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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연세대 교수에 중국의 내일을 묻다

“中리더들 내우외환 직면 팍스시니카 시대 주도 역부족”

2011년 01월 17일 14시 01분
[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13일 휴넷이 주최하고 아시아경제신문이 후원한 ‘중국의 내일을 묻다’라는 주제의 특강이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대강당에서 열렸다. 문정인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강연회에서 중국의 미래를 둘러싸고 중국 석학들과 벌였던 치열한 토론내용을 전했다. <편집자주>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위압적이란 것도 다 옛말입니다. 이들은 웬만한 민주주의 국가들 보다 국민들의 민심을 세심하게 살핍니다. 중국 남부에서는 지방 관료들을 서구보다 더 민주적으로 선출하는 곳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중국의 지도부가 민심에 울고 웃는 이면에는 ‘두려움’이 있다. 중국사에 등장한 왕조들은 늘 내부 모순으로 무너졌다. ‘합쳐진 것은 반드시 흩어지고, 흩어진 것은 다시 모인다’는 분구필합(分區必合)은 중국사를 관통하는 원리다.

남송은 쿠빌라이 칸의 원나라에 망했으며, 원은 주원장이 이끄는 명에 패자 자리를 내주었다. 중국은 대만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며 차이완 시대 개막의 시동을 걸었다. 적성국과의 합종이다. 양국의 경제 통합은 통일로 가는 급행열차이다. 흩어진 것은 다시 모인다.

중국사를 수놓은 변화의 출발점은 배고픈 농민들이었다. 그들은 들불처럼 일어났다가 스러졌다. 중산층이 확대되면서 정치적 자유가 커진 것이 자본주의의 역사이다. 중국도 이러한 변화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지난 1989년, 천안문 사태는 등소평 개혁개방의 산물이었다.

페이스북, 트위터는 중국 사회 변화의 촉매다. 미국발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농민공들의 귀향 소식은 소셜 네트워크를 타고 바람처럼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간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나, 티벳 문제도 중국은 물론, 아시아, 유럽, 미국 등 전 세계로 흐른다.

당내에서도 변화의 기운은 꿈틀거린다. 공산당의 중간 간부로 성장한 천안문 세대는 동료들이 탱크에 짓밟혀 산화해간 현장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들은 중국 공산당의 내일을 엿보는 창구이다. 중국의 리더들은 내우외환에 직면해 있다.

후진타오·원자바오 ‘관리형 지도자’ 한계

“중국 현지에서 만난 중국인 학자에게 ‘2030년까지 미국을 제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만, 그는 절대 그럴 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문 교수는 중국의 한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젊은 중국인 학자와 나눈 대화 내용을 강연회에서 소개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나, 원자바오 경제부총리는 백성들의 고통을 자기 일처럼 여기는 목민관이다. 하지만 중국을 새로운 시대로 이끌기에는 한계도 뚜렷하다는 것이 그의 진단.

이들 리더들은 이른바 ‘비저너리(Visionary)’가 아니라, ‘관리자’에 불과하다는 것. G2라는 용어는 현실을 왜곡해 비추는 거울이다.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이라는 왜곡된 이미지를 주변국들에 유포한다는 것.

중국은 도농간의 격차가 크고, 공해물질을 대량 방출한다. 화려한 상하이 동방명주의 그늘은 길고 깊다. ‘G2’는 현실을 왜곡하는 미사여구에 불과하다는 것이 일각의 목소리이다.

“중국은 WTO로 대변되는 팍스아메리카 시대의 최대 수혜자인 셈인데, 이 체제에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이 굳이 미국과 대결에 나설 이유가 있냐는 것이죠.” 물론 중국인들이 자국의 실력을 낮춰보는 이러한 견해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문 교수가 중국 방문길에 만난 중국 학자 옌센통은 중국 부국강병론의 대표주자이다. 이 학자는 중국이 약할 때 포위전략에 휘말린다며 부국강병만이 나라를 보위할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한국, 대륙·해양 세력 모두 포용해야

미국은 베트남을 자국 세력권으로 포섭했으며, 9.11 테러 사태를 빌미로 아프가니스탄을 치면서 중앙아시아에도 전진 기지를 확보했다. 몽골에도 군사기지가 있는 미국은 작년 말 대한민국 서해에도 항공모함을 파견했다. 중국을 겹겹이 포위하는 형국이다.

“서해는 ‘종심(從心)’이 매우 짧은 바다입니다. 항공모함은 중국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죠. ” 미국은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대표주자들은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를 떠올리게 한다.

G2국가들의 각축장인 대한민국의 선택은 무엇일까. 문 교수는 대한민국호의 생존전략은 북방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북방으로 생존 기반을 넓혀나가되, 미국, 일본을 비롯한 해양 세력도 끌어안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동북 아시아가 장기적인 번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유럽연합과 같은 경제 공동체, 더 나가서는 다자간 안보 체제를 형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중국의 동북공정론을 묻는 질문에 대해 동북공정론은 중앙 정부의 아젠다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가 간도를 비롯한 민감한 영토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조건으로 동북공정론을 더이상 아젠다로 삼지 않는다고 점을 중국 공산당 간부가 약속하고 돌아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재정적으로 궁핍한 지방정부들이 이 문제를 이슈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문 교수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듀크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인 그는 지난 2009년 가을 학기에는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원에서 초빙교수를 지냈다. 연세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메릴랜드대학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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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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