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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유’ 가능성 여는 한의학

[암(癌), 정복할 수 있다]한·양방 협진 치료 면역강화 ‘협공’

2011년 02월 14일 15시 39분 

스트레스 부르는 생활 습관 피해야… 운동·보양·수양요법 正氣회복에 큰 효과

'성현들의 삶을 보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이 보인다.’ 암 예방법을 다룬 한의학자들의 견해를 들어보면 적어도 그렇다. 유가에서 성현으로 추앙하는 공자는 스스로를 낮추고 의식주 또한 간소했다. “어진 사람을 보면 그와 같아질 것을 생각하고, 어질지 못한 사람을 보면 안으로 자신을 반성하라.” 공자의 균형 된 삶은 건강관리의 교범이다. 

공자는 이른바 마음경영의 대가였다. 후학들을 대하면서도 늘 사기그릇처럼 질박했다. 주공시절의 예를 되살려 이러한 원리를 춘추시대에서 적용하고자 한 것이 바로 그였다. 물론 공자의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다. 그가 평생 추구한 마음, 신체의 조화와 균형이 깨어질 때 찾아놓은 불청객이 바로 ‘질병(疾病)’이다. 

화기를 다스리지 못해 수시로 얼굴이 붉어지는 이들은 늘 건강을 유념해야 한다. 잠재적인 암 환자인 셈이다. 국내에서 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면에는 서구식 식습관의 확산은 물론, 갈수록 팍팍해지는 현실도 있다. ‘사오정, 오륙도, 십오야’는 스트레스 공화국 대한민국을 엿보는 창이다.

서울대 천문학과 출신의 이색 한의사로 널리 알려진 김영길 한의사는 암은 그 발생 부위에 따라 부르는 호칭이 다를 뿐이며, 발병 원인은 대동소이하다고 강조한다. 스트레스가 몸속의 암세포를 싹틔우고 키우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 

김씨는 “스트레스를 부르는 열악한 생활환경과, 잘못된 섭생을 피하는 것이 암 예방의 지름길”이라고 고언한다. 몸에 유해한 ‘사기(邪氣)’를 버리고, 생체 방어기능을 뜻하는 ‘정기(正氣)’를 회복하는 것이 치료의 골간이다. 

한방 치료의 뼈대는 무너진 균형을 되돌리는 것이다. 인삼이나, 산삼, 뜸, 보약 등으로 정기를 보완하고 사기를 쫓아내는 한편, 명상 등으로 심적인 안정을 회복하는 치료에 초점을 맞추는 배경이다. 

한의학은 양방에서 포기한 말기 암 환자들이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움의 손길을 청하는 ‘밤의 황제’였다. 암 치료 프로세스를 정확히 제시하지 못하는 점이 한계였지만, 최근에는 일부 암 환자들의 생명 연장 실례가 종종 보고되며 폭넓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법은 철저한 자기관리에 있다

요즘 주목받는 암 치유의 방편 중 하나가 ‘산행’이다. 공기 좋고 물 맑은 백두대간의 명산대천에서 약초를 먹고, 꾸준히 운동을 하며 꺼져가는 생명의 불꽃을 되살리려는 암 환자들의 행렬이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암은 적정량보다 훨씬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서도 운동은 적게 하고, 욕심 사납게 많은 생각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아 생긴 질병이다. 망가진 몸의 균형을 되찾는 작업이 산행이다. 꾸준히 걷고 관리를 하면서 건강을 회복해야 한다.” 강원도 방태산에서 한의원을 운영해온 김영길 한의사는 산으로 떠나는 암 환자들의 맹점도 꼬집는다. 

각박한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에 몸을 맡기는 것만으로 암을 치유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산행에 나선 암 환자들은 답답하고 짜증나는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산에서 편히 쉬기만 하면 스트레스가 사라질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푸는 일도, 정기를 회복하는 일도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김씨는 “자연 환경이 암 치유에 중요하기는 하지만, 특별한 비방이 있는 것은 아니며 특별한 장소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인다. 마음을 즐겁게 먹고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치열하게 스스로를 관리한다면 투병장소가 산속이냐 도시냐는 것은 따질 게 못 된다는 것이다. 

그는 산행을 하는 암 환자들은 도시생활을 잊으라고 조언한다. 식민지 조선의 수도인 경성을 떠나 시골 마을 성천에서 요양을 했지만,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채 요절하고만 천재 시인 ‘이상’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산행을 떠나서도 달은 보지 못하고 손끝만 보는 이들도 많다는 것이 그의 진단. 산행도 한의학이 권하는 암 치유법의 일환이지만, 그 허실도 명확하다는 것이다. 

<조선왕조실족>에 따르면 역대 군왕들의 평균 수명은 44세. 임금들은 보약을 늘 복용했지만, 심장, 폐, 신장, 간의 기능이 떨어졌다. 혈액순환 또한 원활하지 못했다. 자연이 정해준 순리대로 사는 것이 장수의 유일한 지름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산에서 거주하든, 도시에서 살든 관건은 치열하게 스스로를 관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재야의 암 치료 비방이 미덥지 못한 환자들은 제도권의 대형 병원에 눈을 돌려볼만 하다. 전국의 소형 한의원에도 분야별로 강점이 있는 곳들이 수두룩하다. 암 치료에 뛰어나다고 소문난 재야의 고수들도 즐비하지만, 옥석을 가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구당 김남수 옹의 침뜸을 둘러싼 최근 논란은 이러한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방 치료 면역기능 회복 효과 입증

따라서 위험 부담을 꺼리는 환자들은 처음부터 대형 한방 병원에서 체계적인 진료를 받는 것도 대안이다. 일부 한방 병원들의 경우 한양방 협진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암환자들은 암 진단 후에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데, 이 치료 과정의 부작용으로 면역 기능이 떨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양방 협진의 장점은 한약 처방으로 면역 기능을 끌어올리고 항암 효과를 높일수 있다는 것. 국내 한방 암 치료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한방 병원이 대전대둔산 한방병원이다. 이 한방병원 동서암센터는 ‘수레바퀴 암치료법’을 개발했다. 경희대 한방병원도 자체 개발한 한약인 ‘원기젤리’ ‘생기소암단’ ‘봉독침’ 등을 처방하고 있다.

동의대 한방병원은 한약, 침, 뜸을 시술한다. 또 명상, 기공, 한약재를 이용한 족욕과 훈증도 시행한다. 쑥과 침, 한약과 양방의 협업 시스템으로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몸과 신체를 하나로 보는 한방병원답게,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들도 눈에 띈다. 

동국대 일산 한방병원, 원광대 한방병원을 비롯한 한방 병원들 중에는 환자들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들이 있다. 암 전문을 표방하는 한방 병원들도 과거에 비해 증가 추세지만, 중요한 것은 평소 식습관이나, 마음 다스리기. 흡연이나 음주도 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조종관 대전대 한의대 교수는 “암 예방에서도 스트레스를 적절히 대처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스트레스로 심신의 조화가 깨져 자연치유력이 저하되면 암의 활성화가 촉진된다”며 평소 건광 관리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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