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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다이렉트 마케팅 전문가 에릭 할터 자베즈 CEO



●“소비 빙하기 극복비법 오바마 대선 승리에 다 있죠”

“오바마가 이번 대선에서 ‘콜센터’를 운영한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콜센터는 바로 대표적인 다이렉트 마케팅(DM)의 산물입니다.”

‘에릭 할터(Eric Halter)’ 자베즈(Javezz) CEO는 오바마 대선 승리 비결이 정교한 다이렉트 마케팅 기법에 있다고 강조한다.

부 시 대선 승리의 주인공 칼 로브에서 마크 펜, 오바마의 장자방 데이비드 액슬로드까지, 미 대선의 성패를 좌우한 전략가들은 하나같이 민간 부문에서 담금질한 자신들의 강점을 정치 무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한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소비자 심리 파악의 귀재들이다. ‘다이렉트 마케팅’의 대가로 통하는 에릭 할터 CEO를 만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급랭하고 있는 소비 심리 공략법을 물어본 배경이다. 그는 브랜드 강국 스위스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활동하다 여행 중 목도한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 취해 활동 무대를 우리나라로 옮긴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Q 10여년 전에 한국에 오셨죠. 시장 규모가 훨씬 큰 일본에 정착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한국에 흠뻑 빠졌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여행길에 들르게 된 한국이 마냥 푸근하고 너무 좋았습니다.

▶Q 매사에 충동적인가 봅니다

그런 성향이 있습니다만, 제 일(다이렉트 마케팅)만큼은 충동적으로 처리하지 않습니다.

▶Q 부시 대통령의 책사 ‘칼 로브’도 정계입문 전 ‘다이렉트 마케팅(DM)’ 분야에서 근무했죠?.

잘 알고 계시는군요. 다이렉트 마케팅은 선거운동과 여러모로 닮아있어요.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공략 대상을 선별해야 합니다. 그리고 액션 플랜을 만들어 상품이나 솔루션 구매를 설득해내야 합니다. 선거전의 표심(票心) 공략 과정을 떠올리게 하지 않나요.

▶Q 오바마가 승리한 이번 미국 대선에서 혹시 마케터로서 주목한 ‘현상’이 있습니까.

콜 센터예요. 오바마 진영은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콜센터’를 운영했어요. 콜센터를 운영하는 대통령 선거캠프라. 뭔가 떠오르는 메시지가 없나요. 그들은 선거전에 바로 ‘다이렉트 마케팅’ 기법을 접목한 겁니다(선거 일등 공신이 바로 스토리 마케터 출신인 ‘데이비드 액슬로드’이다).

▶Q 칼 로브는 특정 정책이 유권자에게 미칠 파장을 ‘표수’로 즉각 계산했다고 합니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한 국 소비자들은 의심이 많으면서도 의사결정은 무척 빠른 편입니다. 매순간 그들의 반응을 확인하며 마케팅 방식을 조절해야 합니다. 한국처럼 의사 결정의 속도가 빠른 시장에서는 단 한번의 실수를 돌이키기 힘든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과학적 DM이 필요한 배경입니다.

▶Q 하지만 DM을 길거리 배포용 전단 제작에나 사용하는 기법으로 폄하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10 년 전 한국 땅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DM을 아는 이들이 거의 없었거든요. 지금도 홍보 봉투 만드는 업체 정도로 아는 이들도 있지만, 현대백화점 사례는 이러한 통념을 비웃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두 가지 DM을 제작해 고객들에게 발송했어요. 자체 제작한 것과, 우리가 제작한 물량 등 두 가지였습니다.

▶Q 현대백화점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나요. 소비급랭으로 다들 부심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제작한 DM이 43%에 달하는 소비자 반응을 얻어냈습니다. 열명 중 네명이 실제 물건을 구입했다는 얘기입니다.

▶Q 비결이 무엇인가요.

콜 라를 파는 행상이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여의도에 위치한 한 사무실을 방문해 가격을 10% 깎아주겠다고 하면 콜라가 잘 팔릴까요. 물론 잘 팔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겠죠. 늘 앉아 근무하는 이 사무실 직원들이 건강을 우려해 콜라를 마시지 않을 수도 있겠죠. 소비자의 ‘니즈’를 먼저 헤아려야 하는 배경입니다.

▶Q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에 마이크로(micro) 페이지를 배치한 것도 당신의 아이디어라고 하죠.

고 객사들을 상대로 그들의 니즈를 정확히 알려주기 위해서였죠.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웹사이트를 방문해 여러 가지 질문에 답변하다 보면 자사의 ‘숨겨진 니즈(unmet need)’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객사들을 더 정교하게 파고들 수 있게 되는 거죠. 다음 단계가 홍보물 제작입니다.

▶Q 손에 들고 있는 그림책 모양의 그 전단지를 MS사가 잠재 고객사들에 배포하는 건가요.

엔 터테인먼트 요소를 많이 반영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입체 그림책의 형태를 띠고 있는 이 전단지를 빙글빙글 돌려가며 볼 수 있습니다. 홍보 텍스트도 소비자 시선의 각도까지 고려해 배치합니다. 봉투의 재질, 디자인부터 홍보물의 텍스트까지, 모든 요소에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

▶Q 제작비가 많이 들지 않을까요. 경기가 안 좋다 보니 다들 비용절감에 목을 매고 있습니다만.

한 국 소비자들은 성질이 매우 급합니다. 그러면서도 매우 비판적입니다. 전단지가 평범하면 아예 열어보지도 않을 겁니다. 단계별로 ROI(투자대비 수익률, Return on Investment)를 철저하게 따져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강화한 것도 ROI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주먹구구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죠.

▶Q 브랜드 강국인 스위스식 DM이 한국에서도 먹혀들고 있는 건가요.

한 국에 오기 전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 마케팅 전략가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마케팅 방식도 많이 다른 편입니다. 키가 작은 편이어서 농구선수가 될 수는 없었지만, 이 분야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난 10년간 자베즈는 매년 두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Q 다들 내년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어요. <이코노미스트>는 현금을 손에 쥐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좋은 지적입니다. 물건이 팔리지 않는데 무작정 버틸 장사는 없습니다. 워런 버핏도 현금 흐름을 중시하지 않습니까.

▶Q 온·오프라인을 동시 공략하는 ‘맞춤형 DM’에 눈을 돌리는 한국 기업들도 더욱 늘어나겠군요.

경 기가 안 좋다 보면 기업들은 마케팅 물량을 줄이게 됩니다. 신문이나 잡지에 실리는 광고가 하나둘씩 사라지는 거지요. 하지만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비용 대비 효율을 중시하다 보니, 타깃 소비자들을 겨냥한 다이렉트 마케팅에는 더 공을 들입니다. 손해 볼 것이 없는 구도입니다.

▶Q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려면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요.

원 론적이지만, 그들의 불안감을 달래줘야 하겠죠. 직장은 유지할 수 있을지, 아이들은 가르칠 수 있을지가 다 근심거리입니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반영해야 합니다. 정교한 로직 트리를 앞세워 시시각각 달라지는 소비자들의 반응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Q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한국인 마케터들이 더 잘 파악하고 있지 않을까요.

히딩크는 한국인이었나요?(웃음)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무수히 거듭했습니다. 이제는 친구들과 시트콤을 즐겨 볼 정도로 그들의 정서를 꿰뚫고 있어요. 한국기업들도 이 분야에서 매우 뛰어나지만, 고객관계 마케팅 분야에서는 유럽 쪽이 한 걸음 앞서가고 있다는 게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Q 어디에서 주로 영감을 얻습니까.

영감을 위축시키는 것들을 멀리한다고 하는 편이 정확하겠네요. 가급적 텔레비전을 시청하지 않고, 책도 읽지 않는 편입니다. 집에도 아예 텔레비전을 두지 않았어요.

▶Q 성장은 CEO들이 당면하고 있는 영원한 숙제입니다. 내후년에는 단체장 선거가 있는데, 칼 로브처럼 정치컨설팅 분야에 진출할 의사는 없습니까.

왜 없겠어요.(웃음) 하지만 기본은 역시 기업 고객들을 겨냥한 마케팅 솔루션이 되겠죠. 최근에도 싱가포르에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둔 한 글로벌 기업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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