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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구글 하청업체 된다”주소복사하기

안광호 삼성전자 전직 엔지니어의 ‘작심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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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4 18:00:00

개방·혁신의 ‘오픈 이노베이션’ 추세 외면… 경영 수뇌부 엔지니어들 노력 헛되이 말아야

“삼성전자는 과거의 방식으로 미래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구글, 애플은 전세계인들을 자사의 직원처럼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시대를 선도하는데, 삼성은 여전히 폐쇄적이고, 엘리트 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안광호(40) 삼성전자 전 연구원의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그는 삼성전자의 거듭된 실기(失期)를 지적했다. 2차 대전 당시 프랑스군이 국경선을 따라 방어의 마지노선을 구축했던 악수에 비유할 수 있다. 이 요새로 독일군의 침공을 완벽히 막을 수 있다던 프랑스 군부는 ‘기동전(Blitzkrieg)’으로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꾼 독일군에 불과 한달만에 백기 투항했다.

삼성전자는 과거의 방식으로 미래에 대비하던 프랑스군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꾼 독일군이 ‘구글’이고,  ‘애플’이다. 그는 삼성전자를 이끌어가는 주요 경영자들은 양산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밤을 낮 삼아서 연구에 몰두하는 기술인들의 땀과 노력을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가 애정 어린 비판에 나선 이면에는 삼성전자 엔지니어 시절이 있다. 안 전 연구원은 6년의 세월을 삼성전자 연구실에 틀어박혀 보냈다. 그의 주특기는 CDMA 통신용 반도체칩 개발.

남들은 평생 한 건을 하기 힘들다는 반도체칩 제품을 무려 6종이나 양산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제 동료들도 그렇지만, 새벽 5시에 일어나 회사로 출근했고, 밤 10시까지 일했습니다. 주말은 사치에 불과했어요”. 일본 업체들의 아류에 불과하던 삼성전자가 소니를 제친 이면에는 엔지니어들의 헌신이 있었다. 한국의 장인들은 부서 이기주의에 매몰된 소니의 ‘사무라이’들과 대조적이었다.

소니의 엔지니어들은 회사 내부에 칸막이를 층층이 세우곤 경청(傾聽)을 소홀히 하며 ‘아집’에 빠져들었다. 일본인들이 소중히 여겼던 장인 정신은 오히려 단점이 되기도 했다.

삼성은 기술력이 강한 소니의 강점에 한 가지를 더했다. 바로 관리의 노하우다. 경영진들은 북극성처럼 밝은 혜안으로 조직의 앞길을 비추었다. 파죽지세(破竹之勢)였다.

텔레비전, 휴대폰 부문 등에서 소니는 더 이상 떠오르는 강자인 삼성전자의 적수가 아니었다. 전략기획실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관리시스템은 이 회사가 세계 전자업계 맹주로 도약한 튼튼한 디딤돌이었다. 하지만 강점과 약점은 동전의 양면이기도 하다.


애플·차이완 기업들 수위 높아진 협공

“삼성전자는 애플이나, 구글이 아니라 시대의 거센 격랑에 떠밀려 떠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는 순이익이 급감하며 전사가 위기감에 휩싸여 있는 LG전자의 오늘이 바로 삼성전자의 내일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삼성전자의 패권을 뒤흔드는 경쟁기업이 바로 ‘구글’, ‘애플’이다.(이건희 회장 "IT권력은 이동중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1/08/17/5638072.html?cloc=olink|article|default)

개방과 공유를 핵심으로 하는 시대정신의 변화를 일찌감치 포착한 쌍두마차다. 스티브 잡스는 콘텐츠 개발에 전 세계인을 동참시켰다. 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멍석을 깔아 주었다.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는 전 세계인들을 직원처럼 활용하고 있다. 안 전 연구원이 바라본 삼성전자의 미래는 우울하다.

화이트칼라들이 선호하는 오타쿠 제품에 불과하던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출시를 신호탄으로 범용 시장으로 활발히 공세의 범위를 넓혀가며 삼성전자와 새로운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레프리(냉장고), 아이오디오(오디오), 아이캠(카메라 및 캠코더), 아이컨(에어컨) 등 앞으로도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구글은 소비자들이 뛰어놀 수 있는 거대한 서비스 플랫폼을 지향한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콘텐츠를 제공하는 현 구도에서 삼성전자는 이 회사의 하드웨어 공급사로 전락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IBM PC사업부문의 운명을 떠올려 보라는 것.

중국(China과 대만(Taiwan)을 합성한 신조어인 '차이완'의 기업들 역시 만만찮은 위협이다. 시장점유율과 기술 수준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차이완 시대의 개막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재촉할 전망이다.

“전자 제품을 분해해 보면 안에 들어가는 부품은 별다른 차이가 없어요. 차이완 기업들이 거센 추격을 거듭한다면, 삼성전자가 누리고 있는 간발의 비교우위도 점점 사라질 겁니다.”

삼성전자는 양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살얼음판을 밟는 형국이다. 동부전선의 상대는 차이완 (Chaiwan)기업들. 서부전선 경쟁자들은 게임의 법칙을 바꾸고 있다. 구글, 애플, 차이완이 삼성전자를 협공하는 3대 세력이다.


디자인·하드웨어 비교우위 상실

#202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0. 삼성전자 부스는 10년전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010년 이 행사에서 예언한 내용이 불행히 현실이 된 것.

이번 전자제품 박람회의 주인공은 스티브 잡스, 래리 페이지다. 두 회사의 부스는 규모부터 삼성전자를 압도했다. 각국에서 몰려온 기자들은 이 부스로 몰려들었다. 대만의 HTC, 중국의 화웨이 등은 손색이 없는 제품으로 명품 가전의 깃발을 높이 든 삼성을 무색하게 했다. 디자인과 하드웨어는 더 이상 경쟁우위가 아니다.

2020년 일류 디자이너들과 제휴한 세계 전자산업 시나리오는 잿빛이다. 안 연구원은 니체의 저작에 빗대 삼성전자가 아름다운 소년에서 낙타로 성장했지만, 사자로 변하지 못한 채 점점 늙어가고 있다고 꼬집는다.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의 전자회사로 이끈 비즈니스 모델의 유효 기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데, 정작 이 회사의 수뇌부들은 차가운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

그는 수뇌부들의 전략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건희 회장의 천재경영론이 반면교사이다. 이 회사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천재급 임직원들은 이 회사의 배타적인 문화를 견디지 못하고 일찌감치 글로벌 기업으로 유턴했다. 삼성에서 수용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든 제품이 이들 기업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었다고 그는 귀띔했다.

구글과 애플은 전세계 개발자들을 자사 직원처럼 활용하며,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천재급 인재조차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주소다.

“삼성은 구글이나 애플과는 DNA부터 다들 수 있습니다. 경쟁의 방향을 트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구글, 애플에 유리한 게임의 법칙에서 벗어나 녹색, 에너지 등 이 회사의 강점을 지렛대로 삼을 수 있는 분야 공략의 수위를 높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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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호 삼성전자 전 엔지니어의 분석 5

삼성전자 ‘관리의 삼성’ 이미지 벗어나야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사고의 폭 넓혀야
구글, 애플의 하청업체 전락 현실일 수도
천재경영 하려면 조직문화부터 바꿔야
정보통신 포기하고, 차라리 굴뚝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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