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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글로벌(Global)/NEXT 글로벌 엑스퍼트'에 해당되는 글 71

  1. 2012.05.21 그리스, 유로존 탈퇴하나 - 글로벌 모니터
  2. 2012.02.02 Management |다이렉트 마케팅 전문가 에릭 할터 자베즈 CEO
  3. 2011.10.20 애플의 다빈치 고 스티브 잡스, 그가 바라보는 혁신의 의미
  4. 2011.10.06 심연 속으로 사라진 스티브 잡스, 풍찬노숙의 삶을 회고하며
  5. 2011.08.14 2009년 현지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두바이 사태
  6. 2011.08.14 마돈나 ‘섹시코드’는 계산된 브랜딩
  7. 2011.08.12 미스터 닥터 둠들은 1년전 미국 경제를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8. 2011.08.08 “잡스는 정보통신업계의 구데리안”
  9. 2011.08.08 심연 속으로 사라진 스티브 잡스, 풍찬노숙의 삶을 회고하며
  10. 2011.08.08 “지식융합 15분 동영상 美 공교육 바꾼다”
  11. 2011.08.08 “그래도 중국·러시아는 종이호랑이...미국 패권 위협못한다”
  12. 2011.08.08 4인4색 美 금융전문가들의 금융위기 후일담
  13. 2011.08.08 지미 카터, 제이미 다이먼에게 배우는 재기의 노하우
  14. 2011.08.05 집살때 스위스 프랑화로 대출받는 폴란드인들
  15. 2011.07.27 월스트리트저널 특파원이 본 이명박 정부 집권 전반기
  16. 2010.09.14 "시골내려간 日 노인들 도심으로 회귀"-가쓰히로 타시마
  17. 2010.08.24 "한국 자동차 업체 '多 브랜드는 약이 아닌 독"
  18. 2010.08.24 '온난화, 고유가'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바꾼다
  19. 2010.08.23 헤지펀드 전문가-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누가 더 예측 잘할까"
  20. 2010.07.19 오프라 윈프리, 성(聖)과 속으로 여심(女心)을 공략하다
  21. 2010.07.15 월가의 오라클 '메레디스 휘트니' 어드바이저리 그룹 CEO
  22. 2010.07.15 집값 하락시기 맞춘 타이밍의 귀재 “채권옵션·금에 투자하라”
  23. 2010.07.02 금전문가 이동엽 대표 인터뷰
  24. 2010.07.02 월스트리트의 한인 브로커 김항주 UBS프린스헤지 매니저
  25. 2010.07.01 토마스 델라 카사 '맨 인베스트먼트' 본부장
  26. 2010.06.21 “와인처럼 향이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
  27. 2010.06.17 경영학의 미래 고 ‘프라할라드’ 글로벌 기업의 사고를 바꾸다
  28. 2010.06.02 경영과 환경은 하나… 통합적 사고가 야생노루 키웠다
  29. 2010.06.02 GE 그린전략 담당자가 말하는 '그린 경영' (1)
  30. 2010.06.02 BT, Beyond Telecom에서 길을 찾다
 

http://talk.imbc.com/board/view.aspx?table_name=fm07&talk_gubun=radio&talk_id=9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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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다이렉트 마케팅 전문가 에릭 할터 자베즈 CEO



●“소비 빙하기 극복비법 오바마 대선 승리에 다 있죠”

“오바마가 이번 대선에서 ‘콜센터’를 운영한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콜센터는 바로 대표적인 다이렉트 마케팅(DM)의 산물입니다.”

‘에릭 할터(Eric Halter)’ 자베즈(Javezz) CEO는 오바마 대선 승리 비결이 정교한 다이렉트 마케팅 기법에 있다고 강조한다.

부 시 대선 승리의 주인공 칼 로브에서 마크 펜, 오바마의 장자방 데이비드 액슬로드까지, 미 대선의 성패를 좌우한 전략가들은 하나같이 민간 부문에서 담금질한 자신들의 강점을 정치 무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한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소비자 심리 파악의 귀재들이다. ‘다이렉트 마케팅’의 대가로 통하는 에릭 할터 CEO를 만나 미국발 금융위기로 급랭하고 있는 소비 심리 공략법을 물어본 배경이다. 그는 브랜드 강국 스위스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활동하다 여행 중 목도한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 취해 활동 무대를 우리나라로 옮긴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Q 10여년 전에 한국에 오셨죠. 시장 규모가 훨씬 큰 일본에 정착하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한국에 흠뻑 빠졌기 때문입니다. 아시아 여행길에 들르게 된 한국이 마냥 푸근하고 너무 좋았습니다.

▶Q 매사에 충동적인가 봅니다

그런 성향이 있습니다만, 제 일(다이렉트 마케팅)만큼은 충동적으로 처리하지 않습니다.

▶Q 부시 대통령의 책사 ‘칼 로브’도 정계입문 전 ‘다이렉트 마케팅(DM)’ 분야에서 근무했죠?.

잘 알고 계시는군요. 다이렉트 마케팅은 선거운동과 여러모로 닮아있어요.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공략 대상을 선별해야 합니다. 그리고 액션 플랜을 만들어 상품이나 솔루션 구매를 설득해내야 합니다. 선거전의 표심(票心) 공략 과정을 떠올리게 하지 않나요.

▶Q 오바마가 승리한 이번 미국 대선에서 혹시 마케터로서 주목한 ‘현상’이 있습니까.

콜 센터예요. 오바마 진영은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콜센터’를 운영했어요. 콜센터를 운영하는 대통령 선거캠프라. 뭔가 떠오르는 메시지가 없나요. 그들은 선거전에 바로 ‘다이렉트 마케팅’ 기법을 접목한 겁니다(선거 일등 공신이 바로 스토리 마케터 출신인 ‘데이비드 액슬로드’이다).

▶Q 칼 로브는 특정 정책이 유권자에게 미칠 파장을 ‘표수’로 즉각 계산했다고 합니다. 당신은 어떻습니까.

한 국 소비자들은 의심이 많으면서도 의사결정은 무척 빠른 편입니다. 매순간 그들의 반응을 확인하며 마케팅 방식을 조절해야 합니다. 한국처럼 의사 결정의 속도가 빠른 시장에서는 단 한번의 실수를 돌이키기 힘든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과학적 DM이 필요한 배경입니다.

▶Q 하지만 DM을 길거리 배포용 전단 제작에나 사용하는 기법으로 폄하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10 년 전 한국 땅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DM을 아는 이들이 거의 없었거든요. 지금도 홍보 봉투 만드는 업체 정도로 아는 이들도 있지만, 현대백화점 사례는 이러한 통념을 비웃습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두 가지 DM을 제작해 고객들에게 발송했어요. 자체 제작한 것과, 우리가 제작한 물량 등 두 가지였습니다.

▶Q 현대백화점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나요. 소비급랭으로 다들 부심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제작한 DM이 43%에 달하는 소비자 반응을 얻어냈습니다. 열명 중 네명이 실제 물건을 구입했다는 얘기입니다.

▶Q 비결이 무엇인가요.

콜 라를 파는 행상이 있다고 가정해 보세요. 여의도에 위치한 한 사무실을 방문해 가격을 10% 깎아주겠다고 하면 콜라가 잘 팔릴까요. 물론 잘 팔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있겠죠. 늘 앉아 근무하는 이 사무실 직원들이 건강을 우려해 콜라를 마시지 않을 수도 있겠죠. 소비자의 ‘니즈’를 먼저 헤아려야 하는 배경입니다.

▶Q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에 마이크로(micro) 페이지를 배치한 것도 당신의 아이디어라고 하죠.

고 객사들을 상대로 그들의 니즈를 정확히 알려주기 위해서였죠.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웹사이트를 방문해 여러 가지 질문에 답변하다 보면 자사의 ‘숨겨진 니즈(unmet need)’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고객사들을 더 정교하게 파고들 수 있게 되는 거죠. 다음 단계가 홍보물 제작입니다.

▶Q 손에 들고 있는 그림책 모양의 그 전단지를 MS사가 잠재 고객사들에 배포하는 건가요.

엔 터테인먼트 요소를 많이 반영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입체 그림책의 형태를 띠고 있는 이 전단지를 빙글빙글 돌려가며 볼 수 있습니다. 홍보 텍스트도 소비자 시선의 각도까지 고려해 배치합니다. 봉투의 재질, 디자인부터 홍보물의 텍스트까지, 모든 요소에 과학이 숨어 있습니다.

▶Q 제작비가 많이 들지 않을까요. 경기가 안 좋다 보니 다들 비용절감에 목을 매고 있습니다만.

한 국 소비자들은 성질이 매우 급합니다. 그러면서도 매우 비판적입니다. 전단지가 평범하면 아예 열어보지도 않을 겁니다. 단계별로 ROI(투자대비 수익률, Return on Investment)를 철저하게 따져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강화한 것도 ROI를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주먹구구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죠.

▶Q 브랜드 강국인 스위스식 DM이 한국에서도 먹혀들고 있는 건가요.

한 국에 오기 전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에서 마케팅 전략가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마케팅 방식도 많이 다른 편입니다. 키가 작은 편이어서 농구선수가 될 수는 없었지만, 이 분야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양보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난 10년간 자베즈는 매년 두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Q 다들 내년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어요. <이코노미스트>는 현금을 손에 쥐어야 생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좋은 지적입니다. 물건이 팔리지 않는데 무작정 버틸 장사는 없습니다. 워런 버핏도 현금 흐름을 중시하지 않습니까.

▶Q 온·오프라인을 동시 공략하는 ‘맞춤형 DM’에 눈을 돌리는 한국 기업들도 더욱 늘어나겠군요.

경 기가 안 좋다 보면 기업들은 마케팅 물량을 줄이게 됩니다. 신문이나 잡지에 실리는 광고가 하나둘씩 사라지는 거지요. 하지만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비용 대비 효율을 중시하다 보니, 타깃 소비자들을 겨냥한 다이렉트 마케팅에는 더 공을 들입니다. 손해 볼 것이 없는 구도입니다.

▶Q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려면 당장 무엇을 해야 할까요.

원 론적이지만, 그들의 불안감을 달래줘야 하겠죠. 직장은 유지할 수 있을지, 아이들은 가르칠 수 있을지가 다 근심거리입니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반영해야 합니다. 정교한 로직 트리를 앞세워 시시각각 달라지는 소비자들의 반응에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Q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한국인 마케터들이 더 잘 파악하고 있지 않을까요.

히딩크는 한국인이었나요?(웃음) 지금까지 시행착오를 무수히 거듭했습니다. 이제는 친구들과 시트콤을 즐겨 볼 정도로 그들의 정서를 꿰뚫고 있어요. 한국기업들도 이 분야에서 매우 뛰어나지만, 고객관계 마케팅 분야에서는 유럽 쪽이 한 걸음 앞서가고 있다는 게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Q 어디에서 주로 영감을 얻습니까.

영감을 위축시키는 것들을 멀리한다고 하는 편이 정확하겠네요. 가급적 텔레비전을 시청하지 않고, 책도 읽지 않는 편입니다. 집에도 아예 텔레비전을 두지 않았어요.

▶Q 성장은 CEO들이 당면하고 있는 영원한 숙제입니다. 내후년에는 단체장 선거가 있는데, 칼 로브처럼 정치컨설팅 분야에 진출할 의사는 없습니까.

왜 없겠어요.(웃음) 하지만 기본은 역시 기업 고객들을 겨냥한 마케팅 솔루션이 되겠죠. 최근에도 싱가포르에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둔 한 글로벌 기업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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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회사 티플러스에 소개된 스티브 잡스의 혁신론을 소개합니다. 

"혁신은 얼마나 돈을 기술개발(R&D)에 쏟아 붓느냐, 이것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애플이 맥을 개발했을 때 IBM은
애플보다 최소 100배 이상 많은 돈을 쏟아 붓고 있었습니다.

혁신은 돈과 관련된 것이 아닙니다. 혁신은 당신과 함께 하는 사람들과 관계가 있습니다.

당신이 그들을 어떻게 이끌고 당신이 그들로부터 얼마나 많은 것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혁신은 그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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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ve
Steve by mikdissen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Steve Jobs for Fortune magazine
Steve Jobs for Fortune magazine by tsevi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스티브 잡스가 타계했습니다. 향년 56세. 세계유수의 신문들이 1면에 그의 사망소식을 전하며 거인의 삶을 애도했습니다. 세상을 바꾼 비저너리라는 평이 가장 가슴에 와닿네요.  일세를 풍미한 스티브 잡스. 그의 풍찬노숙의 삶을 복기해 봤습니다. 

Steve Jobs for Fortune magazine
Steve Jobs for Fortune magazine by tsevi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아이폰 창조 지혜 禪房에서 나왔다

2011년 01월 17일 14시 38분 

야인 시절 할리우드서 성장의 법칙 벤치마킹

“애플이 기술과 인문학 사이의 교차로에 서 있다.” 2010년, 아이패드를 처음 소개하던 날 스티브 잡스가 던진 말이다. 이 회사는 아이팟, 아이폰 등 연타석 홈런을 치며 글로벌 정보통신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 두 번째 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약진의 일등공신이다. 

그는 활력을 상실한 채 낡아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황금으로 바꾸는 미다스의 손이다. 소니 워크맨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아이팟은 아이폰으로 바뀌고, 아이폰은 아이패드로 날아올랐다. 하얀 백지에 난을 치는 동양화가를 떠올리게 하는 스티브 잡스 경쟁력의 비밀을 분석했다. <편집자 주>


지난 1985년,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는 자신이 창업한 애플컴퓨터(현 애플)에서 무기력하게 쫓겨났다. 그가 장인 정신을 발휘해 만든 매킨토시 컴퓨터는 소수 마니아들의 제품으로 전락했다. IBM 호환 컴퓨터는 애플 컴퓨터를 변방으로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존 스컬리가 주도하는 반란군에 축출된 그가 당시 선택한 것은 ‘유럽 여행.’ 집에서 두문불출한 지 일주일 만이었다. 친구인 '마이크 머레이(Mike Murray)'는 그가 권총 자살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스티브 잡스가 도착한 첫 기착지는 프랑스 파리 시내. 자전거 한 대와 두툼한 침낭이 그를 달래줄 유일한 벗이었다. 그는 유럽을 떠돌며 노숙 생활을 한다. 이 스타 경영자는 애플과의 불화가 자신을 만들었다고 훗날 회고한다. 그는 하드웨어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난다. 

유럽에서 돌아온 스티브 잡스는 승부수를 던진다.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가 재정난으로 루카스 필름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을 들은 그는 이 회사를 인수해 이름을 픽사로 바꾼다. 꿈 공장으로 불리던 할리우드는 이 경영자의 시야를 넓혀준 일등 공신이었다. 

그는 할리우드 제작사, 메이저 음반사들과 교유하며 훗날 아이팟 성공시대를 준비한다. 또 기술 지상주의에 빠져 처음부터 끝까지 사내에서 모든 것을 만들던 과거를 되돌아본다. 

그가 애플에 컴백한 뒤 발표한 제품이 바로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이었다. 아이팟은 아이튠스와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드웨어이자, 소프트웨어 ‘플랫폼’이었다. 그는 픽사에 근무하면서, 이 원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토이스토리는 프로덕션, 작가, 금융가 등이 모여드는 실크로드였다.

‘아이팟’에서 청취할 수 있는 음악파일 음원의 주요 공급자들이 바로 5대 메이저 음반사였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을 플랫폼으로 이해했다.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교차로다. 

스티브 잡스도 한때 기술 지상주의에 빠져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해결하려 했다. 아집에 빠져 소비자를 바라보지 못한 소니의 기술 장인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그는 달라졌다. 기술개발을 외부에 맡기는 네트워크 방식 활용에 눈을 떴다.



하드웨어 몰입한 아집을 버리다

“우리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작업을 함께 합니다. 단순히 카메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영상을 함께 편집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것은 하나의 완결된 솔루션에 해당합니다.” 그가 애플에 복귀해 야심차게 선보인 첫 작품이 바로 아이팟이었다. 

하드웨어(아이팟),소프트웨어(아이튠스)를 성공적으로 결합했다. 양덕준 레인콤 사장이 주도하던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의 주도권은 순식간에 스티브 잡스의 손으로 넘어갔다. 하드웨어 성능과 디자인으로 승부하던 양 사장에게 스티브 잡스는 감당하기 힘든 적수였다. 

스티브 잡스는 할리우드에서 ‘플랫폼’에 눈을 뜬다. 5대 메이저 음반사를 모두 아이튠스에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할리우드 낭인 생활이 한몫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는 이러한 성공 방정식을 인접 분야로 꾸준히 확대한다. 애플은 패션 분야의 매장 관리 방법을 애플스토어에 접목했다. 아이팟의 편리한 인터페이스도 이 회사 부사장이 자신이 쓰고 있는 기기에서 영감을 얻어 아이팟에 접목한 것. 

고집 세고 타협할 줄 모르던 기술자를 떠올리게 하던 그는 스스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스티브 잡스가 픽사를 인수한 뒤 보고 배운 네트워킹의 원리를 인접 분야로 활발히 적용한 결과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젊은 시절 선불교의 가르침에 눈을 떴다. 

“직관을 따르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 당신의 가슴, 그리고 직관이야말로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젊은 시절 그를 촬영한 사진에 등장하는 방은 단출하다. 마치 동안거에 들어간 선사의 선방을 떠올리게 한다. 방 안에는 책을 한 권도 찾아 볼 수 없다. 가부좌를 틀고 앉은 그도 눈을 감고 있다. 대한민국 사찰에 있는 선방과 차이점은 음악이 흐른다는 것이다. 


망상을 털고 반야(般若)에 눈을 뜨다

“포커스 그룹을 통해 제품을 디자인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영자가 미국의 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회사 제품 뒷면의 매끈한 ‘경면’은 이러한 철학을 잘 보여주는 실례다. 

애플의 제품은 노트북에서 아이팟, 아이폰까지, 제품 뒷면이 ‘경면’ 처리돼 있는 것이 특징. 소비자들을 상대로 서면이나 전화 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를 반영한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경면에 ‘지문이 잘 묻는다’ ‘잘 더러워진다’ 등 불평을 쏟아내었다. 

아이폰, 아이팟 제품의 경면이 시사하는 바는 리더의 통찰력이다. 사용자의 바람이나 원망에 아무리 귀를 기울인다고 해도 경면 처리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애플이 소비자 조사를 좀처럼 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험 영역에서 벗어난 통찰을 일컫는 불교 용어가 바로 반야다. 스티브 잡스는 바로 이 반야에 눈을 뜬 경영자다. 이 제품의 뒷면을 반짝반짝 광을 내는 도요이 화학연구소는 니가타현에 있는 일본 회사.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을 만들 때도 시장 조사는 따로 하지 않았다. 자신이 음악을 즐기는 장면을 떠올리며 이 MP3 플레이어를 기획했다. 스티브 잡스는 제품의 콘셉트, 형상을 스스로 정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당시만 해도 폐쇄적인 태도를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했다. 아이팟 제품은 매킨토시와는 완벽하게 호환이 됐으나, IBM 호환 컴퓨터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았던 것. 애플이 음악 산업을 바꿀 수 있던 것은 바로 이러한 태도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3세대 아이팟부터 윈도와 호환성을 대폭 높였다. 지난 1997년 애플에 복귀한 스티브 잡스가 우선 순위를 둔 일이 구성원들을 경험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는 작업이었다. 


심플 코드로 디자인·브랜드를 잡다 

“애플의 제품은 로고를 가리고 봐도 제작사를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개성이 뚜렷합니다. 디자인의 정체성이 경쟁사에 비해 명확하다는 얘긴데요. 삼성전자의 제품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삼성전자 전직 연구원인 안광호(40) 전자 부품연구원 팀장의 평가다. 

애플 디자인의 철학은 ‘단순함’과 ‘디테일’이다. 불필요한 부분이 하나도 없는 단순한 디자인이 이 회사이 지향점이다. 이 회사의 제품은 잘 그린 수묵화 한 점을 보는 듯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이 제품의 로고를 가리고 봐도 제품 제작사를 단박에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을 향한 집착은 대단하다. 그의 이러한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팟이나 아이폰4 제품의 매끈한 뒷면. 애플은 아이팟의 경면 부위를 일일이 장인의 손을 거쳐 연마했다. 

“디자인은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의 문제다. 어떻게 보이는가에 관한 것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가 밝히는 디자인론은 명쾌하다. 그는 이러한 전략으로 애플을 전자제품의 루이 뷔통이나, 자동차 업계의 벤츠, 혹은 재규어에 필적하는 브랜드에 올려놓았다. 

“다른 브랜드들은 해마다, 분기마다 디자인을 바꾸지만 매킨토시는 바뀌지 않는 디자인으로 금속처럼 가치가 오래 간다는 인상을 소비자에게 심어주었다.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기 전부터 해오던 전략이다.” 지상현 한성대 디자인 콘텐츠 학부 교수는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전략을 이같이 설명한다. 

아이팟은 경쟁사 제품에 비해 기능이 특별히 뛰어나지 않은데다 가격은 더 비쌌지만, MP3 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했다. 이 제품이 성공을 거둔 배경으로는 ‘디자인’과 ‘패션’ 요소를 꼽을 수 있다. 

아이팟은 목걸이나 반지 같은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 애플 CEO의 화려한 브랜드 ‘확장’의 노하우는 아이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이폰이 명품 핸드백이나, 옷에 비유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중태 IT문화원 연구원장은 “일본에서는 패션 잡지들이 아이폰을 조명했다”며 “여성들은 아이폰을 패션 소품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회사에 근무하면서, 
유기적 결합을 통한 할리우드 흥행 성공의 법칙을 
몸으로 부대끼며 체득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조합해 
새로운 제품을 창조하는 저력을 보였다.



페덱스 방식으로 정보 소통 효율성 높여

스티브 잡스는 회사를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방식으로 운영한다. 애플 임직원 100여명과 소통하며 이들의 아이디어를 구하고, 지시사항을 하달한다. 직급이 낮은 엔지니어도 직접 연결한다. 특송업체인 페덱스의 물류 시스템에서 힌트를 얻은 의사소통 방식이다. 

이 네트워크는 쌍방향 정보가 흐르는 애플 임직원들의 광장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사관학교로 불리는 프록터앤갬블(P&G)은 이러한 개방형 모델을 세계 각지로 넓힌 ‘C&D(Connect&Development)’ 모델로 히트 작품 ‘프링글스’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와 교유하는 실크로드‘이다. 회사 가치사슬을 외부에 개방해 사고의 폭을 넓히고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기회의 공간이다. 아웃소싱은 기본이며, 아이디어도 빌린다. 하지만 의사결정의 주인공은 최고경영자이다. 옥석을 구분하는 것도 CEO이다. 

스티브 잡스의 일방적인 지시로 개발된 제품 중에는 애플 공전의 히트작이 많다. 이 고집 센 최고경영자는 정보통신업계의 철인(鐵人)으로, 수많은 민의 중에 옥석을 가리는 책임을 담당하고 있다. 때로는 처음부터 자신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킨다. 아이맥이 대표적인 실례다. 

스티브 잡스는 당시로는 파격적인 전화번호부 크기의 컴퓨터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고, 엔지니어들은 그의 지시에 38가지 반대 사유를 조목조목 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스티브 잡스의 통찰력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그가 픽사에서 돌아오기 전만 해도 애플은 위원회에서 제품 개발을 결정했다. 임직원들이 모든 사안을 서로 합의해서 진행했고, 모두가 결정한 것을 따랐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다수결 방식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때로 아이디어를 사장시켰다. 

스티브 잡스는 이 모든 것을 단숨에 바꾸어 놓았다. 그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플랫폼을 꿰뚫고 있는 다빈치형 최고경영자인 반면, 임직원들은 대개 이 중 한 가지를 파고든 전문가들이었다. 주요 현안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야는 잡스에 비해 좁았다. 

“소프트웨어에 정말 진지하다면 독자적인 하드웨어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모바일 기기에 처음으로 소프트웨어라는 돌파구를 도입한 것입니다.”(맥월드 2007 스티브 잡스 키노트)

2011/11/05 - [NEXT 스트래터지(Strategy)] - 아이폰4S 써보니, 한국이 더 부끄럽네


2011/10/20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애플의 다빈치 고 스티브 잡스, 그가 바라보는 혁신의 의미

2008/01/25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애플이 아이팟 마돈나 버전 출시한 3가지 이유 ”-니르말야 쿠마르

2007/02/21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미디어 VIEW] - 스티브잡스, 그리고 재기의 법칙

2007/03/01 - [로컬(Local) VIEW/로컬 북 리뷰(Review)] - 진보진영, 그리고 스티브 잡스

2007/03/24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미디어 VIEW] - 하버드가 소개하는 혁신적 아이디어7



 

박영환 기자(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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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두바이 사태

두바이 위기 전면해부 - “두바이채권 급락…but 위기는 진화중”

2009년 12월 08일 11시 30분 
두바이 채권값은 하락하고, 금리는 상승 중이다.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두바이의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전략 컨설팅 기업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Sullivan)의 두바이 현지법인 애널리스트인 프레나 모한(Prerma Mohan)은 
그러나 이번 위기가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았다. 금융위기의 바이러스를 실어 나르기에는 두바이월드의 부채규모가 작다는 것. 지난 2일 프레나 모한 프로스트앤설리번 연구원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태의 파장, 그리고 중동 시장의 동향 등에 주목했다. 


요즘 두바이 풍경은 어떤 편인가요. 이 나라 관료들이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투자자, 언론을 상대로 이번 위기의 성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두바이가 역사상 전례가 없는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이번 충격파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시장이 두바이의 모라토리엄에 과민하게 반응(Exaggerated Shock)하는 면이 있어요. 


선정적인 보도 탓에 고생들이 많다면서요. 한국에서도 많은 기자들이 현지에 파견됐습니다. 
선정적인 기사를 좀 자제하는 편이 어떨까요. 위기의 뿌리를 분석한 기사를 보고 싶습니다.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를 팩트 중심으로 푸는 것도 그만하면 됐습니다. 시장 참가자들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알고 싶거든요. 두바이가 다음 단계에 채권자들에게 제시할 계획들은 무엇일까요.

세이크 모하메드는 두바이의 영웅에서 순식간에 실패한 지도자로 낙인이 찍힌 것 같습니다.

주요 뉴스들은 두바이의 비즈니스 모델을 도마위에 올려 연일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특히 막대한 빚을 내 모래위에 누각을 세운 두바이 도시국가의 맹목성을 성토했어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들은 투자자들이 아닐까요. 돈을 돌려받을 수는 있는 건가요. 
두바이정부는 채무 재조정의 대상이 되는 부채가 260억달러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어요. 두바이 정부가 과연 막대한 차입금을 상환할 의지가 있는지가 의문이었어요. 

채권자들은 두바이의 침묵이 무척 괴로웠을 겁니다. 두바이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두바이월드의 채무 상환을 일괄 보증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채권가격이 급락한 것도 이 때문인가요. 
두바이 채권 보험료가 큰 폭으로 올랐구요. 두바이 채권가격은 급락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앞으로도 2주 이상 지속될 겁니다. 

두바이 정부가 260억달러에 달하는 채무 재조정 방안을 명확히 하거나, 구제 프로그램을 명확히 발표하기 전까지 아마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칫하다 금융 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중앙은행이 유동성 지원을 약속한 것도 이 때문인가요.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추가 지원하는 쪽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졌어요. 지역 은행들이 은행간 대출금리보다 0.5% 더 낮은 수준에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한 거죠. 이 조치가 모라토리엄(Moratorium) 나흘 만에 나왔어요. 


두바이 정부는 채권자들과 언제 만날 예정입니까. 
다음 주, 혹은 그 다음 주경이면 채권자들과 만나 손실규모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하겠죠. 부동산의 명목가치, 그리고 실질가치를 정밀히 저울질해 보면 이번 사태를 좀 더 깊숙이 납득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두바이 채권 보험료가 큰 폭으로 올랐구요. 두바이 채권가격은 급락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앞으로도 2주 이상 지속될 겁니다.”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은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결국 과잉반응한 건가요. 
그런 셈입니다. 더욱이 중동은 여전히 매력덩어리입니다.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소식에 주저앉았던 글로벌 증시가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는 이면에는 바로 이러한 신뢰가 있습니다. 


지난 1998년 러시아의 디폴트를 예측한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어요. 롱텀 캐피털이 그 여파로 망할 것이라고 누군들 생각했겠습니까. 
두바이월드는 작습니다. 그리고 부채도 한 국가만의 문제입니다. 이 지역 전체의 금융 안정성을 뒤흔들 폭발력은 없습니다. 주요 글로벌 증시 지수도 이번 주 대부분 회복되지 않았습니까. 


아부다비가 다음 희생자가 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아부다비의 외환보유고는 6000억달러에 달합니다. 그리고 원유 매장량도 상당하지 않습니까. 

아부다비가 가까운 시일 안에 채무 불이행을 선언할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아부다비는 올해 초 두바이를 한 차례 구제(Bail-Out)한 적이 있어요. 

물론 이번에도 그럴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번 사태를 정밀히 평가하고 있고, 채권자들도 선별 구제할 것으로 봅니다. 


리스크 관리 기법이 뛰어나기로 정평이 난 스탠다드차타드나 HSBC도 이번에는 빠져나가지 못했어요. 
이들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노하우에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문제는 두바이의 금융 시스템에 구조적인 문제(Systemic Problems) 탓에 터졌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겁니다. 

그리고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고속성장하는 두바이에 돈을 빌려준 은행들이 비단 이들뿐만은 아닙니다. 


지난해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도 파생금융상품의 리스크를 과소평가하지 않았습니까.
스탠다드차타드나 홍콩상하이은행은 이 정도의 리스크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부채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두바이 비중이 불과 2~4% 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홍콩상하이은행, 스탠다드차타드, RBS, 르로이드뱅킹 그룹이 참여한 ‘위원회(Steering Committee)’가 어떤 구제책을 발표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요. 


두바이에서 철수할 일도 없겠군요. 
그렇습니다. 두바이월드의 채무 재조정 대상도 260억달러 정도입니다. 이 은행들은 에미레이트에서 계속 활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사태로 한국 기업들도 중동 전략을 재점검해 볼 필요는 없을까요. 
두바이와 중동지역을 분리해 접근해야 합니다. 두바이는 부동산 부문의 빗장을 대거 풀어 세계 각국의 자본을 빨아들였습니다. 

이 도시국가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자 글로벌 시장이 요동을 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중동지역 투자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합니다. 아주 유망하고 대단한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 바로 중동입니다. 


두바이는 매력을 상실했다는 뜻인가요. 
두바이는 국내외 은행, 투자자들의 돈을 빌려(With borrowed funds) 부동산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위기의 원인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불행 중 다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두바이가 좀 더 지속가능한 개발 모델에 관심을 돌릴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입니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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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노래·미모’ 2류지만 재창조 통해 ‘초일류’치장 5억달러 벌어

마돈나 ‘섹시코드’는 계산된 브랜딩

2010년 11월 16일 14시 43분 
1989년 6월,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서 열린 ‘컨페션 투어(Confession Tour)’, 대형 콘서트장은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 있었다. 무대 한복판에 있는 금발의 여성 뮤지션 좌우로 근육질의 상반신을 드러낸 반라의 남성 댄서들이 몸을 가볍게 흔들고 있다. 

무대 오른편에 있는 흑인 댄서의 가슴에는 이스라엘의 상징물이 선명히 찍혀 있다. 
또 이 여성가수 왼편에 있는 무용수의 근육질 가슴에는 아랍 세계를 상징하는 표식이 눈길을 끌었다. 

이 두 댄서의 손을 맞잡은 채 중동 땅의 평화를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하던 여성 가수가 바로 ‘마돈나 루이스 베로니카 치콘(52·Madonna Louise Veronica Ciccone)’, 한국 팬들에게는 ‘마돈나’로 더 잘 알려진 미국의 뮤지션이다. 

마돈나가 지난 2008년 9월6일 자신의 ‘Sticky and Sweet Tour’ 공연의 일환으로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공연하고 있다.마돈나가 지난 2008년 9월6일 자신의 ‘Sticky and Sweet Tour’ 공연의 일환으로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공연하고 있다.

1982년 초, 댄서로 활동하다가 가수로 전향하며 미 연예계에 데뷔한 이 여성 뮤지션은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미 음악평론가들 사이에서는 ‘팝 음악’의 경계를 끊임없이 확장해온 주인공이라는 찬사가 끊이질 않았지만, 종교인들의 시각은 비판적이었다. 외설적인 가사나 춤이 논란을 촉발한 도화선이었다.

그녀에게는 이러한 논란이 성장의 밑거름이었다. 마돈나가 지금까지 판매한 앨범은 무려 2억장. 음반 판매로 거둬들인 소득이 5억 달러, 우리돈으로 5000억원을 훌쩍 넘는 돈이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에 두 번째로 많은 음반을 판매한 여성뮤지션인 그녀의 전성시대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50세를 훌쩍 넘긴 그녀의 인기는 여전히 시들 기미가 없다. 지난해 미국의 콘서트 프로모션 회사인 ‘라이브 네이션(Live Nation)’과 자신의 음반, 노래, 영상 등에 대한 일괄 계약을 체결하며 받은 돈만 무려 1억 2000만 달러. 

1978년, 19세의 나이에 뉴욕에 도착한 마돈나가 달랑 손에 쥔 돈은 35달러에 불과했다. 그녀의 춤 실력은 당대 댄서들과 견줄 정도는 아니었으며, 훗날 가수로서도 가창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이쁘장 한 외모를 보유했지만, 대단한 미인축에도 끼지 못했다. 전문가들이 이른바 ‘마돈나 팩터(Madonna factor)’에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뮤지션 마돈나는 복합기업의 브랜드 관리, 시너지 경영의 노하우를 엿보는 비밀의 창(窓 )이다. 또 제한된 자원으로 거대 기업을 상대해야 하는 중소기업의 무기인 ‘란체스터 전략’의 백미(白眉)이기도 하다. 


주류·비주류 섞어 새로움 창조

“마돈나의 비디오나 싱글 음반이 발매되는 날은 게이들에게는 마치 국경일과도 같았습니다. 우리는 그녀의 음반을 사기 위해 매장으로 달려갔고, 텔레비전에 등장한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비디오 테이프에 담았습니다.” 마돈나의 팬클럽 회장격인 '스티브 그둘라(Steve Gdula)'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그녀의 첫번째 성공 코드는 시너지. 을 출시하며 히트 음반 연타를 친 가수 마돈나가 지난 1990년 발표한 음반 '는 게이바에서 유행하던 춤을 제도권에 첫 소개한 작품이었다. 

마돈나는 비주류의 문화를 주류 음악에 더해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시너지의 고수였다. 이 음반들은 게이를 비롯한 지지자들의 결속을 유도한 끈끈한 접착제이기도 했다. 

마돈나는 하지만 이러한 게이 팬들의 지지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창조했다. 지난 1996년 아르헨티나의 영부인인 에바 페론을 소재로 한 영화 <에비타> 출연을 신호탄으로 영화, 패션, 음반, 출판, 공연, 프로듀싱을 비롯한 인접 분야로 끊임없이 보폭을 확대해 나가며 만능엔터테이너의 면모를 자랑한다. 

미국 주류사회를 공략해 나가면서도,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게이팬들을 잃어버리지 않은 것이 그녀의 첫 번째 성공 비결이었다.


뮤지션 마돈나는 복합 기업의 브랜드 관리, 시너지 경영의 노하우를 엿보는 비밀의 창(窓 )이다. 또 제한된 자원으로 거대 기업을 상대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의 비장의 무기인 ‘란체스터 전략’의 백미(白眉)이기도 하다



한번 팬은 영원한 팬…해리포터 마케팅

마돈나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바로 ‘재창조(reinvention)’이다. 그녀가 50세가 넘어서도 전성기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지난 1980년대 펩시와 광고계약도 그녀에게는 비상의 날개를 달아준 전기였다. 펩시콜라의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흐르던 는 이 40개 나라, 2억 5000만명의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이 열린 지난 1984년, 마돈나는 네 번째 앨범인 ‘보더라인(borderline)’으로 미 팝 음반 부문 판매순위 ‘탑 10’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 때만해도 음악 전문가들은 그녀가 대중의 뇌리에서 곧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이 여성 가수는 남다른 데가 있었다. 

데뷔초부터 자신의 이미지가 어떤 식으로 대중에게 비춰져야 할지를 정확히 간파했다. 스타 디자이너, 이미지 컨설턴트, 매니저를 비롯한 문화산업의 고수를 자처하는 전문가들이 넘쳐나는 음악산업에서 신인 가수가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그녀는 데뷔 이래 30년 이상 이러한 원칙을 지켰다. 

“나는 최고의 가수가 아닙니다. 가장 뛰어난 댄서도 아니죠. 사실, 그런 현실에는 별로 관심도 없습니다.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사람들이 반응하는 지점(people's) 을 바로 격발시키는 것입니다.” 단 한분야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보유하지 못한 그녀가 30년 동안 수퍼스타로 군림할 수 있던 이면에는 브랜드 관리를 빼놓을 수 없다. 

브랜드 관리의 주요 노하우 중 하나가 바로 해리포터 마케팅이다. 프랑스의 화장품 업체인 로레알이 네슬레와 공동투자한 ‘이네오브(Inneov)’가 수년 전 ‘이네오브 펌니스(Firmness)’라는 브랜드를 출시하며 선택한 해리포터 마케팅 전략은 나이 들어가는 여성 소비자들과 같은 연령대의 ‘빅 모델’을 채택해 둘 사이에 동질감을 부여하고, 지속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주류와 비주류의 시너지, 탁월한 브랜드 관리 노하우, 비즈니스 감각은 그녀의 비상을 부른 트리오이다. 물론 그녀가 대스타의 반열에 오른 이면에는 집요함도 빼놓을 수 없다. 미 헐리우드에 진입한 것은 남편인 숀펜 덕분이었다. 또 댄서에서 가수로 변모한 것도 뮤지션인 스티브 브레이의 도움이 컸다. 

남편이나, 지인들의 도움을 등에 업고서라도 이종 분야진출을 추구하는 이 여성 뮤지션의 집요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마돈나 전성시대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지난 1992년 타임워너사와 손을 잡고 자신의 음반사인 ‘매버릭 리코드(Maverick Records)’를 세운 그녀는 '될성부른 떡잎'을 고르는 데도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녀가 발탁한 신인가수 앨러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의 데뷔 앨범은 무려 3000만장 이상 팔려나갔다. 마돈나와 필적할만한 비즈니스 감각을 보유한 가수들은 지금까지 없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뮤지션 마돈나가 걸어온 길

이름 : 마돈나 루이스 베로니카 치콘(Madonna Louise Veronica Ciccone
생일 : 1958년 8월 16일 
장르 : 팝, 락
직업 : 가수(singer), 작곡가(songwriter), 댄서(dancer), 음반 프로듀서(record producer), 영화제작자(film producer), 영화감독(film director), 패션 디자이너(fashion designer), 작가(author), 여배우(actress), 기업가(actress) 
활동시기 : 1981~현재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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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 컨설턴트 3인3색 전망

그들은 왜 美 경제를 비관하나

2009년 07월 14일 14시 06분



좌파정책 ‘소탐대실’ _ 딕 모리스 정치컨설턴트

딕 모리스는 ‘저격수’이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아칸소 주지사 시절부터 선거 전략을 조언한 장자방이다.

클린턴 재선에 혁혁한 공을 세웠으나, 매춘부 파동에 휘말려 낙마한 비운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집필 작업과 더불어 전 세계 고객들을 상대로 선거전략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선거전략가이던 칼 로브, 오바마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 액슬로드 등과 더불어 미 정치 컨설팅시장을 대표하는 딕 모리스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좌파정책이 경제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딕 모리스의 진단이다.

이 흑인 대통령이 미 국민들을 상대로 번영을 약속했지만, 실상은 파국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의 경기부양책(stimulus)은 그 목적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지 못했어요.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을 뿐입니다.

2~3년후 정부 개입을 부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닥칠 가능성이 큽니다. 오바마의 경기부양 법안은 경제회복이 아니라 지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죠.”(자서전 《catastrophe》 中)

딕 모리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더 큰 혼란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딕 모리스딕 모리스
오바마 대통령은 부자들을 상대로 세금을 늘려 그 돈으로 정부 지출을 하는 반면 중산층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세금은 줄이고 있어요. 이것은 분명 유럽식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작년 10월부터 올 2월까지, 유통 중인 화폐공급량이 271%가량 증가했으나 소비는 하락했다며 경기부양책이 미 국내총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도 실업의 공포 속에서 ‘감히’ 돈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관측이다.

부채를 상환하거나, 미 재무부 채권(T-BOND)을 구입하는 데 이들 자금을 사용하면서 돈이 경제 전반에 흐르지 못하고 있다는 논리다.

딕 모리스는 “미국인들은 현금을 바로 매트리스 아래에 집어 넣어 두고 있다”고 진단한다. 은행들도 이러한 자금 경색에 한몫하고 있다.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이 대출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시중의 자금난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이 대출에 소극적인 배경은 실적악화로 상환 여부가 불투명한 기업들에 돈을 적극적으로 빌려주기 어렵기 때문. 모기지로 주택을 구입했다 돈을 갚지 못해 집을 압류당한 가계,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민간기업은 요주의 대상이다.

하지만 미국 경제에 훈풍이 불 경우 이 돈이 소비시장에 한꺼번에 풀리면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장기이자율이 단기이자율보다 더 높은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증세’정책에도 비판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자들을 상대로 세금을 늘려 그 돈으로 정부 지출을 하는 반면 중산층과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세금은 줄이고 있어요.

이것은 분명 유럽식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 자본주의 모델을 부정하고 평등을 중시하는 유럽을 지향하고 있다는 게 이러한 비판의 골자다.

내년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빌 클린턴의 선거 참모이던 딕 모리스가 흑인 대통령을 배출한 민주당에 맹공을 퍼붓고 나서 이채를 띤다.


‘ETF로 파국대비’_ 마틴 바이스 바이스리서치 회장

마틴 바이스(Martin Beiss)는 미 투자계의 ‘이단아’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경제연구소인 ‘바이스리서치’를 운용하고 있는 그는 ‘마크 파버(Marc Farber)’, ‘피터 쉬프(peter shiff)’ 등과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닥터 둠’으로 통한다. 그는 최근 경기 낙관론을 시기상조라며 반박한다.

그는 올 3월 이후 증시 랠리의 ‘이면’을 보라고 조언한다. 미 주식시장의 ‘반짝 강세’는 ‘약세장 속의 강세장’에 불과하며, 경제위기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마틴 바이스는 지난 1929년 대공황 당시에 주목한다. 미 증시는 ‘반짝 랠리’를 보였으나 다음해 급락세로 반전하며 ‘요란스러운 20년대’의 막은 내린다.

당시 영국의 케인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미국의 스타 경제학자 어빙 피셔를 비롯한 경제 전문가들의 말을 믿고 주식 보유비중을 늘린 투자자들은 불과 수 개월 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제비 한 마리가 왔다고 해서 봄이 온 것은 아니었다.

마틴 바이스마틴 바이스
주식 보유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은 기술주, 중소형주 등 보유주식의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맞춤형 ETF 상품에 관심을 돌려야 합니다. 특히 (수익률이) 주가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EFT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마틴 바이스 박사가 중시하는 경제지표는 실업률이다. “지난 6월 미국의 실업률은 10%에 육박하며 지난 198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지난 경기침체기 이후 만들어진 일자리들이 모두 사라져버렸습니다.” 미 정부가 발표한 지난 6월 실업률은 9.5%.

지난 2007년(3.4%) 대비 지난달 기준으로 세 배가량 치솟은 수치다. 지난 1929년 대공황 당시 20%를 훌쩍 넘는 실업률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다.

마틴 바이스 박사는 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실질 실업자를 감안하면 실업률은 16.5%에 달할 것으로 분석한다.

일자리를 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점차 늘어나는 것도 부담거리다. 실업 증가를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이면에는 소비감소가 한몫을 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면서 제품·서비스 판매가 줄고 실업 증가를 부를 것이라는 진단이다. 악순환이다.

작년 3월 이후 랠리를 거듭해 온 미 증시에 대한 진단도 조심스럽다.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온 미 증시의 상승세는 약세장 속 강세장을 뜻하는 ‘베어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에 불과하다는 것.

우려할 만한 점은 베어마켓 랠리도 서서히 종언을 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기의 징후는 세계 산업 생산과 세계 무역 부문에서도 뚜렷하다.

두 부문이 대공황 당시인 지난 1930년대와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위기의 신호탄은 미 스탠더드앤푸어스지수(S&P) 880선의 붕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2차 지지선인 800선이 무너지게 되면 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조심스럽게 경고한다.

대비책은 없을까.
마틴 바이스 박사는 개인 투자자들의 헤지 수단으로 ‘ETF 펀드’를 권했다. 특히 주식 보유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은 기술주, 중소형주 등 보유주식의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맞춤형 ETF 상품을 권했다.

그는 주가의 방향과 반대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금융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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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에서 보는 시너지 혁명

“잡스는 정보통신업계의 구데리안”

2011년 01월 17일 14시 27분
뛰어난 전략가들은 사물을 늘 달리 보는 역발상의 고수다. 한니발 시대의 코끼리나, 세계 대전 당시의 탱크 등 저평가된 자원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전승을 거둔 것이 전략가들이었다. 동서고금을 수놓은 전쟁은 전략의 보고이기도 하다.

독일의 명장 ‘구데리안’은 별 볼일 없던 전차를 전투의 주역으로 전진 배치했다. 그리고 보병이나 항공기와의 긴밀한 협조 속에 불과 6개월 만에 파리에 독일 깃발을 꼽았다.

보병사단 지원 업무에 그쳤던 전차의 재발견이다. 일본이 2차 대전에서 미국과 ‘맞장’을 뜰 수 있던 것도 압도적 무기 덕분은 아니었다. 진주만을 맹폭해 태평양 전쟁 초반 전세를 유리하게 이끈 일본 연합함대 사령관은 항공기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했다.

“상품이나 서비스가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이어서 시장 주도권을 쥐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주목하지 않던 자원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또 인적·물적 자원을 재조합해 비교우위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이면희 CEO 코치의 설명이다.

항공기와 선박을 결합한 항공모함의 전략적 우위를 십분 발휘한 전투가 바로 진주만 전투였다. 반면 일본이 패전한 것은 태평양전쟁 초반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미국의 물량공세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독일이 1차 세계대전 초반 맹활약을 펼치다 분루를 삼킨 것도 프랑스가 주도하는 참호전의 구도를 깰 전략의 부재 탓이었다.

“장기전에서 승리하려면 평소 부대 운영의 효율성도 높아야겠지만 무엇보다 리더가 창조적이어야 합니다. 전사는 바로 이러한 점들을 보여줍니다.” 전쟁사는 민간 기업의 전략을 비춰보는 거울이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는 정보통신 분야의 구데리안이자, 한니발이다. 별 볼일 없던 탱크와 코끼리를 전투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끌어올렸다.
2011/08/08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스티브 잡스, 아이폰 창조 지혜 동양의 '선수련'에서 나왔다


박영환 기자 yungh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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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다빈치 ‘스티브 잡스’ 다시보기

스티브 잡스가 타계했습니다. 향년 56세. 세계유수의 신문들이 1면에 그의 사망소식을 전하며 거인의 삶을 애도했습니다. 일세를 풍미한 스티브 잡스. 그의 풍찬노숙의 삶을 복기해 봤습니다. 

Steve Jobs for Fortune magazine
Steve Jobs for Fortune magazine by tsevis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아이폰 창조 지혜 禪房에서 나왔다

2011년 01월 17일 14시 38분

야인 시절 할리우드서 성장의 법칙 벤치마킹

“애플이 기술과 인문학 사이의 교차로에 서 있다.” 2010년, 아이패드를 처음 소개하던 날 스티브 잡스가 던진 말이다. 이 회사는 아이팟, 아이폰 등 연타석 홈런을 치며 글로벌 정보통신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 두 번째 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약진의 일등공신이다.

그는 활력을 상실한 채 낡아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황금으로 바꾸는 미다스의 손이다. 소니 워크맨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아이팟은 아이폰으로 바뀌고, 아이폰은 아이패드로 날아올랐다. 하얀 백지에 난을 치는 동양화가를 떠올리게 하는 스티브 잡스 경쟁력의 비밀을 분석했다. <편집자 주>


지난 1985년,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는 자신이 창업한 애플컴퓨터(현 애플)에서 무기력하게 쫓겨났다. 그가 장인 정신을 발휘해 만든 매킨토시 컴퓨터는 소수 마니아들의 제품으로 전락했다. IBM 호환 컴퓨터는 애플 컴퓨터를 변방으로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었다.

스티브 잡스는 이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존 스컬리가 주도하는 반란군에 축출된 그가 당시 선택한 것은 ‘유럽 여행.’ 집에서 두문불출한 지 일주일 만이었다. 친구인 '마이크 머레이(Mike Murray)'는 그가 권총 자살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스티브 잡스가 도착한 첫 기착지는 프랑스 파리 시내. 자전거 한 대와 두툼한 침낭이 그를 달래줄 유일한 벗이었다. 그는 유럽을 떠돌며 노숙 생활을 한다. 이 스타 경영자는 애플과의 불화가 자신을 만들었다고 훗날 회고한다. 그는 하드웨어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난다.

유럽에서 돌아온 스티브 잡스는 승부수를 던진다.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가 재정난으로 루카스 필름을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을 들은 그는 이 회사를 인수해 이름을 픽사로 바꾼다. 꿈 공장으로 불리던 할리우드는 이 경영자의 시야를 넓혀준 일등 공신이었다.

그는 할리우드 제작사, 메이저 음반사들과 교유하며 훗날 아이팟 성공시대를 준비한다. 또 기술 지상주의에 빠져 처음부터 끝까지 사내에서 모든 것을 만들던 과거를 되돌아본다.

그가 애플에 컴백한 뒤 발표한 제품이 바로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이었다. 아이팟은 아이튠스와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드웨어이자, 소프트웨어 ‘플랫폼’이었다. 그는 픽사에 근무하면서, 이 원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토이스토리는 프로덕션, 작가, 금융가 등이 모여드는 실크로드였다.

‘아이팟’에서 청취할 수 있는 음악파일 음원의 주요 공급자들이 바로 5대 메이저 음반사였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을 플랫폼으로 이해했다.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교차로다.

스티브 잡스도 한때 기술 지상주의에 빠져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해결하려 했다. 아집에 빠져 소비자를 바라보지 못한 소니의 기술 장인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그는 달라졌다. 기술개발을 외부에 맡기는 네트워크 방식 활용에 눈을 떴다.



하드웨어 몰입한 아집을 버리다

“우리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작업을 함께 합니다. 단순히 카메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영상을 함께 편집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것은 하나의 완결된 솔루션에 해당합니다.” 그가 애플에 복귀해 야심차게 선보인 첫 작품이 바로 아이팟이었다.

하드웨어(아이팟),소프트웨어(아이튠스)를 성공적으로 결합했다. 양덕준 레인콤 사장이 주도하던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의 주도권은 순식간에 스티브 잡스의 손으로 넘어갔다. 하드웨어 성능과 디자인으로 승부하던 양 사장에게 스티브 잡스는 감당하기 힘든 적수였다.

스티브 잡스는 할리우드에서 ‘플랫폼’에 눈을 뜬다. 5대 메이저 음반사를 모두 아이튠스에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할리우드 낭인 생활이 한몫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는 이러한 성공 방정식을 인접 분야로 꾸준히 확대한다. 애플은 패션 분야의 매장 관리 방법을 애플스토어에 접목했다. 아이팟의 편리한 인터페이스도 이 회사 부사장이 자신이 쓰고 있는 기기에서 영감을 얻어 아이팟에 접목한 것.

고집 세고 타협할 줄 모르던 기술자를 떠올리게 하던 그는 스스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스티브 잡스가 픽사를 인수한 뒤 보고 배운 네트워킹의 원리를 인접 분야로 활발히 적용한 결과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젊은 시절 선불교의 가르침에 눈을 떴다.

“직관을 따르는 일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 당신의 가슴, 그리고 직관이야말로 당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젊은 시절 그를 촬영한 사진에 등장하는 방은 단출하다. 마치 동안거에 들어간 선사의 선방을 떠올리게 한다. 방 안에는 책을 한 권도 찾아 볼 수 없다. 가부좌를 틀고 앉은 그도 눈을 감고 있다. 대한민국 사찰에 있는 선방과 차이점은 음악이 흐른다는 것이다.


망상을 털고 반야(般若)에 눈을 뜨다

“포커스 그룹을 통해 제품을 디자인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영자가 미국의 주간지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회사 제품 뒷면의 매끈한 ‘경면’은 이러한 철학을 잘 보여주는 실례다.

애플의 제품은 노트북에서 아이팟, 아이폰까지, 제품 뒷면이 ‘경면’ 처리돼 있는 것이 특징. 소비자들을 상대로 서면이나 전화 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를 반영한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경면에 ‘지문이 잘 묻는다’ ‘잘 더러워진다’ 등 불평을 쏟아내었다.

아이폰, 아이팟 제품의 경면이 시사하는 바는 리더의 통찰력이다. 사용자의 바람이나 원망에 아무리 귀를 기울인다고 해도 경면 처리 아이디어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애플이 소비자 조사를 좀처럼 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험 영역에서 벗어난 통찰을 일컫는 불교 용어가 바로 반야다. 스티브 잡스는 바로 이 반야에 눈을 뜬 경영자다. 이 제품의 뒷면을 반짝반짝 광을 내는 도요이 화학연구소는 니가타현에 있는 일본 회사.

스티브 잡스는 아이팟을 만들 때도 시장 조사는 따로 하지 않았다. 자신이 음악을 즐기는 장면을 떠올리며 이 MP3 플레이어를 기획했다. 스티브 잡스는 제품의 콘셉트, 형상을 스스로 정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당시만 해도 폐쇄적인 태도를 완전히 벗어던지지 못했다. 아이팟 제품은 매킨토시와는 완벽하게 호환이 됐으나, IBM 호환 컴퓨터와는 궁합이 잘 맞지 않았던 것. 애플이 음악 산업을 바꿀 수 있던 것은 바로 이러한 태도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는 3세대 아이팟부터 윈도와 호환성을 대폭 높였다. 지난 1997년 애플에 복귀한 스티브 잡스가 우선 순위를 둔 일이 구성원들을 경험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는 작업이었다.


심플 코드로 디자인·브랜드를 잡다

“애플의 제품은 로고를 가리고 봐도 제작사를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개성이 뚜렷합니다. 디자인의 정체성이 경쟁사에 비해 명확하다는 얘긴데요. 삼성전자의 제품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삼성전자 전직 연구원인 안광호(40) 전자 부품연구원 팀장의 평가다.

애플 디자인의 철학은 ‘단순함’과 ‘디테일’이다. 불필요한 부분이 하나도 없는 단순한 디자인이 이 회사이 지향점이다. 이 회사의 제품은 잘 그린 수묵화 한 점을 보는 듯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이 제품의 로고를 가리고 봐도 제품 제작사를 단박에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을 향한 집착은 대단하다. 그의 이러한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팟이나 아이폰4 제품의 매끈한 뒷면. 애플은 아이팟의 경면 부위를 일일이 장인의 손을 거쳐 연마했다.

“디자인은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의 문제다. 어떻게 보이는가에 관한 것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가 밝히는 디자인론은 명쾌하다. 그는 이러한 전략으로 애플을 전자제품의 루이 뷔통이나, 자동차 업계의 벤츠, 혹은 재규어에 필적하는 브랜드에 올려놓았다.

“다른 브랜드들은 해마다, 분기마다 디자인을 바꾸지만 매킨토시는 바뀌지 않는 디자인으로 금속처럼 가치가 오래 간다는 인상을 소비자에게 심어주었다.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기 전부터 해오던 전략이다.” 지상현 한성대 디자인 콘텐츠 학부 교수는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전략을 이같이 설명한다.

아이팟은 경쟁사 제품에 비해 기능이 특별히 뛰어나지 않은데다 가격은 더 비쌌지만, MP3 플레이어 시장을 장악했다. 이 제품이 성공을 거둔 배경으로는 ‘디자인’과 ‘패션’ 요소를 꼽을 수 있다.

아이팟은 목걸이나 반지 같은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 애플 CEO의 화려한 브랜드 ‘확장’의 노하우는 아이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이폰이 명품 핸드백이나, 옷에 비유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중태 IT문화원 연구원장은 “일본에서는 패션 잡지들이 아이폰을 조명했다”며 “여성들은 아이폰을 패션 소품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회사에 근무하면서,
유기적 결합을 통한 할리우드 흥행 성공의 법칙을
몸으로 부대끼며 체득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조합해
새로운 제품을 창조하는 저력을 보였다.



페덱스 방식으로 정보 소통 효율성 높여

스티브 잡스는 회사를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방식으로 운영한다. 애플 임직원 100여명과 소통하며 이들의 아이디어를 구하고, 지시사항을 하달한다. 직급이 낮은 엔지니어도 직접 연결한다. 특송업체인 페덱스의 물류 시스템에서 힌트를 얻은 의사소통 방식이다.

이 네트워크는 쌍방향 정보가 흐르는 애플 임직원들의 광장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사관학교로 불리는 프록터앤갬블(P&G)은 이러한 개방형 모델을 세계 각지로 넓힌 ‘C&D(Connect&Development)’ 모델로 히트 작품 ‘프링글스’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와 교유하는 실크로드‘이다. 회사 가치사슬을 외부에 개방해 사고의 폭을 넓히고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기회의 공간이다. 아웃소싱은 기본이며, 아이디어도 빌린다. 하지만 의사결정의 주인공은 최고경영자이다. 옥석을 구분하는 것도 CEO이다.

스티브 잡스의 일방적인 지시로 개발된 제품 중에는 애플 공전의 히트작이 많다. 이 고집 센 최고경영자는 정보통신업계의 철인(鐵人)으로, 수많은 민의 중에 옥석을 가리는 책임을 담당하고 있다. 때로는 처음부터 자신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킨다. 아이맥이 대표적인 실례다.

스티브 잡스는 당시로는 파격적인 전화번호부 크기의 컴퓨터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고, 엔지니어들은 그의 지시에 38가지 반대 사유를 조목조목 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스티브 잡스의 통찰력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그가 픽사에서 돌아오기 전만 해도 애플은 위원회에서 제품 개발을 결정했다. 임직원들이 모든 사안을 서로 합의해서 진행했고, 모두가 결정한 것을 따랐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다수결 방식의 의사결정 시스템은 때로 아이디어를 사장시켰다.

스티브 잡스는 이 모든 것을 단숨에 바꾸어 놓았다. 그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플랫폼을 꿰뚫고 있는 다빈치형 최고경영자인 반면, 임직원들은 대개 이 중 한 가지를 파고든 전문가들이었다. 주요 현안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야는 잡스에 비해 좁았다.

“소프트웨어에 정말 진지하다면 독자적인 하드웨어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모바일 기기에 처음으로 소프트웨어라는 돌파구를 도입한 것입니다.”(맥월드 2007 스티브 잡스 키노트)

박영환 기자(yunghp@newsis.com)

2011/08/08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잡스는 정보통신업계의 구데리안”


2010/08/23 - [로컬(Local) VIEW/로컬 엑스퍼트 VIEW] - “스티브 잡스도 영성 리더십의 소유자” 


2008/01/25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애플이 아이팟 마돈나 버전 출시한 3가지 이유 ”-니르말야 쿠마르 


2007/02/21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미디어 VIEW] - 스티브잡스, 그리고 재기의 법칙 


2007/03/24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미디어 VIEW] - 하버드가 소개하는 혁신적 아이디어7


스티브 잡스 장점 Best 5

■하드웨어 지상주의에서 벗어나다
■반야(般若)의 세계에 눈을 뜨다
■디자인·브랜드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소프트웨어, 서비스 시너지를 파악
■페덱스 방식 정보소통 효율성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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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개혁 단서 찾은 전직 헤지펀드 종사자 살만 칸

“지식융합 15분 동영상 美 공교육 바꾼다”

(사진출처=ning photography)(사진출처=ning photography)
'미국은 쇠퇴하고 있는가(America is in decline)’. 이번 주 시사주간지 <타임>의 도발적인 제목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초 늘 손에 들고 다녔다는 <포스트 아메리칸 월드>의 저자 ‘자카리아’가 기고한 이 글은 미국인들의 위기의식을 엿보는 ‘창’이다. 미국은 여전히 막강하지만, 지식인들의 위기감은 깊다.

이러한 위기감의 뿌리에는 공교육 시스템이 있다. 대학 교육의 질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면서도, 정작 풀뿌리 민주주의의 주춧돌인 민주시민을 양성할 공교육 시스템이 부실한 불균형이 위기의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

올해 테드(TED) 행사의 스타 강연자로 주목을 받은 살만 칸(Salman Khan)은 미국 온라인 교육업계의 ‘손현주’다. 자신의 이름을 딴 교육 재단을 만든 그가 자국의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리는 15분짜리 수학 교육용 동영상은 미국 공교육을 괴롭혀온 난제들을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에 살던 사촌 여동생이 하버드경영대학원을 나온 사촌오빠에게 수학 강습을 부탁한 것이 천재일우였다. 루이지애나를 정기적으로 왕복할 시간이 없던 그가 찾은 대안이 바로 동영상 강의. 강의 내용을 15분 분량으로 녹화해 인터넷 유튜브에 올려놓았다.

사촌 여동생을 위해 만든 이 동영상이 유튜브 이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전 세계 네티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것. 그의 동영상 강좌는 15분 분량으로 지루하지 않은데다, 재미와 깊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이다.

그는 수학을 강의하면서 프랑스 혁명사의 지식들을 자연스레 덧붙인다. 그가 올려놓은 이들 강좌에는 헤지펀드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던 시절의 경험도 묻어난다.
지금까지 유튜브에 업로드한 동영상은 2000여 개. 이 동영상 콘텐트는 매번 20만 클릭 이상의 클릭 수를 자랑한다.

미국 헤지펀드 업계에서 활동하다 전직한 살만 칸의 수학 강좌는 미국의 공교육을 바꿀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미국 초중등학교 교사들 중에는 수업을 진행하면서 그의 강좌를 보충교재로 활용하는 이들도 있다. 살만 칸은 미국 공교육 부활의 가능성을 활짝 연 인물이다.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 그의 독창적 콘텐트 양박자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평이다. 스치듯 지나가는 아이디어가 살만 칸의 인생을 바꾸어놓았다.

(사진=연합)(사진=연합)


매쉬 비즈니스 모델 전도사 리사 갠스키

“공유 플랫폼 매쉬컴퍼니 렌털혁명 가져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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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프리드먼 스트래트포 회장 강대국의 흥망

“그래도 중국·러시아는 종이호랑이...미국 패권 위협못한다”

2009년 05월 06일 16시 51분
조지 프리드먼은 군사, 정치, 경제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이다. 정보(Intelligence) 컨설팅 기관인 유라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트래트포(Stratfor)’를 창업한 그는 텍사스 오스틴에 살고 있다.조지 프리드먼은 군사, 정치, 경제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이다. 정보(Intelligence) 컨설팅 기관인 유라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트래트포(Stratfor)’를 창업한 그는 텍사스 오스틴에 살고 있다.
“미국은 2015년 이후
이민의 빗장을 대거 풀 가능성이 있습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에 비해
문호개방에 더 관대한 미국은
다시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베이비 붐 세대 은퇴의 파장을 극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프로이센은 1870년대 프랑스와 치른 보불전쟁에서 승리한다. 수많은 공국의 통일을 가로막는 마지막 장벽을 마침내 넘어섰다.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의 ‘비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1939년, 히틀러가 영구집권의 토대를 확보한 독일은 폴란드를 전격 침공하며 유럽을 전화 속으로 밀어넣는다. 2차 세계대전의 발발이다.

조지 프리드먼(George Friedman) 스트래트포(Stratfo) CEO는 미래가 결코 금단의 영역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미래 예측은 늘 어렵기 마련이지만, 모든 변화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핵심적인 사건이 있게 마련입니다.” 강대국 러시아와 프랑스의 틈바구니 놓인 불안정한 지정학적 입지는 독일의 운명을 규정했다.

베르사이유 조약의 불합리함을 호소하는, 선동능력이 탁월한 지도자가 등장한 독일이 갈 길은 명확했다. 전쟁이 터질 시기, 장소는 불분명했다. 하지만 독일이 주도하는 유럽전쟁을 내다본 이들은 당시에도 적지 않았다.

20세기 이후 유럽의 역사는 지정학적 숙명을 벗어나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독일의 고군분투기였다. 프리드먼 회장은 손끝을 바라보지 말고 달을 쳐다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래는 다가서려 애쓰는 이에게 문호를 개방한다. “프랑스의 사상가인 알렉시스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 그리고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lich Nietzsche)는 미국과 러시아의 득세를 19세기 말에 이미 내다본 바 있어요.”

‘기술’과 ‘지리’는 미래를 예측하는 주요변수이다. 그는 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의 발원지로 손가락질을 받는 미국의 쇠퇴론에도 일침을 가한다.

지난 2001년 9월11일 미국을 강타한 이슬람권의 테러도 미국과 스페인 전쟁 같은 일회성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통계는 미국의 세기의 도래를 보여준다. 지난 1980년대 역사상 처음으로 태평양을 경유하는 무역 규모가 대서양을 뛰어넘었다.

유럽국가가 중심이 된 대서양 시대가 퇴조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서곡이다. 미국은 태평양과 대서양을 동시에 지배한 최초의 국가이다.

앞으로는 어떨까? 세계 각국에서 적지 않은 인구가 여전히 이나라에 유입되고 있는 점이 강점이다.

히스패닉들은 아이들을 많이 출산하며 인구 증가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베이비 붐 세대 은퇴로 한동안 근로 인력의 감소가 불가피한 점이 미국이 직면한 부담거리이다.

반면 인구 밀도가 EU 국가들이나 일본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낮은 것은 강점이다. 더 많은 이민을 받아들일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얘기다. 이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의 26%(2007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원유생산량도 사우디의 85% 수준으로, 이란이나 쿠웨이트를 앞설 정도이다. 인공위성으로 전 세계 선박의 움직임을 손금 보듯이 파악하며, 분쟁지역에 신속하게 군대를 항공모함으로 실어나를 수 있는 국가는 역사상 미국이 유일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도전장을 던질 국가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제가 너무 미국 중심의 사고를 한다는 비판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초강대국 미국과, 미국을 견제하려는 국가들이 팽팽히 대립하며 무수한 변화를 양산 할겁니다.” 구 소련의 영향력 회복을 노리는 러시아는 서진을 하고 있다.

미국이 지배하는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충돌 할 수 밖에 없는 구도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국의 헤게모니를 뒤흔들 변수는 되지 못할 것으로 그는 내다보았다.

급속히 줄어드는 인구, 자국의 열악한 인프라 등이 ‘북극곰’ 러시아의 발목을 잡게 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의 패권국 부상 가능성에도 그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 거대한 나라는 국경을 외부에 개방할 때마다 해안지대는 번영의 길을 걸었지만 내륙지방과 소득 격차가 커지면서 양 지역 간의 분열과 갈등이 확산되는 악순환에 빠져들었다고 그는 회고한다.

“중국이 외국에 국경을 개방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그 여파로 혼돈에 빠지게 되는 것도 결코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거예요.

마오저뚱 같은 인물이 다시 전면에 부상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저는) 중국이 종이호랑이(Paper tiger)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프리드먼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이 미국의 패권을 위협할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았다. 다만 미 베이비 붐 세대의 퇴장과 더불어 미 경제가 역동성을 잃어버리고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오는 2010년 이후 베이비 붐 세대들이 대거 70대에 접어드는 것이 부담거리다.
베이비 붐 세대들이 주식시장에서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옮기거나, 현금으로 바꿔 노후 생활자금으로 이용하면 자산시장에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올 소지가 크다.

그는 지난해 미국의 금융위기를 촉발한 집값 폭락은 변화의 서곡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경기 순환상의 한 단계에 불과하며, 미국 경제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더 큰 도전과 응전의 시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이 미래학자의 주장이다.


미, 2020년 인구감소 후폭풍
프리드먼은 근로 인구의 감소가 선진국에서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관측한다.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려면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거나, 해외에서 부족한 이민을 받아들여야 한다. 선진국들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걸고 해외 근로자 영입전에 나서게 될 것으로 관측하는 배경이다.

프리드먼은 하지만 근로자 수출국들도 자국의 근로자 유출을 적극 방어하며 구미 선진국들과 인력쟁탈전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2015년 이후 이민의 빗장을 대거 풀 가능성이 있습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에 비해 문호개방에 더 관대한 미국은 다시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베이비 붐 세대 은퇴의 파장을 극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조지 프리드먼은 군사, 정치, 경제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이다.
군사 컨설팅기관인 유라시아컨설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트래트포(Stratfor)’를 창업한 그는 텍사스 오스틴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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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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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4색 美 금융전문가들의 금융위기 후일담

2009년 11월 17일 10시 49분

‘흥망성쇄’의 역사는 늘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다.
20대의 나이에 한나라 황제의 정책 보좌관 격인 ‘박사’에 선임된 ‘가의’에게는 법가 사상을 통차원리로 삼아 전국을 통일한 진나라가 불과 2대 만에 몰락한 배경이 늘 불가사의였다.

이 청년 학자는 후일 불후의 명저로 꼽히는 《과진론》에서 이 문제를 파고든다. 요즘 미 경제계에는 이른바 준엄한 붓끝으로 이면의 진실을 파고드는 현대판 ‘가의’들이 봇물을 이룬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실체적 진실을 조명하려는 주인공들이 잇단 출사표를 던지며 ‘과진론’에 견줄 저서들을 발표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코노믹 리뷰>는 리차드 포스너 등 이색 저자 4인방의 최신 저작을 집중 분석해 보았다.
〈편집자 주〉



파블로 트리애나
폴 크루그먼은 왜 틀렸을까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사의 붕괴, 1980년대 라틴 아메리카의 은행 위기, 87년 미국의 블랙 먼데이, 94년 채권시장 붕괴, 그리고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신용위기도 늘 전문가들의 예측을 비껴갔다.


뉴욕에서 기차로 여섯 시간가량 떨어진 워싱턴에 위치한 싱크탱크인 ‘아고라 파이낸스(Agora Finance)’. 이 연구기관의 ‘애드슨 위긴스’ 연구원은 ‘달러의 몰락’을 경고하는 저서를 잇달아 출간해 일찌감치 화제를 부른 주인공이다.

팍스 아메리카 시대가 종언을 고하면서 달러의 위상도 빠른 속도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골자다.

중국이 욱일승천의 기세로 떠오르는 가운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쌍둥이 적자, 그리고 브릭스국가들의 득세 등이 미국의 패권을 뒤흔들며 달러가치의 동반하락을 불러올 것이라는 그의 분석은 상당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달러의 몰락을 경고해온 이는 비단 애드슨 위긴스 연구원만은 아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달러가치의 추세적 하락을 점쳤다.

세계 경제학계의 ‘마이클 잭슨’으로 통하는 이 학자는 기축통화 역할을 하던 달러의 위기가 글로벌 경제위기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불 쏘시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예측은 빗나갔다. 정작 글로벌 경제위기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방아쇠는 미국의 거주용 부동산이었다.

모기지 유동화 증권에 대거 투자한 투자 은행들, 그리고 상업은행, 굴뚝기업 등이 잇달아 파열음을 내면서 위기는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경제 전문가들의 예측은 ‘오류 투성’이다. 특히 ‘신흥시장’에서 늘 좌초한다.
지난 1998년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반면교사이다. 국가 부도사태를 결코 선언할 리가 없다던 러시아 정부의 관료들은 바로 다음날 ‘디폴트’를 선언했다.

파블로 트리애나(Pablo Triana)의 고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론가들은 왜 늘 정확하지 않은 예측을 하는 걸까.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사의 붕괴, 1980년대 라틴 아메리카의 은행 위기, 87년 미국의 블랙 먼데이, 94년 채권시장 붕괴, 그리고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신용위기도 늘 전문가들의 예측을 비껴갔다.

“세계 테니스 챔피언인 로저 페더러가 6개월 동안 50%의 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은 매우 적습니다.

‘페더러의 승률’이 반 년 안에 반토막날 개연성이 거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죠.” 파블로 트리아나는 금융시장의 예측 불가해성을 테니스와 비교·분석한다.

나심 탈레브가 바로 ‘블랙 스완’이라고 지칭한 예측불허의 ‘사태’들이 늘 시한폭탄처럼 터질 수 있는 곳이 바로 금융시장이다.

그는 각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는 국제통화기금의 예측 능력에 주목한다. IMF 경제분석 결과를 혹평한 ‘헤리티지’ 자료가 분석대상이다.

헤리티지는 지난 1971~98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개도국. 선진국 경제성장 전망치를 발표했는데, 전 세계의 경제학 박사들이 소속된 이 국제 기구의 예측치는 전문가들의 비웃음을 샀다.

선진국의 경제 전망치는 근사치에 가까웠지만, 개도국은 적중율이 형편 없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이들 국가에서 터진 예기치 않은 주요 사건들이 있었다.

지난 1980년대 터진 남미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대표적 실례이다. 파블로 트리아나는 뉴욕대를 졸업한 파생금융상품 전문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포브스(Forbes)〉 등 글로벌 미 권위지들을 거친 뒤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활동한 그는 한 가지 흥미로운 주장을 펼친다.

“현장에서 부대끼며 세상을 터득한 이들은 쉽게 이론에도 적응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제시하는 진단도 비교적 정확합니다.

하지만 그 반대의 사례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어린아이들은 어머니의 모유가 무엇인지 굳이 정의를 내리지 않고도 이 우유를 섭취할 수 있지 않습니까.”

종이 위에서 병법을 논하는 이른바 ‘백면서생’을 향한 질타이다.
어빙 피셔는 1929년 미 증시가 급락하며 대공황으로 치달을 때조차도 “일시적 하락세에 불과하다”며 자신의 예측을 결코 철회하지 않았다. 파블로 트리아나는 그것이 지식인들의 특징이라고 강조한다.


리차드 포스너
心理가 아니라 제도를 봐야


포스너는 금리가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수준이었고, 시장 참가자들의 입장에서는 부동산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것이 오히려 비합리적인 행동이었다고 진단한다.


‘숲 속에 있으면 숲이 보이지 않는다.’ 한 분야에 갇혀 있다 보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다. 그래서일까.

미 학계에서는 경제 문제를 놓고 경제학자들과 논리 대결을 펼치는 법학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리처드 포스너(Richard Posner)는 미국 법원에서 근무하는 판사이자, 시카고대 로스쿨의 교수이다.

경제학자들과는 다른 독특한 시각으로 경제현상들을 분석해 화제를 모은 포스너 판사는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을 색다른 시각에서 심층 분석해 화제를 모은 주인공이다.

포스너의 분석은 주류 경제학자들을 정면 겨냥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지난한 금융위기가 시장 참가자들의 비이성적 행동의 결과였다고 분석해 왔다.

시장 참가자들이 ‘비이성적 과열’에 사로잡혀 투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학계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포스너의 시각은 다르다. 그는 시장 참가자들의 ‘비이성적’행동에서 합리적 사고의 잔영을 포착한다.

발상의 전환이다. 포스너는 색다른 분석 틀을 제공하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의 가격 상승세가 영원히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는 다들 공감을 합니다.

하지만 가격의 방향이 변하는 그 변곡점을 포착하는 일은 극히 어렵습니다. 시장 참가자 다수의 투자 패턴을 따라가는 것이 위험하기는 하지만, 꼭 불합리하다고 볼 수는 없어요.” 주가가 지금 바닥인지, 그렇지 않은 지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그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 장관을 지낸 월가의 황태자 ‘로버트 루빈’의 사례를 든다. 이 금융인 또한 씨티그룹에 근무하며 경영진에 리스크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주가 상승이나 하락, 혹은 버블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면에는 ‘사고(思考)의 관성’도 한 몫을 한다.

포스너는 하지만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 부재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걸림돌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 학자들이 ‘저물가, 고성장’으로 대변되는 지난 1990년대 미국 경제를 ‘신경제’로 규정하며 경기순환 이론의 폐기를 주장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미국 경제가 사상 최고의 호황을 구가하던 지난 1920년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고속도로가 전국에 깔리고, 자동차와 전기가 빠른 속도로 대중들 사이에서 보급되자, 학자들은 이 시기를 ‘포효하는 20년대(Roaring 20’s)’로 부르면서 기술적 혁명이 미국경제성장의 문법을 바꾸었다고 진단했습니다.”

당시에도 낙관론이 팽배했다. 미국인들이 대공황을 앞두고 주식시장에 몰려든 이면에는 자동차, 전기 등 신기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지난 2000년 이후 부동산, 그리고 신용 버블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당시에는 버블 여부를 판단하기가 결코 간단치 않았다는 게 저자의 진단이다.

2000년 이후 부동산 붐의 동력도 ‘신기술’이다. 자산 유동화 증권(MBS), 신용 디폴트 스와프(CDS)를 비롯한 최첨단 금융기법들은 금융 부문의 신기술들이었다.

포스너는 금리가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수준이었고, 시장 참가자들의 입장에서는 부동산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것이 오히려 비합리적인 행동이었다고 진단한다.

포스너가 위기의 원인을 ‘제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배경이다. 시장 참가자들이 당시 낙관론에 사로잡힌 데는 상당한 이유가 있으며, 위기의 이면에는 빚을 쉽게 얻어 소비를 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 있다는 것.

“지난 1920년대는 화폐 공급을 더 늘리지 못한 정부의 실책이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어요. 반면 케인스의 경제이론이 풍미한 1970년대는 돈줄을 더욱 적극적으로 조이지 못해 위기를 수습하지 못했어요. 정부는 금융시장에 더 강력한 규제를 도입해서 위기의 원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앤드류 로스 소킨
민유성 행장이 유행가를 부른 사연


“그는 아주 원대한 비전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리먼브러더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그는 세계 금융가의 거물이 되고 싶어했어요. 민 행장이 즐겨 부르는 노래도 바로 ‘킬리만자로의 표범’이었습니다.”


지난 2007년, 미국 금융계의 거물들은 자신감이 넘쳤다. 샌디 웨일을 비롯한 미 금융가의 최고경영자들은 미국식 금융 자본주의 모델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리고 씨티그룹을 비롯한 자국의 금융기업들의 고군분투가 없었다면 미국은 글로벌 자본주의의 맹주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샌디 웨일 회장의 발언은 미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금융거물들의 일반적인 정서를 가늠하는 풍향계였다.

데이비드 풀드 리먼브러더스 회장은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경고하는 사내 목소리에 시큰둥했다. 서브프라임 채권을 기본자산으로 설계한 최첨단 금융 기법의 ‘경쟁우위’를 확신했다.

천문학적 연봉을 챙기는 이들 금융 거물들은 지난 1990년대 정보통신 혁명을 주도하던 닷컴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실패를 되풀이했다. 그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위기에 대처하지 못했다.

앤드류 로스 소킨(Andrew Ross Sorkin)은 인수합병 분야 전문 기자로 뉴욕타임스 출신이다.

금융시장 보고서를 매일 제공하는 온라인 매체인 딜북(Deal Book)의 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미국 금융가의 큰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깊숙이 추적, 그 비사를 조명한 저서를 최근 출간했다.

500시간 분량에 달하는 인터뷰를 한 뒤 저술한 《TOO BIG TO FAIL》라는 제목의 저서에서 그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샌디 웨일, 데이비드 풀드는 물론, 리먼 인수를 추진하던 산업은행의 민유성 행장 관련 내용도 등장해 관심을 끈다.

미 행정부의 주요 인물들의 행적도 다뤘다. “헨리 폴슨은 자신이 감당해야 할 과업의 무거움을 누구보다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재무 장관 자리를 처음에 거부한 거죠. 하지만 그는 워싱턴 정가의 생리도 꿰뚫어보고 있었습니다. 닉슨 행정부에서 수년간 근무한 적이 있는 베테랑이 바로 이 금융 전문가이기도 하거든요.”

소킨은 미 금융가를 쥐락펴락하는 주요 인물들이 금융위기에 직면해 동분서주하는 위기의 현장을 심층 취재했다.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 투자은행 인수를 놓고 고민에 빠진 제이미 다이몬 JP모건 회장의 일거수일투족도 깊숙이 파고든다. 이 벽안의 전문가 눈에 비친 민유성 산업은행장의 모습도 흥미롭다.

“그는 아주 원대한 비전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리먼브러더스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그는 세계 금융가의 거물이 되고 싶어했어요.

민 행장이 즐겨 부르는 노래도 바로 ‘킬리만자로의 표범’이었습니다. 민 행장은 그의 친구인 건호(Kunho)에게 접근했고, 이 친구는 그에게 제시 바탈(Jesse Bhattal)을 소개해 줬어요.”



헨리 카우프만
금융판 월마트가 등장한다



리먼브러더스,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은 전 세계 금융인들의 로망이었다.
제임스 루빈 전 재무 장관은 골드만삭스 회장을 지내다 미 클린턴 행정부에 입각하며 월가 인맥들의 백악관 입성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당사자이다.

이들이 주도한 금융자본주의는 쇠락하는 미 굴뚝 산업 부문의 열세를 일거에 만회했다.

투자은행들은 ‘로켓 사이언티스트’들을 대거 채용해 복잡한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부동산 관련 상품들을 만기, 수익률 등 여러 기준으로 재조합해 세계 각국에 판매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린 주역들이다.

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던 투자은행들은 이른바 ‘블랙 스완’의 덫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을 대공황에 비견되는 혼란으로 몰아넣으며 투자은행 시대도 종언을 고했다. 헨리 카우프만 박사는 은행들의 대형화가 탄력을 띨 것으로 내다본다.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뱅크오프아메리카(BoA)에 넘어갔으며, 리먼브러더스는 바클레이에 인수됐다.

그리고 베어스턴스는 JP모건체이스에 팔렸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도 은행 지주사 시스템(Bank holding company strucutre)에 편입되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감독대상이 됐다.

금융위기는 미 금융가의 변화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미 정책 당국자들은 인수·합병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카우프만 박사는 중소 금융기관들이 수년 내에 대형은행에 피인수되는 운명을 맞을 것으로 내다본다.

그는 이러한 금융재벌들의 영향력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금융 부문의 공룡기업들이 덩지를 더 키우며 대출과 투자, 고객 자산관리, 기업 공개를 비롯한 각 부문에서 전방위적인 시장 쟁탈전을 펼칠 것입니다.”

헨리 카우프만 박사는 이 밖에 이번 금융위기로 뭇매를 맞은 금융권의 위기관리 시스템도 빠른 속도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았다.

“금융기관들의 예측 능력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 이번 위기에서 확인됐습니다.

이 도구들은 과거의 데이터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점이 결정적인 한계입니다. 공들여 만든 옵션이나, 복잡한 파생금융상품 공식도 이번 위기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어요.”

리스크 관리 모델의 단점은 명확하다. 대부분이 바로 일상적이고, 합리적인 소비자 행동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고 있어 변화무쌍하고, 복잡한 시장 참가자들의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다는 논리다. 소비자들의 이상행동을 심리학의 프리즘으로 분석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는 배경이다.

헨리 카우프만 박사는 이번 금융위기의 여파가 글로벌 포트폴리오 이론에도 미칠 것으로 내다보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과옥조로 받아들여지던 국제 포트폴리오 이론은 현 금융위기 국면에서 무력했다.

미국과 신흥시장의 탈 동조화 현상, 이른바 디커플링은 신기루에 불과했다.
유럽은 물론 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들이 미국발 금융위기의 융단 폭격을 맞으며, 지난 1997년 아시아를 휩쓴 외환위기의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고개를 들 정도였다.

글로벌 포트폴리오 이론이 대폭 수정될 것으로 카우프만 박사가 내다보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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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비즈니스리뷰가 저하는 재기의 법칙


“‘눈물의 여왕’ 칼리 피오리나 잊고

자전거 여행 떠난 스티브 잡스 배워라”


‘항룡유회(亢龍有悔)’. 높이 날아오른 용에게는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온다는 뜻이다. 동양의 《주역》이 전하는 인생살이의 법칙이다. 멀게는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진시황제부터 가까이는 고 박정희 대통령까지, 정상에 오른 자는 항상 하산과정이 고통스러웠다.

벽안의 외국인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지난 1980년, 남부 조지아 주의 플레인스(Plains). 4년 간의 워싱턴 정가 생활을 끝내고 고향집으로 돌아온 지미 카터는 침대에 그대로 쓰러져 하루 종일 잠을 잤다.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조약인 캠프데이비드협정을 이끌어낸 주인공.

민주당 소속이면서도 탈규제를 주도한 그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가였다. 하지만 3류 영화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은 그에게서 이 모든 것을 순식간에 앗아가 버렸다. 그는 훗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선거에 패했을 때 “마치 인생이 끝나버린 것과 같았다”고 회고한 바 있다.

지난 2003년, 미국 시티그룹의 ‘제이미 디몬(Jamie Dimon)’ 사장. 그는 이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다. 모든 것이 마치 악몽과도 같았다. 무려 16년 간 동고동락하던 샌디 웨일(Sandy Weil)은 그에게 회사를 떠나 줄 것을 요구했다. 샌디의 요구를 거절할 명분도, 힘도 그에게는 없었다.

이사회는 이미 그의 사퇴에 동의한 상태였다. 사내에서 퇴진 소식을 모르고 있는 것은 자신밖에 없는 듯했다. 디몬은 기자회견장으로 발걸음을 무겁게 옮겼고, 준비된 원고를 천천히 읽었다.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한다는 내용이었다.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고육책이었을까.

그는 복싱 클럽에 나가 샌드백을 두들겼으며, 자신처럼 고난을 겪은 위대한 지도자들의 전기를 읽었다. 시티그룹의 사장이자, 미국 금융가의 거물 기업인으로 화려한 조명을 늘 받던 그는 1년 6개월 정도를 집에서 이런 식으로 소일해야 했다. 대중의 뇌리에서도 곧 잊혀졌다.

지난 2001년 포드자동차에서 축출된 자크 내서부터 휼렛패커드의 여제 칼리 피오리나, 그리고 IBM의 존 에이커스(John Akers)까지, 사내의 파워게임에서 밀려난 경영자들은 치욕의 순간을 곱씹으며 훗날을 도모한다. 지미 카터나 제이미 디몬도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세월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현업에 복귀하는 이는 드물다. 제프리 소넨펠드(Jeffrey A. Sonnenfeld) 예일 비즈니스 스쿨 교수의 한 조사에서도 이러한 점은 확인된다. 그는 지난 1988~92년 교체된 상장기업 최고경영자들의 현업 복귀율을 조사했다. 조사대상자의 43%는 아예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또 22% 가량은 실권이 없는 고문직을 구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회사를 떠나기 전과 같은 중량의 직위로 화려하게 복귀한 사례는 전체의 35%에 불과했다. 이들의 운명을 가르는 요인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경영월간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무엇보다, 차가운 이성에 기반한 적절한 대응을 첫 번째 요건으로 꼽는다. 정교한 재기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10명중 3명만이 성공적인 복귀

‘눈물의 얼음 여왕.’ 지난해 휼렛패커드의 전 CEO인 칼리 피오리나와 인터뷰를 한 국내 한 일간지가 그녀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2005년 휼렛패커드에서 축출되던 때를 떠올리며 여러 차례 눈물을 내비쳤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서구의 경영자들에게도 간단치 않은 과제이다.

무엇보다, 성공에 대한 기억은 스스로를 과거에 붙들어 맨다. 재기에 성공하는 경영자들이 많지 않은 배경을 가늠하게 한다. 피오리나도 아직 휼렛패커드 CEO직과 견줄 수 있는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재기에 성공한 세계적 기업인들은 어떤 방식으로 마음을 다스릴까.

또 어떻게 역경을 극복하고 화려한 조명을 다시 받게 되는 것일까. 세계 정보통신업계의 스타경영자인 애플컴퓨터의 스티브 잡스를 보자. 지난 1985년 그는 자신이 창업한 애플컴퓨터에서 쫓겨났다. 친구인 마이크 머레이(Mike Murray)는 그가 권총 자살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잡스는 성정이 불같은 데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그는 유럽 여행길에 올랐다. 자신의 집에서 두문불출한 지 딱 일주일 만이었다. 첫 기착지는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에서 자전거 한 대와 두툼한 침낭을 구입해 유럽을 떠돌며 노숙 생활을 한다.

훗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데는 이러한 유럽에서의 낭인 생활이 한몫을 했다. 분노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합리적 판단도 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인맥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지인들을 고난의 행군에 동참시키라는 것.(박스기사 참조) 잡스에게도 친구의 안위가 걱정돼 한달음에 집에 달려온 마이크 머레이가 있었다. 이들은 당사자가 흘려보내기 쉬운 점을 짚어줄 수 있다.

일자리를 구하고, 현업에 복귀하는 데도 이러한 인맥은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된다. 이밖에 헤드헌터들을 만나 실무적인 조언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조언이다. 탁월한 판단력으로 승승장구하던 때의 기억은 잊어버리는 편이 낫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가치를 다시 입증하는 것(prove your mettle)이다. 마지막 단계이다. 실패한 기업인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는 일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미국인의 삶에는 두 번째 기회 따위는 없다(There are no second acts in American lives)’는 피츠 제럴드의 발언은 미국 사회의 냉혹한 현실의 벽을 상징한다. 하지만 예외는 있기 마련. 괄목할 만한 업적에도 재선에 실패하며 자신의 불운에 울었던 지미 카터는 지난 2002년 노벨 평화상을 받는다.

아이티, 보스니아, 베네수엘라, 그리고 한반도 핵분쟁 등을 성공적으로 중재하면서 자신이 결코 한물간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시티그룹의 제이미 디몬 전 회장은 더욱 극적이다. 복싱 체육관에서 샌드백을 두들겨대던 그는 자신을 쫓아낸 샌디 웨일을 찾아간다.

그리고 식사를 하며 자신에게도 여러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한다. 우연이었을까. 그는 이날 모임 이후 6개월 만에 시카고에 위치한 대형은행인 뱅크원(Bank One)의 최고경영자로 선임됐다. 지난 2003년 이 은행은 35억달러 규모의 막대한 수익을 낸다. 주가는 무려 85%가 껑충 뛰었다.

뱅크원은 제이미 디몬 회장의 주도하에 제이피모건(JP Morgan Chase)과 합병을 했으며, 그는 합병 회사의 사장으로 선임됐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금융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영환(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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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7일 오전 11시, 바르샤바 중심가에 있는 폴란드 중앙은행(NBP)의 사무실. 자섹 코트로브스키(Jacek Kotlowski) 폴란드 중앙은행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재작년 금융위기 당시를 떠올린다. 지난 2008년 9월, 리먼사태는 폴란드 경제를 뒤흔든 악재였다.

폴란드도 실업률이 치솟고, 부동산이 급락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하지만 폴란드 경제는 금융위기의 파고를 비교적 조기에 극복했다. 지난해(2009년) 유럽연합 국가중 유일하게 1.7% 플러스 성장을 하는 저력을 발휘한 것. 폴란드 정부의 위기 극복에는 선제적 조치가 주효했다.

폴란드 중앙은행(NPB)이 금리를 인하한 시점이 지난 2007년 11월. 미국에서 신용 위기가 확산되며, 컨츄리와이드를 비롯한 모기지 전문업체의 도산이 꼬리를 물며 위가감이 서서히 고조되던 시기였다. 부동산 버블경보는 증시 활황세에 묻혀 곧 자취를 감춘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투자은행들도 당시 위기의 징후를 읽지 못했다.


폴란드, 금리 인상 시기 '조율'

지난 2007년 말, 전 세계 인수합병 건수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투자은행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금융상품인 CDO를 세계 각국에 판매했다. 폴란드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선제적 조치였다. 유럽연합이 같은 시기 기준 금리를 잇따라 인상한 것과 대조적이다. 2009년 초에도 재차 금리를 인상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폴란드 중앙은행은 최근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에는 금리 인상 시기가 문제이다. 폴란드 경제가 지난해 유럽연합 국가 중 유일하게 1.7%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자, 물가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금융당국의 금리인상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재작년 미국 발 금융 위기 이후 폴란드 주택시장은 위기 이전의 가격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 시내의 아파트 평당 가격은 평균 1000만 원 대에 달한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 문제는 이 나라의 독특한 대출 관행. “폴란드인들은 대개 집값의 50% 가량을 은행에서 대출받습니다. 대출은 폴란드 돈인 즐로티가 아니라 스위스 프랑화로 진행됩니다”.

자섹 코트로브스키 중앙은행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폴란드의 대출 관행을 화제로 삼는다. 스위스 프랑화 대출을 받는 이면에는 대출 부담을 한 푼이라도 줄이려는 계산이 있다. 즐로티에 비해 금리가 낮은 프랑화로 대출을 받아 상환 부담을 덜려는 복안이다.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로 돈을 빌려 아파트를 산 뒤 원화로 원리금을 되갚는 격이다.

문제는 스위스 프랑화의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아진 것. 스위스 프랑화가 금융 위기 이후 금, 달러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각광받는으며 수요가 높아진 결과다. 여기에다 아파트 값도 소폭이긴 하지만 하락 추세인 점도 부담거리.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툭하면 발목을 잡는 부실덩어리 이웃국가들도 마찬가지.


‘소비 위축 부른다’ 부작용 해결 과제로

유럽의 더블딥 위기설은 주기적으로 고개를 들며 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는다. 폴란드는 지난 2004년 유럽연합에 가입했지만, 아직 통화는 자국 화폐인 ‘즐로티’를 사용하고 있다.

자섹 코트로브스키자섹 코트로브스키
폴란드 바르샤바 중심가의 쇼핑몰들은 요즘 세일중이다. 잊을만 하면 고개를 드는 더블딥설에 움츠러든 소비자들이 좀처럼 주머니를 열지 못하자 내건 유인책이다. 바르샤바 시내의 폴란드 주요 상가에는 아직도 40~50%대의 할인 표지를 내건 상점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믈라바 현지에 있는 전자제품 공장들도 ‘피크 타임’이 사라졌다고 아우성이다.

폴란드는 재정파탄으로 흔들리는 유럽국가들로 부심하는 반면, 대한민국은 미일 양국이 주도하는 환율전쟁 이 부담거리다. 자국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리고 수입을 줄여 경제 안정을 꾀하려는 자국 이기주의가 기승을 부리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 원화나 즐로티화의 가치 상승은 양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양적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성장 속도가 둔한데다, 각종 경기 지표도 혼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제 위기 재발 가능성은 상반기에 비해 확연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추세적인 경기 회복세를 낙관하기도 시기상조.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이나, 집권 민주당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른 일본은 당분간 양적 완화 정책에 매달릴 개연성이 크다. 세계경제의 양대 강국이 주도하는 화폐 가치 절하 움직임은 2차 대전 이후 보호무역조치를 떠올리게 한다.

한폴란드 양국이 직면한 딜레마이다. 정책 금리를 올리면 달러가 유입되고, 달러가 유입되면 원화 가치가 오를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 두나라 모두 금리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환율전쟁,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이 겹치면서 중앙 정부의 운신의 폭은 오히려 좁아지고 있는 양상.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무르익고 있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은 것이 양국의 딜레마다.

일찌감치 금리를 수차례 인상한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호주에 이어 브라질이 올 들어 이미 2차례 금리를 올렸다. 선제적 금리 인상 조치를 취한 국가들은 대부분 자원 부국들이다.자원 부국인 뉴질랜드도 3년 만에 금리 인상을 했다. 한국은행이 좌고우면하다가 ‘실기(失期)’했다는 비판에 고개를 드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폴란드는 한국은행이 안고 있는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창(窓)이다.
두 나라는 모두 세계경제협력기구(OECD) 내에서도 경제성장률이 높은
글로벌 금융 위기 극복의 우등생이다.
양국이 직면한 상황에는 물론 편차가 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비교적 높고,
부동산 시장이 정책 운용의 폭을 좁히고 있는 점도 또다른 공통점이다.


양국 금융당국 고민 ‘이심전심’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한·폴란드 양국경제는 여러모로 닮아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조기 극복한 우등생에 속한다. 환율전쟁의 여파로 기준 금리 인상 등 정책 운용 여지가 좁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기준 금리 인상의 파고를 다각도로 헤야려 봐야 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치적인 변수들도 난마처럼 복잡하게 얽혀들며 금리인상 시기 선택을 더욱 복잡하게 한다. 이러한 딜레마는 정책담당자들의 태도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섹 코트로브스키 폴란드 중앙은행(NPB)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자국의 금리 인상 필요성에는 원칙상으로 공감하면서도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한다. 지난 2007년 11월, 선제적인 금리인상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양국 금융 정책 당국자들의 고민을 가늠할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국은행이 내릴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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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특파원이 본 MB정부 1년

 

기사전송 2009/02/24 06:20


■“시장중시 정책은 굿, 대외 환경이 걸림돌”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리라는 것은 월가에서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었다. 미네르바가 ‘공공연한 비밀’을 알린 것이 그렇게 대단한가”

그가 타전하는 기사는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월가의 창이다. ‘허리케인’을 몰고 오는 ‘나비의 날갯짓’이다. ‘에반 람스타드(Evan Ramstad) 〈월스트리트저널〉 서울지국장은 지난 2006년 생면부지의 이 땅에 건너와 ‘바람 잘 날 없던’ 참여정부 후반기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정권교체를 목도했다.

지난해 6월에는 정권 퇴진 구호를 외치는 ‘촛불집회’의 인파 속에서 한국 사회의 역동성을 체험했다. 맥도날드가 30개월 연령 이상의 쇠고기를 제품에 사용한다는 그의 기사는 촛불 정국을 다시 뒤흔들었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용산 원주민들이 경찰 진압으로 사망하는 용산 사태가 터졌다.

“벌써 일 년이 지났다”는 그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흘러들어온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서울 을지로에 있는 ‘월스트리트저널’ 한국사무실. 벽면에는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행 날짜순으로 붙어 있었다. 한국인 기자와 단둘이 근무하고 있는 이 작업공간은 한국발 특종을 꿈꾸는 그의 아지트이다.

그리고 경제부처들의 요주의 대상이기도 하다. 지난 1997년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는 제목으로 발행된 ‘노무라증권’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요란스럽게 알렸다. 하지만 당시 한국경제 위기설을 전 세계로 실어나른 장본인은 바로 구미권의 주요 외신이었다.

살얼음판 걷듯 조심스러운 기류를 알기 때문일까. 그는 가급적 말을 아끼려는 태도가 역력했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은 30% 이상 급락했고, 청년실업자 수도 무려 10만여명이 더 늘어났다.

“한국에서 언제쯤이면 (경제위기로 인한) 소요 사태가 터질 수 있다고 보나요(람스타드)” ■“혼돈의 시대에 예측하는 건 적절치 않아” 한국경제가 바닥을 치고 재도약할 시기를 묻자 거꾸로 기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요즘 같은 혼돈의 시대에 무언가를 예측하는 일이 적절하지 않다는 ‘뉘앙스’다. 하지만 출항한지 일 년이 지난 이명박호의 항로를 가로막은 촛불집회나 용산 참사에 대한 그의 분석은 예리했다.

두 사건 모두 뿌리 깊은 ‘경제적 불만족(economic discontent)’이 분출한 결과라는 게 그의 진단. 람스타드 지국장은 한국인들의 박탈감이 출구를 찾지 못하다 현 정부 들어 터져나온 것이 바로 바로 ‘촛불집회’, 그리고 ‘용산 참사’라고 강조했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코리안드림이 살아 숨 쉬던 때로 더 이상 회귀할 수 없다는 불만이 내연해 있다는 것.

용산 사태는 현실의 또 다른 자화상이다. “재개발지역 주민들이 정부에 보상을 요구하다 충돌하는 것은 글로벌한 현상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교통정리를 하는 일은 지극히 한국적입니다.” 그는 지난 1970년대 미국의 지역 재개발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주정부와, 재개발지역 주민들이 보상가를 둘러싸고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는 했지만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해명을 하는 일은 없었다고 강조한다. “한국 사람들은 왜 매사에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줄 것을 요구하느냐”고 반문한다.

“혹시 대통령을 여전히 봉건 시대의 왕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도 했다. ‘미네르바’ 이상 열기도 이러한 집단 쏠림 현상의 방증이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점차 커지던 때가 바로 지난 2007년 2월이다.

서브프라임 부실이 찻잔 속의 태풍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낙관론이 한때 불거지기도 했으나, 부실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5위권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리라는 것은 월가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는 “미네르바가 한 경제 진단이 그렇게 대단한 것이냐”고 그는 반문한다. 집권 초 대통령을 열광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신기루가 사라지는 순간 돌변해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뒤흔드는 것도 바로 이러한 집단 쏠림 현상의 또 다른 형태이다. 람스타드는 현 정부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변수들은 도처에 산재해 있다고 진단한다.

SWOT분석은 현 정부가 직면한 상황의 바로미터이다. 지도자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집단 정서’, ‘경제적 박탈감’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그리고 이명박 정부를 잇달아 뒤흔들고 있는 ‘위협(Threat)’이다. ‘천시(天時)’도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글로벌경제에 무겁게 드리워진 먹구름이 족쇄다. 민간경영자로 잔뼈가 굵어온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강점(Strength)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 현 정부는 세계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설 경우 한국경제가 가장 빠른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람스타드는 이러한 분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국경제호를 떠받치던 ‘수출’과 ‘내수’의 쌍발엔진이 동력을 잃어 배가 표류하고 있는데, 선장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냐고 그는 반문한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측해 명성을 떨치고 있는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이번 경기침체가 오는 201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1년은 이방인에게 적지 않은 혼란의 시기인 듯했다. 정부와 국민 모두 여전히 이념적 대립의 틀에 갇혀 있으며, 민주주의 사회이면서도 대통령을 왕으로 여기는 봉건사회의 잔재가 남아 있는 사회. 람스타드는 한국 사회를 향한 본질적 통찰에 방점을 맞췄다.

■루퍼트 머독, 기자들에 간섭 안 해 그는 현 정부가 추진해 온 일련의 정책에 대해서는 비교적 우호적이었다. 방송법 개정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일부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에 민영이 아닌 방송사가 있냐”며 재벌이나 언론 재벌의 지분 소유 제한을 푸는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다.

세계적인 언론 재벌인 루퍼트 머독은 〈월스트리트저널〉의 모기업인 다우존스를 지난해 50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람스타드 지국장은 그러나 “(방송사의 주인이 바뀌었다고 해서) 질문지를 쓰는데 윗선의 간섭을 받거나 하는 일은 결코 없다”며 사주의 지면 제작 개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루퍼트 머독이 지배하는 미디어가 최선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이밖에 북미 간 긴장 고조로 점증하는 ‘3월 위기설’과 관련해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위기발발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대포동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북미 간 대립이, 한반도의 정치적 지형을 뒤흔들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밖에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더욱 강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교육열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바이올린, 영어 등을 배우는 한국 어린이들의 나이가 다섯 살 정도에 불과하다며 한국 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에 놀라움을 피력했다.

하지만 현 정부의 적자생존의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평가를 유보했다. 한국 부모들의 이상 교육열에 독설을 쏟아냈던 파이필드(Fifield) 〈파이낸셜타임즈(FT)〉 전 한국특파원과는 대조적이다.

람스타드 지국장은 현 정부에 대한 총평은 가급적 피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기조는 파악할 수는 있었다. 이명박 정부의 시장 중시 정책은 인정하지만, 현 정부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최악인 점이 성공적 정책 집행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요 골자이다.

“〈월스트리트저널〉 한국지사도 요즘 이명박 대통령 출범 1주년 관련 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까.”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 막바지 람스타드 지국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는 “자의적으로 만들어낸 시간 구분에 따라 대통령의 공과를 따져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미국 언론은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조명하는 기사를 취급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질보다는 형식을 중시하는 허례에 대한 질타로도 읽혔다.

2008/12/22 - [로컬(Local) VIEW/로컬 엑스퍼트 VIEW] - (로컬엑스퍼트)역학자, MB와 대운하를 말하다


박영환 기자 (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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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유치 차 방한 가쓰히로 타시마 FC그룹 회장

2010년 08월 24일 16시 59분
유망 중기업 오너도 융자 어렵자 승계 포기한 아들 대신 글로벌 투자 원해



가쓰히로 타시마 ‘펀드 크리에이션 그룹(Fund Creation Group)’ 회장은 다이와 증권에서 파생상품 전략가로 잔뼈가 굵은 국제 금융전문가다.

게 이오대학과 미국 조지타운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현직 변호사이기도 한 그는 한일 양국을 오가며 국내 기업들의 일본 중소기업·부동산 투자 유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편집자 주>


일본의 다이와 증권 출신으로 정가에도 두루 발이 넓은 경영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에는 왜 오셨습니까.

“일본의 유망 중소기업에 투자할 한국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투자청의 초청으로 오게 됐습니다.”

한국 100대 기업의 현금 보유고가 국가 예산을 훌쩍 넘었다고 합니다. 이 돈을 유치하기 위한 방문인가요.

“한국 기업들도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부심하고 있지 않습니까. 일본 글로벌 기업 경쟁력의 주춧돌인 중소기업들은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이 점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최근 라옥스(Laox), 레나운(Renawom) 같은 일본 기업을 사들였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일본 중소기업 인수는 양국의 무역 역조 개선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겠군요.

“한일 간 무역 역조의 상당부분이 부품·소재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어요. 유망 중소기업 인수는 이 문제 해결의 첫 단추이기도 하죠.”

일본에는 ‘히든 챔피언’들이 많습니다. 일본 중소기업들이 한국 기업의 투자를 받을 이유가 있나요.

“재작년 미국의 리먼 사태 이후 일본에서는 돈이 돌고 있지 않습니다. 기술력이 탄탄한 유망 중소기업들이라고 해서 사정이 더 나은 것도 아닙니다. 은행 융자가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자식에게 가업을 물려줘 기술을 대물림하는 것이 일본 기업들이지 않습니까. 한국 기업들이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일본 젊은이들은 요즘 부모가 하는 일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차라리 기술 개발에 열정이 있는 한국 기업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로 눈을 돌리자는 일본 중소기업인들이 등장할 정도입니다.”

일본 정치가들이나 국민들의 정서는 다르지 않을까요. 일본 중소기업은 일본 경제를 떠받치는 근간인데요.

“일본 기업을 인수할 때는 조인트 벤처 형태로 들어가야 합니다. 지분을 전부 인수하면 반감을 사기에 딱 좋습니다. 지분 50 대 50이 인수합병의 황금률입니다.”

이번 방한 기간에 한국의 금융회사들도 만나지 않았습니까.



"재작년 미국의 리먼 사태 이후 일본에서는 돈이 돌고 있지 않습니다. 기술력이 탄탄한 유망 중소기업들이라고 해서 사정이 더 나은 것도 아닙니다. 은행 융자가 잘 안되고 있습니다."


“일 본 증권회사들은 여러 모로 매력적입니다. 일본 증권회사를 지렛대로 소문난 일본 증시에도 더 수월하게 상장할 수 있고, 일본에서 자금을 끌어 모아 한국에 투자할 수도 있죠. 증권회사 상장을 통한 이익 실현 폭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생존이 발등의 불로 떨어진 증권회사들이 매물로 나온 거죠.”

일본 증권사를 인수해서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조언이군요. 증권사나 중소기업 외에 관심을 둘 투자 대상은 없습니까.

“일본 도쿄의 부동산에도 관심을 돌릴 때입니다. 제가 한국의 기업인들이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유럽에서는 일본 도쿄에 있는 부동산을 명품 브랜드에 비유하죠.”

국내 한 방송사가 얼마 전 조명한 일본의 부동산 재벌은 한국 대기업들에도 경종을 울렸습니다만.

“일본 동경은 중국 자본의 대공세로 뜨겁습니다. 이들이 이 도시에 몰려오는 배경을 곰곰이 따져봐야 합니다.”

땅 부자로 유명한 롯데 같은 기업도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보도가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일본의 상업용 빌딩을 사들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도심에 있는 소형 아파트가 투자 대상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도심 외곽이나, 시골로 내려갔던 일본 사람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고 있어요. 젊은이들도, 노인들도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오듯 다시 도쿄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일이군요.

“화 상통신이나, 인터넷이 일본인들의 삶을 파고들면서 전원생활이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었죠. 하지만 외로움을 호소하는 일본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록본기에서 파티를 합니다. 자녀들이 출가한 노인들도 다시 도심으로 오고 있어요. 소형 평수의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배경입니다.”

도심 한복판에 있는 소형 아파트의 투자 가치가 얼마나 될까요. 수익률은 어느 정도입니까.

“동경 최중심부에 10평짜리 아파트 임대료가 월 150만 원 수준입니다. 이 소형 아파트의 강점은 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정기예금 금리가 0.3% 정도입니다. 연 수익률 6% 정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투자할 계획은 없습니까.

“지 금 한국에 투자하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엔화에 비해 원화가 굉장히 쌉니다. 하지만 발상을 새로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30억 엔으로 100억 엔짜리 건물을 살 수 있습니다. 70억 엔은 일본 금융기관에서 빌릴 수 있습니다. 금리도 연 2% 정도입니다.”

시장에 피가 흥건할 때 투자에 나서라는 워런 버핏의 금언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네요.

“싱가포트 투자청이 최근 아카사카에 있는 ‘젠리크 아나 호텔’을 매입했습니다. 미국의 블랙락(Black Rock)이라는 회사도 모건스탠리가 보유한 일본의 부동산 물건을 전부 사들였습니다. 프로페셔널 한 사람들은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뒷걸음질을 치고 있습니다. 일본에 투자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타이밍일까요.

“미국의 일국주의는 끝났습니다. 유럽도 유로를 무리하게 만들다 보니 문제가 불거진 거 아니겠습니까. 한국과 일본이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일본 민주당 의원들 같은 말씀을 하시는군요. 한국인 고문까지 영입하며 한국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피터 드러커를 요즘 다시 읽고 있습니다. 그는 주주자본주의에 반기를 든 인물입니다. 사장과 평사원의 급료 차이가 대단하지 않은 일본식 자본주의가 대안도 아닙니다. 한국 기업들을 주시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박영환 기자 yung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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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ustry |지금 디트로이트에선 무슨 일이…현지 컨설턴트에게 듣는 숨가쁜 미 자동차시장



●“현대차, 메인스트림 브랜드 부상”

‘조그 디트머(Joerg Dittmer)’ 프로스트 앤 설리번 애널리스트는 주말이면 혼다의 ‘CR-V’를 몰고 가족들과 캠핑을 떠난다. 이 모델은 차체가 넉넉한 데다, 연비도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미국의 경쟁 차종들을 압도한다는 것이 그의 평가이다.

디트머 연구원의 발언은 자국민의 외면을 받고 있는 미 자동차업계의 현실을 한눈에 가늠하게 한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의 자동차 담당 수석 컨설턴트인 조그 디트머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금융위기의 후폭풍에 휩싸인 미 자동차 업계의 숨가쁜 변화와 국내 완성차 업체의 대응 방안 등을 집중 질의했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은 성장전략 전문컨설팅회사로, 세계 32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Q 오바마 행정부가 미 자동차업계의 300억달러 자금 지원 요청을 받아들일까요.

정부가 디트로이트 자동차업체들을 끝까지 외면하기는 힘들 겁니다. 종래에는 자금 지원을 하겠죠.

▶Q 자금 지원을 속단하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미국민의 여론이 싸늘합니다만.

이 회사들이 망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단 한 개 회사만 망해도 전후방 산업(upstream and downstream)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겁니다. 경기침체로 비틀거리는 미국경제가 이런 충격을 견딜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Q 현금을 긴급 수혈받지 못한다면 자동차 ‘빅3’는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요.

포드자동차 정도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포드는 이미 정부에 자금 지원 요청을 한 적이 있어요. 다만 한 가지 조건을 첨부했습니다. GM이 무너질 경우 돈을 빌려달라는 얘기였습니다.

▶Q 포드를 제외한 GM이나 크라이슬러는 살아남기가 어려울 거란 뜻입니까.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Chrysler)는 즉각적인 현금 지원(cash infusion)을 받지 못할 경우 내년 중 무너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의 올해 성적표를 보세요. 그리고 빅 3란 표현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냥 ‘디트로이트 3’라고 부르는 편이 적절합니다.

▶Q 잘나가던 미 자동차업계가 왜 이 모양이 된 거죠.

리먼브러더스가 무너지고, 금융위기가 실물부문으로 전이되면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급랭했습니다. 설사 차를 사려고 해도 ‘할부금융’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신용도가 정말 뛰어난 고객들만이 할부금융을 이용할 수 있을 뿐이죠.

▶Q 혹시 어떤 차를 운전하고 있습니까.

혼다자동차의 CR-V를 몰고 있습니다. 캠핑을 자주 가는 편이예요. 연비도 좋고, 가격도 저렴한 편입니다. 혼다 시빅을 운전하다 CR-V로 차를 바꾸었습니다. 다음에도 혼다자동차를 기꺼이 살 의향이 있습니다.

▶Q GM의 몰락은 더 충격적입니다.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에 비유되지 않았습니까.

이 회사는 공장이 일단 너무 많습니다. 딜러들도 그렇고, 브랜드는 잡화상을 떠올리게 할 정도입니다. 브랜드의 개별 모델들도 색깔이 뚜렷하지 않습니다. 이 회사 브랜드의 다른 모델과 경쟁하는 이른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valization)’이 심각한 편입니다. 대형 모델에 편중돼 있으며, 소형 모델이 드문 것도 한계입니다.

▶Q 올 들어 유가가 치솟고, 금융위기의 뇌관도 터졌습니다. 운이 나쁜 건 아닐까요.

유가가 치솟은 것이 치명적이었어요. 소비자들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소비 목록에서 지워버렸습니다. 이 차가 필요한 이들도 좀 더 작은 제품을 선호했습니다. 경기침체가 그들을 뒤흔들어 시장을 위축시켰죠.

▶Q 잭 트라우트는 미 업계가 지나치게 많은 모델로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한다고 비판해 왔어요.

소비자 기호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도 디트로이트 3는 매우 떨어지는 편입니다. 생산 인프라(manufacturing infra)가 유연하지가 못해요. 연비가 뛰어나고 좀 더 작은 자동차 생산에 무관심했던 것이 또 다른 패착입니다.

▶Q 겨울이 왔는데 가을 옷을 아직도 팔고 있는 격이군요.

제품 구성(product mix)이 고객들의 기호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요. 디트로이트 3 제품과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 사이에서 미스매치(mismatch)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죠.

▶Q 하지만 GM이나 포드는 글로벌 전지기지에서 소형차를 생산하고 있지 않습니까.

포드나 GM은 유럽이나 남미, 아시아 등에 생산기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크라이슬러는 소형차 확보를 위해 닛산과 제휴를 준비하고 있어요. 문제는 실행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입니다. 제품을 들여와도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게 모든 것을 바꾸어야 합니다.

▶Q 전술적 성공이 전략 실패를 만회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전략이 애초에 잘못된 건 아닐까요.

논의의 대상을 GM으로 좁혀보죠. 이 회사는 지난 수년간 시장점유율 증대라는 목표에 매달려 왔습니다. 하지만 GM은 몸집을 줄여야 했어요. 시장점유율 향상과 리스트럭처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다 모두 놓쳐버린 셈이라고 할까요.

▶Q GM은 밥 루츠 같은 열정적 경영자들이 포진하고 있어요. 왜 뾰족한 묘수를 찾지 못합니까.

공룡기업들의 회생(turning around)을 도모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 수 있습니다. 신 모델을 개발해서 시장에 선보이기까지 때로는 수년이 걸리기도 하며, 심지어 유럽에서 출시된 모델을 미국에 들여오는 데도 그 정도가 소요됩니다. 딜러십을 박탈하는 것도 양자간 의무조항 탓에 고비용을 초래합니다. 이런 모든 변수들이 극적인 변화를 가로막습니다.

▶Q GM 경영자들에 대해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는 건 아닌가요.

공룡기업을 재편하는 일은 지속적인 노력, 그리고 뚜렷한 비전이 수반돼야 합니다. 하지만 경영자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이 모든 일들을 처리하기 역부족일 때가 있는 법이거든요. 수십년간 구축된 보수적 사내문화, 사사건건 개혁에 저항하는 이들을 극복해야 합니다.

▶Q 크라이슬러를 살렸던 아이아코카 같은 리더가 미국에는 더 이상 없습니까.

가솔린 가격이 급락하면서 미국에서는 픽업 트럭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어요. 이 차종의 시장점유율(in terms of market share)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뛰어난 리더 못지않게 경제회복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그때까지 버틸 수 없을 것 같네요.

▶Q 미 자동차회사들을 통합해야 한다는 〈뉴스위크〉의 제안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미국업체들은 여전히 미국 경자동차시장(light vehicle market)의 47%가량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그리고 11월의 통계치입니다. 문제는 그들이 더 높은 시장점유율을 달성하는 데 전사적 전략을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Q 포드, GM, 크라이슬러를 통합하면 군살을 대폭 덜 수 있지 않겠습니까.

통합 회사가 비슷한 모델, 그리고 딜러십을 정리한다면 어떨까요? 시장점유율은 큰 폭으로 떨어질 겁니다. 그런 방식의 기업 합병은 너무 많은 비용을 초래합니다. 미 자동차업체들이 이러한 비용을 짊어질 때는 아닙니다.

▶Q 한국의 현대자동차는 디트로이트 3의 몰락에서 어떤 교훈을 배워야 할까요.

지나치게 많은 브랜드를 출시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돈이 너무 많이 들고, 소비자들을 헷갈리게 하는 지름길이거든요. 그리고 판매 인센티브보다 (기술진보로 급변하고 있는) 판매망투자를 늘리라는 조언도 하고 싶군요. 자동차시장은 하루아침에 변합니다.

▶Q 미국의 경제위기는 한국의 현대차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습니까.

현대·기아차는 현 시장에 딱 맞는 제품라인을 보유하고 있어요. 평판도 과거에 비해 좋아졌습니다. 현대차는 주류(mainstream brand)의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차를 처음 모는(entry-level) 이들이 구입하는 싸구려 자동차가 아닙니다.

▶Q 한국의 자동차업체들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자동차시장은 하루아침에 변합니다. 자만심은 극약입니다. 항상 유연해야 합니다. 하이브리드 포트폴리오도 강화해야 합니다.

박영환 기자 (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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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in Interview |하이브리드 전문가 비벡 바이댜(Vivek Vaidya) 프로스트앤설리번 컨설턴트

 



●“지구온난화·유가상승… 현대차에겐 Big Opportunity”

■“전 세계 자동차 소비자들이 유지비를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찾지 않겠습니까.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현대차는 앞으로 수년간이 호기(Big Opportunity)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클린 카(Clean Car)’ 시장은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격전지’이다. 도요타,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다임러 등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저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은 대폭 줄인 ‘청정 기술’을 앞세워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미래의 성장시장 선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고 있다.

지구 온난화, 고유가 추세는 변화의 쌍끌이다. 지구촌의 환경. 에너지 위기에서 성장의 기회를 포착한 세계 자동차 업계는 경쟁의 무게 중심을 친환경 ‘자동차’ 개발로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 미 컨설팅 회사인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 & Sullivan)의 비벡 바이댜(Vivek Vaidya) 아태지역 자동차 부문 대표 컨설턴트와 지난 21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내년에 하이브리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인 현대차의 이 분야 경쟁력과,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친환경 개발 동향 등을 물어보았다.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성장 전략 전문 컨설팅 회사로, 세계 32개 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다.

▶Q 맥킨지는 전사적 전략 컨설팅의 대명사로 불립니다. 프로스트앤설리반은 어떤 분야에 강합니까.

오직 ‘성장(Growth)’ 전략에 초점을 맞춥니다. 고객사의 사업 규모를 늘리는 것이 우리의 특기입니다. 소속 컨설턴트들은 모두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산업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경험이 있는 ‘스페셜리스트’들입니다.

▶Q 전략보다는 ‘실행’이 성장을 좌우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일본 완성차 업계가 대표적 실례가 아닌가요.

통찰력(Insight)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정 산업에 정통한 2700여 명의 ‘컨설턴트(Industry-Specialists)’들은 멀리 내다보면서도 구체적인 ‘성장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이 있습니다.

▶Q 성장 전략 수립의 첫걸음은 ‘대외환경 분석’입니다. 흘려보지 말아야 할 트렌드가 있습니까.

지구는 꾸준히 더워지고 있으며, 사람들의 경각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제 유가는 (최근 주춤하긴 하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그리고 유가상승에 주목해야 합니다.

▶Q 이란혁명과 중동전쟁으로 수차례 에너지위기를 겪은 지난 70년대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지구온난화 추세가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어요. 자동차시장의 두 세그먼트를 모두 뒤흔들고 있습니다. (Both these trends are shaping two different ends of the market.) (매스 마켓과 럭셔리 마켓, 그리고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Q 지구온난화, 그리고 유가상승이 한국의 완성차 업계에 어떤 파급효과를 불러 오겠습니까.

전 세계 자동차 소비자들이 유지비를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찾지 않겠습니까. 부동산발 신용경색은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현대차는 앞으로 수년간이 호기(Big Opportunity)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부 규제도 더욱 강화될 겁니다. 시장별 공략 방식도 달라야 하겠죠.

▶Q 미국이나 호주시장을 파고들려면 수준 높은 ‘클린카(Clean Car)’ 기술이 필요하겠군요.

유럽연합(EU)나 미국, 그리고 호주 등은 규제의 목표가 비교적 뚜렷합니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전기 자동차 개발을 유도하는 쪽입니다. 반면 브릭스(BRICS)를 비롯한 신흥 시장은 연료 사용의 효율(Fuel Efficiency)를 높이는 쪽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Q 인도나 브라질은 어떻습니까.

인도는 ‘자동차 엔진의 소형화(Engine Downsizing)’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소형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에 대해 물품세(Excise Tax)를 낮춰주는 방식입니다. 브라질은 에탄올과 같은 대안연료(Alternative Fuel) 사용이 활발한 편입니다. 태국은 친환경과 연료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 에코 카(Eco-Car) 프로젝트를 최근 발표했어요.

▶Q 현대차는 내년 하이브리드 제품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미국시장에 언제쯤 진입하게 될까요.

2009년이나 2010년입니다. 오는 2012년, 4만8000대 가량을 생산해서 국내에서 1만5000대 가량을, 나머지는 미국시장에 판매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의 승용차 시장의 1%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봅니다.

▶Q 하이브리드는 아직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가 버티고 있습니다만.

하이브리드는 미 경자동차 시장(Light Vehicle Market)의 2% 가량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습니다. 도요타도 최근 흥미로운 결정을 내렸습니다. 프리우스를 미시시피주에서도 생산할 것이라는 발표가 그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일본에서 들여와 판매했습니다.

▶Q 시장성이 있다는 뜻인가요.

하이브리드시장은 5년간 꾸준히 성장을 하게 될 겁니다. 모델 수도 지금보다 큰 폭으로 늘어납니다. 하이브리드의 시장 점유율이 작년 기준 1.8%에 불과했지만, 2012년 4.3%대로 상승곡선을 그리게 될 겁니다. 하이브리드에 회의적이던 완성차 업체들도, 지금은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겠죠.

▶Q 대당 가격이 아직은 고가여서 ‘매스 마켓(Mass Market)’을 형성하기에는 역부족이 아닌가요.

프리우스가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몇 대가 팔렸는지 아십니까. 18만 1000대입니다. 혼다 시빅, 도요타 캄리와 하이랜더, 포드 이스케이프의 하이브리드 버전이 모두 매달 수천대씩 팔리고 있습니다.

▶Q 유럽 업체들은 하이브리드보다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디젤에 더 주목하고 있지 않습니까.

디젤엔진은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클린 디젤(Clean Diesel)이 친환경 차량의 패권을 놓고 하이브리드와 한판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Q 메르세데스-벤츠가 공을 들이고 있는 수소 전지의 성공 가능성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수소자동차는 가장 뛰어난 기술적 성취를 반영합니다. 가장 적은 오염 물질을 배출합니다. 하지만 뛰어난 기술이 곧 상업적 성공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고객들이 이 자동차를 구입하기 전 판매망, 판매 후 서비스, 정비, 제품생산 등 ‘가치 사슬(Value Chain)’이 구축돼 있어야 합니다.

▶Q 도요타는 미국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판을 뒤흔들 뾰족한 수는 없을까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시장 세그먼트(Untapped Segments)에서 경쟁해야 합니다. 때로는 기습공격도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게임의 룰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창의적 사고가 핵심입니다. (think out of the box)

▶Q 양사의 기술 격차는 어느 정도인가요

도요타가 프리우스를 선보인 시기가 1997년입니다. 현대차가 2009년에 하이브리드를 선보일 예정이니, 꼭 12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있습니다.

▶Q 지난 1970년대 대체에너지 개발 붐도 유가 하락으로 한풀 꺾이지 않았습니까. 비슷한 일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이 두 가지 트렌드는 자동차 산업에 되돌릴 수 없는, 깊은 충격을 줄 것입니다. 매니아들은 SUV나 픽업 트럭을 구매하겠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이들 차량을 쉽사리 선택하기 힘들지 않겠습니까.

▶Q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대선이 코앞입니다. 오바마나 맥케인 집권 후 달라질 점은 없을까요.

누가 대통령이 되도 미국의 환경정책과 규제는 (부시 행정부에 비해) 더 친환경적 색채를 띠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영환 기자 (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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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폴슨 “부동산 투자 지금이 최적이다”…폴 크루그먼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제 예측 누가 더 정확할까”

2010년 07월 20일
존 폴슨 폴슨 앤 컴퍼니
■ “부동산 투자는 지금이 최적의 시기”라는 것이 존 폴슨의 진단이다. 미 부동산 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온 캘리포니아 부동산 지표는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캘리포니아의 부동산 가격도 이미 7개월 전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것. 존 폴슨이 금융주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는 배경이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 그는 각국의 허리띠 졸라매기 정책에서 위기 재발의 징후를 읽는다. 금리 인상 등 정책 실기로 지난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한 일본 정부나, 대공황 당시 후버 행정부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정부 지출 억제가 자칫하다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늦추고, 또 다른 경제 위기의 도화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지난 2006년 6월. 존 폴슨(John Paulson)은 ‘사면초가’였다.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나온 이 유대인 금융전문가에게 돈을 맡긴 고객들은 그의 자산운용전략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보스톤컨설팅그룹 출신의 이 금융전문가가 자신의 이름을 본따 창업한 헤지펀드 회사인 ‘폴슨앤컴퍼니’의 수익률은 연 5%선. 형편없는 성적표였다.

헤지펀드 업계는 소속 가문이 수백 년 간 금융업에 종사해온 유대계 슈퍼스타들의 경연장이었다. 골드만삭스, 모건 스탠리, 메릴린치를 비롯한 유명 투자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매니저들은 글로벌 무대를 종횡으로 오가며 구축한 포트폴리오로 고수익을 올렸다. 현란한 포트폴리오 운용이 재부의 비결이다.

금, 은, 팔라디움, 달러, 스위스 프랑화, 현금, 태국의 해변, 옵션, 선물, 부채담보부증권(CDO), 주식, 채권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헤지펀드 업계의 슈퍼스타들은 연 10% 이상 수익을 가뿐히 내며 폴슨앤컴퍼니의 입지를 뒤흔들었다. 성적표가 신통치 않은 매니저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쫓겨나는 게 이 바닥의 생리였다. 회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신인 존 폴슨을 위기에서 구한 구세주가 바로 ‘부동산’이었다. 위기의 발단은 금리 인상이었다. 지난 2004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 조치는 다가올 허리케인을 예고하는 나비의 날갯짓이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시장을 뒤흔든 위기의 도화선이었다. 부동산이 흔들리면 이 자산을 기초로 설계한 은행 모기지가 무너져 내릴 것은 자명한 이치였다.

모기지 채권이 휴지가 되면 파생상품도 무너져 내릴 터였다. 투자은행들이나, 이 투자은행 출신의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애써 위기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존 폴슨은 파생상품의 리스크에 대비하는 보험상품격인 CDS(신용파산스왑)를 골드만삭스에서 대거 사들였다. 그가 운영하는 헤지펀드가 불과 수개월 새 벌어들인 돈이 무려 150억 달러. 도박으로 치면 ‘잭팟’이었다. 존 폴슨과 투자은행 매니저들의 운명이 엇갈린 지점은 바로 여기였다.


존 폴슨 ‘위기 종료’ 선언…금·카지노·은행에 투자
존 폴슨은 월스트리트의 신화가 됐다. 전형적인 업다운(UP-Down) 방식 투자자인 그는 거시 변수를 면밀히 살핀 뒤 투자를 결정한다. 그가 운용하는 금 펀드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미국 정부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면서 물가가 앙등하리라는 것이 그의 예측이다.

존 폴슨이 금을 사들이는 이면에는 낙관론이 있다. 그는 이 귀금속의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에 주목한다. 다시 말하면, 그가 금융 위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안전 자산(safe haven) 확보 차원에서 금을 매입하고 있지는 않다는 뜻이다.

“우리는 지금 경기 회복의 한복판에 서 있다.” 그가 최근 영국 런던에 있는 경영대학원에서 한 강의에서는 2년 전 버블 붕괴를 외치던 비관론자의 위기감은 엿볼 수 없다. 더블딥이 재차 세계 경제를 강타할 가능성도 10%가 채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진단. 부동산에서 인생 역전의 기회를 움켜쥔 이 금융전문가는 이번에도 부동산에서 변화의 조짐을 본다.

“부동산 투자는 지금이 최적의 시기”라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미 부동산 경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온 캘리포니아 부동산 지표는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캘리포니아의 부동산 가격도 이미 7개월 전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것. 존 폴슨이 금융주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는 배경이다. 모기지의 기초 자산인 부동산이 상승세로 돌아서면, 은행도 수익성이 개선될 개연성이 크다. 그는 “미국인들이 다시 돈을 쓰기 시작했다”고 강조한다.

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고 넓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그의 견해를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 존 폴슨과 대척점에 서 있는 강단 경제학자가 바로 세계 경제학계의 슈퍼스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이다.


폴 크루그만 ‘긴축 정책’ 위험…세계 경제 살얼음판
폴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1990년대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던 아시아 경제의 허실을 정확히 짚어내며 명성을 얻은 천재 경제학자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그는 미국의 권위지인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대중지에도 꾸준히 글을 기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며 현실 참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무자비한 긴축(savage austerity)이 해당 국가들에 과실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에서 그런 일들이 결코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폴 크루그먼 교수가 바라보는 세계 경제의 현 주소는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헤지펀드 전문가 존 폴슨의 진단과는 거리가 있다.

그는 각국의 허리띠 졸라매기 정책에서 위기 재발의 징후를 읽는다. 금리 인상 등 정책 실기로 지난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한 일본 정부나, 대공황 당시 후버 행정부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 정부 지출 억제가 자칫하다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늦추고, 또 다른 경제 위기의 도화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그리스와 아일랜드의 장단기 국채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는 점이 그 징후라고 본다. 재정 적자 감축에 나선 유럽 국가들의 위험한 선택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길이 곱지 않다는 것. 그가 최근 정부 지출을 줄이기로 한 G20 회담에 우려를 피력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정부 지출 감소에 소극적인 스페인이 시장에서는 더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그 방증이다.

폴 크루그먼은 각국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다면 글로벌 경제는 세 번째 금융 위기를 겪을 개연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강단에서 잔뼈가 굵은 이 슈퍼스타가 보는 세계 경제는 아직 기초체력이 취약한 환자다.

이 경제학자가 우려하는 지표가 실업률이다. 실업자들이 오랫동안 일감을 찾지 못하고 쉬다 보면 감도 떨어지기 마련이며, 업무 향상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도 익힐 수 없어 자칫하다 일자리를 아예 구할 수 없는 무능력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골자이다.
경제학, 현실의 복잡함 파악할 수 없어

두 사람의 주장은 줄곧 평행선을 달린다. 월가 출신의 투자 고수 존 폴슨은 줄곧 낙관론을 말한다. 반면 지난 1990년대 태국발 아시아 금융 위기의 원인을 ‘아시아적 생산 양식’에서 찾은 노벨상 수상자는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각국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며 또 다른 위기를 경고한다.

존 폴슨은 이번 예측에 자신의 돈과 명성을, 폴 크루그먼 교수는 자신의 명성을 각각 걸고 있다.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경제학자는 역사에서 답을 구하는 ‘회귀적 사고’에 충실한 반면, ‘월가의 승부사’들은 매일 시장 흐름에 몸을 맡기며 그 복잡한 속성을 파악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출처: Lecturing Birds on Flying).

“수리경제학이 출발점으로 삼는 가정들은 때로는 부정확하다. 이 학문을 창안한 이들 조차 현실의 복잡함, 상호 연관성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실전 투자에 나서 큰돈을 번 거의 유일한 경제학자인 영국의 존 메이나드 케인즈가 남긴 명언이다. 어느 편의 예측이 정확할 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존 폴슨 측이 더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얘기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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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크는 글로벌 女性시장


진화하는 글로벌 우머노믹스

2009년 12월 15일
오 프라·라플리에 女心 공략 묘수 있어

케이블 채널인 ‘온스타일’의 일등공신이 바로 미국 드라마 <섹스 앤 시티>이다. 뉴요커들의 일상을 다룬 이 드라마는 국내에도 미드 열풍을 일으킨 ‘선두주자’ 격이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미란다는 뉴요커들의 오늘을 엿볼 수 있는 ‘창(窓)’이다. 그녀는 변호사로 보수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하다. 그리고 웬만한 동년배 남성보다 소득 수준이 높은 ‘골드미스’이다.

이 여성 뉴요커들은 업무로 누적된 피로를 쇼핑으로 씻는다. 꿉꿉한 기분을 떨쳐버리는 데는 쇼핑이 제격이다. 백화점 메이시(Macy)에 들러 명품들을 둘러보는 맛은 쏠쏠하다.

때 로 ‘지미추(Jimmy Choo)’에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기분파이다. ‘지미추’ 브랜드는 여성 뉴요커들을 사로잡는 패션 아이콘이다.

미드 <섹스 앤 시티> 등장인물들은 뉴욕 여성들의 전형이다. 이 도시의 20~30대 커리어 우먼들의 평균 소득은 이미 남성 근로자들을 상회한다.

소득의 역전이다. 보스톤컨설팅그룹 조사에 따르면 뉴욕의 정규직 여성들은 남성들의 117%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

투자은행이나 증권사, 은행 등이 몰려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카고나 댈러스 등도 이러한 ‘여초(女超)’ 현상이 비교적 뚜렷한 도시다.

남성 정규직 중심의 근로시장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미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을 포함한 취업 여성들의 수는 남성들을 앞질렀다.

글로벌 무대로 눈을 돌려봐도 여성 근로인구는 10억명에 달한다. 중국,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가에서도 여성 취업자들의 수는 급증하고 있다.

펩 시콜라를 이끄는 인디라 누이 CEO, 그리고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한 슈퍼우먼들도 신문 지상을 장식한다.

일찌감치 신흥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하던 글로벌기업들은 유럽, 미국, 중앙아시아, 이슬람, 그리고 아시아의 ‘여성시장’에서 ‘성장’의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 여성, 실버, 틴에이저는 성장의 3대 키워드이기도 하다.

이 부문에서 탁월한 실적을 내고 있는, 여심(女心) 공략의 고수 중 첫손가락에 꼽히는 인물이 바로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텔레비전 쇼를 진행하는 그녀는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쥐락펴략하는 심리 공략의 마술사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감의 능력을 기본 자산으로 출판, 잡지시장으로 활동무대를 넓혀나가며 수십억 달러 가치의 자신의 제국을 만든 살아있는 ‘브랜드’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브랜드보다 여성을 잘 이해하는 진정한 브랜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오프라 윈프리, 최고의 여성 브랜드
“오프라는 마치 세상에서 나를 유일하게 이해하는 여성처럼 느껴집니다.

삶을 버텨낼 뜨거운 에너지를 주고, 희망을 안겨줍니다.” ‘오프라 윈프리 쇼’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 사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 뉴욕타임스> 기사에 실린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에 사는 ‘나일라(Nayla)’라는 여성의 고백은 그녀의 영향력을 가늠하게 한다.

위성방송으로 이 프로를 시청하는 사우디 여성들은 그녀의 잡지에도 열광한다. 오프라 윈프리가 발행하는 매거진인 는 아직 이 나라에 수입되지 않고 않지만 사우디의 여성들이 이 잡지의 칼럼을 구해서 돌려볼 정도로 광범위한 인기를 끌고 있다.

‘히잡’을 두르고 생활하는 이슬람 문명권의 여성들을 흑인 여성이 사로잡는 이면에는, 그녀의 탁월한 공감의 능력이 있다.

오프라 윈프리는 그녀들에게 두 가지 감정을 일으킨다. 하나는, 그녀가 자신들과 ‘닮은꼴’이라는 점이다. 그녀도 한때는 뚱뚱한 아줌마였다.

그러나 눈물겨운 노력 끝에 ‘다이어트’에 성공해 슬림한 몸매를 만든 오프라 윈프리는, 젊은 시절 우울증을 앓은 경험이 있으며 친척과 남자들의 폭력에 시달려 본 악몽도 있다. 오프라 윈프리는 ‘속(俗)’과 ‘성(聖)’의 양면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녀는 어떤 브랜드보다 여성을 더 깊숙이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오프라가 국적을 불문하고 수많은 여성들을 움직이는 진정한 비결은 ‘양면 전략’이다.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해 상대방을 무장해제하고 ‘비전’으로 사로잡는다.

“다른 사람들의 변화를 유도하려면 스토리, 실화, 그리고 아이디어를 적절히 활용해야 합니다.

그들이 내적 자아와 스스로 교감할 수 있는 진실의 순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내 책무입니다.” 오프라 윈프리가 내세운 자신의 ‘미션(Mission)’이다.

그런 그녀가 늘 대화의 주제로 삼는 단골 메뉴가 바로 ‘청소’이다. 손님이 불시에 집을 방문했을 때 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것이 여성들의 바람이다.

그 러면서도 집안을 쓸고 닦고 하는 데 들여야 하는 품을 줄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런 스토리로 그녀는 27억달러의 제국을 형성했다.

하루 종일 쓸고 닦고 해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허드렛일의 고통만큼 절절한 것이 또 있을까.


라플리, 주부들의 청소시간을 덜어주다
여성들은 더 이상 집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래서 가사일에 소요되는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늘 아쉽다. 성공한 기업들은 바로 이 지점을 절묘하게 파고든다. 라플리가 이끄는 피앤지가 선두주자다.

이 소비재 기업은 ‘스위퍼 스위퍼(Swiffer Sweeper)’로 미국의 청소장비시장을 뒤흔들었다. 미국에서 빅 히트를 한 이 상품은 여성 고객들의 수고를 크게 덜어준 효자상품이다. 일손을 대폭 덜어주면서도 수동이어서 전기가 들지 않는다. 그리고 무게가 가볍고 사용하기도 간편하다.

젖은 천과 마른 천을 번갈아 사용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효율적인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품을 덜 팔고도 청소 효과를 높인 점이 주효했다. 먼지나 쓰레기를 한편으로 밀어내는 방식이 아니다.

바닥 의 이물질들을 흡수하는 것이 강점이다. 이 청소도구는 미국에서 판매 첫해에 무려 2억달러어치가 팔려 나갔다.

최첨단 전자 청소기들이 서로 주부들의 손길을 차지하고자 다툴 때 이 제품은 단순함을 앞세워 미 여성 소비자들을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 단순함을 비교우위로 삼은 닌텐도 게임기에 비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글로벌기업은 이 제품을 기본 자산으로 삼아 빗자루, 자루걸레 등 인접 시장으로 높여나갔다.

주부들을 포커스 그룹(Focus Group)으로 한 특유의 시장조사로 이른바 ‘카니벌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시장충돌)’도 피했다.

가정용 청소장비시장에 진출하자마자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것도 이 회사의 저력이다. 창업 이후 부단히 신시장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온 강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루 종일 소요되던 가사 일을 불과 한 시간 대로 줄이는 제품. 서비스가 등장한다면 대박을 터뜨릴 것입니다.”

보스톤컨설팅그룹의 실버스타인 수석파트너가 밝히는 여심 공략의 원칙이다. 이 원칙에 충실해 미 유아시장을 제패한 또 다른 기업이 바로 ‘거버(Gerber)’이다.


‘슈미트’ 거버(Gerber) CEO, 브랜드 확장의 대가
거 버는 여성들의 ‘모성’을 파고드는 마케팅 역량이 발군이다. 지난해 전파를 탄 이 회사의 광고는 공중파는 물론 유튜브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제품, 서비스 판매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유아 시장의 피앤지로 불리는 거버는 ‘경청(敬聽)’의 역량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아기 엄마들의 바람은 물론 걱정이 제품·서비스 개선의 열쇠다.

이러한 바람을 파고드는 맞춤형 제품. 서비스 출시 노하우가 독보적이다. 인접 분야로 꾸준히 브랜드를 확대해온 점이 피앤지와의 공통점이다.

지난 1928년 출사표를 던진 이 기업은 완두콩 유아 식품이 첫출발이었다. 완두콩 식품, 우유병 제조, 그리고 이유식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혀온 브랜드 확장의 고수이다.

하지만 이 글로벌기업은 슈미트 CEO가 부임할 당시인 지난 2004년, 둔화되는 성장속도로 부심 중이었다.

여성들의 출산율 감소 추세가 위기의 불씨였다. 위기는 눈덩이처럼 커지며 업계 전체를 삼킬 태세였다.

거버의 신임 최고경영자는 당시 여성들의 라이프사이클에 주목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이유식 제품라인에 대한 집중 투자였다.

이 회사는 일하는 엄마를 상대로 이유식의 비교우위를 집중 홍보했다. 육아에 걸리는 시간을 대폭 줄이면서도, 균형 잡힌 식단을 짤 수 있다는 점이 이러한 홍보 전략의 골자였다. 또 이유식 라인을 ‘유아’에서 ‘취학전 아동’으로 확대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멕 시코, 미국, 중앙 아메리카, 폴란드 등으로 시장 포트폴리오를 넓혀나가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스위스의 다국적 식품업체인 네슬레는 지난 2007년 이 회사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 회사를 ‘55억’달러에 사들였다.

여성 시장 공략의 선봉장들은 ‘소통’, ‘확장’을 양날개로 삼아 인접 시장으로 꾸준히 활동무대를 넓혀가며 성장의 정체를 극복해 온 특징이 있다.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수십여 개로 정밀하게 분할해(19p 박스 기사 참조) 맞춤형 대응전략을 구축한 것이 성공의 기본 자산이다.

서로 상반되는 전략으로 여심을 공략해 온 의류업체 바나나리퍼블릭, H&M, 그리고 존슨앤드존슨, 테스코 등도 대표적인 성공사례이다.

“이번 경기침체가 더 심각한 국면으로 빠져든다고 해도 여성들은 우리 생애에서 가장 거대한 시장 기회의 하나를 대표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 경기회복과 새로운 기회의 블로오션을 개척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보스톤컨설팅그룹 실버스타인 수석파트너의 말이다.

박 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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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순 임금이 울고 갈 정도의 태평성대였다. 미국 경제는 쑥쑥 성장했지만, 물가는 바닥이었다. 클린턴 행정부 치세 말기였다. 경제학 교과서를 다시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으며, 시장 전문가들은 대부분 ‘신경제’의 도래를 확신했다. 하지만 시장은 ‘비이성적 과열’을 보이고 있었다.

“기업들의 주가가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는 전문가들도 이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상한 맹신에 사로잡혀 있었어요. 이러한 상승 흐름을 되돌릴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이상 신경제는 붕괴되지 않고, 영원하리라고 보았던 거죠”

신경제 불패신화 비판한 루빈

로 버트 루빈(Robert Rubin) 씨티그룹 고문이 회고집《In an uncertain world》에서 밝힌 대목이다. 그의 예상대로 시장은 파열음을 냈고, 버블은 이번에도 꺼졌다. 줄줄이 문을 닫은 정보통신기업들을 대체한 것은 첨단 금융공학으로 무장한 미국 월스트리트였다.

지난 2000년 닷컴 버블이 터진 이후 금융권의 모기지 대출붐은 ‘내집 장만’이라는 미국인들의 아메리칸 드림에 불을 붙였다. 부동산은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신성장 동력으로 화려하게 부상했다.

부동산 담보 대출 비용은 90%대로 치솟았다. 그리고 지난 2005년, 한 여성 애널리스트는 또 다시 ‘비이성적 과열’을 지적하고 나섰다.

그 주인공이 바로 메레디스 휘트니(Meredith Whitney)로 투자 은행인 오펜하이머 소속 애널리스트다. 그녀는 미 증권가의 떠오르는 신데렐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유수의 경제주간지, 방송은 물론 인터넷에 단골로 등장하는 유명 인사로 부상했다.

“채무 변제능력이 없는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이 집값 하락으로 상환을 포기하면서, 은행들이 사상 유례가 없는 부실을 떠안게 됐습니다.” 그녀는 작년 7월에는 씨티그룹의 주택담보 대출 부실화에 깊은 우려를 피력하며 경영진을 상대로 연간 배당금 지급을 줄일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대차대조표상 자산을 늘리기 위한 자구책인데, 이 은행의 최고경영자는 석달 후 그녀의 제언을 실행에 옮겨 다시 한번 그녀의 선견지명을 가늠하게 했다. 은행과 신용평가 기관의 야합을 거세게 비판해 투자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투자은행 소속의 애널리스트가 고객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줄곧 팔자 주문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있을 때마다 메리디스와 같은 비관론자는 항상 있었지만 은행권이 부실을 털어내게 되면 주가가 곧 반등했다는 것이 이러한 비판의 핵심이다.

메리디스의 반론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우선, 오는 12월부터 발효되는 미국의 회계기준(FAS 141 R)을 근거로 든다. 이번 금융위기의 해법은 우량은행이 부실은행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풀어낼 수밖에 없지만,새로운 규정이 활발한 은행간 인수합병 움직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도 집값 하락에 따른 금융위기로 냉각될 소지가 큰 것도 부담거리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가 어려운 구도이다. 미국의 주요은행들은 주택가격이 20~25%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하락폭이 최대 40%선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그녀는 전망한다. 자산 담보부 증권시장이 붕괴된 데다, 신용경색으로 은행들의 모기지 담보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 택 가격이 하락하면 은행권의 비우량 자산 규모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미 행정부가 7000억 달러를 투입해 부실을 털어내도 집값이 하락하면 추가 부실이 발생하게 된다.

지난 2월 월가 위기 예언한 루비니

미국의 유명 프로레슬러인 레이필드가 남편인것도 또 다른 화제거리다.

‘누리엘 루비니 (Nouriel Roubini)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도 이번 월가 금융위기를 예고했다. 지난 1997년 아시아를 휩쓸었던 외환위기를 예견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루비니 교수는 지난 2006년 당시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며 서브프라임의 해일이 다시 미국의 금융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을 예고한 시나리오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의 경제 정책 자문관, 예일대 교수, IMF 컨설턴트를 지내는 등 관계와 학계를 두루 경험한 루비니 교수는 올해 2월에도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예고하는 글을 게재해 예언자라는 자신의 명성을 입증했다.

금융 재앙의 12단계라는 글에서 불과 7개월 뒤 월가를 휩쓸게 될 투자은행들의 수난시대를 족집게 같이 집어냈던 것.

요즘 그가 운영하는 홈페이지(www.r-emonitor.com)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추이를 궁금해하는 전 세계 전문가와 네티즌들의 방문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상아탑의 학자로 머무르지 않고, 여러 분야를 두루 거치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그는 세계 경제를 시스템적인 시각에서 통찰하는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4년 발간한 《BAILOUT BA-ILIN》은 국제 금융시스템의 작동원리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의 필독서로 꼽히고 있다.

그런 그는 미행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후의 사태 전개를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루비니 교수는 ‘U자형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경기 침체 기간이 18개월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라는 길고 긴 터널에 막 진입했다고 경고한다.

그가 바라보는 미국경제는 여전히 어둡다. 미국이 공적자금을 투입해 부실을 털어낸다고 해도 이러한 상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경기침체는 올해 1월 이미 시작됐으며, 이번 구제 금융 조치는 미국 경제가 장기불황으로 고통을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는 일을 막아주는 버팀목 정도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그는 평가한다.

그 가 제시하는 위기 타개책은 무엇일까. 루비니 교수는 이번 구제 금융안과 관련해서, 부실 금융기관의 비건전 자산을 털어내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가계의 모기지 부채를 탕감해주는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자본 부족 사태에 내몰린 금융권에 대해서도 부실자산을 털어내는 동시에 우선주 인수방식으로 공적 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는 처방전을 제시했다.

눈 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계 부실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들지 않고서는 이번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다.

미 국의 집값이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메리디스 휘트니도 최대 40% 집값 하락을 예상한 바 있다.

루비니 교수는 이 두 가지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공적기관인 ‘홈(HOME. Home Owners Mortgage Enterprise)’의 설립을 제안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그의 처방전이 대부분 지난 1929년 미국의 대공황 직후 미 행정부가 실시한 위기타개책의 상당 부분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금융위기를 얼마나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금융 주 철저히 외면한 버핏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세 번째 주인공이다. 지난 90년대에도 닷컴 주식을 철저히 외면해 새로운 흐름에 둔감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그는 2000년대 들어서도 금융주 매수에 소극적이어서 역시 워런 버핏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에 회의적이다.

“(금융권에서는) 파생상품이 위험을 분산해 세상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그런 메커니즘은 결코 작동하지 않았다. 당신은 위험을 월가의 다섯 개 은행이 아니라, 지구촌 전역으로 분산하는 편이 더 나을 뻔했다는 견해를 피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시도는 모든 지역이 동시에 위험에 휩싸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

일찌감치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깊이 인지하고 있던 그가 자신의 자서전인 《Snowball》에서 한 발언이다.

메레디스 휘트니나 누리엘 루비니와 달리, 명시적으로 금융위기 가능성을 피력하지는 않았지만 일찌감치 신용위기 발발의 위험을 각인하고 있었음을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당신이 싫어하는 많은 일들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경제는 확실히 가라앉고 있다. 내가 결코 좋아하는 게임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침체가 단기간에 그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으나 나는 경기침체가 더 길어지고 그 파급효과도 더 깊어질 것으로 내다본다(The economy is definitely tanking).”

그는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가 몰고올 경기 침체 심화에 대해서도 같은 책에서 상당한 우려를 피력했다. 하지만 워런 버핏은 미 행정부의 공적 자금 투입결정 이후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3일 골드만삭스에 50억 달러 투자 결정을 내렸으며, 한 방송사에 출연해 지금이 투자 적기임을 강조했다. 메레디스 휘트니나 누리엘 루비니와는 명확히 엇갈리는 대목이다. 그는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이미 투입된 AIG 지분인수에도 상당한 관심을 피력한 바 있다.

“지금 투자하지 않는 건 노년을 위해 성욕을 아끼는 꼴”이라고 발언으로 화제를 불러모았다.

미국 경제의 장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피력하고도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의 지분 인수에 나선 것은 큰 경기 흐름보다는 개별 종목의 가치를 더욱 중시하는 그의 투자 성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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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시기 맞춘 타이밍의 귀재 “올해 채권옵션·금에 투자하라”

전설이 된 헤지펀드 전문가 ‘존 폴슨’



2010년 01월 13일 09시 56분조회수:1

“존 폴슨이 천문학적인 성공을 거둔 이면에는 약간의 운도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주택시장이 버블 상태라고 진단하고 CDS를 대거 사들인 때가 바로 지난 2006년이었다.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 보험상품의 구입이 드디어 막대한 이득을 안겨주던 시기이다.”


검은색 고수머리에 온화한 표정, 아시아인을 연상하게 하는 금융 전문가의 입술은 바짝 타들어갔다. 월가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9% 선에 육박했다.

하지만 폴슨 컴퍼니(Paulson&Co)는 5%대에 불과했다. 이 헤지펀드의 최고경영자가 시대에 뒤처져 있다는 비판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 회사 창업 이후의 최대 위기였다.

지난 2005년말, 존 폴슨은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고객사들은 그의 투자 전략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더 이상 돈을 맡길 이유가 없다는 반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출신의 이 금융 전문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서 반전의 기회를 엿보았다.

주 특기인 인수합병(M&A) 영역에서는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금융전문가가 포착한 ‘인생역전의 기회’였다.

그 리고 지난 2006년 상반기, 미 뉴욕에 있는 한 인수합병 기업. 이 회사의 팀원들은 좌불안석이었다.

존 폴슨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창업한 폴슨컴퍼니(Paulson&Co)의 금융 전문가들은 약육강식의 논리가 춤을 추는 ‘월가’의 생리를 잘 알고 있었다.

투자은행들은 매년 영업실적을 기준으로 성적이 나쁜 직원들을 잘랐다. 다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대거 편입된 ‘CDO’에 몰리던 배경이다.

이 고수익 파생상품은 매혹적이었다. 금리도 연평균 10%에 가까운 데다, 무디스를 비롯한 신용평가사의 평가 등급도 꽤 높은 편이었다.

이 파생금융상품은 금융권의 개별 모기지 대출상품을 묶어 만든 최첨단 금융공학의 산물이었다.

이 모기지상품 판매전의 선두주자가 바로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였다. 이 회사는 모기지상품의 월마트에 비유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생상품이 대거 편입된 채권이 금융기관들의 주요 투자 대상이었다.

존 폴슨은 부동산 붐에서 위기의 징후를 읽었다. 그가 팀원들을 상대로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대거 편입된 ‘CDO’의 리스크를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린 배경이다.

또 이 금융상품의 리스크를 덜기 위한 보험 격인 CDS(Credit Default Swap, 신용 디폴트 스와프)의 실효성도 면밀히 따져볼 것을 당부했다.

그가 미 주택시장을 불안하게 바라본 이면에는 ‘금리인상’이 있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단계적인 금리인상은 주택시장을 뒤흔들 판도라의 상자였다.

연 준은 지난 2004년 이후 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을 겨냥한 선제적 대응이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지자 버블 붕괴의 징후는 더욱 뚜렷해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기초 자산으로 발행한 채권의 이자율은 미 정부가 발행한 국채 이자율에 비해 불과 1%가 더 높은 수준이었다.

시장이 서브프라임의 모기지의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존 폴슨은 주택시장의 버블을 경고했다. ‘집값’과 ‘담보대출 부도’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는 집값 하락이 다시 부도율 상승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하지만 투자은행을 비롯한 제도권 전문가들은 폴슨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들은 모기지 부도율은 집값은 물론 실업률, 경제성장률, 이자율 등을 함께 감안해야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존 폴슨은 지난 1990년대 초반 영란은행을 굴복시키며 천문학적인 돈을 번 조지 소로스에 이어, 또 다른 전설이 되는 데 성공했다. 존 폴슨이 성공한 이면에는 절묘한 타이밍이 있다.”


정교한 리서치 능력 탁월
이 논리 대결에서 최후에 승리한 주인공은 존 폴슨이었다. 존 폴슨이 집값 상승에서 거품의 징후를 읽은 것은 바로 지난 2003년 말이었다.

그가 지난해 위기 국면에서 벌어들인 돈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무려 150억달러이다.
온두라스와 볼리비아 그리고 파라과이의 국내 총생산에 맞먹는 수치이다.존 폴슨은 지난 1990년대 초반 영란은행을 굴복시키며 천문학적인 돈을 번 조지 소로스에 이어, 또 다른 전설이 되는 데 성공했다.

존 폴슨이 성공한 이면에는 절묘한 타이밍이 있다. 버블 가능성을 제기한 전문가는 비단 ‘존 폴슨’과 그의 팀뿐만은 아니다.

지난 2000~2003년 미 언론에는 부동산 버블이라는 단어가 무려 1300여차례 이상 등장했다. 그리고 2004년 이후 3년 동안 이 단어의 등장 횟수는 무려 5535회로 급증하며 위기감이 깊어갔다.

베어 스턴스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하던 랄프 시오피(Ralph Cioffi)도 지난 2005년 가장 이자율이 높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를 접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동산 특수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던 금융 회사 소속 전문가들에게 조기경보기 역할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집값의 이상 징후에 불안감을 느낀 헤지펀드 운영자들 조차 CDS 구매를 쉬쉬했다. 이 보험상품 구매를 최대한 줄이는 데 치중했다.

파생상품 매입을 권유한 그들이 부동산시장 전망을 어둡게 보는 사실이 노출되면 자칫하다 고객들의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CDS를 대거 구입하는 것은 헤지펀드의 평판을 뒤흔들 위험이 컸다.

존 폴슨의 투자 성공은 부동산 위기의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개가였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투자고수의 주특기가 인수합병(M&A)이라는 것이다.

저평가된 ‘복합 기업’을 발굴해 차입인수(LBO, Leveraged Buyout)를 성사시키는 노하우는 그의 스승인 ‘레비’의 전매특허였다.

대학원 졸업 후 보스턴컨설팅의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정보를 다루는 방법과 더불어 버블이 형성됐다가 터지는 부동산시장의 메커니즘에 눈을 떴다.

그가 맡은 업무는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의 부동산 매입 컨설팅 부분이었다.


유년 시절, 캔디 투자부터 시작
투자의 신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유년 시절 캔디 장사를 하며 비즈니스 감각을 일찌감치 길렀다.

동 서고금의 투자 고수들 중에는 조기교육으로 훗날의 도약을 예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존 폴슨 역시 초등학교 시절 같은 반 급우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 이문을 남긴 경험이 있다고 회고한다. 할아버지가 사준 캔디 한 봉지가 장사 밑천이었다.

그 는 캔디를 봉지째 사들였다. 그리고 급우들에게 낱개로 비싼 값에 판매한 수완가였다.

워런 버핏이 유년 시절 돈을 번 방법을 그대로 재연한 셈이다. 대학 시절도 사업가 본능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대학 시절 잠시 휴학을 하고 중남미 여행을 하던 그는 현지 모직업자가 만드는 ‘천’을 소재로 한 아동용 티셔츠를 미 백화점인 ‘블루밍 데일(bloomingdale)’에 납품하는 데 성공한다.

존 폴슨은 또 남미 여행 중에 우연히 찾게 된 ‘바닥재’를 미국에 보내 사업성을 타진할 정도로 비즈니스 감각이 남달랐다.

중남미 여행을 하며 견문을 넓힌 그는 지난 1976년 다시 뉴욕대로 돌아가 체계적인 공부를 한다.

학습 능력도 뛰어나서 여름학기 전 과목에서 A학점을 맞았다는 것이 그의 회고이다.
존 폴슨이 천문학적인 성공을 거둔 이면에는 약간의 운도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주택시장이 버블 상태라고 진단하고 CDS를 대거 사들인 때가 바로 지난 2006년이었다.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 보험상품이 드디어 막대한 이득을 안겨주던 시기이다.

타이밍이 완벽했던 셈이다. 금융위기 국면의 최대 수혜자로 신화가 된 이 금융 전문가는 요즘 전 세계 언론의 집중 취재 대상이다.

존 폴슨은 미 정부가 올해도 경기부양책을 철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 통화 공급이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그 는 미 재무성 채권 10년물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해 지난해 2%에서 올해 3.8%로 상승했다며 채권옵션 상품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한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존 폴슨이 금 보유고를 늘리고 있다는 뉴스는 요즘 전 세계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이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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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전문가 이동엽 대표 뉴욕 전화인터뷰


2009년 10월 27일 11시 44분

국제 금값이 추세적 상승세 속에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온스당 1000달러를 일찌감치 돌파한 금값이 종국에는 500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급등하는 금값은 달러 기축통화 시대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불안한 시선을 짐작하게 한다. 미 뉴욕에서 활동하는 금 전문가 이동엽 JNH 대표를 전화인터뷰해 금값 추이를 물어보았다. <편집자주>


베트남은 바닥을 알 수 없는 수렁이었다. 천문학적 군비를 쏟아부으며 단숨에 이 적성국가를 무너뜨릴 기세이던 미국은 지루한 ‘참호전’을 돌파할 묘수가 없었다.

달 러화는 ‘약세’를 면치 못했고,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금 태환의 중지를 선언했다. 두 번째 위기가 발발한 것은 지난 1980년 이후였다.

진주만을 ‘항공모함’으로 기습 공격해 초토화하던 일본인들이 이번에는 값싸고 ‘품질’ 좋은 자동차를 앞세워 다시 미국 본토에 맹공을 가했다.

늘어나는 무역적자에 신음하던 레이건 행정부는 일본, 독일 관료들을 플라자 호텔에 불러모았다. 그리고 달러의 평가절하를 합의했다. 미국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달러가치를 절하해 패권국가의 지위를 유지했다.

그때마다 금값은 요동을 쳤다. 파운드화가 달러화에 ‘기축통화’의 패권을 내준 이면에도 영국이 소모전에 휘말려 전비를 탕진한 아프리카 보어전쟁이 있었다. 이동엽 JNH 대표이사는 패권국가 미국의 쇠락을 화제에 올린다.

미 뉴욕에서 활동하는 ‘원자재 전문가’로 한 달에 한번가량 한국을 찾는다는 이동엽 대표는 요즘 투자 열기가 정점에 달한 인상이라고 귀띔을 한다.

국제 금값도 추세적인 상승세 속에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일찌감치 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한 금값이 종국에는 5000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급등하는 금값은 달러 기축통화 시대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불안한 시선을 짐작하게 한다.

이 대표는 미 국채를 사들이던 중국도 올 들어서는 금, 구리, 티타늄, 알루미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국제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 는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중국 기업이 외환 보유고를 활용해 해외 자원을 구입하도록 적극 장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하지만 달러화가 추세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릴지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금융위기 국면에서도 달러화는 한동안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몰락을 점친 전문가들의 분석을 무색하게 했다.

“종종 1970년대와 비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요즘 같아서는 사실 누구도 ‘앞날’을 자신 있게 말하기를 꺼릴겁니다.” 금을 비롯한 원자재 시장은 작은 호재나 악재에도 큰 폭으로 출렁거린다.

날씨의 변화는 물론, 특정 국가의 정치 상황을 비롯해 챙겨야 할 변수들도 복잡하기만 하다. 지정학적인 위험이나, 세계 경제 동향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요즘처럼 시장의 방향성을 제대로 내다보기 힘든 시기도 드문 편이라 이 대표는 지적한다. 하지만 그는 내년 상반기에 국제 금값이 다시 출렁거릴 가능성을 경고했다.‘더블딥’의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이동엽 대표는 일반 투자자들은 투기적 거래를 지양하고, 은행권의 골드뱅킹 상품 등에 관심을 두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국내 은행권에서 출시한 ‘골드뱅킹(Gold banking)’ 상품이 그나마 현물시세와 연동이 돼 있고, 수수료도 작아 그나마 미국의 이 상장지수 펀드와 유사한 편입니다.”(박스기사 참조)

미국은 ETF를 비롯한 금 투자상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 사장은 요즘 미국 부자들이 이 금 투자상품에 상당한 돈을 투입하고 있다고 귀띔을 한다.

원·달러 환율 문제는 금 투자 성공의 방정식을 더욱 복잡하게하는 요소다. 올해 초 금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은 환율 하락으로 투자수익을 거두기가 힘들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원자재 재고 물량 꾸준히 감소
“감 으로만 투자를 감당하기는 극히 어렵습니다. 감도 경험이 밑바탕이 돼야 합니다. 사람들이 저를 찾는 건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서예요.

특정 분야는 200년 전 데이터까지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한국 투자자들의 고질적인 병폐가 바로 이 감에 의한 투자라고 꼬집었다.

지난 2006~2007년 에너지 개발 붐에 불이 붙자 ‘오일 샌드’ 확보전에 나선 한 공기업의 실례를 반면교사로 제시했다.

이 회사는 이 에너지 자원의 국제가격이 꼭지점에 도달했을 때 매수전에 뛰어들었다. 치열한 경합 끝에 샌드오일 확보에는 성공했으나, 이후 이 에너지가격은 꾸준히 하락했다.

그리고 채광권 또한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이 대표는 2억달러를 투자한 이 공기업이 아직까지도 투자 손실을 모두 만회하지 못했다고 귀띔한다.

샌드오일 시장의 조기 공략을 권했을 때는 ‘시큰둥’하다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어 매각가만 높여놓았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 대표가 주목하는 지표는 금을 비롯한 귀금속, 그리고 원자재 재고물량의 변화이다. 그는 재고물량 추이 등에 비춰볼 때 내년 상반기 금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물론 변수는 있다. 바로 달러화 가치의 추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 아프카니스탄 전쟁 등 달러가치에 영향을 줄 국가 간 전쟁의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그는 고백했다.

방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면 수수료가 다소 비싸기는 하지만 파생결합증권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것이 그의 제언이다.

“원자재 투자는 매수보다 중요한 것이 매각의 시기를 고르는 일입니다. 목표 수익률을 정하고 매도가격과 보유시기를 미리 정해두어야 합니다.”

서울대를 나와 위스콘신대학과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수학한 이 대표는 뉴욕에서 컨설팅 회사를 운영중이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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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의 김항주 UBS프린스 헤지 매니저


“돈에 대한 집착 버리고, 경험의 폭 넓혀라”

2010년 05월 11일 14시 36분조회수:0
미국 월가에 있는 헤지펀드사 ‘UBS프린스 헤지(Prince hedge)’의 김항주 매니저는 요즘 한국행을 준비 중이다. 5월 말 서울을 방문해 동문회에도 참석하고, 여의도 금융 시장의 기관투자자들도 만나볼 예정이다.

지 난 1994년 미국 유학길에 오른 뒤 종종 서울을 찾았지만, 이번 방문 길은 그로서도 감회가 남다르다.

요즘 대한민국의 기관투자자들은 국제 자금 시장의 ‘큰 손’으로 각광받고 있다. 모국을 바라보는 월스트리트의 시선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블랙스톤, 맨 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헤지펀드들이 앞 다퉈 방문해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를 호소하고 있는 것. 김 매니저가 이번 방한 길에 오르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자금 유치가 주요 목적이다. 상전벽해의 변화다.

그가 유학길에 오르던 지난 1994년, 대한민국은 국제 금융 시장의 궁벽한 ‘변방’이었다.

문 민정부가 금융 시장의 빗장을 대거 푼 것도 금융시장 선진화 로드맵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불과 3년 후, 외환 위기의 후폭풍에 조흥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들은 잇달아 무너져 내린다.

월가의 위세는 대단했다. 투자은행 출신인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이 ‘중남미, 아시아 국가’들을 원격 통제하던 금융 자본주의의 전성기였다. 한국 정부도 경제 주권을 사실상 월가에 넘겨야 했다.

재작년 미국발 금융 위기는 이러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풍경화를 대폭 바꿔 놓았다.
김 매니저는 요즘 두 거인이 맞서고 있는 월스트리트의 삭막한 분위기를 실감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금융 개혁의 선봉장인 폴 볼커를 앞세워 상업·투자은행 기능의 분리를 밀어붙이고 있다. 재무부 장관 두 명을 배출한 골드만삭스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김 매니저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중심지인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파생상품 전문 트레이더다. 월가와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11년이 훌쩍 지났다.

월스트리트에 첫발을 내디딘 후 외환 전문 헤지펀드 QFS, 미국 최대 저축은행인 워싱턴 뮤추얼펀드 등을 두루 거친 그는 워싱턴 뮤추얼에서 모기지 채권을 기초로 한 파생금융 상품을 설계한 이 분야 전문가이다.

그는 이 파생상품의 파괴력을 당시만 해도 간파하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금융 위기서 탐욕의 실체 절감해
“인간의 탐욕을 제어하지 못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태생적) 결함이 위기를 잉태했습니다. 자본주의는 누가 뭐래도 실패한 시스템입니다”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월스트리 트에서 잔뼈가 굵은 파생 금융상품 전문가의 답변치고는 학구적인 색채가 묻어난다.

월가에서 희로애락을 모두 맛본 김 매니저는 경제학을 전공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수학한 그의 월스트리트 입문은 비교적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경제학자로 유명한 ‘샌포드 그로스먼(Sanford Grossman)’ 교수에게 외환 헤지펀드 QFS에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은 것.

직원은 10명에 불과했지만, 3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운용하는 이 회사는 그에게는 도약의 장이었다.

김 매니저는 샌포드 교수를 위시한 금융공학의 고수들과 같이 근무하면서 월가의 생리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우연한 기회에 발을 들여놓은 월스트리트는 그가 뛰어노는 안마당이자, 값진 인생 경험을 알려준 배움의 장이었다.

냉 혹한 시장 논리가 지배하는 월가에서 그가 장수하고 있는 이면에는 ‘운’도 빼놓을 수 없다. 그가 트레이더로 활동한 지난 10년 간은 굵직한 사건들이 시장을 뒤흔든 격변의 시기였다.

그는 금융시장을 강타한 일련의 사건·사고를 보며 인간의 탐욕에 휘둘리는 시장의 본질을 깊숙이 깨달았다고 토로한다. 지난 2000년, 미국의 정보통신 버블의 붕괴가 깨달음의 발단이었다.

다 음 해에는 전대미문의 9·11 사태로 미국의 주식시장이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도 터졌다.

지난 2007년 모기지업체인 ‘컨츄리와이드(Countrywide)’의 파산은 1년 뒤 글로벌 금융 위기를 부른 신용 위기의 신호탄이었다.


“미 국에서는 이 시기를 전후해 대한민국 연간 예산의 20배 정도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3~4년 간 돌아다녔어요.”

김 매니저도 거품의 붕괴로 적지 않은 고통을 겪었다.
자신이 근무하던 워싱턴 뮤추얼도 부동산 거품 붕괴의 후폭풍을 비껴가지 못했다.

담보 대출 채권을 대거 사들인 뒤 여러 형태로 구조화해 기관투자가와 펀드매니저들에게 판매한 그도 사실 금융 위기에서 자유롭지만은 않다.

그래서일까. 월가의 생리를 잘 아는 김 매니저는 아직도 살얼음판을 건너듯 매사에 조심스럽다.

섣부른 낙관론도 경계한다. 재작년 이후 시장에 풀린 천문학적인 자금을 떠올려보면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가늠할 수 있다는 것.

그리스발 금융쇼크에서 볼 수 있듯이, 글로벌 금융시장은 아직 살얼음판을 걷는 듯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하는 그는 요즘 고수익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5월 말 지인들을 만날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는 그는 월스트리트에서 배운 재테크의 노하우를 묻자 “돈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 고 답변했다.

세 계 경제 회복의 열쇠를 지닌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골드만삭스를 개혁하지 않고서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은 물론, 미국에도 미래가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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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 델라 카사 맨 인베스트먼트 본부장

“파산보호신청 기업채권에 주목하라”

2010년 03월 09일
헤 지펀드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 금융상품


Profile / 토마스 델라 카사는 스위스에 있는  루체른 경영 대학원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으며, 지난 
1992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위치한  ESADE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글로벌 기업인 도이체 뱅크, 크레디 스위스 
은행 등을 거쳐 지난 2003년초 이 금융 그룹에 합류한 금융전문가이다.Profile / 토마스 델라 카사는 스위스에 있는 루체른 경영 대학원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으며, 지난 1992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위치한 ESADE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글로벌 기업인 도이체 뱅크, 크레디 스위스 은행 등을 거쳐 지난 2003년초 이 금융 그룹에 합류한 금융전문가이다.


토마스 델라 카사(Thomas Della Casa) 맨 인베스트먼트(Man Investment) 본부장은 유럽 현지의 우울한 분위기를 서울에 그대로 가져온 듯 했다.

스위스 태생의 이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진은 아직도 런던, 파리 등 유럽의 도시를 뒤흔들고 있다.
120여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 헤지펀드의 본부장인 그는 요즘 서울을 자주 방문한다. 자통법 시행으로 업종간 칸막이를 허문 한국 금융시장은 헤지펀드들의 ‘무주공산’이다.

글로벌 시장을 손금보듯 파악하는 금융 강자들의 ‘앞마당’이다.
지난 3월 2일 행사장인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 호텔은 주요 증권사, 자산 운용사 담당자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영국 국적의 이 헤지펀드는 ‘분석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수년 전 서브 프라임 모기지 관련 파생금융 상품 투자를 저울질하다가 막판에 결국 투자를 포기했습니다.

이 파생 금융 상품에 내재한 심각한 결함을 사전에 포착한 덕분이었습니다.”
다들 투자은행이 약속하는 ‘대박’의 신기루에 이끌려 이 상품 매입에 뛰어들던 시기다.

지난 1929년 대공황에 비견되는 서브 프라임 사태의 후폭풍을 비껴간 이면에는 ‘대안투자’(alternative investment) 노하우가 있다.

경기 흐름에 엇갈리게 반응하는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손실을 예방하는 것이 골자다.

투자 대상은 달러, 유로, 프랑, 엔, 원을 비롯한 각국의 통화는 물론 옵션, 선물 상품 등이다.

금, 은, 구리, 가축, 원유, 천연 가스를 비롯한 ‘상품(commodity)’군도 ‘금상첨화’이다. 저평가돼 있는 주요 기업들의 주식도 타깃이다.

포트폴리오 상품군을 얼마나 정교하게 구축할 수 있는 지가 성패를 좌우한다.
투자 성공의 방정식은 명료하다. 원유, 구리 등 주요 자원은 물론 금리, 통화, 증시, 부동산, 옵션 등을 속속들이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주요 국가들의 정치상황도 파악해야 한다. 보험, 증권 등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이 헤지펀드의 운용 노하우에 관심을 돌리는 이면에는 방향성을 파악하기 힘든 세계 경제가 있다. 올 들어 글로벌 경제는 ‘오리무중’이다.


그가 올해 주목하는 상품은 ‘디스트레스드 유가 증권(distressed securities)’이다.
파산 보호 상태에 놓인 기업들이 발행한 이 채권은 투자 위험이 높지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 금융상품이다. 이 유가증권은 ‘트피플 씨(CCC)’ 이하 등급 채권을 지칭하는데, 헤지펀드가 주요 고객이다.



디스트레스드 유가증권에 주목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주요국들이 경기부양책을 일제히 실시하면서 증시,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 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인 때가 불과 한 해 전이다.

경기 회복세는 아시아국가들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확산되 나갔다.
하지만 올 들어 시장 상황은 급변했다. 유럽연합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경기 부양책 규모를 줄인 것이 부담거리이다.

그는 유럽 국가들의 재정 상태를 감안할 때 글로벌 경제가 다시 추락할 가능성이 10% 정도에 달한다고 진단한다.

“요즘 들어 주요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긴축(austerity)’입니다. 6개월 전부터(우리가) 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월스트리트저널에 한 달 전부터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미국의 재정적자 1조6천억 달러는 전 세계 헤지펀드의 운영자산을 모두 더한 수치다. 각국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이면에는 막대한 재정적자가 있다.

유럽연합 국가들의 높은 부채비율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뇌관’이다. 유럽 연합 소속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평균 80~120%정도이다.

유럽에서 가장 재정상태가 양호한 편에 속하는 독일의 부채비율도 유럽연합 가입조건인 60%이하를 상회한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재 작년 미국 월가에서 터진 금융 위기는 유럽 각국을 파산 상태에 빠뜨린 판도라의 상자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여전히 유럽을 뒤흔들고 있으며, 유럽의 막대한 부채는 아시아의 경기회복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그가 올해 주목하는 상품은 ‘디스트레스드 유가 증권(distressed securities)’이다.
파산 보호 상태에 놓인 기업들이 발행한 이 채권은 투자 위험이 높지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 금융상품이다.

이 유가증권은 ‘트피플 씨(CCC)’이하 등급 채권을 지칭하는데, 헤지펀드가 주요 고객이다. 투자자는 때로 부실 기업의 회생 절차 전반을 관할한다.

부 실 회사가 발행한 유가 증권을 인수한 투자자가 다시 이 회사에 자금을 투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부실기업의 유가증권을 인수해 기업운용의 효율성을 높여 재매각하는 방식이다.
토마스 델라 카사 본부장은 오는 2014년까지 만기도래하는 기업의 부채가 6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이 시장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방한길에 국내 금융당국 관계자를 만났다는 토마스 델라 카사 본부장은 스위스 페피콘(Pfaffikon)에 위치한 연구분석 그룹을 총괄하고 있다.

토 마스 델라 카사 본부장은 현 상황을 뚜렷한 추세가 없는 ‘유령 장세’에 비유한다.
주요 국가들의 채무는 물론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한동안 뚜렷한 특징이 없는 장세가 펼쳐질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정면 돌파할 투자 전략으로 ‘롱 앤 쇼트 전략(Long and short strategy)’ 을 꼽았다.

‘톱 다운(Top-down)’ 방식의 ‘매크로(Macro) 트레이더’들이 어느 때보다 맹위를 떨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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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힐 SC금융지주 대표이사 겸 SC제일은행장


“와인처럼 향이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


Profile / 리차드 힐 신임 행장은 지난 2002년 앨라이드 도메크(Allied Domecq PLC)의 뉴욕증시 
상장을 주도했다. 이 회사의 CFO, COO 등을 지내며 5개 대륙에서 대규모 생산과 여업을 하는 최초의 글로벌 프리미엄 와인 
비즈니스 설립에 기여했다. 이 회사가 지난 2005년 페르노르드 리차드에 매각되자 스탠다드차타드 금융그룹으로 옮겼다. 5개 언어를
 구사하는 그는 영국의 프로축구팀 '아스날'의 열혈 팬이기도 하다.Profile / 리차드 힐 신임 행장은 지난 2002년 앨라이드 도메크(Allied Domecq PLC)의 뉴욕증시 상장을 주도했다. 이 회사의 CFO, COO 등을 지내며 5개 대륙에서 대규모 생산과 여업을 하는 최초의 글로벌 프리미엄 와인 비즈니스 설립에 기여했다. 이 회사가 지난 2005년 페르노르드 리차드에 매각되자 스탠다드차타드 금융그룹으로 옮겼다. 5개 언어를 구사하는 그는 영국의 프로축구팀 '아스날'의 열혈 팬이기도 하다.
스탠다드차타드 그룹(Standard Chartered)에는 늘 따라다니는 ‘수사’가 있다. 바로 ‘아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Asia focused)’는 경영의 이정표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이 금융 그룹의 매출 90%는 영국 밖에서 발생한다. 지난 1986년 이른바 ‘빅뱅’의 후폭풍으로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결과이다.

이 금융 그룹이 추진해온 해외시장 공략이 얼마나 철저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화의 첨병으로 통하는 미 제너럴일렉트릭(GE)은 재작년 처음으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글로벌 시장 매출이 자국시장을 앞섰다. 그런 이 금융그룹의 신(新) 성장 엔진의 하나가 바로 아시아의 대한민국이다.

지난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하며 한국의 은행사(史)를 새로 쓴 이 금융그룹은 또 한 차례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앨라이드 도메크’ 등 주류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하이브리드 형 경영자’를 한국 자회사의 수장으로 전격 선임하며 금융시장 공세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리차드 힐(Richard Hill) 신임 SC제일은행장 겸 SC금융지주 대표이사다. 올해 45세인 힐 행장은 영국 엑세터 대에서 의료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지난 2006년 1월 금융 분야에 투신하기 전까지 19년 동안 주류 산업에서 활동해온 독특한 이력의 ‘경영자’이다.

이 금융그룹의 싱가포르 소재 소매금융본부 CFO를 거쳐 작년 1월 한국에 건너와 SC제일은행 CFO 및 전략담당 총괄 부행장으로 근무했다.

데이비드 에드워즈(David Edwards)전임 행장은 재임 중 증권사를 설립하고, 지주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성장의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 드림팩 등 맞춤형 복합상품을 출시하는 등 한국 시장에서 공세적 경영을 펼쳐온 정통 금융맨이다. 이색경력의 소유자인 리차드 힐 신임 행장이 부임 후 펼쳐들 성장의 카드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지난 16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 간담회에는 리차드 힐 행장, 데이비드 에드워즈 전임 행장, 그리고 팀 밀러(Tim Miller) 한국스탠다드차타드 금융지주 이사회의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 금융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가파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요. 그 비결이 있습니까.
스탠다드차타드의 비전(Vision)이 바로 ‘성장을 위한 최상의 파트너(best patner for growth)’입니다. (기업금융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해외 네트워크를 앞세워 국내 기업 해외 시장 공략의 도우미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 자회사 직원들의 몰입도가 금융그룹의 전세계 자회사 중 가장 높다는 결과도 나오지 않았습니까.
직원들의 몰입도(engagement)를 측정했는데요. 한국스탠다드차타드가 최고의 성적을 냈습니다. 남다른 자부심을 지니고 있습니다(데이비드 에드워즈).


수익성 높은 소매 금융 부문에 주력한 결과라며 이러한 성과를 폄하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제 일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주력으로 하는) 모기지 은행이었어요. 지난 2005년 이 은행을 인수했을 때만 해도 ‘기업 금융’은 없었습니다.

이걸 새로 만든 것입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기업 대출을 점차 늘려 왔습니다. 지금까지 기업 대출 규모가 10조원 가량에 달합니다.


지난 4년간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투자 여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영업점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2년 동안 1억 달러 가량을 들여 신규 영업점을 꾸준히 오픈해 나갈 계획입니다.


경쟁 은행들에 비해 서민 지원 금융 프로그램을 상대적으로 ‘홀대’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저소득 층을 위한) 희망 홀씨대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상호저축은행(SC상호저축은행), 그리고 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SC캐피탈)은 저소득층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전임 행장 시절 금융 당국과의 관계가 썩 매끄럽지는 않았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입니까.
금융 감독 당국과 이견을 보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건전한 긴장 관계입니다.

스 탠다드차타드는 한국 시장에 5억 달러를 투자한 가장 큰 외국인 투자자입니다.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일자리를 500개 정도 새로 만들지 않았습니까. 현재 1000명 이상이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전임 행장 시절 증권사를 인수했는데, ‘보험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예상도 고개를 듭니다.
상품 포트폴리오를 늘려나가야 합니다. 지주사를 설립한 배경입니다. 그래서 증권사도 인수했으며, 보험 산업에도 관심이 있는 것입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을 전략의 골자로 하고 있어요. 물론 인수합병(M&A)을 배제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은행의 수장이 바뀌었어도 앞으로도 전략의 틀이 달라질 것은 없다는 뜻으로 읽히는군요.
은행 전략은 (큰 틀에 )연속성을 유지하게 마련입니다. 제가 1년에 여섯 차례 방한해 그가 잘 하는 지 지켜볼 것입니다. (데이비드 에드워즈 전임행장)


한국 시장에서 투자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여전합니다.
지난 4년간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투자 여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영업점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2년 동안 1억 달러 가량을 들여 신규 영업점을 꾸준히 오픈해 나갈 계획입니다. 6개월마다 25개 영업점이 증가하는 폭입니다.


우이동 부동산을 비롯해 고정 자산은 왜 매각한 겁니까.
(서울 강북구 우이동 연수원 등을 매각한 것은 ) 영업점 등을 꾸준히 늘리는 데 소요되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입니다.

사람, 그리고 비즈니스에 꾸준히 투자를 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만 해도 40개의 영업점을 새로 냈습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한국에서 가장 큰 투자자입니다.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일자리를 500개 정도 새로 만들었습니다.


노조와 매끄러운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노사관계는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 계획입니까.
사 내 축구경기 때 노조원들과 어울려 축구를 합니다. 한국어도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노사문제는) 은행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다 보니 생긴 성장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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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이론 남기고 영면한 경영 구루 ‘프라할라드’


“중저가 그린 비즈니스에 성장의 열쇠 담겨 있다”

2010년 05월 25일 10시 45분조회수:257
노 키아·필립스 성장 이끈 전략가…저소득층 공략 이론의 선구자


“우리 모두는 케인지안이다” 지난 1960년대 통화주의 학파의 좌장인 밀턴 프리드만이 남긴 이 발언은 영국이 배출한 이 천재 경제학자가 남긴 거대한 족적을 가늠하게 한다. 지난 4월 말 타계한 프라할라드 미시간대학 경영대학원 교수도 ‘포스트 피터 드러커’ 시대를 다툰 경영구루이자, 경영학계의 ‘케인즈’였다.

그가 남긴 유산은 화려하다. SK그룹의 ‘따로 또 같이 경영(시너지 경영)’, 노키아의 신흥시장 전략(피라미드 이론)에 이르기까지, 이 경영학자가 남긴 전략적 사고는 글로벌 기업들의 ‘관성적 사고’를 뒤흔든 신선한 충격이었다. <편집자 주>


지난 2000년 초, 인도 캘커타, 프라할라드 미시간 경영대학원 교수는 ‘오토리샤(인도의 간이 운송수단)’에 몸을 싣고 있었다. 거리에서 마주친 인도인들의 복색은 남루했다. 햇볕에 그을린 검은 피부는 그들의 고단한 일상을 가늠하게 했다.

가난한 인도인들의 하루 수입은 1~2달러. 우리 돈으로 1000~2000원 남짓한 돈이다. 하루 종일 뜨거운 뙤약볕을 쬐며 고된 노동을 하고도 입에 ‘풀칠’ 조차 제대로 하기 힘든 것이 인도 빈민들의 고달픈 운명이었다.

인도의 소비자들은 경영자들에게는 비용절감의 수단에 불과했다. 인도 사회의 냉대와 가난에 지친 현대판 ‘불가촉천민들’이 휴대폰을 비롯한 첨단 제품을 조작하는 모습은 발리우드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장면이었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서구인들의 이러한 우월주의적 시선을 지웠다. 원주민들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며 그들의 가치관, 소비성향, 지향성을 포착하고자 했다. 인도인들의 몸짓과 말투, 태도는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창’이었다.

인도의 저소득층은 프라할라드의 시선 속에서 비로소 휴대폰을 비롯한 첨단상품, 샴푸, 마이크로 파이낸싱을 비롯한 금융 상품을 갈구하는 소비자로 화려하게 재등장한다.

이 경영학자의 인도 방문은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는 신흥시장 공략의 대선회를 부르는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소득 피라미드’의 맨 아랫부분에 위치한 인도의 저소득층은 수억 명에 달한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었다. 신흥시장 전반으로 시야를 넓히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프라할라드 교수가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 이면에는 그의 깊은 우려가 있었다. ‘식스시그마’를 비롯한 생산성 혁명에 나선 글로벌 기업들은 점차 좌표를 상실한 채 방황하고 있었다. 과감한 도전보다는 비용 절감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 그들의 현주소였다.

이러한 변화를 강제한 주역이 바로 미국과 유럽시장 공습에 나선 일본의 전통 제조업체들이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습격했던 일본의 선박들이 40여 년 후 다시 싣고 온 무기는 이번에는 성능 대비 가격이 저렴한 ‘자동차’였다.
도요타, 혼다를 비롯한 일제 자동차들은 고효율, 저비용의 ‘제로 전투기’를 떠올리게 했다.

프레데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 기법은 포드 자동차를 찍고 일본에 건너가서 꽃을 피웠다. 미국에서 버림받은 데밍 교수의 품질관리 기법은 일본에서 화려하게 부활한다.


피라미드 ‘하층’에 주목…빈민도 소비자다
‘마이클 해머(MIchael Hammer)’ 노스웨스턴 교수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공세에 맞설 해법으로 ‘리엔지니어링’을 제시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원료 조달, 생산, 마케팅을 비롯한 제품이나 서비스의 전 공정을 분야별로 잘게 쪼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 그의 제언이었다.



글로벌 기업들은 식스 시그마를 비롯한 품질관리 기법을 앞다퉈 현장에 적용했다. 잭 웰치가 바로 이러한 ‘리엔지니어링 시대’의 대표 주자였다. 마이클 해머 교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만드는 전략의 효용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경영진들이 느긋하게 회의실에 모여 장기 전략을 고민하는 것은 무용하다고 그는 분석했다. 프라할라드는 이러한 흐름에 반기를 들었다.

게리 하멜 교수와 더불어 떠오르는 신성으로 주목받던 이 경영 구루는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다. 인도, 중국, 브라질, 그리고 아프리카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저소득층들에서 성장의 기회를 포착하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프라할라드의 제언에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소득 수준이 높은 고객들에 집중하는 프리미엄 전략은 제품의 이미지도 높이고, 수익성도 제고할 수 있는 양수겸장의 카드였다.

이 러한 전략을 포기한 채 저소득층 공략의 고삐를 죄라는 제언이 그들에게는 생뚱맞게 들렸던 것. 이 경영석학의 고언을 적극 수용한 것은 바로 핀란드의 휴대폰 업체 노키아였다.

“가난한 나라들이 휴대폰 부문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예언자로 불리던 노키아의 요르마 올릴라는 일찌감치 인도나 브라질,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신흥 시장의 잠재력을 깨달았다.

노 키아가 수만 원 대의 초저가 폰을 선보인 이면에는 이러한 통찰이 있었다. 이 글로벌 기업이 지난 2000년 이후 휴대폰 시장에서 장기 집권한 이면에는 이 경영 구루의 선견지명이 있었다.

노키아는 고가의 휴대폰으로 유럽,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중저가 휴대폰으로 신흥시장 시장점유율을 높여갔다.


노키아의 신흥시장 공략 ‘한수 지도’
지난 2006년,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은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고 있었다. 이 전략은 이 글로벌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한 주춧돌이었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신흥시장의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것도 바로 이러한 명품 전략에 힘입은 결과였다. 하지만 변화는 이미 꿈틀거리고 있었다.

유럽과 미국에서 고가 제품 라인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 회사가 강점을 지닌 프리미엄 제품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저가 시장을 공략할 제품 라인이 아직 마땅치 않은 이중고가 수익성의 악화를 부채질했다. 그가 후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이선으로 후퇴한 배경이다.

노키아를 비롯한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이 신흥시장의 저소득층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인 배경으로는 이 시장의 숨은 잠재력을 꼽을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공략 대상에서 한 걸음 벗어나 있던 거대 시장은 성장에 부심하는 경영자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저소득층 시장 공략의 선두 주자는 바로 휴대폰 단말기 업체들이다. 노키아, 모토롤라 등이 이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배경으로는 이업종 진출의 거점 역할을 하는 휴대폰 시장의 매력을 꼽을 수 있다. 휴대폰은 저소득층 소비자들을 파고들 ‘플랫폼’이자, 신규 사업 진출의 거점이다.


저소득층 시장은 ‘이노베이션’의 요람


금융, 엔터테인먼트, 소비재, 의료부문 등으로 가지치기를 하는 출발점이었다. 인도의 의료서비스업체 복시바(Voxiva)가 대표적 실례이다. 그들의 신흥 시장 공략 붐에 불을 붙인 주인공이 바로 프라할라드 교수였다.

프 라할라드 교수의 통찰력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인도나 중국,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시장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주거 환경, 식수, 위생, 교통수단에 주목하고 있다. 간단한 전기 충격으로 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소형 정수기’ 등이 요즘 관심을 끌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올해 초 발생한 아이티 지진 사태는 이러한 장비를 테스트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연장이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디에스엠(DSM), 로열필립스(Royal Philips),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 글락소스미스클라인(GlaxoSmithKline), 아이앤지(ING)등도 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신흥시장을 바라보는 글로벌 기업들의 시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은 주인공이다.

신흥시장을 자국에서 한물간 상품이나 서비스 하치장 정도로 폄하하던 글로벌 기업들은 핵심 인재들도 현지에서 수혈하고 있으며, 제품이나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도 현지 인력의 도움을 얻어 개발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 개발도 탄력을 받고 있다. 빅블루 IBM은 수 년 전부터 인도의 어부들을 상대로 경매 정보를 제공하는 경매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저소득층 시장은 혁신(innovation)의 창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통찰이다.

프라할라드의 선견지명에 감명을 받은 이들이 비단 요르마 올릴라를 비롯한 푸른 눈의 경영자들만은 아니다.


‘따로 또같이 경영’ 90년대에 예고
이석채 KT그룹 회장은 지난해 취임 전부터 책 한 권을 손에서 내려놓지 않았다. 프라할라드 교수가 지은 <새로운 혁신의 시대>가 바로 그것이다. 유선전화를 비롯한 주 수익원이 급락하고 있는데다, 딱히 성장의 해법을 찾기도 힘든 통신기업 경영자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CJO쇼핑의 이해선 사장도 프라할라드 미시간 대학 경영대학원 교수의 팬을 자처하는 경영자이다.

이 사장도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소비자 포럼에서 이 경영구루의 이름을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프라할라드 교수는 글로벌 기업 경영자들의 전략적 사고의 틀을 바꾸었으며, 글로벌 기업의 ‘시장 분할(segmentation)’ 방정식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 주인공이다. 성장에 부심하는 경영자들에게 늘 담대한 도전을 주문하는 경영 구루이자 휴머니스트였다.

국내에는 별로 알려지 있지 않지만, 그가 90년대 초 저술한(Competine For Future)는 훗날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풍미하는 이종(異種)분야의 시너지, 제조업의 서비스화 등에 대한 청사진을 이미 제시하고 있다. 그를 경영학의 미래로 부르는 배경이다.

그 가 남긴 통찰의 출발점은 바로 인도인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다. 저소득층의 숨은 욕구를 통찰하고, 이 시장이 수익성도 있다는 점을 꿰뚫어 본 것이 이 경영학자의 뛰어난 점이었다.

박영환 기자 bla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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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전쟁 현장 뉴욕을 가다] 환경 경영 펼치는 IBM



◇경영과 환경은 하나… 통합적 사고가 야생노루 키웠다◇

빅 블루 IBM은 지난 1분기 이른바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발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제너럴일렉트릭(GE)’이 같은 기간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증시의 급락을 초래한 직후여서, 지난 1990년 초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은 바 있는 이 회사의 선전이 새삼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IBM의 ‘지속 가능 성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14일, 뉴욕 소머스에 위치한 글로벌 기업 IBM 소프트웨어 부문의 그린경영 현장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이 회사의 여성 전략가 ‘캐더린 프레이즈’ 부회장을 만나 온난화, 유가 급등을 비롯한 지구촌 위기에서 성장의 기회를 포착하는 그녀의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지 난 14일 오전 10시 20분, 뉴욕 맨하탄 34번가의 기차역인 ‘그랜드 센트럴’. 광활한 미국 대륙 전역으로 뻗어나가는 ‘암트랙’(Amtrack)에 탑승했다. 그리고 30분 가량을 이동하니 ‘퍼디스(Purdys)’ 역이 나온다. 한적한 시골 역사로 뉴욕 중심가와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10여 분 가량을 차로 이동하니 탁 트인 평지에, 피라미드형 외형을 지닌 회사 건물이 기자를 반긴다. “이곳은 야생 동물들을 평소에도 쉽게 볼 수 있는 친환경 지역입니다. 노루는 물론, 야생 오리가 뛰어노는 곳이죠. 때로는 검은 야생 곰이 자동차 앞을 가로막기도 합니다.”

중국계 미국인인 홍보 담당자 ‘마크 구안(Mark Guan)’이 너스레를 떤다. 건물 주변에는 동물들이 오고 갈 수 있는 도로는 물론, 서식지인 울창한 숲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겨울철 눈이 내리면 수북이 쌓이는 눈 속에 파묻혀 오도 가도 못하는 동물들을 꺼내주는 일이 종종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야생 동물 군락 지역인 ‘소머스(Somers)’에 입지한 이 글로벌 기업은 야생 상태의 유지를 전제로 주정부의 건물허가를 받았다고. 부인이 대여점에서 빌린 씨디를 두 번씩이나 볼 정도로 한국 드라마 대장금의 열혈 팬이라는 그는 일행을 IBM의 건물 안으로 안내했다.

직원 300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는 이 회사의 건물은 중국인 디자이너의 작품. 이산화탄소배출량을 최소한으로 줄인 이른바 ‘그린 빌딩’이다. 식당으로 이동하는 복도 창밖으로 보이는 잔디밭에 야생 오리 한 마리가 건물 안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야생 오리는 냄새가 너무 지독한 게 흠입니다.” 부인이 역시 한국인이라는 홍보담당자 ‘제임스 슐스(James Sciales)’의 ‘조크’. 수년 전 한국에서 한 달 정도 파견 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는 그는,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플러싱’에 자주가 숯불갈비를 즐기며, 한국어 강좌도 꾸준히 듣고 있다고 한다.

월마트, 맥도널드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지구 온난화 추세에 대응해 이산화탄소 절감 등 친 환경 경영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이날 방문한 IBM 소프트웨어 부문은, 입지부터 직원들과 야생 동물들이 공존하는 친환경 지역에 자리잡고 있었다.

통합적 사고로 ‘성장동력’ 확보

같은 날 오후 1시, IBM 소프트웨어 부문의 수장인 ‘캐더린 프레이즈(Catherine Frase )’ 부회장의 사무실. 홍보 담당자인 마크 구안(Marc Guan)보다 부회장의 집무실이 훨씬 비좁은 점이 인상적이다. IBM의 수장인 팔미사노 회장에게 직보를 하는 그녀는 ‘전략’을 담당하는 최고위급 인사이다.

팔미사노 회장이 있는 본사는 뉴욕 ‘아몽크(Armonk)’에 위치해 있다. “당신이 IBM그룹의 전략을 담당하는 ‘손자(중국의 병법가)’같은 인물”이냐는 질문에 “(자신은) 그룹 전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분야를 담당하고 있을 뿐”이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캐더린프레이즈 부회장은 격의가 없었고 허심탄회했다.

“(그녀는) 인사, 마케팅, 영업을 비롯한 특정 분야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룹의 전략이나 비전을 넓은 시야에서 바라볼 수 있는 최고책임자”라는 것이 구안의 설명이다. 비좁아 보이는 사무실 책상 위에는 서류가 수북이 쌓여 있었으며, 책장에는 전략서들이 몇 권 꼽혀 있었다.

“유 가급등,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기업 경영 환경의 불투명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IBM도 이번에 부실 채권으로 손실을 본 금융회사들이 주요 고객사이기도 합니다. 어떤 식으로 이 문제에 대처하고 있습니까”

지난 1분기 실적상승세가 꺾인 글로벌 기업 GE의 사례가 첫 질문의 방향을 정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후폭풍으로 금융권 고객사들이 타격을 받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합니다.”

모범답안이다. 에디슨이 창업한 제너럴일렉트릭(GE)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미국은 물론 아시아 증시가 급락하는 등 한바탕 소동을 겪고 난 직후였다. 하지만 IBM은 이날 오후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해당하는 실적으로 지속적인 성장 역량을 입증했다.

이 글로벌 기업이 승승장구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통합적인 시야에서 개별 부문을 조율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루 거스너 전 회장이 강조한 ‘서비스’가 바로 이런 것이며, 현 회장인 팔미사노 또한 이러한 철학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서비스 부문 매출은 이미 하드웨어를 훌쩍 넘어섰다.

이른바 미래의 ‘캐쉬 카우’로 불리는 ‘클린 기술(clean technology)’ 분야 진출도 이러한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난 2006년 미국의 에너지성과 손을 잡고 진출한 ‘스마트 그리드(Smart-grid)’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실례이다.

일 반 가정의 에너지 절감 장비 개발이 주요 과제인데, 에너지 소비량을 ‘달러’로 표시하는 기능이 특징이다. 물론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 회사는 실시간 데이터를 추적하고,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장비,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지 난 2007년 출범한 사업 단위인 ‘빅 그린 이노베이션(Big Green Innovation)’도 비슷한 사례다. ‘수퍼 컴퓨터’ 기술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을 괴롭히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월마트의 공급망(서플라이 체인 )운용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 저감 프로젝트를 돕고 있다. 같은 해 5월에는 10억 달러 짜리 친환경 프로젝트를 선보였는데, 데이터 센터의 디자인을 재구축해 전력 사용량을 최대 40% 절감하는 내용이다. 실리콘 웨이퍼 재생 관련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주 로 민간 기업들의 환경 관련 고충을 해결하는 서비스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IBM은 기차나, 버스, 고속도로, 항공기 운항 관련 정보를 탑승자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실시간 정보를 통해 탑승자들의 정체구역 진입을 예방한다. 이산화탄소배출량을 큰 폭으로 줄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밖에 일반 가정이나 농가의 물 소비를 최대 50% 이하로 줄이는 ‘물관리 기술’도 개발 중이다.

캐더린 부회장은 “이 회사의 연구조직이 허드슨 강에 센서를 설치하고, 물의 흐름과 강도 등이 이 강에 사는 어류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귀뜸하기도. IBM 전략 변화의 토양은 메가 트렌드의 변화이다.

미국 대선에서 후보들 간 그린 경쟁에 불이 붙고 월마트, 맥도널드, 쉘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이산화탄소저감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BM은 이른바 ‘그린 서비스’를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것. 시장 공략의 무기는 ‘통합’이다.

그룹 전체의 전략가들이 깃발을 치켜들면, 하드웨어, 컨설팅, 소프트웨어 사업 단위의 핵심 역량을 하나로 결합해 경쟁 우위를 창출한다. 같은 사안을 다른 시선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사업 부문과의 전략적 협조도 혁신의 핵심이다.

“테크니션들보다는 컨설팅 부문과 상시적으로 협력하는 편입니다. 소비자들의 눈에서 제품을 바라볼 줄 알기 때문입니다.” 컨설팅 부문은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부문이 어디로 가야할 지를 보여준다고. 캐더린 프레이즈 부회장의 설명이다.

이 회사가 지난 2004년 이후 인수 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독 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기업에 일부 지분투자하거나, 아예 사들여서 기업 성장의 수단은 물론, 문화가 서로 다른 기업의 이노베이션 역량을 조직에 전파하기 위한 것입니다.”

IBM그룹도 지난 2002년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를 인수해 서비스 역량을 대폭 강화한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IBM은 경쟁우위를 담보할 글로벌 조직의 형태도 지역별로 가장 적합한 업무를 맡기는 이른바 ‘통합기업 (Globally Intergrated Enterprise)’의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

박재홍 이대교수는 “한국기업들은 기업 전체의 통합자적 시각에서 판단하고 조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디자인과 마케팅, 그리고 지속 가능 경영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을 하나로 아우르는 통합적인 사고가 경영자들에게 어느 때보다 요청된다”고 말했다.

박영환 기자(blade@ermedia.net)

●자원전 쟁의 시대 최적의 조직은

‘통합기업’ or ‘허브기업’ 논란 점화

“한국 의 정유회사에서 발생한 사고가 글로벌 시장의 디젤 수급상황을 뒤흔들어놓고 있습니다. 북경에서 펄렁이는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에서는 폭풍을 일으키고, 다시 북경에서 허리케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BNP파리바 애널리스트인 토마스 벤츠가 칠레에 대한 에쓰오일의 디젤 공급 중단을 거론하며 던진 발언이다.

경영환경의 불투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유가, 곡물가가 치솟고, 글로벌 은행들이 서브프라임 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리스크 관리와 더불어 효율적인 조직 운영이 절체절명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IBM 의 GIE모델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지역별로 가장 적합한 업무를 담당하게 하는 것이 특징. 마케팅, 판매, 회계 등을 모두 담당하는 다국적 기업 조직 형태를 지양한다. 중복 업무를 줄여 조직 운영의 비효율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반면 예언자로 불리는 프라할라드 미시간 경영대 교수는 수평조직을 선호한다.

그는 20개의 국가가 세계 경제 활동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에 거점을 두고 시장을 파고드는 편이 시장 확대에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이나 유럽기업의 전략가들은 개도국의 가치 창출 역량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신흥시장 맞춤형 조직을 구축하라고 조언한다.

이 른바 IBM의 통합 기업 모델은 신흥시장의 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고위험 시대에 리스크를 10여 개의 지역에 분산할 수 있는 이른바 게이트웨이-허브 모델이 이상적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SK,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해외 시장으로 활발하게 활동의 보폭을 넓혀가면서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문화, 형태에 부심하고 있다.

대 체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의 부상, 유가 급등 등으로 경영 환경이 어느 때보다 불투명해지면서 달라진 환경에 가장 적합한 조직 형태를 둘러싼 논란도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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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in Interview |로레인 볼싱어 GE 에코마지네이션 총괄 부사장





◇“지구촌 위기요? 우리에겐 다 돈이지요”◇

●“대한항공이 보잉사에서 항공기 30대 가량을 들여오면서 모두 GE의 엔진을 장착했습니다. 이 엔진의 장착으로 연간 에너지 비용을 1억 3000만 달러 가량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발 명왕 에디슨이 창업한 세계 최고의 기업.’ 미 제너럴일렉트릭(GE)을 늘 따라다니는 ‘‘꼬리표’이다. 경영자의 감(感)보다는 냉철한 전략과 데이터를 중시하는 이 회사 시스템 경영의 강점을 콕 집어낸 표현이다. 늘 사유하던 위대한 발명가의 DNA를 빗댔다. 기업가 정신은 오랫동안 한국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에콜로지(ecology)에 상상력을 결합한 성장전략인 GE의 에코매지내이션(ecomagination)은 이러한 과거와의 ‘결별’을 뜻한다. 위험을 과감히 수용하는 ‘기업가 정신’은 이 회사 두자릿수 성장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아시아와 유럽연합을 비롯한 타 지역 매출이 자국시장을 뛰어넘었다. 환경분야의 시장성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며 관망하던 기업들은 앞다퉈 이 분야에 진출하며 이 회사에 선전포고를 하고 있다.

로레인 볼싱어 GE에코매지네이션 총괄 부사장은 ‘에코매지네이션’의 돌격 대장격이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독려하는 제프리 이멜트 회장의 ‘장자방’이기도 하다.

지난 27일 서울 소공동에 있는 웨스틴 조선에서 그녀를 만났다. 송도 신도시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한 게일인터내셔널과의 전략적 협력의 배경, 그리고 신성장 전략인 에코매지네이션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Q 송도 신도시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그린 시티’로 조성되고 있습니다. 어떤 노하우를 줄 수 있나요.

신도시는 병원이나 학교, 호텔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 배출량을 제로 베이스에서 대폭 줄일 예정입니다. GE는 친환경 장비, 서비스 등을 제공하게 됩니다. 송도 신도시의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가스나, 바이오 매스를 활용하는 장비, 백열등에 비해 에너지 소비량을 90%가까이 줄인 LED 등도 공급할 예정입니다.

Q 도시 조성에 수조원이 투입되는 매머드급 역사인데, 친환경 상품이나 솔루션 공급 규모가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회 사 규정상 정확한 액수를 공개하기는 어렵습니다. 상당한 액수가 될 것이라는 정도로 표현해 두죠. 신흥시장을 공략할 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패키지로 묶어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요.

Q 중국 베이징 올림픽의 글로벌 파트너사로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도 버금가는 주요 행사들이 잡혀 있지요.

GE는 중국 베이징 올림픽의 글로벌 파트너입니다. 이 올림픽이 역사상 가장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친환경 올림픽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중국정부를 돕고 있습니다. 한국정부도 굵직굵직한 국제행사들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수 엑스포나 인천 아시안 게임 등이 대표적인 실례입니다.

Q 신성장 전략인 ‘에코매지네이션’은 신흥시장 공략의 선봉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결실을 맺고 있는건가요.

당장 한국시장을 돌아볼까요. 대한항공이 보잉사에서 항공기 30대 가량을 들여오면서 모두 GE의 엔진을 장착했습니다. 이 엔진의 장착으로 연간 에너지 비용을 1억 3000만 달러 가량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항공사들은 보잉이나 유로버스에서 항공기를 들여오면서 항공기 엔진을 따로 주문한다.)

Q 식수부족 사태를 해결한 아프리카 알제리의 사례도 흥미롭습니다. 무엇을 도왔습니까.

알제리 수도 알제는 급격한 인구증가, 가뭄, 관리 누수의 삼중고에 시달리던 도시입니다. 물부족 사태가 늘 골칫거리였죠. 하지만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담수화 플랜트’가 이 고민을 일거에 씻어주었습니다. 지금은 이 도시의 200만 시민들이 깨끗한 물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Q 신흥시장은 아직 환경이 첨예한 현안은 아니지 않습니까. 반짝 열기에 그칠 가능성은 없을까요.

중국, 인도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통신 인프라 구축을 돌아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알 수 있어요. 이들이 유선망을 깔지 않고 직접 무선망을 통신 인프라로 구축하고 있지 않습니까. 환경문제에도 비슷한 접근을 할 수 있겠죠.

Q GE는 전통적으로 인수합병을 성장의 주요 축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바이오 에너지는 투자 리스크가 매우 큰 영역입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풀고 있나요.

이 분야에서 중소기업과 협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기술력을 지니고 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돼버리는 기술이 너무 많습니다. 중소기업들이 제품을 개발해도 상용화는 매우 지난한 과제입니다. GE는 강력한 브랜드입니다.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분야가 있게 마련입니다.

Q 코오롱을 비롯한 한국기업들도 앞다퉈 물산업을 비롯한 환경분야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습니다. 환경관련 시장의 잠재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탄소배출권 시장규모만 해도 그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Q 탄소배출권의 가격등락폭이 지나치게 커서 안정적인 거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탄소배출권의 가격등락폭이 큰 점을 지적하시는 것 같습니다. 35유로에 거래되다 어느날 갑자기 3유로로 급락하기도 하죠. 하지만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떨어지고, 수요가 공급보다 많으면 가격은 상승합니다.

그것이 바로 수요공급의 원리가 아니겠습니다.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겠죠. 물론 등락폭이 지나치게 큰 편입니다. 지금은 수업료를 치르고 있다고 봐야겠죠. 앞으로 더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Q 가전분야는 왜 매각하기로 했습니까. 기업 고객은 물론, 소비자들도 친환경 상품을 선호하지 않나요.

골드만삭스를 주간사로 선정해 전략적으로 결정을 해 나갈 예정입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점검하고 고성장, 고수익 사업 위주로 바꾸는 일은 고속 성장을 위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지난해 (사우디의 화학회사에) 매각한 플라스틱 사업부가 대표적인 실례입니다.

Q 제프리 이멜트 회장의 이번 방한이 가전 부문 매각과 관련이 있나요.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관심을 피력했지요.

이멜트 회장은 ‘GE Day’ 행사 참석차 우리나라에 온 것입니다. 이미 6개월 전에 잡혀 있던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 분야는 제가 담당하고 있지 않아 뭐라 말하기가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멜트 회장은 이미 지난 2006년 글로벌리스트(Globalist)와 인터뷰에서 가전 분야의 인력을 최고 90%까지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Q 피터 슈워츠는 환경산업의 리스크를 ‘소비자의 망각’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에코매지네이션이 앞으로도 계속 먹힐 수 있을까요.

169 개 나라가 이미 교토의정서를 비준했습니다. 미국도 내년 아니면 2010년까지는 그렇게 갈 것입니다. 모두 친환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호주도 의정서 비준을 거부하다 정부가 바뀌면서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지요 호주는 탄소배출 거래권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고유가로 상징되는 자원고갈 문제나 이상기후로 대변되는 지구온난화는 앞으로 계속될 문제입니다.

Q 정치권이 환경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부시 행정부만 하더라도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해오지 않았습니까.

(공화당의 맥케인, 민주당의 오바마, 힐러리 후보를 비롯한) 세명의 대선 후보가 모두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 기조도 바뀌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듀폰 그룹의 최고경영자인 채드 할러데이는 탄소 배출 규제의 향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주주들을 상대로 환경분야에 대한 천문학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Q 대체에너지 개발 붐이 아이티를 비롯한 일부 빈국들의 정치적 안정을 뒤흔들고 있어요. 다국적 기업이 곡물을 대거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대체에너지도 대체에너지 나름입니다. ‘스마트(smart)’ 한 대체에너지를 중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옥수수로 만드는 에탄올은 스마트하지 않아요. 썩 합리적인 접근은 아니라고 봅니다. 풍력도 아직은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대체할) 유력한 대안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Q 환경관련 산업의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너무 느리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민간 기업이 인류가 처한 환경 문제를 과연 해결할 수 있을까요.

GE 의 창립자이자 발명왕인 토머스 에디슨은 ‘나는 우선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려 했고, 일단 알아내고서는 그것을 발명해냈다’고 말했습니다. 환경관련 이슈가 기업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겠지만 우리는 기술개발을 통해 그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Q 월마트나 알코어 등이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생산방식을 대폭 바꾸고 있지 않습니까. GE에서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어떤 변화를 꾀하고 있나요.

‘1·30·30’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제품 한 단위를 생산할 때 필요한 전력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각각 30%씩 줄이자는 운동입니다.

박 영환 기자(blade@ermedia.net)

■美 기업, 환경에 사활거는 이유는■

“미래의 구글, 환경분야서 나온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들이 환경시장 공략에 사활을 거는 배경은 무엇일까. 이 분야를 소홀히 하다 자국 경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거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세계 환경 분야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영영 놓칠 우려가 있다는 우려가 한몫을 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해 온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태도가 장기적으로 미국의 이해에 부합하는지를 묻는 목소리가 커지며 찬반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할 수 있다. 자국 산업의 핵심 경쟁력을 해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것.

지난 2006년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40여 개가 미 연방 정부에 탄원서를 낸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리만 브러더스(Lehman Brothers), 알코아(Alcoa) 등 다국적 기업들은 대거 연방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는 강제 규정을 만들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에서 향후 15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이상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기업이 정부에 규제완화가 아니라 규제강화를 요청한 것은 분명 이례적이다. 이 에피소드는 온난화 이슈의 메가톤급 위력을 가늠하게 한다.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절묘하게 바꾼 대표적 기업이 제너럴일렉트릭이다.

가장 공세적이며 원대한 접근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스털링 에너지 시스템(Stirling Energy System)’·미 피닉스에 본사가 위치한 이 회사는 태양열 에너지 발전 부문에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모하비(Mojave) 사막 프로젝트는 이 회사의 원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모하비 사막에 대규모 태양열 발전 설비를 설치, 오는 2010년까지 한 도시 전체를 가동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골자다. 작동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사막에 대형 트럭 크기와 맞먹는 거울을 수천여 장 장착한 설비로 열을 모으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해 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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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형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성 부재 정면 돌파”

국 내 통신기업들의 고민이 깊다.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데, 소비자들의 요금인하 압박은 거세다. 영국의 통신 기업들은 통신시장 자유화의 파고를 먼저 경험했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을 비롯한 국내 통신기업들의 훌륭한 반면교사이자 귀감이다. BT는 이 중에서도 단연 관심을 끄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음성 통신 사업비중을 대폭 줄이고, 커뮤니케이션 장비 구축 서비스를 앞세워 위기를 정면돌파한 발상의 전환이 주목대상이다. 한때 40조원에 달하는 눈덩이 같은 부채로 파산을 눈앞에 두었던 이 글로벌 기업 한국자회사의 김홍진 사장을 지난 26일 오전에 만났다. 그리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부심중인 SK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에 대한 그의 견해에 귀를 귀울여 보았다.

                                                                    
▶SKT 를 비롯한 국내 통신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보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BT도 불과 수년전만 해도 통신 회사였습니다만, 이제는 통신사업에서 손을 떼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주로 기업 고객을 상대로 커뮤니케이션 인프라 구축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로 한 음성통신 서비스의 매출비중은 30% 이하로 줄었습니다.

▶ 철혈 재상으로 통하는 대처 총리의 집권이 통신 사업 포기의 단초가 되었다고 들었습니다만.

대처 총리 집권후 탈 규제 바람이 영국에서 불기 시작합니다. 망이 개방되고,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음성통화요금이 지속적인 하향추세를 보입니다.

수익 기반이 허물어지다 보니 당시 국영기업이던 BT는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었습니다.

이 후 수익성 악화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무려 40조원에 달하게 됩니다. 한계 상황을 맞게 된거죠.

▶하지만 지금은 170개 나라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가장 혁신적인 기업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지요.

개방형 혁신모델은 이 그룹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소속 자회사가 있는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글로벌 무대 어느 곳에서나 본사와 다름없는 환경 속에서 업무를 돌볼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매년 세계 경제포럼측과 손을 잡고 가장 혁신적인 기업 리스트를 발표하고 있기도 하다.)

▶SK 텔레콤을 비롯한 국내 통신사들도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많습니다. 6년 여만에 이처럼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 낸 원동력이 어디에 있습니까.

물론 ‘위기’입니다. 혁신의 원천은, 바로 위기라는 점을 다시한번 보여준 셈입니다. 절박함이 변화의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평소 생각지도 못했던 수위의 개혁을 단행할 수 있던 거지요. 시장 자체가 사라져버리는 고통이 없었다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해 나갈 수는 없지 않았겠습니다.

▶어떤 점이 바뀌었습니까.

전통적인 통신사업을 포기했습니다. BT를 (장난삼아) ‘Beyond Telecom’으로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기업들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장비 업체들이 만든 제품을 고객사에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구축하는 노하우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업부문이 지금은 3개로 정리되지 않았습니까.

BT의 상전벽해식 변화의 상징인 BTGS를 비롯한 세 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BTGS는 매출 40조의 절반 가까이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벤 버바이벤 최고 경영자가 이러한 변화를 주도한 주역이 아닌가요. 그는 네덜란드 사람이죠.

그 렇습니다.

▶네덜란드 인을 영입하는 데 따른 거부감은 없었습니까.

영국사람들은 꽤 보수적인 편입니다. 네덜란드 사람 영입에 왜 거부감이 없겠습니다. 위기의식이 절실했다고 봐야겠죠.

또 발상이 다른 인재가 왜 필요한 지를 그는 보여주었습니다. 적자가 당시 20조원에 달하던 기업이 적자의 두배 규모인 40조의 인프라를 투자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는 발상이 다른 인재 영입을 주도하며 이 기업의 보수적인 DNA를 송두리째 바꾸어 나갔죠.

예, 그렇습니다. 벤 버바이벤 회장이 바로 루슨트 출신이었거든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변화 최고경영자(Chief Transformation Officer)를 두고 전략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 지를 철저히 파악했습니다. 변화경영자는 직원들을 상대로 회사의 전략을 설명하며 실행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도 담당했습니다. 그는 해외시장 공략의 고삐도 바짝 조였습니다. BT가 영국 기업이라는 국적을 떼어내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화하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 기업 인수합병에도 적극 나섰다고 하죠.

(장기성장전략에 부합하는) 27~30개 정도의 기업들을 꾸준히 사들였습니다.

▶외국인 CEO가 주도하는 ‘환골탈퇴’의 과정을 거치며 지금은 서비스 기업으로 바뀌었지요.

대 동강물을 판 봉이 김선달에 비유할 수 있을까요. 장비를 개발하거나 제조하지 않고, 모두 루슨트 같은 회사에서 사다 고객사에 가장 적합한 맞춤형 커뮤니케이션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1만5000여명의 연구 인력들이 서비스 방식을 놓고 늘 고민합니다.

▶ 외국인에게 거대 통신회사 개혁의 지휘봉을 맡긴 것은 당시로서 도박이 아니었을까요.

땅덩이가 좁은 영국에서만 인재를 구한다면 바람직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겠습니까.

▶정부 정책의 변화가 급진적인 변화를 불러 온 것으로 볼 수 있겠군요. 대처의 개혁이 촉발한 위기가 혁신의 방아쇠 역할을 한 셈이죠.

유럽(영국)에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 이러한 요금인하 압박을 명문화했습니다. 이노베이션 역량, 그리고 물가 상승률 등을 두루 감안해 매년 4~7%정도의 가격인하를 법에 못밖아 두는 곳이 유럽입니다. 유럽은 소비자들의 이해를 앞세우는 경향이 강합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고전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유럽의 경우 브로드밴드 상품의 종류만 해도 훨씬 다양하다고 들었습니다. 대역폭별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하죠.

스웨덴의 사례를 볼까요. 브로드밴드 서비스도 광대역폭등을 자신의 용도에 맞춰 쓸 수 있습니다.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아무래도 대역폭이 넓어야 영화 감상이 수월할 겁니다. 이때만 따로 광대역폭이 충분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별도로 비용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망이 개방돼 있어야 이러한 서비스를 할 수 있습니다만, 한국에서는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대목입니다.

▶한국 정부의 정책과 유럽 연합을 가르는 가장 뚜렷한 차이는 무엇인가요.

한국은 이른바 통신 3강 정책으로 소비자보다는 통신 사업자들을 염두에 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물론 영국과 한국의 사업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쪽이 낫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SK 텔레콤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은 BT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BT는 연매출이 40조원에 달하는 덩지가 큰 공룡 기업입니다. 하지만 벤처 기업의 기민함을 지니고 있어요. 수평적인 조직이 이 글로벌 기업의 특징입니다. 그리고 아웃소싱도 빼놀 수 없네요. 핵심 역량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외부에 맡겨야 합니다. 비용 구조를 줄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섭니다.

▶ 한국의 대기업들 사이에서 불고있는 인수합병 바람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내 기업들의 병폐중의 하나가 바로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하려는 태도입니다. 자신이 완벽하다고 볼 때 굳이 외부에 도움의 손길을 구할 필요가 없어지겠죠.

2007/09/08 - [글로벌(Global) VIEW/글로벌 엑스퍼트 VIEW] - 도널슨 그룹 '데이비드 팀' 부회장의 '한우물론'


박 영환 기자(blade@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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