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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호의 미래학자들은 시대와 ‘불화’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최첨단 학문을 익히고 돌아올 때만 해도 가슴속 ‘웅지’는 하늘을 찌를 기세였다.

하지만 그들은 막상 미래학을 써먹을 곳이 별로 없었다. 수출 주도형 성장 전략을 채택한 박정희 정부는 가난탈피의 슬로건을 내걸고 경제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한국 경제는 자고 나면 부쩍부쩍 몸이 자라는 어린아이 격이었다. 국내 대기업들도 일등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부지런히 베껴 염가에 해외 시장에 수출하며 경제 보국의 돌격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후발 주자의 이점을 톡톡히 살리며 경영의 불확실성을 지워나갔다.

국내 최초로 휴스턴대 미래학 과정을 졸업한 최윤식 미래학자는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강조한다. 미래학자들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호기는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질풍과 노도의 시기이다. 하지만 그의 선배 학자들은 ‘천시’를 타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다.

반면 현 상황은 자욱한 안갯속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기업들은 스스로 시장을 만들어 후발주자들을 따돌려야 합니다. 지난해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는 기업은 물론 개인들의 생존 방정식을 과거에 비해 한층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사는 자신이 행복한 미래학자라고 역설한다.
직장인 생존방정식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 젊은 미래학자는 촌철살인의 재치가 넘친다.

지난해 리먼 사태의 후폭풍으로 증시가 폭락하며 쪽박을 찬 개미투자자들을 하우스 도박판 참가자들에 비유하는 식이다.

그는 투자은행을 패의 흐름을 한눈에 꿰뚫어 보고 있는 ‘타짜’로 본다. 그리고 증권사는 수수료 수입으로 먹고사는 ‘하우스’ 이다.

기관투자가들은 ‘전주’적이다. 문제는 개미투자자들이 이러한 현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점.

타짜들을 상대로 화투패를 만지작거려봤자 그들을 제압할 뾰족한 묘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개미들은 대부분 자신의 역량을 과대평가하는 편이다.

최윤식 미래학자는 ‘게임의 룰’부터 바꾸라고 조언한다. 모니터 앞에서 속절없이 속을 태우고, 주가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금물이다.

목표 수익률, 하락폭을 정한 뒤 이 기준에 따라 움직이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우물 안 개구리에 비유할 수 있어요. 발밑만 살피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층위의 사건들이 서로 연관을 맺으면서 상호 작용하는 현실은 매우 복잡다단합니다.” 모든 만물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불교의 연기론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패전의 상처를 딛고 잿더미에서 경제대국을 건설한 일본인들에게 ‘로봇’은 경쟁우위를 담금질할 시금석이었다. 하지만 이 로봇이 훗날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으로 본 이 나라 근로자들은 많지 않았다.

로봇은 고용 없는 성장의 첫 단추였다. 일본 생산 현장에 도입된 ‘로봇’은 대당 34명의 근로자를 대체했다.

최윤식 미래학자는 “움직이는 로봇이 생산 현장에 도입될 경우 노동시장에 몰고 올 파장은 그 파괴력에서 붙박이 로봇과 비교가 안 될 정도다”라고 주장한다.

나노, 핵, 그린, 그리고 RFID를 비롯한 신기술들은 앞다퉈 산업의 지형을 바꿀 태세이다. 이들은 서로 핵융합을 하며 이러한 변화의 방정식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미래학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사는 직장인 생존의 바이블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로봇은 고용 없는 성장의 첫 단추였다. 일본 생산 현장에 도입된 ‘로봇’은 대당 34개의 일자리를 대체했다. 움직이는 로봇이 생산 현장에 도입될 경우 노동시장에 몰고 올 파장은 그 파괴력에서 붙박이 로봇과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이동로봇에 지금부터 대비해야
근로자들의 삶을 좌우할 또 다른 추세는 산업의 융합화이다. ‘무어의 법칙’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면’에는 이종산업의 결합을 뜻하는 ‘하이브리드’ 현상이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양자역학, 나노테크를 비롯한 신기술은 반도체산업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최첨단 기술이 반도체 기술과 결합하면서, 반도체 집적의 한계를 송두리째 허물어뜨렸다. 최 미래학자는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서 생존의 열쇠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바로 폭넓은 학습이다. “주특기를 담금질하되 다른 산업영역에 대한 학습도 결코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속한 기업, 산업의 경쟁우위 요소를 분석할 역량을 구축하라고 그는 주문한다. ‘타이밍’, ‘로컬라이제이션(지역화)’, ‘속도’는 신성장산업 진출 성공의 삼박자이다. 진퇴의 시기를 고르는 기업 구성원들의 핵심역량이 성패를 좌우한다.

최윤식 미래학자는 한국판 세컨드 라이프 ‘다다월드’를 반면교사의 실례로 들었다.
지난 2000년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입주 업체를 받던 이 벤처 업체는 3차원 커뮤니티 공간을 비교 우위로 삼은 시장선도자(First Mover)였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결국 문을 닫은 비운의 주인공이다.

다다월드와 명암이 엇갈린 기업이 미 세컨드 라이프다. 이 온라인 업체는 ‘17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데 이어, 나스닥에 상장하는 데 성공하며 신데렐라의 등장을 알렸다.

속도와 타이밍, 그리고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이 비즈니스 모델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직장인들은 발밑도 살펴야 하지만 멀리 내다볼 수 있어야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소속 기업, 핵심역량 꾸준히 분석해야
국내외 기업들은 바이오, 나노, 로봇, 물 산업을 비롯한 ‘신수종(新修種)’ 부문에서 꺼져가는 성장엔진 재구축의 불씨를 찾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윤식 미래학자는 “자신이 속한 기업의 생존 가능성을 평가할 잣대를 스스로 담금질하라”고 조언한다.

핵물리 과학자, 최고경영자(CEO), 기술이사(CTO) 30여명을 상대로 미래학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는 그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대한민국호를 강타한 지난해, 주식투자로 두 자릿수의 ‘수익’을 올렸다.

미래학의 대가인 피터 비숍(Peter Bishop) 휴스턴대 교수에게 사사받은 이 분야의 신진이다. 지난해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로 한껏 움츠러들었던 국내 기업들의 강연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 최 씨의 전언이다. 지난달 말 《2030년 부의 미래지도》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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