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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외환銀 인수 앞둔 '승부사' 김승유, 마지막 카드는?
    기사등록 일시 [2011-10-27 08:00:00]    최종수정 일시 [2011-10-27 10: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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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이국현 기자 = 때 이른 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 5월, 금융권이 술렁거렸다. 작은 단자사를 금융권 빅4로 키워낸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고들 했다.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미루겠다는 발표를 한 직후였다. 인수·합병(M&A)의 귀재로 통하던 그는 흔들리고 있었다.

'인수합병의 귀재', '타고난 승부사'… 그를 따라다니는 수사는 화려했다. 충청은행과 보람은행, 서울은행이 김 회장이 펼쳐든 포획의 그물에 걸려들었다. 김 회장은 작은 단자회사에서 시작한 하나은행을 국내 은행산업의 빅4에 올려놓았다. LG카드 인수전은 불운의 출발점이었다. 주당 몇 백 원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그가 던진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수가 외환은행 인수였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는 한국사회의 애증이 교차하는 뜨거운 감자였다. 이 판도라의 상자를 연 주인공이 김 회장이다. " '먹튀'를 돕는 것이냐"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HSBC, 국민은행을 무장 해제시킨 한국 사회의 따가운 여론, 그리고 외환은행 노조의 조직적 반발은 매서웠다. 노련한 뱃사공에게도 풍랑은 버거웠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저항도 격렬했다. 본점 건물 외벽에 큼지막한 '여수장 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를 내걸었다.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할 만큼 다 했으나 역부족이니 그만 포기하고 물러서는 게 어떠냐"라는 적장을 향한 '조롱'이었다.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을 대주주로 둔 이 은행원들은 하나금융지주를 자신들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았다.

◇승부사 김승유, 외환은 인수 8부 능선 넘다

김 회장은 협상의 고수였다. 외환은행 인수 계약이 만료되면 계약을 다시 연장했다. 급전이 필요한 론스타에 외환은행 지분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도 해줬다. 젊은 시절 고객들을 만나 하루에 커피를 수십여 잔씩 들이키며 생긴 쓰라림이 '인내의 자산'이었다. 그는 외환은행 인수의 8부 능선을 넘어섰다.

사방이 꽉 막힌 론스타 해법의 신호를 보낸 인물은 김석동 금융위원장. 그는 지난 25일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에 충족명령을 발동했다. 충족명령 기한은 이 문제를 하루 빨리 매듭짓고 싶은 김 위원장의 의지를 엿보는 풍향계다. 이행기한은 '3일'에 불과했다. 가장 큰 걸림돌이 신기루처럼 시야에서 사라졌다.

김 회장은 특별한 변수가 작용하지 않을 경우 이르면 11월 중 외환은행을 인수할 전망이다. 'M&A의 귀재'라는 명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산발적인 저항은 격렬하지만 대세를 뒤흔들 정도는 아니다. 금융노조가 꺼내든 카드는 '징벌적 매각'. 이 카드를 앞세워 금융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산업자본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라는 게 외환은행 노조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 문제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금융위원회의 시각은 매우 다르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론스타가 한국정부를 상대로 제소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러한 관측에 동의한다. 그는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현재가에 외환은행 주식을 내다팔라는 징벌적 매각 명령이 내려진다면 론스타가 국제 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법에 구체적으로 명시된 게 없어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회장이 풀어야 할 마지막 숙제는 국부 유출 논쟁의 해법. 지난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때부터 불기 시작해 여전히 맹위를 떨치며 HSBC, 국민은행의 인수시도를 좌초시킨 역풍이 이른바 '먹튀'논란이다. 협상 상대방은 하버드 출신의 만만치 않은 상대 '존 그레이켄 '. 그를 설득하는 것이 김 회장의 과제다.

◇먹튀 논란 잠재울 마지막 관문 '가격 재협상'

신경전은 이미 치열하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조건 없는 강제 명령 매각 명령이 나오면 가격 재협상을 할 예정"이라며 "전세계 주가가 폭락하면서 외환은행의 주가도 하락한 만큼 가격 협상 요인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론스타와 계약을 연장했던 지난 7월 외환은행 주식을 1주당 1만3990원으로 산정했다. 당시 주식가격 9400원에 주당 3990원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액수다. 론스타가 보유한 주식 수는 3억2904만2672주로 인수 대금은 4조4459억원에 달한다.

외환은행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현재 가격에 인수를 하더라도 무리가 없지만 여론을 비롯해 주가 하락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현재 주가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40% 준다고 했을 때 주당 1만~1만1000원 정도가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넉 달이 지난 10월25일 종가를 기준으로 외환은행 주가는 77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인수 당시 주가의 82% 수준이다. 당시 경영권 프리미엄이 1주 가격의 42%에 달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은 3200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로써 매각 대금은 3조5668억원으로 1조원가량 차이가 난다.

론스타가 적극적 으로 재협상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미 7월 계약서에 인수 가격을 명시해 놓은 데다 현재 협상 가격이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주가는 하락했지만 계약 당시에도 다른 회사의 M&A 때와 달리 할인된 가격에 사인을 한 만큼 과도한 금액이 아니라는 논리를 내세울 수 있다.

길고 지루한 협상에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역할이 김 회장의 몫이다.

◇PMI(Post Merger Integration) 어떻게 풀지도 관건

인수합병에 성공한 뒤 풀어가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합병 후 이른바 '투뱅크' 체제를 유지한다는 것이 김 회장의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금융권에서 연봉이 높기로 정평이 나있지만 하나은행은 급여가 상대적으로 낮다.

서로 다른 기업문화에서 성장한 이 둘 사이에 어떤 식으로 조화와 균형을 꾀할 지도 관건이다.

하나금융지주-외환은행 양자가 치열한 공방 속에 서로에게 가한 상흔(傷痕)을 어떻게 치유할지도 숙제다. 조직 통합 후 요직에 신한 출신이 아닌 조흥 출신들을 전진 배치하는 등 조직 간 화합을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긴 주인공이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었다.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단숨에 신한금융지주를 밀어내고 금융권 빅3의 자리에 등극하게 된다.

yunghp@newsis.com
lg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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