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Statistics Graph


[초점]강만수, 한은과 '악연' 재연…왜?
    기사등록 일시 [2011-10-16 11:56:55]    최종수정 일시 [2011-10-16 15:24:49]

방송3사 극찬!! -25kg감량비법!!

【서울=뉴시스】김민자 기자 = 최근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외환보유고 활용' 발언이 논란이 됐다. 강 회장이 한은의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국내 은행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김중수 한은 총재가 "적절치 않다"고 응수한 것이다. 결국 강 회장이 당장 외환보유액을 은행에 지원하자는 주장은 아니었다고 물러서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흥미로운 것은 강 회장과 김 총재의 '설전'이 과거 강 회장과 한은간의 '불화'를 연상케 한다는 점이다. 

강 회장은 과거 재무부와 재정경제원 재직 시절부터 한은과 견해차를 보이며 긴장관계를 형성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초 강 회장이 통화정책의 실무를 담당했던 재무부 이재국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한은은 천정부지로 치솟던 부동산 값과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량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강 회장은 우리의 경제규모에 비해 통화량이 부족하다며 돈을 더 풀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통화정책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은 강 회장이 2005년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에서도 잘 나타난다. 강 회장은 당시의 경험에 대해 "(한은과) 사사건건 의견이 달랐지만 중앙은행의 보수적인 입장을 이해하며 하루하루 피곤한 소모전으로 통화를 관리했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은과의 '악연'은 강 회장이 1997년 재정경제원 차관으로 재직시 한은법 개정을 주도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개정된 한은법은 중앙은행을 정책결정 기구인 금통위원회와 집행기구인 한국은행으로 분리하고, 물가안정목표를 지키지 못할 경우 금통위 의장을 해임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당시 한은 직원들은 한은의 독립성이 크게 훼손됐다면서 한은법 개정에 극렬히 반대했다. 이경식 총재 퇴진운동을 벌이고, 독자적인 한은법 개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후 강 회장은 현 정권에서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뒤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다시 국책금융기관의 장으로 '변모'했다. 이제는 거꾸로 한은의 조사를 받아야할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 회장은 왜 다시 한은과의 갈등을 자초한 것일까.

◇"은행은 사기꾼"이라던 강 회장, 입장 바뀐 이유

강 회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외차입시 협상력 강화 차원에서 외환보유액 활용방안을 언급한 것일 뿐 당장 외환보유액을 헐어 은행에 지원하자는 주장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국내은행과 한국은행이 300억~500억 달러 규모의 커미티드라인을 설정해 언론에 공표할 경우 국내은행들의 해외차입 협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견해를 굽히지 않았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국내은행들이 달러를 구하기 위해 외국은행으로 달려가다 보니, 높은 가산금리를 물게 됐다는 주장이다. 

강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과거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 언행과도 180도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달러난 사태가 악화되자 재정부는 "정부의 외환보유액만 쳐다보지 말고 직접 달러를 구하라"면서 시중은행을 압박했다. 강 회장은 당시 은행들을 향해 '사기꾼'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강 회장의 '변신'을 단순히 한 나라의 경제수장에서 금융기관장으로 역할이 바뀐데 따른 입장 변화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강 회장 쪽에서는 '위기'에 대한 판단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강변한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당장 달러가 급했지만, 지금은 외환보유액도 충분하고 은행도 나름의 유동성을 확보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강 회장은 사석에서 "2008년과 지금의 위기는 다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응도 달라야 한다"는 말을 자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에 대한 인식은 같지만…

물론 유럽에서 촉발된 지금의 위기와 2008년의 위기가 다르다는 점은 한은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정부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경제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외환보유액 수준의 적정성 측면에서는 강 회장과 정부, 한은의 인식이 엇갈린다. 강 장관은 외환보유액 3000억 달러면 충분하다는 입장인 데 비해, 김 총재는 "(위기가 아닌) 평시의 잣대로 적정성을 따질 수 없다"고 말한다. 정부도 표면적으로는 '3000억 달러'라는 숫자에는 큰 의미는 없다고 말하지만, '심리적 마지노선'인 3000억 달러를 지키려는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현재로선 강 장관의 희망대로 '커미티드라인'을 설정하거나 은행들에 외환보유액을 지원하는 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정부는 아직 외환보유고를 털어 은행을 지원할 만큼 위기가 심각하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다. 

재정부의 한 관료는 "은행들을 한 번 도와주게 되면 '위기 때마다 정부가 도와둘 것'이라는 학습효과가 생기게 된다"면서 "지금보다 국제 금융시장이 악화되면 그때 도와줘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당분간 은행들의 '자구노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2011/10/19 - [로컬(Local) VIEW/로컬 리더십 VIEW] - 김중수-강만수, 외환보유고 적정성 온도차 뚜렷


2011/10/19 - [로컬(Local) VIEW/로컬 리더십 VIEW] - "메가노믹스 설계자 강만수, 그의 인생 이야기" 


rululu20@newsis.com
신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