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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비서실에서 두어 차례 연락이 온 적이 있습니다. <스물일곱 이건희>를 읽은 이 회장이 저를 한번 만나고 싶어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제가 두 번 다 거절을 했습니다.


지난 2008년 가을, 책 한권이 그의 발밑으로 또르르 굴러 떨어졌다. 수년 째 손을 대지 못한 집필 작업은 그 때부터 거짓말처럼 술술 풀려 나갔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삶을 조명한 한 작가의 전기가 가슴속으로 뛰어들었다”고 이지성(37) 작가는 회고한다.

그는 '일필휘지(一筆揮之)'로 이 그룹 총수의 삶을 써 내려 갔다. <스물일곱 이건희처럼>은 무명 작가 이지성의 설움을 단박에 씻어준 작품이다.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꿈꾸는 다락방> 등 후속작들도 잇달아 대박을 터뜨렸다. 순풍에 돛을 단 격이었다.

13년 무명의 서러움을 그는 모두 씻어냈다. 초등학교 선생님 시절, 명작을 필사하던 그의 손은 늘 파스투성이였다. 그런 그가 집필한 세 작품의 판매량은 무려 150만 여권. <꿈꾸는 다락방> 판매량만 100만권에 달했다.

그가 비집고 들어간 분야가 바로 자기계발서였다. 외환위기 직후 반짝 붐을 탔지만, 인기가 시들며 공멸의 위기를 맞고 있던 출판 영역은 그에게는 '블루오션'이었다.

<스물일곱 이건희처럼>은 그의 성공방정식을 엿보는 '창(窓)'이다. 유년시절 평범하던 재벌그룹 총수의 삶에서 훗날 삼성의 대도약을 이끄는 경영자의 면모를 끄집어낸 것이 주효했다.

삼성그룹의 총수가 고초를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관심은 더욱 컸다. 이 작가 성공의 키워드는 ‘독창성’이다. 무미건조한 자기계발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원동력이다. 독자들로서는 힐러리 클린턴이나, 이건희 회장 등 거물들의 삶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한데다, 그들의 성공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으니 말 그대로 금상첨화다.

앵무새처럼 늘 같은 소리만 되풀이하는 자기 계발서들과는 격이 달랐다. 밀리온셀러 <꿈꾸는 다락방>도 비슷한 사례이다. 고객들의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해소하는 것이 성공의 첫걸음이라는 원칙에 충실한 이 작가의 강점은 가벼움 속에 깃든 무거움이다.

“성공에는 결코 지름길이 없다”는 것이 그의 메시지다. 힐러리 클린턴이나, 이건희 회장은 이러한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해 주는 글감이다. 스무살 젊은이들이 재테크에 몰두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하지 않다는 것이 지론. 미국시장에서 판매된 힐러리 자서전은 2만권 수준.

하지만 그의 저서는 30만 권이상이 팔려 나간다. 자기계발 부문에 방점을 맞춘 것이 비결. 이 작가는 무너져가던 자기계발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은 주인공이다. 독자들을 움직이는 '하이 콘셉트'를 포착하는 동물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이 출판가의 분석이다.

그의 분석은 조금 다르다. 그가 보는 자신의 강점은 장인정신이다. “<스물일곱 이건희처럼>은 지난 2004년에 출판사와 계약을 한 책이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해도 이건희 회장의 삶이 들여다 보이지 않아서 허송세월을 하다가 수년이 지나서여 비로소 집필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의 히트작들은 대부분 1~3년 정도 집필기간을 거쳤다. 물론 기획단계까지 감안하면 그 이상의 세월이 소요된 작품들도 있다고 그는 귀띔한다. 그가 터득한 콘텐트 성공의 또 다른 노하우가 '시선 맞추기'이다.

그가 정기적으로 다음 카페 강연을 진행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팬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위해서이다. 이 강연회는 잘 만든 오락프로를 떠올리게 한다. 국악계의 이효리로 통하는 가야금 연주자 '주보라'가 찬조 공연을 하고, 유명 마술사인 한연진이 마술공연을 30분간 펼친다.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 입장료만 3만원. 500석 이상의 숙명여대 강당에서 진행되는 이 모임은 입소문 마케팅의 온상이다. 회원들 중 3명을 상대로 그들의 삶을 바꾸는 이른바 멘토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그는 요즘 ‘책’보다는 거리 산보에서 깨달음을 구한다고 했다.

하루에 2시간 정도 산책을 하며 머릿속을 비운다고. 이 작가 특유의 아이디어 발상법이다. 남송의 천재 문장가인 '왕희지'는 경전이나 역사서 등을 멀리한 채, 폭포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깨달음을 구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 자신의 책에 얽힌 흥미로운 일화도 털어 놓았다. "삼성그룹 비서실에서 두 어 차례 연락이 온 적이 있습니다. <스물일곱 이건희>를 읽은 이 회장이 저를 한번 만나고 싶어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제가 두 번 다 거절을 했습니다. 굳이 만날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도 출판사에 원고를 들고 갔다가 퇴짜를 맞은 적이 있다는 것.

2011/08/03 - [로컬(Local) VIEW/로컬 엑스퍼트 VIEW] - 쌤앤파커스 일등 콘텐트 발굴하는 노하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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