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Statistics Graph

 
 
홍콩에 진출한 한국계 증권업 관련 금융사들은 17개사에 달한다. 증권사가 12개사, 자산운용사가 5개사 정도다. 이들은 대부분 자본금 규모가 1000만달러이고, 현지 근무 직원들은 10명 이하다. 주로 한국 주식의 매매, 중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자본금 규모와 더불어, 직원 규모도 늘리고 있지만 중과부적이다. 기업공개나 기업의  인수합병 등에 입지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노무라.다이와 증권 등 일본 업체들에 비해 걸음마를 걷는 수준이다.

다이아 증권은 홍콩의 인력 규모를 1200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노무라는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태평양본부 11개를 2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리먼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하지 않고 사실상 리먼의 인력만을 받아들였다. 

노무라는 리먼을 인수한 뒤,자사의 조직을 리먼직원들 중심으로 재편했다. 리먼과 노무라 홍콩을 통합하면서
핵심 부서장 자리에 리먼 직원을 배치했다. 인사권도 리먼브러더스 직원에게 제공했다.   (금융제국 홍콩 중)


신고
자동차산업 미래 제시한 빌 포드 포드자동차 회장

“도로정보 주고받는 똑똑한 자동차시대 온다”


(사진 AP=연합)(사진 AP=연합)
2050년 가을 미국 뉴욕의 파크 애비뉴. 세계 금융 중심지 뉴욕은 미국의 다른 주는 물론 아프리카, 아시아 신흥시장이 주민들이 하나로 섞여드는 거대한 저수지이다.

범죄의 증가, 도시의 슬럼화를 비롯한 부작용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교통 문제가 가장 시급한 당면 현안으로 부상한다. 자동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도로의 신설, 유지 보수는 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올해 테드(TED) 행사에 연설자로 참석한 포드자동차의 빌 포드 회장이 내다보는 미래사회의 한 풍경이다. “환경 친화적인 차량이 40억대가 등장한다고 해도, 여전히 자동차 대수가 40억대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빌 포드 회장은 세계 자동차 업계가 40년 뒤 직면할 도전과 응전을 화제에 올린다. 바로 자동차의 폭발적인 증가, 이로 인한 도로의 정체다.

현재 전 세계의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는 8억대 가량. 미국인들은 지금도 일 년에 일주일가량을 도로에서 보내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 통근족들도 하루 평균 다섯 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통 체증은 다가올 미래의 교통 대란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빌 포드 회장이 내다보는 미래상은 잿빛에 가깝다. 오는 2050년경, 자동차는 50억대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예측이다. 인도, 중국, 아프리카를 비롯한 신흥 시장의 소비자들이 요주의 대상이다. 이들의 소득 소준이 높아지면서 속속 오너드라이버 열풍에 속속 가세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

자동차 회사들로서는 기회이자 위기이다. 그가 내세우는 솔루션은 이른바 ‘스마트 트리오’ ‘똑똑한 도로’ ‘똑똑한 주차장’, 그리고 똑똑한 공공운송 시스템(public transit) 이 문제 해결의 삼두마차다. 실시간 정보를 활용해서 교통의 흐름을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조율하는 ‘통합 시스템’의 구성 요소이다.

빌 포드 회장은 아부다비의 마스다(Masdar City)시의 사례를 제시한다. 마스다시는 지하로도 다닐 수 있는 무인 전기 자동차 시스템 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관심을 불러일으킨 미래형 도시이다. 주차는 물론 버스, 택시, 열차를 비롯한 도심지 모든 교통수단을 하나의 네트워크에 연결한 홍콩의 ‘옥토퍼스(octopus)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빌 포드 회장은 포드자동차가 ‘똑똑한 자동차 시스템(smart vehicle system)’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교통 흐름, 주차를 비롯한 교통 관련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비좁은 도로 문제 등을 정면 돌파할 시스템을 이미 시험 중”이라고 강조했다.



신고

“10년 후 시장 점유율 15% 달할 수도”…맥킨지 보고서 경고

중국산 그린카, 세계를 누빈다

2010년 08월 03일 11시 32분
중국 비야드사의 ‘F6’중국 비야드사의 ‘F6’

중국의 지리자동차는 올해 초 미국 포드자동차에서 ‘볼보자동차’를 인수했다.
재작년 미국 발 금융 위기로 할부금융시장이 마비되고, 소비 심리가 급랭하면서 흔들리던 이 유서 깊은 회사(포드)의 자구책은 신생 자동차 업체의 경영자들에게는 ‘가뭄 속 단비’격이었다.

볼보차 인수는 중국산 자동차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씻어내고, 브랜드 가치도 끌어 올릴 수 있는 양수겸장의 카드다.

볼보가 구축해온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라는 브랜드는 이 중국 업체의 천군만마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올 들어 다시 ‘태풍의 눈’이다.

미국의 전략컨설팅 업체인 맥킨지(McKinsey)는 ‘중국의 자동차 산업 돌아보기(A look at China's auto industry)’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이나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변수’를 꼼꼼히 따져볼 때라며 경계경보를 발동했다. 도요타나 현대차도 모두 그 사정권이다.

이 보고서는 중국 자동차 업계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몰고 올 파장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한 뒤 그 대응 방안을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브랜드’와 ‘친환경 기술’의 양날개를 단 새로운 유형의 경쟁자들이 전통 강자들을 뒤흔들 10년 후를 미리 대비하라는 것.

상하이자동차, 지리자동차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이러한 변화를 몰고 올 주인공이다. 이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에 비해 ‘35%’ 이상 낮은 원가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 중국업체들의 공세를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IHS 글로벌 인사이트(이하 IHS 글로벌)’는 시큰둥하다. 이 조사기관이 추정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오는 2020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0.2% 수준이다. 올해 7월 조사 결과(0.1%) 의 두 배에 달하는 점유율이지만, 여전히 미미하다.

이 업체의 추정치는 설득력이 있다. 중국의 경차는 아직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상륙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맥킨지의 ‘셈법’은 다르다.

IHS글로벌의 시장 점유율 분석이 ‘자동차 엔진 기술’‘자동차 품질’‘판매망’ 등 주요 변수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점을 전제 조건으로 했다는 것.

중국 업체들이 게임의 규칙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추정’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논리다.

지난 1980년대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현대자동차가 미국 전역에 거미줄처럼 촘촘한 판매망을 구축하고, 자사의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는 무려 20여 년 이상 소요됐다.

맥킨지는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던 이러한 게임의 법칙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번 보고서에서 이 전략컨설팅 업체의 전문가 패널들은 중국 업체들이 선진국의 자동차 시장을 공격적으로 잠식해 들어갈 가능성이 60%에 달한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10년 후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3~15%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전문가 패널이 꼽은 시장 공략의 주요 무기는 경쟁사에 비해 저렴한 친환경 기술, 그리고 브랜드. 오는 2020년, 중국 업체의 선진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변화의 불쏘시개는 주요 ‘트렌드’다. 신흥 시장 소비자들의 구매력 상승, 석유, 석탄을 비롯한 에너지 자원의 고갈, 그린 기술의 득세를 비롯한 세 가지 트렌드가 그 촉매다. 업계의 질서를 뒤흔들 ‘파괴적 기술’의 요람이자, 후발주자 성장의 토양이다.

중국 지리사의 ‘SS5’중국 지리사의 ‘SS5’

중국 ‘현대차 성장전략’ 참고 대상
맥킨지는 전기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인 중국의 ‘BYD자동차’의 사례를 든다. 중국이 신흥 시장 소비자들을 겨냥한 초저가, 그린 자동차 부문의 강자로 도약할 잠재력이 있다는 것.

중저가 그린카 기술, 브랜드 파워가 도약의 쌍두마차다. 지구 온난화 트렌드는 친환경 자동차 도약의 토양이다. 하이브리드자동차, 전기자동차 등이 그 옥동자다.

문제는 시장성. 소비자들이 선의만으로 그린 자동차를 선뜻 선택하기에 그 가격대가 아직은 지나치게 높은 것.

BMW, 메르세데스 벤츠, 도요타를 비롯한 선두주자들도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 인하 방안을 찾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전기 자동차 충전 설비를 비롯한 인프라 구축도 부담거리다.

정부의 지원이 그린 자동차 시장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구도다. 경기 부양 차원에서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인 중국 정부가 주목받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맥킨지는 친환경 자동차 전용 도로, 전용 주차장 구축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중국 정부가 노후 인프라 교체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나설 경우 그 파급 효과는 막대할 것이라는 게 이 전략 컨설팅 회사의 분석이다.

중국 업체들의 인수합병도 요주의 대상.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입장에서 인수합병은 기술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고, 브랜드 가치도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글로벌 ‘빅5’에 속한 자동차 업체를 인수할 경우 기술의 열세를 단숨에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맥킨지의 분석이다.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공유할 수 있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맥킨지는 “(그린 기술의 부상, 인구구조의 변화 등) 트렌드 변화를 감안한 시나리오를 구축한 뒤, 이를 늘 재평가해야 기회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제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 이코노믹 리뷰(er.asiae.co.kr) - 리더를 위한 고품격 시사경제주간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고
●美투자고수들의 정보창고 Best 5

미 국발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전 세계 실물부문을 휩쓸고 있다. 벨로루시와 파키스탄이 구제금융을 전격 신청했으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파열음을 내고 있다. 주택 버블의 씨앗을 뿌린 장본인으로 난타당하고 있는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전 의장은 고해성사를 했다.

자신이 평생에 걸쳐 구축한 시장경제 이론의 허점을 인정했다. 혼돈의 연속이다. 지난 24일 우리나라의 ‘코스피’는 1000선이 붕괴됐다. 주식 시장은 어디로 흘러가는 걸까. 랠리는 언제 다시 시작될 것인가. <이코노믹 리뷰>는 미국에서 명성이 높은 투자 전문가·학자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아고라 파이낸스

(www.agorafinancial.com)


유료보다 더 뛰어난 보고서 ‘가득’

‘ 애디슨 위긴스(Addison Wiggin)’는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투자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의 저서인 《달러의 몰락》은 수작이다. 20세기 이후 미국 경제의 영고성쇠를 사회, 정치, 경제를 아우르는 풍부한 지식으로 분석해 화제를 모았다.

이런 그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가 바로 ‘아고라 파이낸스’이다. 두바이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 전문가 풀을 운용하고 있는 전문 연구기관인 아고라 파이낸스는 정보의 보고이다.

지난 24일 이 회사 홈페이지는 무료보고서가 넘쳤다.

위 기투자법(Crisis Investing), 투자자산 고르기(what to buy), 물산업 투자 보고서(investing in water report) 등 폭넓은 주제의 보고서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에릭 프라이(Eric Fry) 연구원의 위기투자법을 보자.

이 보고서의 부제는 ‘워렌 버펫이 사들일 때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What to do when Warren Buffett buys)’이다.

투 자시기를 결정하지 못해 부심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만한 보고서이다. 영화 대본을 떠올리게 하는 부담감 없는 문체가 독해의 어려움을 덜어준다. 애디슨 위긴스가 만드는 ‘데일리 레코닝(The Daily Reckoning)’이라는 뉴스레터도 깊이 있는 정보를 자랑한다. 프랑스, 독일, 미국, 스페인 등에 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이 뉴스레터는 지난 22일자 최신호에서 ‘아르헨티나의 위기’를 심층 분석하고 있다.

실물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국의 금융위기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미국 기업 대부분이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형편없이 하락하고 있는 현실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그 리고 실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업종은 ‘전당포(pawnshop)’와, 아이폰 판매가 급증한 애플밖에 없다는 위트도 곁들인다. 금융시장 동향도 관심사이다. 만약 지금 미국 정부에 석 달 동안 돈을 빌려준다면 연 이자율이 1%에 불과하지만, 채권 수요가 넘치고 있다며 현지 분위기를 전한다. 머니마켓펀드(MMF)가 부상하고 있는 금융시장 동향도 스케치한다. 미국 현지 분위기를 부담감 없이 파악하려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주식 시장에 언제 진입해야 할까. “다시 주가가 급등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1929년 대공황 때도 그랬다. 주가 폭락 이후 랠리가 다시 찾아와 6개월 정도 지속됐다. 하지만 바로 다음해 주가는 다시 폭락했다. 그리고 경제는 바닥으로 곤두박질했다.” 22일에 발송된 뉴스레터 내용의 일부이다.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홈페이지

(www.rgemonitor.com)


정책 효과 정밀분석

미 행정부가 하루가 멀다 하고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과연 시장의 위기를 진정시키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혹시 혼란을 일시적으로 잠재우는 대증요법에 그치는 것은 아닐까. 미국 정재계에서 진행되는 숨가쁜 변화를 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의문이다.

7000억달러 규모의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월가에 단계적으로 투입하고 있지만, 이 조치가 금융 불안의 뇌관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국내 총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이다. 한치 앞도 제대로 내다보기 힘들 때 방문해야 할 사이트 중 하나가 바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홈페이지이다.

지난 2006년 당시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들을 상대로 서브프라임의 해일이 다시 미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그가 운영하는 홈페이지(www.rgemonitor.com)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추이를 궁금해하는 전 세계 전문가와 네티즌들의 방문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국제 통화기금, 백악관 등 큰물에서 활동한 경험이 풍부해 시야가 넓으며, 세계 경제를 시스템적인 시각에서 통찰하는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4일자 홈페이지에서는 이번 금융위기가 ‘전 세계 곡물가 상승을 불러올 가능성은 없는지 분석하고 있어 이채롭다.

전 문가들 대부분이 실물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금융위기에 시선이 붙잡혀 있는 상황이기 때문. ‘글로벌 금융위기는 심각한 곡물위기로 확산될 것인가’라는 제하의 글(Will The Global Financial Meltdown Lead To A Severe Food Crisis)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그의 또 다른 홈페이지(www.finalternatives.com)도 주목대상이다. 이번 사태가 헤지펀드에 재앙이 될 것이며, 더욱 강력해질 규제가 새로운 헤지펀드의 출범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헤지펀드의 30%가량이 사라질 운명에 처할 것으로 관측해 주목을 끈다.

루비니 교수의 홈페이지에서 뉴스레터를 신청하면 메일로 주요 경제 현안분석 내용들을 받아볼 수 있다.

■빅픽쳐 닷컴

(www.bigpicture.typepad.com)


일러스트, 표 일목요연

금 융전문가들이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도 이번 금융위기로 주목을 받고 있다. 빅픽처 닷컴(www.bigpicture.typepad.com)이 대표적이다. 이번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 각국의 경제상황을 일기 예보 형식으로 분석한 24일자 《포스트》 내용이 흥미를 끈다.

실업률과 국내 총생산을 기초로 유럽연합 국가들의 성장치를 전망하고 있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표와 일러스트가 강점이다. 서브 프라임 대출 규모가 가장 많은 15개 금융기관을 순서대로 일목요연하게 표로 정리했다. 금융부문에 문외한이어도 이 표를 보면 미국 금융기관의 부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HSBC,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AIG, 씨티그룹, 바클레이, GMAC 등 내로라하는 금융회사들이 모기지 자회사를 통해 돈놀이를 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전체 자료를 경제(economy), 주택(housing), 에너지(energy), 마켓(Market), 연방정부(Federal Reserve) 등 5개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차 트로 산업별 주가 동향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CNBC, CNN 등 미국의 주요 방송에 출연한 전문가들은 물론, 유튜브 등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 그리고 경제전문가들의 매체 기고문 등도 미국 경제 현황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운영자인 배리 리톨츠(Barry L. Ritholtz)는 블룸버그, 폭스, CNBC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경제전문가이다. 《포브스》, 《포춘》, 그리고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에서도 그의 발언을 인용한다. 베스트셀러 《파이낸셜 아마겟돈 (Financial Armageddon)》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마이클 판즈너가 이 사이트를 추천했다.

“미 정부는 여전히 이른바 경기침체(recession)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각종 통계지표는 경기침체가 이미 작년 말, 아무리 양보해도 올해 1월부터 시작됐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역시 블로그 사이트에서 뉴스레터를 신청할 수 있다. 금융위기의 근본원인을 분석한 단행본들을 수십여 권 추천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다.

■글로벌애널리시스

(globaleconomicanalysis.blogspot.com)


경제지표 쉬운 해설

신 흥시장에 돈을 묻고 전전긍긍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맞춤형 블로그. 미국, 유럽, 일본은 물론, 브라질, 러시아, 콜롬비아 등 신흥 시장 정보를 제공한다. 전 세계 경제의 기관차인 미국의 경기동향과 유럽이나 신흥시장의 상관관계를 예리하게 풀어내고 있는 것이 뚜렷한 강점이다.

금융위기가 실물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국 경제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들을 분석하고, 이러한 변화가 유럽이나 일본, 중국, 한국 등 각국의 경제에 몰고 올 파장을 갑남을녀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평이하게 해설한다. 평이함 속에 번득이는 통찰력이 글로벌 애널리시스의 강점이다.

주요 판단 지표는 신규 주택 착공 건수, 실업보험 신청건수, 실업률, 소비자 신뢰지수 지표 등이다. 지난 24일자 블로그는 국가 부도사태가 우려되는 아르헨티나의 경제 동향,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아시아 증시의 움직임을 다뤘다.

또 미국 채권시장의 혼란스러운 움직임과 더불어 경기침체의 심화에 따른 미국 실업률의 증가를 분석했다. 전주에 비해 1만 5000여명이 늘어난 47만8000명이 실업 급여를 신규 신청했으나 4주 평균치는 다소 떨어졌다는 게 주요내용이다. 미국의 제록스가 3000명을 감원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그린스펀이 미 의회에서 자신이 평생에 걸쳐 구축한 시장 경제 이론의 허점을 시인했다는 내용도 눈길을 끈다. 역시 미국 금융 전문가들이 자주 방문하는 대표적인 블로그 사이트이다.

블 로거인 ‘마이크 쉐드록(Mike Sedlock)’은 자산운용사인 시트카퍼시픽(SitkaPacific Capital Management)을 운영하고 있는 투자 전문가이다. 고객들을 상대로 발송하는 투자정보지를 일반 독자들에게도 발송한다. 홈페이지에서 뉴스레터를 신청하면 된다. 국제 정보가 풍부한 것이 특징.

■커크 리포트

(www.kirkreport.com)


프로들이 보는 아마추어 블로그

‘ 프로를 압도하는 아마추어.’ 금융기관 소속의 전문가들을 앞서는 투자수익률을 올려 주목받고 있는 ‘찰스 커크(Charles E. Kirk)’를 일컫는 호칭이다.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이 투자 전문가는 꾸준히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제 도권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이른바 재야의 고수인 셈이다. 블로그를 통해 지난 2004년 이후 자신의 주식 운용 포트폴리오를 공개하고 있다. 1999~2003년 323%에 달하는 누적투자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또 지난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무려 262%에 달하는 누적수익률을 달성했다.

미국의 제도권 언론이 잇달아 이 블로그를 추천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지 난 2004년과 2005년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놓치지 말아야 할 블로그’에 뽑혔다. 또 지난 2006년에는 《배런스》에 인터뷰 기사가 실리기도 했으며, MSN머니에 베스트 블로그로 선정되며 진면목을 재확인했다.

JP모건 출신의 투자 전문가 마이클 판즈너 역시 이 블로그를 추천했다. 주요 경제 이슈들을 블로그 전면에 배치했다.

미 국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 예상치를 초월하는 금융권의 CDO 상각, 미 행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안의 불투명성 등 이슈별로 주요 권위자들의 글을 실었다. 투자 대가인 벤자민 그라함이나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부터, 금융위기에 판별의 노하우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글이 관심을 끈다.

정작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그의 목소리가 두드러지지 않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리포트 검색창에서 적절한 키워드를 조합하면 미국 경제의 위기를 조명한 그의 보고서를 입수할 수 있다.

찰스 커크는 코넬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으며 법률대학원을 졸업했다. 투자 전문 뉴스레터 발송회사를 창업해 운영하다 지금은 전업 투자가로 활동하고 있다. 뉴스레터를 신청자들에게 발송한다.

박영환 기자 (blade@ermedia.net)
신고

 
     Issue |진작 그들의 말을 들었으면…월가 위기 예언한 현인들
기사입력 2008-10-01 23:12


●미국의 주요은행들은 주택가격이 20~25%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하락폭이 최대 40%선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오는 12월 발효되는 회계기준도 은행간 인수합병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 메레디스 휘트니 애널리스트-


●“‘U자형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 경기 침체 기간을 18개월 정도로 내다본다.”

- 누리엘 루비니 교수 -


●“지금 투자하지 않는 것은 노년을 위해 성욕을 아끼는 꼴이다.”

- 워런 버핏 -


“ 그들은 돈벌이가 쏠쏠하다 보니 옷도 한번 입으면 바로 세탁소에 맡기는 초우량 고객들 이었어요. 하지만 소식이 끊겨 집에 찾아가 보면 실업자로 빈둥빈둥 놀고 있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미국 뉴욕의 한인 세탁소 업자들은 요즘 울상이다. 미국 투자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발 신용위기로 줄줄이 무너지며 돈 씀씀이가 큰 월가 금융 전문가들 상당수가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BNP파리바 뉴욕지점의 한국인 직원 옥큰별씨도 자고 일어나면 해고가 줄을 잇는 월가의 흉흉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낀다. 사태의 심각성을 포착한 미국 정부가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7000억 달러 규모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기로 전격 결정한 배경도 불안이 실물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이번 대책의 약발은 과연 얼마나 갈 것인가.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 금융 공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과연 없는 것일까. 지난 2005년부터 이번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미국의 ‘메레디스 휘트니’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그리고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전망을 싣는다.

                                                            
●루비니 교수는 일반 가계의 모기지 대출을 탕감해주는 방안을 동시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요 순 임금이 울고 갈 정도의 태평성대였다. 미국 경제는 쑥쑥 성장했지만, 물가는 바닥이었다. 클린턴 행정부 치세 말기였다. 경제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으며, 시장 전문가들은 대부분 ‘신경제’의 도래를 확신했다. 하지만 시장은 ‘비이성적 과열’을 보이고 있었다.

“기업들의 주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는 전문가들도 이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상한 맹신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이러한 상승 흐름을 되돌릴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신경제는 붕괴되지 않고, 영원하리라고 보았던 거죠”

신경제 불패신화 비판한 루빈

로 버트 루빈(Robert Rubin) 씨티그룹 고문이 회고집《In an uncertain world》에서 밝힌 대목이다. 그의 예상대로 시장은 파열음을 냈고, 버블은 이번에도 꺼졌다. 줄줄이 문을 닫은 정보통신기업들을 대체한 것은 첨단 금융공학으로 무장한 미국 월스트리트였다.

지난 2000년 닷컴 버블이 터진 이후 금융권의 모기지 대출붐은 ‘내집 장만’이라는 미국인들의 아메리칸 드림에 불을 붙였다. 부동산은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신성장 동력으로 화려하게 부상했다.

부동산 담보 대출 비용은 90%대로 치솟았다. 그리고 지난 2005년, 한 여성 애널리스트는 또 다시 ‘비이성적 과열’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 주인공이 바로 메레디스 휘트니(Meredith Whitney)로 투자 은행인 오펜하이머 소속 애널리스트다. 그녀는 미 증권가의 떠오르는 신데렐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유수의 경제주간지, 방송은 물론 인터넷에 단골로 등장하는 유명 인사로 부상했다.

“ 채무 변제능력이 없는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이 집값 하락으로 상환을 포기하면서, 은행들이 사상 유례가 없는 부실을 떠안게 됐습니다.” 그녀는 작년 7월에는 씨티그룹의 주택담보 대출 부실화에 깊은 우려를 피력하며 경영진을 상대로 연간 배당금 지급을 줄일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대차대조표상 자산을 늘리기 위한 자구책인데, 이 은행의 최고경영자는 석달 후 그녀의 제언을 실행에 옮겨 다시 한번 그녀의 선견지명을 가늠하게 했다. 은행과 신용평가 기관의 야합을 거세게 비판해 투자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투자은행 소속의 애널리스트가 고객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줄곧 팔자 주문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있을 때마다 메리디스와 같은 비관론자는 항상 있었지만 은행권이 부실을 털어내게 되면 주가가 곧 반등했다는 것이 이러한 비판의 핵심이다.

메 리디스의 반론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우선, 오는 12월부터 발효되는 미국의 회계기준(FAS 141 R)을 근거로 든다. 이번 금융위기의 해법은 우량은행이 부실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풀어낼 수밖에 없지만,새로운 규정이 활발한 은행간 인수합병 움직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도 집값 하락에 따른 금융위기로 냉각될 소지가 큰 것도 부담거리이다.

악 순환의 고리를 끊기가 어려운 구도이다. 미국의 주요은행들은 주택가격이 20~25%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하락폭이 최대 40%선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그녀는 전망한다. 자산 담보부 증권시장이 붕괴된 데다, 신용경색으로 은행들의 모기지 담보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 은행권의 비우량 자산 규모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미 행정부가 7000억 달러를 투입해 부실을 털어내도 집값이 하락하면 추가 부실이 발생하게 된다.

지난 2월 월가 위기 예언한 루비니

미국의 유명 프로레슬러인 레이필드가 남편인것도 또 다른 화제거리다.

‘ 누리엘 루비니 (Nouriel Roubini)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도 이번 월가 금융위기를 예고했다. 지난 1997년 아시아를 휩쓸었던 외환위기를 예견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루비니 교수는 지난 2006년 당시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며 서브프라임의 해일이 다시 미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을 예고한 시나리오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클 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의 경제 정책 자문관, 예일대 교수, IMF 컨설턴트를 지내는 등 관계와 학계를 두루 경험한 루비니 교수는 올해 2월에도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예고하는 글을 게재해 예언자라는 자신의 명성을 입증했다.

금융 재앙의 12단계라는 글에서 불과 7개월 뒤 월가를 휩쓸게 될 투자은행들의 수난시대를 족집게 같이 집어냈던 것.

요즘 그가 운영하는 홈페이지(www.r-emonitor.com)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추이를 궁금해하는 전 세계 전문가와 네티즌들의 방문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상아탑의 학자로 머무르지 않고, 여러 분야를 두루 거치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그는 세계 경제를 시스템적인 시각에서 통찰하는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4년 발간한 《BAILOUT BA-ILIN》은 국제 금융시스템의 작동원리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의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그런 그는 미행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후의 사태 전개를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루비니 교수는 ‘U자형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경기 침체 기간이 18개월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라는 길고 긴 터널에 막 진입했다고 경고한다.

그가 바라보는 미국경제는 여전히 어둡다. 미국이 공적자금을 투입해 부실을 털어낸다고 해도 이러한 상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경기침체는 올해 1월 이미 시작됐으며, 이번 구제 금융 조치는 미국 경제가 장기불황으로 고통을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는 일을 막아주는 버팀목 정도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그는 평가한다.

그가 제시하는 위기 타개책은 무엇일까. 루비니 교수는 이번 구제 금융안과 관련해서, 부실 금융기관의 비건전 자산을 털어내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가계의 모기지 부채를 탕감해주는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자본 부족 사태에 내몰린 금융권에 대해서도 부실자산을 털어내는 동시에 우선주 인수방식으로 공적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는 처방전을 제시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계 부실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들지 않고서는 이번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미국의 집값이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메리디스 휘트니도 최대 40% 집값 하락을 예상한 바 있다.

루 비니 교수는 이 두 가지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공적기관인 ‘홈(HOME. Home Owners Mortgage Enterprise)’의 설립을 제안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그의 처방전이 대부분 지난 1929년 미국의 대공황 직후 미 행정부가 실시한 위기타개책의 상당 부분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금융위기를 얼마나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금융주 철저히 외면한 버핏

오 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세 번째 주인공이다. 지난 90년대에도 닷컴 주식을 철저히 외면해 새로운 흐름에 둔감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그는 2000년대 들어서도 금융주 매수에 소극적이어서 역시 워런 버핏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에 회의적이다.

“(금융권에서는) 파생상품이 위험을 분산해 세상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그런 메커니즘은 결코 작동하지 않았다. 당신은 위험을 월가의 다섯 개 은행이 아니라, 지구촌 전역으로 분산하는 편이 더 나을 뻔했다는 견해를 피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시도는 모든 지역이 동시에 위험에 휩싸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

일찌감치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깊이 인지하고 있던 그가 자신의 자서전인 《Snowball》에서 한 발언이다.

메레디스 휘트니나 누리엘 루비니와 달리, 명시적으로 금융위기 가능성을 피력하지는 않았지만 일찌감치 신용위기 발발의 위험을 각인하고 있었음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 당신이 싫어하는 많은 일들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경제는 확실히 가라앉고 있다. 내가 결코 좋아하는 게임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침체가 단기간에 그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으나 나는 경기침체가 더 길어지고 그 파급효과도 더 깊어질 것으로 내다본다(The economy is definitely tanking).”

그는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가 몰고올 경기 침체 심화에 대해서도 같은 책에서 상당한 우려를 피력했다. 하지만 워런 버핏은 미 행정부의 공적 자금 투입결정 이후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지 난달 23일 골드만삭스에 50억 달러 투자 결정을 내렸으며, 한 방송사에 출연해 지금이 투자 적기임을 강조했다. 메레디스 휘트니나 누리엘 루비니와는 명확히 엇갈리는 대목이다. 그는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이미 투입된 AIG 지분인수에도 상당한 관심을 피력한 바 있다.

“지금 투자하지 않는 건 노년을 위해 성욕을 아끼는 꼴”이라고 발언으로 화제를 불러모았다.

미국 경제의 장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피력하고도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의 지분 인수에 나선 것은 큰 경기 흐름보다는 개별 종목의 가치를 더욱 중시하는 그의 투자 성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영환 기자 (blade@ermedia.net)
신고

[스페셜 리포트] 글로벌 CEO가 추천하는 경제·경영 원서 Best 7

기사입력 2008-08-22 06:09 |최종수정2008-08-22 06:15


국내기업들은 요즘 분주하다. 글로벌기업 도약의 깃발을 높이 들고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시장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삼극 체제에서 신흥국가들이 속속 가세하는 다극 체제로 바뀌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지각 변동은 변화를 강제한다.

좁은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매출비중을 높이는 뾰족한 묘수는 없을까.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제너럴일렉트릭(GE)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시장 매출이 미국시장을 넘어섰다. 상전벽해식 변화다.

입추가 지났으니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처서도 머지 않았다. 미 IBM의 팔미사노 회장부터,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까지, 내로라하는 글로벌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추천하는 경제경영원서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면 어떨까.


                                                             
●한 줄로 읽은 베스트 경제·경영서

1. 소비자를 온라인활동에 따라 구분하라(Groundswell)

2. 해외시장 진출, 스타벅스서 배워라(Built for Growth)

3. 혁신은 선택과 집중의 예술이다(The Innovator’s Guide to Growth)

4. 美시장 트렌드 고교신문서 파악하라(Peripherial Vision)

5. 도요타의 교육시스템을 이식하라(Extreme Toyota)

6. 메가 트렌드 빅3를 정확히 포착하라(Futurecast)

7. 쓴 소리할 전문가를 모셔라(Judgement)


■소비자를 온라인 활동성에 따라 구분하라- Groundswell_ Josh Bernoff

●추천자- 존 테리 포레스터리서치 부회장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아고라 광장’은 광우병 정국을 주도한 촛불 집회의 민의 집결지였다. 정부 방침의 빈구석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논객부터 초보적인 수준의 누리꾼까지, 저마다 무수한 견해들을 쏟아내며 현 정부의 정국 주도권을 박탈하고, 대통령의 사과까지 불러오는 괴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공론장을 중심으로 세를 결집하고 있는 네티즌들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가 비단 우리나라의 정치가들만은 아니다.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의 연구원 두 명이 저술한 《Groundswell》은 일본의 소니에서 근무하는 홍보담당자의 사례를 서두에서 제시한다.

홍보 분야에서 수십 년간 잔뼈가 굵은 이 홍보담당 임원도 블로거나, 인터넷의 토론 그룹, 그리고 유튜브를 어떤 방식으로 다뤄야 할지 잘 모르는 곤혹스런 상황에 빠져 있다는 내용이다. 네티즌들은 오랜 세월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구축한 브랜드에 흠집을 내거나, 특정 모델의 장단점을 순식간에 퍼뜨린다.

이들의 속성과 더불어 그 대응 방법을 간파하지 않고서는 기업 시민의 역할이 중시되는 현 흐름에 역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발적으로 상품평을 만들어 올리며, 자신의 경험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이들의 아이디어를 구하고 지원을 이끌어내는 뾰족한 묘수는 무엇일까.

포레스터리서치의 연구원들을 사로잡은 주제이다. 두 사람은 휴렛팩커드, 프록터앤갬블부터 BMW의 미니, 델몬트, 그리고 세일즈포스닷컴까지, 자신들이 직접 분석한 사례들을 인용해가며 새로운 흐름을 파고들 수 있는 성공 전략을 하나하나 풀어낸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손에 쥐어진 막강한 도구가 위협을 줌과 동시에 엄청난 기회의 장이라는 점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소비자들을 온라인 활동 정도에 따라 여섯 단계로 자세히 나누고, 각 단계별 소비자의 특성과 대응법도 제시했다. 지난 7일본지와 이메일 인터뷰를 한 ‘포레서터리서치’의 존 테리(John Terry) 부회장은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통찰력을 줄 수 있다며 이 책의 일독을 권유했다.

아고라와 같은 온라인 포럼에 참가하거나, 리뷰를 올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비율을 조사한 테크노그래픽스(Technographics)를 비롯한 시장 조사기관들의 생생한 자료도 강점이다. 미국의 델 컴퓨터를 비롯한 글로벌기업들의 사례 분석 코너가 흥미롭다.


■해외 진출전략 스타벅스서 배워라- Built for Growth _ Arthur Rubinfeld

●추천자-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스타벅스’는 해외진출 전략의 전범이다. 1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맥도널드나 KFC 등과는 달리, 87년 창업을 한 뒤 단기간에 미국은 물론 아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미국의 동부와 남부를 종횡하며 4000여 개의 매장을 오픈한 이 업체는 자국시장에 결코 안주하지 않았다.

‘기존 매장의 화장실을 빼고는 점포를 낼 곳이 없다’는 우스갯 소리가 돌 정도로 시장이 포화 상태를 맞게 되자 해외에서 성장의 돌파구를 찾았다.

하지만 첫 해외 진출지를 어디로 할지,이 매장을 어떤 방식으로 꾸밀지 등이 골칫거리였다. 아시아의 소비자들이 생소한 제품에 지갑을 열지도 의문이었다.

SK텔레콤, KTF를 비롯한 국내 통신업체들, 한화그룹, 그리고 국내 중견 건설업체 등이 당면하고 있는 성장의 딜레마를 고스란히 안고 있었던 것. 당시 하워드 슐츠의 고민거리를 씻어버린 ‘장자방’이 바로 ‘아서 루빈펠드(Arthur Rubinfeld)’이다.

그는 이 회사의 부회장으로 근무하면서 스타벅스의 숨가쁜 해외시장 진출을 뒷받침할 전략을 디자인했다. 급작스런 해외시장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전사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리고 급속한 사업 팽창이 불러올 수도 있는 브랜드 가치의 하락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무엇보다, 매장은 브랜드의 핵심 콘셉트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꾸몄다. 웰스 파고, 반스앤 노블스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동 마케팅에 나선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유럽의 고품격 카페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미국시장에 도입한 것은 슐츠의 공이지만, 그의 비전에 날개를 달아준 주인공은 바로 루빈펠드였다.

《Built For Growth》는 스타벅스의 눈부신 성장사를 내부자의 시각으로 조명한 수작이다. 루빈펠드는 브랜딩, 입지 선택, 그리고 브랜드의 핵심 콘센트를 한눈에 알 수 있는 매장의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 리더십을 유지하는 방법 등을 4개의 장에서 자세히 기술했다.

진출 후보지에서 매장 임대인과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을 하는 방법, 임차 계약의 최적시기를 조율하는 방법 등 세부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이 일독을 권했다.

루빈 펠트는 지난 2002년 스타벅스를 떠나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 브랜드 포지셔닝 등을 돕는 에어비전(AIRVISION)을 설립했다.


■혁신은 선택과 집중의 예술이다- The Innovator’s Guide to Growth _ Scott D. Anthony

●추천자- 빅터 풍 리앤풍 회장

‘유기적인 성장(Organic growth)’ 제프리 이멜트(Jeff Immelt) GE 회장이 강조하는 성장의 원칙이다. 활발한 인수 합병을 통해 성장 동력을 외부에서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마케팅, 영업, 물류, 그리고 연구개발까지, 기업 내부의 역량을 강화해 자생할 수 있는 핵심경쟁력을 담금질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뜻이다.

식물이 자연상태에서 햇볕과 수분만으로 튼튼하게 자라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기업의 유기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핵심적인 내부 역량이 바로 ‘혁신’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량을 구축하는 길은 멀고 험하기만 하다.

공기업 수장에서 민간기업의 최고경영자, 그리고 공무원 조직까지, 부문을 가리지 않고 혁신을 입에 담지만, 정작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이도 매우 드물다. 컨설팅 업체 이노사이트(Innosight)에서 근무하고 있는 4명의 저자들은 독자들을 상대로 몇 가지 질문을 던진다.

‘내로라하는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은 미디어 벤처 기업들은 왜 실패하는 가’, ‘전담부서까지 만들어 혁신을 부르짖는 기업들이 왜 뚜렷한 성과를 창조하지 못하는가’, ‘핵심 사업 강화와 혁신 역량의 담금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좇는 일은 가능한가’ 등이 바로 그것이다.

《Innovator’s Guide to Growth》는 이러한 의문점들에 대한 속시원한 참고서이다. ‘유기적인 성장’을 평소 실천할 수 있는 ‘매뉴얼’을 제시했다. 자칫 추상적인 설명으로 흐를 수 있는 이 분야의 저서들과 달리, 저자들이 직접 컨설팅을 담당한 민간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제시한 것이 강점이다.

비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사례를 보자. 지난 1980년대, 이 회사는 메모리 반도체(DRAM)에 연간 수십억 달러의 연구개발 비용을 투입했다. 앤디 그로브와 고든 무어는 하지만 이 사업을 포기하고, 컴퓨터의 두뇌격인 중앙처리장치에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적인 결단을 내렸다.

인텔이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다.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들을 이끌고 가되, 시장 평균 이하의 매출이나 이익 성장률에 그치는 회사는 처분해 선택과 집중을 하는 일이 혁신역량 제고에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빅터 풍(Victor Fung) 리앤풍 회장이 추천했다.


■美시장 트렌드 ‘고교 신문’서 파악하라- Peripheral Vision _ George S. Day

●추천자- 장피에르 가니- 그락소스미스클라인 사장

지난 1980년 지미 카터를 물리치고 대통령에 당선된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대통령. 레이거노믹스로 불리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앞세워 집권에 성공한 그는 부임 직후 에너지 정책의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조치를 취한다. 전임 대통령이 백악관에 설치한 태양열 집열 장치를 뜯어 낸 것.

팔레비 왕조를 전복한 이란 혁명의 여파로 혹독한 석유 파동을 겪은 지미 카터 대통령은, 이 사태를 미국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내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자 했다. 하지만 조지아주 출신의 비주류 대통령의 원대한 비전은 레이건의 당선으로 좌초하고 만다. 정부 정책의 큰 줄기는 기업의 외부 환경을 좌우한다.

부시행정부가 교토 협약 비준을 거부하자 일부 굴뚝 기업들이 ‘쾌재’를 부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과도한 환경 규제가 세계 각지에서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기업들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논리가 먹혀들었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 알코어 등은 독자적 행보를 취했다.

정부 정책을 주시하며 신중한 행보를 취하던 기업 대부분과 달리, 이 분야를 기존 사업의 고부가가치화를 꾀하고 인접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성장의 원동력으로 파악했다. 그리고 일찌감치 기업 활동의 가치 사슬을 바꾸어나가는 등 적극적인 변화를 주도해 나갔다.

지구촌의 위기에서 성장의 기회를 포착한 이 기업들은 어떤 강점이 있는 것일까. 《페리퍼럴 비전 Peripheral Vision》은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 경쟁사들이 흔히 무시하기 쉬운 미묘한 변화를 읽어내는 역량이 뛰어나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들의 달라진 가치관, 습관, 소비행태를 놓치지 않는다.

동화 속 공주나 왕자보다, 연예인들에 열광하는 미국 소녀들의 변화를 포착한 미국의 한 인형업체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연예인들을 닮은 정교한 상품을 앞세워 시장 지배 업체의 아성을 뒤흔드는 데 성공했다. 산업 간 경계가 희미해지며, 무수한 변화가 양산되는 위기의 시대.

변화를 포착하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업들의 인사, 보상시스템, 그리고 조직구성의 특징을 생생한 실례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실용적인 정보가 많은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앞으로 부상할 트렌드는 고등학교 온라인 신문 사이트에서 포착하라는 조언이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그락소스미스클라인의 장피에르 가니가 추천했다.


■도요타의 교육시스템을 이식하라- Extreme Toyota_ Takeuchi

●추천자- 팔미사노 IBM회장

도요타 자동차는 한때 미국의 경영학자들에게 폄하의 대상이었다. ‘가이젠(改善)’으로 불리는 꾸준한 작업 공정 개선을 통해 생산 활동의 효율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나, 상상력이 빈곤한 일본 업체들의 한계를 이 회사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는 것이 이러한 비판의 요지였다.

작업 공정을 닦고 조여 비용을 줄이는 데는 ‘일류’였지만, 자동차 산업의 판세를 뒤흔들 발상의 전환이나, 혁신의 노하우는 결코 엿볼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프리우스를 일찌감치 선보이며 이러한 편견을 부쉈다. 전기와 가솔린을 연료로 사용한 것이 주효했다.

독일이나 미국업체들과 달리, 이상적인 수소 자동차 개발에 집착하다 목전의 시장 수요를 흘려보내는 ‘실기’를 피했다. 지구 온난화라는 환경 위기에서 성장의 기회를 포착하는 발상의 전환이 돋보였다.

일본군이 창의적이며 담대한 전략을 펼칠 역량이 없다며 2차대전당시 진주만 공습 경고를 무시하던 미 군사전문가들의 실수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937만 대의 자동차를 미국시장에서 판매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량을 생산하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업체에 등극했다.

《Extreme Toyota》는 도요타 성공의 비결을 파고든다. 그리고 서로 상충되는 요소들을 수용해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기업 문화에 주목한다. 이 회사는 근면과 절약을 강조하면서도 인적 자원 개발에 돈을 아끼지 않으며, 위계질서가 엄격하지만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발상을 억압하지 않는다.

또 가이젠을 중시하지만, 프리우스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때로는 눈에 띄는 대도약을 이뤄내기도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분석이다. 공저자인 다케우치(Takeuchi) 히토츠바 대학 교수는 전략 분야의 대가인 미국의 마이클 포터와

지난 2000년 일본의 경쟁력을 전면 분석한 《Can Japan Compete》를 발표한 바 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 경영대학원교수,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후 처음 만난 글로벌기업인인 IBM의 팔미사노 회장이 이 책을 추천했다.


■메가트렌드 ‘빅3’를 포착하라- Futurecast _ Robert Shapiro

●추천자- 로버트 호맷 골드만삭스 부회장

오는 2020년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은 어떤 상태에 놓이게 될까.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욱일승천하는 중국의 기세를 보며 자연스레 떠오르는 질문이다. 《Futurecast》는 세가지 변수를 감안하라고 조언한다. 글로벌라이제이션, 노령화 사회, 그리고 유일한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지위가 바로 그것이다.

이 세 가지 퍼즐을 제대로 맞춰야 미래 세계의 전체상을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얘기다. 가장 강력한 변수는, 초강대국 미국의 지위다. 저자인 로버트 샤피로의 전망은 이렇다. 중국이 가파른 속도로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미국은 유일한 초강대국의 위치를 유지한다.

중국 공산당이 패권국인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를 뒤흔들 것이라는 일부의 예측과는 차이가 있다. 미국이 적어도 한 세기동안 유일한 초강대국으로서 국제 질서를 규율하는 가운데 중국은 경제 성장에 ‘방점’을 두며 세계경제 질서를 주도해 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과 일본은 어떨까. 샤피로는 중국이나 미국과는 달리, 유럽과 일본은 세계경제의 주변부로 서서히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연금 시스템의 한계, 노령화에 따른 경제 활력의 상실이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걸림돌이다.

고부가가치 일자리의 급속한 신흥시장 이전도 이러한 쇠퇴에 한몫을 하게 될 것이다. 이밖에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현안인 지구 온난화 추세와 관련해서도, 그는 전 세계가 에너지와 기후 변화 위기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로버트 샤피로(Robert J. Shapiro)는 앨 고어, 존 캐리 등 민주당 대선 출마자들의 경제담당 자문관 출신이다.


■쓴 소리할 전문가를 모셔라- Judgement_ Noel Tichy

●추천자- 디터 제체 다임러 그룹 회장

잭 웰치는 에디슨이 창업한 미 제너럴일렉트릭의 전설적 경영자이다. 경영의 신으로 통하던 그도 재임 중 세 명의 조력자를 곁에 두고 늘 조언을 구했는데, 지금은 타계한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 인도 출신의 램 차란, 그리고 리더십 전문가인 노엘 티치가 바로 그들이다.

잭 웰치는 이들의 도움을 통해 그룹의 체질을 강화했다.

중성자 탄 잭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그에게 안겨준 계열사 매각조치는 피터 드러커의 조언이 한몫을 했다. 그리고 노엘 티치(Noel Tichy)는 잭 웰치를 상대로 리더십의 요체를 강의했다.

잭 웰치가 20여 년에 달하는 재임기간 중 GE의 기업 가치를 수십여 배 끌어올린 데는 이들 3인방의 공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Judgement》는 리더십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인들을 분석한다. 그리고 위대한 경영자와 실패한 경영자를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변수가 ‘판단력’이라고 강조한다.

노엘 티치는 잭 웰치, 그리고 후임자인 제프리 이멜트 GE회장 등의 실례를 통해 전략적 판단을 요하는 주요 시기에 글로벌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은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분석한다. 그리고 이들에게 공통적인 특성을 추출해 제시한다. 디터 제체 다임러 그룹 회장이 일독을 권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신고

확대축소
인쇄하기메일보내기스크랩하기블로그/카페 담기질문하기
이코노믹리뷰

Brain Interview |하이브리드 전문가 비벡 바이댜(Vivek Vaidya) 프로스트앤설리번 컨설턴트

기사입력 2008-08-28 06:03 |최종수정2008-08-28 06:09


●“지구온난화·유가상승… 현대차에겐 Big Opportunity”

■“전 세계 자동차 소비자들이 유지비를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찾지 않겠습니까.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현대차는 앞으로 수년간이 호기(Big Opportunity)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클린 카(Clean Car)’ 시장은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격전지’이다. 도요타,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다임러 등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저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은 대폭 줄인 ‘청정 기술’을 앞세워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미래의 성장시장 선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고 있다.

지구 온난화, 고유가 추세는 변화의 쌍끌이다. 지구촌의 환경. 에너지 위기에서 성장의 기회를 포착한 세계 자동차 업계는 경쟁의 무게 중심을 친환경 ‘자동차’ 개발로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 미 컨설팅 회사인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 & Sullivan)의 비벡 바이댜(Vivek Vaidya) 아태지역 자동차 부문 대표 컨설턴트와 지난 21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내년에 하이브리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인 현대차의 이 분야 경쟁력과,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친환경 개발 동향 등을 물어보았다.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성장 전략 전문 컨설팅 회사로, 세계 32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Q 맥킨지는 전사적 전략 컨설팅의 대명사로 불립니다. 프로스트앤설리반은 어떤 분야에 강합니까.

오직 ‘성장(Growth)’ 전략에 초점을 맞춥니다. 고객사의 사업 규모를 늘리는 것이 우리의 특기입니다. 소속 컨설턴트들은 모두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산업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험이 있는 ‘스페셜리스트’들입니다.

Business done
Business done by Rampant Gia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Q 전략보다는 ‘실행’이 성장을 좌우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본 완성차 업계가 대표적 실례가 아닌가요. 

통찰력(Insight)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정 산업에 정통한 2700여 명의 ‘컨설턴트(Industry-Specialists)’들은 멀리 내다보면서도 구체적인 ‘성장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이 있습니다.

▶Q 성장 전략 수립의 첫걸음은 ‘대외환경 분석’입니다. 흘려보지 말아야 할 트렌드가 있습니까. 

지구는 꾸준히 더워지고 있으며, 사람들의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는 (최근 주춤하긴 하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그리고 유가상승에 주목해야 합니다. 

▶Q 이란혁명과 중동전쟁으로 수차례 에너지위기를 겪은 지난 70년대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지구온난화 추세가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어요. 자동차시장의 두 세그먼트를 모두 뒤흔들고 있습니다. (Both these trends are shaping two different ends of the market.) (매스 마켓과 럭셔리 마켓, 그리고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Cat Conspiracy
Cat Conspiracy by Tjflex2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Q 지구온난화, 그리고 유가상승이 한국의 완성차 업계에 어떤 파급효과를 불러 오겠습니까. 

전 세계 자동차 소비자들이 유지비를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찾지 않겠습니까. 부동산발 신용경색은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현대차는 앞으로 수년간이 호기(Big Opportunity)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 규제도 더욱 강화될 겁니다. 시장별 공략 방식도 달라야 하겠죠.

Nano - The Wonder Car
Nano - The Wonder Car by SanDev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Q 미국이나 호주시장을 파고들려면 수준 높은 ‘클린카(Clean Car)’ 기술이 필요하겠군요.

유럽연합(EU)나 미국, 그리고 호주 등은 규제의 목표가 비교적 뚜렷합니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전기 자동차 개발을 유도하는 쪽입니다. 반면 브릭스(BRICS)를 비롯한 신흥 시장은 연료 사용의 효율(Fuel Efficiency)를 높이는 쪽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updated explorer
updated explorer by mikepsiaki 저작자 표시



▶Q 인도나 브라질은 어떻습니까. 

인도는 ‘자동차 엔진의 소형화(Engine Downsizing)’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소형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에 대해 물품세(Excise Tax)를 낮춰주는 방식입니다. 브라질은 에탄올과 같은 대안연료(Alternative Fuel) 사용이 활발한 편입니다. 태국은 친환경과 연료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 에코 카(Eco-Car) 프로젝트를 최근 발표했어요.

Eco-car
Eco-car by Carmelo Aquilina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Q 현대차는 내년 하이브리드 제품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미국시장에 언제쯤 진입하게 될까요.

2009년이나 2010년입니다. 오는 2012년, 4만8000대 가량을 생산해서 국내에서 1만5000대 가량을, 나머지는 미국시장에 판매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의 승용차 시장의 1%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봅니다.

Opel Flextreme
Opel Flextreme by gmeurop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Q 하이브리드는 아직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가 버티고 있습니다만. 

하이브리드는 미 경자동차 시장(Light Vehicle Market)의 2% 가량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도요타도 최근 흥미로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프리우스를 미시시피주에서도 생산할 것이라는 발표가 그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일본에서 들여와 판매했습니다. 

Google street view car at Hong Kong
Google street view car at Hong Kong by mihimaru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Q 시장성이 있다는 뜻인가요.

하이브리드시장은 5년간 꾸준히 성장을 하게 될 겁니다. 모델 수도 지금보다 큰 폭으로 늘어납니다. 하이브리드의 시장 점유율이 작년 기준 1.8%에 불과했지만, 2012년 4.3%대로 상승곡선을 그리게 될 겁니다. 하이브리드에 회의적이던 완성차 업체들도, 지금은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겠죠.

▶Q 대당 가격이 아직은 고가여서 ‘매스 마켓(Mass Market)’을 형성하기에는 역부족이 아닌가요. 

프리우스가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몇 대가 팔렸는지 아십니까. 18만 1000대입니다. 혼다 시빅, 도요타 캄리와 하이랜더, 포드 이스케이프의 하이브리드 버전이 모두 매달 수천대씩 팔리고 있습니다.

▶Q 유럽 업체들은 하이브리드보다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디젤에 더 주목하고 있지 않습니까.

디젤엔진은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클린 디젤(Clean Diesel)이 친환경 차량의 패권을 놓고 하이브리드와 한판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NDK Triton + VW Lupo
NDK Triton + VW Lupo by eriksjo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Q 메르세데스-벤츠가 공을 들이고 있는 수소 전지의 성공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수소자동차는 가장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반영합니다. 가장 적은 오염 물질을 배출합니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이 곧 상업적 성공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고객들이 이 자동차를 구입하기 전 판매망, 판매 후 서비스, 정비, 제품생산 등 ‘가치 사슬(Value Chain)’이 구축돼 있어야 합니다.

Future: Proof
Future: Proof by tompagenet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Q 도요타는 미국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판을 뒤흔들 뾰족한 수는 없을까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시장 세그먼트(Untapped Segments)에서 경쟁해야 합니다. 때로는 기습공격도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게임의 룰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창의적 사고가 핵심입니다. (think out of the box) 

▶Q 양사의 기술 격차는 어느 정도인가요 

도요타가 프리우스를 선보인 시기가 1997년입니다. 현대차가 2009년에 하이브리드를 선보일 예정이니, 꼭 12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있습니다.

▶Q 지난 1970년대 대체에너지 개발 붐도 유가 하락으로 한풀 꺾이지 않았습니까. 비슷한 일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이 두 가지 트렌드는 자동차 산업에 되돌릴 수 없는, 깊은 충격을 줄 것입니다. 매니아들은 SUV나 픽업 트럭을 구매하겠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이들 차량을 쉽사리 선택하기 힘들지 않겠습니까.

International Scout 4x4 pickup
International Scout 4x4 pickup by Wisconsin Historical Societ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Q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대선이 코앞입니다. 오바마나 맥케인 집권 후 달라질 점은 없을까요. 

누가 대통령이 되도 미국의 환경정책과 규제는 (부시 행정부에 비해) 더 친환경적 색채를 띠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영환 기자 (blade@ermedia.net)

이코노믹리뷰 기사목록|기사제공 : 이코노믹리뷰

신고
Car - a History of the Automobile 상세보기
Jonathan Glancey 지음 | Carlton 펴냄
Company |자동으로 벨트 조이고 속도 줄이고 살아 움직이는 야생동물이었다
이코노믹리뷰|기사입력 2008-01-03 06:12 |최종수정2008-01-03 06:24


벨라 바레니(Bela Barenyi). 자동차 기술 개발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천재 기술자이다. 지난 1940년대 메르세데스벤츠에서 근무하던 그는 자동차 충돌의 충격을 흡수. 운전자를 보호하는 ‘크럼플 존(crumple zone)’을 창안해 자신의 이름을 세계 자동차사(史)에 남긴 주인공이다.차체는 무조건 강해야 한다는 상식의 파괴가 그의 장기였다. 하지만 창의적인 발상의 소유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 그가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최근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안전 기술의 눈부신 발전상에 감탄을 발하지 않았을까. 중국 상하이에서 비행기로 두 시간 거리인 주하이.홍콩이 지척인 이곳에서 지난달 13일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주최의 안전 기술 세미나와 시승 행사가 열렸다. 사고 발발을 사전에 방지하는 선제적 대응 기술(pre-safe)이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좌우할 요소로 부상하고 있음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 박기자, 속도를 높일 테니 정신을 차리고, 차가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 지를 느껴봐요.” 메르세데스벤츠의 테스트 드라이버이자 연구원인 ‘더크 오클’이 목청을 한껏 높인다. 지난달 13일 오후, 중국 광둥성 주하이 공항 활주로에서 진행된 시승 행사는 첨단 안전기술의 경연장이었다.

첫 번째 시승 차량에 올라 시속 200여㎞로 질주하자 안전벨트가 저절로 감겨든다. 그리고 좌석 시트가 몸을 좌우에서 감싼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운전자 피해를 줄이는 것이 지금까지의 접근방식이었어요. 하지만 안전기술은 이제 선제적 대응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독일어와 영어, 프랑스어 등 3개 나라말을 구사한다는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운전자의 감(感)의 한계를, 컴퓨터로 작동하는 전자식 기계 시스템으로 보완, 사고를 미리 막는다는 것. 시승 차량(S600) 계기판에 장착된 디스트로닉 플러스는 사고 예방의 주춧돌이다. 승용차가 한 대 끼어들자 계기판에 자동차 모양의 물체가 바로 잡힌다.

그리고 안전벨트가 저절로 몸을 휘감는다. 앞차와의 거리가 더욱 줄어들자 경보와 더불어 차량 속도가 감소한다.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야생동물을 떠올리게 한다. 곧이어 백미러 한 구석에서 점등되는 붉은 불빛. 사각 지대에 위치해 운전자가 살필 수 없는 차량의 접근을 알려주는 신호라고.

바로 ‘블라인드 스폿 어시스턴트(Blind Spot Assistant)’ 기능이다. 오후 2시, 바스 플러스(BAS Plus: Break Assistance System)가 장착된 차량(S350)에 탑승했다. 활주로를 십여 초 가량 달리자 갑자기 전방에서 어린아이 모양의 형상이 튀어나온다. ‘끼이익~’, 급브레이크를 힘껏 밟았으나 이미 이 표식을 지나쳐 버린 뒤다.

80km로 내달린 후의 급제동이었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대형 사고가 불가피했다. 두 번째 주행에서는 바스 플러스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같은 속도로 달리다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자 이번에는 승용차가 사고 지점 4m 전방 앞에서 정확하게 멈춰 선다. 작동방식은 비교적 간단하다.

차 앞에 설치된 레이저를 쏘아 어린아이와 차량의 거리, 그리고 80km로 내달리는 자동차를 세우기 위한 브레이크의 압력을 계산한다. “전문가들이 독일의 교통 사고 현장을 조사해보니 여성들은 대개 브레이크를 약하게 밟아, 피할 수도 있던 사고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테스트 드라이버의 설명이다.

남성들은 자신의 운전능력을 과신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 시스템으로 사고 가능성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용처는 다양하다. 주택가 도로에서 공을 좇아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어린아이들, 그리고 적재화물을 종종 고속도로에 떨어뜨리는 화물 트럭에 대비한 안성맞춤형 장비다.

차 세울 수 있는 브레이크 압력 계산

차량의 앞뒤에 각각 4개씩 장착돼 있는 레이더 시스템이 사고 예방의 주춧돌이다. 운전자의 눈에 비유될 수 있는 이 장비는 항상 운전자 주변의 미세한 변화를 놓치지 않고 포착한다. 그리고 운전자의 순간 대응만으로 사고를 피하기 힘든 상황에서 수호천사와 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도 차량의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또 다른 핵심 장비. 오후 3시,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날아온 테스트 드라이버는 운전대에 한 손가락만 걸친 채 물로 흠뻑 젖은 곡선 주로를 솜씨 좋게 움직인다. 코스주행을 한 차례 마친 뒤 그는 이 장치를 껐다.

그리고 같은 코스를 재차 달리는데, 승용차가 한쪽으로 밀려나가며 중심을 잡지 못한다. 급기야는 빗길에 미끄러져 한 바퀴를 빙그르르 돌더니 도로에서 이탈했다. “자동차는 단순히 운전자의 의지대로만 움직이는 기계 덩어리가 아닙니다. 살아 있는 야생 동물처럼 예기치 않은 상황에 본능적인 대응(instinctive vehicle response)을 할 수 있는 똑똑한 지능형 도우미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이날 시승회에 앞서 안전 기술 교육을 담당한 리처드 크뤼거 메르세데스벤츠 안전담당 매니저의 설명이다. 안개가 끼거나 비나 내리는 날이면 빛의 세기와 투사 범위를 달리하는 헤드 램프, 야간에 보행자를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투시 장비, 부피는 작으면서 효율은 높은 LED램프도 안전 주행의 또 다른 주춧돌이다.

운전대 진동으로 경보 발할 수도

미래형 차량 개발도 진행형이다. 중앙 차선을 침범하는 운전자는 종종 대형 사고의 방아쇠 역할을 한다. 이들을 상대로 운전대의 진동으로 경보를 발하는 차량도 개발 중이라고. 운전자가 졸음 운전으로 진동을 느끼지 못할 경우 계기판에 내장돼 있는 컴퓨터 시스템이 차량을 원위치로 다시 돌려보낸다.

속도 제한을 비롯한 주변의 교통 표지판 표식, 신호등의 신호를 파악하는 일은 기본이다. 자동차들의 상호 교신시스템도 개발중이다. 교통 혼잡, 사고 현장 관련 정보를 공유하거나, 통신을 통해 차량 간 충돌 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50년대부터 안전 기술 개발을 선도해왔다. 충돌 사고의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플 존(crumple zone), 그리고 ABS 등은 모두 이 회사의 작품이다. 자동차 사고 현장에 전문가들을 파견해 자료를 수집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반영해왔다. 현재 자동차 안전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는 인력만 350여 명.

세계 최대 규모다.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가 100여 명 정도로 추정된다고 하니, 이 분야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 회사가 안전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배경은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신흥 시장은 양날의 칼이다. 연간 사고 건수의 20% 정도가 중국과 인도 두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 이 지역의 자동차 보급 대수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점은 기회이지만,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위기이다. 차량의 안전성이 브랜드 가치를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후발 주자들이 격차를 점차 좁혀오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 기술은 경쟁 기업들을 멀찌감치 따돌릴 비기(秘技)로 부상하고 있다. 이 회사의 크뤼거 안전담당 매니저는 “지난 70년대 안전벨트를 연구하던 연구원들은 지원자를 구하지 못하자, 스스로를 충돌 실험의 대상으로 삼았다”며 눈물겨운 개발기를 털어놓기도.

또 다른 관계자는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는 “첨단 기술이 한국에서는 안전법규 미비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현대기아차의 기술 개발 속도에 보조를 맞추는 경향이 있다”며 언짢은 속내를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주하이(중국) =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신고

BMW 그룹, 미래 장기 전략 발표


- 기업 가치 증진을 위한 장기 전략 발표, 새로운 수익과 성장 목표 수립

- 2012년까지 60 유로 절감효과 달성 위한 효율적 프로그램 가동

- 새로운 두개의 사업부문 신설 보드멤버 선임

 

BMW 그룹은 27 뮌헨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성공적인 미래를 위한 그룹 재정비 전략 발표했다. BMW 그룹의 노버트 라이트호퍼 회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장기적 관점에서 수익성과 가치 증진을 위해 BMW 그룹을 지속적으로 정비할 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프리미엄 자동차업체인 BMW 그룹의 2020년까지의 전략은 다음과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동차부문 매출 대비 이익률 8~10% 달성

새롭게 발표된 BMW 그룹의 미래 전략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성공과 독자성을 확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BMW 그룹은 2012년까지 자동차 판매를 180만대로 끌어올리고, 같은 기간 동안 모터사이클 판매는 50% 증가한 연간 15만대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버트 라이트호퍼 회장은 단순히 판매 대수를 늘리는 것보다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자기 자본 이익률 향상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이라고 말했다.

BMW 그룹은 자동차분문에서만 2012년까지 자본이익률 26%, 매출 대비 이익률 8~10% 달성할 계획이며, 2020년까지 200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60 유로 절감효과 달성 위한 효율성 제고 프로그램 가동

BMW 그룹은 성과 향상과 원가 절감을 위해 전사적 차원의 효율성 제고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라이트호퍼 회장은 이를 통해 “2012년까지 60 유로 비용절감 효과를 달성할 이라고 강조했다. 효율성 제고 프로그램은최소의 투입으로 최대의 결과 창출(More output for less input)이라는효율적 역동성(EfficientDynamics)’원칙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미 BMW 자동차 개발에 성공적으로 적용된 있다.

 또한 BMW 그룹은 신모델 개발과 새로운 시장 개척뿐 아니라, 제품 수명 주기 연구와 자동차 산업내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프리미엄 자동차 분야 집중 전략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BMW 그룹은 모든 비용 구조를 점검, 지속적인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자동차 대당 들어가는 개발, 생산, 판매 관리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생산성을 연간 5% 이상 높인다는 계획이다.

 

자연적 헤지(Natural Hedging) US달러 보유량 확대

BMW 그룹은 환율 변동에 대비해 US달러 보유량을 늘리는 한편,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의 연간 생산량을 현재 14만대 수준에서 24만대로 늘리고, 옥스포드 MINI 공장 생산규모를 26만대, 중국 공장을 3만대에서 44천대로 증대시키는 등의 자연적 헤지(Natural Hedging) 방어 정책을 전략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까지 X1, Gran Turismo, MINI SAV, Rolls-Royce Coupe 출시 예정

BMW 그룹은 제품의 독창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모든 신모델에 모듈 시스템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까지 새롭게 선보일 BMW 모델은 최근 프랑크프루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X6 함께 BMW SAV(Sports Activity Vehicle) 라인업을 완성시킬 X1, CS 컨셉카에 기반한 4도어 그란 투리스모 등이다. 또한 기존의 공간 기능성 컨셉을 벗어난 매우 독창적인 세단인 PAS(Progressive Activity Sedan)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단의 기준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밖에도 MINI SAV 모델과 롤스로이스의 새로운 쿠페도 소개될 계획이다. 또한 BMW 모터라드와 허스키바나 모터사이클 브랜드 모델 라인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라이트호퍼 회장, “인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BMW 그룹은 기업의 성장을 위해 기업을 인수하거나 4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BMW 비전과 가치에 상응하고 수익성을 보장하는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자동차 브랜드를 찾기가 쉽진 않으나, 그러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

라이트호프 회장은원칙적으로 인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 “전략적 관점에서 잠재적 인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세워놓고 언제든 필요할 빠르게 움직일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덧붙였다.

 

주주배당금 지급 비율 확대

BMW 그룹은 기업 전략 재정비에 따른 장기적 성공을 확신하며 주주들의 배당금 지급 비율을 확대할 것이며 자사주 매입 실행 옵션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개의 사업부문 신설

한편, BMW 그룹은 기업 전략 재정비의 일환으로, 2007 10 1일부로 기업과 브랜드 개발(Corporate and Brand Development) 부문과 구매 협력업체 네트워크(Purchasing and Supplier Network) 부문에 보드멤버를 새롭게 선임한다. 사업 부문은 기존 기업 전략 수립 책임자인 프리드리히 아이히너(Dr. Friedrich Eichiner) 현재 BMW 모터라드를 이끄는 헤르베르트 디에스(Dr. Herbert Diess) 각각 총괄하게 된다. 아울러 기존에 BMW 그룹의 마케팅과 세일즈를 총괄했던 마이클 가날(Dr. Michael Ganal) 재무 부문을, 재무 부문을 담당했던 슈테판 크라우제(Stefan Krause) 세일즈 마케팅 부문을 각각 바꿔서 총괄하게 된다. 

 

*       *       *

 

 


신고
Management |도요타 리엔지니어링 주도한 日 컨설턴트에게 듣는다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9-11 19:42 | 최종수정 2007-09-11 19:54


“현대차 勞使, 도요타 다쿠미(장인(たくみ))정신 배워라”
다카야마 야스오 컨설턴트는 마치 사무라이를 떠올리게 한다. 짙은 눈썹에 또박또박 끊어 말하는 어투가 영화속에서나 볼 법한 영락없는 일본 무사에 가깝다.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오마에 겐이치’일본 맥킨지 전 사장을 ‘스타 컨설턴트’일지는 모르지만 팀워크를 모르는 ‘2류’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한다. 이러한 자신감의 원천은 바로 도요타다. 그는 지난 1990년대 일본 도요타자동차 위기극복의 현장을 속속들이 지켜본 당사자다. 당시 도요타자동차의 오쿠다 신임 회장은 “변하지 않는 것은 악”이라고 선언한뒤, 그를 비롯한 외부 컨설턴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한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도요타로서는 파격적인 변화의 서곡이었는데, 그는 일본 각 지역을 도요타 영업사원들과 함께 발로 뛰며 판매 조직의 재편을 주도했다. 지난 2일 광화문에 위치한 이 회사 회의실에서 다카야마 비콘코리아 부사장을 만났다. 현대차 임단협 관련 질문은 서면으로 대체했다.

“임단협 타결은 현대차 노사가 대립적 노사관계를 극복하고,
상생의 문화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현대차 노동조합은 스스로 변화에 적응해 나갈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이번에 입증했습니다.”

다카야마 야스오라는 이름이 아직 국내에는 생소합니다. 오마에 겐이치와 스스로를 견주면 어떻습니까.

한국에서도 그가 널리 알려져 있나보죠. 오마에 겐이치는 일본에서도 개인 컨설턴트로 높은 명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의 강의를 한두 차례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강의를 많이 하기로 유명합니다.(웃음) 하지만 같은 컨설턴트로서 그를 일류라고 평가하기는 솔직히 어렵습니다. 스타 못지않게 팀워크 또한 중요합니다.

그는 한국 정부 정책에도 서슬 퍼런 비판을 하는 독설가인데요. 자신을 2류라고 한 걸 알면 화를 내지 않을까요.

그는 일본 맥킨지를 이끌면서 명성과는 달리, 이렇다 할 매출 증가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습니다. 20억엔 정도를 했었나요. 맥킨지를 비롯한 글로벌 컨설팅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서는 고전을 하고 있는데, 그는 스타 컨설턴트이기는 했지만 이러한 상황을 되돌리는 데 실패했습니다. 고객사 컨설팅 사례를 저서를 통해 낱낱이 공개하는 것도 저로서는 솔직히 잘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경영 컨설턴트로서, 당신은 어떤 업적을 남겼습니까. 주로 자동차 업체들을 지도해 오셨죠.

도요타자동차는 올들어 세계 최대의 자동차업체에 등극했습니다. 미국의 GM을 드디어 따돌렸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도 지난 90년대 위기감이 팽배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당시 오쿠다 회장은 변하지 않는 것은 악이라고 선언하고, 개혁의 고삐를 바짝 죄었습니다.

그 자존심 강하던 도요타가 제게 도움을 요청했지요. 오쿠다 회장은 이때를 전후해 좋은 것이면 무엇이든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지요. 제가 운이 좋았던 셈이죠. 회사 직원들의 직무, 정신 교육과 더불어 판매 거점 전략을 다시 설계했습니다. 도요타가 최대 자동차업체로 등극한 데는 제 공도 조금 있지 않겠습니까.(웃음)

인터뷰와 관찰, 서면조사 등을 통해 도요타의 문제를 철저히 파헤쳤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계시는군요. 무엇보다 이 회사 영업조직이 문제였어요. 같은 지역에서 두 개 이상의 도요타 영업조직이 이전투구식 경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혼다, 닛산을 비롯한 경쟁사들과 판매경쟁을 해야 하는데 엉뚱하게도 우군과 소모전을 벌이고 있었죠. 고객을 대하는 일선 영업사원들의 태도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는 고정관념이 그들의 뇌리 속에 꽉 박혀 있었습니다.

도요타자동차는 당시 ‘대기업병’에 빠져 있다는 자성이 높았다고 하죠.

당시 컨설턴트라는 계급장을 떼어버리고, 현장에서 영업사원과 동일한 방식으로 고객을 대하며 그들의 문제점을 분석했습니다. 아주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웃음) 하루는 남성 고객이 영업장을 방문해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영업사원이 그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고객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이는 일본식 인사를 하고 난 후였습니다. 영업사원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며, 볼멘 소리를 했습니다. 저는 항상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주문을 했습니다. 컨설턴트들이 고상한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를 현장에서 포착하는 일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이 일본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도요타만의 경쟁우위 요소라고 할 만한 것이 있습니까. 혹자는 유연생산시스템을 꼽기도 합니다만.

린(Lynn) 시스템이요? 한 개의 조립라인에서 여러 모델을 제조하는 역량에 관한한, 이 회사 근로자들은 분명 탁월합니다. 하지만 서점에 한번 가보세요. 도요타자동차의 경쟁력을 분석한 간행물 출간이 지금 이 순간에도 봇물을 이룹니다. 도요타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도 얼마나 많습니까.

이러한 생산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기업들은 많습니다만, 이 모든 기업이 세계 1위가 될 수는 없습니다. 복제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것을 도요타만의 기업 문화라고 봅니다. DNA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좀 진부한가요.(웃음)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도요타 직원은 종종 사무라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 회사 DNA의 핵심은 일본 정신인가요.

글쎄요. 도요타 직원들이 자신들을 조립라인에 선 사무라이로 보는 시각에 동의할지는 의문입니다. (웃음) 그들은 스스로를 ‘촌놈’에 비유합니다. 본거지인 나고야에서, 마치 농부가 밭을 매듯, 요령을 피우지 않고 묵묵하게 일을 하는 바로 이 뚝배기 같은 태도가 오늘의 도요타자동차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그들에겐 매우 강하죠. 그들은 스스로를 장인을 뜻하는 ‘다쿠미’로 부릅니다. 애사심도 매우 강합니다. 노사가 상생(相生)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현대차도 10년 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습니다. 도요타와 같은 상생의 노사문화가 정착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이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그는 ‘고레와 이포크(epoch)다’라고 표현했다. ) 노사 양측이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극복하고, 상생의 문화로 나아가는 시대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현대차 노동조합은 스스로 변화에 적응해 나갈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이번에 입증했습니다.

(정몽구 회장의 공판 등)이런저런 변수들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타결안을 결코 폄하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내년에 다시 파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작은 변화의 조짐을 흘려보낼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매년 분규를 겪다 올해 노사가 전면충돌을 피하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줬습니다. 봄이 온 것은 아닐지 몰라도 봄기운이 무르익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번 합의안에 비판도 많습니다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일본자동차 업계는 기본급을 가급적 현 상태로 유지하고, 성과급을 탄력적으로 올리거나 내리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이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현대차 노동조합이 이번에 임단협에 전격 동의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파업이 연례행사가 되다시피 했는데요.

일본자동차 업계도 지난 90년대 강성 노조로 바람잘 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거짓말처럼 잠잠해졌습니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을 겪으면서 자칫하다 일본 자동차업계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노사 양측이 뼛속 깊이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다투기보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지 고민했습니다. 미 디트로이트의 ‘빅3’가 위기를 겪고 있고, 일본 업계는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도 일말의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았겠습니까.

혼다, 렉서스가 한국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도, 무분규 타결에일조를 한 셈이 됐습니다.

그런가요.(웃음) 최근 혼다 본사의 중역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는 한국시장에서 혼다가 선전하고 있는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한국 내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한국시장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판매가 부진한 편인데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인가요.

일본에서 현대차가 팔리지 않는다고 해도 현대 경영진이 그다지 상심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웃음)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아무래도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 보니, 일본 소비자들을 사로잡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일본의 경우 도요타, 혼다, 그리고 닛산 순으로 브랜드가 강력한 편입니다.

일본 소비자들은 싸다고 해서 차를 구입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싼 제품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지만 주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판매망이나 서비스망, 그리고 환경 변화에 대처해나가는 역량이 아직까지 일본 업체들에 비해서는 한수 아래라고 봅니다.

렉서스가 도요타의 브랜드 제고에 한몫을 하지 않았습니까. 현대차도 제너시스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무엇을 해야 할까요.

도요타의 오쿠다 전 회장 얘기를 잠시 하지 않을 수 없군요. (제가) 판매 거점 재편성과 더불어 이 회사 직원들 교육을 담당했는데, 당시 경영진이 요구한 바는 명확했습니다. 위기의식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라는 주문이었습니다. 모든 교육프로그램이 이런 방향으로 운영됐습니다.

잃어버린 10년 동안 일본 내수시장은 얼어붙어 있었고 도요타의 판매실적도 정체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당시 렉서스 프로젝트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자칫하면 회사가 흔들리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끊임없이 주지시켰습니다. 오쿠다 전 회장은 바로 이 점을 제게 요구했습니다.

제너시스가 미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끝장이라는 위기의식을 최고경영자가 고취해야 합니다.

도요타의 종신고용제를 노사 간 평화의 주춧돌로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글쎄요. 일본도 장기 불황을 겪으면서 종신고용제도가 많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도요타나 캐논 같은 기업들은 여전히 이 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종신고용 관행이 노사 간 분쟁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지는 좀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 기업인들은 도요타로부터 또 어떤 점을 배워야 할까요.

최고경영자가 전사적인 문제의 이니셔티브를 움켜쥐고 있되 권한은 실무자들에게 대폭 이양해야 합니다. 경영자는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실무 권한은 과감하게 이양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에는 과장급 이사, 때로는 대리급 이사가 너무 많습니다.

기업의 별이라는 이사 직함을 달고서도 아무런 권한이 없습니다. 항상 최고경영자의 재가를 얻어야 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합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의 권력이 막강하기로는 일본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상황이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의 회사원들에게서 주군의 명령에 생명마저 돌보지 않는 사무라이들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만,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의 긴 터널을 거치면서 많이 변했습니다.

임원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시스템이 정착되가고 있습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데빈 네들러 교수가 이러한 내용을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미국은 이러한 시스템을 거의 20년 전에 정착시켰으며,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거치면서 서서히 변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앞으로 바뀌어 나가겠지요.

도요타는 올해 초 속도 조절론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호시절에 위기를 말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지금으로부터 13~14년 전이었죠. 도요타의 오쿠다 전 회장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10%를 점유하겠다고 선언하자 모두들 실현가능성을 믿지 않았습니다. 저 같은 컨설턴트들조차 회장이 농담을 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도요타의 덩치는 GM의 3분의 1 수준이었습니다.

변화의 자양분이 바로 위기입니다. 올해 초 위기를 강조한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너무 빨리 가다보면 탈이 날 수 있으니, 속도를 늦추고 스스로를 되돌아보자는 뜻입니다. 양보다 질을 중시하겠다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도요타가 자칫하다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컨설턴트들의 경고를 귀담아 들은 결과입니다.

최고경영자는 매사에 시시콜콜 개입하지 말고, 바로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역시 도요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터뷰ㅣ박상기 BNE컨설팅 대표

“현대차 노사 상생하려면 포스터링 전략으로 선회해야”

“협상은 경영진이 평소 노조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입니다. 소가 닭 쳐다보듯 노조원들을 바라보다, 협상장에서 갑자기 살갑게 대한다고 해서 결코 결과가 더 나아질 수는 없겠죠.” 협상 전문가인 박상기 BNE컨설팅 사장.

그는 현대자동차 노사가 대립의 시대를 청산하고, 상생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조건을 묻는 질문에 사측 책임론을 강조한다. ‘위협’을 협상전략으로 활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꾸준한 회유와 설득을 중시해야 하는데, 협상학 용어로는 이러한 전략을‘포스터링(fostering)’이라고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

벽안의 외국계 기업 사장들이 노조원들과 어울려 막걸리를 마시고, 개인 기념일을 챙기는 것도 포스터링 전략의 일환이다. 그는 한국 기업의 경우 오너가 전문 경영인에게 노사문제 협상에 관한 전권을 위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닉 라일리 GM대우 전 사장이 재계의 히딩크로 불리며 성공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성공할 수 있던 이유도 바로 노사문제를 재량껏 다룰 수 있는 권한 덕분이었다는 것.

“협상장에서 윗선의 뜻에 따라 사측 대표가 수시로 바뀌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노동조합도 이러한 약점을 효율적으로 파고듭니다. 내 패를 상대방(노조)이 훤하게 파악하고 있는데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박 사장이 보기에 올해 현대차 노사 양측이 분규 없이 임단협을 타결하게 된 배경은 두 갈래다.

무엇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최근 공판이 이번 협상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했다. 판결을 앞두고 임금단체 협상을 타결지어야 한다는 사측의 절박함을 노조가 한눈에 파악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공판이 사측의 입지를 제한했다면, 세계자동차 업체의 재편 등 시장 상황은 노조에 불리했다.

이번 노사협상이, 만성적인 노사분규를 근절하는 계기가 될까. 박 사장은 상황이 노조에 썩 유리하지 않다고 진단한다. 도요타, 닛산을 비롯한 일본 업체들과의 생산성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염려에서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과거 유연생산 시스템을 도입한 초기, 숱한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생산방식이다 보니, 현장 근로자들이 작업 지침서를 붙여놓고 참조해가며 조립을 해야 했습니다만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매뉴얼을 보지 않고도 능숙하게 여러 모델을 한 라인에서 척척 만들어냅니다.”

불리한 환경이 노조의 입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조립라인에서 여러 모델을 조립하는 유연생산 시스템을 아직 국내에서는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일본 업체들이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으며, 중국 업체들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빅3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감이 고조될때가‘포스터링 전략’을 실천해나갈 적기라고 그는 강조했다. “단시 성과를 위해 노무사나 변호사 등을 동원해 근로자들에 대한 ‘위협’을 협상 전략으로 채택했다 파업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현대차도 이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신고


“우리는 글로벌 통합기업으로 간다”


루 거스너 IBM회장이 지난 93년 부임해 처음으로 한 조치는 무엇일까. 바로 사내 경영위원회(MC)를 해체한 조치였다. 분야별 최고 실권자들이 머리를 맞대 의사 결정의 리스크를 줄이자는 창설 의도는 훌륭했으나, 늘 그렇듯 기구 성격의 변화가 문제였다. 실력자들이 물밑 조율을 끝내고 합의만 하는 기구로 전락했던 것.

그는 회사 분할방안을 그럴듯하게 포장해온 투자은행 직원들도 모두 회사에서 내보낸다. 자사의 가장 큰 강점은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회사의 규모와 더불어, 서로 이질적인 분야를 조율해 고객사들에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흔들리지 않은 믿음을 반영한 조치였다.

제프리 이멜트 GE회장도 비슷하다. 그는 잭 웰치 시절 비대해진 GE파이낸스를 분할했다. 평소 규모야말로 성장의 주춧돌이라는 자신의 지론을 뒤엎는 조치로 해석됐다. 파이낸스가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다보니 통제가 어렵다는 현실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로스차일드는 설명한다.

두 사람 모두 겉으로는 분권을 강조했으나, 실상 권력 누수를 막고 개혁의 고삐를 죄는 수순을 밟아나갔던 것. 권한의 집중은 이들 회사의 근간을 흔드는 위기상황 덕분에 가능했다. IBM은 그룹의 캐시카우이던 메인 프레임의 수익이 뚝뚝 떨어져 가던 상황이었으며, 제프리 이멜트는 취임한 지 불과 나흘만에 9.11사태가 터져 전세계경제가 급랭했다. 삼성그룹도 비슷한 맥락이다.


반도체 부문의 수익률 급락으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고나면 발표되는 인사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 1일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박종우 사장을 삼성테크윈의 디지털 카메라 사업부문장으로 겸직 발령했다. 삼성테크윈은 조직을 주력인 카메라 사업부문과 정밀기계로 나눴다.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기도 성남에 있는 개발부문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으로 옮겼다.

또 이에 앞서 삼성SDI의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장에 삼성전자 기술총괄인 김재욱 사장을 임명했다. 삼성전자 사장들이 삼성테크윈과 삼성SDI의 핵심 사업을 총괄 지휘하게 된 것. 황창규 반도체 총괄사장이 담당해왔던 메모리 사업부장직도 조수인 부사장에게 일임한 바 있다.

삼성이 지향해나갈 지점은 어디일까. IBM의 샘 팔미사노 회장은 자사를 세계 유일의 GIC로 부른다. 전 세계적으로 통합된 기업(Globally Intergrated Company)의 약자이다. 각 지역 거점별로 가장 잘하는 분야를 담당하게 하겠다는 뜻이다. 지역별 자회사들이 마케팅부터 판매, 생산 등을 담당하던 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company)은 역사의 유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제프리 이멜트 GE회장도 11개 사업부문간의 긴밀한 협조를 강조하고 있다. 양쪽 모두 강력한 통제가 조직운영에 필수적인 구도인 셈이다. 박재흥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는 “조직 전체를 통합의 시스템으로 보는 동양적 사고방식이야말로 경쟁우위의 원천”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의 통합바람의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의 움직임도 이와 다르지 않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신고
News Focus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신중 또 신중 …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6-07 09:39


그가 있어 투자자는 안심한다

젊은 경영자들은 때로는 격렬했다. 실리콘 밸리에 있는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거듭 논쟁을 벌였다. 명문 스탠퍼드대 출신의 벤처기업가들은 당시 혈기 방장한 20대 후반의 나이였다. 세계 인터넷 산업의 역사를 송두리째 뒤흔들 아이디어들을 끊임없이 쏟아내었다.

“세상에 불가능한 일 따위란 이들에게는 없는 것 같아 보였다.” 지난 4월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돌아간 구글 황정목 웹마스터가 털어놓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래리 페이지에 얽힌 일화다. 물론 지금은 자가용 제트기를 몰고 다닐 정도로 잘나가는 스타경영자들이다.

하지만 어디 재주(財主)나 패기만으로 만사를 풀 수 있었을까. 지난 2001년 이 회사에 합류한 에릭 슈미트회장. 그는 20대 후반의 대학원생들이 창업한 벤처기업을 향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말끔히 지워버린 일등공신이다. 구글은 슈미트가 합류한 그 달에 처음으로 분기흑자를 기록했다.

이후 단 한차례도 분기 실적이 악화된 적이 없다. 한나라의 창업군주인 유방이 행정의 달인인 소하를 만난 격이다. 그런 그가 지난 주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해 높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국내의 한 공중파 방송이 주최한 모바일 콘텐츠 관련 행사에 연사로 참가하기 위해서이다.

대선 후보들이 대거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 그는 단연 화제의 인물이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영어로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등 주위의 반응이 뜨겁다 보니 기자 간담회에도 이례적으로 20분 이상 늦었을 정도. 특히 구글 제국의 영의정격인 그가 쏟아낼 발언에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하지만 정작 기자 회견은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었다’는 평가다. 원론적인 답변을 되풀이하거나, 민감한 대목에서는 아예 구글코리아 사장(director)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야후 인수 움직임을 묻자, “우리는 경쟁사와 비교하지 않는다”는 식이다.

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최고기술CEO, 그리고 노벨의 경영자 출신인 그는 속이 깊고, 스스로를 잘 드러내지 않는 ‘과묵한’ 인물이다. 직설 화법을 피하고, 대화 중에 중의적인 말들을 주로 구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날 간담회는 역설적으로 그가 이 회사에서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을 가늠하게 했다. 시종일관 튀지 않고, 스스로를 낮추었다. 또 날카로운 질문을 비껴 가는 그의 노련함은 역설적으로 안정감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이 그를 선호하는 배경을 가늠하게 했다.

아들 뻘의 창업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원동력이기도 하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신고
Company |글로벌 기업은 왜 포스코를 노리나

이코노믹리뷰 | 기사입력 2007-05-31 22:57


포 스코·현대제철을 비롯한 국내 철강 업계가 난데없는 인수합병설에 휩싸였다. 지난해 세계 철강업계를 이끄는 거대 기업간 합병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아르셀로-미탈이 소문의 진원지인데, 시장에서는 그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인수합병 시나리오의 현실성을 분석해보았다. <편집자주>

“더 이상 철강업계에서 배울 게 있을까요. 6시그마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혁신 기법을 생산 현장에 접목한 것도, 결국 이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출신의 한 경영 컨설턴트의 말이다.

수년 전 자신을 마치 하청업체 직원 다루듯 대하던 한 철강 회사 직원들의 태도는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큰 덩치에도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혁신 기법을 과감히 받아들여 체질을 바꿔온 것은 평가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그가 말한 이 회사가, 바로 포스코이다.

그의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 회사의 뛰어난 생산성은 높은 영업이익률에서도 확인된다.

포스코는 지난해 영업이익 3조8900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20%에 달해 세계 철강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생산성 향상의 깃발을 들고 변화를 추진해온 결과이다.

이 거대 기업은 하지만 요즘 바다 건너서 들려오는 소문에 한때 주가가 요동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소문의 진원지로 추정되는 곳은 연간 철강 생산량 1억여 만톤을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업체인 ‘아르셀로-미탈’. 지난해 세계 1, 2위 업체 간 합병으로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주인공이다.

소문은 이렇다. 경쟁사인 아르셀로를 인수하는 데 성공한 ‘락시미 미탈(Lakshmi Mittal)’회장이 이번에는 공격의 물꼬를 아시아의 철강 업체로 돌릴 것이라는 내용이다.

포스코가 주요 표적이다. 현대제철도 피인수 후보 대상 명단에 올랐다는 입소문도 시장에서는 무성하다.

포스코의 세 배 가량의 연간 생산량을 자랑하는 이 공룡 기업이 국내 철강 회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또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로 옮겨질 가능성은 과연 있는 것일까. 이견이 엇갈리지만, 해당 기업들은 일단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넌다는 태세다.

윤석만 포스코 사장은 지난 20일 서울여의도 한강시민 공원에서 열린 한 마라톤 행사에 참석해 “(포스코와의) 지분 교환 등 전략적 제휴를 희망하는 업체가 3~4곳 더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호 관계에 있는 기업들과 자사주를 교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겠다며 백기사 활용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합병 시나리오를 적어도 허무맹랑한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방증이다. 익명을 요구한 컨설팅 부문 전문가들의 견해도 비슷하다.

아르셀로-미탈로 대표되는 유럽 철강 업계는 아시아 시장 공략의 깃발을 높이 쳐들어야 하는 절박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포스코 인수설도 일종의 애드벌룬 띄우기일 수 있다.

포스코는 동방전략의 최적 파트너
대표적 굴뚝 산업인 철강분야는 적어도 유럽의 경우 정부 보조금이라는 산소 호흡기를 떼면 생존이 불가능한 병자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신흥 시장 강자들의 글로벌 무대 합류로 철강 산업은 수익성 높은 효자부문으로 거듭나며 달라진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유럽 철강업계 부활의 일등 공신은 물론 중국이다. 가파른 성장 속도로 철강 수요가 폭증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높아진 덕분이다.

지난 2001년 톤당 불과 200달러가량이던 열연 코일은 2004년 한때 600달러 벽을 돌파하기도 했다. 유럽 철강 산업의 강자들은 호기를 놓치지 않았다.

과잉설비를 털어내고, 내실을 다졌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산단가 인하 등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원료 공급자들과의 협상력도 꾸준히 다져왔다.

지난해 생산량 기준으로 전 세계 철강산업 1, 2위 업체인 미탈과 아르셀로의 합병은 이러한 움직임의 완결판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미탈의 아르셀로 인수로 이 지역 업체들의 인수합병붐도 어느 정도 일단락됐다는 점. 하지만 철강업체 간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덩치를 더욱 늘려나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제는 포문을 아시아로 돌릴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락시미 미탈 회장도 굳이 이러한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두 회사 간의 합병으로 아시아시장 활동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With the combined force, We will be able to accelerate our presence in Asia).”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시아 시장을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포스코가 거론되는 배경은 무엇일까.

국내 컨설팅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포스코의 높은 생산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주로 중저가 철강 상품을 생산해온 미탈의 낮은 생산성을 해결할 수 있는 회심의 카드라는 설명이다.

아르셀로-미탈은 연간 생산량을 2억 톤까지 늘려 나간다는 방침인데, 아시아 철강 업체의 인수는 이른바 동방정책의 ‘화룡정점(畵龍頂點)’인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의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도 이러한 발걸음을 더욱 재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철강 산업의 유망 시장이자, 화약고이기도 하다.

최근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의 중국 증시 급락 경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경기의 하강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

중국의 바오철강이 내수 감소분을 수출을 통해 만회하고자 수출물량을 대폭 늘릴 경우 각국의 철강 산업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한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도, 일본의 신일본제철도 인수합병 대상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며 “아직 국내에는 포이즌 필을 비롯한 경영권 보호 장치가 도입되지 않고 있어 이러한 시도를 막을 특별한 수단도 없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세계에 부는 인수합병 붐

“중동국가들도 성장동력 확보 분주”

신흥 시장의 기업들이 국제무대의 큰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그리고 중국 등이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면서 이 지역의 다국적 기업들이 유럽이나 미국의 글로벌 기업 쇼핑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브랜드의 열세를 만회하고,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얻기 위한 포석이다.

철강은 물론 화학, 심지어는 항구 매입에도 나서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의 약진도 눈여겨볼 만하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두바이 국적의 한 기업은 영국에서 가장 큰 항구를 사들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화학 업체인 ‘사빅(Sabic)’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영국의 자존심으로 통하던 화학회사 테시디(Teesside)의 플라스틱 공장과 에틸렌 설비를 인수한 것이다. 중동지역의 지도자를 뜻하는 쉐이크들은 자신들의 비전을 오일달러로 뒷받침하며 열사의 사막 한복판은 물론 해외에도 장기 성장의 ‘주춧돌’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신고
Company |현대차가 ‘굿바이’를 美 광고대행사로 선정한 까닭은

[이코노믹리뷰 2007-05-24 10:54]


낮은 브랜드 이미지 Good bye?

‘신은 세밀한 부분에 깃들어 있다. (God is in the details).’ 세계적인 건축가인 독일의 ‘미스 판 더 로에’가 남긴 유명한 경구이다. 섬세함이 조형물의 예술성을 좌우한다는 뜻인데,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 만회에 여념이 없는 현대자동차가 유념해야 할 경구가 아닐까.

현대자동차는 최근 미 자동차 시장판도를 뒤흔들 대대적 공세를 준비 중이다. 이 회사 미국 판매 법인(Hyundai Motor America)은 다음달부터 미 소비자들을 상대로 공세적인 ‘이미지 광고’에 나설 예정이다.(비즈니스위크) 품질은 호평받고 있지만, 정작 판매는 제자리 걸음인 딜레마를 극복할 비장의 무기이다.

현대차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제너시스’ 출시를 앞둔 지반 다지기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 회사의 대대적 반격을 주도할 용병은 광고 제작업체인 ‘굿바이(Goodby)’. 현대차 미 판매법인의 최고운영책임자인 스티브 윌화이트(Steve Wilwhite)가 위기탈출의 동반자로 낙점한 업체다.

다음달부터 미국 전역에서 방송을 타게 될 이 광고의 메시지는 비교적 명확하다. 현대차야말로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비용 대비 효율을 따질 줄 아는 현명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자동차라는 것. 안전도, 품질평가 등 객관적인 비교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

브랜드 이미지의 제고와 더불어 합리적 소비를 유도한다는 포석이다. 타깃은 렉서스나 BMW를 비롯한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들. 고급차 시장의 강자들이다. 현대차가 전방위적 공세에 나서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러한 시도는 또 성공할 수 있을까. 공세 시기는 비교적 적절하다는 평가다.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고유가와 더불어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 재앙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미 소비자들이 어느 때보다 ‘가격’에 민감할 시기라는 얘기다. 품질에 비해 저평가를 받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진면목을 널리 알리는 한편,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앞당기는 양수겸장의 카드이다. 구원투수인 스티브 윌화이트도 강력하다.

폭스바겐, 애플컴퓨터, 닛산자동차를 거친 마케팅 분야의 백전노장이다. 폭스바겐에 근무하던 당시, ‘현란한’ 광고 공세로 이 회사의 미국 시장 공략을 성공적으로 뒷받침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자, 미국시장에서‘그루(guru)’라는 호칭이 따라다니는 마케팅 부문의 대가이다.

사실, 이러한 대대적인 공세의 이면에는 현대차의 고민이 엿보인다. 현대자동차는 품질 면에서 불과 5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렵던 놀라운 성취를 이뤄냈다는 평이다.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공신력이 높기로 유명한 ‘컨슈머 리포트’는 올해 발표된 자동차 제품 중 가장 인상적인 5개 모델에 이 회사의 승용차를 포함시켰다.

현대차는 내구성을 제외한 디자인, 성능, 소비자 만족도 등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미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주부들이나, 대학생들이 생애 처음으로 구입하는 엔트리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여전하다. 도요타에 비해 손색이 없다고 강조해봐야 소비자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박스기사 참조).

이른바 ‘브랜드의 덫’에 걸려 있는 것. 현대차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재고가 급증하며 부진했던 것도 이러한 브랜드 파워의 현저한 열세가 결국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화 강세로 자동차 가격이 오르자, 미국 소비자들이 바로 대체품을 구입했다는 얘기다.

<비즈니스 위크>는 앨라배마 공장 야적장에 늘어만 가는 쏘나타 제품의 재고를 지적하며, 현대차가 당초 오는 2010년으로 잡았던 미국시장에서의 연간 100만대 판매목표를 70만대 수준으로 낮추었으나,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불투명하다고 분석한다. 현대자동차의 입장에서는 결코 간단치 않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

제너시스 성패가 미래 좌우한다
지난 1980년대 일본 차들이 미국 시장에서 처한 딜레마가 꼭 이와 같았다. 하지만 당시 일본 업체들은 아큐라(혼다), 렉서스(도요타), 인피니티(닛산)를 비롯한 프리미엄 브랜드를 잇달아 출시하며, 독일 업체들의 텃밭이던 고급 자동차 시장의 일부를 빼앗는 등 위기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천우신조(天佑神助)이자 뼈를 깎는 노력의 결과이기도 했다. 특히 85년 미국과 일본, 독일 3개 나라의 플라자 합의로 엔화가치가 하루 아침에 두 배 이상 치솟았던 점을 감안할 때, 고급차 시장 진출의 성패는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현대차도 20여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제너시스 출시, 그리고 윌화이트의 영입, 그리고 광고 공세도 일본 업체들의 대응과 닮아 있다. 문제는 당시에 비해 변수가 더욱 많아졌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국 업체들이 맹렬한 속도로 추격을 하고 있다.

상하이 모터쇼에 첫선을 보인 상하이자동차(SAIC)의 로위(Rowe)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더욱이 이 회사는 품질 제고를 위해 최근 생산량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는데다, 특히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영 기업이라는 강점도 있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독일업체들이 대중차 시장을 겨냥해 가격을 대폭 낮춘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점도 부담거리다.

이밖에 동구권 생산기지를 활용한 발빠른 ‘비용절감’면에서는 프랑스 르노 그룹에, 또 환경 친화 차량 부문에서는 경쟁사인 도요타에 밀리는 등 사업 환경 변화에도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고급차 시장에 좀처럼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 분야의 터줏대감격인 독일 업체들, 그리고 무섭게 부상하는 중국 업체들이 날카로운 창끝을 현대차의 텃밭으로 돌리며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것. 현대차가 왜 하루 빨리 브랜드가 중시되는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윌화이트가 이끄는 광고 공세는 현대자동차가 중시하는 전략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풍향계 이자 위기감의 방증이다.

국내 한 완성차 업체의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체코 공장 등 해외 현지 생산으로 낮은 국내 생산성을 상쇄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냉혹한 글로벌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언제까지 이런 방식이 먹혀들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현대차에 올해가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조사 결과 살펴보니

“자동차 브랜드가 소비 좌우”

‘토이 오토(Toy Auto)’ 장난감 자동차라는 뜻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를 한때 일컫던 비아냥 섞인 표현이다. 도요타에도 이처럼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은 있었다. 물론 지금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도요타는 올해 1분기 세계 제1의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를 생산 규모 면에서 따돌렸다. 지난 1980년대, 도요타와 비슷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업체가 바로 현대차다. 실질가치와 브랜드의 괴리는 광고업체인‘굿바이’의 실험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이 회사는 자동차 소비자 100여 명에 대한 이른바 블라인드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도요타와 현대차가 비교대상이었다.

우 선, 현대차 로고를 떼어낸 채 실험 참가자들에게 차량 구입 의사를 물어보았다. 10명 중 7명꼴로 이 자동차 구매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로고를 차체에 붙이고 같은 질문을 던지자 실험 결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다섯 명만이 이 차를 구입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

반면 도요타 브랜드로 같은 실험을 한 결과, 현대차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 처음에는 50%만이 구입의사를 밝혔지만, 브랜드를 알려준 뒤 이 비율은 70%로 높아졌다. 브랜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신고
연구개발도 인터넷이 대세

빵집 운영하는 이탈리아 교수가
P&G히트상품 핵심기술 건네

시계바늘을 한일 월드컵이 개최된 지난 2002년으로 돌려보자. 프록터앤갬블 마케팅 담당 직원들은 난상토론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회사의 히트 상품인 프링글스의 감자칩에 간단한 그림을 새겨 넣자는 내용이었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아이디어였지만,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문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감자가 마르기 전 일정한 양의 식용 잉크를 짧은 시간 내에 분무할 수 있는 기계를 우선 확보해야 했다. 식용 잉크 확보도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였다. 이를 구하지 못해 상당한 애를 먹던 이 회사 담당자는 해결책을 이 회사의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구할 수 있었다.

전 세계 네티즌과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글로벌 네트워크에 이러한 고충을 널리 알렸고,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한 빵집이 이미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던 것.

이 가게는 이 지역의 한 대학 교수가 운영하고 있었는 데, 그는 수년 전부터 자신이 개발한 식용 잉크 분무기기를 빵을 만드는 데 활용하고 있었던 것.

이 회사 담당자들은 이 교수에게 자사 제품에 활용할 수 있는 잉크젯 분무기의 제작을 의뢰했고, 지난 2004년 미국시장에서 첫 선을 보인 프링글스 신제품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C&D 전략의 또 다른 장점은 제품 출시 시간과 더불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 해당 기술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와 협상을 거쳐 제품을 출시하기까지는 길게는 3년 이상이 소요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전세계 각지의 전문가 도움을 얻어 이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프록터앤갬블측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다.

신고
News Focus |車 세일즈맨 변신한 버시바우 대사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 그를 지난달 신차 발표행사장에서 뜻하지 않게 만났습니다. 요즘 각국의 대사중  세일즈 맨을 자처하는 양반들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버시바우가 신차 발표장에 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그가 자국의 자동차 행사장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행사들은 대부분 미 대사관저에서 치러진 반면, 이 이벤트에는 대사가 직접 행차(?)를 했지요. 차이점이 좀 있습니다. 지난 2005년 국내에 입성하자마자 대북 강성 발언을 쏟아낸 데다, 러시아 대사를 지낸 거물급 인사여서일까요. 저는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의깊게 살펴보았습니다.

취재 분야가 달라 쉽게 볼 수 있는 인물도 아니죠. 뭐 거물답게 행동이 절도가 있고,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도 여유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도우미 아가씨들을 대하는 자세였습니다. 웨인 첨리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은 도우미 아가씨 옆에 바짝 붙어서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했는데요.

버시바우는 외교관다운 조심스러운 몸가짐이 배어 있어서인지, 반걸음 정도 간격을 유지한 채 포즈를 취하더군요. 뭐 그런것으로 호들갑을 떠느냐. 뭐 이런 말씀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하지만 저는 나름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버시바우를 가늠할 작은 퍼즐 조각 하나를  우연히 발견했다고 할까요.  :)

주간지 기자에게는 떄로는 이런 작은 일이 기삿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거대 담론보다 더 본질적일 수 있다고 봅니다. 아 그리고 이 기사는 지난번 신차 발표행사장에 다녀온 뒤 제 블로그에 바로 올렸던 행사 스케치의 후속편이기도 합니다. 보통 기사가 나간 뒤 블로그를 씁니다만 이번은 좀 달랐습니다. :)


[이코노믹리뷰 2007-03-21 00:18]


“美 자동차 업체에 동등한 기회 달라 ”

“이달 말을 시한으로 진행중인 한미자유무역협정이 타결돼 한국소비자들도 관세나 세금부담을 덜고 미국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고대 세계의 천년왕국 로마. 당시 지중해는 물론 아프리카, 유럽, 그리고 시리아를 비롯한 소아시아의 일부를 다스렸던 로마는 동아시아를 지배하던 중국의 한나라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질서를 구축했던 패권 국가였다. 당시 유럽의 갈리아, 히스파냐는 이 나라의 가장 중요한 속주 이기도 했다.

이 지역은 훗날 로마 멸망의 도화선이 되는 게르만족들과의 접경이자, 본국을 효율적으로 다스릴 물자의 공급처이기도 했다. 자신이 히스파냐 총독을 지내기도한 폼페이우스를 비롯한 권력의 핵심 인사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실세’들을 이 지역에 파견했던 배경이기도 하다.

오늘날 고대세계의 패자인 로마에 비견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지난 2005년 10월 부임한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는 각각 지금의 프랑스와 스페인 지역인 갈리아나, 히스파냐 못지않은 전략적 요충지로 통하는 ‘러시아’ 대사를 지낸 거물급 인사다.

그가 주한 미 대사로 부임했을 때 뜨거운 화제와 더불어 그 배경을 둘러싸고 구구한 억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부시행정부가 북한과 이란에 강성 기조를 유지하던 때였고, 버시바우 대사도 취임 이후 북한을 ‘범죄 정권’으로 지칭하는 등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이러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수상한 행보를 보여온 그에게 요즘 상황은 마치 풀기 어려운 고차 방정식과 같지 않을까. 무엇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황이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6자회담 합의로 북핵 사태가 타결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농축 우라늄 처리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민족사관고 방문 드럼연주 하기도
이달을 협상 시한으로 진행중인 한미 FTA도 부담거리이다. 본국의 사정도 결코 간단치 않다. 힐러리, 오버마 상원의원을 비롯한 민주당의 유력 주자들이 저마다 반부시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권 재탈환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다.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의 변신이 새삼 관심을 끄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는 올 들어 자동차 세일즈맨으로 전격 ‘변신’하는 등 잇단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가 지난 14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W호텔에서 ‘뉴 세브링(sebling)’을 출시했는데, 손경식 대한상의 의장, 윌리엄 오벌린 암참 회장 등과 더불어 게스트로 행사장에 등장했다.

또 지난달 GM 대우자동차 부평공장 투어에 나섰으며,이달 7일 포드자동차가 미 대사관에서 주최한 링컨 MKX 발표회 행사에도 참가했다. 또 민족사관고를 방문해 드럼연주 실력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대사가 직접 신차 발표회장에 등장한 데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부진이 한몫을 하고 있다.

대북강경 발언 강성 이미지 씻어내
미 디트로이트 ‘빅3’는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다임러크라이슬러는 크라이슬러 부문 매각설이 나돌면서 한층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독일의 다임러벤츠는 미국의 대중차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기 위해 지난 1998년 동등한 합병임을 강조하며 크라이슬러를‘사실상’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BMW나 아우디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이 회사는 크라이슬러 부문의 실적 악화로 지난해 위르겐 슈렘프 회장까지 사퇴하는 등 한바탕 곤욕을 치러야 했다.

이에 따라 유력 자동차 업체들을 상대로 크라이슬러의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도 이 후보목록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강자들은 인원 감축을 비롯한 자구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제너럴모터스를 제외하곤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미FTA 자동차 부문 타결은 미국 자동차 업체들에 한줄기 단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시장 공략에 날개를 달아줄 강력한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8%에 달하는 자동차 관세가 대폭 낮춰지거나 폐지될 경우 한층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 한미FTA협상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으며 자동차, 농업, 섬유 등 핵심 분야의 협상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

그는 실제로 이날 발표회장에서 이달 말을 협상시한으로 진행되고 있는 두 나라의 FTA 협상 타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이 타결돼 한국 소비자들도 관세나 세금 부담을 덜고 미국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바란다는 것.

특히 한국 업체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 제한 없이 접근하고 있다며 양국간 형평성을 강조하기도. 자국의 자동차를 홍보하는 일이 직업 외교관의 전통적인 업무는 아니지만,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잇단 행사 참석은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내던 자신의 강성 이미지를 씻어내는 한편, 한국시장에서 부진한 자국 업체들을 측면 지원할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하지만 그것 뿐일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 이미 외교가를 여러 차례 놀라게 한 전력이 있다.

이태원의 한 재즈바에서 현란한 드럼 솜씨를 과시하면서 전임자들과는 뚜렷이 다른 면모를 선보인 바 있다. ‘새티스팩션(satisfaction)’, ‘아이 갓 유(I got you)’. 당시 그가 연주한 곡명이다.

미 행정부의 네오콘들이 강성발언을 서슴지 않던 시기여서 참여정부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구구한 억측을 낳았다. 민간 업체의 행사장에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는 버시바우 미 대사. 작년 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파격적인 행보는 그의 깊은 속내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행사장에서 본 버시바우 대사

“도우미 아가씨와 반보 유지”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웨인 첨리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과는 다른 독특한 스타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우선, 인사법부터 독특했다. 웨임 첨리 사장이 자신의 이름을 호명하자 연단에 오른 그는 오른 손을 배에 대고 다른 한손은 허리 뒤로 돌린 채 참석자들에게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

마치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기사가 숙녀에게 춤을 청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 외교관 특유의 엄숙주의가 발동한 탓일까. 뉴 세블링이 연단에 등장하고 도우미 아가씨 두 명이 차 주위에서 포즈를 취하자 웨인 첨리와 버시바우 두 사람의 스타일의 차이는 더욱 명확해 졌다.

웨인 첨리 사장이 자연스럽게 도우미 아가씨 한 명의 옆에 바짝 붙어 포즈를 취한 반면, 버시바우 대사는 또 다른 도우미 아가씨로부터 한 걸음 정도 떨어져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한 것. 미국의 국익을 대변하는 두 사람이지만, 자신이 걸어온 분야에 따라 스타일도 달랐던 것.

한편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공식 행사가 끝나자마자, 몇몇 기자들과 약식 인터뷰를 한 뒤 식사도 하지 않고 바로 행사장을 떠나 바쁜 일정을 가늠하게 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신고
세계적 컨설팅 기업 IBM이 공개하는 나이 많은 근로자 활용 방안 5가지

[이코노믹리뷰 2006-05-24 07:18](기자사회는 조로 현상이 가장 심한 대표적 영역입니다. 나이가 30대 후반만 되도 왠지 퇴기가 된 듯한 찜찜한 기분을 느끼는 기자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자 간담회장에 가보면 이제 막 입사한 듯한 쌩쌩한 기자들을 지켜보면서 왠지모를
당혹감, 서글픔을 느끼는 선배기자들도 제 주위에는 있습니다.

"출입처에 가보니까 나보다 어린 친구들이 없는거야. 참 기분이 묘하더라구" 제가 잘 아는 선배의 말입니다. 이 분은 전문지 쪽으로 옮겨서 편집장을 하고 있는 데요, 특종도 많이 하고 나름대로 능력도 출중한 기자였지만, 나이들어간다는 부담을 훌훌 벗어던져 버릴 수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참 안타까운 현상입니다. 연차가 된 기자들은 글발도 뛰어나고, 특히 간단한 팩트에서 깊숙한 변화의 조짐을 읽어내는 능력이 앞서있지요.  산전수전을 다 겪다보면 눈이 트인다고 할까요. 장날에 시장에 나온 시골장닭처럼 푸드득 푸드득거리는 어린 기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국내 언론시장의 게임의 룰이 다르니 안타깝습니다.
앞으로는 달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행히 보도의 방향도 심층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어가고는 있는데요. 언론사들이 나이들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한결 웅숭깊어진 기자들을 우대하고, 이들의 역량을 지면에 최대한 반영하는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암묵지는
결코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자산이라는 점을 I다음의 BM리포트를 읽어봐도 알수 있습니다.



老근로자는 현장경영 장인…
연륜이 지식경영 완성시킨다

‘칼 아이칸, 앨런 그린스펀, 자크 바전’의 공통점은? 세계 금융·인문학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전문가들이자, 70세를 훌쩍 넘긴 고령에도 활발한 활동을 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나이가 결코 지적 능력의 장애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이들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배경은 명확하다. 지식경영의 득세, 출산율 저하, 그리고 공적부조 시스템의 파탄 위기 등이 겹치며 노령 노동인구의 가치가 새삼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세계적 컨설팅기업인 ‘IBM비즈니스 컨설팅 서비스’의 5가지 노령 근로자 활용 제언을 실었다. (편집자 주)


멘토·컨설팅 역할 담당하게 해야
지적능력 떨어진다는 편견 버려야
연륜 깃들어 있는 암묵지에 주목해야
최적의 근무환경 제시할 수 있어야
근로자 노령화는 위기이자 기회


제언 1. 老근로자의 ‘암묵지(暗默知)’중시해야

“가치 있는 지식은 측정하기 어렵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의 ‘이브 모리악(Yves Morieux)’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낸 프랑스 올림픽 여자 육상 대표팀의 바통 전달 노하우를 분석하고 내린 결론이다(<이코노미스트> 1월 19일자). 객관적인 기록 면에서 미국에 뒤쳐진 프랑스 여자팀이 승리한 배경은 명확하다.

바통을 건넬 주자가 다가올 때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거나 기다려야 할 때를 직감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이 미국 팀의 젊은 주자들을 앞섰던 것. 세계 최강인 미국 대표팀의 주자들도 노련한 프랑스 선수들의 노하우를 앞서지는 못했다. 지식경영의 부상은 근로자들의 이른바 암묵지에 대해 재평가를 불러왔다.

지난 20세기 초 프레드릭 테일러는 자신이 근무하던 공장에서 작업 형태와 업무 소요시간을 일일이 측정하며 효율적인 공정 방식을 개발, 생산성 혁명을 이끈 바 있다. 하지만 측정하기 어려운 지식도 있게 마련이다. 이 유명 컨설턴트가 육상 선수들에게 돋보기를 들이댄 이유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인 IBM 컨설팅 서비스가 ‘나이 들어가는 근로자들(The Maturing Workforce)’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고령의 근로자들을 적극 활용할 것을 조언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은퇴와 더불어 사장될 수 있는 근로자들의 지식이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는 것.

제언 2. 근로자 노령화는 위기이자 기회다

세계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 항공 우주산업(aerospace industry). 이 분야의 최첨단 기업들이 요즘 비상이 걸렸다. 오는 2008년까지 이 분야 근로자의 27% 정도가 정년을 맞아 대거 은퇴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은퇴는 이 부문의 재능 있는 전문 인력의 대량 부족 사태를 불러올 것으로 염려되고 있다.

예컨대, 미 항공우주국에서만 22%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이미 55세 이상이라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전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현 인구를 유지하는 수준의 출산율을 겨우 유지하고 있어, 근로자 부족 사태가 추세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커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정년퇴직에 따른 업무 공백을 메우는 일이,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과업 중 하나로 꼽히는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IBM컨설팅 서비스는 선제적 대응을 통해 인력 운용의 비교 우위를 미리 확보하라고 강조한다.

근로자 고령화가 발등의 불로 떨어지기 전에 체계적으로 대처해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놓으라는 것.

제언 3. 지적 능력 떨어진다는 선입견 버려야

‘아프리카 출신의 흑인 노예는 35세를 전후해 몸값이 가장 높다.’ 지난 2004년 3월 25일자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한 대목이다. 육체적인 능력이 이 시기에 정점을 맞는다는 당시 미국인들의 통념을 반영한 것인데, 실제로 나이가 들면서 힘이나 건강 상태가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근로자들의 지적 능력은 어떨까? 지금까지는 육체적 능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런던 경제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 폴 존슨(Paul Johnson) 교수가 대표적인 학자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생산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근로자는 애초에 근로 능력이 떨어지는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왕성한 활동을 하는 고령의 슈퍼스타들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해 96세를 일기로 타계한 세계적인 경영 구루 피터 드러커,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역사학자로 통하는 자크 바전(100), 그리고 기업 사냥꾼인 칼 아이칸(70), 올해 초 물러난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앨런 그린스펀(79) 전 의장 등이 대표적이다. 노령 근로자들은 생산현장에서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최고 생산성을 자랑하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현장 근로자들을 보자. 이들은 끊임없이 공정을 개선하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작업 형태를 스스로 고안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요타의 눈부신 선전을 뒷받침하는 주춧돌인 셈이다. IBM컨설팅 서비스는 나이든 근로자들의 능력에 대한 경영자들의 통찰력이 무엇보다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제언 4. 컨설턴트나 멘토 역할 부여하라

지식경영은 국내외에서도 첨예한 관심의 대상이다.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지식경영 시스템을 구축한 대표적인 업체가 모토로라 코리아. 지난해 레이저 선풍을 몰고 온 이 회사 CXD소속의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놀라울 정도로 많은 수준이라고 <이코노믹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휴렛팩커드, 그리고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업체인 ‘드비어스’도 지식경영 시스템 구축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지식경영 시스템의 구축은 근로자들의 올바른 의사 판단을 돕기 위한 것이다. 기업 사고의 폭을 넓혀 기회를 한 걸음 앞서 포착하고 위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노령 근로자의 역할이 중시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사물을 넓게 볼 수 있는 이들의 능력을 높이 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IBM컨설팅 서비스는 이들을 다시 채용해 과거에 담당하던 업무를 그대로 맡기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조언한다.

젊은 근로자들에 비해 로열티가 높은 이들을 컨설턴트나 멘토등으로 적극 활용해, 지식 경영 시스템의 운영 효율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

제언 5. 채용 형태에도 융통성을 발휘하라

‘획일적인 고용 형태를 피하라.’ 퇴직 근로자들을 재고용하면서 지켜야 할 수칙 중 하나로 IBM컨설팅 서비스가 권고한 사항이다. 항공우주업체인 미국의 ‘에어로스페이스(Aerospace Corporation)’를 보자. 이 회사는 이미 은퇴한 근로자들을 다시 채용해 활용,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업체는 근로자들의 편의를 위해 여러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복귀자들은 주로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근무하는데, 대부분 60대인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일주일에 이틀 가량을 일하고 있다. 6개월을 정규직 직원과 동일하게 근무하고, 나머지 6개월은 휴식을 취하는 형태의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대부분 연간 1000시간 범위 내에서 일하는 프로그램 참가자들 가운데는 간혹 80대도 있다. 회사측 입장에서는 이들 은퇴자의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 젊은 직원들이 이들의 숙련된 기술·지식 등을 배울 수 있는 것.

물론 이들에게는 세심한 신경을 써야 한다. 이 보고서는 나이 든 근로자들의 난청이나 시력 저하를 보조할 수 있는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老근로자 활용 논의 봇물 배경은

“공적부조 시스템 파탄 근로 연장으로 극복”

“인재 확보가 중요하지 않은 시절은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기업체의 관심이 온통 이 부문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세계적인 인사부문 컨설팅 업체 타워스페린의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물론 인재(talent) 확보전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는 기업 입장에서는 역량 있는 근로자 확보의 어려움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다.

이른바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수·합병과 더불어 내부의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 데, 뛰어난 인력 확보야말로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베이비 붐 세대의 대규모 퇴직, 그리고 각국 근로자의 노령화는 이러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정년연장 등 노령 근로자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봇물을 이루는 배경에는, 출산율 저하 등으로 공적 부조 시스템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각국 정부의 이해도 한몫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65세를 갓 넘은 젊은 노인들을 일자리에 더 붙잡아 둬 재정파탄의 위기를 넘겨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급속한 노령화에 따른 공적부조 시스템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꽉꽉 막히는 출퇴근길, 직장 동료들과의 신경전, 그리고 사내 정치 등이 즐거운 직장인들이 얼마나 될까? 이들을 정년연장이나, 파트타이머로 재고용하기 위해서는 유인책이 필요하다. 65세 이후에 벌어들이는 소득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는 방안 등에 대한 주장이 간혹 해외 언론에서 고개를 드는 배경이기도 하다. 물론 면세 혜택을 받는 소득의 총량을 미리 정해둬 일부 경영자들이 거액을 챙겨가는 일은 사전에 막아야 할 것이라고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전하고 있다. 퇴직을 고려하고 있는 노령 근로자들에게 상당한 유인책이 될 것이라는 설명.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신고

폭스바겐, 한국서 잘나가는 배경은

ER Lounge]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이코노믹리뷰 2005-03-14 07:00] (폭스바겐코리아의 박동훈 사장. 그가 지난 2005년 이 회사에 부임할 당시만해도 전망은 썩 낙관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폭스바겐에서는 한국에 직접 자회사를 만들고,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할 수장의 대임을 그에게 맡겼습니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났습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승승장구를 거듭하면서 본사 경영진을 놀라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이 회사의 프리미엄 자동차인 페이톤의 선전도 놀랍습니다.( 저는 아직도 벤츠나 아우디 대신 페이톤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속내를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폭스바겐 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실질 성장률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는 한국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위상을 재정립한 인물입니다. 최고 경영자 한사람은 때로는 이토록 많은 변화를 몰고 옵니다.  박 사장은 어떤 점이 다를까요. 2년전 박동훈 사장과 이 회사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시죠. 당시와 상황은 많이 달라졌지만, 그의 철학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

:도미니끄 보쉬 아우디코리아 사장도 탁월한 실적을 인정받아 아우디 저팬으로 옮겨갔으니, 폭스바겐가가 우리나라에서 실로 대단한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뉴비틀·페이톤으로 쌩쌩 달려 수입차 5만대 시대 앞당기겠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아시아 시장공략의 전선을 넓히고 있는 폭스바겐 한국법인의 박동훈(52) 초대 사장.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등과 더불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연륜이 깊은 1세대 전문가이자 국제 감각이 뛰어난 경영자로 꼽히는 그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외조카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87년 국내 수입차 시장 개방과 동시에 업계에 뛰어든 그는, 이 분야에서 자신의 진면목을 늘 입증해 온 전략가이다. 지난 94년 볼보자동차의 국내 수입차 시장 수위 등극도 그의 작품.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독일의 폭스바겐그룹이 낭인 생활을 하던 그에게 지난해 아시아 자동차시장 분석을 의뢰한 데 이어, 한국 법인장의 중책을 맡긴 것은 이러한 능력을 높이 평가한 데 따른 것이라는 후문이다.

지난달 24일 강남구 청담동 폭스바겐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박동훈 사장은 〈이코노믹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으로 할부금융을 담당할 금융 서비스 부문이 한국시장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이 금융서비스 부문 설립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사장은 또 다음 달 선을 보일 예정인 “‘페이톤’은 최상위 프리미엄카 시장 공략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힌 뒤 올해 목표 판매량으로 150∼200대를 제시했다. 그는 BMW그룹 미니의 한국내 시판과 관련해서는 ‘뉴비틀’이 선도하던 국내 니치 마켓의 규모를 키우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미니가 뉴비틀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했다.

또 최상위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중소형차 부문도 적극 공략해 국내에 수입차 5만대 시대를 앞당기는 첨병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밖에 유로화 가치 상승에도 불구, 올해 중으로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아우디코리아와는 정비·금융 ·행정 분야에서 협력하되, 마케팅·판매 분야는 선의의 경쟁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시장 공략의 중책을 맡았다. 근황을 알려달라.
현장 감각을 잃어 버리지 않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특히 주말에는 주로 자동차 전시장을 방문, 영업 사원들과 대화를 나눈다. 또 영업사원들과 고객들의 상담 진행 과정을 경청하면서 고객들의 니즈(needs)를 파악하려고 애쓰고 있다.

- 캐나다로 떠날 당시와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떤 점을 꼽을 수 있는가.
혼다·렉서스 등 일본차들이 국내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또 파이낸싱(금융) 쪽 연구가 과거에 비해 많이 이뤄지고, 활성화된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하지만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상전벽해(桑田碧海)식의 변화를 꼽기는 어렵다. 고향집에 돌아온 것처럼 푸근한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 보수적인 독일기업의 현지법인 사장으로 부임한 배경은.
지난 해 폭스바겐 본사에서 스페셜 프로젝트(그는 한국시장과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를 의뢰했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아시아 시장의 특성을 분석해 달라는 요구였다. 싱가포르에 가서 3∼4개월 정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다시 가족들이 있는 캐나다로 돌아갔다. 그런데 본사에서 작년 5월경 한국 현지법인 설립 준비작업에 들어간다는 얘기를 전해왔고, 곧 싱가포르에 들어가서 준비작업을 도와준 게 인연이 됐다.

- 올해 판매목표(1500대)는 아직도 유효한가. 최근에 2000대를 거론했는데.
2000대를 팔고 싶다는 게 개인적인 욕심이다. 목표라는 것은 좀 높게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솔직히 올해 중 2000대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공식 목표는 여전히 1500대다. 열심히 하다보면 1800대까지는 가지 않겠나.

- 오는 4월 기함인 페이톤을 한국 시장에 선보인다. 첫해 예상 판매량은.
150∼200대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기종별 가격차이는 있겠지만 1억7000만∼1억8000만원 선이 될 것으로 본다. 물론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페이톤’에 폭스바겐 역량의 상당 부분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페이톤을 제작하는 현지 공장을 직접 둘러보고 왔다.

- 페이톤의 한국 시장 진입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폭스바겐은 대중지향 브랜드의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중국 시장 등에서 오랫동안 이러한 이미지를 굳혔다. 중국 시장의 현대자동차인 셈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유럽에서는 고급차에 속한다. 한국의 수입차들이 워낙 고가인 나머지 대중브랜드로 받아들여져 온 것이다. 유럽에서는 오펠이나, 포드 등이 대중차이다.

페이톤은 폭스바겐이 한국 내 최상위 고급차 시장에 진출하는 신호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폭스바겐은 하나의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두 개의 브랜드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 지난 1월 제휴를 맺은 대우자판이 페이톤도 보급하게 되는가.
그렇지 않다. 대우자동차판매의 자회사인 메트로모터스는 폭스바겐을 (한국인들에게) 친숙하게 하는 데 한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의 모델들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다. 4000명에 달하는 대우자판 직원들이 차량을 소개해 주고, 계약이 이뤄지면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폭스바겐 대중화에 한몫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 하지만 아우디와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지 않겠는가.
아우디의 고객을 빼앗겠다는 의도는 ‘절대로’ 없다.(아우디는 폭스바겐그룹의 자회사이다) 지금은 사촌 땅에 욕심을 낼 시기가 아니다.(웃음) 아우디 A8은 메르세데스-벤츠나 BMW의 동급차종에 비해서 국내 판매수량이 적다.

페이톤은 한국 시장에서 아직 정해진 컬러가 있는 게 아니다. 지금부터 우리가 칠해 나가야 하는 제품이다. 공략 세그먼트 자체도 아우디 A8과는 다른 쪽으로 유도를 하려고 한다.

- 아우디코리아와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협력해 나갈 것인가.
판매·마케팅 부문에 관한 한, 아우디와 선의의 경쟁 체제까지 가져가야 한다는 게 그룹의 입장이다. 하지만 정비 쪽과 관리(금융·행정)분야는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도미니끄 보쉬 아우디 사장도 <이코노믹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이러한 방침을 밝힌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쉬 사장과는 지금도 매주 회의를 하며 이견을 조율한다.(아우디와 폭스바겐은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다)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크게 위험하게’ 부딪칠 가능성은 없다.

- BMW코리아가 미니 시판에 들어갔다. 뉴비틀 판매에 타격을 주지 않겠는가
그 동안 ‘뉴비틀’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시장에 미니가 나타나서 전체적인 마켓을 키워줄 수 있다고 본다. 오히려 반갑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뉴비틀이나 미니 모두 패션 감각이 있는 차들이다. 다시 말해, 니치 마켓 개척에 필요한 차들이라는 얘기다.

- BMW의 한국 내 소형차 부문 진출을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가.
일본 시장을 놓고 봐도 5∼6%, 5만∼6만대 정도는 외산차가 차지해야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 5만대까지 가려면 국내 수입차 시장의 주종을 이뤄온 대형차 위주로는 어렵다. (후하게 봐도) 3만대까지 가면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 결국 나머지 2만대 정도는 중소형 외산차가 개척해야 5만대 시대가 가능하다. (미니 진출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수입차 5만대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폭스바겐이 담당할 역할은 무엇인가.
폭스바겐이 어떻게 해 주느냐에 따라서 수입차 5만대 시대가 앞으로 5년 후 도래할 수도 있고, 10년 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대형차 시장(3만대)을 제외한 나머지 2만대 규모의 시장 부문에서 가장 주요한 플레이어는 폭스바겐일 수밖에 없다.

- 금융서비스 부문이 취약하다는 평가다. 복안을 가지고 있는가.
폭스바겐그룹도 파이낸셜 서비스 부문이 따로 있다.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라는 회사가 그것이다. 지금 한국에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으로 한국에 들어올 것이다. 이 회사는 폭스바겐은 물론 아우디 고객들을 담당하게 된다.

- 지난 해 한국 시장에서는 일본차들의 돌풍이 거셌다. 한국 시장 강세의 원인은.
렉서스나 혼다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지명도가 도움이 많이 됐다. 특히 유명 브랜드인 데도 국산차와 가격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상당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예컨대 렉서스(ESS 330)는 5300만원 대이다. 국산 승용차 에쿠스 가격 정도이다.

하지만 (일본차들은) 유럽차에는 아직 못 미친다고 본다. 서양 속담 가운데 ‘애플 투 애플(apple to apple)’이라는 말이 있다. ‘애플 투 오렌지(apple to orange)’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사실 (일본차는) 가격면에서 동급의 유럽차와 많은 차이가 있다.

- 현대·기아차가 유럽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한국차가 이처럼 약진하고 있는 배경은.
최근 폭스바겐 본사 관계자는 (나에게) 현대자동차에 놀라움을 표시한 적이 있다. “그 가격에 그런 품질의 차를 만들 수 있느냐. 도저히 상상을 못하는 가격”이라는 고백이었다. 솔직히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 실제로 차를 타보면, 현대·기아차가 일을 열심히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술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 물론 유로화 가치가 뛰는 바람에 가격 경쟁력이 좋아진 점도 감안해야 한다. 현대·기아차가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가져가고 있는 점도 또 다른 배경이다.

- 유로화 가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은 있는가.
올려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이제 막 한국법인을 세우고 시작하는 입장이어서) 올해 중으로 판매가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수입차 판매 후 서비스 품질이 아직도 많이 뒤처진다. 어떻게 극복해 나갈 계획인가.
폭스바겐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브랜드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비공장에서 초등대응을 잘못 하는 바람에 고객에게 나쁜 인상을 주는 경우가 꽤 있었다. 시설만 잘해 놨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 동안 손을 대지 못한 여러 부분을 개혁해 나갈 것이다. 우선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폭스바겐 정비 매뉴얼은 독일어나 영어로 돼 있다. 한국어로 다 번역을 해서, 보급해 나가겠다.

■ 1952년 생 / 중앙고등학교 졸업/ 인하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1978년~1986년 한진건설 유럽주재원/ 1989년~1994년 한진건설 볼보 사업부장/ 1994~1996년 한진 건설 기획실장/1997~1999년 데코 전망좋은방 본부장 /2001년~2003년 고진모터임포트 부사장/ 2005년 1월~현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

페이톤 어떤 차인가

“아우디·BMW ·벤츠 물렀거라 ”

BMW코리아가 지난 2월 25일 럭셔리 소형차 미니를 출시하고 국내 소형차 시장 공략에 나서 화제다.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을 지향한다는 BMW의 소형차시장 진출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중저가 시장 진출을 겨냥한 것이라는 오보까지 나왔을 정도.

이런 와중에 폭스바겐코리아가 오는 4월 국내에서 BMW나 아우디의 전유물이던 국내 고급차 시장에 전격 진출하기로 해 화제다. 최상위 시장 공략을 내세운 페이톤은 12기통 48실린더6.0리터 엔진을 달아 동급 최강의 엔진파워를 자랑한다. 가격대만 1억7000만~1억8000만원. 겨울철에도 앞뒤 유리창에 김이 서리지 않을 만큼 세심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 미니가 뉴비틀을 사정권에 넣을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어서 폭스바겐과 BMW는 소형차 부문에서 대형차까지 전·후방이 따로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벤츠, 아우디, 그리고 렉서스까지 어울려 한바탕 어지러운 난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의 고급시장 진출과 관련해, 전 회장인 페르디난드 피에히는 자서전 《폴크스바겐 스토리》에서 자동차 메이커라면 당연히 고가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표현한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페이톤이 폭스바겐의 자회사인 아우디의 A8과도 한판 대결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것이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아우디 A8과 다른 섹터를 공략할 것이라면서도, 양사간 마케팅 판매분야의 선의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신고
Special Report |디지털 소비자, 이렇게 공략하라

[이코노믹리뷰 2006-11-01 20:15]


세계적 통신 시장 조사 업체인 'Strategy Analytics'가 공개한 디지털 세그멘테이션 전략


<이코노믹 리뷰>는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인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 Strategy Analytics)와 공동으로 10월 19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후원하는 디지털 소비자 세그멘테이션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장면 #1. 게임분야의 잘나 가는 벤처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김형욱 씨(35세 가명). 부모님의 결혼 독촉에 시달리던 그는 드디어 이번 주말을 어머니의 소원을 풀어줄 ‘디데이’로 잡았다. 선배 소개로 만나 3개월 간 교제해온 여자친구에게 분위기 좋은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청혼을 하기로 한 것.

하지만 심호흡을 하며 거울 속 얼굴을 살피던 그는, 왼쪽 턱밑에 있는 큰 생채기에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지난 주말 덥수룩하게 자란 턱수염을 깎기 위해 일회용 면도기를 사용하다 깊은 상처를 내고 말았다. 가뜩이나 자신에게 시큰둥한 여자 친구를 생각하니, 싸구려 면도기가 원망스러울 수밖에.

그는 이 참에 면도기부터 바꾸기로 결심했다. 상처가 자주 나고, 가뜩이나 거친 피부 상태도 더 악화되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찜찜하던 차였는데, 자칫하면 대사(大事)까지 그르치게 생겼으니 고급제품을 사용하기로 한 것. 소비자들은 대개 저가나 고가형을 가리지 않고, 손에 익숙한 면도기를 사용한다.

하지만 김씨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때론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 선호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욕구를 효과적으로 파고들어 놀라운 성과를 내는 기업은 한결같이 시장 분할(segmentation) 전략의 달인들이다. 한 세계적인 면도기 제조업체는 연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20∼30대 남성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저가 면도기 부문으로 시장 영역을 확대할 수 있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월호. 시장 세분화 재발견 기사 참조).

고가 면도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이 회사는, 손에 익은 제품을 고집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성격이 다른 제품도 사용하는 젊은 남성 고객 층의 속성에 주목했다. 해결책은 명확했다. 일회용 면도기보다 좀더 비싸고, 고급형 면도기에 비해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을 출시한 것.

고급 면도기 이용자들은 그대로 잡아두며 저가 면도기 소비자들을 공략할 상품이 필요했는데, 저가 시장에 또 다른 부문(segment)을 새로 만들어내 이를 해결한 것. 이 회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시장 분할 전략은 상품의 성패를 좌우한다. 노키아나 모토롤라가 신흥시장 저소득층의 구매력에 주목하고, 저가 상품을 출시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는 것도 정교한 시장 분할 전략이 주효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사례는 극히 드물다. 기존의 전략으로는 소비자들의 빠른 변화 속도를 감당하기에는 여러모로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코노믹 리뷰>는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인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 Strategy Analytics)와 공동으로 10월 19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리츠칼튼호텔에서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후원하는 디지털 소비자 세그멘테이션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연사로 나선 하비 코헨, 피터 킹, 조지 부머 연구원 등은 모두 자동차, 모바일, 무선, 인터넷 부문 등에서 최소 10여 년 이상 잔뼈가 굵은 시장 분석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유럽과 미국, 그리고 아시아 시장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으로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세미나에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굴지의 전자, 통신 분야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들이 대거 참석해 시장 분할 전략에 대한 이들 연구원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황선중 LG전자 마케팅 전략지원실 과장은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들 연구원들과 교류하며 전략 수립에 도움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하비 코헨(Harvey Cohen)연구원

“스마트폰 컴퓨터라 부르는
노키아 마케팅感 배워야”

“어허~ 휴대폰이 아니라, 컴퓨터라니까요. 언제까지 휴대폰이라 부르실래요.” 세계적인 시장 조사업체인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의 애널리스트인 하비 코헨. 모바일, 자동차, 휴대폰 산업 전문가인 그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수위 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에서 겪은 에피소드의 한 자락을 털어 놓았다.

노키아가 출시한 스마트폰을 그가 휴대폰이라고 부르자, 노키아 담당자가 고집스레 컴퓨터라고 정정해 주었다는 것. 메모리 용량은 물론 여러 가지 기능면에서 스마트폰이 컴퓨터에 더 가까운 것이 사실이지만, 휴대폰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인 데도 애써 컴퓨터라는 용어를 고집했다는 얘기다.

휴대폰 이용자들과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과시하고 싶은 사용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되는데, 이 에피소드는 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하는 이 회사의 경쟁 우위 요소의 한 단면을 가늠하게 한다. 바로 시장 수요를 한걸음 앞서 파악해 내는 마케팅의 힘이다.

“노키아 휴대폰에 장착되는 카메라의 성능이 삼성전자의 제품보다 더 나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 회사가 세계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할 수 있는 데는 이러한 마케팅 중시 전략이 한몫 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MP3플레이어인‘아이포드(ipod)’가 세계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것도 유사한 사례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아직까지 마케팅보다는 제품에 좀더 무게 중심을 싣는 경향이 있다. 특히 1000만화소짜리 카메라폰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들은 여러 첨단 기능을 한 기기에 경쟁사보다 앞서 장착하는 데 비중을 두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하비 코헨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삼성전자도 마케팅을 중시하는 세계 시장의 추세를 비교적 잘 따라가고 있는 편”이라고 평가하기도. 제품의 기능 못지않게 마케팅을 중시하는 부드러운 조직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는 ‘시장 분할(segmentation)’ 전략을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정교한 시장 분할 전략은 비교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첩경이다.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를 보자. 미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지난 1997년 미국에서 첫선을 보일 때만 해도 성공 여부는 극히 불투명했다. 미 소비자들이 같은 가격대의 다른 제품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이 차량을 구입할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당시만 해도 환경 문제가 미국 사회의 주요 어젠다가 아니었던 점도 부담거리다. 하지만 도요타는 환경 보호에 높은 가치를 두는 자동차 소비자들이 조사 대상자의 10%에 달한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이들을 집중공략해 출시 첫해 수익을 올리는 데 성공,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정교한 시장분석은 상품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는 하지만 “현재의 시장 분류 방식은 대부분 지나치게 ‘도식적(stereotype)’이라고 비판했다. 소비자의 연령이나, 성별 등을 기준으로 한 전통적인 시장 분할방식으로는, 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더 이상 제공하기 어렵다고 조언하기도. (박스기사 참조).

또 젊은 소비자 중 고가의 첨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이들의 비율이 상당히 낮은 데도 불구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전략을 만드는 것도, 시장 분석자들이 흔히 범하는 대표적 오류라고 지적했다.

하비 코헨 연구원은 이어 “연비나 자동차 가격, 첨단 기술 선호 정도 등도 자동차의 선택에 영향을 주지만, 옵션 품목에 대한 태도도 차량 구매에 한몫을 할 수 있다”며 “오디오나 최첨단 내비게이션 등을 모두 장착하려고 하는 소비자들은 차를 한 단계 낮춰서도 풀옵션을 구매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밖에 “시장 분할 전략이 먹혀 들기 위해서는 제품 포트폴리오에 대한 합리적인 처방전과 더불어 이러한 전략이 기업을 더욱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라는 구성원들의 믿음 또한 상당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지 부머(George Boomer) 연구원

“시장 분할 전략 성공하려면
So What을 입에 달고 살아라”

밀워키에 본사가 있는 세계적인 맥주회사 밀러맥주. 이 회사는 최근 ‘캣파이트(catfight)’ 캠페인으로 불리는 ‘뜨거운’ 광고 한편으로 화제를 불러 모은 바 있다. 유명 슈퍼 모델들이 진흙탕에서 뒹굴며 이른바 ‘머드 레슬링’을 하는 광고가 전역에 전파를 타면서 남성 고객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던 것.

숱한 화제를 뿌린 이 광고는, 하지만 결국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면치 못했다.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다는 목표를 달성했을지 모르지만, 정작 맥주 매출이 기대와 달리 늘어나지 않았던 것. 제품을 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맥주구입을 유도하는 데 실패했다는 얘기다.

밀러의 시장 접근 방식이 실패한 배경은 무엇일까. 조지 부머 연구원은 시장을 분할하는 방식에도 법칙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를 6가지로 분류해 설명했는 데 수익성, 안정성, 접근성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야 소비자들에게 먹혀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론을 적용하자면 밀러맥주의 경우 이러한 여건들을 충족하지 못했다. 예컨대, 당시 소비자들은 맥주의 ‘탄수화물(carbohydrates)’이 경쟁제품인 ‘버드 라이트(Bud Light)’보다 적은 제품을 원했는데, 엉뚱하게도 몸매가 좋은 슈퍼 모델들을 광고에 눈요깃 거리로 내세웠던 것.

탄수화물이 적은 제품을 콘셉트로 내세운 또 다른 밀러 광고가 매출 증대라는 목표를 달성하면서 이러한 점은 입증되었다(하버드비즈니스리뷰 2월호). 그는 특히 화려한 수사가 동원되는 시장 조사기법에 현혹됐다 수익이나 매출 증대라는 세그멘테이션의 목적을 망각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터 킹 연구원은 따라서 시장 분할 기법을 마케팅 현장에 적용하면서 “그래서 어떻다는 거지(So what?)”라는 질문을 스스로 지칠 때까지(to exhaustion) 반복해서 던져보라고 조언했다. 예컨대, 조사 대상자의 20%가 자신은 가격에 민감하다고 응답했다면, 이러한 조사결과가 무엇을 함의하는지를 파고들라는 것.

무엇보다 가격 할인폭, 광고 메시지, 제품 기능, 이미지 등 저마다 다른 변수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비자군을 특성별로 분류하고, 이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그는 이를 위해 가장 정교한 시장 분석 도구인 ‘잠재 분류(Latent Class)’법을 활용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그는 ‘객관적인 정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이들은 남들보다 두 배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다’는 철학자 조지 산타냐(George Santayana)의 발언을 인용했는데, 세그멘테이션은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피터 킹(Peter King)연구원

“콘텐츠 제공자 시장 더욱 커진다”

세계 통신업계는 인터넷과 텔레비전, 그리고 전화가 결합된 패키지 상품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컨버전스 추세가 맞물리면서 업종 간 벽이 무너지자 가격을 크게 낮춘 이들 상품으로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여나가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앞으로는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화면 한구석에서 전화수신을 알리는 메시지를 볼 수 있게 될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 3G 열풍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추세도 거품에 그칠 것으로 관측하는 시각도 있다. 관건은 소비자들의 기호이다. 세 개 서비스로 묶인 패키지 상품을 선호할지, 아니면 개별 상품을 이용할지, 어떤 상품의 조합을 택할지 누구도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피터 킹 연구원은 디지털 산업 부문의 전문가이다.

유럽과 미국 시장을 10년 이상 분석해온 그는 이날 세미나에서 소비자들의 디지털 제품 취향, 인터넷 사용 정도 등을 기준으로 유럽과 미국의 가구를 실질적 주류, 접속 지향자, 신중한 소비자, 스타일 중시 그룹, 부유한 기술마니아, 기술 소비자 그룹 등 6가지 부류로 구분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를 ‘DCP 세그멘테이션 기법’으로 명명했다. (박스 기사 참조) 우선 실직적 주류(Practical Mainstreamer)는 이메일과 웹서핑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는 그룹(27%)으로, 고령이자 기혼이며, 소득이 떨어지는 편이다. 또 다른 그룹에 비해 인터넷을 적게 사용하는 편이며, 이동통신 요금에도 적은 돈을 지출한다.

따라서 기업체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계층이다. 두 번째로 높은 비중(25%)을 차지하는 접속 지향자 (Connected Aspirers)그룹은 주로 소득이 낮은 미혼 남성들로 구성돼 있으며, 인터넷 사용률과 웹 접속률이 평균 이상이다. 케이블·위성 요금은 평균 이상을 지출하지만 이동통신 요금은 평균보다 적게 쓴다.

세번째 그룹은 신중한 소비자(Prudent Nesters)그룹이다. 이들 가운데는 여성의 비율이 높으며 소득이 적고, 디지털 제품도 상대적으로 덜 사용한다. 네번째는 스타일을 중시하는 그룹(Stylish Laggard)으로, 소득은 평균을 상회하지만 디지털 제품은 평균 이하로 사용한다. 케이블과 위성요금, 이동통신 요금은 평균 이상을 지출한다.

다섯번째는 부유한 기술 마니아 계층(Affluent Technostyles)이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 정도에 불과하지만 브랜드 선호도가 강하고, 엔터테인먼트, 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용도로 인터넷을 활발하게 사용해 웹 접속률이 가장 높다. 구매 결정도 신속한 편이다. 여섯번째는 기술 소비자 그룹(Technosumers)이다. 이들은 남성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스타일과 디자인을 위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계층이다. 이들에 대한 효율적인 공략이 기업의 성패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피터 킹 연구원은 “앞으로는 텔레비전도 맞춤형 서비스가 주종을 이뤄갈 것”이라며 “콘텐츠 공급자들에게 새로운 시장 기회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고

다시보는 현대차 위기의 뿌리

Industry |韓·美 자동차 애널리스트 이원 분석

[이코노믹리뷰 2006-09-06 09:09]

(현대차가 요즘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몽구 회장은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대외적으로는 원고에 노사분규 등으로 바람잘날이 없습니다. 여기에 일본과 인도의 자동차 업체들이 불과 500만원대의 저가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어, 자칫하다간 현대차가 넛크래커에 끼인 호두 신세가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감마저 듭니다. 저는 현대차 오너가 물러나고, 통찰력을 지닌 전문경영인이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현대차가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정 회장의 구속사태는 이 오랜 숙원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였는 데, 현대차가 그만 이 좋은 기회를 그만 놓쳐버리고 말았죠. 막강한 금력으로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려놓은 업보를 어이할까 두렵습니다. 작 년 9월에 서울증권 조원갑 연구원, 그리고 피츠 제럴드  SA연구원과 함께 분석해본 현대자동차 진단 기사네요. 글로벌 경쟁의 격화, 일본 업체들의 분전 등 현대차의 고전을 불러온 원인들을 폭넓게 분석하고 있어 여전히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


PK&WISE ·이코노믹리뷰 공동기획
합종연횡 세계 자동차 업계
현대차가 넘어야할 장애물은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올 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올해 초 10만원부근까지 올랐던 주가가 7만원대로 하락하자 시장에서는 공격적인 해외 투자, 최고경영자의 독선적인 경영 스타일 등을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적하며 위기라는 단어를 다시 입에 올리기 시작했다. 정몽구 회장의 구속사태는 위기론에 기름을 부었다.

주가가 두달만에 8만원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31일이었다. 이번에는 현대자동차가 악재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마침내 재도약의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각에서는 10만원선 회복을 점쳤다.

“멀리보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업황을 보고 기업 변화를 예측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조선분야 최고의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리던 이종승 NH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넓게 보아야 현상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세계 자동차업계에는 합종연횡의 바람이 거세다. 제너럴모터스에 이어 포드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제휴를 요청했다.

미 부동산 시장의 버블을 알리는 경보음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 시장의 강자들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앞세워 현대자동차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제너럴모터스가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몸집을 줄이며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중국 내 영업이익률도 부당거리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이자 미국시장에 정통 하다는 평가를 받는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 Strategy Analytics)의 피츠 제럴드(Fitz Gerald)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 그리고 서울증권의 조인갑 자동차 담당 연구원과 함께 세계 자동차 업계에 부는 합종연횡의 바람과 더불어 현대자동차에 대한 이원적 분석을 했다.

기자 : 디트로이트가 총체적 위기를 겪자, 현대차의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지만 제너럴모터스가 올 상반기 흑자를 냈다. 풍전등화에 비유되던 처지를 감안해 볼 때 납득하기 어려운데, 그 배경이 궁금하다.

피츠 제럴드 : 효자상품인 GMT900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SUV모델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이다. 그리고 이 자동차에 기반을 둔 신 모델도 조만간 선을 보이게 될 것이다.

GM has had success with the launch of its new GMT900 based full-sized SUVs and will be launching a fully redesigned version of its full-sized pickup trucks, also based on GMT900 architecture.

기자 : 이 회사가 그동안의 부진을 훌훌 털고 다시 살아나는 징후로 볼 수 있는가.

피츠 제럴드 : 상반기에 흑자를 낸 것이 좋은 조짐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윤을 지속적으로 내기 위해서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길을 가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시장을 파고들 만한) 새로운 모델을 출시해야 하고, 근로자들을 대폭 줄여야 한다. 가시밭길을 가야 하는 것이다. 제너럴모터스는 화석연료시대의 강자였지만, 앞으로는 상당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GM's profitable first half may be a sign of good things to come but GM has a long way to go to remain profitable. Continued workforce cuts, managing its retired workforce, sales of business units, successful launches of new products and negotiating a favorable contract with the UAW Union are all hurdles that GM faces.

기자 : 주요 주주인 커코리언이 르노-닛산과의 제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데, 제휴가 성사될 것으로 보는가.

피츠 제럴드 : 당초 제너럴모터스의 재활 프로그램에는 르노-닛산과의 제휴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더욱이 상반기에 흑자를 냈으니, 구태여 다른 기업과 제휴를 추진할 필요가 있겠는가. 르노-닛산 북미법인의 실적이 썩 신통치 않았던 것도 상당한 부담거리다.

The two companies may continue to have talks but GM's turnaround plan does not rely on a strategic alliance with NissanRen-ault. But talks have seemed to stall with GM's recent profit reports as well as poor results of the Nissan unit in North America.

특히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제휴를 체결할 경우 카를로스 곤이라는 강력한 인물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데, 왜고너 회장의 입장에서 옥상옥이 될 수 있는 그의 존재를 반기지는 않을 것이다.

기자 : 포드가 제휴 상대로 부상하는 배경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합종연횡이 성사될 경우 세계 자동차 업계에 지각 변동이 생기지 않겠는가.

피츠 제럴드 : 우선, 미국 업체들의 경우 (손실을 보고 있는) 여러 브랜드가 다른 회사로 매각되거나, 아예 폐기처분될 가능성이 있다. 포드의 랜드로버나 재규어도 후보군에 속한다. 제너럴모터스의 폰티악이나 뷰익도 오랫동안 이러한 루머에 시달려 왔다.

Brands may be sold or dropped from an automaker's lineup such as Ford's Land Rover and Jaguar divisions. Pontiac and Buick divisions have long been rumored to be in danger as well.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은 미국업체들의 위기를 일거에 해소할 구원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99년 닛산의 사장으로 부임해 불과 2년 만에 회사를 회생시켰으며, 이에 앞서 미쉐린에서도 탁월한 실적을 올린 주인공이니, 이러한 평가는 결코 지나치지 않다. 미국 업체들이 제휴를 통해 일본 업체의 고객지향 마인드를 수용하고, 철저한 군살빼기를 단행된다면? 또 르노-닛산이 북미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면? 현대자동차를 화제에 올려보았다.

기자 : 미국 업체들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제휴가 성사된다면 국내 자동차 업체들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피츠 제럴드 : (당장의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제너럴모터스는 도요타와 더불어 시장 지배자로 남을 것으로 예상한다. 더욱 날렵하고 특정 부문에 집중하는 자동차 메이커로 거듭나지 않겠는가.

GM and Toyota will remain dominant OEMs as Toyota continues its success and GM becomes a more lean, focused automaker.

미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지금보다 더 강화된다면 현대자동차 입장에서야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것이다.

조인갑 : 미제 승용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음료수를 마실 때 불편을 겪어야 한다. 음료수 받침대가 없기 때문이다. 덩치는 크고 모양은 나는 데 정작 실용적인 면이 떨어지는 게 미국차의 특징이다. 경기가 위축되고, 유가는 올라가면서 주머니는 얇아지는 데, 캐딜락, 링컨은 여전히 덩지가 크다.

소비자들이 도요타의 캠리로 돌아서는 데도 다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비자 기호 파악에 둔감하던 미국 업체들이 이번 경영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몸집을 대폭 줄이고, 소비자들의 기호를 세밀히 파악하는 마케팅 능력을 강화한다면 새로운 반전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기자 : 당장 미국 업체들이 차량 판매에 엄청난 인센티브를 걸며 출혈 경쟁을 하는 것도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지 않은가. 미국 시장 상황이 썩 좋지 않은 것도 부담거리다.

조인갑 : 현대차의 경우 미국 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작년 점유율이 2.6%. 올해 7월 현재 3.1%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1∼7% 누적 점유율도 2.9%에 달한다. 하지만 시장 전체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점유율이 높아져도 수요가 뒷걸음질치고 있어서 효과가 반감하고 있다. 내수시장보다는 해외시장이 중요한 데, 좀처럼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대차에 위협을 주고 있는 업체는 비단 미국의 전통 강자들뿐만이 아니다. 상하이자동차, 난징자동차 등 중국의 국영자동차 업체들은 영국의 MG로버, 한국의 쌍용차를 매입하며 타도 한국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시장 규모 면에서도 중국은 현재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 시장이다.

기자 :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고 들었다. 미국시장의 침체를 만회하고도 남는 수준이 아닌가.

조인갑 : 하지만 중국의 시장 상황이 더 걱정이다. 중국은 무한경쟁 시장이다. 완성차 업체의 수익률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률은 작년에 13%대에서 올해는 6%대까지 떨어졌다. 물론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가격 인하폭이 크기 때문이다.

기자 : 상하이, 난징자동차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피츠 제럴드 : 중국 업체들이 아직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현대차는 중국 경쟁자들로부터 밸류 세그먼트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Hyundai will face competition in the value segment from Chinese competitors that are looking to expand into world markets.

지금 당장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라면 중국제 승용차를 타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정부는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해외 자동차 업체들에 중국 업체와의 합작을 요구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일부 모델을 중국 업체들이 조립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유명 업체들이 정작 기술 이전을 꺼리자, 해외 업체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데, 상하이자동차가 인수한 우리나라의 쌍용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세계적 자동차 업체들의 합종연횡 바람, 중국 업체들의 추격, 미국 시장의 위축, 경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중국 시장, 연례행사가 된 노조 파업 등은 현대자동차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다. 이러한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묘수는 없을까.

기자 : 현대차는 프리미엄 시장 진출을 공언하고 있는데, (당신이) 최고경영자라면 같은 결정을 내렸겠는가.

피츠 제럴드 : 현대차가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성능대비 가격이 저렴한 중저가 차량 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점이 문제다. 현재의 고객을 유지하면서 자동차 브랜드를 프리미엄 영역으로 끌고 가기는 극히 어렵다.

Hyundai must continue to make strides in quality to overcome the consumer's perception of Hyundai as a "value" or "economy" car. It can be difficult to take move a brand into the premium segment while retaining current customers.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는 후륜, 혹은 4륜 구동이어야 하고, V8파워여야 한다. 또 프리미엄 SUV차량도 갖춰야 BMW나 캐딜락, 그리고 메르세데스와 경쟁해 나갈 수 있다.

For the US market, a premium brand needs to be V8 powered with rear or all wheel drive to compete with Audi, BMW, Cadillac and Mercedes. Luxury SUV's are also needed to compete in today's luxury market.

기자 : 재규어를 비롯해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를 사들이는 편이 더 현실적이라는 지적을 하는데. 포드가 재규어나 볼보를 곧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피츠 제럴드 : 재규어는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영국 회사로 받아들여진다. (포드에 매각됐음). 현대자동차로서야 이미 미운 오리 취급을 받고 있는 재규어 브랜드를 되살리기보다는 한국의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는 편을 선호하지 않겠는가.

Jaguar has instant name recognition worldwide but is thought of as a British company. Hyundai may wish to build its own brand and tout Asian engineering instead of reviving the troubled Jaguar brand.

조인갑 : 해외 공장의 투자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 재규어까지 인수하면 잘못하면 동반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해외 현지 공장을 안착시켜야 할 때이다. 그리고 자체 브랜드를 선보이는 편이 낫다고 본다. (참고로, 포드는 재규어를 지난 1989년 인수한 이후 100억 달러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 그리고 영국의 JCB그룹 등이 재규어에 여전히 관심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자 : 철강 부문 계열화 문제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싶다. 자동차 100년 역사상 철강 부문을 수직 계열화한 전례가 없다. 잘 나가던 때의 제너럴모터스도 시도한 적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인갑 : 꼭 그렇지 만은 않다고 본다. 우선, 포스코가 미래에 대한 두려움 탓에 공격적인 투자를 못했다. 현대차의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단독으로 가겠다는 결정을 내린 배경의 하나이다. 철강 수요는 단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현대 기아차가 2008년까지 연간 600만대를 생산해 자동차 업계 세계 5강의 반열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 않은가. 문제는 경기가 꺾이고 위축이 될 때이다. 특히 해외 경기가 둔화되면 자동차와 철강 부문이 모두 어려워져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피츠 제럴드 :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바가 없다.

기자 :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전제적이라는 게 비판의 핵심인데, 어떻게 보는가.

피츠 제럴드 : 그는 현대자동차에서 주요 의사 결정을 하는 인물이다. 그가 구속됐을 때, 제품 개발 등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이 전면 중단된 것은 그 영향력을 가늠하게 한다.

He is know for keeping tight controls over Hyundai. Product development decisions were stalled while he was jailed and has put many projects behind schedule.

하지만 세계 자동차 업계에는 유독 전제적인 스타일의 최고경영자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전제적이지 않으면 버틸 수가 없다. 포드의 창업자 가문은 미 자동차 업계의 영웅인 아이아코카를 해고할 때, 난 당신이 싫다는 단 한마디 말만 던졌다.

기자 : 정몽구 회장을 직접 만난다면 무엇을 물어 보고 싶은가.

피츠 제럴드 : 포뮬러원 경주에 들어갈 계획이 없는지 궁금하다. 글로벌 마케팅 전략에 대해 묻고 싶다.

I would ask him about global marketing strategies such as entering Formula 1 racing or other racing series.

기자 : 국내외 여건이 쉽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8만원선(8월 31일 기준)을 회복하면서 본격적인 회복의 기지개를 켜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인갑 :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3~4%정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더욱이 내년에는 현대차가 제시할 수 있는 신차 카드가 없다. TG, 쏘나타, 산타페, 아반떼 등을 다 선보였다. 외국기업은 물밀듯이 밀려들어오고 있다. 7월 파업 탓에 3분기 실적도 안 좋을 것이다. 8만원 중반 대까지 오르면 포지션을 줄일 것을 권하고 싶다.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

기자 : 끝으로 5년 이상 현대자동차 주식을 보유할 의사가 있는가.

피츠 제럴드 : 답변하기 어렵다. 다만 현대자동차는 향후 5년 동안 지금과 같은 수준의 기술 개발을 꾸준해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조인갑 : 물론이다. 도요타가 캠리나 렉서스를 선보이고, 시장에 정착하기까지 10∼15년 정도가 소요됐다. 하지만 현대차가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 것은 왕자의 난 이후 정몽구 회장이 미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이후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앨러배마에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시련이 적지 않겠지만, 앞으로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켜봐야 할 때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신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