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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엄마라는 이름의 위대한 경영자

[이코노믹리뷰 2007-01-19 06:18]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이 기고한 서평입니다. )


《Mom CEO》
강헌구 지음/ 쌤앤파커스
2006년 12월/ 318쪽/ 1만2000원

저자는 엄마들이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들 학원 끊어주는 것만으로는 안된다고 말한다. CEO다운 의식과 책임감으로 당당히 리드하는 엄마 밑에서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가는 아이’로 변신한다는 것이다.

‘한때 권력자로 길러졌고, 권력자로 행세했던 남자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그는 지나간 가부장적 권위주의 시대에 ‘권력자의 전설’을 갖고 있었으나, 이제 그 모든 화려했던 전설은 추억 속의 빛 바랜 흑백사진에 불과해졌다. 권력은 대부분 해체되었고, 그는 쓸쓸하게 인간의 거울 앞으로 돌아와 누웠다.’

박범신의 에세이집 《남자들, 쓸쓸하다》에 나오는 내용이다. 씁쓸하지만 이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아버지가 가족의 최고경영자였던 시대가 이제 서서히 막을 내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최고경영자가 등장했다. 바로 엄마다.

《아들아, 머뭇거리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의 저자로 유명한 강헌구가 최근 저술한 《Mom CEO》는 얼핏 제목만 보면 ‘엄마를 고객으로 삼는 마케팅 기법’이나 ‘엄마가 가르쳐주는 경영전략’ 등과 연관이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경제경영서가 아니라, 아버지의 권위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오늘날, 가정의 최고경영자로서 엄마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자녀교육서다.

저자는 이제 엄마들이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들 학원 끊어주는 것만으로는 안된다고 말한다. 가정부 노릇에 그치는 엄마 밑에서는 목표도 없이 살아가던 아이가, CEO다운 의식과 책임감으로 당당히 리드하는 엄마 밑에서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가는 아이’로 변신한다는 것이다. 즉 오늘 자녀를 향해 품은 엄마의 꿈이 내일 자녀의 현실이 된다는 것.

엄마로 인해 성공을 일구어낸 사람들을 보자.

산수를 너무 싫어하는 한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엄마에게 산수가 너무 싫어서 학교에 나가지 않겠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아이 엄마는 아이의 손을 잡고 집 근처 농장지대로 갔다. 여기저기 전쟁으로 폐허가 된 저택들과 일꾼들이 살던 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기 저 집들을 보렴, 옛날에 저 집들엔 이 근처를 호령하던 사람들이 살았단다. 하지만 전쟁을 겪으면서 모두 초라한 집이 되고 말았어. … 사람이 큰 어려움을 당해서 그것을 이겨낼 무기가 없다면 누구나 저 초라한 집들처럼 될 수밖에 없는 거다. … 사람들은, 특히 여자들은 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해두지 않으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 지금은 세상이 다 편안하지만 언제 또 무너질지 모르는 거야. 그렇게 되면 네게 남는 것은 네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들뿐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니?”

엄마의 말은 아이에게 깊은 각인을 남겼다. 이 아이가 바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대작을 남긴 마거릿 미첼이다. ‘남는 것은 네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들뿐’이라는 말은 미첼이 26세 때 불의의 사고로 다리를 절게 되었을 때, 3년 동안 온갖 출판사들이 그녀의 작품을 냉소하고 거절했을 때, 그녀에게 열정과 집념, 불굴의 정신을 일깨워줬다.

어떤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인생을 당당하게 사는 법을 가르쳐준 라이프 코치였던 미첼의 엄마와 달리, 자식을 불행과 파탄으로 몰아넣은 엄마도 있다.

20세기의 대표적인 소설을 내놓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명예와 부 등 많은 것을 누렸지만 그의 삶과 최후는 비참했다. 네 번의 결혼, 그리고 마지막에는 엽총을 입에 물고 방아쇠를 당겼던 것이다. 두 번의 걸친 경비행기의 추락으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기억력도 떨어지고 성기능까지 마비되자 헤밍웨이는 자신을 크게 비관했고, ‘사람 구실을 못할 바에야 죽는 게 낫다’고 판단해 자살을 감행했던 것이다.

삶에 있어 똑같은 고통이라도 그 무게는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인다. 헤밍웨이는 왜 그 무게를 남보다 훨씬 더 크게 느꼈을까? 그에게는 집요하고 강한 성격의 교사 출신 엄마가 있었다. 헤밍웨이의 엄마는 이기적이고 버릇없이 성장한 탓에, 엄마가 자녀에게 해줘야 하는 일은 등한시 한 반면, 자녀들에게는 지나친 욕심을 부렸다. 헤밍웨이는 그런 엄마를 증오했고, 이후 결혼을 해서도 성격이 강한 여자 혹은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간섭하는 여자와는 이혼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자녀 교육에 있어 이 세상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교육열 높은 우리나라. 하지만 자녀교육이 ‘학원 보내고 과외 시켜서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또 하나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 책은 그러한 획일화된 자녀교육이 아닌 자녀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주는 방향으로, 즉 엄마들이 가족의 대표자, 의사결정자, 대변인, 카운슬러, 코치, 그리고 멘토로서 모든 일을 통괄하는 지휘자로서의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조직을 책임지고 리드하는 사람은 누가 뭐래도 CEO이다. CEO는 구성원에게 비전과 꿈을 제시하고 그것을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여건과 기회를 제공해준다. 때로 나태해지거나 지쳐 있을 때 독려하고 이끌어주는 사람도 CEO이다. 때에 따라서는 적절한 업무 분배를 하고, 가장 말단사원에서부터 최상위 그룹에 이르기까지 그들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고 들여다보며 조율해야 하는 사람 CEO, 즉 기업 경영가의 마인드가 오늘날의 엄마들에게 역시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이다. 여기서 등장한 단어가 바로 맘(Mom) CEO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탁월한 Mom CEO들을 소개하고 맘 CEO가 되는 길을 ‘스스로 꿈을 잉태하는 리더, 꿈을 심어주는 리더, 꿈을 현실로 만드는 전략가, 치유와 회복의 라이프 코치’ 등 4분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자식이 재물에 한눈 팔지 않고 학식 있고 존경받는 학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돈을 줄 일이 있으면 꼭 종이봉투에 담아 건넸던 ‘박동규 교수의 어머니’, 새로 이사 간 동네의 드센 아이들 틈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매일 울며 쫓겨 들어오는 아이에게 맞서 싸우고 리드하는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결국 미국 정가의 최고 리더로 성장하게 해준 ‘힐러리 클린턴의 어머니’ 이들이 바로 저자가 탁월한 맘(Mom) CEO로서 소개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다니며 뒤치다꺼리 해주는 엄마’는 아이를 현재에 묶어놓고, ‘꿈을 매니지먼트 해주는 엄마’는 아이로 하여금 미래를 낚게 해준다.” 저자의 말이다. 당신은 어떤 엄마인가?

권춘오 네오넷코리아 편집장(www.summar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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