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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00만 회원 분석 60분이면 ‘OK’


日 NTT도코모·오다큐백화점- ‘데이터경영’현장을 가다

2009년 09월 22일 17시 47분조회수:818
일본은 여전히 긴 잠에 빠져 있는 듯했다. 잃어버린 10년은 공식적으로는 종결됐다. 하지만 도심 번화가인 긴자거리나 시부야 등은 여전히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었다.

아키하바라를 비롯한 전자상가를 찾는 발길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이다. 일본의 오다큐백화점, 그리고 NTT도코모는 ‘정중동’이었다.

미국에서도 가장 많은 혁신적인 상품이 태동한 것이 바로 대공황 직후였다. 일본 기업들은 ‘데이터경영’을 앞세워 다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오다큐백화점의 경영진은 바로 전날까지 집계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NTT도코모는 한나절이 소요되던 고객 데이터 처리속도를 불과 1시간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유통, 통신 부문의 일본 기업들은 데이터에서 다시 도약의 가능성을 엿본다. 지난 9~11일 미국의 다국적기업인 ‘네티자(Natezza) 한국지사’의 초청으로 일본 현지를 둘러보았다.



“전날 백화점을 방문한 고객이 구입한 상품도 다음날이면 경영진 회의에 전달된다. 기후변화가 연령별 고객들의 구매 성향에 미친 파급 효과도 거의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노무 관리의 효율성도 높였다” ● 오다큐백화점


일본 도쿄의 미쓰코시 백화점의 전경. 일제시대  조선의 경성에 진출했던 이 유서깊은 백화점도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일본 도쿄의 미쓰코시 백화점의 전경. 일제시대 조선의 경성에 진출했던 이 유서깊은 백화점도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1일 오전, 일본 도쿄의 ‘아키하바라’ 전자상가. 일본산 전자제품의 후광을 업고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을 유혹하던 이 ‘상가’는 마치 빛바랜 ‘흑백사진’을 떠올리게 했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한 한국산 가전제품의 공세는 아키하바라 상가 쇠락의 ‘도화선’ 이었다.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은 아직도 ‘미스터리’이다. 도요타, 혼다, 고마쓰 등 글로벌 기업을 100여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이 나라는 여전히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위 기의 한복판에 마법에 걸린 듯 돈을 쓰지 않는 소비자들이 있다. 도쿄의 백화점들은 한산해보였다.

일본 제국의 변경인 ‘경성’의 혼마치(명동)에 우뚝 서서 조선인들의 혼을 쏘옥 빼놓던 미쓰코시 백화점은 마치 ‘골동품’을 떠올리게 했다.

오 다큐백화점의 ‘조 쇼지’ 부장(50)은 후발주자의 어려움을 화제에 올린다. 모기업 오다큐 그룹은 물류의 강자지만 백화점부문에서는 ‘루키’에 불과했다.

지난 1991년 불청객처럼 찾아온 장기 불황은 고객 기반을 뒤흔들었다.
미쓰코시를 비롯한 유서 깊은 백화점에 비해 브랜드파워 또한 ‘열세’였다.

‘사면초가(四面楚歌)’를 뚫고 유통 부문의 최강자로 도약할 묘수를 찾던 조 쇼지 부장은 ‘데이터경영’에 희망을 걸었다.


첫 단추는 고객 관리 프로세스의 ‘전면 개편’이었다. 고객 데이터베이스의 유연성과 더불어 처리 속도를 대폭 높였다.

연령층, 방문 횟수, 일인당 매출액, 날씨, 동반 구매 상품, 거주지, 결혼여부 등 고객분석 범위를 대폭 늘렸다.

정보처리 속도도 획기적으로 높였다. 하루전날 고객 정보까지 분석범위를 넓힌 이면에는 첨단 IT 인프라가 있다.

이 백화점은 고객들을 분석한 뒤 얻은 통찰력을 디스플레이나 상품 배치 등에 즉각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경영진은 다시 이러한 변화가 매출에 미친 영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바로 전날 오다큐백화점을 방문한 고객이 구입한 상품목록 통계는 다음날이면 경영진의 책상에 바로 전달된다.

연관성이 높지만 별도 운영되던 고객 데이터베이스도 하나로 통합했다. 고객계와 상품계 ‘데이터 베이스’를 합친것. 그 파급효과는 상당했다. 두 부문을 교차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조 쇼지 부장은 귀띔한다.

“30대 고객이 매장을 방문해 가장 처음 산 물건, 그리고 바로 그 직후 구입한 물건의 상관관계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됐습니다.

거 꾸로 많이 팔린 물건과 구매 연령층, 날씨, 사회적 이슈 등의 연결고리도 빠른 속도로 분석할 수 있게 됐어요.” 그 전 같으면 꼬박 하루가 걸렸을 작업이다.

노무 관리의 효율성도 높였다. 전날 집계된 판매실적을 다음날 회의에서 논의하며 판매사원의 재배치 등 대책을 숙의할 수 있었다.

지난 11일 도쿄의 ANA인터콘티넨탈 호텔서 만난 조 쇼지 부장은 이러한 변화를 ‘혁명적’이라고 표현했다.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기업은 비단 오다큐백화점 뿐만이 아니다.

회 원 수 5300만여명을 자랑하는 일본 최대의 통신업체인 ‘NTT도코모’의 나카무라 겐지 부장은 이 회사 변화의 숨가쁜 현장을 목도한 당사자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 주효했다.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 이 통신회사는 공룡기업의 한계를 고스란히 안고 있었다.


“NTT도코모가 보유한 정보는 매년 두 배 정도 늘어났지만, 가입자 수나 매출은 정보에 비례해 증가하지는 않았다. 가입자들의 속성도 500항목이상이 됐다.” ● NTT도코모


일본 최대의 통신사인 NTT도코모는 5300만명의 고객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일본 최대의 통신사인 NTT도코모는 5300만명의 고객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NTT도코모, 5300만 회원 光速 분석
이 회사는 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조직, 업무절차, 시스템 등 덩지를 불려왔다. 마케팅, 영업 등 부서 이기주의가 변화의 걸림돌 이었다. 그는 문제의 해답을 속도에서 찾았다.

이 회사는 고객 데이터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을 ‘24시간’에서 ‘1시간’ 정도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처음에는 무언가 속임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는 것이 나카무라 겐지 NTT도코모 부장의 솔직한 토로이다.

한 다국적 기업의 ‘DW(데이터웨어 하우스) 어플라이언스’가 구원의 동아줄격이었다.

“경쟁사 제품들과 정보 처리 속도를 견주어 본 결과, 압도적인 비교우위를 보였어요. 이럴 수도 있나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지면서 서비스의 품질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 회사의 알라딘 시스템은 고객들의 가려운 곳을 제대로 긁어주었다.

이 회사 고객들은 편의점을 방문해 연체 요금을 지불하는 순간 바로 통화를 재개할 수 있다.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이다.

지난 11일 일본 현지에서 돌아본 오다큐백화점 , 그리고 ‘NTT도코모’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은 ‘데이터 경영’에서 생존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 첫걸음은 ‘정보 처리속도’의 획기적인 개선이다.

NTT도코모나 오다큐백화점은 ‘데이터 웨어하우스(DW. Data Warehouse)’도입으로 정보 처리속도를 10배 이상 높였다.

‘DW’는 데이터베이스, 스토리지, 그리고 서버를 통합한 일체형 IT제품군이다. 미 ‘네티자(Netezza)’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오라클 등도 경쟁상품을 출시했다.

일 본은 주로 굴뚝분야 기업들을 필두로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금융권은 가장 마지막으로 이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이 이덕수 네티자(Netezza) 코리아 지사장의 설명이다.

(박스 기사 참조) BPM, 시나리오플래닝 등 유행에 민감한 한국 기업들은 과연 어떤 반응일까.


“산업 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금융사들과 통신사, 할인점들의 전략적 제휴가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객들을 더 입체적으로 분석해 비교우위를 담금질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주목할 때이다.” ● 일본 현지서 만난 IT전문가


데이터웨어 하우스(DW), 혁신의 원동력
일본 도쿄 현지에서 만난 문재남 KCB(Korea Credit Bureau) 부장은 지난 2005년을 떠올렸다. 은행과 카드사들이 대주주인 이 회사는 고객사들을 상대로 정보를 판매한다.

대주주 들을 상대로 신용정보를 판매하는 것이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다.
문제는 한국신용정보, 한국신용평가를 비롯한 쟁쟁한 선발주자들이 일찌감치 시장에 진출해 확고한 거점을 확보하고 있었다는 것.

승부처는 ‘데이터 처리 속도’였지만, 속도를 개선할 뾰족한 묘수가 없었다. “초기에는 은행이나 카드사들이 고객들의 신용평가 정보 등을 요청하면 정보를 가공한 뒤 대개 하루 뒤 ‘CD’에 담아 고객사에 배달을 했습니다.”

이 회사는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자료 처리속도를 10배 이상 단축할 묘수를 찾았다.

“그 전에는 신용 평가 데이터를 뽑아내려면 10시간 이상이 소요됐어요. 하지만 지금은 불과 8분대로 처리 시간을 단축했어요.

이 덕분에 느긋하게 담배를 피거나, 직원들과 담소를 나눌 시간도 사라져 버렸어요.” 문재남 부장은 데이터베이스 마트(Database Mart)’ 제작에 투입하던 시간도 대폭 줄였다.

금융 소비자들을 더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 것도 데이터 처리 속도의 개선 덕분이다. 연령, 대출 잔액, 거주지, 성별, 자동차 소유여부, 연봉, 연체 여부, 자녀수, 거주 형태, 소속 회사 등의 ‘기준’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금융소비자들을 ‘다면평가’하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해졌다.

이 회사는 DW도입을 적극 주창한 전산실 직원들의 직급을 한 등급씩 올려 공로를 인정했다. 위험부담에도 변화를 시도해 성공한 데 따른 보상이었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다국적 기업 CEO의 전언이다.

새 로운 시스템 도입에 나선 임직원들은 자칫하다 옷을 벗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고백한다.

NTT도코모, 오다큐백화점, 대한민국의 KCB’ 등은 ‘정보통신 시스템(IT) 인프라’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시장 대응 시간(Time-to-Market)’단축이 상품이나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NTT도코모등 이 새로운 시스템 구축에 나선 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정보도 한몫을 했다.

이 회사가 보유한 정보는 매년 두배 정도 늘어났지만, 가입자 수는 정보에 비례해 증가하지 않았다. 가입자들의 속성도 500항목 이상이 됐다는 것이 이 회사 나카무라 겐지 부장의 전언이다.

문재남 부장은 “KCB도 매월 1테라 바이트 정도의 정보가 늘어나고 있다”고 귀뜸한다. 개별 기업이 관리해야 할 정보가 폭증하다 보니 때로는 서비스 품질 향상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당일 배송이 불문율로 자리잡고 있는 서점가에서 익일배송을 고수하는 온라인 서점에 비유할 수 있다.

KCB나 우리캐피탈 등은, 데이터 처리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IT 인프라를 구축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아직도 리얼타임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곳들이 태반이다.


구글, 아마존, NTT도코모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정보처리속도를 10배이상 높인 DW 어플라이언스를 채택했다. 
사진은 데이터를 처리중인 DW의 모습구글, 아마존, NTT도코모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정보처리속도를 10배이상 높인 DW 어플라이언스를 채택했다. 사진은 데이터를 처리중인 DW의 모습

한국기업 서비스 속도 높여야
외 환카드사의 고객들은 ‘연체금’을 송금하고도 카드를 사용하려면 다음날까지 기다려야 한다.

연체 고객들의 대금 지급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아직 구축하지 못한 탓이다. 반면 신한카드는 연체금 결제 여부를 ‘리얼 타임’으로 확인해 고객들의 카드정지를 푼다.

속도는 서비스의 품질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다. 두 카드사의 사례는 빙산의 일각이다. 은행, 카드, 증권, 보험, 자산운용 등이 지주사의 우산 하에 묶이면서 계열사의 정보 품질은 그룹 전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준다.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정확히 하는 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대출잔액이나, 교차상품 판매현황, 경쟁사 동향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시장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면 더 효율적인 시장공략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최대우 한국외대 정보통계학과 교수의 진단이다.

정보는 전사적 전략 수립의 방향타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들어 ‘CMA상품’을 일제히 출시하고 은행권 지급결제 시장공략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증권사와 은행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지주사 소속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서로의 시장을 잠식해 들어갈 가능성도 높아졌다.

‘카니벌라 이제이션(cannibalization)’ 리스크다. 금융전문가들은 “ 같은 시장을 놓고 다투는 계열사들의 이해를 전사적 목표아래 조율하는 지주사들의 ‘교통정리’ 기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그 핵심은 ‘정보의 소통’이다.
‘성 공은 혁신에 달려 있고, 혁신은 정보통신 기술에 달려있다’ 세계적인 IT전문가인 ‘아담 콜라와(Adam Kolawa)’ 패러소프트 회장이 남긴 말이다. IT인프라의 재조명이다.

산업 부문의 ‘이종 교배’는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영국의 버진 모바일은 버진 파이낸스를 앞세워 금융시장을 공략 중이다.

테스코는 영국의 ‘로열 뱅크 오프 스코틀랜드(Royal bank of scotland)’와 더불어 ‘개인 파이낸스’ 부문을 운용하고 있다. (박스 기사 참조)


“초기에는 은행이나 카드사들이 고객들의 신용평가 정보 등을 요청하면 정보를 가공한 뒤 대개 하루 뒤 ‘CD’에 담아 고객사에 배달을 하는 방식이었다. 이 회사는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백방으로 수소문을 한 끝에 처리속도를 10배 이상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다.” ● KCB


글 로벌 기업, 소비자 행동을 예측하다.
지난 10일 일본 도쿄에는 뉴욕증권거래소의 전문가가 ANA인터콘티넨탈 호텔을 찾았다.

이 호텔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차 방문한 그가 털어놓은 뉴욕증권거래소의 데이터 운용의 노하우는 주목할 만하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작전’ 세력을 발본색원하기 위해 과거 7년치 데이터를 비교분석한다.

“증 권거래소는 이상 매매가 발생하면 일시적인 현상인지, 작전 세력의 조직적 개입에 따른 것인지 등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상 매매 패턴을 분석한 뒤 과거의 데이터와 비교분석하는 방식으로 작전 여부를 확정하는 겁니다.”

일본 현지에서 만난 김도윤 네티자 기술이사는 뉴욕거래소가 작전세력을 포착하는 방식에주목하라고 조언한다.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를 밑천으로 미래 소비성향을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현재의 소비성향, 그리고 과거 소비 패턴 등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징검다리다. 전문가들은 보험가입자의 도덕적 해이 가능성을 유추하는 일도 지금보다 더 수월해질 것으로 관측한다.

구 글, NTT도코모, 아마존을 비롯한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정보통신 인프라’를 비교우위의 밑천삼아 부서나 계열사간의 장벽을 허물고 경쟁우위를 담금질하고 있다.

“국내금융기관들은 지나치게 보수적이어서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금융사들과 통신사. 할인점들의 전략적 제휴가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들을 더 입체적으로 분석중인 글로벌 기업들에 주목해야 할 때입니다.” 일본 현지에서 만난 국내 IT업계 전문가의 조언이다.

박 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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