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Statistics Graph


투자 유치 차 방한 가쓰히로 타시마 FC그룹 회장

2010년 08월 24일 16시 59분
유망 중기업 오너도 융자 어렵자 승계 포기한 아들 대신 글로벌 투자 원해



가쓰히로 타시마 ‘펀드 크리에이션 그룹(Fund Creation Group)’ 회장은 다이와 증권에서 파생상품 전략가로 잔뼈가 굵은 국제 금융전문가다.

게 이오대학과 미국 조지타운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현직 변호사이기도 한 그는 한일 양국을 오가며 국내 기업들의 일본 중소기업·부동산 투자 유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편집자 주>


일본의 다이와 증권 출신으로 정가에도 두루 발이 넓은 경영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에는 왜 오셨습니까.

“일본의 유망 중소기업에 투자할 한국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투자청의 초청으로 오게 됐습니다.”

한국 100대 기업의 현금 보유고가 국가 예산을 훌쩍 넘었다고 합니다. 이 돈을 유치하기 위한 방문인가요.

“한국 기업들도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부심하고 있지 않습니까. 일본 글로벌 기업 경쟁력의 주춧돌인 중소기업들은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이 점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최근 라옥스(Laox), 레나운(Renawom) 같은 일본 기업을 사들였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일본 중소기업 인수는 양국의 무역 역조 개선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겠군요.

“한일 간 무역 역조의 상당부분이 부품·소재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어요. 유망 중소기업 인수는 이 문제 해결의 첫 단추이기도 하죠.”

일본에는 ‘히든 챔피언’들이 많습니다. 일본 중소기업들이 한국 기업의 투자를 받을 이유가 있나요.

“재작년 미국의 리먼 사태 이후 일본에서는 돈이 돌고 있지 않습니다. 기술력이 탄탄한 유망 중소기업들이라고 해서 사정이 더 나은 것도 아닙니다. 은행 융자가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줘 기술을 대물림하는 것이 일본 기업들이지 않습니까. 한국 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일본 젊은이들은 요즘 부모가 하는 일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차라리 기술 개발에 열정이 있는 한국 기업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로 눈을 돌리자는 일본 중소기업인들이 등장할 정도입니다.”

일본 정치가들이나 국민들의 정서는 다르지 않을까요. 일본 중소기업은 일본 경제를 떠받치는 근간인데요.

“일본 기업을 인수할 때는 조인트 벤처 형태로 들어가야 합니다. 지분을 전부 인수하면 반감을 사기에 딱 좋습니다. 지분 50 대 50이 인수합병의 황금률입니다.”

이번 방한 기간에 한국의 금융회사들도 만나지 않았습니까.



"재작년 미국의 리먼 사태 이후 일본에서는 돈이 돌고 있지 않습니다. 기술력이 탄탄한 유망 중소기업들이라고 해서 사정이 더 나은 것도 아닙니다. 은행 융자가 잘 안되고 있습니다."


“일 본 증권회사들은 여러 모로 매력적입니다. 일본 증권회사를 지렛대로 소문난 일본 증시에도 더 수월하게 상장할 수 있고, 일본에서 자금을 끌어 모아 한국에 투자할 수도 있죠. 증권회사 상장을 통한 이익 실현 폭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생존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증권회사들이 매물로 나온 거죠.”

일본 증권사를 인수해서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조언이군요. 증권사나 중소기업 외에 관심을 둘 투자 대상은 없습니까.

“일본 도쿄의 부동산에도 관심을 돌릴 때입니다. 제가 한국의 기업인들이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유럽에서는 일본 도쿄에 있는 부동산을 명품 브랜드에 비유하죠.”

국내 한 방송사가 얼마 전 조명한 일본의 부동산 재벌은 한국 대기업들에도 경종을 울렸습니다만.

“일본 동경은 중국 자본의 대공세로 뜨겁습니다. 이들이 이 도시에 몰려오는 배경을 곰곰이 따져봐야 합니다.”

땅 부자로 유명한 롯데 같은 기업도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보도가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일본의 상업용 빌딩을 사들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도심에 있는 소형 아파트가 투자 대상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도심 외곽이나, 시골로 내려갔던 일본 사람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고 있어요. 젊은이들도, 노인들도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오듯 다시 도쿄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일이군요.

“화 상통신이나, 인터넷이 일본인들의 삶을 파고들면서 전원생활이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었죠. 하지만 외로움을 호소하는 일본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록본기에서 파티를 합니다. 자녀들이 출가한 노인들도 다시 도심으로 오고 있어요. 소형 평수의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배경입니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소형 아파트의 투자 가치가 얼마나 될까요. 수익률은 어느 정도입니까.

“동경 최중심부에 10평짜리 아파트 임대료가 월 150만 원 수준입니다. 이 소형 아파트의 강점은 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정기예금 금리가 0.3% 정도입니다. 연 수익률 6% 정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투자할 계획은 없습니까.

“지 금 한국에 투자하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엔화에 비해 원화가 굉장히 쌉니다. 하지만 발상을 새로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30억 엔으로 100억 엔짜리 건물을 살 수 있습니다. 70억 엔은 일본 금융기관에서 빌릴 수 있습니다. 금리도 연 2% 정도입니다.”

시장에 피가 흥건할 때 투자에 나서라는 워런 버핏의 금언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네요.

“싱가포트 투자청이 최근 아카사카에 있는 ‘젠리크 아나 호텔’을 매입했습니다. 미국의 블랙락(Black Rock)이라는 회사도 모건스탠리가 보유한 일본의 부동산 물건을 전부 사들였습니다. 프로페셔널 한 사람들은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뒷걸음질을 치고 있습니다. 일본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타이밍일까요.

“미국의 일국주의는 끝났습니다. 유럽도 유로를 무리하게 만들다 보니 문제가 불거진 거 아니겠습니까. 한국과 일본이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일본 민주당 의원들 같은 말씀을 하시는군요. 한국인 고문까지 영입하며 한국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피터 드러커를 요즘 다시 읽고 있습니다. 그는 주주자본주의에 반기를 든 인물입니다. 사장과 평사원의 급료 차이가 대단하지 않은 일본식 자본주의가 대안도 아닙니다. 한국 기업들을 주시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박영환 기자 yunghp@
<ⓒ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