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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제시하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 4가지 전략

[이코노믹리뷰 2006-10-18 21:30]


신흥시장 기업이 따라야 할 4가지 전략
-대만 업체들의 도광양회 전략 배워라
-주변부 시장부터 단계적으로 공략하라
-열악한 인프라도 경쟁우위요소로 활용하라
-말보다 실행 중시하고 지배구조 바꿔라

“필리핀의 졸리비푸드, 중국의 하이얼 등은 가까운 곳을 공격하고 멀리 떨어진 곳과 사귀는 이른바 ‘원교근공’의 원칙을 고수했다”

“대만의 인벤텍은 중국현지의 저임 생산직 근로자,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도 몸값이 저렴한 고급 인력을 양 날개로 자사만의 비교우위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필 리핀의 식품판매 회사인 ‘졸리비 푸드(Jollibee Foods)’. 이 회사는 마늘 맛과 더불어 독특한 향취가 나는 햄버거로 필리핀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파고들며, 맥도널드, KFC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세계시장의 강자들이 경쟁하고 있는 자국 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특히 자국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홍콩, 중동,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도 전격 진출해 주로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필리핀인들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면서 해외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닭고기 요리로 유명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난도스(Nandos)도 비슷한 사례.

자국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뒤 자국민이 많이 살고 있는 영국, 말레이시아 시장 공략의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는 것.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들을 겨냥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해외시장 공략의 페달을 밟고 있다.

인도의 자동차 업체인‘마힌드라&마힌드라(mahindra&mahindra)’도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업체. 이 회사는 지난 2003년 뛰어난 제품으로 세계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했다.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스콜피오(Scorpio)’가 같은 해 영국 BBC와 미국 CNBC의 SUV부문 최우수상을 받으며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을 무색하게 한 것.

신흥 시장 기업들이 빠른 성장을 유지하면서 글로벌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등장하고 있다.

아짐 프렘지가 이끄는 인도의 위프로, 인포시스(Infosys), 중국의 하이얼, 레노보, 브라질의 암베브(Amvev), 멕시코의 시멕스(Cemex) 등은 자국 시장에 대한 탄탄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며 세계 경제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필리핀의 졸리비 푸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난도, 그리고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의 사례는 신흥 시장에서 터를 닦고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들 기업들이 더 이상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약자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해외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력도 떨어지는 이들이 악조건을 극복하고 선전하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최신호(10월)에서 ‘이들이 구사하고 있는 4가지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흥시장의 기업들이 세계적인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따라야 할 4가지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전략 1.
주변부 시장부터 차근차근 공략해야

‘국 내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해외에 진출할 때는 자국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근 시장부터 공략해 들어가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제시하는 첫 번째 전략이다. 가까운 곳을 공격하고 멀리 떨어진 곳과는 사귀며 역량을 비축하는 이른바 ‘원교근공(遠郊勤功)’의 원칙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각국의 소비자들은 저마다 다른 고유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현지 기업들은 이를 가장 먼저 간파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현지 소비자들의 독특한 기호가 중시되는 로컬, 글로컬 시장 영역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고, 글로벌 기업 도약의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박스 기사 참조)

또 해외에 진출할 때도 자국 시장과 소비자 취향이 비슷한 인근 국가부터 공략해 이러한 우위를 살려나가며 힘을 비축하고,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은 가장 마지막에 공략하라는 것. 세계 최대의 백색가전 업체로 국내시장에도 진출해 있는 중국의 ‘하이얼(Haier)’을 보자.

장루이민이 이끌고 있는 이 회사는, 중국은 물론 미국, 유럽 시장의 소형 냉장고나 에어컨을 비롯한 백색가전 부문에서 업계 수위를 자랑하고 있다. 하이얼은 원교근공의 원칙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우선 중국 소비자들의 독특한 기호를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며 자국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유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감자를 씻는 데 세탁기를 많이 활용한다는 점을 파악하고, 감자 씻는 기능을 더한 제품을 선보여 높은 호응을 이끌어낸 것. 또 상하이나 선전의 기후가 습해 이 지역 주민들이 옷을 자주 갈아입는 점에 착안해 적은 분량의 옷을 자주 빨 수 있는 세탁기를 개발하는 등 발빠른 대응으로 GE와 일렉트로룩스 등을 제치고 자국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해외 시장도 가까운 곳부터 공략해 들어갔다. 화교들이 많이 진출해 있어 상대적으로 시장 흐름에 밝은 아시아 주변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유럽·미국 시장의 경우 동향 파악에 주력했다. 자국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다진 4년 후인 지난 1995년이 돼서야 인도네시아로 눈을 돌린 것.

그리고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유고를 거쳐 지난 1997년에 독일, 1999년에 미국에 각각 진출한 이 회사는 지난해 현재 미국 소형 냉장고 시장의 26%를, 저가형 와인바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미국 시장에서도 주로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이나 신혼부부 등을 겨냥한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자국 시장에서 배우고 익힌 전략을 미국에서도 그대로 성공적으로 써먹고 있는 셈이다.

전략 2.
대만 업체 도광양회(韜光養晦) 배워야

‘세 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경쟁 기업에 비해 더 유리한 조건으로 생산 요소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두 번째 성공 전략으로 인재(talent), 자본(capital)을 비롯한 생산 요소에서 경쟁 업체를 누를 비결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자국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더 나아가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제품·서비스의 가격,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신흥시장은 인재풀이 상대적으로 협소하고, 금융비용도 높아 저임 노동력을 제외하고는 경쟁 우위 요소를 발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통념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선진 시장중심의 구도도 서서히 바뀌어 나가고 있으며, 이 지형 변화를 적극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 예컨대,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몸값이 미국,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급 인력이 중국이나 인도, 그리고 필리핀, 체코 등 신흥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경쟁 우위 창출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흐름을 잘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 대만의 인벤텍(inventec)이다. 개인용 컴퓨터, 휴대폰, MP3 플레이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이 기업은 전자 부품을 공급받아 인건비가 싼 중국 시장에서 조립한다.

그리고 고객사의 주문에 따라 최신 유행을 반영한 제품을 적기에 공급한다. 중국 현지의 저임 생산직 근로자,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도 몸값이 저렴한 고급 인력을 양 날개로 자사만의 비교 우위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고객사인 도시바나 휼렛패커드 입장에서는 중국에 별도의 투자를 하지 않고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중국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전문가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으니, 말 그대로 꿩 먹고 알 먹는 셈이다.

이들은 제품 사이클이 짧은 이 분야에서 시장의 트렌드에 따라 제품을 신속하게 만들어내는 데 탁월한 역량을 지니고 있어, 외주를 주는 글로벌 기업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언제까지나 외주 기업으로만 남아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인벤텍은 최근 대만과 중국에서 자사의 컴퓨터 브랜드 제품의 판매에 직접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고객사의 컴퓨터 제품과는 운영 체제가 서로 달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여 있지 않은 제품이라는 것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설명이지만, 글로벌 기업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주요시장에서 독자 브랜드로 이들과 자웅을 겨룰 시기를 엿보고 있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조용히 내실을 다지면서 치고나갈 때를 기다리는, 중국 외교의 원칙인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은밀히 실력을 기른다)’의 자세를 경영 현장에 접목시킨 격이다.

전략 3.
열악한 인프라도 경쟁우위 요소다.

세 번째 전략은 신흥시장의 부실한 인프라나 법적, 제도적 정비의 미비를 새로운 사업기회로 만들라는 것. 유럽이나 미국 시장에 비해 신흥시장은 시장 조사기관, 언론사, 물류회사 등 기업들의 영리 추구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관들이 현저히 부족하다.

하지만 부실한 인프라는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주장이다.

자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서비스를 앞세워, 자국 시장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물류회사인 ‘이머지 로지스틱스(Emerge Logistics)’가 대표적인 사례. 이 회사는, 전국 각지에 물건을 실어나를 수 있는 트럭 회사조차 변변히 없는 자국의 열악한 물류시스템에 주목했다.

중국은 8차선 도로를 전국 각지에 대거 건설했지만, 교통운용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아 물류 효율성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자동차 배송 회사라고 해봤자 대부분 평균 한두 대의 트럭을 운용하는 영세한 규모의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이머지 로지스틱스’는 이러한 물류 시스템의 약점을 기업 성장의 기회로 활용했다. 우선, 트럭, 항공기를 비롯한 서로 다른 지역별 운송 수단을 효율적으로 결합해 운송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줄였다.

수입 관련 서류작성에서 배달 후 물품 대금 수령까지, 글로벌 기업들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적어도 중국시장에서는 글로벌 물류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물류 강자로 부상했던 것. 글로벌 기업들을 대거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신흥시장 기업들 일부가 자국의 까다로운 소비자, 열악한 인프라를 비롯한 사업 생태계(business ecosystem)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면서 다국적 기업의 경쟁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략 4.
말보다 실행 중시, 지배구조 바꿔야

세 계 수준의 기업을 만드는 데는 올바른 성장 전략을 채택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것은 실행 능력과 지배구조(governance)이며, 이들 요소는 신흥시장 기업의 글로벌 기업 도약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변수라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조언했다.

신흥시장 기업들은 인적 자본이 상대적으로 빈약하고, 금융 비용도 더 높아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하지만, 실행에 뛰어난 기업은 같은 자원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 선진국 수준의 지배 구조는 특히 해외 투자가들이나 고객들, 종업원, 주주, 그리고 사업 파트너들의 신뢰를 얻는 첩경이다.

높은 신뢰를 얻어야 국내외에서 회사 성장을 위한 자원을 조달하는 데도 유리하다.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신뢰 수준이 높아야 회사 성장을 위한 자원에 가장 비용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특히 우수한 지배구조와 뛰어난 실행 능력이 신흥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소중한 자원이라고 덧붙였다.

개발도상국의 시장구조

4개 영역으로 구분…최하단부 틈새시장 부상

개도국의 시장은 보통 4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피라미드에 비유하자면, 시장의 최상부는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무대에서 통용되는 자사의 제품을 앞세워 주로 고소득 계층을 공략하는 ‘글로벌 영역’이다. 다국적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이 시장에서 활동해 왔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동일한 품질을 지닌 제품이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는 시장이다. 피라미드 최상부의 바로 아랫부분은 이 제품에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한 제품으로 주머니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신흥시장의 중산층을 공략하는 ‘글로컬(glocal) 시장’영역이다.

신흥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과 현지 기업들이 존망을 건 한판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하는 영역이자, 현지의 토종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격전지이다.

피 라미드의 세 번째 영역은, 토종 기업들이 현지 소비자들의 독특한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승부를 겨루는 ‘로컬(local) 시장’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으며, 해당 시장 소비자들의 독특한 문화를 반영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것이 특징이다. 감자 씻는 기능이 첨부된 하이얼의 세탁기가 대표적이다.

현지 기업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며, 글로벌 기업들과 부딪칠 일이 거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피라미드의 최하단부는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계층들로 구성된 시장이다. 인도 출신의 세계적 경영학자인 프라할라드 미시간대 교수가 기업들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시장으로 분류한 영역이기도 하다.

기 술력이 떨어지는 현지의 중소기업들이 공략하는 틈새시장으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다 프라할라드의 조명 이후 각 기업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모토롤라, 노키아 등이 불과 수만원대의 제품으로 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놀라운 성공을 거두면서, 글로벌 기업들과 현지 기업들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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