사는 ‘경제리더십’이 대선정국의 화두로 등장해 있는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 비춰볼 때 기업CEO인 문 사장이 스스로 ‘진정한 경제전문가’를 자처하는 논리와 사뭇 닮아 있다.

당시 19명의 문객은 ‘모수자천’에 서로 눈짓을 하며 크게 비웃었다. 이는 문 사장의 존재를 잘 모르는 세인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의 대선 출마에 의문을 표시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평원군은 마침내 초나라에 이르러 초고열왕(楚考烈王)을 동이 틀 때부터 시작해 해가 중천에 떠오를 때가지 설득하며 군사지원을 간곡히 청했으나 끝내 허락을 받지 못했다. 이때 이를 지켜보던 모수가 마침내 칼을 어루만지면서 계단을 따라 전상(殿上)으로 올라갔다. 모수가 평원군에게 따졌다.

“단 두 마디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동이 틀 때부터 시작해 해가 중천에 올랐을 때까지 해결치 못하니 이는 무슨 까닭입니까?”

이를 본 초고열왕이 대노했다.

“어찌하여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것인가? 나는 그대의 주군과 말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대는 무엇 하는 자인가?”

모수가 눈을 부릅뜬 채 칼을 어루만지며 앞으로 나아갔다.

“지금 대왕이 저를 꾸짖는 것은 주변에 초나라의 군민(軍民)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10보 안에서는 이들을 믿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대왕의 명운은 저의 손안에 있습니다. 지금 초나라 땅은 사방 5000리이고 손에 무기를 쥔 무사가 100만명인데 이는 패왕(覇王)을 할 만한 자산입니다. 초나라의 강대함은 천하의 어떤 나라도 당할 수 없습니다. 진(秦)나라 장수 백기(白起)는 일개 용부(勇夫)에 불과했으나 수만명의 무리를 이끌고 와 초나라를 격파함으로써 초나라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겨 주었습니다. 합종(合縱)은 초나라를 위한 것이지 우리 조나라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초고열왕이 크게 놀라 사죄했다.

“실로 선생의 말과 같소. 삼가 사직을 받들어 조나라를 좇도록 하겠소.”

그러자 모수가 초고열왕의 좌우에게 이같이 지시했다.

“닭과 개, 말의 피를 가져오시오.”

모수가 이내 동반(銅盤: 청동대접)을 받들고 무릎을 꿇은 채 초고열왕 앞으로 나아가 이같이 말했다.

“대왕이 먼저 삽혈(鈒血: 희생의 피를 입에 바르는 의식)하여 맹약을 확정토록 하십시오. 다음으로 저의 주군, 그 다음으로 제가 삽혈토록 하겠습니다."

드디어 전상(殿上)에서 합종의 맹약이 맺어졌다. 이어 모수는 왼손에 동반을 들고 오른손으로 식객 19명을 손짓해 부른 뒤 이같이 말했다.

“그대들은 모두 당하(堂下)에서 삽혈하도록 하시오. 그대들은 갖은 고생을 하며 따라왔으나 소위 ‘인인성사(因人成事: 다른 사람에 기대어 일을 성사시킴)’하는 꼴이 되었소.”

19명의 문객들이 크게 부끄러워하며 당하로 내려가 삽혈했다. 이로써 반나절이 지나도 결말이 나지 않았던 걸사(乞師: 군사지원요청) 교섭이 불과 한 식경(食頃) 사이에 끝나고 말았다. 합종의 맹주가 된 초고열왕이 즉시 좌우에 명하여 군사 8만명을 이끌고 가 조나라를 구하도록 했다. 이튿날 평원군은 초고열왕에게 하직하고 조나라를 향했다. 평원군이 돌아오는 도중 모수에게 사과했다.

“선생의 세 치 혀가 백만 대군보다 강했소. 이번에 선생을 보고서야 비로소 나의 지인지감(知人之鑑: 사람을 알아보는 식견)이 얼마나 천박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소. 나는 두 번 다시 감히 천하의 선비를 품평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을 것이오.”

그리고는 드디어 조나라로 돌아오자마자 모수를 상객(上客)으로 높이고 극진히 대접했다. 이 ‘모수자천’의 고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모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조나라를 구한 당대의 책사(策士)였다. 문 사장도 여러 면에서 그와 닮았다. 그가 최근 부쩍 ‘과거와의 단절’을 강조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사람들 모두 대선 승리에만 관심이 있을 뿐 어떻게 과거의 잘못으로부터 단절할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 나라를 불신과 무능으로부터 단절시켜 통합적이고 창조적인 미래를 개척해야만 한다.”

‘과거와의 단절’은 곧 ‘혼이 있는 창조경제’를 달리 표현한 것이다. 새로운 시대상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정책적 조언자’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역사상 인물 중 세종대왕과 이순신, 정약용 등을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고 있다. 이들 모두 이타적(利他的)인 삶을 살았고, 혁신가로서 종신(終身)했고, 전 생애에 걸쳐 부단히 노력해 세상을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게 그 이유이다.

사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정약용 등은 조선조 500년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군신(君臣)에 해당한다. 이들이 보여준 소위 군(도君道)와 신도(道)는 후인들의 귀감이 될 만하다. 문 사장이 군도와 신도의 표상인 이들을 존경한다는 것은 곧 군도와 신도의 이치를 기업의 경영리더십에 직결시키겠다는 의지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미국의 MBA과정에서 가르치는 통상적인 ‘경영리더십’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문 사장은 이들로부터 어떤 리더십을 배우고자 하는 것일까? 그가 제시하는 국가발전 비전에서 대략 그 윤곽을 찾을 수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국민들의 지식과 창조능력을 고양시켜야만 선진국으로 갈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평생학습을 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세종대왕을 예로 들어 바람직한 통치리더십을 이같이 설명하고 있다.

세종, 이순신, 정약용에게 배운 리더십

“지도자 중에는 손발만 다루는 지도자, 머리까지 다루는 지도자, 마음까지 감동시키는 지도자가 있다. 세종대왕은 마음까지 감동시키는 지도자이다. 나도 남의 꿈을 생각할 수 있고, 남의 행복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다짐을 수시로 한다.”

세종대왕이 보여준 치도(治道)는 확실히 그의 이런 생각과 맞아떨어진다. 평생 책을 읽고 사색하며 창조적인 생각을 한 사람으로는 단연 세종대왕을 들 수 있다. 신도의 차원에서 이를 수행한 사람은 단연 정약용이다. 이순신의 경우도 비록 무인이기는 하나 그의 삶 역시 끊임없이 공부하며 창조적인 삶을 살았다. 《난중일기》와 거북선이 그 증거이다.

그가 시종 이 전 시장의 ‘경제리더십’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 전 시장이 제시하는 남북대운하 등의 ‘경제리더십’을 국토개발에 의존하는 낡은 패러다임으로 간주하고 있다. 과거가 ‘육체’를 기반으로 하는‘시멘트리더십’으로 상징된다면 21세기는 ‘혼’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리더십’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 사장이 과연 이번 대선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역사상 그와 유사한 행보를 보인 모수는 끝내 책사로 운명을 마쳤다. 모수는 천하를 거머쥐겠다는 뜻을 품은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문 사장은 자신의 이상을 모수와 같은 신도(臣道)의 차원에 그치고자 하는 것일까, 아니면 세종대왕과 같은 군도의 차원으로까지 격상시키고자 하는 것일까? 그의 다음과 같은 언급에 해답의 실마리가 있다.

“과거의 지도자들을 보면 모두 개인은 훌륭했는데 나중에 보면 성과는 높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미래는 과거의 관성과 단절하고 새로운 시대로 도약하는 것이다. 국민적 기대를 활용하려면 신뢰받는 그룹과 창조적인 전문가 그룹이 힘을 합쳐야 한다.”

그는 장차 시민단체 등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을 경우 미래지향적인 진보정당을 창당하는데 일조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그러나 현재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범여권의 상황에 비춰 과연 그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대권은 기본적으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축록전(逐鹿戰)’으로 진행되는 까닭에 우선 당사자의 굳은 결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에 관한 의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그가 장차 대권레이스에 참여할는 대략 시민단체를 비롯한 개혁성향의 진보진영 인사들의 지지 강도에 따라 결판날 전망이다.

신동준 고전 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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