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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도널슨그룹 데이비드 팀 아·태지역 부회장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9-06 21:15

“머리 희끗희끗한 직원들이 자산입니다”

“한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97년 8월이었지만, 최소 4년간 사전준비 단계를 거쳤습니다. 한국 자회사를 설립하고 나서 금융위기가 터졌지만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미국의 도널슨(Donaldson) 그룹. 아직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이름의 이 글로벌 기업은 이물질 유입을 차단하는 필터솔루션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자랑한다. 10여 개 이상의 사업 부문을 운용하고 있으며 매년 10% 이상의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주당 순이익이 지난 18년 연속 두자릿수 이상 증가한 유일한 뉴욕증시 상장 업체이기도 하다.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에 비견되는 인간 중시 경영이 핵심 경쟁력의 주춧돌이라는데, 한국자회사 창립 10주년 행사 참석차 우리나라를 방문한 이 회사 아·태지역 데이비드 팀(David W. Timm) 부회장을 지난달 21일 오전 인터뷰했다.


연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가 매년 10~12%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이 부러워할 만한 수치인데요.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GDP의 두 배 정도의 성장률을 요구하고 있지요. 성장률만 보면 저희가 더 나은 편이네요. (웃음) 도널슨은 한국에는 아직 생소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분야의 기술흐름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본사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 있습니다. 엔진이나 가스터빈 등을 보호하는 필터장비의 제조사입니다.

미국의 골드러시 시절에도 청바지 업자들이 돈을 벌었다고 하죠. 주요 고객인 반도체산업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나요.

반도체 회사에 장비를 공급하는 것은 맞습니다. 반도체 칩에 먼지라도 들어가면 큰일이 나지 않겠어요. 하지만 반도체 업체에만 장비를 판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도체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편입니다. 트럭, 자동차, 반도체, 가스터빈 회사들이 모두 고객사입니다.

두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 궁금합니다. 경쟁 기업이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을 텐데요.

일단 좋은 산업(good industry)에 속해 있습니다. 이 분야(filter solution)는 성장산업입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최고경영자가 지금도 성장의 여지가 크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입니다. 물론 글로벌 기업이며, 기술지향적이고, 직원들을 비용이 아니라 자산으로 보는 특유의 휴먼 경영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도 매우 독특합니다. 위험을 적절히 분산하고 있습니다. 고객사가 문을 닫는다고 해서 큰 타격을 받지는 않겠군요.

고객사가 문을 닫는 일 따위는 없어야 겠죠.(웃음) 하지만 방금 지적하신 그 대로입니다. 고객사가 여러 분야에 걸쳐서 폭넓게 포진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회사들이 부진하면 자동차에서, 자동차가 부진하면 가스터빈 쪽에서 매출 하락을 만회할 수 있는 사업구조입니다.

한국법인의 경우 첫해는 손실을 면치 못했습니다만 지금은 다른 지역 자회사들을 압도하고 있지요.

지난 10년간 매출이 매년 평균 39%, 이익은 매년 50% 성장했습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요.(웃음)

한국 진출 당시 원-달러 환율은 치솟고 글로벌 기업들은 서둘러 빠져나가는 상황이었는데요. 후회하지는 않으셨나요.

글로벌 기업들은 투자결정을 할 때 수년간 현지상황을 분석합니다. 한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97년 8월이었지만 최소 4년간 사전 준비 단계를 거쳤습니다. 한국 자회사를 설립하고 나서 금융 위기가 터졌지만 큰 충격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환율이 800원대에서 2300원대로 수직상승했고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부서장들에게 높은 목표치를 제시하고 몰아붙이기로 유명합니다. 혹시 당신도 그런 편인가요.

발령받은 지 한 달밖에 안 됐어요. 너무 어려운 질문은 하지 말아주세요.(웃음) 미니애폴리스 본사를 걷다 보면 머리가 희끗희끗한 직원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한번 다가가서 근무연한을 물어보시죠.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이 대거 활동하고 있는 게 우리 회사입니다. 저도 24년을 이 회사에서 일했어요.

일본의 도요타자동차와 같은 기업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로열티를 강화하는 쪽인가요.

도요타자동차에 비유해 주시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사람을 중시합니다. 숫자놀음에 치우쳐서 일을 처리하지는 않습니다. 직원들에 대한 헌신을 중시합니다.(We does not move in or move out based upon number. we value our contribution to our people.)

신수종 사업에 진출할 계획은 없습니까. 요즘 한국 기업들은 차세대 먹을거리 발굴에 분주하거든요.

차세대 먹을거리에 누가 무관심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본사에서는 주력 부문이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여지가 크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말했으니 믿어도 됩니다. 그래서 다른 분야는 당분간 쳐다보지 않을 방침입니다.(웃음) 인수합병을 꾸준히 진행해 왔지만 대상은 필터 분야입니다.

지금처럼 수익을 많이 낸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영화사 인수에 나서는 일 따위는 없겠군요.

물론입니다.

호적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요즘 이 분야에서 강력하게 부상하는 한국 기업은 없나요

하도 많아서 일일이 지목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분야별로 5~6개 정도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회사 내에 10여 개 사업부가 있는데 상품별로 경쟁자가 다 다릅니다. 경쟁자들이 너무 많습니다.(웃음) 회사 이름을 콕 짚어 말해 줄 수 없는 점을 이해해 주세요.

아시아는 글로벌 기업의 미래라고들 합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궁금합니다.

90년대 초반 고객사들은 대부분 북미에 포진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어떤지 아세요. 북미를 제외한 아시아와 유럽이 전체 매출의 49~51%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요. 실적만 봐도 아시아의 부상은 뚜렷합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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