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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시기 맞춘 타이밍의 귀재 “올해 채권옵션·금에 투자하라”

전설이 된 헤지펀드 전문가 ‘존 폴슨’



2010년 01월 13일 09시 56분조회수:1

“존 폴슨이 천문학적인 성공을 거둔 이면에는 약간의 운도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주택시장이 버블 상태라고 진단하고 CDS를 대거 사들인 때가 바로 지난 2006년이었다.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 보험상품의 구입이 드디어 막대한 이득을 안겨주던 시기이다.”


검은색 고수머리에 온화한 표정, 아시아인을 연상하게 하는 금융 전문가의 입술은 바짝 타들어갔다. 월가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9% 선에 육박했다.

하지만 폴슨 컴퍼니(Paulson&Co)는 5%대에 불과했다. 이 헤지펀드의 최고경영자가 시대에 뒤처져 있다는 비판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 회사 창업 이후의 최대 위기였다.

지난 2005년말, 존 폴슨은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고객사들은 그의 투자 전략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더 이상 돈을 맡길 이유가 없다는 반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신의 이 금융 전문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서 반전의 기회를 엿보았다.

주 특기인 인수합병(M&A) 영역에서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금융전문가가 포착한 ‘인생역전의 기회’였다.

그 리고 지난 2006년 상반기, 미 뉴욕에 있는 한 인수합병 기업. 이 회사의 팀원들은 좌불안석이었다.

존 폴슨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창업한 폴슨컴퍼니(Paulson&Co)의 금융 전문가들은 약육강식의 논리가 춤을 추는 ‘월가’의 생리를 잘 알고 있었다.

투자은행들은 매년 영업실적을 기준으로 성적이 나쁜 직원들을 잘랐다. 다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대거 편입된 ‘CDO’에 몰리던 배경이다.

이 고수익 파생상품은 매혹적이었다. 금리도 연평균 10%에 가까운 데다, 무디스를 비롯한 신용평가사의 평가 등급도 꽤 높은 편이었다.

이 파생금융상품은 금융권의 개별 모기지 대출상품을 묶어 만든 최첨단 금융공학의 산물이었다.

이 모기지상품 판매전의 선두주자가 바로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였다. 이 회사는 모기지상품의 월마트에 비유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생상품이 대거 편입된 채권이 금융기관들의 주요 투자 대상이었다.

존 폴슨은 부동산 붐에서 위기의 징후를 읽었다. 그가 팀원들을 상대로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대거 편입된 ‘CDO’의 리스크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린 배경이다.

또 이 금융상품의 리스크를 덜기 위한 보험 격인 CDS(Credit Default Swap, 신용 디폴트 스와프)의 실효성도 면밀히 따져볼 것을 당부했다.

그가 미 주택시장을 불안하게 바라본 이면에는 ‘금리인상’이 있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단계적인 금리인상은 주택시장을 뒤흔들 판도라의 상자였다.

연 준은 지난 2004년 이후 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을 겨냥한 선제적 대응이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지자 버블 붕괴의 징후는 더욱 뚜렷해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기초 자산으로 발행한 채권의 이자율은 미 정부가 발행한 국채 이자율에 비해 불과 1%가 더 높은 수준이었다.

시장이 서브프라임의 모기지의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존 폴슨은 주택시장의 버블을 경고했다. ‘집값’과 ‘담보대출 부도’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는 집값 하락이 다시 부도율 상승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하지만 투자은행을 비롯한 제도권 전문가들은 폴슨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들은 모기지 부도율은 집값은 물론 실업률, 경제성장률, 이자율 등을 함께 감안해야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존 폴슨은 지난 1990년대 초반 영란은행을 굴복시키며 천문학적인 돈을 번 조지 소로스에 이어, 또 다른 전설이 되는 데 성공했다. 존 폴슨이 성공한 이면에는 절묘한 타이밍이 있다.”


정교한 리서치 능력 탁월
이 논리 대결에서 최후에 승리한 주인공은 존 폴슨이었다. 존 폴슨이 집값 상승에서 거품의 징후를 읽은 것은 바로 지난 2003년 말이었다.

그가 지난해 위기 국면에서 벌어들인 돈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무려 150억달러이다.
온두라스와 볼리비아 그리고 파라과이의 국내 총생산에 맞먹는 수치이다.존 폴슨은 지난 1990년대 초반 영란은행을 굴복시키며 천문학적인 돈을 번 조지 소로스에 이어, 또 다른 전설이 되는 데 성공했다.

존 폴슨이 성공한 이면에는 절묘한 타이밍이 있다. 버블 가능성을 제기한 전문가는 비단 ‘존 폴슨’과 그의 팀뿐만은 아니다.

지난 2000~2003년 미 언론에는 부동산 버블이라는 단어가 무려 1300여차례 이상 등장했다. 그리고 2004년 이후 3년 동안 이 단어의 등장 횟수는 무려 5535회로 급증하며 위기감이 깊어갔다.

베어 스턴스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하던 랄프 시오피(Ralph Cioffi)도 지난 2005년 가장 이자율이 높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를 접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동산 특수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던 금융 회사 소속 전문가들에게 조기경보기 역할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집값의 이상 징후에 불안감을 느낀 헤지펀드 운영자들 조차 CDS 구매를 쉬쉬했다. 이 보험상품 구매를 최대한 줄이는 데 치중했다.

파생상품 매입을 권유한 그들이 부동산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는 사실이 노출되면 자칫하다 고객들의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CDS를 대거 구입하는 것은 헤지펀드의 평판을 뒤흔들 위험이 컸다.

존 폴슨의 투자 성공은 부동산 위기의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개가였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투자고수의 주특기가 인수합병(M&A)이라는 것이다.

저평가된 ‘복합 기업’을 발굴해 차입인수(LBO, Leveraged Buyout)를 성사시키는 노하우는 그의 스승인 ‘레비’의 전매특허였다.

대학원 졸업 후 보스턴컨설팅의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정보를 다루는 방법과 더불어 버블이 형성됐다가 터지는 부동산시장의 메커니즘에 눈을 떴다.

그가 맡은 업무는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의 부동산 매입 컨설팅 부분이었다.


유년 시절, 캔디 투자부터 시작
투자의 신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유년 시절 캔디 장사를 하며 비즈니스 감각을 일찌감치 길렀다.

동 서고금의 투자 고수들 중에는 조기교육으로 훗날의 도약을 예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존 폴슨 역시 초등학교 시절 같은 반 급우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 이문을 남긴 경험이 있다고 회고한다. 할아버지가 사준 캔디 한 봉지가 장사 밑천이었다.

그 는 캔디를 봉지째 사들였다. 그리고 급우들에게 낱개로 비싼 값에 판매한 수완가였다.

워런 버핏이 유년 시절 돈을 번 방법을 그대로 재연한 셈이다. 대학 시절도 사업가 본능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대학 시절 잠시 휴학을 하고 중남미 여행을 하던 그는 현지 모직업자가 만드는 ‘천’을 소재로 한 아동용 티셔츠를 미 백화점인 ‘블루밍 데일(bloomingdale)’에 납품하는 데 성공한다.

존 폴슨은 또 남미 여행 중에 우연히 찾게 된 ‘바닥재’를 미국에 보내 사업성을 타진할 정도로 비즈니스 감각이 남달랐다.

중남미 여행을 하며 견문을 넓힌 그는 지난 1976년 다시 뉴욕대로 돌아가 체계적인 공부를 한다.

학습 능력도 뛰어나서 여름학기 전 과목에서 A학점을 맞았다는 것이 그의 회고이다.
존 폴슨이 천문학적인 성공을 거둔 이면에는 약간의 운도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주택시장이 버블 상태라고 진단하고 CDS를 대거 사들인 때가 바로 지난 2006년이었다.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 보험상품이 드디어 막대한 이득을 안겨주던 시기이다.

타이밍이 완벽했던 셈이다. 금융위기 국면의 최대 수혜자로 신화가 된 이 금융 전문가는 요즘 전 세계 언론의 집중 취재 대상이다.

존 폴슨은 미 정부가 올해도 경기부양책을 철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 통화 공급이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그 는 미 재무성 채권 10년물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지난해 2%에서 올해 3.8%로 상승했다며 채권옵션 상품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한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존 폴슨이 금 보유고를 늘리고 있다는 뉴스는 요즘 전 세계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이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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