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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애널리스트가 말하는 한국 휴대폰의 갈 길



[이코노믹리뷰 2007-05-09 13:48]

SA연구원들 가운데는 5개 나라 말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뛰어난 인물들이 적지 않습니다.닐 모스톤 연구원도 해외 주요 언론에 자주 발언이 인용되는 간판급 연구원인데요. 하지만 적어도 사진만 놓고 보면 그는 좀 무뚝뚝해보이기도 하고, 뭐라고 할까요, 꼭 미국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장난기 가득한 악동의 이미지라고 할까요 :). 한국업체들을 위한 맞춤전략을 제시한 그의 분석에 한번 귀를 기울여 보시죠.   

“모토롤라 부진 千載一遇 기회…
생산단가 낮춰 신흥시장 흔들어라”

“한국 기업들은 모토롤라가 부진한 틈을 파고들 수 있어야 한다. 이 회사가 제품 라인을 다시 정비하고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만회하는 데는 최소한 1년 이상, 최대 2년 가량이 걸릴 것이다.”

세계적 시장조사 기관인 미국의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Strategy Analytics).’ 이 회사의 휴대폰 담당 수석연구원인 닐 모스톤(Neil Moston)은 지난 2일 <이코노믹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생산단가를 더욱 낮추고, 아프리카·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 유통망을 확장해야 한다며 모토롤라 부진이라는 호재를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모토롤라는 올해 1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으며, 영업이익도 작년 4분기 대비 적자로 반전됐다. 반면 영업이익,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작년 한때 위기감이 높아가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울트라 에디션과 초콜릿 폰등의 선전으로 올 들어 뚜렷한 실적호전세를 보여주고 있다.

< Economic Review > < PK&WISE > 공동기획









< Economic Review > < PK&WISE > 공동기획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지난 1분기 선전을 했다. 한국 휴대폰 업체들이 판세를 뒤집는 데 성공한 배경이 궁금하다.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무엇보다, 생산비 절감이 주효했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저가 GSM시장(low-tier GSM phones) 공략에 박차를 가한 것도 한몫했다. 한국 기업들은 너무 오랫동안 이 부문을 소홀히 해왔다(This is a segment of the mass-market that they have ignored for too long.) (나는)지난해부터 GSM 분야 공략을 강조한 바 있다.

시장 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악화로 부심하던 삼성전자의 선전이 특히 눈길을 끈다. 이 회사가 반전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인가.
무 엇보다, 스타일리시한 제품군(stylish product portfolio)과 뛰어난 서브 브랜딩(sub-branding)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특히 모토롤라나 노키아에 밀리던 고가품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위상을 회복했다. 이 회사의 울트라 에디션 슬림폰이 일등공신이다.

이밖에 아프리카,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점도 실적 호전의 또 다른 요소다.

하지만 LG전자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출하량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회사의 실적을 높이 평가하는 배경이 궁금하다.
LG 전자는 지난 1분기 출하 대수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금까지 SA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점은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이 7%대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비용을 절감하고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운 결과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은 3%, 이에 앞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LG전자는 이른바 프리미엄폰 전략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영업이익이 높아진 것도 이 덕분이 아닌가.
프리미엄폰은 판매 물량 자체는 많지 않지만, 이윤폭이 높다. 더욱이 프리미엄폰이 브랜드의 전체적 이미지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They improve a brand’s overall appeal). LG전자는 프라다폰을 앞세워 상위 계층을 효율적으로 공략 중이다.

프리미엄 전략, GSM제품의 유통 채널 확대, 그리고 비용 절감이 삼위일체를 이루며 이 회사의 점진적 회복에 한몫을 단단히 했다(These three elements are helping LG to steadily recover). LG전자는 세 가지 전략을 효율적으로 구사했다(LG is in the process of implementing a three-point strategy).

지난 1분기 성적표만으로 한국 휴대폰 업체들의 부활을 말하는 것이 시기상조는 아닌가.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이러한 상승세를 언제까지 유지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지난 1분기 실적을 볼 때 이들 업체들이 몸을 추스리고 다시 포효할 준비를 한것으로 보인다(These are tentative signs that the big Korean players are on the verge of a comeback).

“탄탄한 재무제표, 첨단 기술, 그리고 부인할 수 없는 성장의 기록들을 보라. 모토롤라는 주주 가치를 (어느 회사보다)잘 만족시키고 있다.” 루비콘 강을 건너던 로마의 시저를 떠올리게 하는, 자신감에 가득 찬 이 발언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바로 에드 잔더 모토롤라 최고경영자이다.

히트상품인 레이저를 앞세워 욱일승천의 기세를 보이던 그는, 그러나 지난 1분기 적자로 투자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기업사냥꾼인 ‘칼 아이칸’의 경영간섭 압력도 커지고 있는데,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올해 실적은 내우외환에 빠진 모토롤라의 위기대응 역량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모토롤라가 흔들리고 있다. 한국업체들이 지난 1분기 선전할 수 있던 데는 이 회사의 부진도 한몫을 했다는 평이다.
사 실이다. 모토롤라의 시장점유율은 18%에 그쳤다. 전분기 대비 무려 4%가 급락한 수치다(Motorola’s global handset market share dropped from 22% in Q4 2006, to 18% in Q1 2007). 45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핀란드 노키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더욱 우려할 만한 점은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5%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모토롤라 CEO인 에드 잔더는 글로벌 무대에서 가장 뛰어난 경영자로 손꼽히던 인물이다.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된 배경이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가 장 큰 문제는 취약한 제품 구성이다. 중가, 그리고 고가 제품군이 부실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한걸음 뒤처져 있다(The core problem is a weak product portfolio in the mid- and high-tiers. Motorola is way behind in smartphones).

레이저의 인기가 시들고 있는 점도 부담거리다(Its share of feature phones is declining).

무엇보다, 모토롤라 약진의 일등공신이던 ‘레이저(Razr)’를 대체할 상품을 선보이는 데 실패했다. 크레이저를 출시했지만, 경쟁사 제품에 비해 두께도 상대적으로 두꺼웠으며, 뚜렷한 특징도 없었다. 2.5세대 제품보다 더 나은 점이 별로 없었다(Above all, Motorola failed to replace the wildly popular Razr in 2006. The new 3G Razr is not ultra-thin, and it looks much less desirable than the earlier 2.5G version).

저가 정책을 질타하는 투자자들의 압력이 대단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인가.
저가시장(entry-tier segments)을 둘러싼 노키아와의 한판 대결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것도 이러한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Yielding to pressure from investors to protect what little margins it had remaining, Motorola chose not to engage in a price-war with Nokia in entry-tier segments).

여기에 중·고가 제품군에서 마저 뚜렷한 제품을 선보이지 못하면서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Combined with its fading mid-high portfolio, this led to a much larger volume decline than many had originally expected). 저가시장에서는 노키아에 밀리고, 중·고가 시장에서는 노키아, 삼성전자 등에 패퇴했다.

더욱이 소니에릭슨도 꾸준히 모토롤라의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이 회사의 3세대 워크맨(3G Walkman)과 사이버샷(CyberShot)은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인기가 높다.

모토롤라는 마케팅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위기를 곧 극복하지 않겠는가.
모토롤라의 위기 탈출 전략은 크게 두 가지이다. 적은 플랫폼으로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다.

제품 구성을 다시 바꾸어야 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에는 최소 1년에서 길면 2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본다(Its strategy to slash costs (e.g. fewer platforms) and raise pricing) will take at least four to eight quarters to execute).

분명한 점은 올해가 삼성전자나 LG전자가 모토롤라를 뒤흔들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일 수 있다는 것이다(This year is an optimum time for Samsung and LG to launch competitive attacks and to steal market share from Motorola).

경쟁기업의 악재는 호재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생산단가(production cost)를 지금보다 더욱 공격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노키아나 모토롤라와 진검승부를 펼치기 위해서는 제품 단가를 더욱 낮출 수 있어야 한다. 중·저가, 고가 제품을 막론하고 제품 구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신흥 시장은 물론 유럽, 미국에서도 GSM제품의 유통망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밖에 전략적 제휴·합병의 가능성도 활짝 열어놓아야 한다(The need for mergers will not disappear). 글로벌 시장에는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지나치게 많다. 말 그대로 공급과잉이다(The global handset market is badly over-supplied, and there are too many vendors.)

한국 업체들의 경쟁 기업 중에서도 인수합병을 당하거나, 다른 기업을 넘겨받는 업체들이 나올 것이다. 잠재적인 후보기업들이 바로 사젬(Sagem), NEC, 파나소닉(Panasonic), 그리고 산요(Sanyo)이다.

올 들어 휴대폰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주춤하고 있는데, 올해 각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주요 변수는 무엇인가.
신흥시장의 휴대폰 수요이다. 한국기업들은 신흥시장 공략에도 상당한 공을 들여야 한다.

신흥시장의 선두주자들을 따라잡는 데 얼마나 걸릴 것으로 보는가.
이 분야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기업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노키아나 모토롤라가 몇 걸음을 앞서 가고 있다(It remains a long way behind Nokia and Motorola).

삼성은 특히 저가 GSM시장 진출이 다소 늦었다. 두 글로벌 기업들을 따라잡는 데 적어도 2~3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Samsung is a late-entrant to the low-tier GSM market. It will take Samsung at least 2 to 3 years to catch Nokia and Motorola in emerging markets).

좋은 물건이 있어도 정작 판매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면 문제다. 유통망을 파고드는 일도 중요하지 않은가.
신흥 시장을 공략하는 모든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Distribution is the biggest challenge for all vendors in emerging markets). 인도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거미줄 같은 유통망을 구축하는 데는 막대한 자원이 투입돼야 한다(It takes massive resources to build out channels in huge countries like India and South Africa.)

돈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시간도 오래 걸린다. 특히 시골 지역을 파고들기란 더욱 녹록지 않은 과제다(The process is expensive and time-consuming, particularly in rural areas).

노키아는 신흥시장에 이미 강력한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광범위한 도소매 네트워크 파트너들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 이 회사와 필적할 만한 기업은 없다.

노키아는 적어도 이 부문에서 삼성전자나 모토롤라 등 경쟁기업들에 비해 2~3년 정도를 앞서가고 있다.

발밑을 살피는 일도 중요하지만, 멀리 내다보는 일도 간과 할 수 없다. 휴대폰 부문의 차세대 성장 동력은 무엇인가. 요르마 올릴라는 소프트웨어를 언급한 바 있다.
하드웨어는 여전히 글로벌 마켓을 지배하고 있다. 당분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뛰어난 디자인을 지닌 휴대폰을 선호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점을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휴대폰은 뛰어난 기능을 갖추고 있는‘작은 컴퓨터’로 점차 바뀌고 있다.(노키아의 요르마 올릴라 전 회장은 한 경제월간지(strategy & business)와 인터뷰에서 휴대폰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음을 내비친 적이 있다.) 노키아는 심비안과 공동으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도해왔다.

모토롤라, 삼성전자, 소니에릭슨, 그리고 LG전자는 노키아에 비해 이 분야에서도 한걸음 뒤처져 있다(Firms such as Nokia and Symbian have led the way in smartphone software, while others like Motorola, Samsung, Sony Ericsson and LG are still lagging behind).

끝으로 올해 2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 전망을 해달라. 어느 해보다 변수가 많을 듯 하다.
전 세계적으로 2억6500만대 가량이 출하될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3%가 증가한 수치이다. 재고 수준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본다.

지난 1분기 900만대 가량의 재고 물량이 소진됐는데, 모토롤라가 상당수 물량을 (밀어내기 식으로)판매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We estimate that roughly 9 million units of inventory were burnt off worldwide, mostly by Motorola, in the first quarter of the year). 2분기 휴대폰 수요는 역시 신흥시장에 달려 있다.

휴대폰 업체 1분기 실적 돌아보니

“소니에릭슨·삼성전자 돋보여
LG전자는 수익성 큰폭 개선”

전 세계에 걸쳐 모두 2억5200만대가 지난 1분기 출하됐다. 전년 동기 대비 12% 가량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전년 동기 성장률이 20%를 밑돈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라고 SA측은 밝혔다. 작년 4분기 재고 증가가 1분기 출하량 감소로 이어졌다. 모토롤라의 부진이 재고증가에 한몫을 했다.

노키아는 이 시기에 무려 9100만대를 판매했다. 모토롤라(4500만대)에 비해 두 배이상 더 많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36%를 점유했다. 요르마 올릴라가 공언한 40% 목표에 불과 4%만을 남겨두고 있다. 제품별로는 WCDMA제품의 출하가 증가했으며, 스마트폰과 뮤직폰 수요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주었다.

다만 미국시장이 여전히 골칫거리(problem-child)로 남아 있는 점이 부담거리다. SA측은 노키아의 미국 시장점유율이 지난 1년 동안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영업 이익이 13%를 기록했다. 모두 3500만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도 최근 2년래 가장 높은 13%에 달했다.

소니에릭슨도 선전을 거듭했다. 2200만대를 판매했으며, 시장점유율은 9%에 달했다. 소니에릭슨의 판매 성장률은 무려 노키아의 세 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SA측은 덧붙였다(Its annual growth rate of 63% is roughly three times that of its nearest major competitor (Nokia).

3세대 워크맨(3G Walkman)과 사이버샷(CyberShot)이 높은 인기를 끌었다. LG전자는 꾸준한 실적을 보여줬다.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7%로 큰폭 상승했다.

■ 닐 모스톤 연구원은 글로벌 휴대폰 산업 분석 담당 간판 애널리스트다. <비즈니스위크> <이코노미스트>등에 자주 발언이 인용되는 이 분야의 권위자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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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전략 있는 경영자는 아시아 시장에 눈 돌린다”

[이코노믹리뷰 2007-04-18 00:39]영국국적의 미래학자인 로히트 탈와 패스트퓨처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입니다.이 양반이 일정이꽉 짜여 있어 결국 출국당일 인천공항에서 가까스로 만나볼수 있었습니다. 국적은 영국이지만 외모에서알수 있듯이, 부모가 모두 인도 사람들입니다.
유럽출신답게 인터뷰 내내 미국중심의 사고를 극복해야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내달 7일 다시 우리나라를 찾는다고 합니다. 자 미래학자 로히트 탈와와의 대담 내용을 읽어보시죠 :)
Special Report |“전략 있는 경영자는 아시아 시장에 눈 돌린다”

[이코노믹리뷰 2007-04-18 00:39]





미래학자 로히트 탈와 단독 인터뷰
“가난해지는 미국 집착말고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려라”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려라. 파키스탄에서 법인을 설립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 지 혹시 알고 있는가. 아침에 가서 신고를 하고 법인설립 허가를 얻기까지 불과 하루면 충분하다.”

“한국기업인들은 더욱 전략적일 필요가 있다. 미국에 다가가면서 동시에 다른 지역을 주시해야 할 때다. 미국은 가난해지고 있다”

‘반야’. 불가(佛家)에서 널리 쓰이는 말로 깨달음의 절대 경지를 뜻한다. 경영자들의 입장에서는‘통찰력’이라는 용어가 더 와닿지 않을까?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미국의 앨빈 토플러 박사. 그는 정보통신혁명부터 프로슈머의 등장까지, 지금 다시 보아도 탁월한 선견지명을 발휘하며 문명을 떨쳐온 석학이다.

수리공에서 기자, 그리고 컨설턴트까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어온 그의 인생역정이 이러한 통찰력의 밑거름이 됐다고 그는 회고한 바 있다.

하지만 강호에 영걸이 토플러 박사 하나뿐일까. ‘로히트 탈와(Rohit Tlawa)’ 패스트퓨처 대표. 유럽권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 학자는 특히 중국, 인도, 일본,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 분석에 탁월하다는 평이다.

그를 본지가 단독 인터뷰했다. 한미FTA, 중국 경제의 미래, 글로벌 기업의 이노베이션 등이 주요 화제에 올랐다.

탈와 박사는 이번 방문길에 한나라당의 강재섭 대표를 비롯해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이재희 사장, 그리고 삼성그룹 국제전략부문의 전문가들을 한 수 지도하고 지난달 말 영국으로 돌아갔다.

패스트 퓨처(Fast Future)라는 조직이 다소 생소하다.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패스트퓨처는 영국의 미래전략 두뇌집단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위탁을 받아 시장 리서치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미래의 트렌드가 주요 연구대상이다. 기후변화, 중국·인도 경제, 그리고 앞으로 부상하게 될 비즈니스 모델까지, 경영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현상이 관심사이다.

영국에도 당신과 같은 미래학자가 있는지는 몰랐다. 앨빈 토플러나 나이스 비트, 혹은 제임스 캔톤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앨 빈 토플러를 보자. 그는 미국인의 눈으로 세상을 응시한다. 글로벌 무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변화가 과연 미국에 좋은 지 아닌지가 그의 주요 관심사이다. 미국인의 잣대로 세상을 재단한다. 하지만 내 시각은 글로벌하다. 무엇보다, 세상사를 가치 기준에 따라 판단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한다(I try to understand rather than to judge).

이번 방문길에 중국시장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중국 증시의 급락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구석이 적지 않다. 당신 같으면 이 시장에 계속 투자를 하겠는가.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중국 경제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올해도 10% 정도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중국이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언제쯤 따라잡겠나.
누가 알겠는가(웃음). 미래학자는 족집게 도사가 아니다. 시나리오별로 살펴볼 수는 있을 것이다. 중국이 2030∼2040년쯤 미국을 따라잡는다는 가정에는 몇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무엇보다 내륙 지방, 그리고 서부지역이 빠른 속도로 개발돼야 한다. 이 지역에는 아직도 낙후된 곳들이 많다. 이들 지역이 성공적으로 개발된다면, 또 내수시장이 좀더 성장한다면 이르면 20년 안에 미국을 따라잡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미국 의회가 중국에 대해 지속적인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가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는 되지 않겠는가.
위안화가치가 오르면 중국기업들의 수출 가격이 상승한다. 수출 가격이 오르면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 상승으로 골머리를 앓을 기업 중에는 미국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들이 중국에서 만드는 물건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중국에서 조립해서 미국으로 가져오는 물건이 비싸지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또 미국 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 이노베이션 역량 강화와 더불어 빠른 속도로 기술격차를 줄이고 있는 중국 기업을 과연 한국 기업이 감당할 수 있을까.” 중국 경계론의 핵심인데, 국내 일각에서 위기론이 커지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타결된 한미 FTA로 화제를 돌려 보았다. 이 협정이 옹호론자들이 주창하듯이 중국의 추격에 맞서 한국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냐는 의문에서다.

한미FTA가 한국 경제 도약의 주춧돌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이번 방문길에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 기업인들이 한결같이 의기소침(depressed)해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내게 일본이 되살아나고 있으며, 중국이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고 걱정을 토로한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내게 끊임없이 물어보았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우려를 좀처럼 이해할 수 없다.

한국 기업인들은 지난 수십년 간 놀라운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왔다. 한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은 국제적으로 어떻게 경쟁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혁신을 해야 하는지 이미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그는 이번에 이재희 인천공항공사 사장, 한나라당의 강재섭 대표, 그리고 삼성그룹의 글로벌전략부문(Global Strategy Unit) 관계자들을 만났다.)

미국과 FTA를 굳이 체결할 필요가 없었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그런 뜻인가.
한미FTA는 바람직한 선택이었다고 본다(It is a probably right way to go).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대중이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인들은 하지만 더욱 전략적일 필요가 있다.

미국에 다가가면서 동시에 다른 지역을 주시해야 할 때이다. 미국은 가난해지고 있다(America is getting poorer).

많은 문제를 이미 노출하고 있다. 아시아나 유럽 기업은 경쟁격화로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도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 기업인들은 좀더 멀리 내다볼 필요가 있다. 동시에 좀더 자신감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매사를 살펴 대비함은 동양 지도자들의 전통적 덕목이다. 조금함을 꼭 부정적인 징표로 볼 필요가 있는가.
비관 주의는 자칫하다 스스로의 잠재력을 해칠 수 있는 독이다. (나는)당신과 같은 언론인들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언론인들은 비즈니스를 배워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매사에 부정적인 경향이 있지만 좀더 겸손해질(humble) 필요가 있다. 2%가 부족하다. 사회에 무엇을 제공할지, 어떻게 대안(positive solution)을 제시할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한국 기업인들이 좀더 전략적일 필요가 있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아시아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 단적으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의 인구를 떠올려 보라. 이들 국가가 성장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

이 밖에 나이지리아 같은 아프리카 국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여전히 미국에 집착하고 있다(Asia is still obsessed with America).

파키스탄이나 방글라데시의 시장성을 논하기에는 좀 성급한 것이 아닌가
파키스탄에서 법인을 설립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혹시 알고 있는가. 아침에 가서 신고를 하고 법인설립 허가를 얻기까지 불과 하루면 충분하다. 한국은 어떤가. 파키스탄은 인구도 한국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이들 나라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당장은 매력이 떨어지더라도 앞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나라는 여전히 정치적으로도 불안한 구석도 있다.
물론 정치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감내해야 한다.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의 신흥시장들이 속속 글로벌 경제에 편입되고 있는 데, 너무 늦기 전에 이들 시장에 깃발을 꼽아야 한다. 한국 기업인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당장 중국 시장에서도 밀려나는 분위기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미국 상무성이 최근 펴낸 리포트를 보자. 이 보고서의 요지는 간단하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은 이른바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중국의 성공에 헌신한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 부분에 매우 신경을 쓴다.

글로벌 기업들 가운데 한국 기업의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는 곳이 어디라고 보는가.
폭스바겐이다. 중국인들은 이 회사가 독일회사라는 점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폭스바겐이 중국회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여전히 한국 기업으로 파악하는 중국인들이 대부분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하다. 중국은 원대한 비전을 지니고 있다. 중국은 기술과 이노베이션 역량을 키우길 원한다. 중국의 대학들과 리서치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히 전개하라. 그들을 가슴속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아니라 중국기업이 돼야 한다.

IBM글로벌 서비스는 분기별로 글로벌 기업인들을 상대로 여론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략적 고려요소 가운데 최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다양한 답변이 나왔지만 무엇보다, 이노베이션이 1위를 차지했다. 로히트 탈와 박사에게 글로벌 기업들의 이노베이션 동향을 물어보았다.
라플리가 이끄는 P&G는 이른바 C&D전략으로 유명하다.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구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접근방식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글락소스미스를 보자. 이 회사는 아이디어를 많은 곳에서 얻는다. 그리고 시장에 즉각 선을 보인다 (They take ideas from many places. rolling out to big market places). 시티뱅크도 이런 접근에 매우 뛰어나다. 글로벌 마켓의 소비자 동향 파악역량이 탁월하다.

내 고객사인 리드이그지비션도 비슷하다. 그들은 탁월한 식견을 지닌 고객들로 구성된 고객패널(creative customer panel)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의 도움을 구해 트렌드를 이해하고, 또 자신들의 제품에 반영한다.

휴대폰 시장의 절대 강자인 노키아는 독특한 이노베이션 모델을 운용하고 있다고 들었다.
노키아는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시장에 빨리 내놓기로 정평이 나 있다. 사내 투자제도 덕분이다(investment Funding only for the company). 무엇보다, 디자인 역량 덕분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훌륭히 구현하는 점이 다른 기업들이 쉽게 따라가기 힘든 점이다. 디자인 역량은 이 회사의 가치사슬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 요소이다.

캐논-브룩스 IBM 부회장은 지난해 기자에게 한국기업이 핵심활동을 여전히 자국에 묶어두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진단에는 동의하는가.
연구개발, 디자인을 비롯한 핵심 활동을 자국에 두는 경향이 있다. 동의한다. 특히 이노베이션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디자인이다.

인도시장을 좀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인도 대학의 연구기관은 일부 일류대학을 제외하곤 연구 시설이나, 자금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결과물을 확보하면 되지 않겠는가.

정보가 많다고 해서 통찰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당신은 어디에서 통찰력을 얻는지 궁금하다.
여행을 많이 다닌다. 아시아와 유럽, 그리고 미국을 자주 방문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이런 생각을 지닌 아버지를 둔 덕분에 올해 7세인 내 아들은 쿠바부터 미국, 인도, 캐나다까지 이미 많은 나라를 가 보았다. (웃음) 매년 한두 개의 새로운 나라를 방문하게 하려고 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지금부터 대비해 나가려면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자녀가 있다면 중국어부터 가르쳐야 하지 않겠는가.(웃음) 내 아이들은 만다린어를 배우고 있다. 그들이 졸업할 때 중국 회사에서 근무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 선택의 기회는 넓어질 것이다. 생각하는 법에 대한 훈련도 필요하다. 정보는 모두 과거에 만들어진 것이다.

빠른 변화 속도를 담아내지 못한다. 무엇보다, 파키스탄 그라민 은행의 총재인 무하마드 유누스와 같은 인물을 보라.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수만트라 고샬에서 프라할라드까지, 인도출신의 학자들은 공동체 주의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었는데, 혹시 영국으로 가져가고 싶은 것이 없는가.
아시아나 항공과 인천국제공항이다.(웃음) 수많은 나라의 비즈니스 항공석을 이용해 봤지만, 아시아나처럼 서비스가 탁월한(fantastic) 곳은 일찍이 보지 못했다. 인천공항도 서울까지의 접근성, 수화물 시스템이 뛰어났다. 영국에 돌아간 뒤 기꺼이 그들의 우수함을 알릴 것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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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지식근로자 천국으로 만들어라”

[이코노믹리뷰 2006-01-10 11:06] '일인지하 만인지상.' 에릭 슈미트가 구글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 이렇지 않을까요.  젖내가 나는 어린애들이나 다름없는 구글 창업자들과의 면접을 거쳐 이 회사에서 근무하게 된 슈미트는 구글의 상장과 더불어 비약적인 발전을 진두지휘하면서도 고집센 두 창업자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조화와 균형의 경영자이지요. 그가 내달 우리나라를 방문한다고 합니다. 에릭 슈미트가 말하는 구글의 성공 요인을 한번 들여다 볼까요?

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이 말하는
성공으로 이끈 10가지 황금률

미 국의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에 얽힌 일화 한 가지. 그는 장관 재임 시절, 인터넷의 한 검색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며 보좌관들의 일손을 덜어 주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간단히 키워드를 입력하면 의사결정에 필요한 기본 자료를 구할 수 있어 굳이 보좌관들의 도움을 구할 필요가 없었던 것.

당시 파월의 마음을 사로잡은 서비스가 구글(Google)이다. 지난 2001년 미국의 9·11 사태를 계기로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구글은 미 행정부 고위 관료의 업무 습관까지 바꿔 놓으며 명실상부한 검색의 대명사로 부상했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청와대 안마당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위성사진서비스(구글어스)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이 회사 에릭 슈미트 회장이 전하는 구글 성공의 황금률 10가지를 실어보았다.

위원회를 통해 지식근로자를 선발하라
면접에는 경영자와 더불어, 합격자가 근무하게 될 프로젝트 부서 직원들이 반드시 참석하도록 하라. 특히 같이 근무하게 될 직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들은 고용 절차를 더 공정하게 만드는 한편, 선발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백아는 종자기가 알아본다고 했다. 지식근로자들이야말로 뛰어난 능력을 지닌 지식근로자를 알아보는 눈을 지니고 있다.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
일단 선발한 후에는 직원들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 빨래·세차를 비롯한 일상사를 처리하느라 본업에 전념하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최고급 식당 시설, 체육관, 세탁시설, 마사지 룸, 드라이클리닝 룸, 이발소, 세차, 통근 버스까지 지식근로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제공하라.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도 말했듯이, 지식근로자들이 거추장스럽게 여길 수 있는 모든 장애물을 치워야 한다.

프로젝트 팀원을 한 공간에 배치하라
구글에서는 최고 경영자도 첫 출근 후 수 개월은 다른 직원들과 사무실을 공유한다. 한 사무실을 쓰도록 배려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구글에서 모든 ‘프로젝트’는 팀 단위로 진행된다. 따라서 업무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의견 조율이 필수적이다. ‘팀원 중 누군가가 일방독주하거나 뒤처지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업무 조율을 더욱 쉽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팀 구성원이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은 이메일을 보내 답장을 기다리거나, 전화를 걸지 않고도 동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최고 경영자의 경우 지식근로자 곁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물론 또 다른 동료의 업무를 방해하고 싶지 않은 직원들은 별도로 마련된 회의실을 사용하면 된다.

팀원 간 의견 조율을 더욱 쉽게 만들어라
프로젝트 참가자들을 한 사무실에 배치하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가 이뿐만은 아니다. 구글 직원들은 함께 일하는 팀원들에게 매주 한 차례 지난주 그가 한 일을 간략히 정리해 메일로 보낸다. 장점은 분명하다. 다른 직원들도 동료 직원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서로 간에 업무 성과를 공유하고 업무 흐름을 조율하는 일이 더욱 쉬워진다는 얘기다.

내부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라
구글 직원들은 평소에 다양한 정보처리 도구들을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이 가운데 몇몇은 네티즌들에게 선을 보여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지메일(Gmail)이 대표적이다. 지메일이 성공한 이유는 수 개월 동안 회사 내부의 시범서비스 기간을 거치면서 가장 까다로운 고객인 구글 직원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웹이나 사내 인트라넷도 최대한 활용하라. 직원들이 담당 프로젝트 내용과 더불어 업무 진행 상황을 웹이나 인트라넷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구글의 경우, 관련 정보는 모두 색인 처리가 되어 있어 직원들은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쉽게 찾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
구글의 지식근로자들은 업무시간의 20% 정도를 자신들이 직접 선택한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며 감독을 받아야 하지만, 경영진이 이를 가로막는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창의성을 평소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이디어 편지함’이다.

차세대 킬러 어플리케이션에서 주차 절차에 이르기까지, 직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이 편지함에 넣을 수 있다. 회사 직원들은 회사 동료들의 의견을 읽은 뒤 댓글을 남겨두거나 등급을 매길 수 있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아이디어는 리스트의 맨 꼭대기로 옮길 수도 있다.

팀원들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하라
‘신기료 장수 세 명이 모이면 제갈공명보다 낫다’고 하지 않는가. 여러 사람이 모이면 한두 사람에 비해 더 나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게 마련이다. 의사 결정을 하기 전에 광범위하게 의견을 구하라.

구글에서 경영자의 주요 역할은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조율하는 것이다. 경영자는 결코 독재자가 아니다.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때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지만 기다림의 대가는 크다. 프로젝트 팀을 더 헌신적으로 만들 수 있으며, 더 나은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건전한 비판을 감내하는 문화를 조성하라
‘악해지지 말자’. 구글의 슬로건은 이 회사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히 보여준다. 다른 의견에 대한 포용력이 그것이다. 경영진을 비롯한 구글 조직원들은 실제로 이를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기업경영 현장에서 이 슬로건이 실행되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적어도 구글에서 자신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상대방에게 의자를 집어 던지는 이들을 찾아볼 수 없다.

자신이 제시한 견해에 애착을 지니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이다. 타인에 대한 관용과 존경의 문화는 중요하다. 예스맨으로 꽉 찬 회사는 우리가 바라는 조직이 아니다. 구글의 최고 경영자인 에릭 슈미트도 입사면접시험에서 27세에 불과한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의 혹독한 비판을 견뎌 내야 했다.

모든 결정은 철저히 양적 분석을 바탕으로 하라
모든 결정은 양적 분석 과정을 거친다. 인터넷은 물론 내부적(인트라넷)으로 정보 활용 시스템을 구축해 의사결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십여 명의 분석가들은 수집된 정보들을 면밀히 분석, 실행 메트릭스와 더불어 가장 최신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준다.

사내에서 운영중인 수많은 온라인 대시보드(Dashboard)도 직원들을 깨어있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곳에서는 관련 업계를 비롯해 인터넷 분야의 가장 최근의 흐름들을 일목요연하게 제공하고 있다. 대시보드를 보면 구글의 위치가 어디쯤인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효율적 대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매주 금요일, 경영자들은 물론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한 곳에 모여서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회합은 가벼운 음료수나 식사를 곁들이면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 경영진들은 팀원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지식근로자들도 경영진들의 생각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근로자들을 신뢰해야 그들의 충성심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에릭 슈미트는 누구

천재이거나 억세게 운좋은 경영자

캘 리포니아 주립대(버클리대) 출신의 냉철하고 차분한 경영자. 세계 최고의 유망기업으로 성장한 구글(Google)의 에릭 슈미트 회장에게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슈미트는 독특한 품성의 소유자로 평가받는다. 자신을 드러내기 좋아하는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직설 화법을 피하고, 대화 중에 중의적인 말들을 주로 구사한다는 게 《구글스토리》의 저자인 존 바텔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부임 후 매분기 실적상승세를 주도하며 구글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이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최고 기술경영자와 대형 IT업체인 노벨의 최고 경영자를 역임했으며, 구글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과의 면접을 거쳐 지난 2001년 3월 취임했다. 당시 27세에 불과하던 창업자들이 슈미트와 만나 구글로 수집한 그의 이력사항을 프로젝트로 비추면서 그의 과거 업적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슈미트가, 당시 정보통신 분야 대기업인 노벨의 CEO 자리를 포기하고 구글로 옮긴 일은 이례적인 일로 미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미국의 IT 버블이 터지면서 인터넷 기업들이 혹독한 겨울을 겪고 있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은 슈미트가 합류한 그 달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했으며, 추후에도 단 한차례 분기 실적이 악화된 적이 없다. 미국 언론이 그를 놀랄 만한 천재이거나, 억세게 운이 좋은 사나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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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이멜트 인터뷰(글로벌리스트)

“중국과 인도는 차원이 다른 경쟁상대”

제프리 이멜트가 지난해(2006년) <글로벌리스트>와 가진 인터뷰 내용을 소개합니다. 세계 최우량 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최고 경영자의 고민의 일단을 읽을 수 있습니다다. 중국이나 인도에 대한 두려움, 공대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는 미국의 교육시장에 대한 염려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세계 경제에서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무엇인가.

1990년대는 호황기였다. 전반적으로 성공하는 기업이 많았다. 지금도 경제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당시와 비교할 때 큰 차이는 존재한다. 기업의 성공은 더 이상 보편적인 현상이 아니다. 미래에 어떤 식으로 경쟁을 해 나갈지 항상 고민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공장 폐쇄 등 어려울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지 않나.

상황이 녹록치 않다. 미국에서 가전 기기를 생산해 돈을 벌기란 결코 쉽지 않다. 장기적으로 이 분야에 근무하는 인력의 90% 가량의 퇴직을 유도할 계획이다.

하루 일과는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가.

매일 매일 터빈, 비행기 제트엔진, 그리고 자기공명장치를 판매한다. 최고 경영자가 하는 일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업조직이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그는 스스로를 영업맨이라고 소개한다)

■ 세계 각국은 어떤 식으로 세계화에 대응하고 있는가.

(세계인들에게 )세계화는 기피의 대상이 되었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세계 전역의 상황이 비슷하다. 배경은 명확하다. 전혀 다른 차원의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가 그들이다.

그들은 엄청난 인적 자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엔지니어가 이들에게 인기 직종인 점이 인상적이다. 두 나라의 등장이 각국의 국민들을 두렵게 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의 경쟁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느낀 때는 언제인가.

제너럴일렉트릭에서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두려움을 느낀 존재는 일본이다. 처음에 한 일이 일본에 간 것이다. 그들은 상당히 세련된 업무 절차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제한된 인구를 지니고 있는 점이 한계다.

유럽은 어떠한 편인가.

영국이 (유럽에서) 아마도 가장 성공한 국가다. 제조업에서 서비스 부문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이러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혁신을 중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 특히 기술교육을 중시해야 한다. 하지만 스포츠 마사지 전공자들이 전기공학 전공자들보다 더 늘어나는 것은 우려할 만한 현상이다. (미국이) 전 세계의 마사지 서비스 산업의 중심지가 되려고 한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미국 경제를 위해 가장 필요한 일자리(시간당 20~30달러)는 줄어들게 될 것이다. 교육시스템은 이러한 일자리를 창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또 없는가.

이 밖에 에너지와 건강보험 부문에 대해서도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 투입과 산출을 곰곰이 따져보아야 한다.

산업정책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아마도 최고 경영자 클럽에서 쫓겨나게 될 것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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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유통전쟁 결과는


“온라인 업체가 최후의 승자”


“오프라인 점포 중 소비자들에게 즉각적인 편리함을 주거나,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제공하는 업체들만이 살아남는다.”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제프 베조스의 예측이다. 백화점 노르드스톰과, 캐주얼 브랜드 갭이 대표적이다.

노르드스톰은 일대일 고객응대서비스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갭은 젊은이들의 취향을 매장 설계 등에 적극 반영하며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다.

궁극적으로 쇼핑을 마치 흥미로운 스포츠 게임을 보는 듯 만들 수 있어야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설명.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올해 2월호에서 오프라인 매장도 온라인 매장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흡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장래에도 인터넷이 대세라는 베조스의 생각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베조스는 앞으로 온라인 기업들의 비교 우위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한다. 예컨대, 인터넷과 더불어 개인용 컴퓨터의 부팅 속도가 빨라지면 5분 길이의 작은 비디오 클립을 상품 설명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아마존에서 가수나 작가, 저자 등이 자기의 음반이나, 도서 등을 직접 홍보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온라인 매장들의 강점인 정보 활용이 한 차원 더 높아질 것임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가 오프라인 서점이 경쟁상대는 아닐 것으로 관측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 밖에 생필품 대부분도 앞으로 인터넷에서 마우스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대부분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온라인 매장들의 기동성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학자인 슈워르츠가 이끄는 GBN도 비슷한 예측을 하고 있다. 대형 밴 차량이 주택가를 항상 돌면서, 온라인에서 주문받은 생필품을 거의 실시간으로 배달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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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 Lounge |레지날드 랜달 한국코카콜라 보틀링 사장

[이코노믹리뷰 2006-06-07 06:27](코카콜라는 안팎으로 악재가 끊이질 않습니다. 인도의 한 지역에서 판매한 코카콜라에서 기준치 이상의 농약성분이 검출돼 한바탕 곤욕을 치르기고 했습니다. 이들 지역의 한 시민단체가 이 사건을 집요하게 이슈화하면서 전세계로 급속히 이 뉴스가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브랜드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사람으로 친다면 삼재를 만난 격이라고 할까요. 지난 2005년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매각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중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레지렌달과 이 회사 본사에서 인터뷰를 했는데요. 매각 얘기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습니다.

실적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회사를 매각하는 일따위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이른바 오랜지 음료를 비롯한 건강 음료를 출시하면서 수익원 다변화에도 적극 나선 결과라고 하는데요.  매각 노이로제에 걸린 듯, 가급적 매각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당시 이 회사 관계자들의 전언이었습니다.  :)

(외국인들은 양복이 참 잘 어울립니다. 랜달 사장은 거의 영화배우 뺨치게 생겼습니다. 타고난 스포츠맨이라고 합니다 :)


한국코카콜라보틀링 레지날드 엠마뉴엘 랜달 사장

“올 들어 성장률 두 자릿수 껑충…
배울점 많은 한국시장 왜 떠나나…”

“지난달 세무 조사를 모두 마쳤으며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후진적인 유통관행을 바로잡고자 땀을 흘려온 우리의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고 있다.”

“비만이나 당뇨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바람직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콜라 탓이 아니다.”


오마하의 현자(Sage of Omha)’로 불리는 미국의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의 최고 경영자이자, 가치투자의 신봉자인 이 위대한 투자자가 돈을 묻어두고 있는 초우량 기업 중 하나가 바로‘코카콜라’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생산한 콜라를 나이애가라에 흘려 보내면 폭포수가 하루 반나절(38시간46분) 동안 흐르게 될 정도라니 엄청난 생산 규모를 가늠하게 한다.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를 자랑하는 이 회사는 하지만 지난해 경쟁사인 펩시에 총자산 규모에서 역전을 허용하는 등 비상등이 켜졌다. 전 세계적인 웰빙 바람이 콜라의 인기 하락을 불러온 것. ‘손자와 동네 피자가게에 갔다가 메뉴판에 경쟁사의 제품만 있어 노발대발했다’는 버핏에 얽힌 일화는 펩시의 거센 공세의 수위를 가늠하게 한다.

비단 미국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국내에서도 경쟁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며 탄산음료 업계의 위기감을 깊게 했다. 하지만 ‘한국코카콜라 보틀링(CCKBC)’은 올 들어 두 자릿수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등 힘찬 날개짓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내 음료 업계를 강타한 세무조사의 파고(波高)를 너끈히 극복하며 음료 시장 제패의 시동을 다시 걸고 나섰다.

생수에서 주스, 그리고 저칼로리 콜라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앞세워 이 회사의 한국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주인공이 올해 2월 부임한 레지날드 엠마뉴엘 랜달(Reginald Emauel Randal·41) 사장이다. 지난달 29일 중구에 위치한 연세 세브란스 빌딩 본사에서 만난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올 들어 두자리 수의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마이너스 성장을 감수하며 유통관행을 바로잡고자 땀을 흘려온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회사를 매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올 들어 한국 시장서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고 들었다. 실적을 공개할 수 있는가.

올해 1분기 실적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두 자리 수 이상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일부 경쟁 업체가 유독 부진한 가운데 (한국 코카콜라 보틀링이)실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고무적이다.

구체적인 실적을 공개하고 싶지만 내규 탓에 공식 발표에 앞서 경영 지표를 공개할 수 없어 매우 안타깝다. (웃음). 양해해 달라. 작년 9월이 부진을 탈출하는 전환점(turning point)이 됐다.

- 국내 업체들의 유통 시장 장악력은 대단하다. 위기를 극복한 뾰족한 묘수라도 있었는가.

‘종합음료 회사(total beverage company)’ 도약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다양한 음료 상품을 앞세워 시장을 파고든 것이 주효했다. 입맛이 까다롭고,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공략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한때 ‘코카콜라’라는 사명에서 청량음료인 콜라만을 떠올렸다.

하지만 코카콜라의 제품군은 이제 콜라뿐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영양분이 풍부한 음료를 원하면 과일 주스인 ‘미니메이드(Minimade)’를, 운동 후 상쾌함과 더불어 빠른 수분 보충을 원한다면 ‘파워 에이드(Powerade)’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밖에 다이어트에 신경을 쓰는 여성은 코카콜라제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 현재 진행 중인 국세청 세무조사도 매출에 또 다른 변수가 될 듯 하다. 진행 상황이 궁금하다

모 방송사에서 일부 기업의 탈세 의혹을 제기한 이후 국세청 조사가 시작됐다. 음료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달(4월) 세무 조사를 모두 마쳤으며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후진적인 유통관행을 바로잡고자 땀을 흘려온 우리의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세금 탈루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몇몇 회사들은 자료 미비로 수사 기간이 상당기간 연장된 것으로 알고 있다.(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곳은 동아오츠카·롯데삼강·롯데칠성음료·오리온·해태음료 등 8개로 이달 하순까지 유통과정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다른 업체들과 달리 국세청 세무 조사를 조기에 끝낼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인가.

그 동안 자료 분산, 세금 탈루 등 한국 시장의 왜곡된 사업관행 탓에 상당히 고전했다. 고객들이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특히 특정 유통 채널의 경우 50% 이상 매출 감소가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마이너스 성장을 감수하면서 적법한 영업 정책을 일관되게 실시했다. 물론 처음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 국내 시장에서 가장 두려운(formidable) 경쟁사는 어는 곳인가.

두려운(formidable) 상대는 없지만 어려운(difficult) 경쟁사는 있다. 롯데칠성음료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경쟁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특히 한국 내 경쟁 기업들은 실로 대단한 일을 해왔다.

우리는 한때 웰빙 트렌드를 중시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경쟁사들을 따라가고 있으며, 따라잡을 것(overtake)이다. 경쟁에서 배우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매일 제대로 운행하고 있다.

- 하지만 정작 콜라를 멀리 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콜라가 건강에 좋다고 보는가.

(내가) 의사는 아니지만, 콜라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지는 않는다. 하루에 콜라를 세 병 이상 마실 때가 적지 않지만, 건강상 문제를 느껴본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비만이나 당뇨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바람직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 대부분이 너무 많이 먹고, 생활도 상당히 불규칙하다. 하지만 이들은 비만이나 건강악화의 원인을 다른 무엇인가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콜라도 그대상 중 하나다. 중요한 것은 균형잡힌 생활습관(balanced lifestyle)이다. 오렌지 주스를 지나치게 많이 마셔도 칼로리 과다 섭취로 살이 찔 수 있다.

- 국내에서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지난해 펩시에 사상 처음으로 추월을 허용했다.

코카콜라의 브랜드 로열티가 과거에 비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콜라 소비가 과거에 비해 줄어 들었다. 하지만 상황은 빠른 속도로 나아지고 있다. (미국 코카콜라는 지난 1분기 순익이 11억달러(주당 47센트)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 까르푸와 월마트가 올 들어 철수결정을 내렸다. 한국 시장이 유명기업의 무덤이 되는 이유가 어디 있다고 보는가

까다로운 소비자 탓이 아니겠는가. 한국 소비자들은 버릇이 나쁘게 든 아이들(spoiled children) 같은 면이 있다(웃음). 오해하지 말라. 무척 까다롭다는 의미다. 하지만 까다로운 소비자는 한국 시장이 지닌 가장 큰 강점의 하나이기도 하다. 단적인 예로, 레스토랑에 가서 스테이크를 주문해 보라.

불과 5분여 만에 원하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유럽에 가서 같은 음식을 주문해도 20여 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경쟁은 기업을 강하게 만든다. (우리도 )경쟁기업,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 독일 월드컵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브랜드 로열티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코카콜라에서 999명의 한국 소비자들과 독일로 건너가 응원전을 하기로 한 배경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색다른 경험을 주는 게 우리의 목표다. 한국의 축구 팬들이 코카콜라의 이번 이벤트를 통해 월드컵이 주는 환희와 감동의 순간을 생생하게 체험하게 될 것이다.

- 원래는 열차를 타고 독일 월드컵 응원을 떠나는 철의 실크로드 응원열차 여행을 추진하지 않았는가.

부산에서 출발해 북한과 러시아를 거쳐 독일까지 왕복하는 응원열차 운행을 추진했으나, 포기했다. 돌발 변수들을 감안해야 했다. 조류 독감을 비롯해 뜻하지 않은 재난에 얼마나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지, 특히 북한의 정치 상황이 상당히 유동적이라는 점 등을 감안해야 했다. (그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다고 표현했다. we were too worried about Kim Jeong Il)

- 끝으로 대규모의 환경 캠페인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간단히 소개해 달라.

물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물을 소중하게 여기고 깨끗하게 지켜나가는 활동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다시 만날 물 깨끗하게’ 라는 슬로건 하에 회사 전 직원이 참여하는 환경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환경단체 및 대학들과 함께 기획·진행하게 되며, 내년부터는 일반 대중에게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갈 예정이다.

■ 레지날드 랜달 사장은?
1964 년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났다. 내이틀(Univ. of Natal)대학에서 건축학사를, 바로우 랜드 대학(Univ. of Barlow Rand)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받았다. 지난 1993년 골든레이사의 남아공 총지배인, 1997년 리처드베이사의 총지배인을 지냈다. 1999년 한국에 건너와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의 판매담당전무를 맡았으며, 지난해 7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2월 사장에 취임했다.

코카콜라 사장이 직접 밝히는 상식 5가지

“콜라 마시기 전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 상식 1. 콜라맛 국별로 다른 이유는 물맛 탓
콜 라는 각 나라의 규정에 따라 원액과 물에 이산화탄소, 감미료, 톡쏘는 맛을 위한 소량의 인산, 콜라 색깔을 내기 위한 캐러멜로 만들어진다. 제조방법은 전 세계가 엄격하고 통일된 절차를 따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맛이 같다. 하지만 다른 맛을 느끼게 되는 것은 각 나라마다 물맛이 다르기 때문.

●●● 상식 2. 콜라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는 아이슬란드
콜라는 전세계인의 입맛을 통일한 음료지만 마시는 양은 각 나라의 문화나 자연환경에 따라 다르다. 전 세계적으로 콜라를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는 아이슬란드(1인당 366잔/1년)·멕시코(1인당 354잔/1년),·북아일랜드(1인당 309잔/1년)·룩셈부르크(1인당 295잔/1년)·칠레(1인당 240잔/1년)·미국(1인당 239잔/1년) 순이다. 우리나라는 평균 1년 동안 32잔 정도 마신다.

●●● 상식 3. 콜라 2차대전 중 전 세계인의 음료로 성장
코카콜라가 전세계적 음료가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스트레스가 만연한 군인들 사이에서 상쾌함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재고가 없자 공장의 뚜껑도 없는 콜라를 사갈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 상식 4. 코카콜라병 연결하면 달 1057번 왕복
코 카콜라를 병(236㎖)에 담아 연결하면 달을 1057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가 되고, 상하좌우 빽빽하게 붙여 4차선 고속도로에 늘어놓으면 지구를 82번 휘감을 수 있다. 또 나이애가라 폭포로 흘려 내리면 폭포수는 하루 반나절(38시간46분) 동안 흐르게 될 정도다.

●●● 상식 5. 콜라 병은 코코넛 열매 모양 본따
알려진 것과 달리, 컨투어병 이라고 불리는 콜라 병은 1915년 인디애나 루트 유리공장의 알렉산더 사무엘슨과 얼알 딘이 코코넛 열매를 본따 고안한 것. 코카콜라는 어둠 속에서도 모양이 느껴질 뿐 아니라 깨지더라도 원형을 쉽게 가늠할 수 있어 상품 포장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특허청에 상표등록 됐다.


He is…

“몽골 푸른 호수로 달려가
스트레스 날리는 자유분방한 CEO”

“안녕히 계세요. 또 만나길 바랍니다.” 그는 이날 인터뷰를 마치자 한국어 강사에게 바로 달려갔다. 사내에서 수업중인 그에게 작별 인사를 하자 유창한 한국말로 이같이 답변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태생인 그가 한국 생활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이면에는 상당한 노력이 자리 잡고 있는 셈.

직원들과 처음으로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도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는 후문. 취미도 오지 여행이라고. “몽골의 광활한 평야에 위치한 호수에서 하는 낚시의 묘미가 그만”이라는 그는 10년 전에 코카콜라 남아프리카 공화국 판매법인에 처음으로 합류했다고 한다.

그가 한국에 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내 친구 하나가 귀에 대고 ‘한국에 가보라. 정말 좋은 곳이다’고 조그맣게 속삭였어요. 두 달 후에 배낭 하나 달랑 들고서 한국에 왔습니다.” 그의 자유분방한 기질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국내 대형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유통시장을 뚫지 못해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던 탓일까? 스트레스 관리 비법을 묻자 “때로는 잊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끊임없이 걱정한다면 견뎌낼 재간이 없으며, 잊어버리는 것도 약이라는 것. 그러면서도 한국에서 일하는 것은 도전 과제와 더불어 짜릿한 자극을 안겨 준다. (challenging and stimulating)고 덧붙인다.

평일에는 수영을, 주말에는 테니스를 하며 꾸준히 건강 관리를 한다는 그는 톰 피터스를 가장 좋아하는 경영학자로 꼽았다. 가장 좋아하는 책도 그가 저술한 《경영혁명. Thriving on Chaos》라고.

대담 : 김경한 편집국장(justin-747@hanmail.net)
정리 :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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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1조 클럽 가입한 지멘스-볼보 CEO 이원인터뷰

[이코노믹리뷰 2007-01-17 15:30] ('정부의 규제가 갓 잡아 놓은 물고기처럼 펄펄 뛰던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고 있다. 큰 정부를 지향하는 좌파 정권이 규제 남발로 기업인들의 의욕을 꺾어 투자, 소비 위축을 불러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보수성향의 경제학자들이 지겹게 되풀이하는 한국경제 위기의 레퍼토립니다.

하지만 이러한 진단은 얼마나 정확한 것일까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수년간 한국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이끌어내며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외국계 기업들은 이러한 목소리를 무색하게 합니다. 주인공은 독일 지멘스 그룹의 한국 내 자회사인 한국지멘스와 스웨덴 볼보그룹의 자회사인 볼보 건설기계입니다.

이들은 특히 활발한 연구개발 투자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내며 우리나라를 이른바 혁신의 전진기지로 바꾸어가고 있습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한국시장에서 성공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는 볼보건설기계의 에릭 닐슨 사장과 한국지멘스의 조셉 마일링거 사장을 만나 비결을 물었습니다.
)




그들이 한국기업에 공개하는 고속성장 비결은


“정부 규제 탓할 시간에
연구개발 역량 강화하라”



역사서 <문명의 붕괴>를 읽어보라. 나는 이 책에서 복잡한 경영현실을 타개할 고차방정식의 해법을 찾는다 (에릭 닐슨)

한국 내 연구개발센터는 엄청난 성과물들을 양산해왔다. 한국에서 개발한 G40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 수출되고 있다(조셉 마일링거)



두 자릿수 성장을 이끌고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조셉 마일링거) 한국사회의 물줄기를 바꿀 사회 변화(megatrend)를 면밀히 주시하고, 이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해 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은 빠른 속도로 노령화되고 있다. 에너지나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환경보호, 자동화, 헬스케어, 공공인프라 시장이 커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시장의 메가 트렌드를 파악하고, 한국 내 연구개발인력들을 통해 뛰어난 제품을 공급한 것이 주효했다.

(에릭 닐슨)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고객들의 목소리를 파악하고, 사회 변화를 한 걸음 앞서 포착해야 한다.

기업경영에 영향을 주는 수백 가지 경우의 수를 파악하고, 문제를 타결할 적절한 대응방식을 찾는 능력이 핵심이다. (두 사람은 특히 이윤이 나는 성장(Profitable Growth)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마이클 포터는 경쟁력(Competitive advantage)을 좌우하는 요인을 가치사슬(value chain)로 상세히 분석했다. 고속 성장의 비결, 한 가지 요인을 꼭 집어 설명해 줄 수는 없는가.


(에릭 닐슨) 볼보건설기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창원)에 연구개발센터를 운용하고 있다. 각국의 사정에 맞는 굴착기 제품을 이곳에서 만들고 있다. 혁신의 전진기지인 셈이다.

창원 연구소 내에 첨단기술개발센터도 만들었다. 지금까지는 제품을 직접 이용해 충돌테스트나 혹한기 테스트 등을 수행해왔지만, 이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만으로 이러한 실험을 대체할 수 있게 됐다.

(조셉 마일링거) 경기도 분당 의학연구개발센터를 비롯해 7개 센터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분당 의학연구개발센터에서 개발된 기술은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두자릿수 성장을 이끄는 자양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예컨대 한국에서 개발된 ‘G40(초음파 진단기기)’가 미국 등지에 수출되고 있다. (지멘스 그룹 전체의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무려 57억달러에 달했다. 5만명의 연구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데, 이는 전체 근로자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공사현장에 투입되는 굴착기에도 첨단 기술이 필요한가. 튼튼하고 잘 작동되기만 하면 되지 않는가.
(에릭 닐슨) 튼튼하고 잔고장이 없어야 하는 것은 말 그대로 기본이다. 굴착기는 최첨단 과학의 총아이다. 예를 들어, 모든 (볼보의) 굴착기는 첨단 칩을 내장하고 있다. 비행기로 치면 블랙박스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기계부위에 이상이 생겨서 수리를 받은 적이 있는지, 또 원산지는 어느 곳인지 관련 정보를 내장하고 있다.

당신이 사용하는 굴착기가 고장이 났다고 가정해 보자. 회사에서 파견된 엔지니어가 관련 휴대 장비를 굴착기에 꼽기만 하면, 수리에 필요한 정보들을 고스란히 파악할 수 있다. 의사가 과거병력을 살펴보고 진단과 처방을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또 이러한 정보는 볼보 본사의 슈퍼컴퓨터에 무선 통신 장비를 통해 저장된다. 이만하면 첨단 제품이 아닌가(웃음).

인텔이 최근 한국 내 연구개발 센터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이나 인도로 연구개발센터를 옮겨갈 계획은 없는가.
(에릭 닐슨) 굴착기 부문에 관한 한 아직 중국이나, 인도 연구자들의 연구 역량이 한국에 미치지 못한다. 또 볼보건설이 따로 특정 기능(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센터를 인도에 열 정도로 굴착기 시장이 (자동차에 비해)크지는 않다.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물론 인도나 중국의 인력의 지식 수준이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조셉 마일링거) 한국 내 연구개발 센터는 엄청난 성과물들을 양산해왔다 (Siemens R&D centers in Korea have created tremendous results). 서강대, 가천길병원과 협력관계를 맺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인재전쟁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GE는 FMP로 불리는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는가.
(조셉 마일링거) ‘미래의 인재(Future Talent)’라는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뛰어난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다. 미래의 인재로 선발되면, 리더십 프로그램, 순환 근무, 미션 부여, 그리고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하지만 GE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미 선발한 직원들 가운데 역량을 입증한 이들이 교육 대상이기 때문이다. (FMP프로그램은 일반 직원과는 별도로 ‘사관후보생’들을 선발해 2년여의 꽉짜인 교육을 실시한다. 출발선부터가 다른 셈이다. )

(에릭 닐슨) YPP(Young Professional Program)을 운용하고 있다. 신입사원들 중 우수한 인력을 선발해 MBA파견, 볼보의 해외 자회사 파견 등 여러 가지 특전을 제공하고 있다. GE의 FMP와는 다르다.

결국 공정한 평가가 이러한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지 않겠는가. 직원역량 평가 시스템이 궁금하다.
(조셉 마일링거) 지멘스는 1년에 한번 직원들의 개인별 성과(performance)와 역량(capability)을 평가한다. 챔피언(Champion), 키 플레이어(Key Player), 그리고 퀘스천 마크(Question Mark) 세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챔피언은 과거 몇 년 간 지속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직원들이다.

이들은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인재(top talents)들이다. 키플레이어는 잠재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다. 각자가 챔피온급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역량 및 능력 개발에 초점을 둔 트레이닝을 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퀘스천 마크에 해당하는 직원에 대해서는 협의를 거쳐 업무를 재배치한다. >

성장의 주요 축은 내부 혁신이다. 하지만 기업의 역량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프록터앤갬블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이 외부 인재풀을 활용하거나, 유망 기업을 꾸준히 인수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두 기업의 또 다른 성장축인 인수 합병 계획, 성과 등을 물어보았다.


두 회사 모두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한 회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올해 한국 시장에서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인가.
(조셉 마일링거) 기업인수합병이 성장을 위한 주요 수단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지멘스가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꾸준히 인수해 온 배경이다. 한국에서도 ‘UTL(Ultrasonic Technologies Ltd.)’의 나머지 지분을 지난해 모두 인수했다.

또 87억원을 들여 플렌더 코리아(Flender Korea)를 한국지멘스의 자동화 사업부(Automation & Drives)에 통합했다. 올해에도 더 많은 인수합병 기회를 한국에서 찾을 것이다.

(에릭 닐슨) 한국에서는 지난 98년 삼성중공업 중장비 부문을 인수한 뒤에는 아직 인수실적이 없다. 이 회사의 인력들이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어, 굳이 다른 회사에 눈독을 들일 만한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수합병 기회는 열려있다. 지속적으로 한국 시장을 관찰하고 있다.

경영자들은 고차원의 방정식을 풀어내야 한다. 인수합병, 포트폴리오, 그리고 인재 영입에 이르기까지, 최고경영자의 판단을 뒷받침해줄 여러 조직이나 직위의 설립이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배경이다. 남용 부회장으로 사령탑을 바꾼 LG전자는 CSO(Chief Strategy Officer)를 신설하기로 했다. SK텔레콤도 혁신조직인 IMO를 신설했다. 비슷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지 물었다.


레스터 서로는 CKO(Chief Knowledge Officer)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호칭은 다르지만, LG전자의 CSO 등도 그 기능은 비슷하지 않은가. 이러한 움직임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에릭 닐슨) 그룹 전체를 하나의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은 스칸디나비아 방식은 아니다. 볼보그룹의 깃발 아래 모여 있는 계열사이기는 하지만 각 계열사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인정해주는 것이 우리의 방식이다. 조직의 창의성이나, 혁신적인 발상, 상상력은 이러한 환경에서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그룹 내 특정 부서에서 전략의 그물망을 짜고, 계열사의 동선을 세밀히 조율하는 것은 자칫하면 역기능을 불러올 수 있다. 구성원의 자유로운 사고를 억누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특정 부서나 직위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조직원들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조셉 마일링거) 지멘스는 그룹 전체를 이끌어가는 성장 전략이 있다. 바로 ‘핏 포 모어(Fit4More)’프로그램이다. ‘이윤이 나는 성장(profitable growth)’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은 본사의 최고 전략책임자(Chief Strategy Officer)가 조율하고 있다. (한국지멘스를 이끌던 카이저 사장은 지난해 4월 본사 최고전략책임자로 영전했다.)

사회책임이 전략 요소에 포함돼 있는 점이 흥미롭다. 지난해 다국적 기업의 60%가량이 사회공헌 보고서를 작성했다. 한국내 사회공헌활동, 어떤 특징이 있는가.
(에릭 닐슨) 책임있는 시민기업(Corporate Citizen)으로서 지역사회에 봉사하면서도, 회사의 당면과제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기술 인력의 노령화, 중국·인도의 부상 등 여러 문제는 한국사회에도 회사에도 간단치 않은 문제들이다. 이 지역의 창원 대학과 산학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노령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가치 사슬을 강화시켜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한 고민의 산물로도 볼 수 있다. 이밖에 (개인적으로 )집짓기 운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조셉 마일링거) 가천길병원, 서강대학교 등과 산학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 무대로 성공적으로 활동영역을 넓혀나가는 데도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기업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여러 갈래지만, 역시 선장격인 CEO가 차지하는 역할에 비할 수 없다. GE에서 제프리 이멜트와 CEO자리를 놓고 경합하다 주택자재회사인 홈데포로 옮긴 봅 나델리는 도통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독불장군형 리더였다.

스타 경영자이던 홈데포의 봅 나델리가 물러났다. 독단이 결국 문제가 됐다. 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는 어떤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보는가.

(에릭 닐슨)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명확한 비전을 갖도록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수백가지 복잡한 상황을 들여 보고, 여러 자원을 동원해 실타래처럼 꼬인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다양한 상황, 요구조건, 하지만 한 사람만 들여다 보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볼보의 한 직원은 자신이 근무한 토종 대기업의 경우, 경영자가 대화의 70%를 주도하지만, 이 곳에서는 경영자는 대부분 경청한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최고경영자들 사이에서 명상이 유행이라고 한다. 평소 영감을 얻기 위해, 또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훈련을 하는가.
(에릭 닐슨) 경영자들에게 ‘문명의 종말(Collapse)’이라는 책을 일독해 볼 것을 권유하고 싶다. 마야 문명서부터 가깝게는 지난 1994년 르완다 대학살 사건까지, 한때 찬란하거나 평화로운 문명을 이룩했던 사회나 국가들이 왜 갑자기 몰락했는지를 정치, 경제, 사회 여러 각도에서 분석한 수작이다.

기업 경영환경은 복잡해지고 있다. 기업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를 파악하고, 또 여러 자원을 조합해서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나가는 것은 결코 간단치 않은 작업이다.

이 책은 현실을 새로운 각도에서 파악할 수 있는 방식을 깨닫게 한다. 경영자가 꼭 갖춰야 할 역량이기도 하다. 비즈니스위크, 월스트리트저널 등에서도 정보를 얻는다.

끝으로, 국내 경쟁업체들의 역량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대통령을 만난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겠는가.
(에릭 닐슨) 함정이 있는(tricky) 질문같습니다(웃음). 다른 회사 제품의 강점과 약점을 말하기에 적절한 위치에 있지 않다. 다만 이들은 전체 사업 부문에서 굴착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반면 볼보건설기계는 규모의 경제와 더불어 그룹 내 다른 계열사(트럭 부문)등의 기술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한국정부에는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정책 방향이 매년 달라져 기업 담당자들을 당혹스럽게 한다.



그들은 누구인가?



국적은 달라도 감성경영은 하나



에릭 닐슨 사장은 미국인이다. 그의 아버지는 덴마크에서 말 그대로 무일푼으로 미국 땅에 건너와 성공한 불굴의 의지의 소유자였다고 그는 회상했다. 닐슨 사장은 미국 미시간 공대에서 공부했다. 하지만 여전히 스칸디나비아인이라는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바이킹의 후손이기 때문일까.

그는 키가 무척 크다. 2m에 달한다. 뿔달린 투구만 씌어 놓으면 딱 바이킹이다. 클러스터 혁신 모델의 발상지 격인 스웨덴에 본사를 둔 회사의 경영자답다. 산학협력의 성공사례를 자주 언급하고, 인터뷰를 하는 중간중간 스칸디나비안 웨이(scandinavial way)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회사 구성원에 대한 인간적인 배려, 자율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이 나라 기업들의 오랜 전통인 듯했다. 삼성중공업 중장비 부문을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단행할 때가 가장 가슴이 아팠다고 회고한다. 집짓기 봉사활동을 자주 나가는데, 지붕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것을 보고 뜯어내 다시 망치질을 해 회사 직원들의 원성을 살 정도로 세심하다고 한다.

조셉 마일링거 한국지멘스 사장 또한 거한이다. 족히 190cm는 돼 보인다. 부임한 뒤 7개월 정도가 지났으니, 아직까지는 전임자들이 만들어 놓은 과실을 따먹고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지멘스는 아시아와 인연이 매우 깊다. 영국과 청나라가 청일전쟁을 하던 당시, 지멘스는 이미 중국에 나가 있었다.

독일 기업들이 자국 소비시장의 침체, 규제 등으로 대체적으로 고난의 행군을 해왔지만, 이 회사는 일찌감치 떠오르는 아시아 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무대로 활발히 진출해 자국 시장 의존도를 크게 줄였다. 재작년 타계한 세계적인 석학 피터 드러커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출신이다. 휴가중에도 질문에 자세히 답변을 달 정도로 열성적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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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세계적 가정용품 업체 테팔은 왜 인도를 외면할까

[이코노믹리뷰 2007-02-27 21:03] (지난달인가요. 이휘성 IBM사장이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었습니다.이 자리에서 그는 자사가 컨설팅을 하고 있는 한 은행의 고객사를 상대로 인도 진출 관련 컨설팅을 해주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인도진출에 관심은 많지만, 정작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고객사들이 많아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고민중이라는 이 은행측의 설명을 듣고 난후였습니다.

사실, 인도는 여러 장점이 있는 나랍니다. 영어를 구사할수 있는 풍부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분야별로는 이미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시장규모도 큽니다. 하지만 인도에 진출해 모든 기업이 이러한 과실을따 먹을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장은 크지만, 소비의 질이 기대에 못미쳐 아직 인도진출이 시기상조인 분야도 적지 않습니다. 막연한 환상은 금물입니다. 세계적인 가정용품 업체 테팔의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도 인도시장의 한계를 절감했다고 하는 데요. 제라르 부사장이  지적하는 인도시장의 한계를 들어보시죠. )


“종교·신분 따라 조리법 천차만별…
이질적 소비자 파고들 전략이 없다”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약속의 땅으로 생각하는 인도.
그러나 세계적 가정용품 업체인 테팔은 인도를 중시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를 파헤쳐 보니 국내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은데…

요즘 인도는 글로벌 기업인들의 ‘성지(聖地)’다. 마치 약속의 땅 가나안을 떠올리게 한다. 국내에서도 유통· 제조업체, 심지어는 지방자치단체 소속의 기업 지원센터까지, 현지 활동에 적극적이다. 소규모 연락 사무소를 운영하거나, 현대자동차처럼 배후 시장을 겨냥해 대형 공장을 가동하는 곳도 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들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IBM은 지난해 인도 현지의 컨설턴트를 초빙해 중소기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실시했다. 인도 현지 사정을 몰라 애를 태우는 중소기업들을 고객사로 둔 한 금융기관에서 한국 IBM 측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

인도행 열차에 오르지 않고서는‘왕따’가 되는 듯한 분위기다. 지난달 초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와 만난 프랑스의 가정용품 업체 ‘테팔’의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은 하지만 신중한 접근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진출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설명.

그의 설명은 이렇다. 테팔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주방 가전 분야는 경쟁의 구도가 다른 부문과는 여러 모로 다르다. 세계 자동차 업계의 강자인 도요타의 렉서스나 폭스바겐의 페이톤 등은 한국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가정용품은 철저한 현지화가 성패를 좌우한다.

한국 시장에서 인기를 끈 제품도 인도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프랑스에서 성공한 제품이라도 한국 소비자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지 못할 여지가 크다는 것. 현지사정에 적합한 상품의 출시가 성공의 관건이라는 얘기인데, 문제는 인도 시장이 간단치 않다는 점이다. 종교·계급·계층에 따라 조리법, 식습관도 천차만별이다.

시장규모는 크지만 이질적인 소비자층이 대거 존재하다 보니 시장 공략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더욱이 자국민의 식습관을 한눈에 꿰고 있는 인도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들도 강력한 적수다.(박스기사 참조)

인도 소비자들의 소비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점도 부담거리다. 애써 현지사정에 적합한 상품을 출시, 시장을 파고들어도 다른 나라에 이 제품을 다시 수출하거나, 아니면 일부 기능을 다른 상품에 이식하기도 여의치 않다.

인도는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이노베이션의 전진기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적어도 가정용품 부문에서는 이러한 평가가 무색하다. 저가 제품으로 인도 휴대폰 시장을 석권한 노키아식 접근은 이 부문에서는 먹히지 않는다. 적어도 ‘로컬’제품의 경우 시장 접근이 달라야 함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테팔이 한국 시장을 중시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은 미국, 프랑스, 러시아, 홍콩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바비큐 그릴 ‘엑셀리오’의 사례를 들었다. 이 제품은 고기를 야외에서 조리해먹던 유럽인, 미국인들의 식습관마저 바꾸어 놓았다는 게 그의 설명.

연기가 나지 않는 제품을 찾는 한국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테팔의 사례가 인도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업체에 시사하는 바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소비의 질과 시장의 규모가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라는 점이다. 마이클 포터가 경쟁론에서 언급한 대목 그대로다.

특히 시장 규모가 커도 이질적인 소비자 집단이 다수 존재할 경우 시장성은 크게 떨어진다. 인도는 주방기기 시장 규모는 크지만, 해외업체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 물론 주방기기는 대표적 로컬 상품이어서, 자동차, 휴대폰, 에어컨 등 다른 부문으로 이러한 논리를 확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인도 시장을 세밀하게 바라볼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는 적지 않다.

시장동향 파악이 정착하기로 널리 알려진 테팔이 소비자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조사 기관의 하나가 바로 ‘입소스(ipsos)’다. 프랑스 주요 언론사들의 정치인 지지율 조사에 단골로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세계적 여론조사 업체다.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던 미국 민주당의 오바마 의원이 흑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곳도 바로 입소스이다. 이밖에도 경영진들은 내로라하는 시장 조사기관들의 세계 시장 동향 관련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받아보며 시장에 대한 감을 키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에게 가정용품 시장에 영향을 미칠 5년 후 트렌드를 물어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다시 한번 ‘건강’을 키워드로 꼽은 그는, 노령화 추세와 맞물려 소비자들의 관심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정용품 개발도 이 부문에 더욱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요즘‘아시아’와 ‘창의적 전략(Creative Strategy)’이라는 키워드를 입에 달고 산다. 아시아 시장에서 이 회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상품이나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것이 업무의 일부라는 데, 아시아가 요즘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얼마나 뜨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GE의 잭 웰치부터 IBM의 팔미사노, 그리고 지멘스의 클라인 펠드까지, 내로라하는 글로벌 경영자를 사로잡고 있는 주제는 단연 아시아이다. 무려 20년 만에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다니엘 제라르 부사장의 직업운도 이 지역에서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시장 이렇게 파고 들어라

“글로컬 시장 집중 공략해야”

신흥시장은 보통 4가지 영역으로 구분된다. 피라미드에 비유하자면, 시장의 최상부는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통용되는 자사의 제품을 앞세워 주로 고소득 계층을 공략하는 글로벌 영역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동일한 품질을 지닌 제품이 높은 가격대에 거래되는 시장이다.

피라미드 최상부의 바로 아랫부분은 이 제품에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를 반영한 제품으로 주머니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신흥시장의 중산층을 공략하는 ‘글로컬(glocal) 시장’영역이다. 신흥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과 현지 기업들이 존망을 건 한판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기도 하다. 글로벌 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하는 영역이자, 현지의 토종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격전지이다.

피라미드의 세 번째 영역은, 토종 기업들이 현지 소비자들의 독특한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승부를 겨루는 ‘로컬(local) 시장’이다. 해당 시장 소비자들의 독특한 문화를 반영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지 기업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치는 영역이며, 글로벌 기업들과 부딪칠 일이 거의 없는 시장이기도 하다. 피라미드의 최하단부는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계층들로 구성된 시장이다. 기술력이 떨어지는 현지의 중소기업들이 공략하는 틈새시장으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다 미시간 경영대학원의 프라할라드 교수의 조명 이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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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팝콘이 제시하는 9가지 키워드

[이코노믹리뷰 2006-03-04 09:57](요즘 국내의 한 케이블채널에서는 남녀간의 불륜을 다룬 미국의 리얼리티 쇼를 국내 상황에 맞게 바꾼 한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다고 합니다.이 프로그램은 배우자의 불륜 소식을 알게 된 나머지 한 명이 배신감에 치를 떨거나, 바람피는 현장을 급습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뉴스를 처음 들었을때 적지 않게 놀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류의 방송이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리얼리티 프로그램뿐일까요.
대학시절, 일본산 포르노 테이프를 보면서  다른 것은 모두 일제가 풍미를 해도, 이 산업은 국내에서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햇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미 일일이 손가락으로 세기도 어려운 성인 방송사들이 영업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회변화를 반영하기도 하는  데요. 지난 60년대 미국의 플레이보이가 청교도적인 미국 사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본 인물도 거의 찾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미래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를 용케도 한걸음 앞서 알아봅니다. 그리고 현대판 신탁을 하지요. 이미 오래전에 '리얼리티류'의 프로그램이 풍미할 것으로 내다본 페이스 팝콘도 비슷한 인물입니다. 특이한 이름이지요. 그녀가 지난해 예측한 트렌드를  음미해 보시죠.)




| 마케팅 |
“첨단기업도 고객 외로움 읽어야 생존”

▶항공사들, 고객 환영 전담 직원 배치해
▶과거에서 위안 찾는 복고 바람 거세져
▶생명담보로 한 리얼리티 쇼 인기끌 것
▶짧은 분량의 필름이나 소설책 대거 등장
▶고객결정 돕는 크리에이션 컨설턴트 뜬다
▶복잡함 배격한 모임, 상품, 서비스 부상
▶주인 성품, 생활습관 닮은 애완견 등장
▶노년층 지적 건강이 젊음의 척도로 부상
▶기분 바꿔주는 바이오 의복도 인기끌 것

톰 피터스(Tom Peters)와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세계적인 경영학 구루로 널리 알려진 이들은 한 여성 전문가의 팬을 자처한다. 주인공은‘페이스 팝콘(Faith Popcorn)’브레인 러저브(Brain Reserve) 사장이다.

학문의 길에는 끝이 없다고 하지만, 60세를 훌쩍 넘긴 석학들이 그녀를 공통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은 적어도 우리의 기준에서 보면 분명 이례적이다. 사실, 지난 1999년 트렌드 분석서인 《클릭 ! 미래 속으로》로 화제를 모은 이 여성 전문가의 트렌드 예측은 정확하기로 정평(定評)이 나 있다.

특히 수 천여 명 규모의 전문가 집단을 상대로 각국의 풍습·동향 등을 취합한 뒤 이끌어낸 분석이어서 트렌드 분석의 신빙성에 무게를 더한다는 평가다.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을 미래 전망으로 포장해 발표하는 일부 학자들과 달리, 실증과 직관을 시장분석에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팝콘이 《클릭! 미래속으로》에서 예고한‘선택적 사치’나 ‘은둔 경향’은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인용하는 주요 메가 트렌드로 인정받고 있다. 그녀가 미국의 <애리조나 리포터(Arizona Reporter)>에 발표한 2005~2006년 사회 트렌드가 관심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녀가 꼽는 올해 주요 트렌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메가 트렌드로 은둔 경향(코쿠닝. Cocooning)의 확산이 눈에 띈다. 지난 1999년 이미 발표한 바 있는 코쿠닝을 또 다시 키워드로 제시한 이유는 간단하다. 직장·가정, 그리고 가족 내부에 이르기까지, 삶의 불확실성이 당시에 비해 더욱 커지고 있다는 판단때문으로 풀이된다.

사건사고와 더불어 인터넷을 매개로 한 산업간 경계의 붕괴가 불러온 경쟁의 격화, 불안한 국제 정세는 미국은 물론 세계 각 국민의 삶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추세는 서비스나 제품의 소비 행태, 문화상품 개발 방향 등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팝콘은 우선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평안을 희구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복고풍(復古風) 애호가들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불확실성이 더해 가는 현실을 잠시나마 잊게 하고 행복한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구입을 늘리게 된다는 것.

미국에서 지난 1950년대의 슬랭이 다시 유행을 타는 것도 이 때문으로 팝콘은 분석하고 있다. 물론 복고 상품이 과거를 단순 복제해 내는 데서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가족 사진을 화사하게 바꾸거나, 복고풍의 롤러스케이트장에서 과거에는 없던 음식을 맛보며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올 들어 복고풍의 득세가 우리나라에서도 목격되고 있다는 점이다. 복고 댄스부터 검은색의 뿔테 안경까지, 오래 전 유행하던 상품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박스기사 참조)

팬터지도 고단한 현실을 잊게 하는 또 다른 기제다. 지난해 해리포터 시리즈, 나니아 연대기를 비롯한 팬터지 문화 상품의 인기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임을 가늠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팝콘은 특히 생명의 위험을 수반하는 장기 이식이나, 얼굴 성형 등을 소재로 한 리얼리티 쇼도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관측한다.

과거나 팬터지에서 위안을 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이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러한 트렌드를 팬터지 어드벤처(Fantasy Adventure)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갈등 회피 성향도 더 커져

복고·팬터지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복잡함을 가급적 배격하고 단순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커질 가능성도 크다. 팝콘은 자동차 튜닝법, 영어나 프랑스어 회화 등을 알려주는 이어폰, 우울한 기분을 전환시키는 신경화학(Neuro-Chemical) 의복이나, 파티에서 기분을 띄워 주는 아로마 향수(deodorant), 란제리나 저녁 가운 등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복잡한 기능을 줄이고, 사용법을 단순하게 만든 휴대폰 등 정보통신 기기들이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는 일각의 분석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문화 상품도 이러한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하철로 이동하거나, 혹은 회의 중간에 잠시 즐길 수 있는 영화나 비디오게임, 그리고 단편소설 등이 인기를 얻는 한편, 미디어도 짧은 분량의 문화 상품을 전달하는 매체들이 한 축을 이룰 것으로 팝콘은 전망하고 있다.

이 밖에 사람들의 갈등 회피 경향도 더욱 커질 것이다. 이에 따라 정치적 성향이나 취향이 유사한 동료들과 주로 어울리거나, 자신의 견해나 성향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받아들여 애초부터 갈등의 소지를 배격하려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가벼움을 추구하는 한편에서 깊은 소통의 욕구도 커질 것이라는 게 팝콘의 예측이다. 뉴욕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커들 파티(Cuddle Party)’는 이러한 욕구를 반영한다. 커들 파티란 참가자들이 파자마를 입고 간단한 음료수와 과자 등을 들며 담소를 나누는 새로운 형식의 파티문화를 말한다.

그녀는 이러한 트렌드를 ‘스킨 딥(Skin-Deep)’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작년부터 불고 있는 닷컴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은 이러한 욕구를 적절히 이용했다. 마이스페이스 닷컴(www.myspace.com), 트라이브 닷컴(www.tribe.com), 클래스페이스닷컴({www.classface.com), 포토버킷닷컴(www.photobucket.com) 등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대표적이다.

흥미로운 점은 기술 관련 뉴스를 다루는 테크놀로지 사이트도 회원들의 투표로 인기 회원이나 게시물 순위를 정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의 장점을 받아들이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이트가 ‘제이 아델슨(Jay Adelson)’이 창업한 딕(www.digg.com)이다.

최첨단 기업들의 동향과 더불어 기술개발 흐름을 전하는 회사들도 소비자들의 감성을 서비스 개발에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는 넷스케이프(Netscape)의 공동 창업자인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en)과 이베이의 창업자 오미디에르(Pirre Omidyar)로부터 거액을 유치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기술 관련 회사도 고객 정서 이해해야
美 딕사, 마이스페이스 장점 흡수해

팝콘은 특히 이러한 정서를 겨냥한 다른 분야의 마케팅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대표적인 곳들이 항공사들이다. 그녀는 비행기에서 내리는 승객들에게 따뜻한 포옹과 더불어 환영인사를 건네는 배우들을 고용하는 항공사 서비스가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그녀는 이 밖에 금융 전문가들도 고객들을 상대로 전문적인 조언과 더불어 가벼운 스킨십 등 교감을 키울 수 있는 방식들을 적절히 활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팝콘은 이밖에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지적 건강이 젊음의 척도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베이비 부머 세대로 대변되는 노인층 인구 사이에서 지적 능력을 닦고 조이려는 욕구도 더욱 커질 것이다. 탁월한 유머감각도 젊음을 과시하는 한 방안이 될 것이다.

크리에이션 컨설턴트(Creation Consultant)도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바쁜 현대인들을 겨냥해 여가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식·비공식 행사에 입고 갈 의상에 대한 조언, 인맥 구축법, 작게는 음악선택까지 사회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조언을 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날 것이다.

그녀는 이 밖에 애완동물의 변형 복제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개나 고양이를 자식이나 다름없이 아끼는 이들을 상대로 동물 주인의 특성을 고스란히 닮은 복제 동물을 만들어내는 서비스도 가까운 장래에 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韓-美 트렌드도 동조화

이상화된 과거로 도피하자…
미국서 부는 復古 열풍 국내도 솔솔

사각 뿔테 안경, 복고 댄스, 사극의 인기….

페이스 팝콘이 지적한 복고 열풍은 국내에서도 이미 진행형이다. 특히 한물간 것으로 취급받던 일부 씨름 선수들의 폭발적인 인기는 예상 밖의 현상이다. 한림대학의 하봉수 선수는 팬 카페 회원만도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 터넷 다음 카페의 복고 나이트클럽의 회원수도 무려 3만여 명을 훌쩍 넘어섰다. 영화 <왕의 남자>의 인기와 더불어 고구려 시대를 주요 무대로 한 드라마의 제작 등 사극 열풍이 부는 것도 이러한 복고의 득세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팝 콘의 분석을 적용하자면 소비자들이 불안한 현실의 도피처를 이상화된 과거에서 찾으면서 한민족의 전성시대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 등이 각광을 받고 있는 셈이다. 급속한 빈부 격차 확대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사회주의 중국 정부가 자국의 역사를 미화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전문 격투기 선수들을 등장시킨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팬터지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왕년의 천재 권투선수인 슈거레이 레너드가 등장하는 미국의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모방한 혐의가 짙지만, 국내에서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꾸준히 방영되는 것은 수요층이 떠받쳐 주지 않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팝콘이 지난 1999년 예고한 바 있는 이른바 선택적 사치 경향도 두드러진다. 명동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피트니스 클럽 등에는 개인 트레이너들로부터 강습을 받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이들에게 지불하는 강습료만 시간당 4만∼7만원에 달한다.

일주일에 두 번씩 석 달 동안 개인 트레이닝을 받을 경우 총 수강료 부담이 100만여 원을 호가하지만, 건강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팝콘이 언급한 크리에이션 컨설턴트의 등장도 이러한 맥락으로도 볼 수 있다.


인텔 트렌드 분석 기법 살펴보니

트렌드 분석에 사회학자까지 동원
亞 지역 PC사용 습관 손금 보듯 읽어내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인텔사. 컴퓨터나 게임기를 비롯한 각종 가전 제품에 들어가는 칩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시장 조사에 사회과학자들을 적극 활용한다. 사회과학자·엔지니어 등으로 구성된 피피알(People and Practices Research. PPR)팀을 전 세계 각지로 보내 심층 인터뷰와 더불어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세밀한 관찰 등을 실시하고 있는 것.

동 시에 사회과학 조사기법도 충분히 활용하는 데, 이는 서로 다른 문화에 속한 사람들의 기술 활용방식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는 게 인텔 코리아측의 설명이다. 인텔이 사회과학자들을 연구에 동참시키는 이유는 간단하다. 문화권역별로 소비자들과 기술 사용간의 관계를 문화적 맥락 속에서 명확히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인텔코리아측에 따르면 전통적인 시장 조사 기법은 트렌드를 파악하고 사람들의 현재 행위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에 대한 원인까지 밝혀줄 수 있던 것은 아니었다. 서구와 달리 아시아의 여러 문화에서는 그 중심을 개인이 아닌 공동체에 두며, 기술의 공유 또한 일반적이다.

아시아의 많은 가정에서 연구자들은 또 다른 컴퓨터를 살 충분한 여력이 있는 가족이더라도 여러 사람이 한 대의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한다. 따라서 공유를 중시하는 문화에서는 동시에 여러 사용자들을 편리하게 해줄 수 있는 멀티코어 구조를 가진 PC가 유용한 기술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인텔코리아측은 설명했다.

이렇게 구성된 구체적인 지식은 향후 사람들이 구매하고 이용할 제품을 디자인하는데 필수적인 것이 된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피피알 팀은 현지조사를 통해 수집된 분석자료를 인텔의 사업부, 상품개발 그룹, 전략가들과 공유하게 된다.

이 자료가 기술 개발 방향은 물론 전략 입안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됨은 물론이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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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조지 소로스, 북핵과 한국경제를 말하다

[이코노믹리뷰 2006-10-25 21:48]


“대 국으로서 소국을 존중하는 나라는 하늘의 이법을 즐기는 자로, 천하를 보존할 수 있으며, 소국으로 대국을 섬기는 자는 하늘의 이법을 두려워하는 자로, 그 나라를 능히 보존할 수 있다” (이대사소자以大事小者, 낙천자야樂天者也. 이소사대자以小事大者, 외천자야畏天者也, 낙천자樂天者, 보기천하保其天下 외천자畏天者 보기국保其國)

외교 정책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전국시대 위나라 양혜왕의 질문에 대한 맹자의 답변이다. 강국이라고 해서 교만하지 않고, 소국을 존중하면 그 위세를 사해에 떨칠 수 있으며, 작은 나라로 큰 나라의 심중을 깊이 헤아리면 국민이 나라를 잃고 각지를 떠도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상호존중의 정신을 강조한 대목인데, 동서고금을 뛰어넘어 현대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경구이다. 하지만 작은 나라를 존중하고 떠받들면서 천하를 보존한 나라가 과연 얼마나 될까. 고대 로마부터 구(舊)소련에 이르기까지, 강대국들의 패도정치는 주변국에 고통을 안겨줌과 동시에 자국의 몰락을 재촉했다.

성인들은 항상 교만을 경계했다. 지난 17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세계 헤지펀드계의 제왕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소로스매니지먼트 회장은 미국 또한 이러한 패도의 길을 가고 있다고 경고해 온 대표적 인물. 미국에 대항하는 국가의 국민을 모욕하고, 무시하는 행태가 결국,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

지난 2004년에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낙선 운동을 벌여 관심을 모은 바 있는 그는, 특히 북핵 사태로 위기가 고조된 이번 방문길에서 “북한이 다시 핵실험에 나선다고 해도 한국경제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며, 북미 대립이 해결의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해 주목을 받았다.

북핵 사태로 햇볕 정책의 폐기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세지는 등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린 참여 정부에는 말 그대로 천군만마나 다름없는 발언인데, 칼 포퍼의 열린사회론을 계승한 조지 소로스 회장의 사상, 그리고 이 노회한 투자가가 북핵 사태를 낙관하는 배경 등을 심층 분석해 보았다.

햇볕정책 유효…정부, 당근 남겨둬야
6자 회담국 현상유지책이 핵실험 불러
경협 중단은 상대방 막다른 골목 몰아

2차 북핵실험 투자기회 될 수 있어
미·일 대북 경제제재 원칙적 찬성
미국, 힘 앞세운 패도외교 중단해야

소로스 인터뷰
“2차 핵실험 배제 못해…
투자자에겐 또 다른 기회”

“미국과 일본이 대북제재에 나선 배경을 이해한다. 경제제제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유도하는 효과적 압박수단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해 당근(carrot)을 한 두 가지 남겨 놓아야 하지 않겠나” 세계 헤지펀드계의 제왕으로 알려진 조지 소로스(76. George soros) 소로스 매니지먼트 회장.

지난 1992년 파운드화의 집중 매도로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을 굴복시켰으며, 2004년에는 부시의 낙선 운동을 벌이며 세계적 석학 촘스키와 더불어 반(反)부시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부상한 그는, 팔순을 바라보는 고령에도 세계각지를 다니며 ‘열린사회’의 벽돌을 하나씩 쌓아올리는 인물이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은 한국호를 이끌게 된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화상 대화로 국내에도 이름을 알린 그가 지난 17일 다시 우리나라를 찾았다. 팬 사인회와 기자회견으로 이어지는 빽빽한 일정 탓이었을까. 다음날 오후 5시 광화문 교보빌딩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인터뷰 내내 그는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요카이(妖怪)’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소로스도 세월을 비껴가지는 못하는 듯 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책을 읽어 보라”며 심드렁한 얼굴로 답변을 피하거나, 지루한 듯 책상 위에 놓인 안경테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하지만 북핵 사태를 둘러싼 위기 국면에 대해서는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는 국제 사회의 대북 경제제재에 대해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데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한국 정부도 대북 경제제재에 동참해야 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경협 중단 여부는 전적으로 한국정부가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당근을 몇 개 남겨두는 편이 더 낫다”고 말해, 사실상 경협중단을 반대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국의 경제협력 중단은 자칫하면 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으로 궁지에 몰린 상대방(북한)을 극한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북 경협 중단을 요구하는 보수진영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나름의 해법인 셈인데, 정부는 지난 18일 경협의 큰 줄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공표한 상태다.

소로스는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의 ‘속내’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북한의 경제는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있으며, 다시 혹독한 겨울을 앞두고 있다. 특히 6자 회담 참가국들이 현상유지(status quo)를 원했기 때문에(핵실험이라는) 수단을 동원한 것을 헤아려야 한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특히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에 반발해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나선다 해도 국내 금융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첫 번째 핵실험이 실패로 끝났으며, 당연히 2차 실험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하기도. 모든 일이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소로스는 2차 핵실험으로 일부 외국인이 한국내 운용자금을 홍콩이나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면 “(오히려) 새로운 투자 기회가 펼쳐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또 다른 당근을 제공해야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 북한 핵실험이 일각의 우려와 달리, 한국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배경이 궁금하다.

북한의 핵카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결코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시장은 이를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 국제 사회가 2차 핵실험에 대해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북한이 2차 핵실험에 다시 나선다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는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전세계에 알리려는 욕구가 강하다. 하지만 첫 번째 핵실험이 실패로 끝났다. 당연히 2차 실험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모든 일이 예상을 벗어나는 일이 아니다. (Not very much. I think that they are definitely excited to demonstrate that they have a nuclear weapon. The test was a failure. and so they will definitely try second time. so it is natural they are being warned against it. it is nothing unexpected.)

- 상황을 장밋빛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가. 한국이나 일본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중국이나 홍콩으로 자금을 옮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분명 있다.

아마도, (그들이 옮겨간다면)또 다른 구매(투자) 기회가 될 것이다. (Maybe, that provides effective buying opportunity.)

북한을 압박하고 나서면 전쟁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일까.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는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인다고 해서 전쟁이 발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한미공조 못지않게 민족공조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참여정부 입장에서야 이방인들의 말을 그대로 들을 수는 없지 않을까.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대북경제협력의 큰 줄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물론 국내 보수진영에서는 금강산 관광으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이 핵개발에 전용될 수 있다며 이러한 방침에 대해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조지 소로스는 참여정부의 대북경협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 부시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 비판적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번 경제 제재조치도 부적절하다고 보는가.

일본과 미국이 제재에 나선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돈줄을 차단하는 일본의 정책도 지지한다. 양국의 제재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I think that the UN resolution and the actions taken by Japan in cutting off money to North Korea is other right response. )

- 참여정부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사업을 중단하라는 전방위적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동의하는가.

한국정부가 판단할 문제이다. 하지만 당근 몇 개 정도는 남겨두는 편이 더 낫다고 본다.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직접적으로 험한 행동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아직도 잃어버릴 것이 더 있어야 행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It is a matter of judgement whether South Korea should take away those two carrots which are out there. I think it is good to have some carrots left. So North Korea can not do something nasty directly to South Korea. Then it still has something to lose.)

- 방한중인 미 라이스 국무장관이 한국정부에 북한의 화물선 수색에 동참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칫하다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겠는가.

일본이 취하고 있는 조치들이 이와 비슷하다. 화물을 수색하는 것도 적절한 대응이다. (I think what Japan has done. Searching cargo is just the right response.)

- 원론적인 논의를 해보자. 국민의 정부, 그리고 햇볕정책을 계승한 참여정부는 북한에 아낌없이 많은 것을 베풀어왔다. 햇볕에도 옷을 벗지 않는 상대에 계속 러브콜을 보내야 하는가

나는 계속해서 햇볕정책을 지지해 왔다. 물론 햇볕정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이 불가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서울은 휴전선에서 매우 가깝다. 북한을 제재할 수단을 지니고 있지 않다. 유일한 제제 수단은 당근을 다시 빼앗는 일이다. 일본이 취하고 있는 조치가 바로 이것이다. (I have continued to support the sunshine police in principle, not necessarily in details because there may have been some mistake in execution. It is very important to realize that we have no military option against North Korea because Seoul is too close to the border. So we have no sticks. The only stick we have is by taking away carrots. and that is what Japan has done. )

“진정으로 전쟁을 원하는 자는 미리 전의를 밝히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한 군사전문가의 말이다. 역사를 돌아봐도, 전쟁 승리를 원하는 국가는 대부분 상대방을 안심시켜 높고 기습을 단행했다. 일본의 진주만 기습, 북한의 남침으로 촉발된 한국전 등이 대표적이다. 북한이 떠들썩하게 핵개발 사실을 알리는 속내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배경이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실제 핵무장을 위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북한의 핵실험은 절박함의 표현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북한 경제는 극도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또 다시 겨울이 오고 있다. (The testing of nuclear weapon was the act of desperation on the part of North Korea. North Korea can not afford to stand still. The economy is in big trouble. and winter is coming.)

- 한국에서는 북한 핵실험과 관련해, 미국의 책임론이 불거져 나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미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6자 회담 참가국들은 현상 유지를 원했다. (The other party of six party talks basically wanted to keep everything unchanged.) 북한은 이러한 상태를 감당할 여유가 없었다. (they did not want to move too much. but North Korea can not afford to stand still.)

- 당신은 지난 2004년 부시 대통령 낙선 운동을 펼친 바 있다. 부시에 대해 특히 모질게 행동하는 배경이 무엇인가.

세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9·11테러에 대한 잘못된 대응이 모든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 테러 이후 1년6개월 동안 미 행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이 사라져 버렸다. 행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은 곧 비애국적인 사람으로 취급받았다, 이라크 침공이라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배경이기도 하다.

힘의 적절한 분배가 사라지게 됐으며, 부시 대통령에게만 어마어마한 권력이 집중되었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 )무고한 희생자를 양산했으며, (이 때문에 )테리리스트들의 입지를 강화했다.

“물극필반(勿克必反).” ‘사물이 극에 달하면 처음으로 되돌아온다’는 의미이다(주역). 극한 대립을 빚고 있는 북한의 핵실험 사태를 지켜보며 이번 위기가 사태해결의 전조가 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미약하게나마 들려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면 미-북간의 오랜 갈등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인가.

-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낙관하는가.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북한 정부는 핵무기 보유를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나는) 그들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한다. (After they succeed in showing that they actually have detonating bomb, they will go back to negotiating table. )

미국은 6자 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과 일대 일로 대화를 나누겠다는 방침을 이미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대목이 나를 낙관적으로 만드는 배경이다. 6자 회담은 한미일의 공조를 이끌어내는 데 매우 유용한 틀이다. (My understanding is that the United States has said it is willing to talk with North Korea one on one within the frame of the six party talks. That makes me optimistic. That is peaceful solution. And I think having a six party framework is very useful in keeping South Korea Japan, China, United States in coordination.)

- 당신말대로 북한이 회담에 돌아오면 미국은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하는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면 미국이 안전보장을 하고, 다른 유인책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6자 회담의 틀내에서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평화적인 해결 방안이다. (I think that they should help to bring North Korea back to the negotiating table. At that time, it is very important that the United States should be willing to provide some security guarantees. and other inducement, other carrots.)

근본적으로 네오콘처럼 자신들의 뜻을 전세계에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과거 미국은 마샬플랜 등을 통해 자국은 물론 인류를 위해 노력해왔다. 문제는 과거처럼 세계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소로스는 ‘칼 포퍼’의 열린사회론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은 사회 철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칼포퍼의 가르침에서 형성된 자신의 철학이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발휘했다고 고백했다. 어떤 내용인지 물어보았다.

- 투자를 하는 데도 심오한 철학이 필요한 것인가. 칼포퍼의 철학이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해 달라.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철학이 필요하다. 내 책에서는 철학적 틀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서 역사를 이해하고 있다. 이 틀을 적용해서 현대사회를 진단하고 있는데, 그만큼 현실을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식이 아니라, 현실의 해석을 통해서 의사결정을 한다.

- 끝으로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을 해달라. 최근 미국과의 FTA협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적지 않은데, 한미 FTA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그런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해줄 수 없다.

조지 소로스는 누구인가

외환위기 장본인 지목에 억울함 토로
“그 당시 외환 거래 손놓고 있었다”

“저는 유대인입니다. 나치독일이 가족이 살던 헝가리를 점령한 것이 1944년이었으며, 아버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저는 이미 죽었을 겁니다. 나치 패전후 소련이 다시 헝가리를 점령했는데, 정부가 국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소로스는 단연 중량감이 느껴지는 거물급 인사다. 지난 1997년 대선에서 승리한 김대중 대통령이 그를 위성으로 연결해 외환위기 극복 방안에 관련된 대화를 나누던 장면을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모 경제지 미국 특파원은 그의 단독 인터뷰를 성사시키기 위해 2년 동안 공을 들여야 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젊은 시절 폭압적인 정권 탓에 사선을 넘나들며 혹독한 경험을 했기 때문일까. 소수자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늘 따뜻하다. 핵실험을 단행한 북한의 입장에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는 ‘내재적 접근 방식’의 분석을 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소로스는 아시아 외환위기를 불러온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

수많은 사람들을 거리로 내모는 데 한몫을 한 그가 다른 사람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물론 소로스는 아시아 외환 위기를 6개월 정도 앞두고 자신은 외환거래를 하지 않았다며 연루설을 강력히 부인해 왔다.

한편 그는 이번 방문길에 교보문고에서 팬 사인회를 열어 이채를 띠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서인지, 반응은 썩 신통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국내 외국인 소로스에 동의

“한국에 오래 산 사람일수록 불안감 적어”

외국인들은 대체적으로 북핵 사태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19일 오후, 기자는 세계적인 시장 조사기관인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SA. Strategy Analytics)’가 주최하는 한 세미나 현장(리츠칼튼)을 찾아 스스로를 유태인이라고 밝힌 피터 킹(Peter King)연구원을 만났다.

기자는 홈네트워킹 부문의 내로라하는 전문가인 그를 통해 외국인들이 한반도 핵사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었다. 두 아이를 두고 있다는 피터 킹 연구원은 우선, 북한이 처한 어려움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사태가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우회적 답변이었다.

그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입에 올리며 자신의 논지를 펼쳐나갔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의 이름을 ‘김일정’으로 잘못 알고 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굉장히 불안정한 여건에 있다는 점을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남북한의 군사 대치상황을 지적하며 대북 제재에 조심스러운 접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지 소로스의 방문 사실을 알려주자, 그야말로 한반도 전문가라며 추켜세우기도.

향후 시나리오를 묻자, 적어도 북한에 관한 한 전문가들의 예측은 늘 빗나간다며 말을 꺼린 그는, 다만 “핵은 상당히 비싼 무기”라며 핵무기 개발로 북한 사람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SC제일은행의 크리스 홀란즈 부행장도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지난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사태후 외국인 투자 건수가 오히려 더 늘어났다는 자료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홀란즈 부행장은 “한국에 오래 산 사람일수록 불안감이 적다”며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당장 북핵 사태가 투자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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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의 전략가들을 만나다

인도 전략가들이 한국기업에 던지는 조언
“인도서 이노베이션 역량 키워라”

(인도 뱅갈로르를 방문하고 돌아온 지도 벌써 두달 가량이 지났네요. 작년 12월 글로벌 IBM의 초청으로 인도 IBM을 둘러볼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25개 나라 기자들이 뱅갈로르로 집결했지요. 인도 방문은 처음이었습니다. 이 나라에 대한 악명(?) 탓에 걱정이 적지 않았습니다만,  뱅갈로르는 고원지대에 위치해 있어 선선하고, 호텔 시설도 상당히 수준급이더군요. MS, IBM 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단지는 국내 대학 캠퍼스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전체적인 인상은 깔끔했습니다.  리셉션을 담당하고 있는 인도 여자들도 매우 예쁘고요. :) 이 곳에서 글로벌 IBM의 대인도전략을 총괄하는 영국인 캐논-브룩스(IBM의 부회장입니다)와, IBM인도의 쉥커 아나스와미 사장을 만났습니다. 흔치 않은 기회였지요. 무엇보다, 이노베이션과 인벤션의 차이를 설명하는 캐논-브룩스의 설명이 인상적이더군요.  맘씨좋게 생긴 캐논-브룩스에게는 퇴임후 구도를 묻는 무례한 질문도 던져보았습니다. 자 그들의 말에 귀를 한번 기울여보시죠)

마이클 캐논-브룩스와 쉔커 아나스와미. 중국과 더불어 IBM의 양대 성장 엔진인 인도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전략가들이다. 지난 5∼6일 두 사람을 뱅갈로르에서 각각 만나 인도시장 현황, 한국 기업들을 위한 조언 등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두 사람은 각각 IBM 부사장과 IBM인도 사장직을 맡고 있다.(편집자 주)

인도 시장에서 IBM의 성장속도가 무척 빠르다. 샘 팰미사노(Sam Palmisano) 회장이 요즘 당신에게 가장 강조하는 사안은 무엇인가.

아나스와미 모든 부문에서 2등과의 격차를 확실히 벌릴 것을 요구한다. (IBM은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50% 이상 성장했다. )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시장, 어느 쪽이 더 유망하다고 보는가.

아나스와미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두 시장은 매우 다르다(They are very different mareket). 다만 인도는 값싼 노동력을 보고 많이 오는데 그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Many companies come to realize there is much more in India). 인도인들은 사업가적 기질이 있다.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도 적지 않다. 품질이 뒷받침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인도는 혁신의 전진기지이다(We can become global delivery of innovation).

캐논-브룩스 인도 시장은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금융, 소매(retail) 부문이 강하다. 반면 중국은 생산, 물류, 자재, 구매를 비롯한 공급망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에 경험이 풍부하고, 이 부문에서 기술력을 갖춘 인력들이 많다. (남상긍 팀장은 중국은 땅이 워낙 넓어 항공, 선박, 트럭 등을 결합시켜 물품이나 서비스를 유통시키는 노하우가 발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

베트남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IBM의 세 번째 성장 엔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캐논-브룩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We are certainly optimistic). (하지만) 고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양질의 인력이 필요한데, 베트남은 아직 이러한 인적 자원을 길러내기 위한 초기단계에 있다. 잠재력만큼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베트남은 물론 폴란드, 남미 여러 나라가 잠재력이 있다.

아시아의 부상은 한국 기업의 기회이자 위기이기도 하다. 한국기업들의 전략에 아쉬운 점은 없는가

캐논-브룩스 한국 대기업들은 (무엇보다 ) 인도나 중국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아직도 값싼 인력을 공급하는 나라 정도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제조업 부문에서는 숙련된 기술을 지닌 고급 인력들을 잘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다.

한국 기업들은 연구개발(R&D) 부문을 한국에 묶어 두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연구개발센터를 세우고, 현지 인력의 경험과 통찰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Korea is specific. They need to start looking India as a pools of high value of skill).

우리는 정보의 시대에서 인재 시대로의 이행을 목도하고 있다(We are moving from information age to talent age). IBM이 인도를 혁신 허브(innovation hub)로 여기는 배경을 잘 생각해야 한다.

아나스와미 한국 기업들은 스스로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또 인도에서 어떤 부문을 레버리지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현대자동차는 인도에서 소형차들을 생산해서 다른 지역에 수출을 한다. 소형차 세그먼트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인도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금융을 비롯한 일부 영역은 아직도 지분 제한 등 여러 규제가 있지 않은가.

아나스와미 20년전 전이라면 허가를 받아야 할 일이 많았다. 하지만 현 총리가 재무장관으로 있을 때 규제를 대거 폐지했다. 규제를 없애고 투자 유치를 활발히 해서 외국기업들이 일할 수 있는 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물론 아직까지 소매(retail)이나 텔레콤 사업 등에는 정부규제가 남아 있다.

바티같은 통신 회사도 지금 주식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 월마트가 마이너리티 주주로서 참가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대세는 개방이다. 인도는 글로벌 경제로 빠른 속도로 통합되고 있다.

사회간접자본도 아직도 매우 열약하다는 평가다.

아나스와미 바꾸어 생각하면, 한국 기업들이 두드려볼 수 있는 영역이 많다는 얘기도 되지 않겠는가. 최근에 인도 정부는 공항이라든지, 항만 공사 등에 관심이 많다. 해외 업체들이 많은 인도 기업과 조인트 벤처를 하는 경우가 많다. 건설 부문 말고도 같이 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 같다.

인도 시장 진출을 고려중인 한국 기업들이 IBM이 오랜 세월 이 나라에서 형성한 경험이나, 통찰력을 활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캐논-브룩스 IBM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혁신(innovation)이라는 단어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시티은행 출신으로 IBM의 양대 성장 엔진인 인도와 중국시장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전략가인 그가 이해하는 ‘혁신’이란 과연 무엇일까. 브룩스 부사장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요즘 당신을 사로잡고 있는 단어는 무엇인가. 모토롤라의 에드 전더 CEO는 부임 후 혁신이라는 한 단어에 집착했다고 말한 바 있다.

캐논-브룩스 이노베이션이다. 하지만 이노베이션이라는 단어는 쓰는 사람마다 정의가 각각 다르다. 대부분 인벤션(invention)을 이노베이션과 혼용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노베이션은 인벤션과 다르다.

인벤션에 통찰력(insight)이 결합된 것이다. 에드전더가 말하는 이노베이션은 인벤션에 가깝다고 본다. 혁신은 중요하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말했듯이, 혁신하지 않으면 상품화 지옥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인도 시장에서 IBM만 혁신의 주체는 아니다. 인포시스나 위프로가 장래에 IBM의 입지를 뒤흔들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가.

캐논-브룩스 이들은 분명 강력한 경쟁자들이다(We certainly have strong competitor). 하지만 우리는 (인프로나 인포시스에 없는) 핵심 역량을 갖추고 있다(We can differentiate ourselves).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디자인이나, 설계는 우리만이 할 수 있다. 고객에게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다.

위프로나 인포시스가 특정 부문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시장 리서치, 컨설팅 전 부문에 걸쳐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지는 못하다.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를 기업들이 찾는 추세인 점도 우리에게 유리하다.

중국과 인도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혹시 당신의 은퇴에 대비해 IBM이 어떤 대책을 지니고 있는지 궁금하다.

캐논-브룩스 승계플랜에 대해 묻는 것이라면 답변하기 어렵다. IBM에는 인재가 넘친다.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 비중은 20%를 넘고, 특히 유럽이나 북미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높은 35%에 달할 것으로 IBM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는 분석한 바 있다. 베이비 붐 세대의 대량 은퇴를 앞두고 있는 미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한 편이다. )

“컨설팅 펌을 인수함으로써 비로소 통찰력(insight)을 얻게 됐다”고 브룩스는 기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IBM이 중국의 광둥은행 지분 인수에 참가한 배경은 무엇일까. 은행업 진출 가능성을 물어 보았다.

광둥은행 투자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억측이 구구하다. IBM이 은행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가.

캐논-브룩스 아니다(we are not getting into banking industy). 금융비즈니스가 중요하지만, 금융업을 직접 하려는 의사는 없다. 광둥은행이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에 투자를 하기는 했지만, 경영이나 이사진에 포진하고 있지는 않다. 중국 전체 은행사업의 혁신(innovation)을 돕기 위한 것이다.

차이나 펀드(China Fund)를 만든 배경도 궁금하다.

캐논-브룩스 차이나 펀드는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중국의 많은 기업들을 돕기 위해 만들었다. 혁신적인 접근이라고 본다. 사업을 시작해 일정 기간이 지난 신생 업체가 투자 대상이다. 금융 및 기술 전문적인 지식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에서 중국기업들이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기금이다.

사실, IBM과 중국정부가 협력한 지는 꽤 됐다. 지난 1991년에 중국에 진출한 최초의 다국적 기업이었다. 중국정부는 이미 12년 전에 아이티 산업을 부흥시키고자 하는 비전이 있었으며, 우리는 전략을 함께 디자인했다. 최근 들어서는 해외 기업의 아웃소싱 비즈니스 유치전략을 중국정부와 함께 만들었다.

글로벌 기업 발상 전환의 현장

“빵집 주인에게도 배울 건 배워야…”

글로벌 기업들은 제품이나 서비스 상품 개발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쏟아붓지만 과거에 비해 연구 개발의 한계 효용은 떨어지고 있다. 기업 규모가 지금보다 작고, 기업 경쟁이 덜 치열했던 지난 1950∼1980년대에는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고용하고, 관련 설비를 증설하는 것만으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며 이러한 공식도 더 이상 통용되지 않고 있다. 경쟁 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상대 기업의 비교우위를 잠식해 들어간다. 산업 간 경계가 흐릿해지며 예상치 못한 기업이 강력한 적수로 등장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기업들이 직원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우선 IBM은 잼이라는 불리는 브레인스토밍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간의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하나’, ‘이노베이션’등 과제가 주어지면, 네트워크로 연결된 전 세계의 이 회사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게시판에 올린다. ‘텍스트 애널라이저’라는 툴을 통해 주요 키워드를 뽑아낸다.

각계의 의견을 분석하고, 직원들의 아이디어나 메시지를 명확히 해 내는 것이다. 외부에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회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지식 네트워크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대표적 회사가, 이른바 C&D(Connect and Develop)전략으로 널리 알려진 프록터앤갬블.

‘C&D’란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인의 아이디어를 구하고, 이를 통해 비교우위를 만들어 가는 연구개발 시스템. 북미시장의 히트상품인 프링글스 프린트는 C&D전략의 산물이다. 이 회사는 이탈리아 볼로냐에 위치한 한 작은 빵집을 운영하는 대학교수의 도움으로 동물 문양이 새겨진 감자 칩을 선보일 수 있었다.

BMW는 텔레매틱스 관련 의견을 고객들에게 직접 받고, 우수 의견을 제출한 이들을 본사에 초청해 엔지니어를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 지역의 플루보그(www.fluevog.com)사도 고객들에게 직접 신발 디자인을 받는다. 스웨덴의 가구업체인 이케아도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디자인 공모전을 열어 당선작을 가구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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