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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경제 전문가 대담

기술의 韓·日-자원의 중국 한·중·일 삼각 공조체제 고민할때

2010년 03월 09일 15시 52분

‘좌(左)로 가는 일본, 우(右)로 가는 한국.’ 가깝지만 먼 이웃 한·일 양국의 엇갈린 행보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자민당 일당 독재를 허물며 선거혁명에 성공한 하토야마 내각은 집권 후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연대와 더불어 사회적 약자를 향한 공동체의 책임을 강조하며 일본 열도 개조 작업에 한창이다.

작은 정부를 주창하며 집권에 성공한 이명박 정부도 리먼 사태로 불거진 금융 위기의 신속한 진화에 성공하며 지난 10년 진보 정권의 색채를 착실히 지워가고 있다.

집권 3년차와 2년차를 각각 맞은 한·일 양국 정부는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일까. 노성태(64) 대한생명경제연구원장, 마사시 미토(水戶中史·49) 일본 참의원 국회의원의 긴급 대담을 마련했다.

이번 대담은 김재홍 <이코노믹리뷰> 편집국 부국장의 사회로 지난 2월 9일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회의실 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 총리 사무실의 윤성준(47) 동아시아 고문이 이번 대담의 통역을 담당했다.




최근 서울을 방문한 한 헤지펀드 전문가는 다시 ‘더블딥(경기가 잠시 회복세를 보인 뒤 침체에 빠지는 현상)’을 경고했는데요. 잊을만하면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드네요. - 노성태 박사. 이하 노성태여러 가지 위험이 남아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피그스(PIGS) ’국가들이 흔들리며 글로벌 금융시장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두바이 사태가 터지자 위기론이 비등해진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회복기조는 점차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위기론이 기우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군요. 언제 쯤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하는 겁니까.
노성태금년에는 미국 경제도 성장률이 꽤 높아지고, 일본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문제는 주요 국가들의 경기 부양책으로 자산가격이 엄청나게 올랐다는 점 입니다. 중국도 돈을 많이 뿌려서 자산에서 다시 거품이 형성되고, 그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출구전략의 타이밍이 문제일 따름이며 위기 재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올해 일본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노 박사의 진단에는 동의하십니까.
마사시 미토 국회의원. 이하 마사시 미토일본 경제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경기 회복이 자연스레 세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950조 엔대의 정부 부채도 더 늘어나고 있는 형편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들에게 약속한 공약이 부담스럽지 않습니까.
마사시 미토엄청난 공약을 했어요. 아이들에게 직접 현금을 보조해 준다는 공약입니다. 솔직히 성공할 지는 저로서도 잘 모르겠습니다.
현금을 준다고 해서 그 경제 효과가 금방 나타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가 15세가 될 때 까지 정부가 나서 돈을 주겠다는 발상은 파격적입니다. 대단히 큰 실험입니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약속한 공약 이행에 소요되는 ‘재원’은 어떻게 확보할 계획입니까.
마사시 미토일본 정부는 소비세 5%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세금을 5% 정도 올리는 계획도 검토중입니다. 다만, 소비세 인상은 신중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칫 소비시장을 냉각시킬수 잇기 때문이죠.


재정 적자가 생기면 대개 세금을 올릴 생각부터 하는게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노성태세금을 올리면 소비는 줄어드는 것이 순리입니다. 소비가 감소하면 경기가 하강하고 세금수입은 떨어지는 악순환이 꼬리를 뭅니다. 세금인상에는 항상 신중해야 합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리콜 사태가 일본 경제에 몰고 올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895년 작은 섬유기계 업체(도요타상점)에서 출발한 초우량 기업의 위기 대응 능력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_ 김재홍 부국장


도요타 자동차 리콜 사태가 ‘일파만파’입니다. 일본 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마사시 미토미국업체들의 ‘도요타 때리기(Toyota bashing)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을 것도 같고…도요타는 저력이 있는 회사입니다. 이번 리콜 사태의 후폭풍을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 회사의 주력 상품이 바로 프리우스(Prius)를 비롯한 친환경 자동차입니다. 미래지향의 라인업을 갖춘 것이 바로 도요타입니다.


마사시 미토 의원은 도요타 발 위기 극복에 어떤 식으로 동참할 계획입니까. ‘바이 저팬(Buy Japan)’ 운동을 펼칠 의중은 없습니까.
마사시 미토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승용차인 프리우스를 곧 구입하려 합니다.(웃음) 250만~350만엔대의 이 친환경 자동차를 구입하면, 정부가 50만엔을 보조해주거든요.


하토야마 내각이 운이 없는 건가요. 지금까지는 금융위기의 최대 수혜자였는데요.
마사시 미토일본 국민들이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한눈에 알 수 있게 된 점이 소득입니다. 보수정권들처럼 규제를 허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도요타가 일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정도 입니다.


고이즈미 개혁의 상징인 ‘우정성 민영화’를 되돌릴 계획인가요. 고이즈미 전 총리가 가슴을 치겠습니다.
마사시 미토(고이즈미 정부 당시에)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했다는 자성을 하고 있어요.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치면서 일본의 문화나 전통도 많이 훼손되고 말았습니다. 우정성 민영화도 재평가 작업이 한창입니다. 일본 국민들은 솔직히 어느 편이 좋은 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정부는 금융 위기 국면에 신속히 대응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일본과 다른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노성태한국은 이번이 사실상 두 번 째 금융 위기였습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로 국내 기업들이 대거 문을 닫지 않았습니까. 정부도 그 때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이번에는 신속히 대책을 세웠어요. 금융당국도 창구 지도 등으로 자금난에 처한 기업들을 도왔습니다.


노성태 대한생명 경제연구원장은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를,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각각 얻었다. 부산 출생으로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한국경제연구학회 회장, 우리금융 사외이사 등을 지낸 경제학자이다.노성태 대한생명 경제연구원장은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를,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각각 얻었다. 부산 출생으로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한국경제연구학회 회장, 우리금융 사외이사 등을 지낸 경제학자이다.
신자유주의’의 흐름을 반성하는 움직임은 한국에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그 강도가 썩 강한 편은 아닙니다. 지난 10년간 진보 정권이 시장 경제에 지나치게 간섭한 면이 있다는 게 보편적 정서입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지난번 대선에서 승리한 거죠. _ 노성태 박사


금융위기는 신속히 진화했지만, ‘작은정부’를 지향한 MB내각의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비판도 제기 됩니다.
노성태새정부 출범 이후 (미국발)금융위기가 터졌습니다. 저소득 계층이 더 어려워지면서 고소득계층을 겨냥한 비난도 높아졌습니다. 현 정부가 부자들을 위한 이른바 ‘고소영’정부가 아니냐는 것이 골자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가 방향을 선회해서 중립적인,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습니다. 집권초의 강력한 감세 드라이브도 밀어붙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은 정부를 표방한 이명박 행정부의 친(親) 서민 행보를 지적하는 건가요.
노성태대형할인점의 동네 마트시장 진출이 대표적입니다. 대외적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지나친 보호정책을 펼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습니까. 중소 상인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경우, 지역 상권 진출 억제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는 있습니다. 다만 그것도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SSM파동을 보면 인심이 예전같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노성태요즘은 주거 형태가 아파트가 많다보니, 한 동네 주민들의 정서적 동질감도 느슨한 편입니다. 수퍼수퍼마켓(SSM)이 동네에 들어오니 가격이 인하되고 품질도 좋아진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하토야마 정부는 동아시아 이웃 나라들과의 우애를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미국과는 한판 대결도 불사할 태세입니다.
마사시 미토노성태 박사님에게 거꾸로 질문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웃음). 한국은 일본보다 ‘반미’ 감정이 더 강한 편이 아닙니까. 작전권도 오는 2012년 돌려받을 예정이 아닌가요.
한국정부가 더 반미적이라는 지적인가요.
노성태쪾반미 감정이 표출된 것이 바로 김대중, 노무현 정권 당시입니다. 하지만 작은 정부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가 집권하면서 이러한 반미 분위기도 많이 누그러진 것도 현실입니다.


일본은 미국의 핵우산 속에서 초고속성장을 하며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습니다. 미국 때리기에 나선 까닭이 무엇인가요.
마사시 미토미국은 항상 자국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실리에 밝은 나라입니다. 민주당도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중시합니다. 하지만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해야 합니다. 자민당 시절 미국의 의견에 반하는 일이 어디 가능하기나 했습니까.


아시아의 ‘대형’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넘어 ‘팍스시니카’ 시대의 개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일양국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마사시 미토상해 박람회가 올해 개최될 예정입니다. 중국은 바닷가에 인접한 도시들을 먼저 개발해 득실을 따진 뒤 내륙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입니다.
실용적 사고에 익숙한 중국인들의 특성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중국이 내륙 개발의 수위를 높이면 엄청난 오염을 부를 개연성이 높습니다. 한·일 양국이 이 문제에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사시 미토 일본 참의원 국회의원은 민주당 내 오자와 계로 분류되는 실세 정치인이다. 일본 게이오대 경제학부 출신으로 요코하마 가나가와현이 지역구이다. 32세의 나이에 가나가현의 도의원에 당선된 후 3선에 성공했다. 지난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마사시 미토 일본 참의원 국회의원은 민주당 내 오자와 계로 분류되는 실세 정치인이다. 일본 게이오대 경제학부 출신으로 요코하마 가나가와현이 지역구이다. 32세의 나이에 가나가현의 도의원에 당선된 후 3선에 성공했다. 지난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일본 경제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경기 회복이 자연스레 세수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일본은 950조 엔대의 정부 부채도 더 늘어나고 있어요. 일시적으로 수출 기업이 좋아진다고 해도 다시 문제가 불거질 겁니다._ 마사시 미토 의원


한·일 양국이 욱일승천(旭日昇天)하는 중국에 맞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노성태저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경제문제, 환경문제는 쉽게 협력체제가 이뤄질 것 같습니다. 기술협력문제도 그렇습니다. 서로 성역이라 할 만한 문제들이 걸림돌입니다. 주로 정치. 행정가들 때문에 국민들이 오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서로 자주 만나야 합니다.
마사시 미토한·일 두 나라는 중국의 자원 없이 지속가능성장을 하기 어렵습니다. 중국도 두 나라의 기술력을 필요로 합니다.


일본 경영자 재조명 바람이 한국에서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노성태마쓰시다 고노스케 미쓰비스 회장 등이 한국 경영자들 사이에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경영자들은 주로 미국의 스타 경영자들의 이론에 주목해 온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동양인의 정서에 가깝고, 동양철학에 기반한 이들 일본 경영자들의 가르침이 요즘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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