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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756490(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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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인입니다. 이름은 자크 나세르. 그가 다시 화제입니다.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재규어와 랜드로버 인수전에 한 사모펀드를 이끌고 있는 그가 다시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는 어떤 인물일까요.
매우 집요하고,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소유한  이 레바논계 호주인의 화려한 도전은 1997년 시작됩니다. 빌 포드 주니어와의 악연도 이 때 맺게 되지요. 물론 처음에는 환상의 커플로 통했지만 말입니다.


그는 미국의 한 자동차 회사의 최고경영자를 맡게 됩니다.  저처럼 주머니가 가벼운 근로자들도 살 수 있는 대중차를 세계 최초로 대량생산한 업체, 바로 포듭니다. 포드 유럽 자회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자신의 역량을 입증해온 인물로, 당시에는 이 자리가 독이 된 성배가 될 줄은 몰랐겠죠. 그는 훗날 포드가의 적장자에게 최고경영자 자리를 내주고 사실상 쫓겨납니다.
그는 무능한 경영자였을까요. 적어도 1999년까지만 놓고 본다면 그는 탁월한 전문경영인이라는 수사를 붙여도 아깝지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나세르는 부임후 몇가지 눈에 띄는 방향 전환을 이끌게 됩니다.
우선, 전체 비용중 매년 10억 달러 규모를  줄여나갑니다. 또 끊임없이 투자를 빨아들이던 유선형의 에어로스타(Aerostar)와 같은 제품도 없애버립니다. 방만한 투자를 정리하고, 마른 수건도 다시 짠 덕분일까요. 이후 포드는 수익성이 점차 개선됩니다.   1998년 포드는 70억 달러에 달하는 기록적인 순익을 냅니다.
다음해 유럽의 자동차 수리회사 체인인 크윅핏(KwikFit)을 인수할 실탄을 확보했지요.  포드를 자동차 생산은 물론, 수리, 보험, 그리고 할부금융까지 전 영역을 담당하는 회사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소비자가 차를 구매하고, 또 이용하는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었습니다.
볼 보자동차를 64억 5000만 달러에 사들인 것도 이 떄를 전후해서였습니다. 또 각종 벤처회사들도 그의 쇼핑목록에 올랐습니다. 이 무렵 포드가 GM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로 다시 복귀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새로운 이니셔티브..그리고 실패
이 런 그가 2000년에 다시 한번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게 되는데요. 바로 고객만족과 전자상거래의 중시입니다. 그는 직원들과도 지속적으로 교유했습니다. 1~2페이지에 달하는 이메일을 당시 35만명에 달하던 전세계 포드 직원들에게 매주 발송했습니다. 당시 그가 이 편지에서도 강조한 사안이 바로 고객만족이었습니다. 고객 서비스 부문에 품질관리 기법인 식스 시그마를 도입할 정도로 고객 만족을 중시했습니다.
이 회사의 서비스 부문 직원들은 고객의 전화가 세번 이상 울리기 전에 반드시 응답하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혹시 벨이 세번 울리기 전 응답하지 못하더라도 이러한 사례가 백만건 중에 세번 이하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요구사항이었습니다. 고객들과도 적극적으로 만나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링컨 머큐리 디비전은 아예 캘리포니아로 옮겼습니다. 이 럭셔리 브랜드의 최고경영자들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주요고객층들이 있는 이 지역에서 직접 고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그의 소신을 반영한 조치였습니다. 캘리포니아는 럭셔리 부문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주요지역이었습니다.

그는 이윤폭이 높은 브랜드의 판촉활동도 더욱 활발히 진행합니다. 재규어, 애스톤 마틴, 링콘, 볼보 그리고 랜드로버를 앞세워 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고 나섭니다. 고객의 요구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신수종 사업 확보에 열정적이며, 직원들과의 공감경영에도 적극적이었던 최고경영자. 하지만 그는 2001년 포드가문의 적장자인 윌리엄 포드(포드 3세)에 쫓겨나고 맙니다.


파이어스톤 사태 운명의 물줄기 돌려
파이어스톤 사건은 치명적이었습니다. 1990년대 계속해서 수익을 내던 포드는 2001-2002년 무려 64억달러의 손실을 입습니다. 당시 파이어스톤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나세르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요. 포드 익스플로러에 장착한 타이어가  자동차 주행중 터지는 사태로 운전자들이 목숨을 잃는 이 초유의 사태가 그의 운명의 물줄기를 바꾸어놓은 셈입니다.
GE의 잭웰치를 가장 존경한다는 그는 포드의 최고경영자로서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으며, 1998년 놀라운 실적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램 차란이 지난 2001년 저술한 <What the CEO WANTS YOU TO KNOW>는 나세르에 대한 우호적인 서술태도를 줄곧 유지하고 있는데요.
잭웰치의 장자방 역할을 해온 이 뛰어난 인도인 컨설턴트도 나세르의 비극적인 종말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겠죠. 제가 보기에 나세르는 포드의 최고경영자로 손색이 없는 역량을 갖추고 있었지만, 운이 따르지 않은 인물입니다. 이런 그가 포드가 매물로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JP모건 체이스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 에퀴티 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는 그의 이번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 지 정말 궁금하네요. 포드는 지난해 127억 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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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BM, 컨버전스, 그리고 SI시장

NEXT 오피니언 | 2007.05.08 20:43 | Posted by 영환
한국IBM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도 올해로 벌써 40년이 됐습니다. 40년이란 세월은  뽕나무 밭을 바다로 바꾸어 놓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이 회사도 초기에는 하드웨어 업체였지만, 지금은 소프트웨어(이 회사가 만든 운영체제인 OS2를 기억하고 계신 분들이 여전히 있을 겁니다) 그리고 컨설팅이라는 양날개를 장착했습니다. 세가지 부문을 아우르고 있는 거의 유일한 회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루 거스너, 그리고 샘 팔미사노 회장이 차례로 이 거대그룹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놀랄만한 변화를 주도했습니다.  북경에서 한가로이 나는 나비의 날개짓이 뉴욕에서는 폭풍을 일으킨다고 했던가요. 본사의 변화는 변방, 그러니까 한국IBM의 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왔습니다.

아직도 모르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한국IBM의 컨설팅 부문에서 근무하는 한국내 컨설턴트만 무려 600명이 훌쩍 넘습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중 가장 많은 수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각에서 그 위력을 애써 무시하는 시각도 있지만 컨설팅 부문이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그리고 컨설팅이 이른바 성공적으로 '컨버전스'될 경우, 한우물만을 파고 있는 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설 때문입니다.
이노베이션 파트너를 자처할 수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컨설팅 부문 덕분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가설'에 그쳐온 감이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한우물만 파고 있는 개별업체들에 각각의 분야에서 밀릴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겠죠. 복합기 대 전문제품의 차이라고 할까요.)

첫 실험무대는 한국의 SI시장이 될 전망입니다. 이 회사가 한국진출 40주년을 맞는 올해 토종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국내 'SI'부문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내고 있습니다.
이 부문은 가격우위를 앞세운 국내 업체들에 지금까지 많이 밀려오던 영역입니다. LG CNS나 삼성SDS같은 기업이 대표적입니다.

팔미사노 회장은 요즘 '비전은 원대하나, 과연 현실에서 먹힐 수 있는 지 의문'이라는 일각의 시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올해 한국 시장은 그의 비전이 과연 현실에서도 통하는 지를 가늠하는 작은 실험 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올해 한국IBM이 SI부문에서 거두게 될 실적에 주목해주시죠, 불행히도 시장 상황은  썩 좋지는 않은 듯 합니다. LG CNS의 1분기 실적이 별로 좋지는 않다고 하네요.
고속 성장을 유지해왔지만, 올들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일감이 충분하지가 않아 사내에서 대기하고 있는 컨설턴트들의 수가 적지 않다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시장이 점차 포화단계를 맞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IBM이 이를 어떤 방식으로 돌파해나갈지가 관심거리입니다.  한국IBM출신의 신재철 사장과, 한국IBM 이휘성 사장의 지략싸움도 볼만할 것 같습니다.:)



[이코노믹리뷰 2007-04-26 10:42] (사진속 주인공이 팔미사노 회장입니다.)


올 해로 한국 진출 40주년을 맞은 한국IBM이 국내 SI시장 재탈환의 기치를 높이 올렸다. 가격경쟁력에서 국내 경쟁업체들에 비해 현저히 밀리는 이 회사가 이러한 자신감을 피력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 12일 발표한 국내 소프트웨어센터 설립은 시장 열세를 만회할 양수겸장의 카드이다. <편집자주>

'코모더티(Commodity)’. 우리말로 상품을 뜻하는 이 단어가 수년 전부터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들 사이에서 부쩍 자주 회자되고 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요르마 욜릴라 노키아 회장 등이 사내 직원들을 상대로, 혹은 기자들과 만나 언급하면서 관심을 얻고 있는 것.

상품, 서비스 부문을 가리지 않고 경쟁격화, 기술표준화로 더 이상 비교 우위를 확보하기가 녹록지 않은 사업 영역을 뜻하는데, 김위찬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말한 ‘레드오션’과도 일맥상통한다. IBM이 지난 2005년 개인용 컴퓨터 사업 부문을 레노버에 매각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컴퓨터에서 휴대폰까지, 한때 최첨단의 영역에 있던 사업부문이 이멜트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른바 상품화 지옥에 빠져들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글로벌 기업의 시장 우위를 빠르게 잠식해 들어가고 있는 영역이 바로‘SI(시스템 통합. system intergraion)’부문이다. 한국IBM이 한때 절대 우위를 자랑하던 텃밭이었다.

하지만 후발 주자인 LG CNS와 삼성SDS가 속도전을 펼치며 판세를 뒤집었다.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주무기로 국내 시장 주도권을 잡고, 이 글로벌 기업의 이름값을 무색하게 한 것. 한국IBM은 적어도 이 부문에선 국내 업체들의 가격공세에 속수무책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한 SI 업계 관계자는 전한다.

하지만 올 들어 이러한 구도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3월 이휘성 한국IBM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업체에 넘겨준 SI시장의 주도권을 재탈환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 한국IBM이 SI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은 꾸준히 나왔으나, 최고경영자가 이러한 방침을 공표한 것은 처음이어서 높은 관심을 끌었다.

다만 가격 경쟁력이 토종기업들에 비해 현저하게 열세인 상황에서 불리한 판세를 뒤집을 카드가 명확하지 않아 그 배경과 더불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장이 참석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SI시장 공략 카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진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올해 이 회사가 한국시장 진출 40주년을 맞아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내부 단속용 카드 정도가 아니냐는 시각이 고개를 든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2일 소프트웨어 솔루션 센터 설립발표는 이러한 분위기를 상당 부분 바꿔놓았다. 특히 연구 분야에 산업별로 특화된 SOA 솔루션, 최적화된 차세대 금융 솔루션, Web 2.0을 비롯한 신기술 및 첨단의 유비쿼터스 솔루션 등이 망라되며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모두 국내 기업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영역들이다. 이휘성 사장은 연구소가 HiPODS(High Performance On Demand Solutions)센터, 글로벌 뱅킹센터 오브 엑설런스(Center of Excell ence), 서비스기반아키텍처(SOA) 컴피턴시 센터 등 모두 4개의 전문 센터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연구소 설립은 어떤 포석을 지닌 것일까. 단기적으로는 국내 금융 시장 공략의 원군이다. 올 들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에 이어 우리·하나·외환은행 등이 캄보디아, 베트남, 중국, 인도 현지 점포 설립 인가를 따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되는데, 한국IBM의 입장에서는 놓칠수 없는 시장이다.

해외에 진출하려면 현지 시스템 구축은 물론 국내 모기업과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시스템 구축이 불가피한데, 센터 설립과 더불어 하드웨어부문의 강점을 바탕으로 SI시장 공략의 고삐를 조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뱅킹 센터 오브 엑설런스는 전진기지다.

하지만 금융권 공략이 전부는 아니다. 은행이나 보험은 물론 제조업체도 중국, 인도를 비롯한 후발 주자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 비용절감과 더불어 혁신 그리고 해외 진출의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잠재 고객기업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

이회사가 내세우는 강점은 명확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컨설팅 부문의 삼각 공조 시스템을 앞세운 일괄서비스이다. 소프트웨어연구 센터는 이른바 상품화 지옥에 빠져 있는 SI부문에 다시 비교 우위를 가져다주고, 무엇보다 국내 업체에 넘겨준 시장 탈환을 위한 화룡정점인 셈이다.

삼각공조 한국무대서 통할지 관심
한국 내 소프트웨어센터 설립은 글로벌 무대의 치열한 경쟁의 정도를 가늠하게 한다. 무엇보다, 블로그하는 경영자로 유명한 슈워츠가 이끄는 경쟁사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부활의 기지개를 한껏 켜고 있다. 인도를 비롯한 후발 주자들의 추격도 거세다.

인포시스가 컨설팅부문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가며 IBM의 텃밭에 도전장을 내고 있으며, 이 밖에도 우리나라의 LG CNS나 삼성SDS 등 각 지역의 강자들이 가격 경쟁력과 그룹사와의 특수 관계를 앞세워 시장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IBM이 이에 맞서 내세우는 카드가 컨설팅,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서비스이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하드웨어를 앞서고 있는 컨설팅 부문, 그리고 소프트웨어 등이 성공적으로 컨버전스될 경우 ‘SI’를 비롯한 여러 부문에서 또 다른 비교우위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샘 팔미사노회장 경우 전임자인 루 거스너의 업적이 워낙 뛰어나 그의 그림자를 떨치고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SI시장에서의 성패는 통합회사(Globally Intergrated Enterprise)를 비롯해 원대하지만 이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팔미사노 회장의 비전이 실제로 현실에서도 먹혀들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징표로도 읽힐 전망이다.

IBM이 만드는 통합기업은

최적 지역에서 부문별 기능 수행

세계에서 유일한 통합기업(Globally Intergrated Enterprise). IBM이 늘 강조하는 자사만의 강점이다. 샘 팔미사노 IBM 회장은 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company)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진단한다.

전 략, 회계, 인사를 비롯해 모기업과 비슷한 기능을 담당하는 자회사를 진출국에 설립하는 과거 모델은 바뀌어야 한다. 마케팅, 인사, 회계 등 부문별 기능을 최적의 지역에서 수행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글로벌 조직이야말로 속도경쟁의 시대에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는 것.

예컨대, 이 회사는 인사나 회계 업무를 자회사에서 각각 처리하지 않는다. 인건비 대비 효율성이 가장 뛰어난 지역에서 이를 전담하게 하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인도시장의 경우 이른바 이노베이션의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

아직은 통합기업이 완성 단계라고 보기는 어렵고 가야할 길도 멀지만 앞으로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기업 활동의 최적지를 찾아 배치하고, 특정 기능을 전담케하는 IBM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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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림 아나운서, 매끄러운 진행에 '인기'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한국IBM40주년 행사장에 다녀왔습니다. 30여분 정도 늦게 도착했는 데, 박나림 아나운서가 행사 진행을 하네요. 가까이서 보니 정말 미인입니다. 이 분 오빠가 한국IBM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주 독특한 우리말 이름의 소유자라고 하는 데, 그만 이름을 까먹었습니다.

박나림 아나운서는 말씀을 참 잘합니다. 작년이었나요. 황현정 전 KBS아나운서가 SM7신차발표때 행사 진행을 담당하는 것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두 사람을 보니, 아나운서들이라는 게 정말 말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습니다. 행사 진행도 매끄럽고, 순발력도 돋보입니다.

비보이 공연이 약간 지연되자 오는 6월 초 열릴 이 회사의 또 다른 행사 소식을 공지하는 기지를 발휘하네요.박나림 아나운서는 이날 행사에서 단연 최고의 인기를 끌어모았습니다. 남자분들이 슬그머니 옆에가서 동료에게 휴대폰 카메라 촬영을 부탁합니다.

텔레비전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갸날픈 타입은 아니었고, 건강미인이더군요. 아름다우셔서 비보이 공연도, 아카펠라 공연도 제 눈에는 안들어 왔습니다. :)


삼성도 흔들린다는 데..이노베이션 시장이 뜬다
-이날 행사에는 IBMer들은 물론 국내외 기업인들이 상당한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입추에 발 디딜틈 조차 없었다고 말하면, 좀 과장이겠지만, 하여튼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었습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연세대 정갑영 교수도 눈에 띄더군요. 진 전장관은 IBM출신이지요.

"많이들 안올까봐 걱정했는 데,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다행이다. " 한 IBM직원분의 말입니다. 왜 이렇게 많이들 오셨을까요. 혹시 불안감때문은 아닐까요. 이날 행사에서는 IBM컨설팅 부문의 한국리포트 발표가 있었습니다. 국내 기업, 정부의 혁신역량의 부재, 그리고 잘못된 통념들을 질타하는 내용입니다.

만면에 웃음을 가득 띤 채 비보이 공연을 지켜보지만, 속내야 다를 수 있을 겁니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 말입니다. 삼성전자마저 순익 급락으로 흔들린다고 하니, 다른 기업들이야 오죽 할까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0주년 축하 영상을 보내주었네요. 요즘 주름살이 좀 늘어나지 않았을까요.

이 글로벌 기업이 제시하는 모범답안의 일부나마 엿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일겁니다.

-한국IBM은 국내기업들의 이노베이션 가정교사가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는 듯 합니다. 이노베이션 파트너라는 대형 현수막이 굉음과 함께 무대 위에서 아래쪽으로 펼쳐져 내리네요. 속마음을 고객들 앞에서 주~욱 펼쳐놓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업들이 혁신을 갈구하는 현 단계에서 이 회사에는 아마도 가장 영예로운 호칭이 될 수 있겠죠.

(이휘성 한국IBM사장입니다. 이희성 사장은 인텔코리아의 사장이니 헷갈리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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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한국IBM에는 엄청난 시장을 뜻합니다.  국내 기업의 가치사슬에는 아직까지도 글로벌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이 적지 않습니다. 제 얘기는 아니고, 글로벌 기업의 모 컨설턴트의 진단입니다. 연구개발을 아직도 국내에 묶어 두거나, 아웃소싱을 늘리지 않는 것이 실례입니다.

이노베이션 역량의 한계는, 다시 한번 컨설팅 시장 성장의  자양분으로 작용할겁니다. 불안은 영혼을 좀먹는다고 하지만,  동시에 시장이 성장하는 비타민이 되기도 합니다. 삼성전자가 흔들린다고 하는 데, 과연 어떤 기업이 이노베이션을 강조한는 IBM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있을까요.

이노베이션은 단일기업, 국가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 이날 행사는 이성열 대표(컨설팅 부문)의 한국 보고서 브리핑, 아카펠라 그룹의 공연, 그리고 비보이들의 현란한 춤사위로 이어졌습니다. 2층 그랜드 볼륨에서 저녁 식사를 겸한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팔다리가 마치 따로 노는 듯한 비보이들의  춤이 압권이었습니다. 물구나무를 서는 댄서의 울퉁불퉁한 아랫배가 뇌리에 선명하게 남습니다. 나도 빨리 배에 임금왕자 만들어야 하는데.:)

- "한 재벌 그룹 총수와 만난적이 있다. 그 분에게 단일 국가, 단일 기업만으로는 이노베이션을 감당하기 녹록치 않은 측면이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 그는 '국내에서 SK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서로 모여 논의를 하면 무언가 성과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얘기를 했다. "이성열 대표의 브링핑 내용중 제게 인상적이었던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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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는 서로 다른 지식의 융합이나 통섭에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묶여있지 않은 단일 기업이나 국가가 이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으로 읽혔습니다. 그래서 세계 전역에 이노베이션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IBM에 도움을 구하라는 말씀이겠죠. 아 속보인다. :)

(이휘성 한국IBM사장인 데, 볼때마다 느끼지만 인상이 참 좋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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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대기업 집중도가 결코 크지 않다.' 선진국을 봐도 한나라를 대표할 만한 거대 기업이
국민경제를 먹여살리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서 나온 IBM측의 주장인데요. 제 생각으로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것 같습니다.  거대기업들이 국민 경제를 먹여살린다는 얘기는 아마도 맞을 겁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덩지가 더욱 커져야 겠죠. 하지만 몇가지 선결조건이 있습니다.경영권을 놓고 형과 한판 대결을 불사하는 추태를 벌이고도 슬그머니 경영일선에 복귀하거나, 아들이라고 해서 무조건 경영권을 물려주거나 하는 행태를 글로벌 기업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지 않을까요.

제프리 이멜트 GE회장을 한번 보세요. 마케팅 사관학교 프록터앤갬블을 거쳐서 GE에서 한때 잭웰치의 해고위협까지 받으며 그렇게 강하게 성장해서  GE의 제2전성기를 이끌고 있지 않습니까. 산전수전을 다겪었으며, 철저한 검증을 거친 양반이죠, 앞날을 내다보는 눈이 온실속 화초같이 자란 국내 일부 경영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겁니다.

물론 기업이 고객들이다 보니, 하고 싶은 말을 속시원히 하지 못하는 IBM분들의 답답한 사정도 감안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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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구글 웹마스트(International Webmaster) 황정목씨

수줍은 소년을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황정목씨는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남자 아이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답변 하나하나에 가식이라곤 느낄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마치 시원한 청량 음료를 마시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구글의 홈페이지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황씨의 첫인상은  썩 좋았습니다.

명함을 건네니 가볍게 인사를 하면서 "영광이다"는 말을 잊지 않네요.  좋은 집안에서 자라 미국과 한국을 오갈 수 있었던 행운아 정도로 그를 치부했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번의 만남은 이러한 이미지를 상당부분 바꾸어 놓았습니다. 왠지 괴팍할 듯한 창업자들이 황씨에 대해 7년동안 변치않는 신뢰를 보내는 이유라고 할까요.

뭐 그런 배경을 짐작케 했습니다. 핸섬한 인상에 세계 최고의 기업의 웹마스터. 아마도 황씨는 이 회사 주식을 꽤 가지고 있을 겁니다. 젊은 나이지만 상당한 재력가이기도  하겠죠.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여기자들의 가슴이 설레이지는 않았을까요. (IT쪽 기자들의 평균 연령은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막내동생뻘로 보이는 여기자들이 종종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져댑니다. :)


<창업자>레리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미국판 정주영"

황씨는 홈페이지 디자인에 얽힌 에피소드를 털어놓았습니다만,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관련 일화였습니다. 구글에도 배고픈 시기가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창업초기였습니다. 황씨는 구글 홈페이지에 사용할 비둘기 사진을 두 사람에게  요청했다고 합니다.

우리돈으로 10만원 정도되는 사진이었다고 하는 데요. 당시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너무 비싸다"며  카메라를 가지고 밖에 나가 비둘기 사진을 직접  찍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하네요.  미국 검색시장의 60%를  점유하며 빅브러더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는 두사람입니다.

이제는 자가용 비행기까지 몰고 다닙니다. 하지만 레리 패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게도 가난한 시절은 있었네요. "두사람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황씨에게 다소 껄끄러운 질문을 던져 보았는데요, 역시 부담스러웠을까요. 차이점 보다는 비슷한 점에 대한 답변을 하네요. 창업초기 두사람은 자주 다퉜다고 합니다.

회사를 이끌고 갈 방향, 그리고  정책 우선순위 등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렸기 떄문이겠죠.  사무실에 들어가 자주, 그리고 격렬하게 다투곤 했다는 에피소드를 황씨는 전합니다. 두 사람은 직원들을 피곤하게 하는 유형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도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매우 싫어했다고 합니다.

 "마치 불가능한 일 따위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황씨의 회상의 한 자락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경영자가 있었죠. 바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입니다. 그는 난관에 부닥쳐 고개를 가로젓는 주변사람들에게 "해보기나 했냐"며 도전정신의 부재를 질타했다는 일화로 유명합니다.

혹시 정주영 회장이 미국에서 구글 창업자들로 다시 환생한 것은 아닐까요. 황씨의 얘기를 들으며 이런 부질없는 생각을 갑자기 떠올려 보았습니다. :)

구글창업자들은 할말은 하도록 직원들에게 초창기부터 독려했다고 하는데요. 창업자들에 대한 평가를  스스럼없이 하는 걸 보면  이런 방침이 '구두선'으로 그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네요.

구글내에서는 지금도 직원들 사이에 논쟁이 끊이질 않는다는 게 황씨의 설명입니다. 회사 수뇌부의 정책이, 그리고 그들의 결단이 과연 이 회사의 '초심'에 부합하는 것인지를 묻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경쟁력>따뜻한 감성으로 구글 기계적 이미지 상쇄
미국에는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이 많을 겁니다. 창업자들은 왜 황정목씨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는 걸까요. 황씨는 미국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자기를 능가하는 디자이너들은 많다며 겸양의 미덕을 발휘했습니다. 사실이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서 기자는 그의 강점을 한가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따뜻함'입니다. 구글은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검색의  정확성을  끌어올리며 미국 검색시장을 제패했습니다만 강점과 약점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구글은 왠지 차가운 금속성의 기계 이미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황씨는 이러한 이미지를 따뜻한 감성이 깃든 디자인으로 훌륭하게 보완해내고 있습니다. 한국 땅에서 선생들에게 때로 맞기도 하고, 또 독고탁 만화를 보며 가슴설레던 기억은 황씨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한몫을 한 것 같습니다.  황씨의 성공은 많은 것을 가늠하게 합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합니다만, 세계화의 시대에 한국적이기만 한 것은  경쟁력이 없을 겁니다. 글로벌 하기만 한 것도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미국과 한국을 동시에 경험하고, 한국적 감수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그들의 정서도 알고 있는 전문가들. 이런 인물이 바로 황씨입니다.

지식이 융합할 때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다시 구글>
구글 코리아 홍보 최고책임자의 이름이 정김경숙입니다. (제가 직함을 정확히 몰라서요). 주로 페미니스트들이 어머니와 아버지의 성을 동시에 사용하는 데, 아마 그녀도 이런 범주에 들어가는 듯합니다. 

구글에서는 폭넓은 시야의 소유자들을 선호한다는 게 황씨의 설명이었는 데요, 왠지 정김경숙씨도 비슷한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구글은 요즘 한국 시장에서 조금씩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부지런히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고, 조만간 구글코리아 대표와 연구개발센터장도 인선을 끝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벌써 끝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 에릭 슈미트도 sbs의 초청으로 조만간 우리나라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구글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더해 페미니스트 홍보최고책임자, 그리고 최고의 인재들이 만들어갈  그 파급 효과에도 새삼 관심이 쏠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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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 강신호 회장, 그리고 '눈물'

NEXT 오피니언 | 2007.04.15 15:04 | Posted by 영환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막내딸을 먼저 보낸 아픔을 블로그를 통해 절절히 털어놓는다면.... 아마도 이 공룡그룹을 향한 사회 일부의 적대감을 씻어내는 데 큰 기여를 하지 않았을까하고 말입니다.

이런 장면은 또 어떨까요. 강신호 회장이나 강문석 대표가 부자간 경영권 분쟁에 대한 회한을
블로그에 올려 세상의 용서를 구한다면 말입니다. '기자가 원 말야...' 세상물정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며 손가락질을 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꼭 그렇기만 한 걸까요. 사회 공헌이 대세가 되면서 각 기업들은 엄청난 돈을  기업 이미지 개선에 쏟아붇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는 의문입니다. 사회공헌활동에서 표출되는 것과 달리, 세상을 여전히  공학적으로 보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혹도 여전합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절절한 회한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자식을 먼저 보낸 아픔은 가슴에 묻어두는 편이 좋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세상돌아가는 일들에 대해, 멋대로 글을 쓰는 기자들에 대한 따끔한 일침을 잔잔하게, 때로는 천둥이 치듯 그렇게 풀어낼 수는 있지 않을까요.

바쁘신 분들이니, 매일 글을 쓰는 것은 언감생심일테고, 다만 한달에 한편 정도 글을 올려도 세상의 쓸데없는 오해를 불식하는 데 큰 도움이 되겠지요. 사회공헌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면, 그리고 미래 경쟁력을 담보하기 위한 생존요건중 하나라면, 좀 더 진지한 접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글로벌 리더들 가운데는 이런 노력을 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님, 아드님과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마음고생이 심하셨을겁니다. 부쩍 많이 늙으셨다고 한 행사에 참석했던 선배가 전하는데요. 블로그에 이러한 소회를 올려보면 어떠실까요. 강문석 사장님께서  해보시면 어떨까요.


UCC Management ④ UCC와 글로벌 기업

[이코노믹리뷰 2007-04-12 13:36]


장 면 1. 닉 라일리(Nick Reilly) GM 아-태지역본부 사장. 그는 밥 루츠 GM그룹 부회장 얘기를 꺼내자 고개부터 가로젓는다. “밥 루츠는 정말 열정적(energetic)입니다….” 자동차 마니아이자, 여행가로 널리 알려진 밥 루츠는 올해 나이가 무려 75세. 귀가 부드러워진다는 이순(耳順)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지금도 제네바, 서울을 비롯한 세계 각지를 다니는 정력가이다. 하지만 라일리가 정작 두 손을 들고 만 것은 밥 루츠의 UCC(블로그) 때문이다. “저라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을 겁니다. 수많은 질문에 일일이 댓글을 달 시간이 없거든요.” 밥 루츠는 자신의 블로그를 악의적인 보도를 하는 기자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거나, 자사의 정책을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밥 루츠의 경우 글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는 일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며, 접속자들이 폭주하다 보니 지금은 그를 도와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확인하는 인력들도 생겼다고 라일리 사장은 귀띔한다.

장면 2. 데비 와일(Debbie Weil) 컨설턴트. 그녀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들을 상대로 블로그 구축과 운영을 자문해주고 있다. 얼마 전에는 슈워츠 선마이크로시스템스 CEO의 커뮤니케이션 담당 임원을 만났다. 슈워츠는 포천 500대 기업 CEO 가운데 처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한 경영자. 그의 블로그가 인기를 끄는 데는 데비 와일도 한몫을 하고 있음을 가늠하게 한다. 그녀는 지난 1월에는 중국인들의 블로깅 습관을 다룬 신저를 출간하기도 했다. 공식 직함은 CEO 전문 블로그 컨설턴트. 그녀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배포하는 블로그 구축법이라는 소책자는 경영자들을 비롯한 블로거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다. 최고경영자들을 상대로 블로깅 컨설팅을 해주고 있는데, 불과 10년여 전만 해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그녀의 직업은 미국 사회에 불고 있는 변화를 감지하게 한다.

CEO 명성 관리에서 제품 홍보까지
UCC에 기업전략을 찍는다

지난 2001년 9·11사태, 그리고 엔론 회계부정 사태는 미국 사회 변화의 기폭제가 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전대미문의 사건의 후폭풍에 전전긍긍해야 했고, 규제강화 속에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나섰다. 경영자들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소비자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고, 회사 정책을 적극 해명하는 등 과거에 비해 적극적인 태도다. 특히 블로그를 자사의 대외적 이미지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방안 직원들에게 요청
미국에서 블로깅을 가장 잘 활용하는 경영자로 널리 알려진 조나단 슈워츠 선마이크로시스템스 CEO의 블로그를 보자.

“저는 고객의 취향이 다양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특정 제품에 대한 간접 광고를 대체로 자제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새로 구입한 블랙베리 펄(Blackberry Pearl) 모바일 단말기에서 구글맵(Google Maps)을 방금 사용(설치한 것이 아니라 사용했다고 분명히 말씀드리죠)해 보니 이것 한 가지는 꼭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 놀라운 작동 방식에 일종의 성스러운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갓 구입한 정보통신 기기사용 감상문부터 자신의 강연 내용, 그리고 증권거래위원회 콕스(COX) 의장에게 보낸 서한까지, 자신이 쓴 글을 블로그에 올린다. 한국어(blogs.sun.com/jonathan_ko/)를 비롯해 무려 10개 나라말로 번역된다. 그의 글에서는 위압감이나 권위의식을 엿보기 힘들다.

세계적인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호텔의 최고경영자인 빌 메리어트(Bill Marriott)도 대표적인 파워 블로거(http://www.blogs.marriott.com)에 속한다. 그의 블로그는 슈워츠에는 못 미치지만 진솔하다는 최대의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데비 와일 CEO 블로그 컨설턴트는 말한다.

지난 5일 그가 블로그에 올린 글의 제목은 ‘메리어트의 환경보호 활동’이다. 직원들, 그리고 네티즌을 상대로 이 회사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충분히 기울여 왔는지를 묻고 있다.

“소비자들은 올바른 일을 하는 기업과 거래를 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거대한 트렌드이며, 메리어트는 환경오염을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으며,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센 최고경영자는 블로그 개설의 배경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글로벌 홍보대행사인 에델만유럽(Edelman Europe)의 최고경영자인 데이비드 브레인(David Brain)의 블로그(http://www.sixtysecondview.com)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올려놓고 있다. 활동분야는 서로 다르지만, 블로깅의 목적은 비슷하다.

사회공헌활동, 브랜드 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다. 물론 닉 라일리 GM대우 아-태지역본부 사장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경영자들이 직접 블로깅에 나서는 사례가 보편적이라고 말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여전히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블로그를 직접 관리하는 곳이 절대다수다.

하지만 블로깅을 이른바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도우미로 파악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내 기업들이 여전히 블로그를 주로 제품이나 서비스 홍보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과는 여러모로 차이가 있다. 블로그를 전략적 사회공헌 수단으로 활용하는 유가공 업체 스토니필드팜을 보자.

이 회사의 창업자인 CEO 게리 허시버그는 1983년에 스토니필드팜을 창립했는데, 일곱 마리 젖소를 주요 자산으로 시골인 뉴햄프셔의 윌튼이라는 곳에서 유기농 농장학교로 시작했다. 무공해 요구르트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 매출액이 2억달러에 달하는 이 기업은 블로그 5개를 운영중이다.

최고경영자가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지는 않지만, 온실가스 감축 의지와 더불어 활동내역을 담은 동영상을 방문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 이슈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좌우하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블로그를 핵심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데비 와일 CEO전문 블로그 컨설턴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UCC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 최고경영자의 명성 등을 관리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 블로그 전문 컨설턴트 ‘데비 와일’

“블로깅도 사회공헌활동”

경영자들이 블로그에 직접 나서는 배경이 궁금하다. 더 생산적인 일을 하는 편이 낫지 않은가.

블로그는 사회공헌활동의 주춧돌 역할을 할 수 있다(Enhancing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is one reason). 또 브랜드 가치의 유지에도 한몫을 할 수 있다(The key reason is to establish the company as a trusted, credible bran) .

아울러 고객이나 주주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원하는 경영자라면 블로그의 쌍방향성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And at the same time, to open up a two-way channel for the CEO). 경영자들은 현장에서 멀어지기 십상이다.

자칫하다가 회사 기밀사항을 노출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지 않겠나.
그 정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영자라면 회사를 이끌어갈 자격이 없다고 본다. 고위임원이나 경영자들은 주가전망이나 계약을 비롯해 말하지 말아야 할 것과 나머지 사안들을 구분할 역량을 충분히 지니고 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은 이메일이나 전화기로 기자들과 대화하는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Writing on a blog is no different than sending an email or speaking on the phone with a reporter).

브랜드 가치 제고에 이상적인 콘텐츠는 무엇인가. 한국 경영자들에게 조언을 해달라.
자 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일, 즉 사업에 관한 내용이다. 다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너무 진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They are written in a tone and voice that is informal and authentic).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 경영자의 필력이 좋다면 더욱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If the CEO can write well, that is a big plus. Corporate-speak is not allowed). 동영상도 괜찮다(Another important content element of CEO blogs is video!).

한국 경영자들이 역할 모델로 삼을 만한 경영자들을 꼽아 줄 수 있는가.
빌 메리어트 메리어트 호텔 최고경영자다. 그의 블로그(http://www.blogs.marriott.com)는 슈워츠에는 못 미친다(His blog is not as compelling as Jonathan’s (maybe hotels aren’t all that interesting!)). 하지만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그의 목소리는 진지하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경영자가 반드시 피해야 할 금기사항은 무엇인가.
대 필작가를 기용해 마치 자신이 쓴 것처럼 네티즌을 속이는 일이다. 신뢰가 생명인 경영자들이 이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Ghostblogging (ghostwriting a blog) is frowned upon for CEO bloggers).

하지만 종종 일부 경영자들이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대표적인 경영자가 미국의 저가 항공사인 젯블루의 최고경영자이다(However, it is done. The CEO of JetBlue. http://www.jetblue.com/about/ourcompany/flightlog/index.html).

최근 중국 경영자들의 블로그 활용 사례를 다룬 책을 발표했다. 중국의 리더들도 블로그를 직접 하는가.
중국의 블로그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중국의 경영자들은 블로그를 주요 정보 소스로 활용하고 있다.

정 부가 통제하는 미디어에 실리는 정보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Recent studies show that Chinese business leaders read blogs as an alternative source of information to what is published in the government-controlled media).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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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CEO, UCC, 동영상
세계 자본 블랙홀 |⑦인도 전진기지 싱가포르를 가다

[이코노믹리뷰 2006-05-30 20:39] 한미FTA체결로 나라가 온통 시끄럽습니다. 언론에서는 구국의 결단이라고 칭송하는가하면, 다른 쪽에서는 자칫하면 나라를 결딴낼수 있는 매국의 행위로 폄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이번주 우리나라를 방문한 닉 라일리 GM대우 이사회장도 감지했기 때문일까요.

자신의 저서인 <닉라일리, 열정> 기자 간담회에서 국회가 이 협정을 비준할 지 여부를 오히려 기자들에게 물어보더군요. 농민들을 비롯한 이해 계층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던거지요. 물론 그는 한미FTA가 양국을 번영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양국의  교역규모를 늘리고, 양국민도 혜택을 볼 것이라는 논립니다.

제 2의 히딩크 소리를 듣는 닉 라일리지만, 그의 목소리가 먹혀들기에는  한국내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한미FTA를 반대하는 분들의 목소리는 한결같습니다. 또 격렬합니다. 무엇보다,  양국의 분업 구조를 고착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두나라의 기술격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제조업 부문에서 미국이 알짜배기 고부가가치 부문에, 국내 제조업체들은 중국과 경합을 벌여야 할 이윤폭이 작은 영역을 각각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입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나름대로 기술수준을 인정받고 있는 제조업이 이 지경이니, 이 논리대로라면 금융을 비롯한 서비스 부문은 파장이 더욱 크겠죠.

미래에셋 싱가포르법인의 도전
저는 작년에 싱가포르를 다녀왔습니다. 이 나라에 법인을 신설한 미래에셋의 현지 운영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미래에셋이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금융강자들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이 나라에 직접 진출한 배경은 명확합니다.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지 않고서는
슈로더를 비롯한 세계금융시장의 강자들에 영원히 종속될 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 탓입니다.

이들은 세계 각국의 사정을 자신의 손금 보듯이 들여다보며 펀드 상품을 설계하고, 또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국내 금융기관들은 이들이 설계한 펀드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이른바 OEM상품을 내는 데 만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래에셋은 이러한 구도에 도전장을 낸 셈입니다. 미래에셋 싱가포르 법인의 한국인 직원은 글로벌 무대를 상대로 펀드를 운용해본 경험이 일천한 것이 유일한 한계라며, 이곳에서 인도, 싱가포르 출신 펀드 전문가들과 부딪기다 보면  자신도 더 강해질 수 있지 않겠냐고  기자에게 털어놓더군요.

진취적이고, 도전적이죠. 도전이 실패할 경우 물론 상당한 출혈을 감내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성공한다면 그 과실은 매우 달콤할 것입니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분들은 자꾸 부정적인 면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우리가 뭐 개네들하고 맞짱을 뜨는 게 가능하겠어. 뒤치닥거리나 하다 마는거지뭐.'

과장을 좀 섞자면 이런식입니다. 하지만 꼭 그렇게 비관적으로만 바라 볼 필요가 있을까요. 미국 기업들과 머리 터지게 싸우다 보면 우리도 얻는 것이 있겠죠.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탈와박사는 지난 일요일 인천공항에서 기자에게 "한국사람들은 지금까지 여러 기적을 통해 자신들의 역량을 세계에 입증하고도 여전히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미래학자 탈와, 한국인들 자신감 가져라
인천공항의 뛰어난 서비스, 그리고 아시아나 항공의 훌륭한 기내 서비스를 예로 들면서 한국인의 우수성을 칭찬했습니다. 탈와박사를 들먹일 것도 없이, 중국이 우리의 턱밑까지 추격해 들어왔으며(라일리도 이때문에 고민이 많은 듯 했습니다),  선진국들은 저만치 도망가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의 힘을 키우지 않고서는 생존하기는 어렵습니다.


이광요 멘토 미니스터가 이끄는 싱가포르가 국가로서 첫발을 내디뎠을 때 이 나라는 먹을 물조차 부족했으며, 주변의 이슬람 국가들로 둘러싸인 섬과 같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지도자들의 리더십으로 이 모든 난관을 헤치고 글로벌 무대에서 당당히 자국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협정 타결로 변화에 따른 고통이 따를 것이며,  이 때마다 반대론자들은 이러한  폐해들을 물고 늘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고통없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물론 나라 전체의 부가 늘어나도 이 혜택이 골고루 전 계층에  돌아갈지는 불명확합니다.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여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호에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다고 봅니다. 설사 양국의 분업구조가 강화되더라도  이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배우는 바가 있을 겁니다. 떠오르고 있는 신흥시장에서  슈로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금융기업들, 그리고 GE와 일합을 겨루는 제조업체들이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누가 예단할 수 있겠습니까.

탈와박사도 이러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FTA협정을 체결하되, 떠오르는 신흥시장을 무시하지 말라. 미국은 점차 가난해 지고 있으며, 이곳에 올인을 해서는 안된다. 기업들은 FTA로 체질을 강화해 나가되 한국인 특유의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을 비롯한 신흥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여라. 먼저 깃발을 꽂아라"

탈와박사의 조언인데요. 저는 그의 말이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대통령은 이번 결단으로  한국경제 번영의 길을 닦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탈와의 말은 아닙니다. )저도 이러한 평가에 동의합니다. 개혁과 개방으로 번영의 길을 걷는 싱가포르 현지 르포를 한번 읽어보시죠.




아시아 펀드시장 도전하는 미래에셋 자산운용
한 해 벌어들이는 돈 4000억…
상품 8조원 수출하는 기업과 맞먹어

지난달 (5월) 10일 오전 10시, 싱가포르 신(新) 금융가에 위치한 ‘센테니얼’ 타워. 미래에셋 싱가포르 자산운용이 입주해 있는 이 건물로 통하는 도심 곳곳에서는 건물 보수·신축공사가 한창이다. 당시 신 고점을 향해 치닫는 이 나라 증시의 들뜬 분위기 때문이었을까.

택시 창 밖을 통해 바라본 도심은 아스팔트가 녹아 내릴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활력이 넘쳤다. 리콴유 전 총리의 아들(리센룽)과 며느리가 각각 총리와 국영 투자사인 테마섹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는 작은 도시국가. 중국에 다국적기업 아시아 본부를 대거 빼앗기며 비상벨을 울리는 섬나라를 떠올리던 기자의 선입견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인도·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인들이 중국계보다 숫적으로 더 많아 보이는 점도 이채로웠다. 30도를 훌쩍 웃도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안전모를 쓴 채 공사 현장에서 측량을 하거나 드릴을 다루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현장 직원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중국계가 아니었다.

“근무여건이 열악한 야외 업무는 거의 말레이시아나 인도 출신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중국계의 경우 맞벌이 부부가 대부분이어서 집안일을 돌보는 인도인 하녀들도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택시 기사인 중국계 리궈룽씨의 친절한 설명이다. 코손킹 호텔에서 택시로 20여 분 거리인 센테니얼 타워의 1층 안내원 역시 인도인이다.

붉은 장신구를 이마 한복판에 단 그녀는, 여권 대신 ‘주민 등록증’을 건네는 기자에게 방문 목적을 묻는 간단한 질문과 함께 보안 카드를 건네준다.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풍부한 인력, 뛰어난 금융 인프라, 세계 유명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인도 출신의 금융 전문 인력들….”

싱가포르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물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건물 23층에서 기자를 반기는 미래에셋 싱가포르 자산운용의 이현복 펀드 매니저는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날씨가 무더운 데다, 담배가 지나치게 비싼 것(한 갑에 우리돈으로 8000원 정도)이 유일한 흠이라면 흠일까.

무엇보다, 비행기로 4시간30분 가량 소요되는 인도와의 지리적 근접성은 이 지역의 큰 강점이다. 건설 현장에서 일반 가정, 그리고 금융 부문까지, 인도인들이 대거 근무하고 있는 데는 이처럼 양국의 가까운 거리도 한몫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세계 투자의 블랙홀 중국에 맞서 물류나 금융부문에서 여전히 아시아의 허브로 군림하고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아시아 제일의 자산운용사로 성장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있는 미래에셋이 싱가포르에 진출한 것도 이러한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적립식 펀드 상품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바람몰이를 한 이 회사는,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의 스타급 펀드 매니저를 잇달아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현주회장 세계시장 공략 고삐
연중 6개월 해외에서 보내

“미래에셋이 작년에 인도·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이 4000억원 정도에 달합니다. 수출 기업의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5%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8조원 규모의 상품을 수출하는 기업과 비슷한 이익을 낸 셈입니다.” 김미섭 미래에셋 싱가포르 자산운용 이사의 설명이다.

컴퓨터·반도체 등 제조업은 물론 금융 부문에서도 수출 효자 기업의 등장 을 선언한 셈이다. 아시아의 금융허브인 싱가포르의 강점은 명확하다. 무엇보다, 떠오르는 유망 시장인 인도를 코앞에 두고 있는 데다, 국제 금융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 인력을 비교적 유리한 조건으로 구할 수 있는 최적의 지역이다. (박스기사 참조)

“슈로더 출신에서 헤지펀드 근무자까지, 좀 실력이 있는 친구다 싶으면 이 곳 금융가에 소문이 순식간에 쫙 퍼집니다.” 200억원 규모의 퀀트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이현복 펀드 매니저는, 싱가포르 헤드헌팅 업계에는 내로라하는 펀드 매니저 풀(pool)이 이처럼 풍부하다고 귀띔한다.

인도에 투자하는 인디아 솔로몬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디피시 펜데이’ 미래에셋 싱가포르 자산운용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이러한 경로를 통해 이 회사에서 근무하게 됐다.

그는 ‘스테이트 뱅크 오브 인디아’ ‘프랭클린 템플턴 자산운용’ ‘푸르덴셜 ICIC자산운용’ 등에서 10여 년 간 펀드 매니저로 일한 전문가.

물론 이들에게 지급하는 연봉은 적지 않다. 인도인 매니저들의 몸값은 국내의 스타급 펀드 운용자들을 훌쩍 뛰어 넘는 수준이지만 유럽이나 미국의 전문 인력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는 게 미래에셋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들은 미래에셋이 인도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금융시장을 공략하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성장 가능성이 큰 아시아 지역 배후 국가가 지척인 점도 매력적이다. 미래에셋 싱가포르 자산운용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인도·말레이시아·태국 등에 대한 투자를 총괄하는 본부로 활동하는 배경이다.

미래에셋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놓고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불거지고 있다. 전 세계에 걸쳐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으며, 리서치 능력 등에서 상당한 우위에 있는 내로라하는 시장 강자들에 맞서 진검승부를 벌이기에는 아직 위험 부담이 적지않다는 것.

피델리티나 슈로더를 비롯한 세계적인 자산 운용사들이 설계한 OEM펀드를 들여오는 편이 더 합리적이라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환은행 인수·매각을 둘러싼 논란은 한국 경제를 이끄는 전문가들이 일개 사모 펀드보다 시장을 읽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OEM펀드를 국내 시장에 들여와 팔아서는 이들을 영원히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회사가 재작년 이후 공격적으로 해외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한편, 리서치 센터의 대폭적인 역량 강화에 나선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응수남 미래에셋 싱가포르 자산운용이사는 “싱가포르 자산운용은 적극적인 인력 수혈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기자가) 다음번에 방문할 때쯤이면 아마도 몰라보게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급등장에서 고수익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에게 한국시장은 물론 세계의 유망시장을 겨냥한 펀드 상품을 공급하기 위한 역량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이러한 미래에셋의 세계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다. 그는 일년 중 6개월 이상을 홍콩·싱가포르·중국·인도 등 해외시장에서 보내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해외시장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응수남 싱가포르 자산운용 이사는 “박 회장이 거의 2주에 한 번 꼴로 싱가포르 법인을 방문하는 것 같다”고 귀띔한다.

미래에셋은 특히 올해 중으로 인도와 중국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인도 법인은 현지인들로부터 자금을 끌어 모아 세계의 유망 증시에 직접 투자하게 된다.

인도인을 상대로 ‘미래에셋펀드’를 팔겠다는 얘기다. 인도 시장에 진출한 내로라하는 금융회사들과 바야흐로 진검 승부를 벌여나가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장흥준 미래에셋 운용그룹 홍보팀장은 “싱가포르자산운용은 올해 안으로 중국과 인도 등에 현지 운용사를 만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장기적으로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도 마음에 두고 있다. 아시아에서 미래에셋의 명성을 쌓게 되면 선진 금융권에 뛰어드는 것이 결코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 이 때가 오면, 보수적인 국내 기관들도 해외의 유명 자산운용사 대신, 미래에셋에 자금을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측 관계자는 덧붙였다.

싱가포르에서 보는 인도금융시장

성장 빠르고 잠재력은 풍부

미국의 세계적인 투자 은행 ‘제이피 모건(JP Morgan)’. 유대계인 모건이 설립했으며, SK증권(구 선경증권)과 한차례 송사를 치르며 국내에도 뜨거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이 회사가, 최근 인도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여 주목을 받고 있다.

작년 말, 외환 업무와 파생상품(credit derivative) 거래의 30% 가량을 인도로 옮긴다는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오는 2007년까지 4000명 가량을 새로 고용할 방침을 발표하는 등 시장 공략의 기치를 높이고 있는 것. 《세계는 평평하다》의 저자인 프리드먼은 인도로 이전하는 미국 다국적 기업의 콜센터를 대표적인 세계화 사례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나라로 옮겨가는 것은 비단 콜센터만은 아니다. UBS·도이치뱅크(Deutsche Bank)를 비롯한 세계적인 금융기관들도 인도 공략의 수위를 높이면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이들이 인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인도 민간 금융 시장의 빠른 성장을 꼽을 수 있다. 인도는 지난 1990∼1991년 금융위기 이후 이 부문의 규제를 꾸준히 완화해왔다. 지난 1992년 정부가 금융시장 독점을 단계적으로 해제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러한 탈규제와 자유화의 바람 속에 인도 금융부문은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예컨대, 인도의 가계 대출(consumer lending)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총생산에서 가계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10%)이 여전히 중국(13%) 등에 비해서도 낮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오는 2009년부터 은행의 민영화가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인 점도 세계적 기업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고 있다. 물론 금융부문의 빠른 성장은, 일반 산업 부문의 폭발적인 성장에도 힘입은 바 크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고령자의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25세 이하 젊은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싱가포르 =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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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라일리 GM아태본부 사장. GM대우의 전 사장이지요. GM의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총괄하는 사장으로 영전해 홀연히 한국을 떠났던 그가 어젯밤 다시 입국했습니다. 자신의 자서저인  <CEO 닉라일리, 열정>기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직도 GM대우 이사회 회장직을 맡고 있어 한달에 한두차례 우리나라를 방문하고는 있으니까, 급작스러운  방한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출판 간담회 참석차 따로 시간을 쪼개 한국에 오기는 썩 수월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매우 바쁘다'는 하소연을 여러차례 했습니다.

골치아픈 일이 오죽 많겠습니까. 그런 그가 책까지 발표하고, 또 출판간담회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 회사에 얽힌 감회가 남다르기 때문일겁니다. 이번 자서전도 지난 2002년 GM대우 사장으로 부임해 이 회사 회생을 주도하던 당시의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직원들과 막걸리 파티를 하고, 축구를 차던 기억.

구조조정 과정서 노조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마음고생을 하던 순간들을 다시한번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또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던 당시의 긴박했던 순간도 , 당시 GM협상단의 일원이었던 닉 라일리는 비교적 담담하게 풀어놓고 있습니다. "(내생애에)두번 다시 하기 어려운 경험이 될 것"이라는 그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습니다.

미운정 고운정이 든 탓일까요.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근로자들을 침이 마르게 칭찬하더군요.  자신의 이해보다 회사를 먼저 생각하고, 윤리의식도 유럽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는 내용입니다. 라일리는 GM대우를 바꾸어 놓았지만, 국내 근로자들 또한 닉 라일리를 바꾸어 논 듯 했습니다.

푸른눈의 CEO는 한국 근로자들을 이렇게 높이 평가하는 데, 우리근로자들은 국내에서 늘 동네북처럼 두들겨 맞는 걸까요. "한국 근로자들이 뛰어날지는 모르겠지만,  현대.기아자동차는 그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혹시 현대.기아차에 해줄 조언은 없는가" 라일리에게 이 질문을 던진 이윱니다.

출판 간담회인지 덕담 식의 부드러운 질의응답이 오가는 상황이었지만, 기자는 굳이 닉 라일리에게 까칠한 질문 한가지를 던졌습니다. 그의 태도가 상당히 진지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질문을 했는 데, 그는 역시 노련했습니다. 현대. 기아자동차는 글로벌 무대에서 강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그런 그들에게 자신이 조언을 던지는 일은 적당하지 않다며 슬그머니 넘어가더군요.

다만 한국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외부의 우려섞인 시선이 적지 않으며, 작은 사건이 대외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가 말한 작은 사건이란 아마도 올해초 국내 산업계를 강타한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의 파업 사태를 지칭하는 듯 했습니다.  한동안 시끄러웠죠.

하지만 그가 지닌 나름의 해법은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라일리는 80대 20의 접근법, 즉 경영진이 80을 양보하고, 노조는 20을 양보하는 방식이어야 양자간의 협상이 결실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회사측이며, 이러한 점을 십분 이해하고 노조를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GM본사 측에도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이더군요. 회사측의 열린 태도를 강조하는 대목으로 읽혔습니다.

기자가 닉 라일리 사장을  지근거리에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만, 답변 스타일을 보면 그가 매우 신중하고 사려깊은 인물이라는 점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책에 대해서도 주로 성공 사례를 다루다 보니, GM대우가 직면한 어려움을 균형감있게 서술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고백도 하더군요.

한미 FTA에 대한 답변도 비교적 솔직했습니다. 한미FTA가 타결됐지만, 당장 미국업체들이 한국시장에서 재미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번 협상타결을 계기로 미국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겠느냐고 묻자 '조금(a little)'이라고 답변하더군요. 수입자동차 점유율이 불과 3.5%정도인 데다, 독일과 일본업체가 주도하는 국내 수입차시장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겠죠.

다만 수입차의 수입 점유율이, 예컨데  10%이상으로 확대될 경우 미국업체들이 파고들 수 있는 여지도 커지지 않겠냐며 반문했습니다. 국내 애널들이 내놓은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라일리가 직접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는 점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요.

그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거꾸로 기자들에게 한가지 질문을 했는데, 이번 한미FTA 협정을 국회가 비준할 것인지를 물어보더군요. 농민을 비롯한 이해 계층의 반발이 그의 눈에도 예사롭지 않아 보였던가 봅니다.

인터뷰는 불과 한 시간 남짓했고, 덕담이 주로 오가는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라일리의 사람됨과 더불어 고민을 엿보기에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원화 가치의 상승과 더불어, 불안정한 국내 노사관계, 무엇보다 중국의 부상은 그의 골칫거리였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이 세계 시장에 먹힐수 있는 독자모델의 수출 차종을 선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그를 괴롭히는 듯 했습니다.

끊임없이 한국 공장의 생산성을 높여나가고, 노사관계를 더욱 단단한 지반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더군요.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외부환경이 가파른 속도로 바뀌다 보니, GM대우에서의 성공이 결코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을 누구보다도 더 잘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

농담도 잘 하더군요. 두번째 책을 낼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의 얼굴을 책에서 보는 일은 썩 유쾌한 일은 아니라며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신간 표지에 닉   라일리 사장의 얼굴이 인쇄돼 있습니다). 소주를 잘 먹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신의 고향인 웨일즈에서 부모님이 작은 호텔을 운영했는 데, 이 호텔바에서 종종 술을 먹으며 내공을 기른 탓이라고 고백하더군요. :)

시종일관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한 라일리. 그는 GM의 전 회장 잭스미스를 가장 존경한다고 밝혔는데요. 라일리의 진솔한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아서일까요. 한시간 남짓한 기자 간담회장을 빠져나오며, 저는 갑자기 그의 보스였던 잭 스미스가 어떤 인물일지 매우 궁금해졌습니다 :)

아울러 아쉬움도 떨쳐버리기 어려웠습니다. 히딩크부터 라일리까지, 이방인들은 한국에 와서 괄목할만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왜 우리들은 안되는 걸까요. 라일리는 이날 기자 간담회를 끝낸 뒤 바로 인천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P.S: 참석자 한명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구소련 붕괴후 무주공산이 된 동유럽 시장에 군침을 흘리던 GM이 대우자동차의 기세를 꺾어놓기 위해 IMF발발을 배후에서 조정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또 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을 도울 방안은 없겠느냐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첫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음모이론(Conspiracy Theory)이라며 일축했습니다. 당시 대우자동차 인수를 추진했던 것은 본사차원의 결정이 아니라, GM유럽이었다는 겁니다.

또 김우중 전 회장을 직접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은 없으며 GM대우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는 것이 결국,  뛰어난 아이디어로 오늘날 GM대우의 주춧돌을 놓는 데 공헌한  그의 노고에  보은하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모법답안을 내놓더군요. 편한 자리다 보니, 아주 많은 질문이 나왔습니다. :)

*한스미디어. <CEO 닉 라일리, 열정>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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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정도 공을 들였습니다. 이번주 일요일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인도태생의 미래학자 탈와를 잡기 위해서입니다. 영국 국적이긴 하지만 인도출신인데다, 세계 무대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학자.

특히 중국 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할 계획이어서 여러모로 흥미로운 내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최근 주가하락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합니다.

인도출신인 데다, 신흥시장에 정통한 그의 통찰력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소중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프라할라드 미시간 경영대 교수를 비롯해 신흥시장에 정통한 이들은 공교롭게도 인도출신이 적지 않습니다. 그는 여러가지 흥행요소를 골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다시 그의 한국방문을 담당하는 회사측에 스케줄을 확인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게 왠일일까요. 조선일보 위크리 비즈팀과 독점 인터뷰를 확정했다는 난감한 답변이 돌아오네요. 조선일보에서 독점인터뷰를 요구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대신 나중에 그의 기고문을 제게는  제공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허탈감. 아마도 탈와 입장에서는 조선일보에 실리는 편이 자신을 한국 기업인들에게 널리 알리는 데  훨씬 나을 것입니다. 기획사측에서도 그런 생각을 했을 겁니다. 이러한 입장도 솔직히 이해합니다. 누가 뭐래도 1등신문이니까요. 하지만 이 작은 에피소드는 상념과 더불어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변화의 기류를 가늠하게 합니다.

지각변동입니다. 무엇보다, 게임의 규칙이 바뀌고 있습니다. 주요 매체들이 막대한 물량과 인력을 양날개로 다른 매체들이 따라잡기 힘든 고급 정보를 제공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엿보게 합니다.   칼리 피오리나, 릭 웨고너, 앨빈 토플러, 짐 로저스...모두 조선일보가 직접 인터뷰한 글로벌 인사들입니다.

과거에도 유력 인사들은 꾸준히 지면에 등장했지만, 최근처럼 집중적으로,  단기간에 자신의 분야에서 대단한 통찰력을 자랑하는 인사들이 나오는 것은 이전에는 볼 수 없던 현상입니다. 피오리나는 눈물을 비추기도 했다죠. 미디어 기업들도 글로벌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앞으로도 유력 매체들이 해외 유명 취재원에 직접 접근하는 이런 식의  기사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앙일보도 이미 일요판으로 선전포고를 했고, 동아도 곧 뛰어든다고 하죠. 한겨레도 이 방향으로 가야 하겠죠. 이런 식의 기사가 아니라면 신문기업이 방송이나, 온라인 매체들에 맞서 경쟁해나가기는 아마도 어려울 겁니다.

뛰어난 인력을 싹쓸이 해서 지면의 품질을 높여 나가고 있는 유력 업체들. 이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사실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아픈 사실을 알려줍니다(복거일식 문장이죠:). 변화를 재빨리 포착하고, 스스로를 바꾸어 나가는 역량에 관한한, 이들 거대 미디어 기업은  핏대만 높이는 경향이 있는 우리나라 진보 진영에 적어도 몇수는 앞서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변화는 이제 보수의 무기입니다. 이들의 몸짓은 가볍고 경쾌합니다. 플라이급 권투선수를 방불케 합니다. 적어도 신문사업을 보면 그렇습니다.

시사저널 위기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
시사저널 사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전히 내홍을 겪고 있지만, 저는 이 주간지의 위기는 사실 훨씬 더 이전에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 주간지가 과연  세상의 변화를 꿰뚫어 보면서 , 큰 흐름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는 지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매체가 따라하기 힘든 장점도 적지 않지만 때로는 구태의연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시사저널의 위기는 한국 주간지의 위기이자, 언론의 위기, 그리고 진보의 위기이기도 합니다.

민주화, 재벌, 환경, 그리고 노조...이제는 소재가 결코 기사의 완성도를 담보하는 묘약은 아닙니다. 작은 언론사들이 홍보 대행사로 전락할 것이라는 한 미래학자의 예측이  새삼 떠오르는 하루입니다. 위기 탈출의 해법.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했습니다. 아이디어가 있으신 분들은 좀 빌려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사회에서 가장 욕을 많이 먹는 신문이 가장 앞서가기도 한다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요 :) (yunghwan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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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부상인가 부보상인가 ?

NEXT 오피니언 | 2007.03.16 20:34 | Posted by 영환

'봇짐이나 등짐을 지고 여기저기를 다니며 물건을 파는 사람.' 보부상에 대한 사전의 정의입니다. 하지만 제 기사 내용중 '보부상'이라는 단어를 '부보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 분이 제게 보낸 이메일 내용을 한번 읽어보시죠.

"기자님께서 올리신 'Management 고전전문가와 기자가 분석한‘관중(管仲)의 리더십'(이코노믹리뷰 2007-02-08) 이라는 제목의 인터넷 기사본문 중

 
'보부상'이라는 잘못된 표현이 있어서 바로잡고자 알려드립니다.보부상의 원명칭은 '부보상'으로 이는 조선왕조 이성계 태조가 중상육성정책으로 하사한 명칭이고, 보부상은 조선총독부에서 억상이간책략(抑商離間策略)으로 변조하여 보급한 명칭입니다. 따라서 부보상의 명칭은 반드시


원래의 이름으로 회복되어야하며 여러 가지 근거자료가 있습니다. 이 활동은 저를 비롯한 부보상 명칭 바로잡기 운동을 하고 있는 학우들이 지도교수이신 이훈섭 경기대학교 경영학부장님
(경영학박사, 한국전통상학회 회장)의 지도하에 펼치고 있으며 더 자세한 사항은 부보상 명칭 회복 운동 인터넷 카페(http://cafe.naver.com/bubosang)로 오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더욱 올바른 세상을 위한 기자님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바쁘시더라도 카페에 들러주셔서 잘못된 사실은 꼭 바로 잡아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

아마도 제가 부보상이라고 표현하면 독자분들은 보부상의 오타라고 생각할 겁니다. 이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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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쿼바디스 한국 휴대폰' ③ “한국 휴대폰, 이곳에 길 있다”

[이코노믹리뷰 2006-08-10 13:27](이건희 회장이 한마디 했다죠. 정신차리지 않으면 4-6년뒤 혼란이 올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별로 새로운 얘깃거리는 아닙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이러한 경보를 발한지는 꽤 됐습니다. 발화 주체가 이건희 회장이어서 화제가 된 거겠지요. 핵심은 뭐 이런 겁니다.

'휴대폰부터 조선부문까지, 주력사업은 맹추격을 받고 있는데, 차세대 산업이 아직까지 뚜렷지 않다.' 맞습니다. 맞고요 :) 작년에 <이코노믹리뷰>는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SA와 손을 잡고 세계 휴대폰 산업의 현황을 분석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기사만 보더라도 우리 기업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진단은 여러갈래지만, 대한민국호가 처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결국 우리의 총체적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한두가지 때문이겠습니까.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 경영자들의 기량의 격차도 있고...
진단은 쏟아져 나오는데, 막상 처방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박용성 전 두산회장이 컴백하려 한다죠.  참 그래도 되는건지...외국계 기업의 한 컨설턴트는  역설적으로 이러한 후진성 탓에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하더군요. 뭔가 좀 더 나아질 여지가 있다는 얘기겠죠. 하여간 지난해 SA와 제가 함께 공동기획한 이 기사를 통해 세계적 조사기관의 분석능력을 한벗 엿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봐도 여전히 유효한 분석입니다.  )


“중저가 휴대폰 앞세워
신흥시장 파고들어라”


Economic Review-PK&WISE 공동취재


'잭 웰치와 빌 클린턴, 그리고 마이클 조던을 합쳐놓은 인물’. ‘요르마 올릴라(Yorma, Ollila·54)’ 전 노키아(Nokia) 회장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1990년대 지휘봉을 물려받아 핀란드 국적의 이 재벌 회사를 세계적 휴대폰 업체로 바꾸어 놓은 그에 대한 이 나라 국민들의 존경심을 가늠하게 하는 헌사다.

취임 당시, 화장실용 휴지와 텔레비전에서 목재까지, 잡다한 상품을 만들던 노키아는 예술가에 비견되는 그의 손을 거치며 세계 휴대폰 단말기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휴대폰 업체로 성장했다. 세계 휴대폰시장 40% 점유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노키아가 승승장구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가난한 나라들이 휴대폰 단말기 부문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예언자(비저너리. visionary)로 불리던 올릴라는 일찌감치 인도나 브라질·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의 잠재력을 간파했다. 중저가 단말기를 앞세워 이들 국가를 공략해 온 배경이다.

세계 휴대폰 업계의 양대 산맥인 노키아와 모토롤라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신흥 시장을 집중 공략, 후발업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가고 있다. 인터넷 통화가 가능한 고가의 고급 휴대폰으로 유럽·미국 시장 등을 공략하는 한편, 신흥 시장에 대해서는 중저가 휴대폰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는 것.

구매력이 떨어진다는 통념과 달리 도로나 유선 전화망, 우편시스템이 선진국에 비해 부실한 이들 국가에서 휴대폰 단말기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용한 비즈니스 수단으로 부상하며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게 영국의 세계적인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이러한 전략의 유효성은 지난 2분기 실적에서 고스란히 확인되고 있다.

노키아 부동의 1위…모토롤라 약진

지난 2분기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33% (7800만대)를 점유했다. 부동의 1위다. 모토롤라도 삼성전자를 멀찌감치 제치고 2위(22%)를 차지했다. 삼성(11.2%)·소니에릭슨(6.7%)·LG(6.5%)· 지멘스(3.1%) 등의 순이었다.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가 본지에 독점 제공한 2분기 세계 휴대폰 업체들의 성적표다.

특히 한동안 삼성전자와 2위 자리를 다투어 온 모토롤라의 약진은 뚜렷하다. 레이저(RAZR)·슬리버(SLVR)·페블(PEBL) 등을 앞세워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노키아·모토롤라 양사의 세계 휴대폰 단말기 시장점유율은 무려 55%에 달한다.

지난 2004년 2분기에 비해 무려 11% 이상 상승한 수치인 데, 세계 휴대폰 업계 ‘빅2’의 시장 지배력이 과거에 비해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밖에 일본의 소니와, 스웨덴 에릭슨의 조인트벤처 소닉에릭슨도 뮤직폰‘모바일 워크맨(mobile walkman)’으로 대박을 터뜨리며 선전했다.

모바일 워크맨은 특히 서유럽과 중남미, 그리고 일본 등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데, 지난해 8월 출시 후 지금까지 1000만대 가량이 판매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신흥 시장을 겨냥한 이 회사의‘J시리즈’도 성공적이라는 게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평가.

반면 지난 2004년 세계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기세를 올리던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들어서도 뚜렷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는 못했다. 국내 시장에서 VK가 지난달 부도를 낸 가운데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은 11%로, 모토롤라의 절반 수준(22%)에 그쳤다.

삼성전자 휴대폰 부문의 영업이익률(operating margin)도 9.5%로 전분기 대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LG전자도 ‘초콜릿폰’으로 유럽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며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으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가파른 환율 하락세를 감안할 때, 영업이익률을 경쟁업체들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담당 업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염려할만한 점은 이러한 추세가 일시적인 게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도 영업이익률이 10%에 그쳤다. 2004년 같은 기간(26%), 그리고 지난해(17%)에 비해서도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다. 평균 판매 단가(ASP)도 불과 2년 만에 245달러에서 162달러로 큰 폭으로 떨어져 염려를 더하고 있다.

실적 수치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프리미엄급 단말기 제품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신흥 시장을 공략할 저가 제품도 여의치 않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도 영업이익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02년 1분기 13%에 달했으나, 올해 1분기 마이너스 2%를 기록한 것.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이 3%에서 7%로 증가했는데, 가격인하가 한몫 하고 있음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이러한 가격인하 전략으로는 지속적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미엄급 제품은 물론 불과 수만 원대의 단말기로 신흥시장을 파고들면서도 지난 2분기 삼성전자보다 높은 영업이익률(11%)을 기록한 바 있는 모토롤라 시장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

삼성전자는 하반기 슬림폰인 ‘울트라 에디션(Ultra Edition)’을 앞세워 전 세계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팔려 나간 블루블랙폰의 인기를 재현, 휴대폰 강국 명예회복의 선봉장 노릇을 톡톡히 해내겠다는 바람이다.

LG전자도 초콜릿폰이 인기몰이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대공세를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지만,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썩 우호적이지 않다. 우선, LG전자의 경우 GSM(유럽형 이동통신) 방식의 초콜릿폰으로 유럽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아직 영업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 한계다.

영업이익을 기록하기까지 최소 1년 이상(4분기)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키아·모토롤라·소니에릭슨을 비롯한 주요 업체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점도 부담거리.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노키아의 올해 4분기 휴대폰 단말기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소니에릭슨이 소니가 가전 부문에서 오랫동안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를 적절히 활용하는 등 공동 브랜드 마케팅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높여나가고 있는 점도 국내 업체들의 고민거리다. 그렇다면 스트래터지 애널리시스가 제시하는 위기 돌파의 처방전은 무엇일까?

닐 모스톤(Neil Mawston) 연구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GSM 부문의 중저가 휴대폰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신흥시장을 파고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박스 기사 참조).신흥 시장을 공략할 GSM 방식의 중저가 휴대폰군을 출시하는 한편, 유럽·미국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급 단말기를 선보여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여나가야 한다는 것.

그는 삼성·LG 등 국내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이러한 시기를 놓칠 경우 독자생존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세계 휴대폰 업계에 불고 있는 합종연횡의 거센 바람에서 국내 업체들도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 3위였던 에릭슨이 소니와 손을 잡고 소니에릭슨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 사례. 닐 모스톤 연구원은 “GSM 방식의 휴대폰은 또 다른 메가트렌드 형성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며 “삼성이나 LG 모두 이러한 흐름을 놓칠 여유가 이제는 더 이상 없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노키아의 위기 대응 방식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 2004년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고심하던 이 업체는, 플립 방식의 휴대폰을 선보이며 위기의 조기 진화에 성공했다.

전통적으로 중시하던 막대형 휴대폰을 고집하지 않고, 시장의 요구를 재빨리 수용해 불길이 번지는 것을 예방했던 것이다.

(PK&WISE 자료제공)



닐 모스톤 SA 애널리스트 직격 인터뷰



“중저가 GSM 단말기에 승부수 던져야”




닐 모스톤 연구원은 글로벌 휴대폰 단말기 시장 분석을 담당해 온 간판 애널리스트다. 휴대폰 모듈 및 단말기 생산업체, 피디에이, 노트북 생산업자 등을 대상으로 날카로운 시장 분석 능력을 발휘해 온 모스톤 연구원은 특히 휴대폰 제조 부문의 시장 트렌드 예측이 상당히 정확하다는 평가다.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 <비즈니스위크(Business Week)>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포브스(Forbes)>에 자주 발언이 인용되는 이 분야 권위자이기도 하다. 닐 모스톤 연구원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국내 휴대폰 단말기 업체에 대한 그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새 회장 칼라스부오를 맞이한 노키아가 2분기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데, 강점은 무엇인가.

유통 채널(wholesale and retail distribution)의 강점을 들고 싶다. 신흥 시장을 겨냥한 전략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가장 먼저 진출해서 시장을 중저가 GSM방식의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브랜드 알리기 캠페인은 효율성을 더욱 높였다. 노키아는 지난 1990년 이후 세계 전역에서 이러한 전략을 활용하며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모토롤라도 올해 2분기에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삼성이나 LG에 견주어 이 회사가 지닌 강점은 무엇인가.

모토롤라는 인도·중국·아프리카를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성공한 노키아의 전략을 빨리 받아들이고 있다. (Motorola is now beginning to copy Nokia in places such as India, China and Africa.)

-삼성이나 LG가 노키아나 모토롤라에 비해 크게 밀리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가.
삼성은 물량 면에서(in volume terms) 경쟁 업체들에 비해 밀리고 있다. 무엇보다, GSM 제품군의 포트폴리오가 이들 기업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흥시장의 휴대폰 붐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없는 배경이다.

-노키아는 지난 2004년 밋밋한 제품군으로 일시적이나마 시장점유율이 급락하기도 했다. 국내 업체들도 단말기가 문제 아닌가.


삼성전자는 선진국 소비자들의 사로잡을 수 있는 블록버스터 모델도 부족하다. 모토롤라의 레이저나, 소니에릭슨의 모바일 워크맨이 삼성에는 없지 않은가. (Samsung lacks a blockbuster model with the 'wow' factor for developed markets, such as the Motorola Razr or the Sony Ericsson Walkman.)

-LG는 올 2분기 초콜릿폰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선전했다. 아쉬운 점은 없는가.
LG는 삼성과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신흥 시장을 공략할 GSM 상품군이 제한돼 있다. 상품 유통 채널이 적은 것도 또 다른 문제다. 예컨대, LG는 서유럽에서 몇몇의 사업자들과만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LG has contracts only with a handful of WCDMA operators in Western Europe today.)

-LG는 초콜릿폰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뒷걸음치고 있다. 어떤 조언을 하겠는가.
삼성과 LG 모두 2007년에는 중저가 GSM 방식 제품군을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소니에릭슨의 J시리즈에서 배워야 한다. 선진국과 개발 도상국 시장에서 유통 채널을 늘리는 것도 급선무다. 초콜릿폰과 같은 이른바 기함(flagship) 모델을 판매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삼성은 특히 아프리카 시장을 비롯한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GSM 방식의 휴대폰 유통 채널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J시리즈 (J Series)는 삼성에도 역시 귀감이 될 것이다. (Samsung needs to expand its entry-level GSM portfolio in 2007. The Sony Ericsson is an example of how this can be achieved profitably. Samsung needs to expand its GSM distribution network in under-penetrated emerging markets, such as Africa.)

-이들이 휴대폰 시장의 메가 트렌드를 제대로 읽고 있지 못하다는 일각의 목소리도 있다.
삼성은 메가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도 실패했다. 적어도 두 가지 트렌드를 읽지 못했다. 두께가 극히 얇은 GSM 방식 휴대폰, 그리고 여러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있는 GSM 방식의 스마트폰이 그것이다. GSM방식의 휴대폰은 또 다른 메가트렌드 형성의 진원지가 될 것이다. 삼성이나 LG모두 이러한 흐름을 놓칠 여유가 없다.

-최악의 경우 사업 부문 매각이나, 다른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도 고려해 봐야 하는가.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LG나 삼성이 노키아와 모토롤라를 대적하는 데 실패한다면, 파트너 물색의 압력이 점차 커질 것이다. 소니와 에릭슨, 벤큐(BenQ), 지멘스, 알카텔(Alcatel), TCL, 그리고 노키아와 산요 모두 지난 수년 간 예외가 아니었다. ( The harsh reality is that if LG and Samsung fail to keep pace with Nokia and Motorola organically, then the pressure will be on to seek a merger partner.)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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