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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황수 GE코리아 신임 사장의 경영플랜
[이코노믹리뷰 2007-05-24 10:54]

“한국시장 新비즈니스 모델 꿈틀
본사에서 잠재력 주목하고 있어”

“인재를 평가할 때 지연이나 학연 등을 배제하고
그 사람이 지닌 역량만으로 파악하는 것이
GE의 장점입니다.”

“혁신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으며, 부단 없는 고투의 산물입니다. 한국 기업인들은 지금까지 이러한 변화의 노력을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게을리 해온 측면이 분명 있습니다.” 지난 3월 이채욱 전 회장의 후임으로 GE코리아에 부임한 황수 신임 사장. 그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지금은 관리형이 아니라 성장형 CEO가 각광을 받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일상적인 경쟁에 치중하다보니 여유를 갖고 멀리 내다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사장은 하지만 최근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표 기업들이 창조 경영을 선포하는 등 신 성장 동력 확보에 뜨거운 열정을 보이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GE본사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 자릿수 성장을 위해 방송을 비롯한 여타 부문에도 지속적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해, 국내 방송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의 하나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어 자신과 이채욱 전 회장은 학벌이나 지연에 얽매이지 않는 공정한 평가시스템의 수혜자라며 엄정한 인사 원칙의 확립이야말로 글로벌 기업 도약의 첫걸음임을 강조했다.



부임한 지 벌써 두 달이 지났습니다. 취임기자 회견이 다소 늦었는데, 많이 바쁘셨나 봅니다.
GE코리아의 사업 영역은 매우 방대합니다. 건광관리(health care) 부문부터 엔진, 플라스틱, 가전까지, 그동안 사업 현황을 일일이 확인하고 또 살펴보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발탁배경이 궁금합니다. 적자 누적으로 문 닫기 일보직전이었던 GE삼성조명을 되살린 일화는 국내에서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본사에서 회생 작업을 지휘해보라며 저를 GE삼성조명 사장으로 선임했습니다. 당시 이 회사는 만년 적자기업이었습니다. 제가 부임하자, 사람들이 다 떠난 회사에 사장이 다시 왔다며 사원들이 술렁거릴 정도였습니다. 이 회사를 불과 1년 만에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시켰습니다. (그는 북아시아 사장 시절에 10년 간 적자를 면치 못하던 일본조명사업을 역시 흑자로 반전시켰다. )




GE는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기업이자, 포천 500대 기업 리스트에 가장 오래 남아 있는, 세계 최고의 회사로 유명합니다. 이곳에서의 경쟁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요.
이 회사에 처음 입사한 이후의 일화입니다. 분위기도 냉랭한데다 업무 강도가 매우 세서 정말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업무 교육(OJT)도 두 시간 정도가 다였습니다. 가족들과 짬을 내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을 갔다 몸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정도입니다. 프로페셔널한 조직이라는 방증이겠죠.(웃음)

혹시 자신의 진로에 영향을 준 계기가 있었습니까. 감명 깊게 읽은 책도 괜찮습니다.
바빠서 통 책 읽을 여유를 내기가 어렵습니다만, 《완벽에의 충동》이라는 책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임자인 이채욱 회장도 이른바 기업 회생전문가였는데요. 두 분은 공통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싱가포르에 가 있는 이채욱 전 회장이 저를 만나면 늘 하던 말이 있습니다. 제가 자신과 꼭 닮은 길을 걷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공감합니다. 둘 다 한국사회의 주류 대학인 ‘SKY’ 출신이 아니었고, 회사 내에서 뛰어난 성과를 인정받아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른 특성에 가려 잊어버리기 쉽지만, 공정한 평가 시스템은 GE의 가장 큰 강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재를 평가할 때 지연이나 학연 등을 배제하고 그 사람이 지닌 역량만으로 파악하는 것이 GE의 장점입니다. (저도) 모두 여섯 차례 이상의 엄격한 인터뷰 절차를 거치고 나서야 이 회사의 사장으로 최종 낙점될 수 있었습니다. GE에 근무하게 된 것을 기쁘고, 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회사는 FMP로 불리는 이른바 엘리트 사원 양성 코스도 운영하고 있다. 보통 직장생활 2∼3년 차의 직장인들을 상대로 선발하며, 이들은 대개 사내에서 빠른 진급을 하게 된다.)




GE에 38세의 늦깎이의 나이에 입사했다고 들었습니다. 학자의 길을 포기하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박사 과정을 밟다가 도저히 적성이 아닌 듯해 과감히 포기했습니다.(웃음) 38세의 나이에 GE에 입사했는데, 첫 번째 보직이 바로 ‘석영’제품의 글로벌마케팅 책임자였습니다. (그는 미국 쿼츠 인터내셔널(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소재)의 국제 영업 업무 담당으로 입사했다. 이후 38세의 나이에 GE로 옮겼다.)

이채욱 전 회장이 탁월한 성적을 남겼는데, 혹시 부담이 되지는 않습니까. 회사의 덩치를 얼마나 더 키울 계획입니까.
지난해 17억 달러였던 GE코리아 매출을 올해 19억달러, 내년에 22억달러로 늘려나갈 방침입니다. 특히 한국 내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때 사업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GDP의 2∼3배 정도의 성장률을 강조해 왔습니다. 부임 초부터 늘 강조해온 원칙입니다. 시장 여건이 우호적이면 우호적인 대로,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사업 기회라는 것은 항상 주변에 있다고 봅니다.

GE는 이멜트 회장 부임 후 놀랄 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 자란 성년이 매년 부쩍부쩍 키가 크는 것에 비유할 수 있는데요. 특별한 비결이 있습니까.
이멜트 회장은 항상 ‘성장을 하나의 절차(process)로 만들라’는 말을 해왔습니다. 세계적인 리더들의 리더십을 연구한 끝에 이들에게 공통적인 특성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리고 임직원들을 교육하고, 평가하는 데 이러한 기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성장의 DNA를 평소에 각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섯가지 기준이 외부 지향성(external focus), 명확한 사고(clear thinking), 상상력(imagination), 포용력(inclusiveness), 그리고 전문성(expertise)이다.)

두자릿수 성장을 위해서는 신규사업 발굴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방송 분야 진출설도 들려옵니다만.
미 NBC 사장단이 한국을 방문하고 지난 3월 돌아갔습니다. 방송 시장의 잠재력을 현장에서 직접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나라 방송 콘텐츠 시장의 가능성을 매우 높게 평가 하고 있습니다. 이번 방문길에서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물론 한국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미국에 접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을 겁니다.

GE코리아가 국내 방송 부문의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은 없습니까.
국내 총생산(GDP)의 2∼3배에 달하는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달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방송은 물론 다른 분야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갈 것입니다. GE코리아는 현재 디지틀조선의 경제정보채널 비즈니스앤과 콘텐츠 공유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 환경은 어떤 편입니까. 혹시 바뀌었으면 하는 규제는 없을까요.
GE코리아는 산업자본으로 분류돼 금산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은행업에 진출할 수가 없습니다. (동석한 조병렬 GE코리아 상무는 미국에서도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은 금지돼 있다며 보충설명을 했다. )

두 나라 사이에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됐습니다. 이번 조약체결이 성장의 기회가 되지 않겠습니까.
당장 사업 내용에 큰 변화가 있기보다는 조직 내부의 변화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예컨대, 양국간 관세가 줄어들면서 GE가 한국에서 구매하는 물품의 비중이 더욱 커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국내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요즘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화두입니다. 최태원 SK 회장은 한국 기업이 성장 동력 개발을 게을리 했다는 자성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혁신이란 결코 하루아침에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랜 고투의 산물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우리나라에 와서 국내 기업인들이 평소에 이러한 변화의 노력을 좀 게을리 해온 것이 아닌가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당장의 사업에 매달리다보니, 멀리 내다보는 일에 더 많은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삼성을 필두로 창조 경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에 비춰 볼 때 너무 뒤처진 것은 아닐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 기업인들의 대단한 열정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 시장의 장래를 밝게 보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삼성인력개발원의 요청으로 다음달에도 삼성그룹 중역들을 대상으로 창조경영에 대한 강의를 할 예정입니다.

무언가 될성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많은) GE가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성장 동력 발굴과 관련해 GE에는 최고경영자를 보좌하는 조직이나 직급이 있습니까.
성장 동력은 기업인들이라면 항상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잭 웰치 전 회장 시절에도 사업 부문별로 끊임없이 그 방안을 고민해 왔습니다. 다만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성장 동력 발굴에 좀 더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사업부문별로 신규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출합니다.

이멜트 회장과 회장 직속의 위원회가 이 아이디어를 평가하게 됩니다. 현재 신사업 프로젝트 40개를 상시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를 90개로 늘릴 계획입니다. 2~3년내에 10억 달러 매출 잠재력이 있는 아이디어가 그 대상입니다. GE에서는 이를 획기적인(break-through) 아이디어라는 말로 부르고 있습니다.

잭 웰치 회장 시절에는, 이른바 신상필벌의 원칙으로 유명했는데요. 지금도 이러한 원칙이 유지되고 있습니까. 직원들의 자유로운 사고를 억누른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의 역량을 세 등급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지만 잭 웰치 시절에 비해 더 융통성을 두는 편입니다. (비즈니스위크는 2005년 3월 28일자에서 제너럴 일렉트릭 내부 직원의 말을 인용해 하위 10% 인력의 해고원칙도 과거에 비해 좀 더 유연하게 운용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인 최초의 성장 리더로 GE에서도 승승장구해 왔습니다. 끝으로 그 비결을 조언해주십시오.
관리자형은 지금처럼 빨리 변모하는 경영환경에서 이제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성장형 CEO로 스스로를 변모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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