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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8.01 미래학(未來學)은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생존학(生存學) 입니다
  2. 2011.07.26 1년전 스타 PB들이 권한 상품들 돌아보니
  3. 2011.07.05 (딥 스토리)GE식 승계시스템 가동한 한동우 회장 '후계자군은'
  4. 2011.07.04 임영록 사장 "최고 경영자는 실적으로 말한다"
  5. 2011.07.04 아세안시장 출사표 던진 서진원 신한은행장
  6. 2011.07.04 김중수號 정책, 천재 경제학자 '케네스 로고프'에 답 있다
  7. 2011.07.04 김중수號, 한국은행법 개정 '꿈'은 이뤄질까
  8. 2011.07.04 (딥 스토리)"거세지는 복지 담론, 주목받는 경제학자들"
  9. 2011.07.04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미인대회식 승계시스템 운용한다"
  10. 2011.06.16 “방심하는 삼성전자, 구글(GOOGLE)의 하청 업체 전락한다"
  11. 2011.06.16 중국(中國) 두려워 하지 말고 화장 하지 않은 ‘민낯’을 보라
  12. 2011.06.16 SC제일은 연봉제 갈등 전면파업 파국 치닫나
  13. 2011.04.04 (인물탐구)영원한 대책반장 김석동 금융위원장
  14. 2011.03.31 은행 中企 컨설팅, 효자가 따로 없네
  15. 2010.11.25 전략 부재 금융산업 위기 돌파구는 있나
  16. 2010.11.24 史記 전문가에게 듣는 불황시대 인간경영론
  17. 2010.10.06 재벌 연구가 김진방 인하대 교수 인터뷰(2005년)
  18. 2010.08.26 한국 경제는 거친 바다 떠도는 조각배
  19. 2010.08.25 금은 보험성 자산...매주 2g씩 금 삽니다
  20. 2010.08.23 “스티브 잡스도 영성 리더십의 소유자”
  21. 2010.07.29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 당선자 '인물탐구'
  22. 2010.07.29 대박 마케팅의 비법 웃찾사에서 배워라
  23. 2010.07.28 웨딩재벌된 김병수 토토인베스트먼트 부회장
  24. 2010.07.27 다들 열심히 일하는 회사 망가지는 이유는-최종학 서울대 교수
  25. 2010.07.19 세상 모든 투자의 정석은 가치투자
  26. 2010.07.19 정수기 시장 진출한 동양매직 주목하라
  27. 2010.07.19 식자재 업체들이 미래의 동서식품이죠
  28. 2010.06.23 “프린터는 반도체와 견줄만 한 블루오션”
  29. 2010.06.22 賑撫九의 리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30. 2010.06.22 조봉한 하나INS사장의 아이폰 24시
 



대한민국호의 미래학자들은 시대와 ‘불화’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최첨단 학문을 익히고 돌아올 때만 해도 가슴속 ‘웅지’는 하늘을 찌를 기세였다.

하지만 그들은 막상 미래학을 써먹을 곳이 별로 없었다. 수출 주도형 성장 전략을 채택한 박정희 정부는 가난탈피의 슬로건을 내걸고 경제 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한국 경제는 자고 나면 부쩍부쩍 몸이 자라는 어린아이 격이었다. 국내 대기업들도 일등 기업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부지런히 베껴 염가에 해외 시장에 수출하며 경제 보국의 돌격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후발 주자의 이점을 톡톡히 살리며 경영의 불확실성을 지워나갔다.

국내 최초로 휴스턴대 미래학 과정을 졸업한 최윤식 미래학자는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강조한다. 미래학자들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호기는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질풍과 노도의 시기이다. 하지만 그의 선배 학자들은 ‘천시’를 타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다.

반면 현 상황은 자욱한 안갯속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글로벌기업들은 스스로 시장을 만들어 후발주자들을 따돌려야 합니다. 지난해 터진 미국발 금융위기는 기업은 물론 개인들의 생존 방정식을 과거에 비해 한층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사는 자신이 행복한 미래학자라고 역설한다.
직장인 생존방정식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 젊은 미래학자는 촌철살인의 재치가 넘친다.

지난해 리먼 사태의 후폭풍으로 증시가 폭락하며 쪽박을 찬 개미투자자들을 하우스 도박판 참가자들에 비유하는 식이다.

그는 투자은행을 패의 흐름을 한눈에 꿰뚫어 보고 있는 ‘타짜’로 본다. 그리고 증권사는 수수료 수입으로 먹고사는 ‘하우스’ 이다.

기관투자가들은 ‘전주’적이다. 문제는 개미투자자들이 이러한 현실을 깨닫지 못한다는 점.

타짜들을 상대로 화투패를 만지작거려봤자 그들을 제압할 뾰족한 묘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개미들은 대부분 자신의 역량을 과대평가하는 편이다.

최윤식 미래학자는 ‘게임의 룰’부터 바꾸라고 조언한다. 모니터 앞에서 속절없이 속을 태우고, 주가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금물이다.

목표 수익률, 하락폭을 정한 뒤 이 기준에 따라 움직이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우물 안 개구리에 비유할 수 있어요. 발밑만 살피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층위의 사건들이 서로 연관을 맺으면서 상호 작용하는 현실은 매우 복잡다단합니다.” 모든 만물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불교의 연기론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패전의 상처를 딛고 잿더미에서 경제대국을 건설한 일본인들에게 ‘로봇’은 경쟁우위를 담금질할 시금석이었다. 하지만 이 로봇이 훗날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으로 본 이 나라 근로자들은 많지 않았다.

로봇은 고용 없는 성장의 첫 단추였다. 일본 생산 현장에 도입된 ‘로봇’은 대당 34명의 근로자를 대체했다.

최윤식 미래학자는 “움직이는 로봇이 생산 현장에 도입될 경우 노동시장에 몰고 올 파장은 그 파괴력에서 붙박이 로봇과 비교가 안 될 정도다”라고 주장한다.

나노, 핵, 그린, 그리고 RFID를 비롯한 신기술들은 앞다퉈 산업의 지형을 바꿀 태세이다. 이들은 서로 핵융합을 하며 이러한 변화의 방정식을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미래학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사는 직장인 생존의 바이블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로봇은 고용 없는 성장의 첫 단추였다. 일본 생산 현장에 도입된 ‘로봇’은 대당 34개의 일자리를 대체했다. 움직이는 로봇이 생산 현장에 도입될 경우 노동시장에 몰고 올 파장은 그 파괴력에서 붙박이 로봇과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이동로봇에 지금부터 대비해야
근로자들의 삶을 좌우할 또 다른 추세는 산업의 융합화이다. ‘무어의 법칙’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면’에는 이종산업의 결합을 뜻하는 ‘하이브리드’ 현상이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양자역학, 나노테크를 비롯한 신기술은 반도체산업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최첨단 기술이 반도체 기술과 결합하면서, 반도체 집적의 한계를 송두리째 허물어뜨렸다. 최 미래학자는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서 생존의 열쇠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바로 폭넓은 학습이다. “주특기를 담금질하되 다른 산업영역에 대한 학습도 결코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속한 기업, 산업의 경쟁우위 요소를 분석할 역량을 구축하라고 그는 주문한다. ‘타이밍’, ‘로컬라이제이션(지역화)’, ‘속도’는 신성장산업 진출 성공의 삼박자이다. 진퇴의 시기를 고르는 기업 구성원들의 핵심역량이 성패를 좌우한다.

최윤식 미래학자는 한국판 세컨드 라이프 ‘다다월드’를 반면교사의 실례로 들었다.
지난 2000년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입주 업체를 받던 이 벤처 업체는 3차원 커뮤니티 공간을 비교 우위로 삼은 시장선도자(First Mover)였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결국 문을 닫은 비운의 주인공이다.

다다월드와 명암이 엇갈린 기업이 미 세컨드 라이프다. 이 온라인 업체는 ‘17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데 이어, 나스닥에 상장하는 데 성공하며 신데렐라의 등장을 알렸다.

속도와 타이밍, 그리고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이 비즈니스 모델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직장인들은 발밑도 살펴야 하지만 멀리 내다볼 수 있어야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소속 기업, 핵심역량 꾸준히 분석해야
국내외 기업들은 바이오, 나노, 로봇, 물 산업을 비롯한 ‘신수종(新修種)’ 부문에서 꺼져가는 성장엔진 재구축의 불씨를 찾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윤식 미래학자는 “자신이 속한 기업의 생존 가능성을 평가할 잣대를 스스로 담금질하라”고 조언한다.

핵물리 과학자, 최고경영자(CEO), 기술이사(CTO) 30여명을 상대로 미래학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는 그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대한민국호를 강타한 지난해, 주식투자로 두 자릿수의 ‘수익’을 올렸다.

미래학의 대가인 피터 비숍(Peter Bishop) 휴스턴대 교수에게 사사받은 이 분야의 신진이다. 지난해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로 한껏 움츠러들었던 국내 기업들의 강연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 최 씨의 전언이다. 지난달 말 《2030년 부의 미래지도》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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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PB 3인방 추천 ‘유망상품’

2010년 07월 27일 17시 02분
아시아나항공 내달 연 7% 채권 발행…
10년 만기 국채 외국인들에게 인기



류정아 우리투자증권 압구정 PB센터 부장은 동양종금과 증권, HSBC은행 등에서 PB 업무를 맡았다. 국내 한 언론사(조선일보)에서 공연 기획을 비롯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류정아 우리투자증권 압구정 PB센터 부장은 동양종금과 증권, HSBC은행 등에서 PB 업무를 맡았다. 국내 한 언론사(조선일보)에서 공연 기획을 비롯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류정아 부장은 ‘코스피200 지수’와 ‘홍콩 H지수’를 연계한 ELS상품을 추천한다. 현 지수의 50% 수준만 유지해도, 연 11~12%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 원금보장형 ELS의 기대수익률은 6~8% 정도다. ‘자문 형 랩 어카운트(wrap account)’도 빼놓을 수 없는 추천상품이다.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채권 투자에는 악재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틈새 상품’은 있게 마련. 류정아(40) 우리투자증권 압구정 PB 센터 부장이 추천하는 금융상품은 채권이다.

‘트리플 B 마이너스 (BBB―)’ 등급 회사채가 선호 대상이다 . 이 등급의 채권 금리는 연 7~8% 선. 만기가 대개 1년 미만인 이 회사채는 정부의 금리인상 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그동안 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시중은행 금리 수준를 감안할 때 투자 매력은 높지만, 발행 물량 자체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 류 부장의 진단이다.

하지만 채권발행 시기를 조율하던 일부 기업들이 7~8월 잇달아 이 등급의 채권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안정 성향이 강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

한국은행의 최근 금리 인상이 채권 발행의 신호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회사채 금리 ‘연 7~8% 수준’
류정아 부장은 아시아나항공이 내달 발행할 ‘트리플 B 마이너스 (BBB―)’ 등급 회사채를 추천한다. 여신전문 금융기관들의 채권 발행 물량도 눈여겨볼 만하다. 물가연동 채권도 여전히 상종가다.

대형 건설사들이 발행하는 자산 담보기업 어음(AB CP. Asset Backed Commercial Paper)도 관심사이다.

상대적으로 경영 사정이 양호한 건설사들이 발행한 이 금융 상품도 이목을 끌고 있다는 것. 채권은 보수적 성향이 강한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높은 인기 금융상품.

류정아 부장은 하반기 더 공세적으로 시장을 파고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국내 기업들의 영업 이익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증시의) 주가 수익 비율(PER)도 9배 수준에 불과하다는 논리다.

하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 손실에 부심하는 투자자들은 주식투자가 부담스러운 것도 인지상정.

류정아 부장은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추천한다. 원금보장형 ELS의 기대 수익률은 6~8% 정도. 류 부장이 추천하는 전략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와 ‘홍콩 H지수’를 연계한 ELS상품. 현 지수의 50% 수준만 유지해도, 연간 11~12%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자문형 랩 어카운트(wrap account)’도 빼놓을 수 없는 추천상품이다. 반면 대안투자 상품은 우선투자대상에서 제외했다. 절세와 재산 증식 수단으로 인기가 높던 부동산 시장도 여전히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 그의 진단.

류부장은 부동산 자금은 결코 주식 시장으로 오지 않는 다는 불문율도 무너지고 있다고 덧붙인다.

지금이야 잘 나가는 스타 PB지만, 고초도 적지 않게 거쳤다.   

“지난 2003년 동양종금에 근무할 때입니다. LG카드가 발행한 50억짜리 어음에 투자한 고객은 겨울 내내 제게 전화를 걸었어요. 제 목소리를 들어야 비로소 잠이 온다는 것이 이 고객의 한숨 섞인 반응이었어요.”

부자 고객들의 내면풍경을 응시한 것도 그 시기였다.

류정아 부장은 지난 2008년 9월에도, 미국발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두려움을 많이 느꼈다고 고백한다. 당시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다니며 주경야독을 했다는 그녀는 ‘검은 백조’는 가급적 만나고 싶지 않다며 환한 웃음을 짓는다.

그는 모 일간지에서 공연기획을 비롯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한적이 있는 이색 경력의 프라이빗 뱅커이기도 하다.


최형록(42) SC제일은행 도곡 PB센터 부장은 13년 경력의 프라이빗 뱅커다. 금융자산관리사, 파생상품 투자 상담사 자격증을 지니고 있으며, 미 퍼듀(Purdue)대에서 경영학 석사(MBA)학위를 받았다.최형록(42) SC제일은행 도곡 PB센터 부장은 13년 경력의 프라이빗 뱅커다. 금융자산관리사, 파생상품 투자 상담사 자격증을 지니고 있으며, 미 퍼듀(Purdue)대에서 경영학 석사(MBA)학위를 받았다.
채권연계 구조화상품(신용연계 채권)도 그의 추천 대상이다. 이 상품은 채권 분야의 CDS(Credit Default Swap) 거래로, 일반 채권보다 금리를 1~2% 더 줄 수 있는 점이 강점이다. 하락세인 발틱운임지수(BDI)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금융상품도 또 다른 추천 대상이다.



채권연계 구조화상품. 플래티넘 ETF가 뜬다
지난 22일 오전 10시, 강남 군인공제회관. 이 건물에 있는 SC제일은행 도곡PB센터의 최형록 PB 부장은 달변이다. 그는 요즘 <블랙 스완>을 읽고 있다고 했다.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열독 중인 이 투자서는 ‘검은 백조’에 빗대 회귀적 사고를 비판한 베스트셀러로, 과거를 거울로 삼아 현재를 판단하는 사고의 위험성을 경고한 수작이다.

미국 퍼듀대(PURDUE)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딴 최 부장은 <블랙 스완>을 탐독하면서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새삼 떠올렸다고 한다.

<블랙스완>은 포트폴리오 구축의 이정표다. 결코 시장과 맞서 싸워 이길 수 없다는 점을 알려준 반면교사다.

시장의 ‘방향성’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라면, 상관관계가 적은 금융 자산으로 ‘투자 바구니’를 채워 위험을 회피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최 부장은 최근 금리 인상을 ‘찻잔 속의 태풍’ 격에 비유한다. 경기 선행 지수가 석 달 이상 뒷걸음질하고 있는 점이 부담거리다. 정책 당국이 큰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그가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상품은 ‘원달러 스왑거래’를 동반한 ‘외화표시 채권.’ 채권연계 구조화상품(신용연계 채권)도 그가 선호하는 금융자산이다.

최 부장은 “신용연계 채권은 채권 분야의 CDS(Credit Default Swap) 거래 정도로 보면 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이 상품이) 일반 채권보다 금리를 1~2% 더 줄 수 있는 점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경기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발틱운임지수(BDI)’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도 그의 추천 목록에 있다.

올 들어 꾸준히 하향세인 발틱운임지수의 가격 움직임이 앞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보기 때문. 최 부장은 대안상품 투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한다.

금은 안전자산 수요보다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부상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형록 부장은 “금이 안전자산의 역할을 할 때는 가격이 급등하지만,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활용될 때는 가격상승폭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던 것이 역사의 경험칙”이라고 설명한다.

최 부장은 금보다는 ‘플래티넘(platinum)’을 추천한다. 그는 자산가 고객 중에 '플래티넘 ETF(상장지수 투자신탁)'을 사들이는 이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그가 추천하는 또 다른 하반기 유망 상품이 10년 만기 국채다. 대한민국 국채 수익률이 신용등급이 비슷한 대만 등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라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외국인들의 ‘사자 물량’이 몰리는 배경이다.

그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정기예금에 비해 2~3% 더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부동산 투자는 가급적 한걸음 비켜서 있으라는 것이 최 부장의 조언이다.

그는 모바일 기술의 확산으로 사무실 수요는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핵가족화 추세나, 소규모 거주공간의 확산은 아파트 가격 상승을 가로막는 트렌드다.

최 부장은 부동산 증여의 매력이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는 점도 부동산 엑소더스를 부채질하는 변수라고 덧붙였다.

정부 전산망의 확충으로 공시지가와 실거래가의 차이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면서 증여 수단이던 부동산의 매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것.

올해로 프라이빗 뱅커 13년차를 맞은 최형록 부장은 요즘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꽤 증가했다고 귀띔한다.

70여개 이상의 글로벌 시장에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이 은행 소속 뱅커라는 강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덕분이다.

“아시아 본사가 발송하는 정보 메일은을 항상 참조하며, 투자전략을 조율하는 편입니다. ”그가 자주 참조하는 투자 지표는 ‘재고순환지표’.

최근 추이만 놓고 보면, 글로벌 경기는 추세적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최 부장의 분석이다.


오경주 신한은행 압구정지점 PB팀장은 노른자위격인 압구정 PB센터에서만 꼬박 4년 6개월을 근무했다. 이번 인터뷰 직후 방배지점 PB팀장으로 발령이 난 오 팀장은 ‘보수적인 자산운용전략’을 중시하는 이 분야 베테랑 금융 전문가이다.오경주 신한은행 압구정지점 PB팀장은 노른자위격인 압구정 PB센터에서만 꼬박 4년 6개월을 근무했다. 이번 인터뷰 직후 방배지점 PB팀장으로 발령이 난 오 팀장은 ‘보수적인 자산운용전략’을 중시하는 이 분야 베테랑 금융 전문가이다.
오경주 신한은행 압구정지점 PB팀장이 추천하는 금융자산은 ELS상품이다. 자문형 랩상품도 추천 대상이다. 현재 한 달에 평균 3~4건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출시한 상품은 펀딩만 이 은행이 담당하고 AK자문에 포트폴리오 구성을, 현대자산에 자산 운용을 각각 맡겼다.



박스권 장세 ‘ELS 사모상품’이 대안
지난 21일 오후 4시, 신한은행 압구정 PB센터의 한 상담실. 상담 데스크 위에는 손바닥만한 골드바 세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이중 가장 큰 1KG짜리 골드바의 가격은 시가 5000만 원을 호가한다. 오경주 PB팀장은 “진품은 아니다”며 활짝 웃는다.

이 손바닥 만한 골드바가 단기간에 급등한 이면에는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있다. 재작년 미국발 금융 위기가 그 도화선이었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도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금의 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는 상황. 금은 여전히 상종가다.

오 팀장은 하지만 자산가들 사이에서 금 선호현상이 줄어들고 있다고 귀띔한다. 유럽발 금융위기를 비롯한 금융시장 교란 요인들이 상당부분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

자산가들이 굳이 안전자산 확보 차원에서 금을 보유할 유인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

금의 절세수단으로서의 가치도 감소하고 있다. 부가세 10%를 내야하는 데다, 앞으로는 구매자의 신분도 노출할 수 있기 때문.

오 팀장의 하반기 경제전망은 비교적 보수적이다. 세계 경제에 드리워진 불확실한 상황은 점차 걷히겠지만, 하반기 경제 상황이 쾌청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골자다.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가는 양대 기관차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세도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 팀장이 추천하는 금융자산은 주가연계 상품인 ELS다. 골드리슈와 더불어 이 은행의 양대 효자 상품이다.

작년 6월 이후 국내 ELS사모상품의 30% 이상이 이 은행에서 팔렸다는 것이 오 팀장의 전언이다. 이 금융 상품은 시장에서 여전히 상종가다.

신한이 펀딩을 담당하고, 브레인. AK투자자문등이 종목을 고르며, 현대자산이 운용을 담당해 투자 시너지를 높여왔다는 것이 오 팀장의 설명이다.

오 팀장은 하반기 금리 인상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정책 당국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지도 미지수다.

올 8~9월 만기가 도래하는 이탈리아 국채도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것이 그의 진단. 오경주 신한은행 압구정지점 PB 팀장은 자산가들에게 하반기 기대 수익률로 7~8%를 제시한다.

자산 배분은 주식 30%, 대안투자 30%, 정기예금, 절세상품 40%를 각각 추천한다.
부동산 투자에는 역시 부정적이다.

강남 지역 사무실 공실률이 여전히 높고, 매물을 내놓아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다는 것. 오 팀장은 최근 거액의 토지보상금을 받은 한 고객의 사례를 제시했다.

수도권 지역에서 보상금을 받은 이 고객은 강남 3구 지역에 상업용 부동산을 알아봐 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 고객은 이 주문을 거둬들여야 했다. 눈높이에 맞는 상품이 없었던 것.

“강남의 오피스 빌딩의 수익률은 2%대가 채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액의 현금자산이 생긴 자산가들이 종종 급매 상품에 입질을 하는 사례도 있으나,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는 드문 편입니다. 상업용 부동산 건물 소유주들도 마지못해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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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시스템 가동한 한동우號 후계자는?
    기사등록 일시 [2011-07-03 15:57:01]    최종수정 일시 [2011-07-03 21:24:32]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7년 더 할 가능성 커'
나이제한 커트라인 걸리는 계열사 수장들 '답답'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지금까지는 어떤 잣대로 (인사를) 하는 지 도통 알 수가 없지 않았습니까." 한동우(63)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30일 취임 100일 째를 맞아 '상시 승계시스템'을 발표하며 부연한 배경 설명이다.

지난해 사상 초유의 경영권 분쟁으로 씻을 수 없는 상흔(傷痕)을 남긴 이 금융지주사의 전 최고경영자를 정면 겨냥해 작심하고 쏟아낸 비판이기도 하다.

신한금융지주가 회장 취임 100일째를 맞아 발표한 지주사 회장의 후계자 선발 방식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엄격한 평가 과정을 통해 '후보자'들을 추린 뒤 이 중에서 회장의 뒤를 잇는 후계자를 결정하는, 국내 금융권에서는 유례가 없는 '미인대회식 승계과정'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특히 그룹 회장직의 문호를 주요 계열사 수장들에게도 사실상 대폭 개방한 이번 상시 승계시스템 도입에 따른 파급 효과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벌써부터 후계군에 대한 궁금증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 LG, SK, 한화를 비롯한 가족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적장자 승계 중심의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는 가운데,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권도 전문경영인들이 장기 집권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았다.

회장 퇴임 전 후계자 군을 추려 공정한 경쟁을 통해 후임을 선정하는 'GE식 승계시스템'을 상시 가동하기는 국내 금융권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신한금융지주가 이번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적'과 '나이', '전문성' 후계자 일차적 요건

후계자 심사 기준은 크게 볼 때 두 가지. '넘버(Number · 실적)'과 밸류(Value · 신한웨이)가 주요 잣대이다. 여기에 나이 제한 규정도 두었다. 회장의 정년은 만 70세. 후임 경영자도 만 67세 이하의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최고경영자의 정년을 둔 것은 경영권을 둘러싼 분란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자는 취지에서다. 장기집권을 하다 경영권 다툼의 여파로 물러난 전 회장을 반면교사로 삼은 것이다. "정년에 제한이 있다 보면 스스로 준비할 수 있지 않겠는가"는 것이 한동우 회장의 설명이다.

금융지주사 회장 후계자의 자격을 갖춘 후보들은 경영회의에 참가하는 주요 계열사의 경영자들, 임원 등이다. 신한 출신이 아니라고 해서 무조건 불이익을 받지는 않지만, 외부영입인사들의 경우 계열사 임원이나, 사장 등 경영자로 근무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 한 회장의 설명이다.

승계 시스템 운영의 세부 각론은 아직 더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그 변화를 엿볼 단서는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의뢰했고, 이 미국계 컨설팅사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후계자 승계 시스템을 모범사례로 제시했다.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이 회사는 신한 승계시스템의 미래를 엿보는 창(窓)이다.


◇후계자군 'GE' 보면 답있다

GE의 경우 회장 후보군의 목록에 오르는 대상자들은 3000명 정도. 항공기 엔진부터, 의료장비, 백색가전까지 다양한 장비를 만드는 초대형 복합기업이다 보니 계열사도 다양하고, 후보군도 광범위하다. 이 중에서 500여명을 추리고, 다시 3명 정도로 후계자들을 좁히는데, 이사회는 이 중 한명을 최종 낙점한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도 피를 말리는 치열한 경선을 거쳐 회장에 부임했다. 그의 경쟁자가 '제임스 맥너니'와, '로버트 나델리'였다. 이들 후보자들을 평가하는 기준은 크게 볼 때 4가지. '세계화' '정보화' '서비스'그리고 '6시그마'가 그것이다. 여기에 넘버(Number)와 밸류(Value· 가치)도 빼놓을 수 없다.

GE출신이 아니라고 해서 특별이 불이익도 없다. 제프리 이멜트 GE회장도 P&G출신으로 이 복합기업으로 옮겨와 진가를 입증한 사례이다. 미인대회식 후계자 승계 시스템의 장점은 명확하다. 이 회사는 후계자 선정을 축제의 한마당으로 끌어올렸다. 경쟁자들은 패배를 인정한 뒤 3M, 홈데포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로 자리를 옮겼다.

일단 회장에 한번 선임되면 대과가 없는 한 장기집권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2001년 9.11테러 사태가 터지기 직전 부임한 제프리 이멜트도 10년째 회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전임 회장인 잭 웰치는 20년 가까이 회장으로 근무했다.


◇'올드 페이스'냐 '뉴 페이스'냐

한 회장이 제시한 기준에 비춰보면, 후보자들은 튀어야 한다. '군계일학(群鷄一鶴)'격의 활약을 보여야 한다는 말이다.

지주사 경영회의 참석자들은 원탁회의 형태의 개방형 경영회의에 참석해 주요 현안을 논의하게 되는데, 은행·카드·보험 등 각자 분야에서 담금질한 경륜을 바탕으로 튀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들이 있을 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나이도 중요한 잣대가 될 수 밖에 없다. GE식 승계시스템의 특징은 회장들의 경우 대과가 없다면 장기 집권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는 점이다. 만 63세인 한 회장은 7년 정도를 회장으로 더 일 할 수 있다.

후보자들의 경우 독보적인 활약을 펼쳐도 나이 제한에 걸리면 불가항력이다. 주요 계열사 수장들의 경우 서진원 행장이 1951년생으로 올해 만 60세이며,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이 1950년생으로 만 61세이다.

권점주 신한생명 사장은 1955년생으로 만 56세이다.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1953년생으로 만58세이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7년후 만 67세로 '커트라인'에 걸리게 되는데, 이백순 행장의 잔여임기를 수행하고 있는 서 행장은 재임부터 일단 하는 것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도 하다.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은 7년후 만 68세로 회장직에 도전할 자격 자체가 아예 없다. 한 회장의 잔여 임기인 7년 동안 성장할 '뉴 페이스'들에게 기회가 갈 것이라는 분석도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상시 승계 시스템 운영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인사는 늘 '의외성의 게임'이기도 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제프리 이멜트의 경우 회장에 오르기 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그는 플라스틱 부문장 시절, 보스인 잭 웰치 회장에게 해고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 플라스틱 부문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자, 한해 뒤에도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 경우 회사를 떠나야 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은 것. 그는 가장 강력한 후보도 아니었다.

2011/07/04 - [로컬(Local) VIEW/로컬 엑스퍼트 VIEW] -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미인대회식 승계시스템 운용한다"

2011/07/04 - [로컬(Local) VIEW/로컬 엑스퍼트 VIEW] - 아세안시장 출사표 던진 서진원 신한은행장


한동우 지배구조 개선, 그후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1082609322964290


박영환 기자 = "베트남 시장에 일찍 진출한 SMBC(스미토모 미쓰이은행)와 협력관계를 통해 영업기반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임영록 KB금융지주 사장은 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베트남 시장이 일시적으로 어려울 수 있어도, 여전히 유망하다고 본다" 며 이같이 밝혔다. 

베트남 시장 진출이 상대적으로 경쟁사에 비해 늦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소매금융에 강점이 있는 '국민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소매 금융에 강점이 있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을 하다 보니 기업금융에 주력해온 경쟁사들에 비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동향 등에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 밖에 없었다는 고백이다 

그는 베트남 시장 공략을 꾸준히 추진하되, 지나치게 서두르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의 한축으로 손가락질을 받았던 종금사들이 '반면교사'이다. 홍콩 등에서 달러 부채를 단기로 빌려와 장기로 대출해주다보니. 외환위기가 닥치자 속절없이 무너지며 위기를 재생산한 것도 따지고 보면 '과욕'에서 비롯됐다고 그는 분석한다. 

임 사장의 신중한 태도는 국내시장 전략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은행은 '자체적 성장(organic growth)'을 꾀하되, 보험을 비롯한 비주력 분야는 인수합병(M&A)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한다. 

은행의 경우 점포수를 늘리고, 상품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해 덩지를 불려나가는 반면, 비은행 부문은 매물을 인수해 '포트폴리오'를 담금질하겠다는 것이다. 임사장이 밝힌 지주사내 은행과 비은행 비중은 9.5 대 1. 

이 포트폴리오를 장기적으로 신한금융지주에 필적할 만한 수준으로 높여나가겠다는 포석이다. 그는 KB금융지주가 금융권 과당 경쟁의 한축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CEO 리스크'로 한동안 흔들리다 간신히 몸을 추슬러 출발선상에 다시 섰는데, 카드 분야를 분사했다고 해서 과당경쟁의 장본인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가 제시한 올해 목표는 '2조원+알파'. “ROA(총자산수익률) 1%를 목표로 삼는다면 3조원 가까운 이익을 내야 하지만, 2조원 이상이 현실적인 목표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올해 1분기에 7500억여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며 2분기엔 현대건설 매각이익 등 일회성 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KB금융그룹은 올 1분기 7575억원의 순익을 올려 지난해 4분기 3409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임 사장은 “민간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실적으로 말할 수 밖에 없다"며 "빠른 시간 내 리딩뱅크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 아세안 지역 내 선두 그룹으로 부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국내 금융 시장은 포화상태이다. 대 아시아 벨트를 강화해 오는 2015년까지 아시아 10대 은행으로 성장하겠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전날(6일)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일성(一聲)'이다. 이날 간담회는 그의 아시아 벨트 강화 방안에 관심이 집중됐다. 서 행장이 주목하는 아시아 시장은 아세안(ASEAN)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두 나라 모두 연 평균 경제성장률이 7%에 달하는데다, 신한은행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처녀지'여서 매력적이라는 게 그의 설명

현지은행을 인수합병(M&A)하거나, 지점 형태로 진출하는 방안이 모두 고려 대상이다. 두 나라는 인구도 많아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데다, 저금리 속 경제성장을 거듭하면서 고수익 금융상품을 향한 국민들의 욕구도 어느 때보다 강한 편이다. 

지리적 요충지라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무적함대로 유명한 스페인에서 영국으로 넘어가는 힘의 공백기를 틈타 네덜란드가 16세기 대 아시아 경략의 거점으로 식민화한 나라가 인도네시아이다. 

말레이시아, 베트남과 더불어 경제성장률, 인구, 지리적 위치 등 삼박자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그가 이날 대외적으로 공표한 목표는 아시아 10대 은행 도약. 신한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등을 인수 후보 물망에 올려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는 중국, 인도, 일본, 베트남 등으로 이어지는 이 은행의 대 아시아벨트 완성의 방점이다. 

신한은행은 현재 14개 나라에 진출해 5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좋은 물건이 있는 지를 조사하고 있는 단계인데, 중요한 것은 결국 가격이고, 여러 대상을 놓고 직접 진출의 장점이 있는 지를 고려중"이라는 서 행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아세안 국가 진출 방안을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취임 100일 기념 간담회에서 아시아 톱10 진입을 밝힌 것은 이 은행 특유의 '관리 문화'만으로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이기도 하다. 

신한은행은 수익성, 건전성 지표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해왔다. 신한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사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낮다. 포트폴리오가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이다. 

일본에서 성장한 재일교포들이 창업한 금융사다운 집요함이 조직문화 전반을 지배한다. 한 줌의 낭비와 비효율을 허용하지 않고, 생산성을 높여나간 결과이다. 

◇도요타식 관리만으로는 성장에 한계
그가 부임후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눈에 띄는 부문도 업무개선그룹. 업무 프로세스를 끊임없이 담금질해 생산성, 효율성을 높이는 특유의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러한 도요타식 관리 문화에, 도전과 변화의 DNA를 접목하지 않고서는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신한금융지주 전체 수익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수익률은 3%선. 씨티그룹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사들은 물론, 제너럴일렉트릭(GE)등 비 금융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도 해외 매출이 50%선을 넘어선 지 오래이다. 

이 수익률을 10%선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그의 로드맵이다. 

그의 아시아 경략(經略)은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의 상흔을 씻어내고, 글로벌 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카드로 아시아 공략을 선택한 서진원 호의 도전은 험난하다.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아세안 국가들은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글로벌 금융사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서 행장의 남은 임기는 1년. '2015년 아시아 탑10도약'이라는 목표를 내건 그의 연임 여부도 해외영토확장의 성적표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yunghp@newsisl.com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김중수 호(號)의 통화신용 정책 방향을 알고 싶으면 이 책을 읽어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금융협의회에서 언급한 책 한권이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책은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이다. 

평소 "학자는 논문으로 말한다"는 소신을 밝혀온 김 총재는 공개 석상에서 '대중서'를 화제에 올린 적이 거의 없다. 그런 그가 지난 17일 시중 은행장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이 책을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천재 경제학자인 '케네스 로고프(Kenneth S. Rogoff)'가 저술한 이 이 노작(魯斫)의 제목은 '역설적'이다. 다들 이번만은 다르다고 자신하지만, 경제학의 보편율은 이러한 방심을 결코 비켜가지 않는다는 것. 

'신경제의 도래'를 강조하던 미국 민주당 클린턴 행정부 시절이 '반면교사'이다. 앨런 그린스펀을 앞세운 민주당 정부는 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장기 호황이 이어지자, 이른바 신경제의 시대가 도래 했다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며 생산량을 안정화하는 법을 발견했다고 믿었지만, 파티는 끝났다. 

김 총재가 최근 시중 은행장들과 만나 이 책을 언급한 이유는 두 갈래로 보인다. 그가 총재 부임 후 강조해오던 지론은 '중앙은행 역할의 재정립'이다. 이 책에는 이러한 목소리를 뒷받침할 논거들이 비교적 풍부하다.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온 '강력한 중앙은행'을 다룬 대목이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중앙은행의 정책이 경제 호황기에는 완벽히 작동하는 듯 하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를 비롯한 대규모 경기 후퇴기에는 꼭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금융 위기를 경험한 66개 나라를 분석한 이 대학 교수가 내린 결론이다. 우리가 아는 '상식의 룰'에 사로잡히지 말고, 사안을 동서고금, 수 백년에 걸쳐 폭넓은 시각에서 보라는 것이 그의 주문. 

김 총재도 기준 금리 정책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는 것이며, 한은 총재는 재임기간 이후에 평가받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왔다. 특히 자신이 추진하는 중앙은행 역할의 변화를 엿볼 키워드로 '글로벌(global)' '마케터블(marketable)'이라는 두 단어를 제시한 바 있는데, 이중 글로벌의 뜻을 가늠할 대목이 이 책에 실려 있는 것. 

케네스 로고프가 강조한 '위기의 프로세스'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정책 당국자가 스스로를 과신하는 태도가 늘 위기의 발단으로. 위기를 위기로 여길 때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니라는 것이 김 총재의 지론이었다. '가계부채 망국론'이 주기적으로 고개를 들자, 이 책에 등장하는 풍부한 금융 위기의 사례를 빗대 그 가능성을 사실상 반박한 것이다. 

현 상황에 대입해 봐도, 그렇다. 가계 부채의 '경중(輕重)'을 저울질하는 정책당국의 판단에 '온도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정책당국들이 하나같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위기가 발발할 가능성은 적다는 그의 생각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학에서 위기관리를 가르친 그는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경험적으로 보면 위기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는 걸 막지 못하지 않았고,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위기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 위기가 됐다" 며 자신의 소신을 강조한 바 있다. 

하버드대학의 케네스 로고프 교수가 저술한 이 저서는 66개 나라의 위기 발발 패턴을 연구한 노작(勞作)이다. 12세기 중국, 중세 유럽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무려 800년간에 걸친 금융 위기의 패턴 등 방대한 데이트를 근거로 삼아 금융 위기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진하는 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키워드가 '콜렛-헤이그'라면, '케네스 로고프'는 '김중수 호'의 정책 방향을 엿볼 수 있는 '키워드'인 셈이다. 지금은 성균관대로 돌아간 김경수 한국은행 전 금융경제연구원장이 재임 시절 탐독할 정도로 한국은행 내에서도 골수팬들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yunghwan@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 "한국은행은 이미 '대형 출판사'로 전락했습니다", "대형증권사 중에도 자료 요청에 콧방귀를 뀌는 곳이 더러 있어요". 한국은행 직원들은 요즘 자신들의 처량한 신세를 '출판사'에 빗대 토로하곤 한다. '금융시장 동향', '소비자·생산자 물가', '월별 외환 보유고'. '분기별 GDP 성장률'…

한국은행이 매월 쏟아내는 자료들은 방대하다. 웬만한 대형 출판사들이 울고 갈 지경이다. ''최종 대부자', '지급결제제도 운영자'… 한은을 따라 다니는 화려한 수사에 어울리는 '중량감'은 매주 봇물을 이루는 발표 내용에도 묻어난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저축은행사태는 한은 직원들의 박탈감을 엿보는 '창(窓)'이다. 

양질의 정보는 통화신용정책 수행의 기본이다. 한은의 고민은 이러한 정보에 접근하기가 극히 힘들다는 점이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금융기관 유동성' 자료는 이러한 고충을 엿보는 '단서'이다. 이 자료에는 저축은행의 가계·기업 대출 항목이 빠져있다. 민감한 시기임을 들어 이번에는 제외해 달라는 협조 요청을 수용했다는 후문이다. 

금융기관에 부실이 생겼을 때 최종 대부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한은은 법적으로 제2 금융권에 자료를 요청할 근거 조항이 없다. 그렇다고 은행 쪽 자료를 받기가 수월한 것도 아니다. 지난 1998년 개정된 '한국은행법'은 금융 기관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권을 인정하고는 있지만, 그 범위를 '최소한'으로 한정하고 있다. 

반면, 금융감독원의 자료제출 요구권에는 아무런 단서가 없다. 금융감독당국이 민간 은행들의 직원 평가기준까지 일일이 간섭하는 데 비해, 한은은 이들의 경영상황을 판단할 정보가 아쉽다. 비유컨데,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절차를 밟는 기업을 상대로 실사를 하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지만, 한은의 경우 최소한의 조사권을 행사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한은이 한은법 개정안을 통해 긴급 여신을 수혈 받는 금융기관에 한해 직접 조사권을 되살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정무위가 제출한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개정법률안을 통해 한은의 이러한 독자 행보에 강력히 맞불을 놓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 통합감독시스템의 '한계'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위원회의 위상이 엇갈린 것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발한 다음해인 1998년 4월, 은행·증권·보험에 대한 통합감독체계가 도입되면서, 한은이 보유하고 있던 은행 조사권이 금융감독당국으로 이전됐다. 반세기 가까이 은행 감독을 담당해오던 한은은 감독 당국의 지위를 이때 상실했다. 

명분은 강력했다. 외환위기의 발발이 전기였다. 금융 감독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금융개혁위원회는 타협책도 제시했다. 은행·증권·보험사에 대한 포괄적 감독권한을 금융위에 주되, 한은 등 감독관련 기관들의 협력과 견제와 균형를 중시한다는 내용이었다. 금융개혁위원회가 금융감독 체계 변경의 밑그림으로 삼았던 나라가 금융선진국인 영국이었다. 

문제는 감독관련 기관들의 협력과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통합금융감독당국이 출범한 이후에도 대형 금융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는 배경으로 이러한 시너지의 부재를 꼽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000년 가을, 동방·대신·열린상호신용금고 불법대출사고가 잇달아 터져 나온 것이 반면교사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8년에도 키코(KIKO. Knockin-Knockout) 사태가 터졌다. 이 여파로 우량 중소기업들이 줄도산하자, 주기적으로 위기를 실어나르는 은행 부문에 대한 감독당국의 역량 부재를 질타하는 비판도 높았다. 감독당국 인사들이 줄줄이 연루된 '저축은행 사태'는 통합감독 시스템의 허실을 드러낸 백미(白眉)였다.

전문가들의 진단은 이렇다. 한은을 비롯한 기관과 협력을 규정하면서도 '제한적 감독권'만을 인정한 이중적 조항이 감독당국의 일방적인 독주와, 모럴해저드의 씨앗을 뿌렸다는 것. 외풍에 휘둘리기 쉬운 관료주도의 통합감독 시스템을 탓하는 목소리도 높다. 금융감독당국이 저축은행 사태의 주연이라는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금융 불안의 '뇌관'을 제거한다는 명목아래 시장원리에 반하는 선택을 시장 참가자들에게 강요하는 등 대증요법을 쓰면서 또 다른 위기의 불씨를 남기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비판이다. 지난 2008년 9월,서브프라임모기지발 위기도 따지고 보면 저소득층에게 이른바 내집 마련의 기회를 주겠다는 미국 민주당 행정부의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은법 개정 이상은 멀고, 현실은 완강 

'한국은행을 떠나며.' 한국은행 정문에서 본관 방향으로 10여미터 떨어진 지점 오른 편에는 허름한 비석이 하나 있다. 지난 1998년 4월, 한국은행법 개정으로 은행감독원 기능이 한은에서 분리되며 작별을 고해야 했던 이들이 남긴 '비망록'이다. 이 비석에 새겨진 글씨의 색깔은 바랬지만, 한은 직원들은 이를 가슴에 새겼다. 

'한국은행법의 개정'이라는 이상은 아름답지만 멀고, 현실은 완강하다. 지난 1990년대 중반 이후 지루한 공방을 거친 끝에 외환위기의 외풍을 등에 업고 천신만고로 얻은 '전리품'을 순순히 되돌려줄리 없다는 점에서, 금융조사권을 둘러싼 한은과 금감위의 한판 대결은 전면전도 불사하는 형태로 치닫을 전망이다.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는 "금융 조사 기능을 외압에 휘둘릴 수 있는 금융감독당국에 맡겨 두기보다, 한국은행처럼 상대적으로 독립성이 강한 기관에 부여하는 것도 저축은행사태를 비롯한 금융위기의 주기적인 재발을 막는 방편일 수 있다"며 한은에 대한 조사권 부여에 찬성했다. 

하지만 정부 여당이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한국 은행의 '독자 행보'를 결코 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대결이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979년 고금리 정책으로 지미 카터의 재선을 가로막은 폴 볼커와 같은 역할을 한은에 결코 바라지 않는 것은 정부 여당의 인지상정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차기 정부에서 어떤 식으로든 금융감독당국의 감독권을 수술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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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거세지는 복지 담론, 주목받는 경제학자들"
    기사등록 일시 [2011-06-27 15:52:57]    최종수정 일시 [2011-06-29 18:31:26]

서울=뉴시스】박영환·김민자 기자 =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대우경제연구소장 출신으로, 당 정책위 의장을 두 차례나 역임한 한나라당의 대표적인 정책통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씽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국회의원이기도 한 그가 요즘 자주 펼쳐드는 책이 ‘후생경제학 관련서’이다.

이 의원의 필독서는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일들>,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의 ((TAX) 프리라이더). 대우경제연구소 소장을 지내며 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의 글로벌 경영을 뒷받침해온 경제통인 그의 독서 목록은 보수정당 한나라당에 거세게 불고 있는 변화를 엿보는 풍향계(窓)이다.

민주당 등 야권은 물론,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 후보들 또한 복지를 내년 대통령 선거 집권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삼으면서, 이들 유력정치인들의 경제 가정교사 역할을 담당하는 대학 교수들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대선 주자들의 ‘집권 구상’을 가다듬는 장자방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정부에서 경제 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학문적 지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여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제학자 그룹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5인 스터디 모임. 이들은 대부분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주특기는 게임이론에서 사회복지, 조세 부문 까지 다양하다. 

이들 학자군은 산업화, 민주화, 선진화의 비전을 넘어 이른바 ‘부민덕국(富民德國)’을 이뤄가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이다. 

‘도덕 자본주의’ ‘상생 자본주의’ ‘자연 자본주의’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 등이 이들의 가르침에 뿌리를 둔 슬로건이다. 경제성장의 목표가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의 총량을 늘리는 일인데, 한국 사회가 이 점을 망각한 채 '역주행'하고 있다는 것이 현정부를 겨냥한 이들의 비판이다. 


◇자본주의도 인간의 얼굴을 해야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박근혜 전 대표가 주창해온 생애맞춤형 복지론의 밑그림을 제공했다. 

그가 저술한 <현대 한국복지국가의 제도적 전환>은 박근혜 대표 진영의 '복지 바이블'이다. 은사인 최성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박 전 대표의 브레인으로 참여한 인연이 있다.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으며, 한국조세연구원에서 연구위원을 거친 뒤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세 개혁에 높은 관심을 보여 온 그의 저서가 <근로자와 서민을 위한 조세개혁>. 

최외출 영남대 교수도 ‘균형 발전이론’에 관심을 기울여온 경제학자이다. <전원도시개발론>, <지방자치론>을 저술한 그는 수도권 개발에 치우쳐온 역대정부의 정책에 비판 의식을 갖추고 있다. 5인 스터디 모임의 좌장격인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국가미래연구원의 원장을 맡고 있는 경제학자이다. 

김영세 연세대 교수는 드물게 보는 '게임 이론'의 권위자이자, 박근혜 계인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의 남편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런던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다 귀국해 현재 연세대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한국형 게임이론에 관심이 많다. 게임이론을 국내 현실에 접목한 <게임의 기술>을 남겼다. 

유가 담합, 북한 핵, 카르텔, 보험상품, 도덕적 해이 등 실생활에서 목도하는 복잡한문제의 해법을 게임이론으로 푸는 것이 김 교수의 주특기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등도 현실 참여형 경제학자이다.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 <20억의 국난과 40억의 극복> 등 대중서를 집필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복지 담론 '산파' 역할

야권의 정책 브레인으로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www.welfaresociety.net)소속의 교수 그룹이 있다. 문진영 서강대 교수는 <유럽연합의 사회정책에 관한 연구>를 남겼으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추진연대회의 정책위원장을 지냈다. 사회 복지 부문에 일찌감치 천착해온 학자이다.

감신 경북대 교수는 <보건의료 개혁의 새로운 모색>을 저술했다. 

이성재 충북대 교수, 이용재 호서대 사회복지학 교수, 박종현 진주산업대 교수 등도 복지국가 소사이어티에 참가하고 있다. 윤태호 부산대 교수, 정세은 충남대 교수, 박형근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유동철 동의대 사회복지학 교수 등도 교수 출신의 활동가들로 꼽힌다.

학자들의 서재에 머물러 있던 복지 담론이 현실적인 힘을 얻은 데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소속 학자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작년 3월 이 단체 학자들이 복지국가 제안대회를 열면서 정치권과 사회단체의 주목을 받게 된 것. 복지담론은 이 때를 전후해 '찻잔속의 태풍'에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바뀌었다. 

복지국가 소사이어티는 무상급식을 비롯한 보편적 복지이론을 뒷받침하는 야권의 정책 브레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국가 담론이 정부가 내건 '선진화'의 아젠다를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는 배경에는 MB노믹스 전도사들의 '콘텐트 부재'도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지적이다. 

서비스 선진화, 녹색산업을 비롯해 집권후 야심차게 추진해온 전략 사업들이 '레토릭(rhetoric)'에 그치자, 정부 경제정책의 '비전'으로 삼아온 선진화 담론에 대한 회의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경제정책 수장들의 경우 '거시적 목표'에 비해, '미시적 전략'이 부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복지담론은 현실의 변화 반영 

정부가 집권초 내건 '747공약'은 선진화 프로젝트를 압축한 '비전'이었다.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산업화', 독재를 무너뜨린 '민주화'의 비전을 대체할 새로운 지향점이 선진 일류국가 건설이었고, 이러한 선진화의 깃발은 유권자들을 뒤흔드는 상당한 파괴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선진화의 요체는 시장의 귀환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MB노믹스 전도사들은 복지와 성장도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재라는 소신이 뚜렷하다. 복지가 성장의 폐해를 치유하는 역할도 담당하지만, 국민경제가 성장을 해야 복지도 있다는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진영의 경제학자들,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소속의 학자들은 '더 많은 권력을 시장에 돌려줌으로써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현 정부의 해법을 강력히 비판한다. 

시장 만능주의는 양극화의 심화, 정글 자본주의의 득세를 불러왔을 뿐이며,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상황에서 경쟁의 논리가 득세하다보면 사회통합 비용도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근로의욕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소외계층을 도울 수 있는 미시적 처방으로 '사회 서비스'를 제시한다. 

현금을 줄 경우 근로동기를 침해할 수 있지만, 보육비나 교육비 형태로 소외계층에 현금을 제공할 경우, 이른바 '일하는 복지의 기조'를 흔들 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안 교수의 주장이다. 

"바로 선 자본주의, 국민이 다 함께 참여하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 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MB노믹스의 전도사들과, 여야 정치인들의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복지 전문가들의 접근이 얼마나 엇갈리는 지 한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양 진영의 주장 에 정답은 있을 수 없으며, 저마다 강점을 지닌다. 

하지만 최근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도 복지 담론이 거세게 분출 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진보와 보수 미래를 논하다>에서 "선진화 대 복지국가라는 미래 비전의 새로운 구도가 형성돼고 있고 이 구도가 기존의 산업화 대 민주화 구도를 대체하고 있다"며 "어떤 담론이라고 해도 현실의 변화를 반영하기 마련이며 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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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M&A 2년 후에나 고려하겠다"
    기사등록 일시 [2011-07-01 10:31:56]

"미인대회식 후계 승계 시스템 상시 운용"
"집단 지성의 원리 경영에도 접목할 것" 
"한국형 매트릭스 시스템 단계적으로 도입"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한동우 신한금융지주회장은 30일 "조흥은행, LG카드 인수로 재무상태가 아직은 좋지 않다"면서 "2년 정도 뒤에는 신한도 새로운 딜을 모색할 수 있는 재무상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우 회장은 이날 저녁 취임 100일 째를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교보생명을 인수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대형화 한다면 은행 부문보다는 비은행 분야로 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지주사 최고경영자의 정년을 만 70세로 정한 대목이 눈길을 끄는데, 나이 제한을 둔 이유는. 

" 그동안 지주사 최고경영자의 정년에 제한이 없었다. 지난번에 (신한)사태가 일어났을 때 (라응찬 회장) 연세가 74세셨다. 하지만 이렇게 정해놓고 나면 (회장을)하고 계신 분들도 앞으로는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룹도 어느 시점에서 (수장이) 교체가 된다면, 좋은 일이 아닌가." 

- 업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면 최고경영자의 정년을 굳이 70세로 정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지주 회사는 (업무의) 범위가 넓고, 판단해야할 일도 많다. 최고경영자는 도전의식도 있어야 한다. 70세 이상일 때 과연 이러한 업무들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는가. 해외 사례도 참조했다. 무엇보다, 업무를 직접해보니 결제도 많이 해야 하고, 대외활동도 많다. 70세 이상은 무리다." 

- 만 67세 이하여야 신임 최고경영자로 부임할 수 있다는 자격 조건을 둔 것은 또 왜 그런가. 

"새로 부임한 그룹 CEO의 나이가 68세라면 2년 정도 하고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 69세라면 1년밖에 할 수없다. 최하 3년은 CEO로서 근무할 수 있는 나이여야 한다. 그래서 만 67세를 기준으로 정했다. "


- 당장 내년 3월에 신한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자회사 경영자들도 이 룰이 적용 되는가. 

"오늘 얘기하는 것은 지주회사 CEO에 적용되는 사안들이다. 자회사는 기존 시스템이 있으니까 그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 후계자 승계프로그램도 초미의 관심사인데, 그룹 회장의 후계자 범위에는 어떤 사람이 포함되나. 

"그룹 경영회의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일차적 후보다. BNP 파리바는 COO 두 분을 후보대상으로 정했지만, 저희는 그런 분들보다 그룹경영회의에 참가하는 멤버들 사이에서 후계자를 고를 것이다. 이사회에 대한 보고나 설명 등을 하는 과정을 통해서 두각을 나타내는 후보들이 있지 않겠는가." 

- 외부 인사도 후계자 승계 프로그램의 대상이 될 수 있나. 

"외부인사가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외부인사보다는 내부인사가 유리하다는 느낌은 든다. 단 외부에서 온다면 일정 기간 지주사 자회사의 CEO나 임원으로 자신의 역량을 검증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 그룹 의사결정 시스템의 변화도 눈에 띈다. 집단 지성이라는 서술어가 관심을 끈다.

"혼자하는 것에서 함께하는 것으로 바꿔야한다. 민주화해야한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인수 관련해서도 회의에 붙여서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은행, 카드를 비롯한 계열사 수장들이 각자 분야에서 담금질한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의견을 낼 수 있으니 바람직한 일이 아닌가. 집단 지성에 의한 경영이 중요하다." 

- 일부 영역부터 매트릭스 시스템 도입할 방침을 밝혔는데, 전면적으로 도입할 계획도 있나. 

"파리에 갔을 때 (BNP파리바와) 공식적인 대화 외에 저녁 식사를 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매트릭스 조직이) 잘 되느냐고 묻자, 나름대로 문제가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업무적으로 여러 회사에 걸쳐 보고를 해야 하는 일이 복잡한 것 같다. 내년에 1년 정도 운영해서 문제점을 보고 본격적인 매트릭스로 갈지, 아니면 한국형 매트릭스로 만들어갈 지 결정할 것이다." 

- 한국형 매트릭스 조직의 수장은 어떤 직급인가. 

"업무별로 고객의 니즈가 큰 부분만 가지고 먼저 해보려고 한다. 구체적인 이야기지만 CIB라던지 WM의 헤드를 어떤 직급으로 임명할 것인지가 문제다. 높은 직급으로 가지 않을 것이다. 은행의 비중이 제일 커서 은행 총괄이 PB, CIB부문을 총괄하는 식으로 해보려고 한다."

- 사모펀드들이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에 참여했다.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할 의사가 있나. 

"앞으로 대형화 한다면 은행보다는 비은행 분야로 갈 것이라는 방침을 여러차례 밝혔다. 우리금융을 인수할 능력이 안된다. 조흥은행 인수 차입금은 정리됐지만, LG카드 인수관련 차입금은 여전히 남아있다. 올해 연말 지나면 5조3000억~5조5000억원 정도 남을 것이다."

- 교보생명 인수설이 시장에 돌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경쟁사들에 비해)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은 상태다. 교보생명같은 경우도 꽤 큰 금액의 딜이 될 터인데 현실적으로 애로가 있다. 2년정도 뒤에는 신한도 새로운 딜을 모색할 수 있는 재무상태가 될 것이다." 

해외은행 인수 추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사려고 했었다. 자원도 많고. 그런데 경쟁자들이 값을 올려놨다. 몇 년전에 (M&A) 했으면 좋았을 텐데. 신한의 PBR이 1.2 정도 수준이고, 다른은행은 0.7~0.8 수준이다. 그만큼 저 평가 돼 있다는 것인데, 인도네시아 은행들은 3배 정도가 된다. 그만큼 가격이 세다. 망설이게 되더라. 하지만 장래성이 밝아 고민하고 있다."


- 금융지주사 회장들을 일컬어 '4대 천황'이라고 부르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금융기관 CEO에 천황이라는 호칭은 안맞다. 관장하는 기관에 관한 전문가로서 경영실적과 주가로 평가받으면 되는데, 천황이니 하는 건 안좋다고 본다. 신한처럼 천황 소리 나오지 않는 것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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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구글 하청업체 된다”주소복사하기

안광호 삼성전자 전직 엔지니어의 ‘작심토로’


기사입력
2011-01-14 18:00:00

개방·혁신의 ‘오픈 이노베이션’ 추세 외면… 경영 수뇌부 엔지니어들 노력 헛되이 말아야

“삼성전자는 과거의 방식으로 미래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구글, 애플은 전세계인들을 자사의 직원처럼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시대를 선도하는데, 삼성은 여전히 폐쇄적이고, 엘리트 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안광호(40) 삼성전자 전 연구원의 얼굴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그는 삼성전자의 거듭된 실기(失期)를 지적했다. 2차 대전 당시 프랑스군이 국경선을 따라 방어의 마지노선을 구축했던 악수에 비유할 수 있다. 이 요새로 독일군의 침공을 완벽히 막을 수 있다던 프랑스 군부는 ‘기동전(Blitzkrieg)’으로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꾼 독일군에 불과 한달만에 백기 투항했다.

삼성전자는 과거의 방식으로 미래에 대비하던 프랑스군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꾼 독일군이 ‘구글’이고,  ‘애플’이다. 그는 삼성전자를 이끌어가는 주요 경영자들은 양산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밤을 낮 삼아서 연구에 몰두하는 기술인들의 땀과 노력을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가 애정 어린 비판에 나선 이면에는 삼성전자 엔지니어 시절이 있다. 안 전 연구원은 6년의 세월을 삼성전자 연구실에 틀어박혀 보냈다. 그의 주특기는 CDMA 통신용 반도체칩 개발.

남들은 평생 한 건을 하기 힘들다는 반도체칩 제품을 무려 6종이나 양산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제 동료들도 그렇지만, 새벽 5시에 일어나 회사로 출근했고, 밤 10시까지 일했습니다. 주말은 사치에 불과했어요”. 일본 업체들의 아류에 불과하던 삼성전자가 소니를 제친 이면에는 엔지니어들의 헌신이 있었다. 한국의 장인들은 부서 이기주의에 매몰된 소니의 ‘사무라이’들과 대조적이었다.

소니의 엔지니어들은 회사 내부에 칸막이를 층층이 세우곤 경청(傾聽)을 소홀히 하며 ‘아집’에 빠져들었다. 일본인들이 소중히 여겼던 장인 정신은 오히려 단점이 되기도 했다.

삼성은 기술력이 강한 소니의 강점에 한 가지를 더했다. 바로 관리의 노하우다. 경영진들은 북극성처럼 밝은 혜안으로 조직의 앞길을 비추었다. 파죽지세(破竹之勢)였다.

텔레비전, 휴대폰 부문 등에서 소니는 더 이상 떠오르는 강자인 삼성전자의 적수가 아니었다. 전략기획실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관리시스템은 이 회사가 세계 전자업계 맹주로 도약한 튼튼한 디딤돌이었다. 하지만 강점과 약점은 동전의 양면이기도 하다.


애플·차이완 기업들 수위 높아진 협공

“삼성전자는 애플이나, 구글이 아니라 시대의 거센 격랑에 떠밀려 떠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는 순이익이 급감하며 전사가 위기감에 휩싸여 있는 LG전자의 오늘이 바로 삼성전자의 내일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삼성전자의 패권을 뒤흔드는 경쟁기업이 바로 ‘구글’, ‘애플’이다.(이건희 회장 "IT권력은 이동중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1/08/17/5638072.html?cloc=olink|article|default)

개방과 공유를 핵심으로 하는 시대정신의 변화를 일찌감치 포착한 쌍두마차다. 스티브 잡스는 콘텐츠 개발에 전 세계인을 동참시켰다. 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멍석을 깔아 주었다.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는 전 세계인들을 직원처럼 활용하고 있다. 안 전 연구원이 바라본 삼성전자의 미래는 우울하다.

화이트칼라들이 선호하는 오타쿠 제품에 불과하던 애플은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출시를 신호탄으로 범용 시장으로 활발히 공세의 범위를 넓혀가며 삼성전자와 새로운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레프리(냉장고), 아이오디오(오디오), 아이캠(카메라 및 캠코더), 아이컨(에어컨) 등 앞으로도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구글은 소비자들이 뛰어놀 수 있는 거대한 서비스 플랫폼을 지향한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콘텐츠를 제공하는 현 구도에서 삼성전자는 이 회사의 하드웨어 공급사로 전락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IBM PC사업부문의 운명을 떠올려 보라는 것.

중국(China과 대만(Taiwan)을 합성한 신조어인 '차이완'의 기업들 역시 만만찮은 위협이다. 시장점유율과 기술 수준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차이완 시대의 개막은 이러한 흐름을 더욱 재촉할 전망이다.

“전자 제품을 분해해 보면 안에 들어가는 부품은 별다른 차이가 없어요. 차이완 기업들이 거센 추격을 거듭한다면, 삼성전자가 누리고 있는 간발의 비교우위도 점점 사라질 겁니다.”

삼성전자는 양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살얼음판을 밟는 형국이다. 동부전선의 상대는 차이완 (Chaiwan)기업들. 서부전선 경쟁자들은 게임의 법칙을 바꾸고 있다. 구글, 애플, 차이완이 삼성전자를 협공하는 3대 세력이다.


디자인·하드웨어 비교우위 상실

#202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0. 삼성전자 부스는 10년전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2010년 이 행사에서 예언한 내용이 불행히 현실이 된 것.

이번 전자제품 박람회의 주인공은 스티브 잡스, 래리 페이지다. 두 회사의 부스는 규모부터 삼성전자를 압도했다. 각국에서 몰려온 기자들은 이 부스로 몰려들었다. 대만의 HTC, 중국의 화웨이 등은 손색이 없는 제품으로 명품 가전의 깃발을 높이 든 삼성을 무색하게 했다. 디자인과 하드웨어는 더 이상 경쟁우위가 아니다.

2020년 일류 디자이너들과 제휴한 세계 전자산업 시나리오는 잿빛이다. 안 연구원은 니체의 저작에 빗대 삼성전자가 아름다운 소년에서 낙타로 성장했지만, 사자로 변하지 못한 채 점점 늙어가고 있다고 꼬집는다.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의 전자회사로 이끈 비즈니스 모델의 유효 기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데, 정작 이 회사의 수뇌부들은 차가운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

그는 수뇌부들의 전략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건희 회장의 천재경영론이 반면교사이다. 이 회사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천재급 임직원들은 이 회사의 배타적인 문화를 견디지 못하고 일찌감치 글로벌 기업으로 유턴했다. 삼성에서 수용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든 제품이 이들 기업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었다고 그는 귀띔했다.

구글과 애플은 전세계 개발자들을 자사 직원처럼 활용하며,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천재급 인재조차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주소다.

“삼성은 구글이나 애플과는 DNA부터 다들 수 있습니다. 경쟁의 방향을 트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구글, 애플에 유리한 게임의 법칙에서 벗어나 녹색, 에너지 등 이 회사의 강점을 지렛대로 삼을 수 있는 분야 공략의 수위를 높이는 겁니다.”

2007/04/17 - [마이(My) VIEW] - 황정목, 래리 페이지, 그리고 정주영
 

2007/03/24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미디어 VIEW] - 하버드가 소개하는 혁신적 아이디어7

2007/08/12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인더스트리 VIEW] - 글로벌 기업, 통합모델 바람

2007/08/12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대기업 전문가 로스차일드-김병윤, 격변의 삼성 그룹을 진단하다


2011/08/03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트렌드 VIEW] - 구글, 페이스북의 핵카톤, 그 비밀의 문을 열다

2010/08/19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트렌드 VIEW] - 구글(Google) 창업자는 뇌과학 분야의 고수 

2007/08/25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Google is mathmatics"

2007/07/28 - [로컬(Local) VIEW] - 구글 크리에이티브 맥시마이저 만나보니 

안광호 삼성전자 전 엔지니어의 분석 5

삼성전자 ‘관리의 삼성’ 이미지 벗어나야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사고의 폭 넓혀야
구글, 애플의 하청업체 전락 현실일 수도
천재경영 하려면 조직문화부터 바꿔야
정보통신 포기하고, 차라리 굴뚝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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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문가 김기수 박사가 분석한 <차이나 리스크>



중국 두려워하지 말고 ‘민낯’을 보라

2011년 01월 11일 10시 52분

지정학적으로 미국 상대 될 수 없어… 한국경제 미치는 영향도 과대평가


지난 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세종연구소는 온통 새하얀 페인트를 칠한 듯 ‘흰색’이었다. 며칠 전 내린 눈이 한국해외봉사단(KOICA) 건물을 지나 이 민간 싱크탱크로 통하는 길을 수북이 덮었다. 세종연구소는 좌에서 우까지, 이념 스펙트럼이 다른 정책 당국자 배출의 요람이다.

참여정부 외교안보정책의 상징이던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이 이 연구소 출신이다. 또 햇볕 정책을 비판하며 집권에 성공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최고담당자인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이 싱크탱크를 거쳤다. 세종 연구소가 미국의 ‘랜드연구소’에 비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기수 박사는 한국판 랜드연구소의 터줏대감 격이다. 이 연구소의 국제정치경제 연구실장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30세 이립(而立)의 나이에 세종연구소에 둥지를 틀었다.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국제정치경제 전문가로,
《중국 도대체 왜 이러나》는 책을 출간하며 중국의 허상을 숨김없이 파헤친 중국통이기도 하다.

“중국의 경제성장에 대한 경외감을 버리고, 그 맨얼굴을 정확히 직시하라"는 것이 김박사의 주문이다. 중국은 요즘 욱일승천(旭日昇天)의 기세다. 일본과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으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매년 10%가까운 초고속성장을 하며 국력이 커지자, 팍스 아메리카 시대를 종식할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김 박사는 이러한 분석이 대부분 한국인들의 중국 콤플렉스를 반영하는 허상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이성적 사고보다는 감성적 접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 김 박사는 중국이 항공모함 운용에 나선다는 한 줄의 신문 기사를 화제에 올렸다.

이 기사는 한국인들의 중국 콤플렉스를 엿보는 창(窓)이다. “태국이 공해상에서 해적이나 잡는 용도로 항공모함을 사용하는 것도 항모 운항을 뒷받침할 시스템의 부재 탓이 큽니다.” 중국 해군도 항공모함 운영 노하우를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

중국이 항공모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이지스함은 물론, 바닷 속에서 항공모함을 호위할 원자력 잠수함도 확보해야 한다. 자국의 영해를 떠나, 공해상에서 장기간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형 원자력 엔진기술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 박사의 설명이다.

미국은 항공모함 활주로 이륙에 나선 전투기를 공중으로 순식간에 들어 올리는 추진체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중국이 이 모든 기술을 갖추었다는 것은 어불성설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중국이 고물 항공모함을 사들였다는 정보는 한국인들의 콤플렉스를 자양분으로 가지치기를 한다.

참조(중국 항공모함 바랴그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1081216125223305


김 박사는 요소 투입에 방점을 둔 중국식 발전 모델도 허구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자본주의 발전의 길에는 결코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중국식 경제 발전모델 따위는 없다

김 박사는 <자본의 전략>을 집필한 예일대의 천즈우 교수의 발언을 인용한다. 그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기묘한 동거체제는 중국의 현실을 상징한다고 지적한다. 중국 경제는 권력과 금권이 분리되기 이전 단계의 후진 자본주의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위키 리크스의 최근 폭로로 드러났듯이, 중국의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9명의 정치 엘리트가 중국 경제의 일정 부분을 분할 통치하는 구도입니다. 후진타오 주석의 사위가 정보통신산업을, 원자바오 총리의 가족이 보석산업을 주무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청백리 관료의 대명사로 불리는 후진타오 국가 주석, 원자바오 총리의 맨얼굴이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사회주의·자본주의의 불안한 동거이다. 지난 1991년 천안문 사태는 그 전조였다. 등소평은 개혁 개방의 깃발을 치켜든 채 중국인들의 삶을 바꾸었지만, 경제 발전과 더불어 확대되는 도농의 빈부 격차는 농심을 들끓게 한 기폭제였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는 중국사회의 오랜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농민공들이 시골로 돌아가면서, 이들을 다독이는 일이 중국 수뇌부의 최대 과제로 부상했다.
김 박사는 중국이 북한을 감싸안는 것도 심모원려의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중국인들의 불만을 밖으로 돌려 중국 사회의 분열을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것. 하지만 북중 관계 강화의 후폭풍은 매우 거세다.


권력의 집중은 부패를 부르고, 이러한 부패는 빈부격차를 확대하고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중국경제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남북한 국지전 가능성 크지 않아

“일본이 MB 정부를 상대로 군사합동훈련을 제안했어요. 중국의 북한 감싸기는 한반도에 강력한 충격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미국이 북한과 중국의 합종에 공동 대응할 빌미를 주고 있다는 것.

중국의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중국은 지정학적으로도 미국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 미국은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반면 중국은 국경선이 너무 길고, 인접국의 수도 부지기수다.

양면전쟁, 삼면전쟁에 노출되기 쉬운 지리적 조건이라는 것. 미국은 몽골에 군사기지를 운용 중인 가운데 베트남도 동맹에 끌어들여 중국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와 상하이 동맹을 체결하는 등 합종연횡에 적극적이지만, 양국의 사이는 물과 기름이라는 한계가 뚜렸하다.

중국이 미국을 압박할 현실적인 제재 수단이 없다는 점도 뚜렷한 한계이다. 중국이 사들인 미국 재무부 채권도 전체 발행량의 7%에 불과하다는 것이 김 박사의 분석. 그는 이 국채를 투매해도 미국 경제에 미칠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북중 양측이 올해도 ‘혈맹(血盟)’의 관계를 강조하며, 한걸음씩 더 다가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 정세에 정통한 북한이 한반도에 사활적 이해관계가 달린 미국을 거스르면서까지, 군사 도발을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북한의 권력 엘리트들을 회유할 통치자금 확보를 위해서라도 부단히 남측과 접촉에 나설 김정일· 김정은 부자가 서해에 항공모험까지 동원한 미국의 신호를 흘려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

"국가체제의 정비와 발전이라는 맥락에서 중국은 한국이 지난 50년간 쌓아올린 업적을 배우고 따라오기에도 벅찬 상황입니다. 미국과의 패권전쟁은 경쟁이 성립되지 않을 만큼 역부족입니다. 한국인들도 이러한 중국의 맨얼굴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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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SC제일銀 '연봉제갈등' 은행산업 뇌관될까
    기사등록 일시 [2011-06-01 16:30:06]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지난달 31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SC제일은행 본점 앞 간이 천막. 이 회사 노동조합이 펼쳐 놓은 천막 앞에서 만난 김진우씨(가명)는 앳된 인상의 입사 5년차 직원이다. 그는 최근 한 지상파 방송의 전파를 타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나는 가수다'를 화제에 올리며 '말문'을 열었다.

일류 가수들이 진검승부를 하는 이 프로에 등장하는 참석자들은 가창력이 뛰어나고, 저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열창을 한다. 하지만 이들 중 한명은 반드시 고배를 마시며 '경쟁'에서 탈락하는 것이 숙명이 아니냐는 게 그의 반문이다. 그는 '성과연봉제'라는 게 바로 이 지상파 방송의 '가수 경연 시스템'과 유사하다"며 고개를 젓는다.

김씨는 은행 직원들이 저마다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해 보험 상품을 팔아도,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기 마련’이라고 강조한다. 직원 간 순위는 정해지게 마련이고, 꼴찌는 회사에서 '잘릴' 위험에 주눅들 수 밖에 없다는 것. 평가의 공정성에도 의문을 제시한다. 그는 "상권이 큰 대형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구도"라고 지적한다.

김 씨의 올해 나이는 30대 초반. 성과연봉제 도입은 이 젊은 은행원에게도 '독이 든 성배'이다. 지난달 30일, 이 회사 노동조합의 하루짜리 총파업은 직원들의 이러한 위기감을 엿볼 수 있는 '창(窓)'이다. 그는 이 은행에 입사한 이후 '파업'에 참여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노조는 7년 만에 파업을 감행했다.


◇SC제일 노조 "성과연봉제 구조조정 신호탄"

SC제일은행 노사가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놓고 몸살을 앓고 있다. 사측은 연봉제 도입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자극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노동조합의 시각은 다르다. 성과 연봉제가 직원들을 방카슈랑스를 비롯한 금융상품 판매 경쟁으로 내모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후선발령제도' 또한 이러한 성과연봉제 시행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노조의 분석이다. 임직원들의 기여도를 평가해 연봉을 책정하되, 성과가 지지부진한 직원들은 후선발령을 낸 뒤 해고의 수순을 밟겠다는 게 사측의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사측은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정하지만 감정싸움의 골은 깊다.

이 영국계 금융그룹이 '투기자본'의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날선 비판도 나왔다. 은행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전산부문 투자에는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에 고액 배당을 하고, 부동산 자산을 잇달아 매각하고 있는 것이 사모펀드 행태와 다를 게 없다는 반문이다. 지점의 잇단 폐쇄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규진 전국금융산업 노동조합 SC제일은행 지부 부위원장은 "(연봉제를 도입하게 되면) 결국 은행에서 파는 보험 상품 등을 얼마나 판매했는지가 직원 몸값을 매기는 척도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이런 압박은 직원들이 하루하루 느끼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SC제일은행이 성과주의 문화의 불모지대로 영원히 남을 수는 없으며, 근로자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경쟁을 벌이는 금융사들의 고충을 주목해달라는 게 사측의 요청이다. SC제일은행은 주요 경쟁사들에 비해 수익성을 비롯한 경영지표에서 뒤져있는데, 성과주의 처방으로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 리처드 힐 행장 "성과주의는 성장의 원동력"

스탠다드차타드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아시아 시장의 비중이 90%가 넘는다. 영국에는 본사 하나만 덩그러니 있다. '두뇌'만 남기고 '손발'은 세계 각지로 흩어져 있는 형국이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 성장의 해법을 찾은 이 회사의 자회사들은 '성과주의 문화'를 엿보는 창이다. 성과주의는 이 그룹 성장의 원천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자회사나 지점들은 정규직 직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점포도 대도시를 비롯한 일부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로 포진해있다. 소수정예에 비견할 수 있는데, 비용은 낮추고 생산성은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SC제일은행이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점포수는 400여개.

국내 경쟁사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이들 국가에 비해서는 압도적으로 많다. 정규직의 비중도 압도적이다. 리처드힐 SC제일은행장은 '과거와 결별',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다. '아이패드' 기기 하나로 은행장인 자신도 집무실 밖에서 업무 대부분을 처리하는 세상인데, 점포수에 집착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를 되묻는 것. 잇단 점포 폐쇄가 한국시장에서 발을 빼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항의에 대한 반론인 셈이다.

실제로, 간단한 기기로 은행 업무를 대부분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창구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일은 국내 금융산업에도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맘앤팝 스토어 등 다양한 형태의 점포들에 대한 논의가 등장하는 배경이다.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거래, 스마트폰 앱 등 새로운 정보 기술의 등장은 은행 경영자들의 고민거리다.

오랜 금기를 깨고 연봉제 도입의 물꼬가 터진 마당에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회사측 의지는 도처에서 엿볼 수 있다. 회사 측은 사내 복지에도 이른바 '선택적 복지'의 원칙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대학생 자녀학자금 지원 등에도 상한선을 두고 자격요건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노조를 상대로 전방위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


◇연봉제 '은행권' 뒤흔들 판도라의 상장

문제는 SC제일은행 노사간에 형성된 전선이 은행권 전체로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금융산업노조의 입장에서 성과급제 도입은 '금단의 사과'이다. SC제일은행노사가 연봉제 도입에 합의할 경우, 연봉제 무풍지대인 은행권 전반에 미칠 파급 효과는 전방위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노조의 분석이다.

국내 시중은행 경영자들이 리처드 힐 행장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도 부담거리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점포는 고부가가치 컨설팅을 담당하는 쪽으로 운영하고, 상당수 직원들은 스마트 기기를 들고 현장에 나가 업무를 챙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물론 '장기적'이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다.

성장에 목을 맨 은행 경영자들 입장에서는 연봉제 도입은 귀가 솔깃할 수 밖에 없는 '유인'이다.

성과연봉제 논의는 이러한 생산성 제고 논의의 '시발점'이자 '종착역'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의 노사 갈등은 금융권 전체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변모하는 양상이다. 현정부 출범후 한동안 숨을 죽여 온 은행노조의 각종 요구에 불을 지피는 역할도 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그림자가 옅어지고, 정부의 레임덕도 슬며시 찾아오면서 꽁꽁 묶어둔 욕구들이 분출하고 있는 것.

지난 2008년 9월 리먼사태이후 대폭 삭감된 은행권 신입사원들의 연봉을 되돌리라는 요구가 대표적이다. 금융지주사 회장의 이름을 거론하며, 업무추진비 전용 의혹을 제기한 노조의 성명서도 등장했다. SC제일은행의 성과 연봉제 도입 논란은 은행권을 뒤흔드는 '판도라의 상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SC제일은행 노사 양측은 아직도 2010년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있다. 성과제 논란에 발목이 잡힌 탓이다. 노조가 제시한 임금인상률은 2%. 양측은 중앙노동위원회에 3차례 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동조합은 2차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위원장이 영국본사를 방문해 1인 시위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011/08/19 - [로컬(Local) VIEW/로컬 인더스트리 VIEW] - 파업피로증 SC제일銀 노조, 복귀 카드 꺼낸 배경은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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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강의 나선 김석동 금융위원장


한민족은 유목민족의 DNA 물려받아… 오늘의 빠른 성장 있게 한 원동력

영원한 대책반장 김석동 신임 금융위원장은 ‘속도전의 달인’이다. 금융실명제, 신용카드 사태를 비롯한 복잡한 금융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한국경제호의 구원투수로 등장해 매서운 집도 솜씨를 발휘하며 종양을 제거해온 그의 명성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그의 복귀 일성(一聲)이 ‘역사’다. 한국경제가 흥기한 이면에는 속도를 중시하는 한민족의 유목민 유전자(DNA)가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 최근 저축은행 부실 해법은 김 위원장의 금융 현안 처리 방향을 엿보는 ‘창(窓)’이다. 지난 21일 오후, 김 위원장이 ‘한국경제와 한민족 DNA’를 주제로 강의한 내용을 싣는다.


“몽고 병사 하나가 말을 7~8마리를 타고 다닙니다. 기동력이 어마어마합니다. 하루 200km를 달리고, 전쟁 때도 400km를 진군합니다. 병참이 필요한 건 활밖에 없었습니다.(김석동 위원장)” 유럽대륙은 동양에서 들려오는 말발굽소리에 흔들렸다. 눈이 째지고, 다리는 휘어진 아시아인들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가축 한 마리가 남지 않았다.

‘도성.’ 항복을 하지 않고 저항한 유럽 성들의 운명은 한결같았다. 유럽인들은 이 대학살을 이같이 불렀다. 몽고군의 공성 전략은 패턴이 있었다. 적군의 근거지에 사신을 파견해 항복을 권유하는 것이 첫 단추. 상대방이 항전을 할 경우 성으로 통하는 수맥부터 끊었다.

실크로드의 관문격인 서하를 공략한 방식도 그랬다. 도성 함락은 끔찍한 결과를 불러왔다. 몽고 병사의 아내들은 아름다운 여자들의 얼굴부터 훼손시켰다. 남편들이 공연히 딴 마음을 품을까 우려한 결과였다. 몽골 병사들도 잔인하기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

그들은 적병들의 머리를 주렁주렁 굴비 두름 역듯 엮어서 다녔다. 하지만 러시아의 대공들은 몽고 기병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몽고의 칸이 보낸 사신들의 경고를 귓등으로 흘려보냈다. 강철 갑옷으로 무장한 강력한 러시아 기사단이 비빌 언덕이었다.

볼품없는 동양인들을 일거에 쓸어버리는 일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만큼 쉬워 보였다. 하지만 유럽의 평원에서 대결한 몽골 병사들은 신속하고 강인했다. 그들은 기동전의 달인이었다. 러시아 기사들은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다.


몽고군 기동전·속도전으로 유럽 초토화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 러시아 기사단은 속수무책이었다. 몽고군이 노린 다음 타깃은 유럽의 기독교 국가들. 이들은 연합전선을 구축하는데 실패한다. 상대방을 경시한 탓이 컸다. 유럽 최강의 튜튼 기사단이 추풍낙엽처럼 몽고군의 말발굽 아래 스러졌다.

몽고군이 도착한 곳은 폴란드 바르샤바를 남북으로 흐르는 비스와 강. 전 유럽은 강력한 기사단을 보유한 하인리히 군주의 목이 달아났다는 소식에 사시나무 떨듯 떨었다. 기적은 마지막 순간에 일어났다. 몽고 황제의 갑작스런 부음을 접한 몽고군이 말머리를 아시아로 다시 돌린 것.


한민족도 대륙을 호령하던 기마민족

고려는 이런 몽고와 39년간 항쟁을 했다. 고려는 쿠빌라이 황제가 직접 전투를 치르러 온 나라였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설명. 유럽인들은 지금도 ‘다운증후군 환자’들을 ‘몽골리안 디지즈(Mongolian Disease)’라고 부른다.

그들을 짓누르고 있는 공포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유럽 대륙은 아시아 기마 민족의 말발굽 아래 늘 신음했다.

“유라시아 대륙을 거의 다 장악했던 훈족(흉노족)의 왕 아틸라가 2~3년 정도 더 살았다면 세계 역사는 아마도 달라졌을 것입니다. 백인들이 식당에서 (아시아인들을) 시중들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기마민족의 영웅 아틸라가 죽어서 역사가 바뀐 것이라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세계사는 기마 민족의 역사라고 강조한다. 정주문화의 대표선수인 중국의 한무제는 흉노족이 늘 두려웠다. 한경제, 한문제가 통치하는 태평성대를 거치며 풍족해진 나라 곳간을 열어 이 유목민족과 전쟁을 벌인 것도 조상들이 겪은 수난의 역사 탓이 컸다.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을 부른 흉노족은 로마의 멸망을 초래한 세계사의 지배자였다. 한무제의 도박이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부른 것. 한민족은 대륙을 주름잡던 기마민족의 웅혼한 기상을 물려받은 후예지만, 중국에 사대하면서 이러한 야성을 점차 잊어버렸다.

중국 정주민족의 문명을 받아들여 스스로 동화된 결과다. 김 위원장은 이 굴레를 떨치고 글로벌 시장을 파고들며 힘찬 포효를 하고 있는 한민족의 위대함에는 기마민족의 유전자가 한몫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포스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SK를 비롯한 굴지의 글로벌 기업은 이러한 유전자를 엿보는 창이다. 작은 나라에서 세계를 호령하는 기업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배경을 달리 어떤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겠냐는 것이 그의 반문.


삼성전자, 포스코의 성취도 유전자 덕

김 위원장은 한사군이 4개에 달했다는 역사서의 기록도 부정한다. 한 무제가 위만 조선을 멸한 것은 맞지만, 한사군은 2개를 설치하는데 그쳤다는 것. 진시황과 더불어 가장 강력한 황제권을 행사한 한무제는 고조선을 무너뜨린 한나라 장군들을 모두 참살하고, 위만 조선 장군들을 제후에 임명했다.

김 위원장의 설명은 꼬리를 문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15번째 경제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1960년 이후 국내 총생산이 31.2배가 증가한 데 비해, 세계 경제는 6배 커지는데 그쳤다. 또 전 세계 휴대폰도 3대 중 1대 꼴로 한국산이다. 전 세계 공항에 있는 텔레비전도 대부분 그렇다.

“요즘에는 기능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와도 신문에 나지 않습니다. 전 세계 부동의 1위거든요. 많은 예산을 공교육에 투입하고 있는데, 사교육까지 합치면 세계에서 가장 교육을 많이 시키는 나라입니다.” 작은 나라가 글로벌 경제의 리더로 부상한 것은 유목민의 유전자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


저축은행 시발 금융재편 속도전 의지

기마민족의 강점은 속도전. 지금의 우즈베키스탄 지역인 사마르칸트를 무너뜨리고, 러시아를 초토화시킨 뒤 유럽 대륙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던 속도가 비교우위다.
‘성현의 말씀을 담은 경(經), 현인의 발언을 기록한 전(典), 그리고 역사.’ 이 세 가지는 동양사회 지식인의 필수 학문이었다.

고건 전 국무총리는 자치통감에 정통한 동양역사의 달인이며, 30대 내무장관을 지낸 김용내 전 서울시장은 동서양 역사에 해박한 인물이었다. 역사는 온고지신의 장이다.

김 위원장은 ‘역사 마니아’다. 수십 년간 사비를 들여 고조선을 비롯한 고대사 역사공부를 해왔다는 것이 금융위원회 측의 설명. 재야 사학자들과 교류를 쌓으며 가르침을 구할 정도로 역사학에 푹 빠져왔다. 지난 2008년 기획재정부 차관에서 물러난 후 역사 강연을 해왔다.

한민족의 우월성을 기마 민족의 유전자에서 찾는 그는 속도전을 중시한다. 최근 저축은행 부실 해법은 김 위원장의 주요 금융 현안 처리 방향을 엿보는 ‘창(窓)’이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주요 은행들의 포트폴리오 재편도 속도전이나, 기동전 양상을 띨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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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사업 타당성 검토부터 자금지원까지

“중소기업 컨설팅, 효자가 따로 없네”


<중기 경영자가 귀기울여야 할 6가지 제언>

●짐 콜린스의 《굿 투 그레이트》 읽어라

●직원들 신문 본다고 나무라지 마라

●투자 타당성 검토는 컨설턴트와 하라

●회사가 지향해야 할 비전을 고민하라

●컨설팅을 지식경영의 계기로 활용하라

●기업 승계도 전략적 사고로 접근하라

제약 원료 수입 업체인 풍림무약. 지난 1974년 설립된 이 회사의 이정석(李政錫) 사장은 요즘 들어 고민이 많다. 제약 원료를 일본에서 들여와 국내 제약사에 공급하고 있는 이 회사는 이른바 ‘성장의 덫’에 걸려 있다. 원료 공급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원이지만, 지난 2002년부터 매출은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기업을 먹여 살리는 핵심사업이 위축되는 징후가 뚜렷한데, 새로 진출한 신규 사업은 아직 신통치 않다. 건강식품 부문 신규 진출을 결정하고, 중소기업으로서는 규모가 제법 큰 연구소까지 세웠지만 이 분야 경험이 일천한 것이 부담거리다. 답답한 마음에 유명 컨설팅사의 자문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딜로이트컨설팅, 맥킨지, IBM글로벌서비스, 배인앤컴퍼니, 모니터그룹을 비롯한 내로라하는 전략 부문의 컨설팅 회사들은 중소기업 입장에서야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일 뿐이다. 소규모 컨설팅 회사에 도움을 요청하자니 왠지 미덥지 못하다. 사실, 국내 중소기업 경영자 대부분은 이러한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제어장치 시스템업체인 태진스메트의 최근수 사장은 지금도 지난 2003년초만 떠올리면 아찔해진다. 그는 당시 임금 인상폭을 놓고 사내 갈등이 비등하자 한때 회사를 폐업하는 방안까지 고민하다 주변의 만류로 이를 포기했다고 한다. 대신 직원 성과평가에 연동된 연봉제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당시 이를 설계할 노하우가 절대 부족했다.

중소기업 형편에 외부의 인사 컨설팅 업체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기도 어려워 진퇴양난에 빠진 그는, 회사 내 인사 부문 직원들에게 자문을 구해보았으나 뾰족한 수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두 최고경영자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중소기업 경영자 대부분이 처한 상황은 결코 간단치 않다. 적군에 둘러싸인 서초패왕 항우에 비유할 수 있을까. 대기업이야 세계적인 컨설팅 기관의 조언을 받고 위기에 대한 내성을 키웠지만,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아직도 허둥대다 병증을 악화시키기 십상이다.

경영 환경은 나날이 팍팍해져만 가는 데, 난국을 헤칠‘장자방’은 눈을 씻고 찾으려야 찾기 어렵다.

핵심 사업 부문의 수익성은 눈에 띄게 떨어지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신규 사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애플에 MP3플레이어 시장의 패권을 내주며 위기에 봉착한 레인컴의 사례는 국내 중소기업의 총체적인 역량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 해외리서치 자료 제공 업체의 사장은 이와 관련해 “레인컴이 신규 사업에 대한 리서치 자료를 최근 문의한 적이 있다”며 “한때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던 기업조차 위기를 맞고 나서야 뒤늦게 허둥대는 모습에 적지 않게 놀랐다”고 털어 놓은 바 있다.

은행 컨설팅 서비스 “어~ 쓸만한데”


사실, 성장은 국내 중소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의 화두다. 하지만 지난 1990년대 부지런히 유망 기업을 사들여 성장의 지렛대로 삼아온 글로벌 기업들조차 이제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연구개발의 생산성도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경영월간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최근호(9월)의 표지 주제가 ‘당신의 사업을 키우기(Growing your business)’라는 점은 고민의 현주소를 가늠하게 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이럴진데, 국내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처한 상황이야 더 말해 무엇할까. 이러한 틈새를 파고 든 것이 바로 금융권의 중소기업 대상 컨설팅 서비스다. 중소기업 컨설팅의 깃발을 맨 처음 든 곳은 기업은행. 전임 김종창 행장이 기업인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지난 2003년 컨설팅센터를 열었다.

우리은행이 지난 1997년 외환위기이후 대기업을 대상으로 ‘재무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했지만, 중소기업 전담 컨설팅을 실시하기는 기업은행이 처음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기업은행에 이어 신한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산업은행 등도 비슷한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며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다소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은행들이 추격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올 들어 컨설팅 서비스를 받는 중소 업체들이 연말까지 40여 개에 달할 전망인데, 이는 지난 2003년에 비해 무려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라고 김광수 기업은행 컨설팅센터 선임 컨설턴트는 밝혔다.

은행원들이 제공하는 컨설팅 서비스에 코웃음을 치던 중소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은 물론 나름의 비교우위 덕분이다. 우선, 컨설턴트들의 역량이 초창기에 비해 대폭 업그레이드 됐다. 공인회계사 자격증 보유자부터 딜로이트컨설팅의 전략담당 출신까지, 컨설턴트들의 약력도 화려하다.

컨설팅에 소요되는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도 호감을 사는 또 다른 요인이다. 대개 5주간에 걸쳐 조직문화, 비전, 인력 구성 진단부터 신규사업 진출의 투자 타당성 검토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중소업체들을 대상으로 현지 시장조사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컨설팅 후 일년 동안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강점은 은행권의 컨설팅 서비스 비용이 유명 컨설팅 회사들의 10~20%에 불과한 그야말로 ‘실비 수준’이라는 점이다.

물론 은행이 컨설팅 서비스에 나선 것은 기업 여신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고객사의 사정을 손금 보듯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도 결코 무시하기 어려운 매력이다. 은행으로서는 고객의 로열티도 큰 폭으로 강화하고, 매출도 올릴 수 있는 말 그대로 ‘꿩 먹고 알 먹는’ 서비스인 셈인데, 이러한 서비스가 과연 중소기업 경영에는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기업 비전 깊숙이 고민해볼 수 있어


“당장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수배로 올릴 수 있는 특효약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체질을 강화시켜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기업은행 김광수 선임 컨설턴트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감(感)’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실수를 예방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주력 사업 부문과 여러모로 다른 분야에 즉흥적으로 뛰어들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으며 때늦은 후회를 하는 중소기업 경영자가 적지 않은데, 컨설턴트들은 경영자들의 일탈을 사전에 막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투자실패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반도체 및 LCD 검사 업체 파이컴을 보자.

이 회사는 기업은행 컨설팅팀에 SOS를 보냈고, 컨설턴트 4명이 제시한 처방전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하며 200억원대에 불과하던 매출 규모가 올해는 9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컨설팅 서비스는 물론 신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청계천에 물을 흘려보내는 특수 파이프를 제조하는 현대특수강은 부채비율이 무려 1500%였지만, 20억원 가량의 투자를 받아 이를 200%로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소기업 대상 컨설팅의 가장 큰 효과는, 최고경영자들이 지식경영의 가치를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평소 일상적인 업무에 치이다 보니, 회사가 나아갈 장기 전략 방향에 대해 고민해볼 시간이 부족하던 중소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컨설팅을 계기로 회사의 비전이나 조직 구조, 최신 경영 조류 등을 전문가들과 논의하며 편견이나 아집 등을 허물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인들의 컨설팅 만족도는 꾀 높은 편이다. 컨설팅을 받은 중소기업 경영자가 모임에서 다른 경영자에게 서비스를 추천하는 사례도 있을 정도. 레이저기기 제조업체인 루트로닉의 황해령 사장이 대표적이다. 아직까지 금융권의 중소기업 전담 컨설팅 서비스는 손익 분기점을 맞추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성장 기반 확보와 체질강화라는 점에서 이를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며 중소기업 성장의 밀알을 뿌리는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파트너는 “금융권의 중소기업 컨설팅은 은행도 본격적으로 지식산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컨설팅 품질에서 아직까지 다소 아쉬움은 있지만 꺾기 등 후진적인 관행을 탈피하고 의미있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컨설팅이 떠오른다

기업승계전략 컨설턴트에게 물어봐

기업은행 컨설팅센터는 기업 승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5만개 중소기업의 표본을 조사한 결과, 작년 8월 현재 1만182개 기업(6.9%)을 이끌고 있는 최고 경영자가 60세 이상이라는 점을 파악하고 이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컨설팅 서비스를 고민한 결과다.

담당 컨설턴트는 모두 두 명인데, 기업 전략과 절세 부문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라는 설명이다. 김광수 컨설턴트는 국내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고령 CEO의 비중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최고경영자의 자녀들에게 회사를 잡음없이 적은 비용으로 물려주는 방식을 조언하는 승계전략이 앞으로 금융권 컨설팅 서비스에서도 더욱 중요한 위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INTERVIEW| 중소기업 이런 점 고쳐라 기업은행 컨설팅센터 한철규 차장

“불황 때 사람부터 자르면 성장기반은 언제 마련하나”

“한 기업의 운명이 갈릴 수 있는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부담감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스트레스가 가장 심한 직종이 컨설턴트라는 점을 절감하곤 합니다.” 한철규 기업은행 컨설팅 센터차장은 컨설턴트 4년차의 소회를 속사포처럼 쏘아댔다. 장모에게 사람이 변했다는 질타를 받을 때는 솔직히 섭섭하기도 하다고.

“작은 일도 흘려보내지 않고 꼼꼼히 따지고 드는 모습에 장모님이 가장 놀란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짓는 그는 지난 2003년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내 컨설팅센터가 출범했을 때 이곳에 합류했다. 하지만 컨설팅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사실 처음에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다.

하지만 지금은 “뼛속까지 컨설턴트가 됐다”는 게 한 차장의 설명이다. 서점에 가도 과거 선호하던 에세이나 소설 등에는 눈길도 돌리지 않고 경영서를 꼼꼼히 읽어 본다고, 식당에서는 자리배치가 수익 극대화에 적절한지 여부 등을 반드시 따져본다. 바쁜 시간을 쪼개 컨설팅 부문 국가자격증인 경영지도사 자격증을 땄다.

빡빡하게 돌아가는 업무도 업무지만, 스스로의 역량을 꾸준히 끌어올려야 하는 점도 또 다른 부담거리라고.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에 누구보다 밝고,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보는 국내 중소기업은 어떤 모습일까. 우선 시스템 경영이 아니라, 최고경영자 한 사람에 의존하는 1인(人) 경영이다.

최고경영자가 특정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많다 보니, 부하 직원들의 역량을 신뢰하지 못한다. 또 대체적으로 판매처가 일부 고객사에 집중되어 있고,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력 제품과 완전히 동떨어진 상품을 만드는 비관련 다각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경기가 나쁘면 관성적으로 직원부터 해고하면서 성장의 기반을 스스로 허물어뜨리는 것도 안타깝다.

중소기업 위기설에 대해서는 이렇게 진단했다. “세계 경제가 고성장을 거듭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봅니다. 유가를 비롯한 여러 지표들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대기업들이야 비상경영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등 이미 내성을 기르고 있지만, 국내 중소기업들은 무척 취약합니다.”

그는 정부가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좀더 고민해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권하는 4가지 ‘스텝’

“주변 제안에 솔깃하기 전에… ”

스텝 1. 방향 설정은 제대로 되어 있는가


많은 중소기업들이 하루하루의 일처리에 매여 있다 보니, 언감생심 장기 전략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유가 없다. 물론 최고경영자가 바쁜 시간을 쪼개 해외 유명 조사기관의 리포트를 구입해 숙독하며 장기 전략을 고민하는 휴맥스 같은 기업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예외적인 사례에 속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장기전략을 제대로 짜는 일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고경영자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면 기업은 실패한다. 우수한 인력 고용, 창업자의 역할 규정, 정교한 보고 시스템 구축 등은 이에 비하면 오히려 지엽적인 문제이다.

스텝2. 충분한 이윤과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가

이러한 전략이 기업에 충분한 수익을 가져다 줄지 고민해야 한다. 경쟁이 치열하고 전망도 불투명한 사업 부문에 즉흥적으로 진출해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입하는 실수는 피해야 한다. 실제로, 기대 수익이 크지 않은 데도 진입장벽이 낮은 사업에 뛰어들어 제품개발에 집착하는 우를 범하는 중소기업인들을 적지 않게 보았다는 것이 김광수 기업은행 컨설턴트의 지적이다.

특히 자사 제품이 비교우위(competitive edge)가 있는 지, 비교우위가 있다면 어느 정도의 프리미엄을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지, 또 이 정도 프리미엄이 기존의 고정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냉철하게 헤아려 봐야 한다고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조언했다.

스텝 3. 장기 전략은 과연 지속가능한가(sustainable)

다음 단계에 고민해봐야 할 점은 무엇일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이 전략이 얼마나 오랫동안 유효할 지에 대해 검토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속성의 문제는 특히 규제완화나 새로운 기술 등장에 따른 산업지형의 변화의 틈을 겨냥한 기술 부문의 기업들에 더욱 중요하다.

신기술을 반영한 제품으로 아직 구형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경쟁 기업의 영토를 잠식해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감이 사그라지고 경쟁기업들이 비슷한 상품을 출시하는 데 걸리는 시간 등을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

스텝 4. 성장 목표치가 지나치게 공격적이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전략의 완급을 조절해야 한다. 서로 다른 부문의 기업은 성장 속도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린 속도를 유지하게 되면 실패할 확률은 더 높아진다. 경쟁기업의 성장속도, 내부의 자금 조달 능력, 고객들의 로열티, 그리고 규모의 경제등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금융시장 ‘빅뱅’ 어디로…

전략부재 금융산업 위기 돌파구는 있나

미 서부 진출 도전정신,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한 삼성전자 배워라


대한민국 금융가는 폭풍전야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 정국이다. 우리금융지주 매각은 금융 빅뱅의 서막이다. 신한 사태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도 미지수다. 올 연말과 내년 초 주요 은행 수장들의 대대적인 물갈이도 예고돼 있다. 성장동력을 잃고 표류하는 대한민국 은행 산업의 현주소를 조명했다. <편집자주>


최동준(56) SC제일은행 전 상무는 전략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에서 잔뼈가 굵은 금융 전문가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한 드림팩 금융상품 시리즈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고객관리 기법인 라이프사이클 매니지먼트가 주특기.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맥킨지에서 컨설턴트 생활을 한 그에게도 국내 금융 산업은 ‘고해의 바다’이다. “돈과 같은 ‘코모더티(commodity·뚜렷한 특징이 없는 상품을 지칭)’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의 토로는 은행권 최고경영자들의 고충을 엿보는 ‘창(窓)’이다. 라이프사이클 매니지먼트, 해리포터 마케팅, 스토리 마케팅, 무의식 마케팅…국내 은행산업은 최첨단 마케팅 기법들이 부딪치는 치열한 경연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마케팅 대전의 이면에는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는 국내 은행들의 초라한 현실이 있다. ‘미투(Me-Too·따라하기) 전략’은 아이디어 부재의 산물이다. 경쟁사의 인기 금융 상품은 최단 시간에 카피된다. 점포가 많고, 브랜드 파워가 강한 강자에 유리한 경쟁 구도다. 

최 전 상무는 드림팩 시리즈를 개발하며 한 가지 습관이 생겼다. 잠들기 전 일본의 인기 만화 ‘나루토’를 펼쳐들며 시름을 잊는다. 그의 고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국내 은행들의 경쟁 구도가 소모적인 ‘참호전’의 형태를 다시 띤 것은 1997년 말 이후다. 전략이 실종되고 효율성의 논리가 은행경영자들을 압도하던 시기다.


매크로 경영 가고, 마이크로 경영 오고

지난 1995년 2월26일, 미국 서부의 관문인 캘리포니아 톰 브래들리 국제공항. 신한은행 양신근 과장은 수 개월 만에 다시 미국 땅을 밟았다. 그의 임무는 미국 서부의 지역밀착형 커뮤니티 은행 인수.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있는 머린내셔널(MBN) 은행이 인수 후보였다. 협상은 쉽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머린 내셔널을 우여곡절 끝에 인수하는 데 성공하며 국내 금융사의 한 장을 장식한다. 이 은행은 미국 시장공략의 전진기지였다. 고객기반도 미국인들이 주종을 이뤘다. 머린내셔널을 인수하며 글로벌 경영의 시동을 건 신한은행의 원대한 전략은 유효기간이 짧았다. 

태국에서 발화한 아시아 금융위기의 불길이 발단이었다. 지난 1997년 초, 국내 은행들은 해외를 바라보고 있었다. 외환 위기의 후폭풍은 거셌다. 신한은행은 외환 위기 이후 이 은행 지분을 다시 처분한다. 생존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다. 

지난 1997년 초 257개에 달하던 국내은행의 해외 점포 수는 일년 만에 134개로 반토막이 난다. 그로부터 10여 년후. 신한은행은 인도 뭄바이, 베트남 하노이 등에 진출하며 글로벌 경영의 시동을 다시 걸었다. 주요 고객은 삼성, LG를 비롯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 외환 위기의 상흔은 여전히 깊다. 

수익 다변화 나선 CEO들 속속 ‘집으로’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수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 둬야지…”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애창곡인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세계적인 투자은행 인수에 나선 국내 최초이자, 최후일지 모르는 경영자다. 민 회장의 도전은 미국 내에서도 화제였다.

그가 리먼브러더스 인수에 나선 이면에는 성장에 부심하는 은행들의 현실이 있다. 
국내 은행들의 이자 수익은 총이익의 80% 수준. 주요 경영자들이 제품·사업·지역 포트폴리오 재편에 늘 관심을 둘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황영기 KB국민지주 전 회장은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금융상품인 CDO 등에서 성장의 해법을 엿보았다. 

강정원 국민은행 전 행장은 떠오르는 중앙아시아에서 성장의 길을 모색했다. 재작년 미국발 금융 위기는 이들의 몰락을 부른 판도라의 상자였다. 이 스타 경영자들의 실패한 도전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러 갈래다.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단골 메뉴다. 은행 경영자들이 과감한 도전에 나서기 보다 ‘품질 관리’ ‘비용 절감’ 등 안전운행에 치중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고개를 든다. 

“한국 은행들도 마이클 포터 교수가 말하는 일본 기업의 전략 부재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은행들도 일본 기업처럼 상호 모방적인 정책을 취해왔어요.” 
이상빈 한양대 교수는 “비용 절감을 비롯해 기존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치중하면서 전략적 의사 결정을 소홀히 해왔다”고 꼬집는다. 문제는 전략이다. 


글로벌 기업경영 모델 ‘스탠다드차타드’

‘전술적 성공이 전략의 실패를 되돌릴 수 없다.’ 영국계 금융회사인 스탠다드차타드 그룹(Standard Chartered)의 전략 방향은 명확하다. ‘아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Asia focused)’는 캐치프레이즈가 그것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이 금융 그룹의 매출 90%는 영국 밖에서 발생한다.

외국계 은행으로는 처음으로 국내에 지주 회사를 설립한 이 은행은 증권사, 저축은행으로 활동 무대를 넓혀나가고 있다. 영국 대처 행정부가 집권 후 탈 규제의 수위를 높이자, 이 그룹의 경영자는 탈 영국으로 맞받아쳤다. 아시아가 성장의 키워드였다.

지난 2005년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치열한 경합 끝에 인수에 성공한 제일은행은 아시아 공략의 거점이다. “우리 기업들은 해외에서 필요로 하는 금융 서비스의 대부분을 외국 글로벌은행들에 맡기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레이트 원전을 수주할 때 우리 은행들은 지급보증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지난 6월 부임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취임사이다. 고해성사를 방불케 하는 대목.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 지역은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 해외 점포의 60%가 중국, 베트남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에 몰려있는 것이 현주소다. 글로벌 경영전략도 경쟁 상대와 판박이이다. 문화적으로 가까운 지역부터 공략하라는 정석에 충실한 결과다. 

현지 법인도 주로 현지에 파견된 한국인 직원들이 담당한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꾸라’는 지난 1993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은 한국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국내 은행권은 여전히 ‘인재 수혈’, ‘ 오픈 이노베이션에 소극적이다. 


폐쇄적인 인사 시스템도 발목 잡아

지난 1999년, 에릭 김(Eric Kim)은 모국의 한 전자회사에 둥지를 튼다. 아시아 시장에서 약진하던 이 회사가 바로 삼성전자. 난공불락에 비유되는 유럽과 미국 시장 공략을 담당하는 글로벌 마케팅 담당 임원이 그의 직책이었다. 지난 1990년대 중반, 삼성전자의 위상은 초라했다. 

이 회사 제품은 품질은 그런대로 괜찮은데, 브랜드는 기억나지 않는 중저가 상품에 불과했다. 2005년, 삼성전자는 인터브랜드의 브랜드 평가에서 소니를 앞선다. 
이 글로벌 기업이 ‘비상(飛上)’한 이면에는 글로벌 전자 산업의 챔피온 격인 소니를 타깃으로 삼아, 전사적으로 역량을 결집한 리더의 전략이 있었다. 

마케팅 분야의 경험이 일천한 인재를 과감히 발탁해 브랜드 가치 제고의 대임을 맡긴 과감한 도전 정신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랑크프루트 선언은 이 회사 제품 질적 도약의 밑거름이었다. 이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 주인공은 에릭김이었다는 것이 토니 미첼 KDI 정책대학원 교수의 설명이다. 스페인의 산탄데르가 3대째 한 가문이 지배하는 ‘패밀리 비즈니스’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베트남에 있는 신한비나은행 전경.

신한사태, 금융권 빅뱅 신호탄 될까

여의도 금융가는 폭풍전야다. 올 연말과 내년 초 주요 은행 수장들의 대대적인 물갈이도 예고돼 있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이 오는 12월20일 임기가 끝나고, 내년 3월에는 산업은행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우리은행장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신한 사태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미지수다. 

우리금융지주 인수전도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KB국민지주,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한 인수 후보들의 셈법도 복잡하다.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려는 우리금융지주의 신경전도 치열하다. 연말 국내 은행가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꼬리를 문다. 신한금융 사태는 은행산업의 현주소다. 

국내 은행산업은 여전히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경쟁 상대를 곁눈질하고 있다. 정부 역할론도 다시 고개를 드는 배경이다. 보다폰, 브리티시텔레콤(BT), 스탠다드차타드를 비롯한 영국 기업들은 대처 개혁의 적자들이다. 

“대처 총리 집권 후 탈 규제 바람이 영국에서 불기 시작합니다. 당시 국영 기업이던 브리티시 텔레콤(BT)은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김흥진 BT코리아 사장은 영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봇물을 이룬 계기를 대처 개혁에서 찾는다. BT의 변화를 주도한 주인공이 바로 네덜란드 출신의 ‘벤 버바이엔’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코노믹리뷰 박영환 기자 yung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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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복케 하는 자를 경계하라”

史記 전문가에게 듣는 불황시대 인간경영론




바닷물을 모두 마셔보아야 짠맛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백비나 비무극, 엄숭은 군주를 잘못된 길로 인도해 
나라를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뜨렸습니다. 
지금도 이런 인물들은 한국 사회에 많은 편입니다.



#1. 수년 전 경영권 분쟁을 겪은 A회장은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가슴 한편이 답답해진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해외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이복동생은 가문에서 늘 ‘애증’의 대상이었다. 동복형제들은 알짜 계열사를 주고 분가시키자고 제안했으나, 그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그리고 경영 현안을 챙기는 요직에 동생을 배치했다. “동생이기 이전에 인재를 아끼는 마음에서였다”는 게 지인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세상사는 뜻하던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호랑이 새끼를 키운 격이었다”고 가슴을 쳤지만 만시지탄이었다. 그의 동생은 이 그룹을 서서히 장악해 나갔다. A회장은 다른 회사를 인수해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2.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체이스 회장은 요즘 월가에서 가장 잘나가는 ‘경영자’이다. 투자은행의 몰락을 불러온 금융위기는 그의 경영 스타일에 대한 재평가를 불러왔다. 과학적 리스크 관리가 주특기인 그는 하지만 수년 전 샌디 웨일 씨티그룹 회장에게 쫓겨나는 수모를 겪었다. 
상품 판매 전략을 둘러싼 오너 딸과의 이견 다툼이 축출의 빌미가 되었다. 당시 “건강상의 사유로 사퇴한다”는 발표는 월가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 기자간담회를 끝으로 회사를 떠난 그는 1년 이상 체육관을 다니며 샌드백을 두들기며 분노를 삭여야 했다. 그는 훗날 이 백수 시절을 회고한 바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국내 중견그룹의 A회장, 그리고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체이스 회장의 ‘수난사’는 믿었던 인물들에게 배신을 당하며 눈물을 흘린 이들의 비망록이다. 경영자들은 늘 불안을 달고 살기 마련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불안의 바이러스를 한국 사회 전역으로 퍼뜨리고 있다. 
업무를 게을리한다며 부하 여직원의 책상을 옮겼다 몸싸움으로 까지 번졌다는 한 줄의 기사는 경제위기 시대 직장인들의 자화상을 엿보는 창이다. ‘그는 과연 신뢰할 만한 인물일까?’ 불신은 빠른 속도로 확산된다. 
의심은 꼬리를 문다. 지난 17일 오후, 사마천의 《사기》 완역에 나선 김영수 고전 전문가를 만나 인간경영의 통찰력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Q 사기(史記)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도 군주나, 동문수학한 친구들을 배신합니다. 인간의 본성이 그런 건가요. 
‘간성(姦性)’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진시황을 도와 중국 대륙을 통일한 이사는 동문수학한 한비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으며, 뛰어난 장수이던 방연은 스승 귀곡자 밑에서 함께 수학한 손빈을 간첩으로 몰아 불구로 만들었습니다. 


Q 손빈이나 한비자가 돈과 명예가 보장되는 ‘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 아니었습니까.
회음현에 있는 명장 한신의 묘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끼니를 잇기 어려울 정도로 가난했지만, 어머니의 묏자리를 ‘명당’에 쓸 정도로 야심이 많던 그는 불운했습니다. 
유방에게 토사구팽당한 그의 묘소 또한 초라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당대의 승패가 오늘날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죠. 사람들이 현실에 집착하는 배경입니다.


Q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입신양명에 흔들리지 않는 이들은 거의 없습것 같습니다.. 
‘오욕칠정(五慾七情)’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특히 사기에 등장하는 간신들은 이 욕구가 무척 강렬했죠. 세상이 혼란스럽거나, 조직이 흔들릴 때면 어김없이 그들은 전면에 등장합니다. 현 정부 들어 ‘법간(法姦)’까지 등장하지 않았습니까. 그들은 군주의 기쁨, 슬픔, 분노를 파고듭니다. 


Q 대법관의 촛불 집회 재판 개입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가장 위험한 유형의 간신이 바로 ‘지식인’들입니다. 역사상 최고의 간신으로 통하는 명대의 재상 엄숭은 학문이 도저한 인물이었습니다. 한국 사회에는 여전히 엄숭 같은 간신의 망령들이 배회하고 있습니다.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군자가 여럿 모여도 모자라지만 망치는 일은 소인 하나면 족하다고 했습니다. 


Q 학문 수련에 정진한 지식인들이 더 위험한 이유가 있습니까. 
엄숭은 권력의 작동 원리를 꿰뚫고 있었습니다. 권력자이자 후원인인 하언과, 황제의 사람됨을 깊숙이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좀 더 높은 지위에 오르고 풍족히 지내고 싶지 않은 이들이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그 액션 플랜을 정교하게 집행할 수 있는 이들은 드뭅니다. 도덕이나 명예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기 때문에 더 위험한 거죠. 


Q 엄숭은 입으로는 아부를 하면서도 가슴속에는 칼을 품고 있는 ‘구밀복검’형의 인물이었죠. 
엄숭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벼슬길에서 물러났으나 재진출할 길이 요원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그의 눈에 들어온 인물이 바로 황제의 총애를 받던 동향 사람 ‘하언’입니다. 엄숭은 마치 입속의 혀처럼 굴면서 이 대쪽 같은 고위 관리의 환심을 샀습니다. 엄숭은 하언의 도움으로 벼슬길에 진출합니다. 


Q 한 길 사람 속을 파악하기가 그렇게 힘든 거군요. 
공자도 늘 고심하던 문제였습니다. 수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또 제후국을 떠돌며 많은 군주와 그 신하들을 만났던 그에게는 절박한 문제였던 셈이죠. 엄숭도 늘 입바른 소리를 하던 하언을 중상모략하고, 날조된 유언비어를 끊임없이 퍼뜨렸습니다. 하언은 엄숭의 모략으로 목숨을 잃고 맙니다. 


Q 모 기업은 한때 신입사원을 채용하며 역술가를 동원하지 않았습니까. 혹시 관상이나 사주를 보십니까. 
30대 초반에 그 허구성을 깨달았습니다. 제 경우는 상대방이 어려울 때 하는 행동을 보고, 또 상황이 좋을 때 하지 않는 행동을 보는 편입니다.


Q 리더들은 늘 불안을 달고 삽니다. 후삼국의 궁예처럼 ‘독심술’이라도 익혀야 하는 걸까요. 
공자는 상대방이 행동하는 바를 보고, 그 일을 하게 된 연유를 살피며, 편안히 여기는 바를 깊이 헤아리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말에 사기성이 농후한데 달변인 자, 행동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고집만 센 자, 뜻은 어리석으면서 지식만 많은 자들을 경계하라고 강조했습니다. 


Q 사마천도 사기에 등장하는 수많은 주인공들을 통해 ‘인물 판별’의 노하우를 제시하지 않았습니까. 
요리사이던 역아는 어린 아들을 죽여 그 고기를 군주인 제환공에 바쳐 환심을 산 인물입니다. 사람고기만 먹어보지 못했다는 제환공의 말을 귀담아들었다 아들을 바친 거지요. 또 수조는 정무를 처리하느라 연로한 부모를 찾아보지 못한 관리였습니다. 제환공이 이들의 충정에 감복할 만도 하지 않았겠습니까. 


Q 군주를 감복케하는 이들을 경계하라는 뜻인가요. 요즘 세태와 잘 맞지 않는 듯합니다만. 
춘추시대 제환공은 자신의 목숨을 노린 관중을 재상에 등용할 정도로 배포가 큰 인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제환공을 떠받들던 역아나 수조는 군주가 병들어 눕자 바로 본색을 드러냅니다. 와병 중인 제환공이 굶어죽는 것을 방조합니다. 어린 아들까지 바치고, 부모조차 찾지 않고 내보이던 충심은 결국 ‘거짓’이었던 거죠.


Q 춘추시대를 제패한 제환공 같은 뛰어난 군주가 왜 하찮은 인물들에게 휘둘린 걸까요. 
역아나 수조는 군주들의 허한 심리를 파고드는 ‘심리학’의 달인들이었습니다. 권력의 무게중심이 흔들리자 재빨리 말을 갈아타고 부귀영화를 꾀한 겁니다. 관중과 포숙, 그리고 습붕 등 명신들의 보필을 받으며 춘추시대를 제패한 이 군주도 그렇게 쓸쓸하게 가고 말았습니다. 그도 오욕칠정에 흔들리는 인간이었던 거죠. 


Q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역사를 되돌아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뛰어난 군주들은 30세 전후에 권좌에 올라 30년간 재위에 있다 60세경 생물학적인 수명을 마감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수명이 길어지긴 했지만, 연로한 경영자들은 이 점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Q 제환공이 사망한 지 2000여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사마천의 통찰력이 지금도 유효합니까. 
바닷물을 모두 마셔보아야 짠맛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백비나 비무극, 엄숭은 군주를 잘못된 길로 인도해 나라를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뜨렸습니다. 이기심은 인간 본성의 한 단면입니다. 법과 제도로 억제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한국의 재벌> 시리즈 낸 재벌 연구가 김진방 교수


“경영권을 물건처럼 주고받으니
 왕자의 亂, 형제의 亂에 휘말려”


엑스파일에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까지. 두산, 삼성 등 국내를 대표하는 재벌 기업들의 추문이 잇따라 터져 나오며 재계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두산그룹은 경영권을 둘러싼 박용성·박용오 형제간의 싸움이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의 폭로전으로 치달으며 우애경영으로 이름이 높던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으며,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그룹도 지난 1997년 대선에서 선별적인 자금 지원을 통해 특정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 시도가 ‘뜻하지 않게’ 폭로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00년 왕자의 난 이후 잊을 만 하면 수면 위로 고개를 드는 재벌 기업의 비리 백태는, IMF사태 이후 재벌 개혁의 기치를 들고 추진해온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투명성 제고 조치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과 더불어, 국내 재벌 기업들의 뼈를 깎는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가 지난 10일 인천시 용현동에 위치한 인하대학교 연구실에서 이 대학 김진방 경제학부 교수를 만나 재계를 향한 그의 애정어린 조언에 귀를 귀울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진방 교수는 지난달 3년여의 고된 작업 끝에 《한국의 재벌》시리즈를 발표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 1999년 《재벌 백서》를 출간한 바 있는 국내 최고의 재벌연구가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거친 김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총수 일가의‘경영권 프리미엄’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러한 비리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 두산그룹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며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두산 사태의 본질은 무엇인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분쟁 당사자인 박용오 전 회장의 장남(박경원 전신전자 사장)이 지주회사격인 두산산업개발(당시 두산건설)의 지분을 일찍 포기했다는 점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배정을 받았다가 매각했다. 하지만 두산산업개발이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4세 후계 구도의 중심 기업으로 부각되자 (박용오, 박경원 부자가)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지 않았겠는가. 

두산그룹의 무게 중심이 두산에서 두산산업개발로 이동하면서 여러 가지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무르익었던 셈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과거 현대그룹의 왕자의 난에서 볼 수 있듯이) 경영권을 물건 주고받듯이 한 재벌 가문의 전근대적인 인식이 여전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유독 대기업에서 경영권 분쟁이 잦은 이유가 있는가

(두 차례에 걸쳐 경영권 분쟁을 겪은) 현대그룹을 보자. 지난 1997년 말 현대그룹 총수 일가의 지분이 10%를 넘었다. 당시 현대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4대 그룹의 총수일가 지분이 평균 5% 정도였으니 지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이는 김영삼 정부 시절에 그룹 확장이 거의 없던 탓이기도 하다. 

하지만 2000년 들어 총수 일가 지분율이 4%대로 급락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대주주(고 정주영 전 명예회장) 지분이 대거 처분되고 계열분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분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하락하자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난다. 현대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이 모두 ‘순환 출자’구조로 바뀐 것이다. 

- 순환 출자 구조가 잇단 경영권 분쟁과 연관이 있다는 말인가.

IMF 이후 재벌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일괄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순환출자로 전환된 것은 사실이다. 

예컨대 두산은 한국중공업과 고려산업개발을, 한화는 대한생명을 각각 인수하면서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졌다. 또 현대그룹도 유동성 위기 극복과 계열분리 과정에서 지분이 낮아지다 보니, 대주주의 지배력이 약화됐다. 이를 순환출자나 연쇄출자를 통해 보완한 것이다. 

문제는 계열사들이 줄줄이 엮이다 보니, 지주회사격인 핵심 기업의 경영권만 인수하면 기업집단을 지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들이 지배구조를 바꿔서라도 경영권에 집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탈법과 편법을 통해 더 큰 이익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영을 잘 하게 되면 보너스를 받는 게 경영권 프리미엄이어야 되는데, 우리나라는 경영권을 지니게 되면 편법, 불법 행위를 통해서 자신의 이익을 관철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편법·불법이라면 어떤 내용을 의미하나. 두산 박용오 일가가 폭로한 내용을 말하는가.

지난 1997년으로 눈을 돌려보자. 당시 4대 재벌은 이 때부터 2년에 걸쳐 대거 증자에 나섰다. 해방 이후 발행한 전체 물량의 1.5배에 달할 정도였다. IMF라는 전대 미문의 국가부도 사태를 맞아 정부가 대기업에 부채비율 200% 이하를 요구하자 직접금융시장에 눈을 돌린 결과다. 흥미로운 점은 2년 사이에 발행 주식수가 1.5배 이상 늘어났는데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이에 비례해 )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편법을 동원한 결과다. 

두산을 예로 들어보자. IMF 이후 두산건설이 주식을 발행했는데 총수 일가가 대출을 받아서 이를 사들인다. 대출은 기업이 주선하고, 이자도 대신 내준다. 결국 자기 돈을 하나도 안들이고 주식을 그대로 인수한다. 동부건설도 자사주를 총수에게 팔았는데 외상으로 팔았다. 그리고 배당을 실시하고, 총수는 배당금으로 주식 대금을 갚는다. 결국 가공자본을 만들어 대주주 일가의 지배권만 강화한 것이다. 

- 이러한 지배구조 변화를 꼭 부정적으로만 볼 이유가 있는가. 

5%에도 못 미치는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를 줄줄이 엮는)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사례를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에서 후진적인 가족간 경영권 분쟁이 빈발하는 것도 한번 자리를 차지하면 경영 성과를 불문하고 (제왕적 지위를 누리는) 지배구조 탓이다.

지난 80년 이후의 혼맥 지도를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재계와 관계·정계 사이의 결혼은 거의 없어졌다. 재계가 관계나 정계의 힘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핏줄이 아니라, 자금력을 통해서 매개될 수 있는 관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 하지만 스웨덴의 발렌베리, 독일의 BMW의 크반트가 등이 모두 가족 기업이지 않나

물론 이탈리아나 스웨덴 등에는 가족 기업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5~7%지분으로 40%에 가까운 의결권을 행사하는 기업 집단은 없다. 대표적인 가족경영 기업인 스웨덴의 발렌베리도 지분율이 20%에 달한다. 

이 밖에 미국이나 영국은 거의 100% 지분투자한 자회사는 있지만 기업집단제도는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들 국가와는 달리) 총수 일가를 제어할 아무런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물론 주주대표소송이나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도가 있다. 하지만 개인주주가 자기에게 돌아오는 것은 거의 없고. 부담해야 할 것은 많은 상황에서 소송을 하기는 어렵다. 

- 삼성을 비롯한 일부 대기업은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배구조 탓을 할 이유가 있는가. 

소유지배구조가 기업의 성과를 또는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나쁜 소유구조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지, 소유지배구조가 좋아서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소유지배 구조는 그 자체로 평가해야 할 문제다. 성과가 좋았으니까 모든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래도 실적을 거론하는 이가 있다면 삼성자동차의 실패는 무엇인지, 또 그것이 국민경제에 미친 영향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 묻고 싶다.

- 정부가 국내기업들의 손발을 묶어두다 보니, 경영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버린의 폐해를 이미 목격하지 않았나. 

이렇게 비유하고 싶다. 마치 아무도 모르는 지하자원이 있는데 외국인이 이를 캐내면서 (주주들과 )나눠 가진 것이다. 경영권 공방 과정을 통해서 누가 손해를 봤는지 반문하고 싶다. 

손해 본 사람은 경영권이 취약해진 최태원 SK회장뿐이다. 주주들은 이익을 봤다. 주가가 많이 오르지 않았는가. 그렇다고 해서 국민경제가 손해를 입은 것도 아니다. 경영을 잘해 주가가 높고 기업 가치가 높은 상황에서, 많은 비용을 들여서 누가 경영권을 가져가려고 하겠는가. 경영권이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경영을 못해서 기업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이다.

- 삼성, 현대를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의 지배 구조에 반대한다면 대안은 있는지 묻고 싶다. 

지주회사를 채택하고 있는 LG 모델도 고려해 볼 만한 부분이다. 물론 가족간의 이해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갔고, 그 과정에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일가들은 GS, LS로 분리해 나간 것이긴 하다. 

하지만 책임을 확실히 물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뀐 것은 평가할 만하다. 특히 금융과 산업의 분리가 이뤄진 점도 긍정적이다. 양자의 분리를 통해서 국민경제적으로 바람직한 모습을 지니게 된 것이다(지주회사를 하려면 법적으로 금융회사가 없어야 한다). 

- 재벌 기업들이 LG에 이어 지주 회사로 갈 가능성은 있다고 보는가.

다른 정책적인·사회적인 압력이나 유인이 없다면 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삼성의 예를 들자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확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생명을 떼어놓지 않으면 지주회사 체제로 갈 수 없다. 떼어 놓는다는 것은 포기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엑스파일 사건이 보여주듯이 불법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여지도 대폭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굳이 지주회사제로 가려할지는 의문이다. 

- 지난 1997년 이후 정부는 재벌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기업경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후진적인 행태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정부가 투명성 제고를 위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공정공시제도에서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도까지, 실제로 외부여건이 많이 나아진 것도 사실이다. 

책임의 상당 부분은 검찰과 법원에 있다고 본다. 

SK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검찰이 적극적으로 기소를 하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 검찰이 기소를 해서 형법을 통해 배임판결을 받은 전례가 있다면, 주주들이 민법을 통해서 자기의 이익을 구제하는 것이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다. 삼성의 엑스파일 사건의 처리방향이 상당히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검찰이 사건처리에서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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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빈 IBK기업은행 재테크 팀장
“호주·뉴질랜드 달러에 돈 묻어라”



호주 달러화는 고금리까지 얻을 수 있어
상해와 선전 주식 추종하는 ETF 상품에 관심


“나무보다는 숲을 보라.” 임상빈 IBK기업은행 재테크 팀장이 요즘 강조하는 투자 지침이다. 임 팀장은 한국경제호를 거친 바다 위를 떠도는 조각배에 비유한다. 재작년 금융 위기 이후 순항을 거듭해 오던 이 배를 출렁거리게 할 변수들이 산재해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태평양 바다 건너 미국은 한국경제호를 뒤흔드는 ‘판도라의 상자’다. 미국 행정부가 금융개혁법안을 통과시키며 위기 재발의 뿌리 하나를 잘라낸 것은 호재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바닥을 확인하지 못한 채 휘청거리는 것은 부담거리다.

재작년 금융 위기의 후폭풍에 씻겨 떠내려간 일자리 수만 무려 850만여 개. 임 팀장은 미국 경제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일자리를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본다.  실업의 공포는 미국 경제 회생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다. 흥청망청 소비를 하던 미국 가계의 저축률은 6.4%. 13개월 만의 최고치이자, 대한민국 가계 저축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소비보다는 저축이나 부채 청산의 고삐를 죄며 살림의 리밸런싱에 나선 것. 그는 소비가 되살아나기는 당분간 힘든 구도라고 분석한다. 미국의 10년 만기 장기 국채도 또 다른 판도라의 상자. 이 국채의 연 이자율은 2.6% 수준. 인플레이션율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로 금리에도 못 미치는 수치. 이 국채를 중국을 비롯한 주요 채권국들이 언제까지 사줄지도 미지수이다.

이러한 초저금리 자금은 글로벌 무대를 들쑤시며 위험 자산의 버블을 다시 키우고 있다는 것이 임 팀장의 우려이다.  한 달짜리 은행간 리보금리(Libor) 수준이 불과  0.5%. 임 팀장은 달러화를 홍콩에서 조달해 금리 수준이 높은 한국에 투자할 경우 상당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안전자산 보유 비중 높여라
국내 증시는 서로 다른 의견들이 부딪치는 ‘백가쟁명’의 장이다. 임 팀장이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강조하는 배경이다. 국내 증시가 상승 국면에 진입하면 이익을 실현한 뒤 현금을 보유하라는 것이 그의 조언. 안전자산으로 포트폴리오의 무게 중심을 서서히 옮기라는 것.

임 팀장은 국내 증시가 내년 상반기 이후 한동안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고 내다본다.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글로벌 경제의 강자들이 성장의 동력을 상실한 채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경제호의 나홀로 순항을 부른 환율효과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

중국이 악재를 털어버리고 순항한다고 해도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부진을 홀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국 시장도 내구재인 자동차 소비가 올 들어 꾸준히 줄고 있는 것이 부담거리. 그는 요즘 상해와 선전 주식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그가 권유하는 포트폴리오 바구니는 대체적으로 안전자산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 자원 부국인 호주·뉴질랜드의 달러화, 브라질 헤알화 투자를 권유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호주 달러화 투자는 고금리라는 덤까지 얻을 수 있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이 은행 창구에서 호주·뉴질랜드 달러화 통장에 가입하면 된다. 브라질 헤알화는 이 통화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임 팀장이 추천하는 또 다른 안전자산이 바로 금리상품.

3개월~1년 만기의 금리 상품에 투자하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그는 주요 투자지표를 보지 않은 채 투자에 나서는 고객들은 철도운송 지표를 금과옥조로 삼는 워런 버핏의 투자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에는 미국의 월마트 매출 추이 같은 신뢰할 만한 지표들이 없는 것이 아쉽다며 블룸버그에 올라오는 논설들을 꾸준히 읽어볼 것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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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
“매주 2g씩 금 적립식투자 합니다”



금은 포트폴리오 내 ‘보험 자산’
신한은행 금 통장·엄브렐러 펀드 주목



“금융 위기가 쉽게 끝날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더블딥이 온다고도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 팀장은 요즘도 금 적립식 투자를 한다.

매주 1g씩 사들이던 금의 양을 최근 두 배로 늘렸다. 매주 50달러가량 구매하던 달러의 매수 규모도 1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 팀장은 “금은 보험성 자산”이라고 강조한다. 투자자산, 안전자산의 리스크를 상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

주가가 속절없이 빠질 때는, 포트폴리오의 안전성을 높여준다. 글로벌 자본시장이 출렁거릴 때마다 금값이 치솟는 것도 금의 효용을 보여주는 방증.

반면 물가가 급등할 때는 실질가치 하락을 방지하는 ‘인플레이셔 헤지 기능’을 담당한다. 금은 경기가 과열 기미를 보이거나, 급락할 때 모두 제 역할을 하는 효자 상품인 셈.

이 팀장은 “금은 그래서 늘 프리미엄이 따라다니는 상품”이라고 덧붙인다. 이 팀장이 금 적립식 투자 규모를 늘린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그는 “금은방에서 매입하는 금 상품에 비해 신뢰할 수 있으며, 부가가치세 10%를 내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상한선과 하한선을 미리 정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매력. 달러 자산도 포트폴리오에서 ‘금’과 비슷한 ‘보험자산’의 역할을 수행한다.

조지 소로스나, 헤지펀드 운영자인 존 폴슨 등 금융전문가들이 이 귀금속 펀드를 운용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 팀장은 비관론자는 아니다. 그가 자산 포트폴리오를 강조하는 이면에는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글로벌 환경이 있다.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빅3’가 마치 고장난 경운기처럼 털털거리며, 주요 시기마다 글로벌 증시 도약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부담거리.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정교하게 구축해 경기 예측의 한계를 비껴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롱텀캐피탈 매니지먼트 파산, 러시아의 디폴트 사례 등은 전문가들을 비웃는 ‘블랙스완’이다.

이 팀장이 엄브렐러 펀드(신한BNP파리바 엄브렐러 펀드)를 추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모펀드에 속한 8개 자펀드 사이를 추가비용을 부담하지 않고도 옮겨 갈 수 있는 점이 이 펀드의 강점이다.

스마트 펀드도 또 다른 추천 대상. 주가가 하락하면 종목을 사들이고 오르면 매각하는 자동매매 시스템이 특징. 투자자들이 매매기준을 정하는 수고를 던다는 얘기다.

이 팀장은 주가연계예금(ELD)상품은 추천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상품의 지난 달 출시 규모도 5000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

이 상품이 봇물을 이루던 성수기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 팀장의 진단이다. 그는 금리 추이를 감안할 때 ELD 상품은 ‘끝물’이라고 지적한다.

요즘 자주 받는 질문은 바로 중국 펀드 관련 내용이다. 장기적으로 중국보다 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을 찾을 수 있겠냐는 것이 그의 반문이다. 신규 펀드 가입자들도 중국쪽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것.

예금 금리 상품도 추천 대상. 3개월~1년 미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

정 부가 지난 7월 기준 금리를 소폭 인상하긴 했지만, 여전히 정기예금 금리 수준은 3%대. 세금을 떼어내면 2.79%에 불과하다. 이 팀장은 “포트폴리오 바구니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면서 투자자산, 안전자산, 보험성 자산의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문학 강사로 활동하는 배우 윤동환


“종교에서 영성 리더십 배워라”

2010년 07월 20일 15시 21분
불교는 한국인의 무의식을 엿보는 창…명상으로 큰 가르침 궁구해야



배 우 윤동환은 방송사 공채 탤런트 중 단연 선두주자였다. 윤씨가 ‘억새풀’ ‘에덴의 동쪽’에서 보여준 연기는 호평을 받았다. 그런 그는 잘 나가던 시절 홀연히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윤씨는 인도에서 명상법을 익혔다. 마음을 다스리고, 삿된 생각을 제어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젊은 시절 ‘선불교’에 심취했다. 명상은 마음 속 번다함을 다스리고 ‘평정심’을 회복하는 수행의 통로였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반야(큰 가르침)를 궁구하는 장이다. 소니가 선을 보인 워크맨은 이 괴짜 경영자의 명상 속에서 ‘아이팟’으로 진화하고, 아이팟은 다시 스마트폰인 아이폰으로 바뀌었다.

그는 일필휘지로 화선지에 ‘난’을 치고, 다시 ‘소나무’를 그리는 동양화의 고수 격이다. 난은 소나무가 되고, 소나무는 다시 학으로 변하며 동시대인들을 사로잡는다.

배우 윤동환(43)은 상상력의 마술사인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하는 연기자다. 연기자에서 수행자, 다시 대학 강사를 거쳐 다큐멘타리 감독을 준비 중이다.

지난 10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 면세점 인근 빌딩. 윤동환은 스쿠터를 타고 인터뷰 장소에 나왔다.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새다. 올해 초 드라마 ‘추노’에서 청나라 장수 용골대로 분해 열연한 그는 요즘 휴식 중이다. 1주일에 두 차례 독서모임에도 나가고, 수업도 듣는다.


직관력 뛰어난 스티브 잡스 ‘선불교 신자’
윤동환은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1990년대 초, 방송사 공채 탤런트 시험에 합력한 그는 입사 동기들 중 단연 선두주자였다.

윤씨가 ‘억새풀’ ‘젊음의 태양’에서 분한 냉철하면서도 고뇌하는 등장인물들이 그로서는 도약의 발판이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괴로워하는 인텔리겐차나, 지적 노동자의 역할이 잘 어울린다는 평가였다.

윤씨는 방송사 전속배우로 가장 잘 나가던 시절, 홀연히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인도로 떠났다.

인 도는 마음을 다스리고, 삿된 생각을 제어하는 방법을 터득한 수행의 도량이다. 미국의 리드대학교를 중퇴하고 아타리사에 입사한 스티브 잡스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스티브 잡스도 인도 출장길에 이 나라의 매력에 빠져든다.

배우 윤동환도 인도에 사로잡혔다. 그는 시청자들의 뇌리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 갔다. 그리고 지난 2005년, 여름. 고구려의 건국을 조명한 한 공중파 방송의 인기 드라마인 ‘주몽’에 출연한 한 남자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나라 태수 양정으로 분한 이 배우는 가늘고 긴 눈매가 담백하다. 입 속에서 우물거리는 듯 하는 그의 발화법은 한동안 잊혀져 있던 남자 배우의 귀환을 알렸다. 주몽은 배우 윤동환이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온 뒤 찍은 드라마였다.

데뷔 초부터 잘 나가던 아이돌 스타인 그의 악역 신고는 성공적이었다. 놀라운 변신이다.

“세 상살이가 드라마가 아니냐”고 되묻는 배우 윤동환의 부단 없는 ‘도전’도 급물살을 탄다. 서울대에서 종교학 강의를 맡은 윤동환씨는 지난해 연극배우 김수영, 이승주와 함께 국내 최초의 인문학 특강 퍼포먼스 그룹 나비다(Navidad)를 결성해 화제를 불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인 그는 다큐멘터리도 찍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6월 전국적으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강동구의 기초의원으로 출마한다. 비록 낙선했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 서울대 출신 연예인의 도전은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드라마나 영화의 주연으로 출연해야만 꼭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인생 자체가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진행되는 연긴데요 뭘….”

배우 윤씨의 얼굴에서는 불과 수개월 전 경험한 낙선에 대한 아쉬움은 좀처럼 엿볼 수 없었다. 선거도 퍼포먼스의 일환이 아니냐는 것이 그의 반문이다.


독서모임에서 불교 경전 연구
윤 씨는 데뷔 시절 자신을 구속하던 ‘엘리트 의식’을 상당부분 벗어던진 듯 했다. 한 공중파 방송에서 올해 방영돼 높은 인기를 모은 드라마 ‘추노’에서 자신이 분한 청나라 장수 용골대를 화제에 올리며 나이가 드니 악역만 들어온다고 너털웃음을 짓는다.

윤씨는 어렸을 때부터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형제, 자매를 비롯해 수재들이 즐비한 파평 윤씨 집안의 걱정거리였다고 고백한다.

‘다 업보죠. 업보입니다….’ 알듯 모를 듯 한 말이다. 파평 윤씨는 조선 명종대 당파 싸움을 주도한 문정왕후의 후손들이기도 하다.

오랜 방랑의 세월을 뒤로 하고 다시 돌아온 그는 인터뷰 도중 불교 용어를 자주 입에 올렸다.

요즘도 자신의 선거를 도와주던 운동원들과 만나 불교 경전을 비롯한 책들을 읽은 뒤 토론한다고. 반야심경, 천수경, 금강경을 비롯한 불가 경전들이 줄줄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그 는 한국인들을 이해하는 프레임이 바로 불교라고 강조한다. 불교는 한국인의 의식 깊숙한 곳을 엿보는 창이다. 윤씨는 전자·통신·소프트웨어를 비롯한 글로벌 산업계를 변화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는 스티브 잡스도 선불교 신자라고 덧붙인다.

이 괴짜 경영자의 독창성은 동양적 가르침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서울대에서 종교학을 전공하고, 대학생들을 상대로 종교학 강의를 한 강사 탤런트다운 분석이다. 자유로운 발상을 불허하는 모든 금기를 허무는 것이 변화의 첫 단추다.


한국 CEO들, 종교에서 영성 리더십 배워야
“사실, 성경에도 윤회 관련 내용이 등장한다는 점을 아는 기독교도들은 별로 없습니다. 이러한 편협함이 상대방의 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부르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영성 리더십의 소유자들은 경험의 영역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고객에 충실하라’는 마케팅 정석에 시큰둥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고객의 기호를 철저히 조사해 신제품에 반영해도 막상 제품이 출시될 시점에는 그들이 다시 바뀌어 있을 것이라는 게 스티브 잡스의 지론이다.

불가에서 말하는 ‘제행무상’의 원리다. 경험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사고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불교는 기업인들의 귀감이다.

윤씨는 인터뷰에서 사고의 ‘자유로움’을 강조한다. 이 자유로움의 터전이 바로 명상이라는 것이 윤씨의 주장이다. 그가 인도, 스페인 등을 오가며 터득한 가르침이다.

한국의 경영자들이 종교에서 영성의 리더십을 배웠으면 한다는 바람도 잊지 않았다.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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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運七氣三의 관료…‘풍도’의 묘를 터득하다”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롱런’ 비결은

2009년 09월 09일 11시 27분조회수:1
입신양명의 길은 멀고 험하다. 중국 송대에 변법 개혁을 이끌던 왕안석은 지원세력의 이반으로 비참한 말년을 보냈다.

입속의 혀처럼 굴며 그의 총애를 받던 '젊은 신료’는 후견인이 실각하자 바로 말을 바꿔 탔다. 천하를 호령하던 왕안석은 외로웠다.

진 나라 부국강병의 기반을 닦은 상앙도 파국은 피할 수 없었다. 태자를 보필하던 사부의 얼굴에 사정없이 먹물을 새겨넣을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그도 강력한 지지자인 제후가 서거하자 ‘문득’ 초라해진다. 기세등등한 집권세력은 그의 목숨을 앗아갔다.

대륙 통일의 기틀을 놓은 개혁가의 비참한 최후였다. 정권은 유한하다. 자치통감의 저자 사마광을 몰아붙이던 개혁가 왕안석도,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권력자 ‘상앙’도 이 법칙을 비껴갈 재간은 없었다. 권력이 덧없이 사라지면 ‘부귀영화’도 뿔뿔이 흩어진다.

다섯 왕조에 걸쳐 10여명의 황제를 보필한 재상 ‘풍도’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는 ‘권력은 유한하지만 나라는 영원해야 한다’고 했다. 재상 ‘풍도’의 정치 철학은 늘 후대의 연구대상이다.

참여정부에서 고위 관료를 지내고도 MB정부에서 다시 승승장구하는 공무원들이 세간의 화제이다. 한국경제호의 ‘합참사령관’격인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의 롱런 비결은 무엇일까.


뛰어난 官運의 사나이…산자부 장관 인선
과천 관가는 떠들석했다. 신임 각료 명단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남자가 있었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었다.

“청 와대에 출입하는 한 일간지 기자의 전화 연락을 받고 이미 장관 인선 소식을 알고 있기는 했어요. 분명한 점은 의표를 찌른 인사였다는 것입니다.” 윤진식 정책실장이 당시 참여정부 산업자원부 장관에 선임된 것은 공무원 사회를 술렁이게 했다.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관료가 털어놓은 후일담이다.

그래서일까. 윤 장관 인선을 둘러싼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재정경제부 출신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남의 자리를 빼앗았다는 불만이었다. 일부 관료들은 사석에서 ‘막말’도 서슴지 않을 정도였다.

분노를 날것 그대로 토했다. ‘지역 안배 차원의 인선’이라는 정치적인 해석도 꼬리를 물었다.

막판에 충청도(충주) 출신을 끼워 넣었다며 폄하했다. 윤 장관은 당시 이같이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산업자원부에 입성한다.

윤 장관은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실세 장관 그룹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대선 수개월전만 해도, 그의 이름은 후보자 리스트에 없었다. 정치권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있는 유력 후보들이 득세했다.


참 여정부는 민영화를 밀어붙여야 할 절박함이 덜했다. 재정경제부를 비롯한 경제부처들과의 정책조율도 수월하지 않았다. 지원사격도 신통치 않았다. 분주하게 뛰었으나 역부족이었다. 민주화 운동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참여정부 실세그룹들과도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정치 바람에 유력 후보들 잇달아 낙마
대선이 코앞이던 2002년 8월, 산자부 출신의 국공립대 총장이 과천 관가를 찾았다. 그는 당시 차기 산자부 장관 물망에 오르며 안팎의 주목을 끌었다.

국내 정치의 본향인 영남 출신에다, 최고 학부를 나왔다. 그리고 산자부의 요직도 두루 거친 ‘테크노크랏’이었다.

공무원들의 승진 코스로 알려진 ‘정권 인수위원회’ 출신의 엘리트였다. 그가 주최한 점심식사는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벌써 인사를 했어야 하는데, 찾아오지 않는 인물들이 있다며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대선 승리는 불가항력의 ‘자연법칙’처럼 보였다.초대 장관은 따논 당상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결국 참여정부의 초대 산업자원부 장관직에 오르지 못한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패배와 더불어 그의 꿈도 사라졌다.
‘정몽준-노무현’ 연대는 또 다른 산자부 장관 후보의 부상을 불러왔다.
미국 변호사 출신의 법조인이었다.

“그가 초대 산업자원부 장관이 됐다면 산자부 관료 상당수가 아마도 혼쭐이 났을 거예요. 당시 무역위원회에서 민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섭섭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그를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산자부 공무원의 전언이다.

하지만 정몽준 당시 국민통합21 대표는 노무현 후보 지지를 철회했다. 선거를 불과 하루 앞둔 때였다.

‘연정’은 허물어지고, 이 법조인의 산업자원부 장관의 꿈도 멀어진다. 당시 산자부에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이들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두 명의 유력한 산자부 장관 후보는 이런 식으로 ‘분루’를 삼킨다. 두 사람 모두 최고학부를 나왔으며, 정치적 후원자들의 탄탄한 지지도 얻고 있었지만 행운의 여신은 그들의 편이 아니었다.

당시 초대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선임된 이가 바로 윤진식 현 청와대 정책실장이다.
이회창 후보가 패배하면서 ‘입신양명’의 꿈을 접어야 했던 인물들은 차고 넘친다. 노무현 후보 진영에 ‘올인’을 했다 구설수에 오르며 게도 구럭도 모두 놓친 관료도 눈에 띈다.

윤 실장은 관운이 따르는 타입이다. 하지만 관운만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강철은 두드릴수록 단련…시련의 산자부 시절
장관 시절은 말 그대로 ‘시련의 연속’이었다. 한전 민영화 문제를 비롯해 복잡한 현안들이 발목을 잡았다. 한전 발전 자회사간 상호 경쟁을 유도하고 운용의 효율성을 높여 매각한다는 것이 참여정부의 기본 구상이었다.

한국전력은 가스공사 등과 더불어 개혁의 성패를 좌우할 시금석이었다.
한전은 버거운 상대였다. 이 공기업은 자회사 매각 저지 총력전을 펼쳤다. 이 회사 노조는 물론 사장, 그리고 임원들까지 정부 방안을 공공연히 성토했다.

분할한 회사를 원상복구할 것을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다. 한전에 투입된 최고경영자들마저 민영화에 반대했다.

백약이 무효였다. 정보통신부와의 치열한 영역 다툼도 윤 장관의 임기 내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참여정부 내각의 떠오르는 스타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당시 삼성전자 출신이라는 후광이 대단했다. 정통부는 산자부의 영역을 넘보았다. 정통부가 단지 IT를 담당하는 곳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산자부내 동요도 만만치 않았다. 핵폐기장 선정 문제도 걸려 있었다. 제갈공명이 다시 살아와도 풀기 어려운 난제들이 수두룩했다.

윤 장관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당시 윤 장관은 부지런히 뛰었다. 하지만 그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있었다.
바로 참여정부 실세들의 전폭적인 지지였다. 방사성 폐기물 후보지 주민들은 연일 시위에 나섰다. 그리고 한전노조는 국민의 정부 시절 분할한 자회사들을 원상회복시키라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외 풍을 막아줄 바람막이가 절실한 시기였다. 윤진식 정책실장은 참여정부 시절 마음고생이 많았다. 한전 민영화, 방사성 폐기장 부지 선정은 난제였다. 참여 정부가 똘똘뭉쳐 강단있게 밀어붙여도 힘이 부치는 사안이었다. 하지만 학자 출신의 ‘브레인’ 들은 적전분열했다.

그들 스스로도 한전 민영화의 효과를 확신하지 못했다. 참여정부는 민영화를 밀어붙여야 할 절박함도 덜했다. 재정경제부를 비롯한 경제부처들과의 정책조율도 수월하지 않았다.

지원사격도 신통치 않았다. 당시 윤장관은 분주하게 뛰었으나 역부족이었다. 민주화운동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참여정부 실세 그룹들과도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그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바로 참여정부 실세들의 전폭적인 지지였다. 방사성 폐기물 후보지 주민들은 연일 시위에 나섰다. 외풍을 막아줄 바람막이가 절실한 시기였다.


산업대 총장 시절…은인자중의 묘를 배우다
“윤 장관이 산업대 총장으로 물러난 후 인터뷰를 한차례 요청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총장의 직분에 충실하고 싶다며 완곡히 거절을 하더군요.” 한 일간지 기자의 전언이다. 그는 2004년 4월 서울산업대 총장직에 부임한다.

윤 장관은 장관급인 서울산업대학교 총장 시절 ‘은인자중’했다.
언론 인터뷰도 가급적 자제했다. 총장시절, 산업자원부 사무관들과 아반떼 승용차 뒷자리에 타고 행사장으로 이동할 만큼 소탈하다는 평가를 받던 그는, 하지만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캠프에 전격 합류한다.

참여정부 최고위급 관료의 ‘전향’은 두고두고 화제를 불렀다.
MB의 대학(고려대 경영학과) 후배인 그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 후 인수위원회의 경쟁력강화위원회 투자유치 TFT팀장, 부위원장을 맡으며 다시 화려하게 무대 전면에 등장한다. 이번에도 행운은 그의 편이었다.

“관운이라는 건 마치 주식투자와 같습니다. 내가 ‘몰빵’을 하면 주가는 곤두박질하고, 손절매한 종목은 꿈틀거리며 다시 살아나거든요.” 산자부에서 근무하다 지금은 민간기업으로 옮긴 전직 고위 관료가 털어놓은 푸념이다.

‘관운’이 있는 사람은 따로 있기 마련이라는 것.
당이 망하고 5대 10국 시절 이민족이 번갈아가며 중국을 지배하던 시절, ‘풍도’가 꼭 그랬다.


官運은 마치 주식투자와 같지만…
재상 ‘풍도’는 고민에 빠져 있었다. 당이 망하고, 북방의 기마민족들이 중원을 휘젓고 다니던 난세였다. 왕은 성을 버리고 패퇴했으며, 새로운 권력자는 성 밖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풍도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갈래였다.

사 대부들과 더불어 ‘옥쇄’를 택하거나, 아니면 한때 왕의 신하이던 인물을 다시 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풍도는 사대부들과 성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새로운 권력자에 충성을 맹세했다. 그는 다섯 왕조에서 무려 10여명의 왕을 섬겼다. 기회주의자라는 비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하지만 왕조는 망해도 나라는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 풍도의 정치철학이었다. 최명길은 훗날 비슷한 말을 되뇌며 척사파 김상헌이 찢어버린 항복문서를 다시 붙인다.
윤진식 전 산자부 장관은 MB정부의 경제수석 비서관을 거쳐 최근 우리나라 경제 정책의 ‘합참의장’격인 청와대 정책실장에 부임했다.

주요 경제 현안이 불거질 때 장관들과 협의해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이 윤 실장의 몫이다. 그는 저녁 이후에도 사무실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는 후문이다.

체력이 달려 소파에 누워 업무지시를 내릴 정도로 ‘일벌레’로 알려졌다. 풍도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늘 ‘실리’를 좇았다. 한번 결정한 뒤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윤 진식 청와대 정책 실장의 별명은 ‘진돗개’이다.

부드러워 보이는 외모와 달리, 한번 맡은 일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그가 참여정부 시절의 쓰라린 경험을 밑거름 삼아, 선진화의 깃발을 내건 현정부의 비전 현실에 얼마나 공헌할 수 있는지 관심을 모은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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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마케팅? 웃찾사에서 배워라

[이코노믹리뷰 2005-01-06 09:18]

정 통코미디<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이 요즘 장안의 화제다. 신인 연기자들을 앞세워 지난 12월 20~26일 주간시청률 조사(닐슨미디어리서치)에서 예능프로그램 1위(24.7%)에 오르며, <개그콘서트>가 지배하던 코미디계에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웃찾사가 ‘뜨면서’ 신인 개그맨 ‘리마리오’ 이상훈은 국내 유명 포털의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며, ‘그런거야’의 김형인도 밀려드는 인터뷰 요구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또 대학로에서도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을 내걸고 손님을 끄는 극단들이 늘어나자, 급기야는 방송사측이 이들이 웃찾사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서는 촌극까지 빚어지고 있다. 한때 한 자릿수 시청률로 프로그램 존폐 위기에까지 내몰렸던 웃찾사가, 극적인 반전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심성민 SBS 프로듀서는 최근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청 시간대 변경(토요일 오후 5시→목요일 오후 11시), 선정적인 요소 배제, 뮤지컬 강화 등을 그 비결로 꼽은 바 있다. 특히 시청 시간대 변경은 직장인들을 끌어들임으로써 시청률 제고에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성공 이면에는, 우수한 신인 개그맨들을 공급해온 연예기획사들의 역할이 주요했다는 게 중론이다.

주인공은 동숭동 대학로에 위치한 스마일매니아와 컬투엔터테인먼트. 웃찾사에 출연하는 개그맨의 70% 가량이, ‘멀대’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박승대 사장이 운영하는 스마일매니아에 소속돼 있다고 하니, 스마일매니아를 빼놓고는 웃찾사 인기 비결을 논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컬투엔터테인먼트도 베테랑 개그맨인 정찬우·김태균을 내세워 신인들이 중심이 된 무대에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12월 29일 찾아간 스마일매니아 대학로 공연장은, 인력 양성 방식, 마케팅 , CEO의 철학 등 웃찾사 열풍의 비결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초등학생도 엄마 손잡고 오디션, 풍부한 인적 풀

지난 12월 29일 밤 8시, 스마일매니아가 운영하고 있는 박승대홀은 차가운 날씨에도 연기자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뜨거웠다.

신인 개그맨들이 열연 중인 120석 규모의 공연장에는, 관객 20여 명이 열띤 호응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박규선(19), 양세형(20) 등 준 프로급 개그맨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특히 박씨는 TV 광고에서 ‘북치기 박치기’라는 멘트로 유명해진 ‘후니훈’의 랩을 무색하게 하는 ‘비트박스’를 구사하는가 하면, 거구에도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며 객석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등 발군의 기량을 선보여 이채를 띠었다.

물론 공연 중 대사를 잊어 버려 당황하는 모습을 비추거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대사를 던져 관객들을 무안하게 하는 개그맨 지망생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흥미를 끈 것은 공연 자체보다는 공연이 끝난 후 열린 모임이었다. 한 시간 반 남짓 진행된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모두 돌아가자, 이들은 하나둘씩 무대로 모여 서로의 연기를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무대가 넓어지다 보니 한 코너당 두세 명의 연기자만으로는 텅 빈 느낌이 강하다”, “공연의 질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온다. 분발해야 할 것 같다 ” “의상 소품에 문제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얘기를 해라”. 이 날 모임에서 터져나온 다양한 의견들이다. 이러한 회의는 종종 새벽을 밝히며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 날 독특한 춤을 선보여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홍동명(21) 씨는 “연기자들은 모두 전국 각지에서 나름대로 능력을 인정받아 모여든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관객과의 최접점에서 자신의 기량을 테스트받는다 ”고 말했다.

오디션을 통과한 40여 명이 기량을 갈고 닦고 있는 가운데 엄마 손을 잡고 오는 초등학생이나, 제2의 유재석을 꿈꾸며 대학진학까지 포기한 고등학생들도 오디션에 응하며 인력 풀을 넓히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

박승대 사장은 한달에 1500만원의 식비를 지급하면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박용원 팀장은 전했다.

치열한 경쟁, 교육시스템이 공연품질 높였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로 무대에서 꾸준히 호평을 받으며 고객의 검증을 견뎌낼 수 있어야 본무대인 웃찾사에 선을 보이게 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박승대 사장의 지도를 받으며 원고 내용이나 연기를 고쳐 나가는 것은 기본. 이번 주 목요일 시청자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웃찾사의 ‘화상고’가 대표적이다. 이른바 학교 ‘짱’들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이나 대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이중성을 고발한다는 취지의 이 코너는, 대학로 무대에서 이미 열 달 이상 선을 보이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코너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시청률’이라는 최후의 관문을 넘어서야 한다는 게 스마일매니아 박용원 팀장의 설명이다.

예컨대, 이 날 공연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여준 박규선 씨의 웃찾사 데뷔작 ‘목숨 걸고 과외하기’는, 방영 한 주만에 막을 내려야 했다고 한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예상 수준에 미치지 못하자 담당 PD가 작가와의 협의를 거쳐 서둘러 무대에서 퇴장시킨 것.

박씨는 “세상이 냉혹하며 프로로 자리잡지 않으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 때 절감했다”면서 “대학 진학을 당분간 포기하고 소극장에서 기량을 닦고 있는 것도 이 때 경험이 한몫을 했다”고 말했다.

공연장 한켠에 붙어 있는 ‘웃찾사 시청률 30% 하면 된다! 우리는 꼭! 한다!’는 표어는 이러한 절박감을 보여 준다. 실제로 웃찾사 무대의 각 코너간 경쟁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면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